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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등만 3번 ‘베테랑’ 조민규 데뷔 14년 만에 첫 승 정조준

    2등만 3번 ‘베테랑’ 조민규 데뷔 14년 만에 첫 승 정조준

    일본투어에서는 2승을 거뒀지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뷔 이후 13년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조민규(34)가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조민규는 16일 제주 블랙스톤CC(파72·7385야드)에서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5언더파를 친 최진호(38)에 이어 고군택(23)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2008년 프로 데뷔한 조민규는 일본투어에서 10년 넘게 뛰면서 2011년 간사이오픈과 2016년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코리안투어에서는 아직 1승도 못했다. 올 시즌도 상금랭킹 5위를 올라 있지만 상금 톱10 선수 중 유일하게 우승이 없다. 조민규는 올 시즌 GS칼텍스 매경오픈과 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에서 2위에 오르는 등 10위 권에만 4번 이름을 올렸다. 조민규는 이날 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했던 적이 6년 전이라 우승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린 것 같다”면서 “빨리 통산 3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사실 조민규는 강풍 등 악천후로 취소된 전날 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렸다. 초속 8m/s의 강풍 속에서도 13개 홀에서 3타를 줄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린 위 공이 서지 않는 지경까지 바람이 거세져 취소됐다. 조민규는 제주의 거센 바람 속에서 헤매고 있던 다른 선수들과 큰 격차를 벌렸던 것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날씨 때문에 라운드가 취소되는 것도 골프의 일부”라면서 “오늘은 오늘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강한 바람 속에서 진행되는 경기에 대해 조민규는 “골프장 컨디션은 해외 투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잘 돼 있다”면서 “제주에서의 경기는 확실히 바람과 싸움이다”고 말했다. 또 “한국보다 기상 조건이 나쁜 일본투어에서 10년 넘게 뛴 것과 링크스 코스(바닷가 골프장으로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음)의 ‘끝판왕’인 세인트앤드류스(올해 디 오픈 코스)를 다녀오고 나서 요령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조민규는 “마지막 퍼팅이 잘 됐으면 2등이 아니라 1등을 더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번엔 우승을 위한 마지막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일제가 파괴한 비석군 ‘세계유산’ 충분하다/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제가 파괴한 비석군 ‘세계유산’ 충분하다/서동철 논설위원

    한일 관계가 화제에 오를 때마다 너그러운 소수 의견에 동조하곤 한다. 저들이 우리에게 한 짓은 용서하기 어렵지만 21세기 외교에서 다소의 유연성은 발휘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주장에 손을 든다. 문제는 탄압을 넘어 역사 말살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현장을 둘러보면 나같이 생각해서 될 일인가 싶은 반성도 깊어진다는 것이다. 상대가 있는 외교와는 달리 우리 스스로 역사의 진실을 축적하는 작업을 게을리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제강점기 폭파된 전북 남원의 황산대첩비(荒山大捷碑)를 찾았을 때가 그랬다. 황산대첩은 훗날 조선을 창건하는 삼도도순찰사 이성계가 고려 우왕 6년(1380) 운봉 황산에서 왜구 대부대를 섬멸한 싸움을 이른다. 일본은 비석을 다이너마이트로 부순 것도 모자라 글자를 일일이 정으로 쪼았다. 어휘각도 훼손했다. 이성계가 함께 싸운 원수와 종사관의 이름을 싸움터 바위에 새겨 놓은 곳이 어휘각이다. 안내문에는 훼손이 1945년 1월 17일 이루어졌다고 적었다. 일제가 비석을 대거 훼손한 것은 조직적이었다.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1943년 경무국장에게 보낸 ‘유림의 숙정 및 반시국적 고적의 철거에 관한 건’이라는 공문에는 없애버려야 할 문화재가 망라돼 있다. 황산대첩비 대목에는 ‘일본의 한반도 침입 역사를 보여 주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이성계에게 패했다는 사실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경무국은 공문을 다시 전국의 일선 경찰서에 보내 ‘철거’를 ‘집행’토록 했다. 임진왜란의 의승장 사명대사 유정을 기리는 ‘사명대사 석장비’도 이때 네 동강 났다. 사명대사는 1610년 경남 합천 해인사 홍제암에서 입적했는데,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유정의 일생을 기록해 광해군 4년(1612) 비석을 세웠다. 사명대사는 만화에도 등장하듯이 ‘조선에 보배가 있느냐’는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물음에 ‘모두 당신의 머리를 가장 귀한 보물로 노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임란 당시 왜군의 호남 침공을 막아내고, 결과적으로 국토를 보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금산에는 특히 ‘반시국적 고적’이 밀집해 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칠백의총의 ‘중봉 조헌 일군 순의비’ 역시 일제 말 폭파됐다. 1603년 세워진 순의비가 부서지자 지역 수민들은 훼손된 순의비를 땅에 묻었고, 1952년 성금을 모아 다시 세웠다. 조각난 순의비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옛 모습에 가깝게 폭파된 부재를 이어붙여 오늘에 이른다. 금산성을 공격한 호남 의병장 고경명의 순절비각은 눈벌 어귀에 있다. 일제 말기 훼손된 순절비는 비각 내부에 조각조각 모셔져 있다. 왜군의 전주 침입을 봉쇄한 권율의 이치대첩비 역시 폭파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금산 공방전에서 처음 목숨을 바친 금산군수 권종의 순절비가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땅에 묻혀 다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제 치하에서 존망의 위기를 겪은 역사적 비석들이 다른 이유도 아닌 폭파되거나 깎여 나갔다는 이유로 문화재 가치 평가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유감스럽다. ‘반시국적 고적’으로 지목돼 황산대첩비처럼 비문이 깎여 나간 행주산성의 행주대첩비가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도, 보물도 아닌 경기도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현실도 안타깝다.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자 훼손한 문화재라면 오히려 같은 이유로 문화재적 가치는 높아졌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명대사 석장비만 해도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있을 때보다 일제가 의도를 갖고 훼손한 이후 훨씬 역사적 가치가 높아지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일제의 식민지 석조 문화재 훼손은 당사자인 한일 두 나라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바로 이런 역사의 흔적을 등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표현·양심의 자유 침해” vs “해악 큰 표현 제한 필요”

