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문학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평가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연구자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78
  •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서초 청·사·진 프로젝트, N포세대의 심장에 불 지르겠다”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로 서초가 청년들의 ‘희망의 사다리’가 돼드리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청사진 프로젝트’로 2400명의 청년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적 과제인 청년정책에도 서초 특유의 색깔을 입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나 홀로 야당 구청장인 그는 “야당 구청장으로 힘든 점도 많지만 끝까지 당당하게 서초의 발전을 이뤄내겠다”며 민선 7기 구정운영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올해 역점 사업은. -서초 청사진(청년사회진출) 프로젝트다. N포세대(꿈과 희망,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로 불리는 이 시대 청년들의 심장에 서초가 불을 지르겠다. 서초는 양재R&CD혁신허브가 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도시인 서초의 특성을 살린 사업들을 추진한다. 우선 카이스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관련 첨단기술 전문가를 양성해 취·창업을 연계 지원한다. 35세 이하 취·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약 300명이 대상이다. 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60명을 대상으로 취업 전 과정에 대한 개인별 맞춤형 코칭을 해주고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끝장 지원하는 ‘청사진 아카데미’도 있다. 지난달 31일 구청 대강당에서 구글코리아 등 14개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가 함께하는 ‘글로벌 기업 취업콘서트’를 열었다. 청년들에게 해외 도전정신을 심어 주는 행사다. 그리고 초등생이 바이올린 등 원하는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청년 예술강사 121명을 선발해 초등학교에 파견하는 ‘1인 1악기’ 사업도 추진한다. 아이들에게는 문화 DNA를 심어 주고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역 발전 로드맵은. -“이집트에는 무덤이 있고, 아테네에는 극장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서초를 21세기 아테네처럼 문화예술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는 ‘극장도시’로 만들겠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반포2동 재건축 부지에 1000석 규모의 가칭 ‘서리풀 아트스퀘어’를 만든다. 올해 설계에 들어가 내년 착공한다. 특히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반포대로 예술의 전당 악기거리 일대에 대해서는 문화지구 관리계획을 세워 활성화시킨다. 예술의전당~정보사부지~세빛섬을 잇는 문화 삼각벨트를 조성해 서초의 문화중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나 홀로 야당 구청장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계획한 사업들을 실행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제가 10개월 동안 공직선거법과 1년치 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검찰에서 ‘정당한 직무행위’라고 오히려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주민과 직원 40여명이 덩달아 소환 조사를 받는 고통을 겪어 속상했다. 그러나 저는 일을 시작하면서 중간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담력 있게 밀고 나가는 성격이다. 당당히 구청장으로서 서초구민을 위해 뛸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주택도시(SH)공사가 서초구 신청사에 임대주택을 포함시키겠다고 독단적으로 발표하는 등 나 홀로 야당인 서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 서울시와 협조가 잘되는가. -저는 서울시와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시각을 달리하는 부분에서는 의견을 당당히 말하겠다. 지난 1월 2일 박원순 시장이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 위치한 양재R&CD혁신허브를 방문해 창업을 위한 공간은 필요로 하는 만큼 원하는 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서초구도 맥락을 같이해 양재R&CD지구 조성 등에 대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다만 서울시가 서초구에 공공주택 1300가구 공급 추진을 발표한 염곡차고지 일대는 당초 양재R&CD 활성화를 위한 선도 사업 대상지로서 공공주택보다는 세계적으로 인재들이 몰려드는 문화·교육시설 등 신개념의 스마트 청년주택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서초구청사 건립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기본·실시설계 후 세부계획을 확정해 공개하겠다. →다른 구청장들과 소통이 잘되는지. -조은희에게 두 개의 4남매가 있다. 우선 강남·서초·송파·과천 4남매다. 노선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우리가 서로 만나서 협의하고 양보한 결과로 위례~과천선이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다. 또 다른 4남매는 재선 구청장인 양천·성동·동작·서초다. 지방자치 분권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구청장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오는 9월까지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리풀 원두막, 재활용 쓰레기통인 서리풀컵 등 서초구만의 히트작이 계속 나오는 비결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흘려듣지 않는다. 듣는 마음이 곧 지혜라고 한다. 주민과 전문가들의 얘기도 많이 듣는다. 엉뚱한 얘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서초구다운 ‘히트작’을 계속 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귀를 활짝 열어두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기자 선정 ‘2018 올해의 구청장’ ‘휴대전화 번호 공개’ 구민과의 소통 여왕 “25명의 서울 구청장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으로서 심적으로 많이 위축됐는데 이렇게 값진 상을 받으니 힘이 납니다. 앞으로도 주민과의 소통을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뽑은 ‘2018 올해의 구청장’으로 선정된 데 대해 12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 출입기자들이 처음 실시한 ‘베스트 구청장’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조 구청장은 지난해 한국당이 참패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유일한 한국당 주자로 선출됐다. 초선으로 당선된 2014년 6·4 지방선거 때(49.8%)보다 높은 득표율(52.4%)을 기록했다. 당시 선전을 두고 적극적인 소통을 해 온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조 구청장은 6·13 선거로 인한 스타성뿐 아니라 언론인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다. 서초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서도 주민들 얘기를 듣고 답하듯 관련 기사에 대해서도 기자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 반응할 만큼 열의를 보여 준다. 조 구청장은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서울시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첫 여성 정무부시장,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세종대 초빙교수, 한양대 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지낸 바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승철 시인 ‘광주의 문학정신…’ 출간

    이승철 시인 ‘광주의 문학정신…’ 출간

    이승철(61) 시인이 광주·전남 근현대 문학사를 엮은 ‘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문학들 펴냄)를 출간했다. 574쪽의 책은 1부 ‘한국 근현대 문학을 개척한 광주전남의 선각자들’, 2부 ‘참여문학의 등장과 민족문학운동의 출발’, 3부 ‘1970년대 반독재 민족문학을 선도한 광주의 문인들’, 4부 ‘5·17쿠데타와 광주 문인들의 진실투쟁’, 5부 ‘5월시 동인과 광주 젊은 벗들의 문학운동’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 문단사에 얽힌 갖가지 문학적 비화와 에피소드를 발굴하고, 사진 자료 등을 찾아내 사실과 부합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팩트체크를 실었다. 그는 책을 통해 광주전남의 진정한 문학정신은 무엇인지, 그 영혼과 모럴을 찾고자 했다.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이 지역에서 출현한 근대문학의 실체를 한국문학 전체 차원으로 확장시켜 조망했다. 또 작품과 텍스트 위주의 문학사 접근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학에 대한 정치사회적 배경 등을 추적했다. 특히 1980년대 ‘5월시’ 및 ‘광주 젊은 벗들’의 동인 문학운동을 한국문학운동사 차원에서 집중 조명했다. 당시 청년 작가들의 5월 항쟁 체험과 이를 바탕으로 전개된 시낭송운동 등에 대한 문학적 성과도 다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게임은 규제·진흥 모두 필요… 패러다임 바꿔야”

    “게임은 규제·진흥 모두 필요… 패러다임 바꿔야”

