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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바라크 두 아들 티격태격

    “네가 친구들 뒤를 봐주면서 이 나라를 망쳤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마지막 연설을 준비 중이던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대통령궁에서 장남 알라는 동생 가말을 이같이 다그쳤다. 동생이 2002년 집권 국민민주당에서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정책위원회 의장에 임명된 뒤 주변 친구들에게 온갖 혜택을 줬던 것을 책망한 것이다. 그는 “너는 아버지가 말년을 영예롭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이미지를 망쳐 놓았다.”고 하며 언성을 높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이집트 국영 알아크바르 신문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차남 가말은 11년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근무한 뒤 형 대신 아버지 뒤를 잇기 위해 정계에 입문했다. 가말이 당 요직에 오른 후 그의 측근들은 부는 물론 당과 내각에서 핵심 직을 맡는 등 권력까지 누렸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집트 최대 철강업체인 에즈 스틸의 회장 아메드 에즈다. 그는 시위대 사이에서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자’로 지목됐고 현재 출국 금지를 당한 채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바라크가 민심을 잃은 주요 원인으로 정치적 억압과 함께 엘리트 계층의 부정부패를 꼽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진 사퇴가 아닌 사실상 쿠데타와 같은 형태로 쫓기듯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가말이 마지막까지 욕심을 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현대판 파라오’를 무너뜨린 것은 차량폭탄·총격 등 10차례의 암살 시도도, 중병도 아닌 그의 국민들이었다. 29년 120일간 지속됐던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숨통을 민주화 시위가 18일 만에 끊어 놓은 것이다. 명예퇴진을 고집하던 무바라크는 이제 구원의 손길 없이 남은 세월을 가족과 함께 도망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1973년 이스라엘과 맞붙은 제4차 중동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1975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으로부터 부통령으로 발탁된 그는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4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가말 압둘라 나세르와 사다트 같은 전임 대통령들이 군사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려 국민들 사이에 정통성을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취약한 기반에서 출발한 그는 철저한 권위주의 정부를 고수했다. 30년간 국가를 옥죄어 온 비상계엄법과 이집트 최대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탄압, 정당·대선 후보 조건 강화로 반대파의 정계 진입 봉쇄 등이 대표적 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정적들을 낳았다. 알지하드, 카마 이슬라미야, 탈레알파타 등 숱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암살 시도에도 여러 차례 직면했다. 하지만 외교적 수완은 남달랐다. 미국·이스라엘 등과 탄탄한 동맹을 유지, 중동평화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매년 15억 달러의 원조를 얻어내 이집트 경제에 수혈했다. 무바라크의 가장 큰 실책은 차남 가말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이집트 국민들을 돌아서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가말은 결국 지난 5일 집권 국민민주당 ‘넘버 3’인 정책위 의장에서 사퇴, 세습의 꿈을 버려야 했다. 700억 달러(약 78조 8900억원)로 알려진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에도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은 무바라크 가족들의 재산을 20억~3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 은행에 은닉돼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무바라크가 시위기간 중 재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고 전했다. 스위스 당국이 지난 11일 스위스 은행의 무바라크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무바라크는 자산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일가는 미국 뉴욕과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국영기업 민영화와 외국 기업의 이집트 진출 과정 등에서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가말은 이집트 최대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와 함께 석유, 철강, 시멘트 등의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 부를 형성한 혐의가 짙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무바라크의 자산 동결 여부가 긴급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일가의 부정부패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그가 이미 독일로 출국했거나 UAE,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는 설도 나온다. 허핑턴포스트는 “무바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 튀니지 혁명으로 축출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과 함께 ‘독재자 클럽’을 만들 것이고 이 클럽의 회원 수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30년 독재자의 말로를 정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군부 “의회 해산·헌법효력 정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전권을 이양받은 군부가 의회를 해산하고 기존 헌법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또 헌법을 고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이 장악한 상·하원 의회의 해산과 무바라크 집권기의 헌법 개정은 시위대가 바라온 ‘2대 요구 조건’으로, 군부가 민주화 이행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최고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은 계획안을 밝히고 군부가 향후 6개월 동안 또는 선거가 실시돼 새 대통령과 의회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기간 집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상·하원 의회는 지난해 11월 총선을 통해 구성됐으며 NDP가 전체 518석 가운데 83% 이상을 휩쓸었다. 이 때문에 야권과 국민들은 무바라크 정권과 여당이 부정선거를 저질러 의석을 빼앗았다고 주장해 왔다. 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반정부 시위 발생 직후 구성한 이집트 내각은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기 전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내각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로써 현 내각은 오는 9월 차기 대선 때까지 변화 없이 그대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군부와 내각이 이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고 민주화 이행을 위한 절차를 밟는 동안 이집트 국민들은 피켓 대신 빗자루를 들고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시민들은 날이 밝자 거리로 나와 그동안 곳곳에서 냄새를 풍겼던 쓰레기와 시위 진압과정에서 불탄 자동차들을 말끔하게 치웠다. 군 역시 도로와 주요 건물에 설치돼 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등 평시로 돌아가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시위대와 군이 일부 충돌하는 등 여전히 긴장감이 흘렀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13일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으나 시위대 수백명은 개혁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머물겠다며 버텼다. 아마드 무하마드 나지프 총리는 이날 “과도정부의 우선순위는 평화재건에 있다.”며 시위대를 자제를 촉구했다. 나길회·유대근기자 kkirina@seoul.co.kr
