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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희의 국제경제] 우리의 ‘경제안보’ 전략은 있는가/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김양희의 국제경제] 우리의 ‘경제안보’ 전략은 있는가/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바야흐로 ‘경제안보’의 시대다. 코로나는 미중 전략경쟁의 강력한 촉매제가 됐다. 동맹 중시 바이든 정부의 출범에 힘입어 미국의 동맹과 우방이 서로 한발 더 다가섬에 따라 미중 전략경쟁은 ‘미 진영 대 중국’이라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필자는 글로벌화 시대에 경제, 안보, 보호주의라는 생경하고 위태로운 세 요소의 교집합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현상을 ‘보호주의 진영화’로 명명한다. 이제 미 진영은 경제안보에 핵심적인 품목의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중국만 도려내고 믿을 만한 나라들만 모여 ‘신뢰가치사슬’(Trusted Value Chain)이라 할 만한 대체재를 만들려 한다. 물론 ‘TVC’에 신뢰만 넘쳐날 리 만무하다. 효율과 신뢰라는 상이한 작동 원리의 두 세계는 태생적으로 불협화음을 내기 마련이라 그 안에 국가 간, 국가와 시장 간 불신의 불씨가 곳곳에 잠복해 있다. 최근 안보의 시각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경제안보’가 부쩍 인구에 회자된다. 인공지능(AI), 5G, 양자기술, 첨단 반도체와 같은 이중 용도의 첨단 기술은 경제력뿐 아니라 군사력도 좌우한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로 인한 공급망 교란은 경제는 물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됐다. 경제와 안보가 조우하는 순간 전통 안보, 보건, 환경, 인권 등의 인류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가의 부활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것이 정부의 자의적이고 과도한 개입이 빚어내는 보호주의와 분별이 어려워져 세계질서의 불확실성이 고조된다는 것이다. 혼돈의 시대다. 미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분기점으로 미 진영의 TVC 합류를 압박하고 있으나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의 한국은 고민이 깊다. 우리보다 먼저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우리보다 깊숙이 미 진영 TVC에 들어간 듯 보이는 일본도 실은 고심이 깊다. 그렇다면 유사한 처지의 두 나라는 환경 변화에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한국은 이제 겨우 출발점에 다가서는 단계이고 일본은 한발 앞서 출발점을 지났다. 일본은 1980년대에 ‘미일 반도체 분쟁’을 겪으며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나 미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비한 경제안보 전략의 출발점은 지난해 7월 내각부 주도하에 범정부적으로 수립한 ‘통합 이노베이션 전략 2020’으로 볼 수 있다. AI, 바이오기술, 양자기술, 소재를 일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반 기술로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과제를 제출했다. 여당 자민당은 같은 해 12월 ‘제언 경제안전보장전략 책정을 향해’에서 일본의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 확보와 일본의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높일 ‘전략적 불가결성’을 꼽고 이를 위한 긴요한 수단으로 동맹 및 유사국과의 연대를 역설했다. 지난 3월 발생한 ‘라인 문제’는 일본에 경제안보 전략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요란한 알람이 됐다. 일본 정부도 행정 업무에 활용했던 대표적인 국민 메신저 ‘라인’의 이용자 정보를 중국 소재 데이터 처리 위탁 기업에서 중국 직원도 열람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일본은 화들짝 놀랐다. 일본 우익은 라인의 서버가 한국의 NHN에 있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하기도 했으나 직접적인 위협은 2017년 중국이 도입한 ‘국가정보법’이었다. 이 법은 중국 소재 모든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용자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서둘러 대정부 8개 요구 사항을 제시했고, 2022년 의회 통과를 목표로 ‘경제안전보장일괄추진법’을 마련 중이다. 경산성도 지난 5월 ‘신뢰받는 GVC 구축을 위한 전략 경쟁에의 대응’ 발표에 이어 6월에는 ‘경제산업정책의 신기축’,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통상백서2021’ 등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계도 봄부터 분주하다. 경제동우회는 대정부 제언을 냈고, 경단련(??連)은 ‘국제경제외교종합전략센터’를 개설했다. 일본의 이러한 흐름에 대한 분석은 차치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발맞춰 정부ㆍ여당과 의회 산업계까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일본은 유사한 처지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내년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 대선 후보들 간의 날 선 소모적 공방 사이에서 국제질서의 전환기에 천착하는 모습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대외전략이 아예 없거나 경제와 안보가 따로국밥이다. 누구보다도 경제안보 전략 수립에 힘을 모아야 할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경제안보의 개념 정의와 방향, 국내 거버넌스, 국제협력 방안 등을 둘러싸고 공론화가 시급하다.
  • 공정하고 품격 있는 대선 만들기?… “유권자가 답이다”

    공정하고 품격 있는 대선 만들기?… “유권자가 답이다”

    선거는 폭력적 전쟁일까 평화적 장치일까? 모호한 이중성이 있다. 선거는 전쟁을 대신해서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제안되었으므로 분명 전쟁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라면 전쟁 방식으로 해결했어야 할 갈등을 선거 방식으로 처리하려다 보니 전쟁의 양상을 띠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전쟁 같기도 하고 때로는 타협 같기도 한 이중성을 갖는 것이다. 촛불혁명과 대통령 탄핵 후에 치러진 대통령선거나 최근 부동산 폭등과 4·13 재보선의 분위기에서도 이러한 이중성이 일부 드러났다. 어느새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후보경선에 들어갔고 국민의힘도 경선 준비로 분주하다. 가을쯤이면 대선에 출마할 여야의 공식후보를 보게 될 전망이다. ●협력·경쟁보다 대결 앞서 전쟁 같은 선거 세대별로 선거에 대한 기억은 사뭇 다를 것이다. 유신체제 직전인 1971년의 제7대 대통령선거까지 경험한 사람들에게 선거란 무법천지의 폭력과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그 후 16년 동안 중단되었던 대통령 직선제가 6월항쟁으로 다시 회복된 후 1987년의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부터 2017년의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이르기까지 치러진 일곱 차례의 대통령선거는 과거와 다른 것이었다. 선거법이 정비되어 제도적 합리성이 갖추어졌으며 금권선거, 관권선거, 조직선거의 논란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새로운 경험이 과거의 낡은 관행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최근의 대통령선거가 모범적이었다고 칭찬할 생각은 없다. 아름다운 선거와는 정녕 거리가 멀었다. 대부분 시끄럽고 난삽한 선거였다. 다만 민주주의의 역사가 일천한 데다 여러 여건이 불비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감내했을 뿐이다. 삼국지에서처럼 총칼로 싸우던 것을 선거로 싸우고 데모처럼 짱돌로 싸우던 것을 ‘종이 짱돌’(paper stone)인 투표용지로 싸우게 된 것인 만큼 여전히 협력보다는 경쟁이, 경쟁보다는 대결이 앞섰다. 부정과 부패, 마타도어와 중상모략이 난무하기도 했다. 그런 선거가 아름다울 리가 없다. 그 후 부단한 제도개선과 노력에 의해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대목이 있다. 그래서 몇 가지 제 안을 하고자 한다. 품격 있는 경쟁을 하자. 언제까지 저질 발언,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근거 없는 주장을 용인해야 할까? 이제는 품격 있는 선거를 요구할 때가 되었다. 지금이 해방 직후의 선거 초기도 아닌데 여전히 저급하고 난삽한 용어와 행동으로 가득 차 있다. 상대방을 비판하더라도 사실에 기초하여 근거를 밝히면서 절제된 용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도 국민은 충분히 알아듣는다. 우리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서 성공한 나라가 되었고 세계가 인정할 정도로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선거는 확실히 3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저급한 선거문화를 보면서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제는 선거의 품격을 높이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겉만 번드레한 이미지 대신 일꾼 뽑아야 제대로 된 정책선거를 하자. 정책선거를 하자는 말은 금권선거나 관권선거를 하지 말자는 것이고, 조직동원 선거를 하지 말자는 것이고, 겉만 번드레한 이미지 선거를 하지 말자는 것이고, 대신에 정책과 공약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일꾼을 뽑자는 뜻이다. 선거 때마다 정책과 공약이 남발되지만, 선거 따로 공약 따로의 따로국밥 실정이다. 정책자료집은 좋은 말 모음집이 되고 공약은 급조되어 재정적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생략된다. 정책과 공약이 선거의 본질에서 벗어나 곁가지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이제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것을 개선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공동체의 미래를 어떻게 창조해 나갈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선거 따로 공약 따로 ‘따로국밥’ 실정 공정하고 진지한 선거를 하자. 공정성은 선거의 본질이다. 공정하지 않은 선거는 오히려 독이고 아편이다. 정치발전의 일환이겠지만 우리가 금권선거, 관권선거에서 벗어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대규모 조직동원 유세와 후보의 대면접촉이 사라진 자리를 언론이 보도로 대신하는 상황에서 후보와 유권자를 매개하는 언론보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수많은 가짜뉴스와 미확인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언론이 옥석을 구분하지 않고 무절제하게 전달함으로써 여론을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오도하는 경향이 있다. 하물며 언론이 사실보도와 논평의 수준을 넘어 특정한 방향으로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선전매체처럼 보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동체 미래 구체적 정책대안 내놔야 대통령선거다운 선거를 하자. 헌법과 법률에 따라 누구나 대통령선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아무나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적 자격 이상의 실질적인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공자의 말씀을 현대적으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 번도 나라의 문제와 공동체의 장래를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이, 국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여론에 떠밀려 선거에 나서는 것은 대통령선거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자 우리 공동체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할 수 없으므로 스스로 자중자애하고 주변에서 만류하고 정당에서 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이 주도하는 선거를 하자. 링컨의 민주주의관을 선거에 대입하면 국민의 선거, 국민에 의한 선거, 국민을 위한 선거를 민주주의 선거라 할 수 있다. 즉 국민이 주인이 되어서 스스로 참여하는 선거가 되어야 국민을 위한 선거가 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선거의 주체는 정당이나 후보가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이 자기 대리인을 뽑는 선거에 정당과 후보가 참여하는 것이지 정당과 후보의 축제에 국민이 초대받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의 실천적인 의미는 권력의 주체인 국민이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하고, 발언하고, 평가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후보의 자격과 정책을 검증하고 평가하여 대통령선거가 정책선거가 되고 국민의 올바른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 참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국민이 제 역할 할 때 품격 있는 선거 가능 유럽이나 미국과 대비되는 우리의 짧은 선거 역사를 감안할 때 선거정치에서 우리가 이룩한 발전은 대단한 것이다. 특히 선거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우수성이나 선거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하다. 우리에게 한류와 BTS와 케이팝만 있는 것이 아니라 ‘K선거’도 있다는 사실도 내세울 만하다. 그러나 선거에 대한 국민의식이나 선거관리시스템의 우수성에 견주어 정당의 대응은 여전히 후진적이므로 정당의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정당의 혁신이 더해져야 선거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 높은 선거의식이 개인의식의 차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발전하여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참여활동으로 전개된다면 아름다운 선거가 가능하고 나아가 선거혁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에 선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하기 어렵다. 선거가 주권자인 다수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출발인 동시에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의 꽃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선거에서 선택받는 정당이나 후보가 아니라 선거를 선거답게 만드는 국민이다. 주권자 국민이 제 역할을 수행할 때 품격 있는 경쟁, 공정한 선거가 가능해진다. 우리의 짧은 선거 역사에서도 부정선거 감시운동, 낙선운동, 공명선거운동, 정책감시운동, 선거참여운동 등 다양한 국민 참여의 시도들이 있었고 선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대통령선거에서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국민 참여를 통해서 대통령선거가 희망의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상지대 교수
  • 분당 김밥집 침투한 ‘살모넬라균’, 식중독 원인 1위는 ‘이것’

