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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공감]알콩달콩 신혼일기

    [세대공감]알콩달콩 신혼일기

    최근 실시한 한 결혼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로 1~6위가 모두 몰디브·유럽·하와이 같은 해외 관광지였다. 신혼여행이라는 말이 곧 ‘해외 신혼여행’을 뜻한다고 이해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30년 전에는 경주나 설악산도 선망하는 신혼여행지였다. 그마저도 못 가 가까운 도시 여관에서 신혼여행을 보냈다는 사람도 있었다. 만약 당신의 남편이 1박 2일 신혼여행을 떠나자고 한다면?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정색하고 그렇게 제안한다면 이혼하자고 덤빌지도 모른다.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짬뽕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면? 하객들 가운데 일부는 혼주에게 공식 항의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30년 전엔 흔했다. 세월에 따라 신혼기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알콩달콩 사랑하는 마음이야 변함없다. 세대마다 서로 다른 신혼 사랑법을 들여다봤다. ■ 당신과 함께라면 가시밭길도 꽃길 ●자장면 피로연, 1박 2일 경주 신혼여행 1979년 가을, 김정식(62)·오경자(58)씨 부부는 강원도 삼척의 한 교회에서 화촉을 밝혔다. 부부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기도 했지만, 당시 교회의 예배당은 공짜라서 선호하는 결혼식 장소였다. 피로연은 신랑·신부가 서로 다른 곳에서 했다. 신부 측은 하객들에게 중국집에서 자장면·짬뽕을 대접했다. 당시에는 융숭한 대접이었다. 집안 형편이 조금 어려웠던 신랑은 평범하게 집 앞뜰에 멍석들을 깔아 놓고 국수랑 떡을 나눴다. 지금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이는 대접이었지만, 친지·친척·이웃들은 지금과 달리 밤늦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편안하게 덕담을 나눴다. 신혼여행은 경주로 갔다. 1박 2일 짧은 일정이었다. 불국사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남편과 찍은 신혼여행 기념사진은 아직도 거실벽 한가운데에 걸려 있다. 결혼 때 찍은 사진이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씨는 “아니에요. 짧았지만 좋고 싫고를 말할 처지가 아니었어요. 제 친구들 절반은 아예 신혼여행을 못 갔던 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경상도·전라도 등 남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설악산으로, 강원도·경기도 등 북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경주로 신혼여행을 가는 게 상례였다. 그나마 살림살이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들이나 신혼여행을 갈 수 있었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이다. 형편이 안돼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종종 제주도를 찾는 사람도 있었지만 드물었고 그러면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몸에 받았다고 했다. 오씨의 첫 신혼살림은 주인집 옆에 딸려 있는 단칸방이었다. 보증금도 없는 사글세 3만원짜리 방이었다. 당시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말단 공무원이었던 남편의 월급이 10만원 남짓이라 사글세가 버거웠던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생이었던 시동생의 학비·생활비를 대고 저금도 조금 하고 나면 넉넉하게 살림을 꾸릴 형편이 아니었다. 신혼 하면 빼먹을 수 없는 기억 중의 하나로 오씨는 ‘새벽 연탄불 갈기’를 꼽았다. 혼례를 올리고 금세 찾아온 겨울, 연탄불 온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까지 따뜻하게 자려면 새벽 1~2시에 반드시 연탄불을 갈아야 했다. 문제는 오씨 부부가 살던 집의 구조가 지금처럼 부엌까지 실내로 이어져 있지 않았다는 점. 방문을 나가 한겨울 찬바람을 몽땅 맞으며 방모퉁이를 꺾어 돌아야 부엌에 다다를 수 있었다. 남편과 하루하루 번갈아 가며 불을 갈았는데, 돌아오면 서로 손을 비벼줬던 일이 신혼의 낭만으로 기억된다. 그 뒤 1982년 5월 정부에서 공급한 17평짜리 국민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세 번이나 그 집에서 겨울을 났다. 김씨는 “이런 소릴 하면 무슨 도사냐고 할 것 같다.”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조금 힘들다고 다투고 갈라서려고 하지 말고, 현실에 만족하면서 잘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생했어도 좋아. 사랑했으니까.” 경기 수원에 사는 김정순(53·여)씨는 나이가 8살이나 많은 남편과 1981년 봄에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순전히 사랑 때문이었다.”고 돌이켰다. 김씨의 부모가 나이 차이·직업·가정형편을 이유로 결혼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학교 교사였던 김씨는 집안이 극구 반대하는 결혼을 “우겨서” ‘쥐뿔도 없는’ 대학원생 남편과 결혼했다. “순박한 게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박사학위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남편 때문에 그 달콤하다는 신혼을 만끽하기는커녕 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야 했다. 부부는 작은 방 하나를 전세로 얻어 첫 살림을 살았다. 부엌·화장실을 다른 집 식구들과 함께 쓰는 공동주택이었다. 방 아랫목 연탄아궁이 구들은 장판이 눌러붙을 정도로 뜨거웠지만 다른 쪽은 꽁꽁 언 냉골 방이었다. 밤에 화장실에 가는 건 공포에 가까울 정도였다. 결혼한 지 6개월쯤 됐을 때 김씨의 언니가 포도를 사서 집에 놀러 왔다. 살림 때문에 과일도 사치라고 여겼던 때다. 김씨는 포도알을 씹다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 언니를 껴안고 엉엉 울었다. 하지만 김씨는 “그때로 되돌아간다 해도 남편에게 관심을 쓰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듯하다.”면서 “원래 사랑·인연이란 건 설명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 연애할 때 더 달콤했는데… ●주말 녹초 되는 남편 “너무 변했어” 서울 응암동에 사는 김주연(가명·25·여)씨는 지난해 9월 웨딩마치를 올린 새댁이다. 김씨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요즘, 주말마다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댄다. 김씨는 결혼 전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열애를 했고, 결혼 후에도 변치 말자고 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불만이다. 주말이면 녹초가 돼 집에만 있으려는 남편을 보면 속이 상해 죽을 맛이다. 지난 주말, 횡성의 한 펜션으로 떠나자고 제안을 했더니 남편은 “좀 더 가까운 곳으로 가면 어떠냐.”며 단박에 말을 잘랐다. 김씨는 혼자만 추억을 간직하는 것 같아 서운했고, 남편이 1년 만에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것 같아 서러웠다. 2004년 여름에 처음 만나 연인이 된 부부는 연애하는 5년 동안 거의 매주 빼놓지 않고 여행을 했다. 산으로, 들로, 도서지역까지 안 가 본 곳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비록 함께 머무는 고정된 보금자리는 없었지만, 곳곳에다 서로의 추억을 수놓았다.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강원도 횡성. 2007년 1월, 펜션에 여장을 풀고 산책을 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 위에서 말 그대로 ‘영화’를 찍었다. 김씨는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세상이 하얗게 변했고 세상에 우리만 덩그렇게 남은 것 같았어요.”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김씨는 무릎까지 쌓인 눈을 밟으며 남편의 어깨에 기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 남자와 살면 참 행복하겠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남편은 토요일에 늦잠을 자는 일이 버릇이 됐고, 일요일은 다음 주 업무 준비를 한다며 집 안에서 꼼짝을 않는다. 김씨는 “이제 애도 태어나고 하면 여행은 더더욱 꿈도 못 꿀 텐데….”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신세대 부부의 ‘독한 결혼’ 올 10월 결혼한 ‘따끈따끈한’ 신혼부부 정성규(31)·문미진(26·여)씨 부부는 ‘독한 결혼’을 했다고 주위에 소문이 자자하다. 이들은 ‘집 장만은 남편, 혼수는 아내’라는 기존 결혼 공식을 깼다. 결혼의 모든 과정에 드는 비용을 정확히 반씩 부담했다.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신들이 번 돈으로 살림을 차렸다. 정씨 부부가 생각하기에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추진했다. 처음엔 집안 어른들이 이런 방식에 대해 반대했다. 특히 문씨 부모님들의 반대가 심했다. 처음에 문씨의 부모는 “우리 애가 뭐가 부족해 남들만큼도 못 받느냐.”고 사위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부부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정씨는 “먼저 결혼한 친구·선배들 말이 결혼 준비기간 동안 혼수·집 등 돈 문제로 많이 싸운다고 들었다.”면서 “그런 일로 싸우기도 싫고,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좀 독하다는 소리 듣더라도 우리 식대로 결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고 허름한 원룸이 첫 살림집이었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각자가 대출받은 금액을 보태 전세로 마련한 집이다. 가전제품과 가구 등 혼수비용도 결혼 전 2년 남짓 동안 각각 모은 1000만원의 결혼 자금으로 충당했다. 남은 돈으로 동남아 신혼여행도 다녀왔다. 문씨는 “돈 때문에 누가 우위에 서고 하는 것이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둘이 더 행복해지려면 시작부터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 변함없는 사랑… 가족웨딩 은혼식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남경(52·여)씨는 올 4월 다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한 지 25년째 되는 기념일을 맞이해서다. 결혼 25주년은 ‘은혼식’이라고 해서 특별히 기념해야 한다는 남편 최수훈(56)씨의 주장 때문이었다. 여기에 자식들까지 가세해 이씨는 일명 ‘리마인드 웨딩’을 치를 수 있었다. 거창할 건 없었다. 하객들을 모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25년 전에는 못 해 봤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을 찍었다. 몇 장 안 되는 결혼식 사진이 못내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최씨다. 새로 찍은 기념사진 속에는 대학생이 된 두 딸이 함께한다. 딸들도 곱게 차려입었다. 이들은 촬영 며칠 전부터 엄마·아빠 얼굴에 영양팩을 해 주는 등 부산을 떨었다. 당일에는 미용실에서 함께 머리 손질도 하고 신부 메이크업도 받았다. 이씨는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미는 일본 규슈지역의 온천으로 떠난 ‘리마인드 신혼여행’이었다. 2박 3일 여행비는 두 딸이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돈이어서 특별했다. 이들 부부는 신혼 때 꿈과 사랑으론 부자였지만, 결혼식도 가까스로 올릴 만큼 가난했다. 신혼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결혼 1년 만에 첫째 딸이 태어났고, 이듬해 둘째 딸이 연이어 태어나면서 “설악산이라도 가자.”는 남편의 약속은 끝없이 미뤄졌다. 이들 부부가 처음 떠난 여행은 두 딸과 함께였다. 최씨는 “변함없이 사랑해. 여보.”라고 말하면서 아내의 볼에 입을 맞췄다. 이씨는 “두 번이나 결혼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답례하며 방긋 웃었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ky0295@seoul.co.kr
  • 치솟는 전셋값… 은행들 “난 몰라”