    “사전통제에서 사후관리와 자율규제로 게임 규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이재홍(59) 게임물관리위원장은 6일 부산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를 게임물관리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근 게임정책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이를 위한 조직개편을 마쳤다. 지난해 8월 부임한 그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이사와 한국게임학회장을 거치며 꾸준히 ‘게임’을 연구해 왔다. 전자공학과를 나와 국어국문학 박사를 받은 이력에서 보듯 게임산업과 게임문화를 두루 이해하는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사회에서 ‘게임’은 산업(돈)과 규제(중독예방), 놀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팡질팡하는 존재다. 13조원에 이르는 산업 규모를 들어 미래성장동력으로 치켜세우다가도 선정성과 폭력성이 청소년을 좀먹는 원흉으로 불리기 일쑤다. 기성세대는 게임이라는 범주에서 보면 당구나 테트리스, 갤러그와 다를 게 없다면서도 낯선 배틀그라운드나 마인크래프트에 불만을 드러낸다. 이 위원장은 “만화를 터부시하거나 영화를 음란물과 똑같이 취급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꼬집는다. 이어 “게임엔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다. 진흥과 규제가 모두 필요하다”면서 “종합적인 관점에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게임은 본질적으로 놀이다. 디지털 시대에 모니터 안으로 들어왔을 뿐”이라면서 “한마디로 첨단종합문화예술산업”이라고 덧붙였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기본적으로 규제기관이다. 윤리성·공공성 확보를 위한 게임물 등급관리와 사후관리, 불법게임물 유통 방지를 핵심 업무로 한다. 물론 게임산업 발전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위원장은 “게임산업이 없으면 게임물관리도 없다. 게임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위원회의 존재 이유라는 걸 항상 고민한다”며 웃었다. 이 위원장은 “등급을 아무리 꼼꼼하게 지정해도 출시 이후 게임 설정을 교묘하게 개조하거나 변조해 사행성 게임으로 바꾸기도 한다.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모니터링 규모와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지난해까지 100여명이던 모니터링단을 올해 230명으로 늘렸다. 경력단절 여성과 장애인 청년 채용에 역점을 뒀다. 부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형엽 26대 문학평론가협회장 선출

    오형엽 26대 문학평론가협회장 선출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제26대 신임 회장으로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선출했다고 21일 밝혔다. 1971년 창립된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현재 450여명의 대학 교수와 평론가들로 구성돼 있다. 오형엽 신임 회장은 1994년 월간 ‘현대시’와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했다. 이후 젊은 평론가상, 애지문학상, 편운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명절 스트레스 시달린 남자… 투고함 속 ‘82년생 김지영’ 찾아냈다

    명절 스트레스 시달린 남자… 투고함 속 ‘82년생 김지영’ 찾아냈다

    누군가에게는 오롯한 취미이거나 무관심의 대상일 책이 업인 이들의 삶은 어떠할까. 난다 출판사가 ‘읽어본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를 냈을 때 책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이들의 무수한 ‘좋아요’가 이어졌다. 주로 출판사의 편집자, 작가, 시인, 서평을 쓰는 기자 등등. 책의 저자는 민음사 한국문학팀의 두 편집자 서효인·박혜진 차장이다. 각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는 한편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만든 ‘금손’들이다. 파티션 너머 매일 서로 책을 주거니 받거니 한 이들이 난다 대표 김민정 시인의 기획으로 6개월간의 독서 일기를 펴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 편집자들의 편집자 격인 김 시인도 함께했다. →읽을 것들이 이토록 쌓여 가는 걸 보는 건 어떤 기분인가. 박 양가적이다. ‘저걸 언제 다 읽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볼 게 있고 새로 사서 읽을 게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것도 있다. 아직 읽지 못해서 촉박하고 답답한 느낌도 있고. 서 만듦새가 좋은 책을 보면 기분이 좋다. 쓰다듬어 보고 펼쳐서 냄새도 맡아본다. 어릴 때부터 새 책 느낌을 좋아했다. 내지 디자인이나 표지 디자인만 보고 안 읽고 쌓아두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펼치면 왼쪽은 서 시인, 오른쪽은 박 평론가의 글인데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서 시인은 여행사의 관광 상품 리스트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후딱 쓸 수 있는 사람이다. 반면 박 평론가의 글은 더욱 진지하다. 일본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언급하며 라이트 노벨을 대하는 자세를 추스르거나, 통속 소설의 위대함을 새삼 되새기는 식이다.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서 시인은 ‘밥벌이’라 하고, 박 평론가는 ‘쇄빙선’이라고 답했다던가. 마감에 임박해서는 관록의 ‘밥벌이’가 책 쓰기는 처음인 ‘쇄빙선’을 영차영차 끌고 갔단다.→서로의 글을 보니 어땠나. 서 문학이나 책을 바라보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더라. 내가 생활 밀착형이라면 혜진씨는 나보다는 현학적이거나 이론적이다. 나는 주말에 아이한테 책 읽어주는 얘기가 많은데, 혜진씨는 전체 문학 판이나 출판 환경을 보고 글로 쓰더라. 다른 평론가들이랑 다르게 해외 작품을 한국 작품과 비교하는 것도 배울 점이 많았다. 자, 쇄빙선씨(웃음). 박 선배는 가족들, 친구들과의 일상에 책이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소품인 듯 소품이 아닌 듯 같이 있었다. 나는 책이 일상 전반을 다 장악하고 있다. 나는 선배보다 등단 연차도 낮아서 그런지 팟캐스트나 문예지 등 필요에 따라 읽어야 하는 글들을 허덕허덕하면서 쫓아가고 있다. 서 혜진씨한테는 순정이 있고 나한테는 요령이 있다. 김 평론가와 시인의 차이가 되게 컸다. 시인은 성냥개비 끄트머리 하나만 던져줘도 뭐라고 쓰거든. 평론가는 반면에 연원이 드러나는 논리로 접근한다. 물론 우리한테도 논리가 있지만(웃음). 이들의 책에서 ‘82년생 김지영’은 빼놓을 수 없는 모티브다. ‘82년생 김지영’을 걸고 쓴 글도 있는 한편 다른 책 얘길 하면서도 ‘김지영’이 꼭꼭 등장한다. 서 시인은 “이 책을 구입한 독자는 아직 백만명이 되지 않지만(지난해 1월 기준), 그 영향력은 천만 영화 그 이상”이라고 책에 썼다. 민음사 투고 메일함으로 날아든 조남주 작가의 원고를 서 시인이 알아보고 박 평론가가 만든 사연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김지영’과 함께 책 안 읽는 시대, 출판계의 위기를 화두에 올렸다. →‘82년생 김지영’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서 ‘82년생 김지영’ 첫 장면에서부터 지영씨가 장모님·친정 어머니로 빙의가 돼서 사위랑 사부인한테 준엄하게 꾸짖지 않나. 메일 열었을 때가 추석 직전인가 직후였는데, 내가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좀 있다. 그 장면에 너무 꽂혀서 ‘좋은 게 있다’고, 팀원들한테 같이 보자고 했다. 박 30여년 여성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여성들이 차별받는 장면에 대한 지식이 꽤 있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소설을 읽어 보니 내가 장면으로만 기억하고 넘어갔던 부분이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더라. 에피소드가 많아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 사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여성으로 경험한 사회적인 경험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를 직접 만났을 때 생각보다도 더 취재가 잘된 소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82년생 김지영’이 100만부나 팔렸다. 예상했나. 소회는 어떤가. 서 98만부쯤 팔렸을 때 예상했다(웃음). 얼마나 (회사) 계좌에 꽂히는지를 알 수 없어서. 좀더 넓게는 100만명 중에 1년에 소설을 한 번도 안 읽는 분들이 있었을 거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는 체험이 우리 책을 통해서 됐다는 거 자체가 큰 경험이다. 박 유독 ‘82년생 김지영’에 대해서는 소설 형식에 대한 논의들이 많았다. 문학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지점이었고, 꼭 그런 측면이 아니더라도 독자가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문학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거다. 밀리언셀러를 읽은 독자들이 다음 세대의 작품을 견인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책을 안 읽는 시대, 문학의 위기라고들 말한다. 박 고대에 남겨진 기록들에도 ‘책을 안 읽는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문예지가 친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입문서가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나온 게 ‘릿터’였고, 문학을 좀더 깊이 있게 체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 타깃을 맞춘 게 비평 전문지 ‘크릿터’였다. 서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우선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당장 갖고 있는 원고,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면 읽는 사람은 읽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지고지순하고 숭고한 것이어서 꼭 읽어야만 한다는 생각도 없고. 마지막으로 새해를 여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고민 끝 서 시인은 조지 손더스의 ‘바르도의 링컨’, 박 평론가는 셀레스트 잉의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김 시인은 마사 누스바움·솔 레브모어의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을 골랐다. 책 앞에서 가장 진지한 책‘쟁이’들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피란수도 중심지 광복동을 보다

