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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과 시민정신(사설)

    우리의 월드컵 드라마는 참으로 위대했다.25개월 전쯤만 해도 「될성부르지 않은 허망한 꿈」 같던 일을 우리는 해낸 것이다.그 과정에서 보인 일사불란함과 문제해결의 지혜는 가히 고도한 작품이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마침내 한·일공동주최로 결정되었을 때 보여준 우리의 성숙함이다.한·일간의 발전적 미래를 위하여 단독개최에의 미련을 깨끗이 승화시키고 화해와 협조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준 유치대표들의 모습.그와 함께 국민간에 형성된 우호적이고 관대한 금도는 우리의 자부심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정신을 활력으로 전환하는 일이다.그것은 시민의 몫인 것이다.우선 서울부터 점점 심각해지는 공해도시의 불명예를 벗어나야 한다.구석구석에서 악취가 풍기는 더러운 도시에서는 세계의 대표를 맞아들이고 지구촌의 팬을 이끌어들이는 일이 어렵다.품위 없는 운전문화와 대책 없는 거리질서는 모처럼 세계손님을 초대해놓고 나라망신시키는 꼴이 되고 만다. 이런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먼저 기초질서부터 확립해야 한다.그것은 국민소득이 높다고만 되는 일은 아니다.각성한 시민의 정신력으로만 성공시킬 수 있는 일이다. 국민소득규모로는 시민정신의 위대함을 충분히 과시할 만한 경지에 우리는 와 있다.적어도 월드컵을 단독으로 유치하는 것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능력과 재능을 이번에 우리는 입증했다. 그리고 우리는 올림픽을 치러낸 나라다.하이테크산업을 이룬 나라에 알맞을 만한 하이테크올림픽을 성공시킨 나라다.그때 우리는 시민정신도 멋있게 검증받은 국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마음놓고만 있을 수 없는 형편에 있는 것이 우리이기도 하다.올림픽의 성과를 후퇴시키고 갖가지 증후를 앓아왔기 때문이다.그것을 이제부터 회복해가야 한다.월드컵공동개최의 결정이 났을 때의 감격을 그대로 되살려야 한다.공동으로 치를 월드컵에는 그런 과제도 부과되어 있다.즉석에서 품질이 비교되는 월드컵,그것은 시민정신에 성패가 달린 일이다.이제부터 그것을 형성해가야 한다.
  • 지역이기심과 정치근시안/경종민 과기원 교수(굄돌)

    빛나는 반만년 역사를 가졌으면서도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는 아직도 짧고 초라하고 불안하다.불과 십년 전 까지만 해도 북한의 남침 위협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정도로 많은 국민이 불안해 했다. 한편,한동안 모처럼 대규모로 투자한 반도체가 돈을 잘 벌어 주고 승용차가 외국에 수출되면서부터 국민소득이 증가하게 되었고,임금인상,근무시간단축과 과소비풍조 등으로 막 먹어대는 잔칫날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그러나 G7이니 선진국이니 막 떠들어대던 중에 지금은 D램 반도체 값이 폭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표정이 심각하게 바뀌었다.반도체와 자동차 수출로 기는 살았겠지만,세계 시장조건의 작은 변화에도 금방 웃었다 울어야 한다면 우리나라 기술의 근본이 이처럼 허약한 것이란 말인가? 그리고,D램 가격이 떨어지면 이를 보상해 줄 우리의 다른 제품과 기술은 그토록 없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진지하고 겸손하게 우리 과학기술의 실제를 파악하고 좀더 든든한 과학기술 발전계획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불안하기는 우리의 정치도 마찬가지이다.우리가 치른 선거 결과들을 보면,국회의원을 뽑는데 후보자의 국정 운영능력이 이처럼 철저히 무시되고 오직 소속당 총재의 지역 색깔만이 이처럼 철저히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 기가차고 입이 딱 벌어진다.소신껏 국가를 위해 일한 많은 사람이 지역구민의 이기심에 의해 버림 받았고 이 결과는 소신과 비전도 없이 유권자들의 말초신경만 눈치보고,임기동안 차기선거 걱정과 인사치레만 하고 다니는 정치인들의 근시안을 더 심화시킬까 우려된다.과학기술력이 민족과 국가의 장래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읽고 기업경쟁력의 기반을 든든히 하며 먼 미래를 대비하고,이기적인 유권자 집단의 눈치 안보며 묵묵히 임기를 채우려는 거시안적 정치인은 없을까?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을 불러일으키고 알아주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열강에 둘러싸인 크지도 않은 나라에서 이렇게 국민의 지역 이기심과 정치인의 근시안이 서로 부추기며 심화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우리 각자에게 묻자.
  • 메말라 가는 사회온정/임창룡 특집기획부 기자(오늘의 눈)

    얼마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성덕바우만군을 돕자는 언론의 캠페인이 있었다.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을 통한 대대적인 운동이었다.적지않은 사람이 성금을 보내고 유전자형이 같은 골수를 찾기 위한 혈액검사에 응해 아직도 사회의 따뜻한 사랑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바우만군이 수술하는 데 필요한 골수는 아직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수술에 필요한 30만달러의 수술비도 막막한 상태라고 한다.바우만군을 입양해 키운 그의 미국인 양부모가 10만달러 남짓 나가는 집을 내놓았다는 소식이다. 백혈병 소녀가장인 이유림양의 딱한 사정이 신문·방송을 통해 알려진지도 한달이 지났다.모인 성금은 수술비 7천여만원의 10%도 못되는 6백만원 정도.남의 골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체골수이식 수술이기 때문에 성공확률도 매우 높다고 한다.그러나 엄청난 수술비 때문에 할머니를 부양하는 16세 여고생이 고귀한 생명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사회의 온정이 점차 메말라가고 있다.인정의 메마름의 차원을 넘어 가치관의 위험상태에 도달했다고경고하는 사람들도 있다.매년 연말연시나 명절을 맞을 때면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찾는 손길이 줄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거의 전시성 위문행사가 많지만 그나마도 점점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방상균씨(28)는 말한다.『요즘 사람들,특히 젊은 신세대들은 어두운 면 자체를 싫어합니다.외면하고 싶어하죠.타인 때문에 우울해 지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던가.국민소득 1만달러의 풍요속에서 우리는 60년대만도 못한 가난한 마음을 지니고 살고 있다.이혼의 증가,수명의 연장 등으로 버려진 아이들과 갈데 없는 노인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가족이란 개념도 조금씩 희석되는 느낌이다.21세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화려한 부와 첨단과학문명의 뒤편으로 우리의 어두운 구석은 자꾸 늘어만 가고 있다.그 옛날 보릿고개의 인심이 부러워지는 시대다.
  • 싱가포르국립대(G7으로 가는 길:25)

