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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 전문가 더 잘 키워”… 보육시설 맡기고 직장일 일반화

    “육아 전문가 더 잘 키워”… 보육시설 맡기고 직장일 일반화

    현재 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은 2.0명으로 아일랜드(2.1명), 스웨덴(1.9명) 등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저출산 탈출국으로 꼽힌다. 주변 국가인 독일(1.4명)과 스페인(1.4명), 룩셈부르크(1.5명), 스위스(1.5명) 등을 월등히 앞선다. 프랑스는 왜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는 유럽 내 인접국가들보다 저출산 극복 성과가 좋은 것일까. 프랑스 국립 인구문제연구소(INED) 연구원이자 마리 테레즈 르타블리에(58) 파리1대학 사회학 교수는 같은 유럽지역 국가들이라 해도 정책이나 문화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그는 “독일의 경우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육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출산율이 기대만큼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는 엄마보다는 육아 전문가들이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생후 3개월 정도만 돼도 크레슈(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맡기고 일터로 나가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독일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육아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출산 이후 육아를 전담하는 현실에 부담을 느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페인이 프랑스와 같은 가톨릭 국가여서 가족을 중시함에도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전통적인 가족 제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통 고등학교를 마친 성인이 부모를 떠나 독립된 거처를 마련하고 이성과 동거를 시작해야 아이가 생기게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스페인은 전통적 가족제도가 여전해 젊은 세대들이 30대까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결혼 시 대부분 집을 월세로 마련하지만, 스페인은 아직도 집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요즘 같은 경제난에는 결혼해 독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르타블리에 교수는 덧붙였다. 스웨덴의 경우, 저출산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프랑스와는 육아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가족이 정책의 기본 단위지만, 스웨덴은 아이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어 아이가 정책의 기본 단위라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번갈아 가며 3년 정도를 쉬면서 육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당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자칫 부모의 경력 단절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파리 류지영 기자superryu@seoul.co.k
  • “한국 저출산 해법? 빠른 ‘특효약’ 없어요”

    “한국 저출산 해법? 빠른 ‘특효약’ 없어요”

    “기자들이 자꾸 저출산 극복 해법이 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세요. 하지만 전 세계 어딜 봐도 저출산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매직 불릿’(magic bullet·(특효약)은 없다는 게 제가 얻은 결론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저출산 문제를 연구하는 신윤정 연구위원은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2011년 프랑스 국립 인구문제연구소(INED)에 머물며 프랑스의 저출산 극복 노력을 공부한 그의 답변이라 더욱 절실하게 와 닿았다. 신 연구위원은 프랑스가 저출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예전부터 가톨릭 국가답게 가족이 최우선 가치인 사회”라면서 “가족만을 국가정책으로 전담하는 ‘가족부’와 가족 유지를 위한 각종 수당을 관리하는 ‘가족수당금고’(CAF)가 따로 있을 만큼 가족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던 나라”라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가족 중심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 전 분야에서 끊임없이 투자해 왔다”면서 “1990년대 저출산 위기에서 10여년 만에 탈출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런 탄탄한 인프라가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4마리 용들은 이런 성과를 단시일에 얻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로 신 연구위원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조차도 개인의 역량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여기는 경쟁적 사회 분위기 ▲장시간 노동문화 ▲지나친 육아보육 비용 ▲육아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러 사회 제도들을 꼽았다. 단순히 제도 몇 가지를 도입하고 홍보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도 이제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저출산 탈출을 위한 기반은 어느 정도 갖췄다”면서도 “하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지원하려 하기보다는 저소득 가정에 집중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소득 상위 15% 이내 계층에는 육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끝으로 신 연구위원은 저출산 위기 극복의 근본 해법이 증세(增稅)에 있다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그는 “저출산 위기 극복 노력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국민들이 육아·보육의 혜택을 누리려면 당연히 지금보다 더 많이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호무시’ 스쿠터에 치인 경찰관 결국 순직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오토바이에 치여 의식을 잃었던 경찰관이 사고 23일 만에 순직했다. 8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하다 이륜차에 치여 입원 중이던 이 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박경균(51) 경위가 7일 오후 4시 16분쯤 순직했다. 박 경위는 지난달 15일 오후 4시 10분쯤 은평구 녹번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앞 도로에서 대학생 박모(24)씨가 몰던 125㏄ 스쿠터와 충돌하면서 땅에 머리를 부딪혀 크게 다쳤다. 이후 박 경위는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 당시 오토바이에는 박씨와 친구 최모(23)씨가 타고 있었고, 박씨는 헬멧 미착용 상태에 오토바이 번호판도 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오토바이는 무등록, 무보험 상태였다. 박 경위는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은 의무경찰을 제대해 경찰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은평구 은평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영결식은 같은 날 은평경찰서에서 열린다. 고인에게는 1계급 특진에 옥조근정훈장과 경찰공로장이 추서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찍히면 지갑 닫힌다… 캐나다구스·美백화점 홈피에 한국어통역까지

    [커버스토리] 찍히면 지갑 닫힌다… 캐나다구스·美백화점 홈피에 한국어통역까지

    지난 7월 미국 캐주얼 브랜드 폴로를 운영하는 랄프로렌이 한국시장에서 아동복 가격을 40%나 내렸다. 미국보다 2~3배 넘게 비싸게 팔던 고가정책을 포기한 데는 해외 온라인몰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직구족)의 ‘파워’가 한몫했다. 현지와 국내 가격 차이에 민감해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폴로는 2011년 직진출한 이래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아동복의 가격을 내리고 한국에도 온라인쇼핑몰을 열었지만 직구족에 ‘찍힌’ 이상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폴로처럼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여겼다가 된통 당한 수입 브랜드는 한둘이 아니다. 롯데쇼핑과 독점 계약을 맺고 지난해 한국에 진출한 미국 아동복 브랜드 ‘짐보리’는 한국 소비자의 미국 온라인몰 접속을 막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얼마 후 다시 접근을 허용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일시적으로 사이트를 차단했던 아동복 브랜드 ‘갭’도 줄기찬 항의에 시달린 끝에 올해는 정상적으로 온라인몰을 운영했다. 요즘 새로운 표적이 된 브랜드는 얼마 전 한국에 진출한 미국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대형 매장을 연 이 브랜드는 현지보다 2배 높게 가격을 책정해 원성을 사고 있다. 미국에서 80달러 선인 후드티셔츠가 국내에선 20만원에 육박한다. 아베크롬비는 지난해부터 한국 소비자에게도 온라인 쇼핑몰을 개방하고 유료(50달러 정도) 직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 IP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배송 국가가 한국으로 자동 설정되며, 미국으로 바꿀 수 없도록 해놨다. 때문에 한국 주소로 들어가면 미국 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떨이 세일인 클리어런스 코너가 뜨지 않는다. 할인 상품에 대한 접근을 막아 온라인몰에서도 여전히 이중 가격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국내 가격에 놀란 직구족들은 우회 경로를 통해 미국 사이트에 접속해 주문에 성공하기도 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주문이 는 만큼 취소 건수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루사맘의 해외구매란 사이트를 운영하는 권영주씨는 “미국 내 일반 가정집 주소가 아닌 상업시설로 의심되는 곳을 주소지로 했거나 주문 수량이 많은 경우, 동일 상품에 대해 사이즈나 색상이 제각각이면 어김없이 취소 메일이 날아온다”고 말했다. 한국 영업 보호를 위해 미국 현지 배송 대행업자를 통한 철저한 재판매 행위를 막고 있는 것이다. 권씨는 “미국에서 외모·인종차별 브랜드로 악명이 높은 아베크롬비가 직구족을 무시하고 한국에서 고가 정책을 고수한다면 폴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족 4명 중 1명이 직구 경험이 있을 정도로 시장은 커지고 있다. 특히 30대 직구족의 경우 평균 100만원 정도를 쓸 정도로 씀씀이도 크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한국 직구족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업체들은 한국 직구족 유인을 위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한국어 지원은 물론 원화 결제, 한국 직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사이트가 늘고 있다. 반품, 환불에 대해서도 귀찮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통역사까지 고용해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곳도 있다. 갭, 올드네이비 등 아동복이나 여성복 브랜드 ‘탤봇’은 현지 영업시간에 맞춰 전화해 “인터프리터”를 외치면 콜센터 직원, 한국어 통역사와 함께 3자 통화를 할 수 있다. 노드스트롬, 블루밍스데일, 삭스 등 유명 백화점들도 한국인 직원들을 채용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프리미엄 패딩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캐나다구스도 홈페이지에 한국어 지원을 준비 중이다. 현지에서 30만~40만원인 패딩이 국내에서 100만원 가까이 팔리면서 해당 업체 사이트 방문이나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대부분 유료이긴 하지만 한국으로 직배송을 해주는 곳도 많아졌다. 그러나 최근 카드회사와 연계해 무료배송에 들어간 온라인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아마존닷컴이나 메이시스다. 아마존닷컴에서는 비씨글로벌카드를 사용해 셀러(판매자)의 상품이 아닌 아마존 자체 기획 상품을 구입하면 무료로 배송을 해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통 중량에 따라 배송비를 물리기 때문에 무게가 많이 나가면 배송비도 올라가는 구조여서 직구족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마스타카드는 20개 유명 온라인쇼핑몰과 손잡고 무료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한국 카드를 안 받기로 유명했던 메이시스를 비롯해 블루밍스데일이나 니먼마커스 등 유명 백화점 쇼핑몰에서 100달러 이상 사면 배송비 없이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비자, 마스타카드라 하더라도 2~3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발급된 카드는 일절 받지 않던 과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애용하는 브랜드로 유명한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는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지만 한국 직구족의 성화에 문턱을 내리기도 했다. 이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13만~15만원짜리 패딩 점퍼가 국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들자 한국 카드를 받기 시작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긴 글은 안 읽는 스마트족, 작가들 글쓰기까지 바꿨다

