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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건국 60주년, 생존을 넘어 조화로/김승채 고려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시론] 건국 60주년, 생존을 넘어 조화로/김승채 고려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당태종은 중국정치에서 한나라 이래 500년 동안 혼란을 거듭하던 중국을 통일하고 중화문화의 기초를 닦은 걸출한 대정치가다. 태종은 ‘창업’보다는 선대의 법을 이어받아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을 편안히 하는 ‘수문’이 더 어렵다고 하였다. 난세에 여러 군웅을 격파하여 승리를 만들어 냈으니 창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창업 후 군주가 교만하고 방종하면 국가가 쇠잔하고 국민은 더욱 고통받기 때문에 수문이 더 어렵다고 하였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되었다.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장수와 새 삶을 일컫는 환갑을 맞이했다. 국민주권을 보장한 근대국가 성립이라는 문명사적 의미를 갖는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60년이 된 것이다. 일제에 항거하고 연합국의 신탁통치에 반대하여,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칠흑 같은 해방공간에서 극심한 좌우의 대립을 거쳐 우리 민족은 진정한 독립과 자주를 외쳐 비록 절반이었지만 한반도 유일합법 정부인 대한민국을 건국하였다. 대한민국의 창업도 말 그대로 온갖 역경을 딛고 이룩한 것이다. 만사일생(萬死一生)으로 창업된 대한민국의 그후 60년은 생존을 위해 처절한 투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동족상잔의 뼈아픈 6·25 남침에서 얼마나 많은 고귀한 생명들이 희생되었던가.10만㎢의 작고 척박한 땅덩이를 풍요와 부유의 옥토로 만들기 위하여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추위와 굶주림 속에 지내왔던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에 혈투로 맞서 오지 않았던가. 강대국 중심의 냉전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빠졌던 분단의 동토를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게 하기 위해 숱한 업신여김을 이겨내 오지 않았던가. 이 모두가 자유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고 풍요를 보장받으며 정의와 진실만이 승리한다는 고귀한 생존의 역사를 만들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생존을 위한 지난 60년 동안 선대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이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을 제2차 대전 이후 신생독립국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 가장 성공한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건국 60년 만에 국민소득 2만 45달러, 세계 13위의 경제대국, 가장 모범적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당당한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는 생존이라는 절박한 문턱을 넘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는 창업보다 어렵다는 수문과 수성에 힘써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미국적 발전모델로 불리는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를 능가하는 한국적 가치와 제도에 기초한 신생국의 발전모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는 서울 컨센서스를 만들어야 한다. 조화를 통한 발전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 친북과 친미의 등식화로 변질된 진보와 보수, 그리고 자주의 이름으로 분절된 국제관계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분명한 원칙에 입각하여 조화와 공존의 가치를 추구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회는 올바른 민심을 결집하여 소통의 역할에 충실하며, 시민사회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표출하여야 한다. 단, 이 모든 일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후대들에게 남겨주어야 한다는 상생과 발전의 미래를 전제하여야 할 것이다. 김승채 고려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 [열린세상]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 계기로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열린세상]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 계기로황기돈/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조속한 회복도 난망해 보인다. 경제 흐름이 V형이 아니라 L내지는,U모양새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고, 버틸 만한 기업조차도 일자리 만들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제성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 숫자도 전만 못하다. 경제성장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고용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후반에 이은 이번의 경제위기가 법칙적인 경기변동이라는 주장(10년 주기설)도 있다. 따라서 위기관리의 핵심은 경제위기를 고용시스템 선진화의 기회로 활용해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큰 고용위기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법정 노동시간 단축에 이어 OECD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국민소득을 유지·상승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일자리 나누기다. 특히 여성, 고령자 및 청년과 일자리 나누기는 취업애로계층 지원임은 물론 성장 잠재력의 확충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생산성 문제는 세계수준에 달한 IT를 생산에 접목할 경우 개선의 여지가 크다. 장시간 노동을 통한 성장에서 고용안정과 생산성 위주의 선진경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실업자 및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이 부실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갈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업대책이 본격 시작된 시점부터 복지병 예방을 위해 일본, 독일은 물론 복지 후진국 미국보다도 낮게 책정되어 있는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 제고를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세 감축 등을 통해 저소득 근로자의 소비기반 마련, 분배구조 개선은 물론 사회통합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 등 중산층 몰락 방지책도 강구해야 사회의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 셋째, 고용지원서비스 선진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점차 구조적 성격을 띠기 시작하는 인력수급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정보의 생산과 보급을 확대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실행하는 기업을 지원해 기업의 자발성을 촉진해야 한다. 또 고용성과를 기준으로 삼아 교육훈련제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취업알선 등 고용지원 프로그램을 공급자 관점이 아니라 실질적 수요자, 즉 실업자와 기업의 수요에 맞게 설계하고, 전국 평균에 근거한 정책보다는 지역 및 대상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경제 및 산업정책의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법인세 감세 등을 통한 기업의 직접적인 이윤증대도 중요하지만 고용창출, 삶의 질 향상 등에 대한 투자를 우선 지원해야 한다. 아직은 취약한 환경, 복지에 대한 투자와 생산입지 구축에서 환경적, 복지적 관점의 확보는 일자리 창출, 장기적 질적 경쟁력 확보,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형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산업정책의 일환이다. 경제성장의 일자리 창출능력이 점차 약해진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고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이는 고용정책의 상대적 독자성을 규정하는 근거다. 고용정책이 고용의 창출 및 유지라는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력 공급을 주로 담당하는 교육은 물론 수요를 규정하는 산업정책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 부처 간 역학관계의 현실을 볼 때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겠지만, 고용의 중요성이 정치적 언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 [CEO칼럼] 베이징올림픽, 재도약의 기회다/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CEO칼럼] 베이징올림픽, 재도약의 기회다/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인류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8일 저녁 8시8분 8초에 개막식을 갖는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날짜를 보며 20년 전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던 ‘1988년 서울올림픽’의 추억을 새삼 떠올려 본다. 올림픽의 경제적 의미는 나날이 거대해져서 가공할 만한 발전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할 수 있다. 일본, 한국 등이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일어선 전형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환율상승, 금융불안, 내수부진 등으로 총체적 위기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 경제는 물가상승 속에 저성장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돌파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기회가 왔다.2008 베이징올림픽이 이제 코앞이다. 올림픽이란 표면적으로 운동선수들이 역량을 겨루는 무대이지만, 그 이면(裏面)을 들여다보면 올림픽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 역시 “올림픽이란 매우 좋은 기회로서 이 광활한 무대는 스포츠를 비롯하여 그와 관련된 모든 성과들이 평등하게 빛을 발하도록 하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한 바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올림픽은 한국으로 하여금 개발도상국에서 신흥 공업국가로의 전환을 이루어 주었다.1985∼1990년 1인당 국민소득은 2300달러에서 6300달러로 향상됐다. 단숨에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부각되는 등 세계 경제사에 기적을 창조했다. 중국 역시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으로 200만개 정도의 일자리(서울올림픽 30만개, 시드니올림픽 약 15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올림픽의 직접적 경제적 효과가 300억달러, 부수적인 시너지효과까지 포함하면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이 우리 경제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은 중국의 성장으로 우리와의 교역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기회를 잡을 만한 충분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세계 10대 수출국이며,1000만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100대 기업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대륙과도 이어진 반도로 섬과 대륙의 장점을 고루 갖고 있다. 대륙과 바다, 양쪽으로 뻗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우리나라는 전세계 수주량의 40.4%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조선강국이다.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세계 조선 수주량 1위’가 바로 우리나라다. 이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로 이제 기술적으로 국경은 사라진 시대에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정보기술(IT)이 발달된 IT강국이 아닌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재도약의 돛을 힘차게 올려야 한다.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국민 모두와 함께 응원하며, 이번 올림픽이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이징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금메달 소식을 기원해 본다. 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 GNI 2년째 뒷걸음… 세계 13위