    ◎「오픈북 시스템」 채택… 정보수집·통합 훈련/「특수학기」 별도운영… 교수­학생 1대 1 수업/부설연구소 연구성과 산업현장에 즉시 접목/화상강의 통해 세계석학들과 수시로 대화 담배꽁초 하나 버리는데 5백 싱가포르 달러(약 30만원),버스안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1천 싱가포르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 나라. 가는 곳마다 온갖 금지사항을 알리는 팻말이 난무할 만큼 획일적인 통제속에 가둬진 싱가포르는 전체가 잘 훈련된 하나의 병영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는 달리 교육에서만큼은 놀라울 만큼 자율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나라가 또한 싱가포르다.이들의 교육현장을 들여다보면 미화 2만4천 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구가하는 「아시아의 용」이 된 가장 큰 원동력이 「창의와 혁신」을 존중하는 교육정책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의 대표적 상아탑인 싱가포르국립대(NUS)는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상업화」를 표방함으로써 창의성 계발이 곧 국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NUS의 정신은 「창의성을 계발하고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가진 인재를 키워냄으로써 사회 및 경제개발을 지원한다」는 교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로 개교 91주년을 맞는 NUS는 일찍이 영국식 교육시스템을 도입,주입식 집단강의(Lecture)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도록 유도하는 개별지도(Tutor)에 치중함으로써 학생들의 창의력 계발에 힘쓰고 있다. 공과대학의 류 아 초이 부학장(50)은 『앞서가기 위해서는 창의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한뒤 『모든 강의는 혁신적인 사고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기본조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우선 교수와 학생의 비율이 1대 7.4에 불과하다.NUS에는 1만7천1백명의 학생에 2천3백여 교수가 있다는 것이 학사행정담당 직원의 설명이다.이는 이 대학의 강의가 소그룹 개인지도 및 자유토론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NUS는 학기제도에서도 우리와는 사뭇 다른 형태를 보인다.7∼11월의 1학기와 1∼4월의 2학기 등 2개의 정규학기(시메스터) 외에 5∼6월 2달동안 「특수학기(스페셜 텀)」를 두고 있어 실제로는 3학기제로 운영된다고 할 수 있다.「특수학기」는 철저하게 가정교사식의 개별지도가 이뤄지는 기간이다. ○교육의 상업화 표방 NUS는 이같은 교육방식의 성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책을 펴놓고 시험을 치르는 「오픈 북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이로써 정보를 수집·통합해 창의력을 키우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때마침 시험기간중이어서 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 모여 앉아 시험공부에 열중이었다. 도서관옆 야외 테이블에서 강의 노트를 펼쳐 놓은채 대화를 나누고 있던 여학생 3명에게 다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토론중』이라고 대답했다.이들 틈에 앉아 있던 정치학과 졸업반인 자스민 탄양(22)은 『토론을 통해 배운 내용을 정리함으로써 시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그룹 토론식 강의 토론식 학습과 관련,류 아 초이 부학장은 『배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회해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NUS는 갖가지 첨단 교육시설로써 학문연마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외국의 석학들과 수시로 만나 그들의 연구성과를 일목요연하게 들을 수 있는 화상강의 시스템은 이 학교가 자랑하는 첨단시설 가운데 하나다.대학내 교육과학센터(CET)에 설치된 이 시스템은 학생들이 강의실에 앉아 바다 건너에 있는 학자들과 화면으로 만나 언제고 원하는 내용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장치돼 있다. 학생들은 이같은 강의를 들음으로써 자신의 학문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로 삼게 된다. 교내 도서관은 물론 전세계 6만여 연구기관과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인 NUSNET도 이 학교를 돋보이게 하는 대표적 첨단시설이다.이 시스템은 교수 1인당 1대,학생 8명당 1대꼴인 4천5백대의 컴퓨터 단말기를 광섬유로 연결함으로써 교수와 학생들에게 다양한 정보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첨단시설의 활용 덕분으로 NUS는 최근 미국의 과학정보지 「저널 오브 시스템 앤드 소프트웨어」에 의해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연구분야에서 세계 5위의 대학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은 연구 및 학문에 대한 기반을 최대의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토목공학과 졸업반인 한 룡 펙군(25)은 NUS의 최대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리서치 베이스』라고 대답했다.그는 이어 『이같은 연구기반을 토대로 이론적인 기초가 잘 갖춰져 있다는게 우리학교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NUS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역시 대학의 연구성과를 그대로 산업현장에 연결시킬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유수의 기업과 공조 공학과 첨단과학·약학 부문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NUS는 이를 위해 교내에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는 시스템공학연구소(ISS)와 의학연구소(NUMI),극소전자공학연구소(IM) 등 5개의 국립연구소와 6개의 연구센터를 부설로 운영하면서 싱가포르의 싱크탱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들 연구기관은 IBM,AT&T,모토롤라,휴윗 패커드 등 세계 굴지의 하이테크 기업들과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선진기술을 습득하는 한편 자국 기업들에게강연 등을 통한 활발한 기술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다른 싱가포르 학교들이 그렇듯이 NUS가 외국 연구기관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일찌감치 영어를 교육언어로 채택했다는 점도 우리로서는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NUS는 이밖에도 산업기술관계사무소(INTRO)를 두어 산·학협동 업무를 관장하는 한편 NUS가 소유주로 된 창업지원 및 기술자문회사인 「NUS 테크놀로지 홀딩스 Pte Ltd」를 운영할 만큼 대학의 연구성과를 상업화하는데 남다른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 G­7 성취는 신사고로

    정부가 발표한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은 2000년을 4년 앞둔 시점에서 우리 경제가 지향해야 할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정부의 21세기 경제비전과 전략은 창의력이 넘치는 선진경제,풍요롭고 안정된 복지문화국가,지구촌사회에서 신뢰받는 열린 경제,더불어 사는 한민족공동체를 기조로 하여 한국을 「세계 일류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이런 점들이 종전의 막연한 선진경제권 진입구상과는 다르다. 그동안 21세기 「세계 일류국가」건설은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의 염원이면서도 구체적인 비전과 실천전략이 없었다.그러나 이번 비전과 발전전략은 오는 2020년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 세계 7위,교역규모 6위라는 수치적(양적) 비전을 제시,목표를 구체화하고 있고 복지향상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열린사회」 등 선진경제국가로서의 기본틀과 역할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또 정부가 21세기 「세계 일류국가」건설을 위한 핵심과제를 선정,장기계획이 지니는 청사진적 성격을 지양하고 있는 점도 높은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당국은 핵심적 과제로 공공부문 생산성제고,정보화촉진,선진노사관계 정립,환경친화적 사회경제체제 구축,지구촌 경제질서 형성에 능동적 참여,새로운 국민의식 함양 등 15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핵심과제 중에서 15번째 항목으로 되어 있는 새로운 국민의식의 함양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을 제의하고 싶다.한국이 「세계 일류국가」가 되려면 각 경제주체가 21세기적 사고(신사고)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21세기는 세계화와 정보화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이다. 산업사회시대의 생산요소는 자본·노동·토지였으나 정보화시대 생산요소에는 의식이 추가된다.3대 생산요소가 4대 생산요소로 변하면서 의식이 가장 핵심적인 생산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따라서 각 경제주체가 공직의식(청렴),기업의식(청부),근로의식(근면),소비자의식(근검)등을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의 발전전략 핵심순위 12번째로 되어 있는 환경친화적 사회경제 구축의경우도 보다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21세기에는 성장과 환경,무역과 환경,기술개발과 환경 등 경제발전에 관련된 거의 모든 부문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따라서 환경관련 핵심전략을 보다 명료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21세기는 현재의 기성세대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세기가 아니다.정부는 앞으로 열릴 공청회에서 다음세기의 주인공인 젊은세대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21세기 비전과 발전전략을 최종 확정하기 바란다.
  • 「21세기 선진 한국경제 장기구상」 진단/긴급좌담

