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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배우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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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영화]

    ●볼폰(KBS1TV 오후 11시25분) 16세기 영국의 극작가 벤 존슨의 풍자극인 ‘볼포네(Volpone:여우라는 뜻)’를 영화화한 작품.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돈과 탐욕에 이끌린 사람들이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그렸다.공감이 아닌 반감이 가는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웃음을 통한 희극에서 진지함을 찾는 존슨 특유의 풍자가 돋보인다. 이 작품에서는 프랑스의 국민배우인 제라르 드파르디유가 볼폰 역을 맡았다 15세기 나폴리.부유하고 교활한 도박꾼 볼폰은 하인에게 자신이 치명적인 병에 걸려 다 죽어간다는 소문을 내게 한다.볼폰이 죽어간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재산을 상속받겠다는 속셈으로 볼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볼폰의 계략은 그들의 재산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약삭빠른 하인의 활약으로 값진 선물들이 계속 들어온다.공증인 그레피노,포목상 베르투치오,고리대금업자 세코가 아첨을 떨며 매일같이 찾아온다.볼폰과 하인은 어리석은 친구들의 모습을 비웃지만,거짓말이 쌓이면서 그들의 계획도 틀어지기 시작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EBS 오후 2시)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을 각색한 마이크 니컬스 감독의 데뷔작.당시 영화상에서 금기시됐던 욕과 외설적인 표현을 과감히 사용해 화제가 됐다.당시 실제 부부 사이였던 리처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자학적으로 퇴행해 가는 부부 역을 연기했다. 대학 교수인 조지와 그의 아내 마사는 어느날 파티에 갔다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다.마사는 여느때처럼 조지와 말싸움을 벌이고,새로 부임한 강사 닉과 그의 아내 허니를 초대한다. ˝
  • 日영화 ‘완전한 사육’ 새달 4일 개봉

    ‘스톡홀름 신드롬’이란 심리학 용어가 있다.스웨덴 은행강도 사건 때 인질로 잡힌 여자가 오히려 강도에게 애정을 느껴 약혼자와 파혼까지 한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새달 4일 개봉하는 ‘완전한 사육’은 이 신드롬에 걸맞은 사건을 다룬 영화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츠다 미치코의 원작 ‘여자고교생 유괴사육사건’을 영화화해 화제가 됐다.17세 여고생 하루카(후카우미 리에)가 40대 중년 남자 스미카와(히다 야스히토)에게 납치된 뒤 40일 동안 벌어진 일을 통해 미세한 감정변화와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다룬다. 심리치료사 아카이(다케나카 나오토)는 매일 사무실 건너편 다리 위에 서 있는 여성 하루카를 목도한다.“UFO를 찾고 있다.”는 그녀의 말에 직업적 호기심을 느껴 사무실에서 내면세계를 알기 위해 최면요법으로 그녀의 과거속으로 들어간다.4년 전 얌전하지만 외톨이처럼 지내던 여고2년생 하루카는 어느 날 40대 남자 스미카와에게 납치된다.그런데 그는 자신을 해치기는커녕 돈도 요구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이상한 납치범이다.먹여주고 목욕까지 시켜주면서 헌신적으로 돌보는 스미카와에게 호기심을 느낀 하루카는 차츰 그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고 애정까지 느끼는데….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는 18살의 신인 리에의 대담한 누드·정사신 등 파격적 연기에 연기파 배우 히다 야스토의 안정된 연기가 조화를 이룬다.‘셸 위 댄스’ 등에 출연한 일본의 국민배우 다케나카 나오토가 특별 출연했다. 이종수기자
  • 썰렁한 horror 볼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도플갱어’와 잇따른 회고전 등으로 국내팬층을 넓혀가고 있는 일본의 대표감독 구로사와 기요시.23일 그의 최근작 2편이 동시에 개봉한다.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쌓고 허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구로사와 감독의 작풍(作風)을 엿볼 수 있다. ●강령(降靈) “그는 뭐든지 만들었다.그런 말로 영화사에 기억됐으면 좋겠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공포영화 ‘강령’은 그런 그의 고집을 그대로 뒷받침해준다.영화는 세계적 스타감독의 수작으로 호평받기보다는 적당히 오락성을 갖춘 평범한 공포영화로 기억됨직하다.고정된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다양한 주제와 형식에 도전한다는 점이 구로사와 감독의 매력인 듯하다. 음향효과 일을 하는 사토(야쿠쇼 고지)의 아내 준코(후부키 준)에게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신통력이 있다.사토는 그런 아내를 불편해 하기는커녕 친구처럼 자상하게 배려해준다.평화가 깨지기 시작한 건 사토가 숲으로 소리 채집을 다녀온 뒤부터.숲에서 유괴범에게 쫓기던 여자아이가 작업상자로 뛰어들고,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사토는 엉뚱하게 유괴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쑥 준코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들,혼령이 나타나기 직전 바람이 일고 사물이 흔들리는 음산한 전조 등 다분히 동양적인 공포코드로 채워졌다.낭자한 피,날카로운 비명 등 시청각적인 자극에 기대는 할리우드식 공포를 싱겁게 여기는 관객들에겐 만족스러운 긴장을 안길 듯하다.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데도 부부가 여자아이의 존재를 끝까지 숨기다 아이를 죽이고 마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의 안정감있는 연기 덕분에 그나마 그런 억지설정들의 결함이 많이 가려졌다. ●밝은 미래 ‘밝은 미래’는 감독 자신이 20대에 맞닥뜨린 꿈과 좌절을 담담한 화면으로 반추한 자전적인 영화다. 세탁공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니무라(오다기리 조)는 꿈속의 미래는 항상 밝아보인다는 이유로 잠자기를 좋아하는 스물네살의 청년이다.함께 일하는 세살 위의 마모루(아사노 다다노부)와 친해지면서 그의 집에서 키우는 해파리에 관심을 갖게 된다. 두 청년의 나른한 일상에 초점이 맞춰진 굴곡없는 드라마가 지루할 관객도 있겠다.번번이 제멋대로인 사장이 마모루를 해고한 즈음부터 영화는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사장의 일가족을 살해한 마모루가 감옥에 수감된 지 얼마뒤 자살하자 홀로 남겨진 니무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상실감과 단절감에 방황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차분한 어조로 그려냈다.음악을 들으며 세상의 소리에 귀를 막고 볼링장,오락실을 들락거리는 무료한 청춘에 조금씩 동정심이 싹틀 즈음 영화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화면 위에 흩뿌린다.도심 강물에 떠내려가는 분홍빛 해파리떼,그들을 쫓아가는 니무라가 빚어내는 몽환적 분위기는 “다 괜찮다.”며 청춘의 상처를 쓸어주는 듯하다. 아사노 다다노부는 ‘피크닉’‘고하토’‘자토이치’ 등 일본 대표감독들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해온 인기배우. 황수정기자 sjh@˝
  • 쉬어가기˙˙˙

    ‘영화 팬들은 영화배우 차인표를 국회로 보내고 싶어한다?’ 인터넷영화관 씨네웰컴이 최근 이용자 1719명에게 ‘총선에 출마한다면 한 표 주고 싶은 영화배우’를 물은 결과 차인표가 전체 응답자의 41.3%에 해당하는 710명에게서 클릭을 받았다고.다음으로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27.5%의 지지를 받아 2위에 올랐고 문소리(10.9%),송강호(10.8%),설경구(7.8%)가 뒤를 이었다.˝
  • [책꽂이]

