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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국민들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 이 나라를 떠나버리고픈 심정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토론 여부를 놓고 보여준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야 의원들은 나라의 운명을 온통 짊어진 것처럼 핏대를 올리며 싸우다가 누군가 농담성 발언을 던지면 킬킬거리며 폭소를 터뜨리는 언행을 반복, 도대체 국사(國事)를 논하는 자리인지 한바탕 놀아보자는 희극무대인지 헷갈리게 했다. 특히 실망스러운 점은 코미디의 ‘주연배우’들이 대부분 개혁을 자임한 초선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소동은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1시50분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개의와 함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전격 선언하고, 이를 듣고 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개의가 무효라고 지적했으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제안 설명을 강행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달려들어 노 의원의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걷어찼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이 주 의원의 가슴을 밀치는 등 양당 의원들이 몰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법사위원이 아닌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가 들어와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노회찬 의원이 “자네, 누구야.”라고 쏘아붙여 폭소가 터졌다. 이에 남 수석부대표가 “그러는 자네는 누구야.”라고 받아쳤고, 노 의원이 다시 “뭐,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구먼.”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유치한 언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선병렬 의원 자리로 다가가 여당이 국회법을 어기고 있다며 국회법 책자를 들이밀자, 선 의원은 그것을 잡아채 바닥에 내팽개쳤다.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어때, 김 의원은 우리 선 의원한테 안 되지.”라고 약을 올렸다. 주성영 의원이 우원식 의원한테 “야, 야”라고 신경질을 내자, 우 의원은 “말조심해. 주 의원 몇살이오. 나이도 어린 사람이 어디서….”라고 받았다. ‘코미디’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지도부로부터 본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전해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퇴장하면서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주대 ‘자주대오’ 국보법위반 무죄

    아주대 학생들이 ‘자주대오’라는 친북조직에 가입해 한총련 산하 경기 남부총련의 활동을 배후조종했다는 이른바 ‘아주대 자주대오’ 사건에 대해 항소심법원이 “조직이 실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관련 다른 2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이호원)는 29일 이적단체인 아주대 자주대오에 가입하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전 아주대 부총학생회장 최석진(26)씨에게 원심을 깨고 ‘아주대 자주대오’ 가입 혐의는 무죄를,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는 아주대 안의 민족해방계열(NL)로 출마한 총학생회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몇 차례 모임을 가진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 모임이 국가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임영숙 칼럼] 이젠 사람입국이다

    [임영숙 칼럼] 이젠 사람입국이다

    묵은 해를 보내며 새해를 생각한다. 흔히 2004년을 갈등이 넘친 사회로 정리한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행정수도 이전, 국보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 등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런 정치적 싸움보다는 내수경기 침체와 고용시장 왜곡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짓눌렸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다. 내년에도 그 불안이 쉽게 해소되진 않을 것 같다. 새해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2005년에는 일자리 창출이 국정 최고 어젠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 5%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고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100조원의 예산을 조기집행하기로 하는 등 새해 경제운용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업화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어떤 방안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계획대로 40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해도 그것이 저임금 비정규직처럼 단순히 밥만 해결해 주는 것일 뿐 자기 성취와 꿈과 희망을 안겨주지 못한다면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우리 사회의 안정성은 회복되기 어렵다. 올해 우리 수출산업은 30%이상 성장하며 수출 2500억달러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경제·사회적 양극화 속에서 한국경제는 위기로 진단되고 있다. 수출입국을 내세우고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이 시작된 지난 1962년 우리 국민소득은 78달러였다. 그리고 산업화와 수출입국 33년만인 1995년 국민소득은 1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우리 경제는 계속 비틀거리고 있다. 수출입국을 떠받쳐준 저임금 노동집약, 물량 위주 산업화의 패러다임이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한계상황에 부딪쳤다.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회 문국현 위원장은 엊그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뉴패러다임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향후 10년 이내 600만개 일자리 창출방안을 발표했다. 초과근로 해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로 건강한 근로자 150만명, 평생학습 시스템 구축을 통한 평생학습조의 지식근로자 100만명, 지식시장의 효율화로 지식산업을 육성해 전문서비스직 200만명, 사회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100만명, 여가 문화서비스 혁신을 통한 문화산업 육성으로 여가·문화전문가 50만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로해소를 위한 일자리 나누기는 물론 고용구조 변화를 감안, 선진외국과 한국의 고용비중을 비교해 예측하는 등 나름의 과학적 근거를 지닌 그의 셈법으로는 1000만명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향후 10년 이내에 600만∼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만 가능하다. 과로해소를 통한 안전혁신으로 건강사회를, 직장내 학습조 확보를 통한 평생학습으로 지식사회를, 새로운 여가 문화 서비스를 창출하는 서비스 혁신으로 문화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일자리를 만들고 신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 국정운영의 중심가치가 되는 사람입국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1인당 국민소득 2만∼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같은 총체적 혁신,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수출입국으로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사람입국으로 우리 사회가 지식경제를 감당할 학습사회, 더불어 사는 사람중심의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지난 2년이 부패청산, 시스템 혁신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노동구조 혁신과 사회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래서 2005년이 우리 국민의 저력을 이끌어 낸 희망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사람입국이다. 주필 ysi@seoul.co.kr
  • [사설] ‘찬양·고무죄’ 한나라당이 양보해야

