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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점 높은 무주택자 입지 좋은 곳 노려라

    가점 높은 무주택자 입지 좋은 곳 노려라

    가을 아파트 분양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연말까지 일반 분양 아파트 6만여 가구가 쏟아져 통장 가입자들의 선택 폭이 확대된다. 이달에만 전국 56곳에서 새 아파트 3만 2204가구가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분양된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실수요자들의 당첨 확률이 높아진 만큼 무주택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이다.●청약제도 개편… 실수요자 당첨 확률 높아져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주택과 기존 주택의 경우 내집 마련 전략을 달리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이번 가을 아파트 분양시장이 내집 마련에 좋은 기회지만, 기존 주택 매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청약제도를 개편해 실수요자들의 당첨 기회를 확대한 만큼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면 입지가 빼어난 지역을 골라 청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하다”고 말했다. ‘8·2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청약 1순위자 자격 강화, 가점제 비율 확대가 이뤄져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확대됐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는 1순위 자격 요건이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에서 2년, 납입 횟수(국민주택) 24회 이상으로 강화됐다. 그동안에는 주택 소유자가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청약통장에 가입해 1년만 지나면 곧바로 1순위 청약이 가능해 청약 쇼핑 부작용을 낳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당첨 기회는 줄어들었다. 지방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6개월, 납입 횟수도 6회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 청약은 더 까다로워졌다. 거주기간도 따지기 때문이다. 청약 1순위가 되려면 분양모집 공고 시점에 서울에 거주한 기간이 1년이 넘어야 한다. 서울 전체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채워야 하는 의무 거주 기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청약통장 가입 2년이 지나고 6개월 전에 서울로 전입한 경우 지난달까지는 1순위 자격이 주어졌지만, 이달부터는 1년 거주 요건도 채워야 서울 청약 1순위 자격을 얻는다. ●서울 중소형, 거주 기간 1년 넘어야 ‘1순위’ 또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는 가점제 75%, 추첨 25%로 나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분양물량 100%를 가점제로 공급해야 한다.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도 절반은 가점제가 적용된다. 청약 조정대상지역 85㎡ 이하 아파트의 가점제 비중은 분양 물량의 75%로 확대됐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수(최고 35점), 청약저축 가입기간(최고 17점)을 점수화해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점수가 낮으면 사실상 새 아파트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 수가 많은 통장 가입자는 입지가 좋은 곳을 골라 청약해도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청약 기회가 확대됐지만 청약 접수 전에 거주요건 충족이나 통장 보유기간 등을 확인해야 한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섣불리 1순위에 접수하면 부적격 당첨자가 되고, 1년간 다른 청약 당첨이 아예 제한된다. ●기존 주택 구입은 내년 4월 이후 유리 그러나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은 청약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무주택 기간이 짧거나 부양가족 수가 적기 때문이다. 청약 1순위 자격을 갖췄더라도 가점이 낮아 당첨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이다. 강화된 청약조건에 적합하지 않거나 기존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경우 당장 구입하기보다는 내년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 이후로 늦추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무래도 2채 이상 소유자들이 높은 양도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처분하려는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데다 대출길이 막힌 분양권도 매물로 나오면서 집값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가 대책을 더 내놓으면 추가적인 집값 하방압력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택 매입 시기나 지역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추가 규제 수위에 따라 주택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새달 분양가 상한제 부활… 채권입찰제는 유예됐어요

    새달 분양가 상한제 부활… 채권입찰제는 유예됐어요

    다음달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채권입찰제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8일 국토교통부 고위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채권입찰제는 일단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부는 애초 관련 법규를 고쳐 이달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길어 11월 초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건설업계는 상한제가 적용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단지별로 다르지만, 시세보다 최소 10∼15%는 떨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민간택지는 주택법시행령에서 정한 정량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가운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하는 곳에만 적용하고 있다.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실시 규정은 있지만 엄격하게 적용돼 아직 분양가를 규제한 사례는 없다.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나 사업자가 자유롭게 분양가를 책정해 왔다. 기존 적용 요건은 3개월 동안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10% 이상 오르거나, 청약경쟁률이 연속 3개월간 20대1을 초과하는 지역, 또는 3개월간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증가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지정요건을 완화해 앞으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쉬워진다. 시행령 개정안은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 중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면서 다음 세 가지 요건 중 한 가지만 해당하면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우선 최근 12개월간 해당 지역 평균 분양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다. 또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일반 아파트는 5대1,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청약경쟁률은 10대1을 초과한 지역도 적용 대상에 넣었다.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도 포함시켰다. 적용 지역은 제도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3개월간 집값 등을 따져 봐야 알겠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일단 서울 전역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사정권에 들어온다. 부산, 과천, 성남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정도의 집값 상승지역은 일단 주거정책심의회의 심의 대상이 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민간 아파트 분양가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가격을 넘을 수 없다. 택지비는 감정평가액이다. 여기에 연약·암반지반 공사비, 간선시설 설치비 등 택지 가산비가 붙는다.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로 구성되는데 기본형 건축비는 지상층·지하층 건축비로 나눠 물가를 감안해 6개월마다 조정된다. 건축 가산비는 고급 연립이나 테라스하우스 등을 지을 때, 홈네트워크 설비 등 고급 사양을 시공할 때 붙는 금액이다. 국토부는 6개월마다 공사비 증감 요인을 반영해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하고 있다. 85㎡ 아파트 기준 공급면적 3.3㎡당 기본형 건축비는 610만 7000원이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는 분양가 인하로 이어진다. 그동안 아파트 개발 이익은 사업자(조합이나 건설사)에게 귀속됐다. 분양가를 원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결정하지 않고 주변 시세에 맞춰 책정했기 때문에 아파트값 상승 시기에는 사업자의 이익이 컸다. 개발 과정에서 세부 항목마다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업자의 이익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개발 이익이 돌아가는 주체가 달라진다. 분양가가 내려가면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이 아파트 당첨자에게 돌아간다. 주변 시세와 상관없이 사업자에게는 적정 이윤만 보장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로또 아파트가 등장하는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 이런 문제는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과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때는 ‘채권입찰제’라는 제도를 실시했다. 분양가와 시세 격차가 커 당첨자에게 과도한 차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첨자에게 분양가 외에 2종국민주택채권을 사들이게 하고, 채권 매입액을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다. 채권입찰제는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 당시 널리 적용되다가 폐지됐다. 이후 2006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85㎡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 이하에서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사람을 당첨자로 뽑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와 고양 일산2지구 휴먼시아 아파트에 적용된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아 있다가 2013년 5월 폐지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도입되면 채권입찰제 도입 여부 논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월등히 낮아 ‘로또 아파트’ 부작용을 불러왔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조합과 시공사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를 책정하면서 청약 열풍을 불러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당장은 채권입찰제 도입을 미룰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채권을 써내도록 하면 사실상 분양가 인하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채권입찰제는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필요하다면 채권입찰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 집값이 폭등하고 청약이 과열되면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국토부가 당장 채권입찰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개발 이익이 사업자가 아닌 무주택 당첨자에게 돌아간다는 명분 때문이다. 청약제도를 개편해 1순위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가점제 적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재당첨 제한을 강화하기 때문에 단기 시세차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집값이 오를 만큼 올라 추가 상승 보장도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현미 장관 “신혼부부 특별공급 2배로”

    김현미 장관 “신혼부부 특별공급 2배로”

