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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쇠고기협상 국민주권 침해” 헌소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르면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협상에 대한 헌법 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15일로 예정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자유선진당이 동참한 야3당이 내기로 했다. 민주당 김종률 원내공보부대표는 12일 오후 서울 당산동 당사 브리핑에서 “이번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헌법상 국민주권, 생명권, 행복추구권,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 청원권, 자기결정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보건권, 소비자의 권리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청구 이유를 밝혔다. 김 원내공보부대표는 구체적인 위헌 사실과 관련 “고시 제5조에 따라 OIE가 미국의 광우병 지위분류를 부정적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는 무조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면서 “이는 대한민국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등은 ▲장관 고시가 가축전염병예방법이 위임한 범위를 일탈해 발령된 점 ▲경제·통상 관련 사항의 입법예고기간을 60일 이상으로 하도록 한 지침 위반 등을 고시의 위헌성으로 제시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데스크시각] 시민의식과 새 정권이 가져야 할 경각심/박현갑 기획탐사부장

    [데스크시각] 시민의식과 새 정권이 가져야 할 경각심/박현갑 기획탐사부장

    며칠전 일이다. 택시기사가 조수석 창문을 빼꼼히 열고 행선지를 묻더니 그냥 갔다. 승차거부였다. 평소에도 몇차례 경험한 일이라 별 생각없이 보냈다. 다행히 뒤이어 온 택시에 탈 수 있었다. 왜 타지 않았느냐고 기사가 묻는다. 거부당했다고 하자 안타깝다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한다. “승차거부는 금지사항입니다. 사실 나도 아파트촌으로 들어가면 나올 때 손님 태우기 힘들어요. 그렇다고 승차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를 방치하는 것은 더 나빠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고발해야죠. 서울시 다산콜센터 120번으로 차량번호하고 시간 등을 신고하면 돼요.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고발의식이 없어요.” 맞는 말이다. 폐해가 심각하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고치면 누구나 혜택볼 수 있는 불합리한 관행들을 개선하려면 개개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머릿속 시민의식이 손·발로 이어져야 한다. 서울 용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5살짜리 아이의 알몸체벌 사건도 이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 한 외국인이 있었기에 공개됐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으나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정권교체기다. 시장, 실용, 자율, 효율이 시대 화두다.‘잃어버린 10년’이라는 거창한 사색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새 정부 관계자와 서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공직사회 문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노무현 정부간의 정권 인수인계작업은 처음부터 원활하지 않다.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갈등에서 드러나듯 신·구 정권간 불협화음으로 쌀 목표가 산정이나 종합부동산세 변경 등 민생현안은 표류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제 살길 찾기에 급급한 공직자들도 있는 모양이다. “일반 공무원들 참 대단하더라. 아침에 정기조회할 때면 다들 열심히 참석했다. 그런데 대선 이후에는 하나둘 참석자가 줄더라.‘이거 검토하시면 어떨까요?’ 하고 물으면 NO라고 말하지 않고 하나같이 ‘알았습니다.’라며 고개숙이던 사람들이었는데….”한 별정직 공직자가 전하는 정권 교체기의 관가 표정이다. 이들을 탓할 수 있을까?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를 고치지 않는 한 5년 뒤에도 이런 공무원들은 또 나올 것이다. 무리한 정책 추진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 출범초기 강남 타워팰리스 60평에 입주하려면 샐러리맨이 수십년간 저축해야 가능하다는 식의 보도가 있었다. 강남 집값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강남 집값은 오히려 올랐고 행복도시 추진발표 등으로 전국 부동산값도 덩달아 뛰었다. 그렇다고 이른바 강북사람들이 좋아한 것도 아니다. 상대적 박탈감만 더 커졌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인 셈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어떤가? 인수위 행보를 지켜보노라면 과거 정권의 실수를 답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기업적 정책추진에만 관심을 보이는듯한 당선인의 행보에서 비정규직 차별해소 등 사회적 약자나 노동자 권익보호에 대한 관심은 찾기 어렵다. 친기업보다는 시장친화적으로, 당선자보다는 당선인으로 불러 달라는 인수위 발표는 국민보다는 당선인만 의식한 변죽 울리기다. 대운하 공약이나 영어교육 강화방안도 우려스럽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반대 목소리와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부작용만 키울 것이다. 새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다른 의견을 가진 유권자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서민들도 당당히 자기 주장을 개진하며 잘못 돌아가는 상황에는 ‘경고’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열린다. 박현갑 기획탐사부장 eagleduo@seoul.co.kr
  • ‘이명박 특검법’ 헌소 각하될 듯

    헌법소원이 제기된 ‘이명박 특검법’은 각하될 가능성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당사자(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아닌 제3자(장석화 변호사)가 헌소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헌소에서 청구적격성을 인정받으려면 특정공권력행사로 인해 청구인 본인의 기본권을 침해당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장 변호사가 헌소를 제기한 이유는 실효성 없는 특검 때문에 세금이 유용되므로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납세자 소송을 우리나라 법원은 인정하지 않는다.2004년 신행정수도특별법 헌소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숭실대 법대 강경근 교수는 27일 “헌재가 국민의 주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실질적 국민주권주의’를 강하게 원용해 납세자 소송을 인정하고 선거권도 넓게 인정한다면 인용될 수 있겠지만, 그 논리 구성도 쉽지 않고 현재로선 각하당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효력정지가처분신청도 헌소와 마찬가지로 청구적격성을 인정받아야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강 교수는 “검찰도 당사자이긴 하지만 국가기관으로서 헌소를 청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수사권이 침해당했다고 한다면 권한쟁의심판, 검사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본다면 명예훼손 손배소 등 헌소가 아닌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특검법의 참고인 동행명령 조항에 대해서는 출석을 강제당한 당사자가 헌소를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지난 10월 영장 없이 참고인을 소환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물게 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동행명령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동행명령 거부시 행정벌인 과태료가 아니라 형벌의 일종인 벌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지방시대] 5·18정신의 진정한 의미/김준태 시인·조선대 교수

    ‘역사는 발전한다’는 말을 예증하듯이 5·18은 엄청난 상처였으나 마침내 민주주의의 승리로 이어졌다.12·12와 5·17 쿠데타에 이어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 세력이 민족과 민주주의에 준거한 역사적 단죄를 피할 수 없었음이 그것이다. 이른바 전직 두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세기적 재판’을 받기 위해 ‘나란히’ 법정에 서야 했다. 1996년, 대법원은 피고들을 판결하면서 “우리나라는 제헌헌법의 제정을 통하여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보장, 법치주의 등을 국가의 근본이념 및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질서를 수립한 이래….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명백한 선언을 했다. 1980년 5월 이후 계속되어온 ‘5월싸움’은 어김없이 모든 시민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먼저 5·18은 시인 김정환이 노래했듯이 ‘끝까지 우리들 인간성을 배반하지 않았던’ 나눔과 베풂의 문화를 창출한 공동선의 전범(典範)을 보여주었다. 계엄군이 투입된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광주시민들끼리는 살인·강도·절도사건 하나 없이 모두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를 아름답게 재현했는데 그것이 이후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도덕적 모델이 되었다. 둘째로 분단국가에서는 여차하면 군부세력이 출몰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5·18의 경험을 통해서 터득한 시민대중은 국토와 민족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저버리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외세에 의존하는 단순한 환상에서 벗어나 ‘주권국가’로 일어서자는 의지가 확실한 목소리로 표출되었다는 것이고 넷째는 서로 다른 성격의 부문 운동이 종국엔 하나로 만나는 연대운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다섯째로는 1948년의 여순사건과 제주 4·3사건, 거창민간인학살사건의 재조명과 역사재평가운동 등이 그것이다. 여섯째로는 불교·천주교·개신교 등이 각 종파를 초월하여 ‘함께하는 나라사랑운동’이 우선 큰 족적을 남겼다. 그렇다. 이 땅의 민주주의운동과 통일운동에 온몸을 바친 젊은 영혼들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잊지 말자 그리고 기억하자’는 경구가 말해주고 있듯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만큼이라도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한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었으니 말이다. 5·18의 연장선상에서 촉발된 1987년 ‘6월항쟁’에 동참한 대다수 국민들의 결집된 역량이 마침내 나라발전에 커다란 활력소를 불어넣었다는 사실 또한 역사의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5·18은 우리나라 전체구성원과 해외 700만 동포,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의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읽혀지면서 자유와 평화, 인권운동으로 보편성과 영원성을 부여받고 있다. 해마다 5월 그날이 돌아오면 노래처럼 입술에 올리고 싶은 슬로건이 있다.‘5월에서 민주주의로,5월에서 통일로’가 그것이다. 결국 이 말에서 찾아지는 5·18의 진정한 의미는 갈라짐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하나됨’ 속에서만이 완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로 손잡고 서로를 위로하며 어루만져주는 세상’그것이 5월정신이기 때문이다. 김준태 시인·조선대 교수
  • “동시선거땐 대선에만 관심 쏠릴수도”

