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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월호 사과’ 인사로 진정성 보여라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대국민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통령 책임론’을 밝히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하는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전면 개편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인적 쇄신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이 초유의 국가적 재난을 당해 보여준 것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임이 분명한 이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아직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오늘을 기점으로 인적 쇄신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가 사회 전반에 끼친 충격파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조각 수준의 개각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인적 개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총리다. 내각의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분오열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야당과 시민사회도 납득할 만한 통합형 인사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강단 있는 소신형 총리를 통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요컨대 박 대통령이 당초 약속했던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보장하는 바탕에서 국민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명운을 걸고 있는 ‘관피아’ 척결과 국가개조도 결국 사람의 소관사다. 적잖은 이들이 대통령 담화에 담긴 정부조직 전면 쇄신과 개혁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국정운영 방식과 인적 쇄신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을 아쉬워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어떤 인사가 핵심 포스트에 기용되느냐에 따라 국가개조의 성패가 좌우된다.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 또한 인적 쇄신 여부에 달렸다. 박 대통령은 이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사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후임 총리 지명 등 인적 쇄신은 6·4지방선거가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에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표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방선거를 의식해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적 인사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 스스로 편협한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수첩인선’으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부 1기 인사는 민심의 소리에 널리 귀를 기울이는 데 실패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깜깜이 인사, 특정지역 편중 인사 등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급기야 ‘받아쓰기 내각’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대통령의 명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로봇처럼 움직이는 총리와 장관 아래서 국가 대개조의 역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허망한 노릇이다.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보여준 존재감 없는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무능·무소신도 그 뿌리는 결국 인사다. 그럼에도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단행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인사를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까지 ‘법조인 편애’ 소리를 들을 셈인가. 그러잖아도 방송 공정성 문제로 시끄러운 판이다. 지금 꼭 대선캠프 출신을 중용해 ‘캠피아’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만들어야 하나. 낙하산 인사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는 한 ‘관피아와의 전쟁’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대통령 담화 이후에도 세월호 민심은 여전히 싸늘함을 직시하기 바란다. 관행 아닌 관행이 돼 버린 ‘나홀로 인사’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시정돼야 마땅하다.
  • 안대희·이장무·한광옥·김무성 등 총리 하마평 올라…박근혜 대통령 귀국 후 총리 인선 속도낼 듯

    안대희·이장무·한광옥·김무성 등 총리 하마평 올라…박근혜 대통령 귀국 후 총리 인선 속도낼 듯

    ‘안대희’ ‘이장무’ ‘한광옥’ ‘하마평’ 안대희, 이장무, 한광옥 등의 인사가 신임 국무총리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 이어 세월호 사고 수습의 후속조치로 총리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오는 21일 돌아오는 데로 후임 총리인선에 집중할 것으로 되고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사표를 제출한지 이미 3주 전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후임 총리인선을 이미 진행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지난 19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 인선과 후속 개각은 UAE 실무방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온 뒤에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엇보다 후임 총리는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며 내각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강단 있는 인사가 적임이라는 주문이다. 현재 총리 후보로는 김무성 국회의원, 김성호 전 국정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최경환 국회의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총리 인선을 마무리 지은 뒤 일부 청와대 참모진도 교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한길 “靑 책임 안지면 근본대책 안 돼”

    김한길 “靑 책임 안지면 근본대책 안 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위기 관리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국가 재난에 대해 직접 보고받고 지휘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후속 조치로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을 제시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국가안전처가 재난·재해·위기관리 등 모든 책임을 진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해경의 초기대응이 많은 지적을 낳았지만 수사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해경을 해체하고 업무 일부를 국가안전처로 이관한다고 하니 당혹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가 책임지지 않는 단순한 조직개편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안에는 성역 없는 조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과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사 대상에서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으며, 유가족 대표의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검경합동수사부는 유병언 수사에 집중할 뿐 정부의 초동 대응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검을 통해 국가재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문제와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특별법 제정 등 사후 대책에 대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과 관련 특별법 제정은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면서 “참사에 관한 한 정부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정부의 셀프개혁만으로 결코 거듭날 수 없을 것”이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국가 운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준비하는 범국민 기구로 여야정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안전한 대한민국 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책임을 인정하고 거듭 사과한 데 대해서는 “당 회의를 주재하느라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정도면 많은 국민이 진정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개각과 관련해 “여권, 야권 가리지 말고 인재풀을 넓혀서 찾아보시기 바란다”면서 “대선 때 약속했던 인사탕평, 100%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에 걸맞은 인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부고]

    ●김유석(SBS 스포츠 부국장·SBS 미디어넷 스포츠경제본부 이사)유택(한국알콘 상무)씨 부친상 1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2258-5940 ●오창수(대한토목학회 원로회원·전 ㈜유신 상임감사)씨 부인상 일근(롯데쇼핑 이사)상근(롯데손해보험 장기업무팀 대리)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5시 30분 (02)3010-2295 ●황성일(국민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염인섭(선희통상 대표이사)서경진(뉴질랜드 거주)고진흥(정형외과 원장)씨 장모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410-6903 ●유원석(윤택이엔지 대표이사)씨 부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010-2230 ●이일순(전남 장성 문향고 교장)씨 부친상 김관수(전남 영광교육지원청 교육장)씨 장인상 19일 정읍 호남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9시 (063)533-4500 ●이준(전 동아일보 사회부장대우)씨 부인상 상민(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씨 모친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2 ●조동완(전 교보생명 상무이사)씨 별세 광(고려대 명예교수)화선(수녀)인혜(무용가)씨 부친상 최동수(전 조흥은행장)김종섭(건축사)이풍국(사업)정준표(내과 원장)씨 장인상 19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923-4442
  • [서울서…광주서… 5·18 민주화운동 34돌 기념식 두 모습] 잊지말자… 세월호 슬픔 나누는 5·18

