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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군은 ‘하이힐’ 착용? “여성 조롱” 우크라이나軍 비난 쇄도

    여군은 ‘하이힐’ 착용? “여성 조롱” 우크라이나軍 비난 쇄도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군 퍼레이드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해 비난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여군들이 중간 높이의 힐이 달린 검은 펌프스 신발을 신고 행진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 독립 3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군 퍼레이드를 준비 중이었다. 사관후보생 이바나 메드비드는 국방부 정보 사이트에 “오늘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힐 신발을 신고 연습을 했다”면서 “군화를 신었을 때보다 약간 힘들었지만 그래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힐 신고 행진 연습” 국방부는 하이힐이 규정된 복장 중 일부라고 주장했지만, 공식 행사 등에서 정복을 입을 때나 신는 신발을 현장에서 신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각 야당을 중심으로 성차별주의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고로스당의 인나 스브손 의원은 “이보다 더 바보 같고 해로운 아이디어를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남성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여군 역시 생명을 무릅쓰고 있으며,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방송 아나운서인 마리아 샤프라노바는 국방부가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에 빠져있다”면서 “하이힐은 뷰티 산업에 의해 도입된 여성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올레나 콘드라튜크 의회 부의장은 당국이 여성을 모욕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野 “친러시아 반군과 싸웠는데…조롱” 콘드라튜크 부의장은 1만 3500명 이상의 여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993년부터 여성의 입대가 허용됐으며, 2018년부터 포수, 저격수, 보병 지휘관 등의 전투병과 복무도 가능해졌다. 현재 우크라이나 여군은 장교 4000명을 포함해 3만 1000명을 넘는다. 반발이 확대되자 안드리이 타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결국 사관후보생들과 만나 하이힐을 더 나은 인체공학적 신발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위스, 국민투표 끝에 차세대 전투기로 ‘F-35 라이트닝Ⅱ’ 선정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위스, 국민투표 끝에 차세대 전투기로 ‘F-35 라이트닝Ⅱ’ 선정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스위스 연방위원회는 스위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F-35A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록히드마틴사가 만든 F-35 스텔스 전투기의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F-35A는 통상적인 이착륙방식을 사용하며 주로 공군에서 운용된다. 사실 스위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선정은 그 동안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4년 5월 18일, 스위스에서는 차세대 전투기와 관련된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다. 스위스는 전 세계 국가 중 이례적으로 국민투표로 차세대 전투기를 선정한다. 당시 스위스 정부는 스웨덴 사브사가 만든 ‘그리펜 E’ 전투기를 스위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하고 국민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투표결과 그리펜 E 도입에 반대한 표는 53.4%에 달했고, 46.2%, 133만 4천명만이 찬성했다. 박빙의 투표결과가 나왔고, 이후 그리펜 E 전투기 도입계획은 취소됐다.당시 스위스 공군이 운용중인 50여대의 ‘F-5E 타이거Ⅱ’ 전투기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특히 일부 F-5E 전투기는 2016년에 도태될 예정이었다. 다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군은 투표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스위스 국방장관은 “국민들에게 안보 공백의 심각함을 상세히 다시 설명해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7일 다시 한 번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놓고 스위스에서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다. 스위스 공군이 운용중인 20여대의 ‘F/A-18C 호넷’ 전투기가 노후화됨에 따라 차세대 전투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스위스군은 2030년에 F/A-18C 전투기를 퇴역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번 투표는 전투기 기종선택이 아니라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의 찬반에 관한 것이었다. 그 결과 스위스 국민들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에 찬성했고 결국 6월 30일 스위스 연방위원회는 F-35A를 차세대 전투기 기종으로 결정한다. 스위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후보기종에는 F-35A 전투기를 포함 미 보잉사의 F/A-18E/F 수퍼호넷, 프랑스 닷소사의 라팔,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있었다. 스위스가 선택한 F-35A 전투기는 다른 후보기종들과 달리 스텔스 성능 즉 레이더를 포함한 각종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약 8.1톤의 각종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또한 마하 1.6의 속도를 자랑하는 제5세대 전투기이다. 특히 각종 전자 센서의 성능이 뛰어나, 전자전과 정보수집 그리고 정찰 임무까지도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로 평가 받고 있다. 스위스연방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F-35A 전투기가 조달단가와 운영비에서 경쟁기종을 제쳤다고 설명했다.  F-35A 전투기의 입찰가는 경쟁기종 입찰가에 비해 20억 스위스 프랑(21억 6000만 달러)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스위스는 총 36대의 F-35A 전투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선정으로 인해 스위스는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 15번째로 합류한 국가가 되었다. 현재 F-35 전투기는 전 세계 21개 기지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9개 국가는 자국 영토에서 F-35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중인 F-35 전투기는 총 655대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1380여 명의 조종사와 1만 670명의 유지보수 인력이 F-35 전투기와 관련된 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 ‘이길 수 없는 싸움’ 몰아넣은 이라크·아프간 전쟁의 설계자

