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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사회에 양성평등 바람 분다

    공직사회에 양성평등 바람 분다

    7세 이하 자녀 둔 남녀 모두 당직 제외 인물 우표·교과서 성차별 요소 등 수정공직사회에 양성평등 바람이 불고 있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법령과 사업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성차별적 요소를 찾아내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45개 중앙부처와 260개 지방자치단체가 3만 3195건의 법령·사업에 대한 성별영향평가를 해 8835건의 개선계획을 세웠다고 27일 밝혔다. 성별영향평가는 정부 주요 정책에 성차별적 요소는 없는지, 성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정책 개선에 반영하는 것이다. 2012년 도입 이후 매년 시행하고 있으며, 각 기관이 마련한 개선계획이 해마다 늘고 있다. 개선 사례는 정책을 보완한 것부터 양성평등 관점에서 잘못된 직장 문화를 바꾼 것까지 다양했다. 강원 정선군은 그간 만 7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만 당직근무에서 제외했지만, 이번에 어린 자녀가 있는 남성도 당직 근무를 하지 않도록 했다. 자녀 양육은 부모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서다. 남성 위주의 인물 우표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물이 등장하는 우표를 만들 때 성별 균형을 고려하기로 했다. 남성 위인을 새겨 놓은 인물 우표는 수십 종이 발행되고 있지만, 우표에 등장한 여성 위인은 신사임당, 유관순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교육부는 교과서 속 성차별과 인권침해 요소를 검토해 수정하기로 했다. ‘씩씩한 남자, 얌전한 여자’, ‘여자는 집안일, 남자는 바깥일’ 식의 성차별적 내용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시행한 ‘교과서 속 성차별적 표현 개선 국민참여 공모’에서 국민이 가장 많이 지적한 성차별 표현은 교과서 속 남녀 고정관념(68.7%)이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서 건설 현장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화장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 현황과 성별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업 여성 노동자는 2014년 2만 7895명에서 2016년 5만 7583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실태조사 결과 건설업 여성 노동자의 12.1%가 일터에 ‘여성 화장실이 없다’고 답했다. 건설업을 남성만 하는 일로 여겨 온 탓이다. 이에 최근 국회에서 건설 현장에 남녀 화장실과 탈의실을 설치하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성희롱 발생 시 계약 해지를 명시하도록 공연예술출연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손학규 “내년 총선 바른미래당이 승리할 것”…사퇴 언급은 없어

    손학규 “내년 총선 바른미래당이 승리할 것”…사퇴 언급은 없어

    내분과 내홍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가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평화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대안연대’(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와의 통합을 거부하고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제3당 바른미래당이 크게 약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전략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했다. 손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았다. 패권주의와 의회 무시, 그리고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은 계속되고, 정치는 실종됐다”면서 “제게 남은 꿈과 욕심은 바로 이러한 한국정치의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충분한 권한을 갖고 대통령과 국회가 협조해서 국정을 다스리는 것, 정당 간 협조와 연합으로 국정이 안정되고 원만하게 운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게 저의 마지막 꿈”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특히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당제가 필요하다”면서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3당을 굳건히 지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해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좌우의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고 중도의 길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서 “이것이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그것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또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된다”면서 평화당 또는 대안연대와의 통합 역시 거부했다. 손 대표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기적을 보실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절망이 중간지대를 크게 열어놓을 것이고, 그 중심을 잡는 바른미래당에게 민심이 쏠릴 것이다. 제3지대를 튼튼히 장악하기만 하면 총선은 바른미래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손 대표는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서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전) 대표. 저와 함께 가자. 이제 싸우지 말고 함께 승리의 길로 나가자”라면서 “우리 다함께 바른미래당으로 튼튼하게 자리 잡고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의 모든 개혁세력이 제3지대에서 함께 모여 대통합 개혁정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의 길로 나가자”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제 곧 총선을 준비하겠다.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인재개발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면서 “청년과 여성의 인재 영입에 특별히 공을 들이겠다. 새 인물 영입과 공정한 공천은 선거 전략의 핵심이다. 과감히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서 당을 새롭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손 대표는 “여성과 만 50세 이하 청년들로 공천의 50% 이상을 채우겠다. 비례대표 공천도 상향식으로, 100% 국민참여 공천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면서 “천 시스템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다양하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대표는 또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국 내각’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좀 엉뚱하게 들리실지 모르겠고, 별로 받아주실 것 같지는 않지만 지금은 거국 내각을 구성해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해 주실 것을 건의한다”면서 “거국 내각과 함께 장관 인사 등 주요 국사를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가 원로로 구성된 가칭 ‘국가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론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손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면서 당내에서 제기되는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62% “정부 규제개혁 불만족” 불만족 85% “정책·정치 실패”