    긴 글은 안 읽는 스마트족, 작가들 글쓰기까지 바꿨다

    원고지 500~700장 분량의 경장편 소설이 문단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주로 단편으로 등단하는 신인작가뿐만 아니라 중견작가들도 경장편 출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발표된 주요 소설만 봐도 이런 경향은 뚜렷이 감지된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고지 400장, 정이현의 ‘안녕, 내 모든 것’은 740장, 황정은의 ‘야만적인 앨리스’는 490장, 배명훈의 ‘청혼’은 350장 정도다. 올해 민음사의 경장편 시리즈 ‘오늘의 젊은 작가’로 출간된 소설들도 500장 내외에 불과하다. 조해진의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은 480장, 오현종의 ‘달고 차가운’은 450장,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580장, 오는 13일 출간될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은 570장 분량이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중편이 200~300장임을 감안할 때 요즘 나오는 경장편들은 사실상 ‘긴 중편’이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라 예전 같으면 단행본으로 내기 어색했을 것들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경장편이 문단에서도 호평을 받고 시장에서도 성공하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하나의 경향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문학동네 작가상 등 기존의 장편 분량(1000장 이상)에서 대폭 줄어든 분량의 소설을 대상으로 한 출판사·언론사의 문학상과 이를 전재하는 문예지가 다수 생겨나면서 경장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2009년 민음사가 계간 ‘세계의 문학’에 신인작가들의 경장편을 전재하고 이를 ‘민음 경장편’ 시리즈의 단행본으로 내며 출간이 더욱 활발해졌다. 그렇다면 경장편은 어떻게 문단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하게 된 걸까. 국내외 시장의 수요와 독자의 독서 습관 변화를 반영한 출판사들의 계산과 작가들의 적응이 만들어 낸 복합적인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출판시장에서 단편보다 장편이 상품으로 경쟁력이 높고, 해외 시장에 수출을 하려 해도 장편을 써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며 장편에 대한 기대와 거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한 장편이 드물다는 현실적 문제가 미디어의 발전에 따른 독자들의 독서 습관·형태 변화와 맞물리면서 경장편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전자책의 등장으로 독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웹 기반의 단문을 소화하는 데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편집장은 “올해 조정래의 ‘정글만리’(1~3권)의 인기는 예외적인 경우로, 이제 몇 권짜리로 묶인 대하소설은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조차 읽어 내기 버겁다는 분위기가 많다. 요즘은 더욱이 전자책이 활성화되는 상황이라 책 지면도 더욱 경량화되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설의 분량이 줄어든 만큼 내용상이나 질적으로도 가벼워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연정 문학평론가는 “최근 소설들은 기존의 장편에 요구되어 왔던 탐험의 서사, 세계에 대한 거대한 질문 등이 나타나지 않아 길이만 짧아진 게 아니라 서사 구조를 담아내는 의미도 가벼워진 것 같다”며 “포털사이트나 웹진에 소설을 연재하는 경향도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재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시대나 현실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을 재현하다 보니 소설이 짧은 분량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장편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광호 평론가는 “작가가 시대의 전모를 파악하고 전지적 관점에서 알려 준다는 소설의 총체성은 리얼리즘이 화두이던 근대 이후 장편에 대한 요구였는데, 지금은 그런 요구가 맞지 않는다”고 전제하며 “작가들도 큰 이야기를 쓰기가 어렵고 이야기를 소비하는 유형도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장편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00세 시대에 맞는 ‘삶의 리모델링’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100세 시대에 맞는 ‘삶의 리모델링’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베이비부머들은 아직도 고도 성장사회의 그늘에서 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에 고령사회의 이중 파고가 눈앞에 닥치고 있으나 미지근한 물속의 개구리처럼 여전히 변화에 둔감한 채 살아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도 보이지만 50대들은 자녀 교육은 물론 결혼, 의료, 장례 등에 많은 돈을 낭비해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가 고령사회에 맞게 삶의 패턴을 ‘아주 급격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모 세대는 60세 정년퇴직 후 10년의 여생을 사는 70세 인생이었지만 베이비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30~40년의 긴 여생에 대비하기는커녕 사교육비, 자식 분가 등 자녀 뒷바라지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건강, 심리, 재무, 사회적 관여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베이비부머의 은퇴준비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평균은 100점 만점에 62.2점으로 낙제를 조금 면한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재무가 52.6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이를 뒷받침하듯 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 등 3중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갖췄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해 노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은 66.4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베이비부머가 노후 준비에 소홀한 것은 자녀교육과 결혼자금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연구소의 또 다른 조사를 보면 베이비부머의 92%가 자녀 고등교육 학비를, 54%가 결혼준비비용을 거의 또는 상당 부분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혼집 비용을 제공한다는 응답자도 4분의1 가까이 됐다. 자녀 부양의 부담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출생에서부터 대학 졸업까지의 자녀 부양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억 6200여만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윤수 차장은 통계자료를 활용해 미국의 자녀 부양비를 2억 4000여만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1인당 국민총생산(GNP)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녀 부양비는 1인당 GNP의 9배, 미국은 5배로 우리나라가 소득 수준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자녀 뒷바라지에 쓰고 있었다. 여기에 결혼비용까지 더하면 베이비부머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결혼 비용으로 5000만~1억원, 여자는 1000만~3000만원이 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미국은 평균 2900만원으로 훨씬 검소했다. 결국 결혼비용까지 포함한 자녀 부양비는 한국이 1인당 GNP의 10~12배, 미국은 6배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베이비부머들은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있으나 자식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결혼비용에 대한 신혼부부의 의식을 조사한 것을 보면 부모가 결혼비용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설문에 ‘그렇다’는 응답자는 35%에 불과하고 65%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신혼부부들 가운데 결혼비용을 남들에 비해 많이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5%에 지나지 않았고 65%는 남들에 비해 적게 쓴 편이라고 답해 부모들의 결혼비용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이 같은 괴리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창희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는 “선진국은 출발부터 노후 교육을 하는데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은 고성장 시대의 생활습관, 인생관이 아직 배어 있다”면서 “일본은 이미 10여년 전에 절약하며 살아가는 법, 우아하게 늙는 법 등에 대한 책이 나왔을 정도로 고령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금리 고성장의 시대에는 모아둔 목돈을 은행에 넣어 두고 살아갈 수 있었느나 저금리, 저성장의 시대에는 아껴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집을 줄여 빚을 갚고 골프 회원권을 처분하고 나아가 혼수비용을 줄이는 등 의식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도 베이비부머의 삶을 다룬 책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부머 일부가 퍼뜨린 호화 결혼식 문화는 이제 전체로 확산돼 그들을 누르고 있으니 자업자득”이라면서 “베이비부머가 경제성장에 몸 바친 결과 집값과 결혼 비용이 올랐고, 사회가 전 방위적으로 경쟁 체제에 돌입하면서 청년 세대의 사회적 진입 비용이 치솟아 그 책임이 부모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구처럼 자식이 대학에 가면 독립하고 또 알뜰 결혼이 뿌리내려야 베이비부머들이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노년 빈곤 위험도 줄일 수 있고, 제3의 인생을 조금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책에 나오는 50대 전직 은행원은 “월급이 센 편이지만 은행 다닐 때에도 애들 셋 학원비로 월 200만원 넘게 들어가는 등 항상 생활에 쪼들렸다”면서 “그때 한 달에 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저축을 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요즘 맞벌이 부부들은 한 달에 150만원씩 저축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베이비부머는 경쟁, 성장, 성공, 출세에 중독된 시대를 살아 왔다. 자립심과 독립심도 강하다. 직급, 계급 등 사회적 성공의 정도로 세상을 분류하는 습관이 아직 남아 있어 전무로 퇴직한 사람은 전무 퇴직자끼리, 상무 퇴직자는 상무로 그만둔 사람들하고만 만날 정도로 폐쇄적이다. 자식들에 대해서도 적어도 내 아들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며 욕심을 부려 경쟁적으로 지원을 한다. 이러한 쓸데없는 경쟁 심리, 체면 문화, 과시 욕구가 교육, 결혼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솟게 한다. 이른바 ‘관중효과’다. 한 사람이 일어서니 뒤에 있는 사람도 일어서고 결국 전체가 서서 경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전기보 행복한 은퇴연구소 소장은 “베이비부머는 경쟁하며 치열하게 사는 것에 길들여지고 그렇게 살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세뇌된 세대”라면서 “인구 구조가 변하고 성장이 멈추는 초유의 시대를 맞아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소비를 줄이고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통해 생산활동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퇴직자 교육을 나가 보면 대부분 풀이 죽어 불안해한다”면서 “이제는 60세 이후를 어떻게 살 것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제룡 서울은퇴자협동조합 이사장도 고령화 사회에 맞게 삶을 리모델링할 것을 강조했다. 소득으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으면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는 만큼 사교육비, 아파트 등에 낀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장례문화의 개선을 주문했다. 스티브 잡스도 더 이상 암 치유가 어렵자 가정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았는데 우리는 생명 연장이 무의미한 말기암 환자에게도 투약하고 하루 80만원하는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등 낭비 요소가 많다면서 죽음의 질을 높이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수명 연장은 부양이라는 비용을 수반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1년에 펴낸 고령화사회백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연금이 노후 주요 수입원이라는 응답이 13.2%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 반면 미국은 67.0%, 일본은 67.5%, 독일은 84.3%에 이른다. 1960년대 5년 안팎이던 부모 봉양기간도 지금은 20~25년에 이른다. 부모, 자식 관계에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베이비부머들은 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50대는 하루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자살률이 높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베이비부머는 긴 노후를 스스로 부양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한편으론 취업 걱정 없이 황금기를 보낸 세대”라면서 “반면 청년 세대는 노동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해 캥거루족이 되는 불운한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 사회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냉정하게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면서 “과도한 대학진학률, 낭비 요소가 많은 결혼·장례 문화를 정비하는 등 미시적 개혁 외에도 정년 제도를 철폐하고 능력 있는 고령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산업화 시대에서 고령화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가 이제 자식이 아닌 고령화 사회에 응답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stslim@seoul.co.kr
  • 비정규직 울리는 양심불량 공공기관

