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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밀레 ‘천년의 소리’ 옛 경주시청터 울린다

    에밀레 ‘천년의 소리’ 옛 경주시청터 울린다

    복제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이 옛 경주시청 터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경주시는 오는 12월까지 노동동 옛 시청 터에 복제 에밀레종을 설치할 종각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중심가인 데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 사적지와 인접해 최적지라고 한다. 경주시는 다음달 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뒤 사업 설계를 해 연말까지 일대 부지 200㎡에 종각을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5억원이다. 시는 애초 일제강점기까지 에밀레종이 있던 노동동 봉황대 고분(사적 제512호) 인근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문화재청이 ‘사적지’라는 이유로 극구 반대해 대체 부지 물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주 보문단지와 황성공원, 보문단지 내 엑스포광장 등도 검토 대상이었다. 시는 훼손 우려로 타종이 영구 중단된 에밀레종의 복제와 종각 건립 사업을 2013년부터 추진했다. 종 복제 작업에는 충북 진천에 있는 원광식(74·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과 범종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해 현재 공정률은 50% 정도다. 앞으로 주물 및 조형 작업 등을 거쳐 오는 6월쯤 제작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 29호인 에밀레종은 742년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771년 혜공왕 때 완성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훼손 우려로 2003년 개천절 타종 행사가 타종의 마지막이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돌아와도 일할 곳 없어” vs “일거리 많아 살맛 난다”

    “돌아와도 일할 곳 없어” vs “일거리 많아 살맛 난다”

    1일 오전 10시 베이징역 광장. 광장과 연결된 지하철 출구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토해냈다. 기차역 대합실로 들어가기 위해 표 검사를 받는 데만도 세 시간이 걸렸다. 인산인해에서도 농민공은 눈에 잘 띄었다. 남루한 행색 말고도 가방이 유난히 크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아 평생을 떠돈 이들에게 짐을 싸고 푸는 것은 아침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단순한 일이다. 올해로 50세가 된 펑(彭)씨는 광장 가장자리에서 겨울 볕을 쬐고 있었다. 그의 목적지는 장쑤성 안퉁. 스무 시간을 서서 가야 한다. 펑씨는 “이번에 돌아가서 아예 고향에 정착하고 싶다”고 말했다. 32년을 대도시 건설현장에서 일한 그가 완전 귀향을 작심한 이유는 요즘 일자리 찾기 어려워진 데다 겨우 찾아도 급여가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1년에 7만 위안(약 1300만원)은 벌었는데, 지난해에는 절반도 못 벌었다”고 말했다. 고향에 가면 뾰족한 수가 있을까? 펑씨는 “아마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값싼 노동력의 ‘저수지’로 중국 근대화의 밑돌이 됐던 농민공 2억 8000만명의 삶은 펑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침체기로 접어든 중국 경제의 압력을 가장 무겁게 받는 이들이 바로 이 늙은 노동자들이다. 자신을 50대라고 소개한 딩(丁)씨는 후베이에서 베이징에 온 지 3년이 됐다. 그는 “요즘 월급이 3분의1로 줄었다”면서 “춘제를 쇠고 오면 그나마 일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가 요즘 내놓은 농민공 대책은 정작 농민공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정부는 전국 도심에 쌓여 있는 미분양 주택 1250만채를 농민공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보조하겠다고 했다. 딩씨는 “공짜로 주지 않는 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우리가 집을 구할 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농민공은 직장을 바꿀 만한 기술도, 사업을 벌일 만한 자본도 없다. 40대인 스(司)씨는 도시 정착에 실패했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경계인’이었다. 허난성 출신 여성 노동자인 그는 “도시에서 일자리가 끊기면 시골로 가고, 시골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도시로 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 전용역인 베이징남역은 베이징역과 지하철로 불과 7개 정거장 떨어져 있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귀성객의 표정은 들떠 있었다. 남자는 검사고 여자는 로스쿨 예비 변호사인 젊은 연인은 연휴를 맞아 샤먼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남성은 “경제가 고도화하면서 법률 서비스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중국 법률시장은 미국보다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 직원인 장(張)씨는 동료들과 춘제 특집 촬영을 위해 산둥성 지난으로 가는 고속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씨는 “요즘 한국 연예인이 밀물처럼 몰려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홍보 담당 여직원 제(節)씨는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보다 월급을 더 받는다”고 자랑했다. 완행열차에서 짐짝처럼 스무 시간을 서서 가야 하는 농민공의 고단함과 푹신한 고속철 의자에 앉아 샤먼의 파란 하늘을 상상하는 젊은 커플의 설렘. 이 둘의 간격은 점점 더 벌어지는 것 같았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복제 에밀레종 옛 경주시청 터에 설치

    복제 에밀레종 옛 경주시청 터에 설치

    복제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이 옛 경주시청 터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경주시는 오는 12월까지 노동동 옛 시청 터에 복제 에밀레종을 설치할 종각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중심가인 데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 사적지와 인접해 최적지라고 한다. 경주시는 다음달 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뒤 사업 설계를 해 연말까지 일대 부지 200㎡에 종각을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15억원이다. 시는 애초 일제강점기까지 에밀레종이 있던 노동동 봉황대 고분(사적 제512호) 인근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문화재청이 ‘사적지’라는 이유로 극구 반대해 대체 부지 물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주 보문단지와 황성공원, 보문단지 내 엑스포광장 등도 검토 대상이었다. 시는 훼손 우려로 타종이 영구 중단된 에밀레종의 복제와 종각 건립 사업을 2013년부터 추진했다. 종 복제 작업에는 충북 진천에 있는 원광식(74·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과 범종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참여해 현재 공정률은 50% 정도다. 앞으로 주물 및 조형 작업 등을 거쳐 오는 6월쯤 제작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 29호인 에밀레종은 742년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771년 혜공왕 때 완성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훼손 우려로 2003년 개천절 타종 행사가 타종의 마지막이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쿵푸팬더3’ 흥행 겨울왕국 잡을까

