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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자로 Go Go 일본 나고야!

    무비자로 Go Go 일본 나고야!

    최근 개항한 주부국제공항에서 일본 중부 주요도시인 나고야 시내까진 특급열차로 28분 걸린다. 하지만 초행길에 티켓을 끊고 열차를 기다리다 보면 1시간은 잡아야 한다. 나고야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는 1612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나고야성 천수각. 현재의 천수각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59년 복원했다. 외관이 구마모토성이나 오사카성의 천수각과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지붕 용마루 가장자리에 황금빛 동물이 양쪽에 박혀 있다. 머리는 호랑이, 몸은 가시가 난 물고기 모양이다.‘사치호코’라는 상상의 동물인데 화재를 예방해 준다고 믿고 있다. 다른 천수각과는 색다른 모습이다. 안쪽에는 칼과 가문의 문양 등이 전시돼 있다. 또 가장 전통적인 일본의 성을 보고 싶다면 나고야 북쪽, 전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이누야마시의 이누야마성을 들 수 있다. 기소강 남쪽에 우뚝 솟은 이누야마성은 1537년 오다 노부나가의 숙부가 축성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자 유일하게 개인 소유다.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됐다. 전통적인 성곽뿐 아니라 나고야에는 첨단 건물도 많다. 가장 먼저 외관이 UFO모양으로 생긴 오아시스21을 볼 수 있다. 사카에 지역의 상징적인 건물로 상점·음식점 등이 들어서 있다. 나고야역의 상징인 JR센트럴타워스가 있다. 지상 51층과 53층 건물에 20층에서 49층까지가 호텔이다. JR나고야역에서 산책을 겸해 걸어서 15분쯤 가면 공원속에 붉은 벽돌 건물이 나온다. 세계적인 도자기 제조업체인 노리타케가 창업 100주년을 맞아 조성한 공원겸 도자기 박물관인 노리타케의 숲이다. 노리타케는 양식기 부문에서 로열 코펜하겐 등과 견주는 명품. 붉은벽돌 건물은 일본 최초의 도자기 공장으로 1904년 설립 당시의 모습이다. 노리타케는 1913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양식 디너 접시를 제조한 이래 20년 만에 본차이나를 만들었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고급 도자기 장식품이나 그릇을 만드는 과정을 순서대로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또 시기별 변천사와 함께 1876년 회사 설립 당시의 희귀한 식기 등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인물 사진을 넣어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코스도 있다. 장식품과 찻잔 식기세트를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아웃렛 매장도 있다. 흙으로 장식품이나 그릇부터 항공우주와 초정밀 반도체까지 제작하는 노리타케에서 전통과 첨단의 조화로운 공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나고야를 갔다면 도요타박물관을 가는 것도 필수. 나고야역에서 2시간가량 걸리지만 아이치 만국박람회장에선 10분 거리다. 자동차가 구두처럼 ‘생활필수품’이 된 요즘 희귀한 자동차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겁다. 세계적인 고전명차 60대와 도요타가 생산한 명차 60대가 전시돼 있다. 이들 자동차는 기름만 넣으면 출발할 수 있도록 관리돼 있다. 이밖에도 나고야에선 지붕 모양이 톱니바퀴처럼 생긴 산업기술기념관, 호수와 샘이 아기자기한 일본식 정원인 백조정원, 동식물관과 놀이공원이 결합된 히가시야마공원 등이 있다.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 빡빡한 일정으로 온천을 즐기지 못했다면 돌아오는 길에 주부공항 청사내의 온천에서 몸을 담글 수도 있다. 나고야 글 사진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렇게 가세요 대한항공과 전일항공 등이 인천∼나고야 노선을 매일 취항한다.1시간30분가량 걸린다. 나고야로 가기가 쉬워졌지만 아직 일반인을 위한 여행상품이 개발되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나고야 관광은 우리의 시티투어버스 비슷한 관광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도쿠가와 미술관 코스·가마우지 낚시 투어 등 여러가지가 있다.3시간 코스는 3630엔,5시간은 5710엔. 나고야를 방문한 길에 산업을 둘러보는 데는 1박2일 코스가 적당하다. 가장 대표적으론 나고야에서 산업기술기념관~메이지촌~이누야마성~항공우주박물관 코스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도요타자동차공장-도자기자료관으로 맺을 수 있다. 이외에도 도자기를 제조하는 마루후쿠나 새우 센베이 마을 등을 택할 수도 있다. 예약은 나고야(052-561-4036)나 유람버스(www.nagoyayuran.co.jp)홈페이지로 하면 된다. ■ 엑스포 보러오세요 나고야가 속한 아이치현은 25일부터 9월25일까지 ‘자연의 예지’라는 주제로 박람회를 연다. 나고야역에서 동쪽으로 20㎞가량 떨어져 있다. 주부공항에서 1시30분쯤 걸린다. 박람회장까지는 일본 최초의 자기부상 열차 ‘리니모’로 갈 수 있다. 장내에선 무인자동차로 이동한다.‘생명의 빛’이란 테마로 참가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121개국과 기업들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2012여수박람회 유치 활동도 벌인다. 박람회는 세계의 문화와 차세대 산업과 기술을 전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등이 박람회에서 선보여 세계화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박람회가 끝나는 9월 말까지 비자발급 없이 최장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관(www.expo2005.or.kr)이나 일본 박람회협회(www.expo2005.or.jp)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된다. 입장료는 어른 4600엔, 어린이 1500엔. 나고야(052)569-2005. ■ Go! Go! 나고야 먹을거리-덴무스로 든든하게 기시멘에 땀 쭉~ 일본의 중부지방인 나고야는 먹을거리가 무척 풍부하다. 도쿄와 오사카의 중간지점인 나고야에는 음식에서 양쪽의 특징이 모두 살아 있다. 우동은 육수의 간장색이 진하면 도쿄식이고, 육수가 맑은 것은 오사카 스타일이다. 이렇게 다양한 조리법이 만난 나고야는 음식문화도 발달했다. 하지만 우동이나 라멘의 국물은 우리 입맛에는 다소 짜게 느껴졌다. 나고야에선 새우요리를 가장 고급으로 치며, 새우 센베이까지 있을 정도로 새우 음식이 다양하다. 새우튀김을 주먹밥에 넣은 덴무스는 도쿄를 거쳐 일본 전역으로 전파된 대표적인 나고야 음식. 탁구공보다 조금 크게 만든 주먹밥 가운데에 각종 양념을 넣고 한쪽에 새우튀김을 삐죽 나오게 꽂고 김으로 띠를 한바퀴 둘렀다. 튀김의 고소한 맛과 새콤하면서 달착지근한 초밥 맛이 잘 어울린다. 웬만한 음식점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3개에 600∼900엔 정도. 면 요리 천국인 일본에서도 나고야만의 면요리, 기시멘을 들 수 있다. 면발이 칼국수처럼 얇으면서도 끈처럼 넓적하다. 가다랑어로 맛을 내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면발이 아주 졸깃하다. 기시멘은 대개 500∼900엔. 지하철역 구내의 서서 먹는 음식점에서도 기시멘을 판다. 나고야 고친도 뺄 수 없다. 닭의 일종인 고친은 120∼150일 정도 기른 것으로 맛이 깊고 씹는 감촉도 그만이다. 간장소스를 끼얹은 닭날개 튀김(데바사키)을 권할 만하다. 날개는 살은 비록 적지만 퍼석거리거나 질기지 않고 맛이 고소하다. 포크가 아니라 손으로 잡고 뼈를 발라 먹어야 제맛이 난다. 붉은된장(아카미소)으로 만든 우동도 그만이다. 국물은 약간 텁텁하면서도 걸쭉하다. 된장은 붉은색보다도 주황색에 가깝다. 일본 왕실에서도 붉은 된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붉은 된장은 담백한듯 가벼운 느낌의 일본 된장 미소와는 달리 맛이 깊다. 돈가스·우동·라멘·튀김 등에 골고루 소스로 쓰이는 재료다. 아카미소 우동은 600∼800엔. 정통 스시를 맛보려면 나고야 시내의 기코(吉凰·052-231-4144)를 찾으면 된다. 칼을 잡은 지 28년 된다는 주인 나카무라 쇼지(45)는 나고야에서 스시를 가장 잘한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자리는 10여석 남짓 하루 20명가량 찾는 작은 초밥집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도 여러차례 소개됐던 곳으로 일본 프로야구 나고야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선동렬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찾았던 곳이다. 이 집에만 있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재료가 12가지나 들어가는 김말이 초밥(노리마키)은 지름이 10㎝가 될 정도로 두툼하다. 또 달걀말이를 카스테라처럼 두껍게 구워낸 다마고야키도 정교하게 보였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1인당 1만엔 정도라야 새우·참치·장어 등의 초밥을 골고루 맛 볼 수 있다.
  • [이집이 맛있대] 대전 만년동 ‘불이아’

    [이집이 맛있대] 대전 만년동 ‘불이아’

    중국음식 하면 으레 자장면과 짬뽕 등을 떠올린다. 대전 서구 만년동 중국음식점 ‘불이아’(弗二我)에는 이런 음식이 없다. 대신 훠궈(火鍋) 등이 있어 중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훠궈는 사천 요리로 샤부샤부를 일컫는다. 육수에는 백탕과 홍탕이 있다. 백탕은 사골에 닭을 고은 물을 섞어 만들었다. 홍탕은 사골에 계피 등 20여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뒤 유채기름과 청양고춧가루 등을 넣어 색깔이 붉다. 이들 육수를 끓인 뒤 야채와 소고기를 데쳐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호주·뉴질랜드산 양고기도 함께 나와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맛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소스는 땅콩가루와 참깨가루 등을 섞어 만들어 고소하다. 간장이나 마늘 등 다른 소스들도 있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야채, 고기를 홍탕에 넣어 데치면 느끼할 수도 있다. 유채기름 때문이다. 무척 매콤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 수가 있다. 하지만 백탕은 국물이 시원해 아이들도 거부감은 없을 듯하다. 야채와 고기를 다 먹으면 국물에 면이나 라면을 넣어 먹는데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뒤끝도 개운하다. 훠궈는 1인분에 1만 5000원. 육고기가 싫으면 새우, 참소라, 가리비, 홍합 등이 섞여 나오는 해물 훠궈를 시키거나 한 접시에 8000원 하는 해물을 육고기에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정식’이라 불리는 이 요리를 시키면 배추, 쑥갓, 시금치 등 채소와 새송이, 팽이버섯 등 버섯류가 맘껏 제공된다. 샤부샤부를 먹는 중간에 두부·만두·햄 등을 넣어 먹으면 별미이고, 이것들은 또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주인은 문정현 신부의 여동생인 문옥면씨. 지난 2002년 말 오픈했다. 불이아는 ‘둘도 없는 우리’라는 뜻이다. 홍탕과 백탕이 부담스러우면 각종 채소를 삶아 우려내 만든 ‘징기스칸탕’을 육수로 쓰면 맛이 더욱 개운해진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길섶에서] 하루만 더/ 이용원 논설위원