    GNI 2년째 뒷걸음… 세계 13위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세계 13위로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 기준)는 세계 13위로 2006년에 이어 제자리걸음을 했다. 1일 세계은행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GNI는 9558억 200만달러로 비교대상 209개 국가 가운데 13위를 기록했다.2006년 13위였던 러시아가 지난해 11위(1조 709억 9900만달러)로 2단계 뛰어오르면서 우리나라가 밀려났다. 러시아는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의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명목 GNI는 2005년 7669억달러로 11위를 차지했으나 2006년(8566억 달러)에는 12위로 처지는 등 해마다 뒷걸음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 9690달러로 2006년(1만 7690달러) 51위에서 49위로 2단계 상승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하회하는 것에 대해 한은은 “지난해 시장환율로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넘어선다.”면서 “다만 세계은행은 3년 평균 환율을 사용하기 때문에 2만 달러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1인당 GNI가 가장 많은 국가로 유럽 중부의 리히텐슈타인(통계 미제공), 그 다음으로는 버뮤다(통계 미제공)로 추정했다.3위는 노르웨이(7만 6450달러),4위 룩셈부르크(7만 5880달러),5위는 카타르(통계 미제공),6위는 스위스(5만 9880달러),7위 덴마크(5만 4910달러) 등이다. 미국은 15위(4만 6040달러), 일본은 25위(3만 7670달러), 싱가포르 31위(3만 2470달러), 홍콩 33위(3만 1610달러), 중국 132위(2360달러) 등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9697억 9500만달러로 비교대상 국가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2004년 11위였으나 2005년 브라질,2006년에는 러시아에 밀려 각각 한 계단 하락했다. GDP를 기준으로 한 경제 규모 세계 1위는 미국(13조 8112억달러),2위 일본(4조 3767억 500만달러),3위 독일(3조 2972억 3300만달러),4위 중국(3조 2800억 5300만달러),5위 영국(2조 7278억 600만달러) 등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반쪽 성장’ 우려

    ‘반쪽 성장’ 우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의 비율이 80%를 웃돌았으나, 내수의 비율은 10%대에 불과해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4분기에 80.8%에 이르렀다. 반면 내수는 19.2%로 수출의 4분의 1로 아주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 GDP증가율에서 순수출(수출-수입)이 차지하는 기여도 역시 3.3%로 내수의 기여도(1.8%)에 비해 2배 가까이 컸다.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90년대 들어 국내 산업이 수출 대기업, 특히 IT·전자 등 자본·기술집약적인 업종 중심으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재수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장은 “국내 산업이 노동집약적 업종에서 자본집약적 업종으로 전환하면서 고용유발 효과가 줄었고, 이로 인해 ‘고용 창출→소득 증가→소비 활성화’의 선순환 고리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아웃소싱 추세 속에서 수출기업들이 부품·소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도 불균형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출과 내수의 연계성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수출이 아무리 호황을 이어가더라도 국내에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는 크게 떨어지게 된다. 한은의 ‘2003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수출의 부가가치유발 계수는 2003년 0.647로 95년의 0.698에 못 미치는 수준이고, 일본의 0.892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 부가가치유발 계수가 0.647이라는 것은 1000원어치 상품을 수출했을 때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647원이며 나머지는 모두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특히 수출액 10억원당 취업자 유발효과는 95년 26.2명에서 2000년 16.6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03년에는 12.7명으로 더 낮아졌다. 즉 수출을 늘리더라도 국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모두 낮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수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수출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는 요즘같은 시절에, 협력 중소기업들의 단가를 정상화시켜주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내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서비스업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은 정영택 국민소득팀장은 “비즈니스 관련 서비스 즉 법무·회계·특허·소프트웨어·설계 등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경쟁이 치열한 자영업 중심의 서비스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설익은 민주화가 발전 가로막아… 한·미FTA 반대는 사실상 反美”

    “설익은 민주화가 발전 가로막아… 한·미FTA 반대는 사실상 反美”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25일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7000∼2만 8000달러의 변곡점에 곧 직면하게 된다.”며 “이 변곡점은 깔딱고개처럼 넘기가 어려워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익은 민주화가 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FTA 반대’가 아니라 사실상 미국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새 정부 국정철학과 정책운용 방향’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수직적 상승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수직 상승은커녕)극심한 이념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환경이 모든 것에 앞서야 한다든가, 반미(反美)가 모든 가치보다 우월하다든가 하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사패산터널과 천성산터널 공사 지연 문제를 들었다. 박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천성산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도롱뇽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2조 5161억원이나 썼다.”면서 “차라리 도롱뇽과 말이 통하면 도롱뇽들을 집단 이주시켜 공사 뒤에 돌아오게 하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미 FTA만 하더라도 그렇게 반대하더니 한·EU FTA에는 관심조차 없다.”며 “이는 FTA 반대라기보다는 반미 감정으로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풀이했다. 서귀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소비 4년만에 ‘마이너스’

    소비 4년만에 ‘마이너스’

    민간소비가 급속도로 위축되는 등 경기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8년 2분기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에 그쳤다. 이는 올 7월 한국은행의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2분기 전망치 5.0%와 비교해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전기 대비로는 0.8% 증가했다.1분기에도 0.8%로 2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전기 대비 마이너스 0.1% 성장하는 등 4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예상보다 실제 성장률이 둔화됐다.”면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미국산 쇠고기 파동, 화물연대 파업 등 불규칙한 요인이 많아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 냉각은 주로 민간 소비(전기대비 -0.1%)가 크게 악화되고, 건설업(-1.4%) 및 건설투자(-0.6%)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2004년 2분기 때 0.1% 감소한 이후로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내수증가율은 0.3%에 그쳤다. 특이사항은 전국민이 고유가와 고물가·고환율로 고통을 받는데 국내총소득(GDI)이 전기대비 1.6% 증가했다는 점이다.1분기 GDI가 2.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에 대해 한은 박진욱 국민소득팀 차장은 “상반기 원유를 230억달러 수입하고, 이중에서 가공한 제품(경유 등)을 110억달러 수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고유가로 피해도 봤지만 부분적으로 혜택도 보았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GDI가 크게 개선된 것은 다행스럽지만, 내수기업과 수출기업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 실장은 “가계·기업·정부 등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최소 3분기까지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발언대] 여름철 물놀이사고 예방하려면/박옥수 광주 동부소방서 지산119안전센터

