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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男, 스스로 가해자 아님을 증명해야”…여가부 산하기관 영상 ‘논란’

    “男, 스스로 가해자 아님을 증명해야”…여가부 산하기관 영상 ‘논란’

    “잠재적 가해자 취급 화낼 필요 없어”“의심·경계가 여성 생존률 높여”“男 화내기보다 증명 노력해야” 여성가족부 산하 양성평등진흥원(양평원)이 제작한 교육 동영상에서 ‘남성은 스스로 가해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 2월 양평원에서 제작한 동영상이 뒤늦게 논란을 샀다. 이 영상은 나윤경 양평원장의 설명 방식으로, 제목이 ‘잠재적 가해자와 시민적 의무’다. 나 원장은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성인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요즘 적지 않은 남성들이 ‘왜 남성을 가해자 취급하느냐’고 항변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국 여성들은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다”며 “사회에 나와 남자인 친구, 선배, 상사를 의심하지 않고 따라 나섰다가 성폭력을 당하면 ‘네가 조심했어야지’, ‘꽃뱀인가’라며 피해 여성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여성들은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의심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다”며 “남성들은 화를 내기 보다는 자신은 나쁜 남성들과는 다른 사람임을 증명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은 시민적 의무”라고 강조했다.이 영상은 일부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전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설립 취지를 망각한 교육을 중단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양평원의 실제 미션이 남성혐오주의 및 여성우월주의 전파가 아니라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민원이 들어와 논의하고 있다”며 “입장이 정리되면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 설립된 양평원은 양성평등 관련 공무원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을 담당하는 여가부 산하기관이다. 지난해는 109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강제 이산가족 신세… “중국산 백신 먼저 맞겠다” 국민청원도

    [여기는 중국] 강제 이산가족 신세… “중국산 백신 먼저 맞겠다” 국민청원도

    #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30대 한국인 여성 차 모씨. 지난해 8월까지 한국인 남편과 함께 중국 상하이에 거주했던 차 씨는 출산을 위해 한국으로 귀국한 뒤 강제 이산가족 신세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한중을 잇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출산 후 9개월이 지나도록 남편과 강제 이산가족이 된 상태다. 4월 현재 중국 정부는 취업을 목적으로 한 취업 비자와 사업 상의 목적으로 한 상무비자,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생 비자를 발급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 경우 모두 당사자 개인에 대한 비자 발급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 친지 등을 동반한 당사자 이외에게는 중국 입국 및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이 모두 중지된 상태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이후 전세계 자국 공관에 비자 발급 대상자를 ‘중국 정부 기관의 초청장을 가진 본인으로 제한하고 가족은 대상 외로 하라’는 내용의 엄격한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각각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은 사실상 장기간 만나지 못하고 이산가족이 된 상황이다. 차 씨도 이같은 경우다. 그는 “출산으로 남편과 이산가족으로 지낸 지 너무 오래 됐다”면서 “지난해 8월 출생한 아기는 중국에 있는 아빠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매일 아침마다 희망의 끈을 잡고 여기 저기 알아보고 있지만 가족 동반 비자 발급이 중지된 상태에서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급기야 지난 7일에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중국 가족동반 비자 발급 방안을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가 올라왔다. ‘중국 가족 동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방안 좀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청원서가 게시된 직후 12일 오후 6시 기준 총 617명이 참여한 상태다. 해당 청원서에는 중국 정부가 비자 발급 등의 조건으로 제시한 ‘중국산 백신’ 국내 도입에 대한 요구도 포함됐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중국 정부는 자국산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외국인 비자 발급 간소화’ 정책을 밝힌 바 있다. 정책이 공개된 지난달 15일 당일 즉시 실행된 내용에는 취업이나 사업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려는 외국인이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비자 신청 14일 전에 1회를 맞았다면 중국 비자를 신청할 때 별도의 핵산 검사 증명서와 건강 및 여행기록 증명서 제출을 면제토록 했다. 특히 이 규정에 따르면 한중 양국에서 떨어져 지냈던 가족 방문 등 인도주의 목적의 방문에도 확대 적용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던 바 있다. 해당 규정으로 인해 특별한 목적이 없는 가족 방문을 위한 외국인의 경우에도 중국산 백신 접종만 증명한다면 누구나 비자 발급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중국산 백신이 일체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중국 또는 제3국에서 중국제 백신을 접종한 이들만 혜택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에 제기된 청원서에는 ‘중국 백신을 맞더라도 하루 빨리 우리 가족 함께하고 싶어요’라면서 ‘중국 백신을 도입해서 원하는 사람은 맞을 수 있게 해 주거나, 아니면 중국과 협의 후 다른 방안이라도 만들어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청원서 게시자는 이어 ‘저 같이 생이별하고 그리움으로 지내는 가족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하루하루 그리움과 우울함 속에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날 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서에 대한 내용은 현재 중국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참여에 대한 격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고양이 죽여놓고 낄낄”…‘동물판 n번방’ 10대 참여[이슈픽]

    “고양이 죽여놓고 낄낄”…‘동물판 n번방’ 10대 참여[이슈픽]