    “동시선거땐 대선에만 관심 쏠릴수도”

    정부가 지난주 내놓은 개헌시안을 놓고 첫 공개 토론회가 15일 오후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시안의 세부 내용은 물론 개헌 자체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등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장은 400여명의 청중들로 꽉 찼으나 대부분이 각 부처에서 동원된 공무원들로 일반 시민들의 참가는 저조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아예 토론회 전부터 잠을 청하는 사람도 여럿 눈에 띄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한 공무원은 “개인적 관심도 있었지만 각 부서별로 1명씩은 와달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개헌 시기 적절성 놓고 설전 토론은 개헌 시기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됐다. 대한변호사협회 이헌 변호사는 “현 정부는 대다수의 반대 여론에도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민주권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상진 경상대학교 교수는 “대통령 연임제와 대통령·국회의원 임기 일치는 설득력이 있어 보이면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개헌에 대한 확신 없이는 개헌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상겸 경실련 정책위원장도 사회적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개헌에 대한 성찰이 부족해 개헌 논의가 정치적 싸움 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제도보다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오관영 사무처장은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볼 때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개헌 발의가 무산될 경우 향후 포괄적·미래지향적 개헌 논의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다음 정부에서 개헌하면 대통령 임기를 스스로 1년 단축해야 한다.”면서 개헌 추진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개헌 논의를 진척시키기 위해 정당 대표자, 대선 후보 희망자들이 조속히 회동하고 국회의장 산하에 헌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환 광운대학교 교수는 “개헌 논의는 특정 시기의 담론이 아니라 정치권과 국민의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으면 언제든지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시안에도 이견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 국회의원의 임기 일치를 위한 동시선거를 둘러싸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정혜영 영산대 교수는 대통령 4년 연임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선, 총선 동시 실시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교수는 “두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대선으로만 쏠려 대의민주주의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호 경희대학교 교수는 국회의원 임기 단축의 어려움, 정권 인수 기간 등을 감안해 선거일에 1개월의 시차를 두는 2안을 지지했다. 김병주 변호사는 “대통령 궐위시 권한대행은 민주정 정당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부통령제 도입 검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4) 못말리는 시위 마니아들

    [프렌치 리포트] (14) 못말리는 시위 마니아들

    지난 연말 보도됐던 재미있는 해외 뉴스 한토막. 프랑스의 포나콩(FONACON·새해반대전선)이라는 조직이 12월31일 밤 서부도시 낭트에서 2007년이 오는 것을 축하하지 말고 저항하자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인다는 것이다.“세월의 흐름을 축하하는 행위는 비논리적이다. 한해를 마감하면 무덤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는 것이다. 이는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니라 비극이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포나콩은 자기들의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모두 거리에 나와 2007년이 오는 것에 반대하자고 촉구했다. 오는 해를 막겠다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하겠지만 프랑스인들의 시위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프랑스인들은 정말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시위 마니아들이다. ●시위는 신성한 국민의 권리 프랑스인들이 새해 반대 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전한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프랑스인들은 불가피한 일에도 저항하는 아주 오랜 ‘훌륭한’ 전통을 자랑한다.”고 비아냥하면서 장폴 사르트르가 작고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프랑스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좌파 철학자 사르트르가 땅에 묻힌 1980년 4월19일 5만여명의 파리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사르트르의 죽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 위해서였다. 프랑스인들처럼 시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아마 없을 것이다.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있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지만 프랑스에서 살아 본 사람이라면 이들의 시위문화가 독특한 프랑스인들의 기질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사사건건 따지기를 좋아하고, 불평거리를 찾아내는 데 능숙하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감정을 무척 중시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논쟁을 서슴지 않는다. 권리 주장이 강하다. 시위는 이런 프랑스인들에게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여럿이 모이면 의미전달은 더욱 효과적이다. 정치적 성향, 남녀노소, 직업을 떠나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 시위는 자유·평등의 정신에 따른 신성한 국민의 권리로 인정된다. 프랑스에서 시위가 많을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민주주의 발전의 에너지 프랑스가 ‘혁명의 나라’가 된 것도 프랑스인들이 시위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영국의 역사가 로저 프라이스가 프랑스의 근대정치사를 ‘혁명과 반동의 역사’라고 했을 정도다. 국민주권 시대를 연 1789년의 대혁명을 비롯해 의회민주주의 발전의 토대를 닦은 1830년 7월 혁명, 보통선거제를 확립한 1848년 2월 혁명, 노동자 권리신장으로 이어지는 1870∼1871년 파리코뮌 등이 대표적이다.2차대전에서는 나치 독일에 항거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으로 주권을 지켰으며 1968년 5월의 ‘68혁명’을 통해 기성세대가 일궈놓은 자본주의 산업사회와 권위주의에 도전했다.68혁명은 프랑스 정치는 물론 사회·문화적 변화를 수반하면서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2002년 대선에서 네오파시스트로 불리는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 당수가 2차 결선투표에 진출했을 때 그를 반대하기 위해 벌어진 대규모 시위도 역사의 한장으로 기록됐다. 프랑스인들의 저항정신이 빚은 시위문화는 오늘날 민주주의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한 토양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나치게 잦은 시위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과 함께 일부 시위가 폭력양상을 띠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축제 같은 시위, 그러나… 파리에서 시위는 주로 주말 오후에 열린다. 그래야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특히 내 주장을 펴기 위해 뜻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파리에서는 주로 주말에 크고 작은 시위가 여기저기서 열리는데 이를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매일 3건씩 벌어지는 셈이라고 한다.1년이면 1000건 이상이라는 얘기다. 워낙 시위가 많다 보니 시위하는 사람들이 다양하고, 주장도 다양하고, 방식도 다양하다. 노동자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요구하며 정부의 개혁안을 반대한다. 경찰이나 공무원도 각자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시위한다. 학생들은 교육여건을 개선해 달라고 한다. 매춘부들의 시위도 간혹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외국인들은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불법 이민자들은 거주증명서를 달라고, 집없는 사람들은 거주권을 달라고 주장한다.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우리와는 달리 프랑스의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된다. 화창한 날 어린아이를 무동 태우거나 유모차를 밀고 나와 시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축제에 참가하는 분위기마저 풍긴다. 인상적이었던 시위 중의 하나는 게이 퍼레이드다. 동성애자들 수천명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가장행렬을 하는데 각 단체별로 꾸미고 나온 모습들이나 주장하는 바가 정말 다양했다.‘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의 차별을 철폐하라’‘에이즈확산반대 동성애자단체에 재정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금발에 짙은 화장, 금방 터질 듯 과장된 가슴과 엉덩이가 다 드러날 초미니 스커트,20㎝는 족히 될 높은 굽의 부츠를 신고 나온 여장 남자 등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게이퍼레이드는 매년 엄청난 인파를 불러 모은다. 시위에 대응하는 방식도 조직화됐다. 시위 진압을 전문적으로 하는 경찰도 있다. 시위진압전문경찰은 공화국안전수비대(CRS)라고 하는데 이들의 임무는 ‘시위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하는 것’이다. 시위도중 불상사를 막아주는 것 외에 진압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대가 예정된 코스로 이동하도록 교통을 막아주기도 한다. 한번은 영·미국식 학제도입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취재하며 끝까지 따라가 본 적이 있다. 파리의 대학건물들이 모여 있는 생미셸 지역에서 시작해 교육부까지 행진하는 것이었다.CRS는 시위대가 대열에서 이탈되지 않고 폭력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감시의 눈을 번득였지만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의 꼬리 부분을 보니 200m 정도 사이를 두고 청소차와 청소원들이 따라오면서 시위대가 흘리고 간 전단이나 쓰레기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치우고 있었다. 시민들은 시위하고, 경찰은 보호하고, 청소부들은 치우고…정말 재미난 나라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386 정치인’들 “우리도 국민속으로…”