    ◎“창의성 바탕 제도·행동규범 혁신부터”/G­7진입 기술개발·정보화가 “열쇠”/금융·서비스 경쟁력 높여 세계화 뒷받침/인재육성·경기양극화 대응책 강화 필요/거품 뺀 「세계일유국 비전」 국민도 공감할것 □참석자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곽수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인수 과기정책연구소 소장 2020년에 G­7 진입을 목표로 하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이 제시됐다.서울신문사는 7일 경제장기구상의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긴급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장기구상을 마련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거동세 원장과 김인수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소장,곽수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참석했다.참석자들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차동세 원장=21세기 경제장기구상에 대해 어제 대통령께 보고드렸습니다.먼저 배경을 말씀드리면 지난해 우리 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섰고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가 국민 모두의 관심사입니다.나라밖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고 선진국은 개도국을 견제하고 후발 개도국은 우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과학기술의 발전은 과거 1백∼2백년 걸리던 것이 이제 1∼2년안에 이뤄집니다.가히 정보화 혁명이라 할 정도로 정보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수 있고 물려줘야 하는가,그같은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고 젊은 세대와 후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하며 어떻게 독려해야 하는가,그런 시각에서 비전을 연구하게 됐습니다. ◇곽수일 교수=보고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지난 30년간 우리 경제의 모습을 보면 노동집약적이고 수출 위주의 산업에 치중했고 외국돈을 도입해 산업을 발전시켜야 했습니다.후발 개도국들이 우리의 모델을 배워가고 특히 동구권 국가들은 한국을 최적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달하면서 삶의 질도 1만달러냐 하는 문제제기가 나오고,후진국을 지나 중진국 정도됐다면 앞으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다고 볼 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절히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경제운용자와 국민 모두가 경제를 생각하는 틀을 바꿔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합니다.사고의 틀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보고 이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달성 가능한 비전 ◇김인수 소장=이번 21세기 비전 제시는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봅니다.비전은 아주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야 합니다.힘들여 노력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얼마전에 우리나라가 2001년이나 2010년에 G7에 진입한다는 전망이 나왔던 데 비하면 이번에 제시된 비전은 훨씬 현실감이 있는 것같습니다.불과 5년뒤인 2001년까지 과학기술예산을 GNP의 5%로 늘리겠다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입니다만 이번 비전에는 2020년에 4%로 하는 것으로 돼있더군요.물론 실현 가능성 여부는 25년후의 일이기 때문에 잘라말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그러나 G7으로 향한 비전을 세우지 않고서는 우리가 설 자리는 없을겁니다.몸으로 때우고 양으로 밀어붙이며 모방위주였던 패러다임이 질 및 창조·창의성 위주로 바뀌어져야 합니다.제도와 행동,모든 규범이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통합만 가정 ◇차원장=이번 구상을 작성할 때 대외적으로 무한경쟁의 지구촌경제시대가 도래하고,상품뿐 아니라 기술 인력 등 생산요소 및 경제주체의 국가간 이동이 확대되며,비약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정보화 진전이 이뤄지는 등의 여건변화를 상정했습니다.경제제도와 활동여건을 세계수준으로 만들지 못하면 국내기업조차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인구구조가 노령화돼 일하는 사람은 줄고 부양해야 할 사람은 늘어나며 근로보다는 문화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남북한간 경제교류는 언젠가 남북한이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는 경제통합이 진전될 것으로 봤습니다. 사실 통일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북한을 일부러 자극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그래서 이번에도 통일상태를 가정하지는 않고 다만 상당 수준의 경제통합만을 가정한 것입니다. ◇김소장=대내외 여건 변화 얘기를 들으면서 걱정되는 것은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과거의 국내시장 보호의 틀을 갖고는 안되는 시대가 왔습니다.또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점이 과거에는 경제발전에 도움이 됐지만 앞으로 국제화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장애요인이 될지도 모릅니다.너무 배타적이기 때문입니다.기본적인 특성을 뒤바꾸지 않으면 해내기 어렵습니다.한국인들이 위기 적응력이 강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우리 과학기술은 모방에 초점을 뒀으나 앞으로 창조쪽으로 패러다임의 이동이 있어야 합니다. ◇곽교수=여건변화는 가만히 있으면 위협이지만 잘 하면 기회이기도 합니다.사고의 틀이 바뀌어야 합니다.세계화와 정보화가 결정적입니다.세계화는 지구촌경제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국내와 해외간 시장·생산의 개념이 없어집니다.정보화는 거리나 시간 개념이 없는 세상에서 활동한다는 의미입니다.국민들이 아직 세계화 노력을 덜 하고,정보화가 급속히 진전되는데 비해 국민들에게메시지는 전했지만 경제운용에 덜 반영된 것같은 생각입니다. ◇차원장=2020년 우리 경제의 비전을 놓고 고민하다 「세계일류국가 지향」으로 결정했습니다.세계일류국가란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선진경제,풍유롭고 안정된 복지문화국가,지구촌 사회에서 신뢰받는 열린 국가,그리고 더불어 잘사는 한민족공동체를 담아야 한다고 봅니다.외국인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곳,남북이 같이 잘 사는 나라입니다.비전은 명확해야 합니다.실현가능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희망을 주는 비전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곽교수=우리가 그려낼 수 있는 21세기 초우량국가의 모습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그러나 앞서 제시된 4가지 비전만 가지고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러나 기본전략의 내용을 보면 21세기 초우량국가의 조건이 적절히 묘사돼 있습니다.이같은 비전을 갖고 노력한다면 G­7뿐 아니라 G­5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소장=우리 경제와 국민성의 특성은 활력입니다.활력과 창의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관건이죠.때문에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선진경제와 열린 국가라는 개념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이냐는 측면에서,그리고 복지문화국가와 한민족공동체는 무엇을 위해 투자할 것이냐를 제시했다고 봅니다.덧붙인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부 관계자들이 계속 강조해야 할 대목입니다. ◇차원장=아무리 훌륭한 비전도 실천여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이번 보고서는 구조적·포괄적 개념을 담은 기본전략과 장·단기 핵심과제로 나눠져 있습니다.기본전략에서 강조한 점은 첫째 공정한 경쟁을 촉진시켜 경제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이고 둘째 과거 노동·자본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온 것에서 앞으로는 지적자본의 투입으로 새로운 발전동력을 개발하는 것입니다.셋째는 균형발전 추구인데 국민들이 일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넷째 세계 중심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세계질서 정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경제가치관,시민의식,직업윤리,개방화·선진화된 의식구조의 필요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핵심과제중 정부의 혁신과 규제완화,정보화 촉진 등에 강조점을 뒀습니다. ◇곽교수=이번 보고서중 기본전략에 인력개발,즉 교육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또 경제력 집중도 문제지만 경기의 양극화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빠져있는 것도 지적하고 싶습니다.경기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중공업과 경공업,잘되는 산업과 안되는 산업 등 복합적인 특성을 띠고 있습니다.또 정부혁신과 규제완화를 이룩하지 못하면 선진국 문턱은 넘을 수 없습니다.금융 및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제고는 매우 시의적절한 지적입니다. ◇김소장=교육개혁이 더욱 부각됐으면 합니다.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바로 교육분야입니다.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준이 연구개발능력의 생산성을 좌우하는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GNP의 5%를 연구개발비에 투입해도 생산성이 안 오릅니다.인재 육성은 장기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며 좀 더 과감하고 빨리 실천으로 옮겨야 합니다. ○투명성 확보 시급 ◇차원장=경기양극화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 중소기업 문제등을 보완해나갈 계획입니다.또 규제완화를 하다보면 대기업의 규제완화도 포함될 것입니다.경제력 집중은 국제화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대기업의 문제는 경제력 집중보다는 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더욱 시급합니다. ◇곽교수=대기업의 문제는 기업의 규모때문이 아닙니다.그보다는 대기업이 너무 여러 분야에 걸쳐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문제죠.중소기업의 분야에 대기업이 끼어들면 자연히 불공정거래 행태가 나오고 경제력 집중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경기양극화 문제도 경쟁력을 갖추려면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문제는 잘되는 산업이라야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등 몇개 안된다는 것입니다.그것만 가지고도 10년도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김소장=경쟁력을 갖춘 기술집약적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에 집중하는 이공대학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유명대학 부근엔 자연발생적으로 기술집약적인 중소기업이 몰리게 되는데 이는 우리와는 무관한 현상이죠.최근 북경대 부근에 밀집된 이런 중기촌을 보고 놀랐습니다. ◇차장=오는 7월 최종보고서가 나온 뒤라도 상황이 바뀌고 새 변수들이 돌출되면 언제든지 비전은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그리고 일부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현실성이 결여돼 있고 백화점식으로 나열만 돼 있어 알맹이가 빠져 있다고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제기된 허황된 얘기들은 최대한 배제했고 거품은 많이 거둬냈다고 자부합니다.우리 세대는 후세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뿐입니다.이것을 실현시키느냐 못하느냐는 바로 지금의 20대에게 달려있습니다.〈정리=김주혁·김균미 기자〉
  • 한국 2020년 G7 된다/KDI 「21세기 경제비전」

