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민소득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광우병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생활고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북미 대화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옥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22
  • ‘엄마 웰빙’ 한국이 美·日보다 낫다?...세계 30위로 중상위권

    ‘엄마 웰빙’ 한국이 美·日보다 낫다?...세계 30위로 중상위권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해마다 발표하는 '어머니 웰빙지수'에서 한국이 중상위권을 지켰다. 세이브더칠드런이 5일(한국시간) 발표한 '2015년 세계 어머니의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크로아티아와 함께 30위를 기록했다. 1위는 노르웨이가 차지했고 핀란드,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이 어머니가 살기 좋은 나라의 나머지 10강을 형성했다. 일본은 32위, 미국은 33위로 한국보다 뒤졌다. 아프리카의 최빈국 소말리아는 179위로 최하위로 처졌다. 지수는 모성사망 위험성, 5세 이하 어린이의 사망률, 어머니가 공식 교육을 받는 기간, 1인당 국민소득(GNI), 정치 참여도 등 5개 항목을 따져 산출됐다. 한국은 임신과 출산 때문에 숨지는 빈도를 뜻하는 모성사망 위험성에서 2900명 가운데 1명, 5세 이하 아동의 사망률에서 1000명 가운데 3.7명을 기록했다. 어머니 교육기간에서는 16.9년, 국민소득에서는 2만5920달러(약 2800만원), 전체 여성 공직자 비율 16.3%를 기록했다. 미국은 국민소득(5만3470달러)과 정치 참여도(19.5%)에서 한국을 앞섰고 교육기간(16.4년)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모성사망 위험성(1800명당 1명), 아동 사망률(1000명당 6.9명) 등 보건수준에서 열세를 나타냈다. 일본은 모성사망 위험성(1만2100명당 1명), 아동 사망률(1000명당 2.9명), 국민소득(4만6330달러)에서 한국을 앞서지만 정치 참여도(11.6%), 교육기간에서 뒤졌다. 최고로 꼽힌 노르웨이는 모성 건강(1만4900명당 1명), 아동 보건(1000명당 2.8명), 교육기간(17.5년), 소득(10만2610달러), 공직 점유율(39.6%)에서 모두 한국을 압도했다. 북한은 교육기간이 조사되지 않아 종합 순위에서 제외됐다. 모성사망 위험도가 630명당 1명, 아동 사망률이 1000명당 27.4명으로 보건이 양호하지 않았다. 여성의 공직 점유율은 16.3%로 한국과 같았고 소득은 620달러로 낮았다. 아동의 권리를 실현한다는 취지로 결성된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까지 16차례 어머니 지수를 발표했다. 어머니의 복지는 아동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까닭에 어머니 지수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올해도 선진국과 후진국의 모성지수 격차가 크다"며 "어머니와 어린이의 건강, 복지가 절실한 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무력 분쟁이나 정부의 무능이 어머니,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최하위 11개국 가운데 9개국은 내전 등으로 국가 자체가 불안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野 “소득대체율 높여 노후 빈곤 해소… 역사적인 일”

    새정치민주연합은 4일 여야 합의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타결된 데 대해 자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기로 한 것을 의미 있는 성과로 자평하면서 청와대가 공적연금 강화 합의에 대해 ‘명백한 월권’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 적극 반박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그치지 않고 국민소득 명목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등 국민들의 공적연금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 빈곤을 해소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 합의 사항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청와대와 정부의 반발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를 준수하라고 강력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와 공무원단체가 사회적 합의를 한 것을 훼손하고 뒤집으려는 분위기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감지된다”면서 “여야 합의 사항을 청와대와 정부가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국회를 마음대로 움직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의 재정절감분을 국민연금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 “공무원들이 일부를 더 내서 (국민의) 노후소득에 쓰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다하는 문제로서 하등 문제가 되고 이상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 올리기로 한 합의에 따라 보험료율이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2060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때를 전제하는 등 극단적 상황을 비교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고] 지식서비스 산업을 발굴하자/정재천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 교수

    [기고] 지식서비스 산업을 발굴하자/정재천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 교수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경험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30년 원자력 기술 자립 경험을 토대로 건설 관리를 위해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바꾼 기술은 시장에서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원자력발전소 건설 경험을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결과는 놀랍게도, 발전소 한 기당 700억원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7000만 달러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기술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소위 원전 선진국의 누구도 상품으로 내놓은 적이 없는 블루오션 기술이다. 2020년까지 UAE에서 이 기술이 벌어들일 총수입은 2400억원. 2만 4000대의 신형 중형자동차를 살 수 있는 엄청난 액수다. 물론 한국인의 우수한 두뇌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라이선스 비용과 같은 지출은 필요 없다. 전통적인 건설 산업을 지식 서비스 산업으로 바꾼 기념비적인 사례이자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로 이뤄 낸 결실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소개한다. 지금이야 중국의 발전을 부러워하지만 우리도 고속 성장의 50년을 지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2014년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GDP)이 세계 29위인 2만 8100달러로 25위인 일본 3만 6000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경제 발전사는 그 자체로 신화다. 하지만 2만 달러 시대에 오랫동안 멈춰 있는 우리의 경제 시계에 대한 걱정 또한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때 올해 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한 ‘원전 건설 선진화 통합 워크숍’에서 한수원이 발표한 지식서비스에 의한 고수익 창출 사례는 우리의 앞길을 환히 비춰 주는 신호등처럼 보인다. 즉 우리나라의 원전건설 경험을 IT 시스템으로 개발해 UAE에 제공한 것이다. 외국의 지식을 사다 쓰던 나라에서 지식을 파는 나라로 바뀐 것이다. 그것도 원전 건설 경험에서 건져 올린 새로운 부의 창출로 굴뚝산업을 지식산업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기운이 생동하는 새봄에 새로운 제안을 하나 한다. 전통적인 굴뚝산업의 경험을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바꾸는 운동을 일으키자. 기술도, 자본도, 인력도 부족했던 시절에 공장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그 공장을 통해 나라는 어떻게 부강해졌고, 생활은 얼마나 윤택해졌는지 우리를 부러워하는 나라들에 알려주자. 그리고 원자력 건설의 사례와 같이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에도 발전한 기술을 서비스하자. 왜 3만, 4만 달러에 연연하는가. 5만 달러의 소득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고급 인력은 넘쳐나지만 많은 인재가 아직은 갈 곳을 찾지 못한다. 어른들은 중소기업과 3D 업종에 인력이 몰리지 않는다고 젊은이들만 나무란다. 생각을 바꿔 보자.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 산업별로 경쟁력 있는 지식서비스를 발굴하고 이를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이 받쳐 주는 선순환적인 체제를 갖출 때다. 그리하여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수원과 같은 기쁜 사례가 나타나게 할 때다. 장밋빛 미래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을 뿐이다.
  • [씨줄날줄] 국민행복지수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오래전에 봤던 미국 영화가 생각났다.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다. 영화는 어차피 다 채워질 순 없는 욕망을 좇는 사람들이 다다르는 종착역을 극적으로 보여 준다. 여주인공(비비안 리)은 결국 미친 사람으로 몰려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비극을 맞았다는 기억이 난다. 며칠 전 유엔이 발표한 ‘2015년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이 세계 158개 나라 중 47위를 차지했다. 스위스가 가장 행복한 나라로 자리매김했고, 아이슬란드와 덴마크가 2,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불행한 나라는 토고가 꼽혔고, 기아와 질병, 그리고 내전으로 신음하는 부룬디·시리아·베냉·르완다 같은 국가들의 행복도가 낮았다. 여기까지는 수긍이 갔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5위권인 한국이 47위라니! 물론 소득이 높아지는 것과 정비례해 행복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론도 있긴 하다.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그렇다고 해도 경제대국 일본조차 46위에 그친다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하긴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에 즈음한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바닥권이었다. 143개국 중 118위였으니 말이다. GDP와 건강수명, 부패,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유엔 행복지수에 비해 다분히 주관적인 갤럽 조사에서 한국인들의 행복감은 훨씬 낮게 나온 셈이다. 반면 파라과이, 과테말라 등 GDP가 높지 않은 중남미권 국민들의 행복도는 높았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키르기스스탄은 국민소득이 겨우 1000달러를 넘긴 나라다. 그런데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보다 출산율은 높고 자살율은 낮다고 한다. 우리가 그간 안분지족(安分知足)이란 전통적 미덕을 잊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한 사회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를 타고 질주하려는 사람들로만 넘쳐난다면? 결과는 뻔하다. 구성원들은 늘 욕구 불만에 시달리며 주관적 행복감도 낮을 수밖에 없을 게다. 어쩌면 성 전 회장의 비극도 이런 토양에서 배태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일 기업을 키우고 살리려는 과정에서 절제를 모르는 정치권과 ‘거래’를 한 흔적의 일부가 ‘성완종 리스트’로 나타난 게 사실이라면. 이웃 일본의 경우 ‘달관 세대’(사토리 세대)까지 출현했단다. 낮은 보수의 비정규직 일자리지만 중저가 옷에 햄버거를 먹는 데 만족하는 ‘욕망 없는 젊은 세대’의 등장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성장을 포기하고 빈곤했던 과거로 돌아가자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가가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인권, 복지와 안정감 등 내면적 가치를 종합한 ‘삶의 질’ 지표라도 제시해야 할 듯싶다. 21세기를 사는 국민들이 새로운 나침반으로 삼도록….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씨줄날줄] 연봉 7만 5000달러/문소영 논설위원