    박종철 열사 20주기를 맞는 ‘386 정치인’들. 한국 사회 최초로 집단적으로 정치의식화된 세력이자 민주화 운동의 승리를 경험한 세대로 일컬어져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20년전 가슴벅찼던 6월 항쟁의 신열만을 간직하기에 이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무능하고 오만함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중심부에 들어섰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박종철 열사의 정신’이 무엇인지 되묻는 것은 고단한 작업이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14일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20주기 기념식에 참가한 뒤 인근식당에서 ‘그날이 오면’을 부르며 당시 동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 의원은 “우리가 목놓아 외쳤던 ‘그날’이 지금 왔는지 돌이켜 봤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한 시대를 바꾼 촉매제였던 것처럼 문제는 정치인 386들의 노력이 다음 20년을 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당시 시민혁명을 통해 표출된 국민주권이 민주화를 불러왔다면 이제 한반도 평화와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문제로 집약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동안 쏟아졌던 비판 앞에서 정치인 386들은 넘치는 소주잔을 기울였다.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을 넘어서서 개혁을 요구했던 국민들의 기대도 채우지 못했고 보수세력을 개혁시키지도 못한 채 정치권에 몸담고 있지만 다시 당시의 ‘치열함’을 떠올렸다. 목숨으로 동지를 구했던 박종철 열사에 비하지는 못하겠지만 국민 속으로 치열하게 잦아들겠다는 각오로 20주년을 맞겠다고 각오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문화마당] 거꾸로 가는 일본의 역사시계/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패전이전 일본의 군국주의가 여성용 속옷 브래지어라면, 일본의 우파는 그 속에 든 찌그러뜨려도 원형으로 돌아가는 형상기억 합금이며, 일왕은 호크라고 할 수 있다. 좀 민망하지만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을 설명할 때 종종 드는 예화다. 군국주의의 사전적 정의는 “군사력에 의한 대외적 발전을 중시하여, 전쟁과 그 준비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국민생활에서 최상위에 두고 정치·문화·교육 등 모든 생활 영역을 이에 전면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사상과 행동양식”이다.“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일왕이 통치한다.” 대일본제국헌법(1889) 제1조이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세계 모든 나라의 헌법이 공통적으로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이를 지킬 국민저항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타이완침략, 운요호사건, 청·일전쟁, 의화단 봉기 진압, 러·일전쟁, 제1차 대전시 대독 선전포고, 러시아혁명에 간섭한 시베리아 침략, 만주사변, 중·일전쟁, 소련과 충돌한 모몬한 사건, 그리고 태평양전쟁. 당시 이웃나라를 상대로 열 손가락도 모자랄 만큼 쉼 없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일본 이외에는 없다. 그 죗값으로 맞은 원자폭탄 두 발에 군국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침략전쟁의 두 주역 군부와 재벌이 해체되고(1945), 일왕은 살아 있는 신에서 인간으로 내려앉았으며, 전쟁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이 만들어졌다(1946). 미국은 일본인들의 가슴을 옥죄고 있던 브래지어를 풀어내려 하였다. 하나 이게 웬일인가? 1947년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에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주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역코스(reverse course)라 부르는 점령정책의 전환이다. 미국은 민주주의라는 선물을 일본 시민에게 주었다 포장도 뜯기 전에 다시 빼앗아갔다. 역사의 시곗바늘은 거꾸로 돌기 시작하였다. 1948년 재벌기업의 자회사 폐지계획이 축소되었으며, 극동 군사재판은 침략전쟁의 주역들 대다수에게 면죄부를 주었다.1949년 중국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 가고 1950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자, 전범자는 죗값도 치르지 않고 정계에 복귀하였다. 이들은 1951년 미군주둔을 허용하고 미국의 전략체제 속에 일본을 종속시키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맺는 대가로 1952년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립을 얻어 내었다. 반공의 이름으로 전범세력과 타협한 미국은 군국주의라는 때묻은 브래지어를 다시 일본 시민들에게 채웠다. 일왕이라는 호크와 침략전쟁의 주역인 형상기억 합금은 그대로 남았다.1954년 미·일 상호 방위원조협정에 따라 방위청이 세워지고 자위대라는 미명하에 다시 군대가 들어섰으며, 이듬해에는 평화헌법 개정을 당헌으로 내건 자민당이 집권하였다. 전후 집권세력의 뿌리는 군국주의 전범세력이다. 이들은 형상기억 합금처럼 미군정에 의해 구부러지기 이전 군국주의 시절로 되돌아가려 했으며,1991년 냉전의 해체는 그 복원력에 탄력을 더해주었다.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왜곡, 전범세력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쟁도 벌일 수 있는 ‘보통국가’ 만들기, 일장기 달기와 기미가요(일본국가) 부르기의 의무화나 ‘애국심’ 교육 강화를 통한 전체주의 되살리기, 독도 영유권 주장, 그리고 작금의 북한 선제공격론은 모두 일본 우익이 벌이는 원형찾기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처럼 지배 엘리트가 철저한 역사적 성찰을 하기는커녕 원폭을 핑계로 마치 전쟁의 피해국인 양 침략의 역사에 분칠을 하는 일본의 역사시계는 아직도 뒤로만 가려 한다. 하나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불빛을 본다.2001년과 2005년 일본 우익이 주도한 역사교과서 왜곡파동 때 역사의 기억을 둘러싼 내전에서 승리한 일본 시민사회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력으로 가슴을 옥죄는 브래지어를 벗어버리고 동아시아와 함께 사는 진정한 평화국가 일본을 이룰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기꺼이 연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열린세상] 권위주의 더 털자/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축구경기에서 졌다. 그런데 어떻게 하려고 저 야단인가 할 정도로 좀 심했다. 방송이 특히 그랬다. 그냥 신나게 즐기는 거지, 뭘? 잔치판 흥 깨는 먹물 버릇은 어쩔 수 없다. 이 대목에서 불현듯 옛날 방송장면이 기억나는 것도 일종의 불치병이다. 굳이 필요는 없겠지만, 해열진정제 대용으로 생뚱맞은 트집이나 잡아본다. 그랬었다. 세계타이틀 매치에서 이긴 권투선수가 땀범벅의 벌건 얼굴을 하고 인터뷰를 하는 중에, 누군가 옆구리를 찌르면 황급하게 대통령 각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코미디가 연출되곤 했었다. 언제까지 그랬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다 극적인 승리에 온 국민이 흥분했던 게임 직후에는 늘 각하에게 승전보를 전하면서 ‘성은망극’(聖恩罔極)의 고마움을 표하는 ‘의전절차’가 진행되었었다. 아마도 ‘땡전뉴스’ 시절이 가장 심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적어도 지나치게 목에 힘주는 권위주의적 대통령상을 불식시킨 것은 의미가 적지 않은 치적의 하나로 생각해왔다. 여당의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민의(民意)해석과 관련해서 다시금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의 ‘말씀’에 대해서 야당과 일부 악의적인(?) 언론은 물론이고, 여당 인사들까지도 거리낌 없이 시비를 거는 것 자체는 나쁠 것이 없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고, 그래서 웃겼던 행태들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 굳이 섭섭할 것은 없는데, 요즈음 이런저런 말들이 각하의, 각하를 위한 ‘말씀’들에 관한 기억들을 되살려 주곤 한다. 토인비는 “창조적인 것은 늘 주변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 고질적인 악습도 마찬가지인가 보다.‘21세기 대통령과 19세기 국민’,‘혁신? 북악을 보라!’,‘명의대통령과 응석받이 환자 국민’…‘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와 그 발상과 수사학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이따금 정치드라마에서 보면 이른바 ‘측근’들이 전직 대통령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대사가 나온다.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한데, 요즘의 궁중용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집권 초기에 각하 대신 ‘대통령님’으로 호칭을 통일한다는 보도를 봤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하고 있는가?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될 것 같지는 않고, 물어 볼 만한 아는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굳이 묻기는 민망하다. 과다하지 않은 수준의 정보제공료라면 비공개를 조건으로 하더라도 누가 알려주면 고맙겠다. 쓸데없이 알려고 하다가 다칠 수도 있는 국가기밀(?)에 대한 관심이 호사가의 괜한 호기심만은 아니다. 월드컵 때문인지 요즘은 좀 뜸했지만,9시뉴스에서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 온 청와대 대변인들이 원인제공자이다. 필자의 귀에만 거슬렸는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또렷또렷한 발음으로 “대통령께서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씀’을 직접 인용하는 대변(代辯)이 단순히 존대어법의 무지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설(Searle)은 ‘말의 씀’(話用)을 ‘지향성’으로 설명한다. 말은 자질이나 성향, 습관 등과 같은 선재조건과 연계되어 나타나는 일련의 의도적인 사유방식이라는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다. 대통령은 종복의 수장일 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서는 ‘주종의 관계’에 있다. 대변인과의 관계에서만 ‘말씀’하시는 것이지, 주인이고 하늘인 국민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면 불경죄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을 존경하고, 철학과 신념을 공유하면서 믿고 따르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을 국민전체를 상대로 훈시하듯이 언론에 표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현대판 ‘용비어천가’들과 ‘말씀’을 전하는 잘못된 어법의 대변이 설마 ‘국민주권이념’에 대한 무지와 오해의 성향이 드러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열린세상] ‘역사만들기’ 상생의 카니발이어야/이덕연 연세대 교수

