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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목동 층간소음 살인사건 국민참여재판 가보니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죄송하다’는 말로 일관했는데 두 아들과 남편을 잃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아랫집 여성의 내연남이 휘두른 흉기에 두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어머니 박모씨는 국민참여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박씨는 두 아들을 보낸 뒤 19일 만에 남편까지 잃었다. 중풍으로 평소 혈압이 높고 당뇨까지 앓던 남편은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박씨는 가해자와 얼굴을 마주칠 자신이 없어 한사코 증언을 거절해 왔다. 재판부는 박씨가 증언하는 동안 가해자를 법정 밖에 대기시키기로 약속하고 박씨를 증언대에 세울 수 있었다. 박씨는 “피고를 죽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내 아들들이 소중하듯이 사람 목숨은 다 귀중하기 때문”이라며 흐느꼈다. 명절인 설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9일 발생한 ‘면목동 층간소음 형제 살인사건’의 공판이 24일 서울 북부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 형태로 열렸다. 피고인 김모(45)씨는 내연녀 박모(49)씨의 아파트 앞 화단에서 박씨 집 위층에 사는 노부부의 아들 김씨 형제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2월 15일 구속됐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김씨가 범행을 시인한 만큼 김씨의 유죄 여부가 아닌 양형에 모아졌다. 10명의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 서류들과 양측 증인들의 증언 등을 면밀히 살펴 김씨의 범행에 계획성이 있었는지를 판단했다. 양측 증인들의 진술은 차이가 있었다. 내연녀 박씨는 숨진 김씨 형제가 먼저 욕설을 하고 밀치는 등 폭행을 해 우발적으로 범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김씨 형제의 아버지는 생전 진술에서 “김씨가 처음부터 악질적으로 말하고 두 번씩이나 올라와 아들들을 데리고 나간 것으로 보아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배심원들은 목격자인 아파트 경비원과 인근 주민의 진술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 서류들을 객관적으로 검토했다. 검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길이 약 22㎝짜리 흉기의 날을 증거품으로 제시했다. 범행 과정에서 휘어지고 부러져 피해자의 주변에 떨어져 있던 것이다. 목격자들은 진술서에서 “김씨가 범행 직후 피해자의 얼굴을 수차례 발로 차고 나서 박씨의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검사가 증거 자료로 피해자들의 부검 사진을 제시하자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배심원들은 얼굴을 돌리고 눈길을 피하기도 했다. 재판장인 형사13부 황현찬 판사는 “배심원 여러분께 피해자의 사진을 보여 주는 것은 범인의 수법을 자세히 보고 계획적인지 우발적인지 판단하게 하기 위한 것이니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김씨가 심장 등 급소를 수차례 찌르는 등 범행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결혼 2개월 된 형과 3살 된 아들을 둔 동생을 살해해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죽게 하는 등 피해자 가정에 극심한 고통을 입혔다. 또 범행 뒤 도주하는 과정에서 유흥을 즐기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정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만 내연녀의 집에서 지냈던 피고인이 층간소음의 피해 당사자라고 볼 수 없고, 범행 수법이 잔인했으며, 피고가 운동화로 갈아 신고 흉기를 준비해 다시 피해자들을 찾아갔다는 점에서 범행에 계획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다만, 피고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음에도 평생 벌금형 외에 큰 전과가 없다는 점은 배심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예비배심원 1명을 제외한 9명의 배심원 중 6명은 김씨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1명은 사형, 2명은 징역 35년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층간소음이 김씨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이번 사건은 층간소음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이후 층간소음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대책들이 제안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건호씨 “긴 호흡으로 세상 보는 역사의 눈 가져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된 추도식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씨 등 유가족과 민주당 김한길 당 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문재인 의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홍지만 원내대변인,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참여정부 시절 주요 인사와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민주당 현역 의원 40여명, 노무현재단 이병완 이사장, 문성근 이사 등도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등 야권 및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참석한 것은 2010년 1주기 당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후 3년 만이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인 배우 명계남씨 사회로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고영구 전 국정원장의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유족 인사말, 노 전 대통령의 애창곡인 ‘상록수’ 합창, 묘역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건호씨는 유족을 대표해 “고인은 역사의 진보를 의심치 않으셨다. 긴 호흡으로 세상 보는 역사의 눈을 가져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면서 “어렵고 답답한 시기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겠지만 4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을(乙)을 위한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최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참여 확대와 특권철폐 등 정치개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부르지는 않았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아침 일찍부터 추모객이 몰려 큰 혼잡이 빚어졌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날 하루 1만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처 추도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인근 산등성이 등에 올라 추도식을 지켜봤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김해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80대 치매 남편 호소에 아내는 눈물만

