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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회 ‘원포인트’ 정상화, 이제 여야 대치 끝내고 생산적 국회 돼야

    여야가 어제 84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비록 ‘원포인트’ 정상화이기는 하지만, 국회 정상화의 시작으로 국민은 바라보고 있다. 여야는 본회의를 열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안을 의결했다. 여야 합의에 따른 본회의 개최는 지난 4월 5일이 마지막이었다. 두 특위의 활동 기한 연장안을 원포인트로 처리하자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3당 원내대표 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추인은 물론 국회 상임위원회의 조건없는 전면 복귀도 결정했다. 앞서 여야 4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 지난 4월 30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국회는 파행을 거듭해 왔다. 지난 24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국회 정상화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정작 한국당 의총에서 추인이 안돼 2시간 만에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한국당이 3당 합의안을 파기한 지 나흘 만에 전면 복귀를 결정한 배경에서는 당 내부에서도 등원론이 제기된 탓이지만,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비판 여론이 급등하고 하고, 최근 시대착오적인 ‘엉덩이춤 파동’ 등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한국당 여성당원 행사에서 이뤄진 엉덩이춤 퍼포먼스는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키며 한국당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4~26일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조사해 27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95% 신뢰수준 ±2.5%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민주당은 전주보다 4.1% 포인트 오른 42.1%로 40%대를 돌파한 반면, 한국당은 29.2%로 30% 밑으로 내려앉았다. 본회의 개최와 한국당의 전면 복귀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여야의 추가 협상 등이 뒤따라야 하지만,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국민소환제’를 관철하겠다고 벼르는 민심을 고려해 민생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 등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추경안 처리나 민생법안 등을 북한 목선 사건이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처리 등과 연계하는 정치공학적 셈법을 내세우면 안된다. 민주당도 국회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소모적인 갈등을 끝낼 수 있도록 야당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치해야 한다.
  •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20대 국회 본회의 처리율은 29%로 역대 최저다.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자 펄펄 뛰며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까. 지난 4월 30일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상임위 회의장을 육탄전 펼치듯 점거했고, 국회 사무처 팩스를 부쉈고, 동료 의원을 감금하다시피 했고, 국회의장실로 몰려들어 국회의장을 병원 수술실로 실려 보냈다. 누리꾼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날뛰는 국회의원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하여 이번에는 ‘동물 국회’라 불렀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끝으로 두 달 반 동안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시 ‘무생물 국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로 지난 19일 국회가 반쯤이나마 겨우 문을 열었다. 물론 개점휴업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하승수(51)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만나 현실정치의 개혁 과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국회가 꽉 막혀 있건 말건, 법안이 통과되건 말건 국회의원들은 매달 1140만원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각종 수당에 명절휴가비 등까지 합쳐 연봉으로 치면 1억 5100만원이다. 이 중 4700만원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의 비과세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팽배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지난 18일 만난 하 대표에게 최근 꽉 막혀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느낌을 먼저 물었다. “사실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국회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어요.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들어서며 사실상 총선 태세로 들어갔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도 높게 개혁에 저항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거부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른 하 대표는 사실 ‘국회의원 프로 고발러’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7명+α(불상의 다수 국회의원)를, 지난 1월에는 허위 증빙으로 정책개발예산을 쓰거나 남의 정책자료집을 표절한 국회의원 12명을 대표고발했다. 또한 상임위 유관기관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국회의원들 38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들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시작해 제주대 법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번듯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삼위일체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정치개혁 주장에 대한 하 대표께서 체감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특권 폐지를 얘기하고 국민소환제를 얘기하면 박수를 보내고 찬성하는 국민이 많은데, 막상 선거제 개혁 또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 ‘그놈이 그놈’이라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시겠네요? “사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1998년 참여연대 활동 이후 계속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국회 수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유독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개혁 과제와 정책 과제를 갖고 있기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구심력에 의해 강제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불신과 냉소, 혐오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의회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생활 필수품이 고장 났거나 불량품이라면 제대로 고쳐서 쓰거나 반품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원정수 확대 같은 경우, 대의명분이야 충분하겠지만, 정치 불신 정서가 워낙 큰데 가능할까요? “일단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를 정치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등 특권을 확 줄이고 국민들이 불량품을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이 현실 정치 속에 조성된다면 국민 공감대도 충분히 높아지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의원정수 확대 또한 특권 축소의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 하는 일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고양이에게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데…. “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사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늘 비판의 우선순위인 연봉 줄이기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결단만 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보좌진 숫자 감축이나 국회의원 연봉 산정 독립기구 신설 등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 굴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수당 부분은 다릅니다. 현재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1만 4000원의 수당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를 국회규칙에서 정하도록 했고, 국회규칙은 다시 국회의장에 위임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수당, 입법활동비 등으로 67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문 의장만 결심하면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80.2%가 ‘국회 무노동·무임금’에 찬성했고, 77.5%가 국민소환제를 찬성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이 있나요?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하원의원들이 예산부정사용 스캔들이 일어났습니다. 의회는 반발하며 공개를 거부했고, 전문가들도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시 하원의원 46명이 사퇴를 하고 14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IPSA(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라는 독립기구를 설치했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IPSA는 의원들의 예산 사용 감시, 연봉 조정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시행 과정에 논란이나 시행착오는 없나요? “먼저 의회 윤리위원회에 의원 7명, 외부인사 7명이 들어가서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윤리감찰관이 상근하며 예산사용 등의 조사를 맡습니다. 여기에서 의회출석 10일 정지 이상이 되면 국민소환제가 가동됩니다. 당파성 등에서 자유로운 중립적 인사로 구성됐습니다. 윤리위에서 최근 7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정도를 부당청구한 의원이 지적돼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6주간의 소환 청구 서명 기간 동안 선거구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도 영국식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국회윤리특위에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외부위원들이 다수 참여해서 국민의 입장에 서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잘 논의돼서 통과될 것이라 보시나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민주주의 확보입니다. 자칫하면 중앙당 지도부에 줄세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패스트트랙의 준연동형 비례제에는 정당의 공천 개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당원 투표 혹은 대의원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선관위가 해당 정당의 후보등록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과제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정당에 가입하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합니다.” 현실 정치가 진흙탕처럼 보이지만, 매의 눈으로 국회와 정치를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 복심’은 겸손해져야 한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복심’은 겸손해져야 한다/황수정 논설위원