    영화배우 황정민의 영화제 수상소감이 참 진솔하고 겸손하다. 스태프들이 밥상을 맛나게 차려 놓았고, 맛있게 먹기만 하니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더라! 이전(泥田)격투기인지 이종격투기인지, 좌우의 도식으로 간명하게 구별되는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갈등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격렬한 역사논쟁이 한창이다. 광복과 분단, 건국과 6·25전쟁, 과거청산 등의 역사 현안들을 둘러싼 상반된 관점들의 대립이 대한민국의 개념과 역사에 대한 이념적 갈등으로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익보수성향의 일부 시민단체와 교사모임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평가”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의 깃발을 들고 나섰고, 이른바 ‘해방전후사인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핵심취지는 국가와 체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좌파의 공세로부터 역사를 지키고,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파가 승리하여 탄생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우파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명시”하여 젊은이들이 우리의 현대사에 대하여 보다 ‘관대한 시각’을 갖도록 하는 개방적이고 현실적인 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승리로 ‘역사의 종말’이 선언된 세계사의 흐름을 떠나서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과 대비되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시대착오적인 좌파 이데올로기의 집착과 체제전복의 불순한 의도 외에 ‘불행한 역사’ 만들기에 나설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한다. 극도의 답답함과 분노가 뒤섞인 결연한 글들을 보면 나름대로의 절박한 상황인식과 대응에 과장과 가식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바로 그 순정함과 격렬함이 선뜻 말을 걸기 어렵게 만든다. 국가와 체제의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역사관과, 그에 따라 선택되고 강요되는 사실(史實)과 평가들은 맛있게 먹기에는 지나치게 격하고 거칠다.E 홉스봄 교수의 말대로 역사가들은 정치적 격정에서 한발 비켜서 있어야 한다.‘역사 만들기’는 상잔의 살육전이 아니라 상생의 카니발이어야 한다. 역사가 자유의 공간 속에서 내려졌던 선택의 과정이고 결과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판정은 오로지 역사의 몫이고, 역사의 주체는 모든 시민이다. 역사의 풍경과 지형을 바라보는 것 자체도 하나의 선택이고, 결단의 행위이다. 성공보다 불행한 실패의 역사의 측면을 주목하는 것은 다른 대안의 선택이 가능했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강조하는 관점의 선택일 뿐이다. 역사는 타자와의 공존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실패에 초점을 맞추는 역사가는 역사에 대한 ‘위대한 겸손’을 잊지 아니한다. 성공에 대한 행복한 기억과 자랑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역사와 그 속의 아픈 상처에 대한 반성과 과거청산의 과제에 대하여 눈가리개를 씌우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관중이 외면하는 저급한 샅바싸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 나물에 그 밥만 가지고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역사의 상이 차려질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국민주권과 정의의 이념을 공유한 ‘우리 대한국민’이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제헌헌법 전문중 일부)하면서 창설하여 지켜왔고 또한 함께 가꾸어 갈 나라다. 대한민국의 개념과 역사는 완제품이 아니다.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창조적인 상상력과, 적극적인 반성과 관용의 용기와 슬기가 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헌법과제이다. 이 결의와 과제를 잊지 않고, 함께 풀어 나가는 행복한 역사를 만들어서 후대로부터 주연상을 받는 멋진 꿈을 가져보자. 따로 수상소감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없다. 스태프들이 잘 차려준 밥상에 앉아서 그냥 맛있게 먹기만 했다! 이덕연 연세대 교수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헌법

    ●헌법 1. 다음 예산에 관한 기술 중 틀린 것은. (1)예산의 성질에 관해서는 법규범의 일종으로 보는 법규범설과 정부의 세출에 대하여 국회가 의결로써 행하는 승인 행위로 보는 승인설이 대립하고 있으며 예산과 법률이 불일치하는 경우에 예산을 가지고 법률을 변경하거나 법률을 가지고 예산을 변경할 수 없다. (2)예산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 본회의에 부의되는 것이 아니라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의 심의에 회부된다. (3)예산안에 대해서는 국회는 증액, 수정 또는 새로운 비목설치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삭제, 감액권은 인정된다. (4)가예산과 준예산은 국회의결을 요한다는 면에서 동일하며, 가예산은 건국헌법에서 채택한 바 있다. 2. 헌법개념의 역사적 발전에 관한 설명 중 가장 거리가 먼 것은. (1)고유한 의미의 헌법이란 국가최고기관의 조직·구성과 권한행사방법, 권력기관의 상호관계 및 활동범위를 규정하는 것이다. (2)근대적·입헌주의적 의미의 헌법은 국민주권의 원칙, 기본권보장의 원칙, 권력분립의 원칙 등을 그 구성원리로 하고 있다. (3)현대적·복지주의적 의미의 헌법은 국민주권주의의 실질화, 사회권적 기본권보장과 사회정의실현,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체계의 보장 등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4)불문헌법국가의 경우 형식적 또는 실질적 의미의 헌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대체로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3. 헌법재판소의 헌법조문 등에 관한 판례태도와 상이한 것은. (1)헌법의 개별규정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소정의 공권력행사의 결과라고 볼 수 없으며, 헌법은 헌법전문과 다른 개별조항의 상호관련성이 없는 집합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통일된 가치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이념적·논리적으로 헌법규범 상호 간에는 가치의 우열이 인정된다. (2)헌법규범 상호 간에 이념적·논리적으로는 가치의 우열이 인정되나, 헌법의 어느 특정 규정이 다른 규정의 효력을 전면부인할 수 있는 정도의 효력상의 차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3)현행 헌법상으로는 과연 어떤 규정이 헌법핵 내지는 헌법제정 규범으로서의 상위규범이고, 어떤 규정이 단순한 헌법개정 규범으로서의 하위규범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가능하지 아니하다. (4)현재까지의 헌법재판소의 판례태도에 따를 때, 헌법 제3조의 영토규정과 헌법 제4조의 국가의 평화통일 정책수립시행 의무규정의 학리해석론과는 견해가 일치된다고 볼 수 있다. 4. 국무회의에 관한 기술 중 틀린 것은 몇 항목인가. (ㄱ)제1,2공화국때 국무회의는 의결 기관이었다. (ㄴ)헌정사상 국무회의가 자문기관이었던 시기는 제4공화국이었다. (ㄷ)미국의 각료회의는 자문기관이지만 영국의 각료회의는 의결기관이다. (ㄹ)대통령은 국무회의의 구성권자이고 동시에 소집권자이다. (ㅁ)현행헌법상 필수기관이므로 폐지시의 국민투표실시는 필수적이다. (ㅂ)국무회의의 성격은 정책의 심의기관이며 합의제 기관이다. (ㅅ)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구성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1)1항목 (2)2항목 (3)3항목 (4)4항목 5. 헌법재판소의 결정효력에 관한 기술 중 틀린 것은. (1)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불가변력, 불가쟁력이 발생한다. (2)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공권력의 주체에 대해서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공무수탁사인에 대해서는 그 효력이 없다. (3)헌법재판소는 결정을 선고하면 동일한 소송에서 내린 결정은 더 이상 취소나 변경할 수 없다. (4)헌법소원의 인용결정은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한다. ●해설 및 정답 1.(4)가예산은 국회의결을 요하지만, 준예산은 국회의 의결없이 일정한 경비를 지출할 수 있다. (2)국회법 제84조 (3)국회법 제57조 2.(4)문서화된 헌법전의 유무에 따라 성문헌법과 불문헌법으로 구분된다. 불문헌법은 관습법의 형태로 존재하는 헌법이며, 불문헌법의 국가에서도 실질적 의미의 헌법은 존재한다. 실질적 의미의 헌법은 헌법사항을 규정한 성문법과 불문법을 막론한 일체의 법을 가진 형태를 말한다. 영국에도 헌법이 있다는 것은 실질적 의미의 헌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경우의 헌법은 실질적 의미의 헌법을 말하는 것이다. 3.(4)헌법재판소의 판례태도는 헌법의 어느 특정규정이 다른 규정의 효력을 전면부인할 수 있는 정도의 효력상의 차등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헌재 1996.6.13,94헌바20;헌재 1995.12.28,95헌바3), 학자들의 해석론과는 상이하다.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헌법 제3조의 영토규정과 제4조의 국가의 평화통일정책수립시행의무규정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신법우선의 원칙과 현실우선의 원칙에 의해서, 헌법 제4조가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본다. 4.(1) (ㄴ)국무회의가 심의기관이었던 시기는 제3·4·5·6공화국이며, 자문기관이었던 시기는 한번도 없었다. (ㅅ)국무회의규정 제6조 5.(2)공무수탁사인도 그 효력이 적용된다. 채한태 한교고시학원 강사
  • [기고] 제대로 된 지방분권, 국가경쟁력 이끈다/오재일 전남대 행정학 교수

