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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新국토기행] 대나무숲 걷노라면 竹我一體

    전남 담양군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담양은 예로부터 대나무가 유명하다. 마을 있는 곳에 어김없이 대밭이 펼쳐져 있고 댓잎 바람 소리 들리는 곳에 마을이 있다. 대나무와 관련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녀 군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평가받는다. 조선 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도록 한 송순을 비롯해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문인들이 터를 잡고 주옥같은 가사문학 작품을 남겼다. 한국가사문학관을 만들어 관련 유물과 유적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한다. 군은 죽세공예품으로만 인식하던 대나무를 환경·인문학·산업 가치 등으로 부각시켜 관광자원화하며 담양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대응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한국대나무박물관을 만들었고 지난해 지구촌 최초의 대나무 소재 박람회이자 군 단위 첫 국제박람회인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를 개최해 관람객 104만명이 찾았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대숲맑은 생태도시’로 거듭나며 연간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다. >>볼거리 ●탁 트인 호수 품은 ‘추월산 용마루길’ 담양호 지붕 위로 난 수평마루 같은 둘레길이다. 탁 트인 호수가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나무데크와 흙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는 절벽폭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린다. 용마루길은 담양호의 수려한 전경과 추월산, 금성산성 등의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변산책 코스다. 추월산은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추월산 주차장 맞은편이 용마루길 입구다. 길이는 3.9㎞다. 이 가운데 나무데크가 2.2㎞, 흙 산책로가 1.7㎞다.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행정자치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고 39억원을 들여 조성된 길로 2012년 착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담양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용마루길과 연계한 등산로 ‘수행자의 길’ 3.48㎞를 개설해 관광객들이 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구간마다 특색 있는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 등을 설치했다. ●담양의 작은 유럽 메타프로방스 마을 담양읍 학동리 일대 13만 5000여㎡에 오는 12월 전체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는 마을이다. 상가와 펜션, 음식점, 가족호텔 등이 들어선다. ‘메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바 있는 메타세쿼이아에서 땄고,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 지역 이름이다.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축물, 알록달록한 벽과 창틀 등 건물마다 유럽풍 건축 디자인과 색감, 그에 더해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건물들이 메타세쿼이아 풍광과 연결돼 ‘담양 속의 작은 유럽마을’로 각광받는다. 메타프로방스는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며 유럽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체험 공간이며 자연과 어우러진 휴양시설이다. 드라마 ‘가면’의 촬영지로 방송과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일부 개장했는데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3대 자연유산 삼인산·추월산·담양호 최근에는 체험위주의 관광에서 스토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트렌드다. 담양군도 이에 맞게 관광자원 가운데 전해 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등과 같은 내용이 담긴 ‘삼인산’, ‘추월산’, ‘담양호’ 등 지역의 대표적인 3대 자연유산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삼인산은 수북 들녘에서 바라다보면 뾰족한 산의 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해서 ‘담양의 피라미드’로 통한다. 추월산(731m)은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를 닮았다 해서 와불산으로도 불린다. 추월산은 가을에 올라야 참맛을 볼 수 있다는 이름 그대로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뒤덮였고 정상 언저리 절벽에는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보리암이 있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가 나무로 만든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내 앉은 자리에 사찰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 세 곳이 바로 장성군의 백양사와 순천시의 송광사, 담양의 보리암이다. 전남도 기념물 4호다. 추월산과 용추봉을 흘러내린 물이 만든 담양호는 1976년에 완공한 거대한 인공호수다. 제방길이 316m, 높이 46m로 담양평야와 장성군 진원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는 농업용수원으로 영산강의 시원이다. 담양호는 달그림자가 드리울 만큼 깨끗하고, 형상은 용을 닮았다. 추월산 관광단지와 금성산성, 가마골 등 울창한 숲과 수려한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볼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담양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드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도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옹기종기 줄을 서서 모여 앉은 요정들 같기도 하고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기도 하다. 길 가운데에서 쳐다보면 영락없는 영국 근위병들이 사열하는 모습이다. 질서정연하게 사열하면서 외지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지이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됐고 담양군에서는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 가로수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게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로 자라났다.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한 곳이다.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다 보면 이곳을 왜 ‘꿈의 드라이브코스’라 부르는지 실감한다. 무려 8.5 ㎞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묶어둔다. 메타세쿼이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향기에 매료돼 꼭 삼림욕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택시기사 김상경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댓잎 사각사각… 힐링 원하면 ‘죽녹원’ 관방제림과 영산강 시원인 담양천을 끼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 죽녹원이다. 죽림욕장으로 인기가 많다.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었던 몸을 풀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친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면 어느 순간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 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한다. 죽로차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나무와 댓잎이 풍기는 향기를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조선시대 선비들 교류의 장 ‘소쇄원’ 우리나라 대표 원림인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 선비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돼 세상을 떠나게 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 살기 위해 꾸민 별서정원이다. 1981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됐으며 민간 정원의 원형을 간직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의 보배다. 주요한 조경수목은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화매화 등이 있다. 초본류는 석창포와 창포, 맥문동, 꽃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정유재란 때 건물이 불에 탔지만 복원 중수하고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는 조선 최고의 민간 정원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댓잎으로 키운 담양 한우 떡갈비 댓잎과 대 숯으로 키워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담양 한우로 만든다. 갈비에 붙은 살을 떼어낸 후 채 치듯 다져 동그랗게 만들어 다시 뼈에 얹어 굽는다. 인절미 떡을 연상하는 모양의 떡갈비를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을 것처럼 부드러운 맛과 씹히는 맛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 치듯이 칼로 쳐서 만들어 연하고 부드럽다. 당근, 수삼, 밤, 양념장 등에 구운 떡갈비를 넣고 윤기나게 조려 찜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나무 향이 솔솔나는 대나무통밥 대통에 멥쌀과 찹쌀, 흑미, 검은콩에 대추, 은행, 밤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물을 부은 뒤 압력솥에서 20~30분간 쪄 낸다. 향기가 은은하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죽통밥이라고도 불린다. 3년 이상 자란 왕대를 잘라 쓴다. 대나무의 죽력과 죽향이 밴 밥은 몸의 열을 식혀 기력을 보강하고 정신과 피를 맑게 해주며 스트레스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한 죽순요리 식이섬유,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삭아삭한 질감과 담백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쫄깃쫄깃한 우렁이살을 넣는 게 죽순회의 포인트이며 담양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다. 죽순회는 임금 수라상에 오르던 음식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줄기로 봄철 비가 온 직후에 40~50㎝ 정도 자랐을 때 채취한다. 죽순, 우렁, 미나리에 고추장, 설탕, 식초, 깨소금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먹는다. ●전남 10대 고품질 쌀 ‘대숲맑은 쌀’ 영산강 시원지로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담양에서 생산되는 대숲맑은 쌀은 윤기가 좋으며 단단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이다.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나 현재 생산되는 모든 쌀이 전량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농협과 생산 농가뿐만 아니라 담양군의 기술지도와 엄격한 품질 검사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준다. ●담백한 국수·한약재 넣고 삶은 ‘약계란’ 옛날 대나무 제품을 사고팔던 죽물시장이 문을 닫고 하나둘 생긴 국수집들이 유명해지면서 국수거리가 생겼다. 국수거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200~400년 된 나무 200여 그루가 2㎞에 걸쳐 서 있다. 담백한 맛의 비빔국수, 멸치와 야채로 우려낸 진한 국물의 물국수, 대나무 잎과 각종 약재를 넣고 삶은 달걀은 별미로 각광받는다. 약계란은 약수로 만든 멸치육수에 오가피와 두릅나무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삶아낸 계란이다. 멸치육수 간이 배어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에세이/김용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에세이/김용택