    혼인 기간 5년 내→7년 내 확대 무자녀도 적용… 유자녀 1순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민간 분양 주택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지금보다 2배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중순 발표할 ‘주거 복지 로드맵’에 공공성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은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은 국민주택의 경우 15%에서 30%로, 85㎡ 이하 민영주택은 10%에서 20%로 상향 조정된다. 특별공급 대상도 현행 혼인 기간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1자녀 이상에서 무자녀·예비 신혼부부까지 확대된다. 혼인 기간에 따라 분류되던 공급 순위도 유자녀 가구가 1순위, 무자녀 가구는 2순위로 바뀐다. 당초 5만 가구로 계획했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단지인 ‘신혼희망타운’도 7만 가구로 공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김 장관은 또 “다주택자가 임대를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516만채 중 79만채(15%)만 등록된 임대주택이며 나머지는 정식 등록되지 않은 채 임대료나 임대 기간 등에 어떠한 공적 규제도 받고 있지 않다”면서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 임대주택의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와 건강보험료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등록 활성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국토부의 건축물대장, 감정원의 확정일자, 국세청의 재산세 등 따로 관리되는 자료가 많은데, 이들을 통합한 정보망이 구축되면 전체 민간 임대주택 75%의 기본적인 사항이 파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1순위 자격 강화·가점제 확대… 무주택자 당첨 문 확 넓어진다

    1순위 자격 강화·가점제 확대… 무주택자 당첨 문 확 넓어진다

    하반기 아파트 청약시장이 확 바뀐다. 집이 있는 가구도 아파트 청약에 제약 없이 뛰어들던 ‘청약쇼핑’이 어려워지고 무주택자의 청약·당첨 기회는 확대된다. 통장 가입 1년만 지나면 누구나 청약시장에 뛰어들 수 있던 시대가 지나고,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을 기다려 온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당첨받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진 것이다. 서울 인기지역에서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점수가 낮으면 청약 기회가 사실상 배제된다고 봐도 된다. 청약시장 변화에 따른 청약전략 수립이 요구된다.‘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개선된 주택 청약제도는 크게 세 가지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가점제를 확대했다. 가점제를 적용한 아파트의 재당첨 제한도 강화됐다.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이 이뤄지게 하자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규칙을 개정, 적용하기 시작했다. 먼저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이 크게 강화됐다. 수도권과 지방에 관계없이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1순위 자격을 얻으려면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국민주택)가 24회 이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12회만 지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졌다. 지방에서는 청약통장 가입 6개월, 납입횟수도 6회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구 모든 지역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세종시, 대구 수성구 등 29곳이다. 청약조정지역은 서울 전역과 세종시,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부산 해운대구 등 총 40곳이다. 경기 일부 지역을 빼면 사실상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인기지역은 모두 해당된다.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는 또 민영주택의 청약가점제 적용 주택 비율이 확대됐다. 공공주택은 가점제가 적용되고 있었지만 민영주택은 가점제 적용 비율이 낮았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 수(최고 35점), 청약저축 가입기간(최고 17점)을 점수화해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제도 개선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85㎡ 이하 주택의 경우 가점제 비율은 일반공급 주택 수의 75%에서 100%로 확대된다. 85㎡ 초과 주택은 지금처럼 공급 물량의 50%를 가점제로 분양한다. 청약조정지역에서도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비율이 40%에서 75%로 늘어났다. 85㎡ 초과 주택은 그동안 적용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30%를 가점제로 공급해야 한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에서 1주택 소유자도 추첨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었으나 가점제 적용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가 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점수가 낮으면 사실상 새 아파트 당첨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전국적으로는 가점제 당첨자의 재당첨 제한, 예비입주 선정 때 가점제 우선 적용 등도 도입됐다. 또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가 지방 인기 민영주택의 분양권 전매를 반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점제로 당첨된 자와 당첨된 가구의 가구원에 대해 2년간 가점제 적용을 배제한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지역에서는 5년간 재당첨이 제한됐지만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재당첨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6개월 또는 1년 만에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은 뒤 아파트를 분양받아 분양권을 넘기는 투기행위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점제로 당첨된 사람과 가구에 대해서는 2년간 가점제 적용을 배제한다. 가점이 높은 무주택 가구가 불법으로 청약통장을 팔거나 지방을 돌며 인기 민영 아파트를 6개월마다 청약한 뒤 당첨되면 분양권을 파는 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계약 포기분도 무주택자에게 우선 돌아간다. 예비 입주자를 선정할 때 적용했던 추첨제를 가점제 우선 적용으로 돌렸기 때문에 1순위 신청자 중 높은 가점을 가진 가구가 우선 분양을 받게 된다. 무주택 가구의 당첨 기회를 확대하고 고의 미계약 물량에 대한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투기과열지구나 청약조정지역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때는 예비입주자를 일반공급 물량의 40% 이상 충분히 선정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당첨이 취소되거나 계약되지 않은 주택이 추첨을 통해 1순위 자격이 없는 다주택자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약전략의 수정도 요구된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인기 지역 청약이 사실상 막힐 것으로 보인다. 가점제 청약에서 제외되고 1순위 자격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재건축 아파트 청약과열 현상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점이 높은 청약통장 가입자는 서두르지 말고 입지가 빼어난 지역을 골라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 새로운 청약제도는 지난 20일 입주자 모집 공고분부터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는 다음달 8개 단지에서 47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되는데 모두 변경된 청약제도가 적용된다. ‘래미안DMC루센티아’(517가구), ‘영등포뉴타운꿈에그린’(148가구), ‘고덕아르테온’(1397가구), ‘사가정 아이파크’(1029가구) 등이 대상이다. ‘과천주공7-1단지 푸르지오’(575가구)도 변경된 청약제도가 적용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기조연설 전문 먼저 이 자리를 빌려 9월 19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희생당한 분들과 그 가족, 그리고 멕시코 국민과 정부에 우리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세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미로슬라프 라이착 제72차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의장의 뛰어난 지도력으로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사무총장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대한민국은 ‘분쟁의 사전예방’과 ‘평화의 지속화’를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를 적극 지지하며, 총장의 재임기간 동안 유엔이 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더욱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나는 오늘 이 연설을 준비하면서 유엔의 정신과 우리의 사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유엔은 인류 지성이 만든 최고의 제도적 발명품입니다. 유엔은 ‘전쟁의 참화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기’ 위해 탄생했고, 지난 70여년간 인류 앞에 제기되는 도전들에 쉼 없이 맞서 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과 기여는 갈수록 더욱 커질 것입니다. 초국경적 현안이 날로 증가하고 이제 그 어떤 이슈도 한두 나라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우리는 우리 앞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정신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합니다. 나는 이를 위해, 여러분 모두가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동쪽 끝 한반도와 한반도의 남쪽 나라 대한민국에 주목하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지난 겨울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혁명은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도전에 맞서며 인류가 소망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아마 미디어를 통해 목격했던 촛불혁명의 풍경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십만, 수백만의 불빛들, 노래와 춤과 그림이 어우러진 거리 곳곳에서 저마다 자유롭게 발언하고 평등하게 토론하는 사람들, 아이들과 손잡고 집회장을 찾는 부모들의 환한 표정, 집회가 끝난 거리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청년들에게서 느껴지는 긍지, 그 모든 장면들이 바로 민주주의였고, 또 평화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이어진 광장이었습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나 자신도 오직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 광장에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실체인 국민주권의 힘을 증명했고, 폭력보다 평화의 힘이 세상을 더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새 정부는 촛불혁명이 만든 정부입니다. 민주적인 선거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국민들의 주인의식, 참여와 열망이 출범시킨 정부라는 뜻입니다. 나는 지금 그 정부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시작은 늦었지만 세계 민주주의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 힘으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과 유엔은 늘 함께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으로부터 한국전쟁, 전후재건의 과정까지 유엔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은 1991년에 이르러서야 유엔 회원국이 되었지만 불과 한세대 동안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회원국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높여왔습니다. 1993년을 시작으로 평화유지활동(PKO)에 꾸준히 참여해 왔고, 올해는 유엔평화구축위원회(PBC) 의장국으로서 분쟁의 근본원인 해결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5년간 난민지원 규모를 15배 확대했고, 작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 ‘2000만불 공여국 클럽’에 합류하였습니다. 파리협정의 이행과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기후기금(GCF)를 통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여성내각 30%를 달성함으로써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의 양성평등 실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욱 기여를 높여나갈 것입니다. 특별히 나는 ‘사람을 근본으로’라는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가 대한민국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일치한다는 점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먼저다‘는 여러 해 동안 나의 정치철학을 표현하는 슬로건이었습니다. 새 정부의 모든 정책의 중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경제 불평등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경제정책의 중심을 국민과 가계의 소득증가에 맞추고, 일자리가 주도하는 성장,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경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것을 ’사람중심 경제‘라고 부릅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우리가 시작한 이 담대한 노력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개도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원할 것입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나는 전쟁 중에 피난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내전이면서 국제전이기도 했던 그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했습니다.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온전한 삶을 빼앗겼습니다. 내 아버지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잠시 피난한다고만 생각했던 내 아버지는 끝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 자신이 전쟁이 유린한 인권의 피해자인 이산가족입니다. 그 전쟁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 냉전 구조의 산물이었던 그 전쟁은 냉전이 해체된 이후에도,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6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동북아의 마지막 냉전 질서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쟁의 기억과 상처는 뚜렷해지고 평화를 갈망하는 심장은 고통스럽게 박동치는 곳, 그곳이 2017년 9월, 오늘의 한반도 대한민국입니다.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입니다. 나는 촛불혁명을 통해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에게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는 무엇보다 나의 이 같은 신념이 국제사회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를 표합니다.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습니다. 북한 핵실험 후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게 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습니다. 나는 유엔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장일치로, 이전의 결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북한 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분노하며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유엔헌장의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결 원칙을 적시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을 위한 실천을 다짐하는 유엔총회의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북한과 국제사회에 천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이 모든 움직일 수 없는 사실들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나는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사회의 노력도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합니다.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만큼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우리 모두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나는 안보리 이사국을 비롯한 유엔의 지도자들에게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평화의 실현은 유엔의 출발이고, 과정이며, 목표입니다. 한반도에서 유엔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도발과 제재가 갈수록 높아지는 악순환을 멈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유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나는 여러 차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와 ’신(新)북방경제비전‘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림픽은 서기 394년을 마지막으로 1,500년이나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올림픽을 다시 부활시킨 힘은 평화에 대한 갈구였습니다. 근대 올림픽의 역사는 분쟁의 한복판 발칸반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올림픽의 감동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5개월 후,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2018년 평창은 2020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문이 열리는 곳입니다. 나는 냉전과 미래, 대립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내년부터 열리게 되는 이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고작 100㎞를 달리면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도시 평창에 평화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모입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우의와 화합의 인사를 나눌 것입니다. 그 속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나는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결코 불가능한 상상이 아닙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나는 평창이 또 하나의 촛불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처럼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과 유엔이 촛불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평화와 동행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그 절박한 호소를 담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평창으로 초청합니다. 여러분의 발걸음이 평화의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내년 평창에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21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대통령 “촛불시민, 노벨평화상 자격 충분”