    민선 단체장이 재출범한 지 10년이 지났다.1950년대 자유당 정권이나 1960년 민주당 정권하에서도 지방자치는 실시되었었다. 그러나 1950년대의 지방자치가 주어진 지방자치였다면,1990년대의 부활된 지방자치는 민주화의 일환으로서 쟁취된 지방자치였기 때문에 그 역사적 의미는 매우 다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0년전 민선 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바로 이틀 후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민선 단체장 재출범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였다. 당시 여야가 첨예한 대립과 정쟁 속에서 지방자치 실시에만 지나친 관심을 가진 나머지, 지방자치의 본질에 걸맞은 제도적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던바, 올바른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논의를 계속해야 했던 것이다. 지방자치란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만을 뽑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주권자인 국민(주민) 가까이에 있게 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지방자치인 것이다. 그리하여 권력의 남용을 막고, 주인인 국민이 가까이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민주권의 원리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에 필수불가결한 제도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를 논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자치의식과 함께 시민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헌법 정신이 국정관리와 연계되어 잘 구현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방자치에 대한 헌법적 보장(헌법 제8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지방자치가 헌법기구로서 제대로 대우를 받아왔는가는 의문이다. 헌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국정운영은 너무나도 중앙중심적인 국정관리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사무(73%)나 국세(80%)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집중이 더 강화되어 가고 있어,‘지역’부재의 현상이 더욱 심화됨으로써 세계적 추세인 ‘지방화’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우리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헌법과 지방화의 본질에 걸맞은 국가시스템을 재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점은 지방자치의 주요 원리 중의 하나인 보충성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하여야 하며, 아울러 분권가치가 국민들에게 체험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자치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자치경찰이 창설되지 않으면 아니된다.19세기말 우리나라가 국제적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어떠하였던가를 거울삼아, 민족적 생존이라는 차원에서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의 기반을 공고히 하여야 할 것이다. 분권적 국정운영을 해 본 경험이 아주 미약한 우리나라에 있어서 지난 10년간의 지방자치는 실제로 나타난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주권재민의 정신을 구현시키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오고 있다. 관청의 문턱이 낮아지는 등 주민지향의 정치·행정이 뿌리내리고 있으며,1998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평적 정권 교체기에도 중앙의 혼란이 지역사회에로 파급되는 것을 차단하기도 하였다. 단체장의 제왕적 권력에 대한 비판은 시민사회의 성숙과 단체장에 대한 견제장치의 제도화로 개선되어야 할 과제이지, 지방자치 그 자체를 부인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은 중앙집권적 국정운영보다는 지방분권적 국정운영이 국가경쟁력 강화나 부패방지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선진국에서의 중앙정부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관계되는 교육이나 치안 등 미시적인 정책은 지방정부에 맡기고, 외교나 국방 등 민족적 생존을 위한 거시적인 정책에 집중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작은 중앙정부’·‘커다란 지방정부’구현이라는 차원에서 과감한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과 거기에 따른 재정분권을 실현시킴으로써 주민 생활 속에 체험된 지방자치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오재일 전남대 행정학 교수
  • “자위권포함 개헌 필요성 명기”

    “자위권포함 개헌 필요성 명기”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국회에 중·참의원을 망라, 설치된 헌법조사회가 오는 4월까지 내놓을 예정인 헌법개정 관련 최종보고서에 ‘개헌은 필요’라는 표현을 명시하기로 했다고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울러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헌법 조문을 고쳐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견해를 싣고, 헌법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호헌론’은 ‘소수 의견’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중의원 헌법조사회는 ‘국민주권’과 ‘평화주의’ ‘기본적 인권의 존중’ 등 현행 헌법의 3원칙은 앞으로도 유지, 발전시키되 일본 안팎을 둘러싼 정세가 헌법제정 당시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인식 아래 ‘개헌은 필요’라는 문구를 보고서에 적시하기로 했다. 또 헌법 제9조의 ‘전쟁포기’ 조항은 유지하지만 ‘자위’를 위해 무력행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지적하고 자위권을 용인하는 내용도 담기로 했다. 단 무력행사는 ‘필요 최소한’의 경우 ‘억제적’으로 실시돼야 한다는 견제조항을 달기로 했다. 개정 논란의 핵심인 ‘집단적 자위권’의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 등 2당이 집단안전보장을 위한 무력행사의 인정에 적극적인 반면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소극적이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일본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큰 헌법조사회가 평화헌법의 개헌 의견을 내놓을 경우 일본 안팎으로 개헌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taein@seoul.co.kr
  • ‘헌재비판’ 도올 글에 네티즌 원고료 ‘봇물’

    도올 김용옥 전 중앙대 석좌교수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쓴 헌법재판소 비판 글에 대해 네티즌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6일부터 1주일 동안 도올의 글과 관련해 1일 오후 1시40분 현재 4972명의 네티즌이 원고료 내기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낸 2519만 6000원의 원고료는 김 교수에게 전달될 예정인데, 이같은 고료는 창간 이후 최고 금액이라고 오마이뉴스측은 밝혔다. 김 교수는 26∼27일 2회에 걸쳐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특별법 위헌 결정은 위헌’이라는 글을 통해 “헌법이란 국민주권의 원리나 법치주의 원리 같은 원리를 규정하는 최고 규범”이라며 “한 나라의 행정수도가 어느 특정한 지역에 있어야 한다는 따위의 지역적인 문제를 다루는 법이 아니다.”라고 헌재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憲裁결정문 요지