    결국 정책의 패착, 정치의 실패가 꼽혔다. 서울신문이 배화여대 박성민 교수팀과 함께 기업·소상공업체 289곳을 대상으로 5~7월 의견조사, 현 정부 규제개혁의 빈도와 강도에 대한 불만의 이유를 조사해 19일 분석한 결과다. 우선 현 정부의 규제개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61.93%(기하평균)에게 만족하지 않는 이유를 추가로 물었더니 정책 실패(46.37%), 정치 실패(38.55%), 인사 실패(7.26%)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전 정부에 비하면 현 정부 규제개혁에 대한 불만이 줄었는데, 이전 정부에 비해 현 정부 규제개혁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47.41%(기하평균)는 정치 실패(37.23%), 정책 실패(35.77%), 인사 실패(13.87%) 순으로 1·2위가 바뀐 답을 내놓았다. 이는 조사가 진행된 기간 추가경정예산이 100일 동안 계류되는 등 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엔 데이터 활용, 온오프라인 통합(O2O) 관련 규제완화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은 채 쌓여 있다. 이전 정부 대비 현 정부 개혁 빈도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19.03%(기하평균)는 정책 실패(54.84%)에 이어 소통 실패(32.26%)를 두 번째 이유로 꼽았다. 행정부의 규제 관련 소통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것인데, 이는 ‘손톱 밑 가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푸드트럭 허용’ 같은 일상 규제 해결을 홍보한 이전 정부에 비해 현 정부의 대표 규제정책인 ‘규제 샌드박스’가 다소 전문적인 측면이 있어 나온 결과로 읽힌다. 규제개혁 국민참여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중견기업에서, 규제개혁 행정조사 만족도는 대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3을 보통으로 숫자가 클수록 만족도가 높음을 나타내는 5점 척도 조사에서 국민참여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2.89였고 표준편차는 0.38로 응답자들 간 의견 차가 크지 않은 편이었다. 역으로 행정조사 만족도 평균은 2.54고 표준편차는 0.46으로 응답자들 간 의견 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백색국가 日 제외’ 행정예고…의견 수렴 후 새달 시행

    ‘백색국가 日 제외’ 행정예고…의견 수렴 후 새달 시행

    정부가 한국의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14일 행정예고했다. 다음달 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국제 수출통제 체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국제 공조가 어려운 국가에 대해 전략물자 수출지역 구분을 변경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기존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나누고 일본을 가에서 가의2로 재분류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의1 지역은 전략물자 비민감품목에 대한 포괄허가를 허용하는 등 가 지역과 동일한 규정이 적용된다. 가의2 지역에 들어가는 국가는 현재로서는 일본이 유일하다. 의견을 내고 싶은 단체와 개인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법령을 확인한 뒤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앞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을 때 일본에서 4만여건의 의견이 모인 만큼 한국에서도 의견이 폭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견 수렴을 마치면 규제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에 개정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시행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 개정안 오늘 행정예고…9월 중 시행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 개정안 오늘 행정예고…9월 중 시행