    “판사님, 제 처가 저를 죽이려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에 개의치 마시고 그냥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부부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14일 오전 11시 20분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서울 남부지법 406호 법정. 피고인석 뒤로 설치된 스크린 속에 남편 전모(81)씨의 증언 영상이 흐른다. 모진 마음을 먹고 한때 살해하려 했던 남편이 자신을 변호하자 이씨(71)가 숨죽여 흐느낀다. 노부부의 때늦은 화해에 방청객 30여명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오후 11시 20분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가정용 변압기로 남편 전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을 해하려 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작고 깡마른 체구의 이씨는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이씨는 재판 내내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난 50년간 화목하게 살아 온 부부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6년 전. 갑작스럽게 남편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남편의 손을 잡고 다니며 살뜰히 보살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다. 치매가 온 전씨는 툭하면 이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의처증도 심해졌다. 지난 추석에는 가족들에게 “네 엄마가 다른 남자와 놀아난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에도 병원에 다녀온 이씨에게 남편은 “어떤 놈을 만나고 왔느냐”고 욕을 하며 다그쳤다. 다시 한바탕 난리를 피운 날 밤 이씨는 아무 일 없는 듯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이 치가 떨리게 미웠다고 했다. “순간 나는 이렇게 힘든데 저 사람은 코를 골며 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끌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어요. 그동안 맞고만 살았으니 남편을 혼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술을 하던 이씨가 감정이 북받쳐 소리내 울자 아들이 달려와 어머니를 감싸 안았다. 감정을 추스른 이씨는 “내가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되뇌었다. 배심원단은 2시간에 가까운 평의 끝에 다수결로 “살해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재판부는 “살인미수가 아닌 상해로 인정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남편과 자식들이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다는 점, 또 피해자가 정성껏 병수발을 해 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유시민, 노무현 前대통령에게 추모시 바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를 앞두고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대답하지 못한 질문’이라는 추모시를 올렸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일 게재한 추모시에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그런 시대가 와도 거기 노무현은 없을 것 같은데/…(중략)…/2002년 뜨거웠던 여름 마포경찰서 뒷골목/퇴락한 6층 건물 옥탑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노무현의 시대가 오기만 한다면야 거기 노무현이 없다한들 어떻겠습니까/솔직한 말이 아니었어”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노무현재단은 오는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헌정 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헌정 시집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일반 시민들과 작가들의 작품 200편을 모았다. 한편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탈당의사를 밝혔던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탈당신고서를 민주당 부산시당에 정식 제출했다. 문 상임고문은 탈당신고서에 첨부한 ‘부산 북·강서을 지역분들께 드리는 글’에서 “대선 실패 이후 당은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방식을 대의원 50%+권리당원 30%+국민여론조사 20%로 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국민참여’를 배제했다”면서 “이는 합당정신을 부정하고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상임고문은 민주진영의 정당재편을 앞당기기 위해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탈당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 친노(친노무현)계에게 지난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물은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문 상임고문은 “모두의 노력으로 대선에서 문 후보가 48%를 받았으면 모자란 2%를 채울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당내에서 손가락질을 선택함으로써 지지자들의 마음에 상처만 남겼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숭례문이 5년 3개월의 복구공사 끝에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비롯한 대표적 장인들이 참여한 복구 결과를 두고서는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손으로 빚은 기와는 전통가마를 만들어 구웠고, 단청은 천연안료를 써서 우아한 색감을 되살렸다. 한국전쟁 때 상처 입은 현판은 조선시대 탁본을 반영해 당초 필치를 되찾았다. 일제가 철거한 문루 좌우의 성곽을 복원한 것은 가장 큰 외형적 변화이다. 경축행사는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민참여형으로 열린다고 한다. 하나의 국민축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숭례문이 복구됐다고 온 국민이 나서 기뻐해야 하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복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겁게 마음을 다잡는 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엊그제 종묘에서는 그동안의 경과를 알리는 고유제를 가졌다고 한다. 숭례문 화재에 가슴 아파하고, 성공적인 복구에 다행스러워하는 사람이 어찌 조선의 역대 왕들뿐일까. 그러니 준공식에서는 문화재 보호에 책임이 있는 누군가는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막말로 국보 제1호를 태워 먹고 간신히 되살려 놓은 게 무슨 큰 공로는 아니지 않은가. 숭례문 화재는 그 자체가 불행이지만, 훨씬 더 큰 불행을 낳았다. 한국 땅에 문화재라고는 숭례문밖에 없다는 듯 다른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사실상 ‘올 스톱’됐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초대형 건물 숲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줄지어 발굴된 지하의 시전행랑 유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점 건물인 시전행랑은 조선시대 광화문네거리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 양쪽을 메웠고, 그 집터의 기초는 지금도 대부분 남아 있다. 벌써 한 블록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럼에도 유적 보존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경기 동탄2지구 현장에서도 고려시대 관공서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동탄을 전통이 살아 있는 신도시로 가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역시 굴착기 삽날에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 문화재 정책의 진전을 가로막은 ‘숭례문 신드롬’이 반구대를 빌려 다시 찾아들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뛰어넘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보존 방법을 놓고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관심도 높아진다. 국무조정실이 ‘조기에 해결해야 할 갈등과제’로 삼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도 국민적 관심을 반영한다. 문화재 보존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보존이면 보존이고, 아니면 아니지 정치인들이 즐기는 어중간한 타협이란 곧 문화재의 훼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반구대만큼은 새누리당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문화 융성을 내세운 대통령이다. 