    4인 대표회담이 결렬된 뒤 여야 대치상태가 재연됐다. 국가보안법 7조 찬양·고무죄 부분이 엉켜 협상 전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다. 열린우리당은 찬양·고무죄를 삭제하거나 적용대상을 더 구체화하자고 한다. 한나라당은 ‘공공연한 선전·선동행위만 처벌한다.’는 단서를 달아 존속시키자고 한다. 국보법을 폐지하는데 상당수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배경에는 북한이 있다. 북한의 안보위협이 실재하는 한 대체입법으로라도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그러나 찬양·고무죄는 당장 사라져야 할 조항이다. 남한 내부에서 북한 동조세력의 확산을 우려한 이 조항은 1970년대만 해도 한국의 경제사정이 북한만 못했으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1인 소득이 북한의 15배에 달하는 지금 와서 우리내부의 동조세력확산을 우려하는 것은 국민 의식수준이나 사회의 성취를 폄하하는 것이다. 누가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공기를 흔든다고 시민들이 동조하겠는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찬양·고무죄가 없더라도 내란죄까지 적용해 강력히 징벌할 수 있다. 그동안 찬양·고무죄는 불고지죄와 함께 국보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왔다.2002년 이후 1심 재판이 종결된 국보법 위반사범 96건 중 68건에 찬양·고무죄가 적용됐다. 이들 대부분이 체제전복 활동과 거리가 멀었다는 사실이 문제다. 남용 여지가 많은 법조항인 셈이다. 이는 법원 판결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찬양·고무죄가 적용된 35건 중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은 것은 2003년에는 1건도 없었고, 올해는 2건뿐이었다. 한나라당은 국보법 7조에 전향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다시 꼬이는 정국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정국이 파행으로 간다면 국보법문제에 대한 여론은 반한나라당이 될 것임도 염두에 둬야 한다. 법개정후 이름을 바꾸자는 야당 제안과 법폐지 뒤 대체입법하자는 여당측 수정방침에 대해서도 과반여당의 프리미엄을 인정해줄 일이다.
  • 與 직권상정 압박…金의장 “적절한 선에서”

    與 직권상정 압박…金의장 “적절한 선에서”

    국가보안법 등 4대법안에 대한 ‘마지막 열쇠’를 쥔 김원기 국회의장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직권 상정을 위한 ‘압박 작전’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들은 김 의장이 28일 서울 한남동 의장공관에서 마련한 만찬에서 직권 상정의 명분이 쌓였다며 김 의장을 설득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날도 29·30일 본회의시 4대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여부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여야의 합의대로 30일 예산안 파병안을 처리하고 투자3법과 개혁4법을 상정해주시는 것이 좋겠다.”면서 “지금까지 충분히 논의했고 상정 명분도 쌓였다.”고 직권상정의 명분론을 의장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여당 지도부들이 만족할 만한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채 다갈래로 해석이 가능한 ‘적절한 선’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김 의장은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직권상정과 연내처리‘를 공식 요청한 서한에 대해서도 “잘봤다.”면서 “언론에 공개해도 좋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오전에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소속 의원들은 “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야 한다.”며 김 의장을 압박했다. 김 의장은 이미 지난 이라크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위해 여당이 단독으로 개회한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를 거부했었다. 또한 4대 법안에 대해 직권상정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줄곧 여야 합의를 종용해 여당 강경파 의원들의 표적이 되는 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비록 합의문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서 국보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좀더 여유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김 의장 특유의 ‘지둘러(기다려라는 전라도 사투리)’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4인 회담 합의 지연에 몹시 실망하고 있으며, 자신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듯한 상황에 화가 나 있다.”고 김 의장의 불편한 심기를 대신 전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원색’ 입대결 4인회담 결렬 “네탓” 책임회피

    여야가 28일 다시 한번 격돌했다.‘격투기장’으로 변한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는 ‘이 새끼’,‘날치기’,‘미꾸라지’,‘잔머리’ 같은 막말이 또다시 오갔다. 양 지도부는 서로를 가리켜 “고집을 꺾지 않더라.”며 4인 대표회담의 결렬 책임을 떠넘겼고,‘유신공주’와 ‘못난 여당’이라는 인신공격과 폄하 논평도 줄을 이었다. ●여야 모두 ‘우리만 양보’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의총에서 “21세기와 1950년대가 함께 앉아서 대화하는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4인 대표회담 결렬 소회를 대신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절망 그 자체”,“절벽에 대고 소리지르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은)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다시 냉전시대로,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김현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표는 수첩에 적어온 것에서 1㎜도 나가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 협상장에 유신의 망령이 배회하는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고 공격했다. 또 “‘유신공주’의 모습에서 숨이 답답했다.”고 박 대표를 원색 비난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사석에서 여권의 ‘수첩’ 공격에 대해 “저쪽은 법전과 서류까지 들고 와서 더 꼼꼼히 했는데 왜 나만 문제삼느냐.”며 서운한 감정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도 “우리는 엄청 양보했는데 여당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국보법만 해도 우리가 시대에 맞게 획기적인 안을 내놓았는데, 여당은 그저 더 양보하라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애초에 4대 국론분열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가 비판 세력을 죽이고, 친노 세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목적이 불손했다.”며 배경을 의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국회는 이념의 광기가 넘쳐 흐르고, 악령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논평했다. ●운영위, 거친 의사봉 쟁탈전 운영위의 몸싸움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병석·유기준·최경환·주성영 의원 등이 들어와 “날치기는 인정할 수 없다.”고 언성을 높이면서 여야 충돌이 시작됐다. 남 수석은 “한나라당 간사인 제가 전체회의 소집 일정에 합의한 적이 없다. 날치기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제 더 이상은 말장난, 거짓말을 하지 말라.”면서 “항상 거짓말하는 사람과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윽박질렀다.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미꾸라지처럼 말장난하지 마라.”,“날치기당”,“폭력 저지당” 등 추임새를 곁들이며 2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연내 처리” “저지”… 또 난장판