    성윤모 산자 “일본 협의 요청시 언제든 응할 준비”일본이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빼는 2차 경제보복을 지난 2일 단행한 가운데 정부가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14일 행정예고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날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20일간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의견수렴 마감 시한인 9월 2일이 지나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9월 중 개정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시행한다. 개정안은 전략물자 수출지역을 기존 가, 나 지역에서 가의1, 가의2, 나 지역으로 세분화하고 신설되는 가의2 지역에 적용되는 규정에 관한 내용이 담긴다. 백색국가인 가의1 지역은 기존 가 지역 29개국 중 일본을 제외한 28개국이 들어간다. 전략물자 비민감품목에 대한 포괄허가를 허용하는 등 가 지역과 동일한 규정이 적용된다. 가의2 지역에 들어가는 국가는 현재로선 일본이 유일하다. 가의1 지역처럼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했지만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거나 부적절한 운용사례가 꾸준히 발생한 국가가 앞으로 가의2 지역에 포함된다.가의2 지역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적용하되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 심사는 면제해준다.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는 전략물자의 수출입 통제에 관한 사항을 정해 국제평화, 안전유지 및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업부는 일반적으로 해마다 1회 이상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하며 최근 개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1일(시행일 기준)이다.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사람 혹은 기업은 산업부 무역안보과로 서한 또는 팩스를 발송하거나 국민참여입법센터 온라인 의견수렴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된다. 앞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을 당시 일본에서는 4만여건의 의견이 모였다. 정부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놨다.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고시 개정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의견수렴 기간 협의를 요청하면 언제, 어디서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이 한국 정부의 대화 요청에 꾸준히 불응하고 있는 만큼 공식 의견서를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핵심 반도체 소재 3종 등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후 이달 2일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추가 경제보복을 시행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대아파트 공실 청년 주거공간 활용을”

    “지역 청년 주거문제 해결과 공동체문화 재생을 위해서 지역의 영구 임대아파트 공실을 청년 주거공간으로 바꿔서 이를 확산시키면 어떨까요.”, “스마트폰 뒷면에 비상버튼을 설치해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주세요.” 정부의 온·오프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인 광화문1번가 열린소통포럼이 처음으로 지역 현장에서 열린다. 행정안전부와 광주시, 광주시민권익위원회는 13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에서 ‘찾아가는 현장포럼’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 포럼은 국민과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열린소통포럼의 지역 행사다. ‘광주 시민이 제안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을 주제로 그간 논의된 시민 제안 가운데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마을자치와 일자리, 마을공동체 재정운영, 청년주거, 여성안전, 복지 공공성 등 5가지를 다룬다. 시민 제안 발표 뒤 주제별 토론을 벌인다. 지역단위 시민사회단체·지자체와 정부 유관기관이 직접 배석한다. 이 포럼은 광화문1번가 국민참여플랫폼(gwanghwamoon1st.go.kr)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생중계된다. 국민 누구나 오프라인 포럼에 참석할 수 있다.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며 실시간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광화문1번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5~7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산하 조직인 국민인수위원회에서 운영한 정책 제안 플랫폼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정책 쇼핑몰’을 내걸고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에서 선보인 ‘문재인1번가’가 모태다. 광화문1번가의 민원 기능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분화되고 정책토론 기능은 ‘열린소통포럼’으로 재개편됐다. 열린소통포럼은 정부서울청사 별관 1층에서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 정책토론을 진행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고유정, 첫 재판 뒤 머리채 잡혀…“전 남편 성폭행” 주장 고수

    고유정, 첫 재판 뒤 머리채 잡혀…“전 남편 성폭행” 주장 고수

    방청객들 “살인마!” 외치며 분노 표출고유정, 머리카락 늘어뜨려 얼굴 가려계획범죄 부인…“부부관계 문제” 주장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첫 공판에 출석한 가운데 시민들이 분노를 쏟아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12일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열었다. 고유정은 이날 수감번호 38번이 적힌 연녹색 수의를 입고 나타났다. 이날 역시 과거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처럼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얼굴을 가렸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법정에 들어선 고유정은 빠르게 이동해 변호인석 옆 피고인석에 앉았다. 일부 방청객들은 고유정을 향해 “살인마!”라고 소리치다 법원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날 법정에는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고유정을 보기 위해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제주지법은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했다.고유정이 방청석에서 보이는 방향으로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계속 얼굴을 가리자 일부 방청객들은 “머리카락 걷어라”고 소리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장은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해달라”며 방청객들을 진정시켰다. 재판이 시작된 뒤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묻자 고유정은 처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재차 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 본인 확인을 위한 질문에도 웅얼거리며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에 재판장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나서야 조금 목소리를 키워 답했다. 고유정은 검찰이 공소 사실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9일 새로 선임한 변호인을 대동한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계획범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강씨가 졸피뎀이 섞인 밥을 먹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강씨 자신의 강한 성적 욕구를 이기지 못해 피고인을 겁탈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또 평소 부부 관계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해 피해자 유족을 분노케 했다. 방청객들 역시 이러한 주장에 “말도 안 된다. 추잡스럽다”면서 탄식했다. 고유정이 퇴정하기 위해 피고인석에서 일어나자 일부 방청객들은 “기분 나쁘다”, “얼굴 들어라”라면서 고함을 쳤다. 재판이 끝난 뒤 호송차로 돌아가는 고유정을 둘러싸고 시민들이 달려들어 몸싸움이 일어나 일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고유정은 한 시민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호송차 앞에 몰린 일반 시민들은 고유정 얼굴을 보겠다며 호송차를 막아서고 창문을 두들기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고유정 첫 공판서도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려…방청객 “살인마”