    ‘이길 수 없는 싸움’ 몰아넣은 이라크·아프간 전쟁의 설계자

    ‘매파,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설계자’ 등으로 불린 도널드 럼즈펠드(88) 전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9·11 테러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을 완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80일 만이다. “6일 또는 6주이지, 6개월은 아니다”라며 호기롭게 이라크전을 시작했던 그는 미국을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몰아넣은 장본인으로 여전히 비판받고 있다. 프린스턴대를 나온 뒤 30세에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으로 정치계에 입문한 럼즈펠드는 41세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고,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43세로 최연소 국방부 장관에 올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며 부를 쌓기도 했다. 총 4명의 공화당 대통령 밑에서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 고문, 중동 특사 등을 역임했지만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두 번째 국방장관을 6년간 맡았을 때 존재감이 가장 컸다. 74세 최고령 국방장관으로 퇴임했고, 국방부를 두 번 이끈 유일한 인물이 됐다. 이 기간에 그는 2001년 9·11 테러 책임을 묻기 위한 이라크 전쟁을 앞장서 주장했고, 2003년 3월 시작한 이라크전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압도적 군사력을 투입하는 그간의 전투와 달리 럼즈펠드는 군살을 덜어내고 드론 등 첨단무기를 이용한 속도전으로 바그다드를 효율적으로 함락시켰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같은 해 12월 생포했다.하지만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라크가 테러리스트에게 공급했다던 대량살상무기(WMD)가 발견되지 않았다. 전쟁이 3년 넘게 지속되자 반전 세력의 비판도 커졌고, 아부그라이브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벌어진 미군의 수용자 학대와 인권침해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결국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패하자 부시는 12월에 럼즈펠드의 사의를 수리했다. 그는 2002년 WMD의 증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정보에는) ‘안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knows),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들이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는 증거 없는 전쟁을 일으킨 철학적 배경으로 이해된다. 그는 2011년 이 말을 차용한 회고록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Known and Unknown)에서 이라크전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라크전으로 4400명 이상의 미군과 수십만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고, 직접 비용만 8150억 달러(약 923조 5000억원)였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전 때문에 아프간전이 뒷전으로 밀려났고, 탈레반이 다시 힘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당시 럼즈펠드의 연설문 비서관이었던 맷 래티머는 럼즈펠드의 ‘오명’을 정치적 희생으로 봤다. 그는 이날 폴리티코 칼럼에서 “후세인 정권의 교체는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공식 정책”이었고 WMD 관련 주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 등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모두 등을 돌려 전쟁을 비난했을 때, 럼즈펠드는 정치 대신 책임을 졌다는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럼즈펠드는 “모범적인 공직자이자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며 책임을 결코 피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럼즈펠드는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 노선을 고수했다. 1974년에 이은 2003년 두 번째 방한 때 “분명히 우리는 북한의 정권이 교체되기를 희망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여기저기에서 나라들이 없어지는 극적인 변화를 우리는 보아 왔다”고 말해 북한을 자극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외교·경제적 대북 압박으로 북한의 군부가 당시 김정일 체제를 전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내며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끈 도널드 럼즈펠드가 세상을 등졌다. 향년 88.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족들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럼즈펠드 전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우리는 그의 아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그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삶의 진실함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있는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음을 접한 뒤 고인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 했으며 “모범적인 공직자였으며 진짜 좋은 남자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럼즈펠드는 1975~1977년 제럴드 포드 행정부, 2001~2006년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일했다. 2004년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학대가 드러나 사의를 표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신임했다. 그러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2006년 11월 부시는 럼즈펠드의 사의를 받아들였고 다음달 퇴임했다.  미국 국방장관을 두 차례 역임한 것은 그가 유일했다. 첫 재임 때는 43세로 역대 최연소였고, 두 번째 재임 때는 최고령 장관이었다. 198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 고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중동 특사 등 다양한 역할을 다해봤다.  성격이 많이 다른 두 대통령을 무리 없이 보좌하며 워싱턴 정가에서 오래 살아 남았다. 일부에서는 반대파를 속여먹기도 잘하고 더할 나위 없는 워싱턴 인사이더이며 “생존능력 슈퍼 갑”이란 평판을 들었다.  특히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끌었다. 로이터 통신은 럼즈펠드가 이라크 전쟁의 주요 설계자였다고 전했다.  BBC는 그의 장관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2년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을 꼽았다. 그는 대량살상무기와 사담 후세인을 연결하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질문에 “뭔가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고는 항상 내 관심을 끈다”며 “왜냐면 (정보에는) ‘안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knows),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9·11 테러로 미국이 준비되지 않은 전쟁으로 끌려들어간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미국은 9·11과 아무런 상관 없는 이라크로 눈을 돌린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에 앞서 그는 행정부 안에서 가장 앞장 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세계평화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막상 이라크를 침공한 뒤 보니 그런 살상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국이 쓸데없이 이라크전쟁을 벌여 자원과 관심을 낭비하는 동안,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다시 힘을 추스렸고, 그 결과 미군은 현재 아프간 완전 철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매파이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얼굴’이었으며 가차 없다고 비판하는 이들조차 마키아벨리 같은 면모, 전쟁 기획 능력 만큼은 높이 샀다.  럼즈펠드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일하던 1974년 포드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고 두 번째 국방장관 임기 중인 2003년과 2005년에도 한국을 찾았다. 퇴임 후 회고록에서 외교적, 경제적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내 군부가 김정일 체제를 전복하도록 나서게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32년 7월 9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자원했으며 부동산 영업사원으로 일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다. 레슬링을 무척 좋아했으며 이글 스카우트에 가입했다. 프린스턴대학에서 해양학을 전공한 뒤 부친처럼 자원해 1954년부터 1957년까지 항공대 교관으로 일했다. 전역한 뒤 워싱턴 DC로 와처음에는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1962년 직접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에 선출됐다.  1969년에 의원 직을 그만 두고 리처드 닉슨이 만든 경제기회청을 이끈 뒤 1973~74년 NATO 미국 대사 등 행정부 내 여러 요직을 경험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물러나자 포드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건조 과정을 총괄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피스키퍼 MX 개발을 주도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전략무기감축협상(SALT II)을 놓고 옛 소련과 마주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장관 직에서 물러나 일이 있을 때만 행정부 일을 거들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중동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제약사 GD Searle & Co의 임원을 지낸 뒤 전자업체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거쳐 다시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취직했다.  1998년 의회의 초당파 위원회를 이끌어 미국에 닥친 유도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일을 맡았는데 옛 소련 붕괴로 북미 대륙이 직접 위협을 당할 여지가 없다는 빌 클린턴 행정부 정보기관들의 평가와 충돌하는 보고서로 갈등을 빚었다. 이란과 이라크, 북한 등 잠재적인 적국들의 미사일 제조 능력을 5년이면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본 반면 정보기관들은 15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불러 국방장관을 다시 맡은 그에겐 콜린 파월 국무장관, 딕 체니 부통령이란 만만찮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둘은 민간이 조금 더 펜타곤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럼즈펠드는 오히려 군이 더 일사불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9개월도 안돼 9·11 테러가 발생해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그는 그날 아침 하원의원들과 미사일 방어망 예산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펜타곤이 항공기 테러의 타깃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항공기 추락 지점을 찾았다. 그가 들것에 누군가를 눕히는 것을 돕는 모습이 CNN 카메라에 잡혔다. 그 뒤 청사 안에 들어가 공동 대응을 지휘했다.  나중에 기밀 해제된 메모에 따르면 벌써 그는 이 무렵에 오사마 빈 라덴 뿐만 아니라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습으로 보복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달도 안된 10월 7일 미군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공습에 나섰다. 곧이어 지상 작전이 개시됐다. 그리고 이 전쟁을 채 마무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 역시 당시 메모에 “길고 어려운 진창”이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는데 현재 아프간이나 이라크 상황은 그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두 차례나 사의를 표했는데도 변함없이 지지하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선된 뒤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럼즈펠드를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아들의 대통령 직을 망친다고 말하더라며 사의를 받아들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인은 2011년 회고록에서 전쟁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 발언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라크에 더 많은 병력을 파병했어야 했다는 점을 실책으로 인정했다.  201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에롤 모리스가 그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 ‘The Unknown Known’을 만들었다. 모리스는 로버트 S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처럼 냉전의 환상에 찌든 사람으로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는데 럼즈펠드와 33시간 인터뷰를 한 결과 이라크전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더욱 모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중에 체셔 캣이란 등장인물을 만난 것처럼 혼란스러웠다고 비유했다.  모리스는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할배가 뭔가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의심스러웠다. 이 할배는 완전 자기만족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갈파했다.
  • 美하원 주한미군 감축제한법 발의... 하한선 6500명 줄여