    경찰, 채팅방 참여한 80여명 전수조사동물 학대 사진 올린 20대男, 혐의 인정시청·소지만으로는 처벌할 방법 없어 길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하거나 학대하는 영상을 공유한 ‘동물판 n번방’ 사건이 공분을 산 가운데 해당 단체채팅방 참여자 중 일부는 중고교생 등 10대 미성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대화방 참여자 80여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전수조사에 나섰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초부터 ‘고어전문방’(고어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자 80여명을 전수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고어방에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 참여자들이 따로 유포한 동물 학대 사진이나 영상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고어방에 동물 학대 사진을 올린 참여자의 신원을 먼저 특정했다. 20대 후반의 남성 이모씨는 엽총이나 화살로 개와 고양이, 너구리를 사냥하고 이를 단체채팅방에 올렸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및 야생생물관리및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소환 조사했고, 이씨는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경찰에 고발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고어방 참여자들은 동물포획법부터 살아 있는 동물 자르는 방법 등을 공유했다. 직접 동물을 살해하는 영상과 사진이 올라오면 “참새 쪼만해서 해부할 맛 나겠나”, “길고양이 죽이고 싶은데 어떻게 구해야 하나”, “죽일 만한 거 눈앞에 나타나면 좋겠다”, “두개골까지 으스러뜨리는 소리가 난다”는 식으로 참여자들은 호응했다. 경찰은 고어방 참여자 80여명에 초점을 맞춰 수사해왔지만 아직 이씨 외에 다른 참여자가 동물을 직접 학대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엾은 생명 외면 말라” 강력 처벌 촉구 학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채팅방 참여자들은 내부 보안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물학대 행위를 직접 한 것을 인증해야 참여할 수 있는 비밀방으로 전환했으며, 텔레그램으로 채팅방을 이전해 학대 행위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성 착취물을 인증해야 입장할 수 있었던 텔레그램 ‘n번방’과 유사한 방식이다. 경찰은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동물학대 영상 시청·소지에 관한 법 조항이 없어 이씨만 처벌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7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이들은 울음소리가 싫다는 이유로 길고양이를 죽이고, 그걸 사진 찍어 자랑하며 낄낄대는 악마들”이라며 “가엾은 생명을 외면하지 말고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어준 퇴출하라” 국민청원 20만명 넘어…靑답변 주목[이슈픽]

    “김어준 퇴출하라” 국민청원 20만명 넘어…靑답변 주목[이슈픽]

    나흘 만에 초고속 20만명 동의 얻어“대놓고 특정 정당 지지…퇴출해야”정부·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 충족해 방송인 김어준씨를 TBS 교통방송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나흘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답변 기준을 충족해 청와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13일 오전 7시 현재 20만 4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고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고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국민들의 분노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어준은 차별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며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것이 차별인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서울시 정치방송인 김어준은 교통방송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공개 시점부터 30일 이내에 답변기준인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부나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실제 김어준 퇴출 가능성은 희박할 듯 실제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 유세 기간 중에 “김어준씨가 방송을 계속 진행해도 좋다”며 “다만 교통 정보를 제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국민청원의 결과가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점쳐진다. TBS가 예산 측면에서는 서울시에 거의 대부분을 의존하긴 하지만, 서울시의 인사권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는 ‘독립법인’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와 TBS이사회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서울시장의 의사가 있더라도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 이들이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우도 우니

    우도 우니

    ‘섬 속의 섬’ 제주 우도가 난개발에 신음 중이다. 제주 본섬에 불어닥쳤던 개발 바람이 부속 섬까지 파고들면서 우도는 제주 난개발의 축소판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이전에 우도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 면적 6.18㎢에 1700여명의 주민들이 사는 작은 섬에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개발의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12일 우도 연평리 중턱에는 대규모 리조트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우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이곳은 서쪽으로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우도에서도 가장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이곳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 44실 규모의 휴양콘도미니엄과 소매점, 미술관 등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선다. 사업부지가 5만㎡ 이상이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이 사업은 부지를 4만 9944㎡로 조성해 환경영향평가를 빠져나갔다. 주민 신모씨는 “환경영향평가를 교묘하게 빠져나갔을 뿐 아니라 제주와 인연도 없는 오스트리아 출신 건축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을 갖다 붙이는 등 난개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또 우도의 일부 주민들이 해중전망대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해중전망대는 소규모 어항인 전흘동항에서 바다 방향으로 폭 3m, 길이 108.95m의 다리를 세우고, 만조 기준 해수면에서 높이 9m, 지름 20m 규모의 원형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이들은 우도에 새로운 볼거리가 필요하고 마을 주민들의 소득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은 바다 한가운데 다리와 전망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고 쓰레기와 하수 처리, 교통 혼잡 등 갖가지 문제가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우도 해중전망대 반대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바다를 부수고 그 자리에 들어서는 해중전망대는 우도의 새로운 볼거리가 아니라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해중전망대 조성 사업은 찬반 논란으로 그동안 7차례나 반려 또는 유보됐다가 최근 제주도 경관·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받으면 착공하게 된다. 반대파의 한 주민은 “아름다운 섬 우도가 리조트와 해중전망대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난개발로 섬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재방문객이 줄어드는 등 오히려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 먹여”...하동 서당 폭행 10대 가해자 구속

