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취임 1년-서울신문·KSDC여론조사](하)국정수행및 정책-지지도 왜 떨어지나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취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민 어젠다를 크게 벗어난 국정 운영의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 중심이 아닌 정부 중심 어젠다에 상대적으로 많은 국가 에너지를 쏟아붓는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정책 실패로 국민의 심리적 이탈이 가속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부중심 어젠다에 치중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를 위해 참여정부가 추진한 핵심 정책 과제를 ‘국민체감도’와 ‘국민민감성’을 두 축으로 해서 4개 영역으로 분류했다.국민체감도는 10대 정책과제에 대한 평가를 위해 사용했던 5점 척도를 100점으로 환산해서 얻은 수치이다.‘매우 그렇다.’ 100점,‘대체로 그렇다.’ 75점,‘보통’ 50점,‘대체로 그렇지 않다.’ 25점,‘전혀 그렇지 않다.’ 0점으로 점수를 매겼다.특정 정책과제에 대한 국민체감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뜻이다.국민체감도가 낮다는 것은 정부 정책이 실패했거나 부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민감성 수치는 참여정부 10대 핵심과제를 독립변수로 해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 대한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해 획득한 표준화된 계수이다.민감성 수치가 높다는 것은 국민요구의 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제1영역은 ‘국민만족 체감 영역’으로 국민민감성은 높고 국민체감도도 높은 과제들로 구성된다.정부가 시급하게 해결해 주길 원하는 과제로 이러한 국민 요구가 신속하게 정책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국민들이 그 정책 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체감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지지를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10대 과제 중 어떤 과제도 이 영역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제2영역은 ‘국민요구 어젠다 영역’으로 국민민감성은 높지만 국민체감도는 낮은 과제들로 구성된다.국민들은 정부가 시급하게 해결해 주길 원하지만 정책 실패로 국민체감도가 낮은 과제들이다.경제안정,사회투명성,국민통합,국가안보,권력분산 등의 과제들이 이 영역에 속했다.특히 경제안정의 경우,국민민감성은 최상위 영역에 위치하는 데 반해,국민체감도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3영역은 ‘정부 장기추진 영역’으로 국민민감성이 낮고 국민체감도도 낮은 과제들로 구성된다.즉 국민들은 정부가 단기적으로 해결해 주길 원하는 과제로 인식하지 않고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아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과제들이다.한·미관계,남북긴장 해소,민주절차,균형발전 등이 이 영역에 속한다.
제4영역은 ‘정부주도 어젠다 영역’으로 국민민감성은 낮지만 국민체감도는 높은 과제들로 구성된다.정부가 국민의 우선요구와 별도로 자신들이 설정한 정책을 적극 펼쳐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체감하는 과제들이다.참여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인 국민참여가 이 영역에 속했다.
국민참여 과제는 국민의 체감도가 10대 과제 중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정책성공의 사례로 평가된다.
●경제,안보에 최우선 순위 둬야
이제 정책과제의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은 ‘국민주도 어젠다 영역’ 과제 해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이 영역 과제들의 성패는 바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직결된다.
구체적으로 경제안정과 국가안보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또한 국민의 성장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국민통합 없이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대통령은 선언적인 국민통합이 아닌 실천적 국민통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더 이상 ‘지배세력 교체’ 등과 같은 국론분열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야기할 만한 언행을 삼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