    ‘쿵푸팬더3’ 흥행 겨울왕국 잡을까

    미국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주말 국내 극장가를 장악했다. 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쿵푸팬더3’는 개봉 나흘째인 전날까지 159만 974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를 압도했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에만 116만 667명을 끌어모았다. 상영작 중 관객 점유율이 64%다. 지난 30일에는 개봉 사흘 만에 100만명을 가뿐히 넘기기도 했다. 국내 개봉 역대 애니메이션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사상 처음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1000만명을 돌파한 ‘겨울왕국’보다 하루 앞선다. 실사 영화까지 합쳐 역대 1월 흥행작의 100만 명 돌파 시점과 비교해도 최고 기록이다. 2013년 ‘7번방의 선물’(1281만명)보다 하루 빠르다. 시리즈에 대한 관객 충성도가 상당한 데다 ‘오빠 생각’, ‘로봇, 소리’ 등 한발 앞서 스크린에 걸린 경쟁작이 예상보다 선전하지 못해 쏠림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쿵푸팬더 목소리 연기를 한 할리우드 개성파 배우 잭 블랙이 개봉 직전 한국을 찾아 녹화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때마침 방영되며 화제를 모은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잭 블랙은 볼이 터질 정도로 마시멜로를 입에 우겨 넣고, 얼굴에 스타킹을 뒤집어 쓰고, ‘백세 인생’ 등 처음 듣는 한국 노래의 음정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베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예능감을 보여줬다. 이 같은 기세라면 시리즈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편(2008)은 467만명, 2편(2011)은 506만명을 동원한 바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고소득자가 평소 스트레스 더 느낀다”

    “고소득자가 평소 스트레스 더 느낀다”

    심리적 불안은 저소득자가 더 커 상대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는 고소득자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자보다 스트레스를 더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7000명의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해 작성한 ‘한국사회의 사회 심리적 불안의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400만~600만원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의 41.6%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소득자 가운데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사람은 27.8%에 그쳤다. 빈곤할수록 스트레스가 클 것이란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반대로 심리적 불안감은 저소득자가 더 컸다. 자신의 삶에 불안을 느끼는 정도를 0(전혀 불안하지 않음)~10점(매우 불안함) 범위에서 측정한 결과 월 200만원 미만은 5.9점, 600만원 이상은 4.7점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불안 점수는 낮게 나타났다. 근로 형태별 스트레스 지수는 정규직(47.4%), 임시직(46.1%), 자영업(39.1) 순으로 컸다. 하지만 불안 지수는 임시직(5.7점), 자영업(5.4점), 정규직(5.3점) 순으로 커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노후 준비를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은 비율은 정규직 23.2%, 임시직 25.2%, 자영업 37.0%로 자영업자가 가장 많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세계적인 멋, 한국적인 맛… 관광한류 새 길 연다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세계적인 멋, 한국적인 맛… 관광한류 새 길 연다