    [서울서…광주서… 5·18 민주화운동 34돌 기념식 두 모습] 잊지말자… 세월호 슬픔 나누는 5·18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촛불집회가 주말 서울 도심과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틀 동안 시위에 나선 인원 중 210여명이 거리 행진 중 차도를 점거하거나 당초 신고 구간에서 벗어나 청와대로 향하려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18일 오전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서울 기념식’ 역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묵념으로 시작됐다. 기념사업회는 9년 동안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치렀지만, 올해 서울광장에 세월호 참사 합동분향소가 설치되면서 기념식 장소를 이례적으로 바꾸게 됐다. 박석무 5·18민주항쟁 서울행사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이 나라의 총체적인 비리와 부정이 드러났다”면서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유족에 대한 철저한 예우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사 참가자인 박인범(42·교사)씨는 “학생들이 ‘앞으로는 어른들 말을 듣지 않겠다’고 말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무너지는 출발점이 될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강보경(23·여)씨는 “성장 위주로만 치닫다 보니 사람을 지키는 ‘사람 안보’에 소홀했던 것 같다”며 “5·18과 세월호 참사 모두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단상 뒤쪽에 마련된 5·18 민주화운동 사진전에는 ‘다음 생애 너희의 푸르름을 펼칠 수 있길’, ‘어른들 잘못으로 죽음을 맞은 어린 생명들, 부정부패 없는 나라에서 편안한 영혼이 되길 기도한다’는 등의 메모지들이 빼곡히 걸렸다. 이날 밀양 송전탑 주민들과 민주노총 등은 청계광장에서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참석자 4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50명)은 ‘박근혜 희망 없다, 퇴진이 정답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들어 2시쯤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열린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에는 200여명이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화를 들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집회에 참여한 안산 단원고 졸업생 최승원(20)씨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역할을 다하지 못해 비판하는 걸 두고 정치적 선동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이런 걸 정치적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침묵 행진이 끝난 뒤에도 광화문 일대에 모여 시위를 이어 가다 경찰과 3시간가량 대치했다. 경찰은 4차례 해산 명령 끝에 불응한 95명을 오후 9시쯤부터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했다. ‘가만히 있으라’ 시위를 제안, 4차례 주도한 대학생 용혜인(25·여)씨도 연행됐다. 전날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진상 규명 촉구 집회에는 지난달 16일 이후 최대 규모인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모였고, 이 중 청와대로 향하던 115명이 교통방해죄 등의 혐의로 연행됐다.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고엽제전우회,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 연합회 등의 회원 5000명(경찰 추산 2000명)은 청계광장 길 건너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비정규직 근무 공공기관만이라도 경력 인정해 주세요” 대통합위 ‘국민제안 공모’ 대상

    “비정규직 근무 공공기관만이라도 경력 인정해 주세요” 대통합위 ‘국민제안 공모’ 대상

    “비정규직으로 일한 시간을 공공기관만이라도 정식 근무 경력으로 인정해 주십시오.”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는 ‘갈등 유발 법령·제도 발굴을 위한 국민제안 공모전’에서 이상도씨가 제안한 ‘공공 분야, 비정규직(비상근) 근로 경력 불인정 해소 방안’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는 제안서에서 “현행 공무원보수규정 등에 임용 이전의 근로 경력 산정 때 상근직으로 근무한 경력만을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비상근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자 갈등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도 개선을 통해 비정규직도 근무 경력 및 능력에 있어 차별 없이 합리적으로 인정받게 됨으로써 청년층과 경력단절 계층의 근로 의욕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3월 17일부터 4월 4일까지 실시한 국민제안 공모전에는 총 136건의 제안이 접수돼 대상 1명, 우수상 4명, 장려상 7명이 선정됐다. 한광옥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위원회 강당에서 시상식을 열고, 상금 등을 전달한 뒤 수상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대통합위 관계자는 “공공 부문에서 채용을 할 때 이전 직장에서의 상근직 경력만을 인정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도 개선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합위는 공모전 수상작을 중심으로 국민이 제안한 다양한 개선 과제에 대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제도 개선을 권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수상 수상작으로는 ▲병원 입원신청서 작성 시 환자 치료와 무관한 개인정보(학력, 직업, 종교 등) 기재를 요구하는 관행을 개선하자는 제안 ▲현행 북한이탈주민 지원 지역협의회에 당사자인 탈북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근거 법령을 만들자는 제안 ▲대중교통 ‘노약자석’ 명칭에서 비롯될 수 있는 세대 간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양보와 배려석’으로 바꿔 교통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제안 ▲미성년 근로자의 임금 체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급여안전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제안 등 4건이 선정됐다. 대통합위는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게시판을 마련하고 공모전 기간 외에도 언제든지 제안 접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제안 상시접수는 대통합위 홈페이지(www.pcnc.go.kr)에 들어온 뒤 소통마당에서 ‘국민제안’을 누르면 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주말 서울도심 ‘세월호 추모’ 촛불 vs 맞불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 추모 집회가 주말 동안 진보단체들이 주축이 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보수단체들도 같은 날 ‘맞불’ 성격의 집회를 예정하고 있어 양측 간 충돌이 우려된다. 민주노총 등 500여개 노동·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시민 촛불 원탁회의’는 17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열고 광교와 보신각, 종로 1∼3가, 을지로 1∼3가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가두 행진을 한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3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1만~1만 5000명가량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사무금융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횃불 시민연대 등이 서울역과 독립공원, 청계광장 등지에서 사전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서 전국민 진상규명위원회 구성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책임자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단체들은 같은 날 오후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개최한다. 재향경우회, 고엽제전우회 소속 회원 등 2000여명은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악용 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용산구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용산구

