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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공군 女부사관 유족 “성추행 가해자, 딸 지나가면 ‘꺼져’라 했다”

    유족 “딸 고충 토로에 ‘견디자’고 한 못난 엄마”송영길 유족 만나 “공군에 절대 못 맡겨”“이 사건 절대 공군 맡기면 안돼, 장관이 안이”국방장관·공군참모총장 경질에는 선 그어“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총장 탓 아냐”“가해자·회식에 부른 상사 책임주체 명확히”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결혼을 앞둔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신고를 하고도 상관으로부터 합의종용과 회유를 당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은 공군이 맡으면 절대 안 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처음에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 대표는 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에 대한 경질에 대해서는 공군 입맛대로 보고 받은 장관 등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것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숨진 부사관 A중사의 어머니는 성추행 가해자가 정작 피해를 입은 딸 A씨에게 ‘꺼져’라는 모욕적인 말을 하는 등 조직 내 어려움을 자신에게 호소했지만 견디라고만 했다며 눈물지었다. 송영길 “딸 가진 아빠 입장서 너무 황망, 성추행 후 사건 처리 안타깝다” 송 대표는 이날 저녁 고인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피해 부사관 A중사 유족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송 대표는 “공군이 어떻게 (이 사건의) 지휘 감독상 책임을 지냐”며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서 장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과 통화했다”면서 “서 장관이 처음에는 공군 경찰에 무엇인가를 추가할 생각이었는데 (저는) 무조건 이것을 바꿔야 한다 했고,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서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부로 이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송 대표는 유가족에게 “너무나 황망하고 가슴이 아파서 모든 국민이, 저도 딸까진 아빠 입장에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위로했다. 약 1시간가량 유가족과 면담한 송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군대 내 성추행 사건도 문제지만, 이후 처리 과정이 어떻게 되었길래 이렇게 비극적 결말이 나왔는지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공군 20전투비행단 여러 문제 있다”“장관·총장 객관적 상황 볼 수 없었다” 안철수·심상정 “군 수뇌부 책임져야” 그는 “(고인이 소속되었던) 공군 20전투비행단은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저희 당 국방위·여가위원들이 여성 부사관 내무반 상황, 숙소 관리, 상황 처리 매뉴얼 등을 철저히 점검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다만 서 장관과 이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논할 때는 아니다. 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보고받지 않고 공군의 입맛에 맞는 보고만 들은 장관과 총장은 사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가해자와 회식 자리에 피해자를 부른 상사 등, 근접거리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군 수뇌부가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족을 만나고 온 심 의원은 “성추행 범인이 장 중사라면 이 중사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규정한 뒤 “군 수뇌부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부사관母 “가해자, 딸에게 ‘꺼져’라고 했다”“딸, 자살방지센터·상담관에도 도움 청해” 이날 송 대표를 만난 A중사의 어머니는 “우리 딸 목소리 못 들은 지 며칠인지 모르겠다”면서 “딸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그동안 있던 동영상 계속 보는데 깔깔깔 웃었던 그 모습만 자꾸 기억이 난다”고 울먹였다. 이어 “딸이 평소에 그렇게 힘든 이야길 하는 애가 아닌데 최근에 집에 와서는 암시를 했다”면서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자살방지 센터에 전화했고 메일로 장문의 글을 써서 상담관한테도 보내면서 자기 나름대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던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A중사 어머니는 또 “(딸이) 가해자가 자기가 지나가면 ‘꺼져’라고 하고 자기가 열심히 일을 하면 (성과물을) 빼앗아가서 자기가 한 듯이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면서 “엄마인 저는 ‘사회생활하니 그런 사람 있더라, 견디자’고만 말했는데 세상살이가, 사회 생활이 그렇다고 말한 못난 엄마”라고 한탄했다.억지로 불려나간 회식 후 강제추행상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돼?” 회유“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A중사 남자친구에게도 조직적 회유연인과 혼인신고 한 당일 극단적 선택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피해자 보호 매뉴얼의 즉각적 가동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으며, 같은 군인이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중사가 두 달여의 청원휴가 기간 동안 부대 성고충 상담관 등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며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담 내용은 공군 본부에도 보고됐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이 전했다.“제 딸 공군중사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靑 청원…하루새 25만명 청원 동의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인 오후 10시 30분 기준 25만명이 넘게 청원에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시켰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다른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심각한 서욱 “‘女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공군서 국방부로 넘겨라”[이슈픽]

    심각한 서욱 “‘女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공군서 국방부로 넘겨라”[이슈픽]