  •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군사법원 민간인 처벌·무제한 연임 폐지 유화책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그동안 악용돼온 헌법 1개 조항을 폐기하고 5개 조항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즉각적인 퇴진 요구는 거부하면서도 시위대가 바라는 개헌을 구체화해 민심을 달래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시위대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빛바랜 유화책이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폐지를 약속한 조항은 대통령이 군사법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헌법 179조다. 이 때문에 해당 조항이 정권에 밉보인 민간인을 군사법원에서 신속하게 처벌하도록 돕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야권이 꾸준히 요구해온 선거관련 헌법 조항도 개정 대상에 포함됐다. 무소속 인사의 피선거권을 제한한 76조가 대표적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당적이 없는 인물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출직 공무원 250명 이상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특히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이 장악한 하원에서 65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해 영향력 있는 야권 인사의 출마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아무르 무사 아랍국가연맹 사무총장 등 경쟁력 있는 후보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당 조항을 고쳐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무제한으로 대통령에 연임할 수 있게 한 헌법 76조와 개헌 여부를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정할 수 있도록 한 189조의 개정도 약속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진 임박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 시위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흐메드 샤피크 이집트 총리가 10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곧 모든 상황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BBC는 무바라크의 퇴진 발표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 고위 간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민들의 요구를 모두 다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의 호삼 바드라위 사무총장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밤 아마도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군 관계자들은 11일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AP 통신도 이날 이집트군과 집권당 간부들의 말을 인용, 무바라크 대통령이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의 발표를 곧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또 국가를 보호하고 국민의 적법한 요구를 지지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음을 AFP 통신은 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집트에 머물지 독일 등 제3국으로 망명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권력을 인계받고 헌법 개정 및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및 중산층이 대거 총파업에 가담하며 거리 시위에 속속 합류하는 데다 버스 운전사, 운하 근로자 등 노동자들의 총파업 및 시위 참여가 확산됐다. 시위대는 또 11일 금요 예배 후 ‘100만명 항의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압박했다. 또 당초 정부는 군 개입을 경고했으며 이집트 외교부도 미국의 계엄령 즉각 해제 요구를 비판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무바라크의 ‘꼼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과 반대파가 충돌한 시위사태에 대해 독립 수사위원회를 설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부정부패 수사와 공무원 임금 15% 인상 등 후속 개혁안도 들고 나왔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잔여 임기 동안 무바라크의 잔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무바라크의 민심 달래기 및 시간 벌기 조처로 보인다.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는 7일(현지시간)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지난 2일 시위를 조사하기 위해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위원회 설립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계속된 시위로 이집트 전역에서 29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타히리르 광장에 집결한 시위대는 사복경찰들이 체포 위협을 가하기 위해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갔다고 규탄했다. 계속되는 시위 속에서도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새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남은 임기 동안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지난해 11월 총선의 부정사건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각료 4명과,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전직 고위 간부이자 무바라크의 아들 가말의 최측근인 철강재벌 아흐메드 에즈에 대한 부패 조사에 나섰다. 희생양을 만들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대(對) 정부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처음 무바라크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목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식 인정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혼돈의 이집트] 무바라크 “공직부패·부정선거 조사”