    비정규직 보호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과 관계 하도급업체 10곳 가운데 5곳이 비정규직 직원에게 법에 규정된 최저임금과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등 공공기관과 하도급업체 78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 위반 여부를 감독한 결과 이렇게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감독을 받은 기관과 업체 가운데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등 37곳(47.4%)이 최저임금 지급 위반과 각종 수당 미지급 등으로 모두 2억 2384만 9000원(670명)을 체불해 적발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어떻게 살면 행복할까?/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어떻게 살면 행복할까?/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1990년 15억명이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빈곤인구(하루 1.25달러, 1350원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가 2008년에 9억 5000만명으로 줄었다. UN은 빈곤완화 노력에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빈곤 감소를 목표로 내건 밀레니엄 프로젝트로 이나마 빈곤 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도 아·태지역의 9억 5000만명이 하루 1350원(한 달 4만원)도 못쓰면서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음식물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컬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삭스 교수는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을 적극 도와야 한다고 설파한다. 단순한 지원이 아닌 자립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며 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류애적인 측면과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당위감도 있겠으나 산업화가 지구에 입힌 손상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 공짜 점심이 없듯이 산업화에도 대가가 있었다. 지구 환경오염이 그것이다. 문제는 환경오염 당사자와 오염으로 피해보는 쪽이 다르다는 데에 있다. 지구훼손에 크게 간여하지 않았음에도 영문도 모른 채 환경오염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사는 피해자가 적지 않아서다. 아프리카의 자연재해, 필리핀의 태풍피해처럼 지구 오염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편이라는 우리 국민의 행복도, 즉 낮은 삶의 만족도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다 보니, 내 탓은 별로 없고 대부분이 네 탓이다. 당연히 쟁점이 되는 중요한 사회문제의 대부분은 남의 탓으로 돌려진다.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필자가 최근에 들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싶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여고생이 문예부 상금으로 2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상담한 교사에게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한다. 학교 행정일이 바쁘다 보니 쓸 곳을 제때 알려주지 못했던 모양이다. 다시 찾아와서 하는 말, 돈을 갖고 있으니 자꾸 쓰고 싶어서 그러는데 선생님이 맡아 주면 안 되겠느냐고. 이 학생은 IMF 경제위기 때 트럭에서 가족이 생활했으며, 지금도 방 한두 칸의 월세집에 살고 있다 한다. 학교 축제 때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더니, 한 학생이 돈 8만원을 들고 찾아왔단다. 편부모 가정으로 생활이 넉넉지 않음에도 자기 용돈을 쪼개 모은 돈이었다. 축제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으니 가지고 있다가 축제 때 내라 했더니 얼마 후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이 학생 역시 돈이 쓰고 싶어지니, 선생님이 맡아달라고 했단다. 결국 선생님이 맡아 가지고 있다가 ‘Save the children’을 통해 아프리카에 염소 두 마리를 기증했다고 한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다. 진정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모든 면에서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의 국제적인 책무도 고려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세계 10대 수출국으로서의 경제적인 지위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우리가 훼손한 지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도 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11월 하순 필자 주관의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했던 뉴질랜드 재무부 관리에게 발표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그 수당을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 국민에게 기부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고는 하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추운 겨울에 연탄마저 충분히 때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적지 않다. 복지 논쟁 대신, 국내외 굶주리며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더 배려하는 쪽으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옮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 삶의 행복감도 올라가지 않을까. 비만을 막기 위해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우리 사회.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가 창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몸매가 나빠서라기보다 함께 나눠 먹어야 하는 것을 혼자 먹은 것 같아서 그렇다.
  • “국정원, 극우사이트·블로그글 봇 프로그램으로 대량 퍼날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4일 국가정보원이 극우 성향 사이트나 블로그, 트위터 이용자 모임에 올라온 글을 자동 전송프로그램으로 인터넷에 대량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지난달 20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2차 공소장 변경을 하며 재판부에 제출한 범죄 일람표에 담긴 트위터 글 121만여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은 보수 성향의 뉴스사이트나 극우 성향의 트위터 이용자 모임 등에 링크를 걸어 뒀다가 ‘트위터 피드’ 같은 ‘봇’ 프로그램과 연결해 30분이나 1시간 단위로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면 자동으로 전송하도록 했다. 국정원이 주로 리트위트한 트위터는 대한민국애국보수주의연합을 내건 ‘코콘’ ‘세이프코리아’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박근혜와 함께’ ‘박정희 대한민국대통령’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임’ 등이었다. 지난해 10월 30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 민주당 관계자들을 가리켜 “이런 늠은 포청천의 개작두로 댕겅해야 하는 거 아닌지”라는 글이 올라오자 국정원 요원들이 이를 퍼 나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단독 TV토론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로 야당 후보를 비판하자 다음 날에는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트위터 글 1800여건이 리트위트됐다고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밝혔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지난해 추석 명절을 전후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자 박 후보가 앞선 여론조사 보도를 202개의 봇 계정으로 한꺼번에 유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전시 행정 아니냐… 중요문화재 점검 실효성 논란

