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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농식품 바우처 확대의 과제

    [열린세상] 농식품 바우처 확대의 과제

    지난 3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역동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현재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식품바우처사업’을 내년부터 전국 단위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농식품 구입용 바우처를 지급해 취약계층의 영양·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시행 중인 미국 농무부(USDA)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농식품 바우처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은 국내산 채소와 과일, 우유, 계란, 육류, 잡곡, 꿀, 두부, 단순가공 채소류 등이다. 2020년 도입된 농식품바우처 시범사업은 올해로 5년째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참여하는 지자체와 수혜 대상 가구의 수는 매년 증가해 왔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는 2020년 4개 시군에서 올해 24개 시군구까지 증가했고, 수혜를 받는 가구도 같은 기간 1만 5000가구에서 9만 7000가구로 확대됐다. 올해는 148억원의 예산으로 4인가구 기준 월 8만원가량이 지원되고 있다. 그런데 농식품바우처사업이 내년부터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로 확대된다면 1조원 내외의 예산이 편성돼 4인가구 기준 월 10만원으로 지원 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바우처사업의 전면 확대는 크게 환영할 만하다. 우선 이 사업은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며 식탁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국내산 농산물 소비 기반 확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그동안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농식품바우처사업은 수혜자의 영양 불균형 완화와 의료비 절감, 그리고 국산 농산물의 수요 기반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끼니를 굶는 사람의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개인별, 가구별 소득 격차의 심화와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아직도 균형 있는 먹거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식생활 취약계층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2019년 약 188만명에서 2022년 245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득 1분위 최하위 저소득 계층의 실질 식품지출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저소득 가구와 고소득 가구의 식품비 지출액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저소득 취약계층의 경우 영양섭취 불균형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 등 식생활 관련 질병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결국 국가 전체적으로도 노동생산성 저하와 의료재정 지출 확대 등 사회적 비용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경제적 취약계층의 영양 및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농식품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제도가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향상과 의료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을 통한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저소득 빈곤층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 임산부, 노인 등 균형 있는 먹거리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도 맞춤형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저소득 취약계층에만 초점을 둔 농식품바우처 지원 사업의 범위를 노인, 임산부, 아동, 청소년 등 사회적 먹거리 취약계층으로까지 넓혀야 한다. 또한 농식품바우처 지원 사업을 식생활 교육과 긴밀히 연계해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올바른 식습관은 물론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모쪼록 농식품바우처사업이 먹거리 취약계층의 영양 및 건강 개선과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대표적 공익형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尹 “오물풍선·북러조약, 시대착오적 행동”

    尹 “오물풍선·북러조약, 시대착오적 행동”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 74주년을 맞은 25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러시아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과 관련해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우리가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올 때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이라고 지적했고, 군사동맹에 준하는 북러 조약 체결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참혹한 삶은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이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과 철통같은 안보태세가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며 “우리가 더 강해지고 하나로 똘똘 뭉치면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도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곳 대구는 6·25전쟁 초기 33일 동안 임시수도로서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곳”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유엔군과 함께,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고, 이 낙동강 방어선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미래가 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칠곡 다부동, 안강, 영천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며 “이 결정적인 승리가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 후 남은 것은 절망의 국토뿐이었지만 위대한 우리 국민은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면서 “피로써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의 뜻을 이어받아, 눈부신 산업화의 기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후 67달러에 불과했던 국민소득은 이제 4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고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며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로써 보답하고 제복 입은 영웅과 가족들이 존중받는 보훈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욱 확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한 고 정정태 하사와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한 간첩을 체포한 고 구남태 상병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 [사설] 역대 최고 국가경쟁력… 정치가 발목 잡지 말아야

    [사설] 역대 최고 국가경쟁력… 정치가 발목 잡지 말아야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20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그제 발표한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 내용이다. 특히 한국은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7개국 중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였다. IMD 평가 대상에 들어간 1989년 이래 종합점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올해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반적 기업 효율성이 33위에서 23위로 껑충 뛰었다. 생산성 및 효율성, 노동시장, 금융, 경영 관행, 태도 및 가치관 등 세부 평가 항목들이 고루 상승했다. 인프라 분야도 16위에서 11위로 5계단이나 올랐다. 기술, 과학, 교육 등의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결과다. 문제는 정부 효율성이다. 지난해 38위에서 39위로 한 계단 밀렸다. 기업은 성과를 내는데 정책이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조세정책이 26위에서 34위로 곤두박질쳤다. 세계적 악명을 떨치는 법인세, 개인의 근로 의욕을 꺾는 소득세 부담이 조세정책 성적을 끌어내린 직접적인 요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유례없는 징벌세인 종합부동산세 등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붙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의 노력과 별개로 정치 논리로 세제를 재단하는 일부터 근절돼야 함을 말해 준다. 새 국회 개원에 때맞춰 여야 없이 비효율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세제를 개편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으니 다행스럽다. 야권에서 실패한 종합부동산세 개편론에 먼저 불을 지폈고 여당도 상속세 개혁 등으로 글로벌 기준에 맞추겠다고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실도 상속세 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 수준으로 내리자는 기준치를 제시한 마당이다. 정치적 셈법이 국가경쟁력을 꺾는 패착은 더 없어야 한다.
  • 중산층 집 한 채 ‘稅폭탄 대물림’ 막는다… 과표·공제·세율까지 손질