    (신행정 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2004년 10월 21일 수도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우리 헌법체계상 자명하고 전제된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김영일 재판관의 별개의견과 국민투표권을 포함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전효숙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1)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1월 16일 공포되어 같은 해 4월 17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법률에 근거하여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7월 21일 주요 국가기관 중 중앙행정기관 18부 4처 3청(73개 기관)을 신행정수도로 이전하고, 국회등 헌법기관은 자체적인 이전 요청이 있을 때 국회의 동의를 구하기로 심의·의결하였다. 한편 8월 11일 위 위원회는 ‘연기-공주 지역’(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 장기면 일원 약 2160만평)을 신행정수도 입지로 확정하였다. (2)청구인들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국민들로서, 위 법률이 헌법개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법률 전부가 헌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납세자의 권리, 청문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위 법률을 대상으로 그 위헌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제정 법률 제7062호,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법률 제7062호)은 헌법에 위반된다. 가. 이 사건 법률의 내용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적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 사건 법률은 신행정수도를 ‘국가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로 새로 건설되는 지역으로서……법률로 정하여지는 지역’이라고 하고(제2조 제1호), 신행정수도의 예정지역을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을 위하여……지정·고시하는 지역’이라고 규정하여(같은조 제2호), 결국 신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의 소재지로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가 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은 비록 이전되는 주요 국가기관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확정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그 이전의 범위는 신행정수도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로서 헌법상의 수도개념에 포함되는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을 가지는 것이며, 이 사건 법률에 의한 신행정 수도의 이전은 곧 우리나라의 수도의 이전을 의미한다. 나. 수도가 서울인 점이 우리나라의 관습헌법인지 여부 (1)성문헌법 체제에서의 관습헌법의 의의 우리나라는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전(憲法典)이 헌법의 법원(法源)이 된다. 그러나 성문헌법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는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不文憲法) 내지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특히 헌법제정 당시 자명(自明)하거나 전제(前提)된 사항 및 보편적 헌법원리와 같은 것은 반드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사항에 관하여 형성되는 관행 내지 관례가 전부 관습헌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강제력이 있는 헌법규범으로서 인정되려면 관습헌법의 성립에 요구되는 요건들이 엄격히 충족되어야 한다. (2)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의 수도문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표현하는 실질적 헌법사항의 하나이다. 여기서 국가의 정체성이란 국가의 정서적 통일의 원천으로서 그 국민의 역사와 경험, 문화와 정치 및 경제, 그 권력구조나 정신적 상징 등이 종합적으로 표출됨으로써 형성되는 국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도를 설정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국회와 대통령 등 최고 헌법기관들의 위치를 설정하여 국가조직의 근간을 장소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서, 국가생활에 관한 국민의 근본적 결단임과 동시에 국가를 구성하는 기반이 되는 핵심적 헌법사항에 속하는 것이다. (3)수도 서울의 관습헌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우리 헌법전상으로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문의 조항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되어 한양이 도읍으로 정하여진 이래 600여년간 전통적으로 현재의 서울 지역은 그와 같이 일반명사를 고유명사화하여 불러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서울 지역이 수도인 것은 그 명칭상으로도 자명한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성립 이전부터 국민들이 이미 역사적, 전통적 사실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에 즈음하여서도 국가의 기본구성에 관한 당연한 전제사실 내지 자명한 사실로서 아무런 의문도 제기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후에도 수차의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우리 헌법상으로 수도에 관한 명문의 헌법조항은 설치된 바가 없으나, 서울이 바로 수도인 것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자명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나)수도 서울의 역사적 존속 경위 1)조선의 창건과 서울의 수도 설정·계속 서울은 일찍이 고려시대에 남경(南京)이 설치되어 고려의 이른바 삼경제를 이루는 지방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조선왕조의 창건 직후 곧 수도가 되었다. 한양, 즉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는 성종 때에 완성된 조선의 기본법전이었던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京都),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하여 한성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법상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경국대전의 내용은 개정됨이 없이 조선왕조가 존속한 500여년의 장구한 기간동안 계속하여 국가생활의 기본적인 최고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유지하였다. 2)일제강점시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1910년 8월 한일합방에 의하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는 상황이 시작되었으나 이후에도 경성부(京城府), 즉 서울은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하였으며, 국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독립이 선언된 곳이기도 하였다. 비록 일제의 국토강점으로 인하여 국가조직이 와해된 상태에 있었지만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의 대외적인 상징성을 유지하였고 임시정부에서도 서울의 수도성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항일활동 조직을 편성하였으며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가 없었으므로 서울의 수도성은 이 시기에도 사실상 유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해방과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해방 이후 서울이 수도인 것을 언급하는 법률조항들이 계속 존재하여 왔으나, 이들은 서울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점을 이미 존재하는 규범적 전제로서 받아들이면서 이를 기준으로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법률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조항들이었고, 법률의 차원에서 서울이 수도인 점을 확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이러한 입법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서울이 수도인 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법적 확신이 확인된다. (다)그렇다면 수도가 서울로 정하여진 것은 비록 우리 헌법상 명문의 조항에 의하여 밝혀져 있지는 아니하나, 조선왕조 창건 이후부터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장구한 기간 동안 국가의 기본법 규범으로 법적 효력을 가져왔던 것이고, 헌법 제정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관습에 의하여 국민들에게 법적 확신이 형성되어 있는 사항으로서, 우리 헌법의 체계에서 자명하고 전제된 가장 기본적인 규범의 일부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불문의 헌법규범화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라)이를 관습헌법의 요건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것은, 서울이라는 명칭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간 우리나라의 국가생활에 관한 당연한 규범적 사실이 되어 왔으므로 오랜 전통에 의하여 형성된 계속적 관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계속성), 이러한 관행은 변함없이 오랜 기간 실효적으로 지속되어 중간에 깨어진 일이 없으며(항상성),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개인적 견해 차이를 보일 수 없는 명확한 내용을 가진 것이고(명료성), 나아가 이러한 관행은 장구한 세월동안 굳어져 와서 국민들의 승인과 폭넓은 컨센서스를 이미 얻어(국민적 합의) 국민이 실효성과 강제력을 가진다고 믿고 있는 국가생활의 기본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 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다.‘수도 서울’의 관습헌법 폐지를 위한 헌법적 절차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에 대한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성문의 수도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를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관습헌법은 이에 반하는 내용의 새로운 수도설정조항을 헌법에 넣는 것만으로 그 폐지가 이루어진다. 예컨대 충청권의 특정지역이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조항을 헌법에 개설하는 것에 의하여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은 폐지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헌법규범으로 정립된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멸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 의사의 확인으로서 국민투표 등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 이러한 사멸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며 여기에는 아무런 사정의 변화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 개정의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라. 국민투표권의 침해 여부 수도의 설정과 이전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또한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 개정절차에 의하여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수도를 충청권의 일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일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된다. 한편 헌법의 개정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되어(헌법 제128조 제1항)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른 국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헌법 제130조 제1항)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만(헌법 제130조 제3항)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헌법의 개정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쳐야만 하므로 국민은 헌법 개정에 관하여는 찬반투표를 통하여 그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가진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헌법개정사항인 수도의 이전을 위와 같은 헌법개정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단지 단순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배제한 것이므로 동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제기한 다른 쟁점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수도의 이전을 확정함과 아울러 그 이전절차를 정하는 이 사건 법률은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별개 의견의 요지이다.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 행위이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원리는 어떠한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므로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행위가 자유재량 행위라고 하더라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량권의 근거 규범인 헌법 제72조에 위반된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지 아니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한다면 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무가 있다. 이에 국민은 위 대통령의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인 국민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국민투표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도이전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어서 국민투표를 확정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 수도의 위치가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나아가 헌법 제130조보다는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의 위헌성을 확인함이 보다 타당하다. 가. 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1)우선 오늘날의 헌법에서 과연 한 나라의 수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수도의 소재지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었으나, 자유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주된 가치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그러한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그러한 목적 실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헌법상 수도의 위치가 반드시 헌법 제정권자나 헌법 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되어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수도의 위치가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즉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개정되어야 할 정도의 법적 확신이 존재하여 왔다고 볼 수 없다. 수도이전 문제는 최근에야 우리 사회의 주된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수도이전 사안이 국민의 헌법적 확신을 지니는 헌법사항이라든가, 그 개정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여야 하므로 입법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점에 관한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로부터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이다. (3)성문헌법을 지닌 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성문의 헌법전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명시적’ 의사표시로 제정한 것으로서 국가의 법체계 중 최고의 우위성을 가지며, 그 내용의 개정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관습헌법과 성문헌법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문헌법의 특징은 최고 법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는 강한 힘을 보유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수렴되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관습만으로는 헌법을 특징화하는 그러한 우세한 힘을 보유할 수 없는 것이다. 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가진다.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으로부터 동떨어져 성립하거나 존속할 수 없고, 항상 성문헌법의 여러 원리와 조화를 이룸으로써만 성립하고 존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헌법적 관행에 의해서 성문헌법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고 성문 헌법전보다 불문적인 헌법의 관행 예가 우선하고 국가생활을 지배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법리는 관습헌법의 내용이 중요한 ‘헌법사항’이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국민들은, 설령 헌법제정시 자명한 사실이어서 성문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항이 있더라도, 언제든지 그러한 사항을 성문 헌법전에 수록할 수 있는 헌법개정권력을, 자신의 대표자와 국민투표를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로써 성문헌법의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마치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 필요성이 있는 사항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법적 효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다수의견은 관습‘법률’이 아닌 관습‘헌법’은 ‘헌법’이므로 그 변경은 헌법 개정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하나, 이는 형식적 개념논리만 강조된 것이다. ‘관습헌법’이란 실질적 의미의 헌법 사항이 관습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관습헌법이라고 해서 바로 성문헌법과 똑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헌법의 강력한 힘은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나왔기 때문인데, 관습은 그러한 명시적 의사나 특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정되므로 성문헌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수의견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나,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도와 같은 관습헌법의 변경을 헌법 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 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의 개정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 헌법이 마련한 대의민주주의 절차인 법률의 제정, 개정을 통하여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국회가 수도이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적으로 입법한 것이라면,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위반되지 않는한, 그러한 입법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는 대의기관에 불과한 이상 그러한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의 논지에 따르면 아무리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과정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충분한 국민의사 수렴절차를 거쳤고, 국회의원 전원일치로 법률이 통과되었더라도,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위헌이 되는데, 그러한 결론이 타당하리라 보기 어렵다. (5)‘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의 변경은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제40조)고 규정하며, 헌법에 달리 규정이 없는 한 국회의 입법권은 포괄적 대상을 지닌다. 입법권의 주체는 다름아닌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의기관이며, 헌법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대의제를 기본형태로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표기관이 입법작용을 통하여 그 이념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이전과 같은 헌법관습의 변경의 경우, 별도로 이를 제한하는 헌법규정이 없는 경우 왜 국회의 입법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실질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의회가 국민투표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 이는 의회가 다름아닌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권의 대행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은 투표의원 194인 중 찬성 167인(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재적과반수와 출석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었는데, 그러한 입법이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혹은 민의를 배신하였다는 정치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도로 하고, 적어도 헌법적 측면에서 그것이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결론은 관습헌법으로서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관습에 의한 헌법적 규범의 생성은 국민주권이 행사되는 한 측면인 것이다.’라고 하나, 성문헌법 체제하에서 국민주권의 행사는 저항권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한 성문헌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의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민들 간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헌법이 객관적으로 규정한 제도화된 절차가 아닌 헌법 외적인 방식으로 ‘국민주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그러한 문제는 그것이 국가의 위기상황에 관련된 것이 아닌한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6)결론적으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헌법해석상 국회의 입법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 제2항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나. 한편 나는 별개의견이 이 사건 법률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에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주고 있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그 재량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 헌법 제72조가 대통령에게 과도한 재량을 주고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현행 헌법상 위와 달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그러한 재량은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하여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침해 주장은 권리의 침해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한 다른 기본권 침해 주장 역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혹은 현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을 하기에 부적법한 것이다.
  • 시·군·구 자치경찰 2006년 창설

