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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 (2)굴뚝 농성 23일째…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씨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 (2)굴뚝 농성 23일째…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씨

    “집사람도 압니다. 고공 농성이란 게 기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돼야 끝난다는 걸요. 가족과 따뜻한 밥을 먹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과 놀러 갈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김정욱(4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씨는 지난달 13일 경기 평택 쌍용차공장 굴뚝에 오를 때까지도 아내 한모(43)씨와 큰딸(14), 작은아들(11)에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굴뚝에 오르고 몇 시간 뒤에야 전화를 걸었다. 아내는 “왜 그랬냐”고 말했지만 더 나무라지 않았다. 지금은 누구보다 강력한 ‘우군’이다. 아내는 주말마다 두 아이와 함께 찾아와 먼발치에서 영상통화로 응원한다. 아빠가 2009년부터 회사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아는 두 아이는 “아빠 힘내! 다 해결돼 우리 곁으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라며 힘을 불어넣는다. 4일에도 여전히 70m 높이 굴뚝에서 추위와 맞서던 김씨는 가족 얘기를 꺼내며 잠시나마 웃었다. 김씨는 ‘그날 새벽’ 이창근(42·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씨와 공장에 잠입해 해고 노동자 복직을 요구하는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올라온 지 23일째인데 며칠 전 딱 한 번 꿈을 꿨습니다. 신나게 자동차를 만들다가 쉬는 시간에 동료들과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 떠들다 깼습니다.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면 이것만큼 좋은 일은 없겠죠.” 두 사람이 몸을 의지하는 곳은 굴뚝 꼭대기를 둘러싼 폭 1m 정도의 좁다란 공간이다. 억지로 잠을 청해 보지만 쉽지 않다. 침낭 안에 몸을 구겨 넣어 보지만 바닥의 찬 기운에 뼛속까지 떨렸다. 2009년 사측이 평택공장과 경남 창원공장 노동자 3000여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힌 뒤 실제로 일부 노동자를 해고하면서 비롯된 복직 투쟁이 벌써 7년째를 맞았다. 김씨에게 ‘2014년’은 희망과 절망이 엇갈린 한 해였다. 해고 노동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2월 서울고법은 원심을 깨고 무효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김씨는 “대법원 선고를 보고 사회적 약자들이 더는 이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상황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영화배우 김의성씨의 1인 시위와 가수 이효리씨의 트위터 응원 등으로 고공 농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졌다. 참여연대는 새해 첫 활동을 5일 쌍용차 평택공장의 고공 농성자를 찾아 지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측도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사측은 “고공 농성은 비상식적인 불법 행위”라며 “절대 타협하지 않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4일에는 “고공 농성 해제를 전제로 (현재 쌍용차 노동자들이 속한) 노조 및 (해고자들이 속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측과 대화가 이뤄지고, 이후 노조가 중심이 돼 회사와의 3자 대화를 요청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해고당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있는 노동자들과의 정신적 연대도 큰 힘이다. 지난달 23일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옛 동료들이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아 패딩 점퍼 두 벌을 올려 보낸 것이다. 그는 “지금 포기하면 우리에겐 ‘해고 노동자’라는 낙인이 남는다”며 “복직 문제가 풀릴 때까지 결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50일 만에 전광판 농성 끝낸 씨앤앰

    50일 만에 전광판 농성 끝낸 씨앤앰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인근 전광판 위에서 50일째 고공 농성을 해 온 케이블방송 씨앤앰(C&M) 협력업체 직원 강성덕(오른쪽)씨가 31일 마중을 나온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신임 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이날 씨앤앰 근로자들이 속한 희망연대노조는 노사 합의안 조합원 투표 결과 씨앤앰 지부(87%)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92%)에서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날 노사는 협력업체 계약 종료 근로자 109명 가운데 83명(이직자 등 제외)을 씨앤앰의 신규 법인에서 채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새해 달라지는 것들] 담뱃값 4500원…A형 간염 접종 무료…법정 내 녹음