    분당 김밥집 침투한 ‘살모넬라균’, 식중독 원인 1위는 ‘이것’

    경기 성남시 분당구 A김밥전문점 2개 지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근 5년간(2015~2019년) 가장 많았던 식중독 원인은 노로바이러스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성남시와 보건당국은 지난 9일 오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A김밥집 2개 지점에서 발생한 식중독의 원인은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식중독의 원인에는 세균성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장염 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바이러스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있는데 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장관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세균성 식중독은 여름에, 바이러스성 식중독은 겨울에 주로 발생한다. 식약처가 공개한 2015~2019년 식중독 발생 현황 통계를 보면 노로바이러스가 272건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성 대장균(221건), 살모넬라균(89건), 캠필로박터(64건), 장염 비브리오(52건) 순이었다. 노로바이러스가 수위를 차지했고 살모넬라균은 세번째로 나타났다. 노로 바이러스는 굴, 복어, 과메기 등 겨울철에 많이 소비되는 수산물을 섭취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굴은 익히지 않고 먹기도 하지만, 노로바이러스가 확인된 해역에서 양식된 경우에는 제품 표면에 ‘가열 조리용’, ‘익혀먹는’ 등의 표시가 붙는다. 이러한 제품은 반드시 충분히 열을 가해 익힌 상태로 섭취해야 한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통상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나 구토 증상 등을 보인다. 보통 3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사람 간 감염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노약자는 굴을 날것으로 먹기보다 굴국밥이나 굴찜, 굴전 등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겨울철 보양식으로 유명한 복어는 알이나 내장, 껍질, 피 등에 흔히 ‘복어 독’으로 불리는 테트로도톡신 성분이 들어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종에 따라 독이 있는 부위와 독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가열 조리를 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섭취하면 중독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식약처는 일반 가정에서보다는 복어 조리 기능사 등 전문 자격을 갖춘 음식점에서 조리한 복어 요리를 먹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꽁치나 청어를 건조해 만든 과메기는 조리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신선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오래 보관하면 맛이나 색, 냄새가 변하기 쉬우므로 가급적 구매 후에 바로 먹고, 남은 음식은 밀봉해 냉동 보관해야 한다. 통풍 환자는 과메기의 퓨린 성분이 요산을 생성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 130년 전 ‘관찰사의 밥상’ 찐 전주의 맛이 돌아왔다

    130년 전 ‘관찰사의 밥상’ 찐 전주의 맛이 돌아왔다

    1884년 전라감영 찾은 美 해군무관“모든 소리·유흥 中보다 웅장·환상적”17가지 음식 종류 등 그림으로 기록 전주시, 외국인 접대상 등 현대적 복원9월까지 음식점 선정 일반에 판매 벼슬아치는 아전만 못하고(官不如吏), 아전은 기생만 못하며(吏不如妓),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妓不如音),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音不如食). 조선시대 전라감영이 있던 전북 전주시는 4불여(不如)의 고장으로 전해온다. 이는 예로부터 전주가 음식으로 내로라하는 고장이었음을 칭송하는 글귀다. 최고의 맛을 자부하는 전주 음식의 뿌리는 조선시대 ‘관찰사 밥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관 종2품의 왕권대행자 전라 관찰사에게 올리는 밥상은 전주 음식의 결정체로 ‘찬품극정결’(饌品極精潔·음식에 극진히 정성을 다해 바르고 훌륭하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시는 고증을 바탕으로 전주 음식의 계보를 추적해 원류인 관찰사 밥상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관찰사 밥상은 올가을쯤 전주 한정식집에서 일반에게 선보일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미식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전주는 전라도의 중심지로 산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교통이 편리해 넓은 평야, 산, 강, 바다에서 생산되는 산물이 모두 모여 교환되는 결절지(結節地) 역할을 했다. 이는 식재전주(食在全州)라는 이름을 가질 정도로 음식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전라도와 제주도를 통치했던 전라감영은 전주 음식의 탯자리 역할을 했다. 전라감영에는 800여명의 영리가 근무했고 외부 손님과 고을 백성이 수시로 찾아 영주(주방)에서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음식을 준비했다. 감영에서 열리는 잔치도 많았다. 고종 황제 탄생일인 칠월연에는 당대의 판소리 명창들이 밤늦게까지 경연을 했고 끝나면 떡과 국수, 유과 등을 나누어 주었다. 동짓날에는 판소리 장원을 뽑는 대사습놀이가 열리는 동안 팥죽을 맛보게 했다. 특히 전라 관찰사의 진지상과 손님 접대상, 사대부와 지방 아전의 격식 있고 풍성한 반상이 한정식을 형성하고 음식이 발달하는 기원이 된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뿌리 깊은 전주 음식의 발달 과정을 짚어보면 전국 어느 도시를 가나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의 상호에 ‘전주’라는 지명이 붙은 사례가 유난히 많은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것을 짐작게 한다. 음식 앞에도 전주비빔밥, 전주콩나물국밥, 전주한정식, 전주막걸리 등 ‘전주’라는 상징적 단어가 붙어야 더욱 맛깔스럽다. 여기에 전라도의 손맛과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 전주 음식은 한층 게미(전라도 방언·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를 더한다. 이 같은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2012년 전주시가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배경이 됐다. 세계적으로도 콜롬비아 포파얀(2005년), 중국 칭다오(2010년), 스웨덴 외스테르순드(2010년)에 이어 네 번째다. 당시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은 전주시가 음식을 포함한 지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창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 수천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정성 어린 가정 음식, 한식전문 인력 양성 과정, 한 스타일 전문코디네이터 양성 등 창의적 인재 양성 노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또 영국의 3대 일간지인 가디언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한 ‘대한민국음식기행’이란 기획에서 전주를 ‘한국에서 음식으로 대적할 곳이 없는 도시’로 소개하기도 했다.●미국서 기록으로 발견된 전라 관찰사 밥상 전라 관찰사의 상차림과 감영의 접대·유희는 2008년 미국의 한 교수가 주한미국공사관 해군무관 조지 클레이턴 포크(1856~1893)의 일기를 책으로 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884년 11월 10일 전라감영을 방문한 포크는 관찰사 김성근(1839~1919)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다음날 오전 10시 전주 객사인 풍패지관(豊沛之館)에서 받은 아침 밥상을 “가슴까지 차오르는 엄청난 성찬”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콩을 섞은 쌀밥, 무와 계란이 들어간 소고깃국, 꿩탕, 숯불고기, 닭구이, 콩나물무침 등 17가지 음식의 종류와 위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번호를 매겨 여행일기에 자세히 기록했다. 포크는 전라감영에서 받은 융숭한 대접에 대해 “모든 소리와 유흥은 중국에서 본 어떤 것보다 웅장했다. 실로 환정적인 날이다. 감영은 작은 왕궁이다”라고 적었다. 이 기록은 전주의 음식문화와 조리법을 알 수 있는 최초의 문헌이자 다른 지역 감영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접대·연희·상차림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전주 음식은 ‘세종실록지리지’ 등 다양한 문헌과 ‘미암일기’(유희준), ‘호남일기’(이석표·이상황), ‘완영일록’(서유구) 등 전라감사들이 기록한 일지에 등장하지만 식자재와 조리법을 유추할 수 있는 기록은 없었다.●관찰사 밥상 복원해 상품화 나서 전주시는 3년 전인 2018년부터 포크의 일기를 토대로 관찰사 밥상과 외국인 손님 접대상, 연회 복원에 나섰다. 전주대 송영애 교수는 문헌 연구와 사례를 통해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을 개발했다. 송 교수는 또 130여년 전에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에게 차려낸 상차림도 재현했다. 관찰사 밥상은 조선시대 전라감영 관찰사(종2품)의 상차림을 기본으로 전주 식자재와 조리법을 활용하되 현대 식문화까지 고려해 수라상(12첩)보다 한 단계 낮은 9첩 반상으로 구성했다. 최종 음식선정 기준은 가치성, 지역성, 현실성 등을 반영해 밥, 국, 김치, 장류, 찌개 등 7종 11가지 기본 음식과 나물, 구이, 젓갈 등 반찬 9첩을 제시했다. 감영이 위치한 전주의 식재료와 조리법도 고려했다. 관찰사 밥상에 오른 기본 음식은 쌀밥, 고깃국, 김치(생강뿌리를 넣은 김치, 배추김치, 물김치), 장류(간장, 초간장, 초고추장), 찌개(생선조치, 조기찌개), 닭찜, 소고기전골 등이 선정됐다. 반찬은 무생채, 미나리나물, 숭어구이, 생치조림, 양하전, 죽순해, 소고기자반, 새우젓, 어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송 교수는 “전라감사는 국가적 축하나 의례행사가 끝나면 진지상을 아랫사람들에게 물려주었고 상물림이 끝나고 나면 남은 음식은 기름종이에 싸서 백성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지고 갔으며 이 같은 밥상 물림과 싸 가지고 간 음식이 공간적, 시간적 음식문화유산으로 계승돼 오늘날 전주 한정식이 됐다”고 말했다. ●“전라 관찰사 밥상은 전주 한정식의 원형” 전주시는 관찰사 밥상을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상품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찰사 밥상과 외국인 접대상을 현대적으로 복원해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과 더불어 전라감영의 식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월에는 관찰사 밥상 정식 출시를 앞두고 온라인을 통해 9첩 반상 2종(춘하·추동), 5첩 반상 1종, 국밥 2종, 다과 1종, 도시락 1종을 선보였다. 관찰사 밥상은 유튜브 채널 전주맛(https://youtu.be/t1W1BEY8ji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주시는 오는 9월까지 관찰사 밥상 판매업소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빠르면 올가을 전라 관찰사 밥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라 관찰사 밥상은 현재의 전주 한정식의 원형이 됐고 음식문화 유산으로 계승되고 있다”며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 ‘전주음식’의 뿌리를 찾아 위상을 높이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지역 음식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형 사실 민초단”…윤석열, 아이스크림 먹방에 엇갈린 반응