    치솟는 전셋값… 은행들 “난 몰라”

    무섭게 치솟는 전세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가구당 평균 전세대출액은 지난 2년간 거의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보다 완화된 조건을 제시하는 제2금융권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가계가 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춰 서민들의 전세보증금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민·우리·하나·기업은행·농협 등 시중 5개 은행의 신규 전세대출 실적(국민주택기금 제외)을 살펴본 결과, 지난달 건당 평균 대출액이 4700만원으로 지난해 1월(4400만원)보다 300만원(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시의 3.3㎡(1평)당 전세 시세는 590만원에서 678만원으로 14.9% 증가했다. 서울에 85㎡(25평) 크기의 전셋집을 구할 경우 1억 7670만원, 60㎡(18평)의 경우 1억 2473만원이 필요한데 은행에서는 각각 필요자금의 26.6%, 37.7% 정도만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별 차이는 컸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나은행은 평균적으로 건당 6100만원을 대출한 반면 국민은행은 3200만원을 대출했다. 우리은행이 5000만원, 농협 4900만원, 기업은행 4300만원 순이었다. 전세자금대출의 최대 한도가 2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국민은행의 경우 총 한도의 6분의1 정도만 빌려주는 셈이다. 대출액이 전세가격 오름폭을 반영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환능력이 높은 고객을 골라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보통 전세보증금의 최소 50% 이상을 자기 자금으로 내야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서 “1억원짜리 전셋집을 구할 때 8000만원을 대출로 충당해야 하는 고객은 은행 입장에서 위험 부담이 높기 때문에 대출을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 절차가 까다로워 이용이 많지 않은 점도 꼽힌다.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임대인(집주인)의 동의서를 비롯해 주택금융신용보증서 등 준비할 서류가 많다. B은행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전문직, 공무원, 대기업 직원 등 우량고객의 경우 필요자금의 70~80%를 신용대출로 충당한 뒤 나머지 부족금만 전세대출로 채운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은 재직 및 소득 증명서만 확인되면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목돈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자들은 대출 문턱이 낮은 제2금융권의 전세대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HK저축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연 6~12%의 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준다. 현대캐피탈의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은 집주인의 동의절차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금리는 연 5~12%로 시중은행권(4.5~6%)과 비슷하거나 높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금융상품 특집] 하나은행-장마저축 요건 충족땐 비과세