    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두고 1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는 찬반 측의 치열한 공방이 3시간 넘게 벌어졌다. 청구인 측은 절대적 기본권인 양심형성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 측은 해악이 큰 이적표현을 무제한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헌재는 이날 수원지법과 대전지법 등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과 개인의 헌법소원 등 총 11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대상은 반국가단체를 정의한 법 2조 1항과 이적행위·이적단체가입·이적표현물 등을 처벌하는 법 7조 1·3·5항이다. 헌재가 국보법 사건 공개변론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청구인 측 대리인 조영선 변호사는 “말과 글뿐만이 아닌 문화·예술작품, 개인적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의 활동까지도 국보법은 이분법적 잣대로 규율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이 실정법으로 존재하는 한 자기검열에 따른 표현행위의 위축과 민주주의 사회의 기초인 공론의 장이 왜곡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윤경 변호사도 “법 7조 5항의 제작·수입·복사·소지·취득은 특정 사상적 표현이 외부로 표현되기 이전 상태인 내심의 영역인데도 처벌대상으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청구인 측은 이 조항들이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는 1991년 국보법이 개정된 후 엄격한 법해석이 이뤄지고 있다며 합헌을 주장했다. 송창현 법무부 행정소송과장은 “과거 국보법이 남용됐던 기억 때문에 오해와 우려가 있다”며 “순수한 학술적 목적이나 단순한 호기심 충족 등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되거나 정치적 자유가 박해되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남북관계의 이중성을 바탕으로 국보법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이적표현물 조항의 개념은 검찰과 법원의 실무상 해석을 통해 충분히 명확하게 특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관들은 양측 주장의 근거 등을 질문했다. 특히 인권변호사 출신인 이석태 재판관은 청구인 측이 근거로 제시한 미 연방대법원의 ‘명백·현존위험의 원칙’의 내용을 묻거나 법무부 측이 제시한 국보법 사건 기소 통계의 상세 내용을 질의하기도 했다.
  • 한은, “유럽·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커져”

    한은, “유럽·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커져”

    최근 미국와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여파로 우리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총괄팀·미국유럽경제팀·전망모형팀은 14일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미국·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으며,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지만, 견조한 노동시장, 양호한 가계 재정 상황 등이 충격의 영향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도 양호한 고용 사정, 축적된 가계 저축이 충격을 완화하겠지만, 공급요인의 영향이 크고 국가 간 정책 여건도 상이해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요가 위축되면 우리 경제는 성장과 물가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된다”고 예상했다. 유럽의 경기 침체와 관련해선 “공급충격으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추가로 크게 상승하면 국내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박경훈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 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영화 틀 깨부순 ‘누벨바그’ 거장, 잠들다

    영화 틀 깨부순 ‘누벨바그’ 거장, 잠들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운동 ‘누벨바그’(뉴웨이브·새로운 물결) 사조를 이끌었던 현대 영화의 아이콘 장뤼크 고다르 감독이 별세했다. 91세.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이 고다르 감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그는 영화 평론지 ‘카이예 뒤 시네마’에서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과 함께 기고 활동을 하며 누벨바그를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다. 1954년 영화 ‘콘크리트 작전’으로 데뷔한 그는 기존 영화의 문법을 거스르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주목을 받은 ‘네 멋대로 해라’(1959)로 이름을 널려 알렸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 ‘비브르 사 비’, ‘자기만의 인생’, ‘미치광이 피에로’, ‘경멸’ 등이 있으며, 1965년 ‘알파빌’로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그는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 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영화 혁명가’로도 불렸다. 그는 “무언가를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로 데려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고다르처럼 영화적 전통을 파괴하는 방식을 이어받은 감독으로는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세이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이 꼽힌다. 새롭고 실험적인 연출로 현대 영화의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점 등을 인정받아 2011년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2018년 영화 ‘이미지 북’으로 칸영화제 특별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2년 전까지도 각본을 쓰는 등 누벨바그의 마지막 감독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 왔으며, “영화는 현실이나 또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돼야 할 고유의 장르”라는 신조를 평생 충실히 지켰다. 로이터는 “헝클어진 머리와 굵은 뿔테 안경 차림의 고다르는 영화감독과 배우를 일류 화가나 문학의 대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우상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은 것”이라고 추모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로 세상 떠난 장뤼크 고다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로 세상 떠난 장뤼크 고다르

    영화사에 변혁을 몰고온 누벨바그(Nouvelle Vague) 사조를 이끈 프랑스의 거장 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91세를 일기로 세상과 작별했는데 고인이 스위스에서 합법인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을 통해 눈을 감았다고 해서 더욱 화제다. 프랑스는 관련 법령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고다르는 13일(현지시간) 로잔 근처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가족 대변인이 전했다. 법률 고문인 파트릭 잔느레는 “복수의 불치성 질환”을 앓은 고인이 스스로의 뜻에 따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은 조력자살 방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잔느레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고다르는 당신이나 나처럼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그는 평생 그래왔듯 굉장히 명료하게 ‘이제 이만하면 됐다’고 말했다”고 설명한 뒤 고인이 ‘존엄하게’ 죽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조력 자살은 의료진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복용 또는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환자의 요청으로 의료진이 직접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해 환자의 생을 마감케 하는 안락사와 구분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은 특정 조건 아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2016년 개정된 법률에 따라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연명치료를 멈추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 것만 허용되고 있다. 안락사나 조력자살은 여전히 불법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의 일부 환자들은 안락사 등이 허용되는 유럽 다른 나라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려 떠난다.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스위스의 조력 자살을 이용해 지난해 죽음을 맞은 이가 있었다. 그 동행 여행의 아픈 경험담을 옮긴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고다르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조력자살 등에 대한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고다르 별세 당일인 이날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토론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보건 분야 종사자들과 협력해 몇 개월 동안 논의할 것이며 지역별 토론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정당 소속 의원들과 논의도 진행해 내년쯤 법 개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조력자살 합법화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마크롱 대통령은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관습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한 그는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관습을 깨뜨리는 연출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 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하던 그는 1960년 갱스터 로맨스 ‘네 멋대로 해라’로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문법을 거스르는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알파빌’(1965년) 등이 있다. ‘알파빌’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1968년 학생 혁명 때 파리 거리로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와 학생들의 행진 모습을 담을 정도로 현실을 기록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1970년대 들어서는 좌파사상과 반전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1960년대와 같은 큰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그 뒤 스위스에서 칩거하던 그는 2014년 ‘언어와의 작별’, 2018년 ‘이미지의 책’을 내놓는 등 80대에 접어들어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지 않았다. 로이터는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네 멋대로 해라’와 ‘사랑과 경멸’ 등은 영화의 지평을 넓혔고, 그의 전성기였던 1960대 이후 많은 ‘관습 파괴적’ 감독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시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매쉬’의 로버트 올트먼, ‘부기 나이트’의 폴 토마스 앤더슨 등 할리우드 거장들이 고인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로 꼽힌다.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 프로덕션 이름을 고인의 말년 작품 제목을 따와 ‘A Band Apart’라고 지었다. 스코시지는 브리지토 바르도가 주연한 고인의 연출작 ‘경멸’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 10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로이터 통신은 “헝클어진 머리와 굵은 뿔테 안경 차림의 고다르는 영화감독과 배우를 일류 화가나 문학의 대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언급했다. 고다르는 생전에 비평가들과 그리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비평가들도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비평가 피터 브래드쇼는 그를 ‘비틀스’의 존 레넌,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 등에 비교하며 “20세기의 마지막 위대한 모더니스트가 숨을 거뒀다”고 애도했다. 영화잡지 버라이어티의 기 로지 평론가는 “고다르가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꿨다”고 촌평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장례 예식이 공개되지 않을 것이며 유해는 화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 [씨줄날줄] 입헌군주제/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입헌군주제/서동철 논설위원