국민이 문화적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세계적 유적의 보존만큼 확실한 문화 융성 방안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문화 융성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박 대통령이 문화예산 2%를 공약한 뜻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싶다. 예산을 쓰지 않는 문화유산 보존 의지는 그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숭례문 준공식이 그저 축제로 그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준공식에서는 먼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공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이 반구대의 질곡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나아가 준공식은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 구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문화융성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전통문화 발전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 없이 그저 봄날 하루를 즐기는 축제에 그친다면 숭례문 화재와 복구의 의미는 남는 것이 없다. dcsuh@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간첩, 국정원서 조작”

    서울에 사는 북한 이탈주민 수백명의 신원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모(33)씨 사건은 국정원이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즉각 반박하며 법적 조치를 취할 뜻을 밝혔다. 유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씨의 여동생(26)이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회유·협박·폭행을 당한 끝에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여동생의 진술이 유씨에 대한 공소사실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상황에서 진술이 허위라면 공소사실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씨의 여동생은 “국정원 조사에서 오빠가 간첩인 것처럼 유도했다”면서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 오빠의 형량을 낮춰주고, 나중에 오빠와 함께 한국에서 살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는 폭행을 당했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독방에서 지냈다”고 덧붙였다. 유씨의 여동생은 입국 이후 6개월 동안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 머물러 오다가 지난 26일 법원의 인신구제 청구 심문을 계기로 민변이 제공하는 거처로 옮겼다. 유씨 여동생은 다음 달 23일까지 출국해야 한다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에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 당시 회유나 협박을 통한 사건 조작이 있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국정원 측은 “민변이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유씨 사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참여재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배심원 해보니 유익… 그런데 지루하고 너무 졸려요”

    “대단한 경험을 하고 온 하루였지만 눈꺼풀은 무겁고 꼼짝 않고 앉아있자니 아주 힘들었다.”(지난달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나갔던 A씨) 국민참여재판을 경험한 배심원들은 지루함과 졸음을 재판의 가장 큰 어려운 점으로 생각한다. 서울중앙지법이 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배심원 88명을 대상으로 25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9%인 65명이 ‘지인에게 배심원 참여를 권유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다시 배심원 통지를 받을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72.7%(64명)가 ‘그렇다’라고 답해 참여 경험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참여재판은 재판에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제도 정착을 위해 2008년 1월 도입됐다. 배심원 직무수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61.5%(56명)가 ‘장시간의 재판 진행’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배심원들의 참여재판 후기를 살펴보면 장시간 재판 속에 지루함과 견디기 힘든 졸음 등이 주를 이뤘다. 배심원으로 나갔던 B씨는 “점심을 먹고 다시 재판을 시작하는데 재판장이 ‘배심원 여러분 졸리실 테니 다 같이 기지개 한번 켜고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인상적이었다”면서 “때론 지루하고 졸리기도 했지만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장시간의 재판 진행’ 다음으로는 ‘법률용어 및 재판기록 등 이해의 어려움’(18.7%), ‘수입감소, 직장에서의 불이익 우려’(8.8%) 순으로 나타났다. ‘보복에 대한 우려’, ‘내 판단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 ‘재판 현장에 있는 심리적 불편함’ 등도 있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배심원들의 54.5%는 재판 진행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25.0%는 ‘시간을 정해서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기일을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대해 ‘법관의 의견을 들은 뒤 판단이 달라졌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83.3%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법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국민참여재판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올레길 살인범 23년형 확정…‘주부 살해범’ 2심도 무기징역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인범 강모(47)씨와 대낮에 가정집에 침입해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진환(43)에게 각각 징역 23년과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1일 제주 올레길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3년과 정보공개 10년, 전자발찌 착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강간 범의를 가지고 폭행에 착수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지 않고 피고인의 범행 동기나 수단, 결과 등에 비춰 보면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의 항소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판단도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해 7월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에서 A(40·여)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강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재판부에 욕설을 퍼붓다 법정모독죄로 감치 20일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 10부(부장 권기훈)는 이날 서진환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1심의 신상정보공개 10년 및 전자발찌 착용 20년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실낱같지만 교화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춰 사형 선고만은 면하되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시했다. 