    중산층 집 한 채 ‘稅폭탄 대물림’ 막는다… 과표·공제·세율까지 손질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상속세제 개편을 공식화했다. 기업의 가업상속 세제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상속세 체계를 한꺼번에 손보면서 과세표준과 공제, 세율까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4월 총선 직후부터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종합부동산세는 비싸지 않은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구상하는 세제 개편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치권에서 백가쟁명식으로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성 실장은 “서울 아파트 한 채 정도를 물려받는 데 상속세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녀·배우자 상속세의 일괄 공제 한도를 높여야 한다”며 구체적 방향까지 제시했다. 상속세가 부유층 세금에서 중산층 세금으로 확대된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집값 상승으로 서울에선 아파트 한 채를 물려줄 때 상속세를 내는 가구가 생겨나는 추세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 9957만원이었다. 상속세 일괄 공제 5억원과 배우자 공제 5억원을 적용받아도 초과분에 대한 상속세가 불가피하다. 상속세가 더이상 강남 3구만의 이슈가 아니란 의미다.정부는 우선 상속세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현행 상속세 공제 제도가 확정된 1996년 말 당시 서울의 50평형 아파트 가격은 5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28년간 물가와 자산가치는 크게 상승했는데, 공제 규모는 여전히 19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편 방향으로는 일괄 공제 5억원을 10억원으로 올리고 배우자 공제한도 5억~30억원은 아예 면제해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미국 등은 배우자 재산을 공동 재산으로 간주해 한도 없이 상속세를 면제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 2배 수준인데, 상속세 공제 규모는 미국이 1300만 달러(약 180억원), 우리나라는 5억원으로 36배 차이가 난다”면서 “28년째 기준이 바뀌지 않아 과세 대상자가 중산층, 서민까지 내려왔다. 배우자와 자녀가 낼 세금이 없어서 살던 집에 못 사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는 과세표준 ▲1억원 이하 10% ▲1억~5억원 20% ▲5억~10억원 30% ▲10억~30억원 40% ▲30억원 초과분 50%의 세율로 매겨진다. 이 과표 구간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처럼 과세표준과 공제(일괄·배우자) 두 가지만 조정하더라도 이른바 ‘중산층 집 한 채’는 상당 부분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과세액이 대폭 줄게 된다. 성 실장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하향 목표치로 명목세율 ‘30%’를 제시했다. OECD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은 25~26%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세표준 30억원을 초과했을 때 50%다. 물려주는 재산의 절반을 국가가 떼는 셈이다. 일본의 최고세율이 55%이지만 우리나라엔 최대 주주 주식 상속에 대한 20% 할증제도가 있다. 최고세율 50%의 20%에 해당하는 10% 포인트가 더해져 실질 최고세율은 60%다. 2020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사망으로 이재용 회장을 포함한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가 전 세계에 전례 없는 12조원에 이른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과세표준과 공제가 아닌 세율 자체를 건드리는 건 국민 정서상 ‘중산층 집 한 채’ 범주를 넘어서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성 실장은 종부세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초고가 1주택자는 여전히 종부세를 내게 하고, 보유 주택 가액 총합이 고액인 사람만 세금을 내게 하는 형태로 바꾸고, 다주택자라도 보유한 주택 가액 총합이 높지 않은 사람은 종부세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초고가 1주택 보유자와 저가 다주택자 간 조세 형평성에 초점을 둔 발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된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시 50억원대 초고가 1주택자는 세금 한 푼 안 내지만, 5억원짜리 집을 과세표준 이상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는 중과세율을 적용받아 세금을 내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사실상 폐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50→30%)는 여러 가지 검토 대안 중 하나로 구체적인 개편안은 세수효과, 적정 세 부담 수준, 지방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한편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7월 이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저출산… 바보야, 문제는 경제기획원이야