    민선 6기 용산구 기초자치단체장은 현직 구청장과 서울시 산하 공기업 첫 여성 임원 출신의 대결로 좁혀진다. 새누리당은 용산을 여성 우선공천 지역으로 확정하고 지난달 10일 황춘자(61) 전 서울메트로 경영혁신본부장을 공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성장현(59) 현 구청장을 후보로 선출했다. 이틀에 걸친 국민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2인 경선을 벌인 결과 성 후보는 천병호 후보를 86% 대 14%로 제쳤다. 성 후보에게는 이번이 3선 고지 도전이다.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김석용 후보와 대결을 벌여 4.96%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2000년 민선 2기 구청장 직위를 상실했다. 6년 뒤인 2006년 지방선거에 나섰지만 14%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이 서울시 25개 구청장 자리를 싹쓸이했던 것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박장규 당시 구청장이 3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출마할 수 없게 돼 무주공산으로 바뀌었다. 여권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기반을 갖춘 지역이었지만 민주당 소속 성 후보가 47.4% 득표로 한나라당 후보를 물리쳤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선호를 점치기도 한다. 황 후보가 얼마나 부응할지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황 후보는 현재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갈등관리위원도 맡고 있다. 이 밖에 통합진보당은 정수연(25) 전 진보당 학생위원장, 정의당은 정연욱(45) 현 용산구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을 내세워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GDP의 7배 넘는 한국 국부… ‘땅’이 절반 이상

    GDP의 7배 넘는 한국 국부… ‘땅’이 절반 이상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가 1경 630조원으로 추산됐다. 국내총생산(GDP)의 7배가 넘는다. 3~6배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다. 부(富)의 원천이 늘어서라기보다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정부, 기업, 개인 할 것 없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별나게 땅을 많이 갖고 있다. 국부에 ‘버블’(거품)이 끼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8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국민대차대조표’를 완성, 14일 발표했다. 기업이 회계장부를 작성하듯이 대한민국 모든 경제주체의 자산과 부채를 비교 분석한 것이 국민대차대조표다. 예금에서부터 아파트, 땅, 젖소,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무형 자산을 시가로 평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쉽게 말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회계장부’이자 ‘국부 보고서’인 셈이다. 그동안 금융자산은 한은의 ‘가계금융복지통계’, 비금융자산은 통계청의 ‘국가자산통계’가 어느 정도 실태를 대변했으나 각각 ‘표본조사’와 ‘공시가격 적용’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두 자산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가 컸다. 조사 시차 등의 한계를 여전히 안고 있기는 하지만 새 국제기준 등에 맞춰 이런 국부 통계를 냈거나 낼 예정인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캐나다, 체코,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등 7개국이다. 이 통계를 활용하면 좀 더 정확한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최대 성장능력) 추계도 가능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국부)은 1경 630조 6000억원이다. 1경은 1조원의 만 배로, ‘0’이 16개가 붙는다. 국민 1인당으로 치면 2억 1259만원이다. 여기서의 국민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도 포함한 개념이다. 전년 말보다 464조 6000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271조원)은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이 올라 늘어난 부다. 국부가 GDP의 7.7배로 호주(5.9배), 캐나다(3.5배), 일본(6.4배)보다 높다고 해서 좋아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체 국부의 절반 이상(52.7%)이 토지(5604조 8000억원)란 점에서도 부의 편중을 알 수 있다. 토지자산은 GDP의 4.1배로 우리 못지않게 부동산을 사랑하는 일본(2.4배)보다도 훨씬 높다. 땅 사랑에는 예외가 없다. 우리나라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전체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다. 미국(30%)의 두 배가 넘는다. 정부의 토지자산 보유비중(21.8%)도 10% 안팎인 일본·캐나다 등에 비해 높다. 이런 요인 등으로 인해 가계 순자산(4인 기준)은 57만 1000달러(약 4억 8449만원)로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가 간 구매력을 비교해 산출한 환율(달러당 847.93원)을 적용하면 미국(90만 2000달러)의 63%, 일본(69만 6000달러)의 82% 수준이다. 주택 시가총액은 2012년 말 기준 3094조원이다. 2000년에는 1024조원, 2006년에는 2038조원이었다. 2004~2006년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면서 국부가 급증했음을 말해 준다. 반면 자본을 투입해 얼마만큼 생산해 냈는가를 보여주는 자본서비스물량은 2012년 4% 증가에 그쳤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에 이르렀으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감했다. 이는 국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음을 의미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활력 저하와 국부 버블이 다소 우려된다”면서 “다만 일본처럼 급격한 버블 붕괴를 유발할 만큼 심각한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국민대 홍역 집단 발병… 대학가 확산 우려