    이집트 소요사태가 정부와 야권의 정치개혁 추진 합의로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공직부패와 선거부정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추가 개혁조치를 내놓았다. 반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청년 단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에는 그 어떤 정부와의 합의도 거부한다고 밝혀 추이가 주목된다. 7일 이집트 관영통신 메나(MENA)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총선과 관련한 부정선거 사건들을 재조사하라고 국회와 고등법원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검찰도 부패 혐의가 있는 전직 각료 세 명과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의 고위 관료 한 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여당이 국회 의석을 상당수 잃을 수 있으며,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야권과 국민들은 지난 총선에서 무바라크 정권의 조직적인 선거부정으로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고 주장해 왔다. 이집트 정부는 또 이날부터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종전 ‘오후 7시~오전 8시’에서 ‘오후 8시~오전 6시’로 완화했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새 내각 구성 이후 처음으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오는 9월 대선 때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임기는 올해로 끝난다.”고 말해 ‘점진적 권력이양’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구(舊)체제 청산’을 외치는 시민들의 요구는 계속됐다. 외신에 따르면 반(反)정부 시위 13일째인 6일에도 카이로 중심가 타흐리르 광장에는 시민 수만명이 몰렸다. 이들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야권의 개헌위원회 구성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무바라크 퇴진’이라는 대전제가 먼저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4·6청년운동’ 등 청년 단체들은 ‘청년의 분노 혁명 통일 지도부’라는 연합체를 구성해 ‘선(先) 무바라크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연합체에는 ‘정의와 자유 그룹’, ‘문 두드리기 운동’, ‘엘바라데이를 지지하는 대중운동’, 무슬림형제단 등의 대표자들도 참여했다. 군 당국이 타흐리르 광장 일대에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군 차량 진입을 막는 시위대와 군의 긴장도 고조됐다. 시위대는 광장 주변에 배치된 군 트럭과 탱크에 올라 차량 이동을 막는가 하면 차량이 지나는 길목에 드러누워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군 진입을 막았다. 군은 탱크 주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으로 20발가량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기로에 선 이집트] 벼랑 끝 몰린 ‘현대판 파라오’

    30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해온 독재자가 민주화시위 앞에서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은 최고 지도부가 총사퇴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대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국영 텔레비전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국민민주당 당수직에서 물러난다고 긴급 보도했다가 몇 시간 만에 정정보도를 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무바라크 대통령 일가가 가진 재산이 최대 78조원이나 된다고 보도해 분노를 샀다. 이집트 정부가 발표한 여당 지도부 총사퇴조차 시위대에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오히려 더 눈길을 끈 것은 총사퇴 발표 과정에서 드러난 혼선이었다. 이집트 국영텔레비전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의 아들 가말 국민민주당 정책위원장, 사프와트 엘셰리프 국민민주당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다고 전하면서 무바라크 대통령도 당수직에서 물러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은 번복한 채 나머지 지도부만 물러나는 것으로 말을 바꾸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불안한 처지만 부각시키는 꼴이 됐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입지는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민주화 시위 초기 무바라크 대통령을 옹호하던 미국 정부마저 등을 돌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일 권력이양 작업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다음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 이행과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조차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바라크를 희생양 삼으려 하고 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이 무려 700억 달러(약 78조1900억원)에 이른다고 4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중동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무바라크 일가가 권력을 이용해 챙긴 수입 가운데 상당 부분을 영국과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입금하거나 런던·뉴욕 등에 있는 부동산을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더럼 대학 크리스토퍼 데이비드슨 중동정치학과 교수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부인과 두 아들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군대 등 기업부패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자리에 있을 때부터 외국 투자자들과의 협력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개혁 기수·무바라크의 남자 ‘차기’ 빅딜 나서나