    돌아온 ‘양비’(양정철 비서관)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자꾸 본전 생각이 나려 한다. 물건은 환불이 되지만 날려 보낸 박수는 어쩌나. 2년 전 아름다운 퇴장을 했을 때 그는 박수 세례를 받았다.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 대통령 곁을 떠나는 대통령의 사람을 우리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때 보냈던 박수는 뭘로 되돌려 받아야 하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보폭이 하도 커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집권당 싱크탱크의 원장 자리가 저렇게 동선이 커야 하는지 몰랐다는 사람이 많다. 그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을 줄줄이 만났다. 누가 뭐라 해석하든 개의치 않는 통 큰 덕담도 거침없었다.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도지사한테는 “착하니까 생긴 일, 아프고 짠하다”고 다독거렸다.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나서는 “대통령의 진짜 복심은 내가 아니라 송 시장”이라고 치켜세웠다. 말이든 행동이든 선을 넘으면 거북해진다. 업무협약을 위해 광역단체장들을 만난다 했는데, 지자체 연구소들과 무슨 협업을 할 게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궁중 정치’라 비판받는 광폭 행보는 구구한 추론을 낳는다. “사적으로” 만났다던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과연 그는 사적으로 만났을까, 이런 의심이 그중 하나다. 훈훈했던 봄밤의 일화는 머쓱해졌다. 2년 전 5월 어느 저녁 청와대. 백의종군하겠다는 그를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자리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김경수 지사가 같이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 실록’이 쓰여진다면 이보다 애틋한 군신의 우정은 다시 없을 것 같다. 각설하고, ‘대통령의 복심’은 돌아와 한 달째 맹렬한 속도로 현실 정치를 하고 있다. 강물이 없는데 다리를 놔주겠다고 식언하는 것이 정치의 본래 속성이다. 그렇더라도 이건 피차 민망한 형편이다. “(민주연구원이) 내년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가 될 것”이라고만 했지 모두를 향한 복귀 해명은 없었다. 더 불편한 문제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청와대와 여당의 누구도 여론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민주연구원으로 첫출근하면서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 공언한 실력자의 보폭을 누가 말리겠느냐마는 다수 국민의 심기는 그렇지 않다. 지지 세력만 바라보려는 오만한 정치 셈법은 아닌지 지켜보는 눈들이 편할 수는 없다.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설마 대통령이 “여론 심기 살피지 말고 힘껏 판을 벌이라” 권했을까. 실세의 귀환에 꼬리 무는 잡음들은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앞으로 청와대의 균형감각에 더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는 경고음으로 읽혀야 한다. 지난주 일련의 해프닝들은 협치보다는 지지층에 시력을 맞추는 ‘청와대 정치’의 압축판이라 할 만했다. 국회 파행이야 답답했겠으나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은 번갈아 마이크를 잡고 국민청원 답변의 형식으로 자유한국당을 자극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정당 해산 국민청원에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국민 질책”이라 했고, 다음날 복기왕 정무비서관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청원에 “국회에만 없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에둘렀을 뿐 한국당을 정조준했으니 국회 보이콧의 빌미를 찾고 있던 한국당으로서는 핑곗거리를 또 건졌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난 동안 청와대 안에서는 비서진이, 밖에서는 돌아온 최고 측근이 정치 이슈를 사이좋게 나눈 것이다. 야당의 공격 포인트가 언제나 민주당이 아닌 청와대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현실은 딱하고 비효율적이다. 당장 양 원장의 광폭 행보에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한 한국당은 기다렸다는 듯 청와대에 감찰 요구서를 던졌다. 이런 와중에도 집권 여당의 존재감은 한결같이 전무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부지깽이 힘이라도 빌려 이기고 싶은 총선 전쟁이 시작됐다. 공고해 보이는 대통령 지지율 47%(한국갤럽)에는 무얼 어찌 해도 동의하는 골수지지층만 있지 않다. 세상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직은’ 대통령을 지켜보는 인내의 지지자들이 있다. 한국당에 주느니 버리고 싶고 민주당에 주자니 화가 난다는, 방황하는 중도 표심은 25%나 된다. 인내의 지지자들과 중도층의 눈에 지금 가장 심각해 뵈는 문제 하나는 선명하다. 좀처럼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 청와대 중심의 ‘내 편 정치’다. 돌아온 청와대 복심은 카메라 앞에서 유난히 환하고 크게 웃는다. 어느 쪽을 향해 그렇게 거침없이 웃는 것인지 소외감이 느껴진다는 표심이 적지 않다. sjh@seoul.co.kr
  • 시민단체 “더는 못 참아. 국회 당장 열라”…세비 반납도 요구

    시민단체 “더는 못 참아. 국회 당장 열라”…세비 반납도 요구

    국회 파행이 장기화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6월 국회마저 등원을 거부하자 시민사회단체가 여야 정당이 조건 없이 국회를 열라고 촉구했다.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외면하는 국회를 더는 못 참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민생, 개혁 법안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는데 국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지 수 개월”이라면서 “법정 국회인 6월 국회조차 보름 넘도록 개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다”면서 “현행 선거제도로 누리던 부당이득을 내려놓기 싫어 선거제도 개혁 요구를 끝내 외면하더니 정치적 잇속을 챙기느라 정상적인 국회 운영까지 훼방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외면하고 국회를 부정하는 정당에 더 기회를 줄 수 없다. 여야 정당은 그간의 직무유기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금 당장 조건 없이 국회를 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치 개혁, 국회 개혁을 위해 앞장설 것을 각 정당에 촉구했다. 이들은 “낡은 정치, 시대착오적인 국회, 불공정한 선거는 바꿔야 한다”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을 후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6월 말로 끝나는 국회 정치개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선거제 개혁과 더불어 국회 예산 동결, 국회의원 연봉 산정을 위한 독립기구 설치 등 국회 특권 폐지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회 파행의 책임을 지고 여야 정당이 세비 반납을 스스로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민소환제를 포함해 임기 중 국회의원을 견제할 장치에 대한 논의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은 “지금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은 민주주의를 20년 정도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더는 못 참겠다, 파행 국회 규탄한다”, “개혁은 논의 않고 막말 정치를 일삼는 국회의원을 심판하자”고 외치며 국회를 향해 경고의 뜻을 전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를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홍지민 사회부 차장

