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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과거 분식회계 免責 해줘야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은 재벌개혁, 기업투명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입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법을 조금이라도 손대는 것은 반(反)개혁이라는 도식적 접근은 옳지 않다. 모름지기 정책과 입법 담당자라면 미래의 위험성과 모호성을 줄이는 노력을 막바지까지 해야 한다. 미국은 1930년대 집단소송제를 도입한 뒤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자 1995년 소송의 남용을 막기위한 입법을 했고, 지금도 추가 보완입법을 검토중이다. 국회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집단소송법 발효 전에 이뤄진 분식회계를 소송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낸 입법청원을 받아들여야 한다. 새해 1월1일부터는 깨끗한 회계관리를 하더라도, 회계 특성상 과거 분식회계가 법시행 후 재무제표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을 집단소송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사실상 소급입법이 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집단소송이 봇물을 이루며 상당수 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하소연을 엄살이나 개혁 역행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경제단체들은 당초에는 과거의 분식회계를 대사면해달라는 건의를 했지만 국민정서상 수용하기 어렵다. 일반사면 절차가 쉽지 않을 뿐더러 이미 처벌받은 기업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의원들은 집단소송제 시행을 2007년까지 2년 연기하는 입법안을 마련했다. 이 또한 개혁취지 자체를 흔들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방안이다. 여야는 경제단체들이 요구수준을 대폭 낮춘 의미를 헤아려야 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과거 분식회계는 집단소송 대상에서 면책된다는 명시적 규정을 법 시행에 앞서 부칙에 만들어 주라. 이와 함께 한국이 분식회계를 감싼다는 해외투자자들의 오해가 없도록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법조비리 감시 상설기구 추진

    법조비리를 감시하는 상설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오는 29일 제25차 전체회의에서 법원·검찰·변협·학계·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상시적 법조비리 감시기구인 ‘법조윤리위원회’(가칭) 설치 등을 포함한 ‘법조윤리 제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조윤리위원회 설치안이 확정되면 앞으로 직원과 사무실을 갖춘 상설 위원회가 판·검사와 변호사의 비리를 밀착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법원은 판사의 보석 허가나 영장 기각 건수를, 검찰은 검사의 구속 취소나 불기소 건수를, 변협은 변호사의 사건 수임 건수 등 각종 자료를 정기적으로 윤리위에 제공해야 한다. 특히 윤리위원회는 자체 조사나 제보 등을 통해 구체적인 법조 비리 혐의를 포착한 경우 해당 기관에 징계를 요청하거나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을 받아온 법조 비리의 처리가 엄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개위는 또 국민이 비리 혐의가 있는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변협에 직접 청원하고 제대로 징계를 하지 않으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언론관계법 어떻게 돼 가나] ‘알맹이’빠진 신문법

    ‘신문법 개정이 당초의 뜻을 살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동안의 개정 논의를 지켜본 사람들은 회의적인 전망을 감추지 않는다. 개혁추진세력이 힘을 모아도 부족한 판에 이런저런 ‘계산’ 탓에 거꾸로 분열상을 보이며 추진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수면 아래 있던 언론개혁 요구는 권언유착과의 결별을 선언한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회 다수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로 개혁입법작업을 하지 못했던 열린우리당이 올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다시 탄력을 얻었다. 열린우리당도 “시민단체에서 적절한 안을 내준다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200여 시민사회단체들이 참가한 언론개혁국민행동은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을 통해 10월4일 신문기능보장법 등 관련 법률을 입법청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보수언론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소유지분 제한 등 핵심적 내용이 빠진 채로 10월20일 정청래·문병호 의원 대표 발의로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에 맞서 민주노동당은 10월21일 언론개혁국민행동의 입법청원안을 더 강화하고 일부 조항은 손질한 개정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여기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을 통해 별도의 안을 이번 주 중으로 입법청원할 예정이다. 뜻을 같이하는데도 개정안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단체안, 열린우리당안, 민주노동당안, 민변안 등 4가지나 쏟아져 나오는 꼴이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11월17일 언론발전특위(위원장 정병국)를 통해 자체 당론을 확정했다. 이렇게 사분오열된 데는 열린우리당의 전략 부재가 큰 몫을 차지했다. 개혁법안의 카운터 파트너는 결국 한나라당일 수밖에 없는데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만으로도 지레 ‘이런 조항은 예민하니까 빼자.’는 식으로 물러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정도 촉박하다.11월 말이나 12월 초쯤 국회 문광위 법안심사소위에 법안이 상정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선 결과에 따라서는 과반수 의석이 붕괴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4∼5개월여의 시간밖에 없다. 이미 전략부재를 노출한 데다 야당과의 합의통과에 목매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이 기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인제대 김창룡 교수는 “민주주의의 원리인 다원주의와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게 개혁법안의 취지인 만큼 빨리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개업소 ‘죽을 맛’ 6000여곳 폐업