    [발언대] 여름철 물놀이사고 예방하려면/박옥수 광주 동부소방서 지산119안전센터

    국민소득 증가와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됨에 따라 가족단위의 레저문화를 즐기는 인구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해수욕장이나 강, 계곡을 많이 찾게 된다. 물놀이를 할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사고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물놀이 사고는 피서객들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안전 불감증에서 시작된, 사고의 빈번한 발생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금지 지역에서 절대로 물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밥을 먹고 바로 수영하지 말고, 손·발 등의 경련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고, 어린이가 물놀이할 때는 어른들과 함께 하거나 보이는 곳에서 물놀이를 하게 해야 한다. 너무 깊은 곳이나 아주 차가운 물에서 절대 수영을 해서는 안 되며 하천바닥은 굴곡이 심하고 깊이를 모르는 곳에서 갑자기 깊은 곳으로 빠질 수도 있으므로 안전구역 내에서만 수영을 해야 한다. 보트장이나 풀장에서는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르고, 강이나 계곡에서는 다이빙을 삼가고, 비가 오거나 천둥·번개가 칠 때에는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물놀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지체없이 119로 신고해야 한다.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는 큰소리로 주위 사람에게 알리고 무작정 구하려고 물속에 뛰어들지 않아야 한다. 익수자를 구할 때는 로프나 튜브, 긴 막대기 등으로 구조하고 부득이 접근시에는 수영에 익숙한 자가 익수자 뒤에서 구조해야 하며 인공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실시하여야 한다. 이같이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안전수칙과 대처요령을 숙지하여 올여름 피서철에 한건의 물놀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피서를 가면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음주수영은 심장마비의 위험이 커 반드시 피해야 한다. 모두 물놀이 안전수칙을 준수하여 사고를 예방,‘안전한 한국’을 실현해야 한다. 박옥수 광주 동부소방서 지산119안전센터
  • [CEO칼럼] 기본기에 충실한 사회 가꾸자/윤용로 기업은행장

    [CEO칼럼] 기본기에 충실한 사회 가꾸자/윤용로 기업은행장

    국가대항 운동경기를 보게 되면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가 외국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기보다는 승부 위주의 훈련에 매달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축구경기에서의 문전처리 미숙이라는 오랜 난제는 신세대로 이루어진 요즘 대표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 이런 것일까. 필자는 축구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는 못한다. 다만 좀 더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기본부터 착실히 가꿔가는 자세가 약한 데에도 일부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기본기가 약하면 처음에는 성과를 보일지 몰라도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그 이상의 발전이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의 기본기를 우리의 삶에 비유하면 ‘기초질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지선·신호 지키기, 길거리에 침 안 뱉기, 꽁초 안 버리기 등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은 로버트 풀검이 쓴 베스트셀러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에서처럼 우리가 다 아는 것이다. 다만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일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국가에서 이런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이경규가 간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횡단보도 정지선과 신호 지키기 운동을 벌인 바 있다. 꽤 인기를 끌었던 그 코너의 장기방영으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질서 지키기가 상당히 뿌리내렸다는 보도를 접한 기억도 있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다시 방영되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교차로에서 꼬리를 물고 들어가 결국 정체를 야기하는 얌체족이나 고속도로 갓길운행 및 버스전용차선 위반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창밖에 담뱃재를 터는 운전자들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것도 씁쓸한 소식이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 남이 보지 않는다고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자가 많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낙담하게 된다. 미국 카터 행정부시절 안보담당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는 세계사에서 헤게모니를 쥐었던 나라들은 단순히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의 우위에 의해 1등이 됐던 것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로마 시대에는 로마가 군사력과 경제력은 물론 교육 법제 문화 정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끌고 갔던 것이다. 현재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류국가로서의 위상 확립이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는 자원 없고 가난한 국가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고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일을 이룩한 우수한 민족이라는 것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력만이 아닌 우리 삶의 기본기에도 충실해야 한다. 채근담에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같이 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히 하라는 말이다. 결국 남을 배려하는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말일 것이다. 하나 요즘 세태를 보면 자기에게는 봄바람 같고 남에게는 가을서리같이 엄격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도 가지게 된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개펄체험장·리조트 갖춘 ‘관광 허브’로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개펄체험장·리조트 갖춘 ‘관광 허브’로

    한여름 태양볕이 내리쬐는 남도(南道)의 바닷가. 스피드 보트가 잔잔한 수평선을 가른다. 점점이 떠 있는 요트 행렬은 호주 시드니나 미국의 마이애미 해변을 연상케 한다. 한때 접근조차 어려웠던 섬마을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개펄에서 머드팩을 즐기는 여인들, 짱뚱어를 잡기 위해 펄을 뛰어다니는 조무래기들, 낚시 가방을 둘러멘 낚시꾼들로 가득하다. 수평선 멀리 저녁 노을이 물들면 연인들은 마리나 콘도의 꼭대기층에서 밤바다를 감상하며 낭만에 젖는다. 이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섬들의 미래상이다. 개발과 보존 등 섬을 재발견하려는 사업들은 이미 시작됐다. ● 고립·불편의 상징에서 ‘미래의 땅´으로 고립과 불편의 상징이었던 섬들이 ‘미래의 땅’으로 다가서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둔 우리나라에서도 ‘섬 개발’에 시동이 걸렸다. 동·서·남해안 할 것 없이 섬과 바다를 테마로 한 개발사업과 관광상품이 잇따라 나와 인기를 더하고 있다. 섬과 해변에는 호텔과 콘도, 골프장, 개펄 체험장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으로 사람과 돈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확 트인 바다를 마주하며 도시생활의 찌든 때를 씻어 보려는 행렬이다. 전남도립대 박찬규(호텔관광레저과)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 대부분의 관광과 레저가 바다로 향한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요트 소유’가 부자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섬 개발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자치단체들도 ‘해양 관광·레저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전국 섬의 62%(1964개)를 갖고 있는 전남도는 섬 개발의 중심에 서 있다. 개발의 방향과 테마를 설정하기 위한 유·무인도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자체들 선점 경쟁 치열 이 사업은 섬에 주제별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들어 도시풍의 여가를 즐기게 하는 한편으로 때 묻지 않은 천연 섬의 정취와 인정도 느낄 수 있는 개발·보전 사업들이다. 전남도가 만들고자 하는 뱀 섬도 생태관광의 하나다. 인천시는 강화·옹진군 일대 섬과 해안을 대대적으로 개발한다.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의 배후 관광단지를 겨냥하고 있다. 경남 거제·통영, 충남 태안·보령, 전북 군산·부안 등 해안을 낀 전국 각 자치단체가 섬을 ‘미래의 자산’으로 삼고 있다. 투자와 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력 기업과 재력가들의 섬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 통일교 산하 기업인 일상해양산업㈜은 2012년 여수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시 화양지구(화양면 장수리, 사도·낭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관광 리조트를 조성한다. 이곳 990만㎡에는 2015년까지 1조 5000억원이 투자된다. 이 회사 조성락(52) 경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 거문도·소리도 등 남해안 일대 섬을 바다 낚시·크루즈·헬기관광의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수세계엑스포, 해양관광산업의 견인차 화양지구와 이웃한 율촌면∼소라면을 잇는 해안가와 섬은 한때 여수 엑스포 개최지 확정과 맞물려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도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004년 소라면 사곡리 모개도(무인도)를 사들였고, 맞은편 해안가의 땅은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가족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엔 탤런트 ‘최불암 섬’이 있고, 순천만을 마주한 곳에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땅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유명인들의 섬 매입 등이 알려지면서 이곳 일대 땅값이 20만∼30만원으로 2∼5배 올랐다.”고 귀띔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전남에선 다도해에 ‘갤럭시 아일랜즈’ … 한국형 사파리 만든다 ‘한국형 사파리를 만들자.’ 은하수처럼 점점이 떠 있는 전남 서·남해안 섬에 한국형 사파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사파리의 대명사인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공원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사자들, 이를 뺏으려는 하이에나의 반격, 누떼의 대이동 등의 동물세계가 펼쳐져 보는 이의 넋을 빼놓는다. 전남도의 섬 개발 사업은 다도해 해양관광권을 조성하는 ‘갤럭시(은하수) 아일랜즈(섬)’ 프로젝트다. 다도해의 자연 경관을 주제별로 개발,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만든다. 사업비는 4조 5898억원(국비 2438억원, 지방비 1912억원, 민자 4조 1548억원)이 들 전망이다. 오는 2015년까지 도내 40여개 서·남해안 섬을 4개 클러스터(지구)로 묶어 15개 주제별로 개발한다. 4개 지구는 ▲다이아몬드제도(신안·영광지구)에 ‘동물·휴양의 섬’ ▲조도(진도·해남지구)에 ‘명상·전망·음악의 섬’ ▲보길도(완도지구)에 ‘건강·체험의 섬’ ▲사도·낭도(여수·고흥지구)에는 ‘가족·생태의 섬’을 만든다. 각 섬에는 요트 계류장, 상·하수도, 호텔·콘도 등 숙박·레저시설이 확충된다. 벌써 성과물도 나오고 있다. 이태 전 문을 연 신안 증도의 ‘엘도라도 리조트’는 성수기 때 한달 전에 예약이 동날 정도다. 민간 자본 등 600여억원이 투입된 이 휴양시설은 82만여㎡ 부지에 29개 동 184실 규모로 건립됐다. 개펄 생태체험과 갯바위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형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증도 관광객들에게 섬 일주용으로 자전거를 그냥 빌려준다. 인근 임자도 모래사장에서는 말을 타고 달리는 해변 경주를 선보인다. 전남도는 이 사업을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J-프로젝트) 등 주요 국책사업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갤럭시 아일랜즈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남해안 섬들이 동북아시아 해양관광 거점으로 인식돼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남에선 무인도에 누드섬·크루즈 운항등 2010년까지 남해 관광벨트 추진 경남도는 정부가 추진 중인 ‘남해안 섬 관광벨트 개발사업’과 연계, 섬과 해안을 ‘제2의 지중해’로 만드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천혜의 경관을 지닌 남해안 섬들을 선별해 세계적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은 정부의 ‘남해안 관광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추진될 전망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최근 이와 관련, 섬 개발의 한 사례로 무인도 등에 누드섬을 조성하고 관광객에게 지리산의 청정 한방 제품을 공급하는 등의 섬 개발 구상을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섬을 일주하는 크루즈선 운항사업 계획 구상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제시의 저도·지심도·내도·외도 등 해상국립공원에 있는 4개의 섬은 ‘남해안 시대 동양의 진주’로 만들 계획”이라며 섬의 관광자원화에 큰 의욕을 보였다. 도는 지난 2000년부터 통영, 거제 등 섬을 낀 도내 10개 시·군과 함께 ‘남해 관광벨트 10년 사업’을 추진 중이다.2010년까지 26개 사업에 8460억원(공공 4077억원, 민자 4383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여기엔 개펄을 체험하는 사천 비토섬 개발 등 섬들의 특성에 맞는 개발안이 포함돼 있다.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에는 내년까지 100여억원이 투입돼 숙박시설, 예술가 체류시설, 공연장, 탐방로 등이 만들어져 체류형 관광지가 조성된다. 섬에 있는 폐교를 활용한 사업이다. 통영시 욕지면 연화도에도 내년까지 녹차밭, 야생화단지, 산악자전거·낚시 체험장, 바다생태공원을 갖춘 해상관광공원이 만들어진다. 진해시는 자체적으로 경남도의 ‘남해안시대 프로젝트’에 포함된 유·무인도를 연계한 대규모 요트산업을 해양관광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시는 올해 추경 예산에 46억원을 확보해 소쿠리섬(10만 8612㎡)과 초리도(5만 7227㎡), 지리도(2만 331㎡), 웅도(1만 413㎡) 등 4개 섬(19만 6583㎡)을 매입한다. 또 우도·송도·연도·수도 등 4개 섬은 하반기 추경 때 예산을 반영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데스크시각] ‘잃어버린 10년’과 ‘747’/손성진 경제부장