    에세이/김용택 한 아이가 동전을 들고 가다가 넘어졌다. 그걸 보고 뒤에 가던 두 아이가 달려간다. 한 아이는 얼른 동전을 주워 아이에게 주고 한 아이는 넘어진 아이를 얼른 일으켜준다. 넘어진 아이가 울면서 돈을 받고 한 아이가 우는 아이의 옷에 묻은 흙을 털어준다. “다친 데 없어?” “응” “돈은 맞니?” “응” 살아갈수록 왜 친구가 점점 사라지는 것일까? 나만 그렇다고 한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겠지만, 모두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살아갈수록 그러하다니 살아가는 곳의 문제일 공산이 가장 크다.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된 것일까? 다행히 세 명은 아이다. 남의 불행을 경쟁 구도 속에서 계산하지 않고 나의 선행을 경제 논리로 환산하지 않는다. 다행히 세 명은 친구다.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다거나 남자가 씩씩하지 못하다며, 불행의 원인을 당사자의 역할 실패로 돌리는 무지막지함이 없다. 여전히 그런 친구일 때, 그들은 어느 때보다 사람이다. 며칠 전 한 대학병원을 지나가며 좋은 친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설령 불가능한 세계를 보여 줄 때조차도 시는 늘 자유로운 사람의 편에 서 있다. 그래서 시를 말하는 일을 나는 사람을 말하는 일처럼 하고 싶다. 신용목 시인 ■신용목 시인은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고려대 대학원 국문학 박사 과정.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 등단. 2008년 육사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시작문학상 수상.
  •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은 말과 글이 달라 뜻을 펼칠 수 없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죠. 말만 있고 글이 없는 세계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볼리비아·페루 등 남미의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죠.” ●남미 토착민족 아이마라족 한글 표기법 만들어 지난 6일 만난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글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과 사단법인 훈민정음학회는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지난해 볼리비아와 페루 일대에 살고 있는 남미 토착 민족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내놓았다. ‘가미사기’는 우리말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간단한 인사말이다. 아이마라족은 자신들의 인사말을 문자로 기록하고는 뿌듯해했다. 그럼 ‘미안합니다’를 이들은 어떻게 한글로 표기할까. ‘바ㅁ바ㅈ띠다’다. ‘들어오세요’는 ‘마ㄴ다니ㅁ’으로 쓴다. 원어의 발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자음을 따로 떼어 쓰는 ‘파격’이 동원됐다. 이 밖에 종이는 ‘라피’, 돼지는 ‘쿠치’, 숫자 100은 ‘바다가’, 머리는 ‘삐긔’로 변환됐다. 남미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은 280만명 정도 되지만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쓰는 스페인어 대신 여전히 아이마라어를 쓴다. 글은 주로 로마자를 빌려 표기하는데 언어학적, 문화인류학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글 표기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권 교수는 “볼리비아까지는 비행기로 왕복 4일이 걸릴 정도로 먼거리인데 제한된 현지 조사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음성 자료를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자음 중 현재 한글로 표현이 어려운 면이 있어서 ‘ㄹㄹ’, ‘△’ 등 새로운 기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도 개발했다. 현재는 보급을 두고 조심스럽게 현지 의사를 타진 중이다. 한글을 보급하는 이유에 대해 권 교수는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문자가 없는 민족에게 ‘이렇게 좋은 게 있으니 한번 써 보지 않겠느냐’는 취지”라며 “한글을 우리나라에만 가둬 두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는 2010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 거주하는 나나이족의 한글 표기법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1만 7000명의 나나이족 중에 중국어나 러시아어를 쓰지 않고 자신들의 고유어를 쓰는 경우는 1000명이 채 안 된다. 이 말은 지금 기록할 문자조차 없다. 이대로 두면 흔적도 없이 사멸될 수밖에 없다. 학회는 이 말에 대한 한글 표기법과 한글 입력기를 개발해 놨다. 지난 8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시 인근에서 나나이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육에 참여했던 고동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글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곧잘 글자를 소리 그대로 읽어 냈다”고 전했다. ●1994년부터 태국 라후족 등 6개 지역 한글 전파 한글의 전파는 1994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라후족(태국), 로바족(중국), 오로첸족(중국), 어웡키족(중국), 찌아찌아족(인도네시아),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주·말라이타주 등 6개 지역에 한글 표기법이 전달됐고 아이마라족, 나나이족, 피그미족(아프리카) 등 3개 지역 언어가 연구되고 있거나 보급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문자가 없는 해외 소수민족에게 처음 한글을 보급하기 시작한 사람은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다. 그는 1994년 이 사업을 시작해 2003년까지 해마다 2~3차례씩 태국 고산 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라후족’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그는 5년간 현지 언어 조사를 한 다음 한글에는 없는 콧소리를 반영해 라후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다. 2000년대에는 중국의 소수민족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전광진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2002년 로바족, 2004년 오로첸족, 2008년 어웡키족의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을 완성했다. 하지만 연구 비용, 외교적 마찰 등을 이유로 전면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글이 뿌리를 내리는 데 50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며 “당장 열매를 따려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린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어는 ‘한글 수출 1호’ 2009년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주로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이 언어 표기 수단으로 한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불렀다. ‘한글 수출 1호’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 현지 세종학당이 철수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 승인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세간에는 ‘실패로 끝난 한글 보급’이라는 평가가 돌았다. 이현복 교수의 제자로,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인 ‘바하사 찌아찌아’를 편찬한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찌아찌아족은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문자가 생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만족한다”며 “공식 승인이 논란이 되다 보니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한글 보급을 문화 제국주의로 인식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훈민정음학회는 지금도 찌아찌아족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문호 훈민정음학회 이사장은 “세종학당은 우리말을 교육하던 곳으로 한글 표기법의 보급과는 큰 관련이 없다”며 “한글 보급 사업은 변함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입력하는 자판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2012년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이타주는 한글을 표기 문자로 도입했다. 1978년 영국에서 독립한 솔로몬제도는 공용어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가 1∼2%에 불과했고 토착어를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무엇보다 교육이 문제였다. 이호영 교수팀과 훈민정음학회가 만든 한글 표기법은 원래 한글의 특징처럼 무엇보다 배우기 쉬웠다. 자음과 모음을 모아 글자를 하나씩 만들 수 있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 소리 그대로를 기호로 나타내기 때문에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소리도 표기가 가능했다. ●“언어 사멸은 민족 정신·문화가 사라지는 것” 실제 솔로몬제도의 현지 교사 2명은 5개월 정도 한글 표기법 교육을 받은 뒤 곧바로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에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3년 7월 교과서 제작과 현지 교사 연수 등에 드는 2억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잠정 중단됐다. 이호영 교수는 “인원이 적은 소수민족이라도 그들의 기록 수단으로 한글을 보급하는 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목표인데 솔로몬제도의 경우는 너무 안타깝다”며 “문자가 없는 언어는 사멸할 수 있고,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학자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를 기록하거나 사멸을 막는 데 한글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글은 보편성을 지닌 문자로 전 세계의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베르너 사세 교수도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대지’를 쓴 소설가 펄 벅은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며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칭했다. 현재 훈민정음학회와 연구자들의 기조는 아무리 적은 수가 쓰는 말이라도 한글을 통해 그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돕되 ‘문화 침략’이나 ‘문화 제국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무리한 보급은 자제하는 것이다. 권재일 교수는 “보급은 한글을 직접 써 본 소수민족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하지만 한글 표기를 원한다면 교재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故 서정수 교수 등 10명 ‘한글 발전’ 훈·포장