    금실 좋은 친구 부부와 며칠전 만나 식사를 했다. 친구가 느닷없이 “우리 부부는 세상 떠날 순서를 정했어. 이 사람 먼저 죽으면 나는 하루만 더 살고 다음날 쫓아가기로 했지.”라고 말했다. 친구 부인은 곁에서 웃기만 했다.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설명이 다음과 같았다. 집사람이 어느날 금실 좋은 부부는 죽을 때도 같이 죽는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자기가 먼저 가자니 남은 내가 불쌍하고, 내가 먼저 가면 자기는 외로워서 못 살 것 같다고 한 걱정을 하더군. 그래서 둘이 의논해서 내가 하루 더 살기로 했어. 알다시피 집사람은 덜렁대는 편인데, 나는 좀 꼼꼼하지 않냐. 마누라 먼저 보내고 하루쯤 뒤치다꺼리하면 따라갈 수 있겠지. 그 이상 미루면 이 여자가 밤마다 꿈에 나타나 얼른 오라고 보챌 거야. 말을 마친 두 사람은 마주 보며 빙긋 웃었다. 그 친구 부인은 남편 사랑이 끔찍했다. 둘이 걸어갈 때면 부인은 달아나는 애인 붙잡듯 아예 매달리는 자세로 팔짱을 꼈다. 남편 친구에게도 잘해 새벽에 쳐들어가도 웃는 낯으로 술상을 내왔고, 아침에 깨면 해장할 국물을 차려냈다. 그래, 이들이라면 죽어서도 헤어지지 않을 거야. 왠지 믿음이 갔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웰빙된장 맛을 찾아서

