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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 레시피 열풍 타고 라면계 ‘역주행’

    이색 레시피 열풍 타고 라면계 ‘역주행’

    오뚜기는 ‘열라면’(사진)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를 선보이며 맛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시도로 수년간 2조원대 안팎에 머무르며 정체기에 빠진 라면 시장에서 열라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또한 열라면은 자사 봉지면 제품 중 유일하게 3개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제품으로, 전반적인 봉지면 시장의 축소에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열라면 활약의 배경에는 지난 2019년 소비자 요구에 맞춰 맛을 개선한 것과 ‘순두부 열라면’이란 이색 레시피가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96년 첫선을 보인 열라면은 칼칼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을 앞세워 매운맛 라면 경쟁에 합류했다. ‘열나게 화끈한 라면’이란 제품 설명에 걸맞게 매운맛을 측정하는 기준인 스코빌 지수는 5,013SHU를 기록해 매운맛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열라면 특유의 매콤함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열라면의 화끈한 매운맛과 ‘참깨라면’의 고소함을 결합한 ‘열려라 참깨라면’ 봉지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4월에 용기면으로도 선보였다. 열라면의 매운맛을 만두로 구현한 ‘열라만두’도 지난 3월 출시했다. 열라면이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확산하면서 이른바 ‘역주행’에 성공한 것. 이 레시피는 MZ세대 사이에서 ‘꿀조합’으로 각광받으며 SNS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져나갔다.
  • “조상님, 배·한우값 다 뛰었어요”…추석 앞둔 ‘차례상 물가’ 빨간불

    “조상님, 배·한우값 다 뛰었어요”…추석 앞둔 ‘차례상 물가’ 빨간불

    1년 전보다 배 47% 사과 15% 넘게 상승한우 안심·양지 10%↑… 계란값도 여전명절 전후 원유값 인상 땐 줄줄이 뛸 듯 정부 “태풍 등 변수… 이달말 대책 발표”추석(다음달 21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례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계란은 여전히 한 판에 7000원에 달하고 배는 전년 대비 50% 가까이 올랐다. 사과, 소고기, 쌀, 고춧가루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다. 추석 물가를 잡겠다며 정부가 비상대책팀을 꾸렸지만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신고·10개) 소매가격은 2만 8160원으로 1년 전(1만 6288만원)보다 47.25% 뛰었다. 사과(후지·10개) 가격은 같은 기간 2만 6485원에서 3만 667만원으로 15.79% 올랐다. 지난해 집중호우 등 장마 영향으로 배, 사과 수확량이 적었던 영향이다. 과일은 보통 지난해 가을 수확해 이듬해 유통한다. 산적이나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한우안심, 한우양지 가격도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폐사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우안심은 100g에 1만 6775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 4538)보다 15.38% 올랐고, 한우양지는 7843원에서 8063원으로 같은 기간 2.87%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꺼지지 않은 계란(특란/중품·30개)은 6826원으로 여전히 1년 전(5212원)보다 30.96%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도계 중품·1㎏) 역시 5736원으로 1년 전(5142원)보다 11.55% 올랐다.이 밖에도 올여름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시금치는 ㎏당 6만 953원의 소매가를 형성하는 등 1년 전(5만 2416원)보다 72.88% 폭등했다. 쌀(20㎏)과 고춧가루(국산·1㎏)도 각각 16.28%, 35.60% 비싸졌다. 정부는 이달 말 추석 민생 안정대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태풍이라는 변수가 추석 상차림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유값 상승에 따른 2차 가공품 가격도 불안하다. 정부의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우유 가격 인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17일 원유 가격을 ℓ당 947원으로 21원 올리는 내용의 공문을 우유 업체에 보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밀크플레이션’을 우려하며 6개월 유예를 요청했지만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 인상을 강행한 것이다. 이번 원유 가격은 2018년 인상폭의 4배를 넘는 만큼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은 더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값 인상 한두 사이에 제품 가격 인상이 결정되는 게 통상적”이라면서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흰우유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추석’ 한 달 남았는데 ‘내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다

    ‘추석’ 한 달 남았는데 ‘내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다

    추석(다음달 21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례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계란은 여전히 한 판에 7000원에 달하고 배는 전년 대비 50% 가까이 올랐다. 사과, 소고기, 쌀, 고춧가루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다. 추석 물가를 잡겠다며 정부가 비상대책팀을 꾸렸지만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신고·10개) 소매가격은 2만 8160원으로 1년 전(1만 6288만원)보다 47.25% 뛰었다. 사과(후지·10개) 가격은 같은 기간 2만 6485원에서 3만 667만원으로 15.79% 올랐다. 지난해 집중호우 등 장마 영향으로 배, 사과 수확량이 적었던 영향이다. 과일은 보통 지난해 가을 수확해 이듬해 유통한다. 산적이나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한우안심, 한우양지 가격도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폐사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우안심은 100g에 1만 6775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 4538)보다 15.38% 올랐고, 한우양지는 7843원에서 8063원으로 같은 기간 2.87%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꺼지지 않은 계란(특란/중품·30개)은 6826원으로 여전히 1년 전(5212원)보다 30.96%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도계 중품·1㎏) 역시 5736원으로 1년 전(5142원)보다 11.55% 올랐다. 이 밖에도 올여름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시금치는 ㎏당 6만 953원의 소매가를 형성하는 등 1년 전(5만 2416원)보다 72.88% 폭등했다. 쌀(20㎏)과 고춧가루(국산·1㎏)도 각각 16.28%, 35.60% 비싸졌다. 정부는 이달 말 추석 민생 안정대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태풍이라는 변수가 추석 상차림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유값 상승에 따른 2차 가공품 가격도 불안하다. 정부의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우유 가격 인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17일 원유 가격을 ℓ당 947원으로 21원 올리는 내용의 공문을 우유 업체에 보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밀크플레이션’을 우려하며 6개월 유예를 요청했지만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 인상을 강행한 것이다. 이번 원유 가격은 2018년 인상폭의 4배를 넘는 만큼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은 더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값 인상 한두 사이에 제품 가격 인상이 결정되는 게 통상적”이라면서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흰우유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4월~6월)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7.3% 뛰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5%)의 거의 3배다. 농축수산물은 무려 9.6%나 올라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 쿠팡 노동자들 “뜨거운 철판 위 혹독한 노동” 폭염 대책 촉구

    쿠팡 노동자들 “뜨거운 철판 위 혹독한 노동” 폭염 대책 촉구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이 폭염 속에서 혹독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쿠팡에 대한 특별감독 실시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23일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건물, 상품을 많이 쌓기 위해 만든 복층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은 선풍기에만 의지해 매년 노동을 해왔다”면서 폭염·혹한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고양센터분회 조합원 박민하씨는 “물류센터 바닥의 철판이 뜨거운 열기를 뿜는다”며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이 설치됐지만, 더운 열기를 이겨내기엔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여름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겨울도 걱정하고 있다”며 “핫팩 2개에 의지해 한겨울 밤을 버텨야 하는 현실이 벌써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공식적인 휴게시간도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중 하나로 ‘노동자의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일 뿐이다. 노조는 “공식적인 휴게시간을 만들지 않고 자율적으로 쉬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정부가 지난 5일부터 30일까지 폭염 대응 특별주간을 지정하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쿠팡 고양물류센터에 방문한 것과 관련해 “(방문 이후) 작업 현장에 근본적 변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노동부가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휴게시간을 주라고 권고해도,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도 꿈쩍하지 않는다”면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기도 이천에 있는 쿠팡의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가 특별근로감독을 약속했지만, 이 역시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사용주의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독하고, 쿠팡은 물류센터 내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를 노동자에게 공개해 노조와 함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쿠팡 측은 “물류센터가 넓게 개방된 공간인 만큼 체계적인 냉방 시설을 일괄적으로 갖추긴 어렵지만, 현재 공간별 상황에 맞춰 에어컨이나 이동식 에어컨, 대형선풍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며 “혹서기를 맞아 전국 배송캠프와 물류센터에 생수도 매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 동치미 함께 꿀맛, 늦더위 날릴 빨간맛… 아구라 불러야 아! 그맛