    1월 1일부터 담뱃세 2000원 인상과 함께 담배가격도 4500원으로 오른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식당에서 흡연이 금지된다. 냄새가 안 난다며 전자담배를 피웠다가는 일반 담배와 똑같이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또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5580원으로 오른다. 환자가 전액 부담했던 A형 간염 접종은 국가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무료로 이뤄지고, 하반기에는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나이가 75세에서 70세로 낮아진다.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는 경우 자녀나 검사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이 친권을 일시적으로 정지할 수 있게 된다. 법정 내 녹음도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공무원시험 체력검정에서도 도핑테스트(약물검사)가 시행되며, 운전면허 기능시험은 하반기부터 평가 항목을 강화해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적용 기한은 2016년까지 연장돼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무주택 가구주였던 주택청약 자격이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 완화되는 등 청약제도가 개편된다. 편집국 종합 [세제·금융] 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 대출 금지 ●자녀장려세제 도입 부부의 연소득 합계액이 4000만원 미만인 가구로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으면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50만원(지원 자녀 수 제한 없음)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월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과 공제 대상 확대 월세지급액의 60% 소득공제(500만원 한도)가 월세지급액(750만원 한도)의 10% 세액공제로 바뀐다. 2014년 월세 지급분부터 적용된다. 공제 대상은 종전 총급여액 5000만원 이하에서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세 부담 완화 수입금 2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는 2014∼2016년 소득분에 대해 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시적 확대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본인 사용 실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소득공제율이 10% 포인트 인상된다. ●난임 시술비 세제 지원 강화 난임 부부의 임신·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난임 시술비에 대해서는 의료비 공제 한도가 없어진다. ●퇴직연금 세액공제 적용 확대 퇴직연금 납입 때 납입금에 대해 최대 700만원의 12%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소득세를 공제받는다. ●근로장려금 신청 대상 확대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근로자뿐 아니라 모든 사업자(세무서 사업자 등록자에 한하며 전문직 사업자와 그 배우자는 제외)로 확대되고 기초생활수급자도 포함된다.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 운영 한 번만 신청하면 모든 금융회사의 마케팅과 영업 목적의 전화·문자를 한꺼번에 수신 거부할 수 있는 금융권 연락중지 청구전화 ‘두낫콜’(Do-not-call)이 올해부터 정식 운영된다. ●마그네틱 신용카드 사용 금지 카드의 위·변조 사고를 막기 위해 3월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이용한 카드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IC(집적회로)칩 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연장 보험금 청구권과 보험료·환급금반환청구권 소멸시효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대출 만기 통지 시기는 빨라져 1개월 이전에 대출 만기 도래 사실을 통지하고, 대출 연장 신청 시 만기 7일 이전에 심사 결과를 통지한다. ●해외여행자 통관제도 및 초과물품 자진신고 때 세액 경감 면세 한도 초과 휴대품의 자진신고 불이행자에 대한 가산세율이 30%에서 40%로 바뀐다. 또 여행자가 면세 범위(600달러) 초과물품을 자진신고하면 관세의 30%를 경감(15만원 한도)해 준다. [복지] 금융재산 500만원 이하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건강보험 적용 대상 확대 1월부터는 청성뇌간이식술, 안구광학단층촬영 검사, 암환자 방사선 치료 등 5개 항목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2월부터는 수술을 받지 않았지만 중증인 심장·뇌혈관질환자도 진료비를 경감받는 산정특례 대상자가 된다.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 부담도 새해부터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으로 개편 6월에는 기존의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급여체계로 개편된다. 최저생활비를 한꺼번에 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소득에 따라 생계·주거·의료·교육 급여를 개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긴급복지지원 대상 확대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융재산 기준은 현행 ‘300만원 이하’에서 새해 ‘500만원 이하’로 완화되며, 지원단가도 2.3% 인상(4인 가구 생계지원 월 108만원→110만원)된다. ●부모지원보육료 인상 저소득 출산 가정의 산후관리를 위해 지원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바우처 사업’ 대상도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65% 이하 출산 가정까지 확대된다. 영아 가구의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부모지원보육료’는 3% 인상된다. 7월부터는 실직해도 국민연금 가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 1년간 정부가 연금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디트를 시행한다. 영세사업장의 저임금 근로자에게 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의 기준은 월 소득 13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확대된다. [법무·행정] 채무자와 이해관계자면 회생 계획 인가 불허 ●옛 사주 회생 절차 악용 방지 제도 시행 채무자의 영업을 인수하려는 사람이 채무자의 이사 등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면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을 수 있다. 채무자에게 사기·횡령·배임 등을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10년을 넘기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회생 계획을 인가하지 않는다. ●법정 녹음 본격 시행 증인, 당사자, 피고인 등에 대한 신문 절차에서 조서 대신 법정 녹음으로 진술을 기록한다. 그 밖의 절차에서도 당사자가 신청하면 법정 녹음으로 변론 내용을 기록한다. ●민사 판결문 당사자 주민번호 비공개 작년 8월 개정된 예규에 따라 민사판결문 당사자란에 기재하던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는다. 정확한 당사자 식별을 위해 집행문에 채권자, 채무자, 승계인의 주민번호만 적는다. ●재외국민 주민등록 및 주민등록증 발급 가능 1월 22일부터 재외국민도 주민등록을 할 수 있고 주민등록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 영주권을 얻어 국외로 이주해도 재외국민으로 주민등록이 유지된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재외국민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하면 재등록 혹은 신규등록 절차를 거치면 된다. ●서울시, 2월 안전신문고(안전신고포상제) 신설 재난 징후, 시설물 안전 등 생활 주변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요소를 신고하거나 안전정책 개선안을 제안한 시민에게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서울에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 3월 도입 전년 대비 주행거리 감축량에 따라 1만원(5~10% 감축)에서 최대 3만 5000원(50% 이상)을 지급한다. 시에 등록된 10인승 이하 비영업용 승용차는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부동산·교통] 저소득층에 저금리 혜택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버팀목 전세대출 도입 금리가 3.3%인 근로자·서민 전세대출과 금리가 2.0%인 저소득가구 전세대출을 하나로 통합한 ‘버팀목 전세대출’이 1월 도입된다. 소득이 적을수록, 전셋집 보증금이 낮을수록 금리를 싸게 해 저소득층이 혜택을 보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금리는 2.7∼3.3%다.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은 1% 포인트 금리를 더 인하해 준다. ●주거안정 월세대출 도입 국민주택기금에서 월세도 대출해 주는 상품이 도입된다. 근로장려금 수급자나 취업준비생, 희망키움통장(Ⅱ) 가입자 등 자활 의지를 가진 저소득층이 대상이다. 연 2%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간 최대 720만원을 빌려준다. 보증금 1억원, 월세 60만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1년 거치 후 한꺼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상환 기한을 1년씩 3번까지 연장할 수 있다. ●주택 청약제도 전면 개편 3월부터 가구주가 아니어도 가족 구성원이 무주택자면 청약할 수 있다. 1·2순위로 나뉘었던 것을 1순위 하나로 통합하면서 요건은 낮춰 가입 기간이 1년이고 월 납입금을 12회 이상 납부하면 1순위로 인정된다. 수도권 외 지방은 6개월, 6회 납부가 1순위다. ●주택 바우처제도 시행 7월부터 지원액이 더 커진 주거급여(주택 바우처)제도가 실시된다.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의 43% 이하(2014년 4인 가구 기준 월 173만원)이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면 적용을 받는다. 대상자 가운데 임차가구엔 지역별 기준임대료를 상한으로 실제 임차료를 지원하고, 자가가구에는 주택 노후도에 따라 주택 개량을 지원한다.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 시행 자동차를 수리할 때 순정품(OEM 부품)이 아닌 저렴한 대체부품의 사용을 활성화하도록 1월 8일부터 인증제를 시행한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대체부품 인증기관을 지정해 대체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인증한다. 또 자동차 정비업자는 의무적으로 주요 정비 작업의 시간당 공임과 표준 정비 시간을 사업장 내에 잘 보이게 게시해야 한다. 자동차 종합 수리업과 자동차 전문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는 건당 1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받으면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반드시 발급해야 한다. [고용·노동·환경]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월 40만 ~ 80만원↑ ●최저임금 8시간 4만 464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 6220원(주 40시간 기준)이다. ●고령자 고용지원금 연장 지난해 폐지될 예정이었던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은 2017년 말까지 3년간 연장된다. 고령자가 대부분인 경비근로자에게 새해부터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관리비 상승 부담으로 오히려 해고하려 들 가능성이 커 연장 조치를 내렸다. ●여성 무기계약직 전환 지원금 증가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또는 임신 중에 계약이 만료되는 여성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각각 월 40만원(최초 6개월), 월 80만원(이후 6개월)으로 오른다. ●저소득 취약가구에 에너지바우처 지급 12월부터 3개월에 걸쳐 노인·이동·장애인 등 저소득 취약계층 98만여가구에 16만 5000~5만 4000원의 에너지바우처가 지급된다. ●어린이제품 안전기준 준수 의무화 6월 4일부터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모든 어린이 제품이 안전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정부가 정한 공통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판매할 수 있다. 제조·수입업자는 어린이용품 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유해인자(4종)에 대한 함유 여부 및 함유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정부가 기업들에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기업들은 허용량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를 감축하되 각 기업이 감축을 많이 해서 허용량이 남거나 부족한 경우 다른 기업에 판매 또는 매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원 소비자가 1월 1일부터 출고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 이하인 중소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개별소득세와 취득세 등 최대 310만원의 세제 혜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여성·가족] 한부모가족 양육비 월 10만원으로 인상 ●보육료·유아학비 지원카드 통합 보육료(아이사랑카드)와 유아학비(아이즐거운카드) 지원카드가 아이행복카드 하나로 발급된다. 카드는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신한카드, BC카드, 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청소년증 대리인도 발급 본인이 아니더라도 위임을 받아 가까운 주민센터에 방문해 청소년증을 신청할 수 있다. ●학교 주관 교복 공동 구매 모든 국공립 중·고교 신입생은 배정받은 학교에서 교복을 구입하게 된다. 학교가 교복업체를 선정하며 학생들은 구입 대금을 학교에 납부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 7월부터 여성정책조정회의가 양성평등위원회로 개편되고, 여성주간도 양성평등주간으로 변경된다. 모성권뿐 아니라 부성권까지로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등 양성평등 추진체계가 강화된다. ●한부모가족 지원 강화 1월부터 최저생계비의 130% 이하인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 양육비를 월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 지원하고 대상 인원도 19만 1000명으로 늘린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을 3월 설립해 4월부터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 양육비를 원활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모니터링까지 원스톱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 “장그래 살리기 위해 대통령·정치권과 대화 용의 있다”