    “실신할 때까지 변기물 먹여”...하동 서당 폭행 10대 가해자 구속

    서당에서 생활하며 후배의 머리채를 잡고 변기에 넣는 등 폭행을 상습적으로 한 10대가 구속됐다. 12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상습폭행 및 공갈, 협박, 재물손괴 혐의로 A(16)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양은 지난 1월쯤 하동 한 서당에서 피해자 B(13)양의 머리채를 잡아 변기에 밀어 넣고 명치와 어깨 등을 때리는 등 11차례에 걸쳐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양과 함께 B양을 괴롭힌 2명은 폭행 가담 수위가 비교적 낮고, 범행 횟수가 적으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고 있다. 가해자 중 1명은 B양과 동갑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이다. 검찰은 A양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13일 A양을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B양의 학부모라 밝힌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 학생의 엄벌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게시한 바 있다. 글쓴이는 “딸아이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그고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빨을 닦게 했다”고 적었다. 이어 “옷을 벗겨 찬물로 목욕하게 만들고 차가운 벽에 열중쉬어 자세로 등을 붙이라고 한 뒤 찬물을 계속 뿌리는 고통을 주었으며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거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딸을 괴롭혀왔다”라고도 했다. 특히 “피부 안 좋아지게 만든다며 얼굴에 바디 스크럽으로 비비고 뜨거운 물을 붓고 눈에는 못생기게 만든다며 향수와 온갖 이물질로 고통을 주는 등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짓을 저희 딸한테 행하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앞서 하동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A양을 비롯한 가해 학생 3명에게 출석정지 5일, 서면 사과, 본인 특별교육, 보호자 특별교육 등 처분을 내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쓰레기집에 제 딸 버리고 도망간 구미 ○○○ 엄벌해야”

    “쓰레기집에 제 딸 버리고 도망간 구미 ○○○ 엄벌해야”

    ‘구미 3세 여아’를 빌라에 버려둔 채 이사를 가버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모(22·여)의 전 남편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씨의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전 남편 A씨는 ‘쓰레기집에 제 딸을 버리고 도망간 구미 ○○○의 엄벌을 청합니다’란 제목의 청원글에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보고 분노하는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다”면서 “김씨의 가방에서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딸(숨진 아이)을 생각하면서 참았고, 신발장에서 임신테스트기 30개를 발견했을 때에도 용서했다. 사랑하는 아이가 저처럼 아빠나 엄마 없이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딸을 옆에 재워둔 채 밤새 집을 나간 김씨를 뜬눈으로 기다리면서도 이 시간이 언젠간 지나갈 거라 믿었다”면서 “그런데 다음날 들어온 김씨가 ‘남자가 있다. 딸이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해 ‘그 남자가 딸을 책임져 주겠다고 하더냐’고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씨에게 ‘엄마 될 자격 없으니까 나가라’고 말한 뒤 딸과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딸이 엄마를 부르면서 달려가 안겼다”면서 “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원망스럽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전 남편 A씨는 아이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아빠가 돼야겠다고 다짐했고, 자신이 떳떳한 직장을 얻어 돈을 벌어 올 때까지만 김씨에게 잠시 아이를 키워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당시 빌라 아래층에 김씨 부모(장인장모)도 거주하고 있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그렇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아이의 곁을 잠시 떠나 있던 두 달가량 A씨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A씨는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김씨가 만나는 남자가 대기업을 다니며 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남자가 딸을 예뻐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가 그 남자를 아빠로 알고 살아간다면 저는 너무 슬프겠지만 저처럼 무능력한 아빠보단 그 남자가 아이를 더 잘 먹이고 좋은 옷을 사 입힐 수 있겠지 싶었다”고 했다. 그는 “김씨는 제가 딸을 한번 보러 가겠다고 해도 답이 없었다. 이듬해 겨우 한두번 보러 갈 수 있었다”면서 “장인·장모가 돌봐주고 현 남편이 아껴줘 저 없이도 잘 지낸다는데 더 이상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았다”며 당시 심경을 밝혔다. A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뒤에야 당시 아이를 아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A씨는 “아이가 악취 나는 집에서 이불에 똥오줌을 싸며 고픈 배를 잡고 혼자 쓰러져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다”며 심적 고통을 표현했다. 그는 “그러다 김씨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고 해 시기를 계산해보니 집에서 제가 나가기도 전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얼마나 그 남자 애를 갖고 싶었으면 수십 개의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매일 임신을 체크했을까. 그렇게 갖고 싶던 애가 들어서고 배가 불러오니 제 딸아이는 점점 눈밖에 났나보다”라며 분노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그나마 평일 낮에라도 집에 가서 딸을 챙기는 것도 귀찮아진 김씨는 어느 날부턴가 빵 몇 조각과 우유 몇 개를 던져 놓고 다시는 그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새 아이를 곧 만나게 될 테니 현 아이는 보기 싫어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그는 “며칠이 지나고 김씨는 딸이 굶어죽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며 “비가 내리고 찌는 듯 더운 날이 지나갔던 8월, 먹을 것도 없고 옷에 똥오줌 묻혀가며 쓰레기더미에 기대 지쳐갔을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것만 같다. 저는 왜 아이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까”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희대의 악마이고 살인마”라며 “어떻게 새 남자와 신혼처럼 밤을 보내기 위해 그 꽃잎보다 고운 아이를 수백일 동안 혼자 내버려둘 수가 있나.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힘을 모아달라. 김씨가 살인에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를 압박해달라”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귀 접힌 아이가 어딘가 살아있다면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살인 및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등 4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는 지난 9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당초 김씨는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의 유전자 검사 결과 자매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숨진 아이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모(48)씨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어준 퇴출” 靑청원, 사흘만에 16만명…가능성은?(종합)

    “김어준 퇴출” 靑청원, 사흘만에 16만명…가능성은?(종합)

