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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절 모른 집념의 드라마… 이세돌도 진화했다

    좌절 모른 집념의 드라마… 이세돌도 진화했다

    알파고 11수까지 2국 ‘흉내바둑’ … 끝내기 상황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수 팝업창에 ‘resigns’ 띄워 패배 선언 인공지능(AI)만 학습하고 진화하는 게 아니다. ‘도전’에 맞서 끊임없이 학습하며 ‘응전’해 온 것이 바로 인간의 역사였다.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지난 세 차례 대국을 통해 바둑을 보는 시야를 넓히며 도약을 이뤄 냈고 마침내 ‘바둑 괴물’ 알파고에게 항복 선언을 받아 냈다. 이 9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극적인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백 78수로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실리vs실리 승부 이 9단은 4국에서는 집을 우선 차지하는 실리 전법을 들고 나왔다. 앞선 대국에서 알파고가 너무나 생소한 수를 보여 준 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이 9단도 이날 대국에선 평범함을 거부하는 모습이었다. 흑 45수 이후 백이 상변 타개로 밀어 가는 수를 두거나 날일(日)자로 두는 수를 예상했지만 이 9단은 백 46으로 예상외의 곳에 뒀다. 프로기사 이영신 5단은 이 장면에 대해 “알파고를 통해 이 9단이 진화했다. 시야가 넓어졌다”며 “백 46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하귀와 좌하귀에서 안정적으로 집을 마련한 이 9단은 좌변에서도 알파고에 세력을 허용하는 대신 집을 만드는 방식을 통해 실리에서 앞서 나갔다. 반면 알파고는 중앙에 거대한 세력을 쌓으며 상변에 큰 모양을 만들었다. 이 9단이 즉각 상변에 침입해 타개에 나서자 알파고는 우변으로 손을 돌려 백을 압박했다. 이 9단이 중앙으로 밀고 올라오자 알파고는 일견 무리하게 보이는 이단젖힘으로 백을 누르며 중앙을 틀어막았다. ●85·87·89 떡수… 자기 집 깨뜨려 중반으로 들어가면서 알파고는 서서히 우세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 9단은 70수 삭감에서 실수해 알파고가 큰 진영을 만드는 것을 막아 내지 못했다. 장고 끝에 이 9단은 백 78수로 중앙 흑돌에 끼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냈다. 이후 알파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를 남발하며 손해를 자초했다. 85·87·89수로 이 9단에게 큰 집을 만들어 주고 자기 집을 깨트리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 해설을 맡은 프로기사 하호정 4단은 “진짜 오류가 났다”며 황당해했다. 함께 해설했던 송태곤 9단도 “접전 지역이 아닌 곳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알파고는 끝내기 상황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수를 여러 번 두면서 끝내기 능력이 막강할 거라는 기존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알파고가 귀신같은 끝내기를 하다가도 의문의 한 수를 둔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초읽기 능력 확인은 다음 기회로 알파고는 백 78수를 당한 이후 다양한 응수타진으로 이 9단을 흔들다 형세가 바뀌지 않자 180수 만에 돌을 던졌다. 알파고의 불계패 선언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알파고 기권. 백돌 불계승이라는 결과가 게임 정보에 추가됐다’(AlphaGo resigns. The result “W+Resign” was added to the game of information)라는 팝업창이 뜨는 것으로 이뤄졌다. 이를 보고 알파고의 대리인인 아자황이 바둑판에서 돌을 거둬들였다. 알파고가 초읽기에 몰리기 직전에 패배를 인정하면서 초읽기 상황에서 알파고가 계산을 얼마나 정확하게 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알파고가 이른바 ‘떡수’를 둔 것에 대해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 9단의 빈틈없는 수에 압박을 받자 확률 계산에서 실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프로기사인 김찬우 AI바둑 대표는 “경기 중반에 알파고가 보인 특이한 수는 일종의 버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바둑계 “마음고생 털었다”며 환호 이 9단이 첫 승을 거두자 바둑기사들은 물론 내외신 기자들도 환호성을 올렸다. 이희성 9단은 전화 인터뷰에서 “그 어느 대국보다도 남다른 승리다. 가슴이 뭉클하다”고 표현했다. 이영신 5단은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면서 나 역시 바둑을 보는 안목이 높아진 걸 느낀다”며 “이번 대국과 같은 기회가 자주 있다면 바둑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같은 명승부가 자주 펼쳐진다면 바둑 대중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3연패’ 이세돌 인터뷰 “이렇게 심한 압박감은 처음…죄송하다”

    ‘3연패’ 이세돌 인터뷰 “이렇게 심한 압박감은 처음…죄송하다”

    세계 최정상 바둑기사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이 3연패한 뒤 알파고의 우승이 확정된 뒤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이겨내기에는 제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심한 압박감,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다”면서 “내용이나 승패 등에서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론적으로 따지면 1국은 다시 돌아가도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알파고의 능력에 대해 오판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세돌 9단은 이어 “역시 승부는 2국에서 났다”면서 “2국은 초반에 어느 정도 제 의도대로 흘러갔고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놓쳤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은 “아무래도 세 판을 졌기 때문에 승패는 갈렸지만, 인간은 심리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능력을 파악하는 데에는 1~3국보다 4, 5국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 “많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만큼 심리적 부담이 컸는데 승부가 결론 난 만큼 부담감을 덜고 대국에 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대국으로 알파고의 최종 우승이 확정됐지만 이세돌 9단은 13일과 15일 열리는 4, 5국도 마저 치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복궁 안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전면 해체·보수… 고향으로 돌아갈까