    故 서정수 교수 등 10명 ‘한글 발전’ 훈·포장

    문화체육관광부는 570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 발전과 보급에 이바지한 공로로 고(故) 서정수 전 한양대 명예교수가 옥관문화훈장을 받는 등 모두 10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이 수여된다고 6일 밝혔다. 서 전 교수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본’ 이후 종합적 우리말 문법서로 평가받는 ‘국어 문법’을 저술했다. 한글의 제자 원리를 알리는 기록영화 ‘한글로 세계로’를 제작하고 ‘우리말 전산 용어 사전’을 펴내 한글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화관문화훈장을 받는 이기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국어연구의 이론적 토대를 넓혔고 국어 전반에 전산 형태론을 구축해 국어 정보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또 18년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포스카리대학에서 한국문학과 한글을 가르치고 공지영 소설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고은 시인의 시집 등을 번역해 이탈리아에 소개하는 데 기여해 온 두르소 빈첸차 교수와 25년간 중국 푸단대학 등에서 한국어 전문 인재를 양성한 장바오유(姜寶有) 교수가 문화포장을 받는다. 근정포장 수상자로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반으로 다의어 수준의 어휘 지도를 구축한 옥철영 울산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 밖에 대통령 표창은 북미한국어교육자협회와 임옐비라 러시아 사할린국립대 교수가, 국무총리 표창은 오동춘 한글학회 감사와 주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문화원장, 경북 문경시가 받는다. 시상식은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570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진행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광장’ 최인훈 60년 만에 대학 졸업장

    ‘광장’ 최인훈 60년 만에 대학 졸업장

    문학계 공헌 예우 ‘명예졸업’ 해방과 전쟁, 분단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하며 1960년 문학사의 새 지평을 연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80)씨가 서울대 법과대학에서 제적된 지 60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6일 서울대는 최씨와 명예졸업장 수여 방식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의 명예졸업장 수여는 최씨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성낙인 총장에게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최씨는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 전쟁이 발발해 월남했고 1950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6학기를 마쳤지만 1956년 등록을 포기해 제적됐다. 최씨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종교를 갖지 못했다거나 거창한 세계관을 성립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보다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훨씬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어려운 시절 고난을 겪으면서 한국 문학계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감안해 예우 차원에서 명예졸업장을 준비하게 됐다”며 “문학 행사도 함께 열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대에 ‘가람 이병기 기념실’ 연다

    서울대에 ‘가람 이병기 기념실’ 연다

    서울대는 한글날과 개교 70주년을 맞아 시조 거장인 고 이병기 선생을 기리기 위해 오는 12일 인문대학 14동 105호에 ‘가람 이병기 기념실’을 연다고 6일 밝혔다. 기념실은 강의실로도 쓸 수 있지만 강의가 없을 때는 학생들이 편하게 쉬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이병기 선생은 일제강점기 국문학 연구의 기틀을 세운 학자로 쇠퇴일로인 시조 부흥에 힘쓰며 교육가이자 한글운동가로 활동했다. 또 조선 문학을 강의하고 한글학회에서 활동하며 우리나라 첫 국어사전 편찬에 참여했다. 강의실 마련에 필요한 자금은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영화 ‘사도’의 자문료를 학교에 기증해 만든 기금으로 충당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34억 들인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제동’