    미국 뉴욕의 고등학생 피터 파커는 우연히 유전자 조작 거미에게 물려 슈퍼 파워를 얻게 된다. 그 힘을 하나하나 깨달아 가던 피터는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 친구를 한껏 혼내 주며 우쭐해진다. 중고차 살 돈을 마련하려고 아마추어 레슬링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이웃집 소녀에게 잘보이고 싶어서다. 무지막지한 챔피언을 상대로 3분만 버티면 3000달러를 준다는 대회인데, 피터는 챔피언을 손쉽게 거꾸러 뜨린다. 그러나 2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손에 쥐어진 것은 단 100달러. 마침 대회 사무실에 무장 강도가 들이닥쳐 돈을 털어 가지만 강도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이 있는 피터는 애써 외면한다. 터덜터덜 밖으로 나와 보니 자신을 마중 나왔던 벤 삼촌이 총에 맞아 쓰러져 있다. 복수심에 불타 범인을 뒤쫓은 피터. 범인을 잡고 보니 조금 전 자신이 방관했던 그 강도다. 피터는 벤 삼촌에게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을 곱씹게 된다. “큰 힘에는 항상 큰 책임이 따른다.”(Great power always comes with great responsibility) 영화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다. 큰 힘에 따르는 큰 책임을 외면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우리 사회 이곳저곳에서도 목도할 수 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10년 전, 6년 전 불거졌을 때, 검찰의 입버릇인 ‘거악 척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불편부당한 수사가 이뤄졌다면 갖가지 의혹의 진위가 상당수 규명됐을 게 분명하다. 적기를 놓쳐 증거가 흐려지고 공소시효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에서는 수사 의지가 하늘을 찔러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며 벌인 이번 수사 또한 부실하다는 ‘예견된’ 비판을 받고 있다. 진상 규명은 공염불로 만들고 갈등과 불신은 부풀리는 등 만만치 않은 사회적인 비용까지 발생시킨 원죄에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점은 또 다른 큰 문제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1년 6개월간 활동하며 검찰권 오남용을 수차례 지적했지만 징계나 처벌은 전무하다. 이러한 상황이 검찰뿐이랴. 사법부는 2년 넘도록 사법농단 사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전임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비롯해 십수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애매모호한 직권남용죄 법 조항 때문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다. 상황이 이러니 큰 책임을 스스로 알아서 다하겠거니 개개인의 선의에 맡겨 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법 왜곡죄 도입은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해 9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법관이나 검사가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을 처리하며 법을 왜곡해 당사자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들 경우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고 공소시효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형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법 왜곡죄 적용 대상을 경찰 공무원까지 확대하고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한층 높이는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엊그제 발의하기도 했다. 사법정의 실현의 책무가 방기돼 사법정의가 지연되거나 어그러지는 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여겨진다. 그러고 보니 법 왜곡죄와 관련해 개점휴업 수준이 아니라 폐업 상황인 국회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뼈에 새겨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 평균 연봉 1위 직업을 뽐내는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의 권한과 인원을 줄이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이야기들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간단한 이치인데, 이를 내팽개치고서도 당당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다. icarus@seoul.co.kr
  • 민주·바른미래 “이번 주말 국회 정상화 마지노선”

    민주·바른미래 “이번 주말 국회 정상화 마지노선”

    한국당 “靑, 야당 압박하면서 재 뿌려”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13일 국회 정상화 협상의 데드라인을 이번 주말로 최후 통첩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지연 책임을 청와대에 돌렸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는 마냥 한국당을 기다릴 수 없다”며 “다음주에 모든 국회 상임위원회와 소위를 가동할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여전히 쟁점이 남아 있다”면서 “이번 주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단독 소집을 포함해 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했다. 여야 3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에 대한 합의문 문구에는 절충점을 찾았지만 한국당이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변경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 지연 책임을 청와대에 돌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냐”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정당해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관련된 청원 답변 과정에서 야당 책임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답변을 한 것을 지적한 셈이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가 파행된 동안에 나에게 연락 한번 제대로 했냐”고 항의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 해산 청원에 대해서 답변을 같이했다”며 특정 정당을 조롱할 의도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강 수석이 “나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 사태 이후 청와대는 빠지라고 언급해 더이상 연락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오늘 오전까지도 통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도 청와대의 행동이 불편하다는 눈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에도 국회를 겪어 본 분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자극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오히려 국회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나경원 “野 조롱만…밥 먹자고 해봤나” 靑 “특정 정당 지칭 아냐”

    나경원 “野 조롱만…밥 먹자고 해봤나” 靑 “특정 정당 지칭 아냐”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막바지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청와대가 13일 ‘국민청원 답변’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해 및 건전재정 추경 긴급토론회’에서 “우리는 여당과 신뢰를 복원하는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하는 틈에 정무수석과 정무비서관이 정치 전면에 서서 연일 국회를 농락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고 있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최근 ‘정당 해산’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국민청원 답변에서 야당, 특히 한국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며 국회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취임한 이후 노 실장으로부터 전화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 국회가 이렇게 파행이 됐는데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통령이 저한테 연락 한 번 제대로 했나”라고 묻고는 “어제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기다리다 못해 정무수석에게 전화했고 (정무수석이) 답변을 준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다. 이런 청와대와 이야기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청와대의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며 “국회를 복원하며 신뢰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려고 하는데 청와대가 이런 식으로 하면 국회를 어떻게 열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가 진작에 야당에 와서 한번이라도 국회를 열자고 이야기한 적 있나”라며 “이렇게 패스트트랙을 강행해 놓고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를 만나자고 찾아온 적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청와대는 처음봤다”며 “적어도 제1야당 원내대표면 대통령 비서실장이 밥 한 번 먹자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야당과 소통하려는 노력 안하고 야당을 무조건 압박하는 나쁜 정부다. 이런 나쁜 청와대와 같이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의 실정을 덮고 국민의 심판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 정치를 하고 있다”며 “청와대 참모들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적반하장에 유체이탈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4강을 넘어 결승에 갔다. 기적 같은 승리의 동력으로 원팀 정신을 꼽고 있다”며 “10대 후반의 청년들도 원팀의 중요성을 아는데 이 정권은 피아식별조차 못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 상대는 야당이 아니다. 야당은 힘을 합쳐 뛰어야 하는 원팀”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의 자중과 책임 있는 국정 운영 자세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반면 청와대는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강기정 정무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왜 나서서 국민청원에 답변하느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국민청원 답변은 소관 수석실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국회와 정당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실이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강 수석은 또 “답변의 내용은 국회와 야당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국회가 열리지 않는 이 상황이 마치 청와대 답변 때문인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이 관계자를 통해 밝혔다. 강 수석은 “국민청원 답변이 야당을 압박하고 조롱하는 것이란 주장을 일부에서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을 압박하거나 조롱할 의도로 답변을 했다면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에 대해서만 답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이 연락 한번 안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전체 맥락과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강 수석은 “나 원내대표가 국회 파행 사태 이후 청와대는 빠지라고 언급해 더이상 연락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오늘 오전까지도 통화했고, 황교안 대표의 비서실장인 이헌승 의원과도 계속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곽병찬 칼럼] 이 정도면 ‘여의충’이다