    ‘4인 대표회담’이 정치적 타결없이 종료되자 여야는 28일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일부 국회 상임위에서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연말 정국이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단독처리 반대 당론을 변경한 민주노동당의 공조를 얻어 ‘연내 처리’를 다시 천명하고, 한나라당은 결사 저지 태세를 굳히면서 4대 입법 처리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친일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화전(和戰)이 동시에 펼쳐졌다. ●‘힘으로 처리’vs‘몸으로 저지’ 열린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4대 법안 등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소속 의원 전원에게는 오는 31일까지 해외 여행을 금지하는 등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비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회법이 부여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민생법안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며, 국회의장도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조속한 회담 재개를 통한 합의 처리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서 “4대 법안은 국가를 떠받치는 가치인 자유민주와 시장 경제를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거기에 동의한다면 한나라당도 역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국보법은 연내 처리 난망 최대 쟁점인 4대 법안과 ‘한국형 뉴딜 3법’ 등은 과거사법을 제외하고는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으로선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외에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4대 법안 중 과거사법을 제외하고는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이날 저녁 김원기 국회의장과의 만찬에서 4대법안과 ‘한국형 뉴딜’ 관련 3개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을 촉구하자 김 국회의장이 “오늘은 아무 말을 안하는 것이 낫겠다.”면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한 선에서 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한 의원은 “김 의장의 생각이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과거사법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추가파병동의안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친일법은 만장일치로 법사위 통과 법사위는 전체회의에서 ‘일제 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 본회의로 넘겼다. 개정안은 조사 대상을 소위 이상 일본군, 모든 계급의 헌병·경찰, 동양척식회사와 식산은행의 중앙 및 지방간부로 하는 등 대폭 확대했다. 정무위는 전체회의에서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이헌출 전 LG카드 사장과 유회원 론스타 한국법인 대표를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한편 여야는 과거사법과 관련,‘8인 실무협상회담’에서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범위에 대해 잠정 합의했지만 행자위 법안소위에서 여당이 단독으로 과거사법을 처리한 뒤 전체회의 상정을 시도하려고 하자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해 무산됐다. 교육위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문제로 파행 운영됐다. 문소영 김상연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여의도 IN] 與당직자 “강경파 광기정치”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가 국보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의원, 평당원 등 내부 흐름을 ‘광기’라고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다. 천정배 원내대표의 핵심참모인 윤석규 원내 기획실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광기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광기가 정치를 지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당내 강경파를 겨냥했다. 그는 “개혁을 바라는 간절함, 소망, 열정, 의지 모두 좋고 개혁의 전략과 전술을 둘러싼 논쟁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이 아니라 데마고그와 매터도만이 판을 친다면 이는 광기의 전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종인 의원은 “국보법과 관련, 지도부가 갈팡질팡하지 않았다는 윤 실장의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며 비판했다. 윤 실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비판이 쏟아지자 “25일 저녁 원내대표실을 점거했던 일부 당원과의 대화를 마치고 작성해 올린 글”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홈페이지에서 글을 삭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4인회담 결렬…千대표 4대법안 표결 강행 시사