    [데스크시각] ‘잃어버린 10년’과 ‘747’/손성진 경제부장

    요즘 제일 궁금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심정이다.1년 전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을 거론하며 참여정부를 공격했었다. 당시 청와대는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했지만 국민들은 뺨 맞은 게으름뱅이 쳐다보듯 했다. ‘잃어버린 10년(the lost decade)’은 19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 기간을 일컫는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수많은 기업과 은행이 도산했다. 누가 먼저 차용해서 썼는지는 모르지만 한나라당의 집권에 이 구호가 일조를 한 것은 틀림없다. 참여정부의 5년은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이 된 것이나 수출 3000억달러 달성 등은 ‘공’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폭등, 양극화의 심화, 청년실업 대란 등은 어쩌면 공보다 더 큰 ‘과’다. 그렇더라도 버블붕괴에서 비롯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참여정부의 경제에 빗댄 것은 분명 잘못이었다.10년 넘게 0% 성장률을 기록했던 일본과는 달리 참여정부 시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국민들은 참여정부에 등을 돌렸을까. 다수의 국민들은 경제가 좋다고 느끼지 못했다. 성장의 과실이 고르게 분배되지 못한 탓이다. 다수의 국민들이란 소득을 다섯 단계로 나눌 때 아래에서 위로 세단계까지, 즉 하위 60%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731만 2000원으로 하위 20%의 86만 9000원보다 8.41배나 높았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에 7.81배였는데 계속 높아졌다. 참여정부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했어도 소득 하위 계층은 체감하지 못했다. 분배를 지향한 참여정부의 정책적인 목표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다. 그 원인은 부동산 가격 폭등, 땅값 급등으로 나타난 지역균형개발의 부작용 등이다. 생각은 좋았지만 방법이 틀린 것이다. 부(富)는 특정계층에 집중됐고 국민의 대다수는 그 부에서 소외됐다. 다수의 국민들은 참여정부에 등을 돌렸고 이명박(MB) 대통령을 선택했다. 사실 이들은 이념과는 무관하다. 보혁과 여야를 넘나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관심은 이념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이다.50%대까지 올라갔던 MB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것에는 그런 배경이 있다. 그런 점에서 촛불시위를 보혁의 논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가장 절박한 사람들이다. 실업자도 있고 노숙자도 있다. 한때 MB의 지지자였던 사람들도 섞여 있을 것이다. 이들이 촛불을 들고 나온 것은 단지 쇠고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위 계층이나 재벌을 위한 성장 일변도의 정책, 민심은 도외시한 국정 운영에 대한 반발이다. 국민들은 실망하고 후회하고 있다.‘잃어버린 10년’이 왜곡된 구호인 것처럼 ‘747(7% 성장,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 선진국)’도 허황된 프로파간다임을 깨달았다. 물론 장기 발전 전략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난국에는 민생이 먼저다. 다수 국민들의 삶을 외면한 비전은 헛것이다. 구호로 국민들을 현혹했다면 책임은 더 크다. 민생은 피폐해 있다. 생각보다 심각하다. 상위 20%에게 기름값 인상쯤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하층민들에게는 버스요금 100원 인상도 부담스럽다. 아직 시간은 있다. 지난 몇달 동안 보여준 국정의 난맥상은 실용정부의 남은 기간 동안 스스로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매도 빨리 맞아야 고칠 시간을 벌 수 있다. 시위만이 능사가 아니다. 촛불도 끄고 기다려 볼 때가 됐다.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잃어버린 5년’의 출발점이 되지 않도록. 손성진 경제부장 sonsj@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암초에 걸린 섬개발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암초에 걸린 섬개발