    [곽병찬 칼럼] 이 정도면 ‘여의충’이다

    국제적인 상을 받은 영화치고 대중성까지 확보한 경우는 드물다지만, ‘기생충’은 달랐다. 개봉 10일째 아침 9시 조조인데도 거의 만석이었다. 욕심이 났다. 외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능가할 수 있지 않을까. 누적 관객수 추이로는 뒤지지만, ‘극한직업’보다는 빠르다. 그러나 영화평에 달린 댓글을 훑어본 뒤 기대를 접었다. 이미 1400만명에 육박하는 ‘어벤져스’의 관객이 보려면 ‘애국’이든 ‘재미’든, 촌스런 이야기지만 ‘국민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나 ‘국제시장’, ‘명량’, ‘괴물’, ‘극한직업’처럼 말이다. ‘노무현’이나 ‘5·18’을 키워드로 하는 경우는 관객 1000만명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민주주의와 인권 등 지고한 가치를 담았지만, 이 나라에서 그런 가치는 이념적으로 편이나 가르는 도구가 될 뿐이다. 비난 댓글의 내용은 천편일률이었다. ‘빨갱이’ 혹은 ‘좌파’ 감독이 양극화의 비극을 고발하려다가 헛발질을 해, 부자가 낸 세금이나 빨아먹는 자들의 더러운 바닥만 드러냈다는 것이다. 편향이 얼마나 지극하면 그런 상상까지 할 수 있을까 놀라웠지만, 나는 그저 ‘물 건너간 국민통합’이 안타깝기만 했다. ‘기생충’이 터무니없는 훼방을 극복하기를 기대하지만, 일단 박스오피스의 기록 점검은 그 순간 중단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긴 했다. 을의 갑에 대한 혹은 을의 을에 대한 흡혈과 파렴치 따위의 구도에 대한 것도 아니고, 영화 속에서 ‘지상’ 인간이든 ‘반지하’ 인간이든 모두가 보여 준 상상 불허의 가족 간 사랑과 연대의 가능성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왜 봉준호 감독은 우리 시대의 진짜 기생충들은 놔두고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반지하 인간’을 대표 기생충으로 삼았을까. 벌써 6월 중순이다. 올 들어 국회는 본회의를 단 세 차례밖에 열지 않았다. 두 달째 아예 놀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간 화재에 집도 절도 잃어버린 이들에게 지원할 지원 예산도 묶여 있고, 목숨 걸고 다른 목숨을 살리지만 ‘반지하 인간’인 특수진화대원의 정규직화 문제도 그대로다. 이 밖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나 최저임금법 개정은 물론 ‘한유총’이 뒤집기를 시도하는 이른바 ‘유치원 3법’과 방과후 학교 개선 등도 그대로다. 그런데도 그 ‘충’들은 연간 1억 2000만원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긴다. 관리업무수당, 입법활동비, 사무실 운영비 등까지 합치면 연간 1억 6000만원에 이른다. 딸린 가족(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기타 6·7·9급 상당 비서 각 1인)까지 합치면, 그들이 국민 등에 꽂고 있는 것은 음료수 빨대가 아니라 석유 파이프 수준이다. 가진 것이 많은데도 그렇다. 올해 신고한 재산만 평균 24억여원이다. 지난해보다 평균 1억 1512억원 늘었다. 어디 재산뿐인가. 채용비리 등 파렴치 범죄를 저질러도, 거짓말과 가짜뉴스를 쏟아내도 멀쩡하다. 불체포, 면책특권 등 신적인 권리를 누린다. 그러면서도 하는 짓이란, 전국을 돌아다니며 청소차 뒤에 매달리고, 복숭아 따고, 재래시장에서 순대나 떡볶이 먹는 쇼나 한다. 졸렬하고 더러운 언사나 좌파독재 따위의 허황된 분열적 구호로 관심이나 끌려고 한다. 유일하게 활동하는 ‘입’은 편충의 갈고리보다 더 날카롭고 디스토마의 흡혈판보다 더 강력하다. 전통적 기생충은 숙주가 죽으면 저도 따라 죽는다. 그러나 이들은 숙주가 죽어도 죽지 않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처럼 숙주의 잔해물만 있어도 살아남는다. 경제가 폭삭 망하고, 민생이 폭삭 주저앉아야 더 강력한 빨대, 곧 정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이들의 믿음은 이와 관련돼 있다. 세상에 기생충도 이런 기생충이 없다. ‘여의충’이라고 있다. 여의도의 여의(汝矣)가 아니다. 여의주 할 때 여의(如意)다. 뜻대로 다 이뤄 준다는 전설 속 구슬이다. 그런 구슬을 실제로 물고 다니며 멋대로 흡혈하는 충이다. 이 충들은 구제금융 사태로 국민경제가 폭삭 망했을 때도 재산을 더 불렸다. 내부에서 차라리 20대 국회를 해산하자고 해도 오불관언이다. 국민 열에 여덟이 국민소환제를 요구해도 콧방귀만 뀐다, 그들이 국회를 열지 않으면 그만이다. 지금 이 나라에선 이 ‘괴물’, ‘기생충’을 박멸할 수 없다. 선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지역이나 이념이라는 막강한 방패가 있으니 그들은 특별히 걱정하지 않는다. ‘기생충’처럼 영화로라도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다. 어디 그런 영화를 제작할 사람 없을까.
  • 靑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필요”…민심 빌려 ‘일 안하는 국회’ 압박

    “계류법안 20대 국회서 완성되길 바란다” 도입 77% 찬성 여론조사 결과도 제시 한국·바른미래 “국민청원 정쟁 도구 전락” 청와대가 12일 국민투표로 국회의원을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날 ‘정당해산 청원’ 답변에 이어 파행 중인 국회에 연이틀 책임론으로 압박한 것이다.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2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요구한 청원에 대해 “현재 계류 중인 국민소환법이 20대 국회를 통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그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국민 열망에 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을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민소환제는 직접 민주주의의 대표적 수단으로 꼽히나 한편에선 포퓰리즘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 비서관은 “선출직 중 국회의원만 견제받지 않는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인가”라고 반문하며 “국회가 일을 안 해도 중대한 상황이 벌어져도 주관자인 국민은 견제할 방법이 없다. 이 청원은 불합리한 제도를 바꿔내자는 국민의 열망이며 보다 적극적인 주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민주주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소환제 도입에 77%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민심이 반영된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청와대가 추경안 처리 등 국회 정상화에 등 돌린 자유한국당을 겨눈 모양새다. 청와대는 전날 ‘자유한국당 해산 국민청원’에 대해 강기정 정무수석이 직접 나서 ‘국민의 준엄한 평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질책’이라고 언급해 한국당으로부터 선거 개입이라는 반발을 불렀다. 이날도 보수 야권은 ‘국민 청원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며 반격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당이 해산해야 될 정당 요건에 해당되는데 청와대가 참고 있다. 총선까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에 대한 전면전 선언으로 규정했다. 이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야권 연대해 선거에 임한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며 “헛웃음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국민청원을 빌미로 정당해산에 이어 국민소환제까지 언급하는 것은 3권분립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행정부가 국민청원이라는 홍위병을 동원해 입법부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해산 청원 33만 민주 “부끄럽다” 183만 한국 “정치선전 변질”