서진환은 지난해 8월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30대 주부 A씨가 유치원에 가는 자녀를 배웅하는 사이 집 안에 들어가 숨어 있다가 귀가한 A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위탁여아 성폭행한 父子 참여재판서 징역 7~8년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위탁받은 여자 어린이를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부자(父子)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천대엽)는 지난 6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3)씨와 아들 B(34)씨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10년 동안 공개하고 B씨에게 특별히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이 꾸며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생생하고 독특하며 구체적이라는 점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A씨와 B씨는 피해자가 위탁 가정에서 자란 탓에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주장을 솔직히 터놓고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2006~2011년 피해자를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어려운 法, 쉽게 알게 돼”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어려운 法, 쉽게 알게 돼”

    “혼인 신고부터 전세 계약까지 등록해야 하는 것도 많고 결정해야 하는 것도 많아요. 어려운 법을 쉽게 배울 기회라고 생각해서 왔어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이 27일 서울동부지법(광진구 아차산로)에 떴다. 바람직한 재판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동부지법의 ‘지혜나눔’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온 30명의 이주여성은 법원 구석구석을 누비며 생활 속 법률을 익혔다. 가족관계 등록 관계법령을 배울 때는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 출생신고, 국적취득(귀화), 혼인신고 등은 다문화 여성이라면 꼭 거쳤거나 거쳐야 하는 법적인 관문. 조금 어려운 단어와 법률 용어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입으로 읊조리며 수첩에 꾹꾹 눌러썼다. 법정에서 실제 재판도 봤다. 만취해 딸 같은 직장 동료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남성에 대한 심문을 숨죽여 지켜봤다. 몇몇은 수의를 입고 퇴장하는 피고인을 매서운 눈으로 끝까지 째려봤다. 인솔한 사무관에게 “그럼 저 사람은 교도소에서 5년을 사는 거냐”, “국민참여재판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자녀 4명을 키운다는 일본인 스기타니 나오미(42)는 “다문화 가정에서도 잘나가는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엄마가 똑똑해야 그런 자식을 키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국에서 온 하미선(38)씨도 “한국에서 16년을 살았는데 여전히 편견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혹시 우리 애도 다문화 자녀로 눈총받지 않을까 싶어 직접 배워서 가르치려고 왔다”고 말했다. 곧이어 열린 현직 여성판사와의 간담회. 참석자들은 ‘아줌마’란 공통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했다. 대체 공부를 얼마나 잘해야 판사가 되는 거냐고 묻는 열혈 학부모부터 재판은 한달에 몇번을 하느냐, 변호사 선임료는 얼마나 되느냐 등 화기애애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중국 출신 여성(40)은 “밀린 월급 못 받은 외국인 직원들이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사장이 돈 없다고 드러누웠다”면서 “처음부터 그럴 작정으로 외국인들만 고용했던 것 같다”고 푸념했다. 원정숙 판사는 “이미 승소판결을 받은 채권도 10년마다 다시 재판을 받아야 나중에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서 법률구조공단, 소송구조제도, 가압류 절차 등 관련기관·제도를 쉽게 설명했다. 정슬기 광진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담당자는 “한국문화에 익숙한 분들인데도 법이라면 어려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가족관계 등록, 국적취득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을 배워서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출구 없는 文

    출구 없는 文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갑작스러운 4·24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 당내 계파정치로 인한 여론의 외면, 꽉 막힌 정부조직법 협상 등 ‘3중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한 복안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의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그가 당을 이끄는 마지막 선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 탓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최근 한 사석에서 “(당이) 정말 힘들다. 한마디로 숨만 겨우 쉬고 있는 상황이다”고 표현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계파 다툼과 안철수 신당 변수로 인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하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당을 혁신하고 재건해야 할 임무를 맡고 있는 비대위원장으로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 비대위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은 악마의 유혹”이라며 신당 창당론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민주당 의원들이 신당으로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해 왔지만, 막상 ‘의원 빼가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4·24 재·보선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면서 예상보다 신당 창당 움직임이 빨라졌다.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가 자칫 당내 분열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많다. 문 비대위원장 역시 안 전 후보와의 관계설정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당내 사정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문 비대위원장은 한결같이 계파정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달 초 충남 보령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은 뿌리 깊은 계파의식을 없애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전당대회(전대) 규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또다시 극명하게 드러났다. 모바일투표 존폐 여부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 논란이 재현됐고, 공식기구인 전대준비위원회가 마련해 표결처리된 규칙조차 혁신위원회 반발로 뒤집어졌다. 이면에는 주류·비주류 간 계파다툼이 존재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전당대회에 참여할 국민참여선거인단 규모를 둘러싸고 ‘계파갈등’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도 문 비대위원장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문 비대위원장은 “시간은 우리 편이고, 여야 협상으로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이 시간을 끌수록 야당의 ‘발목 잡기’ 이미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우리 당의 입장을 왜 강하게 밀고 나가지 못하느냐는 얘기가 많다”며 당 지도부의 협상 전략에 대해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이렇게 풀자] ‘검찰·정치개혁’ 유사… 실행의지가 관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통 법안으로는 검찰개혁 법안들과 정치개혁 법안들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법안 통과를 놓고서는 양당이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국민이 개혁을 체감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이 담긴 법안은 ‘검찰청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대표적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를 폐지하고 감찰을 담당하는 대검찰청 검사를 외부에서 공모하게 되어 있다. 