    피란수도 중심지 광복동을 보다

    6·25전쟁 피란수도 중심지였던 부산 광복동의 형성과 변화를 재조명하는 연구서가 나왔다.부산임시수도기념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기억의 소환, 광복동을 말하다’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부산 원도심인 광복동은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조선과 일본의 교역 전초기지였으며, 일제강점기 땐 일본인 경제·문화 중심지였다. 해방 이후에도 부산의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중심지 역할을 놓지 않았다. 한때 인근 부산시청사 등 관공서 이전과 해운대 등 신도시 건설에 밀려 쇠퇴했으나 부산시와 지역상공인, 주민들의 노력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총서는 ‘광복동 역사 형성과 공간적 특성’(1장), ‘광복동 역사지리와 공간의 기억’(2장), ‘광복동 번화가와 사람들’(3장), ‘광복동 주민들의 구술 생애사’(4장)로 구성됐다. 총서 발간에는 도시사, 역사학, 도시건축, 국문학 교수 등 전문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박미욱 관장은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문화 자산을 생생히 기록하고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총서를 냈다”며 “전쟁기 부산 역사자료 수집 조사와 부산 근현대사 연구에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정동영이 전화 와도 글만 써”… 정치인 신기남, 소설가 신영 되다

    “정동영이 전화 와도 글만 써”… 정치인 신기남, 소설가 신영 되다

    “40여년을 ‘다 집어치우고 글 쓸거야’라고 말해왔는데 다행히 정치를 그만둘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때 다부지게 결심했어요. ‘드디어 남을 위해서 사는 세계가 아니라 자기 길로 접어들어야 할 때가 온 것 아닌가′ 하고요. 절치부심하고 들어 앉아 정동영·천정배가 전화 와도 안 받고 글만 썼습니다.” 국문과 진학을 꿈꿨으나 ‘법대 가라’는 어머니의 말에 꿈을 접었던 문청(文靑)이 예순을 훌쩍 넘겨 돌아왔다. 푸른 바다 표지의 책을 한 권 들고서. 4선 의원 출신의 정치인 신기남, 아니 소설가 신영(67)으로. 신기남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 위원장이 생애 첫 장편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솔출판사)을 펴냈다. 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지난 2년 간 두 편의 장편소설을 썼다고 했다. 하나는 해군 장교로 근무했던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소설이고, 다른 하나가 ‘두브로브니크…’이다. 임우기 솔출판사 대표의 눈에 먼저 든 것이 ‘두브로브니크…’ 였다. 본인 스스로 역사, 지리, 철학, 정치를 두루 혼합한 일종의 퓨전 소설이라고 얘기한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여행지에서 만난 두 남녀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안의 풍광을 담아내는 동시에 발칸반도의 잔혹한 현대사를 녹여냈다. 하필 발칸반도인 이유는 국회의원 시절 한국-세르비아 의원 친선협의회 회장으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보스니아와 몬테네그로를 여행하고 유고 내전 전범 재판 과정을 연구했던 기억에서 시작됐다. 자리에 참석한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개 다른 일을 하다 소설을 쓰게 되면 소설적 문체가 아니라거나, 문장이 리듬을 타고 흘러가지 못하는 등의 아마추어 티가 나기 쉬운데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체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애당초 신 작가는 실명과 이력을 모두 비공개로 하고 싶었지만 임 대표의 만류로 거둬들였다고 했다. ‘신영’이라는 필명은 신선하고 젊어보이고 싶은 마음(‘young’)에서 지었다. 정계 복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혹시 그러한 질문이 나오게 되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하겠다고 생각하고 나왔다”며 “정치로 다시 돌아오라는 권유도 있지만, 20년 정치했으면 됐다며 거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적 롤모델은 6년 전 작고한 최인호 작가다. 그는 고 최 작가에 대해 “최초로 소설을 써서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산 분”이라며 “(그 분처럼) 깊은 감동을 주면서 동시에 재미도 있는, 팔리는 문학작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와 문학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운가” 라는 “정치도 어렵고 문학도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정치는 자기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문학은 실력을 쌓고 습작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 또한 (남들에게) 발탁이 돼야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정말 천행으로 기회를 얻었죠.”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정수의 B-Side] 누구를 위한 진혼굿, 무엇을 위한 ‘젖가슴’인가