    동치미 함께 꿀맛, 늦더위 날릴 빨간맛… 아구라 불러야 아! 그맛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유례없는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힘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룬 밤이 얼마인지 모른다. 어느새 몸과 마음은 지치고 입맛은 저만치 떨어져 나갔다. 삼복더위 말복을 지나면서 그나마 수그러들겠지만, 아직도 도심거리에서 내뿜는 열기가 우리를 지치게 한다. ‘이열치열’이라 했던가. 우리 조상들은 이맘때 뜨거운 음식과 열을 내는 매운맛으로 무더위를 식혔다. 대체로 여름 보양식으로 삼계탕, 장어, 보신탕 등을 즐겨 먹었다. 바다를 낀 해안가 지역에서는 귀족 생선인 민어와 낙지 등도 여름 보양식의 명단에 올랐다. 집 나간 입맛을 찾는 데는 매운 아귀(아구)찜만한 게 없다. 아귀는 경상도 사투리인 아구라 불러야 제맛이 난다. 사람들이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듯이 말이다. 아귀는 정말 못생겼다. 커다란 입에 조그만 꼬리가 볼품없다. 하지만 생김새와 달리 맛이 일품인 아귀요리로 늦 더위를 훨훨 날려 보내자. ●볼품없지만 맛은 최고 아귀는 부위별로 다양한 맛이 난다. 살은 부드럽고 껍질과 내장은 쫄깃하다. 생아귀의 부드러운 살점과 간(애), 위장 등을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한 입 먹으면 오물오물 씹히는 감촉이 그만이다. 아귀는 다른 생선과 달리 비타민 A 성분과 단백질이 풍부해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린내가 나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담백한 생선이다. 아귀찜 요리에는 콩나물과 미나리, 방아, 고추, 채소류 등이 듬뿍 들어가 비타민 C도 보충할 수 있다. 아귀찜 특유의 화끈하고 매운맛은 잃어버린 입맛을 돌아오게 한다. 아귀찜 애호가인 박공수씨는 “아귀찜은 여름철을 비롯해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여름철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제격”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귀는 주로 남해와 서해에서 잡힌다. 부산에서는 다대포 앞바다에서 아귀가 많이 잡힌다. 아귀는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흉측하고 못생겨서 재수 없다고 여긴 어부들은 아귀가 그물에 잡히면 바로 버리거나 밭에 거름으로 썼다고 한다. 잡히면 바다에 바로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 부산과 경남 일대에서는 아구, 물꽁 등으로 불린다. 입이 몸 전체를 차지할 만큼 크며 몸길이가 1m에 달하는 것도 많다. 아귀의 입 바로 위쪽, 즉 머리 앞쪽에는 가느다란 안테나 모양의 촉수가 있다. 이것을 좌우로 흔들어서 먹이를 유인, 고기들이 접근하면 순간적으로 큰 입을 벌려 통째로 삼켜 버린다. 아귀의 대부분은 머리가 차지한다. 위도 크다. 배를 가르면 내장의 절반이 위이다. 큰 입과 위를 가지고 있어 소화력이 매우 뛰어나다. 조기와 병어, 가자미, 도미 등 값비싼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서 녹여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귀를 잡아 위에서 채 소화하지 못한 생선을 꺼내 팔면 아귀 값보다 더 나온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또 한 번에 자기 체중의 30% 이상을 먹는 아귀의 대식성은 탐욕과 욕심의 상징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먹기는 많이 먹으면서 일은 도무지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먹기는 아구같이 먹고, 일은 장승같이 한다’거나 ‘아구같이 먹고, 굼벵이같이 일한다’는 속담도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아귀를 조사어(釣絲魚)라 했으며 속명으로 아구어(餓口魚)라 기록했다. 속명 아구어가 아귀로 정착된 것으로 전해진다. 1909년 조선총독부가 한반도의 수산자원을 조사 기록한 책인 한국수산지에도 아귀가 기록돼 있다. ●마산에서 유래한 아귀찜 아귀는 아귀찜, 아귀수육, 아귀탕으로 요리하는데 아귀찜이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다. 해물 볶음, 불고기 전골, 불갈비, 해물찜 등의 요리 재료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귀찜은 경남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유래한 찜 요리로 알려졌다. 옛 마산시에서는 관광객 유치 홍보를 위해 아귀찜을 5미(味) 가운데 1미로 선정하기도 했다. 표준어는 아귀찜이나 경상도 지역에서는 ‘아구찜’으로 통한다. 고춧가루와 다진 파, 마늘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등으로 맛을 낸다. 마산 아귀찜은 아귀를 20~30일 정도 꾸둑꾸둑하게 말린 후, 고온에 쪄서 조린 콩나물 등 양념을 넣어 만든다. 반면 부산 등에서는 생아귀를 재료로 사용한다. 미식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온천장·보수동·수영구 식당 유명 아귀찜을 연상하면 벌써 입안에서 매운맛이 감돈다. 매운고추(땡초)와 고추씨 등 매운 양념으로 조리해 한입 넣으면 입안이 화끈거리며 물을 찾는다. 대부분 아귀찜 식당에서는 아귀찜과 함께 달짝지근한 동치미 국물이나 오이냉국을 식탁에 내놓는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화끈거릴 때 국물을 마시면 매운맛이 일순 사라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매운맛의 강도를 조절한다. 부산 온천장 아귀찜 전문식당인 ‘구수한 아구찜’에서는 매운맛 강도를 1단계 5단계까지 만들어 놨다. 대부분 2~3단계를 찾지만, 더러 4~5단계를 요구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다. 부산 중구 보수동의 ‘보수동 물꽁아구찜’은 부산지역 아귀찜의 원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65년 식당 주인 홍계순씨가 중구 보수동의 흑교 근처에서 상호도 없이 아귀 요리를 팔았다. 이후 1973년에 중구 보수동의 광복교회 옆으로 이전했는데, 당시 부산의 한 주류회사에서 소주 광고를 담은 간판을 달아 주려고 하자 상호가 없었다. 주류회사 직원이 “지금 팔고 있는 게 뭐냐”고 묻자 ‘물꽁’이라고 대답해 현재의 상호인 ‘물꽁식당’이 탄생하게 됐다고 한다. 2009년 6월 부산 향토 음식점으로 지정됐다. 다시마와 양파, 무, 파, 멸치 등을 넣어 끓여 낸 육수에 들깻가루, 찹쌀가루, 매운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과 아귀의 간에 해당하는 ‘애’를 다져 넣어 독특한 맛을 낸다. 부산시청 인근 연산동에서 셋째 딸인 윤애순(61)씨가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 ‘옥미(鈺味) 아구찜’ 음식점도 맛집으로 이름나 있다. 1984년 개업했으며 2002년 부산 향토 음식점으로 지정됐었다. ‘옥미’라는 이름은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고,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부산 중구 남포동 ‘김해식당’은 담백한 맛을 내는 아귀 수육으로 유명하다.
  • 함택수 교수 플라스마 분야 찬드라세카상

    함택수 교수 플라스마 분야 찬드라세카상

    함택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플라스마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상 중 하나인 ‘찬드라세카상’을 받았다. 17일 서울대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물리학협회 플라스마 물리분과는 지난 10일 함 교수를 제8회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상은 미국물리학회의 ‘맥스웰상’, 유럽물리학회의 ‘알펜상’과 함께 세계 3대 플라스마 물리학 상으로 꼽힌다. 아시아태평양물리학협회는 함 교수가 핵융합 플라스마 난류 및 밀폐 현상의 이론적 이해에 선구적인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 삼양라면 더 쫄깃하고 더 깊어졌다… 창립 60주년 기념 전면 리뉴얼

    삼양라면 더 쫄깃하고 더 깊어졌다… 창립 60주년 기념 전면 리뉴얼

    삼양식품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 오리지널의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6개월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면, 수프, 후레이크에 모두 변화를 줘 더 깊고 진한 풍미의 제품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패키지는 녹색 인증을 받은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했다.새롭게 리뉴얼한 삼양라면은 최적의 밀가루 배합비로 탄력성을 강화해 면발이 퍼지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반죽에 양파 진액을 가미해 국물과 더욱 잘 어우러지게 했다. 또 기존의 햄 맛에 표고버섯 등 야채 풍미를 더해 국물 맛을 완성했으며 청양고추 맛을 첨가해 느끼함은 잡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후레이크는 건청경채, 건파, 건당근 등 기존 대비 30%를 증량했고, 조미 비프맛 후레이크 등을 새롭게 첨가했다. 삼양식품은 다음 달 초 면의 식감과 국물의 풍미를 강화한 삼양라면 매운맛 리뉴얼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의 맛을 리뉴얼한 것처럼 앞으로도 고객을 위해 더 좋은 맛과 품질로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삼양라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양식품은 스튜디오 킨조와 협업해 창립 60주년 기념 에디션 패키지를 선보인다. 기념 에디션 패키지는 ‘삼양’을 세 마리 양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으로 한정 판매한다.
  • 짜장·비빔라면 2개씩 먹으면 안 되는 이유…“나트륨·지방 권장량 초과”

    짜장·비빔라면 2개씩 먹으면 안 되는 이유…“나트륨·지방 권장량 초과”