    웰빙된장 맛을 찾아서

    ‘장(醬)은 정월장’이라며 매운 겨울날씨에 팔을 동동 걷어붙인 어머니가 큰 항아리에 메주와 붉은 고추, 숯을 넣어 장을 담그던 모습은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장은 음식 간을 맞추는 것이지만 ‘되는 집안은 장맛도 달다.’ ‘말이 달면 장맛이 쓰다.’는 옛말처럼 장이란 음식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장담그는 집안이 드물다고, 편안함을 좇는다고 여성들을 비난할 수만도 없다. 아파트에서 메주를 띄울 수도 없고, 항아리를 놓을 공간도 마땅치 않다. 더욱이 햇볕에 따라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닫아줄 손길도 없어졌다. 된장을 사 먹게 된 시대를 거스를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정성을 담은 장맛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면 맛있는 장맛을 찾아 떠나자. ●죽염으로 만든 절 된장 충남 공주시 장기면 장군사 자락 영평사란 절에서 만든 된장을 따라 길을 나섰다. 스님이 만드는 된장이라니 우선 믿음이 간다. 환성 스님은 영평사 부속 영평식품이란 회사를 만들어 6년째 된장을 만들고 있다.“절 재정에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들어 팔고 있는데 매년 손해예요.”스님이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광고 한 번 안 하니 아직은 덜 알려졌고, 제대로 된 된장을 만드느라 아홉번 구운 죽염을 쓰기 때문이다.“자부심없이는 된장 못 만들어요.10㎏에 2만원의 낮은 가격의 된장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그 가격에 우리 콩 쓰면서 1년 숙성시킬 것을 기대하기란 무리예요.” 스님은 된장은 우리 콩을 사용하는 것만큼 어떤 소금을 쓰느냐,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일염은 바다가 오염되면서 함께 오염됐다. 그래서 스님은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고 800℃에서 구워내기를 8번, 그것도 부족해 아홉번째에는 1500℃로 죽염을 굽는다. 그러면 죽염이 녹아내려 자주색 덩어리가 생긴다. 그것이 유명한 자죽염이다. 물은 영평사 뒤에서 나는 천연 석간수를 사용한다. 그러니 장맛이야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웰빙’이라면서 몸에 좋은 음식들을 골라먹는데 우리가 제일 많이 먹는 것은 물하고 소금인데 어찌 그것은 가려먹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스님은 걱정했다. 절 뒤편에 수백 개의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햇볕이 좋은 날이면 항아리 뚜껑을 모두 열어 하늘의 좋은 기운과 신선한 공기를 받게 한다. 이렇게 하기를 여섯 달, 그래야만 제대로 된 된장이 된다. 된장은 1㎏에 1만 5000원, 고추장은 1㎏ 2만원. 간장과 죽염도 판매한다.www.young pyungsa.org,041-857-1854. ●찬란한 백제의 숨결 백제 문화를 대표하는 곳 무령왕릉이 근처에 있다.1호부터 7호분까지 발굴된 송산리 고분군 중 7호분이 바로 무령왕릉. 그러나 아쉽게도 무령왕릉에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보존관계로 영구 폐쇄됐기 때문. 대신 무령왕릉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형 전시관을 볼 수 있다. 입장료 어른 1500원.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적인 성곽으로 해발 110m 언덕에 있다. 산성을 따라 고즈넉한 산책로를 걷노라니 여유가 생긴다. 공산성의 길이는 모두 2.6㎞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족하다. ●다양한 박물관을 찾아 공주에는 무령왕릉에서 나온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국립공주박물관(gongju.museum.go.kr,041-850-6302)부터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들이 많다. 웅진교육박물관(www.wjem.or.kr,041-853-4569)은 조선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옛날 교과서와 어린이 잡지, 우표, 문서 등을 모아놓은 곳으로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다. 충남산림박물관은 중부권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산림교육장이다. 산림박물관, 야생동물원, 연못, 팔각정 등이 있어 아이들의 야외학습에 그만이다. ●공주국밥을 찾아 공산성 앞쪽에는 근사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새이학가든(854-2030)의 ‘따로국밥’은 유명하다. 사골 뼈와 잡뼈 등을 넣고 이틀 동안 고은 국물에 양지 사태 등을 삶아놓고 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풀면 그 맛이 얼큰하고 담백하다. 공주에 가면 꼭 들러볼 만한 집이다. 국밥 5000원. 아이들과 함께라면 장수고을(856-0208)도 강추. 돌솥에 막 지은 밥과 18가지 반찬이 함께 나오는데 가격은 1인분에 4000원으로 저렴하다. ■ 광양 나종년 농장 가볼까 ●신지식인이 만드는 된장 볕 좋은 전남 광양 백운산 자락에 자리잡은 나종년 농장(061-762-3937)은 고로쇠 된장으로 유명한 집. 집에 들어서니 메주를 한창 닦고 있던 할머니가 달갑지 않은 얼굴로 흘깃 쳐다보더니 고개를 돌렸다.“장 담그는 날은 바빠서 원래 남의 집 방문을 삼가는 것이 예의인 것을…” 어쩔 줄 몰라 머리를 긁적이고 서 있느니, 인상좋은 나종년씨가 인사를 건넸다.“저희 어머니는 장 담그는 날 사람들이 오는 것을 싫어하세요….” 나씨의 모친 정정원 할머니는 손맛뿐 아니라 마음가짐까지 옛날방식 그대로였다. 올해 신지식인에 선정된 나씨는 어머니의 손맛에 과학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우리의 전통음식은 그냥 하던 대로, 관습적인 부분이 많은데 이것을 분석해보면 그렇게 과학적일 수 없습니다.”라며 선조들의 생활속 지혜에 감탄했다. 나씨는 백운산에서 나는 고로쇠 물로 장을 담근다. 나씨 가의 장은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성분검사결과, 뼈에 이로운 칼슘이 다량 함유되었으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이렇게 고로쇠수액으로 만든 된장과 간장 덕에 그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앞으로도 더덕, 도라지 간장, 재첩된장, 쑥된장 등 다양한 기능성 장류에 도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된장 1㎏에 1만원, 고추장 1만 2000원. ●남도의 명산 백운산 광양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남해안 최고봉인 백운산. 해발 1218m로 전남에서는 지리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이며, 주능선이 16㎞에 이르는 큰 산이다. 또한 4월에는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백운산은 ‘신비의 약수’ 고로쇠나무 수액이 한창이다.8개 마을의 민박농가 174농가에서 채취 판매하고 있으며 18ℓ 한 통에 5만원. 광양시청 산림과(061)797-2423. 또 동곡계곡에 만들어진 백운산 자연휴양림은 신발을 두손에 들고 맨발로 황토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황톳길, 등산로, 산책로 등이 좋다. 입장료 성인 1000원. 주차료 2000원. ●천년의 역사를 느끼며 나종년농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옥룡사지가 있다. 옥룡사는 신라 말에 조그만 암자였던 것을 도선국사가 864년부터 35년 간 거처하며 수백 명의 제자들을 키운 곳이다. 하지만 1878년 화재로 소실된 후 폐찰됐다. 지금은 절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지만 천년 세월의 찬란했던 당시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옥룡사지 입구에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다는 7000여 그루의 동백림은 해마다 이맘때면 붉은색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 밖에 광양읍에는 16세기 광양현감 박세후가 만든 ‘유당공원’이 고을의 깊은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유당공원은 수령 400년의 이팝나무를 비롯, 수백년 묵은 고목 수십 그루와 연못이 조화를 이룬 고유의 정원이다. ●광양의 별미 불고기 광양을 대표하는 음식이 불고기.한국식당(761-9292)은 4대째 가업을 이은 불고기집이다. 고기에 양념이 거의 없는 선홍빛의 고기가 한 접시 나온다. 한우의 등심을 얇게 썰어서인지 고기 군데군데 떡심이 붙어 있다. “불고기의 맛은 고기를 손질하는 기술과 양념하는 기술이 맛을 좌우합니다. 갓 잡은 한우의 등심에 붙은 힘줄과 비계를 떼어내고 살코기는 결 반대로 얇게 썰어 내어 손님이 주문하면 바로 양념에 묻혀서 냅니다.”라고 주인 박영희(54)씨는 말한다. 우윳빛 누룽지도 별미. 불고기는 1인분에 1만 3000원. 누룽지는 2000원. 광양읍사무소 뒤에 있다. ● 전통된장이란 발효식품인 우리의 전통 된장이 몸에 좋은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맛과 향이 사먹는 된장이나 일본 된장과는 구분이 되는데 그것은 바로 바실러스(Bacillus)라는 세균 때문이다. 즉 메주와 된장은 새끼줄이나 짚을 좋아하는 세균, 곰팡이, 효모 등이 작용하여 혈전용해능력, 항암효과 등 각종 효능을 갖는다. 우리 전통된장은 보통 음력 10월에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고 볏짚에 묶어 약 1개월 동안 두어 미생물을 자연배양한다. 정월 초에 30℃ 내외의 방에서 15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때 메주의 표면이 갈라지고 그 틈에 각종 세균과 미생물이 자란다. 다음에는 메주를 씻고 잘게 부숴 말린 다음 항아리에 물과 소금을 적당량 섞어 장을 담근다. 그다음 3개월이 지나면 물과 메주를 분리한다. 그 물을 달이면 간장이 되고, 메주는 곱게 갈아 풀과 소금을 넣어 항아리에 담아 6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된장이 맛있게 익는다. 대표적인 슬로 푸드인 셈이다. 개량된장은 곰팡이의 일종인 황국균을 쌀에 미리 길러 콩과 섞어 만드는데 시간도 단축되고 간편하다. 하지만 1년 동안 항아리에서 숨을 쉬며 적당한 햇살과 좋은 공기로 발효시킨 전통된장과 2주일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된장을 비교할 수는 없다. ■ 가볼만한 된장마을 ●안성 서일농원 1991년부터 장을 만들기 시작한 서일농원은 수천 개의 항아리들이 가지런히 있는 놓여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주인 서분례씨가 옛 문헌의 고증을 통해 철저하게 된장을 만들고 있다. 된장 1㎏ 2만 5000원, 고추장 4만원.(031)678-3171. ●양평 수진원 수진원은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된장을 만든다. 물론 농약을 전혀 치지 않으며 황금색의 태광콩만을 고집한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간장, 즉 5년 숙성시킨 조선간장이 유명하다. 된장 900g 1만 2000원, 고추장 500g 2만원. 간장 500㎖ 1만원.(031)773-3747. ●정선 메주와 첼리스트 첼리스트가 만드는 된장으로 익히 알려진 도완녀씨가 강원도 햇콩과 두메산골의 공기와 햇볕, 깨끗한 물을 버무려 예술된장을 탄생시킨다. 청국장환과 된장환까지 제품도 다양하다. 된장 550g 9900원. 고추장 550g 1만 1900원. 청국장환 300g 2만원.(033)562-2710 ●보성 성원식품 보성에서 차밭을 하던 안효성씨가 우연히 된장을 관심을 갖게 되면서 녹차향이 담긴 기능성 된장이 탄생했다. 전통된장보다 녹차의 향 때문인지 된장냄새가 덜하며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녹차된장 1㎏ 1만 5000원, 녹차고추장 2㎏ 2만원.(061)853-3529. 글· 사 진 광양·공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변신된장 쌩뚱맛죠 ● 된장 치킨 샐러드 재료 닭 가슴살 6쪽, 양상추 1/5통, 샐러드용 야채 적당량, 식용유 2컵, 올리브 기름 2큰술,튀김옷(밀가루 1컵, 달걀 1개, 된장물(된장 1큰술, 물 1/2컵), 밀가루 조금),닭양념(양파즙 2큰술, 청주 1큰술, 소금·후춧가루 조금씩),된장소스(된장 2큰술, 마요네즈 3큰술, 머스터드소스 1큰술, 꿀 2큰술) 만드는 법 (1)닭 가슴살은 손가락 굵기로 길쭉하게 썰어 준비한 양념을 넣고 섞은 다음 간이 배도록 잠시 재어 둔다.(2)그릇에 밀가루를 담고 밑간한 닭고기를 넣어 애벌로 밀가루옷을 입힌 후 가볍게 턴다.(3)된장 1큰술을 물 1/2컵에 걸러 풀어 고운 된장물을 만든 다음 밀가루에 붓는다. 여기에 달걀을 깨뜨려 넣고 고루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4)밀가루옷 입힌 닭고기를 튀김옷에 넣었다가 건진 후 180℃로 끓는 기름에 넣어 바삭하게 튀겨 건진다.(5)양상추를 비롯한 샐러드용 야채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턴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올리브 기름으로 가볍게 버무린다.(6)준비한 소스 재료를 한데 넣고 고루 섞어 소스를 만든다.(7)야채와 닭튀김을 서로 어우러지도록 담은 후 소스를 듬뿍 끼얹는다. ● 두부 바지락 된장소스찜 재료 두부 1모, 바지락 300g, 대파 1/2뿌리, 붉은고추 1개, 다진 파슬리 1작은술, 된장·식용유 1큰술씩, 카레가루 2작은술, 소금 조금 만드는 법 (1)두부는 씻어 물기를 닦은 다음 주사위 모양으로 썬다. 썬 두부는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소금을 조금 뿌려 간하면서 볶는다.(2)바지락은 연한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토하게 한 다음 껍데기끼리 마주 비벼가며 깨끗이 씻는다.(3)냄비에 물 2컵을 붓고 깨끗이 손질한 바지락을 안친 후 대파를 넣어 삶는다. 바지락이 익어 입이 벌어지면 불에서 내린다.(4)바지락 삶은 물에 된장, 카레가루를 넣어 고루 푼 다음 중간 불로 끓인다. 조개 삶은 국물 자체가 짭짤하고 된장의 짠맛이 있으므로 간은 따로 하지 않는다.(5)그릇에 볶은 두부를 담고 된장, 카레가루를 풀어 끓인 (4)의 바지락찜을 떠서 얹은 다음 다진 파슬리와 붉은 고추를 뿌리듯 얹어 낸다. ● 된장 돈가스 재료 돼지고기 안심 400g, 양배추 1/4개, 오이·당근 1/2개씩, 붉은 양배춧잎 3장, 치커리 조금, 식용유 2컵, 된장 2큰술, 물엿 1큰술,돼지고기 양념(청주 2큰술, 양파즙 5큰술, 소금·후춧가루 조금씩),튀김옷(달걀 2개, 빵가루 1컵, 밀가루 1/2컵),된장소스(된장 2큰술, 토마토 케첩 5큰술, 설탕 1작은술, 물 1/4컵)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돈가스용으로 준비해 앞뒤로 잔 칼집을 넣은 후 양파를 갈아 넣고 소금·후춧가루를 뿌려 밑양념을 한다.(2)밑양념한 돼지고기에 된장과 물엿 섞은 것을 고루 발라 잠시 그대로 둔다.(3)된장 바른 돈가스에 밀가루옷을 입힌 후 달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를 묻혀 튀김옷을 입힌다. 마지막에 빵가루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가볍게 누른다.(4)끓는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돈가스를 넣어 바삭하게 튀긴 후 건져 기름기를 뺀다.(5)양배추와 붉은 양배추는 굵은 심을 도려낸 후 곱게 채 썰어 물에 담갔다가 건지고, 오이와 당근도 채 썬다.(6)튀긴 돈가스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고 손질한 야채를 곁들인 후, 준비한 소스 재료를 고루 섞어 듬뿍 끼얹는다. ● 북어포 된장구이 재료 북어포 2마리, 참기름 1큰술, 통깨 1작은술, 식용유 3큰술,된장 양념장(된장·다진 실파 3큰술씩, 다진 붉은고추 2큰술, 청주 1큰술, 참기름·고춧가루 1/2큰술씩, 물엿·설탕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북어포는 대가리를 잘라내고 반으로 자른 후 물에 담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불린다. 불린 북어포는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어 물기를 충분히 뺀다.(2)된장양념 재료를 분량대로 넣고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3)물기를 뺀 북어포에 된장 양념장을 고루 바른 후 양념장이 충분히 배어들도록 잠시 그대로 둔다.(4)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을 바르지 않는 껍질 쪽이 아래로 가게 놓아 한 번 구운 후 다시 뒤집어 다른 면도 익힌다.(5)노르스름하게 구운 북어포를 접시에 담고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맛을 더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으면 편리하다. ■ 사진 도서출판 리스컵 제공 ■ 그때그때 발라~요…된장소스 6가지 ‘된장요리의 달인’ 최승주씨는 여성잡지에서 10여년간 요리를 진행하다 손맛과 적성에 맞아 요리연구가로 방향을 돌렸다. 서울 서초동에서 올리브쿠킹(02-568-8141)이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그는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요리를 많이 소개한다. 집에서 담가 먹던 된장·판매 된장·음식점의 된장에서 맛의 차이를 느끼면서 된장에 관심을 집중, 토속음식에서 퓨전까지 된장요리 65가지를 소개한 ‘몸에 좋은 된장요리’란 책도 냈다. ● 된장, 정말 맛있네 ‘음식 맛은 장맛이다.’,‘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속담이 있다. 예로부터 장은 우리 음식문화의 근본이자 음식 맛을 내는 데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조미료로 자연히 장에 관련된 속담도 많다. 그런데 우리음식 맛의 근본인 된장은 늘 밥상에 오르지만 의외로 된장요리 전문점을 찾기 어렵다. 대체로 ‘된장요리’ 하면 된장찌개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게다. 하지만 된장 샤부샤부, 된장수육, 된장 칼국수 등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장맛을 찾아 1년 넘게 전국을 다녔다고 하면,‘어느 집 장맛이 제일이냐?’ ‘된장요리 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는 정말 난감하다. 장맛은 어릴 적부터 먹던 입맛에 따라 기호도가 달라지므로 쉽사리 추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집요하게 된장요리 맛집을 캐묻는 이들에게 된장으로 맛을 낸 음식도 먹고 장맛도 볼 수 있는 곳을 권한다. 경기도의 슬로푸드 마을로 선정된 파주의 통일촌에 가면 장단콩마을식당(031-953-7600)이 있어 장으로 만든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지난 1987년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숟가락을 들고 장독까지 따라올 정도로 장맛이 남다른 곳이다. 직접 농사지은 장단콩으로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장떡 맛이 구수하고 깊다. 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장아찌와 나물 등 밑반찬도 감칠맛이 제대로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질마재 고개 국도변의 호산죽염된장(043-832-1388)은 장을 사가는 사람들에게 손맛과 장맛이 어우러진 밥상을 차려낸다. 된장을 사러 왔다가 공짜로 한끼 대접받는 음식이라 맛에 후한 점수를 매기는 건 결코 아니다. 직접 장을 담그는 이정림씨의 요리솜씨가 쏠쏠해서다. 된장찌개와 장아찌 맛이 토속적이다. 이 집의 된장양념 돼지고기 숯불구이는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고 뒷맛도 느끼함이 덜하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전통장집 서일농원에 있는 전통음식점 솔리(031-673-3171)도 된장한정식이 유명하다.‘솔리’밥상에는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더덕, 가죽, 감, 미역, 무, 깻잎, 파래 등 장아찌와 쌈을 싸먹을 수 있는 야채가 나온다. 음식 맛을 평하자면 평균 이상이지만, 유명세에 비해 깊은 맛은 떨어지는 편. 된장찌개와 장아찌 등 전체적으로 짠맛이 약간 강하다. 이밖에 특별한 된장요리를 원한다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바로 옆에 있는 깡장집(02-720-6152)도 들 수 있다. 뚝배기에 된장을 넉넉히 깔고 그 위에 돼지고기, 양파, 오징어,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다. 청양고추와 고추장이 들어가 칼칼한 끝맛이 입맛을 돋우는 깡장에다 밥을 비벼 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정말 잘 먹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장동 사거리 골목 안에 있는 장칼국수(02-2276-1715)에서는 된장국물로 끓인 독특한 칼국수와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오로지 된장으로 맛을 내고, 근대나 아욱, 감자와 같이 된장과 잘 어울리는 야채가 듬뿍 들어가 담백하고 뒷맛이 시원하다. 특히 술 마신 다음날 땀 흘리며 한 그릇 비우면 속이 후련해진다. 인천시 구월동 된장요리전문점 해월 토장집(032-467-6221)은 매스컴 보도로 유명해진 집이다. 된장수육, 토장전골, 된장동태찜, 된장비빔밥, 된장야채전 등 특색있는 된장요리를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된장육수에 새우, 낙지, 조개 등 해물과 야채를 익혀 샤부샤부식으로 소스에 찍어 먹고 시원한 국물로는 소면이나 밥을 넣어 비벼 먹는 토장전골 맛이 이색적이다. 푸드칼럼니스트 이진랑 이진랑씨는 라디오와 주·월간지에서 푸드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음식평론을 쓰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보약 된장의 달인들’이란 책의 공동 저자인 그는 “단순히 먹을거리 정보 전달에 머물지 않고 음식문화를 읽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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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국수와 수제비가 봄을 만났다.’ 봄볕 따사로운 3월. 과거에는 수제비와 칼국수가 춘궁기에 먹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출출한 속을 달래주는 별미음식이다. 봄이라 입안이 깔깔한 분을 위한 별식, 따끈한 수제비와 칼국수 한 그릇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와 쿠폰 전문업체인 코코펀(www.cocofun.co.kr)이 생생한 면발이 살아 있고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서울시내 맛있는 면전문점의 할인 쿠폰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먹는 칼국수와 수제비. 캬~ 끝내줘요. 신문에 게재된 쿠폰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인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문의는 코코펀(080-567-4232)
  • [성공시대] 우동전문점 ‘사누끼’ 이병돈 사장

