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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북한/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북한/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기지 내 도입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미국, 중국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드의 한반도 도입 문제는 북한이 올봄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달리하면서 발사 실험을 실시하자 본격 제기됐다. 즉 북한이 핵무기의 경량화·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사 각도를 달리하면 중거리 노동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한국도 타격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기존의 PAC2 미사일 방어 체계가 하층 방어 체계로 핵·미사일 방어에는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현실도 도입 논란을 가속화시켰다. 사드 체계를 도입하면 2중의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사적 관점만으로 본다면 이 체계는 당연히 방어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사안은 그리 간단한 것 같지는 않다. 이 미사일 체계가 운용하는 AN/TPY2 레이더 체계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탐지 범위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당사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내 군부나 안보 관련자들은 격렬한 반발을 보이고 있고, 최근 한·중 관계 증진에 노력한 외교부에 대한 내부의 비난도 거세다. 결국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 대사는 지난달 국회에서 사드 배치가 중국 안보에 해롭고 북핵 방어에 대한 효과도 미미하면서 한·중 관계에도 크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미사일 방어 체계가 본래 러시아 핵무기를 대상으로 유럽 전역에 배치하려 했던 것인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의 극심한 반발도 자명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를 미국의 전 지구적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추가로 확대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지지하면 중·러는 당연히 북한 카드를 사용하려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이 사드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가 없고, 결정된 바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나 태평양사령부는 배치를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재정 감축 계획에 따라 매년 500억 달러의 국방비를 감축해야 하는 미 국방부 입장에서는 자체 비용으로 주한미군 기지 방어를 위해 그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 국무부나 백악관 입장에서는 이미 악화되고 있는 미·러 관계도 부담이고 더구나 이번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겨우 안정을 찾은 미·중 관계를 훼손시키는 조치를 당장 취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사드 배치는 한국이 거의 모든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전제조건일 것이나 당장은 애걸한다 해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주한 미군에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 싼 국내 논란은 현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적 능력을 과소 평가하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군비경쟁의 역사를 보면 방어무기 체계로 적의 공격을 상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비용도 감당하기 어렵다. 북핵 방어를 위해서는 더한 보복 능력에 기초한 억지전략 및 공격용 무기체계의 보강이 더 효과적이다. 현시점에서 미국·중국·러시아 간 전략 게임을 냉정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편협한 민족주의 감정에 이끌리지 말고, 조급함을 버리고, 냉정함을 유지하자. 우리의 안보적 이해를 반영하는 북한 비핵화 레짐 구성에 더 노력할 때다. 그리고 공격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것을 북한에 확실히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평화공존을 통한 공동 번영이다. 사드 배치나 어느 강대국에 편승하는 정책이 우리의 안보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평화공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명된다면 우리 스스로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북한과 생존을 건 대결을 수행하려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안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이러한 고통스러운 대안 대신 북한을 설득해 평화공존을 추구하고, 이를 위한 주변국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노력해야 할 때다.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그룹] 조부는 호남 갑부…김무성 대표가 외삼촌…김정일과 3번 독대

    현정은 회장의 인맥은 정계, 재계, 학계, 여성계 등 각계를 망라하고 있다. 우선 집안이 화려하다. 현 회장의 할아버지인 무송 현준호씨는 해방 전까지 호남에서 손꼽히는 갑부로 불렸다. 일제 때 호남은행을 세워 일제의 자본수탈에 대항했지만 강제 해산당했다. 현 회장의 아버지인 고 현영원 신한해운 회장은 바로 무송 현준호의 셋째 아들이다. 어머니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은 현 회장이 현대그룹을 맡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묵묵히 버팀목 역할을 해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이사장은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누나다. 김 회장과 김 대표는 현 회장에게는 외삼촌들이다. 현 회장은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출신으로 막강한 인맥을 자랑한다. 경기여고 출신으로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김영란 전 대법관,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 등이 있다. 이화여대(사회학과) 동문 출신으로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 정명금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등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 최고경영자과정 동기로는 문국현 한솔섬유 대표, 김신배 SK텔레콤 부회장 등이 있다. 북한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2005년 7월 원산에서 백두산 개성 시범 관광을 논의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등 모두 세 차례나 김 위원장과 독대할 정도의 깊은 인연을 과시했다. 현 회장은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대한상의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재계 인맥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인맥 관리는 주로 이메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회장은 연말이면 e카드에 감사함을 담은 어구를 넣어 보낸다. 그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조문객들에게 하나하나 감사의 편지를 보낸 일화는 유명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그룹] 고비마다 빛난 ‘현 회장의 승부사 기질’… 자산 규모 4배 증가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그룹] 고비마다 빛난 ‘현 회장의 승부사 기질’… 자산 규모 4배 증가