    [이정수의 B-Side] 누구를 위한 진혼굿, 무엇을 위한 ‘젖가슴’인가

    지난 4일 강동수(58) 작가의 소설 ‘언더 더 씨’의 한 구절이 온라인상에서 크게 논란이 됐다. 기자는 이튿날 해당 논란을 ‘세월호 희생자 시점 소설 ‘젖가슴’ 논란… “고민 없는 개저씨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출고했고, 강 작가와 출판사 측의 힐난과 “법적 대응”이라는 심난한 상황에 처했다. 논란은 ‘개저씨 문학’으로 일컬어지는 기득권 남성 중심의 기성 한국문학이 단 한 문장에 절묘하게 축약된 것에서 촉발했다. 이에 대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폭넓은 반감이 일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문학 흐름이 투영돼 빚어진 사건이었다. 6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강 작가로부터 메일 한 통이 와 있었다. 원고지 19매 분량의 장문의 글이었다. “전직 기자로 30년 ‘신문밥’을 먹었다”며 대선배임을 자처한 그는 “여성의 그 부위를 지칭할 때 젖가슴이 아니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유방?”이라고 되물었다. 오랜 세월 문학담당 기자였고 등단한 소설가이자 한 대학의 교수인 그가 적은 질문이 이랬다. 강 작가의 소설 ‘언더 더 씨’ 도입부의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는 표현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 문장이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여고생을 화자로 한 1인칭 시점 서술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학에서 여성, 생명, 풍요 등을 상징해온 닳고 닳은 상투어 ‘젖가슴’에 국한한 찬반이었다면 논란이 이 정도로 커지진 않았을 터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여고생이 결코 쓰지 않을 법한 어휘와 표현을 한데 모아 놓은 것도 모자라 자두에 앞니를 ‘박아 넣으며’ 자신의 가슴을 떠올린다는, 그 또래의 독자라면 누구도 공감 못할 발상이었기에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강 작가는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글에서 ‘언더 더 씨’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종의 문학적 진혼굿이라는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에게 “단편소설 전부를 읽어보지 않고 쓴 엉터리 기사”라고 비난했지만, 차라리 문제의 한 단락만을 봤던 때가 마음이 편했다. 1인칭 화자인 10대 여고생 입장에서 고민한 흔적이 좀체 느껴지지 않는 진혼굿과 바리데기 설정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아직 수습 딱지를 붙이고 있던 기자는 세월호 침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경기 안산 단원고로 달려갔다. 강당에 모인 학부모들이 언론의 ‘전원 구조’ 오보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금 불안감에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몇날며칠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며 시신이 한 구씩 수습될 때마다 울부짖던 가족들의 모습, 슬픔과 분노에 몸서리치던 현장 분위기를 생생히 느꼈다. 그렇기에 더 세월호 희생자와 그들을 잃은 가족의 슬픔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망자가 된 10대 여고생이 누군가가 자신의 진혼굿을 한다며 ‘젖가슴’을 입에 담거나 ‘불가사리에 종아리를 한 움큼 파먹히는’ 묘사하는 걸 듣는다면 반기기는커녕 소름 끼쳐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문학에 엄숙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려는 게 아니다. 여론을 등에 업고 창작의 자유를 옥죄려는 시도 역시 아니다. 강 작가가 50대 남성 화자의 시점에서 같은 주제를 다뤘다면 ‘61년생 강동수’가 그대로 드러나는 문체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기성세대의 서사와 은유가 문학이요 예술이라고 배워왔으니까. 그러나 거의 손녀뻘인 화자를 1인칭 시점으로 삼는 어려운 도전을 선택했다면 접근 방식도 당연히 달랐어야 했다. 강 작가는 독자들이 이 문장에서 ‘생기발랄한 젊디젊은 여학생’을 떠올리길 원했지만 대다수 독자들의 귀엔 중년 남성의 탁한 음성만 들렸고, 결과적으로 불쾌한 이질감만 갖게됐다.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려 했다는 강 작가의 주장은 분명 선의였을 거라고 믿는다.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개저씨 문학’이라는 말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개저씨’는 나이와 지위를 내세워 자신이 옳다고 믿고 큰소리치는 중년 남자를 비하하는 신조어다. 강 작가는 중년 남성에게 너무도 익숙해 새삼 문제될 것 없는 시각에서 글을 썼지만 젊은 세대는 성별을 막론하고 그것을 거부하고 조롱했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수많은 지적마저 해명글을 통해 ‘파블로프의 개’에 비유해 “가련하다”며 귀를 닫은 태도는 스스로 비난을 자처한 대응이었다. 출판사는 한술 더 떠 독자와 기자의 “문해력”을 지적했고, 일련의 비판을 “대중파시즘”으로 받아들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강 작가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쓴 칼럼에서 ‘홍대 몰카 사건’과 ‘안희정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고 역설했다. 그는 칼럼에서 “세상이 변하고 있다”면서 “남성과 사회, 국가가 열린 마음으로 여성들의 항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모두 ‘극렬 페미니스트’로 몰아붙인 그의 지금 모습과 대비된다. 강 작가와 출판사는 6일 오후 게재했던 각각의 입장을 이날 자정을 전후에 삭제했다. 출판사 호밀밭은 최초 입장문 삭제 후 페이스북 공지사항에 “더 듣고, 더 살펴보려 한다.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만간 다시 글을 올리겠다”고 알렸다. 독자들이 강씨와 출판사에 바라는 것은 이 상황을 비껴갈 절묘한 대응책이 아닐 것이다. 그저 상식적인 수준의 진심 어린 사과와 그에 걸맞는 조치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심사평] 시차 모티브로 한 독특한 렌즈… 이야기 가치 제고 돋보여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심사평] 시차 모티브로 한 독특한 렌즈… 이야기 가치 제고 돋보여

    예심을 거쳐 올라온 9편의 작품은 일정한 수준 이상이었다. 성폭력이나 동성애, 불안과 전락 등 동시대의 징후들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서사화하려는 수고를 보였다. 전형적 신춘문예형 소설이나 실험적 작품들은 줄어든 느낌이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지만, 우리는 세 편의 응모작들에 더 각별한 눈길을 주기로 했다.‘배드민턴’은 저녁마다 배드민턴을 치는 부부의 이야기로, 부부의 대화는 묘하게 어긋나고 낯선 여인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중학생 아들의 정학 처분과 맞물려 서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문체와 대화에서 풍기는 기시감이 문제였다. ‘바나나의 깨달음’은 고시원에 사는 ‘나’의 가족이 미얀마에서 온 청년 아웅과 인연을 맺는 이야기로, 문장의 톤도 담백하고 이야기를 끌어 가는 솜씨도 깔끔해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었지만, 아웅의 죽음을 서둘러 처리한 결말 부분이 끝내 마음에 걸려 오랜 숙의 끝에 내려놓았다. ‘앙상블’은 시차(視差) 모티브를 흥미롭게 매설하여 불우했던 뮤지컬 배우의 짧은 삶의 순간들을 재성찰한 이야기다. 시종 가독성 있는 문장으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없는 존재의 아이러니를 형상화했다. 다만 후반부에서 주제와 관련 해 다소 설명적인 어조가 거슬렸다. 동시대의 전락 이미지를 중첩적으로 구성한 ‘바나나의 깨달음’에서 아웅이 구체적으로 살아 있는 인물로 그려졌더라면 우리 고민은 더 깊었겠다. 결국 불투명한 타자와 대면하면서 나와 너, 의식과 자기, 자유와 운명, 과거와 현재를 재인식할 수 있는 독특한 렌즈와 더불어 이야기 가치를 제고한 것으로 보이는 ‘앙상블’에 최종적인 눈길을 주기로 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더 좋은 소설로 한국문학을 빛내 주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에 기회를 양보한 다른 응모자들에게도 따스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 [색다른 인터뷰] 세계 지도자 키울 ‘개성평화대학’ 세워 남북 공존 실마리 만들자