    고유정 첫 공판서도 머리카락으로 얼굴 가려…방청객 “살인마”

    연두색 죄수복 입고 작은 목소리로 답변국민참여재판 여부 묻자 “원하지 않는다”첫 정식 재판에 방청객 몰려 방청권 배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이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12일 오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에 고유정이 수감번호 38번이 적힌 연두색 죄수복을 입고 나타났다. 고유정이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객들은 웅성거렸고, 누군가 “살인마”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고유정이 방청석에서 보이는 방향으로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얼굴을 가리자 일부 방청객들이 “머리를 걷어라”라고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활한 재판을 위한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이에 재판부는 “정숙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여러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 방청객의) 입석도 허용했다”면서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고유정은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등 본인 확인을 위한 질문에도 웅얼거리며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에 재판장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나서야 조금 목소리를 키워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물음엔 처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가 재차 묻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유정은 살인과 시신 훼손 및 유기 혐의는 인정하고 있지만, 계획범죄는 부인하고 있다.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고유정이 새로 선임한 사선 변호인이 참석했다. 이날 법정에는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고유정을 보기 위해 재판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제주지법은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배부했다. 피해자 강씨의 남동생은 “고씨가 이날 재판에서도 여전히 우발범죄를 주장한다면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원에서 극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깨스트] 어머니 살해한 조현병 20대, 징역 30년→12년으로 감형…법원의 고민으로 떠오른 ‘치료적 사법’