    “형 사실 민초단”…윤석열, 아이스크림 먹방에 엇갈린 반응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이스크림 먹방’에 도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얘들아 형 사실 #민초단 #민초단모여라”라는 글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윤 전 총장은 민트초코맛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그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표현하기 보다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벌리고 덤덤하게 먹는 모습이다. 이 모습을 본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국밥 드시듯 드신다” “아무리 봐도 왕의 관상”이라고 호응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참모진이 시켜서 억지로 먹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초단’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민트초코 맛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민초단’ ‘반민초단’으로 나뉜다. 젊은 층 사이에선 ‘민초’에 대한 호감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 문화로 퍼지고 있다.
  • [포토] 순천 시장서 국밥 먹는 이준석 대표

    [포토] 순천 시장서 국밥 먹는 이준석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웃장에서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한 국밥집을 찾아 식사하고 있다. 2021.7.30 뉴스1
  • ‘부산행’ 윤석열, 돼지국밥에 소주...김희곤, “대선 소주 선택”

    ‘부산행’ 윤석열, 돼지국밥에 소주...김희곤, “대선 소주 선택”

    윤석열, 대권도전 후 첫 방문박형준 시장과 재개발사업 현장 방문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산을 찾아 ‘대선’을 마셨다. 27일 윤 전 총장은 대권도전 선언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아 지역 국회의원과 점심 오찬을 했다. 윤 전 총장은 부산 대표 음식과 소주인 ‘돼지국밥’에 ‘대선 소주’를 마시며 다가오는 대선 승리를 위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날 부산 방문은 대권도전 선언 이후 이날이 처음으로 보수텃밭 PK(부산·울산·경남)민심 공략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부산 동구 북항재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챙겼다. 이어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참배를 한 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김희곤·안병길 의원과 함께 부산의 한 돼지국밥집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식당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은 직원들과 인사했고, 한 시민이 건내는 소주잔을 받는 등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국힘 장제원·김희곤·안병길 의원과 오찬 “대선, 대승하시길” 이날 김 의원은 대선소주를 들고 “대선을 고른 이유가 있다”고 말했고, 안 의원은 “대승하시기 바란다. 대선을”이라며 윤 전 총장의 대선승리를 기원했다. 소주잔을 받아든 윤 전 총장은 “돼지국밥을 좋아한다”고 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전 총장은 식사 후 자갈치시장으로 이동해 시장상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이날 부산 일정을 마무리한다. 앞서 조국 법무부 전 장관도 지난 2019년,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서울대 교수로 복직한 뒤 고향인 부산을 찾아 “참으로 오랜만에 고교 동문 선후배들과 소주 한잔한다”며 부산·경남의 대표 소주 ‘대선’과 하이트진로의 ‘진로’, 무학의 ‘딱 좋은데이’를 탁자 위에 나란히 세워 놓은 사진을 올린 바 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딸 조씨의 고교동창 장 모씨가 입장을 번복한 것과 관련 ‘윤석열 검찰’을 겨냥했다. 장씨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 2009년 5월 서울대 학술대회와 관련해 “비디오 속 여학생의 정체는 조씨가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장씨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1심 재판에서는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이후 재판에서 변호인 측 신문에 “조씨가 99% 맞다”고 말했다. 이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검찰 감사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를 요구하며, 윤 전 총장을 향해 “선택적 수사에 조국 가족과 장 씨 가족 등 두 가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날조된 진실 앞에 국론이 분열됐다”고 비판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한 줌도 안 되는 검찰 권력의 유지를 위해 국론마저 분열시킨 사람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국민통합을 운운하며 야당 대권주자로 나서는 현실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통탄할 노릇”이라고 했다.
  • [포토] 윤석열, 부산 방문… 돼지 국밥에 ‘대선 소주’로 점심

    [포토] 윤석열, 부산 방문… 돼지 국밥에 ‘대선 소주’로 점심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서구의 한 식당을 방문,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소주를 곁들이며 식사하고 있다. 2021.7.27 뉴스1
  • 캐시백 좁은문, 대형마트·온라인으로 넓힌다?

    캐시백 좁은문, 대형마트·온라인으로 넓힌다?

    정부의 하반기 소비 진작 대책인 ‘신용카드 캐시백’ 사용처를 놓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캐시백 사용처가 지나치게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소비를 유도하려면 사용처 제한이 불가피하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6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민주당은 7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캐시백 사용처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캐시백은 기재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달 말 당정 협의를 거쳤던 사안이지만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민주당은 대형마트 등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전통시장에서 국밥만 100만원어치 사 먹으란 말이냐”며 캐시백 사용처에 제한이 많은 걸 꼬집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형마트 등은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재정을 투입하는 소비 진작책이 골목상권에 돌아가는 게 경기 회복 불균형을 완화하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2월 거리두기 완화 이후 회복 곡선을 그리고 있다. 2월엔 설 명절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15.0%나 증가했고 3월과 5월에도 각각 2.1%와 5.6% 늘었다. 민주당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내구재도 캐시백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은 “‘시골집 세탁기 하나 바꿔 주고 싶다’ 같은 욕구가 많다”고 예를 들었다. 하지만 가전제품 등도 캐시백 대상이 될 경우 ‘보복 소비’ 쏠림 현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기재부는 애초 대형마트에서 소비를 하더라도 일부 내구재에 대해선 캐시백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카드사가 개별적 구매 품목을 추출해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카드 캐시백은 소비 진작뿐 아니라 ‘K’자 회복의 하단에 위치한 계층에 대한 지원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이 매출 동향이 나쁘지 않다면 사용처에 제한을 두는 게 옳다”고 말했다.
  • 캐시백 좁은문, 대형마트·온라인으로 넓힌다?