    34억 들인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제동’

    경북도와 군위군의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역사학자가 이 사업이 역사적 오류의 산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6일 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에 걸쳐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을 모델로 조선 중기본과 초기본,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본을 1세트씩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출하는 것이다. 국비와 지방비 34억원이 들어간다. 삼국유사 목판은 1512년 경주 부윤 이계복이 간행한 임신본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도는 지난 3월에 삼국유사 조선 중기 판본 ‘중종 임신본’(규장각본) 판각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조선 초기본 판각을 마칠 계획이다. 조선 중기 판본은 비교적 완전하게 전해지지만 조선 초기 판본은 빠진 곳이 있어 복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 교정본을 목판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른바 ‘경상북도본 삼국유사’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역사학자는 경북도가 삼국유사에 인용된 삼국사기·화랑세기 등을 단순히 원전과 대조하고 수정·보완해 경도본 삼국유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인용된 원전을 목판 복원에 반영할 경우 일연 스님이 문제의식과 관점을 갖고 재구성하고 자신의 견문을 보태 쓴 삼국유사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가 집필된 지 700년이 넘은 삼국유사의 ‘완성본’을 지금 내겠다는 게 엉뚱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도는 전문가 의견을 모으기 위해 다음달 5일 서울 선릉 HJ컨벤션센터에서 역사학·국문학·민속학·불교사 등 8개 분야 학자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학술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경북도본 삼국유사 목판 판각 사업과 관련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토론회 결과에 따라 목판 판각 대신 디지털화하거나 책자로 발간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제동…700년 지나 완성본 만드는 건 엉뚱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 제동…700년 지나 완성본 만드는 건 엉뚱

    경북도와 군위군의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일부 역사학자들이 이 사업이 역사적 오류의 산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6일 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에 걸쳐 ‘삼국유사 목판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을 모델로 조선 중기본과 초기본,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본을 1세트씩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출하는 것이다. 국비와 지방비 34억원이 들어간다. 삼국유사 목판은 1512년 경주 부윤 이계복이 간행한 임신본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도는 지난 3월에 삼국유사 조선 중기 판본 ‘중종 임신본’(규장각본) 판각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조선 초기본 판각을 마칠 계획이다. 조선 중기 판본은 비교적 완전하게 전해지지만 조선 초기 판본은 빠진 곳이 있어 복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 교정본을 목판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른바 ‘경상북도본 삼국유사’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역사학자들은 경북도가 삼국유사에 인용된 삼국사기·화랑세기 등을 단순히 원전과 대조하고 수정·보완해 경도본 삼국유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인용된 원전을 목판 복원에 반영할 경우 일연 스님이 문제의식과 관점을 갖고 재구성하고 자신의 견문을 보태 쓴 삼국유사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가 집필된 지 700년이 넘은 삼국유사의 ‘완성본’을 지금 내겠다는 게 엉뚱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도는 전문가 의견을 모으기 위해 다음 달 5일 서울 선릉 HJ컨벤션센터에서 역사학·국문학·민속학·불교사 등 8개 분야 학자 등 200여명이 참여하는 학술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경북도본 삼국유사 목판 판각 사업과 관련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토론회 결과에 따라 목판 판각 대신 디지털화하거나 책자로 발간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리학은 군인, 스페인어는 플라멩코 댄서?”…정부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

    “지리학은 군인, 스페인어는 플라멩코 댄서?”…정부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고용정보원이 발행한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의 내용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불필요한 정보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행한 ‘대학전공별 진로가이드’가 황당하고 불필요한 내용으로 취업준비생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자는 정부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015년 추경예산 20억원을 지원받아 구직자의 진로 및 경력설계 지원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가이드북은 국어국문학과 졸업생에게 방송작가, 중등학교 국어교사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떠올릴 수 있는 직업들을 소개했다. 다른 학과도 마찬가지였다. 융합직업 부문에서는 다소 황당한 추천 사례들이 나왔다. 지리학 전공자에게는 군인, 스페인어 전공자에게는 플라멩코 댄서, 철학 전공자에게 웨딩플래너가 되라고 조언하고 있다. ‘스페인어를 배운 학생의 스페인어 능력과 스페인 문화·문학에 대한 지식은 스페인 춤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식이다. 이용득 의원은 “청년고용 실적을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식 사업의 극치”라며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취업지원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운룡 시인 ‘북 콘서트’ 개최

    이운룡 시인 ‘북 콘서트’ 개최

    전북문인협회는 올해 팔순을 맞은 중산 이운룡 시인의 문학 인생 52년을 돌아보는 ‘북 콘서트’를 다음달 1일 오후 4시 전북대 진수당 가인홀에서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주제는 ‘뒤돌아본 한평생 문학풍경’이며 ‘중산문학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이 시인은 팔순을 기념, 1964년 문단에 등단한 이후 발표한 시와 시론, 시평, 자신의 시에 대한 논평을 4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이운룡 시전집 1·2’와 ‘이운룡의 시 세계’, ‘이운룡 시론집’이다. 이 시인은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북문인협회장, 국제펜클럽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이사 등을 지냈다. 중부대 국문학과 부교수로 정년퇴임한 뒤 전북문학관장을 지냈다. 시집 17권, 시론집 12권을 펴냈다. 국민훈장 석류장, 서울신문 향토문화대상 등을 받았다. 현재 세계한인작가연합 부회장을 맡고 있다. 중산문학상 올해 수상자는 이향아(호남대 명예교수) 시인이다. 중산문학상은 전북 출신 문인에게 주는 상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운룡 시인, 문학 인생 52년 기념 북콘서트