    2003년 10월. 현정은(59) 현대그룹 회장의 취임은 혼란 속에 이뤄졌다.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갑작스러운 남편 정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그룹은 구심점을 잃었다. 설상가상 시숙부인 정상영 KCC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다툼도 있었다. 현 회장은 당시 ‘어금니가 빠질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10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현 회장은 몇 번의 위기를 더 이겨내야 했다. 그때마다 현 회장은 사업가였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승부사적 기질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현 회장은 현영원(2006년 작고) 신한해운 회장과 김용주 전방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85) 용문학원 이사장 슬하의 딸 넷 중 둘째다. 현 회장에게 지난해는 특히 위기의 한 해였다. 해운업의 침체로 현대그룹은 주력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고 그룹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현 회장의 선택은 선제적 자구안이었다. 그는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3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해 위기 탈출을 선언했다. 당초 계획에도 없던 물류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매각이라는 고강도 자구책도 꺼내들었다. 먼저 현 회장은 핵심자산이던 현대상선 LNG 운송사업 부문을 당초 자구안보다 4개월여 빠르게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 우선협상자로 IMM컨소시엄을 선정했고 이후 두 달여 동안 실사를 거쳐 지난 4월 30일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자구안을 발표한 지 5개월도 지나지 않아 모든 계약을 완료한 셈이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기업공개(IPO)가 아닌 지분 매각의 길을 가게 된 것도 현 회장의 과감한 결정과 순발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9월에는 꾸준한 문제로 지적돼 왔던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단번에 해소하며 명실상부 현정은의 현대그룹을 만들었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대금 440억원을 활용해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벌 지분을 매입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단선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전까지는 ‘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였지만 이제 그룹은 ‘현정은 회장 일가→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구조다. 현대글로벌 지분은 현 회장이 91.3%,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7.9%, 차녀 정영이 현대상선 대리가 0.2%, 막내 정영선씨가 0.6%를 가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10년 만에 자산규모가 4배,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며 견실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그룹 자산은 2003년 8조원에서 2013년 30조원으로 증가했으며 매출은 같은 기간 5조원에서 2013년 12조원이 됐다. 이제 현 회장의 꿈은 현대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해외 시장 확대에 있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현대엘리베이터의 급성장이다. 업계 유일의 토종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는 7년 연속 국내 승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발판으로 지난해 매출 1조 662억원을 기록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제조업 분야에선 드물게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월 중국 현지 법인인 ‘상해현대전제제조유한공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연생산 3000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완공해 남미 시장의 진출 거점을 마련했다. 공장 완공에 앞서 브라질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승강기 159대를 전량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대상선도 올해 1만 3100TEU(1TEU는 20피트 분량 컨테이너 한 대분)급 신조 컨테이너선 5척을 아시아~유럽 노선에 추가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었던 데는 현 회장이 취임 이후 착실히 다져왔던 내실경영의 힘이 컸다. 현 회장은 영업을 최우선시하는 ‘슈퍼 세일즈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영업의 현대’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 왔다. 2009년 현대아산 직원 억류 사건 때도 현 회장은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라 5차례나 북한 체류 일정을 연장하는 등 끈질긴 기다림 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성사시켰다. 면담 후 북측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이산가족상봉 등 5개항에 합의하는 성과도 일궈냈다. 물론 끈질긴 승부사의 모습이 현 회장의 전부는 아니다. 현 회장은 안으로는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여름 복날 전 직원에게 삼계탕을 보내기도 했다. 임직원들에게는 자녀 교육에 지침이 되는 책이나 수험생 자녀를 위한 목도리, 여직원들에겐 여성 다이어리 등을 선물하는 등 세심함을 보이기도 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 현대 대북사업 ‘그림자 보필’…소탈함에 신망 높아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 현대 대북사업 ‘그림자 보필’…소탈함에 신망 높아

    장녀 정지이(38) 전무는 현재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에 재직 중이다. 정 전무는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현대그룹에는 2004년 현대상선 재정부 사원으로 입사해 2005년 대리를 거쳐 회계부 과장을 지낸 뒤 2006년 IT 회사인 현대유엔아이 기획실장(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사내에서 상당히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다. 항상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전무라는 직급을 앞세우기보다는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격의 없는 담소를 나누는 등 소탈함을 보인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업무에서도 꼼꼼함과 치밀함을 지녔다는 평이다. 기획력과 추진력, 우수한 어학 실력까지 겸비한 재원으로 릴레이 마라톤 대회, 경복궁 돌보기 운동 등 사내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회식에도 스스럼없이 동참한다. 정 전무는 2011년 9월 외국계 투자금융그룹 맥쿼리 투자은행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신두식(40)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범현대가 친·인척과 정·재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졌다. 신씨는 2011년 초 암으로 세상을 떠난 신현우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와 신혜경(65·여) 전 서강대 일본학과 교수의 2남 중 차남이다. 집안끼리는 알던 사이였고 친구 소개를 통해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씨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결혼식도 기독교식으로 치렀다. 신 전 대표는 생전 지구촌교회 장로였고 신 전 교수는 권사였다. 신씨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일본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교수는 1978년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조치(상지)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을 전공하고 석·박사를 취득한 일본학의 권위자다. 지난 8월 말 정년퇴임했지만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하며 일본 문화 연구와 후학 양성에 참여하고 있다. 정 전무와 신씨 사이에는 딸 혜윤(3)양이 있다. 정 전무는 주요 대북사업 때마다 현정은 회장과 함께 방북하며 현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해 왔다. 2005년 7월 북한 원산에서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현 회장 간의 면담에 동행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안경만 쓰면 아버지와 똑같이 생겼겠다. 희망을 잃지 말고 힘내라”고 격려받기도 했다. 정 전무는 2005년 8월 실시된 개성 시범관광에서도 현 회장과 함께 개성을 찾았고 2006년 5월 실시된 내금강 남북한 공동 답사에서도 현 회장 곁에 함께했다. 2007년 10월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평양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정 전무는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27세 ‘백두혈통 공주’ 김여정, 김정은 뒤 밀착마크