    정부의 하반기 소비 진작 대책인 ‘신용카드 캐시백’ 사용처를 놓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캐시백 사용처가 지나치게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소비를 유도하려면 사용처 제한이 불가피하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6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민주당은 7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캐시백 사용처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캐시백은 기재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달 말 당정 협의를 거쳤던 사안이지만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민주당은 대형마트 등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전통시장에서 국밥만 100만원어치 사 먹으란 말이냐”며 캐시백 사용처에 제한이 많은 걸 꼬집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형마트 등은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재정을 투입하는 소비 진작책이 골목상권에 돌아가는 게 경기 회복 불균형을 완화하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2월 거리두기 완화 이후 회복 곡선을 그리고 있다. 2월엔 설 명절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15.0%나 증가했고 3월과 5월에도 각각 2.1%와 5.6% 늘었다. 민주당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내구재도 캐시백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은 “‘시골집 세탁기 하나 바꿔 주고 싶다’ 같은 욕구가 많다”고 예를 들었다. 하지만 가전제품 등도 캐시백 대상이 될 경우 ‘보복 소비’ 쏠림 현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기재부는 애초 대형마트에서 소비를 하더라도 일부 내구재에 대해선 캐시백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카드사가 개별적 구매 품목을 추출해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카드 캐시백은 소비 진작뿐 아니라 ‘K’자 회복의 하단에 위치한 계층에 대한 지원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이 매출 동향이 나쁘지 않다면 사용처에 제한을 두는 게 옳다”고 말했다.
  • 이번엔 캐시백…민주당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확대”, 정부 “골목상권 살리기”

    이번엔 캐시백…민주당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확대”, 정부 “골목상권 살리기”

    정부의 하반기 소비 진작 대책인 ‘신용카드 캐시백’ 사용처를 놓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캐시백 사용처가 지나치게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소비를 유도하려면 사용처 제한이 불가피하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6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민주당은 7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도 캐시백 사용처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캐시백은 기재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달 말 당정 협의를 거쳤던 사안이지만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민주당은 대형마트 등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전통시장에서 국밥만 100만원어치 사 먹으란 말이냐”며 캐시백 사용처에 제한이 많은 걸 꼬집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형마트 등은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재정을 투입하는 소비 진작책이 골목상권에 돌아가는 게 경기 회복 불균형을 완화하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2월 거리두기 완화 이후 회복 곡선을 그리고 있다. 2월엔 설 명절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15.0%나 증가했고 3월과 5월에도 각각 2.1%와 5.6% 늘었다. 지난해 18.4%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온라인쇼핑몰 매출은 올 1분기 14.3% 성장한 데 이어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16.5%, 17.6% 상승했다. 민주당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내구재도 캐시백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은 “‘시골집 세탁기 하나 바꿔 주고 싶다’ 같은 욕구가 많다”고 예를 들었다. 하지만 가전제품 등도 캐시백 대상이 될 경우 ‘보복 소비’ 쏠림 현상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기재부는 애초 대형마트에서 소비를 하더라도 일부 내구재에 대해선 캐시백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카드사가 개별적 구매 품목을 추출해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카드 캐시백은 소비 진작뿐 아니라 ‘K’자 회복의 하단에 위치한 계층에 대한 지원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이 매출 동향이 나쁘지 않다면 사용처에 제한을 두는 게 옳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본소득은 ‘당당 반론’경선연기·개헌은 ‘뒷짐’

    기본소득은 ‘당당 반론’경선연기·개헌은 ‘뒷짐’

    재원 대책 등 기본소득 비판 적극 반박“오세훈 안심소득 관심 부탁” 불만 표시反이재명 연대 움직임은 의도적 무시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경선을 앞두고 여권 내 견제 수위가 고조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의제인 기본소득 비판에는 적극 대응하고, 경선연기 및 개헌론 등 후발 주자들이 띄운 이슈에는 ‘무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자신이 펼쳐 놓은 판은 더 키우고, 자칫 불리하게 끌려 갈 수 있는 이슈와는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9일 기본소득 비판에 “정책 완결성을 높여 주는 것이니 언제나 환영한다”며 3200자 분량의 글을 올려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대표의 재원 대책 지적과 이광재 의원의 시범실시 역제안,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효과 미비 주장에 각각 답했다. 이 지사는 재원대책으로 중기 조세감면에 따른 25조원 확보, 장기적으로는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기본소득세 확대를 언급했다. “전면실시는 위험하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는 경기도가 시행 중인 특정연령대의 청년기본소득, 시행이 임박한 농촌기본소득 시범실시를 예로 들었다. 연간 50만원으로는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정 전 총리의 지적에는 “장기적으로는 대다수 국민에게 4인 가구 기준 연 200만원 또는 400만원은 목숨이 오갈 큰 돈”이라고 반박했다. 야권 인사들의 비판에 “설렁탕집 부러우면 돼지국밥 간판이나 바꾸고 말해라” 등 날 선 반응을 내놨던 것과는 달리 여권 경쟁자들에게는 예를 갖추되 정책 논쟁을 키우려는 의도다. 특히 “보편복지를 추구하는 민주당 당원으로서 기본소득 간판을 걸고서도 ‘차별급식 시즌2’를 주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야권이 아닌 자신을 공격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반(反)이재명 연대의 고리가 된 경선 연기론과 개헌론에는 “민생이 먼저”라는 메시지로 대응하고 있다. 1위 주자가 반응하면 주목도가 높아질 것을 경계한 것이다. 오는 21일 민주당 예비경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경선 연기 논의는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재명, 기본소득은 ‘당당 반론’…개헌·경선연기 ‘뒷짐’

    이재명, 기본소득은 ‘당당 반론’…개헌·경선연기 ‘뒷짐’