    [데스크 시각] 저출산… 바보야, 문제는 경제기획원이야

    모성 보호, 출산친화 인식 개선, 함께 육아…. 사단법인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사업들이다. 협회는 본부 조직에 더해 전국 13개 지회를 운영한다. 연구와 교육, 캠페인을 주로 하는 협회에 어떤 연유로 전국망 지회가 있을까. 의문을 풀 힌트는 협회의 연혁에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전신은 대한가족계획협회다. 방방곡곡 콘돔을 나눠 주고 예비군 부대에서 정관수술의 중요성을 홍보하던 시절의 조직 외형이 유지되고 있다. 물론 이름과 함께 협회의 역할은 180도 바뀌었다. 과거엔 출산을 규제했고, 지금은 출산을 진흥시키고 있다. 각종 진흥법이나 촉진법도 넓은 범주의 규제법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이 협회를 예로 들기 바란다. 한국 경제에서 유명한 해는 1962년이다. 알다시피 우리의 경제성장은 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맞춰 시작됐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잊었겠으나 경제개발을 위한 가족계획도 5개년 계획에 따라 수행됐는데, 제1차 가족계획 사업이 시작된 해 역시 62년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경공업 육성(1차), 새마을운동(2차), 중화학공업 육성(3차) 순으로 이어졌다. 정확히 같은 시기에 피임 보급체계 확립(1차), 지역사회 피임 기반 조성(2차), 특정 계층 집중교육(3차) 순으로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됐다. 각각의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집행한 조직이 경제기획원과 가족계획협회다. 두 조직은 쌍둥이처럼 61년 같은 해 설립됐다. 가족계획협회의 초대 공동회장 중 한 명이 보건사회부(보사부) 장관이었다. 현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환경부, 여성가족부가 보사부에서 갈라진 걸 감안하면 당시 보사부 장관은 지금의 사회부총리 격 업무를 관장했다. 이런 면에서 지난달 9일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해 아주 공격적이고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겠다. 저출생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하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은 일종의 레트로 정책이라 하겠다. 61년에 세운 인구정책을 방향은 반대로, 방법은 그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가능할까. 인간에 대한 정책의 성질이 산업 정책의 그것과 같다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산업 정책이 개인의 노력을 모아 이뤄 낸 집단의 성과라면 인구재생산은 집단의 속성에 맞춘 개인의 선택 또는 적응의 결과다. 기술 발전이나 소득수준 변화와 같은 요인들 때문에 구시대 산업 정책이 현실에 적합하지 않을 때라면 새로고침(reset)을 통해 정책 목표와 방향을 바꾸면 된다. 하지만 인구재생산의 지향을 바꾸는 건 개인 마음속에 응축된 우울함과 울분, 분노와 불안을 풀어내는 압축해제(unzip)의 과정이 이행되고 나서야 가능해진다. 산업 정책 방향 수정은 기존 정책을 중단하고 새 정책을 도입하면 되지만,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낳지 않겠어’라고 마음먹은 이상 그 마음을 풀어내야 새 마음을 낼 여유가 생긴단 뜻이다. 지지리 못살던 나라를 산업 정책 기획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나라로 키워 낸 경험을 지닌 이들은 높은 곳 책상에 앉아 한번 더 나라를 구할 기획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소득 3만 달러 국가에 걸맞지 않은 높은 자살률과 긴 노동시간, 살인적인 입시·취업 경쟁, 성차별적 임금격차, 이상헌 ILO 국장이 ‘식인 풍습’이라고 비유할 정도로 높은 산재사망률에 어깨가 짓눌리는 낮은 곳 국민들은 아이 낳을 마음을 낼 여유가 없다. 명칭 때문에 헷갈리지만 경제기획원의 핵심 역량은 사실 기획보다는 예산을 몽땅 한쪽으로 투입하는 권능에서 나왔다. 지금 그렇게 높고 강한 부서를 만들고 예산을 몽땅 털어넣어 헬리콥터처럼 돈을 뿌리면 애를 낳을까. 안타깝게도 법률연맹이 2901명을 조사해 곧 발표할 예정인 ‘2024년 청년·대학(원)생 의식조사’에서는 ‘정부가 결혼·출산장려에 예산만 많이 지원하면 결혼과 출산이 늘 것’이란 질문에 약 77%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홍희경 기획취재부장
  • 1인당 국민소득, 日 넘어 세계 6위

    1인당 국민소득, 日 넘어 세계 6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3만 6000달러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6위 규모로 GNI 지표에서도 주요 7개국(G7) 수준에 올라선 셈이다. 한국은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 반등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 1.3% 깜짝 성장을 달성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수년 안에 G7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되는 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GNI는 3만 6194달러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한국의 1인당 실질 GNI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전체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GNI 기준 6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22년 5위였던 일본의 1인당 실질 GNI는 3만 5793달러로 전년보다 1.5% 줄어들면서 7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1조 8394억 달러로 세계 12위(전망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는 한 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생산물에 당시 가격을 곱한 것으로 나라별 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GNI는 GDP에서 국민의 해외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의 국내 소득은 뺀 값으로 한 나라 국민소득의 실제 구매력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실질소득 증가율, GDP 디플레이터, 국외 순수취요소득, 환율 변동성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하에 수년 안에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윤석열 정부 임기 안에 4만 달러 달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에서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이 받쳐 줘야 하지만 향후 환율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투자은행(IB)들도 2026년쯤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2025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 7700달러까지 오르고 2026년에는 4만 5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GNI가 일본보다 높았던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한 영향도 있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약세를 보인 일본의 ‘슈퍼 엔저’ 현상에 따른 환율 반사효과에 따른 결과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이 미국의 강달러로 통화 약세를 겪고 있지만 특히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지난 4월 엔·달러 환율이 160엔대를 찍는 등 ‘슈퍼 엔저’가 계속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일본은 경기침체에다 엔화 평가 절하에 따른 환율 요인이 작용해 (1인당 GNI가) 4만 달러에서 떨어진 것”이라면서 “전체 인구수는 큰 변동이 없는데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기 때문에 명목 GNI가 늘어난 효과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올해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자 매출 등 그동안 GDP 실적에 포함되지 않던 부분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 기준연도 개편 전 우리나라 1인당 GNI는 3만 3745달러로 새 기준보다 7.2%(2449달러)나 낮다. 다른 나라도 통계 기준 변경 등을 이유로 수치를 잇달아 상향할 경우 GDP 순위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최 부장은 “(통계 개편에 따른 성장률 상승효과가) 정확히 얼마인지 기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통계 기준 변경으로 분모인 GDP 규모가 커지면서 가계와 국가 채무 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부수 효과도 발생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0.4%였던 가계부채비율은 93.5%로 낮아졌고 국가 채무 비율도 46.9%로 3.5% 포인트 떨어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일본 기업의 실적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못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인구가 줄면서 (1인당 GNI가) 늘어나 국민이 지표 증가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인구 감소나 장기 저성장, 환율 문제를 세심하게 챙겨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4분기(1.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반도체와 이동전화 등 정보기술(IT) 수출이 1.8% 늘면서 속보치(0.9%)의 2배로 늘어났다. 민간소비(0.8%→0.7%)와 설비투자(-0.8%→-2.0%)는 떨어졌다.
  • 천공 “우리도 산유국 된다…밑에 석유·가스 많아” 주장