    경복궁 안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전면 해체·보수… 고향으로 돌아갈까

    탑 보수 후 어디로 갈지 ‘촉각’ 경복궁 경내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있는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전면 해체된 뒤 보수 작업에 들어간다. 보수된 탑이 원래 있던 강원 원주시 법천사 터에 세워질지, 현재 탑 관리 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오는 14일부터 석탑 주변에 가설 덧집을 설치하고 다음달 2일까지 전체 부재를 해체한 뒤 6일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길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문종 때 국사(國師)를 지냈던 지광국사(984~1067)의 사리탑이다. 높이는 6.1m이며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통일신라 시대부터 유행했던 팔각원당형(八角圓堂型·기단, 탑신 등이 팔각형으로 된 형식) 양식에서 벗어나 평면 사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양식을 보여 준다. 탑 전체에 장식된 보살상, 봉황, 연꽃 등 정교하고 화려한 이국풍의 조각이 돋보이는, 고려 시대 사리탑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광국사탑은 정기조사와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정밀 안전진단 등 그동안 진행된 점검 결과 다수 균열과 시멘트 복원 부위 탈락 등이 확인됐다. 특히 기단부와 시멘트로 복원된 옥개석(屋蓋石·덮개돌), 상륜부의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석탑의 추가 훼손이 우려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해체·보존 처리하기로 결정됐다. 지광국사탑은 당초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국보 제59호)와 함께 법천사 터에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인에 의해 해체돼 서울로 옮겨졌다가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반출됐다. 1915년 조선총독부 명령으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법천사 터가 아니라 경복궁에 놓였고 1990년 현 위치에 세워지기까지 최소 9차례 이전됐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옥개석을 비롯한 상부 부재가 여러 조각으로 파손됐고 1957년 시멘트 등 다양한 재료로 복원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중앙박물관과 원주시는 탑 위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중앙박물관은 박물관 내 별도 공간에 세워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인 반면, 원주시는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다보탑처럼 원래 장소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화재 지키는 보존과학 40년사

    문화재 지키는 보존과학 40년사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국보·보물급 문화재 복원과 보존 처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8일부터 5월 8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 특별전이다. 김영나 중앙박물관장은 “올해는 중앙박물관에서 보존과학이 시작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40년간의 보존과학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역할을 조명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5부로 구성됐다. 보존과학 초기부터 최근까지 보존 처리된 문화재 가운데 대표 문화재 57점이 선보인다. 프롤로그에선 박물관의 보존과학 초창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 토기’(하인상), ‘국보 제127호 금동관음보살입상’, ‘보물 제366호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사리외함’ 등 초기 국보급 문화재 보존 처리 과정을 유물과 기록으로 정리했다. 1부 ‘우리 문화재의 재료와 기술을 보다’에선 1990년대 이후 현대 과학기술 도입과 응용 결과물을 통해 과학 발전이 문화재 보존과학에 미친 영향을 고찰할 수 있다. 금속, 도자기, 서화, 목재 등 분야별 대표 재료들과 그 재료를 가공해 제작한 문화재들의 실물과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유물과 전시 보조물을 통해 금속의 누금과 주조 기술, 도자기류의 동화·철화·청화기법, 서화의 배채법, 목공예품의 나전기법 등 우리 문화재 속 전통 기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2부 ‘병든 문화재를 치료하다’에선 보존과학 최대 성과 중 하나인 신라금관총 ‘이사지왕 대도’, 1980년대 1차 보존 처리 후 2014년 다시 보존 처리한 ‘봉수형 유리병’, 3D스캐닝 기법으로 복원한 ‘용 구름무늬 주자’ 등 최근 보존 처리 성과물들의 처리 과정을 유물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이들 유물을 통해 문화재 보존철학과 보수 규범,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의 신기술 도입 가능성 등을 엿볼 수 있다. 3부 ‘문화재의 생명을 연장하다’에선 금속 문화재 부식, 직물류 피해 등 문화재에 해를 끼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환경 관리를, 에필로그에선 전시에 소개되진 않았지만 보존과학 역사에서 중요 위치를 차지하는 국보·보물급 문화재들의 복원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시대를 이끌 진정한 전문가/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기고] 시대를 이끌 진정한 전문가/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공동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추구하도록 사람 간 협력을 촉진하는 신뢰, 제도, 규범 등 무형의 자산을 ‘사회적 자본’이라 부른다. 그중 ‘구성원 간 신뢰’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다. 사회적 신뢰가 확보돼야만 구성원 간 갈등이 줄고 경제적 실효를 보다 효율적으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요인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인 반면 사회갈등관리지수는 27위로 하위권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사회 갈등으로 인한 경제비용을 연간 최대 246조원으로 추산했고 사회갈등지수가 10% 낮아지면 1인당 국내총생산이 최대 5.4%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신뢰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터넷은 무한대의 정보와 연결의 확장을 제공한다. 하지만 혜택의 이면에는 진위와 출처 분별이 어려운 허위 정보가 범람하고 국민적 역량을 모을 사안마저 갈등의 도구로 삼는 ‘양명(揚名)의 전문가’들의 활갯짓이 요란하다. 우려스러운 것은 정보 대신 사익 담긴 주장을, 식견 대신 아이디어를 파는 이가 늘어나며 역량과 책임을 갖춘 전문가의 자리는 좁아지고 전문성의 수준도 하락하며 사회적 신뢰 기반도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민 불안 해소에 기여하는‘선(善)한 전문가’가 누군지 고민해야 한다. 먼저 전문가의 기준과 범위, 역할과 책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통상 개인적 영역에 머물던 ‘장이’가 대중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 ‘전문가’ 호칭을 붙인다. 국민 상식과 지성의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국내외 지혜를 모은다면 진정한 전문가와 사이비 간 대강의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분야에 대한 조예, 언행의 파장을 고려하고 사리에 치우치지 않는 공적인 책임감 등이 전문가의 필요 요건이 될 수 있다. 옥석구분의 방안으로 ‘전문가닷컴’과 같이 자천타천의 전문가를 살펴보는 빅데이터 기반의 전문성 검증 플랫폼을 구축함은 어떠한가. 정보통신기술(ICT)의 도움으로 모든 말과 글이 기록, 공개됨에 따라 이제 상식과 지성, 긍정과 합리의 관점에서 누가 사회에 기여하는 선한 전문성을 지켜 왔는지 비교 검증을 통해 변별할 수 있게 됐다. 이후부터는 정부와 정당, 언론, 기업 등 사회 각층에서 활용하는 전문가에 대해 이 기준을 주기적으로 대입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신뢰 회복에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합의된 신뢰를 보내는 문화도 뒷받침돼야 한다. 소모적 논쟁을 줄여 주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길라잡이이자 추동력이 되도록 국민적 지지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중략)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후략)’ 밥 무어헤드의 시 ‘현대의 역설’은 기술 발달의 모순을 예리하게 벗겨 낸다. 어디로 나아갈지 뜻을 모으기 힘든 현실을 끊기 위해 진정한 정보(情報)와 전문가(專門家)를 찾는 결단이 필요하다.
  •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건보 보장률 줄고 비급여 진료비는 증가