    4인회담 결렬…千대표 4대법안 표결 강행 시사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4인 대표회담’ 마지막 날인 27일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 등을 놓고 최종 타결을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결렬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협상 뒤 “4인 회담은 기능을 다했다.”면서 “연내 합의처리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법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4대 법안의 표결처리 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보법과 과거사법 등에 대해 양당이 추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혀 앞으로 절충 여지는 남아 있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과거사 법안은 8인소위로 다시 넘겨서 더 논의하기로 했고. 국보법은 양당이 다시 입장을 정리해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국보법의 경우 한나라당은 기존 틀을 유지하며 개정할 경우 법안 이름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열린우리당은 국가안전보장특별법으로 대체입법할 것을 고수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또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7조의 ‘공공연한 찬양’과 이적단체 삭제를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체제 유지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 참칭’조항에 대해서는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제의를 수용하는 등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법을 놓고는 조사 대상에서 한나라당은 ‘반국가단체 또는 이적 단체나 테러에 의한 폭력 학살 의문사’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열린우리당이 ‘이적단체의 표현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회담 자체가 무산될 뻔한 위기에 처했으나 오후 5시30분 한나라당의 제안에 따라 극적으로 회담 속개에 합의했다. 회담에 앞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을 갖고 나오면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2004년 올해 정치 현장의 풍속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1인 보스 체제와 권위주의가 사라졌다. 또 검찰의 불법정치자금 감시 강화로 금권정치 문화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런 세태와 맞물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났다. 정치권의 오랜 종사자들은 “과거 수십년간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올 한해의 변화가 더 큰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체급이 내려갔다” 최근의 ‘4인 대표회담’은 여러모로 생소한 정치형식이다. 과거 당 대표들은 실무진이 사전에 현안을 모두 조율해놓으면, 맨 마지막에 만나 폼잡고 사진 찍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 여야 대표들은 매일 몇시간씩 배석자도 없이 ‘재미도 없는’ 법조문을 놓고 씨름하고 있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대변인이 아니라 원내대표가 직접 브리핑을 한다.“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있는 방증”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아랫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며,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삭막한 정치문화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통제가 안 된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부영 의장은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인사말을 끝내고 외부 일정 참석차 자리를 뜨려하자 초선인 임종인·김형주 의원 등이 “당이 망해가는데 꼭 가야 하겠느냐.”고 가로 막고 나선 것. 과거 기준으로는 새까만(?) 초선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당 대표한테 대드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3김(金) 시대’때와 같은 당 지도부의 공천권과 자금력이 사라지자 의원들이 특정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일견 상향식 민주정치가 정착된 측면도 있지만, 지도부 입장에서는 영(令)이 안선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지도부가 여야 협상을 해와도 걸핏하면 의원들이 반발하니 되는 일이 없다는 푸념이다. ●“부대변인이 안 보인다” 과거 브리핑의 상당부분은 부대변인들이 담당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 등은 대변인 만큼 TV에 자주 나와 싸웠다. 그런데 17대 국회에서는 각당이 공동 대변인제를 채택함으로써 부대변인들이 브리핑에 나설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만 하더라도 모두 3명의 현역 의원이 대변인이 활동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2명이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다. ●중앙당사 유명무실 정치부 기자들은 최근 몇달 동안 중앙당에 갈 기회가 없었다. 주요 일정이 모두 국회에서 잡혔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국회가 안 열리는 날이면 기자도 당직자도 중앙당으로 옮겨갔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야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허름한 당사를 찾아 여의도를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거리가 먼 중앙당에 있다가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보니 ‘거주지’를 국회로 단일화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당 소속 부대변인과 당직자들까지 소속을 아예 ‘원내’로 바꿔 국회로 들어와 있는 바람에 중앙당사는 ‘유령 건물’처럼 썰렁하다.A당의 한 당직자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당사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사무총장 위상 약화 과거 당의 사무총장은 1인 보스의 수족이자 ‘실세’의 대명사였다. 정보·자금·조직을 주무르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의 사무총장은 이름이 사무처장으로 바뀌었으며, 권한도 사무처의 단순 관리자 역할로 축소됐다. 재정권과 인사권은 당 재정위와 인사위로 이관했다. 여당에선 개원 초 당 중진들이 사무처장 자리를 서로 안하려고 해 초선의 최규성 의원이 떠맡았다. 지난 대선 직후 여야의 사무총장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죄다 구속되면서 사무총장은 더 이상 매력있는 자리가 아닌 상황이다. ●“봉숭아 학당이 사라졌다” 과거 중앙당사나 국회 기자실에는 중진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들러 수시로 간담회를 가졌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자리에서 편안하게 오가는 ‘백 그라운드’에 대한 설명에서 여러 흐름들이 포착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자리가 거의 사라졌다. 국회에 마땅한 자리도 없고 인터넷 매체 등 기자 수의 증가로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공식 입장 발표만 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브리핑을 하려는 의원들로 하루종일 시끄럽다. ●“짠돌이 의원 많아졌다” 17대 국회 들어 집회 형식의 후원회가 금지되고 검찰 수사가 강화되면서 돈줄이 크게 말랐고, 따라서 의원들이 씀씀이도 빡빡해졌다. 국회 주변 찌개집에나 함바집(공사장 식당)에서 식사하는 의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의도 고급 한정식 식당들은 가격을 내려서 대처하고 있지만, 전에 비해 손님이 크게 줄었다는 한숨소리가 들린다. ●의정보고회 실종 연말이면 국회를 도배하던 ‘의정보고회’ 포스터가 올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라 ‘집회에 의한 모금’이 금지되면서 후원회 행사를 겸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의정보고회의 매력이 사라진 게 결정적 이유로 분석된다. 한 의원은 “의정보고회를 하려고 해도 정치자금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걱정이 되고 오히려 돈이 들어 별로 장점이 없다.”고 말했다. ●80년대 대학가처럼…. 12월 들어 국보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격화하면서 각당이 국회 안 도처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마치 80년대 대학가를 옮겨놓은 듯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열린우리당 강경파의 농성장에는 투쟁의지를 북돋는 대자보가 걸려 있고, 시간대별 행동지침도 부착돼 있는 등 대학 운동권의 투쟁 모습과 유사하다.25일 열린우리당 일부 당원들이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것은 과거 대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말정산 활용한 후원금 백태 17대 국회의원들이 근로소득세를 내는 봉급 생활자의 연말 정산을 앞두고 ‘세금 대신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 10만원을’이란 운동을 펼치면서 후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도입된 정치자금법은 법인으로부터 거액의 정치헌금을 금지하고, 개인들의 소액 정치헌금을 장려하기 위해 정치후원금 중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내는 개인으로선 세금으로 가느냐, 정치 후원금으로 가느냐의 차이 뿐이다. 그래서 샐러리맨 친구나 선후배가 많은 의원들은 의외의 성과를 거둬 동료 의원들의 부러움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면 국세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공제율을 100%가 아니라 일정 부분으로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은 “정치 자금이 투명해지는 효과가 국세가 줄어드는 효과보다 크다.”고 항변한다. ●샐러리맨 친구, 많을수록 좋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연말정산용 10만원짜리 정치헌금’을 120명에게 받았다. 모두 1200만원이다. 이중 60명은 중소기업을 하는 친구가 한번에 몰아준 것이다. 우 의원은 “친구인 사장과 직원들이 알음알음으로 10만원을 쾌척하고 연말 정산을 통해 되돌려 받기로 했다.”면서 “10만원 후원은 진정으로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만 하는 만큼 정치가 투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 동기 동창만 130여명인 연세대 정외과 출신인 김현미 의원은 “친구·선후배들이 연말 정산용으로 10만원 정치 헌금을 많이 해줘서 후원회를 못하는 고민을 덜었다.”면서 “10만원,30만원,50만원 등 소액으로 도와줬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도 ‘친정’인 MBC 후배들이 후원하겠다며 10여명이 10만원씩 단체로 냈다고 소개했다. 최재천 의원은 “금융감독원 노조에서 30명이 10만원씩 거둬서 300만원을 전달해 왔다.”면서 “아무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손바닥 상정’한 효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유시민의원 270만원 최고 정치전문 인터넷 언론인 ‘서프라이즈’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정치헌금을 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서프라이즈에는 소액헌금운동 이틀 만에 1000여만원이 쌓였다. 하지만 관리 불능으로 이 운동은 종료됐다. 후원받은 정치인들은 대부분 열린우리당 소속.‘노빠 의원’으로 잘 알려진 유시민 의원이 27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지난 10월쯤 연간 후원금 한도 1억 5000만원을 다 채운 상황이라 이 후원금을 중앙당에 기부했다고 한다.2위는 정청래 의원으로 140만원,3위 장향숙 의원 100만원이다. 이어 최재천(90만원) 의원,‘간첩논란’을 빚은 이철우(80만원) 의원, 각각 당·원내 대변인인 김현미(50만원)·박영선(40만원)의원 순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390분 마라톤회담… 성과 ‘불발’