    美하원 주한미군 감축제한법 발의... 하한선 6500명 줄여

    주한 미군 2만 2000명 이하로 감축 사실상 금지국방수권법의 2만 8500명보댜 6500명 적어대북 전력, 중국 견제에 활용할 가능성 배제못해직전 SCM서 주한미군 유지조항 12년만에 빠져발의 의원측 “이동전력 외 순수 주둔인원만 계산”미국 하원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2만 2000명 이하로 감축하는 것을 제한하는 ‘한미동맹 지지 법안’이 발의됐다. 다만 현행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의 2만 8500명보다 제한선을 6500명이나 낮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 의원, 민주당의 앤디 김 의원 등 6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국에 주둔하는 현역 미군의 수를 2만 2000명 아래로 감축하는 작업에 미 국방부의 2022 회계연도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 법안을 발의했다. 갤러거 의원실 관계자는 VOA에 2만 8500명은 순환배치 병력을 고려한 것이며 이번 법안에서 명시한 2만 2000명은 한국에 상주하는 미군 병력에 적용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수는 순환배치로 오가는 인원 때문에 늘상 변동되는데, 이를 제외하고 언제나 한국에 유지되는 2만 2000명을 기준으로 법안을 만들었으며, 현재 미군 규모에 변화를 주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10월 열린 제52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매년 공동성명에 담겼던 ‘주한미군 유지 조항’ 문구가 12년 만에 빠졌다. 당시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 숫자보다 공동방위를 강조하는 취지로 병력 감축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북한을 대응하는 전력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지난 3월 인준 청문회에서 “병력의 ‘마법의 숫자’나 특정 역량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해당 법안에서는 예외적으로 주한미군 수를 2만 2000명 이하로 감축할 수 있는 요건은 강화됐다.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감축이 한반도 억지력 유지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의 독자적인 핵 억지력 개발 의지에 미치는 영향, 북한의 예상 반응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한미, 한일 간 장기적 군사·경제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과 미중, 미러 사이 군사 균형에 미치는 영향도 기술하도록 했다. 사실상 제한선 아래로 감축이 불가능하도록 한 셈이다.
  • 사드 기지 닷새 만에 물자 반입 재개…반대 단체 20대 현행범 체포