    시중에서 팔리는 짜장라면과 비빔라면의 평균 나트륨 함유량이 1일 기준치의 60%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화지방은 많은 반면 단백질은 부족해 한 끼 식사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짜장·비빔라면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영양성분, 맛과 면의 특성, 표시 적합성 등에 대해 시험·평가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3일 밝혔다. 짜장라면 평가 대상은 △농심 올리브짜파게티 △팔도 일품삼선짜장 △오뚜기 진짜장 △삼양식품 짜짜로니 △GS25 뉴(NEW) 공화춘자장면 △홈플러스 국민짜장 △롯데쇼핑 불맛짜장라면 △노브랜드 짜장라면 등이다. 비빔면 평가 대상은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찰비빔면 △팔도 팔도비빔면 △농심 볶음너구리, 볶음면 평가 대상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오뚜기 크림진짬뽕 △팔도 팔도틈새라면볶음면 등이다. 시험 결과 1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나트륨은 평균 61%(1227㎎)에서 최대 82%(1647㎎)까지, 포화지방은 평균 53%(8g)에서 최대 73%(11g)까지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함량과 포화지방 함량 모두 오뚜기 ‘진비빔면’이 가장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이하로 줄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포화지방의 권장 섭취량은 15g 이하다. 한 번에 두 개를 먹을 경우 포화지방과 나트륨은 1일 기준치 대비 평균 107%(16g), 123%(2454㎎)까지 섭취하는 셈이다. 소비자원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00명 중 36%가 짜장·비빔라면을 한 번에 한 개 넘게 먹는다고 응답한 만큼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소비자원은 “일반 라면과 달리 짜장·비빔라면은 소비자가 국물 섭취량을 조절할 수 없다”며 “포화지방과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도록 사업자의 자율적인 저감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맛의 특성을 살펴보면 단맛은 ‘뉴공화춘자장면’이 가장 낮은 수준이고, 비빔라면 3개 제품은 모두 높은 수준으로 단맛이 강했다. 다만 ‘뉴공화춘자장면’은 나트륨 농도가 가장 낮아 상대적으로 덜 짰다. ‘진비빔면’, ‘팔도비빔면’, ‘팔도틈새라면볶음면’, ‘불닭볶음면’은 상대적으로 짠 편이었다. 매운맛은 비빔라면과 볶음라면이 대체로 강했다. 특히 ‘불닭볶음면’과 ‘팔도틈새라면볶음면’의 매운맛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면의 특성을 살펴보면 ‘진비빔면’, ‘찰비빔면’, ‘팔도비빔면’의 면 단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진짜장’, ‘볶음너구리’, ‘크림진짬뽕’은 면이 두껍고 크기가 큰 편이었다. 식품을 삼킬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씹는 힘을 의미하는 ‘씹힘성’은 면 크기가 작은 비빔라면에서 낮게 나타났다. ‘진비빔면’, ‘찰비빔면’, ‘팔도비빔면’의 씹힘성이 낮은 수준이었다. ‘일품삼선짜장’과 ‘진짜장’은 씹힘성이 높아 삼키기 위해 더 많이 씹어야 했다. 면의 양은 ‘올리브짜파게티’가 124g으로 가장 많았다. ‘뉴공화춘자장면’은 스프 양이 96g으로 가장 많아 전체 내용량도 가장 많았다. ‘짜장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1295㎎으로 표시량인 940㎎보다 138% 많아 표시기준에 부적합했다. 또 ‘올리브짜파게티’, ‘찰비빔면’, ‘볶음너구리’, ‘진짜장’, ‘짜장라면’, ‘팔도비빔면’, ‘국민짜장’, ‘짜짜로니’, ‘불닭볶음면’ 등 9개 제품은 알레르기 표시 등 제품 정보가 온라인에 게시한 정보와 차이가 있었다. 한편 모든 제품에서 이물질과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고 보존료에도 문제가 없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품질과 표시의 개선이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자율 개선을 권고했으며, 소관 부처에는 부적합 사항을 통보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권고를 받은 업체들은 표시 개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 팔도 컵라면 스테디셀러 ‘왕뚜껑’, 봉지로도 출시된다

    팔도 컵라면 스테디셀러 ‘왕뚜껑’, 봉지로도 출시된다

    팔도가 국내 대표 컵라면 ‘왕뚜껑’을 봉지로 재해석한 ‘왕뚜껑 봉지면’(사진)을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팔도는 컵라면을 본인만의 레시피로 끓여 먹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왕뚜껑 봉지면 개발을 착안했다고 한다. 왕뚜껑에 계란이나 소시지 등을 넣어 다양한 방식으로 끓여 먹는 레시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팔도는 봉지면을 출시하면서도 컵라면 특유의 맛 구현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기존 봉지면보다 면발을 얇게 뽑았고 반죽에는 양배추와 표고버섯, 마늘, 대파 등 야채 추출물을 가미해 풍미를 살렸다. 전분 함량을 조절해 면발의 쫄깃함을 높였고, 분말스프에는 정제염 대신 볶은소금을 사용했다. 끓는 물에 3분이면 조리가 끝난다. 왕뚜껑은 1991년 출시돼 올해도 31주년을 맞았다. 팔도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월 만우절 이벤트로 기존 제품보다 양을 20% 늘린 ‘황제뚜껑’을 선보였고, 지난 6월에는 ‘왕뚜껑 모자’와 의류 브랜드로 출시했다. 출시 이후 누적 19억개 판매를 달성했다. 김명완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와 함께 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팔도의 국물라면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식약처, 나트륨 줄이기 실천음식점 577개 추가 지정

    식약처, 나트륨 줄이기 실천음식점 577개 추가 지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함께 ‘나트륨 줄이기 실천음식’ 577개소를 추가로 지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음식점은 총 879개소로 늘어났다. 나트륨 줄이기 실천음식점은 모든 메뉴의 1인분 나트륨 함량이 1300㎎ 미만이거나 전체 메뉴 5분의 1 이상의 나트륨 함량을 기존 대비 30% 이상 줄인 음식점이다. 이번에 신규로 지정된 음식점은 치킨과 곰탕·순댓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소금으로 닭을 밑간하는 염지 방법을 변경해 나트륨 함량을 줄였고, 국물 요리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나트륨 함량이 낮은 원재료를 사용하고 밑간을 조정해 염도를 낮췄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저염식 메뉴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2015년부터 실천음식점을 지정하고 있다. 나트륨 줄이기 실천음식점으로 지정되면 저염식 메뉴 개발을 위한 전문가의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후 주기적인 사후 관리도 받는다.
  • 과천 경찰, 먹던 음식 ‘공용 간장통’에 넣은 50대 입건