    미국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 처리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의 최고경영자(CEO) 댄 프라이스는 앞으로 3년 안에 직원 120명의 연봉을 7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 그래비티 직원 120명 중 70명의 임금이 오르고, 그중 30명은 임금이 한꺼번에 두 배로 인상된단다. 프라이스는 또 자신의 기존 연봉 100만 달러를 7만 달러로 삭감했다. 내려놓은 연봉은 직원들 연봉 인상에 쓰겠다고 밝혔다. 올해 예상되는 이익 220만 달러 가운데 75~80%를 직원 연봉 인상에 쓰겠다고도 했다. 태평양 너머 한국에서 미리 김칫국을 마시며 ‘병아리 셈’을 해 봤다. 120명 직원에게 1인당 약 1만 5000달러가 돌아가게 생겼다. 프라이스의 결단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의 행복감 증진 연구가 배경이다. 고전경제학에서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판단을 한다고 전제한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은 충동적이고 감성적인 판단과 행동을 한다고 전제한다. 이런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인 인간은 돈이 많아질수록 행복의 크기가 커지지 않는다는 것을 카너먼은 발견했다. 소득과 행복감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정서적 웰빙 지수’를 개발한 카너먼은 소득과 행복이 만나는 지점이 연봉 7만 5000달러라는 것을 알아냈다. 소득 7만 5000달러 이상에서 ‘정서적 웰빙 지수’는 더 높아지지 않는 것이다. 부자가 됐다고 하루에 세 번 먹을 밥을 10번 먹는 것도 아닐 것이고, 잠도 안 자고 24시간 해외여행을 다닐 것은 아니다. 미국의 CEO와 종업원의 임금 격차는 평균 300배. 이런 불평등이 사회에서 용인될까. 사회 갈등이라는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 2001년 노벨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주장이다. 그는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미국 사회의 불평등은 숙명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는 미국의 소득 상위 0.1%가 36시간 동안 버는 돈이 하위 90%의 한 해 평균 소득과 맞먹는다고 비판했다. 상위 1%가 국민소득의 65% 이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익 추구는 노동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다른 이들이 창출한 부를 교묘하게 뽑아내는 지대추구(rent seeking) 행위, 즉 불로소득이라고 비판했다. 2008년 미국 월가에서 시위대들이 ‘우리는 99%다’라면서 ‘점령하라’라는 시위를 한 것이나, 최근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늘어나는 이유가 불평등한 연봉에 있다. 한국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재계를 중심으로 국내 경영진에게도 성과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발언들을 늘리더니, 최근에는 삼성전자 CEO와 직원의 연봉 차이가 143배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시중은행장들은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긴다. 프라이스를 따라할 CEO가 한국에는 없는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까다로운 문제 많아… 꼼꼼한 개념정리 필수

    까다로운 문제 많아… 꼼꼼한 개념정리 필수

    국회에서 일하는 행정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국회사무처 제15회 8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필기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직 시험은 다른 공무원 시험에 비해 문제가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소수 인원을 뽑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14명(장애 구분 모집 1명 포함)을 뽑는 국회직 8급 시험에는 모두 8080명이 지원해 57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른 공무원시험과 출제 경향에서 차이를 보이고 최근 4년간 합격선이 평균 70점을 넘지 못할 정도로 난도도 높아 남은 기간 마무리 전략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국회직 8급 필기시험을 앞두고 공무원 전문학원인 공단기학원과 윈플스학원 강사진의 도움을 받아 출제 경향과 대비법을 짚어 봤다. 국어는 다른 공무원시험은 물론 법원직 등 대부분의 공직 입문 시험에서 필수과목이다. 국회직 필기시험 국어 과목이 다른 공무원 시험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독해 부문의 출제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지문이 길다는 점이다. 문법 부문에서는 한글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로마자와 외래어 표기 등 다른 공무원시험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하지만 문학에서는 현대문학보다 고전문학에서 많이 출제되고 있다. 이선재 공단기학원 강사는 “국회직 시험 국어 과목의 문법·어휘 파트에서는 다른 공무원시험에서는 보기 힘든 ‘상황에 맞는 한자 성어 찾기’나 ‘한자 독음 문제’가 매년 거르지 않고 출제되고 있다”며 “한자 성어와 한자는 예문의 문맥을 파악하면서 함께 살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전문학에서는 기출 작품을 비롯해 시대별 대표 작품을 하루에 1~2개씩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헌법은 최신 판례와 헌법 조문, 그리고 국회법은 세부법령까지 모두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전효진 공단기학원 강사는 “기본서 회독은 당연한 것이고, 특히 최신 판례와 헌법 조문, 국회법은 따로 정리해 시험 전까지 10회 이상 반복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간통죄 위헌 결정,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대한 이해를 묻는 판례, 공직선거법에서 수형자에 대한 선거권 제한의 헌법불합치, 집행유예자에 대한 선거권 제한을 단순위헌 결정한 부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야간시위를 금지하는 부분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 등 헌법재판소가 내린 최신 판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전 강사는 “최신 판례는 따로 정리해 매일 들여다보면서 내용과 주문이유 등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가직·지방직 7급 시험 과목이기도 한 경제학은 국회직 8급 필기시험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7급 공채 시험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문제들이 출제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국회직 시험에서 경제학은 분야별로 미시경제학 50%, 거시경제학 35%, 국제경제학 15%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다. 특히 계산 문제가 매년 7∼10문항 정도 출제되는 등 난도가 매우 높다. 미시경제학에서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골고루 출제가 되는 편이고, 거시경제학에서는 총수요·총공급이론, 인플레이션과 실업, 국민소득결정이론에서 많은 문제가 출제된다. 또 국제경제학에서는 비교우위론, 관세의 경제적 효과, 환율결정이론, IS-LM-BP모형 관련 문제가 매년 출제되고 있다. 정병열 윈플스학원 강사는 “국회직 시험은 문제 수준이 높기도 하고, 핵심이론을 다각도로 응용하는 문제가 많다”며 “우선 기본 이론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틀린 문제 위주로 개념을 복습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강사는 “특히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에서 유사 시험의 최근 기출문제를 꼭 풀어볼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계산 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한 만큼 ‘계산이 필요하지 않은 거시경제학 문제→미시경제학 문제, 국제경제학 문제→계산문제(거시, 미시경제학 순)’의 순서대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통해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직 시험의 영어 과목은 다른 공무원시험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난도로 출제된다.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됐던 2011년 필기시험 합격선은 71.66점이었다. 이어 독해 지문이 길고 어려웠던 2012년은 68.50점, 2013년은 66.67점 등으로 합격선이 계속 낮아졌다. 그만큼 시험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신성일 윈플스학원 강사는 “국회직 시험에서 영어 과목은 생소한 어휘들과 긴 지문이 특징”이라며 “특히 독해 파트는 난해한 단어 등으로 시간 안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잦다”고 분석했다. 신 강사는 “지금껏 준비하고 암기해 왔던 어휘를 재점검하고, 문법 모의고사를 시험 전일까지 지속적으로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형별 지문에 맞춘 문제풀이 연습과 기본서에 수록되어 있는 기출문제 풀이로 시간 안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학 과목도 7급 공채 시험보다 지엽적이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묻는 등 다소 까다롭게 출제된다. 올해 행정학 과목에서는 징계와 소청제도, 정부3.0, 탈신공공관리론, 중앙통제, 지방재정지표, 규제정치이론, 갈등관리, 중앙인사기관, 국가재정제도와 지방재정제도의 차이,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의 업무소관, 변경된 지방교부세 등 최근 이슈가 되거나 변화된 정부부처에 대한 부분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김중규 공단기학원 강사는 “최근 3년간 국가직 및 지방직 7급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본서를 빠른 속도로 훑어보는 방식, 요약집으로 핵심만 정리하는 방식, 중요한 문제 위주로 훑어보는 방식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방식을 선택해 마무리 학습을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억 5000만년의 시간 품은 살아 있는 에덴동산