    이재명 당내 견제에 전략적 선택이낙연·이광재·정세균 등에 적극 반론“오세훈 안심소득에나 관심을” 불만도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경선을 앞두고 여권 내 견제 수위가 고조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의제인 기본소득 비판에는 적극 대응하고, 경선연기 및 개헌론 등 후발 주자들이 띄운 이슈에는 ‘무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자신이 펼쳐 놓은 판은 더 키우고, 자칫 불리하게 끌려 갈 수 있는 이슈와는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9일 기본소득 비판에 “정책 완결성을 높여 주는 것이니 언제나 환영한다”며 3200자 분량의 글을 올려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낙연 전 대표의 재원 대책 지적과 이광재 의원의 시범실시 역제안,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효과 미비 주장에 각각 답했다. 이 지사는 재원대책으로 중기 조세감면에 따른 25조원 확보, 장기적으로는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기본소득세 확대를 언급했다. “전면실시는 위험하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는 경기도가 시행 중인 특정연령대의 청년기본소득, 시행이 임박한 농촌기본소득 시범실시를 예로 들었다. 연간 50만원으로는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정 전 총리의 지적에는 “장기적으로는 대다수 국민에게 4인 가구 기준 연 200만원 또는 400만원은 목숨이 오갈 큰 돈”이라고 반박했다. 야권 인사들의 비판에 “설렁탕집 부러우면 돼지국밥 간판이나 바꾸고 말해라” 등 날 선 반응을 내놨던 것과는 달리 여권 경쟁자들에게는 예를 갖추되 정책 논쟁을 키우려는 의도다. 특히 “보편복지를 추구하는 민주당 당원으로서 기본소득 간판을 걸고서도 ‘차별급식 시즌2’를 주장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야권이 아닌 자신을 공격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반(反)이재명 연대의 고리가 된 경선 연기론과 개헌론에는 “민생이 먼저”라는 메시지로 대응하고 있다. 1위 주자가 반응하면 주목도가 높아질 것을 경계한 것이다. 오는 21일 민주당 예비경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경선 연기 논의는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지난주에 대구를 찾았다. 광역시인 대구에는 많은 명소가 있지만 오로지 ‘힙성로’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울에 힙지로(을지로)가 있다면 대구에는 힙성로(북성로)가 있다. 요즘 대구 시민과 관광객에게 인기몰이 중인 북성로 일대를 부르는 별칭이다. 철가루 휘날리던 공구 상가와 토끼굴 같은 한옥 골목이 있던 낡은 원도심이 젊은 셰프와 바리스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트렌드 중심 거리로 탈바꿈했다.●북성로 공업사 골목…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탈바꿈 망치나 너트, 혹은 십자와 일자 드라이버에다 드릴까지 갈아 낄 수 있는 근사한 전동공구를 사려고 간 것은 물론 아니다. 쓸 일도 없거니와 무척 화가 났을 때 외엔 이런 걸 찾지도 않는다. 북성로를 찾은 이유는 ‘이곳에 오면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귀에 낯선 이들이 많을 테니 우선 북성로(北城路)가 뭔지 알아보자. 북성로는 대구 한복판의 옛 대구읍성 북쪽 거리를 이른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상권을 형성하며 순식간에 커졌다. 이 지역을 모토마치(元町)라 불렀다. 혼마치(本町)로 경계를 이룬 길 건너 포정동에도 일본인 거류민이 몰려왔다. 옛 대구읍성이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중심가 모토마치가 조성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꽤 분주한 상권이 생겨났다. 근대식 극장, 식당, 다방 등 최신 상업 시설이 들어와 거리를 채웠다. 일본 미나카이(三中井) 백화점 조선 1호점도 이곳에 들어섰다. 백화점엔 조선 팔도에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도 있었다.조선인도 그 사이를 비집고 점포를 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도 이곳에 국수 등 식료품을 팔던 삼성상회를 열며 창업했다. 지금도 그 자리가 보존돼 있다. 늘 돈이 돌던 곳이라 신기한 현대 물품들이 선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각지에서 ‘모던보이’와 ‘신여성’이 모여들며 커피와 ‘삐-루’, 댄스 등 신문물을 즐겼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스타필드 1호점에다 현대명품아울렛, 홍대 클럽가, 이태원 먹자골목이 동시에 한곳에 생긴 것이다. 우현서루 같은 민족교육기관도 들어섰다. 당시 대구에서 활동하던 시인, 소설가 등 문인과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도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모여 전시회나 발표회를 여는 등 문예의 요람이 되기도 했다. 신문 기사도 쓰고 자기 글도 쓰는 언론인도 모였다. 마치 19세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 같았다. 국내 최초 음악감상실인 ‘녹향’(현 대구문학관 지하1층)도 광복 직후인 1946년 이곳에 자리를 틀었다. 구하기 힘든 음반을 들여다 놓고 고급 축음기로 들려줬다. 1950년대 북성로에 공구와 소재, 기계부품 가게가 생겨난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팔던 거리에서 유래됐다. 이후 대구에 섬유와 식품산업이 발전하며 관련 부품과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지창 역할을 담당했다. 자본과 기술이 서울을 넘볼 정도였다. 북성로는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공업 거리가 됐고, 한때 “마음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돌았다. 그 기술이 지금은 예술이 됐다. 공구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북성로기술예술융합소 ‘모루’가 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기술인과 예술인들의 컬래버레이션(이종협업)과 기술 전승을 목적으로 세운 공간이다. 원래 ‘달방’(월세방)을 하던 쪽방여관 건물을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북성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내보이는 곳이다. 현재는 북성로 1가와 바로 붙은 향촌동이나 교동, 서성로 일대까지 뭉뚱그려 ‘힙성로’라 부른다. MZ세대에겐 좁은 골목길과 낮은 건물,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세련된 카페와 갤러리, 공방, 베이커리, 바(Bar)가 기존 노포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힙’(hip)했던 덕이다.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힙’이다. ●철물점 옆 모퉁이 카페 … 젊은 작가 모이는 문화놀이터 옛 북성로는 ‘아재들’의 거리였다. 평균연령이 마흔을 족히 넘었고 성비는 8대2 정도로 중년 남성 비율이 높았다. 서울로 따지면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와 닮아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길거리에서 눈만 마주쳐도 싸우자고 덤벼들던 ‘춘추전국’의 시대엔 아마 발걸음조차 딛기 꺼리던 곳이었을 게 분명하다. 대구은행 북성로 지점을 끼고 돌면 온통 철물점이다. 가게마다 트럭들이 ‘스뎅’(스테인리스) 봉과 파이프를 내리고 모터를 싣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수창초등학교로 향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니 작은 카메라를 든 젊은 남녀가 셀피를 찍고 있다. 벽면에는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졌고 얼핏 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두셋 돌아다니고 있다. 달달한 블루베리 요거트를 마실 수 있는 모퉁이 카페도 있다. 북성로엔 이처럼 구(舊)와 신(新)이 공존한다. 영신(迎新)하긴 했어도 아직 송구(送舊)하진 않았다. 북성로의 수십년 역사 중 아주 생경한 풍경일 테지만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갑자기 ‘물’이 바뀐 것은 아니다. 1976년부터 전매청 연초제조창 직원 관사로 사용됐던 수창청춘맨숀은 2016년 문체부 도심 재생 사업에 선정되며 환골탈태했다. 낡은 아파트 숙소의 외벽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를 ‘문화 놀이터’로 만들었다. ‘수창청춘맨숀’으로 명명한 뒤 젊은 작가들이 입주하고 저마다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는 무대이자 갤러리가 됐다. 얼마 전 유엔이 발표한 연령 구분에 따르면 65세(그것도 만으로)까지 청년이니, 누구든 청춘맨숀에 들러 쉬어 간대도 어색하지 않을 선택이다. 수창청춘맨숀에서 8월 26일까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를 전시한다. 이달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거리극, 창작국악, 낭독뮤지컬, 다원예술 등을 소재로 수창청춘극장도 열린다. 일본인 상권이 장악한 북성로였지만, 항일애국지사 150명을 배출한 사학 우현서루(友弦書樓)도 있었다. 현재 북성로 대구은행 자리가 바로 우현서루다. 우현서루는 을사늑약 체결 직전인 1904년 이상화 시인의 조부 이동진 선생이 창설한 사학이다. 큰아들 소남 이일우 선생은 1만여권의 서적을 수입해 들여 놓고 매년 젊은 지식인을 뽑아 먹이고 재워 가며 가르쳤다. 1911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될 때까지 구국 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은 소남의 조카다. 이곳을 거쳐 간 독립지사들의 이름만 들어도 놀란다. 박은식(상해 임시정부 대통령), 이동휘(임시정부 국무총리), 장지연(황성신문 주필), 여운형(조선건국동맹), 김지섭(이중교 폭탄투척 지사) 등이다. 폐쇄 이후엔 훗날 대륜고등학교의 뿌리가 된 교남학원이 들어섰는데 교사가 이상화, 학생이 이육사였다. 건물 밖에 우현서루 이미지를 형상화해 놓았고. 내부에는 유물과 관련자료를 전시하고 있다.●이중섭 드나들던 백록다방 재현한 향촌문화관 북성로에서 중앙로 쪽으로 길을 건너면 오른쪽으로는 포정동, 왼쪽으로는 향촌동이 나온다. 서울에서 충무로나 종로 일부까지 ‘힙지로’라 부르듯, 보통은 포정동, 향촌동, 교동 일부까지 묶어서 ‘힙성로’라 지칭한다. 북성로에 큼직큼직한 산업시설이 많았다면 향촌동 쪽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자잘한 상업시설이 즐비했다. 꽃자리 다방 등 다방과 술집, 여인숙과 골목 사이엔 주택도 많은 데다 늘 대구역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 향촌동 좁은 골목이 인산인해를 이뤘다.현재 힙성로의 힙한 매력은 어쩌면 7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성로와 수성못 주변에 ‘빼앗긴 상권에도 봄은 다시 왔으니까’ 말이다. 향촌문화관에 가면 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시 ‘리즈’ 시절을 보냈던 향촌동 풍경이 여러 전시물 형태로 있다. 대구 최초 대중교통 부영버스가 거리에 서 있고 오랜 대폿집과 막걸리집이 있다. 피란을 온 이중섭이 매일같이 드나들며 담배 쌈지에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델 자리), 호수다방, 화월여관(현재 판코리아 성인 콜라텍) 등도 디오라마와 포토존으로 현실 속에 재현해 놓았다. 3, 4층은 대구문학관이다. 시인 구상을 비롯해 현진건, 조지훈, 박두진 등이 대구 향촌동에서 서로 교분을 쌓으며 지냈다. 신상옥, 최은희 등 영화인도 이곳에 있었다. 향촌동 술집 대지바(현재 공사 중)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시구를 나누고, 르네상스 음악감상실(현 판코리아 식당)에서 예술혼을 양육했다. 식민침탈 중에도, 동족상잔의 전쟁 중에도 향촌동은 너른 가슴으로 문학을 잉태하고 예술을 생산했다. “함께 읽고 더불어 크게 웃어주게나.” 향촌동에 살던 시인 구상은 이윤수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현재 대구문학관은 대구에서 활동하던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전시 중이다.●‘초토의 시’ 출판기념회 열렸던 꽃자리 다방 1930년대부터 대구 원도심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것이 현대에 들어선 오히려 개발을 더디게 했다. 너른 부지가 필요했던 개발 세력은 고불고불한 골목에 낡은 왜식 한옥과 초라한 저층 건물 투성이였던 향촌동과 북성로를 외면했던 것이다. 경상감영 공원이 위치한 포정동부터 향촌문화관까지 향촌동 골목을 둘러보면 화려했던 당시의 영화가 낡은 건물 사이로 투영돼 보인다. 대보백화점, 무궁화백화점 등 당시로선 으리으리한 중대형 유통 시설에다 양화점, 양장점 골목까지 이어지며 ‘대구 멋쟁이’들의 아지트가 되었다.맛 좋은 식당도 즐비했다. 그 유명한 뭉티기(생고기 육회)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생고기며 불고기, 국숫집, 찌짐(전)집, 만두집, 냉면집, 곰탕집, 돼지국밥집 등이 향촌동 나들이를 나온 손님들로 긴 줄을 드리웠다. 저렴한 여인숙과 여관, 호텔 등도 곳곳을 채우며 영남 중심도시 대구의 숙박 기능을 담당했다. 극장 만경관 옆 사보이호텔은 1980년대 이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한때 목욕탕이 딸린 여관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새 단장을 하고 다시 그 이름을 지켜 오고 있다. 덕분에 당시 향촌동 식당가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이어져 대구의 뜨거운 밤을 밝히기도 했으나 1980년대 이후 동성로와 반월당, 수성못 인근으로 대구 중심 상권이 옮겨 가면서 ‘구 시내’로 몰락하는 듯했다.향촌동의 이미지는 2010년에 들어 비로소 재해석됐다. 골목 사이로 젊은 예술가들이 들어왔고 노회한 도시를 지키던 터주들은 이를 반겼다. 수제화 골목에는 달달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와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 북카페 등이 들어왔다. 20·30대 시민과 관광객이 너도나도 향촌동을 찾기 시작했다.공구거리 북성로의 정체성을 재해석해 너트와 스패너 모양 마들렌을 구워 파는 북성로 공구빵(베이커리09)도, 예스러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옥 카페 퍼센트(%) 14-3, 직접 볶아 내린 커피가 맛있는 카페 향촌도 명소다. 예전 구상의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자리를 루프톱 카페로 바꾼 꽃자리 다방, 골목 안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 ‘대화의 장’ 등은 금세 인스타그램 성지로 떠올랐다. 좋은 공간이 하도 많아 힙성로 카페 투어를 다니려면 시애틀 못잖게 ‘잠 못 드는 밤’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세련되고 단단한 솜씨의 수제 구두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반세기 골목을 지켜 온 구둣방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공방이 인기를 끌며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밀라노’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한밤에 북적이는 노포… 3000원에 맛보는 석쇠 불고기 원래 여름에 뜨거운 대구라지만 요즘 대구의 밤도 뜨겁다. 힙성로에 한옥이나 옛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와 부티크 호텔이 들어서며 맛난 음식에 술 한 잔 걸치는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같은 힙성로 구역 내에도 권역은 조금 다르다. 교동 쪽에는 새로 생겨난 현대식 바나 카페가 많고 중앙로를 건너오면 오래된 식당과 주점이 많다.원래부터 유명했던 ‘북성로 돼지불고기’와 ‘북성로 우동’을 필두로,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 온 노포들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60년 전부터 생고기를 팔던 대폿집 ‘너구리’는 ‘옛날국수’와 합치며 낮엔 국수, 밤에는 술 손님을 받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넉넉한 양은 냄비 국수(현지에선 국시) 한 그릇에 단돈 2000원. 오리지널 경상도식 진한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3000원을 더 내면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 낸 ‘석쇠 불고기’를 ‘반 인분’ 시켜 먹을 수 있다. 반 인분이라니, 얼마나 합리적인가. 무조건 2인분을 시켜야 되는 집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게다가 소주 반 병도 팔면서 싫은 기색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힙성로의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 일대는 죄다 노포다. 모두가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성식당을 찾았다. 한 입 크기로 얇게 저며 내 불맛에 충실한 석쇠갈비와 쿰쿰한 된장찌개와 함께 마지막 금복주 한 잔의 얼큰함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 70여년 전 어느 밤 이 변함없는 골목길을, 화가 이중섭도 시인 구상도 역시 비틀대며 걷고 있었을 것이라 가만 상상해 보니, 무척이나 영광이며 감회가 새롭다. 왜 낡아빠진 원도심 따위가 내게 이토록 확고한 여행 동기를 부여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힙성로 여행 체크리스트 (지역번호 053) 어떻게 가지?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에서 내리면 된다. 2, 3호선 청라언덕 역이나 1, 2호선 반월당 역에서 내려도 그리 멀지 않다. 버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앞이나 경상감영 앞 등의 노선을 타면 된다. 동대구역에선 401번, 909번, 708번, 급행1번 등이 경상감영공원 앞까지 간다. 뭘 먹지? 이 지역에는 노포들이 많다. 국수와 만두는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뭉티기(생고기)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대구식 양념장이 색다르다. 좀더 새로운 스타일을 원한다면 동성로로 넘어가면 된다. 다락방만두는 찐교스, 군만두 등이 맛있고 저렴하다. 마산식당은 씨락육국수(시레기 육개장국수)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한성식당은 석쇠갈비와 오뎅탕으로 술안주하기 좋은 곳.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옛날국수(너구리 본점)는 2000원이란 황송한 가격에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생고기와 간처녑을 먹으러 많이 찾는다. 상주식당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70년 동성로 노포다.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 낸다. 어디서 잘까?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모텔도 많지만 조금 낙후된 편.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리버틴호텔도 있다. 간단한 조식도 준다. 헤븐스토리호텔은 대구역과 가깝다. 중앙로 역과 가까운 2월호텔(동성로점)은 진골목, 약령시 등에 접근하기 편리하다.
  • 메뉴는 화합의 비빔밥… 분위기는 ‘따로국밥’ 공방