    [판깨스트] 어머니 살해한 조현병 20대, 징역 30년→12년으로 감형…법원의 고민으로 떠오른 ‘치료적 사법’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까지 살해하려다 다치게 한 20대가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무려 18년이나 감형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유기징역의 최고형인 징역 30년에서 절반도 안 되게 대폭 형이 줄어든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요. 최근 법원에서는 정신질환자들을 무조건 사회에 격리하고 응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을 먼저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치료적 사법’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18년이나 감형하며 치료감호명령을 유지한 재판부의 판단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고등법원에서 이러한 취지의 판결과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어 사법의 역할, 교정제도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해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존속살해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1심에서 선고된 치료감호와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명령은 유지됐습니다. ●“어머니랑 동생은 뱀파이어” 흉기 휘두른 20대…재판부 “매우 심각한 심신 미약” A씨는 지난해 10월 5일 인천의 한 아파트 안방에서 어머니(당시 55세)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이를 말리던 여동생도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돼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6명이 징역 30년을, 3명이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2년의 의견을 내 징역 30년으로 선고가 됐습니다. A씨는 중학생 때 부모의 이혼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조현병 증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병원 진료를 계속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아파트에 뛰어내리려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무렵부터는 망상, 환청 등의 증세와 함께도 나타나면서 비논리적인 사고를 보이고 현실에 대한 검증력이 매우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유도 “뱀파이어들이 이빨이 밖으로 튀어나온 것을 보고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습니다. 1심에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법적인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은 모두 뱀파이어지만 기억조작 때문에 가족이 됐다”, “나라 전체와 전세계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 “어머니는 현재 살아있다. 뱀파이어라 죽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하며 자신이 저지른 범행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항소심에서는 이름과 주소 등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심각한 조현병 증세를 갖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은 아닐지라도 매우 미약한 상태에 있었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가족인 피해자들이 뱀파이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형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인 ‘책임주의’를 판결에 언급했습니다.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사람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는 형법 규정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에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 살인’을 ‘참작 동기 살인’으로 분류해 다른 살인죄보다 형의 범위를 낮게 정하고 있는 것이 모두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해야 한다”는 책임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현병으로 인한 망상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일어난 A씨의 범행에 대한 형량을 정할 때도 책임주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법원 “치료 종결 후 사회복귀로 해결돼야” 18년 감형, 치료감호 명령 유지 재판부는 “피고인과 같이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만을 받고 출소함으로 인한 사회안전의 위협 우려는 치료감호 제도 등을 통해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도록 돌보고, 치료가 종결된 이후에서야 사회복귀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회안전의 위협 우려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그 책임을 초과한 무거운 형벌을 가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시킬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살인미수 범행의 피해자인 여동생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A씨의 아버지가 선처를 호소하며 A씨가 출소한 뒤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돌보겠다고 다짐한 점도 감형의 근거가 됐습니다. 이 형이 확정되면 A씨는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됩니다. 치료 경과에 따라 교도소로 옮겨질 수도 있고 치료감호소에서 12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심신장애에 대한 치료감호는 최대 15년까지인데 살인 범죄는 2년씩 세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1년까지도 구금할 수 있습니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무조건 사회에 격리시켜야 할까, 더 나아가서 범죄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을 치료받게 해야할까. 치료 뒤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범죄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치료적 사법’에 대한 생각들이 최근 법원에서 여러 사건들에 담기고 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법원에서는 최초로 ‘치료 구금’이라는 제도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진행 중입니다. 중증 치매와 피해망상 증상으로 아내를 살해한 B(67)씨가 치매와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재판부에 제출하면 병원을 주거지로 하고 병원에서만 머물며 치료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조건부 보석을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으로 가족의 생명을 잃게 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B씨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5년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기만 하면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고 출소 후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모두 가족들의 몫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재판부에서 술만 마시면 아내를 폭행하고 아내가 일하는 식당에서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C(64)씨에 대해서도 알코올중독을 치료할 수 있도록 치료 구금을 시도하려 했지만 가족들이 “형편상 어렵다”며 뜻을 모으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C씨는 법정에 설 때마다 눈물을 보이며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이제 법이 무섭다는 것을 압니다”라며 재판부에 호소하고 있지만, C씨는 술을 마시고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3일 만에 또 술을 마시고 아내를 찾아가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정신질환자 치료가 우선” 공감 확산… “치료감호 제도 보완해야” 지적도 정신질환자들이 저지를 범죄 그 자체 뿐 아니라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방향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큽니다. 치료감호제도가 있지만 조현병이나 자폐, 치매와 같은 중한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법원에서도 나왔습니다. 지난 5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자폐성 장애와 조현병 증세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유 없이 4세 아이에게 상해를 가하고 이에 항의하는 아이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D(20)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는데요. 재판부는 특히 선고와 함께 “판결 집행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에 대해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는 치료감호시설 설립 및 운영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가 확인한 결과 현재 국내 유일의 치료감호소인 공주 치료감호소에는 약물복용 외에 자폐장애를 위한 치료과정이 운영되지 않고 특수재활치료 과정도 없다는 지적에서입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치료감호를 명령하는 것이 형식적으로는 법 규정에 부합할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단지 일시적인 자유의 박탈에 그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치료감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사건들을 비롯해 많은 안타까운 사건들은 ‘가족의 돌봄’의 중요성도 크게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왕따까지 당해 조현병 증세가 생긴 A씨, 치매 증상을 적절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아내를 살해하게 되고 구치소에 면담 온 자녀들에게 “엄마는 왜 안 왔느냐”고 묻는 B씨,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해온 C씨. 가족으로 인해 아픔이 생겼고 그 아픔으로 가족을 고통에 빠뜨리게 한 이들은 또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들이 다시 가족과 회복할 수 있도록 가족과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것이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집에 불을 질러 어머니를 숨지게 한 E(25)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7년으로 감형해 선고했습니다. E씨는 중증 정신질환은 아니었지만 전문심리위원과의 면담을 통해 성장과정에서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돼 감형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잦은 다툼을 목격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체벌과 폭언 및 감금 등의 학대를 당했으며 이로 인해 중학교 때 가출을 하기도 했고 정신적 문제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피고인이 청소년기에 자신이 간호하던 장애 1급 남동생의 사망 후 그로 인한 죄책감 등을 해소하고자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생활로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게 됐으나 그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별다른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피고인이 범행 며칠 전 어머니에게 과도한 채무로 인한 문제를 솔직히 털어놓았으나 ‘함께 죽자’는 말을 들은 것을 비롯해 언어적·정서적·신체적 폭력을 당하고 질책이 계속되자 범행 무렵 해리장애와 유사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 특히 어머니로부터 제대로 된 정서적 돌봄을 받지 못한 것도 범행의 일부 이유가 됐다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으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을 무조건 세게 벌을 주고 사회에 동떨어져서만 살게 하는 것이 맞을까, 치료를 받고 다시 돌아가서 남은 생이라도 잘 살아보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여러가지 고민이 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친 살해, 징역 30년→ 12년 왜 감형됐나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여동생을 다치게 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던 20대 조현병 환자가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장기간 사회 격리보다는 범행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 치료 후 사회 복귀에 무게를 둔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25일 존속살해,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반면 치료감호와 출소 후 3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 명령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만 받고 출소하면 사회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해서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그 책임을 초과한 무거운 형벌을 가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시킬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재범 우려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그 부분은 치료감호를 통해, 그다음은 장기간의 부착명령으로 감독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권고 양형기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 살인’은 ‘참작 동기 살인’에 해당해 권고 양형기준이 ‘징역 5년 이상 12년 이하’다. 가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도 참작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집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여동생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 병원 치료를 받았던 A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어머니와 동생이) 뱀파이어여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해서 죽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리며 6명이 징역 30년을, 3명이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2년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형이 확정되면 A씨는 치료감호소에 수용된다. 치료 경과에 따라 교도소로 옮겨질 수도, 치료감호소에서 12년간 있을 수도 있다. 심신장애의 경우 치료감호는 최대 15년까지인데 살인 범죄는 2년씩 3회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1년까지 구금이 가능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받는다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받는다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인득(42)이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국민참여재판은 법원 관할구역 내에 거주하는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08년에 도입됐다. 창원지법은 안인득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을 받아들였다고 23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원래 안인득 사건은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맡았다. 오는 23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안인득이 지난 16일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는 안인득의 신청을 받아들여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을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제시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판사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참고해 선고한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후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0여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주민 4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진행