    국민대와 광운대 등 서울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홍역에 집단 감염되며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민대 학생 9명과 광운대 학생 1명, 일반인 1명 등 총 11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의심 환자는 45명에 이른다. 감염 사실은 지난 7일 학교 측이 보건 당국에 보고하면서 알려졌으며, 당국은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이다. 홍역에 걸렸을 때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 발진과 고열이다. 국민대는 교내 종합복지관에 홍역 진료소를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고열 등 의심 증상이 생길 경우 진료를 받을 것을 공지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지난달 8일 학교에서 처음으로 홍역 환자가 나왔다”며 “확진 환자는 모두 자택과 병원 등으로 격리됐고 지금은 대부분 완치됐다”고 밝혔다. 홍역에 걸린 학생들이 한 학교에서 동시에 발견되며 서울지역 대학들로 홍역이 퍼져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옥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확진자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다른 학교로 확산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주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10~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기침, 콧물,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2014년 4월 16일 아침, 우리 모두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대참사 앞에 망연자실해졌다. 미처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탐욕과 부정,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앞에 스러져갔다. 자리를 지키라는 방송으로 승객들을 선실에 남겨둔 채 선장과 선원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제일 먼저 빠져나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처럼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없는 장면은 없었다. 천인공노할 집단학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들은 분노했다. 자식을 잃은 부모,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 학생을 잃은 선생님, 선생님을 잃은 제자들…. 어느 누구도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앞에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우리 모두는 유가족들에 대해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했다. 사후처리에 우왕좌왕하는 정부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이 참사가 발생한 근본적 원인을 찾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처벌하는 데 깊이 공감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의 모든 활동은 국민의 마음처럼 위축됐고 대한민국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버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직전, 정치권은 기초연금과 방송통신법 개정안을 두고 대치하면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6·4 지방선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기초단체 공천폐지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지루한 갈등은 결국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데 동의함으로써 출구를 찾았다. 새누리당은 일찍부터 기초공천 폐지공약을 지킬 수 없음을 천명하고, 4월 30일까지 모든 공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바로 그때, 예기치 못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마치 4차원의 세계에 빠진 것처럼 모든 것이 정지됐다. 공천이나 경선과정은 전면 중지됐고 선거운동도 금지됐다. 생때같은 자식을 찬 바닷물 속에 두고 찾지 못하는 부모들 앞에 정치 과정을 진행할 경우 국민의 지탄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이 넘고 열흘이 지나자 더 이상 정치 과정을 미루기만 할 수는 없었다.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연기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선거 후 이어지는 정치 과정도 있기에 조용한 경선을 표방하면서 6·4 지방선거를 향한 여정은 다시 시작됐다. 그런데 여기서 구태정치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권보다 먼저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일부 진보적 인사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할 이유’라든가 이 참사의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는 요구가 그것이다. 지성인이라는 도올 김용옥은 하나부터 열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니 물러나라고 주장한다. 있어서는 안 될 사고였고, 그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행정의 난맥상에 대한 총체적 책임이 대통령에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해도 이를 빌미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요, 스스로 이 시대의 지식인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를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통령 불인정 주장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자기부정이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빌려 간접적인 사과를 표명한 것을 사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동의한다고 해도 일반 국민이면 몰라도 정치권 인사가 세월호 참사를 이용해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적어도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속한 인사들이라면 우리 모두가 이 참사에 대해 도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반성해 보자. 우리는 그동안 매사에 안전수칙을 지켜 왔는가. 작은 이익을 위해 적당히 일을 처리한 적은 없었나? 조금 빨리 가기 위해 교통 법규를 위반하지는 않았는가. 항공기 안전점검 때문에 출발 시간이 연기됐을 때 제때에 가지 못한다고 항의한 적은 없었는가. 그동안 모든 일을 빨리빨리, 대충대충해 온 것이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은 아닌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크고 작은 책임이 있다. 지금은 아직 물속에서 찾지 못한 승객들을 하루라도 빨리 가족들 품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아울러 이 참사의 모든 과정에 대한 정밀 분석과 조사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적 비극을 자신들의 작은 정치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악용하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 서울의 건축 공존 무너지고 경쟁만 우뚝 서다