    ●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 지음,창비사 펴냄) 99년 이후 발표한 8편의 작품 모음집.평론가 김태환은 “가치 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냉소와 열정 사이의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8500원. ●사라진 신화(김제철 지음,고요아침 펴냄) 고조선의 진실을 밝히려는 소설.남해안 바위의 문자가 진시황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떠난 사신의 것이 아니라 고조선 성립기의 회화문자임을 규명하면서 단군의 실존을 확인한다는 내용.9000원. ●소설 자산어보(오세영 지음,아침고요 펴냄) ‘베니스의 개성상인’의 작가가 낸 장편.최초의 물고기사전인 ‘자산어보’를 저술한 정약전의 흑산도 유배생활을 중심으로 한 역사소설.모두 2권,각권 8500원. ●마음의 섬(이태동 지음,효형출판 펴냄)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산문집.신변잡기를 늘어놓는 게 아니라 예이츠나 보들레르의 시 등 동서양의 예술작품을 소재로 다채로운 사유의 폭을 보여준다.9800원. ●바보같은 짓을 했어(다니엘 오퇴유 지음,상페 그림,백선희 옮김,이레 펴냄) 프랑스 국민배우가 발표한 첫 소설.소년 다니가 부모를 따라 시골 마을에 도착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을 간결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묘사.7500원. ●바다와 양산(마쓰다 마사타카 지음,송선호 옮김,성균관대출판부 펴냄) 일본의 기시다 희곡상 수상작이자 지난해 3월 한·일 프로젝트로 공연된 작품.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내와 그를 지키는 남편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7000원. ●몬탁씨의 특별한 월요일(페터 슈미터 지음,안소현 옮김,문학동네 펴냄) 독일 추리소설가의 장편.집안·여자친구 문제로 고심하는 고교생 마크가 몬탁이라는 노인을 만나 내면의 세계를 키워가는 과정을 다룬 성장소설.9000원. ●칠일 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송병선 옮김,현대문학 펴냄)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를 개척한 소설가의 문학강의록.‘문학의 절정 신곡’‘악몽’‘천 하룻밤의 이야기’등 7가지 주제로 나눠 문학의 원형을 들려준다.1만 2000원. ●내가 읽은 책과 그림(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김지선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 독일의 유명 문학평론가의 문학칼럼집.토마스 만 등 평생 수집한 작가들의 초상화를 소개하면서 작품·일화 등을 설명.1만 8000원. ●안녕 내 소중한 사람(아사다 지로 지음,이선희 옮김,창해 펴냄) ‘철도원’ 작가의 신작.갑자기 죽은 중년의 샐러리맨과 야쿠자 중간보스,일곱살 소년이 잠시 현실세계에 되살아나 자신의 삶을 돌아 보는 내용.모두 2권,각권 7500원.˝
  • 24일 개봉 실미도/ 32년만에 살아난 ‘잊혀진 진실’

    베일에 가려졌던 사건을 소재로 해 제작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린 ‘실미도’(제작 시네마 서비스)의 실체가 드러났다.가슴을 싸하게 적시는 선이 굵은 액션 드라마다.2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1971년 8월23일 전국을 발칵 뒤집은 ‘실미도 사건’을 소재로 한 것. 수류탄과 카빈총으로 무장한 특수부대원 23명이 인천에서 버스를 탈취한 뒤 서울로 진입하던 중 군·경과 대치하다 자폭한 사건이다.그 와중에 이들이 한때 ‘무장공비’로 잘못 발표되면서 전군에 비상령이 내리는 등 수도권이 혼란에 휩싸였다. 영화는 이 실화를 뼈대로 하면서 ‘픽션’이란 살을 붙인다.쉬쉬하면서 이뤄진 특수부대 창설부터 해체까지의 과정 자체가 워낙 극적인 데다 ‘투캅스’‘마누라 죽이기’ 등 숱한 히트작에서 탁월한 스토리 전개를 인정받은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짜임새 있게 진행된다.최고배우로 자리잡은 설경구와 국민배우 안성기의 열연에 허준호·강신일·임원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탄탄하게 받쳐준다. 영화의 이미지는 우울하다.권력이라는 보이지않는 거대한 구조에 의해 조종당하는 ‘자동 인형’들의 항거는 태생부터 비극을 잉태한다.특히 용도 폐기처분된 뒤 몰살될 운명에 분노해 서울로 올라오다 ‘무장공비’란 누명까지 쓰면서 자폭이라는 ‘최후의 항거’를 선택하는 마지막 장면은 심금을 울린다. 강우석 감독은 ‘684 특공대’이야기를 기승전결식이란 정공법으로 풀어간다.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으로 ‘인간 병기’가 되었으며 어떻게 배신당하고 최후를 맞는가를 박진감 있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대통령 암살을 위해 김신조 등 북한특수부대가 침입한 이른바 ‘1·21사태’에 맞대응하기 위해 특수부대가 창설된다.북파공작원 출신의 교육대장 최재현(안성기) 준위는 사형수 강인찬(설경구) 등 생의 막바지에 몰린 31명을 차출해 실미도에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독한 훈련을 통해 ‘인간 병기’로 탄생시킨다.그러나 북파 예정일에 급작스러운 상부의 명령으로 임무가 중단되고 2년 가까이 방치되다가 해체,즉 몰살명령이 내려진다.자신들의 ‘운명’을 알게 된 요원들은 ‘죽음의 항거’에 나선다.감독이 탄탄한 구성과 굵은 스토리 전개에만 신경을 쓴 탓일까.탈취한 버스 속의 인질이 대치 과정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풀어주는 장면에서만 등장하는 등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느슨한 요소가 더러 보인다.하지만 이야기꾼 감독은 자신의 특기를 최대로 살렸고 배우들도 혼신의 연기로 응수했다.우울함의 강도를 낮추려 원희(임원희)를 중심으로 훈련과정에 웃음 장치를 슬쩍슬쩍 밀어넣은 덕에 이들의 최후는 역으로 더 가슴시리다.그 덕에 “북으로 보내달라.”“그래도 ‘무장공비’는 너무 하잖아.”라는 등의 684부대원의 절규는 오래 남는다. 이종수기자 vielee@ ■실화와 영화 사이 실제 사건과 영화는 닮았으면서 다르다.골격은 같지만 어떤 부분은 픽션인데 그 이유는 두 가지.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처럼 ‘실미도 사건’도 베일에 가려 있었다.국민의 정부 이후 대북 방첩부대(HID) 등 ‘인권 사각지대’가 거론되면서 외부에 알려졌지만,재판기록 등 관련자료의 열람이 금지돼 있고 생존자도 없다.또 극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강우석 감독은 “박정희 대통령과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등이 등장하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관객들에게 부담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래서 ‘상상의 옷’은 불가피했다. ●누가,왜 684부대를 만들었나‘1·21사태’ 직후 68년 4월 김형욱 중정부장의 지시로 창설됐고 이철호 제1국장이 운영을 책임졌다.‘684부대’란 이름도 창설시기에서 따왔다.이후 대북정책이 평화 무드로 바뀌면서 북파부대는 무용지물이 된다.영화는 이 내용을 시사만 할 뿐 구체적 인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 실미도를 탈출했나 영화에서는 교육대장이 부대원 강인찬에게 ‘해체 명령’을 슬쩍 엿듣게 해 항거하게 하지만 실화에서는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한 불만이 기폭제였다. ●요원들의 신분과 사연 강인찬이 요원으로 차출되기 전 조폭이 된 주된 이유는 연좌제로 인한 불우한 환경이다.당시 요원 가운데 이런 사연의 주인공이 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전과자가 많았지만 구체적 캐릭터는 픽션이다.또 영화에서 요원들은 인민군가를부르는데 강 감독은 “실미도 주민들은 당시 인민군가로 잠을 깼다고 증언했다.”며 “사투리를 비롯한 북한 익히기 훈련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체포 뒤 고문에 대비해 인두로 살을 지지는 훈련장면도 나오는데 이는 684부대가 아니라 북파부대(HID)요원의 증언을 참고한 것이다. ●부대원 31명…자폭과 생존 부원은 31명.이중 8명은 훈련 도중 죽거나 자살했고 23명이 탈출했다.15명이 자폭해 숨졌고 2명은 군·경에 피격돼 사망했으며 6명이 부상했다.이 중 2명은 병원에서 숨졌고 4명은 군사재판 뒤 바로 총살됐다.영화에서는 탈출한 28명이 전원 자폭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 섬뜩한 공포 두개의 시선/막내리는 부산영화제 화제작