    메뉴는 화합의 비빔밥… 분위기는 ‘따로국밥’ 공방

    김기현 “집 가진 것도 못 가진 것도 고통”안철수 “단순한 병입 백신 협력 아쉬워”文, 파랑·빨강·노랑·주황 섞인 넥타이 선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26일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는 주요 국정현안을 두고 여야 간 기싸움이 이어졌다. 청와대에서는 화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을 준비하며 방미 성과를 공유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기대했으나,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져 긴장감이 가득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방미 성과와 관련, “55만명 군인에 대한 백신이 확보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한미 백신 스와프를 통한 백신 확보가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포문을 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에 대해 “단순한 병입 수준의 생산 협의에 머물렀다는 게 (아쉽다). 우리가 더 노력해서 기술이전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방미 성과보다는 경제·사회 현안에 발언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김 대행은 제대로 식사할 시간도 없이 ‘쓴소리’를 건넸다고 한다. 김 대행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집을 가진 것도 고통이고 못 가져서 고통이고 팔 수도 없어 고통”이라며 “애꿎은 국민들이 투기꾼으로 몰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행정안전부, 법무부 장관, 선관위 상임위원 등을 중립적인 인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특정 정당 소속이라 불공정하게 선거 관리가 된 게 없지 않으냐”고 답했다. 김 대행은 오찬 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큰 인식 차이를 체감했다”면서 “상당수 질문에 대통령의 답변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중대재해 문제에 신경 써 달라는 취지로 김용균재단에서 제작한 배지와 고 이한빛 PD 어머니의 에세이집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여 대표는 “전달하는 것을 시민과 언론이 지켜보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청와대 의전담당에서 못마땅했던지 검사한다고 들고 갔다가 비공개 전환 후 슬며시 들고 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찬에서는 화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이 준비됐다. 문 대통령은 회동 뒤 참석자들에게 협치의 의미를 담은 파랑·빨강·노랑·주황 등 각 당의 4가지 색이 사선으로 들어간 넥타이를 선물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부산한 비탈길 골목길 하늘길…테스형 경규형 맛있는 이바구