    文대통령 “촛불시민, 노벨평화상 자격 충분”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인사들에게 주는 ‘2017 세계시민상’을 수상하고 “이 상을 지난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은 인권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점,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역내 안정에 노력한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을 올해의 세계시민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 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우리 국민들은 지난겨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고,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면서 “나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촛불 시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로 탄핵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이제 한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가 고민하는 저성장·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쓴 대한민국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문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상을 받았다. 역대 수상자로는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2012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2016년) 등이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턱시도 입은 文 보니?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턱시도 입은 文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대서양협의회(애틀랜틱 카운슬)가 시상하는 2017 세계시민상을 받고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희망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72회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이 상을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께 바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시민상은 국제협력·분쟁해결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대서양협의회가 수여하는 것으로, 2010년 이래 세계 시민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한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진전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은 ‘민주공화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전 세계에 보여줬고 나에게는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란 사실을 말해줬다”며 “나는 이 사실이 자랑스럽고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은 여러 달에 걸쳐 1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민행동이었지만 평화롭고 문화적으로 진행됐다”며 “평화의 힘을 보여주고 민주주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촛불시민’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우리 국민의 노력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후 대다수 국민이 절대 빈곤에 시달렸고 민주주의는 요원한 꿈처럼 느껴졌지만 세계가 한국 국민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을 예로 들며 “국민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민주주의가 광장을 열었고 그 광장에서 국민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학생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던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이력을 언급하며 “나는 촛불정신을 계승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담고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받는 상에는 세계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라는 격려와 응원도 담겼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이루고 나서 대한민국 이룩한 평화의 역사를 말씀드릴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도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파트값 거품 빼자”… 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값 거품 빼자”… 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시세보다 10~15%↓ 예상 법 적용 후 공급 아파트 청약 유리 ‘보금자리’처럼 청약 과열 우려도 민간 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거품을 빼는 수단이 되겠지만, 당첨자에게 ‘로또 아파트’를 안겨 주는 부작용 발생도 우려된다. 분양가 거품이 일부 빠지면서 청약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간 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분양가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분양가 상한제는 분양가가 과도하게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을 책정할 때 땅값과 표준건축비, 일부 가산비를 더해 결정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아파트 청약 수요자들도 언제 청약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고, 앞으로 주택시장 추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간 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한 것은 고분양가 아파트가 주변 집값 상승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만 적용됐다. 민간 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2015년 4월 상한제 적용을 폐지했다. 그 결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규제의 고삐가 풀리면서 3.3㎡당 4500만원을 넘었고 주변 집값 상승과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 기준으로 굳어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정부가 직접 분양가를 규제하지 않으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 발급 과정에서 고분양가를 간접 규제했지만 한계가 따랐고, 그래서 정부가 민간 택지 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했다. 적용대상 지역을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지역 중에서 ▲1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곳 ▲ 분양 직전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일반주택은 5대1, 국민주택 규모(85㎡) 이하는 10대1을 초과한 곳 ▲3개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을 놓고 하나라도 해당되면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선정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분양가는 일단 잡힐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벌써부터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낮게 책정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 업계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10~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민간 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적용 시점은 일반분양 아파트는 상한제 시행 이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주택’부터다. 반면 도시정비사업에 따라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최초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주택’이다. 이에 따라 법률 개정이 이뤄진 뒤에도 내년까지 서울에서 공급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거의 적용받지 않는다. 이들 아파트는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끝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민영 아파트는 거의 재건축·재개발 단지 아파트라는 점에서 당분간은 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1년가량 뒤에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내년 3월쯤 분양될 청담동 ‘청담삼익 롯데캐슬’(청담삼익 재건축)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최근 분양한 개포동 삼성 포레스트 아파트 역시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시기는 2015년이다. 시행령 개정 이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본격적인 거품 제거로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분양가만 따진다면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내년 이후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를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청약가점이 높아 당첨 가능성이 높은 통장 가입자는 입지가 빼어난 지역을 골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를 청약하는 것이 싼값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길이다. 다만 상한제 적용 이전이라도 건설사들의 눈치보기 경쟁으로 분양가 거품은 어느 정도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은 분양가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8·2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이어 ‘9·5 대책’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하자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책정 눈치보기에 바빠졌다.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서를 내주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간접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급된 서초구 센트럴자이 아파트와 개포동 삼성 래미안 포레스트 아파트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 보듯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시공사와 조합이 스스로 분양가를 낮췄다. 그러나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분양가를 낮춰 공급한 보금자리주택처럼 벌써부터 로또 아파트에 대한 청약 과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인 강남 아파트는 당분간 청약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 신문고] “대기업 무주택 서민 3200명 가족 울린 사법 적폐 사건… 청산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서울 신문고] “대기업 무주택 서민 3200명 가족 울린 사법 적폐 사건… 청산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광화문 촛불민심의 결과로 탄생했습니다. 