    유길준의 ‘서유견문’(西遊見聞)은 글자 그대로 서양 각국을 돌아보고 지은 일종의 기행문이다. 1889년 집필이 마무리된 ‘서유견문’은 서양 각국의 정치체제에도 내용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다양한 정치체제를 다루면서 ‘임금과 국민이 함께 다스리는 정치체제’(君民이 共治하는 政體)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유길준은 “이 정치체제는 그 제도가 공평하여 나라의 정령과 법률을 국민의 공론에 따라 시행하니, 사람마다 의논에 참여할 수 있기에 도리어 귀찮아할 정도”라면서 “가령 만 명이나 십만 명 가운데 한 사람씩 재주와 인덕이 가장 높은 이를 천거해 임금의 정치를 돕게 하며, 국민의 권리를 지키게 한다”고 핵심 가치를 설명했다. 이런 입헌군주제 가운데는 영국의 체제가 가장 바람직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 백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꺼렸다. ‘한 나라의 정치체제는 언제나 구성원의 학식 정도에 따라 제도의 등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범14조’(洪範十四條)에도 입헌군주제적 요소가 있었다. 1895년 ‘내각관제’(內閣官制)는 ‘내각은 국무대신으로 구성하고 국무대신은 대군주폐하를 보필해 나라를 다스리는 책임을 갖는다’고 했다. 국왕이 내각회의 안건 재가를 불허하는 경우 이유를 명시하도록 국왕의 권한을 부분적으로 제약하는 내용이 있다. 1896년 창간한 ‘독립신문’은 ‘임금같이 높은 권리를 다만 나 혼자 차지할 것이 아니라 누구든 백성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통령을 만드는’ 미국식 공화정을 가장 우위에 두었다. 그러면서도 ‘무식한 세계에는 군주국이 도리어 민주국보다 견고함은 고금 역사와 구미 각국의 정치 형태를 보아도 알 것’이라고 했다. ‘독립신문’을 펴낸 독립협회는 이렇듯 입헌군주제를 선호하며 의회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엊그제 즉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가 ‘화려했던 시대의 종말’로 받아들여질 만큼 상징성은 크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영국 국왕이지만 며칠 전 영국 총리 교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떠들썩하다. 역사를 돌아보니 일본의 침략이 없었다면 우리도 영국식 입헌군주국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에 PCR 검사 90억회… 온실가스 배출이 얼마라고?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에 PCR 검사 90억회… 온실가스 배출이 얼마라고?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과도하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대량의 온실 가스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일 과학 저널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된 ‘코로나19 PCR 검사의 잠재적 환경적 영향’ 논문에 따르면, 중국이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병부터 올해 4월11일까지 PCR 방식의 코로나19 검사 횟수가 90억회 이상이며 그 결과 540만t의 온실가스가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서 코로나19 PCR 검사가 1회 시행될 때마다 612.9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는 중국인이 하루에 전기를 사용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약 절반에 이른다.연구진은 코로나19 PCR 검사 키트의 제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생애 주기’를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온 증기로 멸균한 뒤 850∼1200도 고온 소각로에서 처리하는 검사 키트의 폐기 과정에서 가장 많은 71.3%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분석했다. 검사 키트의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는 각각 14.5%와 13.3%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중국에서 PCR 검사 키트는 공장에서 검체 실험실까지 평균 약 5960㎞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국의 PCR검사 키트가 디젤 차량인 의료용 콜드체인 물류 차량으로 수송되는데, 운송 도중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봤다. 90억회라는 중국의 PCR 검사 횟수는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의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검사 건수 2위인 미국보다 인구가 4배 정도지만 검사건수는 10배 많았다. 연구진은 검사 이후 폐기 과정에서의 환경적 영향은 관련 자료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자신들이 계산한 것보다 클 수 있다고 적었다. 해당 논문에는 베이징화공대, 광둥기술대,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한편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3년 가까이 지역별 대규모 집단 PCR 검사를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는 광둥성 선전시는 올해 3월부터 주민이 집 바깥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거의 매일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참고로 중국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전체 배출량의 33%인 119억t에 달했다.
  • 환율급등이 수출 호기라지만 중기 발목잡는 리스크