    “장그래 살리기 위해 대통령·정치권과 대화 용의 있다”

    “우리는 들러리가 아닙니다. 노사정위원회조차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고 있어요. 생색내기 결정 몇 개를 빼고는 말이죠.” 선거운동 때 줄곧 총파업을 외친 한상균(5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은 30일 인터뷰에서도 ‘총파업 조직’을 꾸린 정당성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그는 우선 내년 상반기에 공무원연금 개악, 간접고용 문제 등의 노동 현안과 관련해 집중 투쟁을 이어 가고, 전국적으로 ‘박근혜에 맞선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펼쳐 적극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9년 쌍용차 노조위원장으로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그는 2012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송전탑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첫 직선제로 치러진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서는 결선투표를 거쳐 18만 2249표(51.62%)를 얻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한 위원장은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와 각오를 확인한 만큼 내년 2월 1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의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노동 조건을 보면 외환위기 때보다도 절박한데 더 가혹하게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며 “노·정 문제에서 분수령을 만들겠다는 게 우리 목표였다. 선거운동 자체가 총파업 조직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 정권의 폭주가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언제든지 우리를 탄압하는 데 맞서겠다”며 “우리에겐 공약에서 밝힌 대로 ‘단 한번의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총파업 노선에 대해 역량이 되느냐 하는 우려도 존재하는데 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되물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처음 민주노총이 직선제를 한다고 했을 때도 가능하겠냐는 걱정을 샀지만 보란 듯이 멋지게 성사시키지 않았느냐”며 “선거운동을 하며 현장을 돌아보니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우리로서는 정권의 폭력에 앉아서 당할지, 명운을 거는 싸움을 할지 선택지는 둘뿐”이라고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한 위원장은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를 자주 떠올렸다. “민주노총 전체 역량의 절반 이상을 비정규직 문제에 투입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 가능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장그래(비정규직)가 없는 집이 없을 것이다. 국민, 시민사회와 함께 정권과 자본의 폭주를 막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며 “장그래를 살릴 수 있다면 대통령은 물론 여야 대표, 관계 부처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중심으로 1월 중 운동본부 발족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조합원 출신인 데다 다수파도 아닌 한 위원장이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패배를 전제로 출마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도 “막상 1위로 결선투표에 올라가고 최종 당선까지 되니 사실 나도 좀 놀라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직선제가 아니었다면 일개 해고 노동자가 명함 내밀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지지와 믿음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른 세 후보를 초청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전체 노동진영의 단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앤앰 노사 해고자 고용 승계 등 합의

    해고된 케이블방송업체 씨앤앰(C&M) 외주 협력업체 케이블 설치·수리 직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게 됐다. 170일 넘게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는 노숙 농성을 벌인 결과인 셈이다.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이하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희망연대노조 측과 씨앤앰, 씨앤앰 협력업체 대표가 해고된 씨앤앰 협력업체 직원 109명의 고용 문제 등 주요 쟁점 사안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109명은 지난해 7월 씨앤앰이 협력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신규 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해 해고된 직원들이다. 그동안 사측은 직원들을 해고한 협력업체가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는 이유로 씨앤앰 해고 직원들의 원직 복직 요구를 거절해 왔다. 이에 노사는 씨앤앰 협력업체 해고 직원 109명 중 이·전직한 26명을 제외한 83명을 씨앤앰이 건물 내 케이블 전송망 설치·보수 업무를 하는 신규 업체와 계약을 맺어 채용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신규 업체는 해고 직원들의 근무 지역, 주거지 등을 배려해 서울 마포, 경기 일산, 동두천 등 3곳에 거점 사무소를 두게 된다. 박재범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국내에 있는 전송망 설치·보수 업체를 새로운 협력업체로 선정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업체를 새로 만들지는 나중에 노사가 만나 별도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합의안에는 또 기존의 씨앤앰 협력업체 21곳이 앞으로 불가피하게 폐업을 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때 그 후에 들어오는 외주 협력업체가 해고된 직원들을 우선 고용하고 원청인 씨앤앰은 고용 안정 및 업무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31일 진행된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씨앤앰 대주주인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있는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170일 넘게 해 온 노숙 농성과 해고 직원 임정균(38), 강성덕(35)씨의 고공 농성을 끝내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연이은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 주인부터 찾아줘야/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시론] 연이은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 주인부터 찾아줘야/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네 번째 우리은행 민영화가 무산됐다. 지난달 28일 실시됐던 우리은행 경영권 예비입찰에서 중국의 안방보험만이 참여해 입찰자가 최소 두 곳 이상이어야 한다는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2010년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외환위기 이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1998년 9월 한빛은행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16년째 정부 소유 은행으로 남게 됐다. 공적자금이 12조 7663억원 투입됐는데 2004~2010년 중 일부 블록세일로 매각하고 현재 56.97%의 지분을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번에는 30% 경영권 지분 매각과 나머지 소수지분 매각으로 나누어 매각을 시도했는데 경영권 지분 매각은 실패하고 소수지분 5.94%만 매각됐다. 금융위기가 오면 정부 구조금융이 투입되면서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국유화되는데 국유화된 은행들은 가능한 한 조속히 민영화하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는 물론 은행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북유럽 3국도 1991~1992년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국유화됐지만 1995~1998년 지분을 모두 매각해 정부 지원금을 상환하고 민영화됐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이러한 원칙이나 외국의 사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왜 이렇게 되고 있나. 근본적으로는 금융 당국이나 정치권의 금융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가장 큰 문제다. 금융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관치금융이나 정치금융을 지속하기 위해 호도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다. 현재 한국 금융은 금융산업 경쟁력이 세계 80위권으로 추락했다는 지난 9월의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은행 수익성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등 추락일로다. 영업환경의 악화로 SC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 영업을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한국 은행들의 매력이 사라져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족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대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어 여유 자금이 남아도는데 1970년대식 금산 분리는 더욱 강화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는 불가능하다.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는 3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산업자본을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인수 주체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미국의 애플·구글·페이스북 등이 모바일 혁명 물결을 타고 속속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 새로운 글로벌 추세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오직 재벌은 안 된다는 식의 갈라파고스식 규제다. 외국자본 허용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기 이후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에, 한미은행은 칼라일펀드,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넘겨서 론스타 하나만 해도 4조 6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챙겨 가게 해 ‘먹튀 논쟁’을 초래했다. 최근에도 SC은행이 영업 악화에도 불구하고 1조원대 배당수익을 송금하려고 했던 계획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산업자본도 안 되고 외국자본은 먹튀 논쟁 부담이 되니 남은 것은 금융자본인데 기존 금융지주사로의 합병은 메가뱅크 탄생 시비가 따라붙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보생명 컨소시엄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개인이 대주주여서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가 없지 않다고 하더니 급기야 막판에 응찰하지 않았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니 차선책으로 국민주 방식이나 과점 주주 매각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국민주 방식은 국민을 대상으로 다소 낮은 가격으로 분산 매각하는 방식이고 과점 주주 매각 방식은 기관투자자·산업자본·우리사주조합 등이 적은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 두 경우 가장 큰 문제는 확실한 주인이 없어 고질적인 관치금융이나 정치금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산업자본, 외국자본, 금융자본 따지기보다는 관치금융·정치금융을 벗어나 책임경영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 급선무다.
  • [정부 비정규직 대책] “비정규직 기간만 늘린 ‘장그래 죽이기 법’”