    ◎1인 경상 GDP 8만6백불… 통일땐 G5 진입/교역 2조4천억불… 세계 6위/김 대통령­“현실적 전략 수립… 차질없게 실천” 앞으로 24년 후인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세계 7위로 올라서고 교역규모는 영국·이탈리아·캐나다 등을 제치고 세계 6위로 부상하도록 하는 장기경제구상이 발표됐다. 거동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6일 김영삼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보고했다.〈관련기사 2·3면〉 KDI는 또 이같은 발전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혁신과 규제완화 등 15대 중점과제를 선정,각 과제별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KDI는 작년 7월부터 각계 전문가 4백20명이 참여해 마련한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부처도 참여하는 가운데 공청회를 열어 각계각층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오는 7월 최종 보고서를 확정할 방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11위인 우리나라는 2000년에 캐나다와 스페인을,2010년에 브라질을,2020년에는 영국을 각각 제치고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인당 실질 GDP는 지난해 1만1백63달러로 세계 32위에 머물렀으나 2020년에는 3만2천20달러로 영국에 이어 세계 7위로 뛰어 오르고,교역규모는 94년 기준 1천9백5억달러에서 2020년 2조4천4백9억달러로 세계 6대 교역국에 진입할 전망이다. 좌승희 KDI선임연구위원은 『남북통일이 이뤄진다면 2020년에 G5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점과제중 하나로 사회간접자본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고속간선교통망을 구축,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통합하고 21세기 동북아경제권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기 위해 국제수준의 교통·물류 거점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관·기업 합심해야 김영삼 대통령은 6일 상오 청와대에서 「21세기 경제장기구상」보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2020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되기 위한 현실적인 추진전략을 세워 차질없이 실천해 나가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또 『앞으로 우리 경제가 대외적으로 더욱 크게 노출되고 세계기업 및 세계상품과 보다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므로 정부·국민·기업 모두 합심해 변화에 미리 대응해 나가야만 21세기 세계 일류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목희 기자〉
  • 평균수명 77세… 100% 주택보급/2020년 한국인의 삶의 질

    ◎교사 1인당 학생수­초등 18명 중등 14명/의사 1인당 인구수―962명서 401명으로 향후 24년뒤인 2020년에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이 각각 세계 7위,교역규모가 세계 6위로 부상하면 국민들의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평균수명은 작년보다 약 4세가 많은 77세로 늘어나고 영아사망률은 1천명당 7명으로 줄어든다.노령인구 부양비는 현재 8%로 선진국(20% 내외)에 비해 아직 노령화가 진전되지 않은 상태이나 2020년이면 17.5%에 이를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전망했다. 의사 1인당 인구수는 작년의 9백62명에서 4백1명으로,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학교의 경우 18명,중등학교는 14명으로 각각 줄어들고 인구 1천명당 승용차 보유대수도 94년의 1백16대에서 3백95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1인당 여가문화교육비 지출액이 94년에는 5백65달러로 미국(1천4백69달러)일본(1천3백35달러) 등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나 2020년에는 5천7백67달러에 달해 94년의 약 10배로 늘어난다.주택보급률은 94년의 81.7%에서 2005년쯤 1백% 수준에도달할 전망이다. 95년 현재 엥겔계수는 28%로 높은 수준이나 2020년에는 선진국 수준인 18.6%로 떨어진다. 상수도 보급률은 94년 82.1%에서 2005년 95%로 높아진다.2020년에 하수발생량은 94년의 1.5배 수준인 1일 2천2백13만㎡로 늘어나면서 하수처리율도 94년 43%의 배인 95% 수준으로 향상된다. 아황산가스 배출량은 2020년에 현재의 3배이상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나 에너지 사용량 감소 등을 통해 대도시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오히려 현재의 절반수준인 0.008PPM으로 감소될 전망이다. 연구개발투자는 95년 기준 GNP의 2.7%로 일본(2.66%) 등에 비해 적은 편이 아니나 성과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2020년에는 4% 수준으로 늘어난다.〈김주혁 기자〉
  • 「21세기 전략」 외국의 사례

    ◎일 민간복지 중점… 싱가포르 노사정협력 강조/대만선 작년 「아태지역 거점 육성전략」 세워 우리나라가 21세기 경제장기구상을 마련키로 한 것은 선진국이나 우리의 경쟁 상대국에 비하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주요 국가들은 이미 수년 전에 우리와 비슷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추진 중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지난 87년에 「21세기를 향한 기본 전략」(87∼2000년)이라는 계획을 수립했다.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돌파한 지난 84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이 전략은 이 기간동안 일본의 연 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하고 있다.공적부문 만으로는 복지수요의 양적·질적 변화에 대응하기 곤란한 점을 감안,민간부문을 활용한 효율적인 복지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91년 경제계획위원회가 2030년까지의 발전전략을 담은 「선진국을 향한 경제전략:비전 2030」을 입안했다.인적자원의 질적수준 향상과 노·사·정 간의 협력증진,세계화 추진,사회 각 분야의 개혁분위기 조성 등을 비전달성을 위한 8대 과제로 제시했다.이 계획은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수준에 도달하는 시기를 2030년으로 잡고 있다. 대만은 우리보다 1년쯤 빠른 지난 해에 「21세기를 향한 국가발전전략」(95∼2005)을 세웠다.95∼2005년을 3단계로 구분,대만을 단순한 제조업 거점이 아닌 아·태지역을 배후에 둔 사람,물건,돈,기술이 혼재하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말레이시아도 마하티르 수상이 「비전 2020」이라는 장기 구상을 세웠다.다른 나라와 달리 정부와 민간의 동반자적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화 및 사회개조를 시도하는 청사진을 제시한 점이 특징적이다.〈오승호 기자〉
  • 21세기 경제 장기구상­추진 배경과 전망

    ◎정보화시대 새국가발전 청사진 제시/독과점·행정규제 등 게발시대 전략 수정/삶의질 개선 중점… 단기과제 올부터 실천 정부가 「21세기 경제장기구상」(96∼2020년)을 마련 한 것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돌파를 계기로 개발시대의 경제성장 과정 등을 점검,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을 제시하려는데 있다. 우리경제는 선진국들이 2백여년에 걸쳐 이룩한 업적을 지난 30여년만에 달성하는 초고속 성장(압축성장)을 이뤄냈다.그 결과가 국민소득 1만달러,경제규모 세계 11위,교역규모 세계 12위라는 우리의 성적표다. 그러나 세계화 및 정보화의 빠른 진전 등 급속하게 변하는 21세기에 대비하기 위해 과도한 정부의 규제 및 독과점적인 시장구조,삶의 질을 도외시하는 등 그동안 개발경제시대의 장점으로 꼽혔던 전략들을 이제는 전면수정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과거의 정책유물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발전전략을 담은 것이 정부가 마련한 장기구상의 요체인 셈이다. 정부가 장기발전전략을 세우게 되는 계기는 지난 해 3월.당시 재정경제원은 95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의식구조 및 소비행태 등이 크게 바뀌는 것을 감안한 장기적 시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제안을 청와대에 해 흔쾌히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명칭을 「신경제 장기구상」으로 했었다가 시대를 반영키 위해 21세기 경제장기구상으로 바꿨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처음 기초작업을 할 당시 우리의 경제규모가 세계 7위(G­7)에 진입하는 시기를 2010으로 전망했었으나 1년간에 걸쳐 심도있게 작업을 추진한 결과 그 시기를 2020년으로 수정했다. 정부는 오는 6월에 KDI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7월 중 경제장관회의 및 신경제보고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확정,우선 중·단기(96∼2000년) 과제를 중심으로 실천단계로 들어갈 계획이다.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 및 경제력 집중 완화 등으로 대변되는 재벌정책이나 근로자파견제 도입 등의 노동시장 신축성 문제,금융부문의 규제완화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재경원 남상덕종합정책 과장은 『21세기 경제장기구상에서 제시된 과제들은 장·단기 과제들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정부안이 결정되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간에 집행이 가능한 것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한 예로 의식 및 관행의 개선 등 노동시장의 신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연내 공청회 등을 거쳐 대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단기간에 실천 가능한 과제들을 중심으로 집행하려는 것은 환경변화 등의 여건에 따라 계획을 적절하게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오승호 기자〉
  • 「21세기 여는 15대…」 연재를 끝내면서(사설)