    [금융상품 특집] 하나은행-장마저축 요건 충족땐 비과세

    ●‘하나 비과세 복리적금’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에게 연복리·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 만기가 7년인데, 현재 최고금리인 연 4.5%로 납입하면 연 0.4%포인트 금리 인상 혜택을 볼 수 있다. ‘장마저축’을 기본상품으로 하고 있어 7년 만기 해지시 비과세도 적용(2012년까지)받는다.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이거나 국민주택규모 이하이고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을 한 채만 가진 세대주에 한해 분기당 최고 3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상품 적용금리는 3년마다 변동되며 인터넷뱅킹·스마트폰뱅킹을 통해 신규 가입한 경우와 올 연말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각 0.1%포인트씩 우대금리를 준다. 문의사항 하나은행 콜센터 1599-1111.
  • 신혼부부 대출 무주택 제한 없앤다

    신혼부부 대출 무주택 제한 없앤다

    정부가 26일 발표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맞벌이 부부의 양육환경 개선 및 고령자 생활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저소득층이 주요 대상이었던 1차 계획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책 초점이 중산층에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비정규직 여성근로자 대책을 추가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새로운 저출산 정책의 초점은 ‘일하는 여성’인 셈이다. 최종안은 비정규직 여성근로자가 양육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않도록 육아휴직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정규직 여성근로자를 고용하는 우수기업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여성 고용환경개선 융자사업에서 우선 순위를 부여할 계획”이라며 “수유실 등 여성친화시설을 설치하는 기업은 최대 5억원까지 융자가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5년 이내인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에 따른 소득요건을 기존의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완화했다. 기존 시안에서는 신혼부부의 주택 구입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완화했으나 최종안에서는 이를 보다 확대한 셈이다. 바로 집을 살 수 없는 계층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세자금 대출까지 지원폭을 늘린 것이다. 또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시 가구원 전원이 6개월 이상 무주택 상태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신혼부부에 한해 이 같은 무주택 기간 제한이 폐지된다. 시안에 담겼던 다자녀가구에 대한 지원책 등은 수정 없이 최종안에 포함됐다. 다자녀가구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자녀 2명인 가구는 연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자녀가 2명을 초과할 경우 한명당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다자녀 추가공제가 각각 확대된다. 또 내년 이후 출생하는 둘째아이부터는 고등학교 수업료가 전액 지원된다. 정부는 고령화 대책으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산해 300만원까지 인정되던 소득공제를 400만원으로 확대했다. 또 신설사업장은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을 도입하도록 해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무배우자 여성노인의 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유족연금 급여수준을 인상하는 방안도 새롭게 제시됐다. 경로당이나 주민자치센터, 아파트 내 도서관 등 유휴시설을 활용하는 ‘공동육아나눔터’도 지역사회에 마련된다. 향후 5년간 투입될 예산은 1차계획보다 79% 늘어난 75조 8000억원에 이른다. 저출산 분야는 1차 계획(19조 7000억원) 때보다 20조원이 늘어난 37조 7000억원이, 고령화 대책에는 28조 3000억원이, 성장동력 마련에는 7조 8000억원이 각각 투입될 전망이다. 재원은 국비 43조 6000억원, 지방비 22조 4000억원로 충당되며 여기에 관련 기금 1조 9000억원 등이 추가로 투입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부동산플러스]

    ‘남대전 e편한세상’ 잔여가구 특별분양 대림산업은 5월에 분양을 시작한 ‘남대전 e편한세상’(조감도)의 일부 잔여 가구를 특별분양한다. ‘남대전 e편한세상’은 전용면적 기준 ▲84㎡ A형 278가구 ▲84㎡ B형 88가구 ▲84㎡ C형 121가구 등 총 713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분양 물량의 68%인 488가구가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인 중·소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내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30~40대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또 713가구 전체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채광량을 극대화했고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식장산 자락에 위치해 단지에서 자연친화적인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다. 단지 면적의 34.1%를 조경 면적으로 디자인해 공원처럼 조성한다. 입주는 2011년 9월이다. (042)471-1200. 부산 ‘해운대자이’ 741가구 일반분양 GS건설은 이달 말 부산 해운대 우동에 ‘해운대자이’(조감도)를 선보인다. 해운대자이는 우동2구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전용면적 기준 ▲1단지 59㎡ 181가구 ▲84㎡ 403가구 ▲120㎡ 124가구 ▲2단지 84㎡ 33가구 등 총 741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해운대자이는 지하 3층~지상 25층 아파트 11개동으로 남향 위주의 배치로 조망권과 일조권을 높이고 탁트인 느낌을 주도록 설계됐다. 또 미래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모델인 그린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지하철2호선 시립미술관역의 역세권 프리미엄과 수영로, 충렬로, 수영2호교, 광안대교와 부산~울산 고속도로 등으로 부산 전역은 물론 시외 진출입이 편리한 광역 교통망을 갖췄다. (051)852-2114. ‘수원 장안 STX 칸’ 947가구 공급 STX건설은 지난 15일 ‘수원 장안 STX 칸’(조감도)의 견본주택 개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했다. 경기 수원시 이목동에 들어설 수원 장안 STX 칸은 전용면적 기준 ▲59㎡ 207가구 ▲84㎡ 347가구 ▲101㎡ 108가구 ▲103㎡ 95가구 ▲114㎡ 144가구 ▲124㎡ 46가구 등 총 947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다. 수원 장안 STX 칸은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 영동고속도로 북수원 나들목과 가까우며 과천~봉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에 진입이 가능하다. 또 국철 1호선 성균관대역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화서역도 인근에 위치해 서울 및 수도권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031)246-2200.
  • [열린세상]국민투표와 개헌 논의 유감/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열린세상]국민투표와 개헌 논의 유감/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여야 사이에 4대 강 사업과 개헌 추진에 관한 빅딜이 “있었다, 아니다.”라는 논란이 무성하다.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4대 강 사업이 “찬반 여부를 국민투표로 하자.”는 야당의 공세로 정치적 쟁점이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의 개정 문제가 여야의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해괴하다. 4대 강 사업의 찬반에 대해 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가?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가 국민을 대신하여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대의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 헌법 하에서 국민투표의 시행 여부는 대통령의 재량이고, 중요 정책에 관한 사항이라도 국민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여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신행정수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수도 이전에 대해 헌법 개정의 절차를 밟지 않은 게 헌법 개정에 관한 제130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홍수예방, 물 확보 등 치수·이수사업인 4대 강 사업이 수도 이전과 같은 헌법 개정사항은 아닐 것이다. 이 사업에 반대 주장이 높다 하더라도, 치수·이수사업이 국민투표의 대상인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사업에 대해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측은 과거에 세종시 문제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극구 주장하던 측이다. 그러니 이 사업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모로 설득력이 부족할뿐더러 자기모순적인 정치적 공세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헌법 개정 문제가 4대 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공세의 대응으로 논의될 수 있는 것인가?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30조에는 국민투표에 의해 헌법 개정을 확정하도록 해놓았다. 이는 헌법의 기본원리인 국민주권주의를 선언함과 동시에, 헌법 제·개정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다는 취지이다. 어느 청와대 관계자의 말처럼 “개헌은 국민이 반대하면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개헌은 주권자인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해선 안 되는 일이다. 헌정사에서 개헌안과 결부된 국민투표를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이용한 사례가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초 4년 연임 대통령제의 원포인트 개헌안을 전격적으로 제안하였다가 대부분 언론과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결과, 18대 국회 초반 개헌을 추진한다는 정치권의 합의를 명분으로 개헌안 발의를 철회한 일도 있었다. 당시 필자는 헌법개정추진지원단 주최 ‘헌법개정 시안에 대한 공개토론회’에 참석하여 반대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그때 국민 여론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긍정하나, 개헌 제안의 시기와 방법이 부적절하여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결국, 노 대통령의 개헌 시도와 철회는 헌법 개정을 제안할 권한을 가진 대통령일지라도 대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개헌을 추진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는 헌법상 기본원리인 국민주권주의가 실현되는 결과이기도 하였다. 4대 강 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역할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과 제안을 통해 이 사업의 문제점을 감시·비판하는 것이다. 개헌 논의는 참여정부 시절 여야의 합의가 있었음은 물론이고 상당수 국민이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사실을 고려, 다른 정치적 현안과 무관하게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국민투표나 개헌 실시 여부는 헌법에서 정한 기본원리와 규범에 따라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한낱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나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정치권의 국면 전환이나 정치적 입지를 강화 또는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논의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 [시론] LH 임대주택 부채 해결을 위한 제언/남창우 경북대 행정학 교수