    [서울&평양 리포트] 27세 ‘백두혈통 공주’ 김여정, 김정은 뒤 밀착마크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열백번 바뀌어도 변할 수도 바뀔 수도 없는 것이 백두의 혈통이다. 우리 당과 국가, 군대와 인민은 오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12일 북한 당국이 정변을 모의했다는 혐의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하며 발표한 보도문의 일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로열패밀리 장성택도 ‘백두혈통’ 김씨 집안의 벽 앞에서는 한 줌 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단적으로 보여 준 예다. 북한은 장성택 숙청 1주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그의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의 공주 김여정이 차관급인 노동당 부부장의 직함을 맡고 있음이 확인됐다. 김여정은 첫 공주였던 고모 김경희의 공백을 메우고 있어 단순히 공주가 아닌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한 핵심 실세 역할을 맡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김여정의 전면 등장은 김정일 시대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김경희는 오빠 김정일이 후계자 시절이던 1976년 당 국제부 부부장을 맡았고 1987년부터 당 경공업부장을 맡았지만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부는 김여정이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버지 김정일도 당 활동을 선전선동부에서 시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일 “김정은이 현지지도하는 데 기록영화를 만들기 위해 선전선동부 간부급은 반드시 동행한다”며 “그만큼 현지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행정구역 개편에도 영향… 혈통 신성시 올해 27세인 김여정은 지난 3월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 투표 행사 때 오빠 김정은의 수행원으로 나왔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때 김여정이라는 이름을 처음 공개했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이라는 점을 밝혔다. 한·미 정보 당국은 김 제1위원장의 후계자 시절부터 김여정을 주목해 왔다. 김여정은 김 제1위원장과 함께 1990년대 후반 스위스에서 유학했고 평양으로 귀환한 이후에는 외국인 교사의 개별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은 특히 평양에서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당당한 공주로 통한다. 2012년 7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 행사에서 고위 관리들이 김정은·리설주 부부를 박수로 환영할 때 홀로 화단 위에 서서 이를 물끄러미 지켜봤다. 고모 김경희도 줄을 맞춰 선 뒤 부동자세를 취했지만 김여정은 달랐다. 김 제1위원장이 간부들과 악수할 때 화단을 넘어 뜀박질하듯 아스팔트 광장을 가로지르기도 했다. 또 김 제1위원장이 꽃다발을 받고 거수경례를 하자 재미있다는 듯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손뼉을 쳤다. 경호의전상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누구도 이를 막지 못했다. 조선중앙TV는 2012년 11월 19일 김 제1위원장의 기마중대 훈련장 시찰 때 김여정이 고모 김경희와 함께 말을 탄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일성 가계에 김여정이 자리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다. 과거 김경희가 김정일을 챙겼듯, 김여정이 김 제1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챙기는 최고 실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에서 백두혈통은 행정구역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신성시된다. 북한은 2010년 평양시 남쪽 일부 지역을 황해북도로 편입시키는 평양시 축소 개편 조치를 단행했으나 서쪽 외곽의 만경대 구역이나 동쪽의 강동군 등 김정일 가계와 관련된 지역은 제외됐다. 강동군은 김정일의 조부 김형직의 혁명활동 사적지가, 만경대는 김일성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이복형 김정남 등 김씨일가 ‘곁가지’엔 가혹 하지만 북한은 백두혈통의 ‘곁가지’들에 대해서는 가혹했다. 대표적인 예가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50)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교환수 출신이자 후처인 계모 김성애를 어머니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애에게는 김일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김평일과 김영일, 딸 김경진이 있었다. 그리고 외형상 김평일이 아버지 김일성을 완벽하게 닮았고 학교 성적도 더 뛰어났다. 1969년까지만 해도 북한 고위 간부 사이에서 김일성의 후계자는 김평일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1970년 봄 김일성과 김성애 사이에 불화가 생긴 틈을 타 김정일은 김일성에게 계모 김성애의 월권행위와 비리를 일일이 고발했다. 이를 계기로 김성애가 몰락하고 1974년 김정일로 후계구도가 공식화되자 김정일은 곁가지를 쳐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김평일은 1979년 유고 주재 북한대사관 무관으로 쫓겨난 이래 헝가리 대사, 핀란드 대사 등을 전전하며 평양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도 마찬가지다. 김정일의 장남이자 첫째 부인 성혜림 소생인 김정남은 후계구도에서 물러나면서 중국과 마카오를 거점으로 북한 관련 사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해외 언론과의 접촉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을 가하며 요주의 대상이 됐다. ●“이복누나 김설송은 그림자 실세” 주장도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이복누나 김설송(40)은 베일에 가려진 ‘그림자 실세’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설송은 1974년 김정일과 그의 둘째 부인 김영숙 사이에 태어난 장녀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고 1990년대 말부터 김정일에 대한 경호와 일정 관리를 총괄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켄 고스 미 해군 분석연구소 연구국장은 지난 6월 “김설송이 북한 정권 내부의 모든 정보를 간직하고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조직의 정점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 교수는 이에 대해 “김설송이 중요한 업무를 맡고 실권을 갖고 있다면 공식 매체에 등장하지 않을 리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를 통해 볼 때 김 제1위원장이 의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상대는 김여정이다. 이복형인 김정남은 적대시하고 있고 유약하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후계자 구도에서 탈락한 친형 김정철은 권력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데 비해 김여정은 자신의 자리를 넘보기 어려운 여성이라는 점에서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에서는 이미 김정은을 ‘1호 동지’, 김여정을 ‘2호 동지’로 부르고 있다”며 사실상 2인자 이상의 핵심 실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지난 5월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기술 경기대회 시상식에서 김여정이 김정은 바로 뒤에서 메달을 들고 있는 사진은 그가 단순히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아닌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장을 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남매의 상호 의존·보좌 통한 정당성 강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백두혈통의 계모에 대한 대접도 김정일 시대와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이자 김 제1위원장의 계모인 김옥(50)의 역할이 주목된다. 김옥은 1980년대 초부터 2004년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가 사망할 때까지 김정일의 기술서기로 활동했다. 안 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이 베푼 연회에서 김옥이 행사를 진행했다는 증언이 있다”며 “김옥이 숙청되지 않고 김정은의 배려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여정의 약진은 장성택을 대체할 마땅한 인물이 없는 현재의 북한이 백두혈통 남매의 상호 의존과 보좌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약한 내구력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 교수는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경희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에게 어느 정도 정치적 경륜이 쌓이면 김여정도 경공업부장처럼 정치권력과는 거리가 있는 자리로 물러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동생 김여정 서울행?