    서울신문은 13일부터 ‘이우석의 미시(微視)여행’을 3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국내 여행지를 매우 좁게 설정해 현미경처럼 샅샅이 훑어보자는 취지의 코너입니다. 연재를 담당할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은 ‘언어유희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여행전문가입니다. 글 곳곳에 심어 놓은 저자 특유의 ‘유머 코드’에 즐겁고 놀라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부산에 초량동이 있다. 부산역 바로 앞이다. 서울로 따지면 서울역 앞 청파동, 아니 산비탈로 올라서야 하니 후암동쯤 되겠다. 가파른 건 비슷하다. 생각해 보니 목포역 앞에도 유달산이 있다.(왜 역 앞엔 늘 산이 있을까.) 아무튼 초량에 올라가면 부산 역사를 볼 수 있다. 부산역 역사(驛舍)도 보인다. 지명에 산(山)자가 들어가는 부산의 속살이 초량이다. 목포가 항구라면, 부산은 산이다. 부산은 도시 곳곳이 바다에서 수직으로 치솟은 산들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부산 산복도로는 그 산(山)의 배(腹)를 가른다. 천국의 계단(stairway to heaven)이랄까. 고개를 들고 엉덩이는 빼고 하늘을 향한 계단을 딛고 하염없이 걸어야만 오를 수 있던 동네에 차로 오르내릴 하늘길이 생겨났다. 산복도로는 멀리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산을 휘휘 감으며 마을을 가르고 하늘과 땅을 나누고 있다. 약 반세기 전 생겨난 부산의 허리띠 산복도로, 그중에서도 초량의 이야기다. ●왜구 침입 잦던 목초지서 19세기말 개항도시 초량은 부산의 원도심이다. 근대도시 부산이란 곳이 생겨나면서 가장 먼저 발달한 마을이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국제도시로 위용을 당당히 과시하고 있지만 부산은 확실히 조선시대까지는 변방이었다. ‘가마메’란 이름의 부산이 조선 성종 때 부산(釜山)이란 이름으로 문헌에 처음 등장했고 동래(동래, 해운대, 수영 등)와 동평(지금의 부산 도심), 기장현으로 나뉜, 그야말로 촌구석 취급을 당했다. ‘왜구’랬을까? 잦은 왜구의 침입 탓이었다. 16세기 동래도호부로서 경상좌수영과 왜관이 부산포에 설치된 다음에야 부산(사실은 동래)은 뭔가 그럴싸한 도시 기능을 하게 됐다. 조선 후기 들어 조정은 사중면 초량에 왜관과 객사를 세웠고 이곳에서 왜와 외교를 했다. 초량은 그저 교통이 좋은 목초지대일 뿐이었지만 19세기 말 갑자기 주목받았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개항장에 속했던 까닭이다. 일제(메이드 인 재팬이 아니다)와 청(효녀 아니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초량은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줄곧 지켜오고 있다. 팽창을 노렸던 일제는 철도와 선박편으로 한반도, 대륙과 연결하기 위해 부산을 주목했고 교통 주거 인프라 등 도시개발을 서둘렀다. 간척을 통해 넓어진 초량 일대는 항만(북항)과 철도를 연결하는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가 됐다. 청 역시 중앙부두와 철도 건설로 생겨난 일자리를 찾아온 자국민 ‘쿨리’(苦力)를 위해 청관을 세웠다. 지금도 초량 부산역 앞에는 차이나타운이 남아 과거 조계지 시절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처음엔 ‘남의 문화유산답사기’였지만 지금은 우리 역사가 됐다. 한국전쟁은 부산에 인구가 대거 유입되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10만여명에 불과하던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며 무려 140만명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 임시수도가 되니 당장 거주지가 태부족이었다. 산기슭밖에 없었다. 너도 나도 산에 올라가 판잣집을 지었다. 물론 초량 뒷산에도 올라갔다. 하늘까지 층층 이어진 달동네가 생겨나게 된 사건이다.●백제병원·남선창고… 사람·돈 돌던 이바구길 높이 올라가면 그 역사가 자세히 보일까 싶어 초량을 올랐다. 해발 0m 근처인 부산항, 부산역에서부터 400m 남짓한 구봉산으로 오르는 길. 그 옆이 초량(草粱)이다. 부산역에서 길을 건너면 ‘초량 이바구길’이 시작된다. 부산시와 동구청이 부산의 옛 ‘이바구’(이야기의 사투리)를 들으며 시티투어를 하는 관광 코스로 지정했다. 재미나고 놀라운 이야기가 많이 숨어 있다. 지금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득실한 해운대와 비교하자면 낡은 원도심 마을이겠지만 애초 초량은 사람도 돈도 돌던 곳이다. 한국전쟁 전에는 함흥과 원산 바다에서 내려온 배가 초량(그때는 이 일대가 바다였다) 앞에 대고 명태며 고등어를 쏟아냈다. 그래서 이곳에 있던 수산물 창고를 북선(北船) 창고라 불렀다. 선창 일거리만 해도 넘쳐났다. 전국에서 생선 장수들이 몰려들고 청요릿집엔 손님들로 바글바글했다. 전쟁 후 북선 창고는 남선 창고로 이름이 바뀌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최대 수산물 유통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제가 물러가고 미군이 상륙하면서 ‘빠’니 ‘비어-홀’이라고 부르는 술집들이 가득한 ‘텍사스촌’이 초량에 생겨났다. 말하자면 서울 이태원 격이다. 이곳을 통해 나온 달러와 군수물자가 부산 국제시장은 물론 전국을 돌았다.‘이바구길’은 초량 외국인 골목에서부터 출발한다. 차이나타운 아래로 러시아 키릴문자와 필리핀 간판이 가득한 유흥가를 그냥 지나치려고(정말이다) 했지만 이곳에 ‘이바구’가 숨어 있다. 1927년 최용해가 지은 첫 근대식 개인종합병원 구 백제병원(국가등록문화재 제645호)이 초량 외국인 거리에 있다. 김해 출신인 최용해는 일본에서 의대를 나와 일본인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건너왔다. 동양척식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당시 부산에서 최고 높은 5층 벽돌건물을 짓고 백제병원(그런데 왜 신라병원이 아닐까?)을 열었다. 처음엔 병원이 잘됐지만 돌연 사건이 터졌다. 관리들이 데려온 행려병자 시체를 병원 4층에 보관했던 것이 들통났다. ‘돈 없는 환자가 가서 죽으면 시체를 병원에 두고 표본으로 쓴다’는 소문이 돌았다. 겁을 먹은 환자들이 외면하며 급격히 상황이 어려워졌다. 결국 최용해는 일본으로 야반도주했다. 이후 백제병원은 대형 청요릿집과 예식장 등으로 바뀌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그나마 여지껏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다. 현재는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건물은 일부 허물어진 역사의 잔흔 그대로이지만 그 안을 채우는 커피향만큼은 세련되고 파릇하다. 부산시는 백제병원을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때 부귀영화를 누렸던 남선 창고는 현재는 사라지고 없다. 창고를 가득 채웠던 명태처럼 온데간데없지만 상업과 물류의 지력(地歷)만큼은 여전하다. 우연인지 그 자리엔 현재 할인마트가 생겼는데 옛 창고의 담벼락 일부만 남았다. 1900년대 생겨난 국내 최초의 근대 물류 창고였던 남선창고는 노르웨이 베르겐의 ‘브뤼겐’(한자동맹 중심지)처럼 당시로선 엄청난 규모의 물류조합을 운영하며 명성을 떨쳤다. 전국에 명태를 공급하던 곳이지만 직접 명태를 서울로 공급하는 경원선이 개통되고, 초량 앞바다가 매립된 후 해운 물류 중심이 부산항으로 옮겨가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 누가 알았으랴, 바다가 사라질 줄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반대가 되니 좋은 뜻만은 아닌 듯하다. 여기까지만 평지다. 이제 산길을 올라야 한다. 초량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옛 마을의 서정성을 노래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초량초교는 전통이 오랜 곳이다. ‘소크라테스의 아우’인 가수 나훈아와 코미디언 이경규, 음악감독 박칼린이 이 학교를 다녔다. 아, 나훈아의 ‘테스형’은 다른 곳을 나왔다. 아테네 아고라에서 토론을 통해 공부했다. 초량초교 동문 선후배인 이들은 각각 1947년생, 60년생, 67년생이니 시대는 달랐지만 초량의 변화 속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며 꿈과 재능을 키웠을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초량에는 ‘명태 눈깔을 빼먹으면 노래를 잘한다’는 말이 전해진다. 남선 창고가 있던 곳이니 예능인을 많이 배출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노래를 잘 부르는 미래의 가수를 위해 누군가는 눈깔이 없는 명태를 먹었다.●168계단 줄기 삼아 작은 골목 가지처럼 연결 길가에는 1893년 지어진 초량교회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신사 참배 반대를 이유로 죽임을 당했던 주기철 목사가 있었던 교회로 개신교에선 뜻깊은 장소로 알려졌다. 한강 이남 최초의 교회로 무려 130년 가까이 됐다. 초량은 얼마나 신식 문물이 빨리 들어온 곳이었나. 길은 가파르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따금씩 부는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 준다. 제주 올레길처럼 이바구길에는 곳곳에 쉼터가 있다. 쉼터 역시 옛 분위기가 오롯이 남아 있다. 딱 추억 속 ‘점빵’ 풍경이다. ‘이바구 정거장’에선 국수나 음료를 팔고 ‘168 도시락국’에선 시락국밥과 추억의 도시락을 판다. 쉬어 가며 감성도 충전할 수 있다. 168이란 숫자의 의미는 가게에서 나오면 바로 알 수 있다. 하늘까지 뻗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계단길이 쉼터 앞에 펼쳐진다. 고개를 끄덕여야 할 만큼 눈에 꽉 들어찬다. 우물가부터 산복도로까지 이어진 계단이 아찔하다. 168개의 계단이다. 페루 마추픽추의 계단과 닮았다.계단을 큰 줄기 삼아 양옆으로 작은 골목이 가지처럼 이어진다. 초량사람들이 물을 긷기 위해 오르내리던 168계단은 초량 마을을 이어 주는 동맥이며 소통의 통로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생겨나 ‘도가니’에게 미안하지 않다. 기계 레일 탓에 정취는 덜하지만 인정은 여전하다. 이곳에서 만나는 이웃들은 어김없이 인사를 나눈다. 관광객들도 인사를 하지 않으면 어색할 만큼 모노레일 캐빈 속 공간은 따스하다. 소통이란 이처럼 자연스러워야 한다. 중간에 내리면 168빵카페가 있다. 고소한 빵과 커피 향에 이끌려 저절로 내리게 된다. 일명 ‘홍신애빵집’이라 불리는 곳이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씨가 차렸다. 홍씨는 초량 여행을 많이 다닌 듯하다. 테라스에 의자를 놓고 갓 구워 낸 빵 조각을 씹는 그 순간이 초량 이바구길 여행의 딱 중간쯤 된다. 영락없는 전망 휴게소 역할이다. 옆길로 새면 김민부 전망대가 나온다. 고교 1학년 때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천재 시인 김민부를 기린 이름이다. 그는 이 집에 살았다. 전망대는 실로 근사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푸른빛을 띠는 바다를 두고 아래에 다닥다닥 이어진 작은 집들의 지붕을 통해 ‘부싼 싸람’의 진면목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는 지금 보이는 저 바다를 그리며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라고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했을 것이다.●블록 쌓아 올리듯… 만화같은 산동네 지붕들 옥상마다 놓인 파란색 물탱크, 허공을 가르는 목욕탕 기둥들 사이로 하늘을 향해 난 계단, 블록을 쌓아 올린 듯 차곡차곡 이어진 집들이 만화 같은 산동네 풍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 집 지붕이 남의 집 마당이 되고 또 우리 마당은 아랫집 지붕으로 이어진 길이 되는 반도체처럼 집약된 집 더미. 전란을 피해 내려와 산에 살기 시작한 사람들, 반세기가 지나니 말씨도 마음씨도 진짜 부산 사람이 되었다. 높이 오르니 부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보였다. 여기서 좀더 오르면 산복도로가 나온다. 수직적인 길로 이뤄진 산동네를 모두 수평으로 꿰는 넓은 신작로. 비행기처럼 높은 길을 달리는 버스는 뒤뚱뒤뚱거리며 부산의 허리를 연결한다. 산복도로 곳곳에 수려한 전망이 펼쳐진다.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경치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하다. 바다와 항구, 마을과 철도, 교량과 배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란 것은 어디서 또 찾을 수 있을까. 여기다 ‘유치환의 우체통’ 등 곳곳에 깃든 이야깃거리는 서정성과 낭만까지 곁들여 있다. “여봐요, 백신은 맞았나요?” 1년 후 나의 미래로 보내는 편지를 썼다. 과거 추억이 서린 풍경을 바라보며 현실 속 걱정을 함께 적었다. 세상을 내려다보며. 좀더 눈을 가늘게 뜨고 보면 마음속 무엇이 현실에 투영돼 겹쳐 보인다. 산복도로에서 보는 세상은 초고층 마천루 호텔방에서 담는 ‘근사한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우체통 앞에선 상상의 나래가 활짝 펴진다. 늘 힘들게 오르내리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먼 바다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을 어느 이름 모를 초량의 아이를 떠올려 본다. 그 아이는 어떤 감상을 마음속에 쌓아 가며 자랐을까. 부산에 대한 추억이란 것이 전혀 없다 할지라도, 무슨 영화 속 이야기일지라도 상관없다.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곳 이바구길을 함께 걸으며 초량이 지켜온 반세기의 이야기들을 듣고 살며시 뭔가를 상상해 본다면? 그 포근한 이야기란 차가운 유리투성이 도시의 것보다는 썩 좋을 듯하다. 바다로 열린 청마의 우체통에선 많은 상상들이 미래로 전송되고 있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초량 여행 체크리스트 뭘 먹지? 50년 부산 중심지 초량엔 먹거리가 많다. 부산에 사는 이도 부산을 오가는 이도 초량을 찾아 대선 소주잔을 기울여 온 세월이 켜켜이 쌓인 까닭이다. 산복도로에서 더 올라가면 360도 전망의 구봉산 초량공원, 길을 따라 내려오면 돼지불고기를 파는 기사식당 거리와 만난다. 일명 ‘불백거리’인데 값싸고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택시 기사뿐 아니라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좀더 내려오면 이름난 초량 돼지갈비 골목도 있다.은근히 잘하는 고깃집이 많은 곳도 부산이다.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생각하듯) 부산 사람은 아침에 회를 먹고 점심에 생선구이, 저녁에 곰장어 등 생선만 먹고 살진 않는다. “집이 부산이세요? 그럼 집에 배 있겠네요?” 식으로 사고하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들은 매우 어이없어 한다. 구석구석에는 돼지국밥집, 시락국밥집, 유명한 밀면집도 있다. 전국 민물 양식장에서 ‘부산 갈메기’들을 죄다 쓸어 왔는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메기탕집도 있다.168빵카페=부산 동구 영초길 191번길 8-1. (010)9330-8544. 168도시락국=부산 동구 영초길 191. (051)714-2619 소문난불백=부산 동구 초량로 36. (051)464-0846 초량밀면=부산 동구 중앙대로 225. (051)462-1575. 은하갈비=부산 동구 초량중로 86 (051)467-4303. 우리돼지국밥=부산 동구 초량로 27-1번길 (051)468-5623. 초량메기탕=부산 동구 초량로 15. (051)464-3398. 어딜 가지? 초량은 범일동, 보수동, 중앙동 등과 이어진다. 영화 ‘아저씨’ 촬영지로 유명한 범일동 매축지 마을은 좌천역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면 된다. 격렬하게 매운 떡볶이와 조방낙지로 유명한 곳도 범일동이다. ‘범죄와의 전쟁’ 촬영지인 중앙로는 부산역 쪽으로 건너면 나온다. 어쩐지 익숙하다 할 거다. 맞은편에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등장한 보수동 계단이 있다. 헌책방 거리와 자그마한 카페들이 있어 요모조모 둘러볼 것이 많다. 여행상품은? 반값 할인을 뜻하는 ‘반할부산’은 열차와 연계한 다양한 부산여행상품 ‘진짜부산트레킹’을 판매한다. 원도심투어를 비롯해 흰여울마을과 달맞이고개, 황령산 등 다양한 지역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1899-2550. 초량 이바구길 투어는 부산여행특공대(busanbustour.co.kr)에서 당일(반나절) 버스투어 상품으로 판매한다. 일정은 오전 9시 50분 부산역 이바구버스 정류소 앞 집결 후 증산전망대, 유치환의 우체통, 초량 168계단&모노레일 탑승, 초량 1941, 초량전통시장(불백골목) 경유 낮 12시 30분 부산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2만원. (051)469-4113.
  • 깍두기·어묵탕만 재사용? 14곳 더 있었다…이름 공개 [이슈픽]