    전체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환자가 의료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제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3.6%에서 해마다 줄어 2013년 62.0%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의료비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5.8%에서 2013년 18.0%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진료 항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행위가 확대될수록 병원들은 비급여 진료 항목을 늘려 소득을 보전한다.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는 성형외과 시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등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새로운 의료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서민의 의료비 부담이 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이 늘어난다는 것은 보건당국이 관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정하며 진료 내역과 가격 등을 보건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보고서는 “현재 62%로 정체된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려면 비급여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비급여 의료비 증가를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고 지원으로 건강보험의 중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거나 건강보험 보험료를 높이는 것도 건강보험 보장률을 늘리는 방법이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고지원 기간이 2017년 12월 31일로 1년간 늦춰졌지만, 2018년에는 어찌 될지 모른다. 건강보험 재정은 단기적 흑자를 보이고 있으나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건강보험 재정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줄곧 국고지원 전 단기적자가 발생하는 등 재정구조가 불안한 상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국고지원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보험료 수입 대비 국고지원 비율은 2010년 17.1%, 2012년 14.8%, 2014년 15.2% 수준이다. 2007~2014년 8년 동안 10조 5341억원이나 적게 지급됐다. 보고서는 “우선 국고지원 방식을 명확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긴축 재정 시기에 맞는 국고지원 결정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작물 30% 키워 몸값 700조원… 내가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져요

    작물 30% 키워 몸값 700조원… 내가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져요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 중 71개 작물의 가루받이(수분·受粉)를 돕는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꿀벌은 소와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가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꿀벌과 나비 등 가루받이를 돕는 생물종의 개체 수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50년 사이 유럽 벌 개체 수 37% 감소 생물다양성협약(CBD)의 과학적 자문을 위해 2012년 설립된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제4차 총회를 열고, 첫 번째 성과물인 ‘수분 및 수분매개체 평가서’를 발표했다. IPBES는 기후변화협약 부속 과학자문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조직이다. 안동대 식물의학과 정철의 교수를 포함해 전 세계 80여명의 전문가들이 만든 이번 평가서에 따르면 전 지구적으로 벌과 나비 같은 수분 매개체 곤충의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나비는 4%가 멸종 위기, 5%가 멸종 위협 상황에 놓여 있으며 야생벌은 2.8%가 멸종 위기, 1.2%가 멸종 위협에 처해 있다. 특히 벌의 경우 전체 종의 56% 이상에 대해서는 명확한 통계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멸종 위협 정도는 추정치의 2배를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50년 전보다 벌의 개체 수는 37%, 나비는 31%나 감소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0% 이상의 벌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처럼 꿀벌을 비롯한 수분 매개 동물이 급감하는 이유는 뭘까. 보고서는 서식지 감소, 병해충, 기후변화, 농약사용, 외래종 유입, 환경오염 등 6가지를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도시개발이 확대되면서 곤충들이 서식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들고 있으며 집약적이고 수확률을 높이기 위해 쓰는 농약이 해충뿐만 아니라 일반 곤충에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분매개 곤충에 의해 재배되는 작물의 생산량은 전체의 30%에 이르고 있으며 전 세계 농산물 생산액의 5~8%에 이른다.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 2350억 달러(286조 2000억원)에서 최대 5770억 달러(702조 7000억원) 정도다. 국립생태원과 정 교수팀은 작물 재배면적, 생산 농작물의 시장 가치, 화분매개 의존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벌과 나비 등이 농업생산에 기여하는 시장 가치가 6조 6000억원 수준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특히 국내 농업은 곡류보다 과일과 채소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곡물 중심의 외국보다 꿀벌과 나비의 개체 수 감소는 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버드 “곤충 사라지면 매년 142만명 사망” 가루받이 곤충 감소는 작물 생산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해 8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랜싯’에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142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과일 생산량은 22.9%, 채소는 16.3%, 견과류는 22.3% 줄면서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비타민A, 비타민B, 엽산 등의 영양소 공급이 감소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속히 늘 것이란 분석이다. ●오바마, 꿀벌 등 보호 국가 전략 발표 상황이 점점 심각하게 돌아가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꿀벌 등 화분매개체 보호를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운영 중에 있다. 미국은 2007, 2008년에도 벌과 나비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한 바 있지만 지난해 수정된 전략은 관련 정부기관 14곳과 민간이 총동원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백악관은 이 전략을 바탕으로 10년 내 꿀벌의 집단 폐사율을 15% 미만으로 떨어뜨리고 모나크나비 개체 수를 2020년까지 2억 2500만 마리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곤충, 특히 벌에 치명적인 네오니코노이드 성분의 농약에 대한 영향 평가와 사용 제한을 고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5년간 2만 8327㎢에 이르는 꿀벌과 나비 등의 서식지를 복원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놨다. ●국내 벌 개체 수, 세계서 가장 많은 수준 외국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국내의 수분 매개 곤충 감소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양봉벌의 개체 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하지만 재래종 꿀벌의 숫자는 급감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며 “국내에서도 수분 매개 곤충의 연구개발(R&D)과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최용수 박사는 “국내에 있는 벌통 수는 170만~200만통(1통당 꿀벌 3만~5만 마리 서식) 정도로 추정되는데 전 세계에서 벌의 수가 가장 많다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미국이나 유럽처럼 벌 개체 감소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벌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꿀벌 생존 환경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꿀벌 생존력을 강화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쏭달쏭+] 자존감, 여성보다 남성이 높다고?

    [알쏭달쏭+] 자존감, 여성보다 남성이 높다고?