    1억 5000만년의 시간 품은 살아 있는 에덴동산

    인천에서 꼬박 13시간 비행기를 타야 닿는 곳이다. 윌리엄 윈저 영국 왕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주, 유럽 부호들이 몇 손가락 안에 꼽는 휴양지다. BBC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야 할 50대 관광지’로 이곳을 선정했다. 세이셸공화국이다. 인도양 서부의 115개 섬으로 이뤄졌으며 제주도 4분의 1 면적(454㎢)이다. 1억 5000만년 전 원시림과 원시생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인구는 9만명.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덕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에 달하는 아프리카 부국이다. EBS 1TV는 31일 밤 8시 50분 세계테마기행에서 세이셸을 소개한다. 4월 2일까지 매일 같은 시간 연속 방송한다. 세이셸에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건 250여년 전이다. 특히 이날 소개되는 ‘살아 있는 에덴동산, 프랄린’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발레 드 메 국립공원, 멸종위기 동물인 세이셸 알다브라 육지거북 등을 만날 수 있다. 1일에는 ‘환상의 섬을 찾아서, 라디그’에서 해변을 따라 늘어선 라블린 풍물시장을 찾아 간다. 2일에는 ‘행복한 공존, 크레올’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세이셸의 크레올 문화를 소개하고, 세이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 ‘셀 윈 클라크 마켓’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이 선사하는 먹을거리를 만나 본다. 세이셸은 1976년 한국과 수교했으나 1980년 수교 중단된 사회주의 국가다. 냉전 종식 및 소련·동구권 해체 이후 1995년 다시 국교가 정상화됐다. 참치,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경제교류가 이뤄지고 마라톤, 한복축제 등 문화교류행사도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심쿵’/문소영 논설위원

    “솔까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시대가 열린다고 해도 서민은 여전히 어려워요.” 어느 날인가부터 사람들이 말을 시작할 때 ‘솔까말’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무슨 말인지 모른 채 그냥 넘어가다가 급기야 ‘솔까말이 뭐냐’고 묻지 않을 수가 없는 지경이다. 솔까말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의 약자로 ‘반도의 흔한 신조어’ 중 하나인데, 모르면 뒷방 노인네 취급을 당한다. 그러나 낯선 단어 때문에 당혹해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영어도 일본어도 중국어도 아닌데 대화 중간에 들어가는 특정한 단어를 이해할 수가 없는 탓이다. 그때마다 ‘심쿵’인데,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을 정도로 놀랍다는 말이다. 50~60대들이 특히 요즘 골치를 않는 단어가 ‘뇌섹남’이다. ‘뇌가 섹시한 남자’를 줄여 놓았다. 이 단어는 풀어 놓아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두박근 삼두박근으로 어깨가 떡 벌어지고 배에 식스팩 근육을 장착한 역삼각형의 늘씬한 남자가 아니라, 뇌가 섹시한 남자라니 대체 무슨 뜻이냐는 항변이다. 문화·영화평론가로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수초(水草) 같은 허지웅처럼 지성과 유머가 풍부해 매력이 있는 남자이거나 최현석 같은 훈남 요리사들을 말한단다. 젊은 시절부터 폭탄주로 단련한 원팩의 배와 부엌에 들어가면 남자가 아니라는 소신으로 사는 50~60대 중년 남자들에게 ‘뇌섹남’은 언감생심인 단어다. 한글 문장을 줄여 놓은 유행어들 탓에 그렇잖아도 어려운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4~5년 전에 ‘짤방’이라는 단어가 많이 돌아다녔는데, 노래방에 아가씨들을 보내는 소개소를 말하는 은어 ‘보도방’을 말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잘림 방지 사진’이라는 뜻이었다. 짤방에서 파생된 ‘움짤’은 ‘움직이는 잘림 방지 비디오’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에서 시작해 오프라인까지 확산한 젊은이들의 유행어와 행동 양식을 이해하려면 임성순의 2012년 장편소설 ‘문근영은 위험해’가 도움이 된다. 누구나 읽을 수 있다는 한글이 난수표같이 널려 있는 이 장편소설을 인내심으로 읽다 보면 요즘 세대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에 먹는 방송을 올린다는 의미의 ‘먹스타그램’이나, 진중권씨가 모욕죄로 고소돼 300만원을 지급해야 했던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란 단어들도 신조어다. 국립국어원은 그제 일간지 등 온·오프라인 대중매체에 새로 나온 낱말 334개를 선정해 ‘2014년 신어’로 발표했다. 뇌섹남이나 심쿵 등은 발표한 신어에 들어 있다. 2000년 초 인터넷이 활성화돼 신조어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국어 파괴 현상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는데 유연하게 대처하는 국어원의 자세가 놀랍다. 새 단어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면 국어사전에 등재되거나 표준어로 인정된다니 디지털 시대 언중(言衆)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국민은 못 느끼는 ‘3만弗의 꿈’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경기나 나아지거나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환율 덕분이다. 그래서 국민의 체감과 차이가 더 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8180달러다. 전년 2만 6179달러보다 7.6%(2001달러) 늘어났다. 여기에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3.8% 하락한 효과가 담겨 있다. 2013년 달러당 평균 1095원이던 환율은 지난해 1053원으로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높아져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커진 것이다. 1인당 GNI는 2006년(2만 823달러) 2만 달러를 돌파한 뒤 9년째 2만 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1인당 GNI에서 가계가 가져가는 몫인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 5786달러로 전년(1만 4704달러)보다 7.3% 늘어났다. GNI 증가율(7.6%)에 못 미치면서 1인당 GNI 중 가계가 가져가는 몫이 56.0%로 전년(56.2%)보다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2.6%에 한참 못 미친다. 이러한 기업으로의 쏠림은 ‘임금 없는 성장’ 탓이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환 위기 당시 2년 반 만에 실질임금이 정체에서 벗어났는데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실질임금이 계속 정체되고 있다”며 “생산성은 높아지는데 임금은 오르지 않아 ‘30-50 클럽’ 가입이 가계 입장에서 실감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30-50 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인구 5000만명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3만 달러가 되면 7번째 가입국이 된다. 올해 가입하려면 GNI가 6.4%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0%대 물가상승률, 3%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돼 가입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힘 얻는 금리인하론] 노무현정부 두 경제수장 ‘엇갈린 진단’