    여야 4인 대표회담은 활동 종료시한인 27일 자정에 이르도록 마지막 1분까지 쥐어짜며 치열한 ‘마라톤 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마치고 말았다. 여야는 이날 애초 예정된 오전 회담이 취소된 뒤 그간의 회담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상대 당의 양보와 대안 제시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오후 5시30분에야 가까스로 머리를 맞댔다. 다시 열린 4인대표회담은 무려 6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긴박했던 회담 막판 1시간 밤 10시50분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이부영 의장과 10분 동안 긴밀하게 얘기를 나누고 나오자 상황은 더욱 급박해졌다. 회담장에서 나온 유 의원은 “(이 의장이)‘회담이 깨질 것 같다.’고 말하기에 그러면 깨라고 말했다.”고 말해 회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전했다. 유 의원의 방문 소식을 접한 ‘240시간 의총농성단’의 임종인·유시민·이광철·정청래·정봉주 의원 등은 곧바로 급하게 회담장을 찾아 혹시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폐지안을 타협할 가능성’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유 의원은 회담장에서 나오자마자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을 찾아 10여분 동안 얘기를 나누는 등 회담장 내부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회담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던 정봉주 의원은 “술 마시고 있던 유 의원을 이 의장이 급하게 찾은 것이 이상하다.”면서 “일상적인 내용이라면 임채정 기획자문위원장이나 이경숙 상임중앙위원 등을 찾았을텐데 청와대와 교감하고 있는 유 의원을 통해 국보법과 관련된 합의문안을 조율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여야,“협상 결렬은 네 탓” 공방 열린우리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애시당초 4대 입법에 대한 해결 의지도, 대안도 없이 ‘시간 끌기’ 전략의 일환으로 4인 회담을 이용했다는 것이 내부의 주된 분위기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4인 회담은 더이상 의미가 없고, 그럴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4인 회담이 끝날 때까지 발설하지 않겠다던 회담 내용까지 언론에 상세히 공개했다. 사실상 ‘4인 회담’ 종료를 선언한 셈이다. 그동안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주장해온 강경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의총 소집과 연내 단독 표결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등에 대한 내부 정리도 없이 4인 회담에 임하고 있다.”면서 “합의를 위한 의지와 노력도 없이 ‘결렬’ 운운하는 것은 4인 회담을 4대 입법 강행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려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와 최고위원·중진회의를 잇따라 열어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에 대한 핵심쟁점에 대해 더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4자 회담 결렬 위기서 극적 재개 이번 회담이 결렬되면 여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치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동의안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여야는 국민적 비난 여론을 면키 어렵다. 전광삼 박록삼 김준석기자 hisam@seoul.co.kr
  • 4인회담 복병 ‘국보법 7조’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죄)가 여야 4인 대표회담의 마감시한인 27일까지 이른바 4대 입법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지난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보법 협상은 초반엔 급진전되는 듯했다. 인권 침해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안보 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을 보완하기로 합의하는 등 탄력을 받았다. 당초 최대 쟁점 사항으로 지적된 존·폐 문제는 ‘형식 논리’에 빠진 여야의 명분 다툼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고,2조 ‘정부참칭’ 조항는 상당한 의견 접견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쉽게 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던 7조는 새롭게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이다.27일 진통 끝에 재개된 회담에서 여야는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난상토론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4인 회담에서 다른 부분에선 논의가 상당부분 진행됐는데 7조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은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해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보법 위반자의 90% 이상이 이 조항으로 처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수정’을 고수 중이다. 즉, 문구 가운데 ‘…한다는 정을 알면서’를 ‘…할 목적으로’로 고쳐 목적범만 처벌하도록 처벌 요건을 강화했다. 또 고무·동조 부분은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4인회담에서 열린우리당의 삭제 주장에 대해 “그럼 나라는 누가 지키냐.”,“군대는 왜 가느냐.”며 삭제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7조에 목을 매는 이유는 지지층 때문이다. 특히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국보법 협상에서 실질적으로 성과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찬양·고무죄 부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삭제가 최선이지만 이것이 안 되면 적극적으로 가담한 자에 한해서만 처벌하도록 문구를 고치겠다는 복안도 있다.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수정안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조항이 삭제될 경우 공공연하게 인공기를 든 군중 집회가 열리는 등 심각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경원 의원은 “삭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내 논란을 거치면서 목적범에 한해서 찬양죄를 남긴 것은 마지노선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與, 지도부에 국보법 맡겨라