또 검사징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검사의 징계사유에 인권침해행위, 금품수수와 향응 등 경제적 편의 제공 등을 추가했다. 이들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다만, 검찰개혁이 공통 공약이기는 하지만 양당의 온도 차이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중수부 폐지 등 양당 이견이 없는 공통 공약에 대해서는 추진에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과 같은 공통 공약이 아닌 부분까지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실종된 것은 아닌지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변 의장은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강력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공약집에 반영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제시한 국정과제는 상설특검제 등 핵심공약이 실종되거나 왜곡됐고 공약집보다 추상적인 표현으로 일관해 검찰개혁의지 실종을 바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당은 정치개혁에 대한 인식도 비슷하다. 대통령 권한 축소, 국회 및 정당의 기득권 포기가 핵심이다. 우선 양당 모두 제왕적인 대통령 권력 분산 방안으로 총리 권한 강화를 공통으로 내세웠다. 새누리당은 총리에게 헌법과 법률에 따른 실질적 권한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민주당은 ‘책임총리제’를 들고 나왔다. 정당 개혁에 대해서는 여야 동시 국민참여경선 실시를 법제화해 공천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중앙당의 정치적 권한을 각 시·도당에 이양해 분권 정당을 만들자는 데도 생각이 일치한다. 또 기초단위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공통으로 제시했다. 국회 개혁과 관련해서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역할 강화와 예산결산위원회 상설화를 약속했다. 이런 공약의 상당수는 그동안 정치권 내에서 논의돼 온 과제들이다. 하지만 정치개혁 공약들은 대선 기간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측면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이를 이행하려면 정치권의 의지도 필요하다. 당장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당 분권화, 비례대표 확대 등은 정치권의 오랜 과제이지만 실제 시행되면 상당한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며 “막상 도입하려면 상당한 진통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부정적 의견 등을 고려하면 정치개혁 공약에서는 국회의원 겸직 금지, 국회윤리특위 강화 등 상대적으로 쟁점이 덜한 공약들부터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유시민 “직업으로서의 정치 은퇴”

    유시민 “직업으로서의 정치 은퇴”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습니다.” 진보정의당 소속 유시민 전 의원이 정치인으로 살아온 10년을 마감하고 19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을 갖거나 보도자료를 내는 대신 자신의 트위터에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기고 조용히 퇴장했다. 유 전 의원은 통합진보당이 분당 사태를 겪으면서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상당히 오랜 기간 (정계 은퇴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도전이 다 실패한 데다 정권 교체도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1988년 이해찬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리며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았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사후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8년 민주당을 탈당하고 같은 해 4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10년 국민참여당을 창당한 뒤 경기도지사 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1년에는 참여당 일부를 이끌고 통합진보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최악의 폭력 사태를 거치며 쪼개졌고, 반대파는 그를 ‘분열주의자’로 몰았다. 가는 곳마다 당이 깨져 ‘정당 브레이커(Breaker)’라는 말이 늘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여행 중인 유 전 의원은 돌아오는 대로 당분간 집필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정의당 당적은 유지하지만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매일 기도합니다…나도 곧 갈 테니 편히 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나도 곧 갈 테니 편히 쉬라고”

    “아내를 사랑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가 묻혀 있는 곳을 떠올리며 매일 기도합니다. 나도 때가 되면 그곳으로 갈 테니 편히 쉬면서 나를 기다려 달라고….” 25일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 서울 남부지법 406호. 증인석에 앉은 쑥색 수의 차림의 노인 이야기에 법정 안은 숨죽인 듯 조용했다. 듬성듬성한 백발에다 깡마른 체구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가슴속 이야기를 토해 낸 듯 한마디 한마디 힘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떨림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 아파트 8층 거실에서 치매를 앓던 아내 조모(당시 73세)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이모(79)씨는 ‘현재 어떤 심정이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아내를 먼저 보내고 따라가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아내 조씨는 2008년부터 기억력 감퇴 등의 증세를 보이다 2010년부터 치매를 본격적으로 앓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치매가 더욱 심해진 아내는 이씨가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했다. 1987년부터 여러 차례 큰 수술을 할 때마다 아내를 간병해 온 이씨는 아내가 치매 증세를 보인 뒤에도 정성껏 돌봤다. 이씨는 “외출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수도권 일대 안 가 본 곳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아내 손을 잡고 새벽 기도를 다니고 하루 24시간 아내 곁에서 함께했다. 하지만 아내의 증세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밤이면 더욱 심해졌다. 20년간 함께 살며 시부모를 모셔 온 며느리에게 심한 말을 하거나 손자들 앞에서도 이씨에게 거친 욕설을 했다. 1년 전에도 견디다 못한 이씨가 베란다에서 투신하려던 것을 아들이 말려 그만둔 적도 있었다. 요양을 권할 때면 조씨는 “나를 미친 사람 취급하느냐”면서 완강히 거부했다. 사건 당일도 아내는 이씨가 바람을 피운다며 한 시간 넘게 욕을 하고 폭행했다. 거실로 자리를 피한 이씨를 따라 나온 아내가 “부모 없이 막 자란 놈”이라고 욕을 하자 어린 시절 부모를 일찍 여읜 상처를 가진 이씨는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 아내를 넘어뜨린 뒤 이씨는 “같이 가자. 내가 사랑하니까 이러는 거야. 애들 짐 덜어 주는 거야. 이 길밖에 없어”라고 말하며 목을 졸랐다. 1963년 결혼해 50년간 함께해 온 부부의 비극적인 마지막 순간이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김용관)는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5년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생명의 가치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이 존귀하므로 어떠한 행위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면서도 “고령화 사회에서 가족 내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2년 가까이 치매 걸린 아내를 헌신적으로 병수발해 오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다른 가족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피해자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 한 점, 가족들이 선처를 원하는 점과 고령의 나이를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 ‘구속력’ 생긴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 ‘구속력’ 생긴다