    [시론] LH 임대주택 부채 해결을 위한 제언/남창우 경북대 행정학 교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기업은 공익을 위해서 민간영역에서 수행할 수 없는 비수익사업을 정부를 대행해서 수행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 중 하나인 만큼 어느 정도의 부채를 안고 가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그 정도가 과도하며, 이에 따른 문제가 기업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공기업도 기업인 만큼 적정수준의 부채를 초과하는 경우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어렵게 되고, 이 경우 국가신용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국은 국가경제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LH 부채 증가의 원인은 무엇인가. 금융부채 75조원의 대부분은 임대주택건설·세종시·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며, 그중 30% 이상인 27조원이 임대주택사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총사업비의 약 40%를 LH 자체 자금으로 투입하고도 30년간 회수가 불가능한 현재의 사업비 구조에서 건설물량의 증가는 곧 LH 부채의 증가를 의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대안으로 임대주택을 매각하거나 건설을 중단하면 LH 부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의 전세금 급등에서 보듯이 항상 불안요인으로 잠복해 있는 전세난에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주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일정수준의 공공주택을 유지하는 것은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고착화되는 자본주의체제의 사회안전망 구축차원에서도 정부가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과제이다. 선진국의 경우 공기업에 사업비를 부담시키는 방법이 아닌, 정부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으로 많게는 전체의 30%를 공공주택으로 유지시키고 있다. 4.7%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6배이상에 해당하는 비율이며, 특히 우리나라처럼 인구 1000명당 주택수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나라에서 공공주택의 확보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임대주택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충당키 위해 LH가 일정부분 수익사업을 하여 손실을 보전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여건은 이러한 방법의 한계를 보여준다. PF사업 등 수익사업과 쌓여 있는 미분양자산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더불어 오히려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LH에서 미분양자산의 전사적 판매촉진 등 부채 감축을 위한 각고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하루 이자로만 100억원 가까이 지출되는 반면 판매대금 회수뿐만 아니라 채권발행마저도 어려운 지금의 LH 상황을 정부에서 관망만 하기에는 너무 불안한 국면으로 보여진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결국은 국가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임대주택사업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적극 개입, 국민주택기금 융자금 출자전환과 충분한 재정지원으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공기업이라는 손쉬운 수단을 통해서 공익사업 수행에 따른 부담을 회피해 온 정부가 본연의 책임을 원상복귀시키는 과정이며 또한 서민주거복지의 정책목적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것이다. 또 임대주택의 경우, 국가정책사업을 위한 자산으로 국가 자산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LH가 관련 종합부동산세와 취·등록세 등을 납부하고 있는데, 관련 법규를 개정하여 한시적인 세금 면제조치를 취한다면 법적 형평성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고 LH 부채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재정 지원을 위한 근거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손익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계정을 별도 관리하는 구분회계시스템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LH에서도 개발만 하면 돈이 되던 시절의 안이한 업무행태를 일소하는 한편 철저한 사업후보지 검증절차와 합리적인 사업관리 시스템 등을 포함한 획기적인 자구대책이 있어야 한다.
  • 시프트·공공임대 4년간 6만가구 공급

    서울시가 향후 4년간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공공임대주택 6만여 가구를 신규 공급한다. 시프트의 경우 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해 중소형 평형 비율도 확대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은 올해 6886가구에 이어 내년부터 2014년까지 3만 4660가구가 추가로 공급된다. 시프트는 올해에만 7341가구가 이미 지어졌거나 건설 중이다. 이는 시프트가 도입된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공급된 7884가구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어 내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추가로 2만 514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시프트는 또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중소형 평형의 공급비율이 기존 90%에서 95%로 늘어난다. 시는 이날 시프트 공급규모 기준을 기존 전용면적 59, 84, 114㎡형 등 3종에서 59, 75, 84, 102㎡형 등 4종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공급비율도 기존에는 59㎡형 60%, 84㎡형 30%, 114㎡형 10%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59㎡형 60%, 75㎡형 10%, 84㎡형 25%, 102㎡형 5%로 바뀐다. 이 같은 기준은 앞으로 설계되는 모든 시프트에 적용된다. 앞서 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이나 소득이 있으면 시프트에 입주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기준을 담은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공급·관리 규칙’을 최근 공포했다. 시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시프트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임대료 및 전세자금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은 매월 임대료를 내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으로, 전용면적 85m² 이하로 공급된다. 시프트는 처음 입주할 때 임대료를 전세금 형태로 한번에 내며, 전세금은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시중은행 전세금 대출 문턱 낮췄다