    김정은 동생 김여정 서울행?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서울 방문이 추진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일부는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남북 민족음식 예술문화 대축제’를 내년 3월 서울에서 개최하고자 준비 중인 동방영만 남북경제인연합회(남경연) 회장은 4일 “북측이 보낸 의향서에 김여정이 (참가자 중에 있으며 직책은) 대외사업부 부장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동방 회장은 “북쪽에서 김정은 동생 김여정이라고 설명해 줬다”고 덧붙였다. 해당 행사는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인 문화 교류 행사로, 북한 요리사 100명을 서울로 초청해 한국 측 요리사 100명과 음식 경연을 펼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김여정의 방남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경연은 지난 10월 북측 낙원총무역회사와 함께 11월에 서울에서 음식문화축제를 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요건이 미비해 반려됐다”면서 “당시 남경연이 가져온 북측 의향서에 김여정이라는 이름이 있긴 했지만 그가 김정은의 동생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낙원총무역회사는 2011년 이후 거의 활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또 “(김여정이 부장으로 있다는) 노동당 대외사업부라는 곳의 존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북한 매체가 지난 11월에 김여정을 ‘당 부부장’이라고 확인했는데 10월에 제출된 명단에 ‘당 부장’으로 돼 있는 점도 많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 건설적 대화 의사 보이면 6자회담 재개할 준비 돼 있어”

    “北, 건설적 대화 의사 보이면 6자회담 재개할 준비 돼 있어”

    정부가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북한이 건설적인 대화 의사를 보일 경우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 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어느 정도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데 러시아와 중국도 동의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1에서 10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다 취한 다음에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의 언급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을 재개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변화된 모습이다. 이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황 본부장은 “비핵화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된 상태에서 무조건 대화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행해 갈 수 있다는 강력한 표시를 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비서의 방러를 계기로 한층 가까워지고 있는 북·러 관계에 대해 황 본부장은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에 확고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며 “고도화되는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임 인사를 겸해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4일 한국에 도착해 5일 황 본부장과 면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최 비서의 방러 이후 달라진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고 북핵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 김 특별대표의 순방에는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 담당 보좌관도 동행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소니 영화사 해킹, 최신작 불법유출돼 피해 극심

    소니 영화사 해킹, 최신작 불법유출돼 피해 극심

    소니 영화사 해킹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북한 연관성이 제기돼 화제다. 최근 소니 영화사를 해킹하는 데 쓰인 악성 소프트웨어에서 한글 코드가 발견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앞서 소니 영화사는 최근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고 ‘퓨리’ ‘애니’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 상당수가 온라인상에 유출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것이 해킹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니 영화사 해킹, 북한 배후설 얘기나오는 이유는?