    정부가 29일 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한 비정규직 종합 대책안에 대해 비정규직 근로자 모임을 비롯해 노동계는 ‘장그래 죽이기법’이라며 폐기를 촉구했다. 비정규직 남용 방지와 불합리한 차별 해소 방안으로 내놓은 고용 형태별 맞춤형 대책에 대해서도 ‘기간제 양산’ ‘속 빈 강정’이라며 비판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정부안은 원래 있던 법안을 재탕, 삼탕한 것으로, 비정규직에 도움이 안 되고 정규직 신규 채용만 사라지게 하는 대책”이라며 “5개 핵심 조항은 파견직을 양산하고 비정규직 기간을 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태의 본부장은 “또 다른 대책보다 학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공약 이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일반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기간제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대책은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기간제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개선이 아니라 정규직에 준하는 처우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비정규직 노조 등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양산법안 저지 긴급행동 준비위원회’는 “정부 대책은 기업들이 숙련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쓰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준비위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쓰지 못하게 하고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개정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범위를 넓히는 등의 대책으로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에서 “비정규직 사용 기간 2년 연장은 고통의 시간을 2년 연장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양산, 고착화되는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노총이 지난 15~22일 비정규직연대회 조합원 426명을 대상으로 차별 실태 및 정부 정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정규직과의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64.8%)과 고용안정성(62.2%)에서 차별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51.6%가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고 ‘매우 낮다’는 15.0%, ‘낮은 편’은 12.2%로 나왔다.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0.7%(3명)에 불과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독성 물질 만지는데 마스크조차 안 줘” “하루 8600원 주면서 근무시간 조작”

    #1. 필리핀 경제특구 가비테의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현지 노동자 A(27·여)는 회사 측의 상습적인 근무시간 조작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A는 “매달 59시간씩 연장 근무를 했는데 회사는 49시간만 인정했다”며 “그래도 참아야지, 잘못 보였다간 해고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 공단의 한국 기업 노동자 B(23·여)는 “지난 7월 전체 공장 노동자 8000명 중 500여명이 해고됐다. 모두 숙련 노동자였다”며 “주기적으로 전체 노동자의 50~70%를 갈아 치운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일부 한국 기업이 현지 노동자들을 상대로 저임금과 부당 해고, 폭력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익인권법센터 ‘어필’과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 이뤄진 ‘기업과인권네트워크’는 29일 서울 중구 NPO(비영리기구)지원센터에서 해외 한국 기업 인권 실태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태 조사는 지난 8월 이후 최근까지 필리핀·방글라데시·베트남 내 한국 기업 10여곳의 현지 노동자들과의 집단 면담을 통해 이뤄졌다. 입주 기업 380여개 중 약 37%(140여개)가 한국 기업인 필리핀 가비테에서 일하는 현지 노동자들은 대부분 법으로 제한된 연장 근무시간(하루 2시간)을 넘겨도 2시간만 근무한 것처럼 조작되거나 유독화학물질을 사용하면서도 마스크 등 안전장비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일한다고 증언했다. 강은지 국제민주연대 활동가는 “필리핀의 일부 한국 기업은 경력·직급과 무관하게 최저임금(1일 350페소·8600원)만 지급한다”며 “노조 설립을 노골적으로 방해한다는 이야기도 많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의 사정도 비슷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 기업 중간 관리자들이 욕설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며 벌을 주는 일이 종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현지 노동자는 “공장 밖에 나가 햇볕에서 장시간 서 있으라는 식은 약과”라며 “본드로 손을 붙여 버린 일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총파업 조직할 것”… 노·정 충돌 예고

    “총파업 조직할 것”… 노·정 충돌 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역사상 첫 조합원 직접선거를 한 결과 쌍용자동차 지부장을 지낸 한상균(52) 후보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현장 조합원 출신인 한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즉각적인 총파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고 내년 1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의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한 당선자와 함께 당선된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지하철노조 출신으로 서울본부장을 역임했고 이영주 사무총장은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냈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 26일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결선투표 최종 집계에 따르면 재적 선거인수 66만 7752명 가운데 55.97%인 37만 3742명이 투표했고, 기호 2번 한상균 후보조(한상균-최종진-이영주)가 18만 2249표(51.62%)를 얻었다.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조(전재환-윤택근-나순자)는 17만 801표(48.38%)를 획득해 한 후보조와의 표차는 1만 1448표였다. 한 당선자는 당선 발표 직후 ‘조합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더욱 힘차고 노동자답게 싸우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 안고 선거 기간 조합원과 맺었던 약속을 하나하나 실천하겠다”면서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정 야합을 통한 정리해고 요건 완화와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앞세운 정부의 임금-고용 파괴 기도와 기만적인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노동자를 겨누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한 당선자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시절 77일에 걸친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2009년부터 3년간 실형을 살았다. 출소 후에는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171일간 송전탑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크리스마스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네요. 눈물 나고 서러울 뿐입니다. 정규직이란 게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워도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9번 출구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44·여) 분회장은 까맣게 물든 소복을 입은 채 읖조렸다. 몸도 마음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혹한이 몰아치던 지난 22일 동작구 신대방동 옛 기륭전자 본사에서 출발해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마포를 거쳐 이곳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이어온 탓에 온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오체투지란 불교식 큰절을 가리키는 말로, 땅에 무릎을 꿇은 뒤에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마지막으로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소복 안에 무릎보호대 등을 덧댔지만 온몸은 멍투성이가 됐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삼보일배보다 오체투지 동작이 훨씬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윤 분회장 등 기륭전자 노동자 8명과 지지자 7명 등 15명은 북소리에 맞춰 열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기륭전자 노동자 윤종회(44·여)씨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5년으로 늘리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더 바쁜 발걸음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노예로 살기 싫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까닭은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서다. 유 분회장은 “비정규직 제도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제2의 기륭전자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위성라디오를 만드는 기륭전자에서의 분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견 비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가 이들을 해고했고 노조는 2010년 11월까지 1895일 동안 복직 투쟁을 벌였다. 200여명에 이르던 조합원은 10명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조합원 10명이 ‘정규직’으로 복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들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고 월급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몰래 사무실을 비우고 ‘야반도주’했다. 회사는 지난 2월 상장 폐지했고 3월에는 12억 8851만원의 자본금을 6642만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진행했다. 잠시나마 희망도 비췄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조합원 10명이 기륭전자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밀린 임금 169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회사는 항소했다. 이들은 26일 청와대 옆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륭전자 노동자 이인섭(46)씨는 “비정규직 노조 결성도 우리가 시작했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과 공장점거 농성도 우리가 처음인 만큼 비정규직의 비루한 현실을 우리가 끝내겠다”며 차가운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비정규직 설움 없게”…혹한 오체투지