    전세가 폭등에 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정부가 국민주택기금 지원 대상을 넓혔다지만 가구 연간 소득이 3000만원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여전히 까다롭다. 전세로 들어갈 집이 전용면적 85㎡를 초과해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거나 6개월 이상의 무주택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국민주택기금 대출 대상이 아니다. 대다수 중산층은 은행 문턱을 넘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도 최근 다양한 금융상품을 마련해 전세자금 대출의 문턱을 낮췄다. 국민은행은 부양가족이 있는 만 20세 이상 가구주나 한 달 내 결혼 예정인 예비 부부들에게 신용도에 따라 연 5.36~7.68% 금리로 2억원까지 전세금을 빌려준다. 전세금의 80% 이내로 대출기간은 10년까지다. 하나은행은 전세금의 60% 이내, 2억원까지 연 5.93~7.23% 금리로 빌려준다. 신한은행은 서울 및 수도권과 전국 광역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금의 60% 이내, 2억원까지 연 4.46~5.66% 수준으로 대출해준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전세금의 85%까지 대출해주는데, 금리가 신용도에 따라 연 6~13%로 은행권보다 비싼 게 흠이다. 다만 국민주택기금 지원대상이라면 연 4.5%로 전세금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국민주택기금 신청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저소득가구 전세대출 한도가 최근 4900만원에서 5600만원으로 늘었다.”면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36년만에 ‘법원의 사죄’

    36년만에 ‘법원의 사죄’

    “영광입니다.” 1974년 7월21일 군사재판(비상군법회의) 법정. 대통령긴급조치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김병곤(당시 21세·1990년 작고)씨는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이렇게 외쳤다. 변론을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는 “차라리 피고인 석에서 그들과 같이 재판을 받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가 법정모욕죄로 구속됐다. 우리 사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로 남은 이날에 대해 법원이 36년 만에 사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홍승면)는 30일 대통령긴급조치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됐던 이철(62)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 12명에 대해 무죄 또는 면소를 선고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들 중에는 검찰의 사형 구형에 “영광입니다.”라고 응수한 김씨도 포함돼 있었지만, 부인이 대신 선고를 들었다. 이미 20년 전 작고했기 때문이다. 군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1974년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다 “공산주의자들의 조종을 받아 인민혁명을 시도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그의 나이 고작 21세. 비상군법회의 검찰부가 구속 기소한 180명 중 가장 어렸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씨는 상급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이듬해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한 ‘투쟁’은 멈추지 않았고, 무려 6번이나 더 옥살이를 했다. “군사 독재를 결코 대물림하지 않겠다.” 야학교사를 하다 김씨의 반려자가 된 박문숙(55)씨는 그가 항상 입버릇처럼 했던 말을 전했다. 두 딸이 태어났지만 ‘옥살이’ 탓에 실제 얼굴을 본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씨가 안동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어느 날 가족과 특별면회가 주어졌다. 박씨는 두 딸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지만, 문득 어린 딸들이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이상하게 여길까 걱정됐다. 결국 “지금 미국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며 딸들을 데려가야 했다. 김씨는 1990년 12월 위암으로 3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씨는 20년이 더 지나고 나서야 ‘삶’을 인정받았다. 민청학련 사건 재심을 맡은 재판부는 “법원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사명이 있음에도, 민청학련 사건에서는 재판 그 자체가 인권침해 수단이었다.”고 사죄했다. 또 “30년이 넘도록 이를 바로잡지 못한 것도 법원의 잘못”이라며 “피고인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민주화가 이룩된 만큼 국민의 자유와 권리 수호라는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김씨가 “영광입니다.”라고 응수했던 일화가 전해지자, 시인 김지하는 ‘고행 1974’라는 글에서 이렇게 적었다. “분명히 사형은 죽인다는 말이다. 그런데 ‘영광입니다’. 확실히 그렇다. 우리는 드디어 죽음을 이긴 것이다. 병곤이 한 사람, 나 한 사람이 이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집단적으로 이긴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8·29 부동산 대책 한 달] “급매물에도 거래 뜸해… 백약이 무효”

    [8·29 부동산 대책 한 달] “급매물에도 거래 뜸해… 백약이 무효”

    8·29 부동산 대책은 시장과 수요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됐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나 양도세·취등록세 감면 연장 등은 기획재정부 측의 반대가 거세 발표문에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사전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대책이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약발’이 듣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24일 “집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인데 미래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면 굳이 서둘러 구매하지 않고 구매 시기를 연기하려고 한다.”면서 “8·29 대책이 효과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수요억제책은 한번만으로도 효과가 크지만, 수요 진작책은 한번으로 되지 않는다. 여러 차례 누적이 돼야 비로소 정책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원장은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5%로 예상하지만 가처분소득은 늘지 않아 수요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완전히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수요 진작책 하나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DTI 규제 완화도 실질적으로 대출을 확대해 거래를 일으키게 하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DTI 규제는 완화됐지만 하반기 금리가 오르면 이자만 늘어날 뿐인데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의미가 없었다.”면서 “가격 상승기 때는 아파트의 가치보다 가격이 높아도 무리해서 사려고 하지만, 하락기 때는 가치보다 가격이 낮아도 매우 보수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실제 거래의 동맥경화가 심한 곳은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가 대부분인데 8·29 대책의 세제혜택은 85㎡ 이하의 국민주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전무는 이어 “올해 경기·인천 입주 물량의 40%가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다. 정부 정책도 지역에 따라 분별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8·29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8·29 대책은 시기적으로 8월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연이어 있어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면서 “성장률이 좋아졌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장 상황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8·29 대책 자체가 긴급 처방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을 이사철과 내년 봄 신학기 수요를 앞두고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고 숨통을 틔우는 정도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치솟고 있는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정 팀장은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면 빠르면 12월쯤 전세보다는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생겨날 수 있다.”면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소장은 그러나 “현재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데 전셋값이 오른다고 집을 사는 수요는 생기기 어렵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 원장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서울의 경우 40%대인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려면 이 비율이 50%는 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셋값이 15~20% 올라야 한다.”면서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김 전무는 “이번 대책은 매수자가 구매 의사로 전환하기에는 시장의 가격 조정효과가 크지 않았다. 수요가 많은 서울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수도권 외곽의 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져도 찾는 사람이 없어 지역 간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가격 상승 기대감보다는 매도자가 매수자와 가격 접점을 찾아 매매를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제대로 된 사람 키우고 싶어”