    ■ 일손놓고 반대운동…덕적도 핵폐기장 건립 등 ‘좌초’ 정부는 1994년 인천 옹진군 덕적도 인근 굴업도에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을 추진했다. 육지와 90㎞ 떨어진 데다 주민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덕적도 주민들은 일손도 놓은 채 반대운동에 나서 핵폐기장을 무산시켰다. 당시에는 환경단체의 영향을 받아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섬이 망할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14년이 지난 지금 상당수 주민들은 “핵폐기장의 위험성이 과장됐다. 섬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었는데….”라고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이어 핵폐기장 대상지로 떠오른 전북 위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다. 섬 개발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섬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육지에서 시행키 어려운 국책사업이나 관광레저사업 등이 우선 개발 대상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섬의 폐쇄성과 배타성, 환경문제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섬에서는 작은 시설 건립을 둘러싸고도 외지인과 원주민이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 옹진군 모 섬의 경우 외지인들이 숙박시설을 지을 경우 완공 후 5년이 지나야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마을 정관으로 정해 놓았다. 인천 용유·무의도 일대 21.65㎢에 추진되는 해양관광단지도 주민들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시가 독일 캠핀스키 그룹과 협약을 체결한 관광단지 개발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건양대 권경주 교수는 “주 5일제 근무 등으로 섬 관광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투자비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섬 개발이 예상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개개의 섬이 지닌 특수성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하도록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섬=휴양지’라는 도식화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해양문화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예로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경우 빼어난 경관 외에도 ‘홍어’ ‘흑산도 아가씨(해녀)’ ‘정약전과 자산어보’ 등 흑산도 하면 떠오르는 콘텐츠들이 많으므로 이러한 요소들이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적극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성환 신안문화원 사무국장은 “단순히 개발이 편리한 지역에 인공적인 휴양지를 조성하는 것은 한계점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해양문화 콘텐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외자유치 실패로 안면도·행담도 사업 표류 섬개발 실패 사례 자치단체 등이 추진 중인 섬 관광지 개발사업이 민자유치가 여의치 않거나 난개발, 부동산 투기 등으로 개발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충남도가 1989년부터 추진 중인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은 외자유치 무산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4년까지 7408억원을 들여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리 일대 꽃지해수욕장 주변 380만㎡에 골프장·호텔·콘도·워터파크 등 국제적인 고급 휴양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도는 2006년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나 법정 소송에 휘말려 중단됐다. 탈락한 컨소시엄측이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대전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선정 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충남 당진의 행담도를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사업도 외자유치 실패와 무리한 사업 추진 등으로 사업이 중단됐다.1999년 싱가포르 투자사인 에콘과 현대건설의 컨소시엄이 지분 90%, 한국도로공사가 지분 10%로 행담도개발㈜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했다.1단계로 기존의 섬에 휴게소를 건설하는 사업은 2001년 마무리됐다. 그러나 2단계 행담도 주변 해양복합레저타운(오션파크리조트) 건설사업은 투자사의 부도 등으로 매립만 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개펄이나 바다를 메우는 섬의 간척 사업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연구팀 김준 연구위원은 “외국에서는 해양오염 정화 역할을 하는 갯벌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역 간척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섬을 친환경적인 관광자원으로” 장승우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장 “섬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입니다.” 장승우(전 해양수산부 장관)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장은 “국민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해양관광·레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여수 해양엑스포는 섬 개발을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위원장은 “엑스포 행사장과 주변섬에 설치되는 각종 시설물의 사후 활용 방안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바다와 섬이 어우러지는 쾌적한 공간 구성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 통영∼전남 목포 앞바다 섬들의 경관은 세계 어느 지역의 것보다 아름답다.”며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섬이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섬들이 그동안 제모습을 잃지 않은 것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됐기 때문”이라며 “개발을 위해 일부 규제가 풀린다 할지라도 해당 지자체장과 주민, 시민단체 등이 앞장서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이탈리아 나폴리 등 지중해 연안의 유명 휴양지 섬들의 경관은 우리나라 다도해에 못 미친다.”며 “그럼에도 세계인의 발길이 몰리는 것은 인문·자연 경관을 잘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개발한 덕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연 경관을 손대지 않으면서 사람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숙박·레저 시설을 적절히 배치하고, 체계적인 개발에 나선다면 동남아의 푸껫·발리 등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李대통령에 바란다] 전·현정권 실세들의 조언