    전시 행정 아니냐… 중요문화재 점검 실효성 논란

    4일 정부가 불과 4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6752건의 문화재를 점검하겠다는 ‘중요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계획’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전시성 행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계획은 지난달 22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한 지 12일 만에 발표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재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문화재청이 아닌 상위 감독기관(문체부)이 나서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점검을 위해 정부가 별도 편성한 예산과 인력은 기대치를 밑돈다. 예산은 점검단의 여비를 지원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이 지적해온 석조문화재 전문가 부재 등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보완되지 않았다.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떠안은 문화재청이 점검의 주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말부터 문화재 관리·감독 부실을 이유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점검의 중립성을 기하기 위해 꾸려진 100여명의 전문가 그룹 대다수를 문화재청 자문기관인 문화재위원회 위원과 전문위원이 채우고 있다. 130명 규모로 꾸려질 점검단 가운데 80여명도 문화재청 직원으로 메워질 예정이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이미 3~5년 주기로 비슷한 형태의 종합점검을 시행해 왔다. 이번 점검에서도 그간의 정기조사에서 축적한 자료가 상당부분 활용될 전망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나 올해 이미 점검을 마무리한 문화재도 이번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점검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문체부와 문화재청은 재질의 취약성, 노후도 등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 3500건 중 건조물문화재 1447건과 시도지정문화재 7793건 중 5305건을 합쳐 모두 6752건을 추렸다. 이 가운데 중앙부처가 나서 직접 점검하는 대상은 888건뿐이다. 고분·선사유적·천연기념물 등을 포함한 나머지 5000여건은 안전행정부의 도움을 얻어 지자체 등에 점검을 맡긴다. 888건의 문화재를 집중 점검할 정부 점검단은 촉박한 시한에 쫓겨야 한다. 6개 반으로 나뉜 점검단이 전국을 돌더라도 하루 1건의 중요문화재를 제대로 살펴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1차 육안검사를 마치고 이 가운데 일부를 골라 2차 정밀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지만 2차 조사 대상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서울신문 보도<11월 26일 21면>처럼 전국에 산재한 국보·보물급 석조문화재 500여건 중 100여건은 여전히 구조안전성과 풍화, 생물학적 영향으로 심각한 위험을 드러내고 있지만 예산·인력 부족으로 방치돼 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당장 국립고궁박물관 북쪽 뜰에 자리한 지광국사현묘탑(국보 101호)마저 부식 등으로 보존이 난망한 상황”이라면서 “예산·인력 등의 문제에서 구체적인 대응책이 먼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이폰 5S’ 한국 30번째로 비싸, 가장 고가인 곳은 요르단

    ‘아이폰 5S’ 한국 30번째로 비싸, 가장 고가인 곳은 요르단

    각 국가별 ‘애플 아이폰 5S’ 판매 가격을 비교한 자료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1월 모바일언락닷컴(mobileunlocked.com)이 공개한 ‘국가별 아이폰 5S 판매가격표’를 분석, 가격이 가장 비싼 국가와 싼 국가를 비교한 자료를 3일 게재했다. 해당 표는 세계 47개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5S 가격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표에 따르면 가장 싸게 판매되는 국가는 미국으로 649달러(한화 약 68만 8400원·세금제외)다. 반면 가장 비싼 국가는 요르단으로 940.52달러(한화 약 99만 7700원·세금제외)였다, 한국은 757.12달러(한화 약 80만 3100원·세금제외)로 아시아 15개국 중 4위(동아시아 기준 1위), 전 세계에서는 30위에 위치했다. 그러나 단순가격 기준이 아닌 국가별 경제구조를 감안한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Power Parity) 환율 GDP(Gross Domestic Product) 기준’으로 보면 결과는 또 다르다. (구매력평가 환율 기준 GDP는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된 GDP를 달러로만 환산해 비교하지 않고 물가수준까지 함께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질소득과 생활수준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해당 기준으로 보면 아이폰 5S가 가장 비싸게 판매되는 국가는 인도로 GDP의 22%를 차지한다. 참고로 요르단은 18%로 3위로 내려앉았다. 가장 싼 국가는 카타르로 0.76%며 미국은 1.36%로 4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6%로 아시아 15개국 중 8위, 세계적으로는 27위였다. 참고로 중국은 GDP 기준으로 9,57%로 한국보다 판매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본사가 위치한 미국은 평균적으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디언지는 이를 빅맥지수(전 세계적으로 품질·재료·크기가 표준화돼 값이 거의 일정한 맥도날드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통화가치를 알아보는 지수)에 비교했는데 아이폰이 그만큼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았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사진=애플·모바일언락닷컴(mobileunlocked.com)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바이든 방중 앞두고… 美·中 영부인들 ‘판다 외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치로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퍼스트레이디들이 두 나라 간 우정의 상징인 판다의 출산을 축하하기 위한 메시지를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퍼스트레이디들의 축하 메시지 전달이 양국의 갈등을 조율하기 위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방중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중국이 미국에 증정한 판다 ‘메이샹’(美香)이 지난 1일 새끼 판다를 출산하자 미셸 오바마와 펑리위안(彭麗媛)이 판다를 관리하고 있는 워싱턴국가동물원에 각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신화망이 3일 보도했다. 미셸은 “판다는 미·중 관계가 날로 긴밀해지고 있다는 상징으로 새끼 판다는 두 나라 관계를 한껏 강화해 주는 유대가 될 것”이라며 판다를 보내 준 중국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펑리위안은 “판다는 중·미 간 우정의 메신저다. 이번 탄생을 계기로 중·미 간 우정의 뿌리가 더 깊어지고 잎이 더 무성해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중국은 자국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우의의 상징으로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증정하며 판다 외교를 벌인다. 1일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 42마리의 판다를 분양했으며 그중 15마리가 미국으로 갔을 만큼 미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도 판다 그림을 지하철 티켓에 그리는 등의 방법으로 중국의 호의에 화답한 바 있다. 미국 다음으로 중국 판다가 많이 보내진 곳은 공교롭게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대립 중인 일본으로 무려 8마리가 분양됐다. 이 밖에 오스트리아·스페인에 세 마리씩, 캐나다·싱가포르·영국·태국·호주에 두 마리씩을 보냈으며 조만간 벨기에와 말레이시아에도 한 마리씩을 보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방부는 이날 외국 군용기의 자국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군용기 출동으로 맞서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담화문에서 “(방공구역을 비행하는 물체가) 명확하게 일정 수준의 위협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적시에 군용기를 출동시키겠다”며 강경한 군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서울광장]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을 논해야 하나/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을 논해야 하나/진경호 논설위원