    과천 경찰, 먹던 음식 ‘공용 간장통’에 넣은 50대 입건

    음식점 관계자로부터 ‘식사를 서둘러달라’는 요구를 받은데 불만을 품고, 먹다 남은 음식을 공용 간장통에 몰래 넣은 50대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음식점 공용 간장에 자신이 먹던 음식물을 몰래 넣어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A(50)씨를 불러 수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2~3시 과천 한 음식점에서 일행들과 식사한 뒤 자신이 먹던 만두전골 국물을 손님들이 다함께 사용하는 간장통에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비상식적인 행위는 식당 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반주를 곁들여 식사하던 A씨는 음식점 관계자로부터 ‘식사를 서둘러달라’는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음식점 관계자는 휴식시간(브레이크 타임)을 고려해 A씨 일행을 재촉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손님이 결제한 카드 내역서로 당사자 신원을 파악해 재물손괴 혐의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담 넘다 붙잡힌 아이...야구방망이로 때려 사망하니 눈앞에서 질질 끌고갔어요”[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담 넘다 붙잡힌 아이...야구방망이로 때려 사망하니 눈앞에서 질질 끌고갔어요”[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할머니 집서 매맞기 싫어 엄마 찾아가다 더한 지옥 끌려간 남매 “야 얘 죽었다. 치워라.”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형제복지원에서는 아이들을 상대로 견디기 힘든 구타와 학대가 자행됐다. 아이들은 자신의 키에 몇 배가 되는 형제복지원의 높은 담을 넘어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야구방망이를 든 경비들에게 번번이 붙잡히기 일쑤였다. 한번은 담을 넘으려던 한 남자아이에게 덩치 큰 남자 경비 대여섯 명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아이를 포댓자루에 돌돌 말아서 방망이로 마구 내리쳤다. 한 명이 “잠깐만”이라고 외칠 때까지 한참 동안 폭행이 이어졌다. 그는 야구방망이로 아이를 툭툭 건드렸다. 아이가 반응이 없자 “얘 죽었다. 치워”라고 말했고, 남자들은 그 아이를 질질 끌고 시야에서 사라졌다. 김승연(45·가명)씨가 7살의 어린 나이로 목격한 잔혹한 광경은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1983년 그녀는 5살짜리 동생 김승준(가명)씨<3일 자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6화]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형제원행...자식 찾아 8년 헤맨 아버지는 빚더미>와 함께 엄마를 만나려 기차를 탔다가 잘못 내린 부산역에서 경찰들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4년간 폭행과 학대가 매일같이 자행됐다. 김씨 남매는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다. 어떤 날은 김씨가 있던 23소대에 연탄가스가 누출됐다. 밖에서 걸어잠근 문 때문에 제때 피신하지 못한 김씨는 의식을 잃고 끌려나갔다. 김씨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소대에 동료 몇 명이 사망했다. 또 한 번은 전염병이 돌았다. 열이 40도를 넘었고 생사를 넘나들던 김씨는 다행히 회복했지만 동료 한 명을 잃었다. 김씨 남매는 8년이 흐르고서야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어린시절 겪은 죽음의 공포는 잊히지 않고, 트라우마도 여전하기만 하다. 그러나 국가는 여전히 “우리의 억울한 일을 국가는 왜 외면하는가? 우리는 왜 여전히 고통받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김씨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주지 않는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김승연 진술내용: 전 1983년에 형제복지원에 잡혀갔습니다. 그때 제 나이 7살이었어요. 제 남동생은 5살이었고요. 저와 남동생은 서울 영등포 신길동 친할머니 집에서 태어나 7살까지 살았어요. 엄마랑 아빠는 제가 5살 때쯤 이혼하시고 저랑 남동생은 신길동 친할머니 집에 살았고, 언니는 큰고모 집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때 아빠는 돈을 벌어야 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셔서 일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릴 키울 수 없어서 각각 친척집에 살게 되었어요. 그런데 할머니나 막내 삼촌은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매일 나랑 동생을 구박하고 때렸어요. 전 참다못해 대전에 있는 외할머니 집으로 가서 엄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남동생의 손을 잡고 영등포역으로 가서 외할머니 집에 갔다가 막내 이모가 아빠한테 연락하여 다시 친할머니 집으로 보냈어요. 영등포에 도착하니까 아빠랑 막내 삼촌이 저희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 아빠한테 혼났는데, 아빠가 미안하다고 백화점에 가서 원피스 한 벌 사주시고 남동생도 옷 한 벌 사주고 언니 옷까지 사줬어요. 맛있는 것을 사서 먹으라며 그 당시 사백 원 정도의 용돈도 줬어요. 아빠는 우리한테 평소에 언니랑 나는 똑같은 옷을 입히는 것을 좋아했고 남동생도 항상 정장 옷에 모자 씌웠어요. 전 늘 공주처럼 옷을 입고 다녔고 애들한테 자랑했어요. 저희가 용돈을 받은 당일 아빠가 막내 삼촌을 혼냈더니 삼촌이 화가 많이 났어요. 아빠는 그 후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셨어요. 막내 삼촌은 저희 째려보면서 “집으로 가 있어. 삼촌 친구들 만나고 갈 테니까”라고 했는데 마치 ’너흰 내가 가면 죽었어’ 하는 표정이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집에 도저히 못 들어가겠더라고요. 들어가면 맞아 죽을 것 같아서 다시 뒤돌아서 대전 외할머니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동생의 손을 잡고 다시 영등포역으로 가서 대전가는 기차표를 끊고 기차를 탔어요. 엄마 만나려 기차탔다 잘못 내린 부산역서 경찰들 손에 형제원행그런데 모르고 잠이 들어버려서, 그대로 부산에 도착하게 되었고 밤에 어린아이 둘이 내리니까 역무원 아저씨가 엄마는 어디 갔느냐고 묻기에 대전에 내려야 하는데 잠들어서 여기 부산까지 왔다고 하니까 역무원 아저씨가 부산역 앞에 있는 파출소에 데려다 줬어요. 경찰 아저씨가 어떻게 됐는지 물어서 “기차 안에서 잠이 들어 대전에 못 내리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더니 집 주소를 아느냐고 묻기에 외할머니 집 주소랑 전화번호에 약도까지 그려줬어요. 그랬더니 경찰 아저씨가 “알았다. 집에 연락해서 데려다 준다. 기다리라”고 해서 파출소에서 기다리다 잠들었어요. 깨보니 집에 데려다 준다면서 차에 타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차를 봤는데 차가 이상한 거에요. 냉동 탑차 같은 데 타라고 하기에, “집에 가는 차 맞느냐”고 물으니, “맞다. 데려다 줄게”라고 해서 차를 타려는데 어두 컴컴한 차 안에 몇 사람이 타고 있더라고요. 속으로 ‘아 저 사람들도 다 집에 데려다 주나 보다’하고 동생과 차에 탔더니 차 문을 잠그고 출발했어요. 그래서 전 ‘집에 가는구나’하고 차에서 또 잠들었어요. 갑자기 저와 동생을 깨우더니 “집에 다 왔다”면서 내리라고 했어요. 거대한 철문 앞에 차가 서더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어요. 어른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갔더니 철문을 밖에서 걸어버리는 소리가 났어요. 그러더니 또 다른 누군가가 따라오라고 해서 위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니 작은 철문을 또 열쇠로 따더라고요. 문을 3번 정도 열쇠로 따더니 (저와 동생을) 툭 집어넣으면서 “저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는 문을 밖에서 걸어 잠갔어요. 진짜 무서웠지만 제 나이가 그때 7살, 동생은 5살밖에 안 돼서 무슨 말도 못하고 그저 자라고 하기에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갔어요. 컴컴한 데서 어렴풋이 보니 2층 침대가 쭉 일자로 있더라고요. 나와 동생은 한쪽 침대에서 잤고, 아침이 돼서 일어나라고 해서 깨어보니 어마어마하게 길게 뻗어 있는 2층 식 침대들과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어서 놀랐어요. 그러더니 누군가가 불러서 파란 운동복과 검정 고무신을 주며 갈아입으라고 해서 갈아입었어요. 제게 앉으라더니 제 긴 머리를 막 자르더라고요. 전 울면서 동생과 나를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막 때렸어요. 조용히 하라고. 그때부터 저희에 지옥 같은 삶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에 잡혀들어가면 아무 이유없이 막 때려요. 한마디만 해도 때리고, 울어도 때리고. 그제야 눈치를 채고 여기서 나랑 동생은 평생을 살아야겠구나 하고 포기를 하다시피 하면서 생활에 적응 아닌 적응을 하기 시작했어요. 맨 처음에 시키는 게 있더라고요. 세 가지를 무조건 외워야 한대요. 국민교육헌장, 주기도문, 사도신경 이 세 가지를 1주일을 주면서 외우라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맞아 죽는다고. 전 너무 무서워서 그 어린 나이에도 무조건 암기를 해야 하는구나 하고 한대라도 덜 맞으려고 최대한 빨리 암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취침시간에도 잠도 못 자고 소대 안에 난로가 있어서 그 앞에서 추우니까 다들 딱 달라붙어서 외우기 시작했어요. 신입들은 그걸 외워야 한다기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먼저 잡혀온 사람들은 이미 암기 다했다고 재우고···. 우린 그 어두운 데서 아주 조용하게 그 세 가지를 외워야 했어요. 눈앞에서 아이 때려 죽이고는 “치워라”...잔혹하고 무서운 공포진짜 매일 맞았어요. 하루하루가 지옥의 삶이었고 무서웠고 고통이었지만 버텨야 했어요. 저희 23소대가 여자 아동소대라서 맨 위쪽에 있어서 별걸 다 봤어요. 높은 담에 (아이들이) 도망 못 가게 경비들이 야구 방망이 같은 걸 들고 맨날 서 있어요. 근데도 사람들이나 특히 남자들이 도망을 엄청 시도했어요. 전 그걸 보면서 느낀 게 도망가다 잡히면 매를 맞아 죽는데 왜 가는지···. 그때 제 나이가 너무 어렸기에 전 (도망) 시도나 생각도 안 했어요. 아니 그냥 포기하고 살았어요. 어떤 날은 어떤 남자가 도망가다가 잡혔어요. 소대 사이에서 사람들 다 보라는 듯 그 남자를 포댓자루에 돌돌 말더니 대여섯 명이 마구 때리기 시작하더니 한참을 때리다가 때리던 어떤 남자가 “잠깐만”이라고 하더니 맞고 있는 남자를 몽둥이로 툭툭 쳤어요. 그리고는 “야 애 죽었다 치워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곤 그 죽은 사람을 교회 쪽으로 질질 끌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저에겐 너무나 잔혹한 장면이었고 무서웠고 공포였어요. 제가 그 뒤로 사회생활 하면서 교통사고 나서 머리가 터져 죽은 사람들을 봐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밥도 잘 먹어요. 난 “내가 왜 이렇게 독하지”하며 살았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독하다고 할 때 그냥 제가 마냥 그런 성격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니 그 트라우마 때문에 익숙해져서 몰랐을 거라고 했어요. 그 소리를 딱 듣는 순간 “그렇구나. 내가 어릴 때 사람 죽어나가고 그런 것들만 보고 컸으니 그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요. 내 자신이 무서웠어요. 그렇게 거기서 매 맞아 가는 사람들을 보는 게 다반사였어요. 어떤 날은 우리 23소대에서 연탄가스가 누출되어서 자다가 끌려 나온 적도 있어요. 소대는 잘 때 되면 밖에서 문을 잠그기 때문에 안에서 큰일이 발생해도 바로 피신도 못해요. 그러다 연탄가스 마셔서 쓰러지고 깨어보니 누가 저에게 김칫국물 같은 걸 먹이고 있더라고요. 전 가까스로 살아났고 그날 23소대에서 죽은 애들도 몇몇 있었어요.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해요. 끔찍해요. 그리고 어느 날 제가 아주 아팠거든요. 그때 열이 40도가 넘었었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사회 병원 갔었는데, 병원에서 가망이 없으니 그냥 데려가라고 해서 다시 형제복지원으로 복귀했어요. 소대 안에 목욕탕이 있는데 그 탕 안에 얼음을 왕창 넣고 절 집어넣어서 열을 내린다고 난리가 났어요. 그 다음 날 저는 좀 정신을 차려서 깨어났는데 저 때문에 23소대 사람들이 다 전염이 되었더라고요. 마지막에 걸린 애가 있었는데 그 애는 결국 죽고 말았어요. 지금도 그 애가 나 때문에 죽은 것 같아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살아요. 매맞다 머리에 못박히고...함께 끌려온 동생은 매일같이 멍들어 거긴 정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어요.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말 안 들으면 굶기는 건 늘 있고 내 남동생은 바로 옆에 있는 24소대에 살았는데 한 번씩 얼굴 보면 맨날 멍이 들어 있고 다리도 부러지고···. 진짜 매일같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면서 살았어요. 저도 형제복지원 안에서 엄청 맞고 아직도 내 머리 뒤쪽에는 조장 언니가 때리면서 박힌 못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 있어요. 그때도 죽다 살아났어요. 지금 이걸 쓰면서도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형제복지원에서 지내왔던 4년 6개월을 일일이 쓴다는 자체가 저한테 다시금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그런 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1987년에 부산형제복지원이 폐쇄됐어요. 다들 급하게 정리한다고 옷가지 몇 개 챙겨서 빨리 봉고차에 타라고 난리였고 그렇게 줄지어 있던 봉고차들이 애들을 한 차에 수십 명씩 태워서 뿔뿔이 흩어졌고, 저와 동생은 부산남광아동복지원으로 또 가게 됐습니다. 형제복지원보다는 나았지만 노동일은 시키는 것은 똑같았어요. 지금도 부산에 내려가다 보면 마지막 부산 톨게이트에 다와 갈 때쯤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어린 나이에 산 한쪽이 불이 나서 나무를 등에 메고 꼭대기까지 심으러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는지···. 아직도 그 산을 보면 눈물이 나요. 저랑 동생은 할머니 집에서 매 맞는 게 싫어서 엄마를 보러 갔다가 잠들어서 형제복지원으로 잡혀갔어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그런 곳에서 살게 됐어요. 제 남동생은 두 번째 고아원으로 갔을 때 형제복지원에서 갇혀 산 기억 때문에 맨날 고아원에서 도망갔다가 잡혀오고 또 도망갔다가 잡혀오고···. 저와 지도 선생님은 맨날 남동생 잡으러 다니는 일이 일과였을 정도였어요. 공주 옷만 입히던 아버지는 8년간 자식 찾아 다니다 판자촌으로 그렇게 형제복지원 4년 6개월에 두 번째 남광아동복지원 3년 4개월, 모두 8년을 살았어요. 그러다 8년간 우리를 찾아다닌 아빠를 만나서 집으로 가게 됐어요. 근데 막상 집에 와보니 놀랬던 건 우리 집이 그렇게 잘살았었는데 (아빠가) 판자촌 같은 데서 살고 있더라고요. 그때 내가 그랬죠. 우리 집 왜 이러냐고. 그땐 아빠가 말을 안 해줬어요. 차라리 다시 고아원으로 보내달라고 얘기한 적도 있어요. 나중에 커서 알게 됐는데 그때 우리 남매를 잃어버리고는 우리를 찾으러 다닌다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오셔서 벌어놓은 돈을 다 썼더라고요. 8년 동안 전국 고아원이라는 데는 다 가서 찾았데요. 형제복지원도 두 번이나 갔었는데, 우리 없다고 아빠를 막 때리기도 했대요. 그래서 우리 집이 가난해진 거에요. 그때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찢기는 마음이었고 너무 미안했어요. 남동생은 집에 와서도 매일 도망 나가고 아빠는 맨날 집을 나가는 남동생을 찾으러 다니고···. 나도 막상 집에 왔는데 적응을 못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남동생은 5살 때부터 갇혀 살아서 그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으면 집에 와서도 아빠와 언니한테 정을 못 붙이고 살았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똑같고···. 어떨 땐 우리 둘이만 식구 같았어요. 전 그곳에서 하도 매질을 당하고 기합받고 해서 안 아픈 곳이 없어요. 10년째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지금껏 살고 있고요. 전 자살 시도한 적도 많아요. 2017년엔 정신병원에 끌려가서 자살한다고 난리 피다가 병원에 3일간 강제입원 당한 적도 있어요. 작년에도 죽음 문턱까지 갔었는데 가까스로 살아나서 지금도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어요. 형제복지원에서 유년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아직도 그때의 행동이나 습관들이 자리 잡혀 있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요.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자고 하거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끼리 만나면, 형제복지원 생활 얘기를 해서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가 않아요. 이 고통을 죽을 때까지 안고 살아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안고 살 고통...인권유린 사건 제대로 바라봐 달라근데 왜 우리의 이 억울한 일들을, 이 인권유린의 사건을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는 겁니까? 이 고통을 배보상해주거나 트라우마 치료에 힘써주지 않고 국가는 왜 외면하는 겁니까? 우리가 왜요? 무엇을 잘못했기에 그 어린 시절에 버젓이 부모님이 살아계셨는데 부모님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왜 고통받고 살아야 합니까? 우리는 그때 물건이 아니었어요. 사람이었어요. 어떻게 사람을 공무원들이 돈 받고 사람을 팔아요? 진짜 짐슴만도 못한 짓을 사람들이 하나요? 왜 부모님들과 생이별을 시켜서 유년시절을 그렇게 고통 속에서 살게 했나요? 다시 묻고 싶어요. 우리한테 왜 그랬는지. 저는 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인터뷰할 때 꼭 하는 말이 있어요. 경비들이 총만 안 들고 있었지 형제복지원은 우리나라에 아주 작은 북한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때의 일들을 자신의 아들딸, 부모님, 혹은 본인들이 당했다면 가만히 있었겠어요? 권력에 힘이 있었다면요? 본인들 일이라고 다 생각해보세요. 그때는 예외가 없었어요. 갓난아기부터 아주 나이 드신 분들까지 잡혀갔어요. 그때 운이 좋아서 안 잡혀갔던 거지 그 당사자가 본인들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제발 우리 나머지 인생을 고통 속에서 살지 않게 해주세요. 8년간 맞은 몸 후유증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제발 우리의 억울한 한을 풀어주세요!!!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길섶에서] 복달임/김균미 대기자