    잘 다듬어진 공포영화는 지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10일 막을 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Doppelganger·10일 개봉)와 박기형 감독의 ‘아카시아’(17일 개봉) 등 팬터지 공포물을 개·폐막 작품으로 내세웠다.인간의 이중성을 독특한 메시지에 담아낸 화제작이다.작품 세계를 미리 알아본다. 개막작 ‘도플갱어’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할리우드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는 기네스 펠트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순간적인 선택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가를 살핀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아는 어떨까.저마다 다른 색깔의 이중적 자아를 갖고 있는 게 인간의 속성이라면 우리는 사실상 모종의 자아를 매순간 ‘선택’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도플갱어’는 내면에 도사린 두가지 자아로 갈등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환상스릴러다.하야사키(야쿠쇼 코지)는 인공지능 특수의자 개발에 매달린 공학박사.도덕적 규율을 철저히 따르는 소심한 그에게 어느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이 나타난다.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일상을 휘젓는 분신의 저돌성에 그는 아연실색한다.하지만 회사에 큰소리치고,좋아하는 여직원에게 거침없이 구애하며,연구실적을 올리려 회사기밀까지 훔쳐내는 등 욕망에 충실한 분신에게 하야사키는 점차 마음이 끌린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소심한 하야사키와 본능에 충실한 자유분방한 분신으로 1인2역을 했다.늘 심각하고 무엇인가에 짓눌린 듯 소극적인 하야사키와,야비한 웃음을 흘리며 하야사키를 조롱하는 분신 사이를 오가는 ‘온탕냉탕’ 연기가 볼 만하다. 감독은 정반대 인격의 하야사키와 분신이 조금씩 화해해 가는 과정에 스릴러 기법을 도입,극적인 흥미를 이끌어 낸다.분신의 도움으로 첨단의자 개발에 성공한 하야사키가 돈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등 억눌린 본성을 발산하는 후반부에서 관객들은 얼마간의 긴장과 쾌감을 느낄 듯하다.세상에 완전한 인간이 어디 있으랴…. 황수정기자 sjh@ 폐막작 ‘아카시아’ ‘여고괴담’에서 학원공포물이라는 호러장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박기형 감독의 세번째 작품.여배우 심혜진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고 연극배우 출신 김진근이 주인공으로 데뷔,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직물공예에 조예가 깊은 미숙(심혜진)은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 도일(김진근),자상한 시아버지와 함께 전원주택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간다.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는 것을 고민하던 미숙·도일 부부는 보육원에 들러 기괴한 나무그림을 즐겨 그리는 여섯살짜리 남자 아이 진성을 집으로 데려온다.하지만 내성적인 진성은 가족과 어울리지 못한 채,뜰 한가운데 말라버린 채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 곁만 맴돈다. 비극적인 공포의 조짐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미숙이 임신을 하는 대목부터.아이가 태어나면서 진성의 이해못할 행동은 심해지고 자신을 짐스러워하는 부부의 냉랭한 분위기속에 진성은 가출하고 만다.감독은 풍성한 잎과 매혹적인 꽃향기를 지녔지만 가시에 벌레까지 들끓는 아카시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짚어낸다.아카시아는 진성에겐 죽은 어머니 같은 존재지만 다른 가족에겐 치명적인 독기만 내뿜을 뿐.말라 비틀어져서도 뒤늦게 꽃을 피워내는 아카시아의 이미지는 불임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장면과 묘하게 중첩된다. 감독은 화면을 참혹하거나 잔인하게 물들이지 않는다.방안 가득 실을 풀어 헤쳐 놓거나 개미떼가 습격하게 하는 등 시각적인 장치를 둬 섬뜩한 공포를 에둘러 그린다.그러나 사건의 발단이나 배경을 지속적으로 암시하면서 후반부에 장황하게 설명을 붙인 건 아무래도 사족이다.지나치게 강렬한 배경음악 또한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부산 이종수기자 vielee@
  • “인간은 시간따라 변하는 모순된 존재”/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도플갱어’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김동호)가 2일 오후 7시30분 개막했다.9일 동안 이어질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61개국 243편의 영화중 개막작 ‘도플갱어’의 구로사와 기요시(48)감독을 만났다. 수영만 요트장 안 시네마테크부산 극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첫 부산영화제 나들이를 개막작으로 하게 돼 기쁘다.”고 인사말을 했다.부산영화제에 일본 영화가 개막작으로 초청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가 주연한 영화 ‘도플갱어’는 ‘분신’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환상스릴러.한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두 자아가 갈등하는 내용을 담았다.그는 “인간은 모순적이고,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존재”라면서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난다면 당황스러울 것이고,그런 상황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여러 차례 부산영화제에 참가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좀처럼 시간이 맞지 않았다는 그는 “많은 영화제에 가보았지만 이처럼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PPP(부산프로모션플랜)지원으로 제작될 차기작 ‘로프트’에 대해서는 “대본 초고의 집필을 끝내 둔 상태”라고만 답했다.PPP는 제작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부산영화제의 특별프로그램.‘로프트’는 야쿠쇼 고지 주연으로 한국에서 촬영한다.야쿠쇼 고지는 ‘셸 위 댄스’‘우나기’‘실락원’등으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배우이다. 1980년대 초 ‘간다가와 음란전쟁’ 등 로망 포르노를 연출하며 감독 인생을 시작한 그는 97년 ‘큐어’이후 ‘인간합격’‘위대한 환영’‘카리스마’‘회로’와 최근의 ‘밝은 미래’ 등이 칸이나 베니스,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국내에도 마니아가 많다.영화제 기간동안 그가 감독한 공포영화 ‘강령’(2000년),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밝은 미래’(2002년)가 함께 선보인다.‘도플 갱어’는 오는 1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글 부산 황수정기자 sjh@ 사진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
  • “영화팬 여러분~ 부산으로 오세요”부산영화제 일정·초청작 발표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0개국 244편의 영화가 초청된 가운데 다음달 2일부터 9일간 열린다.영화제조직위는 2일 서울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 일정과 개·폐막작 등 초청작품을 발표했다. 올해에는 부산영화제의 트레이드마크인 야외 스크린이 3년만에 재가동되고 해외 감독들이 대거 초청되는 것이 특징이다.또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0월 초에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해 ‘게릴라영화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북한영화나 영화인의 초청도 추진되고 있어 올해 영화제는 어느 때보다 풍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일정 남포동과 해운대 지역 17개 상영관에서 10월2일부터 9일동안 열린다.개·폐막식은 3년만에 5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한국영화 47편과 아시아영화 98편,그외 지역 99편 등 60개국에서 244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개·폐막작 개막작은 일본의 쿠로사와 키요시 감독의 ‘도플갱어(Doppelganger·사진)’,폐막작으로는 박기형 감독의 ‘아카시아’가 선정됐다.‘도플갱어’는 주인공이 분신을 만나게 되면서 분신과의 공존을 통해 자아의 이면을 발견해 나간다는 줄거리. ‘아카시아’는 박감독의 세번째 작품으로 결혼 10년째 아이가 없는 가정에 한 소년이 입양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이야기다. ●초청 손님 개막작 감독인 구로사와 기요시를 비롯해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루마이나 루시앙 핀틸리에 감독,아시아영화상을 수상한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그의 장녀로 아프가니스탄 특별전에 초청된 사미라와 최연소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막내딸 하나 등 유명 감독이 대거 참가한다. ●AFIC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사전 영화제작시장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아시아 최초의 영화로케이션박람회인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에다 올해는 기자재 부문까지 합쳐 아시아필름산업센터(AFIC)로 확대된다. 황수정기자 sjh@
  • [나의 건강보감] 국민배우 안성기 헬스예찬론