    국민의 압도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초기 혼란상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어떠해야며,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가. 서울신문은 창간 104주년을 맞아 전·현 정권에서 대통령을 근접 보좌한 인사들의 경험을 통해 대통령이 유념해야 할 덕목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과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전병헌 민주당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으로부터 받은 설문 결과를 지상좌담 형식으로 싣는다. ■ “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적 성장과정에서 체감한 사회 변혁 욕구를 대통령이 된 뒤에 실현하려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시대상황과의 괴리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철폐 등은 1980년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화투쟁을 할 당시에는 절박한 과제였을지 몰라도 그의 집권기에는 국민의 절대 관심사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생회복을 여망하는 국민의 염원보다는 정치에 과잉욕구를 보인 측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본인이 개발독재 시대에 기업인으로서 꿈꿨던 정치적 리더십을 지금 실현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빈 사무실에 불을 끄라고 독촉한다든지, 현장으로 달려가 공사감독관 같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박정희식 리더십’을 연상시킨다. 이런 ‘계몽형 리더십’은 민주의식이 급성장한 지금의 국민 수준과 충돌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임태희 의원 청와대 회의 때 이 대통령이 직접 커피를 타서 마시는 장면이 가끔 텔레비전에 비친다. 모두가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게 된다면, 그것은 계몽형이라기보다는 솔선수범형이 아닌가 싶다. 이 대통령이 과거의 프레임에 얽매여 행동할 것 같지는 않다. 청계천 복원을 위해 주민들을 4000번이나 찾아다닌 일화는 유명하지 않은가. 대통령께서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바라보시는 분이다. 미래를 언제나 꿈꿔 왔기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병헌 의원 자신의 오랜 정치적 비전을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지도자의 핵심 덕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겪어본 경험이 없었지만 앨빈 토플러의 저서를 통해 정보화 시대의 가치와 흐름을 예측하고 자신의 비전으로 만들었다. 자문기구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석학들과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대통령의 비전을 진화시켜야 한다. ●이광재 의원 역사를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국가의 관점에서 크게 봐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정경유착을 척결했고, 권력기관의 권력 남용을 청산했을 뿐 아니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시대변화에 따라 동맹의 성격규정도 달라져야 한다. 한·미동맹만 하더라도 안보와 경제 일변도에서 환경, 보건 등으로 이슈가 다양해지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따른 환경오염 논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등은 그동안 곁가지로 여겨져온 이슈들이 동맹관계 자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변화된 시대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이 대통령이 시대변화를 입체적으로 읽는 안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임 의원 국가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질수록 관심분야가 국방, 외교와 같은 거시 담론에서 환경, 안전과 같은 민생 이슈로까지 확산되는 게 당연하다. 정부로서도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것이다. 미·중·러·일의 4강 외교를 강화해 이전 정권에서 왜곡된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동맹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칭했다. 그러나 외교적 관계는 단순히 경제적 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문화, 환경, 노동,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총체적 평가를 통해 진전되거나 후퇴한다. 한·미관계에서 쇠고기 수입문제는 경제교역 측면에서는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검역주권포기, 국민 건강권 위협 등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이번 사안을 경제교역의 한쪽 측면에서 한정 짓는 잘못된 시각으로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세가 오히려 한·미 국민간의 불신까지 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의원 미국한테 잘 보이려다가 국민도 잃고, 미국에도 못 보이고 있다. 이전 정권 때는 ‘대북 퍼주기’라고 비판하더니 지금은 옥수수를 준대도 북한이 안받는다고 하고 있다. 새로운 한·일관계 역설하고 귀국하자마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로 시끄러웠다. 바삐 다니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섬세함과 치밀함이 있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4개월이 지났다. 이때가 되면 대통령은 보통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가. 또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까. ●임 의원 제대로 일 한번 못해보고 금쪽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안타깝다. 차분한 마음으로 일할 시간과 기회를 국민들이 주셨으면 한다. ●전 의원 취임 후 4개월이 지나면, 내각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추진하려는 국가 정책의 큰 가닥들이 잡히게 된다. 언론과의 허니문 관계도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정부 비판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선거 당시 자신을 당선시켰던 국민의 지지율을 지속시키고 싶은 욕심이 들게 된다. 그래서 충분한 검토 없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발표하거나, 국정운영의 우선순위와 관계 없이 자신의 신념 체계에 기반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지나친 자신감과 조바심으로 충분한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절제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 의원 정권은 유한한 것이고 5년은 짧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한다. 핵심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직사회를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집단으로 다듬어야 한다. 대통령은 큰 것만 결정하고 총리와 내각에 권한을 확실히 줘야 한다. 국무조정실과 국정홍보처를 부활하고, 경제부총리를 신설해야 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취임 초 몇가지 실책으로 큰 위기에 몰렸으나 과감한 자기교정으로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임 의원 정치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루어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 개각 등은 여론에 따라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한 노력의 결과로 봐달라.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취임 100여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두 번씩이나 했다. 문제는 교정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충분히 그 절박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국정의 전면 쇄신을 얘기하다가 슬그머니 소폭개각에 그친 것도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여전히 4년 반의 임기가 남아 있는 최고 권력자라는 교만한 유혹에서 벗어나야만 민심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의원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에도 처음엔 어려웠는데 나중엔 시민들 지지가 높았다. 이를 기억해 자신감을 갖는 건 좋은 일이나 현재 국면은 매우 심각하다.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반쪽 또는 그들만의 나라와 인맥이 아니라 국민전체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 ▶역대 어느 정권이든 편중인사, 코드인사 논란이 나오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개선책은 없을까. ●임 의원 최선을 다해 최고의 인물을 뽑더라도 잡음이 일고 문제가 지적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공평무사한 인사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지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고, 단기적으로는 인재풀을 넓히고 인사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자 유일한 해법이다. ●전 의원 대통령이 자신과 비전을 공유하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상식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에 집착해 정무직 공직자나 공공기관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형식에 대한 필요성을 일부에서 보고했지만 묵살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이나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에 대한 보은인사를 위해 법에 명시된 임기를 무시한 채 공개적으로 점령군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또 대통령의 합리적 인사를 보좌하기 위해 국민의 정부는 인사위원회를 신설했고 참여정부는 이를 활성화시켰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폐지했다. ●이 의원 청와대가 인사를 주도하는 폭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 주요 장·차관과 9개의 ‘공룡 공기업’ 사장만 임명하고 나머지 공기업은 내부승진을 원칙으로 하면서 평가를 철저히 해 나가는 방향이 좋다. ▶대통령이 돼서 청와대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기본적으로 권력에 대한 독점욕이 강해진다는데 개선책은 없나. ●임 의원 다원화된 사회에서 대통령 1인의 의사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면, 결국 얼마나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다. ●전 의원 대통령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기 쉬운 시절은 선거운동기간이다. 사회 전 분야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다 할 수 있다고 약속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청와대에 들어가는 순간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된다. 재정 수요와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을 수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조급함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조급함이 더 센 권력, 더 큰 권력을 지향하게 만들고, 자칫 제왕적 통치스타일을 가져올 수 있다. ■ “다양한 참모진 견해 청취하면 실세 부작용 막을 것” ●이 의원 권력은 권력자가 자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 내각에 ‘정무 차관직’을 신설해서 여당 상임위 간사 등이 차관을 맡아 일해 나가면 정부와 국회 간 협조가 좋아지고 국회의원들은 국정경험을 축적해 나갈 수 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정권 실세의 전횡에 대한 논란 역시 정권에 따라 끊이지 않는데. ●전 의원 대통령 주변에는 두 부류의 참모가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과대포장해 실세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과 자신이 하는 일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특정인이나 기관만의 보고와 견해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참모진의 견해를 청취하는 태도가 실세의 부작용을 막는 근본 해결책이다.