    [성공시대] 우동전문점 ‘사누끼’ 이병돈 사장

    서울대 통학용 셔틀버스가 정차하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5평 남짓한 우동 전문점 ‘사누끼 우동’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고생과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쫄깃쫄깃한 면발에 우동의 본고장 일본의 맛을 그대로 살려 ‘국물이 끝내주는’ 이 가게의 우동 한그릇 가격은 2000원. 볶음밥을 곁들여도 4000원이면 한끼가 간단히 해결된다. “재료비가 처음 가게를 낸 2년 전보다 50%이상 올랐습니다. 그래도 주고객층인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생각하면 가격을 쉽게 올리진 못하겠더라고요.” ●일본산 재료 사용해 본고장 맛 그대로 지난 2003년부터 이 가게를 운영하는 이병돈(49)사장은 장사꾼이 자기 주머니만 배불리면 안된다고 말한다. 당장 자신이 챙겨가는 이문이 박하지만 고객과의 약속 가운데 가장 중요한 가격을 함부로 바꿔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작은 가게지만 이씨가 끓여내는 우동 국물은 본토 그대로의 맛이다. 일본 사누키 지방에서 생산되는 우동 국물용 간장인 ‘쯔유’를 직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동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일본 본고장의 맛을 재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백년 전수된 국물맛을 단기간에 배울 수 없다면 일본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인지 이씨의 가게에는 일본에서 온 유학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사누키 지방에서 왔다는 한 일본인 손님이 자기 고향을 도드라지게 표시해 직접 그린 일본지도도 가게 한쪽에 붙어 있을 정도다. 이씨는 “일본인 손님들이 우동그릇을 얼굴 가까이까지 들고 후루룩 먹는 모습도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사양 길’ 음반가게 접고 새 업종 도전 우동집을 열기 전 이씨는 같은 장소에서 10여년간 ‘사계’라는 레코드 가게를 운영했다. 클래식과 아트록 음반전문 매장으로 제법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90년대 중반에는 레코드 가게가 꽤 잘됐죠. 대형 음반매장이 들어선 뒤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단골도 많았고요.” ‘잘나가던’ 이씨의 가게도 변하는 세상 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인터넷,MP3 등을 통해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게 되면서 CD 등 음반을 사러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결국 이씨는 2002년말 업종전환을 결심하게 된다. “점포정리를 할 때는 아쉬움도 많았고 서운해하던 손님들도 많았지만 조언을 해주면서 업종전환을 도와주던 단골 손님들도 많았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지만 적당한 간식거리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우동가게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프랜차이즈를 통해 분식점을 열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가게 규모를 감안하면 우동전문점을 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일본에서 직수입한 우동간장을 이용한 조리법을 선택했기 때문에 요리에 문외한이었던 이씨도 쉽게 조리법을 익힐 수 있었다. 직접 구상한 대로 가게 내부를 꾸며 인테리어 비용도 400만∼500만원선에서 해결했다. 지금은 매일 100그릇 이상의 우동을 판다. 검색사이트 야후에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월매출은 700만∼800만원 정도.“신문에서는 경기가 살아난다 하지만 요즘들어 손님이 더 줄어드는 느낌”이라는 이씨는 “그래도 당분간 가격을 올려받아 내 몫을 더 챙길 생각은 없다.”며 웃는다. ●학생들이 주고객… 가격 2000원에서 ‘동결’ 대신 이씨는 새로운 메뉴를 판매해 매출을 증대하려고 구상 중이다. 우동에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일본식 꼬치요리를 추가한다는 것. “레코드 가게와는 달리 음식점은 항상 음식이나 매장 분위기 등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새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의 입맛에 또다른 즐거움을 주는 날이 빨리 오도록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글· 사진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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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통신부 (과장급 전보)△정보통신전략기획관실 동향분석담당관 姜聲珠 (과장급 파견)△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金再睦 ■ MBC △방송인프라국 부국장 李鏡煥△송출기술국 〃 李宇哲△방송인프라국 기술기획부장 李定澤△〃 장비관리〃 李承烈△〃 기술연구소장 李奉宰△〃 시스템개발부장 崔鍾大△〃 DTV전환팀장 田喜永△송출기술국 TV송출부장 李贊奎△〃 송신〃 金在均△〃 R기술〃 禹悳鉉△제작기술부 제작기술〃 朴秉完△〃 영상기술〃 成輔暎△〃 종합편집〃 鄭遠植△〃 TV중계〃 金仁圭△기획실 부실장 柳根鐘△〃 정책기획팀장 曺圭勝△〃 뉴미디어전략〃 石元赫△〃 기획예산〃 金仁洙△〃 관계회사〃 安賢德△〃 DMB추진〃 金浩慶△인력자원국 부국장 裵守漢△〃 총무부장 尹炳喆△〃 인사〃 韓琪鉉△재무운영국 시설〃 嚴基正△〃 안전관리〃 孫圭憲△사업국 문화사업〃 洪赫基△〃 콘텐츠자료〃 鄭志溶△건설기획단 건설1팀장 陳盛模△〃 건설2〃 金起華△정보시스템〃 桂雨龍△예능국 운영담당 池壽煥△제작운영팀장 겸 드라마국 운영담당 金豊喆△사회공헌센터장 朴大煥△편성국 편성기획부장 李保暎△〃 영화〃 申錫均△〃 외주센터장 宋日準△홍보심의국 시청자센터장 金素賢△〃 심의부장 白鍾文△아나운서국 아나운서1〃 邊昌立△영상미술국 미술〃 鄭銀淑 ■ 경향신문 ◇전보 (편집국) △여론독자부장 李東炯△기획취재부장 金允淳 ■ 머니투데이 △국장대리 박종면△경제부장 정희경△금융〃 강호병 ■ 이데일리 ◇승진 (이사)△보도제작국장 金鎭奭△e-biz본부장 尹普鉉(이사대우)△편집국장 孫東榮△광고사업본부장 南宗祐 ■ 교보생명 (지역본부장) △강북 朴樂遠△강서 崔學洙△강남 李丁魯△부산 朴浩九△중부 金文燮△경인 徐大植△AM사업본부장 金圭奉 ■ 교보증권 (상무) △IB사업본부장 任弘宰△인재개발실 정보시스템 담당 및 정보시스템실장 李相律△종합기획실 경영지원실 담당 崔秉華△법인사업본부장 許義道 (이사)△리테일사업본부장 蔡鍾昊△리서치센터담당겸 리서치센터장 林松鶴△교보타워지점 裵用漢△서초지점 裵民柱△법조타운지점장 金赫炷△법인영업부장 金敬健△인재개발실장 朴允泳△영업부장 鄭榮鎬△안산지점장 韓泰護△부산〃 崔炳熙△광명〃 李明權△대구〃 朴元燮△서초〃 方錫祚△분당중앙〃 朴榮錫△주식선물운용부장 林鍾浩△채권금융〃 崔京柱△기업금융〃 金炳洙△변화추진〃 朴煥圭△컴플라이언스〃 金泰勳△종합기획실장겸 이사회사무국장 金承翼△경영지원실장 嚴基烈△증권영업지원부장 扈圭鳳△자산관리〃 金大中 ■ 한국무역협회 ◇상무 승진 △뉴욕지부장 문석호 ◇이사 승진△회원물류서비스본부장 이우원△무역아카데미 사무국장 이충기△무역진흥본부장 권영욱 ◇이사 전보△경영지원본부장 박종만 ◇이사 대우△기획조정실장 박양섭 ◇1급 부장 승진△회원서비스팀장 윤재만△비서실장 이왕규△미주팀장 이재현△부산지부장 주수도 ◇2급 부장 승진△배명렬△손태규△이재출△장호근△전재일△정윤세△황규광△김학준△박광은△박귀현△송권호△이창선 ◇2급 부장 전보△워싱턴사무소장 남진우 ■ 한국물가협회 ◇승진 △조사편집담당이사 朴禮煥△기획조사부장 직무대리 李忠浩△조사2부장〃 南宮權△총무팀장 李殷尙△기획전산〃 韓承龍△조사3〃 嚴泰善△조사4〃 金榮邦 ◇전보 △대전충남지부장(이사) 成匡濟△총무부장 尹錫明△채권관리팀장 金錫鎬 ■ 포스데이타 (전무 승진)△포스코 SM사업부 李東根 (상무 승진)△통신네트웍사업부 鄭昌鉉 (상무대우 신규)△컨설팅사업부 尹龍鎭△DVR사업부 鄭裕植 ■ 포스코건설 ◇부사장 승진 △건축사업본부장 朴東珍△플랜트사업본부장 高泳均 ◇전무 승진 △토목환경사업본부장 金翼熙△송도사업본부 시공담당 趙永熹 ◇상무 승진 △건축사업본부 시공담당 金炳浩△송도사업본부 영업담당 李文杓△플랜트사업본부 광양공사담당 朴化溶△건축사업본부 시공담당 金德泰△플랜트사업본부 해외영업·견적담당 崔錫龍△구매계약실 담당 閔銀鎬△토목환경사업본부 시공담당 朴相坤△건축사업본부 부산·경남지역 시공담당 魏榮辰 (신규)◇전무 △플랜트사업본부 국내철강영업담당 李春煥 ◇상무대우 △플랜트사업본부 李相燁 吳泳錫 黃柄淵△건축사업본부 金顯東 金完洙 趙南勳△토목환경사업본부 韓哲煥 任南宰 金讚永 ■ SK건설 ◇부사장 승진 △토목사업부문장 유웅석△건축사업부문장 진영헌△플랜트사업부문장 김명종◇전무 승진△영업실장 최병희◇상무 승진△이충우 서석재 박현근 김택수 ■ 예금보험공사 (부장)△기획조정 裵成煥△인력개발 沈均欽△기금관리 崔明洙△리스크관리1 李才浩△리스크관리2 金治鎬△적기정리 崔柄甲△자산회수 金丁泰△청산지원 柳在益△조사 鄭珖燮△특별조사기획 卓鍾大 (실장)△리스크정보 崔孝洵△보험정책 李康綠△공보 黃昞鎭△경영지원 李裁烈△인력개발부 文瀅梧△정보시스템 李美英△기금운용 韓孝燮 ■ 정리금융공사 △사장 朴市浩 ■ 극지연구소 △극지환경연구부장 尹鎬一△극지응용연구부장 李邦鎔
  • [이집이 맛있대]울산 삼산동 ‘황태마을’

    [이집이 맛있대]울산 삼산동 ‘황태마을’

    한겨울 눈덮인 추운 날씨속에 명태를 몇달동안 얼렸다 말린 것이 황태다. 낮에 겉만 살짝 녹았다가 밤이면 꽁꽁 얼기를 수십차례 반복하는 가운데 노릇노릇하게 바싹 마른 최상급 황태는 약재 대접을 받을 정도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태는 단백질이 56%나 되고 지방은 2%로 다른 생선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을 보호해 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최고의 해장식품으로 꼽히며, 황태국은 술독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 중독까지도 풀어낼 정도로 해독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 ‘황태마을’은 이같은 최상급 황태만을 사용하는 황태전문 음식점이다. 주인 정진국(49)씨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황태 생산지로 꼽히는 강원도 인제군 눈속마을 용대리에 황태를 말리는 황태덕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 황태 품질은 믿어도 좋다.”고 자신한다. 황태마을에서는 황태를 재료로 국·수제비·탕·전골·무침·김말이튀김·찜·구이·수육 등 10가지가 넘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황태한마리탕과 황태수제비는 황태마을의 특미다. 황태한마리탕은 황태뼈와 한약재를 넣어 5시간 넘게 푹 고아 우려낸 육수에다 황태 20여마리를 넣어 20분쯤 끓인 뒤 다시 작은 냄비에 한마리씩 넣어 미나리·파 등 갖가지 양념을 더해 나온다. 황태가 우러난 얼큰한 국물맛이 그만이다. 졸깃한 수제비와 시원한 국물의 황태 수제비와 황태를 김에 말아 튀긴 황태튀김도 별미다. 오전 7시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용대리에서 생산한 황태를 10마리씩 포장해 3만원에 판매한다. 한꺼번에 120여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실내가 넓고 주차공간도 넉넉하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수원 신갈오거리 ‘두울 샤브칼국수’