그때 주된 구호 중의 하나가 ‘적폐 청산’입니다. 적폐란 긴 세월 동안 쌓이고 쌓여온 폐단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한때의 잘못된 폐단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오랫동안 잘못돼 온 폐단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을 지키지 않고, ‘권력횡포’로 국민 위에 군림해 온 겁니다. 그 결과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정의로운 사회는 요원해졌으며, 가진 자들의 전횡에 많은 국민이 절망과 좌절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갑질과 양극화’가 대표적이지 않습니까. 갑질을 일소하고 양극화를 해결하자면 ‘법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적폐 가운데서 특히 ‘사법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합니다.” 이는 문장식 ‘문재인 정부 사법 적폐 청산 1호 제안자’인 ㈜호삼건설 회장의 토홍(吐紅)이다. 문 회장은 지난 1991년 ㈜호삼건설의 대표로 ‘돈암·정릉재건축사업’을 추진했다. 문 회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현황측량, 안전진단, 설계, 고도제한 해제 및 각종 인허가는 물론 이주비 지급과 토지매입 등을 통해 세입자 1050세대와 재건축조합원 400여 세대 모두를 이주시킨 다음 철거까지 100% 완성했다. 순항할 것 같았던 그의 사업은 1995년 대기업이 개입되면서 사단이 나고 말았다. 1999년 11월 모함에 의한 사법 적폐로 실체적 진실은 은폐되고 왜곡돼 그는 7년 6개월을 복역하고서야 2007년 4월 30일 만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수차례 억울함을 풀고자 검찰을 찾아 고소했지만, 그때마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증거불충분’이라는 이유와 ‘혐의없음’ 처분이었다. 그가 박근혜 정부 출범 2개월쯤인 2013년 4월 26일 국회 앞에서 ‘검찰 개혁 없이는 국민이 불행해지고 국가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유언장과 훈장증을 뿌리며 분신자살을 시도한 이유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사법 적폐 청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되레 민간인 최순실 씨 등과 국정농단으로 ‘광화문 촛불집회’을 자초했다. 그러자 문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상징으로 말 조형물을 제작해 타고 촛불집회에 참석, ‘적폐 청산’을 외쳤다. 촛불이 횃불이 되어 마침내 그가 염원한 ‘촛불 정권,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가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사법 적폐 청산’이다. ‘사법 적폐 청산 없이는 국민주권 시대를 열 수 없다’고 말하는 문 회장. 그의 억울한 사연을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정부 사법 적폐 청산 제1호를 제안하셨는데요. 어떤 사건인가요. -검찰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서로 바꿔치기 한 사건입니다. 검찰의 바꿔치기로 5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가해자는 무혐의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된 반면, 피해자는 검찰의 기소와 재판을 거쳐 7년 6개월 동안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한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검사는 사건을 조작하고, 판사는 조작된 사건의 공소장을 100% 인용(사건 97고합1377)했습니다. 21세기에 찾아보기 어려운 사법 적폐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개월쯤에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내가 7년 6개월간 억울한 감옥 생활을 하고 출소해 나와 보니 재건축사업을 위해 약 400억원을 투자한 단지 7500평, 시가 750억원 상당 가치의 부동산은 모 대기업건설사가 가로채 간 상태였습니다. 기소권을 갖고 있는 검찰은 저와 무주택 서민 3200여 가족의 재산을 편취한 대기업에 대해 무혐의처분으로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해서 나는 검찰에 수백억대 횡령 사건을 고발했는데도 검찰은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억울한 사정을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내가 분신을 결행한 것은 부패한 검찰을 그대로 놔둔다면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희망의 새시대’고 뭐고 없고, 특히 대한민국의 장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검찰개혁 없이는 국민이 불행해지고 국가존립 자체가 흔들린다’는 유언장을 뿌리게 된 배경입니다. 그때가 2013년 4월 26일입니다. 막강한 적폐 앞에 훈장도 휴짓조각이었습니다.→분신하면서 유언장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훈장과 표창이 복사된 종이 2장을 왜 함께 뿌렸나요. -나는 해병 일병이란 계급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전우 9명을 단독으로 구출한 공적을 인정받아 훈장과 포장을 받은 파월장병 출신이자 상이군인입니다. 이 한 몸 불살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법개혁’을 이루길 간절히 당부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난 광화문 촛불집회에 말 조형물을 타고 참석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내가 분신하면서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정의사회구현’은 민간인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으로 짓밟혔습니다. 그래서 5차 촛불집회인 2016년 12월 3일부터 말 조형물을 타고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 집회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절대다수 국민의 촛불민심에 따라 결국 탄핵되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1번가’로 국민의 정책제안을 수렴한다고 해서 지난 6월 초에 광화문에 횃불 들고 말 조형물을 타고 나가 ‘사법 적폐 청산 제1호 제안’을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사건의 발단은 무엇인가요. -나는 1991년부터 시작된 서울시 성북구 돈암·정릉재건축사업의 설립인가를 주관한 ㈜호삼건설의 대표로서 재건축 반대 주민의 토지를 개인적으로 매입해 사업을 추진한 당사자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당시 개인 자금 약 100억원과 회사 자금 약 300억원 상당을 투자해 사업단지 내 9개 단위 참여조합과 정릉·돈암재건축조합을 연계시켜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 동업자의 지위입니다. 참여조합대표입니다. 이에 따라 나는 돈암·정릉재건축단지 전체 토지 356필지 1만 3000평 가운데 188필지 7500평을 매수와 양도받는 방법으로 확보한 다음 사업단지 내 토지를 제3자에게 매매하거나 관리처분할 수 없다는 조건을 붙여 명의신탁하는 등의 약정을 해 두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내가 시행사를 맡고, 우성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토목공사가 한창이던 1995년 대기업이 이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과 7500평 관리인(안모 씨) 및 후임 돈암·정릉재건축 조합장(변모 씨)과 공모해 사업단지를 인수하고, 나의 제거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무주택서민 3200여 가족 재산 750억원을 편취했습니다. 또 나에게 ‘물 딱지를 팔았다’며 사기 분양범이란 누명을 뒤집어씌워 나는 7년 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대기업이 편취했다는 증거나 근거가 있습니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진경준 전 검사장이 넥슨코리아 회장 김정주로부터 4억원을 뇌물로 지원받아 주식을 매입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고가에 되파는 방법으로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편취한 사건과 유사한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대기업은 단돈 1원 한 푼 투자하지 아니하고 재건축 조합원당 8000만원씩 걷어 300억원을 마련한 다음 7500평, 7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외상으로 가져간 뒤 1년 후 1247억원에 이르는 개발이익 중 일부를 편취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300억원은 대기업 자금이었다’는 대기업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이를 밝히면 헝클어진 실타래가 풀리듯이 사건 전체가 규명될 것입니다. 내가 교도소 있는 동안 조합 간부들이 대기업에 매수돼 사업부지를 대기업에 넘긴 사실, 대기업이 7500평을 손에 넣고 기존 재건축 사업부지까지 합쳐 설계변경을 한 뒤 재건축조합원 지분을 제외한 아파트 810세대와 상가 29채, 부풀린 건축비 약 350억원, 유치원 등을 분양해 1247억원의 이익을 남긴 사실을 검찰이 사실대로 조사하면 됩니다. →공소시효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그동안 검찰은 공소시효를 빙자하고, 또 증가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혐의없음’의 처분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2017년 8월 현재까지 공소시효는 계속 유효합니다. 특히 재건축조합 명의신탁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이 재건축조합장 개인 통장에 입금하자 지난 5월 4일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입니다. 재건축조합이 해산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러 가지로 자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공소시효는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이 사실대로 수사를 하느냐 못하느냐의 여부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300억원의 출처와 사용내역, 대기업이 편취한 1247억원의 배분과 지출내역에 대해 검찰이 정의롭게 수사하느냐의 여부입니다. →무주택 영세서민 3200여 가족이 재산상 750억여원의 손해를 입는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조합원 가운데는 7500평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 준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돌아온 몫은 토지매입대금의 40~48%에 불과했습니다. 나아가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이 임의 해산되면서 이마저도 받지 못했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은 나뿐 만이 아닙니다. 오직 내 집 마련이 소원인 조합원들까지 피해를 당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무주택 영세서민들의 피해보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와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국민의 억울함은 국민의 눈물입니다. 억울함이 없어야 정의로운 민주주의 나라입니다. 국민은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기대하며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1번가’로 정책제안과 민원접수를 한 것은 잘 한 것입니다. 사법 적폐 청산은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무주택 영세서민 3200명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길 당부합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세금으로 해준 게 뭐냐”→“세금으로 나라 바꾸자” 되는 그날까지