    개혁 기수·무바라크의 남자 ‘차기’ 빅딜 나서나

    ‘개혁의 기수’ 엘바라데이와 ‘무바라크의 남자’ 술레이만이 ‘빅딜’에 나선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왼쪽)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오른쪽) 부통령에게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 과도정부에 합류할 것을 제의했다고 ABC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 ‘월드투데이’ 진행자 엘레노어 홀의 이 같은 물음에 중동 정치전문가 파와즈 저지스는 “엘바라데이는 기본적으로 이집트가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국가 통합 정부를 원하고 있다.”면서 여야 지도부 간 빅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여기서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군부’다. 군부가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결정된다. 저지스는 “이 구상은 전면에서 국가 통합을 구성하는 엘바라데이와 다른 반대파 인물과 함께하는 술레이만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향후 1~2일간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이 빅딜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무바라크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술레이만 등 친미 인사가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개혁 열망 중심에는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이 서 있다. 그는 전날 과도정부의 책임자로 지명된 데 이어 이집트 최대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이 여당인 국민민주당을 배제한 거국정부 구성을 그와 논의 중이라고 밝히는 등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관 출신으로 30년 이상을 해외에서 활동해 국내 기반이 취약한 데다, 반미 성향으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이 한계다. 1995년 무바라크를 암살 위기에서 구하면서 2인자로 군림해 온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역시 엘바라데이와의 연대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 정보부장으로 오래 활약하면서 이집트의 대외관계 등과 관련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그이지만 당장 무바라크와 한묶음으로 엮여 타도 대상으로 내몰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빅딜설 속에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05년 대선 후보로 나섰던 알가드당 대표 아이만 누르도 정부와 요구 조건을 협상할 야당 측 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카이로 시내를 메운 시위대와 별개로 이집트 여야 정파 지도부 내부의 복잡한 이합집산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집트 유혈시위] 무바라크 가고 술레이만 시대 오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에 대한 무마책으로 내각 해체와 함께 30년 만에 처음으로 부통령직을 부활, 최측근인 오마르 술레이만(76) 정보국장을 지명했다. 이를 두고 9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둘째아들 가말 무바라크에게 정권을 이양하려 고심하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포기하고 술레이만 후계 체제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연장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어찌됐든 무바라크가 부자 세습은 포기한 것이라는 게 현지 주요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말의 최측근이자 이집트 최대 철강 업체의 회장인 아메드 에즈가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에서 사퇴한 점과 가말은 물론 첫째 아들인 알라가 가족과 함께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는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1952년 이후 이집트의 모든 대통령은 군 출신이다. 술레이만 역시 군에서 경력을 쌓아 중장까지 오른 뒤 1993년부터는 정보국장에 오른 인물이다. 무바라크 대통령 역시 그를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무바라크 대통령이 에티오피아 방문 당시 총격을 받았음에도 살아남았던 것은 술레이만의 주장대로 카이로에서 방탄 승용차를 공수해 왔기 때문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국방장관과 함께 무바라크에게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는 30일 영국 더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태를 마무리하고 후계자가 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바라크 시대‘와의 단절을 원하는 국민들이 무바라크의 최측근인 술레이만을 아직까지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군부가 그의 손을 들어주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2代 세습 방법 고심했다”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2代 세습 방법 고심했다”