    중개업소 ‘죽을 맛’ 6000여곳 폐업

    #담배연기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역 근처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강경한(70)씨. 올 들어 거래를 성사시킨 게 손에 꼽을 정도다. 강씨는 “왕십리 뉴타운이 착공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고객들의 문의조차 없다.”며 “부동산 중개업 30년째 이렇게 참담한 적은 처음”이라며 담배연기만 연방 내뿜었다. 근처에 걸린 ‘경축 뉴타운 지구 선정’이라는 현수막이 무색했다. #학습열기 지난 10일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위치한 한 학원은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준비 열기로 후끈거렸다.50대 아저씨부터 20대 초반의 젊은이까지 100여명의 ‘학생’들이 ‘부동산학 개론’ 강의를 듣느라 정신이 없다. 수강생 황석원(34)씨는 “5년 동안 다니던 직장이 부도가 나서 하는 수 없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난해 10·29대책 이후 휴업이나 폐업 신고를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서울시에서 6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공인중개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에 따르면 10·29 부동산종합대책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 9월말까지 각 구청에 휴·폐업 신고를 한 업소는 595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규 등록한 곳은 6598곳이었다. 특히 올 3·4분기에는 휴·폐업 업소가 1442곳으로 신규 등록 업소(1146곳)를 넘어섰다. 협회 양소순 홍보실장은 “각종 규제 정책이 쏟아져나오며 부동산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며 “심지어 강남이나 뉴타운 지정지구에서도 세금,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휴·폐업을 택하는 업소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성사 한 곳되면 다행” 실제로 ‘부동산 메카’로 꼽혔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에 입주한 30여곳의 부동산 중개업소 가운데 5곳 정도가 ‘쉬쉬하며’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강모(53)씨는 “지난해 1억 5000만원의 권리금을 주고 상가에 들어왔는데 지금 나가면 권리금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거래 자체가 없어 손해를 보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3분기말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부동산 중개업소는 2만 2154곳이지만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 84건에 그쳤다. 단순계산하면 중개업소당 아파트 거래건수는 평균 0.45건으로 중개업소 두 곳당 한 건밖에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산층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던 목동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목동5단지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호(50)씨도 “점심으로 자장면 한 그릇 시켜먹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공부는 계속한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는 공인중개사가 되겠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 14일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에는 모두 16만 7797명이 응시하는 등 지난 2001년(8만 5456명) 이후 응시인원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10% 안팎의 합격률을 보였지만 올해 시험의 난이도가 높았던 만큼 합격자 수는 1만명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황선희(41)씨는 “너무 어려워서 합격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2년 동안 준비해온 데다 마땅히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내년까지는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며 “당장 부동산 시장이 좋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 쪽에서는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하려 하고, 한 쪽에서는 문을 닫는 등 최근 들어 업계의 부침이 심해졌다.”면서 “외환 위기 이후 실업자 대책의 하나로 공인중개사를 양산, 부동산 중개업소가 크게 늘어난 것에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유영 고금석기자 carilips@seoul.co.kr ■중개사협 이해광 서울지부장 대한공인중개사협회 이해광 서울지부장은 “부동산 중개업은 고사직전”이라며 “개점휴업 상태의 중개업소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당국의 부동산 규제책뿐만 아니라 생활정보지나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나 경매·공매 등에 시장을 잠식당하는 것도 부동산 중개업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중개업소를 통한 부동산 거래가 10년 전만 해도 거의 10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60%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도 부동산 중개업을 할 수 있도록 이미 입법청원을 했고, 감정평가사도 부동산 중개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경우 중개업자들이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변협의 입법청원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부동산 중개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공급과잉’을 꼽았다. 그는 “중개업소 수가 전국적으로 2만개 정도 있는 것이 알맞은데도 현재 7만개가 넘는다.”며 “지난 1985년 부동산 중개업이 자격증제로 전환되면서 줄곧 합격자를 줄여오다가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 구제책으로 공인중개사를 큰 폭으로 늘려 뽑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이 ‘국민고시화’되면서 ‘정년없는 안전빵’으로 통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부동산 중개업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낮으며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현재의 일거리에 ‘만족’한다는 사람이 10%에 불과했고,‘현상유지’ 15%,‘불만족’이 75%에 달했다.”고 전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행정수도 위헌’에 화난 충청권 시민단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 이후 충청권 시민단체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원안추진’을 요구하며 민심을 주도하는 집회열기가 식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신행정수도건설 사수 범도민연대(공동대표 한창숙·윤진수·홍재복)는 1일 “정부와 여당은 헌법개정과 국민투표의 조속한 실시로 신행정수도 후보지 2000여만 평을 즉각 매입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이 수도면 지방은 하수도냐” 범도민연대는 이날 충남도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을 통과시킨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헌재는 자숙하고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또 충청권 3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신행정수도건설비상시국회의(이하 비상시국회의)’도 “중단없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헌재 결정으로 나라의 균형발전이 좌초 위기에 처했고, 이로 인해 나라가 흔들리는 비상시국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이 단체 주도로 ‘신행정수도 건설 사수 제1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3일에는 천안에서 범도민연대 회원들과 연대,‘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추진’을 위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제선 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서울과 지방을 모두 살리는 신행정수도 건설의 의미를 온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지역간 차이를 넘어 신행정수도 건설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 예정대로 추진돼야”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결정이 내려진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행정타운’ ‘행정특별시’ ‘충청권 과학도시’ 등의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충청권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행정수도 이전 외의 어떤 당근(?)도 이젠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유지들 역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대안이라고 시큰둥하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충청권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신행정수도 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의 균형발전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행정기관 몇 개를 이전시키려는 후속대책은 의미가 없다.”며 “행정수도 건설과 행정도시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헌재 재판관 탄핵과 열린우리당 당론 채택,100만인 청원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당차원에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역의원들에 대한 탈당 압박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신행정수도’ 이전 재점화 추진 충청권 시민단체와 학계 일각에서는 “행정수도 건설을 충청권만 향유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국민의 지지와 동의 속에 추진될 수 있도록 범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권과 수도권의 대립이 아닌 ‘상생발전’의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상시국회의도 전국을 대상으로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어서 향후 상황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수현 지방분권 대전본부 사무국장은 “상경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라며 “지역 집회를 통해 성난 민심이 전달된 만큼 ‘대립과 자극’이 아닌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과 수도권의 문제점 등을 공유하는 쪽으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행사비용을 각 민간단체가 분담하다 보니 계획한 것처럼 적극적이고 다양한 행사를 치르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제선 공동대표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충청도만의 수혜가 아니라 수도권 집중과 과밀해소,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적 과제”라며 “분권과 분산은 지방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행정수도 이전은)충청권이 나서서 기필코 성사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젠 로스쿨시대] (中)변호사-전문자격사 영역 다툼