    환골탈태, 강원도 평창·강릉·정선 등 2018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통문화를 새롭게 다듬는 등 분주하다.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이벤트를 계기로 산골마을을 세계 속의 도시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서울과 인천공항에서 1시간대의 복선 전철이 놓인다. 동해와 백두대간 등 청정 자연자원을 활용하면 올림픽 이후 세계 속의 휴양과 관광· 레저도시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 통일신라 천년의 문화 품고 백두대간 청정의 자연 즐겨 통일신라 때 ‘명주군’에서 시작된 강릉은 천년의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청정 자연자원, 풍성한 먹거리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동쪽으로는 푸른 동해를 끼고 서쪽으로는 장엄한 백두대간을 병풍처럼 둘러 관동팔경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를 비롯해 김시습, 허균, 허난설헌 등 뛰어난 문인 등 인재 배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흔아홉 구비의 전설이 깃든 대관령과 대한민국 명승 1호인 소금강,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오죽헌, 관동팔경의 으뜸인 경포대,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을 가진 정동진역,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인 강릉단오제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곳이다. 경포호와 경포대 경포대 누각에 앉으면 낮에는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물새들의 오가는 모습이 호수에 비쳐 신선들의 세계를 맛보게 하고 밤에는 달빛이 하늘과 바다, 호수, 술잔, 임의 눈동자를 비추며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오죽헌과 선교장 율곡 이이 선생이 살았던 오죽헌(보물 제165호)은 바깥채, 안채, 어제각 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조선 초기 한옥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주변에는 강릉예술창작인촌이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통 기와집 집성촌이 만들어진다. 오죽헌과 지척에는 효녕대군 11세손이 지은 18세기 만석꾼의 한옥인 선교장이 잘 보존돼 있다. 강릉대도호부관아와 강릉향교 고려 때 창건한 강릉대도호부관아(임영관)는 중앙 관료들이 내려오면 머물던 객사(客舍)가 유명하다.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로는 가장 크고 배흘림 기둥양식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51호)로 보존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강릉향교(보물 제214호)도 가 볼만하다. 정동진역과 모래시계 해돋이 명소,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하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시계를 만날 수 있다. 해마다 새해 첫날 일출과 함께 열리는 모래시계 회전행사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감자가루를 밀가루와 섞어 새알 모양으로 빚어 끓여 낸 감자옹심이와 바닷물로 간수를 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초당두부, 쌀과 조청 등으로 만들어 내는 100년 전통의 사천과즐(유과) 등이 유명하다”며 발달된 강릉 음식문화를 자랑했다. #평창군 대관령 양떼목장의 낭만 한 컷…태고의 신비 석회암 동굴 탐험 ‘해피 700!’ 해발 700m인 백두대간 고원지대에 있는 평창군은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 고장이다. 동으로는 급하게 동해를 지척에 두고 서쪽으로는 완만한 경사를 두며 서울로 이어져 있다. 석회암 지대에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동굴이 있고 대관령 초지에는 소와 양떼가 거니는 목장이 있다. 자연자원과 어울려 오대산을 중심으로 한 불교성지 순례와 평창의 맑고 푸른 전경을 하늘에서 굽어보며 즐길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계곡에서 즐기는 래프팅, 해마다 열리는 효석문화제와 해피 700 평창페스티벌, 평창 송어축제, 대관령 눈꽃잔치 등도 유명하다. 오대산 선재길 사계절 변화가 뚜렷해 인기 있는 명산으로 손꼽히는 오대산의 매력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6.2㎞ 구간의 선재길이다. 완만한 경사길은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완주까지는 3시간이 걸린다. 백룡동굴 5억년 전 태고의 신비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동굴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한 번에 20명까지 입장해 단체관람이 가능하며 하루 6~12차례 입장할 수 있다. 효석문화마을 장돌뱅이들의 고단하면서도 낭만적인 삶을 유려한 필체로 그려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이 된 마을이다. 해마다 9월이면 굵은 소금을 흩뿌린 듯 흰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 효석문화제를 더욱 빛낸다. 대관령 목장 아름다운 대관령 구릉지대에 펼쳐진 목장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대관령 양떼목장, 에코 그린캠퍼스, 대관령 하늘목장 등 관광형 목장이 밀집되어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양들에게 먹이 주는 체험이 인기이다. 에코 그린캠퍼스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에 이르는 광활한 초원이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트랙터 마차를 타고 덜컹거리는 흙길을 지나가며 주변을 관람하는 이색적인 추억을 선사한다. 주변의 풍력발전 풍차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자아낸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건강에 좋은 메밀 배추전를 비롯해 메밀 막국수, 메밀 전병, 메밀묵 등 다양한 메밀 음식들을 맛볼 수 있고 부드럽고 쫄깃해 씹히는 맛이 일품인 평창 송어회와 대관령에서 생산하는 황태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운다”고 말했다. #정선군 행복 두 바퀴 레일바이크 따라 시골장터로 떠나는 추억여행 산골의 특색을 살려 ‘연중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활짝 열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하는 고장이다. 도시인들에게 향수를 불러 내는 정선 5일장과 산간계곡을 활용한 레일바이크, 폐광지역의 아픔을 극복한 강원랜드, 자연자원과 어우러진 스카이워크와 짚와이어 등 전국 최고의 명품 관광지에 이어 삼탄아트마인, 지역명을 붙여 운행하는 첫 관광열차인 정선아리랑열차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토속적인 자원들이 어우러져 지속적인 관광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선토속음식축제, 곤드레산나물축제, 함백산 야생화축제, 정선아리랑제, 민둥산억제꽃축제, 고드름축제 등 다양한 테마축제도 끊이지 않는다. 정선5일장 맛·멋·흥이 어우러진 옛 시골장터의 모습을 그래도 간직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산물 곤드레 등 산나물과 수수부꾸미, 메밀 전병, 콧등치기 등의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 1960~70년대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정선아리랑열차 관광전용 열차로 개방형 창문과 넓은 전망 창이 설치돼 어느 좌석에서든 정선의 빼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선평역과 나전역에서는 아름다운 간이역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아우라 지역에서는 정선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 페달을 밟아 정선선 구절리역~ 아우라 지역까지 7.2㎞ 구간을 달리는 오픈 열차다. 송천 계곡의 맑은 물, 푸른 숲, 강을 따라 난 철길 양쪽의 기암절벽, 한가로운 농촌 풍경 등 정선의 사계절 천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삼탄아트마인 광부들이 석탄을 캐던 탄광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석탄을 나르던 컨베이어 벨트, 갱도, 석탄차 등을 직접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다. 화암동굴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가지고 환상적으로 꾸며 놓은 국내 유일의 테마형 동굴이다. 2800㎡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회석 광장에는 동양 최대 규모인 황종유벽, 마리아상, 부처상, 장군석, 석화 등 크고 작은 종유석이 있다. 전정환 정선군수는 “정선 5일장, 레일바이크 등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관광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세계 속의 고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 평창·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종인, 광주선 홀대 봉하선 환대

    김종인, 광주선 홀대 봉하선 환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전두환 정부 시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전력을 재차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는데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이다. ‘국보위 전력 논란’이 호남 민심 회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제대로 ‘털고 가자’는 의도로 읽힌다. 지도부와 함께 광주 북구 망월동 5·18 묘지를 참배한 김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에 참여했는데, 광주의 상황을 와서 보니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 희생자의 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추모 글을 읽기도 했다. 전날 밤에는 차명섭 5·18 기념재단 이사장, 정춘식 유족회장 등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참배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도 있었다. 5·18 정신실천연합 관계자 등 30여명은 더민주 지도부가 도착하자 “전두환 때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오라”고 항의했고, 5·18 기념재단 관계자들은 이를 제지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참배객과 지지자들은 “김종인의 힘,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응원했다. 권 여사도 “당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며 “될 것 같다. 뭔가 보이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새누리당 김용갑 상임고문은 “김 위원장은 국보위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었던 인사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내가 야당 비대위원장으로 온 데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반박했다. 광주·김해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금수저 흙수저는 사실이었다”…부모 학력·직업 대물림 심해졌다