    자존감은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자 하는 자존심과 달리,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가리킨다. 이 감정은 학업 성적과 리더십, 위기 극복 능력, 대인 관계 등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쳐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존감의 남녀 성격차는 선진국이 후진국보다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와 네덜란드 틸뷔르흐대 공동 연구진이 전 세계 48개국에서 16~45세 남녀 98만5000명 이상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존감이 생기며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자존감이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존감에 관한 성별 격차는 서양의 산업 국가들이 현저하게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자료는 ‘고슬링-포터 인터넷 인격 프로젝트’(Gosling-Potter Internet Personality Project)라는 연구 데이터로 1999년 7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수집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춘기부터 성인기까지 자존감은 나이에 따라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전 세계 모든 나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자존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국가별 결과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일부 발견됐다. 연구를 이끈 빕게 블라이도른 박사는 “구체적으로, 더 큰 성 불평등을 가진 가난하고 집산주의(주요 생산수단을 공유화하는 것을 이상적이라고 보는 정치 이론)적이고 개발 도상국인 국가들보다 부유하고 개인주의적이며 평등주의적인 성 평등이 높은 선진국 쪽이 자존감에 더 큰 성별 격차가 있었다”면서 “이는 남녀에서 자존감의 발달을 유도하는 특정 문화의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태국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존감에 관한 성별 격차가 적었지만, 영국과 네덜란드 등 국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은 앞서 나온 아시아 국가들보다는 성별 격차가 컸지만 다른 선진국들보다 적은 편이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나이에 따른 자존감 변화가 일정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대한 국내 학계의 추가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블라이도른 박사는 “지난 20년간 나이와 성별에 따른 자존감 차이에 관한 많은 연구에선 남성이 여성보다 자존감이 높고 남녀 모두 나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자존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런 확고한 연구결과는 나이나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자존감의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실증적인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같은 결론을 약화할 수 있는 하나의 문제점은 이전 연구가 모두 서양의 교육 수준이 높은 산업화가 진행된, 풍부한 민주주의 경험을 가진 국가만을 검토해왔다는 것”이라면서 “우리 연구 목적은 성별과 나이가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다른 문화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을 가장 놀라게 한 점은 문화의 차이에도, 자존감의 성별과 나이 차이는 서양 특유의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일반적인 경향으로 나타나며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서 관찰됐다는 것이다. 블라이도른 박사는 “이 현저한 자존감의 성별과 나이에 따른 차이점은 부분적으로는 보편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작용함을 의미한다. 이는 호르몬 영향 등 보편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나 일반적인 남녀 역할 등 보편적인 문화적 메커니즘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보편적인 영향이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국가에서 성별과 나이 차이에서 생기는 차이는 남녀의 자존감 발달에 미치는 문화 고유의 영향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존감에 관한 연구의 대부분은 자존감의 성별 격차가 현저한 산업화한 서양 문화에 한정돼 있었으므로 이런 연구 결과는 중요하다고 블라이도른 박사는 말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문화적인 힘이 자존감 형성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에 관한 이해를 깊게 만든다. 더 자세한 연구를 진행하면 자존감을 촉진하거나 보호하기 위한 자존감 이론과 설계 개입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리학회(APA)가 발행하는 심리학 전문 학술지 ‘성격 및 사회 심리학지’(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성격 및 사회 심리학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본지 김진성 부장 올해의 사진편집상

    본지 김진성 부장 올해의 사진편집상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이동희)와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선호)는 3일 ‘사진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편집상’과 ‘편집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상’을 각각 선정해 발표했다. ‘사진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편집상’ 수상작에는 서울신문 편집부 김진성 부장의 ‘난 어떻게 클까’ 등 3편, ‘편집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상’에는 한국경제 사진부 김범준 기자의 ‘벚꽃 핀 팽목항’ 등 3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오는 5월 3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 전시관에서 개최되는 제52회 한국보도사진전에 전시되며 시상식은 4월 20일 오후 7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 “임시 사장이 국보위 수준 전권” “安, 대권 욕심에 통합 반대하나”

    “임시 사장이 국보위 수준 전권” “安, 대권 욕심에 통합 반대하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3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대해 “한 손으로 협박하고 다른 쪽으로 회유하는 비겁한 공작”이라며 거부했다. 김 대표가 이날 오전 “(안 대표가) 탈당한 기본적 동기는 내년 대선에서 후보가 꼭 돼야겠다고 생각한 것이고, 지금도 그런(대선 후보가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대 의견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대응이다. 안 대표가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야권통합 논의에 쐐기를 박았지만,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당의 대주주들은 통합 혹은 선거연대에 호의적인 터라 국민의당 내분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安 마이웨이 선언 “선거 연대도 없다” 안 대표는 이날 부산여성회관에서 열린 ‘부산을 바꿔! 국민콘서트’에서 “(야권통합 제안은)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 전환용이라는 것을 모든 분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우뚝 서는 것을 방해하고 저지하려는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또 “심지어 안철수만 빼고 다 받겠다는 오만한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도대체 우리 당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면 이런 막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게 막말 정치, 갑질 정치, 낡은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김 대표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전력을 들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대표가 앞서 비대위 대표의 권한 확대를 요구하면서 ‘국가도 비상 상황에서 헌법을 중지한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 “경악스러운 발언,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뒤 “헌정을 중단시킨 국보위 수준으로 전권을 장악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당의 주인이 아니다. 임시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의도가 의심스럽다”라고만 했던 안 대표가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한 자릿수 당 지지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당 구성원들이 김 대표의 한마디에 요동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자칫 ‘철수(撤收)정치’의 이미지가 고착되면 2017년 대선 가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근들도 격앙됐다. 야권통합론에 솔깃하는 당내 움직임에 대해 “통합하려면 국민의당에서 나가면 된다”며 각을 세웠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더민주에서 ‘컷오프(공천심사 배제)로 쳐냈으니 줄 자리가 있다’고 유혹하는 것”이라며 “통합 찬성파들은 모두 자기 이익만 챙기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당내 상황은 심상치 않다. 김한길 위원장은 “많은 의원이 이미 그렇게 (논의가) 굴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통합 논의를 기정사실화했다. 천 대표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목표”라고 말했다. 야권후보 난립이 치명적인 수도권 의원들도 적극적이다. 최원식(인천 계양을) 의원은 “김종인 체제가 들어서면서 친노 패권주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본다면 통합 논의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김한길·천정배도) 큰 틀에서 제 생각에 동의하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왜 창당됐는지 봐야 한다. 당헌·당규가 소속된 분들의 동의로 만들어졌다”며 “대한민국 헌법이 제일 중요하고 이견이 있을 수 없듯 마찬가지”라며 선을 그었다. 수도권 선거연대에 대해서도 “고민 없다. 제가 수도권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더민주·정의당, 인천지역서 야권연대 이처럼 안 대표가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당을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토론하자고 했는데 안 대표가 문을 닫아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와 정의당은 인천 지역에서 야권 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더민주 인천시당 관계자는 “가급적 19일까지 단일 후보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의료기관 해외 진출 5년 새 2.4배 늘었다