    [퍼블릭IN 블로그] “세금으로 해준 게 뭐냐”→“세금으로 나라 바꾸자” 되는 그날까지

    세금 징수가 본업인 세무공무원조차 자신이 내는 세금을 “뜯긴다”고 표현하는 게 현실이다. ‘피’와 ‘폭탄’은 우리말에서 세금을 달리 부르는 단어다. 세금 내기 좋아하는 국민은 어디에도 없다지만 우리 국민들의 조세 거부감은 유별나다. 게다가 갈등 수위도 갈수록 높아진다. 노무현 정부는 ‘세금 폭탄’에 휘청댔다. 이명박 정부는 ‘부자 감세’에 요동쳤다. 박근혜 정부는 ‘서민 증세’에 홍역을 치렀다.# 고혈·폭탄… 의무보단 착취의 상징 된 세금 생각해 보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조선 말기 ‘삼정(전정·군정·환곡)의 문란’에서 시작해 일제 식민지, 6·25전쟁, 권위주의 정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이어진 200여년 동안 우리는 세금을 권리이자 의무로 인식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온 국민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생존 원리로 체득한 나라에서 세금이란 그저 수탈과 착취를 고상하게 부르는 이름이었을 뿐이다. 세금을 이르는 흔한 표현인 ‘혈세’(血稅)가 그 증거다. 혈세란 원래 메이지유신 당시 일본에서 ‘전쟁에서 피를 흘리는’ 병역 의무를 가리키는 용어였다. 하지만 이 땅에선 이미 1920년대부터 ‘민중의 고혈을 빠는 세금’이라는 용례로 나타난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반발하면서 나온 ‘세금 폭탄’ 역시 조세에 대한 적대감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다. ‘불공평한 세금’은 가뜩이나 불만에 찬 민초들의 심장에 불을 질렀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은 막대한 세제 특혜를 받는 반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지출은 턱없이 부족했다. 부당한 세금에 저항하는 것은 독립운동이요 민주화운동이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이 발표한 결의문에서 두 번째 요구사항이 바로 “서민의 세금을 대폭 감면하고 국민경제의 밑받침인 근로대중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라”였다. 서슬 퍼런 유신정권조차 부가가치세 시행에 반발해 세무서 직원들이 피습·살해당하고 세무서가 불탔다는 보고에 긴장하기도 했다. # 모두를 위한 ‘보편 증세’, 국가 신뢰에 달렸다 천만다행으로 세상은 바뀌었다. 이 나라는 더이상 세월호 참사로 국민 노릇 하는데 자괴감을 주던 최모씨의 나라가 아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빛나는 ‘촛불 혁명’의 온기가 지속되려면 우리도 이제 발상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국가가 내게 해준 게 뭐냐’에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우리 나라를 나라답게 가꾸자’로.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헌법은 인권 증진(제10조), 고용 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제32조 제1항), 사회복지와 재해예방·재난안전(제34조), 환경 보전과 쾌적한 주거 보장(제35조), 소득 분배와 경제 민주화(제119조 제2항) 등 국가의 의무로 가득하다. 다만 역대 정부가 ‘국민들이 세금 내기를 싫어한다’거나 ‘증세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논리 뒤에 숨었을 뿐이다. 국가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 구실을 하려면 결국 지금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인 조세·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획재정부가 좀더 담대한 조세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보편 증세’를 설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광주, 민주인권 테마파크 애초대로 추진

    광주시는 8일 옛 광주교도소 부지 일대에 건립키로 한 민주·인권기념파크를 애초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사업비가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시는 그럼에도 최근 시의회, 전문가, 5월 단체 등과 토론회를 하고 인권교육훈련센터 건립 등 미래세대에게 민주·인권 교육과 법 체험 공간 등을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도 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법무부 소유인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 10만 6771㎡에 사업비 1175억원을 들여 유엔인권교육훈련센터와 솔로몬 로(law)파크, 한국민주주의 전당 등을 짓는 것이다. 2014년 기본계획을 발표했으나 지금껏 진척이 없다. 시 관계자는 “민주·인권기념파크 조성 사업은 지난 대선 공약사업”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이 지향했던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교육하고 체험하는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국회 등에 대한 설득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부활] 석 달간 집값, 물가 상승률 2배 넘은 곳 상한제 적용

    서울 투기지역·분당·세종 사정권 분양가, 택지+건축비 넘어선 안돼 민간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2년여 만에 다시 적용됨에 따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문답풀이로 짚어 본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기준은 뭔가. -우선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가 넘는 곳이어야 한다. 이 가운데 ▲1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초과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일반 주택은 5대1,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는 10대1을 초과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등 세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면 상한제가 적용된다. 지금도 상한제 기준이 있지만 비현실적이어서 적용되는 곳이 사실상 없었다. 이번에 그 기준을 현실적으로 대거 낮췄다. →어디가 적용 가능성이 높은가. -통계청이 밝힌 최근 3개월(6~8월) 물가 상승률은 0.7%다. 따라서 최근 석 달간 집값이 그 두 배인 1.4% 이상 오른 곳이면 상한제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6~8월 집값 상승률 1.4% 이상인 곳은 서울 강남, 노원, 강동, 송파, 양천, 성동, 서초, 용산, 영등포, 강서, 마포 등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1개구와 동작구 등 총 12개구다. 사실상 서울 전역이 해당되는 것이다. 경기 성남 분당구, 고양 덕양구·일산 동구·일산 서구, 대구 수성구, 세종시도 1.4% 이상 올라 요건을 갖췄다. 국토교통부는 이 가운데서 분양가 상승률과 청약 경쟁률, 최근 3개월간 주택거래량을 살펴 최종 대상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 지역은 언제 발표하나. -관련법 개정안이 8일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달 말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르면 10월 말에 대상지역이 공표된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어떻게 되나. -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분양할 때 분양가격이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금액를 넘지 못한다. 또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직간접 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7개 분양가격 세부 항목을 지방자치단체에 공시해야 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투기과열지구, 분당·대구 수성 내일부터 지정…다음 투기과열지구는 어디?