    [이집이 맛있대]수원 신갈오거리 ‘두울 샤브칼국수’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상큼한 향기를 머금은 봄바람은 어디로든 떠나라고 부추긴다. 이럴 때, 드라이브에 나선다면 맛집 하나쯤은 미리 챙겨야 한다. 한국 민속촌을 향한 드라이브라면 국물 맛이 일품인 ‘두울 샤브 칼국수’를 권할 만하다. 얼큰하고 시원한 샤브샤브 국물이 두울 맛의 자랑이다. 보통의 샤브샤브가 멀건 국물을 끓여 고기를 넣어먹는 데 비해 이 집의 국물은 양념장을 풀어 벌겋다. 소고기 육수에 고추장·고춧가루·간장·물엿·버섯가루·간 민물새우를 섞은 양념장을 새우와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풀어 맛을 냈다. 오병한(32) 사장이 추천하는 대표 먹을거리는 명품 샤브모듬 칼국수. 감자 호박 미나리 쑥갓 적채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신선한 10가지 야채와 싱싱한 낙지, 새우, 가리비, 홍합살의 해물이 쟁반 가득 담겨 나온다. 샤브샤브 국물이 끓으면 제일 먼저 해물을 넣어 먹어 보자. 부산항에서 매일 공수해온 신선한 해물이 얼큰한 국물과 어우러져 속이 시원해진다. 다음은 야채와 고기 차례. 얇게 저민 소고기를 하나하나 넣어 먹다 보면 국물은 더욱 맛이 깊어진다. 국물이 끓어 양이 줄어도 짜지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은 국물에 푼 양념장 배합의 비밀. 맛있는 샤브샤브를 정신없이 먹다 보면 국물에 잘 어울리는 칼국수와 볶음밥을 놓칠 수 있으니 양을 조절해야 한다. 칼국수를 넣어 국물맛을 끝까지 즐기고 난 뒤 약간 남은 국물로 만든 고슬고슬한 볶음밥은 입가심용이다. 사장에게는 손해요, 손님에게는 이득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오 사장의 큰손.3명이 찾았다면 2인분만 시켜도 충분할 만큼 양이 많다. 사장의 또 다른 추천메뉴는 해물파전. 간 대구와 명태살을 튀김가루와 섞어 만든 어묵용 반죽으로 파전을 만들어 씹히는 느낌이 부드럽고 쫄깃하고 뒷맛은 고소하다. 가까운 거리에 한국민속촌, 경기도 박물관 등이 있어 가족, 또는 연인들이 나들이 후 들러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 놀이방을 따로 만들어 놓아 가족단위 모임은 물론 단체 회식도 충분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길섶에서] 라면과 계란/이목희 논설위원

    계란과 대파가 라면의 맛을 얼마나 높일까.‘파송송 계란탁’이란 영화를 보면 그 느낌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돈이 없는 주인공은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꼬마가 파와 계란까지 사려는 것을 한사코 말린다. 그러나 파·계란을 다 넣은 라면을 먹으면서 스스로 짓는 행복한 표정이란…. 라면 조리법이 수백가지나 된다고 한다. 전문요리점 메뉴 숫자도 만만치 않다. 아내가 집에 있어도 라면 정도는 스스로 끓여먹는다. 비법은 아니지만, 나름의 방식이 있다. 계란을 나중에 넣는 것이다. 라면이 익으면 가스불을 끄고, 계란을 넣은 뒤 노른자까지 흐트러지도록 수저로 저어준다. 국물이 약간 걸쭉해지는 게, 내 입맛에는 그만이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그렇게 라면을 즐겼다. 밤참으로도 먹고, 새벽 출근전에도 가끔 먹었다. 라면 광고를 보다가 입맛이 당겨 배가 부른데도 한그릇을 비우고 행복해한 적도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언제부터인지 라면이 부담스러워졌다. 먹을 땐 좋은데, 이후가 거북했다.“소화력이 떨어져서 그럴 거야.”라고 한 친구가 알려줬다. 라면과 계란-싼 값에 행복을 누리는 시기가 오래갈 수 없는 건지, 안타깝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봄나물로 입맛 돋워볼까