    [힘 얻는 금리인하론] 노무현정부 두 경제수장 ‘엇갈린 진단’

    노무현 정부 초기 경제 정책의 양대 수장이었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가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김 전 부총리의 시각은 다른 전직 경제장관들과는 같았다. 박 전 총재는 8일 현재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는지에 대해 “지금 물가는 지극히 정상”이라며 아니라고 답했다. 기름값과 농산물값을 뺀 근원물가가 지난달 2.3%였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이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갈 때 평균 성장률이 2.5%대였는데 우리는 3%대”라고 반박했다.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금리에 손대면 부유층, 대기업에 혜택이 더 간다”고 반대했다. 반면 김 전 부총리는 “1990년 이후 일본과 2000년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비교하면 추이가 똑같다”면서 “일본은 순채권 국가로 장기 불황을 극복할 저력이 있었지만 한국은 순채무 국가로 이를 견딜 체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 기업에 경제가 살아나겠구나 하는 심리를 주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전 수장은 경제를 살리려면 정부가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달랐다. 박 전 총재는 “현재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분배가 문제”라며 “기업이 돈을 쌓아 놓기만 해 가계에는 소득이 전달되지 않아 생기는 ‘가계 빈혈증’이 위기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해결책으로 “일본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준 쿠폰제처럼 정부가 선별적으로 저소득층의 가계 소득을 늘려 소비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정부가 땜질식으로 부동산 활성화만 하다가 구조 개혁도 한다고 하지만 자원만 낭비할 뿐”이라면서 “임금을 올리면서 추경을 편성해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 소득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기술도 자본도 없는 亞 변방 황무지에 ‘금빛 철강신화’ 일구다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기술도 자본도 없는 亞 변방 황무지에 ‘금빛 철강신화’ 일구다

    포스코의 47년 역사를 논할 때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빼놓고는 이야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고 경영자로 일한 25년간 그는 불가능할 것만 같던 철강 보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박 회장이 철강왕이라 불리는 건 글로벌 철강업체로 우뚝선 포스코를 일궈낸 그의 업적을 감안할 때 결코 무색하지 않다. 미국의 카네기는 당대 35년 동안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1000만t을 이뤘지만 박 회장은 25년(1968~1992년) 내 연산 조강 2100만t이라는 신화를 일궈냈다. 기술도 자본도 없는 아시아 변방의 후진국에서 만들어진 신화라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물론 포스코가 지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1960~80년대까지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의 존재감은 1978년 중국의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의 일본 방문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일본 기미쓰제철소를 방문한 덩샤오핑은 이나야마 요시히로 신일본제철 회장에게 “중국에도 포항제철과 같은 제철소를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이나야마 회장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지 않으냐” 이 대화는 한동안 중국 대륙에서도 ‘박태준 신드롬’이 나타나는 배경이 됐다. 1927년 부산 기장에서 태어난 박태준은 일자리를 찾아 현해탄을 넘은 부친을 따라 학창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1940년 이야마북중에 다니던 그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제철 근로봉사에 동원됐다. 용광로와의 첫 만남이었다. 1945년 일본 와세다대에 합격했지만 2년만 다니고 귀국해 남조선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 6기)에 입학했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도 이때다. 당시 사관학교 중대장이던 박정희는 수학 실력이 탁월한 박태준을 눈여겨봤다. 박태준이 임관한 후 한동안 두 사람은 교류가 없었다. 하지만 부산 군수기지사령관으로 발령받은 박정희가 박태준을 참모장으로 발탁하면서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10살 터울인 부하 장교 박태준에 대한 박정희의 신임은 절대적이었다. 5·16군사혁명을 준비하던 박정희는 어느 날 박태준을 따로 불러 부탁한다. “임자는 이 일(쿠데타)에 참여하지 말고 만약 일이 잘못되면 내 식구들이나 좀 돌봐줘.” 결국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는 스스로 2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오르면서 비서실장에 박태준을 임명했다. 2년 후 대부분 정치에 입문한 혁명세력과 달리 박태준은 소장으로 예편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태준에게 텅스텐 수출업체인 대한중석 사장을 맡겼고 이어 제철사업도 지시했다. 한국이 제철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우방인 미국은 물론 일본까지 비웃었다. 군사정권의 과시용 사업일 뿐이라는 냉소만 돌아왔다. 그럴 법도 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 이하, 국가의 총수출액은 4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합제철소는 건설에 드는 돈만 무려 1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1968년 4월 포스코의 전신 포항제철은 그렇게 시작됐다. 가장 큰 걸림돌인 자금은 해외 차관에 의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등 5개국 8개사로 구성된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과 세계은행(IBRD), 미국국제개발처(USAID), 대한국제경제협의체(IECOK) 등은 결국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국을 방문해 KISA 대표에게 최종적으로 ‘협력 불가’라는 답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박태준 사장은 하와이에서 대일청구권 자금의 일부를 제철소 건설 자금으로 전용하는 이른바 ‘하와이 구상’을 하게 된다. 당시 8000만 달러 정도 남아 있던 대일청구권 자금을 제철사업에 투자해 보자는 아이디어다.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박 사장은 곧장 일본으로 가 일본 정재계 주요 인사들 설득에 나섰다. 미쓰비시상사의 후지노 사장 등 철강업계 관계자는 물론 통산성의 오히라 마사요시 장관 등을 연이어 만나 한국에 철강산업이 필요한 이유를 말하며 설득했다. 오히라 장관은 김종필과 함께 한·일청구권 협상을 타결 지은 인물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박 사장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박 선생은 보는 이들이 오히려 안타까워할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의 진지한 노력에 일본은 감동했다” 박 사장은 결국 대일청구권 자금 7370만 달러와 일본 은행 차관 5000만 달러를 합한 1억 2370만 달러로 제철소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8월 제3차 한·일 각료회담에서 일본 정부도 한국의 종합제철 건설 사업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자금이 확보되자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한 피해 배상 청구권을 사실상 포기하는 대일청구권 자금은 우리 민족에겐 피 같은 돈이었다. 회담을 성사시킨 박정희 정권은 ‘3억 달러에 민족의 자존심을 팔았다’는 비난과 반발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 사실을 박 사장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사를 독려하면서 박 사장은 “이 제철소는 식민 지배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은 조상의 혈세로 짓는 것이니 만일 실패하면 바로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3년여에 걸친 공사 기간 중에 13번이나 포항 현장을 방문했다. 박 사장에게 건넨 ‘종이 마패’는 또 하나의 유명한 일화다. 공사 과정에서 당시 정치인들이 박 사장을 흔들어대자 박 전 대통령은 종이 마패 한장을 박 사장에게 쥐여 줬다. 마패에는 ‘박태준을 건드리면 누구든지 가만 안 둔다’고 적혀 있었다. 포항제철은 가동된 지 1년 만에 매출액 1억 달러를 기록하며 빚을 다 갚고 흑자를 기록했다. 결국 1970년 4월 1일,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연산 130만t 규모의 철을 생산하는 포항 1기 설비를 착공했다. 1973년 6월 마침내 우리나라 최초의 용광로는 쇳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후 건설과 조업을 병행하며 포철은 성장 가도를 달렸다. 세계 최대 제철소라는 타이틀은 포항제철소에서 광양제철소로 이어지며 1992년 2100만t의 사반세기 대역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설비 가동 첫해인 1973년 매출액 416억원에 46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래 199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매출액을 149배(6조 1821억원), 순이익을 40배(1852억원) 이상으로 늘렸다. 용광로가 가동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의 적자 없이 흑자 행진을 지속하는 기틀이 됐다. 한국 제철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던 존 자페 전 IBRD 한국 담당자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도 대한국제제철차관단에 투자 반대 의견을 제출했던 내 보고서가 옳다고 믿는다. 다만 박태준 회장이 상식을 초월하는 일을 해 나의 보고서를 틀리게 만들었을 뿐이다. 포스코의 성공은 지도자의 끈질긴 노력을 바탕으로 설비 구매의 효율성, 낮은 생산 원가, 인력 개발, 건설 기간 단축을 실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이성보 “김영란법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이성보 “김영란법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이성보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4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청탁과 금품수수 등을 근절하고 국가 전체적으로 청렴도를 높이는 중요한 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들의 청렴에 대한 열망이 담긴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를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초 정부안에는 들어 있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빠진 이해충돌 방지 관련 조항에 대해서도 “국회 상임위에서 조만간 심사에 착수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해충돌 관리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청렴한 국가일수록 1인당 국민소득과 경제성장률이 높다”며 “반부패 청렴이 국가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의 청렴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만 돼도 경제성장률 0.65% 상승 효과가 있다는 현대경제연구원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이 법이 제대로 정착되면 부정청탁과 관행적 금품수수를 근절해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국가경제와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 조항에 대해서는 “배우자를 통해 우회해서 금품을 전달하는 걸 막자는 취지”라면서 “지금도 본인이 받은 것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배우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게 아니다”라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노벨경제학상 메달 경매…이랜드, 4억여원에 낙찰