    투기과열지구, 분당·대구 수성 내일부터 지정…다음 투기과열지구는 어디?

    경기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가 오는 6일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다.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내려가는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8·2 부동산 대책 때 서울 25개구와 경기 과천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예정지 등 27곳이 지정된 투기과열지구는 분당과 수성구가 추가되면서 29곳으로 확대된다. 또 적용 요건이 완화되면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다음달 말부터 부활한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서울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부분 지역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당과 수성구를 6일 자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8·2 대책 이후에도 주간 집값 상승률이 0.3% 내외를 기록하는 등 집값 과열이 진정되지 않아 투기수요의 ‘풍선효과’가 발생한 곳으로 지목됐다. 두 곳은 6일부터 LTV와 DTI가 40%로 적용되는 등 금융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비롯해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청약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제한 등 규제가 강화된다.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제한,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 신고 등 8·2 대책 때 투기과열지구에 추가된 규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등이 개정되면 시행된다. 도정법 개정안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발의돼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공동주택의 고분양가를 막기 위해 분양가상한제의 적용 요건이 완화된다.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곳 중에서 ▲1년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했거나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일반 주택은 5대 1, 국민주택규모(85㎡) 이하는 10대 1을 초과했거나 ▲3개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을 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한 가격을 넘지 못하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등지에서는 택지비와 직·간접 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등 분양가격 세부 항목 7개가 공시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8일 입법예고돼 이르면 내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인천 연수구·부평구, 안양 만안구·동안구, 성남 수정구·중원구, 고양 일산 동구·서구, 부산 전역(16개 구·군) 등 24개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벌여 시장 과열 조짐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뷰] 정책이 180도 뒤집히는 정권 교체기… 직업 관료의 ‘영혼 관리법’

    [퍼블릭 뷰] 정책이 180도 뒤집히는 정권 교체기… 직업 관료의 ‘영혼 관리법’

    우리도 이제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를 몇 차례 경험했다. 완전한 의미의 여야 간 정권교체만 해도 1997년 김대중 정부, 2008년 이명박 정부, 그리고 올해 5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들 수 있다.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이념을 실행한 것이다.# 정권 교체돼도 모든 정책 뒤엎는 건 낭비 여야 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국정 기조가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여야 정당의 정치철학과 정책 지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전 정권이 수행해 온 주요 국정 기조를 무조건 다 바꾸는 것은 국가적으로 손해가 될 수 있다. 정당정치와 정권교체의 본 고장으로 일컬어지는 영국의 경우 노동당과 보수당이 정책 지향 면에서 크게 다르지만 정권교체에 따라 모든 주요 정책이 바뀌지는 않는다. 2차대전 후 노동당 내각이 시행한 사회복지 정책을 보수당 내각이 그대로 계승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종의 초당적인 공공정책으로 여야 간에 합의가 형성된 ‘브리티시 컨센서스’ 전통이 세워지는 계기였다. 한국 정치의 주요 구성인자를 꼽아 보면 정치지도자, 정당, 진보·보수 이념,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 등이다. 이 중 지도자와 이념과 정당이 교체되는 것이니 정부 정책이 변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바뀌는 것은 정부 정책과 공기관 정도에 국한된다. 사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까지는 또 다른 과정과 시간 소요가 있어야 한다. 정치체제와 사회환경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해 가지만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발전한 사회일수록 정치체제가 주도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 # ‘역할 혼란’이 ‘영혼 없음’으로 이어져선 안 돼 정치권력의 교체와 사회권력의 교체는 다르다는 경험을 현대 한국 정치사가 알려 준 바 있다. 정치권과 다른 사회 영역이란 언론과 시민단체, 대학 등 교육 현장과 기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 해서 이 같은 사회 영역이 곧바로 뒤따라 바뀌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새 정부가 출범한다 해서 그 구성원인 관료 다수를 새로이 교체할 수도 없다. 직업 관료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신분보장도 실정법으로 정해 놓았다. 장차관과 차관보급 고위 정무직 외에 다수의 직업관료들은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자신의 직업으로서 공무원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정책 수행자인 직업 관료들이 정권교체에 따라 정책 기조가 바뀐 뒤 그 역할을 그대로 수행할 때 야기되는 심리적 혼란감이다. 예컨대 지난 정부에서 수행해 온 대학입시의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꿀 때 그 정책 담당 관료는 어떤 심리 상태가 될 것인가. 바로 역할 혼란에 해당한다. 관료에겐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최소한 지식인으로서 관료가 영혼이 없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직업 관료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공공정책과 철학에서 가치판단 금지나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관료들의 영혼 관리… 개혁정책 성공 열쇠 정권교체나 시대적 전환기에 직업 관료들의 ‘영혼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개혁 정부일수록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혁명그룹이 사상 점검을 중시하는 이유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직업 관료들의 영혼 관리를 잘해야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구체적인 개혁 정책이 정확하게 실천될 수 있다.
  • 다주택자 임대소득 파악 다세대주택 규정도 정리…떳떳한 사업자 양성해요