    방송인 김어준씨를 TBS 교통방송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사흘 만에 1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12일 낮 12시 40분 현재 16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김어준, 교통방송서 퇴출하라” 청원 청원인은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고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고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 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국민들의 분노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어준은 차별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며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것이 차별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정치방송인 김어준은 교통방송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낸다.김어준씨는 지난 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 5명의 인터뷰를 약 90분 동안 내보냈다. 또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편파방송’ 지적을 받자 “(뉴스공장은) 선거기간 동안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한번도 인터뷰 못한 유일한 방송일 것”이라며 “끊임없이 연락했는데 안 되더라. 차별 당했다”라고 항변했다. 20만명 넘어도 김어준 퇴출 가능성 희박그러나 국민청원 동의 수가 답변 요건 기준인 20만명을 넘어도 실제로 이로 인해 TBS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되거나 김어준씨가 퇴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TBS가 예산 측면에서는 서울시에 거의 대부분을 의존하긴 하지만, 서울시의 인사권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는 독립법인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 독립법인 TBS에 인사권 전횡 불가능 현재 TBS는 서울시의 사업소가 아닌 서울시의 출연기관으로서 독립법인이다.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의 ‘TBS 독립법인 변경 허가’ 의결에 따라 TBS는 지난해 2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다. 독립재단인 TBS의 고위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임명·해임한다. 임원추천위원회 7명의 임명권은 ▲서울시장(2명) ▲TBS이사회(2명) ▲서울시의회(3명)이 각각 갖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TBS이사회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서울시장 독단으로 인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게다가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하다. TBS 고위 임원 역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제기된 정치적 편파성을 부인한 바 있어 TBS이사회의 동의 역시 얻어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강택 TBS 대표는 지난 2019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해당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 시의성, 뉴스 가치에 따라 미디어 전문성 논의로 파악하지 정치적 기준으로 좌우를 판단하지 않는다”며 “다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시 지원 예산 의결권도 서울시의회에 서울시가 TBS에 지원하는 예산 삭감도 쉽지 않다. TBS는 독립재단이지만 지난해에도 전체 예산 505억원의 76.8%인 388억원을 서울시 출연금으로 충당했다. 서울시 지원 없이 자립하기 어려운 ‘반쪽 독립’ 상태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안 심의·의결은 서울시의회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 서울시가 국민청원에 따라 예산 삭감을 하려 해도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현 서울시의회에서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시장이 김어준씨를 향해 주문한 “교통정보만 제공하라”는 요구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오세훈 시장의 요구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 제4조 위반이 될 소지가 있다. TBS 역시 “TBS의 시사보도는 적법하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TBS의 시사보도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TBS 측은 “방통위가 배부한 TBS의 방송허가증에는 교통과 기상을 중심으로 한 방송사항 전반이라고 명시돼 있고, TBS에 금지하고 있는 것은 상업광고 방송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며 반박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어준 교통방송서 퇴출” 靑청원, 사흘만에 15만명 돌파

    “김어준 교통방송서 퇴출” 靑청원, 사흘만에 15만명 돌파

    방송인 김어준씨를 TBS 교통방송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사흘 만에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12일 오전 10시 40분 현재 15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서울시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고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고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 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국민들의 분노로 김어준을 교체하고자 여론이 들끓자 김어준은 차별이라며 맞대응을 하고 있다”며 “교통방송이 특정 정당 지지하는 정치방송이 된 지 오래이건만 변질된 교통방송을 바로잡자는 것이 차별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정치방송인 김어준은 교통방송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낸다. 김어준씨는 지난 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 5명의 인터뷰를 약 90분 동안 내보냈다. 또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편파방송’ 지적을 받자 “(뉴스공장은) 선거기간 동안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한번도 인터뷰 못한 유일한 방송일 것”이라며 “끊임없이 연락했는데 안 되더라. 차별 당했다”라고 항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원에 反中 바람… 한중문화타운 ‘위기’

    강원도 춘천·홍천 일대에 건립될 한중문화타운 조성 사업이 반중(反中) 바람을 타고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11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역관광산업 개발을 위해 한·중 민간자본으로 추진되는 한중문화타운 사업이 최근 역사왜곡 시비로 폐지된 드라마 ‘조선구마사’ 등으로 인한 반중 정서로 사업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뿐 아니라 강원도지사 사퇴 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한중문화타운은 코오롱글로벌의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와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일대 480만㎡의 라비에벨관광단지 부지 가운데 골프장을 제외한 부지 120만㎡에 추진되는 테마형 관광지 조성 사업이다. 한국의 한류 테마와 중국 관광수요를 고려한 중국 테마, IT 신기술을 융합한 영상콘텐츠파크, 케이팝 뮤지엄 등 다양한 한류 볼거리를 조성해 국제 관광산업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코로롱글로벌을 중심으로 투자자 발굴을 위해 중국 인민일보의 온라인 자회사인 인민망(人民網), 대한우슈협회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추진하고 있다. 2009년 관광단지 인허가를 받은 뒤 2018년 강원도와 협약(MOU)를 맺었다. 2022년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다. 사업은 당초 ‘중국복합문화타운’으로 이름 붙였으나 반중 정서를 감안해 최근 ‘한중문화타운’으로 바꾸었다. 사업비도 기존 6000억원 규모에서 1조 62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하지만 최근 반중 바람을 타고 ‘중국의 일부로 들어가려는 동북공정’ 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43만여명의 서명으로 이어지고, 춘천에서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퇴집회까지 열렸다. 집회를 주도한 춘천시민자유연합 등은 “한중문화타운은 대한민국을 중국의 일부로 가지고 들어가려는 동북공정”이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최근자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 외자유치담당은 “한중문화타운은 중국인 집단 거주 목적의 시설이 아니고, 강원도비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추진되는 한·중문화와 IT 신기술이 접목된 테마형 관광산업”이라면서 “강원도는 인허가 등의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피해 여성이 연락을 차단하며 찾아오지도 말라고 하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전형적인 스토킹 범죄입니다. 피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약 일주일 전부터 이를 계획하고, 피해 여성을 살해하려는 과정에서 그 가족까지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분노한 국민들은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원 세 모녀’ 사건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국민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김태현(25)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피의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김태현이란 그의 이름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피의자가 누군지 알게 되자, 언론과 여론은 그의 사생활에 집중했습니다. 김태현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동창, 군대 동기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언론은 김태현이란 사람이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 행적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태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그가 얼마나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특이한’ 사람이었는지 증언이 쏟아져 나왔고, 김태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알려져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향해 애정어린 게시글을 올렸던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태현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26)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흐름이 일어났습니다. 조주빈의 대학 생활과 동아리 생활, 그가 과거에 썼던 글을 중심으로 조주빈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사람들은 과도한 ‘사생활 털이’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해자 서사 만들기를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가해자의 사생활은 궁금하지도 않다. 가해자가 얼마나 사이코패스적인지 알게 된다고 해서 다음 범죄가 막아지지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분노했습니다. ‘잔혹한 범죄자’ 김태현의 이중적 면모와 엽기 행각, 내성적이지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듯한 과거 행동에 대한 증언 등은 자칫 사건의 본질인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흐리고, 가해자 개인의 ‘사이코패스’ 성향에만 집중될 가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토킹은 매우 사회적인 문제다. 가해자 개인이 유난히 특이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인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스토킹 피해자가 죽음을 당하는 일은 늘 있어 왔다. 이제야 관련 법이 통과됐는데, 그동안 가해자 개인의 사생활과 심리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그 범행에 상응하는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피의자가 대가를 치를 동안 우리 사회는 공개된 신상으로 더 나은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태현은 9일 검찰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이제는 ‘가해자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스토킹 범죄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유방축소수술 남성만 의료보험 적용? [이슈픽]