    노벨경제학상 메달 경매…이랜드, 4억여원에 낙찰

    이랜드그룹이 전 세계 최초로 경매에 나와 관심이 집중됐던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랜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네이트 샌더스 경매에 나온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의 노벨경제학상 메달을 낙찰받았다고 1일 밝혔다. 낙찰가는 39만 848달러로 우리 돈으로 4억 2993만원 정도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가 세우려는 테마 도시에 분야별로 10~15여개의 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인데 낙찰받은 노벨상 메달은 그 가운데 한 곳에 비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낙찰받은 경매품은 1971년 쿠즈네츠가 국민소득 이론과 국민소득 통계에 관한 실증적 분석으로 받은 노벨경제학상 메달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국인의 간식 ‘떡’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한국인의 간식 ‘떡’

    떡은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고 지져서 익힌 음식이다. 통과 의례와 명절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떡의 기원은 농경의 시작과 함께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 유적지에서 떡을 만들던 도구들이 출토되기도 했다. 어원으로는 ‘찌다’가 명사화되면서 ‘떼기’→‘떠기’→‘떡’으로 바뀌었다. 근대화 이후 떡은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것’에서 ‘사먹는 것’이었다. 떡 산업은 20세기 초 도정·제분업 발달을 거쳐 1970년대 전문 업체와 방앗간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국민소득이 늘면서 떡 소비도 증가했다. 떡 시장 규모는 현재 1조 4000억원 수준으로 쌀 가공식품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트렌드 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함으로써 빵과 과자에 국민 간식 자리를 내줬다. 방앗간 위주의 소규모 공급과 낮은 가격 경쟁력 등이 한몫했다. 여전히 떡 생산업체의 80% 이상이 5인 이하 사업장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제빵산업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유통 구조의 다양화 등으로 시장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 결과 국내 제빵산업 규모는 3조 6000억원으로 떡 산업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떡 산업은 최근 ‘웰빙’과 ‘전통’, ‘슬로 푸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떡은 대표적인 슬로 푸드이자 전통과 문화를 담고 있는 로컬 푸드이기 때문이다. 고칼로리 음식인 빵과 쿠키를 대신해 떡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떡의 주재료인 쌀은 비타민 B1과 E 등이 풍부하다. 비만과 당뇨,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떡에 들어가는 콩과 팥, 견과류 등은 웰빙 식재료다. 떡도 빵에 빼앗긴 국민 간식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손쉽게 떡을 만들 수 있는 떡가루 제품이 개발되고 출퇴근 길에 간단히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떡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세련된 분위기의 떡 카페가 등장했고, 세계인의 입맛에 맞춘 퓨전 떡볶이 등도 개발됐다. 굳지 않는 떡 기술까지 나와 생산과 소비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떡은 쌀 씻기부터 찌기까지 6~7개의 과정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엔 간편한 조리기구의 등장으로 빵 제조 과정과 큰 차이가 없다. 가정에서도 쉽게 쪄 먹을 수 있는 떡 만들기 프리믹스 제품도 출시됐다. 제품도 ‘아빠와 함께 만드는 인절미 믹스’부터 ‘설기·영양 찰떡 믹스’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1시간 이내로 떡이 완성된다. 독특한 떡 모양을 찍어낼 수 있는 틀이나 떡 만들기 책자 등도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정된 종류의 떡을 판매하던 방앗간이나 재래 떡집 외에 떡과 음료를 파는 세련된 카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커피+케이크’의 공식을 깨고, 음료와 떡을 결합한 세트 메뉴, 떡 아이스크림과 샐러드 등의 다양한 메뉴로 손님을 유혹한다. 떡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케이크보다 화려하고, 햄버거보다 빠른, 현대화된 떡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떡은 한식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5000년 역사를 거치며 지역마다 다양하게 만들어진 떡은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최근에는 단것을 좋아하는 서양인의 입맛에 맞는 퓨전 떡과 건강을 생각하는 기능성 떡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러시아 등 빵 문화권에도 활발히 수출되고 있다. 매콤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인 한국인의 간식 떡볶이도 변신을 시도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바비큐·크림치즈 소스·카레 맛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루만 지나도 딱딱해져서 먹기 전날 밤새워 만들어야 했던 떡을 저장 조건에 따라 1년 이상 굳지 않게 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떡 산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굳음 현상’을 막을 수 있어 떡 산업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굳지 않는 떡은 김밥용 떡, 떡 면, 차가운 떡, 팥빙수용 떡 등 용도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은 찹쌀뿐 아니라 멥쌀, 잡곡 등 모든 곡류에 활용할 수 있다. 떡메치는 전통의 방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현미와 조, 수수 등 잡곡의 영양 성분을 이용하면 다이어트용, 당뇨·고혈압 예방용 등의 기능성 떡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이제는 우리 떡의 대중화, 다양화, 고급화를 동시에 이뤄내기 위한 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폭 넓은 계층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가격, 포장, 용도, 맛 등을 만들어야 하고 떡과 어울리는 음료, 소스 등을 패키지로 상품화하고 단체 급식과 간식, 식사, 디저트 등 용도별 특화도 필요하다. 소규모 가공 공장과 판매장의 제조, 유통, 판매 환경을 개선해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도 충족시켜야 한다. 백미 중심에서 현미나 잡곡 등을 활용해 건강에 도움이 되는 프리미엄 상품 개발로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해야 한다. 떡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떡 명장도 발굴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 떡을 ‘오리엔탈 디저트’로 개발해 세계 디저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도 짜야 한다. 떡은 고칼로리 디저트 메뉴인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초콜릿 대신 프리미엄 디저트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귀정 농촌진흥청 가공이용과 이학박사 ■문의 golders@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막노동마저 없을 때 더 많아… 가난 대물림” “살 만한데도 아기 셋 뒀다고 보육료 주더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막노동마저 없을 때 더 많아… 가난 대물림” “살 만한데도 아기 셋 뒀다고 보육료 주더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취재하면서 만난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은 의외로 서로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너무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만날 기회가 거의 없고, 그래서 서로를 마치 ‘딴 세상’에 사는 것처럼 인식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상위 1%와 절대빈곤층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탈리아 명품 수입업체 ‘에트로’ 대표인 이충희(60)씨는 자수성가해 상위 1%로 도약한 사업가다. 그는 6·25 전쟁 직후 태어나 가난한 윤리 교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8남매가 자란 탓에 배를 주린 날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특급호텔 면세점장을 거쳐 1993년 명품 수입업을 시작해 성공한 그는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에 가입하는 등 활발한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독신인 김동민(45)씨는 충남 서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상경해 노숙과 쪽방 생활을 하며 구두닦이와 신문팔이 생활을 전전했다. 현재 서울의 한 매입임대빌라에서 살면서 한 달 수입이라고는 열흘 정도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 버는 80만~90만원이 전부인 전형적 절대빈곤층이다. 