    어제가 초복이었다. 삼복에 보양식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삼계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식보다는 집에서 복달임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생닭을 사서 직접 삼계탕을 끓여 먹기도 하고, 반조리된 간편식을 사서 먹기도 하고. 어제가 초복인지 모르고 지난 이들 중에는 중복(21일)이나 말복(8월 10일)에는 잊지 말고 챙겨 먹어야지 했으리라.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1인당 닭고기 연간 소비량은 15.76㎏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집에서 닭고기를 먹는다는 가구는 70.8%였다. 이처럼 평상시에 닭볶음탕이다 치킨이다 닭고기 소비가 만만치 않지만, 삼복에 먹는 삼계탕은 특별하다. 꼭 뚝배기에 담아 내지 않아도 땀을 뻘뻘 흘리며 푹 고아진 뜨끈한 국물과 함께 닭고기 살을 발라 먹고 나면 절로 건강해진 기분이 든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까지 겹쳐 당분간 저녁에 집 밖 외출조차 어려워졌다. 올라가는 불쾌지수와 늘어나는 짜증에 더위까지 먹어 건강을 해치면 자신만 손해다. 삼계탕이든 냉콩국수든 좋아하는 음식 먹으며 삼복더위와 코로나를 이겨 내는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아 갑갑할 뿐이다.
  • [문화마당] 신문읽기의 즐거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신문읽기의 즐거움/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종이신문을 정기 구독해 본다는 사람을 만나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보게 된다. 혹시 디지털 약자인가? 보기보다 연세가 좀 되셨나? 신문사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부탁받았나? 아니면 나처럼 신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람인가 싶어 일단 그 사람이 궁금해진다. 내 신문읽기의 시작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으로 계셨던 아버지는 학교에서 정기 구독하는 신문들을 죄다 모아 저녁마다 집에 가져오셨다. 학교 선생님들이 보고 난 신문은 나름대로 매일 색다른 흔적들을 남겼다. 누군가 자신이 필요한 기사만 가위로 오려간 신문, 신문을 가운데 두고 회의를 했는지 이것저것 지저분하게 메모가 돼 있는 신문, 배달음식 깔개로 쓴 듯 요리 국물이 너저분하게 떨어져 있는 신문 등 모양도, 상태도 가지각색이었다. 당시에는 신문에 어려운 한자가 많아 세심히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우리 형제들은 그날 신문을 보고 선생님들이 짬뽕을 드셨는지, 짜장면을 드셨는지 점심메뉴 맞히는 게임을 했다. 신기하게도 그때의 ‘신문놀이’가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됐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신문읽기 덕분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언젠가 다른 사업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 우수 사례, 잘 몰랐던 해외 사례, 트렌드, 설득 논리와 핵심을 파고드는 카피 요령 등 20년간 신문을 스크랩한 파일이 지금껏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마다 남몰래 꺼내 쓰는 보물 상자가 됐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일을 할 때 비교적 내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생각이 통통 튄다는 둥, 기발하다는 둥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와 고백하건대 실은 오랜 세월 신문에서 커닝한 내용을 시차를 두고 꺼냈을 뿐이었다. 편리한 디지털시대에 여전히 종이신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단 디지털 뉴스는 내가 접근하기 이전에 이미 다른 기준으로 편집된 형태가 많고 내가 자주 검색했던 알고리즘의 한계에 갇혀 미래의 내 정보환경을 더 좁게 가둔다. 반복된 나의 검색취향이 어떤 형태로 돌아올지 솔직히 겁난다. 미래의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를 궁금해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반면 종이신문은 내 관심사가 아니라 세상의 관심사를 매일 아침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프린트까지 해서 현관문 앞에 놓아 준다. 마치 개인비서처럼. 신문으로부터 얻는 정보가치나 만족도는 매달 다르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매일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이야기를 이토록 똑부러지게 브리핑해 주는 비서가 또 있을까. 그래서 한 달 2만원 안팎의 신문 구독료가 아깝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과학기술이 급변하는 시기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특성과 장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다. 레트로가 유행하고 한물 간 줄 알았던 상품들이 다시 인기를 모으는 것처럼 아날로그도 무조건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대중의 취향을 살피는 데는 신문만 한 게 없다. 요즘도 나는 신문읽기를 즐긴다. ‘꼰대’ 소리 들을까 봐 학생들에게 종이신문 읽으란 말은 못 하지만 노력 대비 얻는 게 많아서다. 요즘 학생들 표현을 빌리자면 ‘가성비 쩌는 투자’가 바로 신문이다. 20여년 전 직장생활이 전부였던 내게 세계일주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줬던 것이 신문이었고, 책을 쓰는 데 필요한 멋진 제목 쓰기를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면서 배웠다. 신문이 매일 정리해 준 뉴스를 보면서 내 분야로 접목해 일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신문을 왜 읽냐고? 인생이 바뀌었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내 삶에 멋진 색깔을 넣고 싶다면 신문을 즐기자.
  •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편스토랑’ 우유 활용 레시피 소개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편스토랑’ 우유 활용 레시피 소개