    정말 박근혜는 문제일까. 아니, 박근혜가 문제일까. 파국으로 진군하는 2013년 겨울 초입의 국회와, 그 무대 위에서 1년 전 대선을 놓고 벌여온 여야의 쟁투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해묵은 질문, 노무현이 문제일까, 이명박이 문제일까라는 10년 전, 5년 전 질문을 다시금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책상머리에 떨구게 한다. 6년여 전 노무현을 향해 박근혜가 던진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일갈이, 박근혜를 향한 문재인의 ‘무서운 대통령’으로 되돌아가는 정치 시계는 지금 우리는 어디를 맴돌고 있는가 묻게 한다. 대통령제의 유효 기간을 들춰 보게 만드는 징후는 ‘대통령제의 종가’ 미국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브온(Move On)과 티파티(Tea Party) 두 깃발 아래 2열 종대로 갈라선 미국의 시민사회세력들은 더 이상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홀쭉한 지갑에 돈 대신 ‘우리 아닌 그들’(them against us)에 대한 적의(敵意)를 채우고, 한껏 응축한 인종·계층·이념 갈등의 에너지로 의회정치를 마비시키고 연방정부를 정지시켰다. 무대 위에서 싸운 오바마 행정부와 보수야당 공화당은 그저 조연이었다. 물러서지 않은 게 아니라 물러서질 못했다. 갈등 종식의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면서 연방정부는 그렇게 16일 동안 문을 닫았다. 사돈 남 말 할 계제가 아님은 우리 국회가 보여준다. 정기국회 100일간 단 하나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한 거라곤 1년 전 대선을 복기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풀어라, 마라 하는 드잡이뿐이었다. 뒤늦게 여야가 허둥대고 있지만 실기(失期)에 따른 민생의 주름은 이미 깊이 파였다. 가히 공적(共敵) 1호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런 불민한 국회조차 기실 껍데기일 뿐이다. 국회라는 링 안에 여야를 밀어 넣고는 이들과 제각각 지연, 학연, 이념, 가치, 이권으로, 하다못해 정서로라도 가깝거나 멀게 얽히고 갈린 채 싸워라, 이겨라, 지고 나오면 죽을 줄 알라 하며 눈을 부라리는, 진보와 보수의 진영에 갇힌 우리 모두의 초상일 뿐이다. 세상을 보는 창이라는 언론들조차 ‘민주당 10전10패’니 ‘새누리당 무기력’이니 하는 ‘똥침 기사’들을 써 대며 대놓고 여야를 편들고 국회를 난장(場)으로, 국민 눈을 사시(斜視)로 만드는 우리는 그래서 위기의 미국보다 더 위기에 놓여 있다.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가 말한 ‘제왕적 대통령’은 이라크를 두드려 팰 힘을 가진 미국 대통령에게나 써먹을 얘기다. 대한민국 대통령? 적어도 1987년 민주화 이후론 어림없다. 속절없이 아들을 감옥에 보내고, 탄핵 위기에 몰리고, 촛불시위에 가슴 졸이는, 권력의 정점이지만 갈등의 병목이기도 한 자리에서 숨 고르기 바쁜 존재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우린 갈등의 머리에 늘 대통령을 올린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0여년 전 사회학자 시절 한 말은 그래서 유효하다. “승자 독식의 권력관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이 틀 속에서 모든 사안을 대통령 중심으로 바라보는 언론과 사회 분위기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극한대립의 악순환을 만든다”고 한 지적은 지금 더 적확하다. 초강국들이 굵은 팔뚝을 내보이며 으르렁거리는 격랑 앞에서 물색없이 지금 대통령이 무섭다며 4년 뒤 대선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힌 1년 전 대선후보의 발언은 진영 논리에 갇힌 채 ‘대통령 중독증’에서 허우덕대는 우리 사회의 무의식적 자기고백에 다름 아니다. 정녕 대통령제의 종언(終焉)을 논해야 할 때인지 모르겠다. 내각제로 바꿔 사이좋게 권력을 나눠 먹게 할 테니 그만들 싸우라고 호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북 대치의 상황을 무릅쓰고, 언제 끝날지 모를 개헌 논의에 온 나라가 함몰되는 상황을 무릅쓰고라도 말이다. 아직 그 길이 아니라면 지금 발을 멈춰야 한다. 대한민국. 심판이 사라진 그라운드다. 공을 세우고 한발 짝 물러서 룰을 찾을 때다. jade@seoul.co.kr
  • 문재인 “與, 불공정 대선 콤플렉스”

    문재인 “與, 불공정 대선 콤플렉스”

    문재인 의원은 2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의 불공정성에 대해서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대선 개입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고 개혁하자는 국민 요구에 대선 불복이라고 거꾸로 말하는 게 누구인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계속 ‘불복, 불복’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여러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들이 드러났고 이에 대해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면 이 문제가 풀린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대선 개입 의혹·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현재 불거진 논란 중에서도 “종북몰이에 제일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종북몰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선거 때 작동할 프레임”이라면서 “종북이란 게 빨갱이란 거지 않냐. 나라와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결하게 만드는 증오의 정치고 공존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부의 위헌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해서도 “반민주적인 폭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의원은 “재판이 확정돼야 유죄도 확정되고 그래야 그것을 근거로 정당이 존립될 수 있는지 판단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가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 옹호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 말이 적절하니 적절하지 않다느니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해 곧바로 ‘묵과할 수 없다. 국보법 위반 수사한다’ 이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출간을 계기로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날 연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내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 등 일련의 행보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시사하고 있다는 해석에 대해 “평소에도 열심히 하자는 의미였다. 우리가 무슨 대학입시에서 어느 대학을 가겠다, 무슨 과를 선택하겠다 하는 것은 고3 가야 하지 않나”며 여지를 남겼다. 문 의원은 또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제가 정치를 계속하는 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이 자신에게 자숙·반성하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이관 사태를 책임지라고 요구한 것에는 “제가 보기에 몇몇 분들이 때때로 다른 얘기를 하지만 정말 소수”라며 답을 피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해외여행 | 이시카와·도야마·니가타 일주-북쪽의 땅에서 만난 일본의 속살