    로스쿨 도입은 ‘고시 법학’에 찌든 대학 강단을 되살리자는 취지지만 눈앞에 닥친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하자는 의미도 있다. 한마디로 전문화된 변호사들을 키워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명분은 사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 50여년간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등 각종 전문자격사들과 업무영역을 칸막이식으로 나눠왔던 변호사들이 영역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자격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법률시장 개방에 로스쿨 도입까지 동시에 닥치면서 이들간 싸움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시합격자 1000명 시대를 열면서 변호사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예전과 같은 수준의 고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들은 자신들이 ‘발 뻗을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유사직역 없애라” 보폭 넓히는 변호사 일단 사법개혁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변호사들의 입맛에 맞는 조항을 몇개 삽입했다. 로스쿨 도입을 결정한 지난 4일 사개위 회의 결과를 보면 로스쿨로 배출될 변호사 수를 매년 1000명 수준에 한정되도록 했다. 그 외에도 ▲행정기관에 개방형직위로 법무담당관을 만들어 경험많은 변호사를 앉히고 ▲기업 내에 법률전문가를 두는 것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강제력이 있는 규정들은 아니지만 법대교수들이나 법대 학생회장단이 사개위안을 비판한 것도 이런 내용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변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너무 많이 반영됐다는 비판이다. 여기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던 비변호사의 법무법인 설립 문제도 변호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업무특성상 변호사는 공공성이 중요한데 비변호사 법무법인이 허용되면 자본의 논리에 얽매이게 된다.”면서 “특히 브로커의 존재가 양성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종합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추진됐던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의 통합문제도 물건너갔다. 통합을 허용하면 자본력이 강한 회계법인에 법무법인이 사실상 흡수되어 비변호사의 법무법인 설립을 허용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변호사 업무의 공공성 때문에 그동안 엄격하게 제한됐던 광고규제조항 개선은 받아들여졌다. 이미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한 광고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유사직역의 폐지를 들고나왔다. 국회에 변호사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하면서 변호사 직무범위에 변리사·세무사·관세사·공인노무사·공인중개사 등의 유사직역을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현행 변호사의 직무는 변호사법 3조에서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로만 규정되어 있다. 변호사들은 이들 유사직역이 변호사가 부족했던 시절에 임시적으로 생겨났던,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참에 전문자격사를 전문변호사로” 전문자격사단체들은 변호사들의 주장을 ‘속 좁은 이기주의’라고 일축하고 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홍승훈 연구원은 “공인중개사는 사실행위에만 개입하고 변호사는 법률사무만 본다는 이유로 경매에 관여하지 못하게 했던 변호사들이 이제는 말을 싹 바꿨다.”고 비판했다. 홍 연구원은 특히 “최근 공인중개사업을 겸업하려던 변호사가 1·2심에서 패소하자 입법을 통한 반전을 위해 입법청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문자격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세무협회에 따르면 매년 행정심판에서 기각된 3300여건의 소액사건 가운데 60%인 2100여건이 소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승소하더라도 과다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법무사들도 “300만원 이상받는 변호사도 있어야 하고 20만∼30만원 하는 법무사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세무사·법무사협회는 일본처럼 소액사건에 대한 소송대리권은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법무사협회는 이미 소액사건에 대한 소송에서 변호사와 공동대리권을 달라고 대법원에 법무사법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아예 변호사들만 독점하고 있는 소송대리권을 내놓으라고 ‘맞불’을 놓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전반적인 법률지식에서는 변호사만 못하지만 특허·세무·관세 등 분야별 업무의 세세한 실무에까지 웬만한 변호사보다 낫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변리사들은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변호사가 특허를 다룬다는 것 자체를 난센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변리사가 되려는 변호사는 이공계에 편입해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또 ‘특허법원’의 위상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협회 최태창 부회장은 “특허 관련 소송을 전담하기 위해 특허법원이 설립됐는데 일부 침해소송 부분은 민사법원으로 넘어갔다.”면서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특허법원에 관할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세무사협회 정구정 회장은 “법률시장 개방이 두려운 이유는 덩치가 아니라 전문성”이라면서 “전문자격사를 내치는 것보다는 기존의 전문자격사들 가운데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 변호사 자격증을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에 소속된 한 변호사는 “지금이 무한경쟁 시대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변호사단체가 일부 개업 변호사들의 이해관계에 얽매인 듯한 주장만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6000명 안팎인 변호사들 가운데 이미 로펌에 몸담고 있는 변호사가 50% 이상이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또 다른 L변호사는 “전문적인 사건을 다룰 능력이 없어서 변리사나 세무사 등에게 사실상 고용된 상태에 있는 변호사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몫’을 두고 자존심을 걸기보다 ‘윈-윈 전략’을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태성 강혜승기자 cho1904@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수도이전 위헌 파장] 공주·연기 “뒤통수 맞았다” 서울·경기 “그럴줄 알았다”