    [색다른 인터뷰] 세계 지도자 키울 ‘개성평화대학’ 세워 남북 공존 실마리 만들자

    이동섭(64) ㈔‘희망래일’ 부이사장이 ‘개성평화대학’ 설립 운동을 제안했다. ‘현역’ 시민운동가로서 밝히는 개성평화대학은 일단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성의 의미와 통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민교육 프로그램에 가깝다. 물론 장기적으론 번듯한 정식 대학을 개성에 세우도록 하자는 의제를 남북 정부에 제기하는 의미도 담겼다. 30일 이 부이사장을 만나 그가 고민하는 개성평화대학, 그리고 남북평화와 공존을 되새겨 봤다.→희망래일이라는 단체는 통일뿐 아니라 한국을 대륙과 연결하자는 운동도 열심인데요. -우리가 섬나라보다 더한 섬나라라는 걸 절감하고, 특히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실망하면서 해결을 꾀하자는 의미에서 2010년 첫발을 뗐습니다. 설립 때부터 한 게 두 가지입니다. 대륙학교는 처음엔 한 달에 한 번씩 일반시민강좌 방식으로 하다가 지난해부터는 정세현 전 통일장관을 교장으로 모시고 1년에 두 번씩 하는 교육강좌로 거듭났죠. 성공회대와 양해각서도 체결했고요. 지난 9월 열린 4기 대륙학교에선 정 전 장관,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이 강사로 나섰습니다. 시베리아 인문여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며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시야를 키우자는 취지입니다. 20~30명이 함께합니다. →개성평화대학 설립운동은 어떤 운동입니까.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4월 27일과 5월 26일 판문점, 9월 18~20일 평양) 열면서 남북관계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 뒤 북·미관계가 원활하게 진척되지 않으면서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 간 철도연결을 위해 공동조사를 하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둥, 유엔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둥 하면서 남북관계를 남북이 자주적으로 풀어 나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 자체에 분노해야 합니다. 남과 북의 평화와 공존,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실마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개성평화대학은 그런 고민 속에서 나왔습니다. 단초는 박한식 교수가 내놨습니다. 희망래일 ‘대륙학교’라는 프로그램에 박 교수를 초청강사로 모셨습니다. 박 교수가 강연에서 개성에 대학을 세우자는 얘길 하는데 ‘이거다’ 싶었죠. 서울과 평양을 잇는, 통일시대를 위한 핵심지역인 개성에 남북이 공동으로 종합대학을 설립해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연구 중심지로 육성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남북 젊은이들이 개성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 이들을 세계 평화를 이끌 지도자로 키운다면 그 자체로 통일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통합해서 연구한다거나 역사학이나 국문학을 함께 고찰한다면 학문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북측 반응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 교수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북측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북측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면서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좋은 소식이 갈 겁니다”는 말을 들었답니다. 정부 차원의 논의와 별개로 우리는 시민단체로서 시민들의 힘을 모아 양측 정부에 행동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일단 정규 4년제 대학이 아니라 대안학교 형태를 고민 중입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학민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전병문 서울대민주동문회장, 최상명 우석대 교수, 이병한 원광대 교수 등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희망래일 사업 가운데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가 가장 유명한 것 같습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덕분이라고나 할까요.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는 올해 봄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이라는 표어로 시작했습니다. 2조원가량이라는 동해북부선 연결 비용 가운데 1%를 시민 참여로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발족했습니다. 정세현 전 장관,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 방송인 김미화씨 세 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혈세를 받는 김제동 7억 연봉 공영방송 시사프로 진행자, 김미화 남북철도추진위원장, 문팬 카페지기 공기업 사외이사... 이들이야말로 화이트리스트가 아닙니까’라고 비난했습니다. 김미화씨가 즉각 “저는 남북철도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습니다. 희망래일이라는 민간단체와 동해북부선철도연결 ‘침목놓기운동’에 봉사활동하고 있습니다만”이라고 반박하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이 의원은 이내 ‘김미화 남북철도추진위원장’이란 부분을 슬그머니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곧 ‘김미화 남북철도추진 위원장(정식명칭: 동해북부선연결 공동추진위원장)’이란 문구를 집어넣었어요. 사과를 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 정부에는 남북철도추진위원회라는 기구 자체가 없습니다. 명백하게 허위사실인 게 드러났는데 연락도 없습니다. →사랑의 연탄 나눔을 통해 북측과 함께 사업을 한 경험도 많으시지요. -개성과 금강산 지역이 주요 대상이었는데 50차례 가까이 방문한 것 같습니다. 2004년 가을 금강산 온정리 마을에 연탄 5만장을 지원한 게 처음이었습니다. 2010년 5·24조치(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 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를 골자로 한 남북교류 제한) 전까지 북에 연탄 1000만장을 지원했습니다. 연탄 관련 협의차 평양도 서너 번 방문했죠. 언젠간 북측 관계자한테서 “금강산이 푸르게 된 건 다 연탄을 때면서 벌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남북 사이의 벽을 허물고 평화와 공존, 통일을 앞당기는 활동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성평화대학도 그 연장선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동섭 부이사장은 누구 이동섭 희망래일 부이사장은 1972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1975년 제적된 긴급조치 세대다. 1980년 재입학했지만 계엄령 위반으로 두 달 만에 다시 퇴학과 함께 1년간 수감됐다. 3년가량 회사생활을 하다 1985년 택시기사로 변신했다. 3년간 핸들을 잡다 노조에서 1993년까지 쟁의부장 등을 맡으며 파업으로 구속된 적도 있다. 30일로 7주기를 맞은 김근태(1947~2011)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맺은 인연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새사회연대에서 같이 활동하다 1998년 보좌관으로 일했다. 2001년 한반도재단을 설립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참여했다. 석탄공사 감사를 지내던 2004년 6월 노조원들이 3만원씩 기부한 7000만원을 마중물로 사랑의 연탄 나눔을 시작했다.
  • [2018 문화계 결산] 분단문학·평론 큰 별 지고… 페미니즘·퀴어 문학 뜨다

    [2018 문화계 결산] 분단문학·평론 큰 별 지고… 페미니즘·퀴어 문학 뜨다

    올해 문학·출판계는 ‘다사다난’했다. 문학계에서 시작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가 문화계 전반을 휩쓸었다. 미투 열풍은 페미니즘 대중화로 이어졌다. ‘82년생 김지영’이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문학계 숙원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도 결정됐다.●한국 문학계 미투… 노벨문학상도 미투 올 한 해 문화계를 휩쓴 ‘미투’ 현상은 문단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2월 최영미 시인이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최 시인은 지난해 말 계간지 ‘황해문화’에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 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이라는 내용의 시를 기고했고, 이 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미투 파문이 문학계로 번졌다. 최 시인과 고 시인은 현재 법정 공방 중이다. 미투 논란은 외국에서도 뜨거웠다. 지난 5월 스웨덴 한림원은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인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의 미투 의혹에 올해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기로 했다.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내지 못한 건 1901년 설립 이래 7번째다. ●한국 문학사 원로들… 역사 속으로 올해는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던 문단의 원로들이 세상을 등진 해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전후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최인훈이 별세했다. 널리 알려진 그의 소설 ‘광장’은 양극화된 이데올로기를 넘어 제3의 길을 모색한 분단 시대의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8월에는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로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황현산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가, 10월에는 여든이 넘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던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운명을 달리했다. 독일에 거주하며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 그리움을 노래했던 허수경 시인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에세이, 예능인문학… 가벼운 책 인기 올해 대세는 ‘에세이’였다. 출간 종수 2672종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았다. 베스트셀러에도 다수 포진했다. 월트디즈니 캐릭터 ‘곰돌이 푸’의 명대사와 행복의 메시지를 엮어 위로하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2018년 연간 베스트셀러 정상에 올랐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 에세이가 연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예능 인문학’ 열풍도 뚜렷했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는 출간 즉시 전국 서점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82년생 김지영’ 밀리언셀러… 퀴어문학 눈길 지난해에 이어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승승장구는 여전했다. 2007년 ‘칼의 노래’, 2009년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페미니즘 문학의 상승세와 함께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이야기를 다룬 ‘퀴어’(queer) 문학 활약도 눈부셨다. 김봉곤의 ‘여름 스피드’, 박상영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등이 작가의 첫 소설집임에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8월에는 이종산·김금희·임솔아·강화길 등 주목받는 젊은 작가 6인이 참여한 퀴어단편선 시리즈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가 출간돼 눈길을 끌었다. ●북한 관련 책 돌풍… 5년간 최다 출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참가, 남북 정상회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등의 특수에 힘입어 북한 관련 책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북한 관련 도서의 판매량(예스24 기준)은 약 4만 8000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배 증가하며 최근 5년간 판매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출간 종 수는 전년 대비 약 1.6배 늘어난 143권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책은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로, 올해 50·60대 남성들의 베스트셀러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에 2022년 개관 문학계 오랜 염원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의 부지가 서울 은평구 진관동 기자촌으로 결정됐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연면적 1만 4000㎡(약 4235평) 규모로 수장고와 전문 자료 복원시설, 전시·교육·연구 시설, 공연장과 편의 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2022년 12월 개관 예정이다. ●25년 만의 책의 해… 독서율은 ‘최저’ 올해는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정부가 공식 지정한 ‘책의 해’였다. 책의 해를 맞아 정부와 출판계가 손잡고 전 국민 책 읽기 확산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이 가운데 서점의 심야 운영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전국 심야 책방의 날’은 책에 관한 관심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서량이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이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이는 1994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세종도서 논란 계속 ‘출판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빚었던 세종도서 선정은 올해 초부터 시작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선정을 누가 할 것이냐를 두고 출판계와 문체부가 줄다리기를 이어 가고 있다. 문체부가 민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 선정 주체 등 새로운 방안을 연말까지 내놓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좋맛탱’ 김향기,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로맨스 “마카롱보다 달콤”