    유방축소수술 남성만 의료보험 적용? [이슈픽]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의료 목적이며, 미용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거대 유방을 가진 여성은 허리 디스크 외 척추 비틀림, 신경통, 라운드 숄더 등 신체적 고통과 함께 큰 가슴을 향한 언어, 시선 성희롱에 시달리며 심리적 고통을 호소한다. 이로 인해 유방축소술을 결심해도 700만원부터 10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비용때문에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다. 정형외과적 문제로 수술을 받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해도 보험사에서는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미용 목적이 아니며, 보험 적용이 필요한 의료 목적이라는 국민청원은 9일 오전 11367명의 시민들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유두 및 가슴에 절개 자국이 생기는 위험 부담에도 신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유방축소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사춘기 시절 큰 가슴을 감추고자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으며 큰 가슴을 가릴 수 있는 큰 옷만을 찾았다. 어른 남성에게 ‘너는 가슴이 크니 젖소 부인이다’는 말을 들었던 경험, 큰 가슴을 지탱하면서 생기는 신체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유방축소술을 결심했다”고 고백했다.유방의 비대로 인한 어깨통증과 요통이라는 의사의 소견서에도 보험사는 보험료 지급을 거절했다. 청원인은 “남성 여유증의 경우 같은 질병번호를 사용함에도 조건에 따라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같은 가슴인데 남성의 가슴 축소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남성의 여유증 수술은 2018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미용수술로 분류돼 건강보험 뿐만아니라 민간실비보험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종류의 수술임에도 남성의 수술비용은 여성의 5분의 1 수준이다. 수술방법에 차이는 있다. 남성의 여유증 수술은 유선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고, 가슴 축소술은 유방의 일부조직을 떼어내는 부분제거술이다. 조직을 제거하면서 기존 가슴모양도 잡아줘야해 여유증보다는 복잡한 수술에 해당된다. 그러나 큰 가슴으로 인해 자세가 뒤틀리며 정형외과적 문제가 생기는 것, 그래서 큰 비용과 위험에도 수술을 하는 것은 미용이 아닌 치료다.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작심’ 진중권 “김어준, 음모론자 방송을 민주당이 밀어줬다” [이슈픽]

    ‘작심’ 진중권 “김어준, 음모론자 방송을 민주당이 밀어줬다” [이슈픽]