    30년간 장기 집권해 온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오는 9월 대선에서 자신의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물려줄 방법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사실이 28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카타르 도하 주재 미 대사관이 지난해 2월 24일 본국으로 보낸 이 외교전문에는 11일 전인 13일 카타르의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총리가 존 케리 미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어떻게 아들(가말)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지 고심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가말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둘째 아들로, 2002년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정책위 의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1973년 중동 전쟁 당시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파일럿 출신의 아버지와 달리 군 경험이 없다. 이를 근거로 미 대사관은 2009년 5월 외교문서에서 무바라크가 다시 출마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대사관은 위키리크스가 이날 공개한 같은 해 7월 외교문서에서는 청년 장관을 지낸 NDP 소속 알리 에딘 엘 데수키 박사의 말을 인용, 이집트 군부가 아들 가말로의 권력 승계를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데수키 박사는 “군이 여전히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그는 이집트의 야권은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알 타니 총리는 무바라크가 최대 야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의 세 확산을 차단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라면서 “현재 이 단체 소속 1만명이 재판 없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3연임 반대…‘30여년 외국 생활’ 걸림돌

    [격화되는 시위…이집트 앞날은] 무바라크 3연임 반대…‘30여년 외국 생활’ 걸림돌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이어 이집트에서 ‘코샤리(이집트 전통음식) 혁명’이 이뤄질 수 있을까. 그 해답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의 등장과 역할이다. 엘바라데이(69)는 2009년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이집트의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30년간 장기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선 연임 제한을 위한 개헌과 비상계엄법의 폐지 주장은 엘바라데이를 오는 9월 대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각시켰다. 그는 지난해 11월 총선 국면에서 집권 국민민주당의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야권에 선거 보이콧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총선이 집권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되자 부정선거 코미디라며 일축하기도 했다. 무바라크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엘바라데이지만 걸림돌도 없지 않다. ‘(그가) 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는 집권세력의 비난과 거리의 반정부 투쟁에 참여하지 않고 30년 남짓 외국에서 생활했다는 반대파의 비판을 우선 헤쳐나가야 한다. 최대 야권조직인 무슬림형제단과 힘을 합칠 것인지 여부도 그의 숙제다. 외교관 출신인 엘바라데이는 4년 임기의 IAEA 사무총장을 12년간 역임하면서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 강대국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독자성을 지켜내 국제적인 영향력과 신망을 얻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7일 “엘바라데이가 이라크와 이란 등의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협상을 주장함으로써 중동에서 신뢰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원자력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이 핵기폭장치를 보유한 것으로 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고 말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엘바라데이 귀환… 이집트 격랑속으로

    엘바라데이 귀환… 이집트 격랑속으로

    28일 이집트에서 두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귀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등장한다는 것은 사공만 있던 배에 선장이 등장하는 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당국 ‘저항매체’ 트위터 서비스 차단 로이터통신은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고 있는 엘바라데이가 27일 귀국한다고 보도했다. 200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는 2009년 11월 IAEA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정치개혁 운동을 벌여왔고 자연스럽게 오는 9월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 정권으로부터 생명을 위협받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되자 귀국을 결정한 것이다. 그는 지난 22일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면서도 직접 참여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카이로로 돌아가 거리로 나갈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로 출발하기 전 빈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국민의 요청을 받으면 이집트의 ‘권력 이양’을 이끌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물가와 실업 대책 부재에 대한 분노에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야당과 ‘4월 6일 운동’과 같은 청년 단체가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률이 70%가 넘는 덕에 시위대를 조직하는 것은 수월한 편이지만 여당이 하원 의석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등 야당의 힘은 미약하다. 엘바라데이가 시위대에 합류키로 하면서 30년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은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됐다. 무바라크 정권은 28일로 예정된 ‘분노의 금요일’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무슬림뿐만 아니라 독자적 기독교 종파인 콥트교인들에게도 금요 예배가 가장 중요하다. 예배를 마친 이들이 시위대에 대거 합류할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이는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민주당 사프와트 엘셰리프 대표는 대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28일 집회 때 보안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그는 대통령에게는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美 등 국제사회 “시민권 존중해야” 시위대와 경찰 간의 쫓고 쫓기는 상황은 시위 사흘째인 이날도 계속됐다. 카이로에서 시위대 1명, 경찰 1명이 추가로 사망함에 따라 희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사복경찰 수천명이 거리에 깔리면서 지금까지 언론인 7명을 포함한 86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가 늘어나자 이집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집트 사태는 민주화와 인권과 시민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랍권 최대 동맹국에 대한 지지를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시위대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시위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트위터는 지난 25일 이후 이집트 내에서 서비스가 차단됐고 스웨덴의 휴대전화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밤유저도 이집트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페이스북 역시 작동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집트 재벌, 살인교사 혐의로 사형선고 받아