    서울의 건축 공존 무너지고 경쟁만 우뚝 서다

    못된 건축/이경훈 지음/푸른숲/ 376쪽/1만 5000원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내릴 때마다 여행의 설렘보다는 왠지 힘들다는 느낌이 강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닌데 짐을 이고, 지고, 끌고서 올라갔다가 내려가서 기차를 타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왜 그런 건지 ‘못된 건축’을 보면 납득이 간다. 새 천년과 함께 시작된 고속철도 시대에 기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경향으로 새로 지은 서울역사를 저자는 못된 건축의 하나로 지목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기차여행의 역사가 긴 유럽 대도시의 시발역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기차가 머무는 플랫폼은 도시의 가로와 같은 높이에 있다. 하지만 새 서울역은 기단을 통해 모두를 한층 들어올린 후 다시 3층 출발 대합실로 안내하고 다시 기다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두개 층 아래로 내려가서 기다리는 기차에 도달하게 한다. 실제로 5개 층을 이동하는 셈이다. 새 서울역이 복합역사로 개발됐기에 생긴 결과다. 기차역이라는 단일 기능만으로도 벅찬데 버스, 지하철에 쇼핑센터 고객을 위한 주차공간까지 갖춰야 하다 보니 역사는 기단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고 주 출입구를 옆구리에 둬야 했다. 저자는 이 기묘한 조합의 결과 “역사가 비대해지면 여행자나 쇼핑하는 사람 모두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곳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도시는 건축이 모여서 이뤄진다. 저자는 “도시의 건축은 도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도시적’의 중심 개념은 ‘공화’(共和)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 일정한 양보를 하면 공공의 선이 생겨나고, 그 혜택으로 개인은 훨씬 더 큰 행복을 누린다는 개념이다. 도시의 건축은 주변의 맥락과 도시공간, 즉 도시적인 공공 공간을 배려하고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에서 언급된 서울의 건축들은 대부분 도시를 무시하거나 오해한 것이다. 자신만 내세울 뿐 도시를 위해 양보하지 않는다. 숭례문 주변의 고층빌딩들은 못됐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크기, 형태, 색상, 재료, 어느 것 하나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미스코리아처럼 포즈를 잡고 뽐내지만 과거의 역사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도시적인 건축물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밤이 되면 숭례문 기와는 주변 건물의 현란한 전광판 불빛 때문에 견딜 수 없이 현란하다. 저자는 “마치 우리 할아버지를 홍등가에 버려두고 온 듯 께름칙한 기분이 든다”면서 “주변 건축이 스스로를 낮추며 도시적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가 된다”고 지적한다. 새롭고 잘된 건축으로 평가받던 이화여대의 ECC 건물은 거리에 있어야 할 모든 공간을 무미건조한 지하로 구겨 넣어 캠퍼스의 낭만을 삼키고, 지역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단절시켜 버린 사례다. 도시를 등지고 남쪽으로 돌아앉아 있는 데다 갓과 부채를 빌려와 선비 정신을 표현했다는 예술의전당과 전형적 사찰 배치 형식을 따르고 있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세상과 섞일 수 없는 존재’로 예술을 대하는 1980년대식 정서를 보여 주는 못된 건축으로 꼽혔다. 책에는 못된 건축만 있는 건 아니다. 저자는 옛 한국일보 자리에 들어선 트윈트리타워가 북에서 바라보면 동십자각을 병풍처럼 둘러싸도록 설계됐으며, 남쪽에서 바라보면 쌍둥이 건물이 만드는 시각통로가 동십자각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착한 건축이라고 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우리나라 건축사상 최대의 논란거리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경우 칭찬이 지나친 측면이 있다. 국민대 교수로 DDP의 자문역으로 설계공모기획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함께했던 저자는 “DDP는 대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그 장소에 최적화된 조형으로 탄생한 것이며, 불규칙한 대지의 경계를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과감한 구조적 모험까지 시도하면서 도시와 주변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고 있다. 디지털 건축 방식으로 모든 것을 형태화한 21세기 건축테크놀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서울시민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서울시 신청사가 못된 건축에서 빠진 것은 독자로서 의문을 가질 법하다. 그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일원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與 서울경선 토론회 ‘정책은 없고 말싸움만’

    與 서울경선 토론회 ‘정책은 없고 말싸움만’

    9일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 2차 정책토론회는 결국 고성이 난무하는 싸움터가 되고 말았다. 사회자의 진행 방식을 놓고 각 후보 캠프 측 관계자와 사회자가 험악하게 설전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세 후보 측에서 3명씩 추천한 패널 9명은 각자 경쟁 후보들에게 비방성 질문을 쏟아냈다. 그때마다 사회자인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후보들에게 “정책과 무관한 질문이니 답변하지 않아도 좋다”며 제지했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지지자 200여명 중 한쪽은 “정책과 관련된 질문이다”라고 항의하고 다른 쪽은 “네거티브다”라며 고성으로 맞서는 아수라장이 반복됐다.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갈등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홍 교수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답변 횟수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에게만 마무리 발언에 앞서 2분간의 추가 발언 시간을 준 데 대해 김 전 총리 측이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김 전 총리 측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이성헌 전 의원은 “답변 횟수를 가지고 시간을 더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홍 교수에게 따졌고 주변 지지자들도 “엉터리다. 정신 나갔다”고 소리치며 가세했다. 그러자 홍 교수는 “그렇게 속이 좁아서 후보자 만들겠나. 나 이거 안 하려고 했다. 엉터리라니.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라며 소리쳤고 이 전 의원도 “사회자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결국 김 전 총리가 나서 “그만하라”며 이 전 의원의 등을 돌려세워 일촉즉발의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전 총리는 “정 의원이 본선에 나가면 서민 대 재벌 구도가 돼 극악스러운 야당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정 의원은 “김 전 총리는 본선에 올라가면 야당 지지자들이 (호남 출신인) 자신을 찍어 줄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분들이 그쪽(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 찍지 우리를 찍겠느냐”고 맞받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박원순 정몽준 지지율 격차 벌어지는데 새누리는 막말 토론회