    환율급등이 수출 호기라지만 중기 발목잡는 리스크

    최근 급등하는 환율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은 지나친 우려보다는 수출을 확대하는 반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선박 부족을 가장 큰 수출 리스크로 꼽았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거나 영향이 없다고 답한 증소기업이 약 70%였다. 이는 중기중앙회가 수출입 중소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 실태조사’ 결과,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다(19.1%)와 영향 없음(50.4%)을 합쳐 69.5%의 응답 기업이 피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중기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환율상승의 중소기업 수출영향과 정책과제’ 이슈 리포트에서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당면한 복합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여야 정치권이 함께 지혜를 모아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화가치 하락폭이 큰 신흥국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가격과 품질은 물론 디자인, 마케팅 등 다각도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하지만 중소기업의 수출에 발목을 잡는 애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72.2%·복수응답) ▲선복·컨테이너 부족 등 물류애로(44.3%) ▲중국 도시 봉쇄(20.3%) ▲환율변동(18.3%) ▲부품수급차질(16.7%) 순으로 조사됐다. 원자재가 상승과 중국의 도시 봉쇄, 환율 변동은 우리 당국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선박확보 및 운임보조(54.5%) ▲해외전시회 등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54.1%)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 등 안정화(30.7%) ▲수출금융 지원 강화(22.6%) ▲디지털 무역 활성화 (8.3%) 순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속되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부 위험 요소가 커지고 있다”며 “환율 급등이 위기가 아닌 수출 증대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현장이 원하는 정책을 적시에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조선 3대 누각, 가을밤 한 컷에 빠졌다[이우석의 미시여행]

    조선 3대 누각, 가을밤 한 컷에 빠졌다[이우석의 미시여행]