    의료기관 해외 진출 5년 새 2.4배 늘었다

    진료과목 피부·성형·한방 많아… “진출국·국내법 규제에 애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사례가 지난 5년 사이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5년 의료기관 해외 진출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41건(누적)의 해외 진출이 이뤄졌고, 올해도 51건의 새로운 의료 교류가 예정돼 있다. 2010년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누적 건수가 5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43.1%나 늘었다. 의료 한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까지 우리 의료기관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중국으로, 전체 해외 진출 141건 가운데 36.9%인 52건에 이른다. 한류 영향으로 미용·성형 수요가 커진 데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의료특구 조성, 해외 투자 장려 정책을 펴고 있어 진출하기가 더 수월해졌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선 우리 한의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의 미국 진출 사례 33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건(54.5%)이 한방 분야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한의사 면허 취득이 쉽다. 이 밖에 카자흐스탄(9건·6.4%), 서울대병원(왕립병원 위탁 운영)·서울성모병원(검진센터) 등 대형 병원이 진출한 아랍에미리트(8건·5.7%) 등이 뒤따랐다. 올해는 러시아, 미얀마, 카타르 등 미개척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의료기관이 적지 않아 앞으로 진출 대상국은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진료 과목별로는 피부·성형이 54건(38.3%), 한방 22건(15.6%), 치과 18건(12.8%) 순으로 많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화상 전문 병원 ‘베스티안’이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하는 등 최근에는 전문화, 대형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진출을 준비 중인 51건 가운데 진출 과목별로는 종합진료가 19건(37.3%)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성형 분야는 11건(21.6%)에 그쳤다. 진출 규모별로는 건강검진 등 특화된 전문센터로 진출하려는 건수가 19건(37.3%)이며 종합병원의 진출(5건·9.8%) 사례도 제법 늘었다. 한편 해외 진출 의료기관들은 조사에서 현지 정보 부족, 진출국의 법·제도 규제, 국내법상 규제와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고 답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설빈의 한 방, 리우행 불씨 살렸다

    정설빈의 한 방, 리우행 불씨 살렸다

    후반 39분 선제골 얻어맞고 패색…3분 뒤 터닝슛 동점골로 승부 원점 강팀 北·日과 2무…호주전 고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윤덕여호가 아시아 최강 일본과 1-1 무승부로 불씨를 살렸다. 정설빈(현대제철)은 북한과의 1차전에 이어 연속골을 터뜨려 대표팀의 해결사로 우뚝 섰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여자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 랭킹 4위이자 아시아에서 랭킹이 가장 높은 일본과 1-1로 비겼다. 가장 힘든 상대로 꼽혔던 북한과 일본을 상대로 2무승부로 선전, 풀리그 5경기 가운데 첫 고비를 넘긴 한국은 이날 베트남에 9-0 대승을 거둬 2승째를 올린 호주와 중국, 베트남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반면 1차전에서 호주에 패한 일본은 반드시 승점을 올려야 할 상황이었지만 두 경기째 승점 1에 그쳐 한국보다 더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북한전 선제골의 주인공 정설빈이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지일파 트리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장슬기(현대제철)·조소현(고베 아이낙)이 선발로 나선 한국은 후반 종반까지 일본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지만 후반 39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가와스미 나호미가 크로스을 올리자 이를 보고 뛰쳐나온 골키퍼 김정미가 점프했지만 정작 펀칭에 실패하는 바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동점골은 3분 뒤 정설빈의 발끝에서 터졌다. 이번에는 A매치 80회 출전을 자랑하는 ‘베테랑’ 후쿠모토 미호의 범실 덕이었다. 후반 42분 장슬기의 크로스를 후쿠모토가 품에 안다가 동료 선수와 부딪히는 바람에 공을 흘리자 골 지역 오른쪽에 버티고 있던 정설빈이 잡아채 오른발로 터닝슛,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을 짜릿함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후반 24분 일본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오른쪽을 보고 깔아 찼지만 방향을 눈치 챈 후쿠모토에 막힌 것. 주심의 늑장 휘슬이 키커 지소연의 리듬을 깬 탓도 있지만 한국은 천금 같은 기회에서 ‘승점 3’을 그대로 날렸다. 대표팀은 당초 3승2무를 목표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시나리오대로라면 한국은 남은 호주와 중국, 베트남전을 모두 이겨야 승점 11점을 쌓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대표팀은 오는 7일 두 경기 12골의 가공할 득점력으로 올림픽 본선에 한발 더 가까이 간 호주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리우행의 최대 고비다. 한편 1차전에서 한국과 1-1로 비긴 북한은 같은 시각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에서 라은심의 선제골과 후반 인저리타임 중국의 극적인 동점골을 묶어 또 1-1로 비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무디스 ‘중국경제 3災’ 경고 신용등급전망 ‘부정적’ 하향