    공군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 결정상관, A중사에 “없던 일로 하면 안돼?” 회유연인과 혼인신고한 날 저녁 극단적 선택A중사, 자신의 마지막 모습 영상으로 남겨유족 “딸 성폭력·합의종용 억울함 풀어달라”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성추행 피해 신고 후 도움을 호소하다 결혼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과 관련해 사건이 발생한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숨진 부사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25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김부겸 국무총리도 엄정한 수사를 통한 관련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1일 오후 7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다”며 군사법원법 제38조 ‘국방부 장관의 군검찰 사무 지휘·감독’에 근거해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의 이관 수사를 지시를 내렸다. 국방부는 서 장관의 이번 지시와 관련해 “초동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2차 가해가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건의 전 과정에서 지휘관리 감독 및 지휘 조치상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면서 수사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공군은 이날 오전 공군법무실장을 장(長)으로 하는 군검찰과 군사경찰로 합동전담팀을 구성했다. 또한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지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서 장관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 사건이 공군 내부 문제인 만큼, 공군본부 자체 수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김부겸 “성폭력 조직적 2차 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엄중 조치하라” 이에 따라 그간엔 공군 검찰과 경찰에서 각각 강제추행 신고 건과 사망사건·2차 가해 여부 등을 별개로 수사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이 피해 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사건 전반을 전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게 될 전망이다. 특히 피해 신고 이후 조직적 회유·은폐 시도 등 2차 가해가 확인될 경우 형사처벌과 별개로 관련자는 물론 지휘관 등에 대한 엄중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군의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 총리는 “이번 성폭력 사건의 전말과 함께 사건 은폐와 회유·합의 시도 등 조직적인 2차 가해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와 관련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라”고 지시했다.상관, 성폭력 신고한 A중사에“살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야” A중사 남자친구에게도 연락해 조직적 회유 한편 앞서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A중사는 올 3월 선임인 B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신고 이후 국선변호인을 선임받았지만, 적극적인 피해자 변호 및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즉각적인 피해자 보호 매뉴얼 가동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으며, 같은 군인이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A중사가 두 달여 간의 청원휴가 기간 부대 성고충 상담관 및 지역의 민간 상담소를 통해 심리상담 등을 받았다. 상담 과정에서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 내용은 대부분 공군본부에도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15특수임무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15비행단에서도 출근 전부터 간부들로부터 사소한 일로 질책을 받는 등 압박에 시달렸다는 유족 주장에 대해서도 국방부 검찰단에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견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우리 군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그리고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공군도 이성용 참모총장 명의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해드린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건 처리 과정과 전반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현장점검이 필요하다”면서 “반복되는 성폭력 사건의 방지를 위해 현장 진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제 딸 공군중사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靑청원…하루새 25만명 청원 동의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다른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25만명이 훌쩍 넘게 동의해 답변 요건 20만명을 충족시킨 상태다.안철수 “부사관 극단선택, 국방부 장관 책임져야”심상정 “군 수뇌부 책임 뒤따라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군 당국은 성폭력 예방은커녕, 성폭력 피해자 상처와 절규를 외면했다. 심지어 가해자 편에서 회유를 했다”고 비판한 뒤 “군 당국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가해자 처벌이 필요하다.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찾아가 유가족을 만난 뒤 SNS에 올린 글에서 “군 수뇌부의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면서 “성추행 범인이 장 중사라면 이 중사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가해자를 살리기 위해 피해자가 죽어야 하는 국군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해자 구속수사, 무관용 처벌, 관련자 엄중 문책 등을 요구하며 “고인의 명예 회복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낙연 “처참, 기가 막히고 눈물 나““모든 진상 밝혀 폭력 뿌리 뽑아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공군 부사관 성추행 은폐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 및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성추행 피해자가 가해자와 상관에게 조롱과 협박, 회유를 당하고 다른 부대로 전출됐고, 전출된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서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한 그날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피해자의 심정은 얼마나 억울하고 절망적이었을까.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는 대목에서는 기가 막히고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을 떠난 이가 군인이라는 사실, 사건을 은폐한 조직이 군이라는 사실이 더욱 참담하다”면서 “자랑스러워야 할 우리 군의 기강, 도덕,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어디에 있나. 군율은 물론 인권의 기본도 찾아볼 수 없는 처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다”면서 “어떻게 동일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재차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누가 피해자에게 압박을 가했는지, 타 부대에서는 어떤 괴롭힘이 있었는지. 모든 진상을 밝혀 달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폭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럼 언니는 왜 살해했니”…당진 자매 살해범은 묵묵부답

    “그럼 언니는 왜 살해했니”…당진 자매 살해범은 묵묵부답

    “그럼 언니는 왜 살해했나” 충남 당진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 언니까지 살해한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김모(33)씨에 대한 1일 항소심 첫번째 공판에서 대전고법 형사3부 정재오 부장판사는 김씨의 ‘우발적 범행’ 주장에 이 같이 반격했다. 정 부장이 두번이나 같은 질문을 물었으나 김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에 대한 피고인 자백이 진정한 반성에서 이뤄진 것인지 상당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범행으로 복역한 전력이 있어 법원이 재판에서 뭘 중시하고, 어떻게 해야 본인에게 유리한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래서 검거 직후 빠른 범행 인정과 자백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김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쯤 당진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하고 곧바로 같은 아파트 여자친구 언니 집에 침입해 숨어 있다 이튿날 새벽 퇴근 귀가한 언니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범행 후 언니 차를 훔쳐 울산으로 도주했다 교통사고를 냈고, 언니 휴대전화로 106만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기도 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살인죄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 외에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와 관련해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추가 선고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우발적 범행’과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반성문까지 내자 자매의 아버지는 지난해 12월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 “김씨는 술주정 등을 나무라는 둘째 딸이 만취해 잠들기를 기다렸다 목을 졸라 살해했고, 같은 아파트의 큰딸 집 작은 방 창문으로 침입해서 숨어 있다 오전 2시쯤 퇴근한 큰딸을 안방으로 끌고 가 또다시 목 졸라 무참히 살해했다. 휴대폰, 카드, 차량까지 훔쳐갔다”면서 “그 놈이 내 딸의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딸인 척하며 카톡 답장한 것에 속아 두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가 들끓고, 부패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고 끔찍한 고통의 글과 함께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간청했다.두번째 공판은 다음달 13일 오후 2시 50분에 열린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어린이집 인근에 리얼돌 체험관 들어서…“영업 중단해달라”