    ◎생산성 높은 국회 되라 15대국회의 개원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서울신문이 그동안 12회에 걸쳐 연재해온 「21세기 여는 15대국회」의 시리즈는 새 국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실감케 한다.경제분야에서부터 환경,노사문제에 이르기까지 생산성을 높이는 국회가 아니고서는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운 정책현안들이며 개혁목록이다. 국가운명과 국민생활을 좌우할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와 같은 구태의연한 의정으로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국회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며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이제는 전문가 정치시대 15대국회는 20세기를 마무리짓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역사적인 국회다.문민시대의 정부교체도 그 임기중에 이루어진다.세기적 전환과 시대적 변화를 잇는 가교로서 막중한 책임이 있다.4·11총선에서 2백53명의 지역구의원가운데 약 절반인 1백13명을 신인으로 뽑은 것도 새정치에 대한 염원의 표현이다.국민소득 1만달러와 세계 10위권의 규모로의 경제위상 변화는 1류정치와 성숙한 의정을 요청하고 있다.새술은 새부대에 담듯 새국회는 새정치를 담는 새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낡은 의정의 타파에서 시작된다.제헌국회이래 1백80여차례의 회기가 지나면서 쌓여온 우리 의정의 구태와 구습은 문민시대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문자그대로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법을 만들고 예산을 다루며 정부를 견제하는 정치의 본산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여야의 경쟁과 협력으로 국론을 수렴하고 국력을 결집하는 통합의 산실이어야 할 국회가 특정인들의 대권을 위한 지역할거정치의 대결장이 되고있다.국회운영은 붕당정치와 당리당략의 볼모가 되어 툭하면 공전과 변칙의 파행을 되풀이하기가 일쑤다.국민의 부담과 국가의 살림살이를 담은 예산안과 주요법안들이 정치인들의 이해가 걸린 정치의안에 밀려 부실심의로 끝나고 마는 경우도 허다했다. 새국회의 개원을 두고 벌써부터 야당의 두 총재들이 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노력에 정치공세로 등원거부불사를 밝히며 국회를 투쟁무대로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15대국회의 원구성을 위한 첫 임시국회의개회 일자를 여야 합의로 법정화 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여야를 떠나 국민에 대한 약속 파기다.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후진적 모습이다. ○원구성 거부는 「정치합의」 무시 새정치란 무엇인가.한마디로 정책대결의 정치다.지금은 영웅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전문가 정치의 시대다.선진정치일수록 총론적 정치보다는 구체적인 각론을 내용으로 한다.국회가 그런 정치의 중심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민생정치와 생활정치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놓고 정당과 국회의원이 경쟁하고 정부와도 경쟁하는 그런 정책과 개혁의 산실이 되어야겠다는 것이다.대권경쟁도 정책대결로 하는 것이 선진민주정치의 핵심이다. 정책정치와 미래정치로 탈바꿈시키기위한 의정풍토와 제도의 개선노력이 있어야 한다.그런 방향에서 국회와 정치권이 정책능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우리는 촉구한다.국회와 의원들의 정책입안을 지원할 전문인력의 보강도 생각할 만하다.정당보스들의 의식전환과 실천이 필수적이다.국회의원들을 문자그대로 계보가 아닌 국민의 봉사자로 풀어주어야 한다. ○정당 보스들 의식 바뀌어야 국회의원들의 정책활동에는 당론으로 묶기보다 자유투표의 허용등 폭넓은 신축성을 줄 필요가 있다.또한 정당들은 공약의 나열이 아닌 집중적 정책제시로 국민의 관심을 끄는 홍보구사의 변화도 시도할 만하다.정책의 정치에는 언론과 국민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국회의원당사자들이 선거구의 관혼상제에 참석하기보다 정책입안과 연구에 집중하는 것이 재선에 도움이 되는 선거풍토를 만드는 것이상의 좋은 길은 없다. 15대국회를 정책산실로 만드는 국민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 좁은 국토­고임금­노동력 부족… 성장 한계

    ◎싱가포르 국운건 세계시장 진출/「GNP 절반」 저축이 재원… 「성항밖 성항」 건설 야심/현지 정부 부패­열악한 환경 극복이 성패의 관건 80∼90년대를 통해 경제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나라중의 하나가 바로 싱가포르다.80년대까지 아시아 신흥개도국의 선두주자로 무서운 성장을 계속하다가 이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2천4백달러로 세계 9위의 고소득국가로 등장,어느덧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그런 싱가포르가 지금 제2의 도약을 위한 거대한 실험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이른바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만들기가 바로 그같은 실험. 인구 3백만에 불과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외부로 눈을 돌리지 않고는 더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외국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이미 80년대말부터의 일.실제로 80년대말부터는 싱가포르 내에서 노동력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현재 싱가포르의 전체노동력 가운데 20% 정도가 외국인노동자들로 충당되고 있다)임금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형편으로 바뀌게 됐다. 고촉통(오작동) 싱가포르총리는 이미 몇년 전부터 『이제 외국에 경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적 중대사가 됐다.현재의 경제단계를 뛰어넘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대외투자는 우리의 장기전략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었다.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싱가포르는 이제 국가생존의 관건을 외부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는 94년 해외제조업에 대한 싱가포르의 투자가 17억 싱가포르달러(약 11억9천만달러)로 국내제조업에 대한 투자 14억 싱가포르달러를 20% 이상 앞지른 데서도 알 수 있다.94년말 현재 싱가포르의 대외투자 총액은 3백73억 싱가포르달러로 93년보다 29% 증가했으며 이같은 높은 대외투자 증가로 싱가포르는 태국과 미얀마에서 제2위의 외국투자국에 올랐고 러시아에서는 3위,베트남 4위,중국 5위,인도네시아 6위,인도 8위 등 고루 상위에 올라 있다. 커다란 야심을 갖고 의욕적으로 외국으로 진출한 싱가포르 기업인들은 그러나 초기부터 많은 난관에 부닥쳐야만 했다.효율적인 행정 등 싱가포르 기업들의 고속성장을 지탱해주던 싱가포르에서와 같은 보호막을 외국에서는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화와 관행의 차이 등 외국진출에 따른 애로점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물론 않았지만 공공연히 뇌물을 요구하는 등의 부패 만연,쓸데없이 통관을 지연시키는 등의 관료주의 폐해,불량품 발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노동자들의 무신경 등 싱가포르 내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많은 어려움들이 외국에 진출한 싱가포르 기업인들에게는 한때 넘기 어려운 벽처럼 보였었다. 그래도 외국으로의 진출은 싱가포르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일.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외국에서의 기업환경을 싱가포르와 거의 같게 만들자는 것이다.중국의 수조우와 우시,인도의 방갈로,인도네시아의 바탐및 빈탄,베트남의 송베 등 6곳에 건설되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바로 싱가포르가 구상하고 있는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6곳의 산업단지들은 모두 엄청난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예컨대 중국의 수조우 산업단지는 70㎢(약 2천1백만여평)의 면적에 15∼20년에 걸쳐 최소한 3백억달러가 투입될 계획이다.수조우 단지 건설을 위해 22개의 싱가포르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65%의 지분을 이 컨소시엄이 갖고 나머지 35%는 중국측이 갖는 것으로 돼 있다.싱가포르는 또 수조우의 기업환경을 싱가포르에서와 같게 하기 위해 이곳의 지방공무원 1백명을 향후 수년간에 걸쳐 싱가포르로 초청,환경규제나 토지사용 등의 연수계획을 시킨다는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야심차게 진행되고 있는 제2,제3의 「싱가포르 밖의 싱가포르」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있다.일부에서는 막대한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을 들어 이 계획의 성공 전망에 회의를 표하기도 한다.이에 대해 싱가포르는 국민총생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국내저축을 이들 외국에서의 산업단지 건설에 투입함으로써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건설된다 해도 싱가포르가 원하는 것처럼 싱가포르 국내에서와 같은 잘 정비된 기업환경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보장 역시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없는 형편이다.〈김규환 기자〉
  • 대졸여성 취업 더 늘려야(사설)