    “크리스마스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네요. 눈물 나고 서러울 뿐입니다. 정규직이란 게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워도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9번 출구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44·여) 분회장은 까맣게 물든 소복을 입은 채 읖조렸다. 몸도 마음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혹한이 몰아치던 지난 22일 동작구 신대방동 옛 기륭전자 본사에서 출발해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마포를 거쳐 이곳까지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을 이어온 탓에 온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오체투지란 불교식 큰절을 가리키는 말로, 땅에 무릎을 꿇은 뒤에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마지막으로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소복 안에 무릎보호대 등을 덧댔지만 온몸은 멍투성이가 됐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삼보일배보다 오체투지 동작이 훨씬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윤 분회장 등 기륭전자 노동자 8명과 지지자 7명 등 15명은 북소리에 맞춰 열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며 천천히 전진했다. 기륭전자 노동자 윤종회(44·여)씨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5년으로 늘리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더 바쁜 발걸음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노예로 살기 싫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까닭은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서다. 유 분회장은 “비정규직 제도 자체를 없애지 않으면 제2의 기륭전자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위성라디오를 만드는 기륭전자에서의 분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견 비정규직 중심의 노조가 설립되자 회사가 이들을 해고했고 노조는 2010년 11월까지 1895일 동안 복직 투쟁을 벌였다. 200여명에 이르던 조합원은 10명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조합원 10명이 ‘정규직’으로 복직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들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고 월급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몰래 사무실을 비우고 ‘야반도주’했다. 회사는 지난 2월 상장 폐지했고 3월에는 12억 8851만원의 자본금을 6642만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진행했다. 잠시나마 희망도 비췄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0월 조합원 10명이 기륭전자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밀린 임금 169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회사는 항소했다. 이들은 26일 청와대 옆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륭전자 노동자 이인섭(46)씨는 “비정규직 노조 결성도 우리가 시작했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공농성과 공장점거 농성도 우리가 처음인 만큼 비정규직의 비루한 현실을 우리가 끝내겠다”며 차가운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그리고 26일 행진단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멈췄다. 미신고집회라는 이유로 경찰이 오체투지 행진을 제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진 주최 측은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신고를 경찰이 받아주지도 않았다고 맞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정당 해산과 민주공화국 헌법/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정당 해산과 민주공화국 헌법/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상 민주적 질서에 위배되고, 통진당의 실질적·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 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헌법상의 민주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통진당의 해산을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통진당원들은 헌재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의 사형선고”라고 반발하고, 일부의 정치인들은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을 둘러싸고 모두들 민주주의를 거론하는데, 우리의 헌법 정신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생각들이 어긋날까. 민주주의라면 우리는 흔히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떠올린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최선의 정부”라는 말이 귀에 쟁쟁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링컨은 최선의 정부를 말했을 뿐 민주 정부를 말하지 않았다. 민주 정부가 최선의 정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 정부는 어떤 정부란 말인가. 그것은 민주주의란 말의 뜻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민주주의는 고대 아테네에서 만들어진 정치 형태로, 잘 알려졌듯이 ‘국민(demos)이 지배(kratos)하는 정치체제’다. 국민으로부터 모든 권력이 나오는 ‘국민에 의한 정부’인 셈이다. 국민에 의한 정부이므로 순수한 민주 정부에서는 국민의 의지라면 무조건 집행돼야 한다. 그것이 비록 비합리적이거나 폭력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국민의 의지를 제한할 수 있는 더 높은 권위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지는 군주의 의지나 귀족의 의지와 마찬가지로 무제한적인 인치권력(人治權力)의 원천인 셈이다.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은 모두 자의적 권력의 지배 형태다. 민주주의가 그러하다면 여하튼 민주국가인 우리나라에선 정당 해산 같은 중대 사안을 국민에게 물어야 할 텐데, 왜 헌법재판소에 묻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국민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거나 반민주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사회에는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을 의아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헌법 제1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순수민주국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고대 아테네처럼 순수민주국이라면 모든 것을 국민이 직접 결정해야 하지만 현대의 민주공화국이라면 그렇게만 해서는 안 된다. 민주공화국은 선거나 투표로 표현되는 국민 다수의 현실적인 의지를 헌법이나 법률로 표현되는 국민 전체의 보편적인 의지로 제한하는 정치체제다. 민주공화국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려면 먼저 공화국이 어떤 것인지 살피고 민주주의와 어떻게 결합된 것인지 살펴야 한다. 공화국은 행정부와 같은 군주정 요소와 사법부와 같은 귀족정 요소, 의회와 같은 민주정 요소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혼합적인 정치체제다. 여러 요소가 혼합된 까닭은 국가를 일부 정치세력의 자의적인 권력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보편적인 권력으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공화국(republic)이란 라틴어의 레스(res·것)와 푸블리카(publica·국민의)가 결합된 말로서 ‘국민의 것’이란 뜻이다. 국민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인치(人治)가 아니라 법치(法治)를 제도화했다. 우리나라는 순수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링컨의 말로 우리의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정부인 셈이다. 이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링컨의 말처럼 ‘최선의 정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대 로마와 달리 보통선거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가 제헌헌법을 제정했고, 국민투표로 개정해 제6공화국 헌법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민주적으로 헌법을 만들었기에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 됐다. 헌법상의 민주질서란 바로 민주공화국의 정치질서를 의미한다. 민주공화국 헌법은 정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헌법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정당 해산 결정이라는 중대 사안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거나 “정당의 운명은 국민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국민주권주의의 이념에 합당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정당해산권을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헌법 자체가 국민주권주의를 체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 [2015 경제정책 방향]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전세난 잡는다