    ‘아름다운 변신’.마치 큰 나무가 철따라 모습을 바꾸면서 둥치를 키우듯 그렇게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삶이었을 것이다.스스로 삶과 세상에 ‘충직한’ 배우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었고,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그런 자신의 생활을 두고 그는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한다.그러면서도 “이제 넓히기 보다는 깊이는 생활을 하고 싶다.”고도 한다.자신의 ‘배우 인생’에 대한 참 진솔한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안성기(51).영화에 대한 진지한 열정으로 ‘국민 배우’가 됐다면,자신과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열정의 진지함으로 ‘대표 국민’이 된 사람이다.영화에서처럼 상체가 좀 구부정한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얼핏 “영화를 통해 보여준 모습들이 허상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은,그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위안이자 안도일 수 있다.대개의 경우 배우의 생경한 모습이 신선함보다 충격이었던 기억이 많은 터라 그의 ‘변함없음’이 더욱 아름다웠다.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운동을 하고 있어 반바지와 티셔츠차림이었다.편해 보였다. 그는 드물게 요즘 두편의 영화를 동시에 찍고 있다.하나는 ‘아라한 장풍대작전’이고 다른 하나는 얼음같은 교관역의 ‘실미도’다.영화의 성격도 판이하다.“영화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 자꾸 헷갈린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어느덧 50줄에 들었지만 군살이라곤 없는 몸매가 탄탄해 보였다.항상 이렇게 운동을 하느냐고 묻자 “지금 만드는 영화 두편이 모두 근육질의 몸매를 요구해 운동량을 평소보다 늘렸다.덕분에 체중도 3㎏쯤 늘었다.”고 했다.배우라는 직업의 변화무쌍한 건강성이 새삼 부러웠다. ●아역이미지 벗으려 77년 첫 시작 그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짬짬히 골프와 축구를 즐긴다.헬스는 지난 77년 그가 아역의 이미지를 벗고 제대로 된 성인 배우로 영화판에 다시 나서면서 시작했다.“그때 2년동안 정신없이 몸을 만들었다.몸과 함께 배우의 삶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각오를 다진 때이기도 했다.”이후 줄곳 헬스를 해왔다.그가 헬스를 ‘메인 운동’으로 삼은 것도 까닭이 있다.영화마다 배역이 달라 그때그때 배역이 요구하는 체형을 만들어야 하는데,여기에 헬스만한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이를테면 직업이 운동을 결정한 경우다.이 대목에서 그는 배우 설경구가 영화 때문에 체중을 무려 20㎏이나 불린 것을 두고 ‘프로 근성’이라고 설명했다.설경구를 말했지만 영화판에서 그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도 없다. 영화 때문에 시작한 운동이 이젠 일상이 됐다.평시에는 일주일에 2회 정도 운동을 하나 지금은 이틀에 한번꼴로 운동량을 늘렸다.물론 영화 때문이다.운동법도 FM이다.먼저 간단한 준비운동을 한 다음 러닝머신부터 시작한다.5㎞를 30분 정도에 뛴 뒤 몸이 풀리면 벤치프레스 등 근력운동을 한다.이렇게 운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두시간쯤 된다.필요에 따라 상·하체 또는 활배근,이두박근 식으로 운동 부위를 달리하기도 한다. 골프 구력도 어언 20년.소설가 최인호씨가 머리를 얹어줬다.한달에 한번 정도 친구나 동료 영화인 등 부담없는 사람들과 라운딩을 하곤 한다.“헬스와 골프가 상극이라고들 하지만 프로골퍼들 웨이트트레이닝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고 여긴다.골프는 운동 효과보다 기분전환에 좋다고 말한다. 중·고교때부터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지만 그래도 가장 ‘안성기 다운’ 운동이라면 하이킹이 아닐까.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서다.아내와 함께 지금은 미국에 있는 큰 아들 다빈이와 둘째 필립을 앞세우고 양재천변을 자전거로 누비는 일은 언제라도 기분 좋다. ●스트레스 쌓일땐 가볍게 골프 관객의 반응과 느낌을 상상하는 직업이라서 영화가 주는 부담까지도 ‘즐거운 스트레스’라고 여긴다지만 그래도 ‘생업’이라면 왠지 힘겹다고 여기는 게 사람이다.그 역시 뜻대로 영화가 되어가지 않으면 짜증스럽고 기분도 울적해진다.그때마다 운동을 통해 머리를 비운다.원래 장이 약한 편이라서 술은 즐기지 않는다.“담배도 딱 끊었지만 촬영장의 끽연가들 가운데서 생활하자니 이게 끊은 건지 안끊은 건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밥먹듯이 운동 ‘준비된 배우' 사람의 일인데 어찌 맨날 웃을 일만 있을까.더러는 아내와 티격태격하기도 한다.주로 애들 때문인데,어떤 경우라도 그날을 넘기지 않는다.그렇지 않으면 잠을 못이룬다.가정에서의 행복이 작은 마음을 쓰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애들을 밝게 키우려면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크게 힘든 일도 아니다.”고 말한다. 배우로서 그가 가진 건강론은 명쾌하다.“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야 연출가의 의도대로 창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배우로서의 선택의 폭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봇물 터진 영화 얘기가 끝이 없다.요즘 영화가 너무 가볍지 않느냐고 묻자 “그건 영화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가벼운 것을 탐하는 세태의 문제”라고 정리했다.“영화든 방송이든 ‘지나친 개그화’가 진지한 담론의 공간을 위축시켜 걱정”이라는 그는 “그래도 건강해야 한다.운동은 밥먹듯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내내 진지하게 유쾌했고 또 유쾌하게 진지했다.‘대표적’인 삶을 사는 그의 건강성이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헬스의 건강학 건강과 배역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배우에게 ‘헬스’는 ‘맞춤운동’의 성격을 갖는다.일상적 운동을 통해 건강을 다지다가 필요하면 배역의 특성에 따라 특정 부위를 강화하는 운동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안성기씨가 헬스를 자신의 ‘메인 운동’으로 삼은 것도 이런 장점 때문이다. 주로 도시 직장인들이 즐기는 헬스는 근육강화·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구성된다.헬스를 하면 몸이 뻣뻣해지고 근육이 불거진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오해다.가벼운 중량으로 반복 운동을 하면 근육이 커지는 대신 지방을 태워 탄력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 안성기씨의 경우 평소에는 주당 2∼3회,한번에 두시간 정도를 할애한다.바람직한 운동 주기다.근육은 한번 피로가 쌓이면 48∼72시간이 지나야 회복되기 때문이다.해서 주당 3일 정도의 운동을 권한다.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은 매일 하는 것이 좋다.단,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가능한 1회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체력소모가 심해 폭식을 하거나 몸의 피로도를 가중시키기 때문이다.조급함을 버리고 운동량은 서서히 늘려가야 한다. 운동은 ‘준비운동→본운동→정리운동’의 순서로 한다.준비운동에 10분,본운동에 30∼40분,정리운동에 10분 정도를 할애하면 적당하다.준비운동은 자전거타기(5분 정도)로 시작해 관절풀기와 스트레칭 순으로 한다.살을 빼는 게 목적이라면 근육운동을 한 뒤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마지막으로 걷기나 자전거타기 등을 통해 심박수를 낮춘 뒤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면 된다.초보자들은 손쉽게 승모·삼각·광배·활배근 등 상체 중심으로만 운동하는 경향이 있으나 평소 잘 쓰지 않는 복근이나 옆구리와 등,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통해 몸을 균형있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티마스헬스클럽 이민두 관장은 “배우들처럼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은 배역에 따른 근력운동도 중요하지만 러닝머신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심신을 추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 “대통령인데요…사랑에 빠졌어요”-피아노 치는 대통령