    경남 진주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주민 5명을 숨지게 한 안인득(42)이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창원지법은 23일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안인득은 당초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16일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냈다. 재판부는 의견서를 검토한 뒤 안인득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을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관과 함께 국민인 배심원이 재판에 참여하는 형사재판이다. 배심원은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만장일치나 다수결) 및 평결이 유죄인 경우 양형 의견을 제출한다. 재판부는 배심원 의견을 참고해 판결을 선고한다. 배심원 평결 및 양형의견은 재판부에 대해 구속력은 없다.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는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진주시 자신의 아파트 주거지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한 혐의다. 또 흉기로 4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민 11명은 연기를 마셔 다쳤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컴퓨터게임 꾸짖는 엄마 살해 아들 항소기각…징역 7년

    컴퓨터 게임을 그만하라고 꾸짖는 엄마를 때려 숨지게 한 아들이 2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18일 존속살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1) 씨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7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여러 면에서 이 사건은 피해자와 피고인,가족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피고인이 이미 치료감호를 받는 상태이며 원심 형량이 적정해 더 감형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16일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던 도중 꾸중과 함께 노트북을 빼앗고 효자손으로 자신을 때리려는 엄마를 나무 책꽂이로 때리고 드라이버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지적장애 2급 장애인이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중 7명은 유죄 의견을,2명은 A 씨 측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 의견을 냈다. 양형에 대해서는 배심원 4명이 징역 5년,2명이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1명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 결과를 고려해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구조 중 주먹질 주취자 제압하다 상해 입힌 소방관 국민참여재판