    사드 기지 닷새 만에 물자 반입 재개…반대 단체 20대 현행범 체포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29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자재 등 물자 반입을 재개했다. 지난 24일 이후 닷새 만이다. 소성리 마을 주민과 원불교 관계자, 사드 반대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오전 6시부터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는 불법이다” 등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했다. 경찰은 자진 해산을 요청하는 방송을 거듭하다 6시 35분쯤 강제 해산에 나서 이들을 도로 바깥쪽으로 밀어냈다. 주민 등이 서로 팔을 끼고 도로에 드러누운 채 강하게 저항했으나 큰 마찰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20대 남성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 남성은 경찰관에게 발길질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진입로를 확보하자 오전 7시 35분부터 각종 자재와 물자를 실은 트럭 등 20여대가 사드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주민 등은 도로 밖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이달 들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공사 자재와 물품을 반입하고 있다. 사드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은 참외 농사를 짓듯이 평화 농사를 짓고 있다”며 “불법 공사 저지를 위한 평화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참석 차 방한 당시 사드 기지 내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한국 측 노력을 당부했다.
  • 英 기밀서류가 왜 정류장에서 나와

    시민이 발견… 국방부 “직원 분실 신고”크림반도 접근때 러 예상 반응 등 담겨美 아프간 철군 뒤 英부대 잔류도 논의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영국 사이에선 영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HMS디펜더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러시아 국방부가 “디펜더가 크림반도 해역에 진입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영국 국방부는 국제법에 따라 운항했을 뿐이라며 반박한 것이다. 그런데 러 해군이 폭탄을 투하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진 이 사건이 영국의 도발 때문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황당하게도 영 국방부의 기밀서류가 한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되면서다. BBC는 27일 영국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담긴 문서가 런던 동남쪽 켄트 지방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시민이 지난 22일 버스 정류장 뒤편에서 약 50장 분량의 문서 꾸러미를 발견하고 BBC에 알렸는데, BBC는 이메일과 파워포인트 자료 등을 포함한 이 문서가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사무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지난주 직원이 내부 문서 분실 사실을 신고했으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군은 구축함이 크림반도에 접근했을 때 예상되는 러시아 측의 반응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영해를 무해통항한 것”이라는 국방부 설명과 달리, 당시 디펜더는 ‘디트로이트 작전’으로 불린 이 임무를 수행하며 총을 숨기고 격납고에 헬리콥터를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반도를 항행하면 “러시아가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이를 지켜봤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를 병합했는데, 영국과 유럽연합, 미국 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자료에는 또 영국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가능성을 포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동정, 영미 국방장관 대화 등 여러 중요한 최신 정보가 담겼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아프간 주둔 문제와 관련해 BBC는 “문서에 따르면 미국이 특정 사안에 관해 영국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철군 이후에도 영국 특수부대가 남을지 논의하는 내용도 있다”며 “정보의 민감성을 고려해 아프간 내 영국인과 다른 인력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세부사항은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야당인 노동당의 존 힐리는 “국방부를 통해 이 같은 문서가 유출된 데 놀랐다”며 “벤 월러스 국방 장관은 빨리 경위를 파악하고, 어떤 군사작전도 위협받지 않는다고 밝히라”고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 정부가 최근 도발을 은폐하려고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007이 예전 같지 않다”고 조롱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 서욱, 미중 겨냥 “전략적 경쟁 치열… 규범존중·다자협력해야”

    서욱, 미중 겨냥 “전략적 경쟁 치열… 규범존중·다자협력해야”

    서욱 국방부 장관이 16일 미중 갈등과 관련 “역내 전략적 우위 확보를 위한 각 국간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면서도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보협력의 모델로 정착돼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 각국의 치열한 전략적 경쟁, 비전통적 안보위협의 확산 등 역내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내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국제사회의 결속과 다자협력을 약화하고, 자국 중심주의와 일방주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위해 “국제사회가 국제법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반영한 국제규범 존중 원칙을 확립할 것과 다자협력 활성화와 함께 대화와 소통의 관행을 정착시켜 역내 국가 간 신뢰를 증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8개국 국방장관이 참가했으며,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의 제2국방장관이 회의를 주관했다. 남중국해 등 역내에서 미중이 갈등을 빚는 이슈와 관련, 서 장관은 국제규범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 장관은 “국가 간 이해관계의 충돌을 예방하고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수긍하는 행동규범이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이 제시한 개방성, 포용성, 투명성과 국제규범 존중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9년 아세안 정상들이 채택한 AOIP는 역내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데 대응해 협력과 연계성을 강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략 가이드라인이다. 미얀마 사태에 대해 서 장관은 “미얀마 상황도 인권, 자유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존중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 관련 주요 합의사항이 도출된 것을 환영한다”며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되어 미얀마의 안정과 평화, 민주주의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 장관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양국 정상의 확고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서욱 장관은 이날 회의를 계기로 찬사몬 짠야랏 라오스 국방장관과 화상으로 회담을 열고, 양국 국방협력 강화를 위한 ‘국방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양국은 금번 한-라오스 국방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양국 간 국방교류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상호 인사 교류, 군사교육훈련, 군수협력 등 분야에서 국방협력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민간인 국방장관이 필요한 이유/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민간인 국방장관이 필요한 이유/김상연 논설위원