    이야기 소재의 ‘신선도’가 단단히 한 점수를 챙기고 들어가는 영화가 있다.이건 어떨까.대통령이 딸의 담임선생님과 사랑에 빠진다면? 전만배 감독의 데뷔작 ‘피아노 치는 대통령’(제작 시네윌·새달 6일 개봉)은 대통령을 남자 주인공으로 내세운 국산 로맨틱 코미디라는 대목에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앳된 눈물연기로 각인된 최지우의 이미지 반전으로 영화는 ‘충격요법’을시작한다.고등학교 교실에서 질겅질겅 껌을 씹어대며 열심히 학급 분위기를탐색하는 여자는 알고본즉 새로 부임해온 국어교사 최은수(최지우).하는 행동이 강단있어 보인다 싶더니 역시나.담임을 맡은 학급의 안하무인 사고뭉치가 대통령(안성기)의 외동딸이란 사실을 알고서도 눈썹 하나 꿈쩍 않는다.부임 첫날부터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학부모를 호출하는 강심장이다. 대통령의 반항아 딸을 사이에 놓고 은수와 대통령이 벌이는 분홍빛 핑퐁게임이 영화의 얼개라는 사실은 대번 감잡힌다.학교를 찾아와 은수와 첫 대면하는 대통령의 눈빛이 심상찮게 부드럽다. 대통령의 가상 로맨스를 코믹하게 다룬 소재 말고는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익숙한 틀거리를 뛰어넘진 못했다.할리우드산 ‘대통령의 연인’과 흡사한 흐름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이 대목에서 감독의 ‘변’.“할리우드 영화를 베꼈다고 한다면 정말 억울하다.시나리오 탈고하고 6개월 뒤 비슷한 소재의 할리우드 영화가 나와 속이 쓰렸다.” 감독의 말을 믿기로 한다면 코미디의 감상포인트는 꽤 많다.딸의 숙제를 대통령에게 기어이 대신하게 만드는 ‘간큰 여교사’ 최지우는 모처럼 물만난연기를 펼친다.“나,담탱이(담임)야.”라며 거친 여학생들에게 천연덕스레맞서다,긴장하면 몰래 딸꾹질을 하고,대통령 딸에게 웃음을 되찾아주려 인형을 훔쳐 줄행랑치는 모습에 관객들의 미소가 이어질 듯하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나열했을 뿐,이렇다할 갈등없이 밋밋한 극의 구도에는 아쉬움이 크다.‘국민배우’ 안성기의 코미디와 ‘청춘스타’ 최지우의 귀여운 연기에만 지나치게 기댔다는 느낌이다.갈등의 발단인 대통령딸이 너무 쉽게 은수와 화해하는 것도 영화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요인.국민여론을 의식해 잠시 은수의 존재를 부정했던 대통령이 정직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에도 좀더 구체적인 동기나 갈등의 반전이 있어야 좋았겠다. 안성기는4개월을 연습해 극중 피아노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을 직접 연주했다. 황수정기자 sjh@
  • EBS 다큐3부작 ‘한국영화’, 한국영화 100년 과거와 미래

    1903년 6월23일자 황성신문에 한국 최초의 영화 광고가 실렸다.이를 기점으로 하면 새해는 영화가 본격적으로 상영된 지 꼭 100년 되는 해다.EBS는 이를 기념하여 13∼15일 50분 짜리 3부작 다큐멘터리 ‘한국영화’로 우리 영화의 과거를 돌아보고,미래를 조망한다.오후 11시30분. ‘한국영화’는 ‘국민배우’안성기가 자신의 체험을 곁들이며 진행할 예정.EBS 영화걸작선으로 방송된 150여편의 영화 자료말고도,20세기 초의 미공개 다큐멘터리와 일제강점기 극영화 등 귀중한 자료들을 선보인다.감독 배우 촬영 조명 편집 의상 등 각 분야의 원로에서 신예에 이르는 영화인 100여명과 인터뷰하여 숨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1부 ‘스크린 속의 영원한 빛,스타’(13일)는 한국영화 100년이 탄생시킨 스타를 소개한다.스크린 스타가 탄생한 것은 50년대 이후.영원한 ‘서민 아버지’김승호와 한국여인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최은희로부터 최무룡 김진규 신영균 김지미 신성일 엄앵란 등 60년대 스타들이 향수를 되살리고,70년대이후 대표적인 배우들도 소개한다.특히문희 윤정희 남정임 등 70년대의 ‘여배우 트로이카’등장을 영화사적으로 해석하고,80∼90년대 배우의 성장을 영화산업적으로 접근하는 등 영화 스타의 의미도 분석한다. 2부 ‘한국영화의 그림자,검열’(14일)은 검열의 아픔을 겪은 영화사를 돌아보고,그 해악을 공개한다.‘오발탄’은 세차례나 개봉·상영중지를 거듭했고,‘7인의 여 포로’는 인민군 군복이 멋있게 보인다는 이유로 감독이 구속됐다.‘바보들의 행진’은 시위장면 대신 연고전으로 메꿨으며,‘여왕벌’은 반미감정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아예 상영금지됐다.영화인들에게서 기막힌 사연을 들어보고,96년 헌법재판소가 검열을 위헌으로 판정함에 따라 만든 등급심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도 조명한다. 3부는 ‘한국영화의 힘,아리랑에서 친구까지’(15일).지난 99년 ‘쉬리’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40%의 관객점유율을 훨씬 넘어선 우리 영화의 문제점을 짚는다.영화자본의 변화와 영향을 살펴 보고,영화산업이 나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들에게서 알아본다. 주현진기자 jhj@
  • 새영화/ 디오스-천사·악녀 한남자 영혼놓고 한판 대결