    구조 중 주먹질 주취자 제압하다 상해 입힌 소방관 국민참여재판

    한 소방관이 구조 활동에 나섰다가 주먹을 휘두른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혀 법정에 서게 됐다. 전주지법은 30대 소방관 A씨의 상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전북 모 소방서 소방관인 A씨는 지난해 9월 19일 오후 7시 40분쯤 B(50)씨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A씨는 “전북대병원으로 후송해 달라”는 B씨의 요구를 받았지만 현장에서 생체 징후를 측정한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자 “가까운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화를 내며 욕설하고 A씨에게 달려들어 때릴 듯이 위협했다. 이에 A씨는 주차된 화물차 적재함 쪽으로 B씨를 밀치면서 20초가량 눌렀다. 이후 A씨는 B씨를 놓아줬지만 B씨는 계속 욕을 하며 A씨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B씨가 계속 주먹을 휘두르자 A씨는 B씨의 뒤로 돌아가 양팔로 B씨의 목덜미를 감싼 뒤 바닥에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발목 부상 등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B씨의 어머니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소방관 A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무죄를 주장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주취자 제압하다 상해 입힌 소방관 법정행

    주먹을 휘두른 주취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힌 소방관이 법정에 선다. 전주지법은 30대 소방관 A씨의 상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전북 모 소방서 소방관인 A씨는 지난해 9월 19일 오후 7시 40분쯤 B(50)씨의 어머니로부터 ‘아들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A씨는 “전북대병원으로 후송해 달라”는 B씨의 요구를 받았으나 생체징후 측정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자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화가 난 B씨는 욕설하며 A씨에게 달려들어 때릴 듯이 위협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A씨는 주차된 화물차 적재함 쪽으로 B씨를 밀쳐 20초가량 눌렀다가 놓아줬다. 이후에도 B씨는 욕을 하며 A씨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A씨는 B씨의 뒤로 돌아가 양팔로 B씨의 목덜미를 감싼 뒤 바닥에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발목 부상 등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B씨 어머니는 경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A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무죄를 주장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A씨는 “할 말이 많지만 언론플레이로 비칠까 봐서 하지 않겠다”며 “재판 과정에서 억울함을 털어놓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기습키스와 무고죄/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습키스와 무고죄/전경하 논설위원

    어제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고소가 불기소 처분 또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이를 무고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했더라도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에 대해서는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고도 명시했다.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의 공개고발)에 참여한 이후 무고죄로 고소당한 이들에게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2014년 6월 부현정(34)씨는 파견직 신분으로 한 달 전 입사한 KBS 정규직 직원 A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A씨를 고소했다. 부씨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려 항고했으나 기각돼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는 것에 불복해 법원에 정식 재판을 요청하는 제도다. 재정신청 또한 기각되자 이번엔 A씨가 부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반면 다른 피해 여성은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2018년에 나왔다. A씨 고소도 검찰이 불기소해 항고했으나 기각됐다. 반면 A씨의 재정신청은 받아들여져 1심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2017년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중 6명이 부씨의 유죄를 인정했고 재판부도 1·2심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A씨가 증거로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갖는 주체로서 언제든 그 동의를 번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을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며 “기습 추행이 있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 입맞춤까지 동의하거나 승인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기습키스는 강제추행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대법원은 또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만으로 무고죄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다움’에 대한 인식의 부당함도 언급했다.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진정한 피해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했을 것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성폭행 등 피해를 입었다는 점 및 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하소연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움 요청 여부 또한 기습추행을 당했는지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기습’의 기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거워질 것 같다. 물어봐야 하나 등등.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 ‘기습’ 오명을 벗어나는 첫 단추가 아닐까.
  • 대법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을 용인했어도 기습 키스는 추행…무고 아냐”

    대법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을 용인했어도 기습 키스는 추행…무고 아냐”

    강제추행 신고사실에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해도 피해 신고자가 ‘무고’를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3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직장상사 B씨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고, 길을 걷다가 강제로 손을 잡는 등 강제추행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처분했고, 이에 B씨가 A씨를 무고로 고소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서도 고소내용이 허위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지만 법원이 공소제기 결정을 내려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들은 A씨와 B씨가 서로 호감 갖는 사이였다는 점을 고려해 6대 1 의견으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가 배심원들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고소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갖는 주체로서 언제든 그 동의를 번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상을 넘는 신체접촉에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며 “피고인이 직장동료로부터 기습추행을 당했다는 것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그 자체를 무고를 했다는 적극적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1년전 공소장으로 한보 정한근 재판…‘재정경제원’ 몰래 ‘쮸리히’에 빼돌려