    최근 학력과 계층, 직업의 세대 간 대물림이 더 굳어져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사라졌다’, ‘금수저 흙수저 계급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Ⅱ’ 연구보고서(책임 연구자 여유진·정해식 등)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이른바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를 거쳐 정보화세대로 넘어오면서 직업지위와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부모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015년 6~9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만 75세 이하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소득 계층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등을 면접조사 했다.특히 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대상자 중에서 현재 직장이 있는 25~64세 남자 1342명을 산업화세대(1940년생~1959년생, 181명), 민주화세대(1960년생~1974년생, 593명), 정보화세대(1975년생~1995년생, 568명) 등 3세대로 나눠 부모의 학력과 직업, 계층, 본인의 학력이 본인의 임금과 소득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우선 아버지 학력과 본인 학력을 교차분석한 결과 대체로 아버지의 학력이 높을수록 본인의 학력도 높았따. 특히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하일 경우 본인의 학력도 중졸 이하인 비율이 16.4%에 달했다. 반면 아버지의 학력이 고졸 이상이면서 본인 학력이 중졸 이하인 비율은 0%에 가까웠다. 아버지가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면 아들도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인 비율이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대에서 각각 64%, 79.7%, 89.6%로 최근 세대로 올수록 고학력 아버지의 자녀가 고학력일 확률이 더 높아졌다.아버지의 직업(단순노무직, 숙련기능직, 서비스판매직, 사무직, 관리전문직)과 아들 직업을 교차분석을 한 결과는,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직업이 관리전문직이면 아들의 직업도 관리전문직인 비율이 42.9%로 평균(19.8%)의 2배가 넘었다. 세대별로는 관리전문직 아버지를 둔 아들이 관리전문직인 비율이 민주화세대에서는 56.4%로 평균(23.3%)의 약 2배에 이르렀고, 정보화세대에서는 37.1%로 역시 평균(18.2%)의 2배 정도였다.특히 정보화세대에서는 단순노무직 아버지를 둔 자녀가 단순노무직인 비율이 9.4%로 평균(1.9%)의 약 5배에 달해 정보화세대에서 직업의 세습이 매우 강하게 일어나고 있었다.또한 15세 무렵 본인의 주관적 계층(하층, 중하층, 중간층, 중상층, 상층)과 현재 주관적 계층 간의 교차분석 결과, 아버지 세대의 계층과 무관하게 자식 세대가 하층 또는 중상층이 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계층에 따라 아들이 특정 계층에 속할 확률을 살펴보니, 정보화세대에서 특히 아버지가 중상층 이상일 때 자식 또한 중상층 이상에 속할 확률은 아버지가 하층이었던 경우 자식이 중상층 이상이 될 확률보다 거의 무한대로 더 높았다.다시 말해 정보화세대에서 중상층과 하층에서의 계층 고착화가 매우 심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일정 이상의 상향 이동은 사실상 매우 힘든 상황이 돼 가고 있다는 뜻이다.민주화세대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계층 고착 정도는 정보화세대보다 낮았다. 반면, 산업화세대는 중상층까지의 이동은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민주화세대에서는 부모의 학력이 본인 학력과 더불어 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확인됐으며, 정보화세대로 오면, 부모의 학력과 함께 가족의 경제적 배경이 본인의 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보화세대로 올수록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재산축적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인적자본 축적(학업성취), 직접적으로는 노동시장 성취(임금과 직업)에 더 많은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산업화세대에서는 본인의 학력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거의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변수일 뿐, 부모의 학력과 계층은 임금수준에 어떠한 유의미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인, 광주서 무릎꿇고 사죄 “국보위 전력 사과”…시민들 항의

    김종인, 광주서 무릎꿇고 사죄 “국보위 전력 사과”…시민들 항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해 이틀 연속 자신의 전두환 정권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전력을 사과했따. 그러나 이날 일부 5·18 관련단체 회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 선대위원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5·18 묘지를 참배했다. 여기에는 5·18 기념재단,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구속부상자회 관계자들도 동참했다.그는 전날에도 5·18 단체 관련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신의 국보위 전력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뒀다.그러나 더민주 지도부가 묘역에 도착하기 전부터 5·18 민주유공자회 설립추진위 등 일부 단체 관계자 30여명이 충혼탑에 자리를 잡은 채 “국보위 참여한 것 후회없다는 사람은 망월묘역을 참배할 자격이 없다”는 손피켓을 들고 항의했다.김 위원장을 향해 “전두환 때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와라”, “역사의 죄인이 대명천지에 절대로 이럴 수 없다”라고 몰아붙이자, 김 위원장과 동행한 5·18 단체 관계자는 “왜 5·18을 정치에 이용하려고 하냐. 왜 광주를 부끄럽게 만드냐”고 반박하기도 했다.또 김 위원장이 충혼탑 분향을 위해 경찰의 스크럼 뒤에 대기하던 중 5·18 단체 관련자 간에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장내가 정리된 뒤에야 “5·18 영령들의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화를 이루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은 뒤 현장으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5·18 희생자들의 묘역을 둘러보며 윤상원 박기순 열사의 묘에서 절을 한 뒤 묘비를 쓰다듬었으며, 박관현 열사의 묘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추모 글을 읽었다.김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에 참여했는데, 광주의 상황을 와서 보니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되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며 “거룩한 이 분들의 뜻을 받들어 보다 많은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이후 비대위·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야권 분열이 빚어진데 사과하면서 광주의 민심을 되돌리는데 총력전을 기울였다.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송구스런 맘 뿐이었다”고 말했다.박영선 비대위원은 “광주시민들이 요즘 더민주에 차가운 매를 주시고 있다”며 “5·18 묘역에서 김 위원장이 무릎꿇고 사죄했다.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광주시민의 지지를 호소했다.우윤근 비대위원은 “호남 사람,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무릅꿇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두 일어서겠다”고 말했고, 이용섭 비대위원은 “더민주가 야권의 맏형으로서 분열을 막지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당 홍보위원장인 손혜원 선대위원은 “묘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며 자신이 설 연휴 때 광주를 위한 슬로건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오후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이희호 여사를 병문안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의사 권유로 이 여사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고, 병실을 지키고 있던 김홍걸 교수와 30분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18세기 조선의 백수 지성 탐사(길진숙 지음, 북드라망 펴냄) 즐겁게 ‘살고/놀았던’ 조선 시대 선비 농암 김창협, 성호 이익, 혜환 이용휴, 담헌 홍대용 등 백수 선비 4인방을 소개한 책이다. 농암은 숙종의 숱한 관직 제수를 받고도 부친의 죽음 이후 관직을 버리고 백수의 길을 스스로 택했고, 이익과 이용휴는 가문의 불행 앞에서 학문과 문장을 택했다. 홍대용은 노론 명문가의 자제로 탄탄한 앞날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과거 대신 농수각을 지어 천체를 관측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멀리 청나라까지 친구를 사귀었다. 오히려 백수 시절 최고의 학문적 수준에 도달한 삶의 답을 그들의 지성으로 탐색해본다. 336쪽 1만 7000원. 오리지널스(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세상을 바꾼 혁신가들에 대한 통념을 깨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대세에 순응하지 않고, 시류를 거스르며, 구태의연한 전통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오리지널스’로 지칭한다. 재계, 정계, 문화계를 망라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현장 사례를 통해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들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타고난 리더들이라는 고정 관념을 무너뜨린다. 이를테면 링컨은 게티즈버그로 출발하기 전날 밤까지도 연설문을 작성하지 못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그리다 말다를 반복하며 15년을 미룬 채 죽음이 임박해서야 완성했다. 464쪽. 1만 6000원. 배롱나무 꽃필적엔 병산에 가라(배국환 지음·나우린 그림, 나눔사 펴냄) 행정고시 출신으로 30년 넘게 기획재정부 등에서 일한 경제관료인 저자가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담아 집필한 답사기. 28개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감상을 시와 에세이, 수채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했다. 저자는 10년 넘게 우리 문화유산 답사기와 역사, 불교, 미술사 등 서적을 탐독한 뒤 시간 여유가 날 때마다 폐사지와 국보 건축물, 유적지를 찾아 다니며 현장의 느낌을 시로 옮겼다. 비극의 역사현장, 예술혼이 담긴 작품과 유적, 자연과 사람에 대한 글로 구성된 책은 감성적이고 함축적으로 역사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준다. 239쪽. 1만 3000원. 뉴턴의 시계(에드워드 돌닉 지음, 노태복 옮김, 책과함께 펴냄) 저자는 과학혁명의 태동과 그 후폭풍이 세상을 뒤흔드는 모습을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낸다. 그림 자료를 곁들여 과학혁명의 주요 사상들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자신이 하느님의 암호를 풀라는 소명을 부여받은 선택된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었다. 1687년 중력 이론을 밝혀낸 후 세계는 영원히 달라졌고, 그의 업적은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 갈릴레오 등 선배 과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과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처럼 읽어 나갈 수 있다. 456쪽. 2만 2000원. 우주의 여행자(도널드 여맨스 지음, 전이주 옮김, 플루토 펴냄) 지구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소행성과 끊임없이 부딪친다. 매일 100t의 행성 간 물질이 지구로 비 오듯 떨어지고 있지만 너무 작아서 우리가 느끼기도 전에 대기권에서 타 없어질 뿐이다. 하지만 언제나 작은 것들만 날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1909년 러시아 퉁쿠스카에 큰 피해를 입힌 충돌체의 크기는 지름 30m급으로 이 같은 충돌체는 지구 주변에 130만개가 존재하고, 평균 200년에 한 번 지구와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자는 지구 주변의 위협이 될 만한 작은 천체들을 미리 발견하고 계속 추격하기 위해서라도 우주에 대한 연구 조사 활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56쪽. 1만 5000원.
  • ‘청자 마니아’ 이병철·‘백자狂’ 이건희… 삼성가에 국보급 유물들 모여든 사연