    “민주, 애정 갖고 비판하면 공격 인식”국힘 변화 노력 호평 “비판 듣고 반성해”‘시무 7조 청원’ 조은산, 與 패배요인 글 올려 “김어준,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 과대평가”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이른바 ‘생태탕 논란’을 촉발시켰던 방송인 김어준씨를 겨냥해 “음모론자가 하는 방송을 두고 집권당이 당 차원에서 밀어주고, 후보까지도 덤벼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민정·윤건영 등 더불어민주당 주요 의원들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김씨의 TBS교통방송 라디오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잇따라 출연해 지지를 호소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어준씨는 시사프로그램 중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 등을 통해 진보 진영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방송인이다. 진중권 “김어준은 민주당 선대본부장” 진 전 교수는 8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1기 영남일보 지방자치아카데미 입학식 특별강연 연사로 나서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바로 김어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어준씨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일명 ‘생태탕 논란’으로 일방적으로 오 시장을 공격하는 보도를 이어가 편향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씨는 16년 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서 오 후보를 목격했다는 생태탕집 사장 아들을 비롯해 오 후보 처가 땅 경작인의 인터뷰를 잇따라 방송했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생태탕”이라면서 “집권 여당 전체가 달려들 정도로 중요한 존재라는 걸 누가 알게 됐으니까”라고 조소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은 애정을 가지고 비판하면 공격으로 인식한다”면서 “제가 칼럼을 50꼭지를 썼다. 그런데 그걸 공격으로만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남겼다.“국힘, 뇌 없다고까지 쓴소리 했는데5·18사과, 지지자도 태극기 안 들어”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변화하려는 노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에도 쓴소리를 많이 했고 당에 뇌가 없다고도 했다”면서 “그래도 그 당은 이야기를 들어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5·18 사과하고 두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면서 “지지자들은 유세장에 태극기를 들고 오지 않았다. 내가 비판하면 들어주고 때로는 반성했다”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가 야당 지지자들을 언급한 것은 중도층이나 청년층에게 ‘보수 꼰대’라는 저항감을 불러 일으켰던 이른바 ‘태극기부대’의 행보를 내려놓고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 부분과 민주당이 맹목적 친문지지자들을 선거에서 이용하려 했던 모습을 비교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진중권 칼럼서 “패해도 참 더럽게 패해”“과오 인정 않고 끝까지 최악 네거티브” 진 전 교수는 보궐 선거가 끝난 뒤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민주당을 향해 “패해도 더럽게 패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나의 마지막 충고는 ‘원칙 있는 패배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라면서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선거라면 표차라도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죄값을 치르는 마음으로 되도록 깨끗한 선거전을 벌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런데 끝까지 이겨보겠다고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를 시전했다”면서 “패해도 참 더럽게 패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이 오세훈 대신에 막대기를 출마시켰다면 아마 표차는 더 컸을 것이다. 불편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야당이 잘해서가 아닌 문재인 정부 심판 성격의 선거였음을 되짚었다.조은산 “극성 친문 세력 놀이터 불과김어준 뉴스공장 과대평가” 송영길, 선거 전 SNS에 “김어준 없는 아침 두려우면 오직 박영선” 이날 ‘시무 7조 상소’ 국민청원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조은산씨도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극성 친문의 놀이터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대평가’를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조씨는 김어준씨를 언급하며 “그는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에 불과하다”면서 “극성 친문 세력의 놀이터에 불과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과대평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많은 음모론 중에서도 특히 천안함 좌초설을 통해 그(김어준)는, 극렬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게서, 이미 보지 말아야 하고 듣지 말아야 할 인물로 각인된 지 오래”라면서 “친문 세력의 정신 승리를 위한 도구이지, 중도층의 흡수와 포용을 위한 도구가 아니란 말”이라고 적었다. 조씨는 이어 “그런 그의 방송을 마치 성지순례하듯 찾아다니고 심지어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운가’라는 헛소리까지 쏟아내는 여권 인사들과 박영선 후보는 중도층의 표를 발로 걷어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1등 시사프로그램 ‘뉴스공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 “김어준이 없는 아침이 두려우냐. 이 공포를 이겨내는 힘은 투표, 오직 박영선”이라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박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조은산 “싸구려 감성팔이, 고민정 아나”“네거티브·신변잡기 현실적 대안 안돼” “‘피해호소인’ 신조어로 2차 가해 표이탈” 조씨는 다른 패배 요인으로 ‘젊은 남녀를 편 가르는 식의 정치’, ‘국민 과소평가’를 지목했다. 조씨는 “갈등과 분열의 정치는 지지율 확보에는 용이했으나 정작 선거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신조어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3인의 그녀들과 함께 윤미향 의원,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의 지속적인 2차 가해로, 차츰차츰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갉아 내린 것”이라고 여성 표심의 이탈 사유를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를 겨냥해 “나는 아직도 적폐 청산과 집값 폭등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거니와 싸이월드 시절의 눈물 셀카를 연상시키는 소름 돋는 감성팔이를 2021년의 정치판에서 봐야 하는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면서 “고민정 의원은 아시려나”라고 비꼬았다. 조씨는 “집값 폭등의 현실에 부쳐 허덕이는 국민 앞에 민주당은 싸구려 감성과 네거티브, 과거사 들추기와 신변잡기에만 급급했다”면서 “내곡동 생태탕과 페라가모 구두 외에 그 어떤 미래지향적인 스토리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들려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저 오세훈 후보로 추정된다는 그 인물이 망할 놈의 생태탕에 알·고니는 추가했는지 안 했는지가 더 궁금할 따름”이라고 조소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과거 대구FC에서 괴롭힘 피해” 靑 청원 등장

    “과거 대구FC에서 괴롭힘 피해” 靑 청원 등장

    최근까지 정승원과 계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프로축구 대구FC가 이번에는 ‘미투’에 휩싸였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과거 대구FC 소속 선수가 같은 팀 고참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동생이 3년 전 대구FC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고참 선수 A씨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동생은 어릴 때부터 간절하게 꿈꿔온 프로 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청원인은 “현재 가해자가 같은 지역 출신의 구단 수뇌부가 진주에서 운영하는 재단 축구클럽에서 감독을 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우수 지도자상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지낸다고 하니 화가 나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청원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동생의 피해 사례를 열거하며 대구FC가 피해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동생과 A씨를 분리하지 않는 등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구FC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입장문을 내고 “국민청원에 올라온 전 소속 선수들 간의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구단은 이번 사안을 중대히 인지하고 이른 시간 내 사실관계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이번 사안을 계기로 선수단 관리 및 팬 소통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쟁점은] ‘분노에 편승’ vs ‘국민 알권리’ 세모녀 살인범 신상공개