    1950년 10월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하며 인해전술을 펴자 12월 이승만 정권은 급히 법을 만들어 17세 이상 40세 미만을 예비 병력으로 모집한다. 애국심 넘치는 청년들이 대거 지원해 50만명 규모의 ‘국민방위군’이 탄생했다. 하지만 부대가 채 자리잡기도 전에 적군이 밀고 내려오면서 국민방위군도 남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남하 과정에서 굶어 죽거나 얼어 죽는 병사가 속출했다. 알고 보니 군 고위층이 병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식량과 의복 예산을 착복해 벌어진 비극이었다. 이로 인해 숨진 병사가 수천명에 달했고, 후유증으로 죽은 사람까지 합치면 사망자가 9만명이 넘는다. 길가에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에 가마니를 덮어 둔 참혹한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신성모 국방장관 등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자 분노한 여론이 폭발했고 결국 김윤근 사령관 등 5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절체절명의 전쟁 중에도 부정을 저지르는 우리 군의 놀라운 부도덕성은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한 지금도 그 DNA가 면면히 살아 있는 것 같다. 부하 부사관을 사적인 술자리에 참석하도록 강요한 뒤 다른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버젓이 성추행하고 상관들은 조직적으로 은폐·회유에 나선다. 천문학적 국방 예산은 다 어디에 쓰는지 편의점 도시락만도 못한 급식을 한창 먹을 나이의 병사들에게 거리낌 없이 준다. 대한민국 다른 분야의 수준이 모두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군대처럼 이상한 짓을 대놓고 하는 조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폐쇄성과 상명하복 문화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죄의식이 둔감해졌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국방장관이 사과하고 압수수색을 펼치는 등 뒤늦게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서 개혁을 다짐한다. 하지만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슨 사건만 터지면 반복적으로 들었던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개혁’이란 단어는 원래 살가죽을 벗겨 낸다는 뜻이다. 스스로 자신의 살가죽을 벗길 수 있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다짐은 사실 거짓말이다. 평생 밥 먹는 습관 하나 고치기 힘든 게 인간인데 무슨 수로 그 방대한 조직의 살가죽을 스스로 벗길 수 있다는 말인가. 검찰이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고 결국은 외부에 의해 개혁을 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롭게도 검찰 개혁을 밀어붙인 여당 안에서도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은 개혁안에 반대했는데, 그들이 특별히 반개혁적이어서가 아니라 친정(검찰)과 같은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검사는 검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판사는 판사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마찬가지로 군인은 군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따라서 군을 정말로 개혁하고 싶다면 민간인 출신이 국방장관을 맡아야 한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이 나라의 국방장관은 여전히 군인 몫이다. 북한이라는 호전적 집단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 불안을 명분으로 들먹인다. 과연 맞는 말일까.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상시적으로 전쟁을 치르고 매일같이 전사자가 나오는 나라다. 하지만 건국 이후 200년이 넘도록 군 출신이 국방장관을 맡은 적은 거의 없다. 한국전쟁 때도, 본토를 핵전쟁 위험에 빠뜨린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미국의 국방장관은 민간인 출신이었다. 자동차 회사 사장 경력을 가진 국방장관도 있었다. 그러니 한국에서 안보를 핑계로 국방장관을 군 출신이 도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군인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의심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대목에서 군에 묻고 싶다. 국방장관이라는 밥그릇은 정말 그토록 악착같이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자리일까. 이순신 장군의 압도적 아우라는 마지막 보직이 삼도수군통제사였던 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만약 장군의 커리어가 병조판서로 끝났다면 지금만큼의 카리스마가 있을까. 미국의 전쟁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도 마지막 자리가 사령관이 아닌 국방장관이었다면 지금만큼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을까. 군인에게 국방장관이라는 직함은 커리어의 사족(蛇足)과 같다. 눈부신 제복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장군 출신이 무슨 영광을 더 보겠다고 어울리지도 않는 양복을 입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나. 성우회 등 군 원로들이 앞장서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을 요구했으면 한다. 계속 이대로 가서 군이 더 망가지면, 그래서 국민적 혐오 집단이 되면 군 출신이라는 명함도 차마 못 돌릴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carlos@seoul.co.kr
  • 문 대통령, ‘성추행 사망’ 공군 중사 분향소에 조화 보내 위로

    문 대통령, ‘성추행 사망’ 공군 중사 분향소에 조화 보내 위로

    상관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군 당국의 회유와 압박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 위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5일 오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 중사 분향소에 문 대통령의 조화가 전해졌다. 이날 분향소에는 서욱 국방장관의 조화도 함께 전달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의 내부회의에서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군 당국의 부실 대응을 질책하고, 지휘라인까지 살펴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사관이 생전 겪었을 고통에 통감해 목이 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자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사의 표명한 지 80여분 만에 즉각 수용하기도 했다. 이는 가해자와 군 당국에 대한 엄정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성추행 조직적으로 석달 뭉갠 공군… 국방부·軍수뇌부 문책 배제 못한다

    성추행 조직적으로 석달 뭉갠 공군… 국방부·軍수뇌부 문책 배제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를 살펴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함으로써 합동수사단 수사 결과에 따라 국방부와 공군 수뇌부 문책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피해를 호소했는데, 묵살하고 은폐하고 합의하려고 했을 때 얼마나 절망했겠는가”라며 목이 메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의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중요한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휘라인을 언급한 것은 ‘직위’나 ‘사람’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예단하지 말고 철저하게 밝히라는 의미”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느 직위까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통령 지시 사항에는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과정과 상급자·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 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이 적시됐다. 부대가 피해자를 회유·압박한 사실은 물론 공군의 부실·늑장수사 및 은폐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공분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실관계를 샅샅이 밝혀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개인 일탈이라기보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며 온정주의가 만연한 군 문화에서 비롯된 만큼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군은 강제추행 사건의 경우 인지한 즉시 국방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약 3개월간 성추행 사건을 국방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폐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공군 군사경찰은 지난 3월 3일 성추행 신고를 받았고, 4월 7일 가해자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4월 14일에는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받았다. 이모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에도 공군 군사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 사망’으로 보고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가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받은 시점은 지난달 25일이다. 이 총장은 이날 서 장관에게 성추행 사건과 2차 가해 의혹을 유선 보고했다. 결국 공군이 약 3개월간 보고를 미루며 내부에서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서 장관도 공군에 수사를 맡기다 31일 언론에 보도되자 다음날에야 국방부 조사본부에 이첩시켰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일영·박기석 기자 argus@seoul.co.kr
  • 北, 한미일 연합공군훈련 두고 “평화 바라는 민족에 대한 도전”