    ‘좋맛탱’ 김향기,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로맨스 “마카롱보다 달콤”

    배우 김향기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더욱 달콤하게 만들었다. 마카롱보다 더 달콤하고, 수플레 케이크보다 말랑말랑한 로맨스 장르를 기다려온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던 tvN 크리스마스 특집 단막극 ‘#좋맛탱’. 특히 김향기의 첫 캠퍼스 로맨스물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이에 부응하듯 김향기는 달콤 로맨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설렘 주의보를 내렸다. 김향기는 지난 24일 방송된 ‘#좋맛탱’을 통해 안방극장에 달달한 설렘을 수놓았다. 극 중 김향기는 풋풋한 대학 새내기이자 수만 명의 팔로워들을 보유한 디저트 인플루언서 정충남 역으로 변신해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배들에게 잘 보이면 된다는 언니 서현(노을 분)의 조언을 가슴속 깊이 새긴 충남(김향기 분). 처음 본 연남(김민규 분)을 선배로 오해하는 귀여운 해프닝의 주인공이 되었다. 자신이 마시려고 뽑았던 음료를 건네며 “국어국문학과 18학번 신입생 충남에서 온 정충남”이라는 FM식 자기소개로 연남은 물론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내 연남이 자신과 동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충남. 불꽃 튀는 레이저 눈빛으로 연남을 째려보는 귀여운 행동으로 두 사람의 달콤한 인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충남과 연남은 많은 시간을 공유하였다. 함께 사진 동아리에 가입하는가 하면, 연남이 평소 즐겨 찾는 디저트 카페에도 같이 가는 등 서로의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싱그러운 청춘들의 모습은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기도. 하지만 사소한 일로 시작된 각자의 서운함은 걷잡을 수없이 커졌다. 연남과 사이가 틀어져 속상한 마음에 충남은 연거푸 술을 마셨고, 자신의 아지트로 향했다. 이를 걱정스레 지켜본 연남도 그의 뒤를 쫓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두 사람은 그간의 섭섭함을 털어낸 동시에 “나 너 좋아햐냐?”라는 연남의 질문에 충남은 대답 대신 입을 맞췄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또 다른 시작을 알린 충남과 연남. 풋풋한 케미를 100% 그 이상 발휘하며 많은 사람들의 광대를 치솟게 만들었다. 이후 알콩달콩한 사랑을 키워가는 충남의 모습은 심쿵 지수를 폭발시켰다. 연남을 바라볼 때에는 사랑이 가득 담긴 꿀눈빛과 설렘을 머금은 미소를, 연남의 닭살 돋는 장난에 “나도 연남이 좋아!”라 받아치며 수줍어하는 등 누가 보아도 사랑에 푹 빠진 충남의 모습은 잠들었던 연애 세포를 깨우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김향기는 tvN ‘#좋맛탱’으로 2018년을 달콤하게 마무리하였다. 올여름 극장가를 장악한 영화 ‘신과함께 - 인과 연’을 통해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것은 물론, ‘신과함께’ 시리즈로 제39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영주’에서는 열아홉 어른 아이 영주로 분해 짙은 여운을 관객들에게 전하며 충무로를 책임질 차세대 배우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는데 성공했다. 데뷔 이래로 로맨스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한 김향기는 자신만의 섬세한 연기력과 풍부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설렘 제조기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스무 살 김향기의 행보에도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북구,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 개최

    성북구,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 개최

    서울 성북구는 성북문화재단과 함께 성북예술창작터에서 내년 1월 22일까지 문인사기획전4 ‘지금 여기 박완서’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문인사기획전은 성북의 문인 중 기념비적인 작가를 매년 한 명씩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문학과 예술간 융합프로젝트다. 2015년 시인 신경림, 2016년 시인 조지훈, 2017년 문학평론가 황현산에 이어 올해는 소설가 박완서(1931~2011)가 선정됐다. 전시장 1층은 프롤로그 개념의 개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다. 2층은 ‘기억, 상상, 복제’를 주제로 구성됐다. ‘부재의 고고학’, ‘소박한 개인주의자’, ‘사늘한 낮꿈’의 소주제를 통해 박완서 문학에 나타나는 여성과 6.25전쟁, 한국 근현대 사회의 풍속과 부조리, 그리고 영원한 현역으로서의 박완서 등을 다루고 있다. 장·단편 소설과 에세이 등의 초판본·해외번역본·동화, 주요 저작들의 서문, 박완서 작고 1년 전의 카톨릭대 강연과 결혼식 영상, 호원숙(수필가, 박완서 장녀)·박철수(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이근혜(문학과 지성사 편집장) 등과 진행한 6편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18일 오후 7시 30분 성북예술창작터에선 박완서의 마지막 장편 ‘그 남자네 집’을 낭독극으로 연출, 선보인다. 성우 윤소라가 읽고,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가 연주한다. 20일 오후 7시 30분엔 라파엘센터에서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박완서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짚어보는 좌담회가 열린다. 국문학자 이선미, 여성학자 임옥희, 문학평론가 고명철, 수필가이자 박완서의 장녀 호원숙이 참석한다. 구 관계자는 “박완서를 균형감 있게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기획전이 박완서 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고 가슴 따뜻해지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쾌락독서(문유석 지음, 문학동네 펴냄) 글 쓰는 판사, 소문난 다독가로 알려진 작가의 독서 에세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온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샅샅이 읽게 된 사연,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가 안겨준 뭉클함, 김용과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을 탐독한 이유 등 ‘편식 독서’에의 삶을 솔직하게 그렸다. 264쪽. 1만 3500원.사라진, 버려진, 남겨진(구정은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노예, 난민, 이주민, 미등록자, 불법체류자, 무국적자 등에 관한 이야기. 경향신문에서 오래 국제부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전쟁이 파괴한 마을, 욕망이 만든 유령도시 등에서 만난 사람과 장소에 대해 말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폐기되는 것 중 하나는 결국 ‘사람’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392쪽. 1만 7000원.위장환경주의(카트린 하르트만 지음,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지금 가장 뜨거운 환경 이슈 ‘지구온난화’. 전 지구적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도 번번이 기온 상승 억제에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환경을 교묘하게 이용, 끊임없이 탐욕을 채우는 다국적 기업과 일부 NGO의 민낯을 고발한다. 260쪽. 1만 7000원.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엄기호 지음, 나무연필 펴냄) 고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억눌러 온 한국 사회. 이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이들은 ‘언어 없음’의 상태에서 더욱 극한의 고통에 시달렸다. 지금에 와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고통을 말할 수 있게 됐지만 고통이 전시나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사회학자가 써 내려간 고통의 지질학. 304쪽. 1만 6500원.청년 흙밥 보고서(변진경 지음, 들녘 펴냄) 여섯 가지 측면을 통해 들여다본 청년의 삶. 식사·주거·생활·노동 등 각기 다른 영역에서의 곤궁한 삶과 ‘서울중심주의’에 갇혀 소외되는 지역의 청년들, 그리고 청년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되는 청년수당제도의 의미를 살펴본다. 312쪽. 1만 3000원.물어봐줘서 고마워요(요한 하리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왜 전 세계 3억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걸까. 세계적인 르포 전문기자인 저자가 정신의학자, 심리학자들과 심각한 수준의 우울과 불안을 극복한 사람들을 만나 이유를 물었다. 424쪽. 1만 6000원.
  • 7급 PSAT 머리 좋아야 유리하다고? 9급 고졸 진입 어려워져?