    [쟁점은] ‘분노에 편승’ vs ‘국민 알권리’ 세모녀 살인범 신상공개

    ▶ 쟁점은: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해 국민적 공분을 산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한다는 의견과 분노에 편승해 일정한 기준 없이 신상을 공개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태현(24)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5일 경찰 3명과 교육자·변호사·언론인 등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잔혹한 데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어서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들어가 세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25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4일 구속됐다. 그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여성(세 모녀 중 큰딸)을 스토킹해오다 이 여성이 연락처를 바꾸고 자신을 피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는 신상을 공개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김씨가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피해자 3명을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의 실명과 나이(96년생), 주민등록상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또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앞으로 김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 취재진에게 얼굴 촬영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김씨의 마스크 착용 여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잇따른다. 노원구 세 모녀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씨의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이날 기준으로 25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혹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에서 피의자의 범행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는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피의자가 청소년인 경우는 제외한다. 문제는 이러한 원칙이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모호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신상을 공개함으로써 얻는 실질적 이익을 따지기보다 국민의 분노를 해소하는 데 더 방점이 찍히곤 한다.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사례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김성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제주 전 남편 살해·시신유기’ 고유정 등 대부분 이목이 집중적으로 쏠린 사건이었다. 신상을 공개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달 발생한 수락산 살인 사건 피의자 김학봉은 정신질환이 있는데도 신상이 공개됐다.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은 조현병으로 치료받아온 사실이 알려지고도 실명과 얼굴이 공개됐다.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다. 우리보다 먼저 신상공개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1996년 제정된 ‘메간법’에 근거해 아동 성범죄자가 출소하면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얼굴과 주소 등을 시민에게 알리도록 했다. 그러나 메간법 실시 이전과 이후의 성범죄집단을 비교해 재범률을 조사한 결과, 신상을 공개한 집단의 재범률은 19%, 그렇지 않은 집단의 재범률은 22%로 유사했다. 전문가들도 신상공개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얼굴을 공개해도 범죄자가 겉모습을 바꾸면 그만이므로 범죄를 제지하는 효과는 없다”면서 “잠재적 범죄자를 압박하는 사회적 경고 정도의 의미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아파트 들어가기 전 살해방법 검색”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아파트 들어가기 전 살해방법 검색”

    아파트 들어가기 전 휴대폰 검색 흔적“어떤 특정단어 검색했나 확인중”부검 결과 피해자들 모두 목 부근 자상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4)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6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김태현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퀵 배달기사인 척 피해자들의 집에 침입해 흉기로 세 모녀를 살해하기 전, 자신의 휴대전화로 살인 등 범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검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피해자들의 시신을 부검한 1차 구두소견 결과, 사인은 모두 목 부근의 자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은 맞다”며 “어떤 특정한 단어를 검색했는지는 아직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범행 이후 김태현은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증거를 없애려고 하고 자신의 목 등을 수차례 자해한 상태로 지난달 25일 경찰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증거 삭제·인멸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퀵 서비스 기사인 척 피해자 집 찾아”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태현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 3명·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외부전문가는 교육자·변호사·언론인· 심리학자·의사·여성범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 인력풀에서 선정했다. 위원회는 김씨의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에 관한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피해자 3명을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35분쯤 피해자들이 살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용, 퀵 서비스 기사인 척 피해자 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집에 혼자 있던 둘째 딸과 이후 집에 들어온 어머니를 연이어 살해했다. 곧이어 귀가한 큰딸 A씨도 같은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태현은 범행 직후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피해자들의 집에 머무르며 냉장고에서 술, 음식을 꺼내 먹는 등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김태현이 지난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A씨를 몰래 따라다녔다는 주변 지인들의 진술 및 자료 등을 확보해 스토킹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한편 김태현은 이번주 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다. 경찰은 김태현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실물을 공개할 방침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국민 분노 게이지 따라 달라지는 신상공개

    국민 분노 게이지 따라 달라지는 신상공개

    잔인성·국민 알 권리는 ‘상대적’ 개념사진·현장 촬영 등 범위·방식 제각각정신질환자 공개도 사건마다 엇갈려“여론보다 ‘실익’ 따져 기준 보완해야”스토킹해 온 여성과 가족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구속)의 신상이 5일 공개됐다. 경찰은 김씨의 실명과 나이, 사진을 공개하고 김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도 취재진에게 얼굴 촬영을 허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과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여론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신상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분노에 좌우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씨의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법조인, 언론인, 심리학자, 의사 등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심의위는 40여분간의 논의 끝에 “김씨가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일으켰고 신상 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결정했다. 심의위는 ▲김씨가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한 점 ▲범행을 모두 시인한 점 ▲범행도구와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점도 고려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 가족의 장녀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지난달 23일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집으로 찾아가 일가족을 차례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범행 이틀 후인 25일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피해자들의 집에 머무르며 술을 마시고, 피해자의 휴대전화 대화 내역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김씨의 얼굴 사진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피의자 이름과 나이만 우선 알리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이동할 때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는 소극적인 방식을 택했던 것과 비교된다. 피의자 사진 등 신상 공개 기준은 과거에도 제각각이었다. 범죄의 잔인성·국민의 알 권리 등 신상공개 기준이 상대적인 탓이다.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주도한 혐의로 붙잡힌 조주빈(26)은 신상 공개 때 신분증 사진이 함께 공개됐지만 주요 공범인 강훈(20)과 남경읍(30) 등은 이름과 나이만 공개됐다. 군인 신분의 공범 이원호(20)는 육군이 신상 공개를 결정하면서 사진을 공개했고, ‘n번방’ 주범 문형욱(25)도 사진이 공개됐다. 반면 ‘n번방’ 성착취물을 구매하고 미성년자를 성매수한 혐의를 받는 A씨는 강원경찰청이 신상 공개를 결정했지만 최종적으로 신원 공개가 불발됐다. 법원이 강간이 아닌 성매수 범죄 사실만 입증됐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6년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는 조현병을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달 발생한 수락산 살인 사건 피의자 김학봉은 정신질환이 있었으나 신상이 공개됐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 여론의 요구가 커져 신상 공개가 결정된 것처럼 비친다”면서 “이미 검거한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가 어떤 실익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신상공개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과 비교하면 피의자에 대한 신상 공개가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17년 괌에서 한국인 법조인 부부가 아동을 차량에 방치했다가 머그샷이 공개됐다”며 “해외처럼 수사기관이 신상을 공개하고 언론이 얼굴 모자이크 처리 여부를 판단한다면 공정성 논란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10억 vs 1억… 아파트 가격 격차 ‘역대 최대’