    “노동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제대로 된 사람 키우고 싶어”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외치자 무엇이 ‘공정’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어느날 갑자기 한국 사회가 공정해질 리는 없다는 점에서 결국 정치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면에서 더 주목되는 단어는 ‘사회’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사회는 없다.’는 대처리즘의 선언이다. 이 선언은 정확히 노조를 겨눈다. 대처리즘은 노조 같은 단체에 속한 개인보다 오직 원자화된 개인만 원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서민들 걱정에 떡볶이와 어묵을 사먹어 주는 ‘기이한’ 장면은 이 때문에 가능하다. ‘어려운 처지는 충분히 알지만 대안은 없다.’는 것. 그러던 차에 뜻하지 않게 단병호(61)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원래는 정일부 한국노동운동연구소 부소장과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었다. 내년 10월 노동교육기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그런데 막상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동 연구소 사무실에 도착하자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바로 단 전 위원장이었다. 정 부소장은 단 전 위원장이 낫겠다며 인터뷰를 권했다. →우선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한동안 뉴스에서 완전히 사라졌다(2008년 3월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 때 단 전 위원장은 탈당하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했다. 국회에서 물러난 뒤 2년 6개월 정도 지난 셈인데, 그냥 푹 쉬었다. 놀았다는 뜻은 아니고, 민노당 분당에 고민 많이 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가 목표였는데, 그렇게 못했던 것은 결국 기반이 튼튼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싶었는데 결론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 사람을 키우자는 것이었다. 다른 대안은 없다. →정치 쪽에서 이런 저런 제안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있었지만, 말하기는 그렇고. 그냥 이제 나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 생각했다. 사실 이런 건 빛도 안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니겠나. →노조뿐 아니라 회사를 위해서도 제대로 된 노동교육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누차 있어왔다. -영국 노조의 중앙조직은 굉장히 체계적이다. 우리는 잘 안 되어 있고. 이것도 한국적 노사관계의 한 단면 같다는 생각이다. 갈등이 쭉 축적되어 있다가 1987년 한 번에 터져나왔다. 그 뒤 20여년 동안 모든 역량이 그 갈등 자체 때문에 소진되어 버렸다. 그때그때 현안 대처에만 바빴다. 이제 시야를 넓히고 대안을 고민해서 노동운동 재생산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위원장 때는 기회가 없었나.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위원장을 했다. 그 전에는 민노총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 했고, 위원장이 되고 난 뒤에는 외환위기 때문에 구조조정 등 현안이 산적했다. 하고 싶었으나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그때 만든 법률원은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교육사업은 노동대학이나 교육원을 만들어만 뒀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한 나름의 해법인가. -위기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회복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운동의 재도약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다. 노동자의 범위는 비정규직으로 확대됐으나 정규직만으로 노조를 하다 보니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 부분을 극복해야 한다. 노동운동의 미래도 여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돈이 만만찮게 들 것 같다. 진행상황은 어떤가. -교육용 텍스트는 마련됐다. 이달 중에 완성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도 거기에 맞출 생각이다. 10월부터 개발팀을 구성해서 내년 1월까지 구체적 내용을 모두 확정지을 생각이다. 업종별,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과정도 만들 생각이다. 이 사업이 대중적이진 못하다. 그럼에도 설립 취지에 동의해준 제안자를 199명이나 모았다. 원래 목표는 150명 정도였다. 공동제안 형식이라 책임도 지라는 의미에서 100만원 이상 돈을 내게 했는데도 이 정도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민노총의 도움은. -없다. 다만, 프로그램 개발 등에서 긴밀하게 협조한다. 일단 내년 10월 서울, 울산, 창원, 부산 등 적게는 3~4곳에서 많게는 5~6곳에서 문을 열 작정이다. 창원의 경우 오랫동안 (민노총이) 자체적으로 축적한 경험이 있어 우리가 도움을 받는다. 네트워크화인 셈이다. →교육적인 차별성은 어디서 찾나. -강사를 자체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외부 명망가는 모시지 않겠다. 노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일관성인데, 외부인을 모셔 오면 이게 잘 안 된다. 또 지식 전달 그 자체보다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노동운동의 장기적 전망이라는 것은 수준 높은 이론적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노동운동사, 철학, 경제학, 성 평등, 비정규직 등이 정규 교과목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삶에서 노동운동이 소중한 가치로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다. 그걸 해보자는 게 내 생각이다. 때문에 강사를 30~40명 양성해서 프로그램과 교육을 전담시킬 생각이다. →수업료는. -그게 참 어려운 부분이다. 어떻게든 저렴하게 해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검사가 된 따님 근황은. -그 아이 인생은 본인이 사는 것이고. 지금 창원에 있어서 잘 보지도 못 한다. 다만 검사라는, 그런 것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융 CEO에게 묻다] (5)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금융 CEO에게 묻다] (5)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정책금융공사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 대신 8층 강당으로 향한다. 유재한(55) 사장이 주관하는 ‘브라운 백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브라운 백 미팅은 가벼운 식사를 곁들인 토론 모임으로 샌드위치를 담는 갈색 봉투에서 나온 말이다. 모임의 공식 명칭은 녹색·신성장 동력산업 연구발표회. 200명의 전 직원이 빠짐 없이 참석한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반도체, 태양광 산업 등에 대해 발표한 뒤 토론을 벌인다. 지난 6일의 주제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를 포집해 연료로 활용하는 ‘매립가스’ 기술이었다. 유 사장은 직원들과 불고기 도시락을 먹으며 비서팀장과 심사과장의 발표를 지켜봤다. 다음달 취임 1년을 맞는 유 사장은 지난 1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종 ‘눈높이 정책금융’을 강조했다.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돈이 꼭 필요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국가 경제발전을 지원한다는 뜻에서 ‘제 2의 산업은행’이라 불러도 좋지만 기업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등 정책금융의 낡은 이미지는 버리겠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다. 눈높이 정책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유 사장은 2가지 목표를 세웠다. 모든 직원을 애널리스트로 키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쉽게 말해 직원들을 공부벌레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발표회도 유 사장이 제안한 아이디어다. 그는 “지난 1월 시작한 발표회가 어느덧 44회를 넘어섰다.”면서 “신성장 동력기업에 돈을 빌려주려면 무엇이 새로운 기술인지, 그 기업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015년까지 100조원의 자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42조원을 녹색·신성장 동력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두 번째 목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유 사장은 “공사 출범 당시에는 직원 모두가 산업은행 출신이었지만 열린 채용을 통해 폭넓게 비 금융분야 인력을 뽑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섞이는 과정에서 ‘갑’ 입장의 조직문화가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경력직 공채를 통해 생리학 박사, 대형 건설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문가 등을 뽑았다. 유 사장은 사장 면접 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발굴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는 비 산업은행 출신 직원의 비중이 42%까지 늘어났다. 이쯤되면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직원들은 100조원 공급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노동조합도 만들지 않기로 했다. 유 사장은 “사장이 혼자 덜렁 와서 그런 얘기를 꺼냈다면 ‘미친 놈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면서 “공사가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서로 양보하고 잘해보자는 소통과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무노조 경영 원칙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2015년-100조원 비전’을 수월하게 달성하려면 산업은행 민영화를 서둘러야 한다. 정책금융공사가 가진 산은지주 지분은 90.3%로 민영화될 경우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최소 10조원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이에 대해 “가급적 신속하게 산은지주의 민영화를 추진하겠지만 개인 고객에 기반한 수신을 확대하는 등 체질개선이 먼저”라고 밝혔다. 민영화 시점에 대해서는 산은지주와 금융위원회가 조정할 부분이라면서도 “우리금융 민영화가 마무리 되면 그 다음은 산은 차례가 되지 않겠나”하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업계의 화두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대해서도 유 사장은 말을 꺼냈다. 그는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세제 혜택 등이 확 줄어들기 때문에 아예 규모를 키우지 않으려는 기업들이 있는데 이처럼 성장 과도기에 있는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견기업으로 올라선 뒤 자금 압박이 있거나 타 금융기관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는 중소기업이 많다.”면서 “세제 지원은 정부가 하고 금융권에서는 우리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중견기업에 대한 개념을 정의한 산업발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를 기준으로 기업들을 선별해 ‘온랜딩’ 방식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랜딩이란 정책금융공사가 자금을 공급하고 중개금융기관인 기업은행 등이 여신심사, 대출, 사후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대출방식이다. 정책금융공사의 당면과제인 주요 업체 인수합병(M&A)에 대해 유 사장은 현대건설 매각은 민간에 맡기고 하이닉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가 산업의 중요성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건설의 경우 매각주간사의 실사가 이달 말쯤 끝나고 다음달에는 예비입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주인을 까다롭게 골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 사장은 “기술유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영을 제대로 맡을 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불행히도 적당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다음달 정도에도 주인이 안 나타나면 국민주 방식 등을 포함 새로운 돌파구을 찾겠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가 30.1%의 지분을 보유한 KAI는 내년 6월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실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뒤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유 사장은 “국가 산업인 항공·군수산업임을 감안해 정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프로필 ▲1955년 대구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77년 행정고시 20회 합격 ▲2002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2005년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 ▲2007년 주택금융공사 사장 ▲2008년 한나라당 정책실장 ▲2009년 정책금융공사 사장 취임
  • 15일부터 전세자금지원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에 따른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전세자금 지원이 15일 시행된다. 정부는 9일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부동산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8·29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9월 중 후속조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전세자금 보증한도 확대와 전세금 반환자금 대출보증 지원은 주택금융공사의 내규 개정과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15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취득·등록세 감면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은 행정안전부가 세수여건 등을 바탕으로 적용대상을 검토 중으로 이달 안에 별도 방안을 마련해 지방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매입임대사업자 지원요건 완화는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 법제처 심사 중으로 이달 내에 시행되며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2년 연장은 10월 초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생애최초 구입자금 지원과 신규주택 분양자의 기존주택 구입자에 대한 지원요건 완화 등 국민주택기금 지원 대책은 13일부터 시행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생애 첫 주택대출 금리 5.2% 2억 한도