    수많은 기상학자들이 올해 여름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역대급 무더위’라며 폭염을 예고했다. 이에 사람들의 폭염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전문가들은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강조했다. 방법 중 하나로 양질의 영양소를 채울 수 있는 우유 섭취를 적극 추천하며,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도 쉽고 요리에 첨가하면 음식의 풍미를 높일 수 있는 우유를 통해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그냥 마셔도 좋은 우유를 요리에 첨가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며, 지난 5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방영된 우유 메뉴들을 소개했다.우유편 방송에서는 김승수의 명란우유달걀찜, 차돌박이 우유라면, 까르보마라 불족발, 이영자의 흑당시럽 우유꿀떡, 블루베리 우유, 이유리의 버터통닭, 우유 후추면, 류수영의 연유프렌치토스트, 우유버터파스타, 또치닭 등 다양한 요리를 우유와 함께 선보여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우승 메뉴인 ‘어남선생 또치닭’은 류수영이 우유를 활용해 개발한 이국적인 맛인 특징인 치킨커리 요리로, 인도 정통 가람 마살라로 만들어진 커리소스와 치킨, 또띠아가 어우러져있다. 해당 요리는 순살 닭다리를 시즈닝에 재워 매콤한 마살라소스에 볶아 디핑소스에 찍어 쫄깃한 또띠아에 싸먹는 닭요리로써, 커리에 우유를 넣어 자극적인 향을 부드러운 맛으로 보완함으로써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 다음은 해당 방송에서 소개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우유요리 레시피 3선이다. ▲ 우유 버터파스타<재료>흰우유 300ml, 물 500ml, 파스타 1인분(200g), 버터 40g, 소금 1꼬집, 참치액 1T, 마늘 1개, 후추, 트러플오일<만드는 법>1. 냄비에 물 500ml를 넣고 흰우유 300ml도 같이 넣어준다.2. 끓기 전에 파스타면 1인분도 넣어준다.3. 파스타면 위에 버터 40g을 올린 후 10분 동안 끓여준다.4. 소금 1꼬집, 참치액 1T를 넣고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졸여준다.5. 불을 꺼준 뒤 마늘 1개를 갈아 넣은 후 불을 켜서 살짝 끓여준다.※ 치즈 그라인더에 마늘을 갈아주는 것이 좋다.6. 그릇에 플레이팅 한 후 후추 또는 트러플오일을 뿌려주면 완성 ▲ 우유 후추면<재료>우유 300ml, 오징어 1마리, 마늘 5개, 양파 1/4개, 청양고추 2개, 건고추 3개, 홍합 8개, 손질새우 4마리, 생크림 100ml, 소금 약간, 그라인더 통후추, 중화면 1인분, 쪽파 1개<만드는 법>1. 손질된 오징어의 몸통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2. 마늘 5개는 편으로 썰고, 양파 1/4개는 채썰고, 청양고추 2개는 송송 썬다.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썰어놓은 마늘과 양파를 볶는다.4. 마늘 향이 올라오면 청양고추와 건고추 3개를 넣고 센 불에서 3분 동안 볶는다.5. 홍합 8개를 볶다가 홍합 입이 벌어지면, 손질된 새우 4마리와 썰어놓은 오징어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6. 오징어가 익으면 생크림 100ml와 우유 300ml를 넣고 끓인다.7. 우유가 끓어오르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통후추를 왕창 뿌려 넣는다.8. 생면(중화면) 1인분을 삶은 후 우유짬뽕 국물을 붓고 쪽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완성 ▲ 블루베리 우유<재료 5~6인분>우유 300ml, 냉동 블루베리 150g, 비정제설탕 45g, 레몬즙 5g, 소금 1꼬집, 얼음 <만드는 법>1. 냉동 블루베리 150g에 비정제설탕 45g, 레몬즙 5g, 소금 1꼬집을 넣고 섞는다.2. 병에 얼음과 블루베리청을 담고, 우유를 부어주면 완성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의 “노동자 퇴사 협박하는 쿠팡, 슈퍼 갑질 악질기업”

    정의 “노동자 퇴사 협박하는 쿠팡, 슈퍼 갑질 악질기업”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쿠팡 측이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 이후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퇴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하며 “슈퍼 갑질 악질기업”이라고 맹비난했다. 24일 여 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화재로 일터가 없어진 노동자들을 휴업수당과 함께 타 센터로 전환배치하겠다던 발표도 실상은 강제전보였다”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퇴사 처리하겠다는 협박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류센터 노동자들 절대다수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이 착한기업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이번 사안이 쿠팡 불매에 그치게 두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재정비로 쿠팡과 같은 악덕 기업을 반드시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또한 “쿠팡의 성장 전략은 노동자를 사람 아닌 소모품으로 대하고, 대다수 노동자를 비정규직과 일용직으로 채우는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노동착취로 성장하는 쿠팡은 혁신기업이 아니라 퇴행 기업”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미국 법인 뒤에 숨는 쿠팡의 실질적 총수, 김범석 의장의 행보는 이제 쿠팡이 퇴출 기업이 되어야 마땅함을 보여준다”며 “법과 상식의 칼날로 낱낱이 해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팡은 고용 안정을 해주겠다는 안내문자를 계약직, 일용직들에게 발송했다. 이후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1700명의 상시직 직원들에게 근무할 수 없는 기간에도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면서 “단기직을 포함해 모든 직원들이 희망하는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전환배치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 노조 측은 “다른 센터로 출근 지원을 했던 일용직 노동자 상당수는 채용되지 않았다”며 “계약직 노동자들에게는 22일부터 다른 센터로 출근할 것을 21일 오전 9시까지 응답할 것을 강요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퇴사처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이것이 쿠팡이 말한 고용 안정 대책의 실상”이라고 말하며 “퇴사를 선택하는 분에겐 실업급여 수급조차 협조 않겠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아귀찜·복국 잡솨봐… 갯장어샤부 빼면 섭합니데이