두 사람이 지난 16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김상연 특별기획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공감과 이견 사이를 오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회자) 평소 빈부 격차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김동민(이하 김) 없는 사람은 너무 없고 있는 사람은 차고 넘치는 현실이다. 나 같은 서민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한다. 빈곤층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도 올라갈 가능성은 없고 현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떨어지기만 하는 것 같다. -이충희(이하 이) 빈부 격차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있는 문제다. 특히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빈부 격차는 필연적으로 벌어진다. 결국 빈부 격차를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노력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빈곤에서 탈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만약 노력을 통해 현 세대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다음 세대라도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나도 어릴 때 배급쌀을 받아 먹을 만큼 형편이 어려웠지만 교사였던 아버지가 대학 등록금을 내 주신 덕에 가난에서 벗어났다. -김 노력해서 돈을 벌고 적금도 넣고 재산을 불리면 좋다. 그런데 열심히 돈을 벌면 물가가 그만큼 올라버리니 돈을 모을 여유가 없다. 예를 들어 담뱃값만 보자. 이 대표님은 담배를 태우시나. -이 피우지 않는다. -김 나는 피운다. 담배는 서민의 기호식품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가격이 하루아침에 2500원이나 오르니 힘들다. 서민들은 “안 오르는 건 내 월급밖에 없다”고 한다. 조금씩 저금해서 돈을 모으면 물가가 그만큼 올라가 저축한 효과가 없어진다. -이 4000원 하는 커피값을 30년간 모아 복리이율을 적용하면 2억 1400만원이 된다. 4500원 하는 담뱃값을 모아도 마찬가지다. 나는 20여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통장에 있는 800만원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최대한 돈을 안 쓰려고 노력했다. 출장 갈 때는 코펠을 갖고 다니며 라면을 끓여 먹고 중국집에 가도 백반 시켜 자차이(중국식 채소 반찬)와 함께 먹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10년을 안 쓰니까 돈이 모이더라. 버는 건 내 마음대로 안 될 수 있지만 쓰는 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다. -김 나도 ‘담뱃값을 모아 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몸 쓰는 노동을 하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공사장에서 힘들 때 담배 한 대 피우며 쉬는 게 유일한 낙이다. 막노동하고 오면 너무 힘드니까 저녁에 술 한잔 하게 되고 그러면 아침에 술이 깨지 않아 일을 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태껏 모아 둔 돈이 없다. 노후를 생각하면 저축해야 하는데 저축하는 습관도 안 돼 있고 월세, 공과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교육비가 워낙 많이 들어 빈부의 대물림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인데. -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다들 어려웠다. 그래서 누구든 조금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정 형편이 전체적으로 좋아졌고 경쟁이 심해졌다. 있는 집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해외연수를 보낸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없는 사람이 부자 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교육밖에 없다. 공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독서와 어학 공부는 자기 노력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내 나이가 올해 환갑인데 요즘도 오전 5시 30분이면 일어나서 7시면 출근한다. 사무실 책상과 집, 차에 각각 돋보기를 두고 한 달에 책 2~3권씩은 읽는다. 독서는 내가 사회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정부에서 복지를 강조한다고 해도 결국 밥 굶는 사람에게 밥 한 끼 주는 수준일 뿐이다. 결국 내가 부지런해야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 -김 가난한 사람이 학력까지 떨어지면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아주 어렵다. 나처럼 배운 게 없으면 공사장에서 막일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이 없다. 그마저도 꾸준히 일감이 있는 게 아니다. 겨울철에는 공사는 없는데 일하려는 사람은 많아서 일주일에 1~2일밖에 일하지 못한다. 한 달에 10번 일하면 많이 한 건데 수입은 8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빈곤층을 위한 복지 정책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김 한참 부족하다. 최근 지적장애인 언니를 혼자 돌보며 어렵게 살던 20대 여성이 자살한 사건도 있지 않았나. 박근혜 정부가 서민 정책을 펴겠다고 했는데 담뱃값 올리는 것만 봐도 더 이상 못 믿겠다. 없는 사람은 없어서 세금을 못 낸다.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내서 없는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 기본적으로 복지는 확충해야 한다. 문제는 재정이 어느 정도 받쳐 줄 수 있느냐다. 없는 사람에게 복지 혜택이 집중돼야지 모두에게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을 하면 실제 필요한 사람의 몫은 줄어든다. 선별적 복지로 가야 한다. 내 딸이 아기가 3명인데 매달 국가에서 보육료를 받는다고 한다. 왜 우리 딸처럼 살 만한 사람에게까지 돈을 주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사람을 두고 ‘게으르다’고 하거나 부자에게 ‘운이 좋다’고 하는 등 부정적 고정관념도 있는데. -김 ‘게으르니까 가난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이 대표님이 새벽 5시에 일어난다고 했는데 막노동하는 사람 중에도 새벽 2~3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많다. 일감 구하러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거나 폐지를 주워야 하니까. 열심히 하면 대가가 따라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서민은 계속 서민일 뿐이다. 부자는 그만큼 노력해서 부를 쌓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돈이 돈을 낳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부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자가 그냥 된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물론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도 있지만 고생 끝에 부를 쌓은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해 줬으면 한다. 부자를 보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배우려고 할 필요가 있다.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부유층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부를 자녀에게 상속해 주고 싶은 욕구는 본능이긴 하지만 재산의 일정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부유층 사이에서 이런 인식이 점점 더 퍼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일례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4년 전엔 40~50명뿐이었는데 지금은 700명을 넘어섰다. -김 일부 공감한다. 그런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부유층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 ‘땅콩회항’ 등 갑질 횡포 뉴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든다.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고소득층의 세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부자들에게 과세해서 나눠 쓰자는 얘기에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아무리 부자여도 자기 돈의 5%도 못 쓰고 죽으니까. 한 끼 먹는 데 드는 비용은 다르겠지만 김 선생님이나 나나 세 끼 밥 먹는 건 똑같다. 문제는 지나친 과세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 있다. -김 기업 운영하시는 분들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같은 저소득층도 공과금이 밀리면 통장에 몇 푼 안 되는 돈을 지급정지시켜 못 쓰게 한다. 많이 버는 분들이 세금을 더 냈으면 좋겠다. →오늘 대담을 통해 생각이 달라진 게 있나. -이 김 선생님 말씀을 들어 보니 가난을 벗어나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기회가 없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적지만 100만원이라도 벌면 반의 반 정도는 저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대근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당신의 오늘, 대한민국 몇 % 입니까…우리의 내일, 그래도 희망 대한민국