    생애 첫 주택대출 금리 5.2% 2억 한도

    정부가 8·29 부동산 대책의 후속으로 내놓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제도가 13일부터 시행된다. 국토해양부는 7일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 변경안을 확정하고 가구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를 대출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 대출제도는 부부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로, 비투기지역의 경우 85㎡ 이하, 6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면 연 5.2%(3자녀 이상은 4.7%)의 금리를 적용해 2억원까지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대상은 투기지역인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규분양, 기존주택, 단독주택, 다가구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대출은 만 35세 이상 단독가구주나 만 35세 미만의 미혼 자녀 가구주로 직계존속을 1년 이상 부양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결혼예정자는 결혼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하며, 청첩장이나 예식장 계약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한 뒤 대출 후 2개월 안에 혼인신고를 하고 배우자와 합쳐진 주민등록등본을 내면 된다. 기금 수탁은행은 농협과 우리·하나·기업·신한 등 4개 은행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있으나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장기안정금리이고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시중의 고정 및 변동금리 상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 분양주택에 입주하려는 사람이 갖고 있는 주택을 사는 경우에도 연리 5.2%로 2억원까지 대출해 준다. 이는 국토부가 지난 4·23 대책 때 마련한 지원책이나 이번에 기준을 완화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85㎡ 이하 주택으로 금액 제한은 폐지됐으며 부부합산 연소득이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됐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무디스 “한국집값 더 하락”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한국의 주택가격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10%가량 떨어졌지만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무디스는 리서치 자료를 통해 “주택시장의 하향조정이 중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 10년간 주택시장 붐으로 가격이 급등해 가계의 주택구입 여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가계의 부채가 많아 금리인상에 취약한 점도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향 조정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부산 대연혁신도시 후분양, 13개 이전 공공기관 주장으로

    부산으로 이전할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주거지인 대연혁신도시 분양방식이 후분양으로 확정됐다. 부산도시공사는 2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비롯한 13개 이전 공공기관이 대연혁신도시에 대한 후분양을 주장해 사실상 선분양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도시공사는 국민주택기금 대출금 810억원(연리 3~5.5%)과 산업단지 등을 팔아 건축비를 조달할 방침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이전 규모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년 10월로 분양을 미뤄달라고 해 국민주택기금을 대출받게 됐다. 선분양을 통해 건축비를 조기 확보하면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후분양을 하면 2조원대의 부채에 시달리는 부산도시공사는 재정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산 남구 대연동 옛 군수사령부 15만 6000㎡에 건설될 대연혁신도시는 지난 5월 착공했다. 15개 동 2304가구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일반 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80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그동안 일반분양 시기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실수요자 일반 무주택·1주택자로 확대, 건설사 유동성 고려 보금자리 물량 축소