    해산 청원 33만 민주 “부끄럽다” 183만 한국 “정치선전 변질”

    청와대가 11일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밝힌 데 대해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33만여명이 해산을 청원한 민주당은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고 밝혔지만 역대 최다인 183만여명이 해산을 요구한 한국당은 “청와대가 국민청원 게시판을 편향된 정치선전 공론화장으로 변질시켰다”며 반발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공익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공당으로서 너무도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말의 반성은커녕, 정당에 대한 심판은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청와대 답변을 ‘선거운동과 다름없다’며 호도하고 나섰다”며 “국민의 권한을 국민께서 행사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을 어떻게 선거운동으로 읽는가. 과연 모든 사안을 정쟁으로 끌고 가는 정당답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당은) 국회로 돌아와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정당해산을 요구한 국민 청원에 대한 응당한 답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일말의 반성도 성찰도 없이 적반하장 막무가내의 태도만 보일 뿐이니 이런 제1 야당을 둔 국민만 불쌍하다는 자조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도입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대한민국 정치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어떤 정치 세력도 하지 못한 참여하는 국민을 만들어 냈다. 183만명이라는 최다 청원동의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한국당은 183만명의 바람대로 빠른 시간 내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만 한다면 한국당의 평가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패스트트랙 강행 과정에서 반민주, 의회독재주의를 보여준 장본인은 청와대와 집권여당 아니었는가”라며 “그런데도 청와대는 홀로 고고한 양 ‘주권자의 뜻’ 운운하며 청원게시판을 정치선전 도구화 시켜버렸다”고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청원 답변을 편향된 정치 선전을 공론화하는 기회로 쓰는 청와대에게 애초부터 제1야당은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아니었다”며 “청와대는 오늘 ‘주권자의 뜻’ 운운하며 답변했지만, 이미 정치 선동장으로 변질되어버린 청와대 국민게시판의 존재 이유를 묻는 국민 여론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청와대의 답변에 ‘제왕적 권력’의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정당과 국회에 대한 평가는 신중하고 가급적 삼가야 함에도 주저함이 없다. 평소 청와대의 오만함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올해 내내 사실상 휴업 중인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월과 2월 개점휴업했고, 3월에도 일부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이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뒤에는 장외투쟁이 계속이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 없이 5월을 흘려보냈고 6월에도 국회의 문은 닫혀 있다. 올 들어 단 한 번만 회의를 연 상임위원회도 부지기수다. 국회를 열어 민생과 경제를 챙기라는 민심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이 한없이 늦춰지자 포항시민 800여명이 어제 상경 시위를 벌였다. 이러다간 이번 국회가 19대보다 더한 ‘최악의 식물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국회의원을 퇴출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77.5%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24일 올라온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청원글도 21만 344명에 달했다.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국민소환제는 선출직 공직자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당 행위를 했을 때 국민이 발의하고 투표해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적용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예외로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국민소환제 법안은 3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박주민 의원,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지역구 의원은 해당 지역구 유권자의 15% 이상 서명으로, 비례대표 의원은 해당 총선 전체 투표자 수를 국회의원 전체 숫자로 나눈 투표자 수의 15% 이상 서명하면 국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이 법안들은 발의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논의조차 안 됐다. 21대 총선을 불과 10개월 남겨 두었지만, 국민소환제 도입 여지는 유효하다. 여야가 합의하면 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이 요구하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검토한다면 반드시 국민소환제를 신설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무능과 잘못에 관해 책임을 물을 권리가 국민에게 있는 만큼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청와대 청원 정치개혁 부문에서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183만여명,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원´ 약 34만명이 의미하는 바를 국회는 잘 살피기 바란다.
  • [속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찬성 78% 반대 16% [리얼미터]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달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국회의원을 퇴출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77.5%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의정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고 정치적 악용의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6.9%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청소년부모 기획 의제 설정 호평

    청소년부모 기획 의제 설정 호평

    서울신문은 5·18 민주화운동 39돌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미중 무역분쟁, 북미 간 교착 국면, 정치권의 패스트트랙 후폭풍과 막말·욕설 파문 등 다양한 현안이 펼쳐진 지난 한 달을 다룬 보도 내용을 놓고 28일 ‘제117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10대 부모 등 기획기사와 사립대 족벌경영 문제, 국회가 제구실을 못 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은 여러 위원들한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장감이 떨어지는 기사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의에는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 홍영만(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성장(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 의견을 요약한다. -여러 사설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대화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한 건 잘한 일이다. 그런데 5월 두 차례 군사훈련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간주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일부에서 내놓는 성급하고 과도한 해석에 휘둘린 느낌이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가 3월과 4월에 ‘동맹19-1’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이 느끼는 위협은 무시하고 북한의 모든 군사훈련과 단거리 미사일조차 도발로 간주하는 이중 잣대는 잘못된 관행으로 과감하게 극복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2년간 일부 신문 빼고는 대부분 살아 있는 권력보다 야당을 더 비판했다. 워낙 황당한 짓을 하는 야당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야당만 자꾸 비판하다 보면 여당 잘못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기도 한다. 어려운 문제다. 문 대통령이 KBS 빼고 언론 인터뷰도 없는 터에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러 가지 작심발언을 했다. 박근혜 정부 때 모습과 유사한 흐름 아닌가. ‘놀고 있는 국회’ 지적은 적절했다. 국민들이 시원하게 여길 만했다. 한발 나아가 반값등록금처럼 세비 50% 삭감 등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았겠다. 예컨대 다른 나라 국회의원 세비와 비교하거나 국민소환제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후속으로 다루길 바란다. -경제기사 중엔 SK가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경영을 한다고 강조한 게 도드라진다. SK가 하는 좋은 실험을 주목한 것에 개인적으로 고맙다. 계속 심층취재하길 기대한다. 환율과 화폐개혁을 다룬 기사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제대로 취재하지 못해 아쉽다. 최근 자영업자 연체율이 급증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매우 중요한 사안인데도 한 번에 그치고 후속보도가 없는 건 아쉽다. -우리 사회 그늘진 곳을 비추는 탐사기획은 늘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가정폭력이나 과로사 문제도 그렇고 열여덟 청소년부모 기사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의제 설정 능력이 뛰어났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 자료를 입수한 ‘사립대 28곳 대물림 경영’ 단독보도 또한 아주 좋았다. 이에 비해 북한 웹사이트 살펴보니 김정은 위원장 찬양만 있다는 대목에선 북한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선만 확인할 수 있었다.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른바 킬링 콘텐츠가 경제, 국제면 쪽에 특히 부족한 듯하다. 중앙일간지 경제면을 누가 읽을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중고교생이 자기네 얘기를 발견할 때 대중적 영향력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타깃일 수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동의 넘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20만명 동의 넘어