    봄나물로 입맛 돋워볼까

    겨우내 언 땅을 헤치고 봄을 알리는 웰빙의 전령사 쑥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봄나물의 대명사인 쑥을 먹고 여인으로 환생했다. 그만큼 쑥은 특히 여성에게 좋다는 의미. 쌉싸름한 쑥과 함께 봄을 느껴보자. 아직 중부권에서 쑥을 보려면 한달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거문도에서는 벌써 쑥이 한창이다. 거문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쑥이 먼저 나는 곳. 한겨울에도 눈이 쌓이지 않고, 육지보다 평균 기온이 2∼3도 높아 1월 중순부터 쑥을 채취했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작황은 좋지않은 편이다. 거문도에서 포근한 햇살과 미미한 해풍을 받고 자란 쑥은 값도 비싸다. 한관(4㎏)당 1만 9000∼2만원으로 다른 곳의 쑥에 비해 2배이상 비싸다. 여수농협의 김희준씨는 “거문도 쑥은 잎 뒷부분의 하얀색깔과 향이 보통 쑥보다 훨씬 진하다.”고 자랑했다. 뒷동산에 쑥 캐러가던 시절만 그리워할 게 아니라 아파트 부근, 햇볕이 따사로운 곳을 눈여겨 보자. 쑥을 직접 캐다보면 봄의 맛은 물론 추억까지 만들 수 있다. ●쑥쑥 먹어보자 쑥은 이른 봄에 어린순을 따서 삶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일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입맛없는 봄에는 향긋한 쑥으로 만든 쑥인절미, 쑥굴리, 쑥전, 쑥단자가 입맛을 돋운다. 된장을 푼 국물에 어린 쑥잎을 함께 넣어 끓인 쑥국은 입맛없는 봄철에 좋은 음식이다. 쑥즙은 잎 5∼10장을 물에 씻어 믹서기에 갈아 하루에 2번 20㎖정도 마신다. 해열, 진통, 해독, 구충, 혈압 강화 등의 작용을 한다. 쓴맛이 싫으면 꿀이나 생강즙을 넣는다. 장기간 다량 섭취는 피하고, 많이 갈아 먹을 때는 쑥잎을 열탕에 살짝 데치는 게 좋다. 쑥술은 가제자루에 믹서기로 간 말린 쑥을 채워 1.8ℓ병에 넣고,25도의 술(소주)을 부어 2달 정도 놔두면 된다. 쑥의 양은 병의 1/3정도가 적당하다. 매일 저녁 20㎖정도 마신다. ●신경통에 좋은 쑥목욕 8∼9월경 쑥의 잎과 줄기를 4∼5㎝길이로 썰어 그늘에 말렸다가 목욕에 쓰면 땀띠, 어깨결림, 요통,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통풍에 좋다. 생쑥잎 150g 또는 말린쑥 60∼100g을 베보자기에 넣어 목욕물에 띄우면 된다. 몸이 찬 사람은 쑥목욕을 하면 기초체온이 올라가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종원·이언탁 기자 jongwon@seoul.co.kr ■ 봄맛이 끝내줘요 ● 쑥버무리 재료 멥쌀가루 5컵(한컵은 200㏄), 물 3큰술, 설탕 5큰술, 소금 1작은술, 쑥 70g. 만드는 법 (1)쌀가루, 소금, 설탕을 고운 체에 3번씩 내려 떡이 부드러워지도록 준비한다.(2)체내린 가루에 물과 쑥을 넣어 버무린다.(3)찜통에 베보자기를 깔고 버무린 것을 설탕을 뿌려가며 켜켜이 쌓는다.(4)중불에서 20분찌고,10분 뜸들인다. 팁 쑥향이 강하므로 켜마다 설탕을 뿌리면 맛도 좋고, 떡도 더 잘쪄진다 ● 쑥 밀전병 재료 쑥 100g, 물 1컵, 밀가루 1컵, 소금 1/4작은술, 오이채 50g, 당근채 50g, 볶은 고기채 40g, 표고채 50g, 황백 지단채 각 30g, 식용유 조금, 참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쑥 100g과 물 1컵을 갈아 즙을 만든다.(2)밀가루 1컵에 쑥즙을 조금씩 넣어가며 전병 반죽을 한다.(3)적당히 달궈진 팬에 숟가락으로 쑥 전병을 부쳐 낸다.(4)당근, 오이, 표고, 고기는 채친 후 볶아둔다.(5)계란은 황백을 분리하여 지단을 부친 다음 식혀서 채를 썬다.(6)그릇에 채를 넣고 양념하여 미리 부쳐둔 전병에 조금씩 넣어 나팔 모양으로 말아 놓는다.(7)쑥 전병말이에 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 애쑥 샐러드 재료 애쑥 30g, 순무 50g, 단감 1/2개, 당근 50g, 파프리카 1개, 마요네즈 4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만드는 법 (1)순무를 1/4크기로 썬다.(2)단감은 껍질을 벗겨 순무 모양과 비슷하게 썬다.(3)당근과 파프리카도 순무 모양처럼 썬다.(4)그릇에 재료를 담고 마요네즈와 설탕·소금을 넣어 버무린다.(5)애쑥을 마지막에 넣고 버무려 접시에 곱게 담는다. ■ 도움말 세종호텔 (02-3705-9141) 최영호 조리장
  •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마니아]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 지난 1999년 9월 만들어진 동호회 ‘라면천국’은 회원 6만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라면전문 온라인 모임이다.100여가지 라면요리 비법 소개 등 동호회 활동뿐 아니라, 탑골공원과 경로당 등 노인들을 찾아가 라면을 끓여주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설날에 떡국 많이 드셨나요. 아무래도 우리 회원님들은 떡국이 아니라 떡라면만 드셨을 것 같아요.”(필명:컵라면과 라면) “요즘 제가 수타면에 맛이 들어서 신라면은 잠시 ‘왕따’시키고 있는데 옳은 선택인지 모르겠네요.”(필명:라면철가방) 보통사람들에게는 얼핏 ‘실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내용의 글이지만 항상 라면만 생각하는 ‘라면광’들에게는 마음에 와 닿는 고민과 대화다. 특히 ‘라면에 죽고 라면에 산다.’는 라면 마니아 6만명이 모인 인터넷 다음카페 ‘라면천국’(cafe.daum.net/ramyunheaven)에서는 더욱 그렇다. ●회원수 6만명 육박 ‘라면천국’은 1999년 9월 당시 한국야쿠르트에 근무하던 최용민(35·회사원)씨가 만든 인터넷 모임이다. 최씨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뉴트리면’과 ‘왕뚜껑’개발에 참여하는 등 라면 신제품 개발 분야에서 일했던 공인된 ‘라면 전문가’다. “그때까지만 해도 라면에 관련된 인터넷 모임이 없었어요. 제가 새로운 라면을 개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고, 또 자문도 구하고 싶었죠.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회사 홍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동호회를 만들게 됐습니다.” 최씨는 현재 직장을 옮겨 이제는 라면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동호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전에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별’이라는 소년과 라면공장을 함께 견학가기도 했어요. 라면을 좋아하는 그 꼬마가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동호회를 운영하는 보람이 느껴지더군요.” ‘라면천국’에는 라면 때문에 유명세를 타는 회원부터 라면에 관련된 톡톡 튀는 취미를 가진 회원들이 많다. 독자적인 수프를 개발한 뒤 라면전문점 ‘면빠리네’를 운영하다 일본 방송 NHK에도 출연한 최범찬(35)사장을 비롯, 부는 시간을 늦춰 배달도 가능한 라면조리법을 개발한 인천의 라면전문점 ‘맛좀볼래’의 김병삼(39) 사장도 모두 ‘라면천국’의 열혈회원이다. 또 우리 나라에서 처음 생산된 라면부터 외국의 라면까지 라면봉지를 모으는 닉네임 ‘기차소년’(22·대학생)과 라면 요리대회에서 우승한 라면요리왕 이창헌(35·군인)씨, 버섯불고기라면·라면버거·폭찹라면 등 라면요리 개발이 취미인 김형선(30·회사원)씨 등 괴짜 회원도 손에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라면에 관한 책도 발간 ‘라면천국’회원들은 라면에 관한 한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에는 동호회원들의 라면요리 비법과 노하우를 담은 ‘비법천하 라면천국’이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책에는 ▲볶은김치라면▲김치볶음라면▲콩나물라면▲열혈고추라면▲라볶이▲찍어먹는라면 등 엄선된 71가지 라면요리 ‘비법’이 담겨 있다. 라면하고 궁합이 잘 맞는 부재료를 넣고 끓여 내는 요리법은 기본이고, 해장·안주·주식·간식 등 ‘울트라 기능’을 갖고 있는 국물맛 내기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는 이보다 더 실험정신이 강한 라면요리 소개가 100여가지가 넘어요. 책에 소개한 것은 비교적 얌전한 요리입니다.(웃음)” 운영자 최용민 씨는 수많은 라면 중 ‘아이스크림라면’은 라면 진화의 결정판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면만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설탕 약간을 넣고 버무리세요. 그리고 떠먹는 아이스크림을 그 위에 얹어 냉동고에서 얼리면 라면과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아이스크림라면이 됩니다. 체리 등 달콤한 소스를 발라주면 더욱 맛이 나죠.” ‘라면천국’회원들은 가끔 라면에 관한 재밌는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라면먹으면서 제일 하고 싶은 것, 짜장라면 중 제일 맛있는 것, 라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밑반찬 등 항목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라면광’답게 나름대로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투표에 참여한다. 특히 짜장라면 순위 투표에서는 면발의 굵기와 액상스프와 가루스프의 장단점 등을 들어가며 논리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면으로 봉사활동까지 ‘라면천국’회원들은 재미수준의 동호회 운영을 떠나 정기적으로 라면을 통한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자발적으로 탑골공원이나 경로당 등을 찾아 노인들에게 라면을 끓여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초에는 지진해일(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국제시민봉사회(SCI)와 연계해 라면 등을 지원물품으로 보냈다. 최용민 씨는 ‘라면천국’동호회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라면문화’를 전파하는 구심점으로 키울 계획이다.“라면전문점 탐방, 라면공장 견학, 라면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많은 회원이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다 보면 ‘라면의 모든 것은 라면천국에서’라는 모토도 생기지 않을까요.” 최씨는 올해 중 ‘비법천하 라면천국‘ 제2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현재 6만명인 회원을 10만명까지 끌어 올릴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라면은 일본에서 유래했지만 라면소비량이나 수출 모두 우리나라가 1위 입니다. 저를 포함한 동호회원들은 모두 라면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말 많고 탈 많은 대한민국 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지난 1963년 9월 발매된 ‘삼양라면’이다.‘삼양라면’은 닭기름으로 튀겨 만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닭 그림이 들어간 투명한 비닐 포장을 사용했는데 처음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자장면 값이 30원, 버스비가 10원하던 시절이었던 만큼 라면 값이 그리 싼 것은 아니었다. 싸지 않은 가격이 부담됐을 뿐만 아니라 생소한 이름 때문에 판매가 부진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어에서 따 온 ‘라면(ラ­メン)’이란 단어를 옷감의 일종인 ‘라면(羅綿)’으로 오해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라면업계의 지속적인 확산전략과 1965년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분식장려 정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라면은 드디어 ‘제2의 쌀’로 자리잡게 된다.‘누구라도 간편하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음식’이 식생활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삼양라면’은 65년 7월 한 달에만 100만 봉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70년대 경제성장을 통해 음식이 고급화되면서 라면 역시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 라면업계의 선두 주자를 지켜오던 삼양은 1970년 ‘짜장면’을 출시했으며 이듬해는 ‘치킨면’을 시판했다. 70년대 라면 시장은 삼양이 석권했지만 8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롯데라면’으로 출발한 ‘농심’은 상호까지 바꿔가며 업계 선두를 끈질기게 노린 결과 ‘라면3총사’로 일컬어지는 ‘안성탕면-너구리-신라면’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삼양을 제치게 된다. 특히 ‘신(辛)라면’ 단일 제품의 판매량이 경쟁사의 전체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지금도 ‘라면의 표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각국으로 수출돼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라면의 종주국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로 이바지한 상품이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을 출시해 또 다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1989년 공업용 쇠기름을 사용에 라면을 만들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은 농심에 1위를 빼앗긴 삼양을 나락의 길로 빠뜨린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삼양식품의 관련 책임자가 구속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1997년 8년여의 공방 끝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논란은 종결됐다.‘우지 파동’을 견뎌낸 삼양라면은 라면봉지를 과거에 사용하던 주황색으로 바꾸는 등 90년대 중반이후 불어닥친 복고바람을 타고 재기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면은 국내외 정치적 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83년 중국 민항기가 서울에 불시착했을 때나,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당시 라면 사재기 때문에 가게에서 라면이 동이 나기도 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지난 해 11월에 열린 민족문학작가회의 30주년 기념식에서는 약간 색다른 공로상이 발표되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한 술집 주인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한 것이었다. 이 공로상은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아 끝내 시상을 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기념식에 참석한 문인들은 한결같이 안타까운 빛이 역력했다. 공로상의 주인공은 한복희라는 이로 탑골이라는 카페의 주인이었다. 카페 탑골은 이름 그대로 탑골공원 뒤편 골목에 자리해 있었는데,1980년대부터 주로 문인들을 위시한 예술인들이 마치 제집 안방처럼 무람없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탑골을 드나들던 문인들로는 위로는 시인 신경림·민영·김지하, 작가 황석영을 비롯해서 시인 이시영, 작가 박범신·김성동이며 나를 거쳐 아래로는 시인 강형철·이영진·박철·김사인, 작가 김영현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작가회의에 적을 둔 문인들로서는 한두 번 이곳을 드나들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술집 주인에 공로상… 한가닥 미안한 마음 달래 미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인들이 드나들었다고 해서, 작가회의가 굳이 탑골 주인에게 공로상까지 마련한 것은 아닐 터이다. 지금에 와서도 1980년대의 탑골시절을 돌이키면, 저 암흑 같은 시절을 과연 탑골이 없이 제대로 견딜 수 있었을까 하고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이를테면 탑골이야말로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허우적대는 문인들에게는 참으로 제집 안방처럼 아무 때나 무람없이 찾아들어 술이며 안주로 배를 채우고, 더 나아가 지친 몸을 기대고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1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문인들이 한낱 술집 주인에 불과한 한복희씨에게 기꺼이 공로상을 주기로 한 데에는, 너나없이 그이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한 가닥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한 문인들이 얼마든지 외상으로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게다가 술청의 아무데나 쓰러지는 식으로 잠자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은 탑골 말고는 달리 없었으리라. 탑골이 문을 닫은 후에, 오죽하면 문인들 때문에 결국 탑골이 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1980년대의 탑골 풍경에 대해서는 시인 이시영이 ‘김사인의 흰고무신’이라는 산문시에서 다분히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날 밤은 모든 것이 예정된 것처럼 보였다. 폭우 속을 뚫고 김사인이가 왔었고 흰고무신을 신고 있었고, 새로 막 시작된 술자리가 새벽으로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천둥소리 속에 밖에서 누가 희미하게 나무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설연이가 귀를 쭝긋 세우고 달려가 문을 열었더니 송기원과 나의 처가 거센 빗줄기 속에서 기세등등 들이닥치고 있었다.“복희년 나오라고 그래!” 바로 그때였다. 나와 송 사이에서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있던 사인이가 갑자기 일어나 문밖으로 내빼는데 흰고무신 신은 발이 비호처럼 빨랐다. 그리고 빗속을 번개처럼 가르며 사라졌다. 복희씨가 졸린 눈을 뜨기도 전에, 송과 나의 처가 시퍼렇게 걷어붙인 팔을 풀기도 전에 일어난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1980년대라면 개인적으로는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든 언저리의 나이이다. 그리고 이미 살아낸 삶은 물론이려니와 또한 앞으로 살아내야 할 적잖은 부피의 삶이 너무 무거워서 비단 술에 취하지 않아도 거의 날마다 어쩐지 걸음이 비틀거리던 나이이다. 그렇듯 비틀거리는 걸음은 때로는 지극히 퇴폐적인 행태로, 때로는 황폐한 스캔들로 나타나 탑골 주변에 숱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보면 그렇듯 퇴폐적이고 황폐한 나이에 내가 그나마 사람냄새를 풍길 수 있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탑골 덕분이었다. 나의 사람냄새 속에는 분명히 탑골의 따뜻하고 넉넉한 분위기와 주인되는 이의 너그러운 품성이 깃들어 있을 터이다. ●골목 어느집이든 2000~3000원이면 한끼 해결 기이하게도 탑골공원 주변에는 카페 탑골 비슷한 분위기의 식당들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돈을 버는 장사라고 여기기에 앞서, 우선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앞서는 식당들이다. 탑골공원 담벼락을 끼고 돌아 낙원상가가 시작되는 어름에서 카페 탑골로 들어가는 바로 입구에 있는 유천식당(02-764-2835)은 아예 간판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영업합니다’ 하고 무슨 구호처럼 써놓았다. 식당에 들어가서 한 그릇에 2500원짜리 설렁탕이나 돼지머리국밥을 시켜보면 그 구호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을 알 수가 있다. 설렁탕이며 돼지머리국밥은 양도 양이지만 맛 또한 여느 5000원이나 6000원짜리 식당보다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한 그릇으로 양이 부족한 이라면 시쳇말로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밥보다 술이 우선인 손님이라면 한 접시 수북이 쌓아올린 3000원짜리 돼지고기에 소주 한 병이나 막걸리 한 주전자면 충분하다. 이 유천식당이 탑골공원 뒷골목에 한 그릇에 1500원짜리 추어탕의 소문난추어탕집이나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의 황태식당이나 2000원짜리 선지해장국의 고향집 등을 있게 한 원조격이다. 유천식당의 주인되는 문용춘씨는 80이 가까운 나이인데, 여전히 정정한 몸으로 주방을 맡고 있다. 벌써 40년이 넘게 한 자리에서 설렁탕과 돼지머리국밥만으로 식당을 해온 그이는 평안남도 덕천에서 1·4후퇴때 월남한 피란민 출신인데, 어릴 적부터 하도 배고프게 자라서 자신만이 아닌 남들까지 실컷 배불리 먹이는 것이 소원이었고, 그 소원이 자연스럽게 식당을 하게 했다. 일찍이 할아버지로부터 비롯하여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들까지 벌써 4대째 독실한 천도교 집안인 그이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 속에는 ‘사람이 하늘이다’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사상이 들어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이로서는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 한 그릇에 500원이었던 설렁탕 값이 4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2500원으로 오른 것이 못내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모양이었다. 그런 그이는 평생토록 집 한 채 마련해본 적이 없이 지금도 일산의 백석동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10년동안 가정식 백반 한상에 2500원 고수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내려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쪽으로 20m쯤 걸어오면 길 건너편에 낙원장모텔과 세느장모텔 골목이 있다. 이 낙원장모텔 골목을 굽어돌면 수련집이니 찬미식당이니 남양식당이니 하는 난데없는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끝에 바로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이 있게 한 원조격인 부산집(02-744-2331)이 숨어 있다. 부산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집인 것은 마찬가지다. 가정식백반에는 병어조림이며 조기조림에서부터 미역무침, 김, 콩나물, 갓김치, 배추김치 같은 반찬들이 수북수북 나오고 미역국에 고봉밥까지 곁들여 한 상을 이루는데, 이 푸짐한 한 상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 이 집 또한 밥이며 반찬이 손님의 양에 따라 얼마든지 리필이 된다. 부산집에는 가정식백반 이외에도 3000원짜리 돼지갈비탕이 있는데, 만일 몸은 물론 마음까지 함께 허한 이라면 마땅히 돼지갈비탕을 권하고 싶다. 돼지갈비탕도 반찬은 가정식백반으로 나오는데, 주인의 인정이 함께 전해 와서 허한 마음이 저절로 채워질 터이다. ●국수보다 해물이 더 많이 들어간 칼국수 얼핏 주방을 올려다보면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에 떠억 하니 자리잡은 주방 한 가운데에서 주인되는 이영자씨가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걸어온다.“뭐 좀 더 드려?” 환갑 언저리에 이른 그이의 넉넉한 자태와 반말 비슷한 말투가 어쩐지 마음 한 쪽에 따뜻하게 스며오는 것을 느끼며 수저를 들면, 자칫 목이라도 멜 것 같은 기분이 되고 만다. 그이는 10년 전에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을 차린 후에 단 한번도 값을 올린 적이 없이 그대로 지켜내고 있는 고집불통이기도 하다. 모르기는 해도 단골손님들의 이제 그만 밥값을 올리라는 주문은 한마디로 내칠 것이다.“올려서 뭐하게?” 역시 지하철 5호선의 종로3가역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앞으로 오면 건너편에 희망상회가 있는데, 바로 그 골목에 찬양집(02-743-1384)이라는 칼국수집이 있다. 찬양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것은 당연하다. 주인되는 김옥분씨는 환갑 언저리에 이른 고운 자태인데, 어쩌다 반가운 단골손님이라도 오면 처녀같은 수줍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진한 표정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카페 탑골 시절부터 비롯하였으니 20년 가까운 단골이기도 한데, 나보다 오랜 단골손님들 중에는 800원부터 시작한 칼국수값이 지금 3500원으로 올랐다는 것에 대해 누구 하나 토를 다는 이가 없다. 오히려 칼국수 한 그릇에 국수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듯한 갖은 해물들을 대하다 보면, 이것을 정말로 3500원만 받아도 장사가 될까 하는 걱정을 앞세울 뿐이다. ■사랑의 칼국수 ‘찬양집’ 찬양집에 가면 1990년대 초에 내가 어느 일간지 칼럼에 썼던 이 집에 대한 기사가 그대로 스크랩되어 벽에 걸려있다. 이제 노랗게 빛이 바래 글씨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기사를 힐끔거리다 보면, 비틀거리던 40대 언저리의 내가 그대로 되살아오는 기분이기도 하다. ‘종로3가에서 낙원상가로 빠지는 한옥 뒷골목에 내가 잘 가는 칼국수집이 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살리느라고 벽을 빙 둘러가며 송판을 붙여 탁자를 대신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길에까지 탁자를 마련하였다. 내가 이 칼국수집을 다니기 시작한 지도 5년 남짓 되었다. 주로 몇 십년을 다니는 이 집의 단골들의 경력에 비하면 나는 어쩌면 단골이랄 수도 없을지 모른다. 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병적인 감정 중의 하나로, 이따금씩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싫어서 못 견디는 순간이 있다. 한편으로는 어디 발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라도 정을 쏟고 싶은 마음 여린 순간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이 칼국수집을 찾는다. 그리하여 칼국수가 마련되는 동안 주인아주머니가 밀가루반죽을 밀어 칼국수를 만드는 것을 구경하다가 마침내 칼국수를 먹는다. 그렇게 칼국수를 먹으면서 이따금씩 한두 방울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는 언제 그렇듯 못견뎌 했냐 싶게 기분이 좋아져 있다. 스스로는 역시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까지 생각한다. 물론 칼국수 만들기에 바쁜 주인아주머니는 손님에게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터럭만큼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나 혼자서 칼국수 한 그릇에 그렇듯 감동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집이 지니고 있는 선의(善意)이다. 자, 우선 칼국수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재료 좀 보아라. 화학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은 채 멸치를 끓여 우려낸 국물에는 커다란 대합 한 마리에, 맛살조개에, 미더덕에, 미역에, 호박에, 감자에, 깻잎에, 김가루에… 이런 건더기들이 오히려 수제비보다 많을 지경이다. 그리고 2000원만 내면 양은 먹을 수 있는 한두 그릇도 좋고 세 그릇도 좋다. 독실한 신앙인인 주인아주머니는 살아가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죽을까 하던 어느 날 기도 중에 예수님이 나타나 바로 칼국수집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일렀다는 것이다. 나 같은 무신론자 비슷한 사람에게도 이런 경우 예수는 참 재미있는 분이다.’
  • [신상품]