    이집트 정·재계의 큰손이 레바논 팝스타 살해 교사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피의자는 부동산 개발업체 ‘탈라트 무스타파’ 그룹의 전 회장 히샴 탈라트 무스타파(49)로, 이집트 최대의 부동산 재벌이자 상원의원으로 유명하다. 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아들이자 여당인 국민민주당(NDP)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가말 무바라크와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만큼 이집트의 ‘큰손’으로 통하는 유명인사다. 피해자는 지난 1996년 레바논의 한 TV쇼에서 최고상을 받아 유명해진 수전 타밈(사망당시 30세)으로, 지난해 7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무스타파와는 3년간 연인관계로 지내다 살해되기 수개월 전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타파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홍해 휴양지의 한 호텔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직 경찰관에게 200만 달러를 주고 옛 애인인 타밈을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다. 이 사건에 대해 카이로 법원은 지난 21일 무스타파를 살인교사 혐의로 사형선고를 내렸다. 또 돈을 받고 타밈을 살해한 전직 경찰관도 이날 무스타파와 함께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무스타파의 변호사는 상급법원에 항소할 뜻을 표했으며 2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무스타파는 타밈이 자신과 헤어진 뒤 이라크 킥복싱 챔피언 리야드 알-아자위와 결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이지리아 종교분쟁 사망자 최소 300명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투주의 주도인 조스에서 이슬람교-기독교간 종교 분쟁으로 최소 300명이 사망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내 한 이슬람 사원의 관계자는 “사원으로 옮겨진 시신만 300구에 이른다.”고 전했다.기독교 구역에서 죽은 사람들까지 합치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사건은 지난 27일 치러진 지방의회 의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국민당(ANPP) 후보가 국민민주당(PDP) 후보에게 패배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ANPP를 지지하는 이슬람 부족이 시위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를 믿는 원주민과의 유혈충돌이 벌어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나이지리아 플래투주에서는 지난 2004년에도 이슬람교와 기독교간 충돌로 700명이 사망했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부탄 민주주의 첫걸음 ‘성공적’

    부탄 민주주의 첫걸음 ‘성공적’