    천공 “우리도 산유국 된다…밑에 석유·가스 많아” 주장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 석유 시추 지시를 내린 가운데, 역술인 천공이 2주 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라 온 영상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 강연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앞으로 (산유국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천공은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며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도 주장했다. 천공은 “(과거에는) 거기 손댈 수 있는 만큼의 기술도 없었고 척도도 안 됐고, 지금은 그런 척도가 다 일어나”라며 “대한민국 밑에는 아주 보물 덩어리로 대한민국은 이 한반도는, 인류에서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것”이라며 “이때까지는 성장한 것이고 기술도 기본 성장을 했는데 이 기술 가지고 앞으로 첨단으로 갈 때는 대한민국이 세계 1위 된다. 기술도 경제도 10년 안에 세계 1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국민 소득이 3만5000불? 그것도 국민소득이라고. 우리 국민 소득은 10만 달러, 20만 달러로 바뀐다. 10년 안에. 그러면 세계 1등이 되는 것이다”라며 “이제부터 달라진다. 빈말 하는 게 아니고 세계 1등 국가가 대한민국이, 한반도가 된다”고 자신만만한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국정 브리핑에 나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석유 시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4일 오전 석유·가스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는 25% 급등하며 4만 8000원대에 진입했다.
  • [김영익의 경제 통찰] 국민소득 5만 달러의 전제 조건

    [김영익의 경제 통찰] 국민소득 5만 달러의 전제 조건

    정부가 다음달 발표할 3개년 계획에서 ‘5·7·5 경제’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고, 중산층을 70%로 육성하며, 5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일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까. 참고로 지난해 국민소득은 3만 3745달러였다. 국민소득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인구, 명목 국민총소득(GNI), 환율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26년 인구는 5160만 9121명으로 올해보다 약 10만명 줄어든다. 인구 감소는 일인당 국민소득의 증가 요인이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경제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대상이다. GNI는 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 간 소득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이를 제거한 것이다. 필자가 추정하면 현재 우리나라 명목 GDP 잠재성장률은 3.8%(실질 GDP 2%) 정도다. 이보다 경제가 훨씬 더 빨리 성장해야 일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그러나 잠재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을 보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가 어렵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일할 수 있는 인구로 분류되는 15~64세 인구 비중이 2012년 72.4%를 정점으로 올해 70.2%, 2026년에는 68.8%로 떨어진다. 여기에다 대기업들이 자본 스톡을 이미 많이 축적했기 때문에 투자가 대폭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잠재 성장을 결정하는 총요소생산성도 하루아침에 증가하기는 어렵다. 일인당 국민소득에 경제성장만큼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환율이다. 2026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900원까지 떨어진다면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상승하면서 일인당 국민소득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다. 2018년 연평균 1100.3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305.4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평균 환율이 1338.5원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연평균 환율이 이 수준을 유지한다면 달러 기준 국민소득이 지난해보다 2.5% 줄어든다. 물론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을 보면 앞으로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GDP 대비 124.3%, 대외 순부채가 72.2%로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됐다.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2000년 71.1%에서 2023년에는 58.4%로 줄었다. 특히 중국이 달러 자산을 줄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동안 세계 GDP에서 미국 비중이 줄어든다. 우리 경상수지가 매년 500억 달러를 웃돌면서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900원의 환율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7(7% 경제성장률)·4(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7(세계 7대 경제강국)’을 내세웠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4(4% 경제성장률)·7(70% 고용률)·4(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경제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소득은 지금까지도 3만 달러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IMF는 2026년 우리나라 일인당 국민소득을 3만 7409달러로 전망했다. 앞으로 3년이 한국 경제 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하이타임)라고 판단해 경제 규모를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정부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계단식으로 떨어졌다. 계단을 다시 오를 수 있도록 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로드맵도 필요하다. 그러나 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돌파해야 5만 달러 고지가 보인다.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
  •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탄소·미세먼지 줄이는 도심 속 정원… 녹색공간 확보의 첨병”

    “땅값이 비싼 도시에서 정원은 녹색공간을 확보하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남성현(66) 산림청장은 1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녹색 네트워크의 연결 수단으로 주목받는 ‘정원’의 확장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잊혀진 정원의 가치를 일깨운 건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수목원정원법이 시행된 2015년만 해도 순천만국가정원 1곳과 민간정원 4곳에 불과했던 등록정원은 9년 만에 국가정원 2곳을 포함해 147곳으로 늘어났다. 남 청장은 “정원산업이 발달한 곳은 유럽 등 선진국으로 우리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기면서 정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지역 특색을 살려 다양한 형태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의 무한 확장… 공적 역할까지 정원은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확대 등 공적 기능도 갖고 있다. 산림청은 국립세종수목원에 탄소중립 정원을 조성해 수종과 지피식물 활용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정원은 도시숲과 달리 자생·특산·희귀식물 활용을 권장한다”면서 “산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생식물 등에 대한 보존과 증식, 소재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남 청장은 등록정원 확산을 자신했다. 현재 등록정원은 여러 형태로 조성돼 있던 녹색공간을 정비·보완해 정원화한 것이다. 잘 가꾼 산도 숲정원이 되고 개인이 키우는 화분을 모아 골목정원을 만들 수도 있다. 남 청장은 “인구의 91%가 도시에 살면서 녹색생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규모가 있는 국가·지방정원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 정원을 확산하고 산업화를 유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은 민간정원”이라고 말했다. 개인 공간을 넘어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그는 “소규모 민간정원은 카페로 이용하거나 입장료를 받는 방식으로 개방할 수도 있다”면서 “치유와 휴양, 야영장을 연계한 정원 복합시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 규모 이상 정원에선 나무를 가꾸거나 친환경 임산물을 생산해 임업직불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일상 속 도시숲 확충 필요성 강조 도시숲은 도시열섬 완화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크다. 산림청은 2021년 11.48㎡인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2027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15㎡)을 충족하도록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도시숲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참여, 기업·공공기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연계해 일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숲 조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끊이질 않는 국산 목재 이용 확대에 관련해 남 청장은 “목재는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흡수·저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활용 자원”이라며 “목재 생산을 훼손으로 생각하는 인식 개선이 그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고] 경세제민의 과제