    7급 PSAT 머리 좋아야 유리하다고? 9급 고졸 진입 어려워져?

    2021년부터 7급 국가직 공채에 공직적격성시험(PSAT)이 도입되고 내년 상반기엔 9급 국가직 시험 선택과목 변경이 발표된다. 지방직 시험도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현 시험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고 했지만 공무원시험 준비생(공시생)들 사이에서는 “흙수저에게 남은 단 하나의 계층 이동 사다리가 붕괴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PSAT는 ‘머리 좋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라는 인식과 수학이나 과학, 사회 등 고교과목이 시험과목에서 빠지면 고졸 인재들의 공직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시에 희망을 걸고 있는 만큼 개편 방향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7급 PSAT 내년에 유형풀이 가능” 국가직 7급 시험에 PSAT 도입이 논의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당시 김동극 인사처장은 “2021년부터 7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에 PSAT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개편을 예고했다. 다만 인사처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올해 8월에야 “2021년도 7급 공채부터 필수 과목(국어·한국사)을 PSAT로 대체하고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PSAT를 치르는 시험은 행정직·기술직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5·7급 민간경력자 채용, 지역인재 7급이다. 국가직 7급에 PSAT가 도입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렇다면 지역인재 7급과 같은 난이도의 문제들이 출제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지역인재 7급은 5급 공채와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른다. 합격 기준만 다를 뿐이다. 5급 공채는 3개 영역(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에서 각각 40점 이상, 합산 평균점수가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지역인재 7급은 3개 영역에서 각각 40점 이상만 맞으면 1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인사처는 7급 PSAT 문제를 5급 공채보다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응시생 연령대가 높은 5·7급 민간경력자 채용 PSAT가 5급 공채보다 쉬운 것처럼 7급도 현행 5급 공채보다 낮은 난이도로 출제된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에는 예시 문제를 배포하고 2020년에는 모의고사도 치를 계획이다. 문제 출제는 다른 PSAT와 마찬가지로 국문학·통계학·수학 전공 교수로 하거나 다른 전문가 집단에서 출제위원과 성적위원을 분리해 선발한다. 출제위원이 실제 문제의 20배수가량을 뽑으면 성적위원은 이 가운데 시험에 나올 문제를 고른다. ●“‘성실함’이 최대 무기가 되지는 않을 것” 수험생과 전문가들은 PSAT가 도입되면 이른바 ‘머리가 좋은’ 사람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문제의 성격상 책상에 앉아 얼마나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했느냐보다 지능지수(IQ) 테스트처럼 본래 가진 능력과 자질에 따라 점수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사처가 “PSAT를 도입하며 오랜 시간 공시에 매달리는 장수생이나 고시 낭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도 전문가들의 판단과 같은 맥락이다. 2년째 7·9급 공채를 준비하는 이민경(32)씨는 “대다수 공시생들은 PSAT가 IQ테스트와 같은 시험이라고 본다”면서 “주변에 5급을 준비하던 친구들도 1차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일찍 시험을 접곤 했는데, 이는 ‘노력해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제도가 바뀌는 2021년 전에 공시에 합격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PSAT 체제에서도 계속 수험생활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인사처는 PSAT가 지능과 관계가 있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5급 합격생들을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시험을 혼자서 준비했다고 답했다. 이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혼자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암기를 토대로 한 주입식 문제의 현행 시험과 비교하면 PSAT는 직무 적합성이 높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합격자들 사이에서도 PSAT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5급으로 입직한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수험가에서는 ‘PSAT형 인간’이라는 단어가 통용될 만큼 유독 PSAT를 잘 치르는 수험생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PSAT에 나오는 법조문이나 그래프, 수치자료 해석 문제들은 실제 공직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것들이어서 예전 방식의 시험보다 실효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7급으로 입직한 4년차 중앙부처 공무원 B씨는 “장수생이나 고시 낭인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걸고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출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머리 나쁘면 7·9급 공무원도 못하는 세상이 되면 대다수 젊은이들은 무슨 희망을 보고 살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정진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PSAT 영역 가운데 숫자와 계산이 많은 자료해석 분야는 고교 졸업생이나 문과 출신 대학생에게 불리한 시험일 수밖에 없다”면서 “3개 영역 가운데 두 가지를 선택해 치를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해 일부 전공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급 선택과목서 고교과목 폐지” 앞으로 9급 공채에서 선택과목 내 고교과목(수학·과학·사회)이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고졸 인재 입직 기회를 늘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인 셈이다. 9급 선택과목 개편이 내년 상반기에 발표되지만 2~3년의 유예 기간을 둬 당장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빠르면 2022년 공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처는 폐지해야 할 이유로 전문성 약화를 들었다. 김판석 인사처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세무직은 고교과목을 선택해 입직한 신입 공무원들에게 세법이나 회계학을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교 졸업생을 배려하면서도 직무 전문성과 연계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성 강화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9급 시험에도 PSAT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급 응시생 상당수가 9급 시험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이들의 수험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인사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처장은 “짧은 시간 동안 한꺼번에 시험 체계를 바꾸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9급에 PSAT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졸 인재 채용을 위한 특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위모 학원강사는 “공시에 고교과목이 도입되고도 고졸자의 공직 진입은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9급 공채에 ‘고졸자 의무할당 비율’과 같은 특단의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전문성 강화와 고졸 인재 채용이 함께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시인 김기림 기념비, 일본에 세워진 날