    이운룡 시인, 문학 인생 52년 기념 북콘서트

    올해 팔순을 맞은 중산 이운룡 시인이 문학 인생 52년을 돌아본 ‘북 콘서트’를 다음달 1일 오후 4시 전북대 진수당 가인홀에서 개최한다. 전북문인협회와 중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최하며 ‘뒤돌아 본 한평생 문학풍경’을 주제로 ‘중산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 이 시인은 팔순을 기념해 1964년 문단에 등단한 이후 발표한 시와 시론, 시평, 자신의 시에 대한 논평을 4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800편의 시와 미발표 시를 모은 ‘이운룡 시전집 1·2’과 시론과 시평을 정리한 ‘이운룡의 시 세계’, ‘이운룡 시론집’이다. 이 시인은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북문인협회장, 국제펜클럽 이사,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이사 등을 지냈다. 중부대 국문학과 부교수로 정년퇴임한 뒤 전북문학관 관장을 역임했다. ‘새벽의 하산’을 비롯한 시집 17권, 시론집 12권을 펴냈다. 국민훈장 석류장, 서울신문 향토문화대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현재 세계한인작가연합 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미당문학회·학국문인협회 고문이다. 중산문학상 올해 수상자는 이향아(호남대 명예교수) 시인이다. 1938년 군산에서 출생한 이 시인은 시집, 수필집, 이론서 등 5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중산문학상은 전북 출신 문인에게 주는 상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천명관과 데이비드 밴… 김숨과 금희… 국내외 작가 ‘수다 한마당’

    천명관과 데이비드 밴… 김숨과 금희… 국내외 작가 ‘수다 한마당’

    정유정, 천명관, 김숨, 김경욱 등 우리 문단의 주역들과 해외 작가들의 ‘문학 수다’ 한판이 벌어진다. 국내 작가들이 평소 좋아하던 해외 작가와 짝을 이뤄 이뤄지는 축제인 만큼 소소한 개인사부터 문학관까지 문학 바깥과 안을 아우르는 풍성한 이야깃거리들이 예고된다. 한국문학번역원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다.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릴 이번 행사의 주제는 ‘잊혀진, 잊히지 않는 기억과 망각 사이를 횡단하는 문학’이다. 이에 따라 작가들은 각자의 작품에서 기억과 망각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공유할 예정이다. 기획위원인 박상순 시인은 20일 “기억과 망각은 삶과 세상의 사소한 흔적은 물론, 시대가 담고 있는 역사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므로 폭넓게 문학으로 다룰 수 있는 주제”라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애환 등 사소하고 가벼운 이야기부터 작품세계까지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6회째인 올해는 국내 작가 14명과 외국 작가 14명이 짝을 이뤄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김경욱, 김숨, 배수아, 정유정, 천명관, 함정임, 해이수 등 소설가 7명과 김선우, 문태준, 박상순, 박정대, 안현미, 이수명, 하재연 등 시인 7명이 참석한다. 주요 행사인 ‘작가들의 수다’(26~30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1층)에서는 한국 작가와 해외 작가가 함께 짝을 이뤄 서로의 작품과 행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김숨은 최근 백신애문학상에 이어 신동엽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는 조선족 작가 금희와 곁을 나눈다. 미국 문단에서 젊은 거장으로 주목받는 데이비드 밴은 천명관 작가와 동행한다. 정유정은 콜롬비아의 작가이자 언어학자, 외교관, 칼럼니스트인 산티아고 감보아와, 김경욱은 대만의 향토 문학을 계승하는 퉁 웨이거와 마주 앉는다. 같은 기간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는 작가 작품을 소재로 한 그림자극, 인형극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참가를 원하면 예스24, 네이버 예약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당일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 (02)6919-7721~2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新전원일기] 인생도 와인도 오미자