    [기고] 경세제민의 과제

    경제학을 경세제민(經世濟民)의 학문이라고도 한다. 세상을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로 통치자나 정부의 역할과도 맥을 같이한다. 모든 사람은 경제의 구성원으로서 삶의 행복과 목표를 추구하며 매일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모든 구성원의 선택이 총합으로 어우러져 경제 전체의 결과로 나타난다. 우리가 거시 경제 지표라 부르는 국민소득, 물가, 실업률 등이다. 그런데 개인에게나 경제 전체가 뜻밖의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그러했다. 2020년에 민간 부문의 소비는 급감했고 -0.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자본 형성, 즉 투자의 경우 소비처럼 많이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증가율은 미미했다. 생산 설비와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생산성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22년 5.1%, 2023년 3.6%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도 물가가 계속 오른 것은 뜻밖의 상황이 아니다. 시중의 통화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으로 시장에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많이 늘어났지만 공급의 회복은 충분하지 못한 까닭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함께 기준 금리를 올리거나 동결해 왔다.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응하지 못하면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시중의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는 기회비용도 커져 결국 경제 전체의 총수요를 줄여 물가를 낮춘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개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엄밀히 따져 봐야 한다. 소비는 말 그대로 ‘써서 없앤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투자는 자본재와 같은 생산 요소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수요가 억제되더라도 기업의 공급이 위축된다면 이들 효과가 서로 상쇄돼 가격 하락 가능성은 줄어든다. 금리 인상으로 물가 안정 목표가 달성되지 않고 있다면 더딘 공급 활성화가 원인일 수 있다. 시장의 기능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나라에서 혼합 경제 체제를 채택하고 있을 만큼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계속된 고물가로 가계는 소비 지출을 계획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현재 생활 형편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동 지역의 불안한 정세는 해소되지 않고 국제 유가와 환율 우려도 잠재돼 있다. 고금리에 영향받는 가계와 자영업자 문제도 절대 가볍지 않다. 우리나라는 민생 안정, 곧 경세제민의 근본 과제에 직면해 있다. 경제에는 많은 변수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고 있고 그 관계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경제 정책에 최대한의 분석력과 예측력을 발휘하되 미세 조정의 기교를 통해 경제 안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데스크 시각] ‘GDP 서프라이즈’라는데, 삶은 팍팍하다면

    [데스크 시각] ‘GDP 서프라이즈’라는데, 삶은 팍팍하다면

    “국민총생산(GNP)에는 공기 오염과 담배 광고, 핵탄두 제조 비용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건강, 교육의 질, 놀이의 즐거움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GNP는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모든 것을 제외하고 측정합니다.”(1968년 3월 로버트 케네디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캔자스대 연설) 1968년 베트남전과 인종 갈등으로 곪아 가던 미국 사회는 잠시 희망을 품었다. 존 F 케네디처럼 총탄에 쓰러지기 전까지 그가 벌인 캠페인을 “미국을 완전히 바꿀 뻔한 82일간의 선거운동(서스턴 클라크 ‘라스트 캠페인’)”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캔자스대 연설을 보면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GNP에 대한 언급엔 경제성과 측정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통찰이 담겼다. 20세기 초 대공황 이후 케인스 경제학이 발전하면서 정부가 경제를 관리하게 됐고, 경제 상황을 보여 줄 수 있는 통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소득 통계의 시작이다. 이후 경제의 축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했다. 사회와 경제는 변화하는데 측정 방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제활동만 계산하기 때문에 가사노동이나 육아의 가치는 제외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은 플러스로 기록됐다.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모순은 더 두드러졌다. 소득 분배나 기회 평등, 삶의 질, 행복을 평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경제실적과 사회진보 측정을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킨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진보경제학자로는 매우 드물게 노벨경제학상을 탄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아 센, 장폴 피투시로 팀을 꾸렸다. 축구로 치면 10년간 발롱도르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엘링 홀란까지 더했다. 위원회는 2009년 ‘우리 삶을 잘못 측정하고 있는 것: 왜 GDP는 앞뒤가 맞지 않는가?’란 보고서를 냈다. ‘GDP는 틀렸다’란 번역본 제목이 더 도발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3127달러. 요즘 환율로 4300만원쯤 된다. 4인가구 기준 1억 7300만원 정도. 공감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GDP는 가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소득까지 합한 값의 평균이다. 한국은 GDP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 선진국들보다 낮은 60% 수준이다. GDP에 매몰돼선 안 되는 이유는 평균값의 함정 때문이다. 평균적 개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이 커질수록 평균값과 개인이 느끼는 간극은 넓어진다. 경제지표 개선을 모든 정부가 애써 강조하려는 것은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피하려는 눈속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1분기 GDP가 1.3% 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우리 경제의 청신호”(성태윤 정책실장), “성장 경로의 선명한 청신호”(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란 평가가 이어졌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꺾일 줄 모르는 장바구니 물가와 점심값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에겐 덧없다. 스티글리츠 보고서는 “종종 성장에 관한 지표는 개인이 느끼는 것보다 높게, 인플레이션은 체감보다 낮게 발표되는 것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GDP가 오롯이 무용한 건 아니다. 시장 생산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유용함은 남아 있다. 문제는 경제적 행복지수인 것처럼 과한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기후변화와 감염병 위기, 불평등 심화처럼 ‘오늘’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평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척도를 고민해야 할 때다. 사르코지는 “삶이 팍팍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통계 수치는 생계 수준이 향상됐다고 말하고 있으니 속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18년 전 얘기인데,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 정부가 내놓는 데이터와 분석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에서 이보다 더 위험한 건 없다. 대통령실과 기재부가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임일영 세종취재본부 부장
  • OECD “올해 韓성장률 2.6% 전망”… G20 중 최고