    국회의원도 국민들이 소환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촉구한 청원글이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 기준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24일에 올라온 ‘국회의원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청원글은 22일 밤 ‘30일 내 20만명 이상 동의’라는 기준을 넘어섰다. 청원글을 올린 이는 “국민인 나를 대신해 제대로 의정 활동을 하라며 권한을 위임했는데,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민의 명령을 무시하며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국민이 우습고 하찮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국회의원의 권한은 막강하고 견제받지 않는다”면서 “자정 능력도, 반성이나 책임감도 없이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으면서 혈세는 꼬박꼬박 챙긴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국민이 탄핵하고, 국민이 선출한 지자체장을 국민이 소환해 파면할 수 있는데 국회의원만 예외로 국민이 소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리고는 “국회의원의 무능과 잘못에 관해 책임을 물을 권리 또한 국민에게 있다”면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는 단순히 국민이 국회의원을 파면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국회의원 스스로 윤리 의식과 책임감 등 자정 능력을 키우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가 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률방송뉴스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국민소환제 법안은 3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박주민 의원,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이다. 법안마다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의원이 헌법을 위반하거나 직권 남용, 심각한 위법·부당한 행위 및 국회의원의 품위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으니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국민이 임기 중에 해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민주적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안들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해당 지역구 유권자의 15% 이상 서명으로,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해당 총선 전체 투표자 수를 국회의원 전체 숫자로 나눈 투표자 수의 15% 이상 서명으로 국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국민소환투표에서 찬반을 물어 해당 의원의 자격 박탈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법안들이 발의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이번 국회 내에 법안이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을 견제할 법안을 스스로 통과시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대, 18대, 19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전혀 처리되지 않고 모두 자동폐기됐다. 한편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청구’ 청원은 22일 183만 1900명 동의 기록을 남기고 종료됐다. 이 청원은 지난 10월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감경 반대’ 청원(119만 2049명)이 세운 역대 최다 동의 기록을 경신했다. 청와대나 담당 부처는 청원이 마감된 뒤 30일 안에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에 대한 답변은 오는 6월 20일까지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맞불 놓기’식으로 올라온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 역시 20만명을 넘은 만큼 이에 대한 답변도 30일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민생 내팽개친 국회, 의원 정수 확대 말할 자격 없다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정한 가운데, 느닷없이 의원 증원론이 튀어나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그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의 300명 국회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적은 숫자”라며 “국민도 이제 많이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석수 300석에 대해 “여야가 30석을 증원하자고 했는데 느닷없이 한국당이 ‘줄이자’, ‘동결하자’고 해 그 선에서 합의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의원 정수를 현행처럼 300석으로 하지만, 지역구 의석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정당 지지율과 연동한 비례대표 의석은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다당제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표의 등가성을 강조한 ‘선거제 개혁안’으로, 국회의원수 동결은 증원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 등에 떠밀린 개편이라는 게 기초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지난 2일 평화당 주체로 열린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이후의 전망과 과제’라는 국회 토론회에서는 의원수 10% 확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으로 잠재우자는 대안도 나왔다. 이에 패스트트랙 지정에 저항했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어제 “선거법에 대해서 모두들 의석수 늘려야 된다고 주장한다”면서 “밥그릇 늘리기 위한 주장, 원천 무효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가세했다. 지역구를 현행보다 28석을 줄인다고 했지만, 현직 국회의원들이 논의하는 만큼 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은 정치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관 상임위(180일)와 법제사법위원회(90일), 본회의(60일) 등 최장 330일 동안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불거질 것도 예상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다고 해도 해당 법안이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곧바로 의원수 증가를 주장하는 등 밥그릇 챙기기 행보를 한단 말인가. 염치가 없지 않은가. 특권국회와 반칙국회인 데다 7년 만에 재현된 ‘동물국회’에 염증을 느낀 국민이 정당 해산 청원까지 하는 마당이다. 매출 부진으로 고통받는 등 민생경제가 어렵다. 지진과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포항시민들과 강원도민 지원 등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장외 정치투쟁할 때가 아니다. 임시국회를 열어 추경과 민생입법 처리에 집중하고, 굳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고 싶다면 ‘국민소환제’ 신설 등 획기적인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
  • [사설] 여야, “정당 해산” 국민청원 민심 제대로 읽어라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몸싸움에 뿔난 국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몰려갔다. 청원게시판에는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1일 오후 4시 현재 150만명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도 2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민소환제도 없는 상황에서 제도권 정당을 반드시 해산하겠다는 의지라기보다는 욕설과 몸싸움, 연좌농성이 동원된 구태 국회의 꼴을 더는 보기 싫다는 분노의 표현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열흘 사이 150만명이나 동의한 것은 툭하면 정부 입법에 딴지를 거는 한국당의 행태에 민심 분노가 폭발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여야 4당의 주도로 패스트트랙이 지정되면 총사퇴하겠다던 한국당이 이제 ‘좌파독재’를 막기 위해 장내외 투쟁을 선언한 것이다.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만들고 의원직 총사퇴도 불사하겠다고 거듭 벼른다. 하지만 엄중한 민심을 똑바로 읽었다면 장외 투쟁을 고집할 게 아니라 원내로 들어가 투쟁해야 한다.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은 앞으로 최장 330일간 논의할 수 있다. 국회가 대화와 협치의 정치에서 점점 멀어지는 지금의 정국은 문제가 많다. 특히 한국당 해산 청원에 동참을 부추기는 일부 여당 의원이나, 민주당 해산 청원에 동참하라는 한국당 측의 독려들은 모두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이 난장판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소셜미디어 이용은 연일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패스트트랙 지정 정국에서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일주일 새 10건이 넘었다. 인사검증 실패는 사과하지 않고,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한 여야의 분란에 기름을 붓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비서들인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은 소셜미디어 소통을 하지 않는 게 맞다. 조 수석의 ‘페북 정치’를 시중에서는 “불난 국회에 선풍기 돌리기”라고 비꼬는 판이다.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 국정을 정상화하고, 청와대도 이를 도울 방안을 찾아야 한다.
  • ‘1일 1막말’로 몸값 올리는 정치인들, 벌점제로 걸러냅시다