    태풍 오는 것만 헤아리다 보니 어느덧 가을인 것도 잊었다. 이제 한가위니 가을이 한복판에 온 셈이다. 이름도 중추절(仲秋節) 아닌가. 민족 최대의 명절에 가을의 진한 정취를 한껏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볕 좋고 산수 좋은 고을, 아리랑의 고장 경남 밀양이다. 마침 민속 명절이고 3년 만에 아리랑대축제도 열린다니 뭔가 궁합이 딱 들어맞는다. 먼저 아리랑부터 알아보자. 아리랑은 한 곡의 민요가 아니라 ‘아리’, ‘아라리’, ‘아라성’, ‘아리랑’ 등의 후렴을 공통점으로 하는 민요군을 뜻한다. 서울, 강원 정선, 경남 밀양, 전남 진도 등 전국적으로 수많은 아리랑이 전해지고 있다. 아리랑은 명실상부한 한민족의 노래이며 음율이다. 거의 ‘애국가급’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하면 아리랑이다. 아리랑을 한국이나 한국인을 뜻하는 말로 대체해 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건건이 부정하고 있는 북한에서도 아리랑만큼은 함께 부른다.미국 재즈 뮤지션 냇 킹 콜도 1964년 내한공연 중 우리 말로 아리랑을 불렀으며 음원이 존재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미 육군 제7보병사단의 공식 사단가도 아리랑이다. 1945년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한국에 상륙한 7사단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W 캘러웨이(골프채가 아니다) 사단장 시절부터 아리랑 연주곡을 사단가로 썼다. 1971년 한국을 떠나 미국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 기지에 정착한 이후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여지는 이 익숙한 노래가 밀양아리랑이다. 현재 국내외 수백곡의 아리랑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중 가장 흥겨운 리듬을 가진 아리랑이다. 리듬은 세마치 장단이다. 3명의 대장장이가 돌아가며 망치를 치듯 두드려대는 듯 빠르고 흥겹다. 가사도 수줍지 않고 당당하다. 한겨울 귀한 꽃을 보듯 날 좀 봐 달라고 한다. 가사는 흥겹지만 이에 깃든 설화는 슬프고 무섭다. 밀양부사의 아리따운 딸 아랑 윤정옥의 비극(내용은 장화홍련전과 비슷하다)을 밀양아리랑의 탄생과 연관 지은 까닭이다.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 아리랑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밀양은 충절과 저항의 고장이다. 일찌감치 점필재 김종직이 있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비판하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단종을 애도한 조의제문을 썼다가 사후 부관참시를 당했다. “나, 밀양사람 김원봉이오”라는 영화 대사(‘암살’, 2015)로 유명한 약산 김원봉도 이곳에서 났다. 해방 후 고초를 겪다 월북했던 약산은 끝내 대한민국에서 서훈을 받지 못했지만 명성만큼은 잘 알려져 있다. 약산의 처로 여성독립운동가였던 박차정 역시 밀양시 부북면에 잠들었다. 이뿐 아니다. 의열의 고장답게 수많은 독립투사가가 밀양 출신이다. 공식적으로 애족장 이상 서훈을 받은 이만 38명이다. 김원봉 생가터가 있는 시내 해천 변에서는 무려 26명의 독립투사가 나고 자랐다. 그래서 의열기념관도 이곳에 세워졌다. 아리랑아트센터 바로 옆에 밀양시립박물관과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이 붙어 있다. 기념관 앞에는 김원봉을 포함, 밀양 출신 독립투사 36인의 흉상이 여지껏 나라를 지키고 있다. 분지로 이뤄진 밀양 땅은 ‘신공항’ 이야기가 나올 만큼 너른 평지와 동쪽으로 기세 좋은 영남알프스 산봉우리를 품었다. 매우 오목한 분지이다 보니 여름철에 무덥기로 소문났다. 요즘 같은 가을이야말로 밀양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낙동강 곡창지대란 별칭답게 곳곳에 너른 평야가 펼쳐져 예전에도 풍족하게 살았음을 알 수 있다. 평양감사, 나주목사와 견줄 정도로 인기 높은 지방관직이 밀양부사였다고 하니 당시의 풍요를 짐작할 수 있다.태곳적부터 밀양강이 실어 나른 기름진 흙과 모래는 삼문도와 암새들 등 2개의 하중도(河中島)를 만들어 냈다. 일찌감치 다리가 놓인 삼문도는 여의도처럼 아예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았다. 요즘 관광지로 뜨고 있는 암새들(용평동)은 때 묻지 않은 하중도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소를 놓아 길렀다는 암새들은 도심과 가깝지만 분위기와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정원을 갖춘 대형 식당과 오토캠핑장, 메타세쿼이아 숲 등 이곳저곳 둘러볼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산과 물, 너른 들이 펼쳐진 자연 속에서 일상탈출을 할 수 있는 펜션 암새들171은 밀양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도심에는 조선 3대 누각 중 하나인 밀양 영남루(보물)가 늠름히 버티고 서서 주야경을 모두 책임진다. 밀양도호부 객사로 쓰인 밀양관의 부속 건물로 연회를 열던 곳인데 밀양강 절벽 위에 떡하니 들어앉았다. 널찍한 건물에 높은 기둥이 버티고 서서 웅장하다. 천장이나 기둥 곳곳에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이 숨어 있어 당시 밀양 객사의 위용을 추측할 수 있다. 지금의 건물은 1844년에 중건한 것이다.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고 강 건너 둔치에서 영남루를 보는 것도 호사다. 특히 야간에 불을 밝히면 여느 유럽 옛 도시 고성의 야경 못지않다.사명대사를 모신 표충사와 호젓한 분위기가 일품인 위양못, 너덜겅의 신비로움 가득한 만어산 만어사, 조선 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월연정,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 분위기의 백송터널과 삼랑진 트윈터널, 한천박물관(한천테마파크) 등 밀양이 가진 관광자원은 알게 모르게 꽤 많다.곧 단풍이 물들면 여름휴양지가 아닌 가을 트레킹을 하기에도 딱이다. 얼음골케이블카가 있어 억새밭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다. 재약산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작은 규모의 곤돌라 캐빈이 아니다. 50여명이 한번에 타고 오를 수 있는 커다란 삭도 전용차다. 20분마다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운행 거리도 꽤 길고 도착하면 전망대까지 도보로 얼마 걸리지 않는 까닭에 강원 속초의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특히 억새가 절경을 펼치는 늦가을에는 전국적으로 산행객들이 모여드는 코스다. 재약산 사자평과 더불어 연계코스로 인기가 높다. 북향인 천황산 전망대에선 동쪽 울주 쪽으로 1000m가 넘는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 고산연봉이 바라보이며 서쪽으로도 멀리 파도치는 운문산 산봉우리까지 270도 파노라마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바로 앞에는 백운산 능선 백호바위가 보인다. 뭔가를 닮았다는 바위를 수도 없이 봤지만 백호 바위는 정말이지 달리는 하얀 호랑이를 빼닮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와 앙증맞게 숨은 비경 호박소를 들러도 좋고, 시간이 된다면 가지산 쇠점골 계곡 트레킹을 즐겨도 좋다. 밀양에서 울주 언양을 가는 옛길 트레일인데 굴곡이 없는 편도 4㎞(호박소주차장~석남터널 앞 도로변 포장마차 휴게소) 정도라 왕복 2시간 30분이면 설렁설렁 다녀올 수 있다.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인데 특히 늦가을에 홍단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문화재를 좀더 보고 싶다면 산 반대편 표충사로 직행해도 된다. 재약산 표충사는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당이자, 천년고찰이다. 희한하게도 유불이 함께 사당과 도량을 각각 이루고 있다. 표충사(表忠祠)는 사명대사를 제향하는 유교사당이며, 통도사의 말사 표충사(表忠寺)는 신라 654년(태종 무열왕 1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재약산 여러 봉우리가 얼싸안은 자리에 얌전히 들어앉은 표충사는 수많은 보물을 품고 있다. 애초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건립한 삼층석탑(보물)을 비롯, 청동함은향완(국보), 대광전, 팔상전, 명부전, 만일루, 표충서원 등이 있다. 남쪽 삼랑진 만어사는 표충사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만어산 중턱에 들어앉은 만어사 아래에는 너덜지대가 있다. 수많은 유선형 돌덩어리가 한가득 깔려 있는데 이를 경석, 종석, 또는 만어석이라 한다. 두드리면 쇳덩어리처럼 ‘깡깡’ 맑은 소리가 난다. 더울수록 더욱 얼어붙는다는 얼음골, 땀 흘리는 표충비와 함께 밀양의 3대 신비로 꼽힌다. 부처의 제자가 되기 위해 산에 오른 용왕의 아들을 따라 수많은 물고기 떼가 함께 오르다 그대로 돌이 됐다는 전설이 전한다. 밀양은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등을 연결하는 교통 거점도시다. 철도와 도로가 사통발달 어느 곳이나 연결하니 한가위 귀성 귀경길에 들러 보기 좋다. 아리랑 가락 즐기는 가을 축제를 찾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일 듯하다.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3년 만에 돌아온 밀양아리랑대축제 22~25일 열린다 ●1957년 밀양문화제로 시작한 밀양아리랑대축제가 올해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아리랑의 선율, 희망의 울림’을 내걸고 열리는 축제에는 밀양아리랑 경연대회와 아리랑 체험, 각종 전통문화체험 등을 진행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밀양강 오딧세이’는 수천년을 이어 온 밀양의 역사와 밀양 아리랑을 결합해 창작한 판타지 공연으로 밀양의 높은 문화수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삼문야외강변 공원을 중심으로 열린다.●밀양은 돼지고기로 유명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밀양돼지국밥’ 상호들이 이를 말해 준다. 터미널 옆 밀양돼지국밥은 가마솥에 끓여 토렴식으로 내는 집이다.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로 ‘밀양식’의 이름값을 한다. 돼지숯불갈비는 암새골이 잘한다. 고기는 선명한 지방층이 아로새긴 갈비 부위를 쓰며 양념은 그리 달지 않다. 전국구 3대 통닭으로 불리는 장성통닭도 치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는 집이다. 염지를 하지 않은 대신 바로 튀겨 내 바삭한 통닭을 소금에 찍어 먹는 그야말로 ‘옛날식’이다. 표충사 인근 약산가든은 밀양시 향토지정음식점으로 흑염소 불고기, 더덕구이 등을 갖은 산채와 함께 차려 내는 집이다. 된장과 장아찌 등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밀양은 내륙이지만 한천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야옹 김성율이 밀양에 국내 최초 한천 공장을 세웠다. 박물관과 식당 등을 겸한 한천테마파크가 있다.
  • 석굴암도 덮친 힌남노… ‘천년고도’ 경주 문화재 피해 집중