    지금 정치권에서는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 4인이 국가보안법 등 4대입법과 ‘한국형 뉴딜 관련법’에 대한 절충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 여야 지도부가 쟁점법안에 대해 합의처리를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는 것은 그동안 극한대치로 허송세월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다행한 일이다. 연말까지 국회일정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는 점과, 제발 새해부터는 상생정치를 해달라는 민심으로 볼 때도 이번 협상은 중요하다. 쟁점법안들이 아무리 첨예하다고 할지라도 협상과 타협을 통해 합의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가보안법의 경우는 열린우리당 다수의견이 폐지를 고수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대체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가 합의처리를 약속했다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합의는 아닐 터이다. 서로 양보를 얻어내고 미진하다면 추후 보완하는 타협안도 협상의 고려대상에 포함되어 있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싸우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바에는 그나마 타협하는 것이 상생이다. 그런데 여야 대표들이 휴일도 없이 협상테이블에 앉았는데 열린우리당 내부의 지도부 발목잡기는 이해하기 힘들다. 당원들이 한 때 국회 원내대표실을 점거하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보법 폐지 다짐대회까지 열었다. 외곽단체인 ‘국민의 힘’은 국회의장 공관에서 시위까지 했다. 국보법을 폐지하라는 주장은 일리없지 않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렇듯 사생결단으로 나서는 것은 판을 깨자는 것과 다름없다. 당의 지도부는 대표성을 가지고 당론과 협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여권 내부의 과격행동은 당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대화의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도 아니다. 정히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의원총회나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의 힘을 뺏거나 불신임하면 되는 것이다. 일단 당대표와 원내대표에게 협상을 맡겼으면 결과에 대해서 비판을 할 수 있겠지만 협상 자체를 가로막는 일은 삼가야 한다.
  • 여야 4인회담 난항…4대법안 타협 불발위기

    여야 4인회담 난항…4대법안 타협 불발위기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26일 4인 대표회담을 열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하고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4인 대표회담 시한을 하루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좀처럼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4대 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특히 열린우리당 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사실상 4인 회담이 무산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4대 법안을 한나라당과 합의 없이 연내 강행처리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 정국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4인 회담 후 기자회견을 자청,“그동안 야당을 존중해 대화와 타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하루의 회담 시한이 더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야당이 보여준 태도에 비춰 보면 아무런 기대와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극도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뒤 “내일까지 야당과 타협이 안되면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국회 법에 따라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행 처리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4인 회담 전 여야 합의문에서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었다.”면서 “그런데 협상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연내 처리는 안되는 것이고 따라서 합의문에 의한 법안 처리도 불가능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회담이 결렬되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여야가 모처럼 대화정치를 하겠다고 기구까지 만들고 약속했는데 최선을 다 하지 않고 결렬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고 천 원내대표에 비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며칠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충분히 상대방 의도를 파악했고, 이젠 핵심 쟁점이 부각됐는데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고 막판 대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핵심관계자는 “여야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와 관련, 대체입법을 전제로 상당부분 논의를 진행시켰으나 핵심쟁점인 국보법 7조(찬양·고무)의 삭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커 타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야 4인회담 “차라리 끝내자” “27일 추가협상”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26일 5일째 ‘4자회담’을 가졌으나 합의도출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대체입법’에서 접점을 마련한 뒤 나머지 법안에서 정치적으로 ‘일괄 처리’되리라는 낙관론은 자취를 감춰가는 분위기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27일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던 ‘4인 대표회담’을 연기함에 따라 회담은 사실상 결렬 위기를 맞았다는 비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여전히 합의를 도출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어 막판 극적 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여야는 회담에 대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협상 일찍 끝내고 싶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3시에 시작된 ‘4인 대표회담’을 예정시간보다 2시간여 이른 오후 4시에 끝낸뒤 어두운 표정으로 “전혀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천 대표는 지난 24일 3차 회담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표현을 했다. 회담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차라리 협상을 일찍 끝내고 싶다.”며 부인했다. 천 대표는 이날 언론개혁법과 과거사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개혁법을 개정하는 취지와 관련없는 주장만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언론운동단체가 요구했던 소유지분제한를 포기하고, 대안으로 제시했던 시장점유율도 크게 완화했으며, 과거사법도 양보할 자세를 취했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은 “(국가보안법의)1조 국가참칭삭제는 논외로 하고,7조 찬양고무 부분에서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표는 7조와 관련해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이 북한군을 왜 막아야 하느냐.’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 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25일과 오늘 회담 끝에 ‘도대체 한나라당이 어떤 안을 받을 수 있는지 대안을 가져와라.’고 요구했다.”면서 “박 대표가 27일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27일 뒤에도 더 논의할 수…” 한나라당은 이같은 여당의 비관론이 당내 반발을 의식한 압박 카드라는 판단 아래 막판 타결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4대법안 모두 중차대한 법이며, 어느 하나를 잘라서 얘기할 수 없다.”면서 “양당이 내부의견을 조율해 27일 원내대표간 전화연락을 취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며칠 동안 심도있는 논의로 쟁점 관련 선택의 문제만 남았기에 오늘은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것 같아 회의를 마친 것”이라면서 “대화·타협정치를 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했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당내에서 일부 반발이 있다고 해서 결렬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열린우리당이 협상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을 낙관했다. ●여당 강경파는 지도부 압박 “4인 대표회담에서 타결되면 당지도부 불신임으로, 결렬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구하려고 합니다.”(열린우리당 개혁파 초선의원) 열린우리당 개혁파 의원들은 이날 천정배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고, 평당원과 중앙위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240시간 의총 농성단’은 80여명 의원들의 서명을 토대로 ‘국보법 폐지 및 형법보완’의 당론을 관철해 내지 못할 경우 불신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당론 변경을 통해 한나라당과 ‘대체입법’ 협상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강하게 반발했다. 김형주 의원은 “지도부들이 당론을 고수하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국회의장에게 최선을 다해 직권상정을 설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4자회담 결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결렬될 경우에는 당력을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점을 국회의장에게 설득하며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등 ‘국회의장과 담판’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쥐도록 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종수 문소영 박록삼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黨同伐異/이기동 논설위원