    ‘청자 마니아’ 이병철·‘백자狂’ 이건희… 삼성가에 국보급 유물들 모여든 사연

    리 컬렉션/이종선 지음/김영사/320쪽/1만 8000원 한국을 찾은 외국의 명사들이 한국문화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방문하는 곳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이다. 삼한시대의 청동검부터 시작해 가야 금관, 고려청자, 조선 백자, 추사의 글씨,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그림 등 국보급 문화재 150여점을 포함해 소중한 문화유산이 오롯이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미술사를 아우르는 무수한 걸작을 품은 삼성가 국보 컬렉션은 어떻게 모아졌을까.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 2대에 걸쳐 20년간 가장 가까이에서 수집과 박물관에 관련된 업무를 맡았던 이종선(68)씨가 낸 ‘리 컬렉션’은 귀한 보물들을 보유하기까지, 모두가 궁금했지만 정확히 알 수 없었던 막후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는 1976년 삼성문화재단의 호암미술관 설립과 개관 및 운영을 위해 특별채용돼 학예연구실장, 부관장을 지냈다. 저자는 “이병철 회장은 ‘청자 마니아’, 이건희 회장은 ‘백자 마니아’”라고 말한다. 절제의 미학을 추구한 이병철 회장과 명품주의를 내세운 이건희 회장의 수집스타일은 확연하게 달랐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수집을 시작한 것은 대구 시절 주변 인사들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저자는 “집안의 유교적 가풍과 선비 같은 품성이 주변의 권유를 계기로 하여 취미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수집의 내용이 특정 분야에 쏠리거나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고, 수집 자체를 너무 서두르거나 고가의 작품에 휘둘리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고려불화의 역수입에서 보듯이 애국적인 역할에 해당되면 주저하지 않고 수집 경쟁에 뛰어들었다”든가 “같은 물건이라도 비싸다는 소문이 있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냉정한 면모도 있었다”고 전한다. ‘절제의 미학’을 중시했던 이병철 회장은 ‘가야금관’(국보 제138호)과 ‘청자진사주전자’(국보 제133호)에 대한 애착이 특히 강했다. 가야금관은 도난을 우려해 복제품을 만들어 진품 대신 전시하도록 지시했고 청자진사주전자는 방탄유리로 쇼케이스를 제작하도록 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해선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던 당시의 이건희 회장을 만났을 때부터 백자에 조예가 깊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며 “백자를 좀더 알기 위해 수집가 홍기대 같은 이에게 백자수업을 들었다. (중략) 한번 빠지면 끝장을 보는 성미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중에는 백자 감정까지 해도 좋을 정도가 됐다”고 적었다. 이 회장은 “특급이 있으면 컬렉션 전체의 위상이 덩달아 올라간다”는 지론을 펴며 ‘명품주의’를 내세웠다. 오늘날 리 컬렉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보물들을 수집하게 된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이다. 책은 화조와 영모에 능했던 이암의 ‘화조구자도’(보물 제1392호)가 자칫하면 조총련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가 김일성 컬렉션이 될 뻔했던 사연, 골동품상 김동현에게서 목숨처럼 아끼며 간직해 온 고구려불상(국보 제118호)을 인수받은 이야기, 백자 달항아리(국보 제309호)를 이건희 회장의 출근을 막아서서 결재 처리해 수집한 비화 등을 소개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항상 시끄러운 구설수가 뒤따랐고 겨우 자리잡은 수집품들이 온전하게 자리를 보전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면서 “애틋하고 간절한 갈망이 없었다면 이들의 ‘수집’이 그 많은 풍파를 헤치고 나라를 대표하는 ‘명품’으로 오늘날 대중에게 선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탈리아, 거액을 푼 이란 대통령 위해 박물관 알몸 조각상 가려 논란