    ① 지표 악화… GDP 43%가 빚 ② 외환보유액↓… 시중銀 압박 ③ 개혁 불확실성… 당국 못 믿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등급 전망 변화의 이유로 재정 지표 악화, 외환보유액 감소, 당국의 개혁 이행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 3가지를 꼽았다. 무디스는 “중국 정부의 재정능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지방정부와 국책은행, 국영기업 등과 관련한 채무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소송·회계변경 등으로 장래에 조건이 바뀌면 갚아야 하는 우발채무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32.5%에 불과했던 중국 정부의 부채 규모도 지난해 말 40.6%까지 올랐다”면서 “2017년 4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또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18개월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외부 취약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던 2014년 6월 3조 9932억 달러에서 올 1월 말 3조 20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자본 유출세가 계속되면 시중 은행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정책 결정자들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이 신용평가사는 “정부의 국영기업 채무 지원 등이 개혁을 더디게 한다”면서 “개혁 실행의 실패는 정책 결정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 자체는 ‘Aa3’로 유지했다. ‘Aa3’는 무디스의 21단계 등급 기준에서 상위 네 번째 등급으로 대만, 칠레 등과 같으며 한국보다는 한 단계 아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골서 제왕절개수술하려면 도시보다 5배 더 멀리 가야

    시골서 제왕절개수술하려면 도시보다 5배 더 멀리 가야

    도시를 벗어나 살면 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을 받을 때 도시 거주자보다 5배나 멀리 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건축도시공간연구소와 ㈔한국여성건설인협회 주최로 열린 ‘존중받는 생로병사를 위한 환경적 모색’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1일 이 연구위원의 분석을 보면 각 시·군·구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까지 거리는 평균 0.4㎞였다.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이나 경북 울릉군을 빼고 계산한 것이다. 시 지역과 군 지역은 거리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제왕절개 분만이 가능한 의료시설’로 기준을 바꾸면 차이가 커졌다. 시 지역은 중심점에서 4.8㎞, 군 지역은 24.1㎞로 5배 차이였다. 시·도별 격차도 컸다. 서울은 1.1㎞였지만 경기는 시 지역이 3.4㎞, 군 지역이 18.4㎞였다. 인천은 각각 3.4㎞와 20.6㎞로 조사됐다. 광주는 가장 가까운 제왕절개 가능 의료시설까지 거리가 3.6㎞, 대전은 3.4㎞였다. 부산은 시 지역이 2.0㎞, 군 지역은 4.0㎞였고 대구는 2.2㎞와 7.2㎞, 울산은 2.9㎞와 9.4㎞였다. 제왕절개가 가능한 의료기관까지 가장 거리가 먼 지역은 강원도로 시 지역과 군 지역이 각각 19.3㎞와 37.7㎞였다. 신생아 중환자실도 도시와 비도시 지역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시 지역이 12.6㎞, 군 지역이 38.3㎞로 3배 넘게 차이가 났다. 특히 강원·전남·충청의 군 지역은 중심점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이 있는 곳까지 거리가 40.0㎞(100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대학병원과 취약지 병원 사이 교류, 원격의료, 응급 이송을 위한 촘촘한 망 구축 등 지역에 따른 임신·출산 인프라의 질적 격차를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고]

    ●김진숙(이자르산후조리원 원장)만훈(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태훈(에이원아카데미학원 원장)씨 부친상 정성현(새누리당 정당인)씨 장인상 29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요양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2225-1444 ●박종철(한라그룹 홍보팀 상무)씨 장모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010-2262 ●송진호(KR선물 대표이사)씨 모친상 2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30분 (031)787-1510 ●김원한(전 KBS 인적자원실장)모한(경상북도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화숙(신라축산 대표)상한(전 국회의원 보좌관)석한(우리가든 대표)씨 부친상 현성찬(신라축산양품 대표)씨 장인상 29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53)956-4445 ●박주언(메비우스 코퍼레이션 상무)주강(한국애질런트 테크노롤지스 이사)씨 부친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51 ●정규한(LG서브원 해외팀장)재욱(아이피오애셋 관리이사)씨 부친상 국기연(세계일보 워싱턴특파원)씨 장인상 29일 인천 길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32)460-3444
  • 사라지니 살아나는 곳