    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은 완전히 잊었다. 태풍을 교묘히 피해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은 늘 그렇듯 친절했다. 평화스러운 풍광 이면에 어떤 불안이 잠재해 있는 걸까?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보고 마주한 일본은 평온하기만 했다. 내가 보지 못한 일본에 대해선 모른다. 어차피 논리로는 설명이 불가하다. 단, 이번 여정이 일본을 꿈꿀 때 기대한 모든 게 충족된 여행이라곤 말할 수 있다. 대자연을 엿보고, 건강하고 화려한 음식을 즐기며, 가장 일본다운 문화를 느꼈다. ●이시카와현에도시대의 유흥, 히가시 찻집 거리여행은 이시카와현에서 시작됐다. 이시카와현은 일본 금박의 99%를 생산한다. 금을 1만분의 1밀리까지 얇게 펴 금박을 만들 만큼 수공기술이 뛰어나다. ‘유노쿠니노모리’라는 전통공예마을에선 금박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색한 천을 냇물에 길게 담가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이시카와의 고찰, 나타데라는 717년에 지어진 절이다. 바위산 중턱에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사계절 내내 초목이 감싸 안는다. 나타데라를 거쳐 카쿠센 계곡으로 여정은 이어졌다. 그곳엔 1,300년 된 야마시로 온천이 있다.이시카와는 일본의 북알프스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채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만이 이시카와의 전부는 아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는 현대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도 있다. 내가 몇년 전 가나자와에 온 이유도 바로 이 미술관 때문이었다. 가나자와에선 전통과 포스트모던이 조화롭다.가나자와에는 히가시 찻집 거리가 있다. 에도시대의 거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성 기준으로 동산(동쪽에 있는 산)의 찻집 거리라 해서 히가시(동쪽)라 부른다. 1820년경 만들어진 거리에서 2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찻집(오차야)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곳은 아니다. 에도시대, 이곳에선 부유한 상인들이 게이샤를 불러 사케를 마시며 연회를 열었다. 히가시 찻집은 상류층의 사교장이다.시마찻집은 189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1층에선 게이샤들이 살았고, 2층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을 접대했다. 찻집을 밝히는 데 전기를 쓴다는 것과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을 빼면 189년 전 모습 그대로다. 시마는 히가시 거리에서 일본 정부가 유일하게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찻집이다. 에도 시대, 시마찻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엄격한 규제로 인해 2층 건물을 짓는 게 쉽지 않았다. 당시 시마찻집은 히가시 찻집 거리에서 몇 안 되는 2층 건물 중 하나였다. 시마찻집 2층으로 올라가면 ‘손님방’과 ‘대기실’이 있다. 손님은 손님방에 앉아 있다가 대기실에서 게이샤의 공연을 봤다. 에도시대의 유흥이다.히가시 찻집 거리는 가장 가나자와다운 거리를 대표한다. 교토 기온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추었으니 가장 일본적인 거리다. 찻집의 가는 격자문은 히가시 찻집 거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밤이 되면 게이샤가 연주하는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격자문 사이로 흘러나온다. 지금도 이곳에선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게이샤들의 공연을 볼 수 없다면 대신 찻집 2층에서 히가시 거리를 내다보며 양갱을 곁들인 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일본인의 마음, 겐로쿠엔겐로쿠엔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에 있는 정원이다. 일본 정원의 전형으로 불린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니 가히 국보급 정원이다. 이시카와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겐로쿠엔 그림을 보면 600년 전 겐로쿠엔과 현재 모습이 거의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지나온 정원이다.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명원名園의 여섯 가지 조건에서 왔다. 중국에서 명원을 꼽을 때 정원의 광대함, 고요함, 고색창연, 인력, 수로, 조망성 등 6가지 조건을 살피는데, 겐로쿠엔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는 얘기다.본래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영주의 정원이다. 가나자와의 5대 영주인 쓰나노리가 성 맞은편 경사지에 작은 정원을 만든 게 시초이고, 12대 영주인 나리나가와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대규모 정원으로 개조했다. 겐로쿠엔은 한가운데 연못을 파고 주위에 정원을 조성했지만 겐로쿠엔에는 연못만 있는 게 아니다. 산이 있고, 폭포가 있고, 섬이 있다. 매화나무 숲도 있고,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다리도 있다. 다리를 잇는 납작한 돌은 거북이 등 모양이다. 숲과 산, 물과 섬, 동물 등은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한 결과다. 일본사람들은 겐로쿠엔을 ‘자연풍경식 정원’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엔 그 말이 의아했다. 자연을 모방하고 축소했으니 내 눈에는 겐로쿠엔 자체가 인공적이다. 단적으로 겐로쿠엔의 이끼를 관리하는 사람만 스물다섯명이다.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가꾼다는 역설이다.대대손손 가나자와의 영주들은 180년에 걸쳐 겐로쿠엔을 가꾸었다. 영주들은 겐로쿠엔을 통해 장수와 영겁의 번영을 염원했다. 나이든 분들이 연못을 배경으로 스탠드에 줄지어 서 단체사진을 찍는다. 시대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곳을 찾는 일본인들의 마음엔 아마 비슷한 염원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상향 같은 정원에서 장수와 번영을 소망하는 마음이다. 스탠드의 저 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도야마현북알프스의 산악협곡을 달리다지난 밤 숙소인 도야마현의 우나즈키 뉴 오타니 호텔은 깊게 파인 쿠로베 협곡에 면해 있다. 협곡 사이로 쿠로베강이 흐르고, 협곡 저편으로 우나즈키역이 보인다.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하는 협곡열차를 타기 위해 이 깊은 산 속까지 왔다. 협곡열차는 ‘토롯코 열차’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졌다. 토롯코라는 이름은 광산이나 토목공사에 쓰이는 작고 지붕 없는 화물차를 말한다. 토롯코 열차는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협곡을 달리는 산악관광열차다. 해발 224m의 우나즈키역에서 해발 599m의 게야키다이라역까지 20.1km를 1시간 10분 동안 달린다.토롯코 열차가 지나는 협곡은 일본 제일의 V자형 협곡으로 불릴 만큼 가파르다. 까마득한 두 개의 낭떠러지 사이에 놓인 붉은색 아토비키바시 철교를 따라 건너는 순간은 협곡열차의 하이라이트다. 이른 아침에 탄 열차가 산 위로 올라갈수록 공기는 점점 차가워진다. 가벼운 점퍼 하나를 걸쳤으니 한기를 피할 순 없다. 사진을 찍겠다고 완전히 오픈된 객차에 탄 것도 오산이다. 게야키다이라역까지 한 시간을 오르는 내내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면서도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기차를 타고 375m를 올라가는 동안 하차가 가능한 역은 쿠로나기역, 카네츠리역, 게야키다이라역 등 세 곳뿐이다. 카네츠리역 부근에는 만년설 전망대가 있고,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역 부근에는 족욕장이 있다. 게야키다이라역에서 족욕탕까지 가다 보면 거대한 암석 밑을 지나는데 길을 만들기 위해 암석을 잘라냈다. 사람이 그 밑을 지나면 마치 당장이라도 사람을 삼킬 것 같은 모양이다. 아쉽게도 게야키다이라역에선 만년설을 볼 수 없었다. 마침 옆 자리에 앉은 도야마현청 관광국의 다가타씨가 스마트폰의 사진을 보여준다.“얼마 전 다테야마(다테산)에 다녀왔어요.”다테야마라면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이다. 해발 3,000m가 넘는다. 다테야마의 만년설을 보며 다가타씨처럼 언젠가 꼭 여기에 오를 거라고 다짐했다. 3,000m급 산에 올랐다 하니 다가타씨가 프로페셔널한 산악인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그녀는 4년 전 대학을 졸업한, 언제나 소녀일 것 같은 앳된 아가씨다.1732년의 산간마을, 고카야마 합장촌집의 외형이 합장한 손을 닮았다 해서 합장촌이라 불린다. 메밀밭에 둘러싸인 도아먀현의 고카야마 합장촌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마을이지만 민속촌이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그중에서도 이와세케는 300년 전 집으로 가로 26.4m 세로 12.7m 높이 14m에 달한다. 메이지 시대까지 3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이 집에서 살았다.합장촌의 집들은 못이나 쇠장식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밧줄을 엮어 지었다. 지붕을 엮는 데 사용한 억새는 10년마다 마을사람들이 전부 모여 함께 바꿔 준다. 합장촌은 세계문화유산이지만 민박도 할 수 있다. 온천을 즐기고, 합장촌에 묵으며 전통 화로인 ‘이로리’에 둘러앉으면 시간은 어느새 1732년으로 돌아간다. 합장촌 사람들은 30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travie info 토롯코 열차의 객차는 보통, 특별, 릴렉스, 파노라마 객차 등 4가지로 나뉜다. 보통 객차는 완전히 오픈되어 창문이 없고, 특별 객차는 좌석이 마주 앉은 채 고정되어 있다. 릴렉스 객차는 좌석의 방향을 앞뒤로 전환할 수 있다. 파노라마 객차의 천장은 유리다. 보통 객차 외에는 별도의 승차권을 사야 한다. 우나즈키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운임은 어른 1,660엔.●니가타현대원시림, 사사가미네 고원도야마를 떠나 니가타를 여행하다 보니 ‘설실雪室’과 만난다. 눈을 이용한 보관창고다. 쌀은 물론이고 무와 당근 같은 야채뿐만 아니라 와인도 설실에 보관한다. 니가타식 자연냉장 보관소인 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바로 니가타다.니가타는 일본 열도의 한가운데 위치하며 우리나라 동해와 접해 있다. 바닷가를 따라 도야마에서 니가타로 이동하면서 동해 넘어 속초 같은 우리나라 도시를 그려 보았다. 에치고 나나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저 너머에 우리나라가 있다. 문득 여정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결국 니가타에서 예정보다 이틀 더 머물기로 한다. 니가타는 점점 ‘나의 도시’가 되어 간다.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니가타의 이와무로 온천에 있는 유모토야 료칸이다. 료칸의 오카미상이 너무 젊어 깜짝 놀랐다. 결혼을 하고 도시를 떠나 이곳에 와 오카미상이 되었다. 이와무로는 에도시대 중기부터 번성했던 온천이다. 기러기가 뜨거운 물에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온천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이와무로 온천은 ‘기러기 온천’이라 불린다. 유모토야 료칸에 도착한 날 이와무로 온천 개장 3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렸다. 벼룩시장에서 배낭과 책을 샀다. 배낭은 1,000엔, 책은 100엔이다. 배낭은 서울에서 10만원을 훨씬 더 주어도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고, 책의 정가는 각각 3,500엔, 2,400엔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사진이 있는 책들이다.대자연에 둘러싸인 니가타는 일본의 100대 명산 중 11개의 산을 가졌다. 해발 1,270m의 사사가미네 고원은 묘코 고원 서남쪽에 있다. 약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수령 300년이 넘는 가문비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여름철에는 산 아래보다 10도 정도 기온이 낮다.사사가미네 고원에선 여기저기서 ‘곰 주의’라고 쓴 팻말을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인 관광객이나 등산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 자체가 없고, 인적조차 드물다. 어쩌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달랑거리는 종을 배낭에 달았다. “곰이 종소리를 싫어해요.” 고원 사무소 안내인의 말이다.사사가미네 고원을 돌아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못 됐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사사가미네 숲에 푹 빠져 버렸다. 그곳에선 나무며 풀이며 바위, 숲 속의 모든 존재가 스멀스멀 살아 움직이고, 나무와 풀이 소리칠지도 모른다. 사사가미네 숲은 그런 곳이다.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만 남았다. 어디선가 심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곰 주의’ 팻말이 떠오른다. 어느 순간 숲 가장자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더니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간다. 뭐지! 그 순간엔 정말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다. 휴…. 원숭이다. 잠시였으나 곰과 마주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은 난생 처음이다.향긋한 차 같은 사케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외지인들에게 니가타는 눈, 쌀, 사케로 유명하다. 눈으로 인해 수질이 독특하고, 쌀이 좋고, 쌀맛이 좋으니 사케 맛도 좋아진다. 사케 양조만 놓고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를 증명하듯 니가타에만 94개의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일본 최고의 사케는 니가타의 쌀, 기후, 물, 양조술에서 온다. 고시노간바이, 구보타, 핫카이산 같은 니가타 사케는 언제는 일본 사케 탑 쓰리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많다.이마요츠카사 양조장은 가업으로 이어 왔다. 매년 그해 생산한 쌀을 가지고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케를 만든다. 매년 12월 초순이면 그해 만든 첫 번째 사케를 맛볼 수 있다. 올해에는 1.8리터짜리 3만병 정도를 만들 예정인데 내년 6월이면 모두 팔릴 거라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건물은 드라마세트장으로 사용될 정도로 분위기가 독특하다. 이마요츠카사 양조장에선 사케가 만들어지는 과정, 저장고에 관한 이야기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양조장 오너인 야마모토씨의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을 한 바퀴 돌고 난 후 사케를 시음했다. 여기서 맛본 사케 중 한 가지는 매우 부드럽게 넘어간다. 향긋한 차 같은 사케다. 사케의 새로운 발견이다.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니가타한국에서 기자들이 왔다고 가나자와 TV와 니가타 신문사에서 우리를 취재하러 왔다. TV 리포터가 묻는다. “가나자와에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나자와 같은 소도시는 복잡하지 않아 좋아요. 지방의 작은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도 없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란 훌륭한 현대미술관도 있고요.” 어설픈 영어로 대답을 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구나. 그만큼 평온한 도시다. 다음날 TV 속 나를 알아봐 줄 사람을 위해 가나자와에 하루 더 있어야 했는데 일정이 허락지 않았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도시와 자연 속으로 여행을 하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 성정이 남다르다. 료칸 종업원들만 봐도 이를테면 교토의 료칸 종업원들이 친절하지만 엄격하다는 점에서 아주 프로페셔널하다면 도야마나 니가타의 종업원들은 아무래도 엉성하다. 그게 정겹다. 심지어 현청 공무원들 느낌도 소박한 게 남다르다. 때가 묻지 않은 공무원들이라 할까.다시 이시카와나 도야마, 니가타에 오고 싶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엔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 니가타현에만 50개가 넘는 스키장이 있다. 내년 봄이나 가을엔 이시카와의 다테야마(해발 3,015m)에 오르고 싶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다테야마는 아주 큰 산이다. 하지만 해발 2,450m까지 버스가 다닌다니 565m만 올라간다면 3,000m급 산에 오를 수 있다. 사사가미네 고원의 깊은 숲도 제대로 한번 걸어 보고 싶다. 단, 곰과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도쿄나 오사카가 아닌 이시카와나 니가타에 다시 오고 싶은 이유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취재협조 니가타현청 www.enjoyniigata.com/korean 이시카와현청 www.hot-ishikawa.jp/korean 도야마현청 www.info-toyama.com/korean
  • 석굴암 찾은 朴대통령… 문화재 관리 ‘기강 잡기’