    박원순 정몽준 지지율 격차 벌어지는데 새누리는 막말 토론회

    ‘박원순 정몽준 지지율’ 박원순 정몽준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가운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토론회에서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실시한 서울시장 가상대결에서 정몽준 의원 39.2%, 박원순 시장 45.6%로 박원순 시장이 6.4%포인트 앞서고 있다. 3차 조사(3월 15일) 때의 지지율 격차 0.4%포인트(정몽준 의원 42.1%, 박원순 시장 42.5%)에 비해 격차가 벌어졌다. 정몽준 의원 지지율이 빠지고 박원순 시장이 올라간 데 대해 전문가들은 3차 조사 이후 정몽준 의원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미개인’ 글 파문과 세월호 참사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로 김황식 후보가 나설 경우에도 김황식 후보(28.7%)가 박원순 시장(47.0%)에게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당내 후보 지지율은 정몽준 의원(38.9%), 김 후보(16.8%), 이혜훈 후보(7.3%) 순으로 이전 조사와 비슷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일 열린 9일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자 2차 정책토론회에서는 각 후보 캠프 사이에는 물론 토론 사회자까지 험악한 말들이 오갔다. 세 후보 측에서 3명씩 추천한 패널 9명은 각자 경쟁 후보들에게 비방성 질문을 쏟아냈다. 그때마다 사회자인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후보들에게 “정책과 무관한 질문이니 답변하지 않아도 좋다”며 제지했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지지자 200여명 중 한쪽은 “정책과 관련된 질문이다”라고 항의하고 다른 쪽은 “네거티브다”라며 고성으로 맞서는 아수라장이 반복됐다.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갈등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홍성걸 교수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답변 횟수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에게만 마무리 발언에 앞서 2분간의 추가 발언 시간을 준 데 대해 김황식 전 총리 측이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김황식 전 총리 측 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이성헌 전 의원은 “답변 횟수를 가지고 시간을 더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홍 교수에게 따졌고 주변 지지자들도 “엉터리다. 정신 나갔다”고 소리치며 가세했다. 그러자 홍성걸 교수는 “그렇게 속이 좁아서 후보자 만들겠나. 나 이거 안 하려고 했다. 엉터리라니.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라며 소리쳤고 이성헌 전 의원도 “사회자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결국 김황식 전 총리가 나서 “그만하라”며 이성헌 전 의원의 등을 돌려세워 일촉즉발의 상황은 일단락됐다. 한편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표본은 집전화 400명과 휴대전화 DB 400명 등 총 800명(20대 이하 122명, 30대 143명, 40대 149명, 50대 182명, 60대 이상 204명. 지역·성·연령별 가중치 부여)으로 구성했고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응답률은 32.08%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4지방선거 판세 분석] 서울시 기초단체장

    [6·4지방선거 판세 분석] 서울시 기초단체장

    6·4지방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에 맞서 새로 진용을 꾸린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각 정당들의 용틀임이 볼 만하다. 이번에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기초단체장 선거는 전국 판도를 가늠하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5개 자치구별 상황을 차례로 점검하고 주요 단체장 후보들의 공약과 면면을 들여다본다. ■ 종로구 야권 구청장 나홀로 독주 속 與 여성 구의원 등 7명 도전장 서울 종로구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린다. 대개 정치 1번지는 여론 주도층이 다수 거주하는 곳을 일컫는다. 민심의 바로미터가 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과 장면 전 총리, 박순천 전 민주당 총재 등 종로에서 당선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격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10일 여성 우선 공천지역인 종로에 이숙연 구의원을 확정했다. 30대 초반 명륜3가동 여성회장으로 출발해 25년간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맞서는 김영종 후보는 건축가로서 창신·숭의 도심재생사업 등에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 지난 6일 새정치민주연합 단수후보로 확정됐다. 재임 중 업적으로는 윤동주 문학관 건립, 구립 박노수미술관 개관, 전통문화공간 무계원 개원, 혜화동 주민센터 전통 한옥청사 복원 등으로 전통과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게 꼽힌다. 이 밖에도 지역 컨벤션 업체 하림각의 남상해 대표이사와 이병기 국민대 정치전략연구소 비상임연구위원, 김동환 종로출판사 대표, 김형석 한국방통대 전국총동아리연합회 부회장, 배영규 전 국민생활체육 서울시 육상연합회장, 우화성 전 미래창조과학부 서기관 등 6명이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통합진보당 소속 김원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시민회의’ 상임대표도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노원구 현직 구청장 vs 前 부구청장 수성이냐 입성이냐 관심 집중 ‘현직의 수성이냐, 전직의 입성이냐.’ 서울 노원구청장 선거는 김성환 구청장과 정기완 전 부구청장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민선 1~4기 여당이 집권(?)했지만, 민선 5기 선거 때 민주당 바람이 불면서 첫 야당 출신이 입성한 곳이다. 당시 부구청장이었던 정 후보가 노원구를 떠나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번 선거의 결과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달 14일 일찌감치 치러진 새누리당 경선에서 60%를 웃도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노원구에서 12년 근무하면서 과장(5급)부터 부구청장(3급)까지 공직 생활을 이어온 게 강점이다. 또 구청장 권한대행과 인접 지역인 중랑구에서 부구청장 등을 지냈기 때문에 구정을 꿰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난 5일 새정치민주연합 단수 후보로 결정됐다. 현직 프리미엄에다 4년 동안 환경과 자살방지 등 새로운 구정을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내는 등 특이하게 지역과 국가를 운영한 경험을 갖춘 구청장 후보다. 여기에 통합진보당의 조현실 후보가 가세했다. 그는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노원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내란음모 사건으로 위축된 게 사실이어서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여야 대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참석