    지난해 50대 그룹 입사 대졸자사원 중 여성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는 노동부 집계다.여성 취업의 확대라는 바람직스런 일이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치 못하다. 고급 여성인력의 사회진출문제가 중요한 것은 기본적 남녀평등 차원에서만은 아니다.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을 넘은 우리가 인구의 절반을 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능력면에서 국가적 잠재력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할 여성을 소외시키고는 결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사회적 투자의 효율성면에서도 고급 여성인력의 능력에 걸맞는 활용은 중요한 문제다.95년 여성통계연보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교육연수는 8.6년(남성 10.6년),대학진학률은 38.6%(남성 69.7%)로 돼있다.95년 대졸자 18만6백여명의 41.4%가 여성이며 석사학위 수여자의 28.4%,박사는 16.9%가 여성이었다.교육부문의 남녀간 불균형이 아직 개선돼나가야 할 문제지만 그보다 여성에 대한 교육투자가 이 정도는 이루어 졌는데 사회적 활용도인 취업에서 남성의 9분의 1밖에 안되는 것은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률이 47.9%로 오르고 사법고시 여성합격자가 8.8%나 되는 등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그러나 최근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여성 국회의원 3%(15대 9명),대기업의 여성 임원·간부 및 전문직 비율 5%미만,관리직 여성공무원 0.5% 등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나타내는 「여성 권한지수」에서 우리는 세계 1백16개국중 90위로 처져있다. 지난해말 한 방송 설문조사에서 여성 지위향상의 최대 장애로 여성 스스로의 불신과 자기비하를 꼽은이가 31%로 남성중심 사회제도(28.6%)보다 많았다.여성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국가적 노력과 함께 여성들의 다소 험한일도 마다않는 진취성과 적극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복지·환경정책 개혁방향(21세기 여는 15대국회:11)

    ◎“「의료분쟁 조정법」 반드시 제정돼야”/삶의 질 향상·맑은 물 공급 근본대책을/65세이상 노령수당 조기 지급 바람직 김영삼 대통령이 천명한 삶의 질의 세계화 구상은 사회복지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청사진이다.환경 분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복지·환경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계층간의 갈등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절박한 과제다. 치밀한 계량과 실행계획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재원지원이 이뤄져야 한다.하지만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힘에 겹다.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고 정치권도 여야를 초월해 뒷받침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15대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복지·환경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16명에게 분야별 현안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물값인상 불가피 총론에서는 생각이 비슷했다.복지·환경 여건의 개선을 위한 예산확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노인·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맑은 날 공급을 위한 물값 인상에는약속이나 한듯 한 목소리로 찬성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분야가 다양한만큼 견해차도 많았다.특히 의료보험 조합의 통합문제가 그랬다.일정 지역이나 직장별로 따로 의료보험 조합을 구성하는 현행 「조합주의」와 전국을 하나의 의료보험 조합으로 묶는 「통합주의」로 갈렸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신한국당의 서상목 당선자(서울 강남 갑)는 『의료보험의 통합에 반대한다』고 못박았다.조합주의로 시작해 성공적으로 정착돼가는 중이므로 조합의 수를 줄여 행정효율을 높이는 등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신한국당의 이성호 당선자(경기 남양주)도 마찬가지 생각이다.『조합주의와 통합주의가 모두 장단점이 있으므로 서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급격히 바꾸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의 전신인 보건사회부 대변인을 지낸 자민련의 안택수 당선자(대구 북을)도 통합에 반대했다. 반면 서울시장을 지낸 신한국당의 이상배 당선자(경북 상주)는 지역구가 농촌인 탓인지 견해가 정반대였다.의료보험의 목적은 의료사각 지대의 예방에 있다고 전제,『소득이 많은 계층이 낮은 계층을 도와야 한다』며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 회장 출신인 자민련의 한호선 당선자(전국구)도 『농어민의 의료비 경감을 위해서는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농특세를 그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국민회의의 이석현 당선자(경기 안양 동안 을)도 『현재의 조합주의 체계는 결과적으로 전체 국민의 이익보다는 계층적 이익만 강조하고 있다』며 통합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연될 기미를 보이는 한약분쟁에 대해서는 두 단체의 입김을 고려한 듯 조심스러워 했다.다만 이상배 당선자는 『현재의 분쟁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추악한 밥그릇 싸움』이라며 『약사측에서 양보하는 것이 타당하며 한의사의 고유분야를 인정해야 한다』고 부분적으로 한의사 편을 들었다.하지만 기존 약사의 기득권은 인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안택수 당선자는 의사·약사의 분업처럼한의사와 한약사의 분업도 제도적으로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석현 당선자는 『의료체계의 선진화와 일원화라는 방향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다. ○일자리 마련 절실 오는 97년부터 도시 자영업자에게까지 확대 실시되는 국민연금은 수급개시 연령을 늦추거나 연금액수를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상목 당선자는 『2033년이 되면 적자로 돌아선다는 예측이 나오지만 이는 연금보험의 요율이 3%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며 장기적으로 보험요율이 12%까지 오를 것으로 보여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인 및 장애인 복지와 관련,이성호 당선자는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알맞는 일자리가 더 확보돼야 하며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노령수당 지급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현 당선자는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에게 매달 5만원씩 지급하려 해도 약 7천9백억원이 들어 96년 노인복지 예산의 10배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정책 추진이 어렵다』고 내다봤다.한호선 당선자는 『연금보다는 젊은 노인들의 일자리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빈발하는 의료사고에 대한 대책으로 의료분쟁 조정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다만 지난 해 보건복지부가 설립하려다 포기한 공제조합의 보상기금 마련방안에는 의견이 제각각이다. 보사부 장관을 지낸 김정수 당선자(부산 부산진 을)는 『공제조합의 재원은 원천적으로 의사들의 부담으로 조성해야 한다』면서도 『원인불명 등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국가나 보험자 단체가 일부 부담하는 문제를 검토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배 당선자는 의사와 병원 등 의료인과 의보조합·국가 등 3자가 공동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한호선 당선자도 의사와 의료보험이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식품의약품 안전본부를 외청으로 독립시키는 문제에 대해 이성호 당선자는 『위상보다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상배 당선자는 당연히 외청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값을 올리는 문제와 관련,환경부 장관을 지낸 김중위 당선자(서울 강동을)는 『깨끗한물을 마시려면 물값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물값을 이대로 두면 지방자치단체가 도산하는 사례가 온다』고 말한다. 강원도지사를 지낸 신한국당의 함종한 당선자(강원 원주 갑)는 『물값 인상은 불가피하며 인상폭과 시기는 연구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신한국당의 김광원 당선자(경북 울진·영양·봉화)와 김인영 당선자(경기 수원 권선)는 인상은 당연하되 『지역별로 차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처 장관 출신인 자민련의 허남훈 당선자(경기도 평택)는 『원가에 맞춰 물값을 올리는 것은 국민부담을 생각할 때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만,적정한 수준의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로 성균관대 총장을 지낸 민주당의 장을병 당선자(강원 삼척)는 『수질개선이 먼저 이뤄진 뒤 물값을 올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수질개선 앞서야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로 2원화된 물관리 체계에 대해서는 반드시 일원화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제도의 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장 건설 때마다 빚어지는 님비(자기 동네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일)현상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주민들을 적극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김중위 당선자는 『이른바 혐오시설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 공동대책위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한 뒤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지만 허남훈 당선자는 『적법한 기준에 따르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입지를 선정해 온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개발보다는 환경에 비중을 두겠다는 견해가 우세했다.김상현 당선자(서울 서대문갑)는 『개발과 환경보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상호 절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선진국들의 많은 사례를 들면서 친환경적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종한 당선자는 강원도가 워낙 낙후돼 있어 웬만큼 개발해도 환경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피력했다.〈조명환·노주석 기자〉
  • “고성산불 피해 복구에 만전” 이 총리(국무회의:30일)