    빈부 격차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지니계수입니다. 0과 1 사이에서 값이 클수록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의 지니계수는 2013년 가처분소득 기준 0.302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0.314(2010년 기준)보다 나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통계청의 지니계수 조사는 상류층 조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이런 단점을 보완해 산출한 신(新)지니계수로 보면 한국의 지니계수는 0.37에 달합니다<그림 1①>. 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는 뜻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정부는 세제나 복지정책 등을 통해 빈부격차를 줄여 나갑니다. 한국의 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와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의 차이는 2010년 0.044에 불과합니다<그림 ②>.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 차이가 클수록 정부가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는 뜻입니다. 시장소득은 개인이 순수하게 벌어들이는 소득을, 가처분소득은 정부의 세제정책 등이 이뤄진 뒤 개인에게 돌아가는 소득을 말합니다. 동시에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12년 47.2%에서 2013년 48.1%로 악화됐습니다<그림 ③>. 재산의 불평등 정도는 소득보다 골이 더 깊을뿐더러 악화 속도도 빠릅니다. 주택자산의 지니계수는 2000년 0.57에서 2010년 0.62로 악화됐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지니계수 역시 같은 기간 0.62에서 0.70으로 나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유층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부자는 2008년 8만 4000명에서 2013년 16만 7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불었습니다<그림 ④>. 국민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48.1%에 이릅니다<그림 ⑤>. 상위 1%는 13.0%를 보유 중입니다. 유럽과 일본 수준을 뛰어넘었습니다. 상위 20%인 5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1996년 3144만원에서 2010년 6856만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그림 ⑥>. 하위 20%인 1분위는 같은 기간 420만원에서 492만원으로 17% 남짓 느는 데 그쳤습니다. 15년간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사실상 줄어든 셈입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3만 달러를 넘을 게 확실시됩니다. 하지만 국내 소득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중위소득은 국민소득의 3분의 1에 불과한 1074만원(2010년 기준)에 그칩니다. 국민소득(NI)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소득분배율도 저조합니다. 일부 자영업자 소득까지 포함한 수정노동소득분배율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89.6%에서 2010년 78.7%까지 떨어졌습니다<그림 ⑦>. 반면 부유층과 기업이 주로 가져가는 수정자본소득분배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21.3%로 상승했습니다. 이른바 ‘피케티 비율’ 중 하나인 ‘β값’은 자본(부)의 가치를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부는 부유층이 주로 보유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β값이 클수록 부가 소수에게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β값은 2000년 5.8에서 2012년 7.5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계층 상승의 희망도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설 확률은 2013년 23.3%에서 2014년 22.6%로 떨어졌습니다<그림 ⑧>. 반면 고소득층이 제자리를 지키는 비율은 같은 기간 75.2%에서 77.4%로 상승했습니다. ‘부자 기업, 가난한 가계’ 현상 역시 빈부 격차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1985~1995년 사이에는 가계소득증가율(8.6%)이 기업소득증가율(7.1%)을 앞질렀습니다<그림 ⑨>. 그러나 2008~2012년에는 가계소득증가율은 2.8%에 그친 반면 기업소득증가율은 11.2%로 치솟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가계보다 4배 빠르게 소득을 불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의 곳간은 빠르게 불고 있습니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10대 대기업 집단의 현금성 자산은 2006년 27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148조 5000억원으로 5.4배 늘었습니다<그림 10>.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966조원에서 1427조원으로 47.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런 현상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각종 공제 등을 제외한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8년 20.5%에서 2013년 16.0%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5년간 전체 국세 중 법인세 비중은 2.5%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2011년 기준 한국의 임시직 근로자 비율은 23.76%로 스페인(25.33%)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습니다<그림 11>. 근로자의 절반(지난해 8월 기준 45.4%) 정도가 비정규직입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9.0%까지 치솟았습니다<그림 12>. 청년들이 어렵사리 일자리를 구해도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 신분입니다. 일자리 등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우리 사회의 ‘잠재적 뇌관’으로 꼽히는 까닭입니다. 계층 이동의 수단으로 여겨지던 교육은 되레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변질됐습니다. 월소득 700만원 이상 가정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 6000원입니다<그림 13>. 소득 100만원 이상 가정 교육비(6만 8000원)의 7배에 달합니다. 그 결과 서울 지역의 서울대 합격자 10명 중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출신이 7명(2013년 정시)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후 불평등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2010년 기준 소득 상위 10% 선에 위치한 국민은 하위 10% 선의 국민에 비해 4.8배를 벌고 있지만 2060년에는 6.5배까지 확대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는 회원국 중 불평등 수준이 4위에서 3위로 악화됩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 역시 향후 한국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될 것이라고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의 빈부 격차 확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장만능과 승자독식을 두 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본격화된 결과입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정책의 변화 없이는 방향을 바꾸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제조업의 쇠퇴와 금융 등 서비스 업종의 부상이라는 산업 구조의 변화도 빈부 격차를 벌리는 요인입니다. 소수의 고숙련 근로자에게 부가 더욱 쏠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성장률 저하도 소득분배 악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증가할 때 지니계수는 0.3% 포인트 감소한다는 게 학계의 연구 결과입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3% 중반에서 2018년 이후 2%대로 내려앉을 전망입니다. 저출산·고령화의 늪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땔감(성장률)이 더욱 부족해지니 윗목의 온기가 아랫목까지 전해질 여지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등 두 가지 소득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시장소득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교육의 평등성을 복원하는 동시에 대기업에 과도하게 쏠린 부를 중소기업에 되돌리는 경제민주화 정책 등이 필요합니다. 서민과 중산층이 사교육 없이도 능력만 있으면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교육 기회의 평등’이 확대되고, 고용의 88%를 맡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부의 집중이 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소기업 종사자나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면 이들의 교섭력 강화로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의 시장 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처분소득 불평등 완화의 해법으로는 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로 복원하자는 것입니다. ‘1억 5000만원 이상 38%’인 현재 소득세 최고구간·최고세율을 ‘3억원 이상 40~45%’로 끌어올리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장)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이상에 대해 부담을 더 지우고, 그 재원을 바탕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등 근로빈곤층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 불평등 구조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부유세로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10억원 이상 부유층을 대상으로 1~2%의 세금을 따로 부과하자는 논리입니다. 부동산만 주로 갖고 있는 중산층이 아닌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을 증세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조치 등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서민과 중산층은 증가한 소득 중에서 소비에 투입하는 비율인 한계소비성향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프로야구에서 경기의 재미와 질을 높이기 위해 최하위 팀에 신인 지명 우선권 등 특혜를 부여하지만 이를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면서 “빈부 격차 해소 역시 비슷한 취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douzirl@seoul.co.kr >> 이두걸 기자는 2002년 2월 서울신문에 입사한 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경제부와 산업부 소속 기자로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와 한국은행, 시중은행 등 금융권, 전자업계 등 재계를 두루 취재했다.
  • 韓·쿠바 관계 정상화 행보 빨라질 듯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연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쿠바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쿠바에서 이달 12~22일 열리는 ‘2015년 아바나 국제도서전’에 우리나라도 참석한다”면서 “24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 우리 나라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도서전에 참석 중인 김동기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13일 알프레도 루이스 로체 쿠바 문화대외관계국장과 면담을 한다. 한국과 쿠바의 관계가 해빙 무드를 갖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계획(WFP) 정기 집행이사회에서 올해부터 2017년까지 쿠바에 300만 달러 규모의 식량안보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쿠바와의 첫 번째 개발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한의 맹방이기도 한 쿠바와의 해빙 무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 장관의 바람대로 조만간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이뤘는데 1999년부터 국제사회에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 지지를 표명한 우리나라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영철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장은 “최근 쿠바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좋은 것을 고려한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서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북한의 반발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미국이 쿠바와 관계 개선을 합의하니 남한도 따라 한다고 북한이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남·북 사이에는 이미 5·24대북제재,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의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쿠바와의 재수교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경제·외교적으로 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긍정 요소로 꼽힌다. 쿠바는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6000달러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렵다. 쿠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기업의 쿠바 투자가 활성화되고 한국 정부의 공적 원조가 증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판매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진그룹] 인천 창고서 ‘한진상사’로 출발… 2019년 세계 10대 항공사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진그룹] 인천 창고서 ‘한진상사’로 출발… 2019년 세계 10대 항공사로