    ‘1일 1막말’로 몸값 올리는 정치인들, 벌점제로 걸러냅시다

    그야말로 ‘막말’ 풍년입니다. 봄꽃이 피기도 전에 막말부터 풍성하게 피어올랐죠. 꽃은 기분이라도 좋은데, 막말은 분노만 치밀뿐입니다. 특히 많은 국민이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해 처먹는다”는 둥 “징글징글하다”는 둥 정치인들의 막말은 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막말 논란을 부르면 당직에서 사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죠. 그래서 ‘막말=존재감’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더 많아지는 듯합니다.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정치인들의 막말을 논합니다. 통제할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부장: 스카우트 대원들이 ‘하루에 한 가지 착한 일’(1일1선)하듯, 정치인들은 ‘1일1막말’을 실천하려나. 주리: 정치인 막말은 진보·보수 정권 가리지 않았죠. 1998년 김홍신 전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해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어요. 2003년에는 같은 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등신외교’라고 했고, 이듬해엔 이 당 의원 10여명이 연극 ‘환생경제’를 올리면서 ‘육X할 놈’·‘개X놈’이라고 말해 엄청난 파장이 일었죠. 그 연극이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물을 내세워 공격을 퍼붓는 내용이었거든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외모와 지능, 태생 등을 비하하는 막말이 난무했습니다. 유민: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2년 자신을 촬영한 탈북자에게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고요. 진호: 죽음조차 막말의 대상이 됩니다. 노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 4·3 재보궐 선거 유세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노 전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이라고 말한 건 도가 지나쳤어요. 부장: 유구한 막말의 역사. 그때와 지금은 분명한 차이가 있을 텐데. 진호: 막말의 대상이 바뀌었죠. 이전엔 정치인, 정부가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일반 국민마저 대상을 삼습니다. 지난 2월 불거진 ‘5·18 망언’이 대표적이죠. 자유한국당 이종명·김순례 의원이 “북한군 개입”, “괴물집단”이라면서 폄훼한 것처럼요. 주리: 매체가 많아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해 쉽게 퍼지다 보니 마치 영향력 있어 보이는 듯 착각에 빠지는 거죠. 진호: 특히 페이스북은 조직 내 소수 핵심층인 ‘이너서클’ 경향이 더 심하니까, 자신들의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면서 발언의 적절성이나 후폭풍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올린 글엔 지지자들만 모여서 찬성 댓글 위주로 달리니까 더더욱 ‘그래, 내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냐.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많잖아’ 이렇게 편향이 생기는 거예요. 주리: 분명 표현의 자유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치인이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막말에 섞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른 SNS에 내뱉는 건 매우 무책임한 일이죠. 혜진: 정치인들이 상대방에게 막말로 상처를 주고,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책 ‘정치와 영어’(1946)에서 정치와 언어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봤어요. 정치인의 언어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유민: 그런데 막말에 대한 사과 방식도 너무나 어정쩡하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18 망언’에 대해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고 “다양한 해석이 있다”면서 파문 당사자를 보호하는 식으로 대응했죠. 지난 17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 파문에도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에게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어요. 주리: 그러면서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겠죠. 혜진: 그런 점에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금 다른 형태인 건가요. 손학규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막말을 한 게 징계를 통한 탈당 사유를 만들기 위해 대립각을 만들었다는 해석도 있던데요. 진호: 정치 거물을 막말 상대로 삼는 경우는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키우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보통의 의정활동으로는 인지도 높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혜진: 막말을 부추기는 데는 언론도 한몫하죠. 정치인들의 막말을 ‘받아쓰기’하면 편하고, 자극적인 말을 따옴표 처리해서 제목에 붙이면 기사 조회수가 높게 나오니까, 소위 ‘따옴표 저널리즘’이 구축되는 겁니다. 언론이 막말 글을 퍼서 기사로 써주니까 정치인들이 ‘페북정치’를 하면서 자기 주목도를 높이고 언론은 조회수를 키우는 체계가 만들어지는 거죠. 심지어 정치인이 취재하려는 언론에게 ‘내가 페이스북에 다 써놨으니 그거 확인하고 써라’는 식이에요. 피해는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가요. 독자 입장에서 페이스북 글은 ‘안구 테러’, 발언은 ‘고막 테러’가 되는 거죠. 유민: 그런 막말에 속이 뻥 뚫린다면서 ‘사이다’라고 반응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리기도 합니다. 포털 사이트 성향에 따라 막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도 참 씁쓸한 현상이에요. 진호: 언론으로서 정치인이 문제가 되는 발언을 했을 때 그 사람의 본질을 알리는 차원에서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단지 막말이라고 해서 그걸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면 그것 또한 언론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의 경우도 내년에 열리는 21대 총선에서 나오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보도를 통해 유권자에게 알려야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부장: 그래서 그런 극언들이 나오면 언론은 그 주장의 근거가 뭔지, 실제 사실은 무엇인지 확인해서 기사를 써야지. 그게 따옴표 저널리즘을 벗어날 수 있는 길. 그나저나 막말을 막을 방법이 뭐가 있을까. 진호: 뻔한 말이지만, 자정작용. 정치인 스스로가 해도 될 것, 안 될 것을 가려야죠. 물론 어려울 겁니다. 그런 막말로 재미 본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유민: 막말은, 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 혹은 제3자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걸 전제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정치인은 막말로써 ‘정치 혐오’, 나아가 ‘정치 무관심’을 유발하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혜진: 그렇죠. 시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되면 정치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자신들을 감시하는 눈들은 점점 줄어들 테니까. 유민: 게다가 국회의원의 막말에 대한 징계가 거의 없거나 너무 약한 게 문제라고 봐요. 그저 문제가 커지면 ‘유감이다’, ‘생각이 짧았다’ 정도로 넘어가고 끝. 진호: 당 징계도 징계지만, 막말로 몸값을 올린 정치인들이 재당선되는 것도 문제예요.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의 말이라면서 ‘세월호 극언’을 했다가 삭제하고 사과까지 했던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그날 국회에서 ‘품격언어상’을 받은 건 코미디였죠. 내년 총선 앞두고 각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성될 텐데, 막말 횟수도 공천 기준에 넣으면 좋겠네요. 유민: 국회의원은 임기가 4년이 되다 보니 선거철에만 신경 쓰고 일단 되면 모든 게 면책. 막말을 포함한 의원 품위 유지 위반에 대해서는 국민소환제 또는 주민소환제 기준을 낮추든지, 2년 중간평가를 도입하든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리: 막말벌점제 어때요. 적정 벌점에 도달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회수하는 겁니다. 국회법 제25조에는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가 있고 제146조에는 본회의나 위원회 회의에서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어요. 막말은 분명 이 법조항을 위반한 것이니 가능하지 않을까요. 진호: 정치인 막말을 들을 때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생각납니다. 2004년 총선 당시 노 전 의원이 “똑같은 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매진다. 판을 갈 때가 왔다”며 밝힌 ‘삼겹살 불판론’은 소수정당 후보였던 그를 일약스타로 만들었죠. “적폐청산이 정치보복 아니냐”는 질문에는 “청소할 땐 청소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다’ 그렇게 얘기하면 됩니까?”라고 되받아쳤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적절하게 알려주는 것, 그게 정치인의 언어가 아닐까요. 말로 주목받고 싶으면 촌철살인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유민: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부디 ‘모범관종’이 돼줬으면 합니다. 정리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동영,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비례대표 당원 투표,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