    다주택자 임대소득 파악 다세대주택 규정도 정리…떳떳한 사업자 양성해요

    부동산 시장에서 다주택자 규제가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양성화 방안도 ‘백가쟁명’식이다. 공공임대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주택자는 엄연히 사적 임대시장을 떠받쳐 온 큰 축이다. 이들을 부도덕한 투기꾼으로 몰아붙이기에 앞서 수수방관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하겠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임대인의 횡포를 막고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사적 임대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주택임대사업 등록 유도를 꺼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임대사업 등록 유도에 앞서 다주택자를 보는 시각,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관련 통계 구축,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뒤따라야 한다. 성공적인 주택임대사업 등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1 다주택자 개념 - 가구별 소유 현황 기준 다주택자 개념 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겉으로는 가구당 2채 이상을 보유하면 다주택자로 분류된다. 주택 보유수는 개인별 소유 현황이 아닌 가구별 소유 현황을 기준으로 한다. 부부와 자녀 명의로 된 집은 가구별 주택수에 포함된다. 남편 명의로 된 집 한 채와 부인 명의로 된 집 한 채를 갖고 있다면 1가구 2주택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2주택자라도 임대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중앙부처 A차관은 서울과 세종에 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다. 그는 최근 세종 아파트를 급매물로 내놓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대책 이전에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고 있던 중에 차관으로 승진했고 ‘8·2 부동산 대책’을 맞았다. A차관의 경우 부부 공무원이다. 아내는 서울에서 근무한다. 그동안 서울 집은 아내가, 세종 집은 A차관이 사용했다. 세종 아파트는 부처 지방 이전에 따라 이사하면서 마련했다. A차관은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때 다주택자 보유자로 드러나면서 여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직장이나 사업상 이유로 부부가 떨어져 거주하는 경우는 두 채를 모두 실제 본인 거주용으로 사용한다. B씨는 20여년 전에 고향 농촌 마을에 있는 농가 주택 한 채를 상속받았다. 이 주택에서는 현재 어머니가 살고 있다. 세종청사 파견근무 때는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다. B씨는 30년 전 서울로 올라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10여차례 이사를 거듭한 뒤 지금은 수도권(경기 성남시 판교)에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주택과 판교 아파트를 갖고 있어 겉으로는 1가구 2주택자임에 틀림없다. A차관이나 B씨의 경우 임대소득과 집값 상승을 노린 투기와 전혀 관계 없는 2주택자이다. 하지만 아직은 다주택자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같은 잣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방송국 PD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C씨는 서울 용산의 한 재건축 대상 연립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는 15년째 살고 있고, 퇴직금으로 같은 단지에 전세를 끼고 소형 연립주택 한 채를 구입해 2주택자가 됐다. C씨는 8·2 대책이 발표되기 전 전세를 주고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다가 8·2 대책을 맞았다. 그는 8·2 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로 집이 팔리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2주택자가 됐다. 5년 전 정년 퇴직한 D씨는 서울에서 본인이 살던 집과 함께 퇴직금으로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를 한 채 더 마련해 임대수입으로 생활을 이어 가는 다주택자(재산가액 8억원)다. 대신 본인은 임대료가 싼 용인에 연립주택을 전세로 얻어 살고 있다. 퇴직 이후 별다른 수입이 없어 아파트 두 채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이 소득의 전부다. D씨는 노후 생계용 주택까지 같은 잣대로 다주택자 규제를 들이대는 것은 가혹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주택자의 사연은 가지가지다. 임대소득과 집값 상승을 노린 다주택자가 있는가 하면 본의 아니게 2주택자가 된 경우도 많다. 2주택자라지만 별도의 임대소득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처럼 투기나 임대소득과 무관하게 다주택자가 된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투기세력으로 몰아 붙이면 무리가 따른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려는 취지는 임대소득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거나, 단기간 보유한 뒤 되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다주택자를 무조건 죄악시하기에 앞서 개념을 분명히 정의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주택 보유현황만 놓고 다주택자로 몰아붙이거나 강도 높은 규제를 들이대기보다는 세밀한 규제 기준(정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실제 임대소득을 얻으면서도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다주택자를 가려내고, 이들을 규제하는 데 정책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주택을 보유하고 실제 임대소득을 올리는 것을 기준으로 다주택자 여부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2 다세대주택 관리 - 실제 임대용… 사실상 다주택자 이런 취지에서 여러 가구가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에 대한 규정도 정리해야 한다. 상가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실제 임대용으로 사용된다. 수도권 신도시에 공급된 상가주택의 경우 1층을 뺀 2~4층(다락방 별도)을 주거용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경기 안양 동편마을의 경우 상가주택은 1층만 상업용이고 2~4층은 주거용이다. 층마다 2~3가구가 거주할 수 있게 설계됐고, 실제 임대용으로 사용된다. 이런 상가주택도 법적으로는 한 채로 분류돼 1가구1주택자이다. 하지만 실제는 8~9가구에게 임대를 줄 수 있는 집이다. 소형 연립주택 한 채나 8~9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상가주택이 법적으로는 같은 한 채로 분류된다. 꼼꼼한 통계와 세밀한 구분 없이 단순한 주택 보유 현황만 놓고 다주택자 여부를 구분지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3 임대소득 통계구축 - 투기 차단·집값 안정 필수조건 다주택 보유 현황과 임대소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시스템 확보도 필수적이다. 이는 다주택자 규제를 통한 투기수요 차단과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통계 시스템 없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복지 대책을 수립하기도 힘들다. 계약갱신청구권제나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개인별·가구별 다주택자 통계는 현재 구축된 주택보유 통계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얻는 임대소득에 대한 통계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현재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된 경우만 임대소득이 파악된다. 2015년 기준 무주택 가구주(임차가구)는 전체 가구의 44%에 해당하는 841만 2000가구다. 이 중 193만 7685가구(공공임대 125만 7461가구 포함)만 주택임대사업으로 등록된 집에 살고 있다. 세입자의 77%인 647만 4315가구는 상대적으로 보호가 약한 사적(미등록) 임대주택시장에 살고 있다. 사적 임대차 시장이 사실상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 집주인 우위 시장에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권리 균형이 깨지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4 주택임대사업자 양지로 - 세금 감면 등 당근 줘야 다주택자를 떳떳한 임대사업자로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찍과 당근이 함께 따라야 한다. 다주택자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재산세(취득·등록세)와 양도세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음에도 등록을 꺼리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부동산 보유 현황과 임대소득 노출에 대한 부담감, 소득세 인상, 건강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 인상, 복잡한 등록 절차 등이다. 정부의 강력한 등록 유도가 따라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참여정부 시절 도입한 주택 실거래가 신고제와 같은 투명한 임대소득 통계를 구축해 개인·가구별 임대소득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 임대 유형이 다양해 통계의 틀이 복잡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구축해야 한다. 통계가 마련되면 단순히 주택 임대소득을 들여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는 데도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도 제대로 부과해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조세 형평성 확보라는 큰 원칙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임대사업 절차를 간단히 정비할 필요도 있다. 현재는 단 한 채의 작은 집이라도 임대사업을 펼치려면 사업자가 일일이 시·군·구와 세무서를 들락거리면서 복잡한 신고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소규모 임대사업자의 경우 주민센터 등에서 간이신고를 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임대사업등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제도 함께 손을 봐야 한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임대소득 이외에 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집주인에게는 세금을 달리 부과하고 임대주택사업 등록 의무화 대상과 소득세 부과 기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이재용 선고, 정경유착은 역사적 종언 고해야

    433억원 상당의 뇌물 공여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어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공소사실과 관련해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장과 차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이 선고돼 두 사람은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본질은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부도덕적인 유착”이라고 규정한 뒤 “대통령과 대규모 기업집단의 정경유착이 과거사가 아닌 현실에서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의 상실감은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 이후를 대비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승계 작업의 도움을 기대한 거액의 뇌물 사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번 재판은 국정 농단과 정경유착을 단죄하는 역사적 재판으로 불릴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53회의 재판을 통해 쌍방 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있었지만 결국 그룹 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정권과 부정한 거래를 한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이며 국민주권이라는 원칙과 경제민주화란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판결에 앞서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이번 재판 자체를 ‘우리 사회의 반(反)재벌 정서에 편승한 인민재판’으로 폄하했고 경제적 악영향을 부각시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재벌 그룹 총수가 관련된 불법·비리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과 사면 등의 특혜가 마치 관행처럼 굳어진 측면이 있다. 공정한 법 적용이 무시되면서 대기업들이 편법과 탈법에 무감각해졌고 후진적 경영 구조를 온존시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재벌과 권력 집단이 더는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환기시킨 것이다. 법치주의가 허물어진 나라가 선진국이 된 예는 역사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국가 시스템을 무시한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에 더이상 눈감아 줄 수 없다는 시대적 여망이 담겨 있다. 물론 앞으로 2심, 3심이 남아 있다. 삼성 측은 1심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경영 활동의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있기는 하다. 이렇듯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해 경제적 악영향 등을 앞세워 선처를 주장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 대원칙은 훼손될 수 없다. 조직적이고 탈법적인 기업 활동, 법을 사유화한 정치 집단과의 유착으로 득을 보려는 불법적 행위가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된다. 삼성 역시 이번 선고를 계기로 과거의 경영 행태와 결별하고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해 한국의 대표적 기업으로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기를 당부한다.
  • 법원, 이재용에게 징역 5년 선고…“박 전 대통령에 뇌물 제공”

    법원, 이재용에게 징역 5년 선고…“박 전 대통령에 뇌물 제공”