    소니 영화사 해킹, 북한 배후설 얘기나오는 이유는?

    소니 영화사 해킹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다. 2일(현지시각) 미 불룸버그 통신은 “소니 영화사를 해킹하는 데 쓰인 악성 소프트웨어에서 한글 코드가 발견돼 북한의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니 영화사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를 제작한 바 있다. 소니 영화사 해킹으로 ‘더 인터뷰’ 뿐만 아니라 최근 전세계에 배급한 영화 ‘퓨리’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애니’ 등도 해커들에 의해 온라인 사이트 등에 불법유포돼 소니 측은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김정은, 끝나지 않은 장성택 잔재 숙청

    北 김정은, 끝나지 않은 장성택 잔재 숙청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들어 당 조직지도부에게 ‘장성택 잔재 청산 2단계 작업’을 명분으로 “장성택 그림자를 철저하게 없앨 것”을 은밀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김정은 정권 3년 평가와 2015년 남북 관계 전망’ 토론회에서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성택 처형 직후부터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진행해 왔다”면서 “(하지만) 간부층의 동요와 경제의 악영향 등을 우려해 올해 4월쯤 관련자 숙청 작업을 서둘러 봉합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북한은 대규모 숙청 과정에서 ‘유일영도체계 위반’ 및 각종 비리 혐의로 적발된 당·정·군 간부들을 총살, 해임하는 등 엄중하게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FBI 수사 착수 “소니 영화 ‘퓨리’까지 해킹” 해커집단 ‘GOP’ 도대체 무엇?

    FBI 수사 착수 “소니 영화 ‘퓨리’까지 해킹” 해커집단 ‘GOP’ 도대체 무엇?

    FBI 수사 착수 “소니 영화 ‘퓨리’까지 해킹” 해커집단 ‘GOP’ 도대체 무엇?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가 최근 해킹을 당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영화 상당수가 온라인상에 유출됐다. 소니 측이 북한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북한 측은 모르는 일이라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라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가 제작해 최근 배포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퓨리’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캐머런 디아즈 주연의 ‘애니’, 그리고 ‘스틸 앨리스’, ‘미스터 터너’ 등이 해커들에 의해 도난돼 해적 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에 유포됐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퓨리’는 해킹 이후 지금까지 88만 회나 불법 다운로드됐다. 소니 측은 이번 유출 사건으로 연말 흥행 수입에 엄청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소니 영화사의 컴퓨터 시스템은 지난달 25일 자신들이 ‘GOP’(평화의 수호자)라고 주장하는 해커들에 의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완전히 멈췄으며 이메일 시스템 등은 아직 복구되지 않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소니 측과 이 업체가 고용한 외부 보안 전문가들이 성탄절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이번 사이버 공격이 일어난 점에 주목하고 북한이 연관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이익을 대변하는 해커들이 중국 등지에서 벌인 소행이 아닌지, 북한이 배후 조종을 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FBI도 회사 측과 별도로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대변인을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적대 세력이 모든 일을 우리와 연결시키고 있다. 일단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터뷰’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북한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는 12월25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하고 내년 초에는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상영을 시작하는 등 모두 63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뷰’는 그러나 해커들이 유출한 영화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FBI 수사착수, 대단하네”, “FBI 수사착수, 정말 무섭다”, FBI 수사착수, 황당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야 ‘예산 부수 법안’ 수정싸고 막판 진통

    여야 ‘예산 부수 법안’ 수정싸고 막판 진통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375조 5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잠정 합의했다. 정부안에서 500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예산 부수 법안’을 어떻게 수정하느냐를 놓고는 이날 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예산 수정안 심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통화에서 “불필요하고 과다한 예산은 3조 5000억원 정도 감액하고 추가로 3조원을 증액해 정부안보다는 5000억원이 줄었다”며 “밤새 기획재정부 등에서 실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376조원 규모 정부 예산안에서 저금리에 따른 국채 이자율 조정액 1조 5000억원, 방산 비리 논란을 일으킨 방위사업청 예산 2000억원 등을 감액했다. 여야가 국고 지원을 합의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5233억원은 추가했다. 창조경제 예산 등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은 크게 손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야는 예산 부수 법안 처리 방안을 놓고 이날 늦게까지 진통을 이어 갔다. 전날까지 부수 법안을 처리해야 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등은 이날까지 파행을 이어 갔다. 중소기업이 가업을 상속할 때 비과세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안 등을 정부에서 내놨으나 야당은 ‘맞춤형 부자 혜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다. 새누리당은 예산 부수 법안 역시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제출하기 위해 야당과의 협상에 나섰다. 기재위 조세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여야가 합의한 내용은 다 반영하고, 안 된 부분은 야당과 논의해 수정안을 올릴 것”이라며 “야당에 수정안 내용을 전하고 가능하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연구·개발(R&D) 세액 공제율 축소, 조세소위에서 합의한 신용카드 소득공제 2년 연장안 등 정부안에 없던 내용까지 폭넓게 수정안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정부안에 없는 내용을 수정안에 넣고는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좋은 법안을 새로 만드는 작업을 상임위 차원에서 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새누리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예산 부수 법안이 정부 입법과 다름없는 일종의 ‘청부입법’이 됐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이에 여야가 2일까지도 수정안 합의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여야 각각의 수정안 및 정부안을 두고 본회의에서 ‘표 싸움’을 벌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선진화법에 따라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앞둔 것은 고무적이지만 반대로 선진화법이 ‘상임위 무력화’를 유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정부안이 자동 부의되면서 예산과 무관하게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는 내용의 정책 입법이 예산 부수 법안 내용에 포함돼 심사 없이 본회의에 올라가는 등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일본 정부에 혐한시위를 막기 위한 구체적 조치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또 국방위원회는 소말리아,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된 국군의 파견 기간을 1년씩 연장하는 안을 의결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정은 암살 영화 제작사 소니 해킹