    10억 vs 1억… 아파트 가격 격차 ‘역대 최대’

    수도권 하위 40%·지방 상위 20% 비슷“아파트 가격 양극화 해소” 국민청원도아파트 가격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가격 격차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가격 상위 20%의 평균 매매가는 10억 1588만원으로, 하위 20% 1억 1599만원의 8.8배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로 나눈 값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 격차는 2009년 10월 8.1배로 심화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5년 6월 4.4배까지 폭이 좁아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11월 5.0배를 돌파한 뒤 2018년 10월 6.0배, 2020년 2월 7.1배, 9월 8.2배로 벌어진 데 이어 지난 3월 8.8배까지 격차가 커진 것이다. 이는 저가 아파트 가격의 오름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는 2019년 1월 1억 1294만원에서 올 3월 1억 1599만원으로 2년 2개월 사이 305만원(2.7%)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상위 20% 매매가는 6억 9114만원에서 10억 1588만원으로 3억 2474만원(47%) 올랐다. 저가와 고가 아파트 간 가격 상승폭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격차가 이른바 고가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과 저가 아파트 중심의 지방 간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상위 20% 평균 매매가격은 13억 5899만원에 달한 반면 지방은 상위 20% 평균이 3억 8470만원에 그쳤다. 지방 상위 20% 아파트 값이 수도권 하위 40%(2분위) 평균 매매가격(3억 82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위 20% 가격도 수도권은 2억 1024만원이지만, 지방은 6660만원으로 3.2배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16년 7500만원대이던 지방 상위 20%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3월 6000만원대로 하락해서다. 아파트 가격 격차 양극화를 해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방 저가 주택 소유자라는 A씨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아파트는 처분하는 사람이 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은 죽어 가고 있다”며 국민 생활 수준이 초양극화가 되지 않도록 정책을 재고하라고 호소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이 피해자에게 남긴 말(종합)

    ‘세 모녀 살해’ 김태현이 피해자에게 남긴 말(종합)

    김태현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5일 오후 9시쯤 서울 노원경찰서 3차 조사를 마치고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태현은 이날 검은색 캡모자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호송줄에 묶인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태현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피해자를 왜 살해했나”, “집앞에 몇번이나 찾아갔느냐” 등 추가 질문에도 “죄송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어 “오늘 신상공개됐는데 어떤 입장인가”,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등의 물음에는 묵묵부답했다. ”범행에 필요한 물품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 계획“ 앞서 이날 김태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 3명·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외부전문가는 교육자·변호사·언론인· 심리학자·의사·여성범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 인력풀에서 선정했다. 위원회는 김씨의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에 관한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피해자 3명을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경찰은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언론 노출 시 모자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안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노원 세모녀 살인 피의자는 25세 김태현” …공개 기준 보완 요구도

    “노원 세모녀 살인 피의자는 25세 김태현” …공개 기준 보완 요구도

    스토킹해 온 여성과 가족 등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구속)의 신상이 5일 공개됐다. 경찰은 김씨의 실명과 나이, 사진을 공개하고 김씨를 검찰로 송치할 때 취재진에게 얼굴 촬영을 허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과 더불어 김씨의 신상을 밝히라는 여론의 요구를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의 신상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분노에 좌우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씨의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법조인, 언론인, 심리학자, 의사 등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심의위는 40여 분의 논의 끝에 “김씨가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했고 신상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결정했다. 심의위는 ▲김씨가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한 점 ▲범행을 모두 시인한 점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와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점도 고려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 가족의 장녀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지난달 23일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집으로 찾아가 일가족을 차례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5일 김씨는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피해자들의 집에 머무르며 술을 마시고, 피해자의 휴대전화 대화 내역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김씨의 얼굴 사진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피의자 이름과 나이만 우선 알리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이동할 때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는 소극적인 방식을 택했던 것과 비교된다. 피의자 사진 등 신상 공개 기준은 과거에도 제각각이었다. 범죄의 잔인성·국민의 알 권리 등 신상공개 기준이 상대적인 탓이다.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주도한 혐의로 붙잡힌 조주빈(26)은 신상공개 때 신분증 사진이 함께 공개됐지만 주요 공범인 강훈(20)과 남경읍(30) 등은 이름과 나이만 공개됐다. 군인 신분의 공범 이원호(20)는 육군이 신상공개를 결정하면서 사진을 공개했고, ‘n번방’ 주범 문형욱(25)의 사진도 공개됐다. 반면 ‘n번방’ 성착취물을 구매하고 미성년자를 성매수한 혐의를 받는 A씨는 강원경찰청이 신상공개를 결정했지만 법원이 강간이 아닌 성매수 범죄 사실만 입증됐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 최종적으로 신원 공개가 불발됐다. 앞서 2016년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모씨는 조현병을 이유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같은 달 발생한 수락산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학봉은 정신실환이 있지만 신상이 공개됐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 여론의 요구가 커져 신상공개가 결정된 것처럼 비춰진다”면서 “이미 검거한 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가 어떤 실익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신상공개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과 비교하면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가 소극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17년 괌에서 한국인 법조인 부부가 아동을 차량에 방치했다가 머그샷이 공개됐다”면서 “해외처럼 수사기관이 신상을 공개하고 언론이 얼굴 모자이크 처리 여부를 판단한다면 공정성 논란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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