    관심을 모았던 ‘세기의 재판’의 첫 번째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약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 법원이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25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전직 삼성 임원들의 선고공판을 열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먼저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명시적으로 청탁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회장과 삼성미래전략실이 묵시적, 간접적 청탁을 하였다고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개별 현안에 대해 삼성 측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관련이 있다”면서 “특검이 전제로 한 포괄적 승계 작업 현안이 삼성에게 있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성은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를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으로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했다”면서 “이 부회장이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에 관여한 것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삼성이 승마 지원에 사용한 77억원 9735만원 중 72억원을 뇌물로 인정했고, 최씨가 실질적으로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2800만원도 뇌물로 인정했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204억원은 뇌물로 보지 않았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7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하며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이 부회장은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과 공모해 자신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해 회사 자금을 국외로 반출(재산국외도피)하였으며, 그 범죄수익의 발생과 처분 사실을 위장(범죄수익은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비롯한 각종 현안을 들어주었고, 그 대가로 이 부회장이 최씨의 딸 정씨에 대한 승마 훈련 지원을 비롯해 영재센터를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등의 현안을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전혀 없었고, 최씨 측에 대한 각종 지원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맞서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재용 조사에서 선고까지…특검팀이 달려온 ‘225일의 기록’

    이재용 조사에서 선고까지…특검팀이 달려온 ‘225일의 기록’

    “삼성 뇌물죄,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재판은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공식 수사 활동을 마치고 지난 3월 3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한 말이다. 박 특검이 언급한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달 27일 1심 선고가 나왔다. 핵심 피고인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7년, 조 전 장관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결국 특검팀이 구형한 형량보다 낮은 형량이 두 사람에게 선고됐다.‘삼성 뇌물죄 사건’의 1심 결론은 어떨까.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2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린다. 이 부회장 외에도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선고공판도 함께 진행된다. 특검팀이 지난 2월 28일 이 부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의 재판이 기소 178일 만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검찰은 이 부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실체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됐다. 특검팀은 수사 첫날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작업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특검팀 대변인을 맡았던 이규철 특검보는 “최순실씨에 대한 삼성의 제3자 뇌물 공여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사이의 대가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압수수색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특검팀은 지난 1월 12일 이 부회장을 참고인이 아닌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기업 총수가 피의자 조사를 받은 첫 사례에 해당한다. 하지만 특검팀의 수사는 지난 1월 19일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어려움에 처하는 듯했다. 당시 법원은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곧바로 보강 수사에 나섰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한 특검팀은 지난 2월 3일 공정위와 금융위를 압수수색했다. 이후 특검팀은 같은 달 13일 이 부회장을 다시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뒤 하루 뒤인 14일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 2월 17일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90일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하며 지난 2월 28일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을 제외하고 지난 4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달 7일 결심공판까지 53차례 열렸다. 이 기간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만 59명에 이른다.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소환에 불응해 60명째 신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7일 이 부회장의 결심공판에서 박 특검이 직접 출석해 피고인의 구형량을 제시했다. 박 특검은 논고를 통해 “피고인들(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전직 임원 4명)의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연루된 최지성 전 부회장과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과 박상진 전 사장, 장충기 전 사장에게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피고인들의 범행 중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대응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특히 이재용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적 귀속 주체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 임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뇌물공여에 사용한 자금은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계열사 법인들의 자금인 점 등 참작할 만한 정상이 전혀 없고,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법원칙과 상식, 그리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형하겠습니다.” 이날 선고공판은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 178일 만에 열리는 공판이자, 이 부회장이 처음 피의자 조사를 받은 날로부터 225일 만에 열리는 공판이기도 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장 권한 축소 소신… 사법 민주화 기대감

    대법원장 권한 축소 소신… 사법 민주화 기대감

    인사권 분산 등 내부 집중할 듯 “공정 재판 후순위 밀리나” 우려 법원 밖 신뢰 확보와 연결돼야진보·개혁 성향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맡았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명된 뒤 사법부 안팎에서는 사법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고법부장판사 제도 폐지, 대법원장의 법관 인사권 축소 등 ‘사법부 민주화’ 방안들을 지지해 왔다. 한편에선 김 후보자 주도로 법원 스스로 사법행정권 분산 개혁에 속도를 내느라, 법원 바깥의 주된 요구인 ‘공정한 재판’을 향한 개혁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판사들의 학술모임인 우리법연구회 등은 대법원장에게 사법행정권이 집중된 점을 줄곧 비판해 왔다. 대법원장은 법관 3000여명의 임명권과 승진·전보 권한을 갖고, 대법관 13명을 임명 제청하고, 헌법재판관·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 3명씩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한다.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을 대법관 중 임명하는 권한도 지닌다. 대법원장에게 권한이 집중되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사건을 심리해야 하는 판사들이 대법원장 의중에 휘둘린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평소에는 소신대로 재판을 하더라도 판사 재임용 심사가 걸린 10년차 시기, 연수원 동기 중 3분의1만 통과하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철 등에 판사들이 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재판 배당권을 쥔 법원장 등 선배 법관의 눈치를 판사들이 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 때문에 진보 성향 판사를 주축으로 법원 내에선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 판사 근무평가제도 개선,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등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우리법연구회가 2005년 펴낸 논문집에도 관련 주장이 담겼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 3월 학술대회에서 법원 내 주요 보직 분담을 법원장이 아닌 판사들 간 협의와 선거로 결정하고, 사법행정권이 집중된 법원행정처를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사법부 민주화 방안을 줄곧 공감해 왔기 때문에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된 뒤 스스로 먼저 권한을 내려놓는 ‘셀프 개혁’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법부 민주화를 이루면 자동적으로 재판 신뢰성이 확보될 것인지를 놓고 의구심도 표출되고 있다. 법원 바깥의 요구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식 판결 행태를 종식하는 데 쏠려 있는데, 정작 법원 내부에선 판사들의 재임용·승진 심사 완화에 개혁 역량이 모아지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시각이다. 앞서 2009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법원행정처 용역 보고서인 ‘한국민주주의와 사법부의 좌표’에서 법원 안팎의 사법개혁 목표에 대한 시각차를 비판한 바 있다. 최 교수는 보고서에서 “사법개혁이 법조인 당사자 집단 중심으로 수행되면, 법조인 집단들의 카르텔 구조를 해체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법관들이 스스로 사회로부터 단절된 최상층 엘리트 집단의 지위를 벗어나 스스로를 광범하게 사회와 연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현안 빠진 정권홍보쇼” 野 ‘대국민 보고’ 비난…靑은 “소통 민주주의”

    공중파 3사를 포함해 6개 방송사가 지난 20일 1시간 동안 생중계했던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야 3당은 21일 “현안은 빠진 정권 홍보용”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청와대는 “최근 현안이 다뤄지진 않았지만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의 큰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野 “살충제 달걀은 언급조차 없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예능쇼나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이라며 “각본 있는 1시간의 소통이 아닌 소통 쇼(show)에서 북한의 핵 문제나 최근 문제가 되는 살충제 달걀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게 무슨 보고대회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보고대회에 국민은 없고 국정 현안도 없었다. 국민은 쇼하는 대통령이 아닌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비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국민은 인디밴드가 열창하고, 예능 토크쇼를 하고, 영부인이 깜짝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靑 “국민인수위 질의응답 자리” 야당의 비판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은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소통하라고 하는데, 소통한 것도 잘못이라고 주장한다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주요 현안이 다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인수위원들이 제안한 국정과제에 대해 질문하고 응답하는 자리여서 최근 현안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새로운 국민주권 시대를 맞이해 인수위 없는 이 정부를 출범시키며 국민과 함께했던 결과를 보고드릴 수 있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의 큰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주권재민 정신을 보여 준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소통은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이뤄져야 대한민국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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