    [新전원일기] 인생도 와인도 오미자

    오미자(五味子)에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 단맛, 쓴맛, 짠맛, 신맛, 매운맛. 붉은 오미자 열매 안에는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맛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에 위치한 ‘오미나라’의 대표 이종기(62)씨는 오미자로 인생의 맛이 어우러진 술을 담그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국내 굴지의 주류회사에서 평생 동안 술을 만들어 온 ‘주류 명인’이었던 그가 퇴직 후 2007년 문경으로 귀촌한 계기는 세계 최초로 오미자 와인 ‘오미로제’의 생산에 도전하면서였다. 문경은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최대의 오미자 산지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에서 자란 이곳 오미자의 품질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한양으로 통하는 길목, 문경새재를 지나 오미자 와인과 함께 세계로 뻗어 가고 있는 그의 인생 이야기에 취해 버렸다. 이 대표가 만든 술을 한 잔 곁들인 자리였다. # 국내 최고 양조 장인이자 술꾼인 그의 삶 이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양조 장인으로 불린다. 1980년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OB맥주에 입사하면서 그의 양조 인생이 시작되었다. 대학 시절부터 소문난 애주가였던 그는 당시 흔하지 않던 맥주를 실컷 마실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OB맥주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OB씨그램으로 회사를 옮겨 위스키 개발 업무에 투입되었어요. 그때부터는 당시 고위층이나 마실 수 있다는 위스키를 마음대로 마실 수 있어서 신났어요. 그것보다 더 신났던 것은 내가 만든 술이 전국 각지 술꾼들의 술상에 오르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보람이었죠.” 회사의 지원을 받아 1990년 스코틀랜드 헤리엇와트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국내 양조업계에서 양조학 석사 1호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셈이다. 이후 ‘썸싱 스페셜’, ‘패스포트’, ‘윈저’, ‘골든 블루’ 등 그가 탄생시킨 위스키의 목록을 더듬어 본다는 것은 국산 양주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OB씨그램 공장장을 거쳐 다국적 주류기업인 ‘디아지오코리아’의 대표까지 지내고 2006년 퇴직할 때까지 그는 큰 어려움 없이 주류(酒類) 업계의 주류(主流)로 살아왔다. 퇴직 이후 그를 ‘모셔 가려는’ 대학들이 여럿이었다. 실제로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직을 수락해 한동안 강단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오미자 와인 사업에 매진하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스스로와 했던 약속 때문이었다. 1990년 스코틀랜드 유학 시절 느꼈던 울분을 그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양조학 전공 교수가 열었던 파티에서 각 나라의 전통주를 가져오는 이벤트를 개최했어요. 프랑스 친구가 가져온 와인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제가 가져간 인삼주에 대해서는 다들 악평을 했어요. 자존심이 상했고 언젠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술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다짐을 했죠.” 국내에서는 최고의 양조 장인으로 인정받는 그였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전통주의 입지는 초라하기 그지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그는 성공가도를 달리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93년부터 직장 생활을 하는 틈틈이 전통주 개발에 매달렸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쌀, 보리, 옥수수 같은 곡물과 대추, 배, 감을 비롯한 과일 등 30여 가지의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전통주를 만들면서 다양한 실험을 한 끝에 오미자라는 최상의 재료를 만나게 되었다. 오미자는 외국에서 들여온 품종이 아니라 한반도가 원산지라는 점에도 이끌렸다. # 짠맛과 신맛도 숙성시키니 향기로운 술이 되네 밝은 분위기의 로비와는 달리 오미나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주변의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와인 숙성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날 수 있었다. 조용하고 신비로운 중세 수도원 분위기의 아치형 천장 아래 꾸며진 와이너리 안에서는 참나무 냄새와 뒤섞인 술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 양조장 한편에는 1차 발효를 위한 스테인리스스틸 발효통이 웅~ 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고 건물 곳곳에 놓인 수백 개의 오크통은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오미자 와인을 발효시키는 중이었다. “오미자가 ‘양조 적성’이 좋은 술은 아닙니다. 발효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그럼에도 오미자 와인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세계 최초라는 점과 영양 만점의 오미자 매력 때문이었죠.” 오미자 와인을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발효였다. 일반적으로 와인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포도의 경우 1차 발효 기간이 3~4일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오미자는 1차 발효만 해도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가공에 성공했을 때 장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오미자의 많은 부분들이 발효 과정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단백질, 비타민B, 칼슘, 인, 철분 성분과 피로회복에 좋은 유기산을 포함한 오미자의 풍부한 영양성분 안에는 천연 방부제 구실을 하는 성분까지 포함되어 있어 발효가 쉽지 않았다. 짠맛과 신맛을 발효를 통해 완화시켜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잘 익은 오미자일수록 산도가 풍부한데, 오미자 특유의 신맛을 고객들이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도록 조절하는 과정이 특히 어려웠다고 한다. 1년간의 1차 발효가 끝나면 2차 발효 과정으로 넘어간다. 오미나라에서는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두 종류의 오미자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스틸 와인은 오크통에서,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역의 고급 샴페인 생산 방식대로 일일이 병으로 옮겨져 발효되는 과정을 18개월 이상 거친다. 오미자가 ‘오미로제’라는 상표를 달고 고급 와인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3년여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미자의 짠맛은 오미자 와인의 ‘간’을 맞추고 신맛은 특유의 상큼한 뒷맛을 자아내게 되었다. “한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간을 맞추는 일이라고 하잖아요. 오미자의 짠맛 때문에 오미자 와인에 따로 조미료를 가미할 필요가 없는 거죠. 오미자 와인의 산미가 부드러워지기까지 투자도 많이 필요했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 과정을 통해 세상에 없던 술을 만들어 내놓았다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이 대표가 근사한 와인 잔에 직접 따라 준 오미자 와인의 향을 음미하며 천천히 마셔 보았다. 단맛과 신맛, 상큼하면서도 톡 쏘는 매운맛이 어우러진 오묘한 맛이었다. 진한 포도주와는 달리 투명하고 연한 붉은빛이 전해 주는 시각적인 유혹도 컸고 달착지근하면서도 코끝을 쨍하게 울리는 듯 스파이시한 향 또한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더 도수가 센 술도 즐기느냐는 이 대표의 질문에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 시절부터 술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는 내게 이 대표가 자신 있게 내놓은 술은 올해 6월 새롭게 출시한 오미자 증류주 ‘고운달’이었다. ‘고운달’은 발효된 오미로제를 증류시킨 술로 알코올 도수가 52도인 고급 브랜디다. 500㎖짜리 가격이 30만원이 넘는 비싼 술로, 주류 명인의 손을 거친 오미자의 풍미가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고급 위스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을 마시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증류주를 개발했다는 그는 2011년 11월 오미자 와인을 처음 출시한 이후로도 전통주 개발을 위한 연구를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오미자 증류주인 ‘고운달’과 사과 증류주인 ‘문경바람’을 올해 함께 출시한 것이 그 결실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대외 활동으로 바쁘긴 하지만 양조와 증류 작업만은 제가 직접 맡습니다. 매일 새벽 3~4시 출근해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증류기 앞에서 증류를 합니다. 아무도 없는 와이너리에서 술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 문경새재 옛 주막자리에 연 ‘오미나라’ 오미로제라는 브랜드가 처음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2년 이 대표가 만든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이 서울핵안보 정상회의의 특별 만찬주로 선정되면서다. 지난해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도 그의 술이 공식 만찬주로 쓰였다. 해외의 귀한 손님을 초대하는 잔치에서 대접할 만한 전통술 하나 없이 수입 와인을 내놓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 대표는 이제 그가 만든 술을 세계적인 지도자들의 파티에 선보이게 되었다. 오미자 특유의 스파이시한 향에 외국 손님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는 유럽 등으로 오미자 와인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동력이 되었다. 이 대표가 직접 오미자 농사를 짓지는 않는다. 대신 2310㎡ 규모의 직영 농원과 지역 농가로부터 계약 재배한 유기농, 무농약 오미자를 공급받는다. 그가 사들이는 오미자는 연 20여t 규모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원이 된다. 그의 손을 거쳐 술로 가공된 오미자의 부가가치는 3~10배까지 치솟는다. 와인 투어, 술 만들기 등의 체험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 또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오미로제를 다녀간 체험객은 지난해만 해도 2만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오미나라가 달성한 매출 5억 5700만원은 와인 판매뿐 아니라 6차 산업으로 거둔 수익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이달의 6차 산업인’에 그가 포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농산물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작물의 가치를 높이고 그것에 스토리를 부여하는 것 또한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일의 일환이라고 믿고 있다. “양조장과 체험관을 포함해 지은 오미나라는 과거 문경새재 주막자리였어요. 조선시대 주막에서 서민들과 과거객들이 삶의 애환을 달랬듯, 여기를 찾은 분들이 오미자술을 체험하면서 우리 술의 가치를 배우고 고단한 삶을 잠시나마 위로받기를 바랍니다.” 문경새재 옛 주막터를 오크향 물씬 풍기는 와이너리로 탈바꿈시킨 이 대표. 젊은 시절부터 세계적인 전통주를 개발하리라 다짐했던 주류 장인의 꿈이 이곳에서 오미자와 함께 향기롭게 익어 가고 있다.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최낙복 명예교수 ‘주시경 학술상’