    ■ 토지수용지역 주민은 환영분위기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온 뒤 충청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는 망연자실해 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예정지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대체로 환영했다. 그동안 값이 크게 뛰었던 충청지역 부동산값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공주시 장기면 송문리 이용운(65)씨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수도가 들어서면 논·밭을 팔아 편히 살려고 했는데 다 글렀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강완서(36·회사원)씨는 “기대가 컸었는데 무척 실망스럽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 주민 홍두표(44)씨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전·충북주민들 아쉬움 반면 토지수용지역인 충남 연기군 남면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임만수(59)씨는 “우리들이 바라는 대로 잘됐다.”며 “수백년간 살아온 고향을 떠난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헌재 결정을 반겼다. 신행정수도가 들어서는 공주시 장기면과 연기군 남면·동면 등의 주민들은 마을마다 수도이전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거세게 이전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동면 매천리 주민 강현식(51)씨는 “주민 중에도 농지를 적게 갖고 있거나 부안 임씨 등 집성촌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면서 “우리 지역은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곳이어서 일부 주민은 보상만 제대로 된다면 떠날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충남도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해 있다. 충남도 행정수도건설추진지원단은 지난 19일 출범했는데 곧바로 해체될 운명에 놓였다. 공주시 관계자도 “헌법에 의해 구성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제정한 특별법이 위헌이란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머리를 흔들었다. 대전시와 충남·북도 3개 시·도지사는 22일 오전 7시30분 대전 유성관광호텔에서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한 충청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손학규지사 “이젠 민생 총력을” 한편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해 온 손학규 경기지사는 “오늘은 헌법이 엄연히 살아 있고 존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헌재 결정으로 수도이전 특별법은 완전 소멸됐다.”고 선언했다. 손 지사는 “이제 사회적 갈등과 반목을 종식시키고 국론을 통합해 나가며 경제회복과 민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제자유구역의 안정적 개발을 위한 명분으로 공개적으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인천시도 드러내 놓고 환영 의사는 표시하지는 않았으나 반기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한 간부는 “수도가 이전되면 인천은 손해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자명하지만 중앙 정부와의 원활한 협조관계 유지를 위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헌재 결정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서울 송한수기자 sky@seoul.co.kr ■ ‘수도이전’ 관습법 적용 헌법학자 기고문 화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논리가 서울대 최대권 교수의 ‘시민과 변호사’ 8월호 기고문과 일맥상통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 교수는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조치법은 위헌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헌법에 적혀 있지 않지만, 일종의 관습법으로 헌법개정에 준하는 절차에 따라 개정돼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의 합의로 법률이 통과됐다고 해도 관습헌법을 국민투표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도의 경우 헌법에 명문규정이 없지만, 국회가 ‘일본에 귀속됐다.’고 의결할 수 없는 사항”이라면서 “헌법에 명시되지 않아도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기본규칙은 성문헌법과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국민투표는커녕 국회법이 요구하는 공청회도 회피하는 등 최소한의 국민 여론 수렴 과정까지 소홀히 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교수는 “북한도 1948년 최초 헌법에 수도를 서울이라 규정했고, 이후 평양으로 개정했다.”면서 “수도 이전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의 상징을 옮기는 일인데 국회의원의 동의만 받은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자신의 기고문과 헌재의 결정이 유사한 것과 관련,“헌재도 관습헌법에 대해 상당히 고민한 듯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명박시장 “국민 모두의 승리” 이명박 서울시장은 21일 오후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의 위헌 결정은 서울 시민의 승리라기보다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크게 반겼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준 헌법재판소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이제는 모두가 하나 되어 국민이 갈망하는 경제살리기에 온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동안 수도이전 반대가 지역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며, 앞으로 서울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시장은 또 현 정부가 수도이전을 강행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하려고 할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홍보 및 설득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국가정책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필요한 예산도 당당하게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은 위헌 결정과 관련,“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헌재의 결정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어떤 정책도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임 의장은 28일 예정된 수도이전 반대 집회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난 만큼 시민의 날로 정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개최하겠으며 수도이전 반대 서명운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헌재의 결정을 사전에 알았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의 70% 이상이 수도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헌재의 판단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헌재의 결정을 앞둔 어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정부가 국민투표로 가고자 할 경우 어떻게 하겠나. -국민투표 부의는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달려 있다. 현 시점에서 서울시가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현 정권이 국민투표 분위기로 몰아간다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반대 타당성에 대한 홍보와 설득에 앞장서겠다. 수도이전반대 운동 관련 예산지원은. -합법적인 만큼 당당하게 지원하겠다. 수도이전 반대운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보는가. -거듭 밝히지만 지역 균형발전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충청권과 대결하자는 것도 아니다. 영남·호남·충청권 등 모든 지역이 발전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앙 정부가 지방분권과 재정자립을 위한 정책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울시의 행보는. -수도이전은 통일시대를 내다보고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다.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겠다. 분명한 것은 수도이전 반대 주장이 지역이기주의나 특정지역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한 것이 아니다. 국가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마련이다. 수도이전 문제는 백번 양보하더라도 우선순위에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소모적 논쟁보다 경제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서울시도 일자리 확보에 힘쓰겠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행정수도 추진 일지 ●2002년 9월 30일 노무현 후보,“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겨가겠다.” (민주당 선거 대책위원회 출정식) ●2003년 4월 14일 신행정수도 건설추진기획단. 지원단 발족 ●7월 21일 신행정수도 특별법안 입법예고 ●7월 22일 특별법안 공청회 개최 ●10월 15일 특별법안 국무회의 심의·의결 ●12월 29일 국회,‘신행정수도의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통과(찬성167, 반대13, 기권14표) ●2004년 1월 16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공포 ●4월 17일 특별법 및 시행령 시행 ●6월 2일 이석연 변호사,“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추진” ●7월 5일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 발표.‘연기·공주 지구 1등’ ●7월 12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헌법소원 및 가처분 신청 접수 ●9월 8일 정부, 서울시와 연기·공주 주민 주장 반박의견서 제출 ●10월 21일 헌재,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 박대표 “국보법폐지 몸으로라도 막겠다”

    ‘야당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몸으로라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8일 당 상임운영위에서 강한 톤의 화두를 던졌다. 열린우리당이 이른바 ‘4대 개혁입법’,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 뒤 형법 보완을 당론으로 확정한 데 대한 ‘결사항전’ 의지가 녹아 있다. 박 대표는 그 동안 국보법과 관련, 큰 폭의 개정 가능성까지 비추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지만 ‘폐지’엔 단호하게 반대했다. 이날 발언은 “폐지는 모든 것을 걸고 막겠다.”는 마지노선을 재천명한 것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여당이 4개 ‘국론분열법’을 확정한 것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17,18일 긴급대책 긴급점검회의와 상임운영위을 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보법 폐지 등의 ‘날치기 통과’를 저지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단계별 대응 수위를 논의했다. 1단계는 ‘맞불 작전’으로 설정했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 정책 의총을 잇따라 열어 4개 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 법안과 함께 ‘감세정책’,‘유류세 인하’ 등 민생경제법안을 제출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친일진상규명법’으로 대치한 행정자치위에서 자체 법안을 내놓아 여당의 행보가 주춤해졌던 사례를 원용한 전략이다. 다음 수순은 다음달 4일께 열린우리당이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상임위에서의 단독 법안 상정을 저지한다는 것.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결사 저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상임위원장 단상을 점거, 단독 상정을 막은 정무위 사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단독 상정을 막지 못할 경우엔 한층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4개 법안 모두 여론에서 앞선다고 판단,‘국민보고대회’ 등 장외투쟁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덕룡 원내대표도 지난달 국민청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감 기간 중에는 즉각 대응을 않기로 했다. 애초 천명한 ‘정책 국감’의 정신에 충실한다는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기대 못 미친 與 언론개혁법안

    열린우리당의 3대 언론개혁법안이 변죽만 요란하게 울린 끝에 대폭 후퇴한 모습으로 발표됐다. 무엇보다 핵심 사항이었던 신문사 소유지분 제한제도가 없던 일로 되고 신문시장 점유율 규제가 1개 신문 20%,3개 신문 60% 안에서 1개 신문 30%,3개 신문 60%로 완화된 것은 실망스럽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되더라도 타사 영업방해 행위 등에 영업수입의 3%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제조항밖에 없어 사실상 거대 신문의 여론 독점을 방치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다. 언론피해를 구제한다고 언론의 핵심 기능인 공론형성 기능 자체를 위축시켜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발전기금과 유통전문법인 설치는 여론의 다양화와 위축되고 있는 신문산업 부축에 기여하리라 본다. 다만 신설되는 한국언론진흥원이 맡도록 된 기금지원 대상 선정 작업 등은 정부 입김 차단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선별지원을 통한 또 다른 언론통제 의심을 벗어날 수 있다. 핵심 내용이 변질된 언론개혁법안은 개혁입법 청원을 한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의 즉각적 반발을 사고 있다. 신문·방송·통신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인터넷 언론에 대한 상대적 특혜 등도 관련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신문시장의 정상화와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언론개혁 입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중간에 폐기된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여당은 충분한 여론 수렴을 통해 법안을 다듬어 모처럼 사회적 합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언론개혁 입법을 성사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與 확정 ‘언론개혁 3개법안’] 3. 방송법 개정안