    24일 치러진 부탄 총선에서 ‘평민의 당’이 ‘귀족당’을 누르는 이변이 연출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출신의 유학파 지그미 틴리가 이끄는 부탄통일당(DPT)이 예상을 깨고 왕실 외척인 상가이 응게덥이 이끄는 국민민주당(PDP)에 압승을 거뒀다. ●“DPT, 총 47석중 44석 차지” 지난 1월 선거로 상원(25석)을 구성한 데 이어 이번에 하원(47석) 선거로 ‘은둔의 왕국’ 부탄은 100년 동안의 절대왕정을 완전히 접고 입헌 군주제 민주주의 국가로서 첫 걸음마를 시작하게 됐다. 25일 BBC는 부탄 선거관리위원회 쿤장 왕디를 인용해 “DPT가 총47개 하원 의석 가운데 44개 의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탄리는 부탄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왕정시절 두 차례 총리와 외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총선 압승으로 세번째 총리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팔덴 체링 DPT 대변인은 “깜짝 놀랄 만한 결과”라면서 “국민이 우리에게 보여준 지지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기뻐했다.DPT 후보 가운데 한명인 우엔 티셔링은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이번 승리는 당이 아닌 국가의 승리”라고 진단했다. 반면 예상과는 반대로 참패한 PDP 총수인 응게덥은 일가에서 4명의 왕비를 배출한 귀족이다. 그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역구에서도 탈락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부탄 전문가들은 “탄리가 서민층과 지식인층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이 압승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총선은 부탄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있어 또하나의 전향적인 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투표 참관인인 일본의 다키오 야마다도 “부탄 국민들의 위대한 성공”이라고 말했다. 히말리아의 작은 나라인 부탄은 지그메 싱계 왕추크 전 국왕이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넘기기로 결정한 이후 입헌군주제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피플파워에 의해 국왕이 축출된 이웃나라인 네팔과 달리 부탄은 국왕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음으로써 ‘소리없는 정치혁명’을 이룬 것이다. ●現 국왕은 국가원수 영향력 유지할 듯 전세계 독신 지도자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배우자 5걸에 드는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28) 현 국왕은 국가 원수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부탄 국민들은 급속한 변화를 염려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부탄은 1인당 GDP 1400달러의 가난한 나라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로 국민들의 마음이 넉넉해 지난해 영국 레스터대가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에서 8위에 올랐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제1야당 부상… 埃정국 변화 예고

    7일 끝난 이집트 총선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전체 의석의 5분의1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24년째 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3분의2 이상의 안정의석을 확보했지만 앞으로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과 싸우게 됐다. AP통신은 8일 모두 127석이 걸린 3단계 마지막 결선투표에서 NDP가 111석, 무슬림형제단이 지원한 후보들이 12석을 얻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NDP는 전체 454석 가운데 73%인 333석, 무슬림형제단은 19%인 88석을 얻었다. 제도권 야당은 2석에 그쳤고, 무소속 후보들이 19석을 차지했다.2석은 결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10석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무슬림형제단이 이번에 차지한 의석수는 2000년 총선에서 얻은 17석의 5배를 넘는 것이다. 종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이집트 헌법에 따라 법외단체로 정치활동을 제한받아온 무슬림형제단이 이같이 선전한 것은 이집트의 민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 이집트 정계에는 무슬림형제단의 합법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합법화된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후보를 낼 수도 있다. 또 아랍권의 맏형 역할을 해온 이집트에서 이슬람근본주의의 인기가 확인됨에 따라 다른 아랍국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형제단은 요르단·시리아·모로코 등에도 조직이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무바라크 5選 8일 판가름

    24년간 철권 통치해온 호스니 무바라크(77) 대통령의 5선 연임 여부가 결정될 이집트 대선이 7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이날 투표 결과의 윤곽은 8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이집트 사상 첫 경선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집권 국민민주당(NDP) 후보로 출마한 무바라크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불만을 품은 극우장교단의 손에 1981년 10월 암살된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집권한 무바라크는 그동안 단일 후보를 놓고 찬반 형태로 치러진 4차례 대선에서 모두 96%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이집트는 지난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대선에서 복수 후보가 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2위 득표자를 상대로 오는 17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카이로 연합뉴스
  • 이집트 ‘키파야’ 유혈충돌 위기