    따뜻하고 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현모양처와,미니스커트를 입고 주먹을 휘둘 러대는 악녀가 한 남자의 영혼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디오스’(Dios·29일 개봉)는 한 남자의 영혼을 데려가려고 천국과 지옥 에서 각각 파견한 요원들이 벌이는 대결을 소재로 한 스페인 영화.스페인의 국민배우라고 일컫는 빅토리아 아브릴과 고혹적인 미녀 페넬로페 크루즈가 각각 천사와 악마로 출연한다. 거액의 빚을 지고 자살하려는 매니(데미안 비치르)가 권총을 당기기 직전 옛 애인 룰라(아브릴)가 찾아온다.사촌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는 매력적인 카르멘(크루즈)도 방문한다.이 둘은 서로 매니에게 희망과 절망을 심어주고자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다. 줄거리만 보면 두 여자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남자 이야기로 비친다 .그러나 카르멘이 레즈비언으로 나오기 때문에 애초부터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미녀의 매력 대결은 없다.또 매니를 괴롭히는 채권단에게 맞서느라 둘 은 힘을 모으고,쿠테타가 일어난 지옥을 돕기 위해서 힘을 합해 슈퍼마켓까지 턴다. 영화는 이렇듯 관객의 허를 찌르는 스토리 전개로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하고,딱히 장르를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분위기 는 독특하다.그러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모처럼 관심있 게 볼 만한 영화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일요영화(12일)

    ◆마지막 액션 히어로 (KBS1 명화극장 오후11시20분) 액션 스릴러 전문감독 존 맥티어난이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불러와,액션에 판타지를 버무려 만든 93년작.슈워제네거가극중에서 잭 슬레이터라는 형사 액션물의 주연배우가 되어 열혈 소년팬 대니(오스틴 오브라이언)와 손잡고 현실과화면속을 넘나든다. ◆사느냐 죽느냐 (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 찰리 채플린의 ‘독재자’와 쌍벽을 이루는 1940년대 미국 반(反)나치 코미디.폴란드 한 극장에서 나치에 대항하는 연극배우 부부를 축으로,물고 물리는 스파이전을 블랙코미디로 엮어냈다.조셉과 마리 부부는 반나치 연극을 올리려다 검열에 걸려 극장까지 문을 닫기에 이른다.마리를 사랑해온 소빈스키 중위는 독일군에 맞서 기병대에 들어간다.여기서 실렉트스키 교수를 알게 되는데,그가 폴란드의 ‘국민배우’마리의 이름을 모르자 직감적으로 이중첩자임을 눈치챈다.감독 에른스트 루비치는 프리츠 랑 등과 함께 독일 표현주의를 일궈내고 나치 침공시 미국으로 도피,할리우드에서전성기를 구가했다. ◆유리의 성 (MBC 일요심야극장 밤12시25분) 홍콩 장완정감독이 ‘가을날의 동화’이후 10년만에 내놓은 멜로물.1970년대 홍콩대학교 교정에서 마주친 허항생(여명)과 연루(서기)는 서로 한눈에 반한다.하지만 사랑이 무르익을 즈음 학내시위에 연루된 항생이 쫓기듯 파리 유학길에 오르면서 둘의 행로는 엇갈린다. ◆스페셜리스트 (SBS 영화특급 오후 11시40분) 실베스터스탤론의 근육질 액션과 샤론 스톤의 관능미를 쓸어모은루이스 로시 감독의 94년작.어릴때 쿠바 범죄조직에 부모를 잃은 메이(샤론 스톤)는 전직 CIA요원 레이(실베스터스탤론)에게 복수를 부탁한다.복수전에 뛰어든 레이는 살해범들을 응징하다 차츰 메이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는데…. 손정숙기자
  • 새 영화/ 철도원 분위기의 휴먼드라마 ‘호타루’

    일본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의 새 작품을 기다린다면 이는십중팔구 ‘철도원’의 소담스런 서정에 다시 젖어보고 싶기 때문일 게다.야스오 감독의 2001년 작품 ‘호타루’(‘반딧불이’의 일본어·18일 개봉)는 지난 2000년 국내 개봉때 마음약한 관객들의 눈물깨나 짜냈던 ‘철도원’의 감수성과 맥이 닿아있다. 숨이 막힐 것처럼 고즈넉한 어촌 마을과,설경 등 소박한 풍치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철도원’에서 직업관이 투철한시골 간이역장으로 나왔던 ‘일본의 국민배우’ 다카쿠라 겐은 이번에도 엇비슷한 분위기의 배역을 맡았다.죽음을 앞둔아내를 살뜰히 보살피는 따뜻한 캐릭터는 잔잔한 휴먼드라마를 좋아하는 중년 관객들에게 미리 점수를 따고 들어갈 만하다. 한때는 원양어선을 타며 명성을 날렸던 어부 야마오카(다카쿠라 겐)에게는 이제 신장병을 앓는 아내 도모코(다나카 유코)를 간호하는 일이 세상의 전부다.끔찍이도 아내를 아껴어선에까지 아내의 이름을 따붙일 정도로 금실이 유별나다. 그런 두 사람의 가슴에 잊었던 세월의 아픔이 새삼 도드라진다.천황이 서거한 직후 옛 전우 후지에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야마오카는 태평양전쟁 때 특공대원으로 함께 활약했던 전우들과의 기억을 더듬는다. 평범한 부부의 삶 속으로 전쟁의 기억이 끼어들면서 영화는 부부애에 초점을 맞춘 단선적인 드라마를 훌쩍 뛰어넘는다. 가미카제 대원을 자처해 전사했던 가네야마 소위가 일본군에 강제징병된 조선인이자 도모코의 약혼자였다는 사실이 야마오카의 회상을 통해 드러난다.애써 잊고 살아온 아픈 기억을 반추하던 야마오카는 결국 아내와 함께 소위의 유품을 전하려 그의 고향집인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다.따스한 체온 위로 담백한 주제어가 빛나던 ‘철도원’의 감동은 아무래도 따라잡기가 버거울 것 같다. 가네야마 소위가 진군 하루 전날 이국땅에서 ‘아리랑’을부르는 대목이나 안동을 찾은 부부가 소위의 가족들과 나누는 긴 대화,때아닌 반딧불이가 나타나 소위의 환생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 등은 감동의 격을 뚝 떨어뜨린다. 그러나 다카쿠라 겐의 팬들에게 영화는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반전(反戰)메시지를 드라마로 풀어내는 그의 감성연기는 흠결없이 깊고 푸근하다.바닷가 어선에 걸터앉아 하모니카를 부는 쓸쓸한 그의 모습이 한 장의 엽서처럼 오래도록기억에 남을 영화다.
  • 日 국민배우 다카쿠라 겐 방한