    한나라당과 언론개혁 진영으로부터 협공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나라당이 ‘신문사·방송사 교차겸영 허용’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언론개혁국민행동 등에서 다양한 입장의 스펙트럼이 전개된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민영방송 재허가 요건 강화와 소유주 지분 제한을 둘러싼 문제다. 언론개혁국민행동측은 소유 지분을 15%로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청원안을 냈으나 열린우리당은 현행대로 30%를 유지하기로 했다. 결국 타깃이 SBS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SBS 길들이기’가 아닌가 하는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행동측 입법청원안의 취지대로 민영방송의 최다 출자자가 변경될 경우 방송위의 승인을 얻도록 했고, 미승인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의 ‘방송사와 신문사의 교차겸영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과는 아예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럼에도 이날 한나라당은 소유 지분에 대한 규제에 대해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정도로만 대응했다. 한나라당 역시 전파 사용권이 ‘공공의 재산’이라는 점을 전적으로 부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권오훈 정책국장은 “편성권 침해, 인사권 남용 등 지배주주가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했지만 정부 여당은 이를 제외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영방송 재허가 요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달리 까다롭고 엄격하게 만들었다. 민영방송의 재허가 심사는 과거 3년마다 재허가되는 점이 당연시되는 것과 달리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한 점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민영방송사의 재허가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시설이나 장비, 건물 등을 3자에게 양도하는 내용·방법 등이 명문화됐다. 이밖에 방송발전기금의 징수율 한도를 현행 방송광고매출액의 6%에서 8%로 상향 조정한 것은 국민행동이 주장하는 10% 안과 절충한 것이다.SBS와 한나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향후 권한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송위원의 결격 사유로 ‘당원의 자격을 상실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와 ‘방송 관련 사업에 종사하다 퇴사한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를 명시한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정부 여당의 낙하산식 인사와 방송사 인사의 퇴임 이후 안전판으로 자리매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氣세우는 한나라

    氣세우는 한나라

    한나라당이 수도 이전,국가보안법 개폐 등 첨예한 대치 상태에 있는 정국 현안을 놓고 이틀째 강도 높은 대여(對與) 공세를 퍼부었다.추석 연휴 때 여권에 성난 민심을 확인하고는 공격적인 자세를 이어가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표는 30일 중앙상임위에서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여당이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으로서는 국가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박 대표는 이어 “여당은 국보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국보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를 경고한다.”라는 등 단호한 발언을 계속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전날 국민청원운동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3대 현안과 관련,“열린우리당이 계속 우리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하면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면서 “의회민주주의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저항과 투쟁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거들었다. 이틀째 이어진 강도 높은 대여 공세는 지난 22일 MBC 여론조사와 여권에 대한 좋지 않은 추석 민심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에 대해서는 52%가 잘한다고 응답한 반면,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0.9%로 나타났다.여기에 지역구 의원 중심의 의정활동에서 최근 민심이 경제·보안·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폭발 직전’에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것도 여권에 대한 파상 공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힘입어 한나라당 지도부는 헌법 26조에 보장된 청원권에 바탕한 국민청원운동과 국민과 연대투쟁이라는 ‘합법적 장외투쟁’ 수순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전반적 기류는 아직 장외투쟁 단계는 아닌 듯하다.김 원내대표가 “이 시점에서 구체적 절차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 관계자는 “박 대표의 강성 발언은 당장 장외로 나간다기보다는 여권이 수도 이전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하면 우리도 장외라는 최후의 카드를 내밀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현실을 담은 ‘경고성 통첩’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이어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현안 관련 주도권 장악과 당내 정신무장 차원에서 제기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140억’ 난지도 골프장 사라지나

    ‘140억’ 난지도 골프장 사라지나

    난지도 골프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38개 시민단체에서 집단으로 제기한 ‘가족공원 전환’ 청원을 최근 서울시의회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난지도 시민연대’ 간부 L씨는 “서울시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맺은 ‘난지도 노을공원 조성운영에 관한 협약’을 해지하고 시민가족공원으로 환원할 것과 공단에 변상금을 부과하는 등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이명박 시장이 구두로 약속한 적이 있다.”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지난 7일과 13일 각각 가결된 청원을 서울시에서 지켜야 할 법적 구속력은 없다.하지만 공단이 개장을 미루는 등 더 이상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청원이 가결돼 시에서 계약해지 명분을 얻었다는 점에서 골프장을 공원으로 환원하는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L씨의 주장이다. 그는 골프장을 지으면서 들어간 140여억원의 예산을 공원화로 낭비하게 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해마다 인건비를 포함해 30억원 이상을 골프장 운영에 쏟아부어야 하는 데다 잔디보호 등에 농약을 사용하는 데서 발생할 환경문제 등 사회적 비용을 따지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시는 지난 3월 난지도 골프장을 서민용 골프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공표한‘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기준에 따라 1인당 이용료(그린피)를 1만 5000원,연습장 이용료를 8000원으로 결정하자 공단은 “그렇게 싼 요금으로는 적자를 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공단은 지난 7월 “시가 골프장을 체육시설이 아닌 공공시설로 규정,이용료를 턱없이 낮게 책정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체육시설업 등록거부 취소소송’과 ‘관련 조례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방폐장 유치신청’ 한곳도 안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건설사업이 다시 표류하게 됐다.방폐장 유치 예비신청 마감인 15일 자정까지 단 한 곳의 지방자치단체도 정부에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이에 따라 절차상으로 이미 유치신청을 한 것으로 간주되는 전북 부안군만을 상대로 유치 찬반투표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하지만 최근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사업 중단을 당론으로 택한 상태여서 정부가 일정 자체를 백지화할 가능성도 높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5월 말 주민청원서를 제출한 강원도 삼척시 등 7개 시·도를 포함,어느 한 곳도 15일까지 ‘원전수거물 관리시설’(방폐장) 유치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이에 따라 산자부는 부안군에서 주민 찬반투표를 할 지,아니면 일정을 중단할지를 검토해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기로 했다. 정부가 일정대로 강행한다면,부안군은 오는 11월 중순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찬성표가 더 많을 경우 같은달 30일까지 정부에 본 신청서를 내게 된다.그러나 투표를 하더라도 부안 주민들의 반대가 더 우세할 것으로 보여 공연히 헛수고만 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단 한 곳도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은 지난 10일 마감을 불과 5일 앞두고 열린우리당 국민통합실천위원회(위원장 이미경 의원)가 산자부와 반핵국민행동측에 ‘사회적 공론화기구 중재안’을 제시한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여당의 사업강행 의지가 약한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민반대 위험을 무릅쓰고 신청서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지난 5월 주민청원을 했던 7개 시·도 중 상당수가 비슷한 계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당초 일정을 백지화하고 방폐장 건설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최종 결정의 주체는 국무총리실이기 때문에 여당 중재안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원전 전문가 등 3자로 구성된 ‘사회정책 공론화 기구’를 구성,1년 이상 토론회,여론조사 등을 거쳐 방폐장 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오늘의 눈] 표류하는 원전센터/임송학 사회교육부 부장급