    어린이집 인근에 리얼돌 체험관 들어서…“영업 중단해달라”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의 상업지구에 24시간 무인 리얼돌 체험관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인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비롯해 학생들의 이동이 잦은 학원이 곳곳에 있어 청소년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정부시에 리얼돌 체험방 영업을 중단시켜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의정부 시내 상업지구 한복판에 24시간 무인 리얼돌 체험관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크다”며 “해당 업체 주변엔 영화관 2곳, 200~500m 내에 어린이공원과 어린이집이 3곳, 고등학교가 도보 10분 거리”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어 “리얼돌이라는 세 글자만 인터넷에 검색해도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단어라고 나온다. 그런 업소가 영업이 가능한지 찾아보았더니 현행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보호법)상 학교시설 200m 내에서만 영업이 제한된다”면서 법망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실제 해당 업소는 학교 시설로부터 300m가량 떨어져 있어 교육환경보호법 위반이 아니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교육환경보호법)에 따르면 학교 시설 반경 200m 안에 있는 시설만 필요할 경우 영업을 제한할 수 있다.리얼돌 체험방은 현행법상 성인용품점으로 분류해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적용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의정부시와 의정부교육지원청은 리얼돌 체험방 관련 주민 민원이 빗발쳐도 달리 손쓸 도리가 없다. 청원인은 “리얼돌의 모양은 키가 135㎝ 정도로 누가 봐도 어린이 키만 하다. 아이 만한 인형으로 성을 상품화한 업체가 아무런 제재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형으로 성욕을 푸는 잘못된 성에 대한 인식이 언제 어떻게 사람에게 향하게 될지 두렵다”며 “이런 업소가 더는 대한민국에 뿌리내릴 수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후임 부사관 앞에서 성폭력…혼인신고 날은 기일이 됐다

    후임 부사관 앞에서 성폭력…혼인신고 날은 기일이 됐다

    지난 3월, 공군 모 부대 소속 A중사는 회식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부대 내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해 회식금지령이 내려진 상태였지만, 선임인 B중사는 상사 지인의 개업 축하자리라며 야간 근무를 바꿔서라도 참석하라고 명령했다. 술자리가 끝나고 A중사는 후임 부사관이 운전 중인 차 뒷자리에서 B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B중사는 A중사의 중요부위와 가슴을 만지며 추행했고, A중사는 차문을 박차고 내려 곧바로 상관에게 신고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조사와 분리는 커녕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다. 회식을 주도했던 상사는 상부 보고 대신 “없던 일로 해주면 안되겠냐”며 회유했고, 가해자는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명예로운 전역을 하게 해달라고 압박했다. 같은 군인이었던 A중사의 남자친구에게까지 설득해달라는 연락을 했다. A중사는 피해 다음 날 유선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이틀 뒤 두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자발적으로 부대 전출 요청도 했다. 피해 이후 불안장애와 불면증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A 중사는 지난 18일 부대를 옮겼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당일 극단적 선택을 한 A중사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휴대전화로 남겼다. 휴대전화에서는 ‘나의 몸이 더렵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유족들은 장례까지 미룬 채 군 당국의 조직적 은폐 및 회유에 대해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제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A중사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을 게시했다. 1일 오전 11만 6313명이 동의를 눌렀다. A중사의 아버지는 “제 딸(공군중사)는 왜 자신의 죽음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남기고 떠났을까요.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에게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청원했다. 아버지는 “군대 내 성폭력 문제는 계속되고 있고, 제대로 된 조사없이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저희 딸이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뤄 편히 안식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달라”며 간곡히 호소했다. 공군 측은 “현재 강제 추행건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서, 사망 사건 및 2차 가해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안전 한국에 열광한 내 딸 앗아간 상습 음주운전자, 대만 유족 일상도 덮쳤다