    김정은 암살 영화 제작사 소니 해킹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소동을 다룬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소니 영화사가 최근 사이버 해킹을 당했다고 미 정보기술 전문 매체 ‘리코드’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소니 측은 이번 해킹 공격이 오는 25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어난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의 이익을 대변하는 해커들의 소행인지, 북한 당국이 배후 조종을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리코드에 따르면 소니 영화사의 컴퓨터 시스템은 지난달 24일 사이버 공격을 받아 완전히 다운됐다. 컴퓨터 화면이 꺼지기 전 해커들은 빨간 해골과 함께 해킹 주체가 ‘GOP’(Guardians of Peace·평화의 수호자)라는 것을 알리는 글을 남겼으며, 소니 서버에서 훔친 ‘기밀’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측과 외부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을 위해 일하는 해커 집단 등이 중국 등지에서 해킹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소니 영화사가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북한이 연계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니의 신작 ‘인터뷰’는 성탄절인 25일 미국·캐나다에서 개봉하고 내년 초 영국·프랑스에서도 개봉하는 등 모두 63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개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화는 김 위원장을 인터뷰하게 된 미 토크쇼 사회자·연출자가 CIA의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코미디물로, 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10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예고편이 공개된 뒤 관심이 쏠리면서 성탄절로 늦춰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정은, 내년 새 국가 통치모델 제시할 것”

    북한이 올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3년 탈상’을 계기로 내년에 정치·경제 분야에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개막을 알리는 새로운 국가 통치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30일 ‘한반도 정세: 2014년 평가와 2015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내년 김정은 집권 4년차를 맞아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울 것”이라면서 “최고지도자로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여러 부문에서 새로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 김정일 시대와 ‘차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을 전후로 “김일성 시대의 주석제, 김정일 시대의 국방위원장 체제처럼 김정은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권력구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김 제1위원장이 외교 공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전격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며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최근 러시아 방문 기간에 정상회담 정지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김 제1위원장 유일영도체제 공고화 등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체제의 안정 및 내실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댜. 특히 “김정은 시대의 정책 노선인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 분야에서는 “그동안 시범적으로 추진해 온 각종 경제 변화 조치에 대한 평가와 보완을 거쳐 새로운 경제 방침을 내세우거나 실질적 이행에 필요한 조치를 법제화해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북한에서 자생적인 시장화가 개혁을 압박하고 있으며 시장경제로의 이행도 부침은 있겠지만 시대적 흐름으로 정착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희호 여사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늦추기로

    이희호 여사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늦추기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내년 3~4월쯤으로 방북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 여사 측 관계자는 “의료진이 이 여사의 건강을 고려해 방북을 말리고 있다”면서 “이 여사도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방북을 늦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북 시기에 대해 “일단 겨울이 지난 봄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일러야 3~4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사가 방북 시기를 늦춘 것은 이 여사가 올해 93세로 고령인 데다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이 여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올해 안이라도 방북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인 12월 17일을 전후로 방북할 경우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와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 7명은 지난 21일 개성에서 북측과 이 여사 방북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갖고 육로를 통한 방북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이 여사 측은 1일 이 여사의 입장이 담긴 내용을 북측에 팩스로 통보하고 통일부에도 설명할 예정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참담해진 비동맹외교… 北 외교관들 “아 ~ 옛날이여”