    11년전 공소장으로 한보 정한근 재판…‘재정경제원’ 몰래 ‘쮸리히’에 빼돌려

    ‘키프러스공화국’, ‘쮸리히’, ‘재정경제원’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수사받던 중 해외로 도피해 21년 만에 붙잡힌 ‘한보그룹 4남’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11년 전 검찰 공소장을 토대로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10년도 넘은 공소장엔 스위스 취리히를 ‘쮸리히’로 표기하거나 기획재정부의 옛 이름인 ‘재정경제원’을 명시하는 등 옛날식 표현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세월의 간극을 줄이고자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해외 은닉 재산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3일 서울신문이 금태섭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부터 입수한 2008년 9월 24일 공소장에 따르면 정 전 부회장은 3270만 달러(당시 한화 약323억원)를 횡령하고 재산을 국외로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부회장은 1998년 관련 수사를 받던 중 밀항을 통해 중국으로 도피했고, 그의 행방을 찾지 못한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우려해 2008년 우선 피의자가 없는 상태에서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동아시아가스(EAGC)를 운영했던 정 전 부회장은 1997년 1월 아버지 정태수 전 회장이 운영한 한보그룹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회사 주식을 러시아 회사에 5790만 달러에 판매한 뒤, 겉으론 페이퍼컴퍼니에 2520만 달러에 판 것처럼 허위 신고해 차액을 챙겼다. 해당 페이퍼컴퍼니는 조세피난처 가운데 하나로 유명한 ‘키프러스’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정 전 부회장은 같은 해 11월 빼돌린 재산을 스위스 취리히 은행에 입금했다. 5억원 이상의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행위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해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당시 검찰 공소장엔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1997년 11월 17일 스위스 쮸리히(취리히)에 있는 은행에 개설된 스위스 법률회사 명의의 예금계좌로 송금받았다’고 명시됐다.11년간 미뤄졌던 재판은 이르면 이달 중 시작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윤종섭)는 최근 검찰의 재판 재개 요청을 받아들이고 정 전 부회장 측에 공소장 부본,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 국선 변호인 선정 고지서 등을 보냈다. 재판 진행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은 정씨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을 추적하는 한편, 밀항·신분 위조 등 여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與, 공천룰 확정… 원외 인사 ‘권리 당원’ 확보 비상

    정치 신인 “새 당원 모집에 모든 방법 동원” 靑 보좌진 출마 준비… 보직 사퇴 가속화 더불어민주당이 1일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내년 총선 공천 규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권리당원 확보를 위한 원외 인사의 보직 사퇴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문제는 권리당원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특별당규에 따른 공천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일반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로 출마자를 정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정했다. 민주당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권리당원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2~3월로 예상된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적어도 7월까지는 당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출마 예정자들이 권리당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원외 후보들 사이에서는 권리당원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은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기존 권리당원이 원외 후보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또 정치 신인들은 경쟁자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새로운 당원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들 사이에는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야 겨우 1명을 모집한다’는 푸념도 나온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한 출마자는 “매달 당비를 내야 하는 당원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천 규정이 확정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출마 준비를 위한 보직 사퇴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김영배 민정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복기왕 정무비서관 등이 출마 예정자로 분류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민주 공천룰 오늘 확정… 권리당원 확보 경쟁

    수도권 3000~5000명 모으면 승산 높아 후보자 ‘우호군’ 모집 7월 마지노선 총력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룰 확정을 앞두고 총선을 준비하는 후보자들이 벌써부터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권리당원 확보 경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1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총선 공천룰을 담은 특별당규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공천룰 확정을 위한 권리당원 찬반투표는 지난 29일 투표 유효조건인 투표율 20%를 넘기며 마감된 바 있다. 이날 진행한 투표 결과 찬성표가 절반을 넘으면 공천룰이 최종 확정된다. 민주당 내 경선은 8개월여 뒤인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쯤으로 예상되지만 후보자 공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권리당원 확보 경쟁은 벌써부터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일반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로 출마자를 정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도입했다. 불특정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와 달리 권리당원 투표는 ‘우호군’인 권리당원을 확보해 두는 게 출마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민주당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권리당원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2~3월로 예상된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적어도 7월까지는 당원으로 등록해 8월부터 당비를 납부하기 시작해야 한다. 출마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7월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당원 모집에 열을 올리는 배경이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도권은 일반적으로 3000~5000명의 권리당원을 모으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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