    최낙복 명예교수 ‘주시경 학술상’

    한글학회는 올해 주시경 학술상 수상자로 최낙복(68)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최 교수는 30여년 동안 ‘주시경 문법의 연구’ 등 저서 7권과 논문 50여편을 쓰며, 개화기 한국어 문법 연구에 힘썼다. 주시경 학술상은 국어학자 주시경(1876∼1914) 선생의 이름을 따, 국어 연구와 한글학회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시상식은 570돌 한글날인 다음달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글회관에서 열린다.
  • 신경림 시인, 故 이호철 작가 빈소 조문

    신경림 시인, 故 이호철 작가 빈소 조문

    1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호철 작가의 빈소에서 신경림(가운데) 시인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등 5개 단체는 고인의 장례를 ‘대한민국문학인장’으로 치르며 20일 오후 7시 영결식을 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
  • [씨줄날줄] 세계한글작가대회/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한글작가대회/서동철 논설위원

    러시아의 고려인 3세 작가 아나톨리 김은 ‘금오신화’를 지은 매월당 김시습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는 2008년 ‘한국 현대 문학 100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 참석차 전북 남원을 찾았다. 남원에는 만복사 옛터가 있다. ‘금오신화’를 이루는 다섯 편의 단편 가운데 하나인 ‘만복사 저포기’의 배경이다. 그는 ‘만복사 저포기의 문학 변경에 서서’라는 강연을 하기도 했다. 서양문학적 분위기가 짙다며 이 작품에 크게 매혹됐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나톨리 김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언급되는 그는 1995년에는 제3회 톨스토이상을 수상했다. ‘아버지의 숲’이나 ‘켄타우로스의 마을’, ‘꾀꼬리 울음소리’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은 세계 24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됐다고 한다. 20일부터 4일 동안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언어와 문학-인류 과거와 미래 열쇠’라는 특별 강연을 한다. 아나톨리 김이 조직위에 보내온 발제문을 훑어 가다 보니 이런 대목이 보인다. ‘헛간의 문을 통해 늙은 당나귀에게 펼쳐지는 별의 세계는 망원경 아래 등을 구부린 천문학자에게 나타나는 세계와는 다르다. 당나귀의 머릿속에는 천문학자의 관심사인 십억 광년의 거리 같은 개념이 없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는 늙은 당나귀보다 별의 세계에 대해 십억배 더 잘 안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그 대답이 궁금하면 경주를 찾을 일이다. 국제펜클럽한국본부가 주최하는 한글작가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첫 번째 주제 ‘세계 한글문학의 오늘과 내일’에서는 세계 한글문학의 양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와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는 물론 북한과 북한 이탈 주민의 문학도 포함시켰다. 두 번째 주제인 ‘한글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과 한국문학 교육의 현황을 점검하고 과제를 모색한다.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공부하는 외국인도 여럿 자리해 실질적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 러시아어로 작품을 쓰는 아나톨리 김은 한글작가라고 할 수는 없다. 대신 그는 특정 언어로 씌어진 문학 작품이 어떻게 세계적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할 ‘꺼리’를 제공할 것이다. ‘모국어의 지역성과 세계성’이라는 강연 프로그램에는 중국 작가 예자오옌, 일본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도 나선다. 이렇게 400명 안팎의 국내외 문인과 100명 남짓한 한글학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큰 모임이 됐다. 현재 세계 181개국에 718만명 남짓한 한국인이 있고, 한국에는 195만명의 외국인 인구가 있다. 국가라는 경계를 뛰어넘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난다. 한글문학의 미래도 오늘날과는 다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글작가대회가 스스로의 역할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반갑게 느껴진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분단문학의 큰 별’이 지다