    시·군·구 자치경찰 2006년 창설

    지방분권과제 중 하나로 오는 2006년 실시를 목표로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자치경찰제가 국가·자치 경찰의 이원화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윤성식)는 16일 시·군·구 기초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자치경찰을 창설한다는 내용의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확정,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자치경찰은 현재 기초자치단체가 갖고 있는 보건·위생 같은 20여개의 특별사법경찰권과 국가경찰 사무 가운데서 떼어낸 생활안전 및 지역교통·경비업무를 우선적으로 수행한다.국가경찰은 고도의 전문적 기술과 전국적인 통일성이 요구되는 수사·정보·외사·보안 등의 업무에만 전념한다. 자치경찰 인력은 인구규모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정한 뒤,필요 인력의 50%는 국가경찰로부터 이관받고 50%는 신규채용으로 충원한다. 이들은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특정직 지방공무원 신분으로 일한다. 국가경찰 사무를 나눠주는 만큼 예산도 같이 떼준 뒤 해당 자치단체가 자체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그러나 현재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가 들쭉날쭉하고 전체적으로도 높지 못한 점을 고려,제도 정착까지는 지방교부세·국고보조금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주권과 주민자치를 추구하는 방향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결정”이라면서 “주민이 스스로 선임한 경찰로부터 서비스를 받고,시민이 참여하고 운영하고 통제하는 자치·생활 경찰의 탄생은 가치의 관점뿐만 아니라 생활·복지 측면에서도 매우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배심제 도입 거부 말아야/유중원 변호사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현재 일반 국민의 사법참여를 실현시켜 사법의 민주화를 꾀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하여 배심제의 전면적 또는 부분적 도입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그래서 지난달 26일 사법개혁위 주관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하여 첫 모의재판이 열린 바 있다.그날 검사의 역할을 담당하였던 모 변호사는 원래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하여 극히 회의적이었으나 실제 참여해보고 자신의 고루한 견해를 바꾸기로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행 근대적인 사법제도가 정립·시행된 이래 모든 재판업무는 고도의 법률지식으로 무장한 직업법관에 의하여 이루어져 왔다.이러한 형태의 재판제도에 대하여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은 매우 익숙하게 되었고 그래서 직업법관에 의한 재판에 대해 그동안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다. 그러나 권위주의 정권이 종식되면서 급속히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리가 정착되고 사법권의 독립이 어느 정도 실현되자 이제는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도 국민의 주체적 참여를 통한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의 실현 욕구가 점점 증대하게 되었다.또한 실제 재판을 전담하는 직업법관의 재판진행 과정과 재판결과에서도 여러 가지 누적된 문제점이 노정되면서 현행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점점 증폭되었고,그러한 과정에서 돌이켜보면 재판을 하는 법관이 직업적 타성에 젖어 갖가지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가능성과 특히 법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 법관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하여 오판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법관도 공복으로서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의 감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그러므로 재판과정에 일반 국민이 일정 한도 참여하고 그들의 건전한 상식에 기초하여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재판결과가 도출된다면 이는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것이고,이러한 제도를 과감히 도입하는 일은 우리의 사법제도에 있어서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배심제는 형사재판의 경우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일정 수의 배심원들이 사실인정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법관은 소송의 지휘,법률의 해석과 적용,양형을 담당하는 제도를 말한다.참심제는 직업법관과 비법률가인 참심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사실인정과 양형 등에 관여하여 재판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의 사법감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나,법률지식이 없는 참심원은 결국 재판의 들러리 역할밖에 할 수 없어 도입한다면 차라리 배심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배심제는 영미법계 국가 특유의 역사적·문화적 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대륙법계의 법률문화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그래서 일부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그 시행상의 폐해로 인하여 폐지하기도 하였다.또한 배심제는 철저한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소송방식이므로 변호사의 역할이 극히 중요한 바,우리의 미성숙한 법률풍토에서는 아직은 도입이 불가능하거나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있고,더욱이 우리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제도의 도입은 위헌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또한 배심제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심하며,배심원이 고도로 발달한 인터넷과 대중매체 등에 의하여 여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단순히 대중심리에 휩쓸려 무책임한 판단을 내릴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제도의 도입에 극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하여 신중하게 검토하고 충분히 준비하면 될 것이므로 도입 자체를 무조건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피고인 측에서 치열하게 무죄를 다투는 중대한 사건 등에 제한적으로 이 제도를 우선 도입하고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그러면 국민의 사법참여와 사법감시를 통하여 사법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따라서 사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 역시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중원 변호사
  • 우리지역구 일꾼 채점해 뽑읍시다-본사 채점표 보급