    “원전센터 건립에 대한 모든 일정을 중단한다는 결정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원전센터 부지 선정 작업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조짐을 보이자 14일 오전 전북지역 사회단체들은 “정부가 부안을 희생양으로 삼아 반핵단체와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강현욱 전북지사도 “유치청원지역 단체장들이 예비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반핵단체와의 대화를 핑계로 방침을 결정하지 못해 답답할 뿐이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강 지사는 “정부정책을 믿고 적극 협조했던 전북도와 부안군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헌신해 온 부안 주민들의 고통과 눈물을 정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유치운동에 나섰던 주민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부안군의 한 주민은 “귀찮고 성가신 원전센터사업을 뒤로 미뤄 놓고 보자는 정부의 속셈과 환경단체들의 시간끌기 작전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면서 “정부의 사기극에 부안 주민들만 골탕을 먹었다.”고 분개했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무소신 정책’ 때문이라고 꼬집는다.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단체들의 저항이 있을 때마다 뒷걸음질하며 수시로 말을 바꾸는 정부를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전북도의 한 공무원은 “김종규 부안군수가 지난해 7월 유치신청서를 내자 18년 동안 표류했던 국책사업이 드디어 해결됐다고 쾌재를 부르던 정부가 이제 부안군을 헤어진 옛 애인처럼 내팽개치는 모습을 지켜본 단체장들이 어떻게 예비신청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원전센터 부지 선정은 더 이상 대책없이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 되는 화급한 국책사업이다.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켜 나가는 정부를 바라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임송학 사회교육부 부장급 shlim@seoul.co.kr
  • 공주·아산시등 전국16곳 ‘주택거래신고’ 지정 대상

    충남 공주시 등 전국 16곳이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대상에 올랐다. 10일 국민은행의 ‘8월 집값동향 조사’에 따르면 충남 공주·아산시와 충북 청원군,서울 광진·양천·영등포구,대전 중·서·유성·대덕구,성남 수정구,경기 이천·안성시,청주 흥덕구,경남 창원시 등은 집값 상승률이 월간 1.5% 또는 3개월간 3%를 넘거나 최근 1년간 상승률이 전국 평균(2.8%)의 배를 넘어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대상으로 분류됐다. 건설교통부는 조만간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신고지역 지정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하지만 최근 주택경기가 침체돼 있어 실제 신고지역으로 지정될 곳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낙천·낙선운동… 부패인물 퇴출 큰성과”

    참여연대가 10일로 창립 10주년을 맞는다.1994년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란 이름으로 출발한 참여연대는 8일 과거 10년과 향후 10년의 비전을 정리한 백서를 내놓고 제2기의 출발점에 섰다. 참여연대는 ‘한국사회과학연구소’ 중심의 진보적 학자와 민주화운동 기간 인권 변론을 도맡았던 변호사 그룹,학생운동 출신을 주축으로 김중배(언론광장 대표) 공동대표,박원순(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등 30여명의 회원들이 발족시켰다. 참여연대는 “참여와 인권을 2개의 축으로 하는 희망의 공동체 건설”을 위해 국가권력이 발동되는 과정을 엄정히 감시하는 파수꾼을 자청했다.이를 위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의 제도개혁을 통한 사회개혁’을 실천전략으로 삼았다.부패방지법,정보공개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의 제정과 국민연금법 개정 등 제도개혁의 성과와 입법청원 110건,공익소송 및 고발 195건,정책토론회 300여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정치권 실질적 변화 못이뤄” 참여연대는 백서에서 가장 큰 성과로 ‘낙천·낙선운동’을 꼽았다.지난해 시민 운동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10년간 최고의 시민운동’으로 꼽힌 2000년 낙천·낙선운동은 대상자의 68.6%를 낙선시켰고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의 개입 가능성을 확인했다.참여연대는 하지만 백서에서 “낙천·낙선운동은 대안 없는 네거티브 운동으로 부패 정치인 퇴출엔 성공했지만 정치권의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진 못했다.”는 자기반성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참여연대를 거쳐간 사람들은 초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김대환 현 노동부 장관,96∼98년까지 공동대표를 한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전 대표인 최영도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또 환경부 장관을 지낸 한명숙 의원,장을병 전 의원,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한 백낙청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등은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학계에서는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한 장하성 고대 경영학과 교수,김동춘·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등이 꼽힌다. ●“지방분권·자치 문제엔 소홀” 참여연대는 그러나 일반 시민 등의 참여와 시민과의 쌍방향 의사소통이 부족했고,중앙정부 권력감시에만 치중해 지방분권이나 자치 등의 문제엔 소홀했다는 비판도 듣고 있어 앞으로 이런 지적을 어떻게 수용해 변신할지 주목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민단체 “人權 퇴보시킨 판결”