    [이우석의 미시 여행] <3>‘경남의 명동’서 먹거리 타운으로… 옛 마산의 기개 오롯한 창원 창동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오늘은 창원이 아니고 ‘마산’이다. 2010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 전, 구 마산시의 원도심 지역이다. 마산에서 창동은 서울 명동보다 컸다. 명동과 종로, 무교동, 남대문시장 등을 모두 합친 개념이 창동이었다. 실제 면적이 큰 것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도심이라 그렇다. 1990년대 초반까지 마산에서 “시내 나가자”고 하면 창동으로 갔다. 대표적 문화시설인 극장이나 나이트클럽에 가려면 마산밖에 없었다. 창동 길을 걷다 보면 그날 외출한 사람들을 죄다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마산어시장, 부림시장, 유흥가인 오동동과 이어져 밤낮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특구를 이뤘다.창동(倉洞)은 조선시대 대동법 시행 이후(1760년) 조창이 생겨났대서 붙은 지명이다. 인근 농산물과 건어물 등 세곡이 여기에 모였다가 한양으로 올라갔다. 그때부터 이미 돈이 돌던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시기에도 수출자유지역으로 번성했다. 경남 최대 어시장인 마산어시장에 물건을 떼러 온 상인들과 제수용 생선을 사러 멀리 산청, 함양, 진주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다. 한일합섬 등 섬유산업에 종사하던 여성 직장인들도 주말이면 창동에 나와 도심 나들이를 즐겼다. 당연히 술집, 식당, 찻집 등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세련된 옷가게와 서점, 금은방 등이 창동 거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곳간이 차면 예술혼이 무르익는 법. 조각가 문신, 시인 김춘수, 이은상, 천상병, 정진업 등이 마산에서 자라며 감성을 키웠다. ‘경남의 시내’였던 창동은 주거지역의 이동과 대체상권 형성 등으로 인해 한때 상권을 잃어버리며 빛이 바랬다. 하지만 창원시가 십여 년 전부터 진행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덕에 과거의 영화를 되찾아가고 있다. 창동은 단지 법정동 ‘창동’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마산어시장 일대부터 복집골목, 오동동 아귀찜골목, 창동 예술촌, 부림시장을 잇는 원도심 벨트를 의미한다. 마산어시장부터 들른다. 엄청나게 크다. 아쿠아리움이 따로 없다. 요즘은 제철인 갯장어가 나온다. 갯장어는 개(犬)장어란 뜻이다. 이빨이 날카롭고 하도 잘 물어댄대서 개장어다. 갯장어는 육수를 팔팔 끓여 샤부샤부로 찰방찰방 슬쩍 익혀 먹으면 된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시장 바닷가 쪽에 장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몰려 있다. 붕장어도 판다. 고추장 양념이나 소금구이로 구워 파는데 싱싱한 놈은 ‘부산식’(마산 사람들이 화를 낼 테지만)으로 다짐 회를 썰어 달래도 된다. 출입구가 여러 곳인데 입구 쪽엔 반드시 식당가가 있다. 들어오거나 나갈 때 뭔가를 꼭 먹게 되는 이유다. 젓갈이나 건어물 코너에는 이것저것 살 것도 많다. 딱 어시장만 이리저리 둘러봐도 반나절은 족히 지나간다.길을 건너 오동동 쪽으로 오르면 복국 골목이 있다. 곳곳에 ‘복’이라 쓰인 간판 일색이다. 왠지 복 받는 느낌이다. 복매운탕이나 복맑은탕이 아니라 복국이다. 시원하게 끓여 한 뚝배기씩 내 준다. 집집마다 조금씩 메뉴가 달라 전골을 파는 집도 있다. 마산만에서는 복어가 많이 잡힌다. 일찌감치 복국이 발달한 이유다. 가장 오래된 ‘남성복집’은 양복을 파는 집이 아니다. 일제가 패망하던 1945년 개업한 유서 깊은 복국집이다. 3대째 운영하고 있다. 미나리를 넣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라 아침이나 늦은 밤 해장거리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창동 어귀에 접어들면 장을 보러 온 행인이 많이 지난다. 부림시장에서 푸성귀를 사고 어시장에서 생선을 사 저녁상을 차리려는 마산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과거 경남의 대표적인 전통 재래시장답게 주전부리도 푸짐하다. 이미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날 대로 난 6·25떡볶이는 물론 명태 한 마리를 통째로 지져 주는 명태전, 참기름 냄새 고소한 꼬마김밥집 등 시장 안에는 ‘뭔가 살 일 없는’ 내가 가도 한참을 머물 수 있다. 6·25떡볶이는 시장 좌판 노점으로 시작해 어엿한 점포를 이루며 ‘전국구’ 떡볶이 맛집으로 소문났다. 1970년대까지도 좌판을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모여 쭈그리고 앉아 떡볶이를 먹었다. 그 모습이 한국전쟁 당시 배급장 풍경 같대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떡볶이 그릇을 받치는 화분받침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쫀득한 떡에 진한 어묵의 풍미가 배어난다. 후루룩 허기 때우기 좋은 맹숭한 잡채도 판다.부림시장 입구 쪽에서 나오면 창동에서도 가장 중심가가 펼쳐진다. 분식점이 많다. 성지여고 학생도, 한일합섬 여공도 주말이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호호 웃음보를 터뜨리며 먹던 분식들이다. 우동과 메밀국수를 잘하는 만미정, 떡볶이와 팥빙수 명가 복희집, 새로 생긴 짬뽕맛집 울트라반점 등에서부터 전통의 고려당 제과 등이 거리를 지키고 있다.1970년대 초반 문을 연 창동복희집 팥빙수는 정말 예스럽다. 들들 갈아 낸 통얼음에서 쏟아진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장비의 장팔사모처럼 순식간에 혀를 베며 냉기를 집어넣는다. 직접 쑨 고소하고 달달한 통팥이 “내가 진정한 팥빙수요”라고 외치는 듯하다. 떡볶이와의 궁합도 ‘최수종·하희라 커플’처럼 딱 맞아떨어진다.1959년 개업한 마산 고려당은 오랜 세월 마산시민의 입맛을 지켜 온 노포 베이커리다. 걸핏하면 싹 갈아엎는 서울과 달리 마산은 그리 바뀌지 않았다. 맛 좋은 ‘빠다빵’으로 소문난 고려당 빵집도 그대로 남았다.초밥 노포도 당당히 세월을 거스른 채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창동 신라초밥은 신라시대보다는 ‘좀 많이 늦은’ 1977년 개업한 집이다. 서울 강남처럼 세련된 ‘오마카세’(주방장에게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 일식집은 아니다. 호주머니 사정 가볍던(지금도 뭐 별반 나아지진 않았다) 필자의 어린 시절, 창문으로 흘끔흘끔 엿보던 그 옛날식 초밥집 분위기 그대로다. 주방장이 정성껏 깔끔하게 빚어내는 초밥은 이미 일본의 ‘스시’가 아니다. 우리 입맛이다. 이를 확인이라도 하듯 김치를 얹은 김치초밥이 이 집의 간판 메뉴다.창동에는 예술촌이 있다. 화가, 디자이너, 공예 등 예술인이 상주하며 작업을 하고 작품을 판매한다. 관광객들은 50여개 입주시설과 12개 체험공방에서 마산의 우수한 ‘예술 유전자’를 일부 수혈받고 갈 수 있다. 예술에 관심이 있든 없든 골목을 거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리의 뒷골목에 온 듯하다. 곳곳이 포토존이라 인증샷 투어의 재미도 쏠쏠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마산시민의 오랜 약속 장소인 ‘학문당 서점’과 시민극장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학문당 서점은 여전히 영업 중이나 시민극장은 영화관 대신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개관 100년, 문 닫은 지 20여년 만에 시민극장이란 이름으로 지난 4월 다시 문을 열었다. 물리적 공간은 좁지만 넓고 깊은 예술 세계가 담긴 창동 예술촌을 차근차근 둘러보고 문신미술관이 있는 ‘가고파 꼬부랑길’을 걸어 보면 마산의 야경과 그 안에 숨은 멋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다.창동과 오동동 사잇길에는 ‘상상길’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에게 응모를 받아 그들의 이름을 타일로 새겨 조성했다. 국내 딱 한 곳 창원 창동밖에 없다. 멀리 외국에 자신의 이름이 박힌 길이 있다면, 게다가 주변에 아름다운 예술촌까지 있다면, 어찌 가 보고 싶지 않을까. 색색 타일로 수놓은 길은 창동 예술촌의 중앙을 지나 여러 테마의 골목을 연결한다. 조만간 역병이 물러가고 나면 이곳에서 ‘창원’과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먼 길을 떠나온 각국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창동에서 좁은 찻길을 건너면 바로 오동동이다. 오동동 타령의 가사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에 나오는 바로 그 유명한 동네다. 오동추야(梧桐秋夜)는 오동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을 뜻한다. 가을 밤 운치나 동동주 한 사발의 흥겨움, 기생의 장구 치는 소리, 한량들의 술놀음 등 이 모두가 오동동으로 귀결된다. 오동동은 그런 곳이다. 전국을 통틀어 이토록 술집 골목을 흥겨이 노래한 적이 있었나. 아마도 오동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유흥가일 것이다. 지금 기생집의 흔적은 아예 사라지고 없다. 다만 달빛 아래 좁은 골목에서 비틀거리며 튀어나오는 나카오리(중절모) 차림 시인의 환영이 보일 듯하다. 오동동 골목 어디선가 상을 때리는 젓가락 장단이 들려올 듯도 하다.지금의 오동동은 아귀찜과 통술거리로 더욱 유명하다. 창동에서 이어진 골목엔 통술집이 줄을 섰고, 복국골목으로 내려가는 길엔 아귀찜 식당들이 가득하다. 마산 특유의 술문화인 ‘통술집’은 통영 다찌집, 진주 실비집, 전주 막걸리집과 비슷한 방식이다. 사실 통술은 예전 우리나라의 술문화였다. 안주를 따로 팔지 않고 술을 주문하면 먹을 만한 안주를 해 주는 것이다.이젠 통술집도 많이 바뀌었다. 요즘이야 예전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도 아니고 관광객들이 몰려와 안주만 바라니, 지금은 대부분 ‘한 상에 얼마, 몇 인 상에 얼마’ 하는 식으로 영업한다. 아무튼 제철 재료나 특별한 안주를 한상 가득 깔아 주니 물가가 턱없이 높은 서울에서 온 이들로선 눈이 휘둥그레진다.제철 안주를 찌고 볶고 삶아서, 때론 생으로 내온다. 호래기(참꼴뚜기)부터 멍게, 부침개, 냉채, 전복회, 오만둥이찜, 미더덕찜, 가오리, 오징어볶음, 소고기 장조림, 생선구이, 찌개, 회까지 줄을 이어 한 상에 연착륙한다. 어떠한 입맛에도 맞출 수 있는 구성이다. 아, 물론 집집마다 계절마다 구성은 달라진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술을 많이 주문할수록 안주는 더 나온다. 그래서 필자는 통술집에서 거의 ‘국빈급’ 환대를 받는다. 통술골목에서 거나하게 취하면 안 된다. 아직 아귀찜이 남았다. 역시 마산은 아귀찜이 가장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아귀찜집 간판에는 보통 ‘마산’을 쓴다. 흉측하게 생겨서 어부들이 죄다 버렸다던 아귀다. 자연적으로 말라비틀어진 아귀를 주워다 불려 콩나물을 얹어 찜을 했더니 그게 맛이 좋아 지금의 ‘값비싼’ 안줏거리가 된 신데렐라 생선이다. 아귀는 투실하고 시원하면서도 비린내가 없어 칼칼한 양념의 찜은 물론 수육이나 전골도 좋다. 특히 부드럽고 녹진한 간과 쫄깃한 껍질 등 버릴 것도 없다. 영화 ‘타짜’에서 나온 ‘전라도 아귀’(김윤석 분)와 조금 헷갈리지만 사실 마산에선 ‘아구’라 부른다. 아귀찜의 원조로 유명하니 아귀라 쓰고 아구라 읽는 것이다. 아귀찜 골목에는 식당마다 특색이 있다. 구수한 맛, 칼칼한 맛, 매콤한 맛 등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아귀찜뿐 아니라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의 아귀탕과 부드럽고 담백한 아귀 수육도 별미다. 생아귀와 건아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투박하지만 현지의 맛을 즐긴다면 건아귀를,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을 찾는다면 생아귀찜을 주로 취급하는 집으로 가면 된다. 오동동아구할매집처럼 둘 다 취급하는 집도 있다.마산 창동은 놀고 먹기에만 좋은 곳이 아니다. 근현대사에서 마산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민중항쟁이 두 번이나 일어난 저항의 도시다. 그 중심에 창동이 있었다. 1960년 3·15 당시 마산 시내 중고교생이 창동에 모여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저항에 나섰다. 그중 한 명이 전북 남원 출신의 김주열 열사다. 당시 명문이었던 마산상고(현 용마고)에 진학하기 위해 창동을 찾은 김 열사는 시위에 참가하다 행방불명됐고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시신으로 떠올랐다. 이는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1979년 10월에는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민중항쟁이 펼쳐졌다. 마산 시민들의 저항정신을 보여 주는 두 가지 사건이다. 마산 사람들은 거침없는 다혈질 성향으로 인식된다. 그 혈기가 정의감과 애국심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을 제정하자 마산시의회(현 창원시의회)는 곧바로 대마도의 날을 만들어 맞대응했다. 전국 최초다. 날짜는 6월 19일.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 정벌을 위해 마산포에서 출정한 날을 골랐다. 얼마 전인 19일, 창원시의회는 제17회 대마도의 날 기념식을 진행했다. 대단한 기개가 아닐 수 없다. 지방 여러 도시가 있지만 이토록 원도심의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은 드물다. 한때 경남을 대표했던 도시 마산. 지금 그 이름은 창원특례시 안에 묻혀 있지만, 적어도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만큼은 창동의 무궁한 매력과 함께 나란히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마산 창동여행 체크리스트 어떻게 가나 : KTX 마산역에서 800번 좌석버스를 타면 마산어시장, 창동까지 간다. 동마산병원 앞에서 승차하고 삼성생명 맞은편 정류장이나 상호신용금고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무엇을 볼까 : 굿데이뮤지엄은 ‘무학소주’를 만드는 무학에서 운영하는 주류 박물관이다. 전 세계 5대륙 권역별로 주류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어디서 잘까 : 마산어시장 인근의 호텔 레이지 헤븐과 스카이뷰 호텔이 평점이 좋다. 창동 쪽엔 퍼스트클래스 호텔이 있다.
  • ‘公기관 경영평가’ 무더기 오류낸 기재부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무더기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기관장 거취나 임직원 성과급 등과 연동하기 때문에 매우 관심이 높은 평가다. ‘땅 투기’ 논란을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번 경영평가에서 사실상 낙제점 등급을 받아 올해는 성과급을 거의 수령하지 못할 예정이다.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상당수 공공기관 평가에서 점수 산정에 오류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과도하게 낮은 점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확인 작업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파악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부 평가지표에서 배점을 적용하는 데 오류가 있어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고 향후 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공공기관 131곳에 대한 2020년도 경영 실적 평가 결과를 의결했다. 결과 발표 후 닷새 만에 평가 조정 작업을 하는 것이다. 당시 평가에서 종합등급 기준 ▲우수(A) 23개(17.6%) ▲양호(B) 52개(39.7%) ▲보통(C) 35개(26.7%) ▲미흡(D) 18개(13.7%) ▲아주 미흡(E) 3개(2.3%)로 평가됐다. 낙제점을 받은 한국보육진흥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우체국물류지원단 등 4곳의 기관장이 해임 건의 조치를 받았다.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점수 산정 오류로 평가등급이 뒤바뀐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일부 공공기관에선 가중치 부여를 잘못해 총점에서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고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한 단계 정도 평가등급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정부가 발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한 신뢰도가 큰 흠집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는 LH 사태로 무리하게 평가 등급을 낮추는 과정에서 계산 오류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공정성 차원에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에 일임했고, 사전에 개입이 불가능해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LH의 등급은 관심사였는데, 종합등급 미흡(D) 등급을 받았다. 최근 3년 연속 우수(A) 등급에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LH 기관장과 임원은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직원들은 수사 결과 확정까지 지급이 전면 보류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마라탕 맵다” 별점테러… “맛이 달라” 환불요구