    석굴암도 덮친 힌남노… ‘천년고도’ 경주 문화재 피해 집중

    11호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지난 경주 지역에 문화재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이 7일 밝힌 힌남노 피해 현황에 따르면 국보 석굴암을 비롯한 경주 지역 주요 문화재들의 피해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피해가 발생한 곳이 총 32건인데, 경주 지역 문화재가 15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애초에 문화재가 많은 데다 태풍의 영향권에 있어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주로 나무가 뽑히고, 토사가 유실되고, 기와가 떨어지는 등의 피해여서 문화재에 직접적인 훼손이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왕릉 같은 경우 왕릉 한쪽 면이 유실되는 등 보다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 이날 경남 김해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김해 봉황동 유적은 수혈주거 1동 천연갈대 일부가 훼손됐다. 김해 분산성은 동문지 인근 탐방로가 약 10m 정도 함몰됐다. 김해 수로비왕비릉은 고직사 지붕 내림마루 기와 7장이 파손됐다. 김해 수로왕릉은 왕버드나무 1주가 도복됐다.전날 오후 4시 기준 14건이었던 피해가 이날 오후 5시 기준 32건으로 늘어난 만큼 추후에도 피해 문화재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문화재 주변의 탐방로가 유실되고 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만큼 복구될 때까지 접근을 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관람객 및 인근 주민 안전을 위한 통행제한, 안전띠 및 우장막을 설치했고 경미한 복구사항은 현장에서 자체복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차장, 문화재정책국장, 고도과, 유형과, 경주시 등 관계자들은 이날 경주시의 주요 피해지역을 점검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피해현황을 파악해 피해 문화재에 대한 긴급보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 시진핑, 다음주 ‘반미연대’ SCO 참석… 3년 만에 다자외교 몸풀기

    시진핑, 다음주 ‘반미연대’ SCO 참석… 3년 만에 다자외교 몸풀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가까운 ‘칩거’를 끝내고 이달 중순 중앙아시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전격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구세계가 주도하는 국제기구가 아닌 베이징이 이끄는 다자외교 행사를 복귀 무대로 택했다는 점에서 ‘반미’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상대로 세 과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카자흐스탄 외무부는 “시 주석이 이달 14일 수도 누르술탄을 방문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여러 건의 협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어 “시 주석은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은 지난 2월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이후 7개월 만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SCO 정상회의에서 중러 정상이 회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타전했다. 보도대로면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20년 1월 미얀마를 찾은 뒤로 2년 8개월 만에 외국 순방길에 오른다. 중국의 국경선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1년 출범한 SCO는 중러를 중심으로 인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이 참여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로 성장했다. 현재 20개국 가까이 가입 의사를 밝히는 등 아시아 주요 국제기구로 자리매김했다. 그간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오는 10월 16일 시작하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마친 뒤에나 해외 순방을 재개할 것으로 여겼다. 자신의 3연임 문제를 해결하고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베이 방문으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 국가 간 긴장이 치솟자 서둘러 복귀 무대를 SCO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동남아 다자회의 기간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러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 베이징이 미국보다 러시아를 중시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해 ‘반미 공동전선’의 신호탄을 띄우려는 것이다. 미국과 동맹이 아닌 나라들을 규합해 서방의 일방주의에 함께 맞서겠다는 속내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미국이 중심이 된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에 맞서 ‘중국의 친구들’과 손잡고 연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환율 또 연고점 경신…‘경제 실탄’ 외환보유액 문제없나

    환율 또 연고점 경신…‘경제 실탄’ 외환보유액 문제없나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면서 정부가 시장 개입시 ‘실탄’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 규모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달러’ 현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외환보유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대외지급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 3000만 달러로 7월 말(4386억1000만 달러)보다 21억8000만 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연속 감소하다 지난 7월 소폭 늘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이 8월 초 1304.00원에서 1350.00원으로 한 달여 간 46원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의 시장 개입이 이뤄지면서 외환보유액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원 오른 1371.7원에 마감해 하루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이처럼 급등락이 커질 때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개입한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에서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실탄이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외환당국은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라며 일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현재 환율이 올라가는 현상이 마치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유동성 문제가 있고,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고 마치 1997년이나 2008년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우려와 중복돼서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며 “걱정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통화만 절하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순위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7월 기준 외환보유액(4383억 달러)은 GDP 대비 27%로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스위스, 홍콩, 대만, 사우디, 러시아는 GDP가 한국보다 작지만 외환보유액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정도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했을 때도 작은 수준은 아니다”면서 “외환보유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달러의 흐름차원에서 달러가 들어오고, 나가는 게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무역수지가 적자가 나긴 했지만 상품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는 여전히 흑자 기록 중으로 아주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외화유동성 점검 회의를 열고, 은행들에게 보수적인 외화유동성 관리를 주문했다. 김영주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대내외 불안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조달·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은행들은 자체점검 결과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 유사시를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내년부터 태국 갈 때 1만원 더 든다… 외국인에 ‘입국비’ 징수 방침

    내년부터 태국 갈 때 1만원 더 든다… 외국인에 ‘입국비’ 징수 방침

    태국 정부가 내년부터 외국인에게 ‘입국비’를 받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항공편으로 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1인당 300밧(약 1만 1200원)을 내게 된다. 6일 네이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관광체육부는 외국인 관광객 입국비를 내년 초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다음 달 내각에 승인 요청하기로 했다. 피팟 랏차낏쁘라깐 관광체육부장관은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현재 육로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이 내야 하는 비용에 대한 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0월 중에 내각 승인을 받으면 왕실 관보 게재를 거쳐 90일 후에 발효된다”며 “관광 성수기인 내년 초에 입국비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앞서 태국 관광정책위원회는 지난 1월 해외 관광객에게 300밧의 입국비를 징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항공 요금에 포함되는 300밧은 관광객들의 부상 또는 사망 시 보상금 지급, 관광지 화장실 등 필수 시설 개선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육로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징수 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항공편을 통한 입국보다는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입국비 징수 방침에 관광업계가 반발하자 정부는 시행 시기를 미뤄왔다. 업계는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입국비 징수가 해외 관광객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시행 연기를 요구해왔다. 관광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 “반도체산업 위기, 2024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