    사라지니 살아나는 곳

    옛 절터는 따사롭다. 봄으로 가는 길목, 잔설이 있어도 생채기 난 돌탑 위로 어느새 훈풍이 스친다. 그래서 폐사지를 찾아가는 여행은 시간을 거슬러 전혀 다른 세상과 만나는 독특한 경험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3월에 가볼 만한 옛 절터를 추천했다. ●고려 왕의 스승이 머문 자리-강원 원주 흥법·거돈·법천사지 원주엔 폐사지가 많다.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흥법사지, 거돈사지, 법천사지 등 신라 시대 창건해 임진왜란 때 사라진 폐사지가 여럿이다. 특히 이 세 절집은 고려 시대 왕의 스승인 국사가 머물며 이름을 떨친 사찰이다. 비록 건물은 사라졌지만 탑과 탑비 등이 남아 옛 사찰의 규모와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거돈사터는 이른바 ‘폐허의 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신라 후기인 9세기께 조성된 뒤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대가람이었으나, 지금은 너른 터와 석탑만 남아 당시 모습을 일러 주고 있다. 흥법사지는 다소 휑한 편. 법천사지는 여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폐사지를 돌아본 뒤에는 흥원창에서 갈무리한다. 강과 산을 물들이는 일몰이 아름답다. 원주시 관광안내소 (033)733-1330. ●조선 최대 왕실 사찰로의 시간 여행-경기 양주시 회암사지 양주 회암사지는 고려 중기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측되는 절터다. 관련 기록이나 여느 사찰 건축과 다른 궁궐 건축양식, 출토 유물 등으로 미뤄볼 때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었으리라 짐작된다. 회암사는 오랫동안 왕실의 후원 아래 위세를 떨쳤다. 특히 태조 이성계는 스승으로 모시던 무학대사를 회암사 주지로 보낸 뒤 자주 찾았으며, 왕위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암사에 머물며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암사지 뒤 산길을 조금 오르면 중요한 문화재 여러 점을 만난다. 회암사와 인연이 깊은 지공선사,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부도와 석등이다. 양주관아지와 조명박물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흥아트파크, 청암민속박물관 등을 연계하면 좋다. 양주시 문화관광과 (031)8082-5664. ●고려 마의태자 전설 품은 절집-충북 충주 수안보면 미륵대원지 미륵대원처럼 이름 뒤에 ‘원’자가 붙은 곳은 대개 여행자가 숙식을 해결하던 곳, 즉 역원의 역할을 담당하던 절집이다. 조선시대엔 국가가 역원을 운영했지만 고려 때는 절에서 담당했다. 이런 절집엔 보통 ‘기골이 장대한’ 불상이 서 있기 마련인데, 미륵대원지에도 10.6m에 달하는 미륵불(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이 세워져 있다. 한데 대개의 불상이 남쪽을 바라보는 것에 견줘 충주 미륵불은 북쪽을 보고 있다. 미륵불을 세운 마의태자가 누이 덕주공주가 세웠다는 덕주사를 바라보게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학계에선 옛 고구려 땅을 회복하려는 고려의 북진사상이 표현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미륵대원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 아래 자리잡았다. 걷다 보면 백두대간 산봉우리가 물결친다. 충주시 관광과. (043)850-6723. ●황매산 기암절벽 아래 신비의 절터-경남 합천 영암사지 합천 황매산 자락의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영암사지가 있다. 여느 절터처럼 석탑과 석등 같은 문화유산이 올곧이 남았지만, 절집의 내력은 자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 대표적인 유물로는 쌍사자 석등이 꼽힌다. 영암사지에서 황매산이 지척이다. 황매산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합천 읍내로 가는 길에는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자리잡았다. 근대의 역사를 담은 세트장으로, 실제라 착각할 만큼 사실적인 모양새가 일품이다. 합천은 가야국 연맹체인 다라국의 고장이다. 합천박물관에는 다라국 지배층의 고분군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뒤쪽에 사적으로 지정된 옥전 고분군이 있다.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와 대장경테마파크, 두 곳을 잇는 해인사 소리길도 합천의 명소다. 합천군 관광진흥과 (055)930-4666. ●춘향이도 시기할 사랑 이야기 담은 터-전북 남원 만복사지 남원은 춘향과 판소리로 유명하다. ‘사랑의 도시’라 불릴 만큼 춘향전은 도시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단단히 자리잡았다. 한데 춘향전에 버금가는 러브 스토리가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바로 ‘금오신화’에 나오는 ‘만복사저포기’다. 노총각 양생이 만복사에서 만난 여인의 영혼과 사랑을 나누고 부부의 연을 맺은 이야기다. 고려 문종 때 창건된 만복사는 승려 수백 명이 머물렀을 정도로 번성했으나,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절집도 소실됐다. 전각은 모두 불타고 지금은 오층석탑(보물 30호), 석조대좌(보물 31호), 당간지주(보물 32호), 석조여래입상(보물 43호) 등만 남았다. 만복사지에서 시작한 여행은 춘향테마파크, 국악의 성지, 남원추어탕거리를 거치며 차츰 흥겹고 맛깔나게 무르익는다. 남원시 문화관광과 (063)620-6161. ●허물어진 절터에 남은 천년의 온기-충남 보령 성주사지 보령 성주사지는 크고 유서 깊은 절터다. 성주산 자락에 둥지를 튼 폐사지에는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의 흔적이 골고루 묻어난다. 국보 1점과 보물 3점 등 귀한 유물이 허물어진 절터를 의연하게 지키고 있다. 성주사는 통일신라 선종의 대가인 무염대사(낭혜화상)가 크게 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선종의 큰절인 ‘구산선문’ 중 하나가 성주산문이며, 그 중심지가 성주사다. 낭혜화상탑비(국보 8호)는 무염대사를 기리기 위해 최치원이 비문을 지었으며,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등이 절터에 있다. 성주산의 남쪽 주봉인 옥마봉 전망대에 오르면 보령 시내와 대천해수욕장 등 서해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성주산자연휴양림, 개화예술공원, 보령석탄박물관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보령시 관광과 (041)930-454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온라인 삐라’ 국보법 위반 수사

    북한 해외 홍보 매체 ‘코리아인훠21’이 이메일로 온라인 삐라를 대거 유포 <서울신문 2월 25일자 1면>한 데 대해 경찰이 25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이름으로 보낸 이메일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메일을 국내의 불특정 다수에게 뿌린 행위가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선전전이라고 결론 내리고 발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해당 이메일을 수신한 이들의 직업과 숫자 등도 파악하고 있다. ‘우리 운명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리워 보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해 버릴 것이다’로 시작하는 이메일은 지난 23일 북한이 발표한 중대성명과 같은 내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내용이지만 북한을 찬양, 고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면 이적표현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메일 발신자인 ‘코리아인훠21’의 페이스북 계정을 추적한 결과 접속 지역이 미국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메일 계정이 모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만큼 해당 회사의 협조를 얻어 발신자를 밝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안당국은 북한이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등 인터넷 사이트의 국내 접속이 차단되자 북한이 이메일과 SNS를 선전 창구로 전환한 신종 삐라를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공안당국은 북한이 직접 자신의 주장을 이메일을 통해 국내에 유포한 첫 사례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MWC 2016] 한국보다 3.5배 빠른 화웨이 5G… 中, 추격자서 추월자로