    시민혁명의 도미노 바람이 이집트에 까지 미칠까. 이집트 정국이 야당의 ‘키파야 운동’, 즉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 집권 저지 운동으로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맞고 있다.‘키파야’는 아랍어로 “충분하다.”는 뜻으로, 무바라크의 24년간 집권은 ‘이제 충분하며 더이상 추가 연임은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7일 무슬림형제단 주도의 대규모 민주개혁 시위에 당황한 정부가 시위 불허를 공언했지만 무슬림형제단 등 반정부 세력은 대대적인 시위를 계획하며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집트 경찰은 29일(현지시간) 민주 개혁운동 세력과 이슬람 단체의 의사당 앞 시위를 불허하는 등 정치개혁 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키파야 운동’은 30일 예정대로 의사당 앞 시위 강행 의사를 밝혔다. 시위가 강행되면 수도 카이로는 물론 알렉산드리아, 만수라 등 주요 도시에서 충돌은 불 보듯 뻔하다. 자칫 유혈시위까지 우려되는 형국이다. 야권은 오는 9월 대선을 앞두고 5월 집권당인 국민민주당(NDP)이 무바라크나 그의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41)를 후보로 세울 계획이라며 독재종식을 외치고 있다.1981년 이후 통치해 온 무바라크가 24년동안 계엄령도 해제하지 않은 채 독재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이집트 당국은 당초 지난 4개월동안 야당과 시민운동단체의 소규모 개혁시위를 묵인해 왔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무바라크 대통령이 지난달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뒤로 야당의 가두 집회가 대규모로 확산 중에 있자 강경대응으로 방향을 바꿨다. 옛 소련지역 및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일고 있는 시민혁명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키파야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내 가장 영향력 있는 이슬람 정치운동 단체로 사실상 최대 야당이다. 심화되는 빈부격차 등 경제적 불평등의 확산을 틈타 평등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주장하면서 반 무바라크 운동을 확산시켜왔다. 이석우기자 yeekd@seoul.co.kr
  • 아프리카 ‘피플파워’ 바람

    아프리카에 ‘피플 파워’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집트가 26일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개헌을 수용했으며, 대서양에 접한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에서는 쿠테타로 집권한 대통령이 25일 반정부 시위로 물러났다. 호스니 무바라크(76) 이집트 대통령은 국영 TV로 방영된 연설에서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헌법 개정을 의회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집권 국민민주당(NDP)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야당은 환영하면서도 “정당만 후보를 내게 한 것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이집트는 의회 의원 3분의2 찬성으로 임기 6년의 단일후보를 내고 국민투표로 대통령을 확정한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이후 이같은 방식으로 24년간 집권했음에도 오는 9월 다섯번째 임기에 도전할 뜻을 비쳐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무바라크의 장기집권 의도에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신생 야당 알 가드의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이만 누르가 창당신청서 위조혐의로 연행되면서 정치적 위기는 고조됐다. 미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다음주로 예정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집트 방문을 연기, 압박을 가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결국 직선제 개헌요구를 수용했다. 의회는 9주 내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통과되면 올해 처음 이집트의 직선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이 무바라크를 이길지는 미지수다. 25일 사임한 파우레 그나싱베(39) 토고대통령은 지난 5일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다.38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아버지 에야데마 그나싱베 전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죽은 직후다. 그러나 토고 국민들은 ‘독재의 세습’을 거부했다.11일부터 수도인 로메에서는 매일 수백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그나싱베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정치활동을 즉각 금지했고 시위대에 강력 대응하라고 보안군에 명령했다. 의회에는 2008년까지 아버지의 임기를 자신이 맡도록 압력을 가했다. 급기야 보안군의 발포로 시위자 10여명이 죽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19일엔 토고 국민 550만명 가운데 2만여명이 대규모 시위에 가세, 헌정질서 회복을 외쳤다. 다급해진 그나싱베는 정치활동 금지를 풀고 60일 이내로 대통령선거를 치르겠다고 물러섰다. 그러나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 OWAS)와 아프리카연합(AU)까지 토고에 제재를 가했고,AU 의장인 나이지리아는 그나싱베의 사임을 요구했다.‘3주 천하’로 끝났으나 그나싱베는 4월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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