    “반도체산업 위기, 2024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

    지난달 우리나라의 무역 적자가 반도체 수요 감소 여파 등으로 195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인 94억 7000만 달러(약 12조 7000억원)를 기록한 가운데 현재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2024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반도체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는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20%는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고 응답했고 56.7%는 ‘위기 상황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위기 상황 직전’이라는 응답 비율은 20%, ‘위기 상황이 아니다’라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현 상황을 위기 혹은 위기 직전으로 진단한 전문가 중 58.6%는 이런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까지와 내년 상반기까지로 전망한 의견은 각각 24.1%와 13.9%에 달했고, 위기가 올해 말 끝날 것이라는 전망은 3.4%에 불과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의 리스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번 국면은 언제 끝날지 모를 강대국 간 공급망 경쟁과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까지 더해진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대만은 경제 규모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한국보다 2배 이상 많은 반도체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7895억 달러(1075조 3000억원)로 한국(2450조 9000억원)의 절반을 밑돌았다. 그럼에도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세계 1위 TSMC와 3위 UMC,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분야 세계 4위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반도체와 같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분야는 정부가 인력·연구개발·세제 등 전 분야에 걸쳐 상호 연계하고 세밀하게 지원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대만은 핵심 기술인력 확보의 경우 국내 우수 인력 육성과 해외 핵심 인력 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이 정책적 활용 차원에서 이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취중생] 반복되는 ‘모녀’의 비극···여성 빈곤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취중생] 반복되는 ‘모녀’의 비극···여성 빈곤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반복되는 ‘모녀’ 복지 사각지대 사건발굴과 함께 여성 빈곤율도 낮춰야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 40%“공적 연금 손 봐야” 근본 대책 필요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에서 희귀병과 채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일명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엔 기시감이 듭니다. 말 그대로 ‘또’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2018년 충북 증평 모녀 사건, 2019년 성북 네 모녀 사건 등 서울에서, 충북에서, 70대 노모부터 6살배기 아들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정도 있었고 아사를 하거나 지병으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부의 복지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채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점 그리고 그 비극에 ‘어머니’가 따라붙는다는 점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지원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전담팀을 1일 발족했습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과 논의하고 지자체 및 현장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눠 취약가구를 찾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으로부터 소재 파악 수사기법을 공유받는 등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대책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대책에는 빈곤 사각지대의 또 다른 양상인 ‘어머니’, 즉 여성 가구주 가구 관점으로서의 접근이 빠져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저소득 가구나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원 세 모녀 사건의 경우 전입 신고 등의 문제 탓에 지원 대상에 발굴이 안된 사건이라 여가부와 복지부가 따로 협의 중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복되는 모녀 및 모자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고질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인 ‘빈곤의 여성화’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이 특히 더 높다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청년(18~24세), 장년(35~49세), 중년(50~64세), 노년(65세 이상) 전체 연령층에 걸쳐 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은 40.1%로 남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인 13.6%보다 보다 약 3배 더 높습니다. 특히 청년층에서 16.8%(여성)와 10.5%(남성)에 머무르던 빈곤율은 노년층에서 65.1%(여성), 30.7%(남성)으로 급격히 늘었습니다. 여성 가구주 가구 중 3분의 2는 빈곤층이라는 뜻입니다. 1인 가구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청년층에서 21.2%(여성), 15.9%(남성)을 기록하는 1인 가구의 빈곤율은 노년층에서 72.6%(여성), 55.7%(남성)을 기록했습니다. 이 통계는 우리 사회가 여성이 한 가정의 가장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더 가난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이나 임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여성 비율이 높고 소득이 낮은 등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낮아 여성 가구주 가구의 소득이 더 낮은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현재 노년층인 여성의 경우 사회 경제적인 활동 비율이 더 낮았고 여성의 평균 수명이 더 길어 남성이 생계를 부양하다가 사망하면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여성의 노동력 참가율이 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등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로 인해 애초에 공적 연금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면서 “생애 주기별로 남녀 간 빈곤율 격차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지원 체계를 손보는 것과 동시에 여성 빈곤이라는 근본적 차원에서의 접근도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여 선임연구위원의 지적처럼 여성의 연금 수급권을 강화하는 등 여성 노인과 여성 가구주 가구에서 두드러지는 소득보장 체계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게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출발점일 것입니다.
  • 정교한 복사의 예술… 아시아 불교미술 탁본 한자리 모였다

    정교한 복사의 예술… 아시아 불교미술 탁본 한자리 모였다

    복사기가 없던 시절 복사본은 탁본을 통해 이뤄졌다. 불상이나 석탑 등의 표면에 종이를 대고 먹을 두드려 모양을 그대로 찍어내는 것은 오늘날의 복사기가 하는 일과 똑같다. 아시아의 탁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강원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3일부터 열리는 ‘흑과 백, 두드림의 예술-세계불교미술탁본 Ⅱ 특별전’을 통해서다. 우리나라에서 탁본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술사에서 탁본 작품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티베트, 캄보디아 등 여러 국가의 불교미술 탁본 5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인도의 아잔타 석굴을 비롯해 중국의 운강석굴, 용문석굴, 돈황석굴, 하남성 안양 대주석굴의 탁본과 한국의 석굴암 탁본 등이 소개돼 석굴사원 탁본전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작품 중에는 국보 석굴암 문수, 보현보살 탁본을 볼 수 있고, 불교석굴사원의 시작인 인도의 아잔타 32굴의 여래상 탁본, 중국의 운강석굴의 수하 반가사유상 탁본, 돈황석굴의 막고굴 표지석 탁본 등이 석굴사원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가장 시선을 끄는 작품으로 하남성 안양 대주석굴에 새겨진 ‘석가거세전법정사’의 탁본이다. 해당 탁본은 북위시대에 조성된 하남 안양 대주석굴에 새겨진 중국 불교사 최초의 도상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석가모니불 이후의 불교 계보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 작품은 부처님이후 법을 전해 받은 가섭존자로부터 24명의 조사들이 2인 대좌형식으로 6층으로 나눠 배치됐으며, 움직임도 다양하게 표현돼 불교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요즘은 문화재를 탁본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운 데다 온전히 남아있는 유물도 많지 않아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소개되는 희소성이 있는 작품들을 통해, 아시아 여러 나라 불교미술의 다양성을 통해 보편성과 차별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1박 2일의 템플스테이와 함께 즐길 수 있으며, 탁본 체험의 기회도 제공된다.
  • 국보 된 두 불상… 다른가요