    당동벌이(黨同伐異)는 말 그대로 같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다른 사람을 친다는 뜻이다. 후한의 역사를 기록한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말이다. 동서고금의 역사치고 당동벌이 아닌 역사가 있었을까마는 후한때는 좀 별났던 모양이다. 전한은 외척이 망쳤고, 후한은 환관이 망쳤다고 한다. 황실의 비호를 받은 후한의 환관들이 외척과 선비들을 탄압, 그 결과 관료집단인 선비들이 황실에 등을 돌려 후한의 멸망이 초래됐다. 교수신문이 시사칼럼을 쓰는 교수들을 상대로 2004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나타내는 대표 사자성어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당동벌이가 뽑혔다. 돌이켜보면 후한에 결코 뒤지지않는 당동벌이로 지새운 한해였다. 연초부터 시작해 공격의 주도권을 쥔 쪽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똘똘 뭉친 친노(親盧)단체들이었다. 일방적 선거몰이에 야당은 어설픈 탄핵카드로 반격했지만, 총선 참패로 거세당한 환관꼴이 됐다. 후한 황실의 외척이 되거나, 아니면 이들을 치기 위해 황실이 내세운 환관편이 된 듯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 학자, 일반시민들이 가세해 죽기살기로 싸워댔다. 진보와 보수, 개혁과 친시장, 가진자와 못 가진 자, 친북반미…등등 녹슨 무기고에 쌓여있던 온갖 무기들이 다른 쪽을 치는, 벌이(伐異)에 동원됐다. 청와대까지 “세상을 바꾸자.”며 독전에 가담했고, 야당은 철 지난 색깔론으로 응수했다. 역사는 어떤 당동벌이에도 일방적인 승리를 안겨준 적이 없다.600만명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낸 히틀러식 혈통 당동벌이의 말로가 그랬고, 그의 아류를 자처하며 코소보 인종청소를 감행했던 밀로셰비치의 말로 또한 그렇다. 홍위병들이 벌인 문화혁명의 당동벌이는 지금 중국인들의 가장 부끄러운 과거사가 됐다. 킬링필드로 17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산 크메르 루주의 말로는 또 어떠했나. 행정수도 이전, 국보법 폐지, 언론개혁 등을 놓고 벌이는 죽기살기식 싸움이 우리의 목숨을 떼로 앗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소모전에 지금 우리의 경제발목이 꽉 잡혀있다. 지난해와 그 전해에도 ‘우왕좌왕’‘이합집산’처럼 부정적인 뜻의 사자성어들이 뽑혔다. 언제쯤이면 구동존이(求同存異)나 화이부동(和而不同)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자성어가 대표로 뽑힐 수 있을까.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盧대통령 국정코드 ‘과거’에서 ‘현재’로

    盧대통령 국정코드 ‘과거’에서 ‘현재’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과거에서 현재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의 화두가 지난해엔 불법정치자금, 올해는 과거사 정리였다면 내년에는 민생경제로 전환하는 조짐이 분명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올해 연두기자회견에서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과거사정리를 예고한 뒤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자고 말했고, 그뒤 여야가 대치하는 ‘4대입법 정국’이 형성됐다. 새해에 노 대통령은 경제회생을 화두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집권 이후 각종 화두를 던지면서 정국의 물꼬를 형성해 왔다. 그런 점에서 국정운영 키 워드는 노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국보법 처리 천천히 하라” 노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해찬 국무총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당·정·청 송년 만찬에서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 처리를 염두에 둔듯 “천천히 가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4인회담은 아주 잘하는 일이라고 여당 지도부를 격려하는 발언을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보법 등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4인대표회담 결과를 설명한데 대한 언급이다. 청와대측은 나중에 부인했지만, 국보법 처리에 대한 지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만찬에 참석했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통령은 수십년 된 법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려면, 어렵지만 잘 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고, 한명숙 의원은 “국보법 처리를 연내까지 안해도 된다, 안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지침이라는 관측을 부인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협상의 어려움에 이해를 표시하고 당의 노력을 위로하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권의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맞게 중심국정의 키워드를 던진다.”면서 “시기에 따라 부각되는 키워드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경제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측의 새해 키워드가 경제가 될 것이라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노 대통령은 23일 안산공단 방문계획을 연기한 데 이어,24일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접견 계획을 내년초로 연기했다. 노 대통령은 바쁘게 진행돼온 공식일정을 최소화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게 참모들의 귀띔이다. 노 대통령은 당·정·청 만찬에서도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경제이며, 내년에 경제 회생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의 국정운영 방향을 경제로 삼기로 작심한 것 같다.”면서 “구상은 새해 1월 중순에 가질 연두기자회견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에서는 경제회생의 의지와 방향을 제시한 뒤 차례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 같다. 따라서 새해에는 경제 회생의 급물살이 정국과 사회 곳곳에서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이 밝힐 경제살리기 대책은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의 수준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경제불황의 터널이 생각보다 길고 국민고통이 크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해법은 단기적인 경기대책 차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시절의 조언하던 경제학자 그룹과 청와대의 정부 공식라인을 두 축으로 구체적인 방안마련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여권에서 검토에 들어간 화폐개혁도 대안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은 올해 다수당이 되면서 기금관리법, 사모펀드법, 국민연금법 등을 개정해 경제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결국 이같은 법제도의 변화가 내년부터 경제의 활력으로 작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법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경제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임기말까지 국민대통합” 노 대통령은 만찬에서 “열린우리당은 2005년 국정 운영의 키워드를 민생경제·평화번영·국민통합 등 3대 과제로 정했다.”는 이부영 의장의 보고를 듣고 “잘 정하신 것 같다.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통합에 대해서도 교감이 확인된 셈이다. 국민통합은 과거사 정리의 매듭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이 최근들어 “힘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법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상황을 진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민대통합 방안은 추진하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권에서 사용되던 일방적인 대사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민대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국민대통합의 메시지는 새해에 급물살을 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국민대통합은 정권 마지막까지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현 문소영기자 jhpark@seoul.co.kr
  • 與 ‘대체입법’ 진통