    “오늘부터 채점합시다.” 17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됐다.유권자들은 각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때다.선거운동기간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평가한 ‘후보 채점표’는 4월15일 투표장 가는 길의 필수품이다. 서울신문·반부패국민연대는 2일부터 온라인(www.ti.or.kr/vote) 등을 통해 후보자 채점표를 전국적으로 보급한다. ‘후보 채점운동’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낙·당선을 위한 활동과는 궤를 달리한다.유권자의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한편,단순한 감정적 호·불호에 의한 투표가 아니라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인물을 꼼꼼히 뜯어볼 수 있도록 10개의 항목을 제시한 채점표가 주어진다.채점표를 통해 가족끼리,혹은 이웃끼리 함께 토론해 가장 적합한 후보를 고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후보자채점표는 총 100점 만점에 정책·공약 부문에 40점,인물적합도 60점 배점이 이뤄진다. 정책·공약 평가는 ▲국가발전,국민생활 향상 ▲실현가능성 ▲참여민주주의 발전 ▲선심성 공약 등 항목으로 구성됐고,인물적합도 부문은 ▲부정부패 연루 ▲전문성 ▲납세·병역 의무 이행 ▲지역주의 조장 ▲색깔론 ▲국민주권 대표성 등으로 모두 10개 항목이다.배점은 각 항목당 10점이다. 또한 채점에 활용할 판단 자료들은 선관위 홈페이지 등 인터넷 곳곳에 있지만,서울신문·반부패국민연대 공동캠페인 온라인 사이트에는 이를 종합적으로 모아 한눈에 쉽게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는 ‘국민을 위한 국회를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17대 국회를 개혁국회로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총선의 의미를 규정했다. 박록삼 이두걸기자 youngtan@ ˝
  • 정동영의장 “부패정치인 국민소환제 추진”

    4·15총선 승리를 향한 열린우리당의 민주·민생챙기기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4·19묘역을 함께 참배한 뒤 정 의장은 부산으로,김 원내대표는 광주로 이동해 민주성지와 재래시장 등을 방문했다. 정 의장은 부산 민주항쟁기념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부마(釜馬)민주항쟁정신과 5·18 광주민주항쟁 정신은 하나면서도 악마의 주술 같은 지역주의 틀속에 갇혀 하나가 되지 못했다.”면서 “총선을 통해 하나일 수 없었던 부마항쟁정신과 광주정신이 하나로 통합되는 새로운 역사가 태어날 것”이라며 민주세력의 대단결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이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를 염두에 둔 듯 “의회쿠데타를 주도한 193명에 대한 국민소환운동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고 있다.”면서 “부패행위에 연루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의원과 각급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 국민투표로 그 직을 상실케 하는 국민소환제를 17대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국민소환제의 정략적인 남용을 막기 위해 당선일로부터 1년 이내,임기종료 전 1년 이내에는 이를 발의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며 “이는 절대로 후퇴할 수 없는 국민주권 시대가 이 땅에 확고하게 뿌리 내렸음을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우리당은 의원 불체포 특권 및 면책제한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정 의장은 부산 평화시장에서,김근태 원내대표는 광산 송정 5일장에서 각각 재래시장 상인들을 만나며 서민들과 함께하는 정당상을 심었다. 박현갑기자˝
  • 탄핵정국 속 경실련 정체성 ‘흔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요동치는 탄핵정국 속에서 때아닌 고초를 겪고 있다.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양비론적 성명 발표가 빌미가 돼 ‘정체성 비판’에 직면하는가 하면 운동의 방향성 등을 둘러싼 내부의 불협화음도 새 나온다. 지난 2000년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 동떨어진 ‘독자 행보’를 이어가는데 대해서도 말들이 무성하다.“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경실련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소극적인 행보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1989년 설립 이래 금융실명제와 세제개혁 운동 등을 주도하면서 한국의 대표적 시민운동단체로 떠올랐지만 90년대 중반 ‘진보적’ 시민운동을 표방한 다른 단체들이 부상하고,99년에는 내부갈등까지 겪는 등 부침을 거듭한 경실련의 행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진보단체 부상·내부갈등으로 부침 거듭 지난 18일 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경실련 입장’을 발표했다.이 자리에서 경실련은 야 3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국민을 배제한 채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이뤄진 부당한 행위”로 규정하고 “야당의 부당한 행위로 인해 우리사회는 혼란과 동요,심각한 사회적 갈등에 직면해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날 경실련의 입장정리는 탄핵소추안 가결일(3월12일)과 무려 엿새의 시차를 둔 것이다.그래서 “뜬금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그러나 속사정이 있다.지난 12일 ‘어정쩡한’ 성명발표가 화근이다.“국민주권과 기본권이 송두리째 부정된 국민주권 조종(弔鐘)의 날”로 규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대통령·여·야의 극단적 정쟁이 파국으로 결과된 것”으로 짚었다. 야당에 대한 직접 비판 대신 정치권 모두에게로 책임을 돌린,양비론적 성격이 강했다. 이후 경실련 게시판엔 “양비론적 입장을 묵과할 수 없다.(ID 박치득)” “경실련이 뒤로 가고 있다.(아줌마)”는 등 네티즌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회원 탈퇴와 후원금 지원 중단을 밝힌 이들도 다수였다.따라서 지난 18일 ‘야당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거론한 기자회견은 경실련으로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사태는 경실련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중립 요청’ 공문발송(3월4일)과 노무현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성명(3월11일)에서는 “노 대통령에 대한 (선관위의)중대한 경고 조치”라거나 “회견 내용에 실망… 국민들을 실의에 빠지게 했다.”는 등 때맞춰 입장표명을 해 왔다. 하지만 같은 기간동안 탄핵소추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키고 있던 야당의 행보를 주요 이슈로 설정한 논평은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노 대통령 기자회견 등에 대한 성명 말미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정치게임을 야당이 먼저 중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탄핵안 발의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이 야당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만류성’ 언급 정도거나 “여야 모두 정쟁을 중단하라.”는 식의 원론적 견해 전달에 그쳤다. ●중앙·지역 제각각 행보로 이미지 손상 17대 총선과 관련한 경실련의 독자행보를 두고서도 말들이 많다.경실련은 18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탄핵무효화 운동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2000년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의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부분 참여한 총선시민연대 합류를 마다하고 독자적인 총선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탄핵반대 운동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증폭돼서는 안되며,적극적 선거개입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시민단체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실제로 경실련은 최근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 운동을 주도하며 이를 총선공약에 넣도록 각 정당을 압박하는 등 ‘민생 총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실련의 각 지역조직들이 총선시민연대 활동에 대거 참여함으로써 경실련 전체 이미지의 손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지역조직들은 ‘중앙’의 방침과 무관하게 ‘탄핵무효화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에 참여,지역의 탄핵반대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적어도 겉으로는 ‘중앙’과 ‘지역’이 따로 노는 셈이다.이에 대해 경실련은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이다.박병오 사무총장은 “경실련은 정책적 공통성만 유지하는 네트워크 조직”이라면서 “의사결정이 상명하달식으로 이뤄지지 않을 뿐아니라 지역의 의견도 상임집행위원회를 거쳐야만 전체입장으로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각도의 해석도 적지 않게 나온다.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마다 경실련은 따로 움직인다. 그것이 이념이나 정책의 차이라기보다는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그는 “한때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 가운데 하나로 꼽히다,시민단체들이 늘면서 영향력이 감소하자 박탈감을 느끼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실련 내부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한 실무자는 “최근 경실련의 행보는 내부에 존재하는 세대·지역간 불협화음의 결과물”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내부에 다양한 이념·정책적 지향이 있지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상임집행위원회가 특정인의 보수 성향에 좌우되면서 이같은 내부여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회원과의 피드백이 줄고 (경실련 내부)전문가 집단의 발언권이 강화된 것도 여론의 흐름과 멀어지게 된 중요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박은호 이세영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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