    현재 ‘권고’의 효력만 있는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에 사실상 ‘기속력’(판결의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피고인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 등은 법원 직권이나 검사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다.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지난 18일 제7차 회의를 열어 ‘국민참여재판 최종 형태(안)’를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은 사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재판으로 2008년 1월에 도입됐다. 사건 관할 법원 담당 지역 내 20세 이상 국민 중 무작위로 7명 또는 9명을 배심원으로 선정한다. 대법원은 사법개혁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최종 형태 결정을 위한 논의를 해 왔다.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현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하되 배심원 평결 효력과 실시 요건 등을 일부 수정했다. 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서 배심원 평결을 존중해 판결에 반영해야 한다. 다만 배심원의 평의, 평결 절차나 내용이 헌법, 법률 등에 위배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평결과 달리 판결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유죄냐 무죄냐가 아니라 형을 얼마나 내릴지(양형)에 대한 배심원의 의견은 지금처럼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 현행법은 ‘배심원 평결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배심원 평결에 대해 권고 효력만 인정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모두 848건의 형사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가운데 재판부가 배심원의 평결과 달리 판결한 사건은 66건(7.8%)이다. 위원회는 미국의 배심재판처럼 배심원 평결에 완전한 법적 기속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현행 헌법과의 적합성과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을 고려해 예외 규정을 뒀다. 구속력을 강화한 대신에 배심원 평결의 가결 기준은 현행 ‘과반수 동의’에서 ‘4분의3 이상 동의’로 강화됐다. 다수 의견이 4분의3이 안 될 경우 재판부는 배심원 의견을 참고만 하게 된다. 법정 자리 배치는 민사법정처럼 검사와 피고인 및 변호인이 대등하게 재판부를 바라보면서 나란히 앉도록 변경한다. 쌍방이 마주 보고 앉는 현행 배치 구도는 검사석에서는 배심원의 표정을, 피고인 및 변호인석에서는 증인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최종안은 오는 3월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서 확정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하프타임]

    암스트롱 올림픽 메달 박탈 위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7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개인 독주에서 동메달을 딴 랜스 암스트롱(미국)에 메달을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고 AP 등 주요 외신들이 긴급 보도했다. 암스트롱은 ‘투르 드 프랑스’ 7회 연속 우승으로 사이클계의 전설 대접을 받았지만 지난해 미국 반도핑기구(USADA)의 도핑 보고서 발표 이후 국제사이클연맹(UCI)에서 영구 제명됐다. 前 국대 김동현, 3년 실형 선고 서울고법 형사9부(김주현 부장판사)는 17일 여성을 위협해 외제차를 빼앗는 등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된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김동현(29)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전 프로야구 선수 윤찬수(27)씨에게도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특수강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는 특수강도 혐의 대신 강도 혐의를 적용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기성용 교체출전 팀 FA컵 탈락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17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 원정 경기 후반 15분에 교체 투입돼 30여분을 뛰었다. 허벅지를 다쳤다가 그라운드에 돌아온 뒤 14경기 연속 출전이다. 후반 40분 왼발로 깜짝 중거리슛을 날리기도 했지만 골키퍼의 손에 걸려 득점하지 못했다. 스완지시티는 후반 아스널의 파상공세에 밀려 고전하다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결승골을 허용, 0-1로 져 탈락했다. 국민銀·삼성생명 결승 진출 국민은행이 17일 경북 경산체육관에서 열린 동아백화점과의 여자프로농구 챌린지컵 준결승에서 74-66으로 이겨 결승에 선착했다. 이경희가 25점, 강아정이 22점을 올렸다. 삼성생명도 KDB생명을 80-69로 꺾고 국민은행과 우승컵을 놓고 겨루게 됐다. 이선화가 28득점, 1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결승전은 19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배심원은 증언보다 증거를 더 믿는다

    배심원은 증언보다 증거를 더 믿는다

    ‘배심원 무죄율이 높은 건 CSI(미 과학수사대원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 효과 때문?’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무죄율이 일반 형사사건의 1심 무죄율(3.3%)보다 2배 가까운 6.3%로 파악됐다. ‘10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중범죄자들이 배심원의 관대함을 악용하기 위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신문이 15일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대검찰청의 ‘국민참여재판이 배심원 무죄 평결에 미치는 요인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배심원은 피해자라고 해도 진술을 번복하면 불신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팀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평결이 난 734건 중 무작위로 86건을 뽑아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무죄 평결의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40건·46.5%)이었다. ‘목격자·참고인 등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무죄 평결한 사례까지 합하면 51.5%(44건)에 달했다. 또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음’(29.1%),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 부족’(22.1%) 등의 이유가 뒤따랐다. 살인미수처럼 피의자의 고의성 여부가 유무죄를 가리는 중대 변수로 작용하는 사건에서는 판사는 유죄를, 평결단은 무죄를 선고한 경향이 뚜렷했다. 분석 대상 중 살인미수 사건은 모두 14건이었는데 이 중 12건에서 판결과 평결의 유무죄가 엇갈렸다. 피해자 증언에 의존하는 성범죄 사건도 시민 평결단이 피해자 진술을 의심해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많았다. 