    석굴암 찾은 朴대통령… 문화재 관리 ‘기강 잡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최근 균열이 발견된 경북 경주의 불국사 석굴암(국보 24호)을 전격 방문했다. 최근 숭례문(국보 1호) 부실 복구 논란 등 문화재 관리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과 관련, ‘기강 다잡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오전 경북 안동에서 경상북도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석굴암을 찾아 보존 실태 등을 점검했다. 최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석굴암 본존불과 대좌 등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균열은 1910년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최근 진동계측 결과 국제 안전기준치의 10분의1 수준이어서 안전하다”고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등의 안내로 석굴암 내부를 둘러본 뒤 “걱정이 돼서 왔는데 설명을 들으니 보존에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문화재 관리 부실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문화재 행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비리 관련자에 대한 엄중 문책 등을 지시했으며, 나흘 뒤인 15일에는 변영섭 문화재청장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안동 문화예술의전당에서 김관용 경북지사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광역자치단체 업무보고는 지난 7월 강원, 8월 인천에 이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북은 탄탄한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에다 유서 깊은 역사·문화의 기반까지 갖추고 있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선도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동~경주~고령~상주를 잇는 한반도 역사문화네트워크 사업도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이어 최초의 한글 요리서 ‘음식디미방’의 저자인 장계향의 부친 장흥효 종가의 내림음식 10여종이 메뉴에 포함된 오찬을 가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초점]‘본좌’에서 ‘마주작’으로…왜 마재윤에게 돌을 던지나