    안전 한국에 열광한 내 딸 앗아간 상습 음주운전자, 대만 유족 일상도 덮쳤다

    “딸과 함께 한국의 한 카페에 있을 때였어요. 딸이 탁자 위에 스마트폰을 그냥 두고 주문하러 가길래 물었죠.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 이렇게 두고 가도 되냐’고요. 딸은 ‘한국에선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대답했어요. 한국은 안전한 나라라고 굳게 믿고 있던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아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유학 중이던 딸 쩡이린(당시 28세)을 음주운전 사고로 잃은 부모 쩡칭후이(69)와 스위칭(62)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딸을 보러 대만 치아이에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두 사람은 딸을 보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에 왔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은 캐나다 대학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났다. 친한 친구의 초대로 한국에 방문한 딸은 오래지 않아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 딸은 친절한 사람들과 깨끗하고 안전한 거리, 맛있는 음식에 대해 말하며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 가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신중한 성격이었던 딸의 선택을 두 사람은 적극 지지했고, 그렇게 딸은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딸은 5년간 유학생활을 하면서 부모와 영상 통화로 안부를 나눴다. 서로의 건강을 살피고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가족들이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었다. 지난해 11월 6일은 딸이 약속이 있어 통화를 하지 못한 날이었다. 어머니는 딸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고, 딸은 “교수님께서 집에 모두를 초대해 저녁 식사를 같이했다”며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평소 같으면 집에 도착했다고 알려 왔을 딸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오질 않았다. 어머니는 딸에게 “집에 잘 도착했니? 아침에 다시 답장 주렴”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믿을 수 없는 딸의 죽음… 가해자는 상습범 이튿날 아침 한국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로 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렸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 한국 비자를 받기 위해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가장 빠른 한국행 항공편은 사흘 뒤에나 있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 딸의 사고 소식이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빌었다. 전날 밤 11시 40분쯤 쩡이린은 서울 강남 논현로의 한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초록불을 보고 걸음을 내디딘 그녀를 친 건 제한속도 50㎞/h를 훌쩍 넘는 속도(80.4㎞/h)로 주행하던 한 차량이었다.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79%의 음주 상태였다. 면허 취소(0.08%) 수준이었다. 음주운전도 처음이 아니었다. 2012년과 2017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만원을 낸 전력이 있었다. 가해자가 음주운전자였다는 사실은 쩡이린의 부모를 분노케 했다. 게다가 음주운전으로 이미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을 더욱 절망하게 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었더라면,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술을 마신 채 운전하지 않았을 것이고 보물 같은 딸을 잃을 일도 없었을 터였다. 딸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딸을 지켜본 친구들과 교수들이 부부에게 많은 위로를 건넸다. 사람들은 딸의 심성이 얼마나 고왔는지,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랑을 줬는지 말했다. 쩡이린의 부모는 “딸은 유치원 때 선생님이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많은 어린아이들이 힘들게 살고 있다고 말하자 곧장 집에 고이 모아 뒀던 용돈을 기부했다”며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 때면 노숙자들을 위해 장갑과 목도리, 음식을 보내면서도 나눌 것이 부족하다며 눈물짓던 아이였다”고 떠올렸다.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딸은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형량 줄이려 일방적 용서 구하는 가해자 가해자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구속기소됐다. 올해 1월 열린 첫 공판에서 가해자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쩡이린의 부모가 딸의 친구를 통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시된 지 열흘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였다. 가해자 측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대만 현지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 유족 측에) 계속 사죄하고 합의하려 하는데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재판을 마치기 전에 합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이 저를 통해 편지를 보냈지만 피해자 유족분들은 편지 읽기를 원치 않아 전달하지 못했다”면서 “합의 여지도 없다”고 답했다. 쩡이린의 부모는 가해자 측의 접촉을 ‘괴롭힘’에 빗대며 합의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소중한 딸의 생명을 앗아 갔음에도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일방적인 용서를 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서다. 쩡이린의 아버지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가해자는 현지 변호사를 선임해 유족과의 접촉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며 “내가 마취과 의사로 근무하는 병원에 찾아오는가 하면 우리 부부가 다니던 교회를 찾아와 지인들에게 두 사람의 거취를 묻는 통에 교회를 갈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합의가 여의치 않자 가해자의 아내가 직접 대만에 오기도 했다. 부부가 만남을 거절하자 가해자 측은 대만 현지 언론을 통해 ‘용서를 구하고 싶은데 유족이 만나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했다. 쩡이린의 부모는 “딸을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해자 측은 일방적으로 우리 일상에 침범해 왔다”면서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감형을 위해 우리를 괴롭힐 것이 아니라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력 핑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족들과의 합의에 실패한 가해자 측은 사고 발생 당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왼쪽 눈에 꼈던 시력 교정용 렌즈가 돌아가 순간적으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는 것이다. ‘오른쪽 눈은 각막이식 수술로 인해 렌즈를 낄 수 없었던 점을 참작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논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눈이 건강하지 못했다면 운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는데도 술까지 마신 채 운전을 한 건 오히려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쩡이린의 부모도 황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데 길에서 뛰어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면서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수치를 모르는 변명을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검찰은 가해자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보다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이 용서할 뜻이 없음을 밝혔지만 사죄와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했다. 가해자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2018년 12월부터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마련된 대법원 양형기준에서 권고형은 징역 4~8년(가중영역)이라 사실상 최고형이 징역 8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쩡이린의 부모는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판사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더 강화되지 않으면 재발을 방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아직도 밤에 제대로 잠들지 못 한다. 잠이 들었다가도 한밤중 깨어 눈물을 쏟는 날이 많다. 딸이 피를 흘리는 모습, 길을 건너다 쓰러지는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아서다. 어디에나 딸의 추억이 서려 있지만 이제는 딸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안아볼 수도 없게 됐다. 영상 통화 화면 너머로 두 사람이 오열하며 말했다. “딸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집엔 이제 딸을 그리워하는 부모만 남았어요. 사랑하는 딸이 더이상 아프지 않길 매일 기도합니다.” 민나리·김주연 기자 mnin1082@seoul.co.kr
  • 21개월 숨진 ‘공포의 낮잠시간’…대전 어린이집 사건 그 후

    21개월 숨진 ‘공포의 낮잠시간’…대전 어린이집 사건 그 후

    2021년 3월 30일 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 21개월 원아가 숨졌다. 사망 당일 CCTV를 확인하던 부모는 충격적인 장면에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어린이집 CCTV에는 아이가 숨지기 전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린이집의 낮잠시간. 원장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재우기를 시도했고,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뒤로 눕히더니 옆으로 세운 책상에 걸쳐놓았다. 그 상태로 이불을 덮어주려고 하자 아이는 연신 발버둥 쳤고 원장은 아이를 바닥으로 옮겼다. 이때 원장은 아이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이불과 함께 다리로 감싸 안았다. 아이가 고개를 들거나 다리를 움직이면 팔과 다리를 이용해 더 눌렀고, 10분이 넘도록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아이는 그렇게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원장이 아이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건 자리를 떠나고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부검에서는 ‘질식사’ 소견이 나왔다. 사건 발생 20일 전에도 원장이 숨진 아이를 같은 방식으로 재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숨진 아이를 재운 뒤 다른 아이의 몸에 올라타 온몸으로 누르기까지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원생 14명 가운데 대부분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만 4살이 채 안 된 어린아이들이었으며, 원장은 2021년 2월 2일부터 3월 30일까지 19차례에 걸쳐 9명의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원장 “정서발달 위한 스킨십이다” 유족 “아동학대살해죄 적용해야” 원장 측은 아동학대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아이를 숨지게 할 의도가 없었고, 해당 행동들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을 위한 ‘스킨십’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서 함께 교사로 일했다는 원장 동생은 원장의 행동이 학대가 아니라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고 아이의 죽음에도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동학대살해죄는 이른바 ‘정인이 사건’ 이후 신설됐다. 아동을 학대하고 살해한 자에게 아동학대치사와 살인죄보다 무거운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 사건의 원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유족 측은 “낮잠 시간에 질식시켜 기절시키는 게 아동의 정서적 발달을 증진시키기 위한 스킨십이라는 말을 한다는 게 전문적인 보육교사 및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인가 싶다”면서 원장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동의해달라고 부탁했다. 유족 측은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질식시켜 재워왔던 점, 강제로 몸을 부여잡고 숨을 쉬지 못하게 하여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한 점, 사망 이후로도 버젓이 영업하다가 항의를 받은 후에야 폐업을 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해당 원장의 죄질은 무척이나 나쁘다”고 호소했다. “정빈아, 다시 딸로 와줘” 아빠의 편지 정빈이의 아버지는 너무 일찍 하늘로 간 딸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입관 당일 수의를 입은 정빈이가 너무 예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정빈이가 없는 집이 매순간 힘들다. 억울한 죽음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청원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 정빈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겠지만 다시 한번만 더 하늘이 허락해주신다면 엄마 아빠의 셋째딸로 다시 오자. 그러면 아빠가 더 맛있고 좋은 것만 사주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주고 키워줄게 사랑한다. 기다릴게.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강원도 땅 중국에 넘긴다’ 사실과 달라”···靑도 입장 재확인