     이탈리아 정부가 로마의 박물관을 찾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위해 상자로 알몸 조각상들을 가려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 시아파 국가의 행정 수장인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5일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을 찾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총리실이 상대방인 로하니 대통령을 배려한다며 회담장 인근에 배치된 알몸 조각상들을 가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대상이 된 조각상 가운데는 비너스상 등 이탈리아의 국보급 문화재들이 포함됐다. 이는 신체 노출을 금기시하고 사람의 형상을 한 조각을 우상 숭배로 간주하는 이슬람 문화권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우파 정당과 시민 단체들은 즉각 “정부가 나서 스스로 문화를 검열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를 일종의 굴복으로 치부하면서 부끄러운 일로 규정했다. 이슬람의 서구 문화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한 것이란 해석도 등장했다. 이탈리아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statuenude’(누드상)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자국의 유명 누드 조각상 사진들을 잇따라 올리며 정부에 항의 표시를 하고 있다.  당사자인 로하니 대통령은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을 지으면서 “누드상을 가려달라고 특별히 요청하지 않았고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란 대통령의 유럽 방문은 17년 만의 일로,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리자 유럽 순방에 나섰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 기간 이탈리아 기업들과 170억 유로(약 22조 2139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떠난 文도, 비대위 꾸린 김종인도 “호남에 죄송”

    떠난 文도, 비대위 꾸린 김종인도 “호남에 죄송”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문재인 대표가 공식 사퇴하고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문 대표는 호남 민심 이탈에 대해 “제 사퇴를 계기로 노여움을 풀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는 사퇴의 변으로 대표직을 마무리했다. 더민주는 이날 김 위원장과 박영선·우윤근·변재일 의원, 이용섭 전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7명으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특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출신들이 포함된 데는 이번 총선을 정책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변 의원은 선대위원이 아닌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비대위에 포함됐으며, 지역적으로 충청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의원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당초 비대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종 명단에서 제외돼 비주류를 소외시킨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 때마다 참석해서 같이 의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권을 받은 김 위원장은 당의 가장 취약점인 호남 민심 문제를 의식한 듯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 경력을 사과하는 것으로 비대위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보위가 성립된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상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철저하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광주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다른 야권의 사과 요구에 “왜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대응했던 데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국민의당·국민회의 합당 등으로 호남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표를 하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분열이었고 우리 당의 심장인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과 좌절이었다. 쓰라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반면 비주류를 겨냥해 “당의 질서와 기강, 민주적 리더십의 확립이 중요하다”면서 “제가 겪었던 참담한 일들이 또다시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외부 인사로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을 영입하고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뒤 대표직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안철수계의 대표적인 인사였던 금태섭 변호사가 더민주로 서울 강서갑 지역 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내 인적쇄신이 본격화될 것임을 알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토종 제약사 유한양행 이어 한미약품·녹십자 ‘1조원 클럽’ 가입