    여야 대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참석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두번째줄 왼쪽부터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김황식·이혜훈·정몽준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시론] 북한 4차 핵실험과 대북 제재 무용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시론] 북한 4차 핵실험과 대북 제재 무용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북한은 4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고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북한의 핵실험은 핵탄두 소형화, 다종화 등을 위한 군사적 이유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군사적 잠재력을 과시해 경제·정치적 양보를 얻기 위한 외교적 목적도 있다. 각국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핵실험을 강행해도 치를 대가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2006년 첫 핵실험 이후 나온 제재조치들의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가 제재도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대북 제재조치는 핵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경제의 주요 지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실시됐던 상황에서도 북한 경제가 조금이나마 지속적으로 성장을 기록했던 것은 제재의 비효율성을 보여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정책적 태도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후원국이며 북한 무역을 거의 독점했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는 듯 보인다. 문제는 중국은 이러한 잠재력을 활용할 의지가 없다. 북한 지도층은 핵무기를 정권 유지의 절대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는 타당한 입장인 듯하다. 북한 고위층은 핵무기가 있어야만 외부 침입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이후 이들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 보면 북한 지도층의 공포가 터무니없다고 하기 어렵다. 때문에 북한 정권은 비교적으로 가벼운 국제사회의 압박 정도는 가볍게 넘겨버릴 여유가 있다. 중국이 강력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대북지원은 물론 일반 무역까지 차단해야 북한 고위층의 태도를 변화시킬 정도의 압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장기적인 이익을 고려하면 중국은 북한 체제가 흔들리게 될 정도로 강력한 압박을 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물론 중국은 동북아의 안정을 위협하고 핵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북한의 핵 모험주의와 벼랑 끝 외교를 좋게 평가할 리 없다. 시진핑 시대에 들어 이 같은 경향은 더 현저해졌다. 하지만 중국은 우선적으로 지금까지 국내 안정을 유지해 왔던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북한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을 걱정한다. 중국 정치 엘리트는 북한이 미국의 동맹국이고 민주국가인 남한에 의해서 흡수통일되면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의 국경까지 팽창할 것이라는 우려도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딜레마는 북한에 대해 가벼운 압력을 가하면 아무 성과도 거둘 수 없고 북한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정책, 즉 북핵 개발의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비핵화로는 이끌 수 없는 가벼운 제재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만큼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해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이번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는 나쁜 소식인지 모른다. 북한 세습 정권 엘리트는 체제의 생존을 위협할 극한적 제재 조치에만 굴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강한 압력을 가하면 서방세계가 생각하는 북한의 민주 혁명이나 비핵화보다는 회복세를 보이는 북한 경제의 붕괴 및 대규모 기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극한적 대북 제재조치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정권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을 거치면서도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체제를 유지한 경험을 보면 그렇다. 거듭 말하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의 입장 때문에 극한적 대북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따라서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유엔 안보리 제재는 국제사회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상징적인 정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 [진경호의 시시콜콜] 중은 제 머리 못 깎는다

    [진경호의 시시콜콜] 중은 제 머리 못 깎는다

    “조직 안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 능력을 넘어선 수준에 이를 때까지 승진하려 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그 조직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조직의 과업은 아직 무능력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수행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로렌스 피터가 수백건의 무능력 사례를 연구한 끝에 1969년 결론지은 ‘피터의 법칙’이다. 폐쇄적 관료사회의 병폐를 지적할 때 흔히 인용된다. 세월호 참사에서 우린 피터의 법칙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관료집단을 똑똑히 목도했다. 하긴 관료사회의 문제가 비단 무능력뿐이겠나. “한 손은 노 땡큐 다른 손은 땡큐 땡큐 / 높은 놈껜 삽살개 낮은 놈엔 사냥개라 /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청해 먹고…” 김지하의 ‘오적(五敵)’에 담긴 관료집단의 부패상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김대중(DJ) 정부에 외환위기를 부른 관료집단은 대표적 개혁 대상이었다. DJ의 ‘행동대장’인 새정치국민회의 김옥두 의원이 1998년 11월 펴낸 정책자료집이 관료집단을 바라보는 집권세력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김 의원은 ‘개혁대상 공무원’을 10개 유형으로 적시했다. ①스프링형(사정이 시작되면 복지부동하다 잠잠해지면 튀어오르는 형) ②권생권사형(권력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줄대기형) ③투덜이형 ④로봇형 ⑤하이에나형 ⑥물귀신형 ⑦카멜레온형 ⑧핑퐁형 ⑨터줏대감형 ⑩마피아형 등이다. 살아남을 공무원이 없을 듯싶지만 이런 ‘순진하고 단순한’ 포부였기에 DJ정부의 공직 개혁은 실패했다. DJ정부뿐이 아니다. 내놓고 관료집단을 ‘공적 1호’로 삼았던 김영삼 정부도 마찬가지다. 1980년 서슬 퍼런 전두환 국보위 체제에서도 공직자 8877명이 숙정됐지만 관료집단은 건재했다. 사회진화론의 관점에서 관료조직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그들은 살아남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관료집단의 폐해를 지적하며 공무원 인사시스템 개혁을 정부에 주문했다. 번지수가 잘못됐다. 개혁의 대상에게 개혁의 주체가 되라고 한 셈이다. 사회과학에 복잡계 이론이 접목된 지도 10여년이 흘렀지만, ‘관료와의 전쟁’은 이렇듯 여전히 단선적이다. 공무원을 욕하면서 저마다 공무원 되겠다고 앞을 다투는 사회 전체의 모순을 잡아야 한다. 국가 개조는 관두고 공직 개혁이라도 해보겠다면 정부 말고 시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jade@seoul.co.kr
  •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성과 평가 ‘있으나 마나’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성과 평가 ‘있으나 마나’