    깍두기·어묵탕만 재사용? 14곳 더 있었다…이름 공개 [이슈픽]

    적발 업소명 공개 조치‘무기한 영업정지’ 맞먹는 처벌깍두기를 재사용한 돼지국밥집과 손님이 먹은 육수를 재사용한 어묵탕집 사건을 계기로 부산시가 지역 식당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남은 음식을 재사용한 업소 14곳이 추가로 적발됐다. 이에 부산시는 음식 재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적발 업소명을 해당 구·군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음식 재사용 업체는 일반적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받는데, 업소명 공개는 사실상 ‘무기한 영업정지’에 맞먹는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낸다.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철이 오기 전에 실추된 도시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특사경)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식품접객업소 2520곳을 대상으로 기획 수사를 벌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소 31곳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적발 업소 중에선 남은 음식을 재사용한 일반음식점이 14곳으로 가장 많았다. ●12곳 적발…추가 조사에서 2곳 더 나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사용·보관한 업소는 8곳, 육류·수산물 원산지 미표시나 거짓 표시한 업소 4곳, 불결한 환경에서 음식을 조리한 업소 5곳 등이었다. 특사경은 최근 동구 한 돼지국밥집에서 깍두기를 재사용한 일이 드러난 이후 남은 음식 재사용 여부를 중점적으로 단속했다. 지난달 7일 한 동영상 사이트에선 손님이 먹다 남긴 깍두기를 직원이 반찬통에 넣고, 그 반찬통에서 깍두기를 꺼내 다른 손님에게 전달하는 돼지국밥집 모습이 방송돼 파문이 일었다. 해당업소는 영업정지 15일 처분을 받고 최근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이달 18일에는 중구의 한 어묵탕집에서 손님이 먹던 어묵탕 국물을 뜨거운 육수통에 쏟았다가 다시 토렴하듯 담아주는 모습이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돼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글 작성자는 다른 손님이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구할 때 유심히 육수통을 지켜보다 이런 모습을 발견했다. 곧바로 자신도 국물을 데워달라고 해 증거영상까지 촬영했다. 이 식당은 ‘안심식당’으로 알려져 네티즌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 가게도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받았다.깍두기 재사용 사건이 벌어지자 특사경은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부산 지역 식당들을 조사해 12곳을 음식 재사용으로 적발했다. 예상보다 적발업체가 많이 나온데다 ‘어묵탕집’ 사건까지 발생하자 수사기간을 이달 21일까지로 연장해 음식점 2곳을 추가로 단속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 적발 업소명 공개 부산시는 적발된 업소 26곳은 검찰에 송치하고 위생 불량 업소 5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히 남은 음식을 재사용한 업소에는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해당 구군 홈페이지에 업소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경덕 부산시 시민안전실장은 “시민의 안전한 외식문화를 위해 앞으로도 지도단속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찬 재사용 등 불법행위 신고·제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정·불량식품신고센터(국번없이 1399)나 부산시 홈페이지 ‘위법행위 제보’ 등에서 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묵탕 재탕한 ‘안심식당’…업주가 올린 사과글[이슈픽]

    어묵탕 재탕한 ‘안심식당’…업주가 올린 사과글[이슈픽]

    먹던 어묵탕 육수통에 쏟았다 다시 꺼내“코로나로 민감한 시기에 이건 아니다”식당 측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구청, 영업정지 15일 처분…경찰 고발 부산 유명식당이 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데우기 위해 육수통에 쏟았다가 다시 꺼내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식당은 수십년 영업해 온 식당인 데다 ‘안심식당’으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식당 측은 사과글을 올리고 영업을 중단했다. 이 식당은 고발 글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사과글을 올렸다. 이어 “여러분의 지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여러분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에 대한 조사 요청이 올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은 지난 19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어묵탕을 주문해 먹다가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봤다. 이 때 식당 측이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부은 뒤 다시 육수통에서 국물을 퍼내 손님 테이블로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이 먹던 음식도 데워달라고 요구했고, 식당 측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서 다시 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동영상 캡처 사진 2장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면서 “설마 제 눈을 의심해 저희 것도 데워 달라고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것도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을 하네요”라며 “코로나 때문에 안 그래도 민감한 시기에 이건 아닌 것 같다. 침 튀기면서 이야기하고 입에 물고 빨던 숟가락을 넣었다 뺐다 한 국물을 말이죠”라고 했다.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구청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과 함께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안심식당도 못 믿어…식당 재사용 논란 계속 아울러 해당 식당이 안심식당으로 확인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안심식당은 ‘덜어먹기 가능한 도구 비치·제공’, ‘위생적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을 준수해 위생 문제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진 식당을 말한다. 지난달 부산 동구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손님이 먹다가 남긴 깍두기를 재사용하다 문제가 된 데 이어 이번 사건까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최근 경남 창원의 한 동태탕 집도 손님이 남긴 탕을 재탕하는 장면이 목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수십년 영업한 맛집이자 안심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넣어 토렴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며 “영업정지 15일은 너무 약한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당 측이 올린 사과글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성의 없이 짧은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식당의 사과글에 대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추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지를 같이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어묵 재탕’ 부산 식당 자진 영업중단 “진심으로 사죄”

    ‘어묵 재탕’ 부산 식당 자진 영업중단 “진심으로 사죄”

    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육수통에 넣어 재사용해 물의를 빚은 부산의 한 어묵 맛집 업주가 사죄의 글을 올리고 영업을 자진 중단했다. 이 식당업주는 국물 재탕 신고 글과 사진이 올라왔던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다 사과의 글을 올렸다. “먼저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많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여러분의 지적으로 저희 식당의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여러분의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위생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며 개선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식당은 19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또 “조사 요청이 올 경우 성실히 임하겠다”라고도 했다. 식당 측이 사죄 뜻을 밝혔지만,수십 년 영업해온 지역 맛집인데다 안심식당인 사실이 알려져 비난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수십 년 영업한 맛집이자 안심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넣어 토렴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며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은 너무 약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달 부산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깍두기를 재사용하다가 문제가 된 데 이번 사건까지 이어지자 네티즌들은 먹던 음식을 재사용하지 못 하게 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데워달라고 하자 육수통에 넣었다가 뺀 뒤 손님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이런 장면을 담은 영상 캡처 사진 2장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고,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구청은 이 식당에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내리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밥 이어 어묵탕도… ‘음식 재탕’ 식당 결국 영업정지

    국밥 이어 어묵탕도… ‘음식 재탕’ 식당 결국 영업정지

    부산 한 유명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어묵탕을 데워 달라고 하자, 육수통에 쏟았다가 다시 꺼내줬다는 인터넷 글이 사실로 확인됐다.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여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서 식당 주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담긴 주장이 사실임을 시인했으며, 이르면 20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과 함께 경찰에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보면 작성자는 지난 17일 부산 중구 한 유명 식당에서 어묵탕을 주문해 먹다가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봤다. 작성자는 이 때 식당 측이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부은 뒤 다시 육수통에서 국물을 퍼내 손님 테이블로 가져다 줬다고 했다. 작성자는 이런 사실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이 먹던 음식도 데워달라고 요구했고, 식당 관계자가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서 다시 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동영상 캡처 사진 2장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동영상이 아니어서 전후 관계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없었으나 구청 조사로 진실 여부가 가려진 것이다. 지난달 부산 동구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도 손님이 먹다가 남긴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관할 기초단체는 해당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15일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고발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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