    토종 제약사 유한양행 이어 한미약품·녹십자 ‘1조원 클럽’ 가입

    ‘매출 1조원.’ 제약업계에서 이 숫자가 지닌 의미는 남다르다. 먼저 제약업은 약가 인하 등 건강보험 재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운용되는 ‘제약’(制約)이 많은 산업이다. 그만큼 국내서 ‘약 팔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구·개발(R&D)이 강조되는 업종인 만큼 매출 1조원은 회사가 ‘규모의 경제’로 진입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2014년 제약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에 이어 지난해 한미약품, 녹십자가 잇따라 모두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최근 연이은 수출 잭팟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치고 굳건했던 업계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제약업계에서는 수년째 유한양행이 매출 1위를 달려 왔다. 제약사들의 전년도 실적 발표를 한 주 앞둔 26일 제약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양행은 1조 104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미약품이 1조 644억원, 녹십자가 1조 419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3사가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기존의 2, 3위 자리가 바뀐 게 특징이다. 영업이익에서는 이미 지난해 한미약품이 유한양행과 녹십자를 제쳤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904억원, 녹십자는 1056억원으로 추정된다. 순위가 뒤바뀐 데는 한미약품이 올린 8조원대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이 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모두 7건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강조해 온 꾸준한 R&D 투자가 드디어 빛을 봤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국내 상장 제약사 평균(8.3%)을 크게 웃도는 20%에 달했다. 만약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얀센으로부터 받은 6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이 지난 4분기 회계에 반영된다면 업계 예상보다 이른 2015년에 매출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만년 업계 3위였던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치게 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7275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액 증가로 분기 매출이 평균 매출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4분기에는 지난 7월 독일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에 수출한 내성표적폐암신약 계약금 약 587억원이 반영됐다. 유한양행도 3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유지했다. 1~3분기 누적매출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 82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4가 독감백신의 판매도 맡아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2014년 아쉽게 1조원 클럽의 문턱을 놓쳤던 녹십자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한 7778억원이다. 업계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녹십자가 보통 4분기 매출이 높고 지난 10월부터 마케팅을 맡은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의 성적도 좋아 무난하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국내 최대 처방액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지난해 원외처방액만 1548억원에 달한다. 의약품 유통업체 중에서는 지오영과 백제약품이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지오영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약 1조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약품도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약국 거래처의 확대를 이뤄내 1조원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백제약품의 2014년 매출은 7456억원이었다. 상위 제약사들이 1조원 클럽에 속속 이름을 올리면서 제약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볼 때 우리 제약 산업의 규모가 여전히 작은 데다 1조원 매출도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으로 올린 상품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와의 공동프로모션에 토종제약사끼리 경쟁이 붙어 마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매출 1조원의 의미가 내수 위상 살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제약 산업이 글로벌로 가는 시작점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자기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좀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우리 제약 산업은 규모 면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차이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2년 세계 50대 제약회사 보유 국가순위’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각각 17개와 9개, 스위스와 이스라엘이 각각 5개와 1개를 가지고 있다. 제약사별 규모로는 2012년 기준 화이자가 63조원(현재는 노바티스가 1위), 50위인 아스펜이 약 2조원에 달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에서 불평등은 무엇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대한민국에서 불평등은 무엇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자본주의는 경쟁을 먹고사는 이념이다. 경쟁이 없으면 자본주의는 설 땅을 잃는다. 완전 평등 사회에서는 경쟁이 없다. 적절한 불평등이 있어야 경쟁이 가능해진다. 불평등, 즉 부와 권력 등에서 차이가 드러나야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경쟁은 너와 나의 발전으로 이어져 성장의 동력이 된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약간의 불평등은 선이다. 그런데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타인의 것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탐욕 때문에 인간은 경쟁을 멈추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인간의 탐욕 채우기에 알맞은 특성도 있다. 유익한 정보는 특정 집단에 집중되고 전파되지 않는다. 당연히 경쟁의 과실은 소수에게 집중된다. 이 경우 불평등은 불공정이고, 부도덕이며, 사회악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등은 어느 쪽일까. 고도 경제성장기의 과실은 몇몇 집단이 독차지했다는 게 세평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위 50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를 보면 2008년에는 44.7%였고, 이제 50%를 넘나든다. 삼성전자의 연매출액이 2012년 이후 200조원을 넘겨 국내총생산의 15% 선에 이른다. 중소기업은 거대 기업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상생을 외쳐도 거대 기업의 탐욕을 막기란 매우 어렵다. 삼성 등은 우리의 자랑이지만, 탐욕과 불평등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수성가형 부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불평등 구조 개선의 희망이 있다. 탐욕의 제어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 구조가 매우 취약하다. 2015년 포브스가 조사한 ‘IT 세계 100대 부자’에 미국인은 51명이었고, 중국인은 20명이었다. 한국인은 5명이었는데 두 명은 상속을 기반으로 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었고, 나머지 3명만 자수성가형 IT 부자였다. 미국의 IT 부자 대부분이 자수성가형이었다는 것과 대비된다. 양극화란 용어를 동원하지 않아도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몇 년 전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우리나라 상위 1%의 소득이 전체의 16.6%를 차지한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9.7%를 크게 상회한다. 우리보다 부의 쏠림이 심한 나라는 미국의 17.7%뿐이다. 부의 쏠림이 심화되면 부자는 일하지 않아도 부가 쌓이고, 가난한 사람은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 머문다. 사회적으로는 중산층이 붕괴된다. 이것 또한 우리 불평등의 현주소다. 불평등의 심화로 청년들 사이에 냉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자녀의 삶이 달라진다는 수저계급론이 그 증거다. 권력으로 자녀의 로스쿨 졸업에 끼어드는 정치인, 자녀의 취업에 노조 권력을 활용하는 노조 간부 등 금수저 논란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증여나 상속으로 부의 대물림이 심화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에게 지나친 영향을 미치면 사회의 역동성은 떨어진다. 지나치면 계급사회가 된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돼 부자에 대한 반감을 키울 수도 있다. 한국의 불평등은 여기까지 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8명꼴로 한국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 큰 충격은 “10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범죄라도 저지를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고등학생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답변을 했단다. 돈이 뭐길래 고등학생이 이런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불평등은 청소년의 영혼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불평등은 범죄도 키운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장기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진 지난 5년 동안 생계형 범죄가 두 배나 증가했다.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범죄로 이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죄에는 벌이 따르게 마련이고, 살아남는 자만이 반드시 승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불평등의 유령이 이처럼 휩쓰는데도 국가 정책을 다루는 국회와 정부의 대응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국회는 친기업 반기업 타령이고, 정부는 합리적 대안을 바탕으로 한 설득보다는 압박 카드로 사회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해관계를 떠나 합리적 관점에서의 정책 대안이 필요한 때다.
  • 美·사우디 올리고 대만·印尼 내리고… ‘기준금리 각자도생’

    美·사우디 올리고 대만·印尼 내리고… ‘기준금리 각자도생’

    미국이 26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 논의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저물가 우려 확산으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올해 정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FOMC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시그널을 강하게 낼 경우 제각기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세계경제는 또 다른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 후 각 나라가 경제 여건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측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됐다. 인플레이션과 자본 유출을 걱정하는 국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미국을 따른 반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자신이 있는 나라는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26일 NH투자증권의 도움으로 유럽연합(EU) 등 45개국의 지난달과 이달 기준금리를 파악한 결과 인상을 단행한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홍콩·칠레·콜롬비아·이집트·멕시코·페루·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으로 나타났다. 이집트가 9.75%에서 10.25%로 한 번에 0.5% 포인트를 인상했고, 페루는 두 차례에 걸쳐 3.5%에서 4.0%로 올렸다. 나머지는 0.25% 포인트로 미국과 인상 폭을 맞췄다. 이집트는 물가 상승률이 10%대에 이를 정도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한 데다 최근 세계은행에서 30억 달러를 지원받는 등 외환 사정도 좋지 않아 기준금리를 올렸다. 페루도 자국 통화인 솔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1~3%를 넘는 4%대를 기록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 반면 대만·뉴질랜드·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 등 4개국은 기준금리를 낮추며 경기 부양에 나섰다. 방글라데시가 0.5%,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는 0.25%, 대만은 0.125% 포인트 인하했다. 이들 국가가 화폐 가치 하락과 자본 유출 우려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안정적인 외환보유액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5위인 4246억 달러다. 인도네시아도 1059억 달러로 최근 증가세다. 마이너스 금리인 스위스(-0.75%)와 스웨덴(-0.35%), 초저금리인 덴마크(0%)와 일본(0.1%) 등은 미국보다 낮은 금리를 동결하며 부양책을 썼다. 기준금리 6%를 고수하다 1년여 만에 4.35%까지 떨어뜨린 중국이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있고, 한국도 최소 한 차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아 각자도생의 시대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일단 기준금리(1.5%)를 동결한 상태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경제의 ‘파이’가 점차 커졌던 과거에는 미국과 각국이 일치된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지금은 한정된 먹거리를 갖고 각국이 ‘전쟁’을 벌이는 시대”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과 미국 내 여건을 고려하면 이번 FOMC에서는 다분히 비둘기파(저금리 선호)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종인, 국보위 전력 공개 사과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