일례로 2009년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강간미수·상해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배심원단이 “피고 A씨가 여성 B씨를 성폭행하려고 여관방에서 심하게 구타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죄 평결했다. “피해자가 폭행당한 정도에 대한 진술을 계속 바꾼다”는 이유 때문이다. 연구진은 배심원단이 피해자나 목격자 진술을 의심하는 성향을 보이는 데 대해 ‘CSI 효과’가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CSI 효과란 미국 과학수사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시민들이 완벽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국민들이 증언보다 법과학 증거를 더 신뢰하고 특히 DNA나 지문 증거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수사기관의 조사 방법 역시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권고 수준인 배심원 평결이 앞으로는 법적 구속력을 얻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윤 경찰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백을 받는 데 집중하는 조사 관행을 깨고 피해자, 참고인 조사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검찰, 경찰이 듣고 싶은 질문만 유도심문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개방형 질문을 통해 폭넓은 진술을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닻 올린 문희상號… 중도·비주류 전진배치, 친노는 2선 후퇴

    닻 올린 문희상號… 중도·비주류 전진배치, 친노는 2선 후퇴

    대선 평가 및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닻을 올렸다.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전면에서 물러나고 비주류 인사가 대거 포함된 게 특징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에 3선의 설훈·김동철 의원과 재선의 문병호 의원, 초선의 박홍근·배재정 의원 등 원내 인사 5명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등 원외 인사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을 인선했다. 이 가운데 주류 그룹과 가까운 비대위원은 박·배 의원뿐이다. 이들 역시 문재인 전 대선 후보와는 가깝지만 친노 인사로 분류되기에는 색채가 옅다는 평이 많다. 사실상 중도·비주류 성향의 인사들로 비대위원회가 꾸려진 셈이다. 김·문 의원은 줄곧 주류를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당내 비주류 쇄신파의 대표주자다. 설·박 의원과 오 위원장 등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출신도 3명이나 포함됐다. 정성호 수석 대변인은 ‘혁신성, 균형감, 지역 및 세대’ 고려를 3대 인선 원칙으로 꼽고 “당내에서 쇄신 의지가 강한 분을 우선으로 검토했다”며 “균형적 시각을 갖춘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신 지역과 세대가 치우치지 않도록 고루 안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키워드로는 ‘혁신’을 내세웠다. 주류 측은 주도권 경쟁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비대위 인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차기 당권이 걸린 전당대회 준비를 비주류 비대위원들이 도맡게 되면서 전당대회 방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비주류인 김 의원은 “경선은 대의원과 당원을 대상으로 하고, 국민참여는 ‘여론조사’로 하면 된다. 이런 쪽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중량감이 부족한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져 첨예한 계파 갈등 속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다윗이 골리앗을 기운으로 이겼느냐”고 반박했다. 외부인사 추가 영입은 이번 주 내 완료하기로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선대위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 간사였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등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대선평가, 정치혁신, 전대 준비 관련 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대선평가위원회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인사 기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정치개혁 입법 차기정부 출범 전 완수하라

    18대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정치 쇄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구태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정치를 개혁하고 쇄신하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국민들의 ‘새 정치’에 대한 열망과 주문이 컸기에 그런 민의를 받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뒤 정치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치 개혁을 외면하고 있다. 대선 기간에는 정치 쇄신 실천방안을 마련하자며 여야 공동협의체까지 만들고, 대선 전이라도 입법화하자고 큰소리 치더니 이젠 논의 자체가 실종된 인상이다. 여야는 하루빨리 정치쇄신개혁특위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정치개혁 입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여야가 대선 과정에서 경쟁적으로 쏟아낸 정치쇄신안의 핵심은 바로 국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당과 국회의 개혁이었다. 박근혜 당선인은 여야 동시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경선’과 공천비리 시 30배 과태료와 공무담임권 20년 제한, 비례대표 밀실공천 근절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는 국회의원의 영리목적 겸직 금지, 중앙당 권한 축소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연금과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등 국회의원의 3대 특권을 폐지·축소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는 등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데는 여야 공히 같은 입장을 보였다. 선거가 끝났다고 정치권이 정치 개혁에 나몰라라 뒷짐지고 있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다. 지금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공약 실천을 위해 수조원의 국채 발행도 불사할 태세다. 택시업계를 위한 ‘택시법’ 같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정치 쇄신 공약을 지키는 데는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국민 세금을 한 푼도 축내지 않으면서 오히려 부패 정치 청산으로 국민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여야는 우선 시급한 새해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대로 정치개혁특위부터 구성해 가동하길 바란다.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부문만이라도 내년 2월 새 정부 출범 전 정치개혁 입법으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서라도 정치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18대 대선 매니페스토에서 차기 정부의 명칭을 ‘국민행복 정부’(가칭)라고 밝혔다.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경제성장에 따른 국가 발전의 과실이 개인의 삶과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정치, 경제, 복지, 교육, 여성, 민생 등 주요 정책의 방향도 이 같은 기조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1)정부조직 박근혜 정부는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15부 18청 대부처제’가 개편된다. 