    “반세기 넘는 배우생활 동안 한국 스태프와 배우들과 호흡맞춘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이 영화 한 편이 앞으로 한·일 역사가 화해하는 가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철도원’의 주인공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일본의국민배우 다카쿠라 겐(高倉 健·71)이 새 영화 ‘호타루’(‘반딧불이’의 일본어)의 개봉을 앞두고 내한해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8일 국내 개봉되는 ‘호타루’는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을 비롯한 ‘철도원’의 제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작품.그가 주인공으로,2차대전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 전우이자 아내의 옛 약혼자였던 조선인 출신 소위의 죽음을 통해 반전(反戰)메시지를 전하는 휴먼드라마이다.지난해 제작된 영화에는 마지막 주요부분이 안동 하회마을을 배경으로 국내 배우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아왔다. 하회마을의 인상에 대해 “어머니의 고향같이 푸근한 곳”이라는 그는 “‘아리랑’‘도라지’ 등이 일본 민요처럼늘 그리운 노래”라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밝혔다. “최근 본 한국영화는 ‘친구’이며 작품속 넘치는 에너지가 부럽다”는 그는 일흔이 넘어서도 젊음을 간직한 비결에 대해 “아직 갚아야 할 할부금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재치있게 받아쳐 좌중을 한바탕 웃기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sjh@
  • 11월 해외영화제 화제작 3편

    가벼운 코믹물들이 극장가를 독식하다시피하는 이때 ‘편식’이 우려됐다면 11월 개봉되는 몇 작품들을 눈여겨봐두자. 올해 유수 해외영화제들에서 크게 주목받았으나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는 화제작 3편을 소개한다. ◆아들의 방=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항구마을.정신과 상담의 조반니(난니 모레티)는 평범하고 단란한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다.출판사에 다니는 아내 파올라(로라 모란테),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안드레(주세페 산펠리체)와 딸 이레네(야스민 트린카)와 함께 하는 생활은 행복으로 넘친다.그러나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아들이 뜻밖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이탈리아의 국민배우 난니 모레티가 시나리오,감독,주연까지 도맡은 영화 ‘아들의 방’(The Son's Room·11월3일 개봉)은 이런 비극적 설정 아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심리드라마이다. 아들을 영원히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죽은 아들의 방에서 새삼 아들의 체취에 오열하고,아들의 여자친구를 보며 아들이 느꼈을 감정의 결을 더듬어보려는 부모의 애절함이 대목대목 절절히묘사돼 있다. 어찌보면 TV드라마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진부한 소재다.이렇다할 극적 장치없이 깊은 감동의 울림을 끌어내는 건 분명 영화의 힘이다.모르긴 해도 마음약한 관객은 눈자위가 빨개져서 극장문을 나서기 십상일 것이다. ◆왕의 춤=“음악과 영화는 이렇게 만나는 거야!” 격조있는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작품이선보인다. 프랑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왕의 춤’(Le Roi Danse·11월10일 개봉)은 그가 앞서 만든 ‘가면 속의 아리아’,‘파리넬리’와 동일한 계보에 놓이는 음악영화다. 배경은 루이 14세가 전제군주로서 맹위를 떨치던 17세기프랑스.루이 14세(브누아 마지멜)와 그에게 충성을 바친 작곡가 륄리(보리스 테랄),희극작가 몰리에르(체키 카리요)등 실존인물들의 이야기를 뿌리삼아 그들의 인간적 갈등과 예술적 방황을 그렸다. 덕분에 카메라는 왕실 안팎의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졌다. 어린 나이에 즉위한 루이 14세는 정치적 압박과 어머니의섭정 속에서 춤에 빠져 산다.그런 그의 곁에서 정치적 욕망을 키우며 그와 동성애 관계에까지 빠지는 왕실악단 지휘자 륄리,거칠지만 순수한 작가혼을 불태우다 끝내 왕의 눈밖에 나 파국으로 치닫는 작가 몰리에르의 부침(浮沈)이 이야기의 중심얼개가 된다. 철저한 고증덕분에 프랑스 왕실역사의 한 단면과 예술장르의 발전사까지 실감나게 들여다볼 수 있다.얼굴을 황금빛으로 칠한 왕이 직접 추는 왕실발레,궁정발레에서 연극을 거쳐 오페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중세 프랑스 왕실의 예술편력 등은 특별한 감상포인트.17세기 이후 단 한번도 연주된 적이 없다는 ‘밤의 발레’같은 륄리의 미공개 음악도감상할 수 있다. ◆폴락=추상표현주의 시대를 개척한 미국의 전위화가 잭슨폴록(폴락·Jackson Pollock·1912∼1956)의 전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애드 해리스 감독이 직접 주연한 ‘폴락’(Pollock·11월10일 개봉)은 ‘액션 페인팅’이란 미술용어를낳기까지 폴록의 작가정신,사랑,갈등 등을 균형있게 담아냈다. 뉴욕의 무명화가 잭슨 폴록(에드 해리스)에게 여류화가 리(마샤 게이 하든)가 찾아와 작업실을 둘러본다.첫눈에 천재성을 감지한 리는 잭슨의 영원한 후원자가 되겠다며 동거를 시작한다.알코올 중독과 신경쇠약에 시달려온 잭슨은 그림에 대한 강박에 휩싸여 기행을 일삼으며 방황한다. 그러나 리는 자신의 작품활동을 포기하면서까지 잭슨을 독려하고 그의 천재성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미술 애호가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는 영화다.폴록 특유의강렬한 색채와 추상적 이미지의 작품들이 시종 화면을 채운다.폴록의 라이벌이었던 윌렘 드 쿠닝(발 킬머)과 미술관운영자 페기 구겐하임,미술평론가 클리멘트 그린버그 등 당대 유명 미술인들의 이야기를 살짝살짝 들여다보는 재미도쏠쏠하다. 황수정기자 sjh@
  • [충무로 산책] 세월앞에 주눅드는 한국영화계