    OECD “올해 韓성장률 2.6% 전망”… G20 중 최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주요 20개국(G20) 중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우려에도 완연한 경기 회복세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OECD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 포인트 올렸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1.3%(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점을 반영해 전망치를 공식 상향 조정한 건 OECD가 처음이다. OECD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미약했던 내수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으로 봤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6%로 높여 잡았다. 미국 GDP가 1분기 연율 1.6% 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한 것을 ‘일시적 숨고르기’로 봤다. OECD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1%로 높이며 “저점을 지나 완만한 회복세”라고 평가했다.
  •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2.6%’… G20 1위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2.6%’… G20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0.4% 포인트 상향조정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 경제를 발목잡고 있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우려에도 완연한 경기 회복세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OECD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지난 2월 제시했던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수정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1.3%(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한 것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공식 상향 조정한 건 OECD가 처음이다. OECD는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미약했던 내수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으로 봤다. 2.3%를 제시한 국제통화기금(IMF), 2.2%로 전망한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2.1%로 봤던 한국은행도 앞으로 전망치 상향 조정이 유력하다. OECD가 제시한 2.6%가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6%로 0.5% 포인트 크게 높여 잡았다. 미국 1분기 GDP가 연율 1.6% 성장률로 둔화한 것을 ‘일시적 숨고르기’로 봤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1% 포인트 내린 2.6%로 제시하며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7%에서 2.4%로 1.3% 포인트 대폭 낮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전망치다.
  • 종교계 의료진 복귀 호소문…“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

    종교계 의료진 복귀 호소문…“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촉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계종 등 국내 30개 불교 종단이 연합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19일 ‘정부와 의료계에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양측의 양보와 대화를 촉구했다. 종단협은 “의대생 증원이 높아진 국민소득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지방 병원과 필수 진료분야에서 의료진이 절대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에 의대 정원 확대는 꼭 필요한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측에도 “필수 진료과 기피와 의료수가 문제 등 세부적인 의료개혁 방안에 대한 의사들의 주장과 고충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한국교회총연합회도 이날 ‘의료계에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의사들은 환자의 곁으로 신속히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교총의 호소문 발표는 벌써 세 번째다. 한교총은 의료계에 우선 복귀 뒤 협의체 구성을, 정부 쪽엔 복귀 분위기 조성을 각각 당부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중재에 나설 것”이라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명의 존엄한 가치를 지켜왔던 의사분들의 주장을 가감없이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1인당 국민소득 다시 대만 추월

    1인당 국민소득 다시 대만 추월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5년 만에 3만 3000달러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2022년 대만에 역전당했던 GNI는 1년 만에 다시 대만을 앞섰다. 5일 한국은행의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3745달러로 전년(3만 2886달러) 대비 859달러(2.6%) 증가했다. 1인당 GNI는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값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1인당 GNI는 2017년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한 뒤 2018년 3만 3564 달러까지 올랐지만 2019년(3만 2204달러)과 2020년(3만 2004달러) 2년 연속 줄었다. 2021년(3만 5523달러)에 반등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022년에 다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인당 GNI가 증가한 것은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화된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연평균 1292원에서 지난해 평균 1305.4원으로 1.0%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지난해 달러 기준 명목 GDP가 1조 713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도 배경이 됐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 3299달러로 우리나라보다 446달러 적었다.
  •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3745달러…2.6% 반등했다는데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3745달러…2.6% 반등했다는데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3745달러로 전년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 속 원화 절하 등으로 2022년 1인당 GNI가 7.4% 후퇴했지만 지난해 반등하며 2년 연속 국민소득 감소는 피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3745달러로 2022년(3만 2886달러)보다 2.6%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4405만 1000원으로 1년 전(4248만 7000원)보다 3.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명목 GDP가 2236조 3000억원(달러 기준 1조 7131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각 3.4%(달러 기준 2.4%) 성장한 데다 직전년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도 안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7년(3만 1734달러) 처음 3만 달러대에 들어선 뒤 2018년 3만 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코로나19가 발발한 2019년(3만 2204달러)과 2020년(3만 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쳤다. 2021년(3만 50523달러) 경기가 살아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2년 급격한 원화 절하와 함께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7.4%나 후퇴했다. GDP디플레이터는 2022년보다 2.1%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총저축률은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33.3%, 국내총투자율은 1.1%포인트 떨어진 31.6%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1.4%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에도 변화가 없었다. 민간 소비는 재화 소비가 줄었지만 서비스 소비가 늘어 1.8%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황이 시작된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 성장률은 수정됐다. 4분기 건설투자(-4.5%)는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낮아졌고, 수출(3.5%), 수입(1.4%), 설비투자(3.3%)는 각 0.9%포인트, 0.4%포인트, 0.3%포인트 높아졌다.
  • [씨줄날줄] 밥보다 고기