    전세난과 경제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민간 임대주택산업이 육성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이 임대주택 시장에 적극 뛰어들 수 있는 유인책을 내놓기로 했다. 방안은 금융·세제·택지공급 지원과 함께 민간 임대주택 규제개혁으로 요약된다. 사실상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종합 선물세트’인 셈이다.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 미매각 분양주택 용지의 임대주택용지 전환이 허용된다. 택지 공급 조건도 완화된다. 임대주택단지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공익적 목적일 때는 최소 면적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데 공익적 목적에 임대주택 건립을 포함시켜 소규모 단지라도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임대사업자(20가구 이상)나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펀드에만 임대사업용지를 우선 공급할 수 있는데 도시형 생활주택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준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해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은 용적률을 법적 상한 또는 그 이상까지 완화해 주기로 했다. 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아파트 분양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자금 여건으로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면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해 준다. 세제 지원으로는 직접 자산을 투자·운용하는 자기관리 리츠에 대해 법인세 면제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에 주어지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10∼40%)를 건설임대주택으로도 확대한다.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감면율도 50%에서 75%까지 높이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은 내년 1월에 마련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월세 대출’ 국민주택기금서 내년 한시적 시행

    ‘월세 대출’ 국민주택기금서 내년 한시적 시행

    국민주택기금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월세 대출’이 내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근로자·저소득자를 구분, 대출해 주던 전세자금은 ‘버팀목 전세대출’로 통합된다. 디딤돌대출과 사업자대출 금리도 인하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10·30대책’ 후속 조치를 마련, 22일부터 취급한다고 21일 밝혔다. 월세대출은 내년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월세대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장 자력으로는 부족하지만 장래 소득 발생 가능성이 있고 자활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이 지원 대상이다. 예를 들면 취업 준비생, 희망키움통장 가입자, 근로장려금 수급자 등이다. 임대차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지만 그동안 전세 세입자 위주로 지원, 월세 세입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취급했던 월세대출과 다른 점은 집주인의 동의와 상관없이 계약 사실을 확인한 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 발급만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보증부 월세의 경우 전세자금 상품을 지원받으면 동시 신청은 불가능하다. 우리은행에서 취급한다. 대출 조건은 연 2%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간 720만원 한도에서 대출해 준다. 매달 이자를 갚으면서 1년 거치 후 대출금 일시상환(최장 6년까지 3회 연장 가능) 조건이다. 보증금 1억원, 월세 60만원을 넘는 경우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액 월세 및 반전세 대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 임차인 지급도 허용된다. 우선 500억원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성과 여부를 보고 확대할 방침이다. 이원화돼 운영되던 전세자금(근로자서민 3.3% 및 저소득가구 2.0%)은 버팀목 전세대출로 일원화된다. 또 임차인 소득 수준과 보증금 규모별로 금리를 차등화(소득이 적을수록, 보증금이 낮을수록 우대)해 주는 식으로 바뀌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에는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번 조치로 보증금이 수도권 3억원(지방 2억원) 이하, 소득 5000만원(신혼부부는 5500만원) 이하의 임차인은 지금보다 이자를 최대 0.6% 포인트(3.3→2.7%) 적게 부담해도 된다. 대출기간도 기존 8년(2년 일시상환, 3회 연장)에서 10년(2년 일시상환, 4회 연장)으로 연장된다. 특히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상자임을 확인받은 후 이를 기금취급은행에 제출하는 경우 일반금리보다 1% 포인트 우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내집 마련 디딤돌 대출을 이용할 경우 금리가 0.2%포인트 인하된다. 이에 따라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생애최초로 주택을 살 경우 디딤돌 대출을 받으면 지금까지는 만기에 따라 연 2.4∼2.7%의 금리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2.2∼2.5%가 적용된다. 일반금리에 비해서는 0.4% 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국토부는 3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이자 비용이 약 377만원(연평균 약 12만 5000원), 2억원을 대출받으면 약 750만원(연평균 25만원)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애최초주택 구입자가 아니거나 연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인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업자대출 금리도 인하된다. 준공공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매입자금 융자 금리를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2.7%에서 2.0%로 대폭 인하한다. 수도권 가구당 융자한도 1억 5000만원을 기준으로 연간 이자비용이 최대 105만원가량 절감돼 준공공임대주택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 매입자금 금리인하 외에 임대의무기간 축소(10년→8년), 준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확약 제공 등 준공공임대주택 활성화 방안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민간이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때 빌려 주는 건설자금의 경우 1채당 대출 한도가 1500만원 상향조정된다. 특히 전용면적 60∼85㎡의 공공임대는 금리도 3.7%에서 3.3%로 인하된다. 이 역시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소형주택에 대한 건설자금 대출 금리도 5.0∼6.0%에서 3.8∼4.0%로 인하된다. 특히 30가구 이상을 짓겠다고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경우 금리를 1.0% 포인트 추가로 인하해 준다. 도심에 단기간에 임대주택이 공급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세대주 아니어도 청약 ○ 단기축제 음식점 영업 ○

    국민주택 등을 청약할 때 세대주가 아니어도 2015년 상반기부터 청약이 가능하게 됐다. 또 단기 지역축제에서도 음식점 영업이 허용된다. 민관 합동규제개선추진단(공동단장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14일 규제개혁신문고를 통해 건의된 국민건의 가운데 불합리한 내용의 규제를 이 같이 개선했다고 밝혔다. 규제개혁신문고(규제포털:www.better.go.kr)는 일반 국민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규제 개선을 건의할 수 있는 창구다. 지금까지는 국민주택을 청약하고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이 건설하는 85㎡ 이하 주택을 청약할 때는 세대주만 가능했다. 또 단기로 열리는 축제 현장에서 식음료 등을 판매하는 행위는 ‘식품접객업 영업신고’가 불가능해 불법행위였다. 아울러 인터넷으로 자동차검사 유효기간 연장·유예 신청을 가능하게 했고, 내년 1월 1일부터 의료기기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 작성 의무도 면제시켰다. 자동차검사 유효기간을 연장, 유예하고자 할 때는 해당 관청을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해야 신청이 가능했다.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www.ecar.go.kr)로 접속해 자동차검사 유효기간의 연장신청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조선업종 등 대외채권 회수기한을 1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해운경기의 침체로 기업의 대외채권 회수에 어려움이 있어, 대외채권 회수기한을 3년으로 연장하도록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을 지난 9일 개정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주택 바우처 실시… 97만 가구 월 11만원 혜택