    ‘국민배우’ 안성기씨는 올해 마흔아홉살이다.한국의 배우에게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는 어떤 의미일까.한마디로 영화인으로서 ‘주눅’이 드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충무로 최고의 ‘모범배우’로 꼽히는 그 역시 세월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영화 ‘무사’의 시사회장.‘무사’에 정우성 주진모 등의 후배들과 함께 출연한 그는 “새파란 친구들을쫓아다니느라 아주 애먹었다”,“괜스레 나이는 먹어가지고…”라는 등 말그대로 ‘괜한’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그의 ‘나이 타령’은 최근 부쩍 늘었다.지난달 ‘취화선’의제작발표회.“(임권택 감독을 쳐다보며)촬영현장에서 최고연장자가 아니라서 뭣보다 다행이다.귀여움도 떨 수 있고. ” 뜬금없는 인삿말에 좌중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하지만 그중에는 씁쓸한 입맛을 다신 사람도 많았을 게다.‘배우나이 마흔아홉이 저리도 송구스러운 것일까’배우가 나이를 의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자연인이 아닌,엔터테이너로서 젊음은 큰 무기이다.영화란 애당초 꿈을 만드는 무대이니 화사한 청춘이 제격이긴 할 것이다.“남자배우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캐스팅 2,3순위로 내려앉는 건 상례다.여배우는 말할 것도 없다”고 한 제작자는 털어놓는다.다시말해 요즘 한창 ‘뜨는’ 장동건도,정우성도 ‘메뚜기 한철’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런 한국영화계의 풍토는 외국에 비해 아쉬움을 던진다.올초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가졌던 추억의명배우 커크 더글러스(83)는 이런 말을 했다.“배우에게 영화란 신념을 만드는 작업”이라고.신념을 만드는 배우가 한국에는 몇이나 될까.‘하트 브레이커스’의 시고니 위버(52)처럼,‘15분’의 로버트 드 니로(58)처럼,스크린속에서 변함없이 청춘인 배우가 우리곁엔 왜 없는지.안성기같은 믿음직한 배우가 나이를 잊고 사는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그때쯤이 돼야 우리영화가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속에 우뚝설 것이다. 황수정기자
  • 베르디 3대오페라 무대 오른다

    이탈리아는 롯시니,푸치니 등 걸출한 오페라 작곡가들을 배출한 나라.그중에서도 주세페 베르디(1813∼1901)는 이탈리아하면 오페라를,오페라하면 이탈리아를 떠오르게 만든 오페라의 황제다. 올해는 베르디 서거 100주년.추모열풍이 국민적 축제로 번진 이탈리아 뿐 아니라 세계는 온통 베르디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1월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아시아필하모닉이 베르디 ‘레퀴엠’(진혼곡)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국립오페라단과 글로리아오페라단이 오는 13일부터 5월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올리는 ‘비바 베르디’역시 위대한 작곡가 베르디에게 바치는 무대다.그의 대표작인 ‘라 트라비아타’,‘시몬 보카네그라’,‘리골레토’등 3편이 잇달아 공연된다. 서막을 장식할 라 트라비아타(13∼18일)는 국내에는 ‘춘희’로 더 유명한 인기레퍼토리.창녀 비올레타와 귀족청년 알프레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다. 소프라노 신지화 이화영,테너 류재광이 출연하는 이 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 소프라노 루치아나 세라,러시아 볼쇼이오페라단 소속 국민배우 유리 베데네예프 등이 가세해 눈길을 모은다.부천필 반주에 서울시합창단의 합창과 전미례 재즈 무용단의 안무가 곁들여진다. 국내 초연으로 주목을 받는 시몬 보카네그라(25∼29일)는수많은 출연자와 방대한 스케일 탓에 그동안 엄두를 못내던대작이다. 이탈리아 본고장의 지휘자 죠르지오 모란디,연출자 율리세산티키가 참가하고 현지에서 의상 250벌과 가발,소품 등을공수했다.주인공인 시몬 역에 전기홍,우주호,김승철이 출연한다. 왕정과 공화정의 정치싸움이 한창인 때,역사의 영웅이지만불행한 개인이었던 시몬 보카네그라의 비극적 삶을 그린다. 코리안 심포니와 국립합창단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마지막 작품인 리골레토(5월5∼9일)는 베르디 작품 가운데가장 서정성과 비장미가 돋보이는 작품.차이코프스키와 베르디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최현수가 사랑하는 딸 질다를 잃고 절규하는 어릿광대 리골레토로 출연한다. 또 호세 카레라스 콩쿠르 우승자인 최종우와 박미혜,최인애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한다.뉴서울필이 반주하고 서울필하모닉오페라합창단이 코러스를 맡는다.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국립오페라단 (02)586-5282,글로리아오페라단 (02)543-2351. 허윤주기자 rara@
  • 볼쇼이 오페라 서울 공연

    러시아 볼쇼이오페라단이 본토의 화려한 무대를 통째로 한국에 옮겨온다. 25∼27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여왕’.한국-러시아 수교 10주년 기념공연으로 기획됐다.볼쇼이의 이번 방문은 지난 89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이후 두번째다. 볼쇼이 한국공연단은 지휘자 마르크 에름레르(68)를 포함해 오페라주역가수 23명,볼쇼이오케스트라 71명 등 250여명에 달하는 초대형규모다.총 15톤에 달하는 무대장비와 의상,소품등도 모스크바에서 공수된다.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스페이드여왕’은 ‘예브게니 오네긴’과 함께 볼쇼이가 가장 아끼는 레퍼토리이자 전세계 오페라 팬들의 사랑을받는 인기오페라 중의 하나다. 차이코프스키가 44일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는 오페라 ‘스페이드 여왕’은 푸슈킨 원작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동생 모데스트가 대본을 썼다.차이코프스키는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만약 내가 저지른 실수가없다면 이작품은 진정한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작품배경은 18세기 말 페테르스부르크.원작은 19세기지만 무대와 의상을 좀 더 화려하게 하기 위해 바꾸었다.줄거리는 러시아인들에게보드카 만큼이나 친근한 도박을 매개로 이어진다. 게르만과 리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 리자의 할머니 백작부인은 한때 장안에 소문난 도박꾼으로 승리의 비밀을 알고 있다. 게르만은 백작부인 방에 숨어 들어가 게임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협박한다.백작부인은 공포에 질려 숨을 거두고 마침 목격한 리자는 당신이 노린 건사랑이 아니라 도박의 비밀이었냐며 절망한다.죄책감에 시달리는 게르만앞에 백작부인의 망령이 나타나 리자와의 결혼을 전제로 비밀을알려준다. 그러나 게르만의 마음은 도박판에만 가 있고 상심한 리자는 강물에몸을 던진다.승승장구하던 게르만의 마지막 도박상대는 과거의 연적인 에레츠키 공작.마지막 카드 ‘에이스’로 승부를 노리는 그에게주어진 카드는 ‘스페이드 퀸’.이 카드 한장에서 게르만은 백작부인의 망령을 보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리자 역에 소프라노 마리아 가브릴로바와 이리나 루브소바,테너 게르만 역에 비탈리 타라스첸코와 레프 쿠즈네트소프 등 러시아 국민배우와 볼쇼이 주역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한편 28일에는 10여곡의 주옥같은 아리아를 모은 ‘오페라 갈라콘서트’가 열린다.차이코프스키 ‘예브게니 오네긴’중 ‘렌스키의 아리아’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중 ‘미미의 오페라’등이 볼쇼이오케스트라의 유려하고도 박력 넘치는 반주와 함께 선사된다. 볼쇼이극장은 1776년 최초 건립이후 2차례나 화재로 붕괴됐다 재건돼 오늘날의 위용을 유지하고 있다.최근에는 국가적 경제위기로 재정난에 시달려 유네스코가 ‘볼쇼이극장 돕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허윤주기자 r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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