    “‘강원도 땅 중국에 넘긴다’ 사실과 달라”···靑도 입장 재확인

    강원 한중문화타운 철회 청원靑 “사업 재검토…면밀히 살피겠다” 국민청원에 올라와 67만명이 동의한 ‘차이나타운 건설 반대’에 대해 청와대가 “사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입장을 재확인했다. 올해 3월 28일 게시된 해당 국민청원은 4월 28일로 종료됐으며 67만 780명의 동의를 얻었다. 2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는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글 답변에서 “한중문화타운 민간사업자 측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만큼 정부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사업 환경의 변화, 청원을 통해 표출된 국민 의사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 추진 사업, 한국 국가브랜드 높이는데 기여해야” 청와대는 “청원인은 한중문화타운을 차이나타운이라고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고 지적했고, 해당 청원에 67만여명의 국민이 동의했다”며 “현실 구현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지자체와 함께 정부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강원도청도 ‘혈세 1조 투입’, ‘중도선사유적지 호텔건설’, ‘강원도 땅을 중국에 넘긴다’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며 “한국문화타운은 국내 민간사업자가 소유한 부지에서 추진됐고, 세금은 투입되지 않았으며 위치는 중도선사유적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원도의 주장을 재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가 추진하는 다양한 관광개발 사업들은 궁극적으로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일원 120만㎡에 추진하던 이 사업은 2018년 12월 강원도 등과 업무협약을 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됐다. 차이나타운이라고 인식하는 일부 단체 등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의 교두보로 전락할 한중문화타운 건립을 결사반대한다”며 철회를 촉구해왔다. 강원도를 비롯한 코오롱글로벌·인민망 한국지사·내외주건·대한우슈협회 등 사업 참여 4개 기관은 사업 진행 불가 입장을 밝힌 뒤 사업 재검토에 따른 절차를 협의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줌 먹인 청학동 ‘엽기 서당’ 학생들 중형 구형, 훈장은 구속

    오줌 먹인 청학동 ‘엽기 서당’ 학생들 중형 구형, 훈장은 구속

    친구를 상대로 온갖 엽기 행각을 벌인 경남 하동의 청학동 서당 학생들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1부(부장 정성호)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7)군과 B(17)군의 첫 공판에서 단기 5년∼장기 7년, 단기 5년∼장기 6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A군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청학동 서당의 한 기숙사에서 또래인 C(17)군 항문에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체액과 소변을 먹이는 등 7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했다고 봤다. A군 등은 “C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반성하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8일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소년법은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한편 같은 서당에서 몇 달간 제자를 학대한 서당 훈장 D씨는 이날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해당 서당에서 몇 달간 제자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훈장 D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D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경남 하동군 서당에서 ‘체액과 소변’ 학대를 당한 C군을 포함한 제자 10여 명에게 손과 발 신체를 이용해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서당은 지난해 남학생 간 폭력 사건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곳으로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 확보를 통해 D씨를 구속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같은 혐의를 받는 청학동 다른 서당 훈장이 구속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오줌 먹인 청학동 ‘엽기 서당‘ 학생들 중형 구형, 훈장은 구속

    친구를 상대로 온갖 엽기 행각을 벌인 경남 하동의 청학동 서당 학생들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1부(부장 정성호)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17)군과 B(17)군의 첫 공판에서 단기 5년∼장기 7년, 단기 5년∼장기 6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A군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청학동 서당의 한 기숙사에서 또래인 C(17)군 항문에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체액과 소변을 먹이는 등 7차례에 걸쳐 가혹행위를 했다고 봤다. A군 등은 “C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것 같아 반성하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8일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소년법은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한편 같은 서당에서 몇 달간 제자를 학대한 서당 훈장 D씨는 이날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해당 서당에서 몇 달간 제자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훈장 D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D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경남 하동군 서당에서 ‘체액과 소변’ 학대를 당한 C군을 포함한 제자 10여 명에게 손과 발 신체를 이용해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서당은 지난해 남학생 간 폭력 사건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곳으로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 확보를 통해 D씨를 구속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같은 혐의를 받는 청학동 다른 서당 훈장이 구속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반성 없는 반성문’ 경비원 폭행 입주민, 2심도 5년형

    ‘반성 없는 반성문’ 경비원 폭행 입주민, 2심도 5년형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당시 59세)씨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입주민 심모(50)씨가 2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심씨는 “합의를 위한 시간을 달라”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 조은래 등)는 26일 오후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심씨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와 피고인 진술로 유죄 증명이 가능함에도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와 유족,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자, 언론, 수사기관 등 오로지 남 탓만 하고 있다”면서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긴 했으나 이처럼 자기 합리화만 꾀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이상 진심 어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며 피고인 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은 당초 오후 2시 2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심씨 측에서 재판 기일 연기를 요청하며 40여분 지체됐다. 피고인 측이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를 위해 집을 내놨는데 팔릴 때까지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돈이 마련된다 해도 합의가 이뤄질 것을 장담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의 형 최광석씨는 이날 선고가 끝난 뒤 “(피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합의라는 게 없었다”면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니 엄× 냄새”…‘패륜글’ 초등교사 합격자 임용취소 못하고 있는 이유