    [씨줄날줄] 밥보다 고기

    어릴 적 제삿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당시만 해도 자정을 넘겨 제사를 지냈는데 졸음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끝나길 기다렸다. 고기를, 특히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일 년에 몇 안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제삿날이 되면 작은할아버지와 작은아버지께서 소고기를 두세 근씩 끊어 오셨다. 어머니는 고기를 정성스레 다듬어 적을 부치고, 고깃국을 끓일 준비를 하셨다. 제사가 끝날 즈음이면 동네 어른들까지 오셔서 음복주를 곁들여 제사 음식을 함께 드셨다. 50여년 전만 해도 ‘이밥(쌀밥)에 고깃국’은 많은 사람들이 갈망했던 ‘음식 조합’의 대명사였다. 보통의 가정에서 평상시엔 맛보기 힘들었고 제사나 명절, 가족의 생일날에나 호사를 누리는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소득이 크게 늘면서다. 쌀 이외의 곡류 소비 증가와 먹거리의 다양화 등에 힘입어 쌀 소비는 급격히 줄었고, 고기 소비는 증가했다. 물론 남한과 달리 지금도 ‘이밥에 고깃국’을 약속하고 있는 북한에선 여전히 선망되는 음식 조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선 이제 쌀이 남아돌아 농민들과 정부가 수확 철마다 전전긍긍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3년 130㎏에 달했던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지난해 56㎏까지 떨어졌다. 1인당 하루 154g으로 즉석밥 1개(200g)도 안 되는 분량이다. 정부는 벼 재배 면적 줄이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고, 밥솥 회사는 줄어든 수요를 프리미엄 모드를 장착하는 고급화를 통해 버텨 나가는 처지다. 반면에 우리 국민의 고기 섭취는 급증했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돼지·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이 1인당 60.6㎏에 달한다. 1980년 11.3g에 비해 5.5배 증가했고, 지난해 쌀 소비량을 추월했다. 한 사람당 매일 166g을 섭취하는 셈이다. 육류 소비량이 마냥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에선 이미 육류 소비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고기 섭취의 급증 추이를 볼 때 ‘밥보다 고기’ 트렌드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 [씨줄날줄] 사라지는 초교 입학식

    [씨줄날줄] 사라지는 초교 입학식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하얀 손수건은 시쳇말로 필수템이었다. 지금 마흔 줄을 넘어선 이들은 딴 건 몰라도 그날 그 손수건의 기억은 간직하고들 있지 싶다. 삼월 꽃샘추위 속 운동장에 뻘쭘하게 선 코흘리개들은 왼쪽 가슴에 너나없이 하얀 ‘가재 손수건’을 달고 있었다. 옷핀에 얌전히 매달린 손수건은 조무래기들의 콧물을 닦는 용도였다. 잔손이 많이 갔어도 손수건 귀퉁이에 아이 이름을 자수로 떠 놓는 곰살맞은 엄마들도 있었다. 기실 손수건 입학식은 ‘국민학교 세대’의 공유 풍경이다. 이제는 도시의 초등 입학식에 이색 체험 이벤트로 종종 등장하지만. 초등 입학 선물은 국민소득 수준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했다. 시대의 경제 상황을 에누리 없이 반영하는 지표였다. 텔레비전 인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가방, 전래동화 전집 등이 인기 선물 목록으로 오래 자리를 지켰다. 국가기록원 자료를 보자면 대중문화 코드가 반영된 입학 선물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면서.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이 500만~1000만원이었다. 이런 ‘초등 입학식 문화사’가 명맥을 이어갈지 걱정스럽다. 올해 1학년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교가 전국에 157곳. 지역 내 입학 연령 아동이 한 명도 살지 않아 아예 입학식을 건너뛰는 학교가 2년 전보다 30%나 늘었다. 그런 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북(34곳), 경북(27곳), 강원(25곳), 전남(20곳), 충남(14곳), 경남(12곳) 등 순이었다.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세종은 ‘신입생 0명’의 상황은 가까스로 면했다. 예비소집을 마친 전국의 초1 입학생은 36만 9441명. 지난해보다 3만 2000여명이 또 줄어 40만명 선이 깨졌다. 2년 뒤에는 30만명 선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치가 벌써 나왔다. 한 학년이 완전히 비거나 학생이 거의 없는 학급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진다. 교육정책도 이대로 손놓고만 있을 수 없다는 걱정들이다. 초중고교를 통합 운영하는 이음학교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 아쉽고 답답한 것은 교육재정 비효율의 문제만이 아니다. 인구가 줄면서 속수무책 잃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생애 첫 자립의 상징과 출발의 설렘. 초등 입학식을 볼 수 없어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메타포 하나를 통째 잃는다는 뜻 아닐까.
  • [최여정의 아침 산책] 포장마차 사장님의 독서 취향