    열린우리당은 연내 처리키로 한 ‘국가보안법 폐지 및 형법 보완’ 당론을 사실상 바꾸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24일 낮 국회에서 긴급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를 열어 ‘4인 대표회담’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고, 당론 변경에 대한 집중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내 폐지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진통이 예상된다. 국보법 연내 처리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농성중인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당론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면서 4대 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위해 소속의원들의 서명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연석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국보법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입법으로 가자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어차피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올해 내에 털고 가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체입법을 추진할 경우, 한나라당이 받아들일 것인지 또는 연내 처리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국보법 폐지 후 형법보완’이란 당론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면서도 “4인 대표회담을 통해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자는 분위기였다.”고 밝혀 당론 유지가 사실상 대야(對野) 압박용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보법 처리와 관련해 내용과 시기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의원총회에서 기존 당론을 바꿔 추인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보법 당론을 원안대로 밀고가되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과, 원안을 변경해 연내에 처리하는 변화된 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는 ‘복수의 대안’을 마련해 의원총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나라 여론조사로 ‘與 압박’

    여야가 ‘4인 대표회담’를 통해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를 논의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24일 자체 ARS결과를 발표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23일 당 차원에서 ARS 여론조사를 한 결과 국보법 문제는 ‘4인 회담에서 합의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51.3%를 기록했다.”면서 “반면 ‘어쨌든 연내처리 해야 한다.’는 의견은 21.6%에 불과했다.”고 브리핑했다. 이어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보완하는 것이 좋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25.9%에 불과해 부분 개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안을 찬성한다는 의견 67.9%에 못 미쳤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또 “최근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사면복권설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26%, 그렇지 않다는 쪽이 60%를 차지했다.”면서 “정치적 사면복권에 대해 국민들이 상당히 엄격한 눈으로 보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가 지난 10월 이후 꾸준히 30%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35.7%였던 반면 열린우리당은 25.9%, 민주노동당은 15.3%에 그쳤다.”고 전했다. 전 대변인은 “이는 지난 14일 조사했을 때보다 한나라당은 4.5% 포인트, 열린우리당은 2.9% 포인트가 상승했는데, 민주노동당은 오히려 4.1% 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라면서 “양당 구도로 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국보법 대체입법으로 매듭을

    여야간 국가보안법 협상에서 절충 가능성이 보인다.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 같았지만,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자 타협의 길이 열리고 있다.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한나라당이 국보법 명칭 변경과 정부참칭 조항 손질 의사를 밝힌 데 호응하듯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유연한 대응을 당부했다. 양측이 조금만 더 상대를 이해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국보법 대타결’은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노 대통령은 엊그제 여당 지도부와 만찬자리에서 4대 입법과 관련해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풀자.”고 말했다. 내년에는 경제회생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대통령의 실용주의 국정운영 방침이 실천에 옮겨지길 바란다. 새해 국정이 경제중심으로 운영되려면 국보법 등은 연내에 마무리되어야 한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국보법폐지안 처리연기, 대체입법으로 당론변경, 자유투표 회부 등을 협상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누누이 강조했듯이 대체입법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여당이 폐지안을 고수한다면 처리시기를 내년으로 넘겨도 야당과 합의를 이루기 어렵게 돼있다. 국보법은 많은 부분에서 시대상황과 맞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의 안보불안도 현실이고 보면 단계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합리적이고 차선책이다. 노 대통령도 여당 지도부에 “국가보안법은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군림해온 법인데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겠느냐.”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번에는 대체입법 수준에서 매듭지어야 한다. 국보법에서 대타협이 이뤄지면 사학법, 언론법, 과거사법 절충은 상대적으로 쉽다. 당대표·원내대표 등 양당 대표회담 멤버 4인의 정치력을 기대한다. 여당내 국보법 폐지론자들과 야당내 존치론자들은 큰 그림을 보고 당지도부를 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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