    ‘분단문학의 큰 별’이 지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 월남작가 ‘탈향’·‘판문점’ 등 작품 통해 전쟁·남북 분단의 아픔 다뤄 분단문학을 대표한 소설가 이호철씨가 별세했다. 84세.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중 최근 병세가 악화된 고인은 18일 오후 7시 32분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서 운명했다. 전쟁과 이산의 아픔을 직접 체험한 고인은 남북 분단의 비극을 압축된 필치와 자의식이 투영된 세련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가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6·25전쟁 당시 북한군으로 동원되어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뒤 이듬해 1·4 후퇴 때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1955년 문예지 ‘문학예술’을 통해 단편 ‘탈향’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약 60년간 장편 ‘소시민’,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門(문)’, ‘그 겨울의 긴 계곡’, ‘재미있는 세상’, 중·단편 ‘퇴역 선임하사’, ‘무너지는 소리’, ‘큰 산’, ‘나상’, ‘판문점’, 연작 ‘남녘사람 북녁사람’ 등 수십 편의 작품을 통해 전쟁과 남북 분단 문제에 천착했다. 고인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유신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하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얽혀,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대산문학상, 3·1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한 고인의 작품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독일,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등 유럽과 영미권으로도 번역, 출간돼 호평받았다. 특히 독일에 번역된 ‘남녘사람…’으로 2004년 독일 예나대학이 주는 국제 학술·예술 교류 공로상인 프리드리히 쉴러 메달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또 미국 등 여러 나라에 초청돼 낭독회를 열고 한국의 분단 현실을 널리 알렸다. 2011년에는 팔순을 기념해 고인을 따르는 문인, 예술인 등이 주축이 된 사단법인 ‘이호철 문학재단’이 발족했으며 최일남, 이어령, 신달자, 김승옥 등 동료 문인과 지인, 제자 등 87명의 글을 모은 기념문집 ‘큰산과 나’가 출간됐다. 유족으로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1일 오전 5시. 장지는 광주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소설가 한강이 지난 5월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몇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던 한국 소설이 수십만 부가 팔리면서 독서붐을 일으켰다. 그전에 발표됐던 한강의 다른 작품도 다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 상 수상을 계기로 모처럼 책 읽는 문화가 다시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1년간 13세 이상 국민 중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56.2%였다. 10명 중 4명꼴은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13세 이상 1인당 연간 평균 독서 권수는 9.3권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의 연평균 독서율인 76.5%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 속한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는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1인당 독서량이 최저인데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만 되면 전 국민이 한국 작가의 수상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꼬집었다. 책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읽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지식의 보고이고, 독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책을 읽는 모습보다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서는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책을 두고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출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책을 구해 읽을 수 있도록 주변에 도서관 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야 한다. 강릉 하면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경포대 해변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강릉은 예전부터 문향(文鄕))으로 유명하다. 멀리 율곡 이이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 허균과 허난설헌 등의 고향이다. 근현대 들어서는 서영은, 윤후명, 김형경 등의 문인들도 강릉 출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강릉은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아 도심은 물론 읍, 면, 동 단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금 99개로 늘었다. 전통의 향기를 풍기는 옛 기와집이나 시장통, 오래된 마을의 뒷골목에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게 했다. 다음달 9~11일 강릉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다. 전국의 출판 및 독서 관련 단체 150여곳이 참여해 책 읽는 도시 선포식, 북 콘서트, 노벨문학상 작가전 등이 펼쳐진다. 또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평생학습어울림한마당, 전국문학심포지엄, 평생학습의 밤 등 독서 애호가들의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강릉의 자랑인 경포 해안에서 벌어지는 문학 기행은 초가을 솔향 가득한 해변에서 펼쳐지는 인문학의 향연이다. 독서는 개인에게는 인성과 실력을 살찌우는 역할을 하지만 크게 보면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물론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결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책 읽기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성흠제 은평구의장 “구청장-국회의원들과 4자회동 합시다”

    성흠제 은평구의장 “구청장-국회의원들과 4자회동 합시다”

     성흠제 서울 은평구의회 의장이 구청장, 지역구 갑·을 국회의원, 구의장이 구정에 대해 논의하는 ‘4자 정례회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선6기 하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성 의장은 2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2년짜리 기초의회 의장으로 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은평의 10년, 20년 뒤를 내다볼 수 있는 미래 비전을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기 위해 주춧돌을 놓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은평의 재정자립도가 25개 자치구 중 21위에 불과해 열악한 처지”라면서도 “베드타운인 은평이 한국문학관, 한문화 특구, 혁신센터 등 문화·창의경제의 미래 먹거리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주춤했던 수색역세권 개발도 3섹터 중 첫번째 구역 사업자로 롯데쇼핑이 선정됐고, 녹번동엔 서울혁신파크와 호텔이 들어서거나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공학대학원에서 도시계획 분야를 늦깎이로 전공 중인 그의 관심사는 재건축·재개발 분야다. 그는 “무조건 밀어내는 방식의 재개발에 찬성하지 않는다. 마을 공동체를 살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향의 도시재생사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근 삼송지구나 은평뉴타운도 인구 감소가 본격화될 3,40년 후를 내다보면 답답하다”면서 “대단위 아파트 단지는 이때가 되면 슬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성 의장은 “주거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사동 산새마을처럼 주민들 손으로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텃밭을 가꾸며 공생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주차라인만 없어져도 동네가 엄청나게 밝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네덜란드 등 EU국가로 해외시찰을 다녀온 그는 “상속세율이 90%에 이르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부자증세, 법인세가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도 상속세 대폭 확대로 복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년 대선에서 화두로 제시볼 만 하다”며 욕심도 내비쳤다.  은평구는 한해 예산 5400억원 중 60%가 복지비로 지출되고, 인건비 등 경상비용을 빼고 나면 자체 사업비가 30억여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티끌 예산이라도 적재적소에 잘 쓰이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겠다. 제 특기가 제로예산에서 예산 찾아내기”라며 웃었다.  구의회 무용론에 대해 성 의장은 ”그런 지적도 물론 있지만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기초의회는 주민들께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입법보조원 4명이 의장을 제외한 구의원 18명을 지원하는 열악한 입법 시스템에 대한 갈증도 호소했다.  그는 “지역민원을 제때 처리하고 서민 입법 조례안을 활발히 만들기 위해 당이 달라도 모든 의원들과 협치, 소통하는 구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올해 최고의 문학적 발견” 한강 ‘채식주의자’ 獨 강타

    “올해 최고의 문학적 발견” 한강 ‘채식주의자’ 獨 강타

    소설가 한강(왼쪽)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 ‘채식주의자’가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국문학번역원이 24일 전했다. 독일 베를린의 아우프바우 출판사는 이달 중순 독일어 전문 번역가 이기향씨 번역으로 ‘채식주의자’(오른쪽)를 출간했다. 아우프바우는 1945년 설립 이래 브레히트, 카프카, 릴케 등 독일 대표 작가뿐 아니라 도스토옙스키 등 세계 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펴낸 저명 출판사다. 출판사는 현재 홈페이지 메인 화면 윗부분에 ‘채식주의자’ 표지를 띄워 놓았다. 출판 이전부터 온라인 독서클럽 등 여러 사이트에 작품 발췌본도 제공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독일 대표 주간지 슈피겔을 비롯해 주요 일간지들과 라디오, 텔레비전 등 방송 매체들은 앞다퉈 ‘채식주의자’를 비중 있게 다뤘다. 슈피겔은 지난 15일 “이 짧은 책은 카프카의 ‘변신’을 생각나게 한다. 독자는 ‘채식주의자’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했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지난 17일 “올해 최고의 문학적 발견”이라고 상찬했고, 라디오 북독일방송은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집요하게 마음을 파헤치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공영방송 체데에프는 26일 방영될 문학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강의 작품을 다룰 예정이다. 이 문학 토론 프로그램은 작품이 소개되는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현지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채식주의자’는 지난 5월 영국의 최고 권위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영미권과 유럽에서 주목받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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