    「신노사관계 구상」 추진 범정부적 지원 따라야 30일 열린 정례국무회의에서 이수성 국무총리는 최근 김영삼 대통령이 밝힌 「신노사관계 구상」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내각에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어 최근 발생한 강원도 고성의 대형산불에 대해 언급,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에 대한 구호와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산불진화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진념 노동부장관은 이날 각의에서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규정안이 의결된뒤 이번 구상이 갈등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된다는 데 대한 기대와 함께 일부 언론이 앞으로 연구토의해야 할 세부과제를 이미 결정된 사항 같이 부각시키는 데 대한 우려를 함께 표시했다. 이총리는 『각 부처는 신중히 생각해 슬기롭게 협력하기 바란다』면서 『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이 위원회가 조속히 발족되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차원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총리는 『위원회 발족과 함께 노사관련 법령과 제도·간행·의식 등 노사관계 전반에 대해 노·사·정이 힘을 모아 국민적인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라』고 「최선의 노력」을 강조했다. ○…강운태 농림수산부장관은 고성 산불에 따른 수습대책을 보고하고 피해복구 및 보상 등 제반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각 부처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총리는 먼저 『최근 대형산불로 오랫동안 가꾸어온 산림이 훼손됨은 물론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진화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 매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어 『현장에 가보니 정말 피해가 극심했다』면서 『지역적 특수성으로 민·관·군의 갈등을 우려했으나 적극적으로 피해복구에 나서 갈등을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다행』이라고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농림수산부와 내무부에 『산불진화를 위한 장비의 현대화와 산불예방 및 체계적인 진화작업 등에 대한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공보처에 『산불예방에 대한 국민의식의 일대전환을 위해 대국민홍보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김양배 보건복지부장관은 「장애인 먼저」운동 추진계획과 중·저가 음식점에 대한 합리적 식단보급에 역점을 두는 「좋은 식단제」활성화 계획을 보고했다. 이총리는 『이제 우리사회도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걸맞게 장애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면서 『각 부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을 극복하고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복지부의 요청을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총리는 『「주문 식단」이나 「좋은 식단」같은 과거의 식단정책이 실패했다 하더라도 계속 추진하기 바란다』면서 『좋은 식단제가 하루속히 정착되어 음식쓰레기로 인한 위생문제와 허례허식이나 낭비요인을 없앨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덧붙였다. ▷의결안건◁ ▲관세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개정안)▲군인복제(개)▲노사관계개혁위원회 규정(제정안)▲공무원수당규정(개)▲순직지방공무원및 공익근무요원 추서〈서동철기자〉
  • 대학은 리더십교육 강화할때/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시론)

    며칠전 앨라배마주 버밍햄시에서는 한국 대예술제가 열렸다.버밈행시에서는 1951년이래 매년 한 나라를 선정해 그 나라에 대한 예술,문화,교육,스포츠 등을 앨라배마 주민들에게 소개해 왔는데 올해는 「한국의 해」로 정해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한국인과 재미교포들이 한국무용,판소리,태권도 시범을 공연하고 조각과 도예전시회를 개최하며 장식품들을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앨라배마주를 세계화 하고자 하는 지역행사 프로그램에 대학과 대학인이 어느정도 어떻게 참여하고 관심을 보이느냐 였다. 요즈음 한국 대학들은 21세기에 세계 명문대학 대열에 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21세기의 특징인 세계화,정보화,개방화 시대에 알맞은 준비를 하느라고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각 대학별로 자체평가를 하고 교육개혁안을 만들며 교육 연구,사회봉사의 대학기능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부족한 시설과 설비를 확충하기 위해 모금을 하고 지도자와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과과정을개편하며 연구업적을 평가하고 인사고과를 실시하는 등 그동안 대학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기업경영방법이 대학운영에 도입되어 변화와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변화나 개혁은 기득권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야기시켜 구성원들의 인식과 양해 및 묵시적인 합의가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또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에 따라 그 성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번 버밍햄시 한국축제에서 대학과 대학인이 맡은 부분은 교육에 대한 강연시리즈였다.이 강연시리즈는 금년만이 아니라 매년 선정되는 나라에서 연사를 초청하는 행사였다.강연시리즈를 담당한 책임부서는 놀랍게도 샘포드대학교 총학생회 강연담당 위원회였다.학생임원들이 시정부,학교당국과 긴밀한 협조하에 강연주제와 연사를 선정하여 초청하고 강연회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책임지고 있었다. 강연 전날 가진 만찬석상에 강연시리즈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교무위원급 교수들과 학생대표들을 초대했는데 그중에 숙대졸업생 강사를 포함시켜 학생들이 만찬초대자까지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가를 알 수 있었다. 만찬중 자기소개를 하는데 인상깊었던 것은 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몇 학년 누구인데 졸업후 무엇을 하려고 한다고 자기 비전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었다.총학생회장인 흑인남학생은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초대 미국 흑인대통령의 꿈을 갖고 있다며 스코틀랜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자신있게 장래의 포부를 밝혔다.강연담당 위원장인 3학년 여학생은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대학원에서는 법학을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어 여성권익 향상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강연회날 나눠준 팸플릿에는 연사의 이력이 위원장의 연사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자세히 기술되어 학생들이 연사에 대해 얼마나 철저하게 연구하고 준비했는지를 볼 수 있었다.그 준비성에 대해 칭찬을 해주었더니 몇년전 「러시아의 해」에 고르바초프를 연사로 초청했을 때도 똑같은 칭찬을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강연장에 들어가기 전 들어가는 순서를 미리 정해 맨 앞에 총학생회장이 서고 두번째는 강연담당위원장이 서고 연사는 세번째 입장하도록 하는 등 사소한 절차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연장에는 교수,직원,학생,지역주민들이 골고루 초청되어 있었다.저녁 7시에 강연이 시작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대낮에 유명한 강사를 초빙해 놓고도 강연장에 청중이 어느 정도 참석할지 걱정이 되어 애를 태우는 우리의 실정을 떠 올렸기 때문이다. 학생대표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이 강연회는 우리에게 대학의 세계화와 개방화,리더십 훈련에 대해 한국대학들이 참고해야 할 몇가지 사항을 시사해 주었다. 첫째,우리는 차세대지도자 양성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리더십 훈련을 해야겠다.금년 봄학기 한국대학가의 풍경은 등록금 투쟁과 일부대학의 총장실 점거로 인한 학사마비 현상이었다.우리는 선진국 대학생대표들이 세계적인 리더들을 초빙해서 그들의 학식과 경험을 전수받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가는 훈련을 받아 21세기의 세계주역으로서의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둘째,우리는 정부 및 학교당국과 학생들간에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대학생들을 21세기 지도자로서의 사명의식과 주도적인 책임감을 가지도록 교육시켜야 한다.샘포드대학교 부총장은 「학생대표들과 함께 학교는 학생을 위해,학생은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늘 대화하고 함께 노력하는 대화의 장을 가지려고 하는데 학생들이 공부시간을 너무 빼앗긴다고 만나는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하면서 「학생대표일수록 본분인 학업을 더 열심히 연마하는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개인당 국민소득이 만달러를 넘고 국민소득과 무역고가 전세계에서 12,13위를 차지한다고 자랑하지만 지식과 정보,문화의 세기라고 하는 21세기에 우리가 지식과 문화의 창출지인 대학의 선진화없이 과연 선진국대열에 설 수 있을 것인가? 대학의 선진화는 대학구성원들은 물론이고 국민전체가 관심을 갖고 대학을 세계화,정보화,개방화 할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개선되는 장례문화(사설)