    “마라탕 맵다” 별점테러… “맛이 달라” 환불요구

    막무가내 환불요구·악성리뷰에 몸살공짜밥 먹는 ‘쿠팡 거지’ 신조어까지주문비율 압도적 배달앱에 생계 달려업주들 “시비 붙으면 장사 끝” 속앓이서울 서초구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전모(31)씨는 배달주문 고객들의 지나친 환불 요구에 골치가 아프다. ‘국물이 너무 빨갛다’, ‘음식이 너무 맵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들에게 “마라탕이 원래 그렇다”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다. 음식이 정말 이상한 건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지만 품질에는 문제가 없었다. 전씨는 “그래도 ‘별점 테러’가 더 무서워서 손님 요구대로 음식값을 모두 돌려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최근 소비자의 끈질긴 환불 요구와 인격 모독에 시달린 김밥가게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한 ‘새우튀김 환불 갑질 사건’을 계기로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식당 사장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악성 리뷰와 평점 테러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대한 맛과 다르다며 환불을 요구하거나 배달음식을 변기 등에 버리는 사진을 찍어 후기를 남기는 사람도 있다. 온라인에서는 악성 리뷰로 점주를 협박해 공짜 밥을 먹는 사람을 배달앱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의 이름을 따 ‘쿠팡거지’, ‘배민거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들이 기승을 부려도 업주들은 속수무책이다. 코로나19로 매장 손님보다는 배달앱 주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진상 손님이 많다고 배달앱 거래를 끊을 수도 없는 형편인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게의 매출에 큰 타격을 주는 이른바 ‘별점 테러’다. 양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31)씨는 “한 달 평균 배달과 매장 주문 비율이 8대2 정도로 배달앱에 생계가 달려 있다”며 “배달앱은 후기 관리가 중요해서 비용을 감수하고 치즈볼, 감자튀김, 콜라 서비스를 넣어 준다. 배달앱에 주는 수수료, 광고료도 많은데 이래저래 을의 신세”라고 말했다. 사실상 ‘별점의 노예’가 된 업주들은 최저 별점을 받을 바엔 차라리 환불해 주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구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김모(35)씨는 “고객과 환불이나 평점 문제로 시비가 붙는 것을 다른 고객들이 보면 그 순간부터 장사는 끝”이라며 “별점 1개를 받을 바엔 돈을 물어주고 조용히 끝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후기와 평점을 날것 그대로 노출하지 말고 재주문 비율만 공개하는 등 보호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장의 평균 점수만 노출하거나 좋은 평점을 유지하던 가게에서 갑자기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오면 통계에서 제외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며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표본)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지도 않다”고 말했다.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배달 플랫폼들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쿠팡이츠는 지난 22일 악성 리뷰에 대해 해명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측 관계자는 “업주가 후기 게시 중단을 요청하면 30일간의 임시 조치를 진행해 해당 후기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며 “욕설, 폭언을 반복하는 고객에겐 재발 방지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마라탕 빨갛다고 별점 테러…배달 앱 노예된 자영업자들

    마라탕 빨갛다고 별점 테러…배달 앱 노예된 자영업자들

    서울 서초구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전모(31)씨는 배달주문 고객들의 지나친 환불 요구에 골치가 아프다. ‘국물이 너무 빨갛다’, ‘음식이 너무 맵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손님들에게 “마라탕이 원래 그렇다”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다. 음식이 정말 이상한 건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지만 품질에는 문제가 없었다. 전씨는 “그래도 ‘별점 테러’가 더 무서워서 손님 요구대로 음식값을 모두 돌려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최근 소비자의 끈질긴 환불 요구와 인격 모독에 시달린 김밥가게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한 ‘새우튀김 환불 갑질 사건’을 계기로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식당 사장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악성 리뷰와 평점 테러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대한 맛과 다르다며 환불을 요구하거나 배달음식을 변기 등에 버리는 사진을 찍어 후기를 남기는 사람도 있다. 온라인에서는 악성 리뷰로 점주를 협박해 공짜 밥을 먹는 사람을 배달앱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의 이름을 따 ‘쿠팡거지’, ‘배민거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들이 기승을 부려도 업주들은 속수무책이다. 코로나19로 매장 손님보다는 배달앱 주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진상 손님이 많다고 배달앱 거래를 끊을 수도 없는 형편인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게의 매출에 큰 타격을 주는 이른바 ‘별점 테러’다. 양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31)씨는 “한 달 평균 배달과 매장 주문 비율이 8대2 정도로 배달앱에 생계가 달려 있다”며 “배달앱은 후기 관리가 중요해서 비용을 감수하고 치즈볼, 감자튀김, 콜라 서비스를 넣어 준다. 배달앱에 주는 수수료, 광고료도 많은데 이래저래 을의 신세”라고 말했다. 사실상 ‘별점의 노예’가 된 업주들은 최저 별점을 받을 바엔 차라리 환불해 주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구에서 보쌈집을 운영하는 김모(35)씨는 “고객과 환불이나 평점 문제로 시비가 붙는 것을 다른 고객들이 보면 그 순간부터 장사는 끝”이라며 “별점 1개를 받을 바엔 돈을 물어주고 조용히 끝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비스 제공자에게 소비자 평가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는 정보 비대칭도 문제로 지적된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기사 김모(67)씨는 “고객들이 매긴 평점의 이유도 개인 기사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아 어떤 점이 부족하거나 좋았는지 전혀 알 길 없다”며 “평점이 낮아질수록 콜 배정을 주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개선점을 확인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호소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개별 평가 결과가 제공되면 운행 기록을 통해 어떤 승객이 어떤 평점을 남겼는지 특정된다는 문제가 있다”며 “다만 민감한 평가는 기사에게 알려주고 해명 기회를 제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업주들은 후기와 평점을 날것 그대로 노출하지 말고 재주문 비율만 공개하는 등 보호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장의 평균 점수만 노출하거나 좋은 평점을 유지하던 가게에서 갑자기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가 나오면 통계에서 제외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며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표본)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지도 않다”고 말했다.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배달 플랫폼들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쿠팡이츠는 지난 22일 악성 리뷰에 대해 해명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측 관계자는 “업주가 후기 게시 중단을 요청하면 30일간의 임시 조치를 진행해 해당 후기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며 “욕설, 폭언을 반복하는 고객에겐 재발 방지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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