    [MWC 2016] 한국보다 3.5배 빠른 화웨이 5G… 中, 추격자서 추월자로

    키보드 탈부착 ‘메이트북’으로 PC 진출…레노버·샤오미도 성능 앞세워 비약 참가업체 10%는 중화권 ‘인해전술’ “턱밑까지 따라왔다구요? 상당 분야에서 벌써 앞서가고 있어요.”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MWC 2016) 무대에서 중국 업체들이 상당한 정보기술력을 과시하며 IT 강국인 한국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MWC에 참가한 중국 기업은 171개로 홍콩과 대만 업체까지 합해 전체 참가 업체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세계 통신장비 1위인 화웨이(華爲)는 업계 최고 수준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자랑한다. 화웨이는 MWC 개막일인 22일(현지시간)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초고주파 광대역 밀리미터웨이브(mmWave) 방식을 이용해 70기가비피에스(Gbps) 수준의 5G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과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인 에릭슨이 5G를 표방하며 구현한 전송 속도가 각각 20.5Gbps와 25Gbps임을 감안하면 화웨이가 5G 분야에서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5G란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현존 LTE(롱텀에볼루션)인 4G(75Mbps)보다 최소 270배 빠른 20Gbps 이상의 초고속 무선 데이터 전송 기술로, 가상현실(VR) 등 미래 산업을 구현하는 데 절대적이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은 23일 “MWC에서 선보인 화웨이 (5G)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중국 혁신의 우수성을 보여준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MWC 행사에서 총 4개 전시관을 운영하는 화웨이는 삼성전자(3200㎡)보다도 큰 4000㎡ 상당의 최대 전시 면적을 확보했다. 화웨이는 이번 MWC 무대를 계기로 태블릿(화면)과 키보드를 붙였다 뗄 수 있는 투인원(2-in-1) 형태의 스마트 기기인 ‘메이트북’도 공개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문에 본격 진출한 지 4년 만에 삼성, 애플에 이은 글로벌 3위 업체로 급부상한 데 이어 이제 PC 분야로까지 공격적인 확장을 꾀하는 셈이다. 화웨이 스마트폰 총사령탑인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 위청둥(余承東)은 지난 21일 열린 메이트북 공개 행사에서 “3년 내에 애플을, 5년 내로는 삼성을 뛰어넘겠다”고 말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의 추격 속도도 이번 MWC의 관전 포인트다. ZTE,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도 MWC 제3전시장 내 삼성전자·LG전자 부스 인근에 포진해 기술을 뽐내고 있다. 레노버 ‘모토g’ 모델의 경우 21일 삼성이 공개한 프리미엄 폰인 ‘갤럭시S7’의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부스 내 홍보 도우미는 “삼성전자 갤럭시S7이 1.5m 물속에서 30분 견딜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제품도 1m 깊이의 물속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이 가득 찬 어항 속에 모토g를 집어넣은 뒤 셀카(셀프카메라)를 찍거나 바닥에 힘껏 내팽개치는 식으로 우수성과 견고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급부상한 중국의 샤오미(小米)는 비록 MWC 전시관으로 입성하지는 못했지만 24일 전시장 인근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미5’를 공개한다. 샤오미가 MWC와 같은 국제 행사를 계기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들 중국 업체들의 강점은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다. 삼성, 애플 등 선진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 절벽에 직면해 고전하는 것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위협적인 것은 중국 업체들의 비약적인 성장 속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품의 디자인만을 보고 우리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안일한 태도”라면서 “중국 업체들이 과거에서 현재 수준으로 발전한 속도를 보면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만큼 잠시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공공기관 우수 협업사례 6개 선정

    해마다 어린이집 등에 내야 했던 영유아 건강검진 결과를 전산화해 학부모의 불편을 줄인 사업이 정부의 공공기관 협업 우수과제로 선정됐다. 우수과제 주관기관은 경영평가 시 1점, 협조기관은 최대 0.3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진행된 23개 공공기관 협업 과제 가운데 6개를 우수과제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회보장정보원,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공공기관 간 영유아 건강검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존 종이서류인 건강검진서를 전산화했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등은 전산조회를 통해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돼 번거롭게 매년 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4만 8000개의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146만명이 부담하던 검진 비용과 검진결과서 재발급 비용 등 105억원이 매년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경기도, 성남시, 용인시, 가천대 등과 대중교통환승시설인 ‘고속도로 ex-HUB’를 가천대역, 동천역 주변에 설치했다. ex-HUB를 이용하면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빠질 필요 없이 바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갈아탈 수 있어 수도권의 만성적인 교통 지·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동서발전은 국립공주대 등과 버려지는 석탄재를 재활용해 고품질에 저렴하고 층간 소음을 줄여 주는 건축자재를 만들었다. 석탄재 매립비용 25억원을 절감하는 동시에 기존 건축자재보다 30% 싸 시공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문화정책연구원, 인천시 등과 함께 인천공항 내부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일자리 창출 경진대회 등을 열어 10개 법인을 창립하고 54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수자원공사는 상수도협회, 코트라 등과 물 시장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에서 해외 판로개척까지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해 23개사, 1200억원대 매출을 일궜다. 코트라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한국무역보험공사, 대기업 등과 사전 바이어 신용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한 중소기업 판로개척에 도움을 줬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저출산 극복’ 역행 법령·제도 미리 손본다

    상반기 중 ‘인구영향평가제’ 마련 정책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 분석 새 법령과 제도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조정하는 ‘인구영향평가제’가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 연구에 착수해 인구영향평가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과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합동워크숍을 열고 지난해 12월 수립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자 이런 내용의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인구영향평가제는 정부 정책이 저출산 극복 노력에 역행하지 않도록 인구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는 제도다. 도로시설·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시설과 간척사업 등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환경영향평가제도와 유사하다. 예컨대 아이를 더 낳으라고 하면서 되레 다자녀 추가공제를 폐지해 문제가 됐던 2013년 세법 개정 사례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정산 보완대책으로 다자녀 추가 공제 혜택을 다시 확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법 단계에서부터 출산율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이미 있는 제도라도 저출산 극복 정책에 역행한다면 손질할 수 있도록 인구영향평가제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까지도 인구영향평가제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정부는 제도 시행에 따른 충격파를 고려해 우선 연구 단계에서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로 했다. 인구영향평가제가 시행되면 모든 부처는 저출산 문제와의 연관성을 꼼꼼히 살펴 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자칫 인구영향평가제가 지나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점검·평가단을 꾸려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핵심과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기본계획 과제의 이행실적 점검을 연 1회에서 4회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예산집행률 위주의 성과 평가가 이뤄져 왔다. 점검·평가 결과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장관급 회의체에 안건으로 상정해 보완 대책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점검·평가 지원을 위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관계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점검·평가지원단’을 설치, 운영할 예정이다. 매년 말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추진 성과를 결산하고 우수 사례를 확산할 수 있도록 성과보고 대회도 개최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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