    “니 엄× 냄새”…‘패륜글’ 초등교사 합격자 임용취소 못하고 있는 이유

    경찰에 수사 의뢰…교육청, 법률 개정 검토 온라인에 패륜적인 글과 음담패설 등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다만 비슷한 사례로 임용이 취소된 이른바 ‘일베 공무원 합격자’와 달리 ‘패륜글 초등교사’의 임용자격 박탈은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이 ‘경기도 신규 초등교사의 만행을 고발합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청원인은 “초등학교 교사가 절대 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 경기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면서 “디시인사이드 ‘교대갤러리’에서 활동한 인물이 남긴 댓글과 행적들”이라며 캡처 자료들을 제시했다. 다만 청원인이 제시한 자료와 링크는 국민청원 게시판 요건에 위배돼 공개되지 않았다. 청원인에 따르면 문제의 합격자는 “니 엄× ×× 냄새 심하더라”, “니 ×× 맛있더라” 등의 글을 남겼다. 청원인은 “입에 담지도 못할 심각한 패륜적 언행을 비롯한 각종 일베 용어, 고인 모독, 욕설 및 성희롱, 학교 서열화(타 학교 비난), 상처 주는 언행, 혐오 단어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작성자의) 교사로서 자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임용시험의 자격 박탈과 함께 교대 졸업 시 취득한 정교사 2급 자격증도 박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논란이 된 내용을 작성한 합격자는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를 남겼으며, 이후 논란이 되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확인 결과 해당 인물은 교원 임용시험에는 합격했으나, 아직 교사로 정식 발령 나지 않은 대기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발령 대기자들은 아직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인데다 이들에 대한 임용 취소 근거가 없어 교육청의 감사나 조사가 아직은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경찰에 모욕·명예훼손 등으로 수사 의뢰하고, 해당 합격자가 발령돼 공무원 신분으로 바뀌면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교사)의 결격사유(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 또는 성인에 대한 성범죄로 파면, 해임되거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등을 확정 선고)를 규정하고 있지만, 임용시험 합격자에 대한 임용취소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온라인에 장애인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희롱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밝혀진 경기도 7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가 지방공무원임용령 상 품위유지 위반 등 사유로 자격을 박탈당한 것과 달리, 이번 교사시험 합격자는 논란의 정도를 떠나 임용 취소 자체가 불가하다.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교육부에 ‘임용 후보자의 자격 박탈을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 관계자는 “교사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수습 기간이 없고 과거엔 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발령됐기 때문에 임용 전 자격 박탈 근거가 법적으로 정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최근 들어 교원 임용 합격자의 임용 취소도 가능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검토를 마치는 대로 국회와도 법률 개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 먹이고 1년간 괴롭힘”…가해 학생 6명 전학 징계

    제설제를 눈과 섞여 먹이는 등 중학생 자녀가 1년간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가해 학생들이 강제 전학 조치를 받게 됐다. 26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제천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1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6명에 대해 각각 전학과 5시간의 특별교육 이수를 결정했다. 전학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의무교육 과정의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 조처다. 심의위는 경찰 수사 결과, 교육청 자체 조사 자료, 당사자 진술 등을 토대로 ‘마라톤 심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피해 학생 가족이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가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공분을 샀다. 청원인은 “지난해 2학년 2학기에 폭행과 괴롭힘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올해 4월 23일 현재까지 무려 1년 가까이 지속됐다고 한다”면서 “폭행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음에도 누구 하나 도와주거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일명 학교 일진이라는 가해 학생들이기에 주변 학생들도 두려워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제설제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중학교의 맛을 느껴보라고 했다”면서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가격해 아이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3학년에 올라와서도 각목으로 다리를 가격당해 근육 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 등을 넣고 먹으라고 강요한 뒤 이를 거부하자 머리를 가격해 뇌진탕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부모는 가해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일명 ‘가방 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아이의 피해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이는 ‘가방 셔틀’ 영상에서 동급생들한테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존댓말로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부모가 동영상을 확인한 뒤 아이에게 이를 물어보자 아이가 꺼낸 첫 마디가 “혹시 아빠 지인 중에 경찰관 계시나요”라는 말이었다며 아이가 그 동안 보복이 두려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가해 학생들이 폭행·학대 사실을 발설할 경우 누나와 동생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청원인은 학교 측도 아이의 괴롭힘 피해를 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등교와 동시에 폭행과 괴롭힘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지만 담임 교사는 ‘괴롭히지 말라’는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시간에 가해 학생들이 놀리거나 괴롭혀도 과목 교사들이 묵인했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학교 폭력에 연루된 학생 중 공부를 잘한다거나 학교 임원진이라는 이유로 심의(학폭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말을 학교 측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학교와 담임교사 측이 사건을 축소·무마시키려 하는 것 같다. 피해자 측에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분노했다. 피해 학생 가족의 고소로 수사를 벌인 제천경찰서는 지난주 가해 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교 측이 폭력·괴롭힘을 인지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거나 축소·무마하려 한다는 취지의 청원인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천 여중생 성폭행’ 피해자 측 엄벌 호소에도 1명 감형 확정