    [서울&평양 리포트] 참담해진 비동맹외교… 北 외교관들 “아 ~ 옛날이여”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제3위원회. 북한 외무성의 최명남 부국장과 주유엔 북한대표부의 김성 참사관 등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중요한 표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엔 제3위원회는 북한 내 인권 유린과 관련해 가장 책임 있는 인물에 대해 책임을 묻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다룰 예정이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만든 결의안은 특정 국가를 겨냥했다는 북한의 반발 속에 쿠바가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회원국의 반응은 싸늘해 부결된 상황이었다. 쿠바 수정안이 부결되고 EU 결의안을 놓고 계속된 표결 끝에 찬성 111표, 반대 19표, 기권 55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다. 유엔 총회 본회의 채택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2005년 이후 계속 결의안이 채택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이번 결의안에는 최고책임자에 대한 제재를 권고하는 내용 등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돼 있었다. 경우에 따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타깃이 될 수 있는 북한으로서는 대형 ‘외교 참사(慘事)’가 벌어진 것이다. 이 때문인지 최 부국장과 김 참사관은 표결이 끝나자 외교관답지 않게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했다. 최 부국장은 “국제 사회가 북한과 대화를 거부하자는 것은 북한의 이데올로기와 사회 체제를 부인하고 없애려고 의도한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반공화국 인권 소동은 우리로 하여금 핵시험(핵실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협박상 발언을 이어 갔다. 앞서 북한은 인권결의안 채택 저지를 위해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지난 9월 독일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돌며 인권 외교를 펼치고, 리수용 외무상도 인권 문제를 지적한 유엔 보고서 대응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기까지 했다. 북한 외교는 왜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받아야만 했을까. ●‘北인권결의안’ 북한 반발 속 유엔 통과 북한의 외교 이념은 자주, 평화, 친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내면적으로 해방과 혁명을 기본으로 한국을 고립시키고 북한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하나의 조선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였다. 특히 제3세계와는 반제국주의라는 이념적·정치적 이유를 근거로 결속을 강화했다. 이 때문에 비동맹 외교 분야에서만큼은 한국보다 우위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이번 결의안 투표 결과를 잘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를 강조한 나라가 기권하거나 심지어 반대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에 한국의 대외 원조 역시 많이 받고 있는 베트남이나 이집트가 반대표를 던진 것이나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기권표를 던진 것은 비동맹 외교를 강조한 ‘북한의 말빨’이 어느 정도 수용된 것이라는 평가도 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도 등이 기권한 것은 북한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어느 한쪽 편을 지지하지 않으려는 비동맹 성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北 1975년 비동맹 정회원국 된 후 외교적 성과 북한이 비동맹 국가에 대한 외교 접근을 시도한 것은 1956년 4월 개최된 제3차 당대회에서 다변외교로 정책 전환을 밝히면서부터다. 당시 상황은 중국과 소련의 분쟁으로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과 소련은 제3세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렇게 되자 북한 역시 자연스럽게 제3세계에 진출했다. 북한은 1960년 6월 기니를 비롯해 알제리 등 비동맹 21개국과 수교했다. 이후 1970년대 비동맹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비동맹 회의 가입을 저지하고 1975년 8월 비동맹 정회원국이 됐다.이 과정에서 북한은 비동맹회의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해 주한미군 철수,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에 대한 비동맹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1976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제5차 비동맹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와 관련해 ‘주한 외국군 철수 및 외군 기지 철폐’, ‘유엔사령부 해체’, ‘7·4공동성명의 평화통일 3대 원칙 지지’를 이끌어 내는 등 외교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비동맹 외교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념을 기본으로 한 양극체제가 무너지고 각국마다 실리추구 외교 경향이 분명해지면서 한국을 향한 북한의 외교적 공세는 쉽게 수용되지 않았다. 여기에 비동맹 외교에서 고전하던 한국 역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제3세계와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면서 북한의 우위는 상당 부분 상쇄됐다. 특히 북한이 1970년대 이후 외교관의 마약밀매, 테러단체 지원 의혹, 달러 위조 등 정상적인 국가로 보기 힘든 일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국제적 위신이 크게 손상됐다. 1983년 미얀마에서 아웅산 사태가 벌어지면서 테러 국가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1983년 미얀마 아웅산사태 후 테러국가 낙인 최근 북한 외교의 특징은 개방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생존과 발전 등 핵심적 이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미국과 일본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풀어 나가려 하고 있다. 즉 과거의 폐쇄성에서 벗어나 국제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 등 과거의 적성 자본주의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인권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과 관련한 설명을 한 것은 이 같은 개방 외교의 예로 볼 수 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간 접촉 역시 개방 외교의 연장선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이 급속하게 밀착하는 데 위기를 느낀 북한과 과거사 문제로 중국과 한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북한이 실제로 일본과 관계 정상화 교섭을 갖는 것은 미국을 향한 외침 성격이라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전문가들도 북·일 수교는 북·미 관계 개선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수교할 당시 접촉은 미국이 먼저 했지만 수교는 일본이 먼저한 것을 감안할 때 일본의 경우 관계 개선과 수교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5일 최 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놓고 미국에 대한 북·러 공조체제가 작동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문은 ‘동북아 질서 재편을 예고한 조(북)러 특사외교’란 제목의 글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휘하는 러시아의 전방위 다극화 외교와 김정은 조선의 선군노선·자주외교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배격하고 동북아시아에 평화번영의 새 질서를 세운다는 지향점에서 일치한다”며 북·러 공조의 배경을 소개했다. ●개방외교 본격화… 폐쇄성 벗어나 국제화 모색 북한이 개방 외교를 펼치지만 진전이 없고 오히려 외교 무대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면서 냉전시대와 같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8일 “예전에 북한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누가 반미 성향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무게를 실어 줬던 ‘시계추 외교’를 이번 최 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부활시켰다”면서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을 어떻게 해서든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더라도 여전히 유엔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설 자리는 좁아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 때문에 북한 외교관의 수모는 계속될 가능성이 많다. 이제훈 기자 parti198@seoul.co.kr
  •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北 권력 핵심 요직 입성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北 권력 핵심 요직 입성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의 공식 직급이 ‘노동당 부부장’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제1위원장이 ‘4·26만화영화촬영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하면서 수행자에 포함된 김여정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호명했다. 북한 매체가 김여정의 직급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여정이 활동하는 부서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촬영소 방문 수행자들이 김기남 당 선전담당 비서,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선전부) 제1부부장 등이어서 선전부 소속일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도 이번에 김여정이 김기남, 리재일과 같이 나온 것을 봤을 때 선전부 소속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당 선전부는 북한 내 권력 핵심조직인 당 조직지도부와 당내 역할을 양분하고 있는 부서로 전해진다. 당 조직지도부가 인사와 감찰이 주된 특권이라면 당 선전선동부는 지도자의 위대성 선전과 당 관료들의 비행과 과오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67년 당 선전부 과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후계자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김 국방위원장은 당 선전부를 지렛대로 3대혁명(사상·기술·문화)소조 운동을 진두지휘하면서 소조원을 북한 전역의 공장과 농장, 학교, 행정기관에 파견했다. 아울러 이들을 통해 관료주의와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세대교체를 단행, 1974년 자신이 후계자로 내정되는 데 유리한 여건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김여정의 당 선전부 부부장 직책은 김 제1위원장이 미처 살피지 못하는 권력 비리의 감시와 견제, 정치 공백 등을 메우는 최적의 위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김여정의 부상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김 제1위원장의 최근 인사는 혈족과 가신들 중심으로 권력 지도부를 구성하는 모양새다.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오일정 당 군사부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선대로부터 생사고락을 같이해 온 ‘혁명가’의 자녀들이 요직에서 ‘김씨왕조’를 지탱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사히신문 “동해에 北 오징어잡이 어선 급증”