    국보 된 두 불상… 다른가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의 두 불상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일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왼쪽)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오른쪽) 및 복장유물 등 2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불상은 2012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교주로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광명의 부처다. 해인사는 802년 창건됐는데, 두 불상의 조각양식과 과학적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통일신라 때인 9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의 목조불상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데다 해인사 창건 시기와 가까운 시점에 조성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이나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 표현, 몸을 자연스럽게 감싼 옷주름 등은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조각의 완성도가 높다. 불상과 더불어 복장유물도 역사적 가치가 높아 국보 승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인사는 국사(國師)였던 학조대사가 1489~1490년 조선 왕실의 후원으로 중창했는데, 복장유물에는 고려 후기~조선 초기 이뤄진 불상의 수리 과정에서 추가로 납입된 서책이나 문서, 각종 직물이 포함돼 있다. 1490년 납입한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이 발원한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로 왕실과 불교의 관계를 보여 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목조불상을 통해 석조불상에서 보이지 않는 신라시대 조각가들의 섬세한 솜씨를 확인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복장의례의식을 담은 ‘조상경’이 16세기 간행됐는데, 그보다 앞서 있어 복장유물의 시원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 1200년 전 불상인데도 멀쩡… 통일신라 목조불상 국보 된다

    1200년 전 불상인데도 멀쩡… 통일신라 목조불상 국보 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의 두 불상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일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등 2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불상은 2012년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교주로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중생을 구원하는 광명의 부처다. 해인사는 802년 창건됐는데, 두 불상의 조각양식과 과학적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통일신라 때인 9세기 후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의 목조불상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데다 해인사 창건 시기와 가까운 시점에 조성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이나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 표현, 몸을 자연스럽게 감싼 옷주름 등은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조각의 완성도가 높다.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불상과 더불어 복장유물도 역사적 가치가 높아 국보 승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해인사는 세조때부터 연산군까지 국사(國師)였던 학조대사가 1489~1490년 조선 왕실의 후원으로 중창했는데, 복장유물에는 고려 후기~조선 초기 이뤄진 불상의 수리 과정에서 추가로 납입된 서책이나 문서, 각종 직물이 포함돼 있다. 1490년 납입한 복장유물은 조선 초기 왕실이 발원한 복장유물의 대표적인 사례로 왕실과 불교의 관계를 보여 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목조불상을 통해 석조불상에서 보이지 않는 신라시대 조각가들의 섬세한 솜씨를 확인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복장유물은 조선시대부터 확인되는데 이렇게 복장유물이 많이 잘 남아 있는 사례가 없다”면서 “복장의례의식을 담은 ‘조상경’이 16세기 간행됐는데, 그보다 앞서 있어 복장유물의 시원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등 고고유물 1점, 불교회화 1점, 불교전적 5점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은 집모양 도기 2점, 사슴모양 뿔잔 1점, 배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총 5점으로 구성된 일괄 출토품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이렇게 여러 점의 상형도기가 한 벌을 이뤄 출토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의가 크다. 1775년 제작된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해외 유출됐다가 2020년 미국에서 환수한 작품이다. 불교전적 분야에서는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4건과 ‘법화현론 권3∼4’가 지정 예고됐다.
  •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노조 파업 철회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노조 파업 철회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안성·이천·파주·의정부·포천 등 6개 병원 노조가 1일 예고한 총파업을 2시간 30분 앞두고 철회했다. 경기도의료원 노조가 인력충원 등에 합의함에 따라 1일 오전 7시를 기해 예고했던 총파업을 극적으로 철회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지부는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1시부터 경기도청에서 도 담당 부서와 노정 교섭에 들어가 이날 오전 1시쯤 쟁점 사항들에 대해 이견을 좁혔다. 이어 도 의료원 노사는 오전 4시 30분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며 임단협을 타결했다. 총파업 돌입 시점인 이날 오전 7시를 2시간 30분 앞두고서다. 핵심 쟁점이었던 인력 확충의 경우 이달 말까지 1단계로 39명을 증원하고 2단계로 병상 가동률이 병원별 60~70% 도달 시 병상 운영 필요인력인 간호사·간호조무사 증원을 협의·승인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간호사 14명, 공공보건사업실 6명, 에너지관리사 5명, 방사선사·물리치료사 각 4명, 간호조무사 3명, 임상병리사 2명, 기계설비기사 1명이다. 주요 합의사항은 수익성 위주였던 경영평가를 운영평가로 대체,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정원 증원, 간호사의 육아휴직자 대체를 정규직으로 채용 검토, 9월 내로 경기도 공공의료 협의체 거버넌스 구성 방안 논의 등이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동시에 진행된 임단협 조정에서도 임금 1.4% 인상에 대한 조정 합의가 이뤄졌다. 그동안 불승인됐던 직급 상향도 내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이루기로 했다. 노조는 간호인력을 중심으로 154명의 정원 증원을 도가 불승인한 탓에 인력수급이 한계상태에 달했다고 호소해 왔다. 특히 안성병원 식당의 경우 파출부를 일용직으로 고용하고, 파주병원은 병동의 절반만 열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노조의 주요 요구 사항이었던 수익성 위주 경영평가 폐기에 합의하고,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운영평가만 받기로 했다. 운영평가는 경영평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공성 지표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료원은 올해 도가 실시한 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럴 경우 향후 인력 확충과 사업 예산 확보가 어렵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경기도와 정책협의, 사회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의료현장에서 경기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더욱더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지난 8월16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22~24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 총 조합원 1271명 중 1031명이 투표에 참여해 81.1%의 투표율을 보였고 이중 92.4%인 953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지부가 총파업을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의 필수인력을 제외한 700~800명이 참여하게 돼 외래환자 진료 중단과 입원 환자의 전원·퇴원 등의 공공의료 공백 사태가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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