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의 보고는 때론 비서실장을 거치지 않고도 가능했다. ●이 의원 시스템으로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참여정부에서는 민정, 인사, 비서실장 등이 각기 서로 다른 자료를 기초로 견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은 업무의 태반이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들은 정치권에 장악 욕구를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친노(親盧)인사들이 주도한 열린우리당 창당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18대 총선을 앞두고 빚어진 한나라당 공천 내홍은 특히 대통령의 여당 장악 욕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평적 당·청관계는 한국적 현실에서 요원한 과제인가. ●임 의원 대통령은 한 정당의 후보에서 출발하지만 일단 선출이 되고 나면 행정부의 수반이 되고, 정당은 의회에서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때문에 대통령과 당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를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는 기준으로 보기보다는 협력 관계의 강화, 건전한 긴장관계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전 의원 본질적으로 정치문화의 전근대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회와의 정당한 관계 설정보다 여당이라면 무조건 대통령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편의적 관계 설정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과 의회에 대한 설득 대신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공천권에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비전과 철학 있는 지도자라면 오히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자신의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의원 정부와 국회의 활발한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 장관 보좌관제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무 차관제를 만들어 당과 정부가 협력하도록 만들고, 대통령이 상임위 별로 주요 법안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여당내 차기 대권주자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시각도 불편한 느낌이다. 당·청분리를 공언했던 노무현 대통령마저 정동영·김근태 두 유력 주자를 내각으로 불러들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영남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대통령이 여당의 대권주자를 인위적으로 견제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가 될 정치인들을 견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당의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역량 있는 인재를 폭넓게 갖춘다는 측면에서 정치인 입각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전 의원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정운영보다 최선의 방책은 없을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여권 내 대권주자들 때문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방해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권주자들 역시 차기를 위해서 현직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이유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불안해질수록 차기 대권주자들에게 쏠리는 힘은 커지고 그만큼 권력누수가 빨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여권 내 차기주자들에 대한 관리와 견제에 일정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 의원 과거 대통령들은 레임덕이 온다는 이유로 당내 대선 주자들의 활동을 극도로 자제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대선 후보감이 되는 사람들을 총리와 장관에 기용해서 함께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농단 논란 역시 정권이 바뀌어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여당 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처신이 논란이 됐다. 이런 정치문화를 개선할 방도는 없을까. ●임 의원 전직 대통령들의 친인척들과 이상득 의원을 병렬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의원이 무슨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전 의원 정치문화적 측면에서 친인척이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여전히 대통령의 권력 행사가 어느 정도는 사적 관계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불순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영광 뒤에서 알게 모르게 불편함을 겪는 친인척들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보다는 세심한 관심과 배려로 친인척에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차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 의원 떠나는 길이 최선이다. 가만히 있고 싶어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대선주자 시절부터 누려온 압도적 지지율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게 오히려 집권 초 국정난맥상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지율이 높을 때 대통령의 심리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또 지지율이 추락했을 때 대통령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나. ●임 의원 국가 지도자들이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흔하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가 발달할수록 국민들은 다양한 욕구를 표출하는 데 반해 이를 즉각즉각 제도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만층이 증가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지지율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등락만으로 정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지지율이 하락하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전 의원 이 대통령은 압도적 당선으로 자신감이 지나쳐 상당히 교만한 수준까지 가 있었음을 어법과 표정에서부터 읽을 수 있었다. 지지율이 높을 땐 국정운영의 자신이 생기고 청와대 안의 분위기 전체도 좋아진다. 그러나 자신감이 지나치면 교만해지고 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 대통령은 그런 전철을 밟았다. 우리 국민은 착하고 용서를 잘하는 국민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 어린 반성으로 통치 스타일을 과감하게 바꾸고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익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의원 민심을 얻어야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는다. 바른 말 하는 참모가 필요하다. 만약 촛불이 장마철이고 방학이라 꺼질 것이라고 보고하는 참모가 있다면 즉시 파면해야 한다. 거리의 촛불시위대를 구속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보는 수백만을 볼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직언과 교언(巧言)을 구분하는 일이 무척 힘들 것 같다. 인(人)의 장막을 뿌리치고 정확한 민심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 의원 ‘크로스체크’이다. 대통령이 되면 수많은 정보가 올라온다. 비서진이 됐건 비선 조직이 됐건 아부와 조언, 직언도 많이 올라온다. 직언과 교언을 구분하는 일은 힘들지만 다양한 참모, 기관을 제대로 활용하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골라낼 수 있다. 인의 장막에 갇히지 않으려면 대통령 스스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측근들보다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측근들에 의한 인의 장막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구중궁궐 청와대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외부인사와 현장의 숨소리를 자주 접촉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이 의원 얼핏 보면 생산성이 떨어져 보이는 국회의원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모두 그 나름의 힘이 있고, 감각이 있다.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의견이 잘 조화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전광삼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MB외교,예견된 인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MB외교,예견된 인재/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엎친 데 덮쳤다. 사방이 꽉 막혔다. 출구가 안 보인다. 이러한 대형사고는 이미 예견됐기 때문에 단순사고가 아니라 인재(人災)다. 이러한 사고는 이명박 대통령이 유발한 측면이 크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일본에 사과나 반성을 요구하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3·1절과 4월 방일 때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맺겠다고 선언했다. 가뜩이나 없는 본전에 카드마저 완전히 노출된 초보는 판만 기다려 오던 타짜에게 완전히 걸려들었다.7월 G8 확대 정상회의 길에 일본이 독도를 사실상 자기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하겠다는 데도 집안사정이 안 좋다고 조금 기다려 달란 말밖에 못했단다. 청와대도 부인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도 그런 말이 오갔다고 정말로 믿고 싶지 않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이 대통령이 국회에 나가 남북당국의 전면적인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연설했다. 연설을 준비하는 동안 이 대통령은 이미 북한군의 총에 안타깝게 국민이 희생된 것을 알고 있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틀 뒤 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하여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거부했고 제1차 남북정상회담(6·15공동선언)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10·4선언)의 성과에 대하여 명백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북한은 국민의 희생과 관련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우리측의 전통문마저 거부하기까지 했다. 이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남북 당국자간 대화는 제안 당일 무참히 깨진 것이다. 이렇게 금강산 관광마저 중단된다면 이 정부 출범 이래 그나마 유지된 남북 민간대화 채널마저 모두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다. 해결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결의지나 진정성이 문제일 뿐이다. 남북문제만 잘 풀린다면 쇠고기 정국 이래 꼬일 만큼 꼬인 국내 현안에 돌파구를 만들 수 있기에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게다가 최근 동북아 정세를 돌이켜보면 우리 정부만이 소외된 듯한 형국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곧 북한의 핵포기 대가로 1500만달러와 중유지원으로 5300만달러를 제공한다.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하고 6월27일에 영변 냉각탑을 폭파하자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대북 적성국 교역법 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어차피 당국끼리 대화하자고 연설할 것이라면 지난 1월 중순 북이 당국자 회동을 제안했을 때 미루지도 말고 ‘선’이라도 만들었어야 한다. 어차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피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함께 이행하자고 선수를 쳤어야 한다. 또 10년 안에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 수준으로 만들 수 없다면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말았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이 6월29일 3만 7000t의 밀을 보냈을 때 기꺼이 받았지만 그 다음날 우리 정부가 5월 중순부터 지원하겠다고 기다린 옥수수 5만t은 거절했다. 북측은 이때도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의 옥수수 지원에 대한 수용의사를 묻는 전통문마저 접수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같이 퍼주기식 남북관계는 없고 북한이 먼저 달라질 것을 주문했지만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아마 더 대대적으로 퍼줘야 할지도 모른다. 한·미관계도 심상치 않다. 이 대통령이 창조적 실용주의로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고 천명했지만 6월3일 미국의 게이츠 국방장관이 방한했을 때 대통령을 예방하지 않고 그냥 귀국했다.7월의 답방을 취소하고 8월의 한·미정상회담을 발표할 때 두 번씩이나 사전조율 없이 미국이 혼자 질러 버렸다. 한·미 FTA 타결을 위하여 미국 쇠고기를 수입했는데 미국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올해 안 타결 가능성을 확 줄여버렸다. 임기말 힘없는 부시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가 너무 의존했던 것이다. 이제 주변정세의 흐름에 둔감했던 이명박 외교노선을 던지고 외교라인의 인적쇄신과 함께 심기일전해야 할 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박근혜 전대표 싱가포르 방문길 전·현직 총리와 ‘정상급 외교’ 모색