    ‘인천 여중생 성폭행’ 피해자 측 엄벌 호소에도 1명 감형 확정

    또래 중학생에게 술을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한 중학생에게 1심보다 줄어든 징역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다른 1명은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서울고법 형사11-3부(황승태 이현우 황의동 부장판사)에서 장기 4년에 단기 3년을 선고받은 A(15)군과 B(16)군 중 B군만 상고했다. 검찰은 2심에서 이들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군은 지난 22일 0시 상고 기한 만료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형사 재판에서는 선고 날로부터 일주일 내 상고하지 않으면 형이 확정된다. B군의 상고장은 기한이 지난 이달 25일 법원에 접수됐지만, 구치소에서 제출한 시점이 21일로 확인돼 상고가 인정됐다. A군과 B군은 2019년 12월 23일 오전 3시쯤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14)양을 인천의 한 아파트 헬스장으로 불러내 술을 먹인 뒤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1심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한 A군은 피해자 측과 합의했지만, 범행을 부인하다가 항소심에서 뒤늦게 인정한 B군은 합의하지 못했다. 피해자 측은 B군의 엄벌을 탄원했다. 1심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범죄를 추가로 저지르고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는 등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군은 장기 7년에 단기 5년, B군은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감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용과 수법이 위험하고 대담해 충격적”이라면서도 “당시 형사 미성년인 만 14세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인격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범행 결과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군은 잘못을 인정하고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보상하고 원만히 합의한 점이 참작됐다. B군은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으나 성폭행 미수에 그친 점, 별도의 절도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항소심에서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됐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A군과 B군의 범행으로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상고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태권도 6단, 피해자는 실명” 전직 기자 구속도 안한 법원

    “태권도 6단, 피해자는 실명” 전직 기자 구속도 안한 법원

    아버지가 폭행 피해로 오른쪽 눈이 실명됐다며, 가해자인 기자가 형량을 가볍게 받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이 공분을 일으킨 지 두 달이 지났다. 피해자의 아내는 “조금의 반성도 없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가해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엄격한 처벌을 받기를 원하며 폭력으로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지만 지역 모 언론사 전 청와대 출입기자 A(50)씨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고, 법정 구속도 되지 않았다. 일방적인 폭행 담긴 CCTV 영상 피해자의 아들은 ‘아버지께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여 오른쪽 눈이 실명되었습니다’라며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아들은 지난해 5월 30일 가게에서 가해자와 마주한 아버지가 앞으로 가게에 오지 말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가해자가 시비를 걸며 밖에서 대화를 하자고 한 뒤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들은 “아버지께서 쓰러져 있는 와중에도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했으며, 당시 눈에서 피가 나와 눈을 움켜쥐고 있는 아버지를 향해 가해자는 2분이 넘는 시간동안 쓰러진 아버지를 보며 폭언을 했다”라고 전했다. 2분30초가량의 가게 내부 CCTV 영상도 공개됐다. 피해자 아내는 “(가해자 아내가) 술값 때문이 아니라고 변명하는데 여러 번 신랑한테 A씨가 가게로 올 때마다 술값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매너도 안 좋으니 만나게 되면 절대 못 오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해자가 손짓으로 밖으로 나가자고 하는 것도 영상에 보인다. 가해자가 나가고 (남편은) 뒤따라 나갔는데 바로 일방적인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가벼운 형량 두렵다” 아들의 청원 아들은 피해자인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1차 수술 후 눈을 고쳐보려는 의욕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지만,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시고 고통으로 살고 계신다”며 “아버지는 장애 판단을 받았다. 우안 안구파열로 지금 한쪽 눈은 감겨있다. 변해가는 외모와 일상 생활에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아들은 가해자가 언론사 기자이면서 각종 운동 유단자라는 점을 밝혔다. 아들은 “가해자는 인터넷에 이름을 치면 나오는 사람으로 현재 지역 00신문 정치부 기자다. 국제당수도연맹의 지도관장 및 각종 운동 유단자다.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운동을 무기로 삼아 타인의 인생을 망치게 했다. 가해자는 사건 이후 사과의 태도는 전혀 없이 피해자인 아버지를 영구적인 장애를 만들고 놓고는 당당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아들은 “가해자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형량을 가볍게 받을까 두렵다”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마감일인 4월14일 16만 5661명의 동의수를 얻어 답변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은 ‘출입기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할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는 출입기자단 운영 규정에 따라 A씨에 대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 처분을 내렸다.법원은 “합의 가능성 고려” 구속 안해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상오)는 지난 21일 중상해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추가적인 피해 회복 또는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때린 경위는 일부 다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신 때문에 실명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인정, 반성하고 있다”며 “태권도 공인 6단을 비롯한 무도인으로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가격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지만 술을 마시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회복을 위해 공탁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 범행으로 피해자를 실명에 이르게 해 피해 정도가 매우 중하고 피해자가 앞으로 여생을 고통과 불편 속에서 살아가게 된 점, 태권도 공인 6단을 비롯해 다양한 무술 능력을 가진 무도인인 피고인이 무방비 상태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가격한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늘의 눈] 2030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몰락, 손 놓고 있는 정부/이주원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2030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몰락, 손 놓고 있는 정부/이주원 사회부 기자

    요즘 지인들과 만나면 빠지지 않는 대화 주제가 가상자산(암호화폐)의 ‘떡락’(갑작스러운 하락세)이다. 암호화폐의 끝없는 추락 소식에 주요 투자층인 20~30대의 근심이 크다. 마지막 남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마저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투기 성격이 강했던 암호화폐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변동성 큰 투자를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데 확실한 이유와 정보가 없어 사실상 도박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은 2030세대 투자 상황을 취재하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에 닿을 듯 치솟던 코인 차트가 이달 들어 갑자기 요동쳤다. 몇 번이나 기사 방향을 수정하고 취재원들에게 다시 전화를 돌려야 했다. 취재를 처음 시작한 이달 초만 하더라도 10명 중 8명이 암호화폐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얻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하락장을 거치면서 여전히 수익을 보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명뿐이었다. 한 달도 안 돼 상황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롤러코스터 장세에도 젊은층은 암호화폐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들에겐 금수저,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를 좁힐 유일한 동아줄이니까. 손해 봤다고 코인 투자를 접었다가 나중에 암호화폐 가치가 다시 급등하면 ‘나만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20대도 있었다. 한 방을 쫓다 보니 ‘리딩방 사기’나 ‘가짜거래소 먹튀 사기’ 등 범죄에 쉽게 당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애를 태우는 동안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암호화폐를 정확히 규정하지도 못했다. 아니, 안 했다. 암호화폐를 다룰 주무부처를 서로에게 미루는 ‘핑퐁 게임’도 벌인다. 특히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고 투자자 보호도 할 수 없지만 암호화폐로 번 돈에 세금은 물리겠다는 정부의 이율배반적 방침은 투자자를 분노하게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을 두고 보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른바 ‘은성수의 난’이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넘겼다. 금융위원회 정책 자문 기구인 금융발전심의위원회도 지난 23일 금융위의 암호화폐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암호화폐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니 투자자 보호에도 손을 놨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했던 2030세대들은 하나같이 물었다. 자산불평등 시대에 그저 손을 놓고 있다가 평생 ‘벼락거지’로 사는 게 맞는지. 누가 그들을 투기시장으로 등을 떠밀었는지. 암호화폐를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시장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starjuwon@seoul.co.kr
  • 극단 선택 여중생 성폭행 혐의 피의자 구속