박 당선자는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질 행정 부서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개별 부처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국가 미래를 전망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 미래전략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보 공개의 개방 확대와 부처 간 칸막이 제거, 정부의 지식경영시스템 구축과 수요자를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공감도가 커진 만큼 정치 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당선자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폐지, 비례대표 밀실공천 폐지, 국회의원 후보 선출과 관련 여야의 국민참여 경선 법제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 불체포 특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과 장관의 인사권 보장, 기회균등위원회 설치, 대탕평 인사도 약속했다. 검찰의 대수술도 예고했다. 대검중수부를 폐지하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사제를 도입한다. 검찰총장은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로 임명하고, 추천된 인물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총장직에 오를 수 있도록 못을 박았다. 또 현재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의 직급을 순차적으로 감축하고, 검사의 직급을 법률의 규정에 맞게 운영할 방침이다. 검사의 적격검사 기간을 현재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비리로 퇴직한 검사는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2)경제정책 박 당선자의 경제 정책은 중산층 재건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공정경제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중산층 70%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해 빚에 허덕이는 320만 채무불이행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창조 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는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고 부문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경제적 양극화’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틀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가 동반 성장하는 경제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박 당선자의 가계부채 정책을 보면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설립해 신용회복 신청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해 장기분활 상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불법 추심으로부터의 채무자 보호도 강화한다. 이른바 ‘하우스 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계속 거주하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선 기간 동안 여야의 핫이슈로 자리 잡았던 경제민주화 공약도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면서 추진된다.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를 도입한다. 골목상권 보호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근절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을 실시한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불법·사익편취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3)안보·남북관계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 청사진은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에 따른 상호 보완적 발전이다. 이른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다. 북한 당국과의 대화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고 정상 회담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북핵 문제와 장거리 로켓 발사 사태 등으로 첫 출발부터 꼬여서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박 후보의 남북관계 정상화 프로세스를 보면 신뢰와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지하자원의 공동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도 추진한다. 안보와 국방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가칭)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장거리 미사일의 조기 전력화에도 나선다.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관계를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중관계를 협력동반자 관계자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동아시아 역내 국가 간 핵안전 증진을 위한 새로운 협력 장치도 강구하기로 했다. (4)교육정책 박 당선자의 교육 정책은 사교육비 절감, 초등학교의 ‘온종일 학교’,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학생의 ‘반값 등록금’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교육 정상화 촉진특별법’을 제정해 선행학습 유발 시험이나 초·중·고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출제 등을 금지키로 했다.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과 관련, 오후 5시까지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맞벌이 가정을 위해 ‘방과후 학교 운영 및 교육복지 지원법’을 제정해 오후 10시까지 무료돌봄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에 한해 필기시험 없이 독서와 예체능, 진로 체험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2014년까지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국가장학금을 소득 8분위까지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임신과 출산 지원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의 경우 12개월 영아까지 분유와 기저귀를 지원하고 만 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비를 무료로 지원한다. 또 고위험 임산부에게는 별도 진료에 따른 경비도 지원한다. 임신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제를 도입하고 ‘아빠의 달’을 도입해 한 달간 통상임금의 100%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한다. 셋째 아이에게는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5)복지·사회정책 박 당선자는 민생 안정을 위해 ‘4대 악’으로 불리는 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가정파괴범 척결에 주안점을 둘 전망이다.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집행 유예를 금지시키며 판결 시 양형 기준의 하한선 적용 사례를 개선한다. 인터넷 성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수사에서 재판까지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발생 방지에도 주력한다.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인력 2만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암과 심장, 뇌혈관, 희귀성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여기에 실직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임플란트 진료비도 경감한다. 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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