    주택 바우처 실시… 97만 가구 월 11만원 혜택

    새해에는 부동산시장의 틀이 바뀐다. 주택바우처가 실시되고 월세 세입자에 대한 세액공제 범위가 확대된다.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자에게 당근도 주어진다. 주택 거래 취득세가 인하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전세금 안심대출 시행, 주택 청약 대상 확대 등의 정책이 시행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역시 폐지 또는 유예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주택바우처 실시 주택바우처는 소득 수준에 따라 주거비를 직접 지원해 주는 제도다. 지난 10월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늦게 통과돼 새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급여별 선정 기준, 중위소득 개념 도입,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이행기 급여 등 새로운 주거급여 시행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새해 6월 또는 7월부터 새로운 주거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새 주거급여 제도가 실시되면 지급 대상이 종전의 73만 가구에서 약 97만 가구로 확대되고 월평균 지급액도 9만원에서 약 11만원으로 늘어난다. 개편된 주거급여 제도가 시행되면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주거 비용을 지원해 주는 효과가 커진다. ●준공공임대주택 혜택 강화 새해부터 3년간 주택을 사들여 준공공임대주택으로 10년 이상 임대하면 나중에 집을 팔 때 양도세가 면제된다. 소득세, 법인세 감면율도 20%에서 50%로 확대된다. ‘2·26대책’에서는 30%로 확대하려 했으나 ‘10·30대책’ 때 감면 폭을 더 늘리기로 하면서 50%로 확대됐다. 여기에 준공공임대를 8년 이상 한 뒤 팔면 50%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임대하면 이 공제율이 60%로 올라간다. 준공공임대는 의무 임대 기간이 있고 최초 임대료는 주변 시세 이하, 이후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하로 제한된다. ●월세 임대료 세액공제 확대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공제율 10%)는 일단 올해 연말정산 때부터 적용된다. 대상은 총급여가 연간 5000만원 이하인 사람이지만 내년부터는 7000만원 이하인 사람으로 확대된다. 또 주택 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3년간(2014∼2016년 소득분) 비과세하고 2017년 소득분부터는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분리과세는 주택 임대소득만 따로 떼어내 별도의 세율(14%)에 따라 과세하는 것으로 종합과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다. ●임대업자 세액공제 확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내년 중 사들여 5년 이상 임대한 뒤 팔면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의 50%를 공제해 준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대상에 ‘주택임대관리업’(단,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 또는 매출액 50억원 미만)이 포함돼 법인세를 10∼30%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일정한 조건의 임대주택리츠(부동산 투자회사)에 부동산을 현물로 출자할 경우 이 리츠의 주식을 처분해 실제 소득이 발생할 때까지 양도세 과세를 늦춰 주기로 했다. 또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임대하기 위해 지방의 국민주택을 살 때 부여하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의 세액공제 혜택 폭을 7%에서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와 내년 말 각각 종료되는 공공임대리츠에 대한 취득세, 재산세 감면 혜택은 현행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될 듯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수직 증축도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4월부터는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대 3개 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 층까지 수직 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진다. 다만 가구수 증가 범위는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에서 늘릴 수 있다. 수직 증축 허용으로 강남과 분당 등 중층 리모델링 단지들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아파트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해 아파트 관리를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의 주택관리공단을 통해 아파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선진국에서 활성화된 주택임대관리업을 도입할 예정이라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부터는 층간소음 분쟁 조정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공동주택에서 뛰거나 걷는 동작, 악기 연주, 운동기구 사용, 내부 수리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층간소음으로 규정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3년째 초저출산국 오명…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13년째 초저출산국 오명…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

    출생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7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100만 6645명이 태어났다. 당시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1.2명,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4.53명이었다. 2013년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43만 6500명으로 전년보다 9.9% 감소했으며 44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조출생률도 8.6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1983년 2.06명으로 인구 현상 유지에 필요한 수준인 대체출산율(2.1명) 이하로 내려간 뒤 2005년 1.076명으로 최저를 기록하며 정체를 보인다. 2001년 1.297명을 시작으로 13년째 초저출산국(1.3명 이하)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평균 가구원 수도 1985년 4.16명, 1995년 3.4명, 2005년 2.88명, 2010년 2.69명으로 하향 추세다. 2035년에는 2.2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한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대한민국 향후 총 인구 변화’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합계출산율 1.19명을 유지할 경우 2056년 4000만명, 2074년 2000만명을 거쳐 2750년 세계 최초로 인구 0명으로 소멸할 것으로 추정된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다자녀 가구 지원책은 주택 특별 공급, 국민주택 규모 주택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 지원, 국민연금 출산크레디트, 3자녀 이상 가구 전기료 20%(월 1만 2000원 한도) 감액, 자치단체별 다자녀 우대카드 및 출산장려금, 소득 하위 80% 가정의 셋째 아이 이상 대학 신입생 1인당 연 450만원 한도 내에서 등록금 올해부터 지원(한국장학재단에 신청), 둘째 아이 이상 고등학교 수업료 2025년부터 지원 등이다. 보건복지부 마음 더하기 정책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appyhome@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다둥이 가족’ 배우 남보라네 이야기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다둥이 가족’ 배우 남보라네 이야기