    우리나라는 미국 등과 달리 ‘계급제’를 기반으로 한 직업공무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공직에 들어오면 정년 60세(경찰, 소방, 국군 등 특정직은 별도)까지 단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는 구조다. 이는 엄정한 평가가 전제되지 않으면 무사안일한 근무 태도를 떨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공무원 조직의 성과관리 체계는 나름대로 잘 갖춰져 있다. 방식도 다양하다. 근무성적 평가(5급 이하 대상·연 2회 실시), 성과계약 평가(4급 이상·연 1회)와 실·국장급 고위공무원 및 과장급(4급) 승진 대상자를 위한 역량평가 시스템도 있다. 특히 고위공무원단(고공단)은 국정 목표에 맞는 정책 기획·입안·실행 단계를 총괄하는 요직인 만큼 적격심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바로 직권면직이 된다. 고공단 외 나머지 공무원들은 근무성적 등이 극히 저조하면 직위해제 대상부터 된다. 하지만 성과관리 시스템이 공직 사회에 내재한 연공서열 관행 탓에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가재난 매뉴얼은 그럴 듯하게 많은데, 실제 상황에서 전혀 써먹을 수 없었던 세월호 참사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김영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연공서열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승진 직후 직원보다 승진을 앞둔 직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는 관행 탓에 처음부터 공정한 평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또 보수액이 직급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본인이 맡은 직위의 객관적인 업무량이나 난이도, 책임도가 보수 결정 과정에 반영될 여지는 거의 없으며, 이는 서열을 강조하는 계급제의 내재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성과에 따라 연봉이 뛰거나 깎이는 민간 기업과 다른 것이다. 현재의 직권면직 제도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직권면직 사유로는 직무 복귀 불응, 전직시험 3회 이상 불합격, 병역기피 및 군무이탈 등이 있다. 근무 성적이 나빠 직위해제돼 대기발령을 받은 뒤 직무능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직권면직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렇게 직권면직된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조경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방 기관장들이 근무 상태가 나쁜 공무원을 직권면직시키는 일은 극히 드물다”면서 “복무 중간에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직업공무원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에 2007년 서울시처럼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기관장이 의지를 갖고 현재 법률에 명시된 직위해제 및 직권면직 제도를 본래 취지에 맞게 잘 활용해 직원들의 성과 향상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처럼 ‘직위분류제’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공공 부문 성과평가 체계 역시 민간 기업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간 기업은 성과가 수익이나 매출 등 수치로 환산이 가능하지만 공공 부문의 성과는 계량화가 쉽지 않다”면서 “국세청은 세금 징수액 등으로 실적이 드러나지만 외교부, 통일부 일은 숫자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직위분류제로 전환하기보다는 개방형직위, 민간경력 채용 등 직위분류제적 요소를 계급제에 가미함으로써 계급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월호 침몰 참사-온정의 손길] “작은 도움이나마…” 한마음 된 대한민국

    [세월호 침몰 참사-온정의 손길] “작은 도움이나마…” 한마음 된 대한민국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구조 인력을 돕기 위한 손길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244개 단체 5032명이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한적십자사, 의용소방대, 바르게살기협의회, 대한조계종, 기독교연합회, 원불교 등 민간·종교 단체들이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체육관 등에 잇따라 도착해 시신 운구, 급식, 환경 정화 등을 돕고 있다.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팽목항 현장 등에도 도시락, 빵, 생수, 밥차, 모포, 의약품 등 구호 물품이 속속 지원되고 있다. 이랜드, 현대삼호중공업, 롯데마트, 이마트, 신세계푸드, CJ푸드, 삼립식품, 농심, 홈플러스 등 기업들이 지원에 나선 것. 개인 봉사자들도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있으며 자원봉사센터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구조·구호활동을 돕는 재난긴급대응단도 사고 첫날인 16일 구성돼 활동 중이다. 긴급대응단에 속한 한국구조연합회 회원 64명은 사고 해역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세브란스 의료진은 현장 응급의료소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도 의료진 30여명을 급파했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국가적 재난 대응에 동참하고 실종자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오게 됐다”면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부분 중간고사 기간인 대학가에서도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다음 달 예정된 봄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학교 측도 적십자사와 협의해 글로벌사회봉사단 소속 학생 30명을 진도로 보낼 예정이다. 고려대·숙명여대·건국대·동국대·국민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 등 각 대학 총학생회는 모금 운동을 벌이거나 희생 동문들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하는 한편 애도글을 발표했다. 누리꾼들도 동참하고 있다. 모금 사이트인 ‘네이버 해피빈’과 ‘다음 희망해’ 등은 누리꾼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3시 현재 각각 5만 1000여명과 3만 6000여명의 누리꾼이 참여해 1억 5000여만원과 6800여만원을 모았다. ‘다음 희망해’에 모금을 제안한 ‘코코아쿠키’는 “여객선 침몰 소식을 듣고 어제오늘 마음이 참 아팠다. 현장 구호와 생존자 치료를 위해 마음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승객 탈출을 돕다가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가 모교인 수원과학대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2011년 이 학교 산업경영학과에 입학한 박씨는 이듬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휴학계를 내고 청해진 해운에 입사했다. .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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