    정동영,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비례대표 당원 투표, 국민소환제 도입“ 제안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6일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과 비례대표 당원 투표 선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의원정수를 360명으로 늘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선거제도 개혁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 연봉을 2019년 4인가구 중위소득인 월 461만 3536원에 맞추겠다”며 “중간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은 예산 절약을 넘어 특권형 의원에서 시민형 의원으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례대표 공천을 전 당원 투표로 선출하겠다”며 “모든 정당이 따르도록 공직선거법에 명시해야 한다. 기득권 엘리트를 충원하는 폐쇄적 공천방식은 이제 끝내 비례대표 공천에 대한 분신을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대표는 “문제투성이 국회의원을 임기 내내 두고 보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해 국민 무서워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선거제도 합의안 도출을 1월말까지 마쳐야 한다”며 “만약 국회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시민의회 300명을 구성해 시민집단지성으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 외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정 대표는 민주당 입·복당을 시도했다 좌절된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에 대해 “그 분들이 저희와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길을 갔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 일정기간 냉각기를 가진 뒤에 평화당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바른미래당과의 정계개편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사실 같은 식구들이라서 한솥밥 먹었기 때문에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민생법안 처리보다 휴양지…국민대표들의 도넘은 모럴해저드

    민생법안 처리보다 휴양지…국민대표들의 도넘은 모럴해저드

    김용균법·유치원3법 처리 본회의 불참 다낭行 논란 조기 귀국… “국민께 송구” 당 내부서도 “안일한 판단으로 일 키워” 일각 “임기 전 해임 국민소환제 도입을” 2006년 이후 7차례 발의에도 폐지·철회지난 27일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는 3일째 국회를 찾아 일명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를 눈물로 호소했고, 학부모들은 지체되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여야 협상을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간 정작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은 소관 상임위원회는 물론 본회의 표결까지 불참하며 베트남의 대표적 휴양지인 다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회의원들이 외유성 출장을 위해 본연의 업무인 법안 처리 의무를 내팽개치자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국민소환제를 시급히 도입해 함량 미달의 의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곽상도·신보라·장석춘 의원은 27일 오후 6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다낭으로 떠났다.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본회의가 김용균법과 유치원 3법 처리 협상 과정에서 연기되자 해당 의원들은 남은 상임위와 본회의 일정을 모두 건너뛰고 출장을 강행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는 오후 5시 30분 개의됐다. 얼마든지 출장을 취소하고 표결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들은 끝내 민의의 전당보다는 휴양지를 택했다. 당사자들은 외교를 위한 출장이라고 강변하지만 국회의원의 제1 본분인 입법을 외면한 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신 의원은 김용균법을 다룬 환경노동위원회, 곽 의원은 유치원 3법의 신속처리 대상 안건(패스트트랙) 처리를 지켜봤어야 할 교육위원회 소속으로서 그 누구보다 국회를 지켜야 할 의무가 막중했다. 그동안 원내 사령탑으로서 정부여당을 향해 민생을 챙기라고 공격해온 김 전 원내대표까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불참하자 당 내부에서조차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베트남 출장이 본회의까지 불참하며 갈 정도로 중요한 건 아닌데 안일한 판단으로 일을 키웠다”고 했다. 외교 행사를 출장 이유로 댔던 해당 의원들은 국내에서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예정된 3박 4일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않은 채 조기 귀국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6시쯤 홀로 귀국해 “베트남 측과의 사전 약속을 우리 마음대로 미룰 수 없어 부득이 출장을 떠났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세 의원도 30일 오전 6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와 “잘못된 판단을 해서 국민께 송구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상식을 벗어나는 국회의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끊이지 않자 국민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소환제란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라도 유권자들이 부적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민투표를 통해 임기 만료 전 해임할 수 있는 제도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국회의원으로 한 번 선출되면 다음 총선 전까지 국민이 이들을 통제할 수단이 없다”며 “국회의원이 대표성과 책임성을 제대로 갖게 하려면 국민소환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소환제 도입을 골자로 한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안’은 2006년 이후 총 7차례 발의됐다. 이 중 3차례는 법안 임기만료로 폐지됐고, 한 번은 철회됐다. 현재 3건의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선거구제 개혁한다면서 의원 늘리기 꼼수 안 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그제 전체회의를 열고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일괄 상정했다. 정개특위 여야 의원들은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원 정수 확대 문제는 여론의 지지와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때마침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에서도 국민 절반 이상(58%)은 비례성을 확대하는 선거제도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데는 60%가 반대했다. 의원 정수 늘리기 시도는 선거구 조정에 따라 지역구가 주는 현역 의원들의 피해를 막으려는 꼼수이자 철밥통 지키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왔다. 국회의원 세비와 특권을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의원수 확대를 제안할 수 있지만, 그동안 의원들의 행태에 비춰 보면 의원수를 확대해 놓고 슬금슬금 세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기득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특권을 누리지 않으면서 밥값 잘하는 국회”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듯이 국민이 수긍할 만한 국회 혁신이 선행돼야만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국회가 특권과 기득권에 안주해 온 상황에 진저리를 내며 ‘국민소환제’를 요구하는 여론은 외면하면서 의원수를 늘려 달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소선거구제를 중심으로 한 현행 선거제도가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65%인데 80%가 넘는 의석을 가져갔다. 승자독식형 소선거구제가 표의 등가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지역주의에 기댄 거대 양당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회의원 수 300명을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수를 각각 200명과 100명으로 맞추는 내용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한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제도 권고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당시 중앙선관위 안은 서울, 경기·인천·강원, 대전·세종·충북·충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등 6개 권역을 나누고서 권역별로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국회 의석 비율이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라야 국회가 대의제 기관이라 말할 수 있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갖춘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마련하기를 정개특위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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