    1일 중국 SCNTV에서 주최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스타1) 대회에 출전, 팀플레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전직 프로게이머 마재윤은 지난 2010년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하는 등 ‘한국 e스포츠계의 공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최연성 등 스타 프로게이머를 줄줄이 배출하고 각종 세계대회를 휩쓰는 등 한국 스타1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마재윤은 이른바 ‘3해처리 빌드’를 통한 안정적인 운영으로 저그 종족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주최하는 스타1 개인 대회를 휩쓴 마재윤은 이른바 ‘본좌’라고 불리며 수많은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정점에 섰었다. 또 반듯한 외모와 압도적인 게임 실력으로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의 뒤를 잇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랬던 마재윤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5월 e스포츠계 최악의 스캔들로 불리는 승부조작 사건에 깊숙히 관련되면서부터다. 프로게이머를 매수해 불법 e스포츠 베팅 사이트에서 승부를 조작해 배당금을 챙긴 이 사건에서 마재윤은 넓은 인맥을 이용, 승부조작할 게이머를 소개하고 200만원을 중간에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특히 다른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에만 관여한 것에 비해 마재윤은 다른 프로게이머 원종서와 함께 브로커 역할을 했기 때문에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다. 팬들 사이에서 ‘마모씨’(혐의 사실이 공표될 당시 실명 대신 ‘마모씨’로 보도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름조차 부르기 싫다는 의미), ‘마주작’(조작 대신 사용된 표현)등 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마재윤은 징역 1년에 집형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는가 하면 협회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해 한국에서 더 이상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없게 됐다. ‘본좌’의 처참한 추락이었다. 추락은 마재윤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프로게이머 개인 팬클럽까지 만들어지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e스포츠는 승부조작 사건 이후 급속히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대기업 등 스폰서들이 투자를 망설이는가하면 게임팬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이른바 ‘양대 리그’를 운영하던 방송사 MBC게임이 문을 닫기도 했다. 이후‘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를 통해 부활할때 까지 e스포츠는 침체기를 겪었다. 이 모든 것이 마재윤 한 명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었다. 갈 곳을 잃은 마재윤은 이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2011년 6월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TV’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개인방송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제공받은 ‘별풍선’을 현찰로 바꾸는 등 영리활동이 가능한 아프리카 TV활동에 게임팬들은 또 다시 분노했다. 자숙이 필요한 집행유예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8월 “꼭 한 번 게임팬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었다”면서 3년만에 게임 전문지에 인터뷰를 자처한 전직 프로게이머 진영수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두 번의 승부조작을 한 진영수는 추징금 600만원과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뒤 군에 입대, 현재는 게임과 상관이 없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팬들은 마재윤의 방송에 찾아가 “부끄럽지도 않느냐”는 식의 댓글을 잇달아 올렸다. 하지만 마재윤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댓글 차단’, ‘강제 퇴장’으로 맞대응했다. 물론 마재윤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도 줄을 이었다. 마재윤은 이 역시 ‘고소’로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인터넷 방송 BJ(방송자키)와 삭발을 내기로 한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던 마재윤은 지난달 28일 결국 협회의 입김이 닿지 않는 중국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했다. 한 게임 전문지는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제보자의 말을 빌어 “마재윤은 한국에서 자신의 출전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후 중국 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후에도 중국 대회에 출전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때 이번 대회 참가가 일회성은 아니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의 게임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마재윤의 입지는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협회 측이 마재윤의 해외진출에 대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회 측은 스타1 대회를 주관하는 제작사 블라지드와 협의를 거쳐 마재윤의 대회 출전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향후 어떤 대회든 프로게이머 명예를 땅으로 떨어트린 선수가 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최대한 막을 것”이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락으로 떨어진 ‘본좌’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마재윤의 행보와 협회의 움직임에 게임 팬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반가사유상의 미소와 원자력발전소 사건

    [최동호 새벽을 열며] 반가사유상의 미소와 원자력발전소 사건

    아침에 눈을 뜨자 재가동 50일 만에 원자력 발전소 신고리 1호기가 원인 모를 이유로 가동을 중지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 가동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절반에 가까운 발전소가 가동 중단 상태에 처했다. 부품 문제로 가동 중단된 발전소의 손실액은 그 비용의 677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우울한 하루였다. 더 큰 문제가 없어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더불어 어떤 분노가 한편에서 솟구침을 느낀 것은 다만 개인적 소감일까. 금년 여름 내내 원자력 발전소들의 가동 중단으로 기간산업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무더위를 견뎌야 했다. 이제 겨울이 코앞에 닥쳐왔는데 다시 가동 중단이라니 정말 그동안 대책을 어떻게 세웠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뉴욕에서는 ‘황금의 나라, 신라’가 세계 4대 박물관인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개최돼 뉴요커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앉은 자세지만 정적이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고 하면서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라의 은촛대를 논하면서 ‘신라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아랍을 넘어 지중해까지 활발한 국제교역을 펼쳤다’고 했다. 이미 1500년 전에 국제적 교역국이었던 신라가 지닌 세계사적 존재가 뉴요커들에게 전해지면서 최근 격동하는 동북아시아의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세계사적 좌표에 대한 인식도 새로이 설정될 것이다. 반가사유상의 미소는 서양인들이 표출하지 못한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서양에서 불후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모나리자의 미소가 갖는 신비로운 매혹에 대해 동서 모두 상찬해 온 바이지만 한국의 반가사유상의 평화로운 미소는 그리 널리 알려진 것 같지는 않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지닌 세속적 매혹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비극을 넘어서려는 영원한 미소를 반가사유상은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는 삼국통일 이후의 신라인들의 고뇌가 응축돼 있으며 생사의 번뇌를 극복하고 순간과 영원의 변증법을 넘어선 종교적 초월성이 내포돼 있다. 물론 사람들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연상하기도 할 게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지옥문 앞에서 신의 심판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고뇌를 표현한 것으로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공포가 깃들어 있다. 뉴요커들이 반가사유상에 이목을 집중시키기 얼마 전 국보 1호 숭례문의 복원 공사가 부실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남대문 기둥의 거대한 균열을 보면서 과연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국보를 지키고 보존할 능력을 가진 민족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남대문만이 아니다. 그 직전에 복원된 광화문 현판의 균열로 여러 논란이 제기되었는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남대문 복원 사업의 실패는 무엇을 어떻게 변명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재 복원 사업도 이와 무관한 게 아니다. 최근 문화재사업허가증을 무허가 업자에게 대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 그동안 자행된 부실문화재 복원사업은 필연적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화재 복원은 어떤 경우에도 제대로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고 원자력 발전소 문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가동 중단 정도가 아니라 핵발전소에서 더 큰 사고가 유발된다면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문화유산을 망쳐 놓고 어떻게 조상들 앞에서 얼굴을 들 것인가. 이는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를 용인하고 동조한 국민 모두의 잘못이다. 정쟁에 골몰하면서 행정관리를 무책임하고 어설프게 처벌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반가사유상도 더 이상 자신의 후손들에게 미소 짓는 여유를 갖지 못할 것이다.
  • 서화 속 구구절절한 사연을 깨우다

    서화 속 구구절절한 사연을 깨우다

    명작순례/유홍준 지음/눌와/292쪽/1만 8000원 섬세하고 우아한 필치와 고전적이면서 단아한 구성이 일품인 허주 이징(1581~?)의 ‘난죽6곡병’에는 흥미로운 일화가 담겨 있다. 원래 여덟 폭이었던 이 그림에는 원작이 있다. 기묘사화 당시 조광조가 폭마다 오언절구를 지어줘 사대부 문인들 사이에 희대의 명물로 꼽혔던 윤언직의 ‘난죽8곡병’이다. 이 그림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는 데 두 선비가 8수 중 7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조광조의 후손이 당대 최고 화가인 이징에게 의뢰해 되살려냈다. ‘명작순례’는 조선시대 대표 서화 49점을 엄선해 작품 탄생의 내력과 예술적 가치를 쉽고 재밌게 해설한 명작 감상 입문서다. 저자가 2년 전 출간한 ‘국보순례’의 후속편이다. “원고지 5장 안팎의 짧은 글들로 이뤄진 ‘국보순례’가 맛보기용이었다면 ‘명작순례’는 예술을 보는 선현들의 안목을 제대로 들여다본 본격적인 순례기”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전보다 서너 배 긴 해설을 곁들였고, 관련 작품들을 포함해 총 150여점의 도판을 실었다. 책은 신사임당의 ‘초충도’에서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의 모습을 그려보는 우암 송시열의 안목과 학림정 이경윤의 ‘산수인물화첩’에서 ‘말하는 것이 입이 아니라 손가락에 나타나 있다’며 그림의 내용까지 읽어내는 간이당 최립의 통찰력을 이야기하며 그림을 보는 데서 한 발짝 나아가 그림을 읽는 즐거움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달마도’로 유명한 김명국이 일본에서 밀려드는 그림 요청에 울려고 했다는 이야기, 유배지에서 딸에게 ‘매조도’를 그려 보낸 정약용의 절절한 사연 등을 통해 옛 그림과 글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린다. 미공개 개인 소장품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 낸 점도 눈길을 끈다. 표지에 실린 북산 김수철의 ‘산수도’를 비롯해 흑판 도판으로만 전해지던 이경윤의 대작 ‘사호위기도’, 홍랑의 ‘절유시’ 등을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한 생생한 도판으로 소개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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