    北, 한미일 연합공군훈련 두고 “평화 바라는 민족에 대한 도전”

    북한 대외 선전매체가 한미일의 다국적 연합공군훈련 ‘레드플래그’를 일주일 앞두고 남측 군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 매체는 3일 ‘물불을 가리지 못하는 광기’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 군의 레드플래그 참가를 두고 “남조선 군부가 미국의 대조선 침략과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의 돌격대 노릇에 환장해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레드플래그’에 대해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공군훈련으로서 그 호전적이며 침략적인 성격은 이미 잘 알려졌다”며 “남조선 군부가 이런 전쟁 연습에 참가하겠다는 것은 동족과의 군사적 대결에 더욱 매달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이 코로나19 속에서도 연합훈련을 153회 진행했고, 올해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까지 했다는 점을 나열하며 “악성 전염병 속에서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 남조선 군부의 전쟁 연습 소동”, “평화를 바라는 민족 염원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매체는 “특히 엄중한 것은 이번 훈련이 남조선-미국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3자 안보협력’이 강조된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연합훈련”이라며 “점차 심화하고 있는 ‘3자 안보협력’이 무엇보다도 우리 공화국을 겨냥하고 있음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레드플래그 훈련은 이달 10∼2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서 실시한다. 한국은 2013년부터 훈련에 참여해왔으며, 이번에는 3년 만에 F-15K와 수송기 등을 보내 전투기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美 “80년 당시 崔대통령·국방장관 사실상 실각”

    美 “80년 당시 崔대통령·국방장관 사실상 실각”

    ‘무력한 대통령(A helpless president)과 내각은 그 결정을 재가했다.’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직후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 같은 내용을 전문으로 작성해 ‘서울의 탄압’(Crackdown in Seoul)이란 제목으로 본국에 긴급 타전했다. 2일 미 국무부가 외교부에 전달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14건·약 53쪽)에는 ▲12·12사태 이후 군부 동향 ▲최규하 과도정부의 정치적 위상 ▲5·18 이후 정치적 처리 과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서들은 1990년대 중반 기밀 문서에서 해제됐지만 전두환, 최규하 등 구체적 인물에 대한 기술은 가려져 있다가 이번에 모두 공개됐다. 당시 최규하 대통령은 이미 실각했으며, 전두환을 주축으로 하는 신군부가 실권을 완전히 장악했음이 미국 정부 문서에서도 재확인됐다. 전문은 전두환에 대해 “군부 내에서 결정적이지는 않더라도 중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규하 대통령뿐 아니라 12·12사태 후 국방부 장관이 된 주영복 장관도 실권이 없음을 솔직하게 밝힌 대목도 공개됐다. 1980년 1월 10일자 주한 미대사관 작성 문서에는 주 장관이 레스터 울프 미 하원의원으로부터 ‘한국군의 안정을 바라며 지휘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돕겠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군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신군부 주도의 실질적 지휘 체계가 12·12사태 직후 형성된 것이다. 이런 정세 속에서 미국 정부는 전두환에게 경계심을 가지면서도 실세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미 국무부는 연례안보협의회의 개최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한국의 국방부 장관 외에도 실권자였던 전두환에게도 보내라고 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나 지휘체계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는 “5·18은 군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군 부대 이동상황이나 지휘체계, 발포 명령 등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에서 생성된 문서가 공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포토] 서욱 국방장관, 성추행 피해 부사관 조문

    [포토] 서욱 국방장관, 성추행 피해 부사관 조문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이모 중사의 주검 앞에서 영정을 만지고 있다. 서 장관 오른쪽은 이 중사의 부모.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스스로 신고한 이 중사는 두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1.6.2 연합뉴스
  • 유럽 “美, 감청 의혹 해명해야”… ‘제2 스노든 사태’ 되나