    생로병사 가운데서도 일생을 마무리하는 죽음은 가장 경건하게 다뤄져야만 할 과정이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품위있게 인생을 마감하고 저승으로 떠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도록 되어있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종합병원들이 잇따라 영안실주변의 오랜 병폐들을 몰아내는등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는 차제에 우리의 장의풍토 전반을 재검토,경건하고 검소한 장례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유족들은 애통한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닥쳐오는 야비한 저질 장례풍토때문에 이중삼중으로 시달리기 일쑤다.입관에서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절차마다 돈을 강요하며 내미는 손,장의용품의 바가지,술과 화투장이 뒤범벅이 돼 고인에 대한 정중한 애도와는 거리가 먼 영안실 분위기등 유족들의 가슴을 아프고 고달프게 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소규모 병원의 영안실은 뒷구석 쓰레기창고처럼 허름하기 짝이 없고 보다 나은 종합병원 영안실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는다.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불합리하고 무례한 장의문화에 시달려야만 하는 것인가. 누구나 싫어하는 궂은 일을 하는 때문이란 이유로 영안실주변의 횡포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문상객들이 붐비면서 정신없이 일을 시켜 유족들이 적적하거나 슬퍼할 새가 없게 해줘야한다는 것도 당치 않은 소리다. 최근 삼성의료원이 장의업자의 바가지를 없앤 정결한 영안실 문을 열더니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바가지뿐 아니라 술과 화투,자정을 넘기는 밤샘문상까지 추방하는 새 영안실을 5월부터 운영한다고 한다.이젠 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에 걸맞는 선진 장례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때도 됐다고 믿는다.아울러 모자라는 병원 영안실과 아파트위주의 주거생활을 감안,지역별 장례식장 운영방안도 검토해 볼 때가 되었다.
  • 뛰는 소득수준에 나는 과소비 행태/사치성 외제품 수입 폭증

    ◎한은 발표 1분기 동향/차 52.5­가구 43.8­옷 57.5% 늘어/카드 해외구입액 60% 증가 12억 달러 넘어 고급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이 폭증하고 있다.올들어 국산품에 대한 소비지출은 지난 해 같은기간보다 오히려 줄거나 제자리 걸음이지만 수입품소비재 구매는 큰폭으로 늘고있다.해외에서의 소비도 크게 늘고있다.이런 요인들로 국제수지는 악화되고 국내 중소 영세업체들도 타격을 받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최근의 주요 품목별 민간소비지출 동향」에 따르면 올 1·4분기(1∼3월)중 국산 냉장고와 가구 위스키 신발의 소비는 지난 해 같은기간보다 줄었다.냉장고는 9.7%,가구는 22.0%,위스키는 10.2%,신발은 2.4%가 각각 줄었다.승용차는 8.2% 늘었지만 외제차의 증가율인 52.5%에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외제품의 수입증가는 두드러졌다.내구재 비내구재 가릴 것 없다.가구는 43.8%,TV 및 부품은 1백9.5%,무선전화기는 49.9%,가정용 전기기기는 39.1%,냉장고는 21.5% 늘었다.또 신발은 61.6%,의류는 57.5%,화장품은 55.4%,담배는 54.3%,위스키는 43.3% 늘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소득수준이 높은 일본보다도 크고 값비싼 승용차와 냉장고를 많이 사들이고 있다.지난 94년에 국내에서 팔린 냉장고중 4백이상의 대형은 55.9%나 됐지만 일본에서 팔린 냉장고중 대형의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또 지난 해 한국에서 팔린 승용차중 배기량 1천㏄ 이하의 경차비중은 3.9%에 불과한 반면 일본에서의 경차비중은 22.6%나 됐다.1인당 국민소득(GNP)1만달러를 돌파할 당시의 소비재 수입액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두드러진다.지난 해 1인당 소비재 수입액은 1백65달러로 일본(84년)의 3.4배나 많았다. 외국에서의 씀씀이도 엄청나게 늘고 있다.외국에서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한 금액은 지난 94년에는 7억5천9백60만달러였으나 지난 해에는 12억1천6백30만달러로 60%이상 늘었다.지난 해에 해외여행자가 카드로 구입한 금액만도 1인당 5백51달러로 전년보다 25% 늘었다. 한은의 최춘신 산업분석과장은 『전체적인 소비증가세는 안정적이지만 소득수준에 비해 소비수준이 지나치게 빨리 고급화,대형화 돼 우려할 만한수준』이라고 말했다.지난 1∼2월의 경상수지 적자 32억9천만달러중 여행부문에서의 적자만도 3억7천만달러나 된다.〈곽태헌 기자〉
  • 「신노사」는 획기적 발상전환(사설)

    김영삼 대통령의 신노사관계구상 천명은 정치·경제·사회 각분야의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온 문민정부가 국제적 무한경쟁의 21세기에 대비하는 핵심과제로 노사관계의 근본적 개혁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김대통령은 신설될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이제까지의 대립과 갈등의 소모적 노사관계를 참여와 화합의 생산적 관계로 전면개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21세기 세계화·정보화시대,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으며 이에 걸맞는 노사관계를 정립하여 선진국대열에 순탄하게 진입토록 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김대통령이 신노사관계로의 획기적 발상전환과 관련하여 제시한 5개 원칙은 민주적 노사관계의 기본틀을 모두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김대통령은 권위주의시대의 타성에 따른 노사간 대립과 갈등관계가 세계화시대를 맞아 더이상 용납될 여유가 없음을 지적하고 사측은 「열린 경영」으로 근로자의 참여를 유도하고,근로자는 생산성과 국제경쟁력향상을 위한 협력으로 국민과 자신의 「삶의 질」향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원칙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제도와 의식의 세계화 대목이다.김대통령은 구시대의 지나치게 규제적인 법과 제도를 새로운 시대와 우리 실정에 맞게,그리고 국제기준과 관행에 부합하도록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앞으로 노사관계개혁위가 이들 원칙에 따라 검토작업을 해나가겠지만 국내·외의 정황으로 미루어 복수노조 허용,제3자 개입금지조항 폐지,노조의 정치활동 허용문제등 오랜 현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다만 검토작업 초기에 현행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아 좋은 법과 제도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사례는 없는지 먼저 살펴볼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또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뒤늦게 따라간다거나 비현실적 이상론에 치우쳐 노사간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줄 것을 아울러 당부한다.
  • 12월3일 「소비자날」 지정

    재정경제원은 22일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맞아 소비자의 권리의식을 고취하고 소비자 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매년 12월3일을 「소비자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빠르면 이 달 안에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에 대한 규정」을 고쳐 소비자의 날을 지정하고 세부 행사계획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정부가 소비자의 날을 12월3일로 정한 것은 80년 12월 3일에 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오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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