    박근혜 전대표 싱가포르 방문길 전·현직 총리와 ‘정상급 외교’ 모색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가 4박5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5월 호주·뉴질랜드 방문 때와 달리 총선 이후 큰 짐이었던 당외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어서 박 전 대표의 발걸음도 홀가분해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출국에 앞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2년 전부터 리콴유 전 총리를 비롯해 여러 분들의 초청이 있었는데, 사정상 미뤄지다 이번에 가게 됐다.”며 “방문기간 동안 리콴유, 고촉통 전 총리와 리셴룽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호주·뉴질랜드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방문에서도 전·현직 총리를 모두 만나는 등 ‘정상급 외교’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외교 역량을 국민에게도 보여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15일 방문 첫 일정으로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경제개발청을 방문해 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기준으로 7% 이상의 성장을 거둔 싱가포르의 경제 운용 방안을 청취할 예정이다. 또 인구 470만명의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국민소득 3만 5000달러로 올려놓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주택개발청과 에너지연구원, 과학기술연구원, 부패조사국 등을 잇달아 방문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서울광장] ‘7% 성장’ 환상 버려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7% 성장’ 환상 버려라/우득정 논설위원

    이달 초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4%후반(4.7%내외)으로 제시했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했던 ‘7-4-7 공약´(연 7% 성장,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의 포기라고 단정했다.747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국제 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프로펠러기로 기종이 바뀐 꼴이다.‘경제대통령´을 자임하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호언했던 이 대통령으로서는 몹시 난감했을 것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2012년까지 7%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공허하기만 하다. 올 성장 전망치 4.7%조차도 노무현 정부 막판의 경기 상승곡선에 빚진 측면이 강하다. 올 전망치 내용에서도 성장률을 물가보다 0.1∼0.2%포인트 높게 잡아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급등)은 아니라고 안간힘을 쓴 느낌이 든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4%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법질서 확립을 통한 노사관계 안정, 공공부문 비효율 제거 등 국가시스템 정비와 도로·철도·항망·운하 등 국토 인프라 확충, 각종 규제 완화와 세율 정비 등이 합쳐지면 연 7%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대선후보들도 6∼8%의 성장률을 내걸었다. 노무현 정부의 분배정책이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몰아붙이면서 국민들의 고도성장 향수를 자극했던 것이다.‘성장 DNA´ 외에는 명함을 내밀 수 없는 분위기였다. 당시 자료들을 검색해 보면 진보진영의 경제학자들과 ‘정신이 멀쩡한´ 경제학자들은 한결같이 이러한 성장률 공약이 실현불가능한 헛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진영의 한 경제학자는 ‘경제학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 경제학자는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는 시점에서는 5년내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연 6∼7% 성장해야 한다며 ‘MB호´에 한발 담그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물론 MB 주변에 포진했던 경제학자들은 경제 외적인 모든 수식어를 동원해가며 7% 성장 가능성을 적극 옹호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새 정부의 권력지도에 편입했거나 예비 번호표를 들고 대기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7% 성장을 공약했으나 대통령이 되고 보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7% 성장률 공약이 얼마나 발목을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들이 호황을 누렸음에도 최고 5%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고 했지만 성장을 결코 소홀히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은 더없이 열악하다.3차 오일쇼크가 가시화되고 있고 촛불정국에 함몰돼 경제주체들은 방황하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바닥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촛불만 꺼진다면´ ‘온 국민이 내 말만 따른다면´ ‘대운하와 민영화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747기는 비상할 수 있다고 되뇐다면 불행이다. 고통스럽더라도 바닥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7% 성장이라는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권력 주변에 둥지를 튼 인사들을 과감하게 솎아내야 한다. 국민들도 마음 속에 깊이 뿌리내린 성장률의 환상을 걷어내야 한다. 경제엔 결코 공짜 점심이란 있을 수 없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몽골 부정선거 항의 유혈시위

    몽골 부정선거 항의 유혈시위

    몽골이 유혈 폭력시위로 혼란에 빠졌다. 시위가 확산되자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은 2일 새벽 국영방송 포고령을 통해 4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AP,AFP 등이 보도했다. 이 기간 동안 야간통행과 대중집회가 금지되고, 언론 취재활동이 제한된다. 또 경찰은 시위 진압을 위해 발포 등 무력사용도 가능하다. 시위는 지난 주말인 29일에 실시된 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시비로 달아올랐다.2일 BBC 등에 따르면 집권당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60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충돌해 이 과정에서 최소 5명이 숨지고 시위대 등 300여명이 다쳤다.2명은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개표 결과 집권 인민혁명당이 전체 76석 중 46석을 획득하고, 몽골민주당은 26석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인민혁명당 당사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당사에 불을 지르고, 건물 내부를 약탈하는 등 폭력 양상을 보이자 경찰도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진압에 나섰다. 야당인 민주당측은 “부패 정권이 매표 행위로 결과를 조작해 승리를 앗아갔다.”고 비난하면서 인민혁명당의 사과와 재투표를 요구했다. 그러나 산야긴 바야르 총리는 “선거는 자유롭고, 공평하게 치러졌다.”면서 “민주당이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선거 결과를 비난하는 발언을 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몽골에서 선거와 관련해 이처럼 대규모 유혈 시위가 일어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90년 옛 소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로 전환한 이후 공산당 후신인 인민혁명당과 신생 민주당은 권력 투쟁을 벌여왔다.4년 전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도 했으나 2006년 첨예한 대립으로 갈라섰다. 이번 총선에서 양당은 경제성장에 한목소리를 냈으나 고비사막에 매장된 구리, 금, 석탄 광산 개발의 지분 문제를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인민혁명당은 광산 개발 국제투자협정시 정부 지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민간 기업이 과반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구 300만명의 몽골은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1500달러에 불과한 빈국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위기의 MB노믹스

    위기의 MB노믹스

    이명박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을 “1,2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3차 오일쇼크라고 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이 난국을 정부 혼자 해쳐나가기 어렵다. 정부, 국회, 근로자 등 모두가 위기 극복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부터 고유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물가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국회도 속히 문을 열어 민생안정 대책이 실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규제개혁이나 감세 등 제도개혁에 앞장서달라.”고 말했다. MB노믹스가 3중고(重苦:유가급등, 원자재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암초에 걸려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50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유가가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서 140달러 선을 달리고 있는 현 상황은 당초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할 때만 해도 상정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7·4·7(7% 성장·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강국)’로 집약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현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유명무실한 정책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4.7%로 하향 조정하는 한편, 성장보다는 물가안정과 민생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대외경제여건이 너무 많이 나빠졌다. 핵심은 급속한 유가 급등이다.”면서 “선진국의 성장전망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총체적인 대외경제여건의 악화로 인해 우리도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성장률은 떨어지는 반면 물가는 오르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온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로 199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정의는 없다. 학자의 관심사는 될 수 있어도 정부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든 아니든 간에 성장률과 물가상승 대책은 다 세워야 한다.”면서 이같은 우려를 애써 불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창출과 위기 극복을 위해서 경제주체들이 제 몫을 하면서 서로 참고 양보하는 고통분담의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고통분담론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촛불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경제위기론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제2의 IMF위기론’에 이어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지금 경제가 국난적 상황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추락하는 ‘MB 노믹스’

    추락하는 ‘MB 노믹스’

    실용정부의 ‘이름표’인 747 공약이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747은 7% 경제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도달, 세계 7대 강국 부상을 일컫는 말이다. 정부는 오는 8월15일 ‘선진한국 종합비전’을 발표하면서 5% 후반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최근 원자재가 상승과 국제 경기 하락 등 대외 여건 악화에다 대운하 건설 포기, 신규 고용 창출의 어려움 등으로 성장동력마저 잃고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장기목표 5%대에 머물 듯 25일 현재 실용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이후 6개월 동안 올해 경제 목표치를 수정한 것은 무려 4차례.7% 성장에서 슬그머니 6% 안팎으로 내려왔다가 급기야 4% 후반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대통령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는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새로운 국가비전과 더불어 747 공약 대신 실현 가능한 전망치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비전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대한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을 때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은 5.8% 정도”라면서 “물가 역시 하반기에 안정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반기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성장률 상향보다 경제 체질 개선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도 “정권 초반에 실용정부가 향후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할 비전을 발표하는 것인 만큼, 각종 경제지표를 현실화하고 정치·사회 등 전 분야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에 무릎 꿇은 ‘무늬만 실용’ 7% 성장률에 대한 의문은 대선 전부터 제기됐다.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등을 봤을 때 5% 이상의 성장은 ‘비경제학적’인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자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와 다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은 올 경제성장률을 4.8%,LG경제연구원은 4.6%, 삼성경제연구소는 4.7% 등으로 각각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는 4.1%에 그치고 있다. 자칫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성장률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성장률 수치를 뛰어넘은 것은 환란 이후에는 카드채 문제로 경제난을 겪었던 2003년뿐이다. 당시 소비자물가는 환율 문제까지 겹쳐 전년대비 3.5% 오른 반면 성장률은 3.1%였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747 공약이라는 비현실적인 정치 공약을 통해 현 정부가 집권했기 때문에 과도한 성장드라이브 정책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는 정부의 환율상승 유도에 따른 물가 상승, 그리고 서민 고통 가중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영표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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