    유럽 “美, 감청 의혹 해명해야”… ‘제2 스노든 사태’ 되나

    유럽 정상들이 과거 미국이 덴마크 정부의 협조를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동맹국 사이에서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덴마크와 미국에 이러한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잇따라 미국과 덴마크에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해명 촉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서 전날 덴마크 국방장관이 “동맹국 간 감청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안심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공영라디오방송인 DR은 전날 “미 국가안보국(NSA)이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의 해저 정보케이블을 이용해 2012~2014년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고위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DR은 감청 대상에 메르켈 총리와 당시 독일 외무장관, 야당 지도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NSA가 이들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채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미 NSA가 광범위한 도·감청을 했다는 폭로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 정보기관들이 9·11 이후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폭로했고, 외국 정치인들에 대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폭로에 대해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았고, “강력한 국가안보의 목적이 없는 한 외국 동맹들에 대한 추적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FP와 영국 가디언 등은 “DR 보도대로라면 미 정보기관이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감청 활동을 계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감청 의혹이 제기된 당시) 부통령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는 즉각 ‘상습범’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맹비난하고 나섰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빼내는 선수”라며 “대규모, 무차별로 기밀을 절취하는 상습범 중에서도 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밀을 절취하는 자가 오히려 온라인 안전을 수호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미국의 온라인 억압 행위를 폭로하고 저지하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중 압박에 주력해 온 미국과 동맹 유럽의 균열을 시도하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정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오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유족 “딸 고충 토로에 ‘견디자’고 한 못난 엄마”송영길 유족 만나 “공군에 절대 못 맡겨”“이 사건 절대 공군 맡기면 안돼, 장관이 안이”국방장관·공군참모총장 경질에는 선 그어“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총장 탓 아냐”“가해자·회식에 부른 상사 책임주체 명확히”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결혼을 앞둔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신고를 하고도 상관으로부터 합의종용과 회유를 당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은 공군이 맡으면 절대 안 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처음에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 대표는 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대한 경질에 대해서는 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 등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것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숨진 부사관 A중사의 어머니는 성추행 가해자가 정작 피해를 입은 딸 A씨에게 ‘꺼져’라는 모욕적인 말을 하는 등 조직 내 어려움을 자신에게 호소했지만 견디라고만 했다며 눈물지었다. 송영길 “딸 가진 아빠 입장서 너무 황망, 성추행 후 사건 처리 안타깝다” 송 대표는 이날 저녁 고인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피해 부사관 A중사 유족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송 대표는 “공군이 어떻게 (이 사건의) 지휘 감독상 책임을 지냐”며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서 장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과 통화했다”면서 “서 장관이 처음에는 공군 경찰에 무엇인가를 추가할 생각이었는데 (저는) 무조건 이것을 바꿔야 한다 했고,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서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부로 이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송 대표는 유가족에게 “너무나 황망하고 가슴이 아파서 모든 국민이, 저도 딸까진 아빠 입장에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위로했다. 약 1시간가량 유가족과 면담한 송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군대 내 성추행 사건도 문제지만, 이후 처리 과정이 어떻게 되었길래 이렇게 비극적 결말이 나왔는지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공군 20전투비행단 여러 문제 있다”“장관·총장 객관적 상황 볼 수 없었다” 안철수·심상정 “군 수뇌부 책임져야” 그는 “(고인이 소속되었던) 공군 20전투비행단은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저희 당 국방위·여가위원들이 여성 부사관 내무반 상황, 숙소 관리, 상황 처리 매뉴얼 등을 철저히 점검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다만 서 장관과 이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논할 때는 아니다. 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받지 않고 공군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들은 장관과 총장은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가해자와 회식 자리에 피해자를 부른 상사 등, 근접거리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군 수뇌부가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족을 만나고 온 심 의원은 “성추행 범인이 장 중사라면 이 중사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규정한 뒤 “군 수뇌부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부사관母 “가해자, 딸에게 ‘꺼져’라고 했다”“딸, 자살방지센터·상담관에도 도움 청해” 이날 송 대표를 만난 A중사의 어머니는 “우리 딸 목소리 못 들은 지 며칠인지 모르겠다”면서 “딸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동안 있던 동영상 계속 보는데 깔깔깔 웃었던 그 모습만 자꾸 기억이 난다”고 울먹였다. 이어 “딸이 평소에 그렇게 힘든 이야길 하는 애가 아닌데 최근에 집에 와서는 암시를 했다”면서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자살방지 센터에 전화했고 메일로 장문의 글을 써서 상담관한테도 보내면서 자기 나름대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던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A중사 어머니는 또 “(딸이) 가해자가 자기가 지나가면 ‘꺼져’라고 하고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면 (성과물을) 빼앗아가서 자기가 한 듯이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면서 “엄마인 저는 ‘사회생활하니 그런 사람 있더라, 견디자’고만 말했는데 세상살이가, 사회 생활이 그렇다고 말한 못난 엄마”라고 한탄했다.억지로 불려나간 회식 후 강제추행상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돼?” 회유“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A중사 남자친구에게도 조직적 회유연인과 혼인신고 한 당일 극단적 선택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피해자 보호 매뉴얼의 즉각적 가동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으며, 같은 군인이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중사가 두 달여의 청원휴가 기간 동안 부대 성고충 상담관 등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며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담 내용은 공군 본부에도 보고됐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이 전했다.“제 딸 공군중사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靑 청원…하루새 25만명 청원 동의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인 오후 10시 30분 기준 25만명이 넘게 청원에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시켰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다른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송영길 “공군이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 맡으면 절대 안돼”

    [속보] 송영길 “공군이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 맡으면 절대 안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를 한 뒤 조직적 회유를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은 공군이 맡으면 절대 안 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처음에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저녁 고인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피해 부사관 유족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서 장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과 통화했다”면서 “공군이 어떻게 (이 사건의) 지휘 감독상 책임을 지냐”며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서 장관이 처음에는 공군 경찰에 무엇인가를 추가할 생각이었는데 (저는) 무조건 이것을 바꿔야 한다 했고,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기자들에 “(고인이 소속되었던) 공군 20전투비행단은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서 장관의 경질 등에서는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서 장관과 이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논할 때는 아니다. 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받지 않고 공군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들은 장관과 총장은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부로 이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크롱·메르켈, 미국에 감청 의혹 해명 요구…“동맹국간 용납 못한다”

    마크롱·메르켈, 미국에 감청 의혹 해명 요구…“동맹국간 용납 못한다”