    1945년 11월 인천 해안동의 한 허름한 창고. 당시 25세의 청년 조중훈은 ‘한진상사’라는 현판을 내걸었다. 회사 이름엔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이라는 다소 거창한 포부를 담았다.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트럭 1대였지만 조씨는 이곳에 터를 잡으면 일거리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해방과 함께 인천항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건너온 운동화, 양복, 밀가루 등의 생필품들이 밀려들었고 누군가 이런 물건을 실어 날라야 했기 때문이다. 이 창고가 올해로 만 70살이 된 한진그룹의 모태다. 한진상사는 5년 만에 종업원 40여명에 트럭 30대를 보유한 단단한 회사로 자라났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사업은 1950년 6월 발발한 한국전쟁 탓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조중훈 회장은 모든 것을 앗아간 전쟁에서 기회를 찾았다. 한진은 1956년 무렵 주한 미군 용역사업에 참여했다. 한진상사는 미군 운송권을 독점하다시피 따냈다. 가용 차량만 500대에 이르는 번듯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1961년에는 주한 미군 통근버스 20대를 사들여 서울~인천 간 좌석버스 사업을 시작했다. 한진고속의 시초다. 한진그룹은 월남전 미군의 군수물자 수송을 맡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베트남에 파병 중인 미군 장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1966년에 주월 미군사령부와 790만 달러의 군수물품 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1971년 종전 때까지 5년간 벌어들인 외화는 총 1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125~200달러 안팎이었다. 1968년에는 한국공항과 한일개발을 설립하고 인하공대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이듬해인 1969년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로 만성적인 적자를 보이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항공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공사는 당시 동남아 11개국 항공사 중 꼴찌에 금융 부채만 27억원에 달했다. 조 회장은 훗날 “대한항공공사 인수는 국적기 사업을 국익 차원에서 이끌어야 할 소명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1977년에는 육·해·공을 잇는 종합 수송 그룹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컨테이너 전용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설립했다. 1990년대 들어 조 회장의 주요 관심사는 2세 경영 체제 확립이었다. 4명의 아들을 모두 주력 계열사에 포진시킨 그는 장남 양호씨는 대한항공, 차남 남호씨는 한진중공업, 삼남 수호씨는 한진해운, 사남 정호씨에게는 한진투자증권 등의 금융사를 맡겼다. 1990년대 후반엔 정치적인 격랑도 있었다.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다면 김대중 정권 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1997년 대한항공의 괌 추락 사고 이후 2년 만에 다시 상하이 공항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족벌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고강도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3개월간 조사 인력만 240여명이 동원된 국세청 조사에서 한진그룹은 무려 1조 395억원을 불법적으로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5416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정권은 “정치적 배경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에선 여전히 “박정희부터 김영삼 정권까지 한진그룹이 보여 온 ‘반DJ 행보’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 이후 한진호의 키는 2세들이 넘겨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조남호 회장은 중공업계열, 조정호 회장은 금융계열사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각각 제조와 금융그룹을 키워 가는 모양새다. 2006년 사망한 삼남 조수호 회장이 맡고 있던 한진해운은 부인 최은영씨가 8년간 회장직을 수행해 오다 지난해 초 조양호 회장에게 넘겼다. 한진그룹은 2014년 12월 말 현재 지주회사 한진칼 아래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 에어코리아(이상 항공 부문), 한진해운(해운 부문), ㈜한진(육상운송), 한진관광, 정석기업, 칼호텔네트워크(관광·호텔·레저 부문), 한진정보통신(정보 서비스 부문)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148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대한항공은 전 세계 45개국 126개 도시를 취항 중이다. 대한항공은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는 매출액 25조원을 달성해 항공여객 부문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170여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60여개 정기 항로를 운항하며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세계적인 선사로 발돋움했다. 덕분에 한진그룹은 2013년 기준 매출 24조 7760억원, 자산 총액 39조 5220억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현재 한진은 예기치 못한 위기를 겪고 있다. 땅콩 회항으로 대두된 3세의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한진그룹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고, 일각에선 대한항공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창업주 가문에 계속 경영을 맡기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생을 모르고 자란 데다 경험이 짧아 능력과 품성이 검증되지 않은 3세들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이 올바르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칠순을 맞은 한진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한·일 경제포럼-토론·질의응답]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 시작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의 한국 동향을 살펴보면 1980년대 일본이 떠오른다.”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명예이사는 6일 한·일 경제 국제포럼 2부에서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고 있느냐”는 안미현 서울신문 경제부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도 “한국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니와 명예이사는 “일본은 당시 엔화 강세에 힘입어 미국 자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가 대부분 실패했다”면서 “요즘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바탕으로 일본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은 30년 전 일본처럼 대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화 강세인 한국은 아직 드러내놓고 일본 자산을 사들이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그럴 경우 역시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은 20년 전 일본의 상황과 달리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에 진입했다고 본다”면서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는 방식이야말로 한국이 다음 시대를 생각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99.9%에 이르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살리느냐, 핵심 계층인 노동자의 급여를 어떻게 늘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은 깎아도 문제없지만 서민·중산층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드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니와 명예이사는 조언했다.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금융위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이제부터 (위기가)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박성빈 아주대 행정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약 4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은 8명의 패널이 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다. 특히 일본 측은 한국의 성장 그래프가 일본과 거의 유사한 패턴으로 가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 속에 전반적으로 수요는 작아지고 전통적 거시경제 부양책에 대한 반응 속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가토 다카토시 국제금융정보센터 이사장은 “아베노믹스의 제1화살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주가 급등을 이끌어 일본 경제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면서 “일본 여성의 취업률 향상과 해외인재 고용을 위한 조건 개선을 목표로 한 제3화살도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 구체적인 기여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니와 명예이사는 아베노믹스 제3의 화살인 성장전략에 대해 “법인세 개혁, 벤처 산업 가속화, 여성·외국인 등 고용 방식의 변화 등은 과거에도 여러 번 거론된 분야”라면서 “드릴로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3의 화살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미타 히카루 도쿄신문 경제부장은 “아베노믹스의 악영향으로 경제 격차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계층 간 불평등은 일본보다 더 심하다고 알고 있는데 해결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보편적 복지가 아닌 소득 하위계층을 위한 집중적 복지가 답”이라면서 “교육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해서 소득 하위계층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계층 간 불평등과 복지비 지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당 복지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0%로 가장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 원장은 “국민연금이 대표적인데 우리는 다른 OECD 국가보다 국민연금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다”면서 “우리도 20년 정도 지나면 현재 복지 지출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GDP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대학생, 주부, 연구원, 직장인 등 500여명이 몰려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일본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의 니시노 노리히코 대표 등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국내 방송사와 일간지는 물론이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도쿄신문·주니치신문과 후지TV,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 등도 취재에 나서 강연장에 열기를 더했다. 최단아(22·여·건국대 일어교육3)씨는 “강연을 통해 한·일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본 친구와 만나서 토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석했다”고 말했다. 일본대사관 연수생 아사이 아키히로(26)는 “아베노믹스가 한국과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진단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교통사고 등 사망위자료 기준 1억으로 인상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사망한 피해자 유족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급되는 위자료 산정 기준 금액이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덩달아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교통·산재 손해배상 담당 법관들이 최근 간담회를 통해 현행 위자료 산정 기준을 검토한 결과 사망사고 위자료 산정 기준금액을 현재의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8년 7월 이후 8000만원으로 유지됐던 위자료 산정 기준금액은 오는 3월 1일 이후 발생하는 교통·산재 사고 재판부터 1억원이 적용된다. 서울중앙지법의 이번 결정은 전국의 다른 지방법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 국민소득과 물가수준이 크게 올랐고, 국민의 상식적인 법 감정이 변한 만큼 새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상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의 위자료 기준금액 인상에 대해 보험사가 증액분을 자동차 보험료 등에 반영해 국민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법원이 위자료 기준금액을 1억원으로 늘리면 자동차 보험료가 3.6%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