    김종인, 국보위 전력 공개 사과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과거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했던 전력에 대해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22일만 하더라도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국보위 뿐 아니라 어떤 결정을 해 참여한 일에 대해 스스로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더민주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정서를 감안해 이같은 공개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앙위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보위 전력에 대한 자신의 언급을 거론하며 “그 때 간단히 말씀을 해서 상당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보위가 성립된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상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철저하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급작스럽게 그와 같은 일을 발생시켜서 많은 인명피해 를 낸 사실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전문성 때문에 국보위에 참여하게 됐던건데, 당시 광주 상황을 경험한 분들은 굉장히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신다”고 덧붙였다.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때문에 제가 국보위에 참여했던 전력이 광주 여러분들에게 참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시켜 ‘잘못된 것을 왜 잘못됐다고 고백하지 않느냐’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그는 또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이 87년 개헌을 하고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이었다”며 “그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해서 그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AIIB 부총재 확보…中의 보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부총재 5석을 두고 주요 회원국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영국과 독일이 1석씩 확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FT는 AIIB 운영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영국이 부총재 한 자리를 가져가는 대신 독일은 부총재 1석과 총회 부의장 2석 중 1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영국 몫의 부총재는 자유민주당 출신의 대니 알렉산더 전 재무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전 차관은 2010년 보수당이 자유민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리면서 차관으로 임명됐으며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과 함께 긴축정책을 추진한 인물이다. 주요 회원국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영국이 부총재 자리를 확보한 것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럽 주요 국가 중 가장 먼저 AIIB 참여를 선언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3.11%의 지분율로 57개 회원국 가운데 10위에 올라 있다.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AIIB 지분율 4위(4.57%)인 독일은 높은 지분율과 함께 유럽 최대 경제 규모를 앞세워 주요직을 꿰차는 데 성공했다. 앞서 지분율 2위의 인도는 12억 달러 규모의 AIIB 첫 자금 지원 중 절반을 확보했으나 부총재직 경쟁에서는 물러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영국, 독일과 달리 부총재는 물론 총회 부의장과 이사직도 확보하지 못한 프랑스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3.44%의 지분율로 영국보다 3계단 앞선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분율(3.81%) 5위에 올라 있는 한국도 부총재 배출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 16일 AIIB 창립총회 및 이사회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진리췬 AIIB 총재와 러우지웨이 중국 재무장관 겸 AIIB 총회 의장을 만나 한국인 부총재 선임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AIIB 부총재는 진리췬 총재가 후보자를 지명하면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공식 선출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울산, 한국을 부자로 만든 스토리텔링 등으로 중국 관광객 유인

    산업·생태도시 울산이 특수목적관광 교류체험 활성화로 중국 학생과 기업 연수생 공략에 나선다. 울산시는 울산을 ‘특수목적관광 교류체험 여행 플랫폼’으로 만들어 중국 관광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상은 중국의 청소년 수학여행단과 대학생, 기업인 등이다. 시는 한국을 부자로 만든 울산 경제의 저력을 스토리텔링화하고,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SK에너지 등 글로벌 기업체 견학을 활성화해 중국 학생과 기업체 연수를 유도할 계획이다. 울산은 산업체와 함께 선사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도심 최고의 하천 생태공원인 ‘태화강대공원’, 동해안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대왕암공원’,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등 산업·역사문화·생태환경 도시의 장점도 알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중국의 청소년·기업연수 전문 여행사가 청두(成都) 청소년 교류단과 함께 27일과 28일 울산을 방문해 시청 홍보관, 현대중공업, SK에너지, 고래문화마을 등을 둘러보고 울산시와 청소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중국 여행객은 서울 수도권과 제주에 편중돼 있다”면서 “동해의 절경과 접목한 산업체 견학이란 새로운 관광모델을 만들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행자부, 국가기록물 130만건 목록 공개

    행자부, 국가기록물 130만건 목록 공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투쟁에 대한 미국의 동향을 보고한 전문 등 중요 국가기록물이 공개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각 행정기관으로부터 이관받아 서고에 보관해 온 기록물 가운데 130만건을 중앙영구기록관리시스템(CAMS)에 등록했다고 25일 밝혔다. 행자부가 지난해 4월부터 12월 중순까지 23억원을 투입해 국가기록물 정리사업을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공공기관의 기록물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면 우선 서고에 보관된다. 보존 가치와 활용도, 생산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CAMS에 등록된다. 정리사업으로 CAMS에 등록되기 전에는 일반인이 검색, 열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새로 등록된 기록물 가운데는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사건의 기록도 다수 포함됐다.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 시절인 1983년 단식투쟁을 벌였을 때 주미 대사관에서 국내로 보고한 미국 동향 등 외교 문건과 같은 해 미국문화원 방화사건 후 한·미 양국의 대응 조처와 피해보상 문제를 담은 문서도 이번에 공개됐다. 이 밖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탑재 소형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 개발사업 기본계획(2002년), 국보 306호 삼국유사 제3∼5권 문화재 지정관계철(2000년) 등도 공식 등록됐다. 지난해에 등록된 기록물 130만건의 목록은 국가기록원 누리집(www.archive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공개’로 분류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 서울·부산·대전 기록관을 방문해 열람할 수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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