    유럽 정상들이 과거 미국이 덴마크 정부의 협조를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화상으로 진행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신뢰관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동맹국 사이에서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덴마크와 미국에 이러한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잇따라 미국과 덴마크에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피해자로 지목된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해명 촉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서 전날 덴마크 국방장관이 “동맹국간 감청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안심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공영라디오방송인 DR은 전날 “미 국가안보국(NSA)이 덴마크 군사정보국(FE)와 맺은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의 해저 정보케이블을 이용해 2012년~2014년까지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고위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DR은 감청 대상에 메르켈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 페어 슈타인브루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NSA가 이들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채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미 NSA가 광범위한 도·감청을 했다는 폭로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 중앙정보국(CIA)와 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 정보기관들이 9·11 이후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폭로했고, 외국 정치인들에 대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폭로에 대해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았고, “강력한 국가안보의 목적이 없는 한 외국 동맹들에 대한 추적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FP와 영국 가디언 등은 “DR 보도대로라면 미 정보기관이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감청활동을 계속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감청 의혹이 제기된 당시) 부통령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중국 정부는 즉각 “미국은 ‘상습범’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맹비난하고 나섰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빼내는 선수”라며 “경쟁 상대뿐만 아니라 동맹을 포함하며 대규모, 무차별로 기밀을 절취하는 상습범 중에서도 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밀을 절취하는 자가 오히려 온라인 안전을 수호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가 미국의 온라인 억압 행위를 폭로하고 저지하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중 압박에 주력해온 미국과 동맹 유럽의 균열을 시도하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이번 폭로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정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13일 영국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서 핵심의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스노든 폭로 뒤에도 메르켈 등 유럽 정치인 감청했다

    덴마크 공영방송 ‘둔함메르 작전’ 보도 기밀 보고서 “NSA 2012~2014년 감청”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지도자덴마크 통해 전화·인터넷·채팅 등 접근“동맹국 도청 용납 못해” 해당국도 반발 미국 정부가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도·감청 폭로 이후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층 정치인들을 계속 도·감청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30일(현지시간) 미 국가안보국(NSA)이 2012∼2014년 독일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도·감청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DR은 NSA가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을 이용해 문자(SMS), 전화 통화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검색, 채팅, 메시지앱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는 미국의 우방인 동시에 스웨덴과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 영국을 오가는 해저 인터넷 케이블의 주요 기지국을 관할하고 있어 도·감청의 통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감청 대상에는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과 페어 슈타인브루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2015년 5월 제출된 FE 내부 기밀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기밀 보고서에는 이런 도·감청이 ‘둔함메르 작전’이란 이름으로 공유됐고, 보고서는 최상층부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덴마크 정부가 미국에 자국의 정보감시망 접근을 승인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DR은 FE 기밀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관계자 9명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입수해 다른 복수 취재원의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 공영 SVT와 노르웨이 공영 NRK, 독일 공영 북부독일방송(NDR), 서부독일방송(WDR), 쥐트도이체차이퉁(SZ),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함께 취재해 보도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트리네 브람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람센 장관은 지난해 8월 이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국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페테르 훌트그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은 “(보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고, 프랑크 바케 젠슨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제기된 모든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NSA가 2001년 9·11 테러 발생 뒤 미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고 스노든이 2013년 6월 폭로한 이후에도 도·감청을 계속한 만큼 후폭풍이 커질 전망이다. DR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이 2012년부터 3년 동안 덴마크 통신을 이용해 덴마크 등 유럽의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의 핵우산까지 금지한 ‘비핵지대화’, 한미 공동성명 ‘한반도 비핵화’와 달라

    美의 핵우산까지 금지한 ‘비핵지대화’, 한미 공동성명 ‘한반도 비핵화’와 달라

    한반도 비핵화, 남북 모두 핵 폐기 의미사실상 북한 비핵화로 향후까지 포함日·보수 등 북핵 폐기 강조해 주로 사용비핵지대화, 주한미군 철수 등 北 명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가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하면서 ‘비핵화’ 용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반도 비핵화’냐, ‘북한 비핵화’냐를 놓고 한미가 오랜 조율 끝에 합의를 보았는데, 설명 과정에서 또다시 해석의 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제때 정정하지 않으면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외교부는 침묵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 비핵지대화 세 용어는 언뜻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비핵화 최종 목표를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하다. 우선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도 반영된 ‘한반도 비핵화’는 19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내용을 토대로 한다. 공동선언 1조에서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배치),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남북한 영토 내에 모든 핵무기와 핵 제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고 향후에도 보유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에는 이미 핵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를 뜻하지만, 향후에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서 ‘한반도’를 넣은 용어를 채택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보수층과 일본 등에서는 북한의 핵 폐기를 강조해 ‘북한 비핵화’ 용어를 쓴다.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때만 해도 미국 측 장관들은 이 단어를 혼재해 사용했는데,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설득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지대화’는 핵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핵우산 등 남한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력까지 금지하는 것이다. 1986년 6월 북한이 발표한 ‘조선반도에서 비핵지대, 평화지대 창설에 대한 제안’을 보면, 한반도 내 핵무기 반입 및 생산뿐만 아니라 외국 핵무기들이 영토·영공·영해를 통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6년 7월 성명에서도 ‘남한 내 미군 기지의 핵무기 공개’, ‘남한 내 모든 핵무기와 핵기지 철폐 및 검증’, ‘미국의 핵전력 한반도 전개 금지 약속’, ‘북한에 대한 핵위협 중단 및 핵 불사용 확약’, ‘한반도에서 핵 사용권을 가진 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 5대 조건으로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비핵지대화와 한반도 비핵화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신융아·김헌주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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