    실수요자 일반 무주택·1주택자로 확대, 건설사 유동성 고려 보금자리 물량 축소

    8·29대책이 기존 4·23대책과 다른 점은 4·23대책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존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새 주택 입주예정자와 기존 주택 구입자 사이에 서로 구매 조건이 맞지 않아 거래 활성화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접촉점을 키우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에 손 댔고, 주택기금에서 지원할 범위도 확대했다. 또 기존 대책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던 업계의 요구사항을 조금이나마 반영하려 노력한 흔적도 엿보인다. 이는 DTI 완화의 판단 주체를 금융권으로 돌려 대출 확대를 꾀하고, 양도세와 취득·등록세까지 건드려 실효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또 중소 건설사들에 대해 미흡했다는 건설사 유동성 확보안도 다소 보완했다. 특히 사전예약물량 조절을 통해 어느 정도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시기를 조율했다는 점도 강조됐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을 신설하고, 소득증빙이 면제되는 대출범위 확대가 두 배가량 증가한 점도 다르다. 다만 여전히 요구돼온 분양가상한제 폐지 요구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할 대상 중 실수요자로 분류되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범위가 ‘기존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규주택에 입주하지 못하는 자의 기존주택을 구매하는 자’에서 일반 무주택자나 1주택자로 확대된 부분이 눈에 띈다. 새 아파트 입주예정자의 기존 주택은 4·23대책의 경우, 입주일이 경과한 자의 주택이어야 했지만 이번 대책에선 입주일 6개월 전의 아파트부터 대상이 된다. 기존주택이 6억원 이하여야 한다는 가격 제한도 폐지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전주 아파트공급 숨통

    경기침체로 전북 전주지역에서 한동안 중단됐던 새 아파트 공급이 재개될 전망이다. 2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진흥기업과 오송개발 등 4개 업체가 모두 242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올해 하반기에 일제히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진흥기업은 내달 중순쯤 덕진동 하가택지지구에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416가구를 짓는 공사에 들어가며, 오송개발은 10월 말쯤 송천동 오송지구에 전용면적 75~84㎡ 규모의 아파트 1060가구를 공급하는 공사를 시작한다. 송천제일지역주택조합도 10월에 송천동에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 464가구를 짓기로 했으며 LH공사는 효자5지구에 전용면적 100~125㎡ 규모의 아파트 480가구를 건설하는 공사를 연내에 시작할 방침이다. LH공사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100㎡ 이하로 평형대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역에서 아파트 건설이 재개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이처럼 중ㆍ소형이 대규모로 공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요가 크게 느는 중ㆍ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 같다.”며 “이들 아파트가 공급되면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중ㆍ소형 아파트의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경북 1만가구 보금자리 사업 ‘삐걱’

    경북도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보금자리 주택 1만가구 건설 사업이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상경영 체제 돌입으로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24일 도에 따르면 2012년까지 저소득층을 위한 보금자리 주택 1만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수도권(60만가구)을 제외하고 2012년까지 전국에 건립할 예정인 보금자리 주택 5만가구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비수도권 시·도 가운데 물량이 가장 많다. 도는 올해 포항 장량지구(1010가구), 경주 외동지구(499가구), 영주 가흥지구(400가구), 영양 동부지구(200가구) 등 4개 지구를 착공해 2012년 말까지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경북 15개 시·군에 소형 임대 주택 1만 8514가구, 공공분양 473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민주택기금 및 LH 자금 1조 5000억원씩, 모두 3조원이 투입된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부터 국토해양부와 LH 본사를 수차례 방문해 지역의 열악한 주거환경 실정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물량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LH의 도시·택지개발 포기 선언으로 인해 보금자리 주택 건설 사업이 직격탄을 맞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포항 장량·경주 외동·영양 가흥 등 3개 지구에 대한 사업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당초 이 사업을 통해 기대했던 영세 근로자 일자리 5만개 창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우석 도 건축지적과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LH가 건립해 부도나 공사 중단 우려가 없는 안정적인 주택으로 여겼던 보금자리 주택 건설 사업의 차질이 예상돼 난감하다.”면서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 등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사회학이 부진한 이유는 ‘현실부재’ 였다

    사회학의 참맛은 역시 큰 이론이다. 실증적 자료에 근거, 비판적 추론을 통해 막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되던 통념을 깨는 작업. 올해 발간되어 화제를 모았던 1695쪽 분량의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가 대표적인 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 출신인 손낙구씨가 쓴 이 책은 막연히 ‘뉴타운은 한나라당의 강북 장악 프로젝트’라 말하지 않고, 부동산 보유 행태와 투표행위를 직접적으로 연결짓는 작업을 수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동안 없다고 여겨져 왔던 계급 투표가 착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기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판보다 환영의 목소리가 더 컸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현실과 밀착된 실증적 연구결과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이다. 사회학자 입장에선 씁쓸할 법하다. 이런 연구가 왜 제도권 사회학에서는 나오지 않을까. 지난 16일 서강대 다산홀에서 비판사회학회와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한국 사회학의 사회학’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격정 토로의 장이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덕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사회학은 1990년대 들어 침체기에 들어선다. 이를 정태석 전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는 “비판적 사회학은 한동안 추상적 거대담론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반면, 그 빈 자리를 차지한 보수적 사회학은 실용으로 치달았다.”고 정리했다. 거대한 투쟁 대상을 잃어버린 사회학은 수학적 계량화 작업으로 격하되고, 사회정책적 요구에 부응하는 하청 학문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의 학문 평가 풍토에 대해 더 신랄한 반문을 던졌다. “미국 소호 지역의 미술품 거래에 대한 연구가 한국 용산지역 도시 재개발 연구에 대한 논문보다 2~6배 높이 평가되는 나라에서 한국 사회학은 무슨 의미인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해외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학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 사회학자의 관심사에 대해 써야 하는 기이한 행태를 꼬집은 말이다. 탈출구는 없을까. 지주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가 영국 사회학에 대해 언급한 대목은 실마리였다. 큰 이론을 생산해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미국과 프랑스의 이론을 수입해 쓰고 있지만 영국 사회학은 다른 학문들과 연계해 독특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의 정체성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회학자들이 투쟁해 얻어내야 하는 산물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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