    ●웅진식품은 식물의 뿌리·줄기·잎·열매와 곡물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차음료 통합브랜드 ‘다실로’를 출시했다. 현미생초매실·현미녹차·유자·오미자 등 4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가격은 180㎖ 병 700원,340㎖ 페트 1000원,1.5ℓ페트 2800원. ●오뚜기는 바지락·다시마·새우 등 각종 해산물로 국물을 우려낸 ‘해물칼국수’(4150원)와 감자 가루와 쇠고기 육수를 사용한 ‘감자수제비’(4100원)를 내놓았다. ●남양알로에는 식물성 해조칼슘을 함유한 ‘그린칼슘’을 선보였다. 해조칼슘은 소화 흡수율이 우수하고 마그네슘·요오드·철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회사측은 설명. 식전에 씹어서 섭취하며 가격은 6만원(99g). ●던킨도너츠는 ‘프레시 요거트 프렌즈’를 선보였다. 녹차 머핀에 요거트를 넣은 ‘블루베리 요거트 머핀’·‘딸기 요거트 머핀’, 초코머핀 속을 가나슈 초콜릿으로 채운 ‘가나슈 초콜릿’으로 던킨도너츠 연대점·역삼점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2500원. ●농협은 순 우리콩을 사용해 만든 전통 메주를 판매한다. 가격은 5.5㎏ 1박스(5인 가족 1년분) 7만 2000원. 하나로클럽 등 농협 판매장이나 전화(080-456-7800), 인터넷 농협e쇼핑(shopping.nonghyup.com)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합친 ‘쎄인웰 공기청정기’ 내놓았다. 천연광물 ‘토르말린’ 필터를 사용해 오존발생량을 줄였다고 회사측은 설명. 실내 오염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풍량이 조절된다. 가격은 65만원. ●버거킹은 닭 가슴살로 만든 아메리칸 치킨버거를 출시한다. 출시를 기념해 이달말까지 치킨버거는 3600원, 세트메뉴(치킨버거+콘샐러드+콜라)는 5000원에 판매한다.
  • [이집이 맛있대] 후다닥 한그릇 ‘뚝닭’

    [이집이 맛있대] 후다닥 한그릇 ‘뚝닭’

    “남한산성내 즐비하게 늘어선 닭볶음탕 집 가운데 어디를 가야 할까.”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성도립공원 내 자리잡은 ‘완도집’은 매운 닭볶음과 온갖 약재가 들어간 닭도가니탕으로 유명하다. 여기다 전라도 명물인 갓김치와 총각김치, 갓담은 겉절이가 입맛을 한껏 돋운다. 닭도가니탕에는 남한산성 엄나무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에 좋고 보혈효과가 뛰어나다 한다. 엄나무는 처음 닭을 삶아낼 때 사용한다. 이때 대추와 밤, 은행, 잣, 황기, 인삼, 녹각, 쑥뿌리, 생강, 마늘 등 20여가지 약재가 함께 들어간다. 직접 기른 토종닭은 배를 갈라 약재와 함께 2∼3시간 가마솥에 푹 삶는다. 그동안 찹쌀로 미지근한 불에 죽을 쑤고 쌀이 퍼지기 시작할 때쯤 삶은 닭과 죽을 별도의 도가니에 담아 다시 끓여낸다. 도가니탕에는 삶아낸 밤과 은행, 잣, 인삼 등이 함께 나간다. 이렇게 끓인 닭도가니탕은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며, 약재가 우러난 향이 어우러져 군침을 돌게 한다.“점심식사로도 좋지만 술먹은 후 해장에도 그만이다.”는 게 주인 김인기(53)씨의 자랑이다. 남한산성내 매운 닭볶음은 업소마다 제각각 특유한 맛을 자랑하고 있지만, 이곳은 닭도리탕에 도가니탕 국물을 사용해 맛이 더 진하다. 또 청량고추와 후춧가루를 넣어 느끼한 맛을 없앴다. 엄나무 백숙도 일품이다. 엄나무로 장시간 우려내 고기가 검은 빛을 낸다. 대추와 은행, 잣, 인삼 등이 곁들여져 맛이 진하고 개운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서울 신촌 ‘레트레캄빠네’

    [이집이 맛있대] 서울 신촌 ‘레트레캄빠네’