    (경우가 학교에서 뽀로로 만든 사진을 띄움) ‘겹당’(겁나게 귀엽다, 보라). ‘운전 어렵당’(석우) ‘오늘 도로 나갔어?’(보라) ‘어제 나가고 오늘 두 번째. 시동 많이 꺼짐’(석우) ‘1종은 어려워’(보라). (다윗이 허니버터칩을 어렵게 구한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림) ‘누나 거 남겼는데, 아빠가 맛있다고 거의 다 먹어 버렸엉’. (세미가 100점 맞은 수학 답안지 사진을 올림) ‘100점 맞았으니 용돈 줘’(석우) ‘참 잘했어요. 너무너무 예뻐’(엄마). 13남매를 둔 남상돈(51)·이영미(49)씨 부부 가정의 카카오톡 방은 가족들이 나누는 정겨운 대화로 하루 종일 시끌시끌하다. 서로 간의 관심과 사랑, 칭찬, 격려, 위로가 흘러넘치고 끈끈한 가족애가 묻어난다. 다들 바쁘다 보니 집에서 직접 만나는 시간보다 카톡에서 만나는 시간이 더 많다. 학기 초에 가족 생년월일을 써야 할 때면 2장짜리 주민등록등본을 카톡에 올려 모두 참고한다. 남씨 부부는 영등포시장 사거리와 영등포 고가로터리 중간쯤에 위치한 ‘부잣집 구이&샤브’를 운영한다. 음식점에 들어서니 막내아들의 돌 때 찍은 가족사진 대형 패널과 큰딸 보라가 주연을 맡은 영화 ‘돈 크라이 마미’의 포스터가 벽에 붙어 있다. 남씨 부부는 연애 끝에 1987년 결혼, 이듬해부터 아이를 낳다 보니 8남 5녀가 됐다. 남씨는 7남매 중 막내이고, 이씨는 3남매 중 장녀다. 아이들의 이름과 나이를 물으니 줄줄이 댄다. 경한(26·대학원 1년), 보라(25·대학 4년·배우), 지나(22·대학 2년), 진한(20·재학 중 군 입대), 석우(18·고교 3년), 휘호(17·고교 2년), 세빈(16·고교 1년), 다윗(15·중학 3년), 세미(13·중학 2년), 소라(12·초등 6년), 경우(10·초등 4년), 덕우(7·초등 1년), 영일(5·유치원). 대학원생부터 유치원생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이름은 부부가 상의해 지었다. 보라라는 이름은 본명인데도 예명처럼 예쁘다는 말을 듣는다. 세미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까지 듣자는 뜻이다. “아이를 많이 낳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큰아이를 낳고 행복하니까 생기면 또 낳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처음 서너 명을 낳았을 때는 다소 부담감을 느꼈지만 그 이상 되니 하나를 더 낳아도 부담이 적어지더라. 대소사를 다 협력해서 하니까 좋다. 즐겁고 행복하다. 불편한 건 딱히 없다. 대가족이 살다 보면 뭐가 불편한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이를 많이 낳자는 사회 분위기이지만 결혼 초기인 1980년대만 해도 둘 또는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시절이어서 어려움도 많았다. 셋째 아이부터는 가족수당이나 건강보험에도 적용이 안 될 뿐 아니라 마치 ‘야만인’을 대하는 듯한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그게 부담스러워서 셋째는 출생신고를 3년이나 늦게 과태료를 물어 가며 했다. 아이가 많으면 셋집을 구하기도 어렵다. 남씨는 셋째를 낳고 나서 월급으로는 생활하기가 빠듯해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IT사업 등을 하다가 결국은 음식점을 운영하게 됐다. 아기 때는 가게 한쪽에 침대와 유모차를 놓고 키우기도 했다. 이들은 청량리에서 방 2개짜리 단독주택에 전세로 살다가 서울시의 다둥이 특별분양 대상 자격으로 2005년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36평 장기 임대아파트로 이사 왔다. 안방은 아들 방, 건넌방은 딸 방이다. 큰딸 2명은 따로 작은방을 쓴다. 부부의 잠자리는 거실이다. 아빠 엄마 곁에서 자는 아이들도 있다. 이 가정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에 부부가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6시 30분 고등학생에 이어 순차적으로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9시 5분에 막내를 유치원 차에 태운 뒤 집안 정리를 하고 10시쯤 식당으로 출근한다. 남씨는 밤 12시가 다 돼 집에 돌아오지만, 이씨는 아이들이 돌아오는 오후 시간에 맞춰 집에 들르고 오후 8시쯤에는 퇴근한다. 주말에는 남씨만 출근한다. 가족들의 귀가 시간도 제각각이어서 매달 한두 명씩 돌아오는 생일 파티도 밤늦게 한다. “아이 친구들이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와서 현관에 신발 놓을 자리도 부족할 때가 많다. 식구가 적어 썰렁한 자기 집보다 아이들로 북적거려 사람 사는 것 같은 분위기가 좋다고 한다. 큰애들이 친구들과 놀러 갈 때 작은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도 한다. 친구들이 그걸 원한다. 사춘기도 잘 넘긴다. 큰애들이 경험해 봤으니까 동생들에게 코치를 잘한다. 공부는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중간 이상은 하지만 성적에 연연하지는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한다. 내 아이는 특별하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크지만 그냥 각자 특성에 맞게 아이답게 키우겠다고 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 학원도 강요하지는 않고 원하면 보내 준다. 그래도 교육비가 꽤 들어간다.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아이들이 대부분 봉사를 많이 하는 등 다른 사람들을 많이 도와줘서 선행상을 받을 때면 대견스럽다. 아이들이 있어서 아주 행복하다. 가장 큰 선물이다. 아이들이 아니면 누가 위로해 주며 고통과 기쁨을 나누겠나.” 이들이 다자녀 가족이라고 정부에서 받는 혜택은 임대아파트 입주 정도다. 무상급식 이전에는 급식비 면제를 받기는 했다. 전기료 감면 등 다자녀 혜택은 알지 못했다. “저출산 해소를 위해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애를 많이 낳아 모범을 보이고, 다자녀 가족들이 불편한 것이 없는지 의견을 듣고 반영하면 좋겠다.” 지금 사는 임대아파트도 전세금이 모자라 월세로 사는데 국민주택 규모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저리자금 대출이 안 되는 상태다. 이씨는 요즘 장사보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육아 강의를 하고 책도 내고 싶은데 아이들 키우느라 바빠서 못한 게 아쉽단다. 한때 미혼모센터에서 봉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주변에서 물으면 아이 셋 정도를 권한다. “하나보다 셋 키우는 게 여유롭고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으로 좋다. 스스로 터득해 가는 산 교육이 가능하다. 왕따나 외로움은 전혀 못 느낀다. 학교에서 속상한 일도 집에서 위로받으며 푼다.” happyhome@seoul.co.kr
  • [단독] 공항公 등 일부 공기업 내년 국민주 상장 검토

    [단독] 공항公 등 일부 공기업 내년 국민주 상장 검토

    정부가 내년에 일부 공기업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세수 부족분 확보와 공기업의 부채 축소,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상장에 알맞은 시기를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은 지난달 세종시에서 한국거래소와 회의를 열고 공기업의 상장 제도와 절차, 상장 사례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공기업의) 상장 요건이 갖춰지면 당연히 해야 한다”며 “다만 지금 당장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기업 상장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지만 민영화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가 공기업 상장을 민영화의 시작으로 보는 만큼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민영화 논란에 휩싸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상장이 불발됐다. 이런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또 추진하는 까닭은 재정수입을 늘리고 공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상장만 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민영화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주 방식의 상장이 유력해 보인다. 공기업 304개사(상장된 8개사 포함) 가운데 정부가 법률 개정 없이 바로 상장할 수 있는 공기업은 모두 11개사다. 정부 지분이 50% 이상인 한국도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4개사와 한전의 발전자회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5곳 및 한전KDN, 한국원자력연료 등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파트 경비원 폭행, 황보 “우리 아파트 경비원 정이 뚝 떨어진다” 충격

    아파트 경비원 폭행, 황보 “우리 아파트 경비원 정이 뚝 떨어진다” 충격

    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 폭행 아파트 경비원 폭행, 황보 “우리 아파트 경비원 정이 뚝 떨어진다” 충격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내려앉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쯤 입주민 A씨가 이 아파트 정문경비원 이모(56)씨를 아파트 상가 근처로 불렀다. A씨는 이씨에게 “왜 나를 쳐다보느냐”고 물었고, 이씨가 쳐다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자 곧장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목격한 다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해 폭행은 멈췄으나 이씨는 이미 코뼈가 주저앉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A씨와 가족들이 거듭 사과하자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출석요구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분신 사건 이후 경비원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는데 이 아파트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공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이날 오후 5시께 열리는 2차 조정위원회에서 조정에 실패할 경우 바로 파업에 돌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19∼20일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 전원을 해고예고 통보했고, 경비원들은 같은 달 27∼28일 찬반 투표를 실시해 71.81%의 찬성으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S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 7일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한 뒤 치료를 받다가 한 달만인 지난달 7일 숨졌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가수 황보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불만을 토로한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황보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적절치 못한 글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의 글을 올렸다. 황보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경비 아저씨들에게 잘하려고 하지만, 우리 아파트 아저씨를 보면 그 마음이 뚝 떨어진다”면서 “화난다. 화를 낼 수 없으니 화가 난다. 그냥 ‘내가 죄송해요’하는 게 낫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황보는 “힘드시면 일 그만두셨으면 좋겠다. 주민에게 저렇게 짜증내시지 말았으면 좋겠다. 경비 아저씨 눈치보는 세상이 됐다”고 전했다. 황보가 무엇 때문에 불만을 드러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아파트 경비원 사건과 맞물려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황보는 사과 글을 올리면서 앞서 올렸던 글은 삭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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