    엇갈린 하급심 판결로 논란을 빚었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법원이 15일 유죄를 확정하자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는 ‘우리 사회의 인권을 한차원 퇴보시킨 판결’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 단체들은 대체복무제를 홍보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입법청원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최정민(33·여) 간사는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의 인권시계를 뒤로 돌려 놓았다.”고 비판했다.하태훈(46) 고려대 법대교수는 “무죄 선고를 내린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가 제시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하기는 어렵다.”면서 “유엔 인권위원회가 우리 정부에 대체복무를 권고했고 대법원이 대체복무로 개인의 양심과 인권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국방부 등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단체는 ‘당연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한국국방연구원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당연한 판결”이라면서 “주한미군 감축과 주변 4대 강국과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하면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과 우리의 안보환경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6월의 노래 ‘비목’ 작사가 한명희 교수

    지금부터 꼭 40년 전의 일이다.강원도 화천군 백암산의 비무장지대에 한 낭만주의자 초급장교가 배속됐다.초가을 오후 최전방 순찰에 나선 그는 잡초 우거진 양지 바른 산모퉁이에 멈춰섰다.이끼 낀 돌무더기가 군홧발에 툭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무심코 돌무더기를 슬쩍 밀쳐냈다.뭔가 삐죽이 나왔다.막대기로 흙을 파헤쳤다.녹슨 철모가 손에 잡혔다.천천히 끄집어올렸다.해골 하나가 철모에 끼여 있었다.해골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또 다른 돌무더기를 밀쳐냈다.역시 비슷한 광경이 연이어 벌어졌다. ●군대서 무명용사 유골 보고 ‘비목’ 작사 아,이게 무명용사들의 주검이구나.나처럼 젊었을 나이에 6·25를 만나 싸우다 죽어간 그대들이 아닌가.그는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에 펑펑 소리내어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달빛에 의지해 겨우 일어섰다.이때였다.바로 옆 산모퉁이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 나타났다.움찔 놀랐다.눈을 여러번 비벼가며 자세히 쳐다봤다.새하얀 산목련이 달빛을 받아 슬픈 여인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그 여인은 화약냄새를 온몸으로 맡으며 무명용사의 넋을 말없이 달래고 있었다. 국민가곡 ‘비목’은 이렇게 탄생했다.그 초급장교 한명희(65)씨는 서울시립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 교수는 요즘 ‘비목’과 같이 영원히 기억될 ‘아주 특별한 일’을 준비한다.6·25전쟁을 테마로 한 ‘한국전쟁 추념 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이 단지는 전쟁박물관·평화의 종탑·칼토피아(Cultur+Utopia) 등을 갖춘 문화와 예술적 성지(聖地)를 지향한다.워싱턴의 ‘메모리얼 파크’를 연상하면 비슷하다고 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이미시문화원’에서 그를 만났다.‘ㅇ·ㅁ·ㅅ’을 의미하는 ‘이미시’는 그가 만든 말이다.30년전 이 근처에 처음 등산왔을 때 산과 계곡,한강이 그럴 듯하게 어우러진 모습에 반해 집 한 채를 계약,곧바로 삶의 터전을 삼았다.이후 농부처럼 하루하루 벽돌 쌓으며 집을 꾸미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한국판 ‘메모리얼 파크’ 꿈꾸다 최근 그는 이곳에서 문화단지 조성을 위한 설명회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강영훈 전 국무총리·조성태 전 국방장관·권태준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김형국 서울대 교수·김후란 시인·서경석 예비역 중장·서지문 고려대 교수·이애주 서울대 교수·최정호 전 연세대 교수·표재순 연출가 등 3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이들은 문화추념단지 건립을 위한 입법청원을 추진하는 데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추념단지 조성 규모는 남양주시가 자체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남양주 일대의 12만여평 정도가 우선 거론된다.이를 바탕으로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2010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그는 여기에 한국을 도운 16개국뿐만 아니라 적군이던 북한·중국 등 참가국가별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가칭 ‘화해의 비(碑)’로 정했다. 추진배경은 이렇다.1996부터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비목문화제’에 꼭 참석해온 그는 해마다 여름이면 젊은 장교 시절처럼 이름없는 유골들의 넋을 기려왔다.그러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마당이 없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또 학자들이 전쟁사를 연구하거나 국제적 평화회담을 언제든 개최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오랫동안 ‘추념 문화단지’를 구상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름없이 사라진 넋 기릴 문화마당 그는 1939년 충북 충주에서 가난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어릴 때부터 공상하기를 좋아했다.‘인생이 뭐냐.’는 물음에 자꾸 빠져 제때의 공부시간을 놓치기가 일쑤였다.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하려고 시험을 봤으나 두번 고배를 마셨다.삼수 끝에 그는 친구의 권유로 서울대 국악과(2회)에 지원,합격했다. 대학 1학년때 그는 서울대 음대 학장인 현제명 박사의 장례식을 보고 장차 큰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장례식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광경에 가슴 뭉클하는 감동을 느꼈다. 6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ROTC 2기 소위로 임관,전방부대인 7사단에 배치받았다.이때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면서 무명용사 수백구의 해골을 접했다.배추 심으려고 흙을 파면 해골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광경을 보고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휴가요? 울고 나왔다가 울고 들어갔지요.친구들과 술을 마실 적마다 그 해골들이 자꾸 떠올라 저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PD에서 교수까지… 가곡보급에 힘써 66년 제대후 그는 TBC 프로듀서 공채3기로 입사했다.이듬해에는 ‘가곡의 언덕’이라는 주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았다.이때 ‘일출봉’과 ‘기다리는 마음’을 자주 내보냈다.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었다.그러자 이번에는 ‘가곡의 오솔길’이라는 일일 프로를 맡았다.하루는 고교 교사로 있는 군대 친구한테서 새노래 ‘얼굴’을 받아 방송에 내보냈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또 한번 히트쳤다. 그러던 어느날.같은 PD이자 가곡운동을 함께 벌이던 장일남씨가 갑자기 시 한수 지어달라고 했다.그는 이날 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술 마시며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방송국으로 발길을 돌렸다.숙직하던 동료를 집에 보내고 대신 숙직을 했다.잠깐 상념에 잠겼다.백암산 산모퉁이가 저절로 떠올랐다.펜을 들었다.느낌을 그대로 원고지에 옮겼다.‘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제목을 ‘비목’이라고 했다. 이튿날 장일남씨에게 원고를 주면서 창피하니까 본명이 아니라 일무(一無)라는 예명으로 대신해 달라고 했다.방송이 나가자 반응이 무척 좋았다.작사가 ‘한일무’에서 ‘한명희’로 바뀐 것은 5년 후였다.이 무렵 가곡 ‘산목련’을 썼지만 방송 도중 원판이 지워져 영영 미아가 돼 버렸다. 이후 성균관대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10년 PD생활을 접고 75년부터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오는 8월 정년을 맞는 그는 “요즘 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피곤한 것 같다.”면서 “산업사회에 풍류문화와 선비정신을 접목시키는 진정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희생자 더 없길…” 사흘째 촛불시위