    젊음의 거리 서울 신촌은 맛의 전쟁터다. 매일 수십여집이 간판을 내리고 또 새롭게 문을 여는 곳이다. 맛이 변화무쌍한 신촌에서 이탈리아 음식점 레트레캄빠네는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상호는 한국 유학생들이나 상사원들이 즐겨찾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명 피자집에서 따왔다. 이탈리아의 레트레캄빠네 조리사들이 내한, 직접 요리기술을 지도했고 한국 조리사들이 유학을 한 곳이기도 하다. 조리사 김정희씨는 “이탈리아 본토의 맛이 우리 입맛에 더 잘 맞아 본래의 맛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맞은편 굴다리 건너에 있는 레트레캄빠네에 들어서면 주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피자 화덕을 비롯해 조리하는 모습을 환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주방이 홀보다 더 넓다. 이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 가운데 하나는 루콜라 피자. 얄팍한 도에 특유의 쌉싸래한 맛에 산뜻한 향이 나는 야채 루콜라를 놓고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를 두툼하게 올렸다. 도에 신선한 토핑을 말아싸서 먹으면 맛의 조화가 절묘하다. 도는 얇지만 파삭거리지 않고 졸깃하다. 여기에 토마토의 상큼한 맛과 모차렐라의 새큼한 맛이 잘 어울린다. 루콜라가 생토마토와 모차렐라를 맛으로 연결해 준다. 도와 토핑이 두툼하고 기름기로 느끼한 맛을 기대한 사람들은 루콜라에 실망할 정도다. 하지만 느끼한 맛보다 산뜻한 맛을 추구하는 이들은 자꾸 찾게 되는 맛이다. 또 트레캄빠네라는 이름을 붙인 스파게티도 꼭 맛봐야 한다. 토마토소스에 오징어·새우·홍합·주꾸미·꽃게 등을 넣은 해산물 스파게티로 맛이 조화롭다. 한정희(24·이대 법학과 3년)씨는 “해산물이 선선한 까닭에 바다의 향도 느껴진다.”며 “국물에 빵을 찍어 먹기도 좋다.”고 말했다. 트레캄빠네가 남성적인 맛이라면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맛이 부드럽다. 여성스럽다. 크림소스에 베이컨에 달걀, 양송이에 파마산 치즈를 얹어 고소한 맛이 난다.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가장 흔한 메뉴이지만 제대로 된 맛은 흔하지 않다. 카르보나라의 맛이 좋으면 그 집은 음식을 잘하고 느끼하면 실패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맛내기가 쉽지 않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 춘천꿩농장서 꿩먹고 알먹고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겨울 전통 먹을거리가 꿩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덫을 놓고 불린 콩을 뿌려 꿩사냥을 했다. 이렇게 잡은 꿩으로 냉면과 만두 등 갖가지 별미도 만들어 먹었다. 꿩은 그 자태가 아름다운 만큼이나 맛도 일품이다.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이 돈다. 육질은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탄력이 있다. 꿩은 가슴살로 배·오이 등을 채 썰어 넣고 참기름을 조금 넣어 육회로도 먹었다. 쫄깃한 맛에서 ‘꿩 대신 닭’이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 느껴진다. 옛날에 주로 혼례, 제사, 감사의 표시로 꿩이 쓰였다.‘있는 집’에선 치적제일(雉炙第一)이라 하여 제사에 빠지지 않았다. 정월 대보름엔 꿩알을 복란(福卵)이라며 귀하게 여겨 찾기도 했다. 나라님도 꿩의 맛을 즐겼다. 오죽하면 조선시대까지 매를 길러 꿩을 잡는 관청을 뒀겠는가. 조현진 봉래정 조리사는 “꿩은 겨울철 궁중의 보양식”이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다이어트나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이런 꿩 맛보기가 요즘엔 쉬워졌다. 꿩을 사육하는 까닭이다. 꿩은 사육된다고는 하지만 닭이나 오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성이 강하다. 소리에 민감하고 경계심이 무척 높다. 반면 병해에 강해 웬만한 조류독감에도 끄떡없다. 꿩 사육 농장인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의 춘천꿩농장을 찾았다. 사방에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산간마을의 겨울,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칼처럼 매섭다. 하지만 농장의 꿩들은 추위를 잊은 듯 재빠르고 활기찼다. 사육장 안으로 발자국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들어섰지만 수백 수천마리의 꿩이 한꺼번에 푸드득거리며 날아올랐다. 먼지와 깃털, 정면으로 돌진하는 꿩 때문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였다. 주인 동영삼(50)씨는 “막무가내로 사육장에 들어서면 꿩이 정면으로 달려들어 발톱에 할퀴거나 다친다.”고 주의를 줬다.“닭은 먹이를 주면 달려들어 먹지만 꿩은 경계심을 품고 접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꿩은 모두 부리가 몽땅하게 짧았다. 꿩은 성질이 거칠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많아 생후 20∼30일 사이에 부리를 절단한 까닭이다.15년째 꿩을 기르는 그는 “꿩을 수십대째 순치시켜며 길들이려고 했지만 여전히 실패”라며 “닭이나 오리는 꿩과 비교하면 너무나 순해 ‘온실 속의 화초’”라고 말했다. 그는 꿩이 인삼밭을 찾으면 쑥대밭으로 만드는 걸 보고 꿩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인삼과 목초액을 먹였다. 항생제는 전혀 먹이지 않는다. 꿩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동씨 부인 정향순씨는 “꿩의 요리법은 닭과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없어 훨씬 더 담백하다.”며 “꿩의 감칠 맛을 살리려면 파·마늘 등 강한 향신료를 많이 넣지 않는 요리법이 좋다.”고 말했다. 꿩고기로 육수를 우려낼 땐 꿩 한 마리에 물((8ℓ), 생무(400g), 양파(200g), 마늘(3쪽)만 넣고 30여분간 푹 끓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육수는 식혔다가 냉면을 말거나 다른 음식을 만들 때 넣고, 살은 소금에 찍어 먹거나 칼국수·만두 등을 끓일 때 넣으면 된다. 그는 꿩에 인삼·대추 등을 넣고 삼계탕처럼 끓여 먹으면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닭백숙처럼 통마늘·대파 흰 부분을 넣고 닭보다 더 오래 익혀 먹는 꿩백숙도 좋단다. 정씨는 배추·무·호박·숙주나물·부추 등을 꿩고기와 다져 넣은 꿩만두도 빚어 판다. 꿩만두 1봉지(100알)에 3만원, 냉동 꿩고기(장끼·1㎏)는 2만원에 택배도 한다. 식당 메뉴는 꿩냉면(5000원), 꿩백숙, 육회(이상 2만 5000원), 꿩샤부샤부(3만 5000원·4인분) 등이 개발되어 있다. 문의(033)262-5335. ■ “겨울에 먹어야 제맛” 수컷 장끼의 자태는 고혹적이다. 목에는 흰 링을 찬 듯 하얀 목털을 둘렀다. 우리나라의 꿩에만 흰 테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꿩이 전세계 50여종의 꿩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흰 테 위쪽은 녹색을 띤 푸른 빛이 나고, 아래쪽는 붉은 색이 감도는 보랏빛과 황색이다. 밤색 광택이 있는 청동색 몸에 흑색에서 황색까지의 갈색 빛깔로 얼룩져 있다. 긴 꼬리 깃은 짙은 밤색에 검은 마디가 있다. 예로부터 모자 등에 장식으로 많이 달았다. 암컷인 까투리는 꼬리가 짧으며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꿩 대신 닭’,‘꿩 구워 먹은 소식(소식이 없음)’,‘꿩 잡아 먹은 자리(흔적이 없음)’,‘꿩 먹고 알 먹고’ 같은 우리 속담도 꿩의 맛과 관련이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봄 산란기를 앞두고 겨울은 꿩이 가장 맛있을 때”라며 “꿩고기는 몸에 좋은 오메가3지방산을 갖고 있으며, 소화흡수가 잘 되며 기력을 돋운다.”고 말했다. 춘천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새’맛찾아 전문점으로 서울 김포공항 옆 메이필드호텔의 한정식당에선 2월 말까지 겨울 특선 궁중보양식으로 꿩요리(5만 5000원)를 내놓고 있다(02-6090-5800). 꿩요리 특선 메뉴로는 꿩육회와 꿩완자전골·꿩만둣국·꿩산적(꼬치) 등이 코스로 나온다. 꿩완자전골은 야채와 꿩살로 완자를 빚어 육수에 끓이는 것으로, 여러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깊고도 시원한 맛을 낸다. 옛날 궁중에선 이를 봉오리탕으로 불렀다. 봉래정의 단아한 전통한옥에서 겨울 궁중음식 꿩을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성동교를 건너 화양로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꿩 전문 음식점이다(02-468-0110). 12년 전에 문을 연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꿩 한마리(3만 9000원·4인분). 꿩파전·꿩육회·꿩샤부샤부와 꿩만두, 꿩탕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금수강산의 꿩샤브샤브는 꿩 뼈를 우려낸 육수에 꿩앞가슴살을 얇게 저며 넣은 것이다. 여기에다 배추·호박·감자·쑥삭·버섯류 등 7∼8종의 야채가 풍성해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감칠 맛이 깊다. 강화도에서 기른 꿩을 가져와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잡아준다. 도심과 강남에서 별미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꿩을 제대로 먹으려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 전국 제일의 꿩요리집이란 자부심이 가득한 식당이다(043-846-1757). 메뉴는 한 가지. 꿩 한마리(5만원)를 주문하면 꿩회·꿩생채·꿩산적(꼬치)·꿩불고기·꿩만두·꿩수제비매운탕이 차례로 나온다. 어른 두세 명이 푸근하게 먹을 수 있다. 꿩회는 꿩고기를 양념에 무치지 않고 생선회처럼 내고, 꿩생채는 꿩을 야채와 양념에 버무려 내온다. 안주인 박명자(56)씨는 꿩요리로 향토음식 기능보유자로 선정됐다.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는다. 위치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안보리, 수안보온천에서 월악산국립공원 미륵사지쪽으로 2.5㎞쯤 가야 한다. 의왕의 청계사로 가는 코스 중간에 있는 꿩고기 전문점. 꿩고기 칼국수와 꿩고기 꿩만둣국 각 5000원(031-426-2494). 얼큰해 닭도리탕과 비슷한 꿩탕(4만 5000원)과 담백한 꿩샤부샤부(5만원)는 꿩 한 마리로 푸짐하다. 모두 4인기준. 새로 지은 건물이 깨끗하다. 목장을 하던 주인 박종인씨가 25년 전에 황소 한 마리와 바꿔 심었다는 등나무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변화를 준다. 대중교통 편이 불편한 곳이라 차편을 항시 대기시켜놓고 인덕원 전철역까지 교통편의를 제공해준다. 경기도 용인시 용인문예회관 근처의 금촌집은 꿩탕을 내놓는다(031-335-3808). 얼큰한 국물 맛이 꿩고기 속에 잘 배어든 꿩탕(한 마리 3만 5000원)은 이 집의 별미다. 봄철에는 국물 안에 넣은 달래향이 향긋하게 풍기며 입맛을 자극하다. 꿩구이(9000원·1인분)는 부드럽고 담백한 육질이 좋다. 뼈가 억세지만 뼈를 발라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고기와 양파, 대파, 양송이버섯 등을 같이 굽는 냄새가 향긋하다. 이외에도 메추리구이·토끼탕과 토끼구이 등 다소 야성적인 메뉴를 내놓는다. 꿩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냉면이다. 꿩과 김칫국의 조화로운 맛이 그만이다. 꿩 가슴살이나 날개살, 다리살을 발라내 국물에 띄우고, 뼈는 고아 육수를 내 김칫국이나 동치미국에 섞어 냉면국물을 만든다. 서울 강동구 고덕사거리 E마트를 끼고 우회전하는 평안도 오부자집(429-2515)에선 꿩냉면과 꿩만두를 낸다. 꿩육수를 진하게 맛보려면 3∼4명의 한 가족이 우선 꿩만두전골(1만 3000원·1인분)을 한 냄비 주문해 먹은 다음 꿩냉면(6000원)으로 시원하게 입가심하면 평안도 겨울 별미의 맛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두천의 터미널근처의 평남면옥(031-865-2413)도 꿩냉면(6000원)으로 이름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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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퍼락 ‘이현우’ 편 물김치가 담긴 용기를 흔들고 떨어뜨려도 국물이 새지 않는다는 점에 매료된 이현우가 소비자들에게 지퍼락을 권한다. 밥을 원터치 지퍼락에 담아 손가락 하나로 눌러 닫으며 “쉽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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