    [최여정의 아침 산책] 포장마차 사장님의 독서 취향

    노끈으로 묶은 책 몇 더미가 망가진 장롱 문짝과 함께 버려지던 시절이 있었다. 밤새 내린 비에 갓 구운 식빵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 책들의 신세가 처량하기만 하다. 쪼그리고 앉아 버려진 책을 구경하다 보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책 주인의 삶을 깊숙이 엿보게 된다. 철 지난 주식투자 서적들, 중국 무협소설 시리즈 몇 권, ‘첫아이, 이렇게 키우기’라는 육아 전문서까지. 앨프리드 테니슨은 ‘율리시스’에서 “우리는 우리가 읽었던 모든 책의 일부”라고 했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으면 먼저 책장을 찾는다. 읽었던 책이 꽂혀 있으면 취향의 공동체인 것처럼 반갑다. 이제는 그 쓸모를 다하고 버려지는 책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여전히 한 사람 삶의 일부다. 그러니 테니슨의 말대로 이 과거의 친우들을 위해 약간의 존중을 남겨 둘 필요가, 적어도 방 한 칸을 내어 줄 필요가 있다. 결국 버려진 책들의 노끈을 풀고 헤집어 읽을 만한 책 몇 권을 골라 집었다. 그렇게 버려진 책 몇 권을 다시 책장에 꽂아 소생시켜 주던 일은 과연 호사스러운 간섭이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니, 버려진 책이라도 동네 곳곳에 눈에 띄던 그때가 그나마 책 몇 권이라도 집집마다 꽂혀 있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한국인 독서량 연간 4.5권. 나는 이 숫자를 자주 곰곰이 뜯어본다. 세상살이 밥 벌어 먹고 사는 게 우선순위이고 주말이면 TV 리모컨 누르는 게 가장 쉬운 일이지만, 한 달에 책 한 권 읽는 것이 진정 불가능한 일일까. 가능하다. 놀랍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연간 독서량은 16권이다. 한국인의 독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출판산업계를 둘러싼 잡음은 비관적이기까지 하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산업 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45억원 삭감. 대부분 독서문화 증진 지원사업 예산인데, 소규모 독서 아카데미와 독서 동아리 활동 지원금이 전액 삭감됐다. 그나마 출판시장이 돌아가는 것은 일 년에 몇백 권 책을 사는 상위 20% 구매자 덕분이다. 흔히 고학력 전문직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아니다. 고급와인 품평하며 새로운 드라마 시리즈가 재밌더라 운운하더라도 책 이야기가 나오면 요즘 누가 책 읽냐며 오히려 성을 내더라. 그래도 과거엔 내가 책을 안 읽어도 책 읽는 사람에 대한 선망의 시선이 있었다면, 지금은 세상살이에 뒤처진 제일 따분하고 지겨운 사람이라며 나무랄 수 있는 시대가 돼 버렸다. 그래도 책 읽는 사람은 멸종하지 않았다. 얼마 전 인왕시장 포장마차에서 멸치국수와 순대 한 접시에 소주 한잔 하다가 책 몇 권 쓴 작가라 했더니 40대 초반쯤의 사장님 입에서 소설가 이름이 줄줄 나온다. “김애란은 ‘달려라 아비’가 제일 좋았어요. ‘바깥은 여름’은 기대에 못 미쳤구요. 요즘은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다시 읽고 있어요.” OECD 국가 중 독서량 최하위권, 삶의 만족도 최하위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경쟁과 과로사회에 지쳐 쓰러지는 우리에게 만족이란 없다. 그래도 책 읽는 밤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삶은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포장마차 사장님처럼. 최여정 작가
  • 尹, 김건희 여사 없이 직원과 합창하며 설 인사… 역대 대통령 설 인사는

    尹, 김건희 여사 없이 직원과 합창하며 설 인사… 역대 대통령 설 인사는

    尹 “국민 삶 따뜻하게 살피겠다” 인사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실 합창단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노래를 부르는 대국민 설 메시지 영상을 8일 공개했다. 명절마다 한복을 입고 대통령 부부가 설 인사를 하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명품 수수 논란 이후 외부 공식 활동을 멈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여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윤 대통령은 설 인사 영상에서 “사랑이 필요한 설 명절이다. 새해, 저와 저희 대통령실 직원 모두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분 한 분의 삶을 따뜻하게 살피겠다”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영상에서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노래 중 ‘앞서가는 사람들과 뒤에서 오는 사람들 모두다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라는 대목을 솔로로 부르기도 했다. 합창에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각 수석들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영상 기획 의도에 대해 “노래를 통한 문화의 에너지로 국민들에게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대통령 설 인사 방식·내용은 대통령의 설 명절 영상에는 집권 동안에 대한 소회와 국정 운영 구상 등 관련 언급이 담긴다. 또 당시의 시대 상황을 엿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역대 대통령의 설 인사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 이뤄졌을까. 우선 지난해 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한복을 갖춰 입고 설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초반 부분에서 순방의 경제적 의미를 설명했고, 소외계층 지원에 대해 약속한 뒤 제복 근로자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말을 이어 받아 “소외된 이웃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어나갈 수 있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설을 맞은 지난 2018년, 영상을 통해 설 인사를 했다. 인사말은 문 전 대통령이 홀로 한복을 입고 전했지만, 영상 시작부에 김정숙 여사가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는 장면이 함께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인사에서 평창 올림픽을 화두로 남북 화합, 가정의 행복 등을 거론했다. 취임 마지막 해인 지난 2022년 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 가운데 설 인사를 전했다. 앞선 설 인사 영상들에선 밝은 표정을 지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완전한 회복 이룰 때까지 국민들께서 함께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한 뒤 국민 모두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했다. 함께 출연한 김 여사는 “어려운 시절에도 나보다 힘든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각계에 보낸 신년 연하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기고 더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13년 설 인사 영상에서는 “설날이라는 말의 어원은 ‘낯설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국가 중심의 국정 운영을 과감하게 바꿔서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국정 운영을 펼쳐가려고 한다”고 당선인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취임 후 첫 설을 맞아 라디오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용산 참사에 대한 유감을 표하면서 발언을 시작해 국민을 향해 화합을 위한 호응을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어려울 때마다 가족을 떠올리고 그 기억을 통해 희망을 키우자”면서 “이번 설이 그런 가족의 힘과 가치를 확인하는 귀한 기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공무원 49만명에게는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로 설날 인사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공무원”이라며 “여러분을 믿는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위기에 맞서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에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서민들이 어깨를 쭈욱 펼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물가와 부동산의 안정적인 관리,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대국민 메시지에서 “올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동반성장과 균형발전, 사회투자, 혁신, 개방과 같은 새로운 발전전략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양극화 문제도 점차 해소되고 우리 경제도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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