    촛불집회다,빈소분향이다,방식은 십인십색이지만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마음은 같았다.시민들은 김씨를 기리며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추가파병은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24일 서울을 비롯한 부산,울산,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 추도의 물결은 이어졌다. ●촛불집회,추모빈소,핸드프린팅 참여연대 등 365개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사흘째 ‘故 김선일씨 추모촛불집회’를 열었다.2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추가로 파병하면 제2,제3의 김선일씨가 나올 수 있다.”고 외치면서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철회를 촉구했다. 광화문 한편에 이날 오전부터 설치된 김씨의 분향소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묵념을 마친 김선분(80·여) 할머니는 “따지고 보면 내 손주뻘이다.지금 김씨의 가족들 심정이 얼마나 애절하고 분통 터지겠느냐.”면서 “파병을 강행한다고 정부가 발표했을 때 김씨 부모 가슴에 피맺힌 한이 생겼을 것이다.이들이 이제 정부를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빈소를 찾았다는 임성신(31·여·회사원)씨는 “모든 국민이 김씨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다.지금은 추가 파병을 감정적으로 판단할 때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해 파병 철회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국비자를 받으러 광화문에 나왔다가 빈소를 찾은 이목은(21·대학생)씨는 “이전에는 이라크 사람들의 피해를 별로 생각해 보지 못했다.무고한 민간인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본 이라크 민간인들의 심정도 우리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슬픔을 또다시 만들 수는 없다” 파병에 반대하는 여성단체 모임인 반전평화 여성행동도 오전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를 추모하고,파병 철회를 주장했다.이들은 ‘파병반대’라고 손도장으로 글씨를 만들기도 했다.이 단체는 “우리 여성들은 한 인간으로서,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으로서 김씨의 죽음을 초래한 노무현 정부의 반인륜적 태도와 파병강행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김씨를 추모하면서도 파병은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북핵저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용산 미8군 기지 앞에서 ‘살인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제2,제3의 무장테러단체가 인질극을 벌이기 전에 원칙대로 파병하고 더 강력한 부대를 보내 교민을 보호하고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김씨의 빈소가 마련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분향하러 왔으나 학생 20여명이 ‘추가파병철회청원서’에 서명을 요구하자 절만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盧 행정수도 朴 임시수도 총론 같고 각론 달라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정치권의 최대쟁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백지계획’이라는 프로젝트로 비밀리에 추진했던 ‘임시수도’ 건설계획이 현 정부가 추진중인 ‘신행정수도’ 이전계획과 맞물려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들 수도이전계획은 추진 배경·후보지·이전대상기관 등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이전비용과 검토 및 시행기간 등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금 수도인 서울의 역할에 대해 4공화국과 참여정부는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엇이 같은가 정부는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공주·연기지구,천안지구,공주·논산지구,음성·진천지구 등 4곳을 선정했다.백지계획에서는 천원(천안·청원)지구,대평(공주·연기)지구,논산지구 등 3곳이 후보지로 선정된 뒤 최종후보지로 대평지구가 사실상 낙점된 상태였다.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을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 이들 계획은 청와대를 비롯해 입법·사법·행정부 등 3부의 대부분 핵심기관을 옮긴다는 점과 2500만평 안팎의 규모에다 50만명 정도의 인구를 수용토록 했다는 점에서 거의 비슷하다.다만 백지계획에서는 임시수도(50만명)와 인근 위성수도(50만명)의 인구를 합한 100만명을 수용토록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최종후보지 선정에서부터 공공기관 입주에 이르기까지의 시행기간도 신행정수도 11년,임시수도 15년 등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정권 출범 직후 만들어진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에서 공개적으로 검토됐다.반면 임시수도 조성계획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중화학기획단(오원철 당시 청와대 제2경제수석)’이 비밀리에 추진했던 사업이다.그러다 보니 검토기간에서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임시수도는 4년여의 검토기간을 거쳐 최종후보지를 낙점한 반면,신행정수도는 채 2년도 안돼 후보지 선정 등 기본적인 윤곽이 잡혔다.일각에서는 신행정수도 이전계획이 백지계획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검토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백지계획은 1977년부터 3년간 학계·업계·공공기관·기술연구소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인원 319명이 동원돼 모두 100권의 보고서가 작성될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종합적으로 검토됐다.최종후보지 선정에서 공공기관 입주에 이르는 시행기간도 신행정수도는 11년,임시수도는 15년이다. 특히 서울에 대한 의미 부여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커다란 차이를 드러낸다.박 전 대통령은 당시 임시수도 논란과 관련,“대한민국의 수도는 지금도 서울이고,통일 후에도 서울이며 임시수도는 통일 전까지 수도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고 말해 ‘수도 서울’의 의미와 역할을 강조했다.반면 참여정부에서는 서울을 경제·금융·유통 중심도시로 활용키로 함으로써 서울의 의미와 역할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핵심 논란은 그때나 지금이나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핵심 논란은 역시 이전비용이다.백지계획에 따르면 임시수도 이전비용은 총 5조 2900억원으로 당시 국민총생산의 0.6%였다.이중 국고예산은 2조 3608억원으로 정부 재정규모의 3.2% 수준이었다.이에 비해 참여정부가 발표한 신행정수도 이전비용은 45조 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13.9% 선이다.이중 11조 3000억원이 국고에서 지원돼야 할 예산으로 연간 정부재정의 8%를 웃돈다. 그러나 영종도신공항건설사업·고속철도사업 등 대다수 대형국책사업이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예산보다 평균 2.8배 가량 초과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행정수도 이전비용 역시 총 95조∼1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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