    동해의 북·일 중간선 부근에서 조업하는 북한 오징어잡이 어선이 올 들어 급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수산청과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조업하는 북한 오징어잡이 어선은 올 1월부터 최근까지 400척가량 확인됐다. 2011년 15척, 2012년 80척, 2013년 110척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가 올 들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북·중관계가 삐걱대고, 외부의 식량지원도 예년만 못하자 북한이 바다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일본 당국의 분석이라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북·일 중간선 부근에서 조업하는 어선 대다수는 청진, 원산 등에서 출항한 군(軍) 소속 선박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수산물 수출 부문을 장악하고 있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말 숙청되고 나서 개인 또는 기업 소유로 돼 있던 어선이 군 소유로 재편된 것일 수 있다고 일본 당국은 보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모닝 브리핑] 김정은 “美는 살인귀·식인종” 원색 비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공세’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해 원색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제1위원장이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을 현지 지도한 소식을 보도하며 그가 미국을 ‘살인귀’ ‘식인종’ ‘침략의 원흉이고 흉물’이라고 비난한 발언들을 그대로 소개했다. 신천박물관은 ‘반미 교양의 거점’으로 불린다. 이날 저녁 조선중앙TV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국방위 성명을 지지하고 미국을 비난하기 위해 열린 평양시 군민대회를 녹화 중계로 방영하기도 했다.
  • 軍, 대북 사이버전 ‘군사작전’ 공식화

    국방부가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사이버전을 군사작전으로 공식화해 합동참모의장이 작전을 통제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그동안 소극적 방호 위주로 이뤄진 사이버전을 적극적 대응작전으로 전환해 도발 원점에 대해 선제적으로 공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국군사이버사령부가 수행하는 사이버전을 합참의장이 작전 수행에 필요한 부분에 한해 조정·통제할 수 있도록 국군사이버사령부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면서 “사이버작전은 지상, 해상, 공중에서 수행하는 물리적 작전과 연계되므로 이제 합참의장의 조정과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0년 창설된 사이버사령부는 국방부 직할 부대로 법령상 국방부 장관의 통제를 받았다. 합참의장의 조정·통제를 받도록 하는 것은 사이버전을 실제 군사작전의 범주에 포함해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견제와 감시도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지난 6월 합동사이버전 합동 교범을 발간했고 2016년까지 전자기 폭탄(EMP) 방어능력을 갖춘 사이버사령부 독립청사를 신축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 인터넷 홈페이지 침해 시도 행위도 월 4~5회에서 올해 6월 이후 월 20여회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2년 8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 이후 전략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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