    극단 선택 여중생 성폭행 혐의 피의자 구속

    의붓딸을 학대하고 의붓딸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온 계부가 구속됐다. 중학생인 피해학생 2명은 최근 같은 장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5일 청주 청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A씨가 이날 구속됐다. 청주지법 신우정 전담판사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자신의 의붓딸 친구 B양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수사는 B양 부모가 지난 2월 고소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A씨가 의붓딸 C양을 학대한 정황도 포착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그런데 경찰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12일 오후 5시 11분쯤 두 여중생이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여중생들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구체적인 혐의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사실을 밝힐경우 고인명예가 실추 될 수 있고, 유족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며 “공보준칙에 따라 혐의사실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여학생이 경찰조사를 받다 자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가해자 처벌과 학생들의 안전망구축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른 ‘두 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해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현재 9만9000여명이 동의했다. 또한 경찰이 지난 3월부터 신청한 A씨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이유로 세차례나 기각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검찰을 비난하는 성명도 발표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청주 여중생 2명 죽음…‘성폭행 혐의’ 의붓아버지 구속영장 청구

    청주 여중생 2명 죽음…‘성폭행 혐의’ 의붓아버지 구속영장 청구

    지난 12일 청주에서 여중생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이들 중 1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의붓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25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다. 심문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A씨의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에 보강수사 지휘를 내리며 영장 신청을 3차례 반려한 바 있다. A씨는 여중생인 의붓딸 B양의 친구인 C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C양의 부모는 지난 2월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B양에 대한 A씨의 학대 정황도 포착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12일 오후 5시 11분쯤 B양과 C양이 청주시 오창읍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사람 모두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으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붓아버지 엄중 처벌해야”…공분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두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하여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이들을 자살에 이르게 한 가해자가 숨진 여중생 한 명의 계부로 알려졌다”며 “자녀를 돌봐야 할 사람이 의붓딸을 학대하고 딸 친구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중생들이 용기를 내 피해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이 계부에 대해 영장을 신청했지만 보완수사를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며 “어린 학생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계부를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25일 오후 17시 28분 현재 9만9255명이 동의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왜 아버지께 이런 일이…” 묻지마 살인 당한 택시기사 딸의 호소

    “왜 아버지께 이런 일이…” 묻지마 살인 당한 택시기사 딸의 호소

    택시기사 딸, 엄벌 촉구 국민청원 올려“신상 공개하고 사형 선고해달라” 호소 승객에게 ‘묻지마 살인’을 당한 택시기사의 딸이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와 함께 엄벌을 촉구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분당 택시기사 흉기살해 범인에 대한 신상공개 및 엄벌(사형)을 간곡히 청원합니다’란 글에 따르면 숨진 택시기사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와 갑작스럽고 황망한 이별을 한 후,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마음을 추스르고 글을 쓴다”며 “눈을 감으면 아버지의 마지막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버지는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자 30년 동안 개인택시를 하며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이라며 “왜 이런 일이 저희 아버지께 일어났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청원인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저희 가족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기사를 보고 사건 경위를 접하고 있다”며 “분당경찰서로 찾아가 조사 결과를 공유받고자 했으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내용을 들으라는 답변을 받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포된 범인의 살해동기는 ‘횡설수설’, ‘5~6년간 정신과 진료 병력’에 대한 기사만 있을 뿐, 누구도 사랑하는 아버지와 이렇게 이별을 해야 하는지 납득시켜 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23세 범인이 ‘정신병력’을 프리패스처럼 소유하며 도시를 자유로이 활보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신상을 공개하고 검찰에서는 사형을 구형, 재판부에서는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날 올라온 이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1만 5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앞서 A(23)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 50분쯤 택시기사 B씨가 운행하는 택시를 타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일대를 지나는 과정에서 흉기로 B씨를 2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운전석으로 넘어가 택시를 몰고 후진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는 등 사고를 냈다. 인천에서 탑승한 A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일면식 없는 B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고, 범행 동기에 대해선 횡설수설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5~6년 전부터 정신질환으로 통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물 학대’ 어린이집서 원생 40여명 추가 피해

    ‘물 학대’ 어린이집서 원생 40여명 추가 피해

    3세 아동에게 물을 먹여 학대한 울산 남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생 40여명이 보육교사들에게 추가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울산 남부경찰서와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조사한 결과, 40명 이상 원생이 학대 피해를 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가해 보육교사는 8명 이상, 학대 건수도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보육교사 중 A씨 등 2명에 대해 지난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A씨 등은 2019년 당시 3세 원생에게 12분 동안 7컵의 물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100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대 횟수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정확한 피해 아동과 가해 교사 수, 학대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2019년 11월쯤 피해 아동 부모로부터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아 수사를 착수해 28건의 학대 정황을 확인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부모가 법원을 통해 확보한 CCTV 영상에서 보육교사의 물 학대 등 경찰의 수사 내용에서 빠진 추가 학대 정황을 발견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2월 법원 선고가 미뤄지면서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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