    [황성기의 시시콜콜]시인 김기림 기념비, 일본에 세워진 날

    시인 김기림(金起林·1908년 출생, 1958년 사망 추정)의 기념비가 세워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거점, 센다이(仙台) 시내 한복판의 도호쿠 대학. 도호쿠 대학은 1907년 설립될 때부터 간토 지방의 도쿄대학, 간사이의 교토대학과 더불어 3대 제국대학으로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이다. 김기림이 도호쿠 대학에 유학한 시기는 1936년부터 39년까지 3년간이었다. 그가 왜 도쿄나 교토가 아닌 센다이까지 갔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지난 11월 30일 도호쿠 대학 교정에서 열린 김기림 기념비 제막식 때 오노 히데오 총장은 기념사에서 김기림의 마음을 이렇게 살폈다. “건학 이래 ‘문호 개방’의 이념을 내건 도호쿠 대학은 이른바 ‘구제(舊制) 고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입학을 허용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다양한 학생이 배우고 있었던 점, 그것이 구제 고교 출신이 아닌 김기림에게 본교 입학을 생각하게 한 요인이 아니었는가 상상할 수 있습니다”(오노 총장). 구제 고교란 지금의 대학 교양 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1950년까지 제1고등학교(도쿄)부터 제8고등학교(나고야)에 이르기까지 숫자로 표시되던 고교이다. 1년만에 세워진 한국 시인 기념비 기념비는 지금까지 일본에 세워진 윤동주, 정지용 시비·기념비와는 달리 설립 얘기가 나온지 딱 1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제막에 이르게 됐다. 설립에는 여러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정성을 모았다. 한국에서는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기념비의 디자인을 맡은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김기림 연구의 권위자 김유중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이인자 도호쿠대학 교수를 비롯해 각계의 설립위원들이 지난 1년간 머리를 맞대고 동분서주했다. 일본에서는 김기림의 시를 일본어로 번역한 센다이 거주의 아오야기 유코 부부를 비롯한 시민네트워크의 여러 사람이 지혜를 짜냈다. 여기에 도호쿠 대학이 지난 여름, 한·일 기념비 설립위원회에 기념비를 설치할 교내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함으로써 건립은 순풍에 돛단 듯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김기림을 발굴해 낸 것은 남기정 교수였다. 그는 2001년부터 도호쿠대학의 법학연구과 조교수로 재직하면서 영문과에 다녔던 김기림의 존재를 알게 됐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늘 김기림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센다이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던 남 교수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2018년 김기림 기념사업을 제안한다. 꿈은 이뤄진다고 그의 뜻과 마음에 공감한 여러 사람들이 하나둘씩 돕기 시작하면서 1년 만에 일본 땅에 기념비를 세우는 ‘기념비적인’ 사변이 일어났다. 시대 극복 염원 노래한 김기림 기념비는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김기림의 ‘시대 극복 염원’을 바탕에 깔고 대표작 ‘바다와 나비’를 구현하고 있다. 기념비를 디자인한 김민수 교수는 제막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상징어가 바로 시의 마지막에 나오는 초승달이었습니다. 김기림은 말했습니다.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이 대목에는 초승달이 보다 큰 만월로 향해가는 의지로서 미래를 위해 시린 마음을 벼리는 나비, 곧 김기림 자신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이런 분석을 통해 흑백의 석재로 두 가지 초승달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조형물을 디자인했습니다. 두 초승달의 상징성은 첫째, 밤으로서 김기림을 둘러싼 어두운 실존적 삶이며, 둘째는 낮으로서 밝은 희망의 염원입니다”(김민수 교수)제막식이 끝난 뒤 도호쿠 대학은 김기림의 학생부 기록이 있는 사료관으로 기념비 설립위원들을 안내했다. 사료관을 관리하는 가토 사토시 교수는 진열장에서 학생부를 꺼내 김기림 란을 펼쳐보인다. 80년 전 기록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80년 전 김기림의 사진 상태가 너무나 깨끗한 데 놀랐다. 사진을 가공했냐고 가토 교수에게 물었더니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기림의 졸업논문은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센다이 공습으로 불타버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학생부에는 김기림에 대해 “온순한 성격”이라고 쓰고 있다. ‘키 169㎝, 체중 60㎏, 영양상태 갑(甲)’이란 신체상황도 기록돼 있다. 가토 교수는 1922년 도호쿠 대학을 방문했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사인이 든 서류도 보여줬다. 과거 도서관으로 쓰였던 사료관에는 도호쿠 대학에 유학했던 중국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아큐정전(阿Q正傳)의 저자 루쉰(魯迅1881~1936)의 상설 전시관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도호쿠대학, 김기림 상설 전시관도 계획 사토 교수는 “현재 사료관에 보관 중인 과거 자료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김기림의 행적에 관한 자료가 보완되고, 김기림 연구 실적이 축적되면 루쉰과 같은 김기림 상설 전시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루라도 빨리 루신 전시관 같은 어엿한 김기림 전시관이 도호쿠 대학 사료관에 생겼으면 한다. 김기림 연구의 권위자 김유중 교수는 “김기림 학적부 상의 정보를 통해 젊은 시절 그의 모습과 당시 그의 일본 내 주소를 직접 확인하게 된 것도 수확이다. 귀중한 자료를 공개한 대학 당국의 결정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기념조형물, 사료관 등은 지역민과 한국에서 온 유학생,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속도로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김기림 기념비 제막식은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추구했던 그의 염원을 다시 한번 한·일의 시민들이 되새기는 공공외교로서 큰 의미가 있었다 하겠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김기림의 대표작이자, 기념비에 한국어, 일본어로 새겨진 ‘바다와 나비’ 전문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 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칼의 노래’·‘엄마를 부탁해’ 이어… ‘82년생 김지영’ 100만부 돌파

    조남주 작가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누적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다. 2016년 10월 출간 된 이래 2년 여만이다. 책을 출간한 민음사는 이에 대해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이후, 침체된 문학 출판계를 둘러싸고 위기론이 대두되었던 2010년대 한국문학의 새로운 분기점이라 할 만하다”고 평했다. 민음사는 100만부 돌파의 가장 큰 동력을 폭넓은 독자층이라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전형을 묘사한 ‘82년생 김지영’은 1980년대생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최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3개월 기준 20∼50대 여성 독자들의 대출 목록 1위는 모두 ‘82년생 김지영’이다. 대출량 기준으로는 30대 여성이 1위, 40대 여성이 2위, 이어서 20대 여성, 40대 남성, 50대 여성 순이다. 30∼40대 남성 독자 대출 목록에서도 ‘82년생 김지영’은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 2년 간 ‘82년생 김지영’은 크고 작은 페미니즘 이슈를 몰고 다니며 꾸준히 성장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독박 육아 문제, 직장 내 몰카, 안전 이별 이슈, 미투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가 공론화 될 때 마다 소설에 대한 관심도 재점화됐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대출 추이 통계에 따르면 가장 급격한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5월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책을 선물한 직후와 올 2월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한 이후다.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민음사는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을 선보였다. 코멘터리 에디션에는 소설 본문과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에 관한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소설 집필 배경, 소설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이 소설로 인해 촉발된 문학계 논쟁 등 100만부 돌파의 의미를 다각도로 살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세계로 뻗어가는 중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16개국 수출이 확정됐다. 이미 출간한 책에 대한 현지 반응도 뜨겁다. 올해 5월 출간된 대만판은 이곳 최대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에서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고, 일본판 역시 출간되기 전부터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판 ‘82년생 김지영’은 한국어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나 번역가인 사이토 마리코 번역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인문 출판사 치쿠마 쇼보에서 출간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파이팅”은 이제 그만! 26일 올바른 스포츠 용어 토론

    “파이팅”은 이제 그만! 26일 올바른 스포츠 용어 토론

    이제 국적 불명의 ‘파이팅’ 대신 ‘으랏차차’나 ‘아자’라고 외칩시다!!! 한국체육기자연맹(회장 정희돈 SBS 체육부 부장)이 오는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스포츠 미디어 포럼을 개최하는데 주제가 눈길을 끈다. 바람직한 스포츠 용어 정착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자는 취지다. 이날 포럼은 체육계에 만연한 일본식 표현, 잘못된 용어 사용 등으로 오염된 우리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바람직한 스포츠 용어를 정착시키겠다는 뜻을 모으는 자리이기도 하다.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널리 퍼져 너무도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는 ‘파이팅’이 잘못된 구호의 대표 격이다. 이 말은 일제 군국주의의 유산으로 싸우자는 의미의 ‘화이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잘해보자’, ‘힘내자’는 의미로 단체 활동을 할 때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지만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쓰지 않는다. 도리어 상대를 윽박지르는 호전적인 표현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일장기 말소 의거의 주역인 이길용 기자가 1920년대부터 체육 용어 바로쓰기를 주창하는 등 체육기자들이 앞장서서 스포츠 용어 정화 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별 소용 없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학수 한국체육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의 사회홍윤표 오센 선임기자가 ‘몰아내야 할 스포츠 속의 일본어 찌꺼기’를 짚어보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김동훈 한겨레 체육부장이 오랜 분단으로 인해 간극이 벌어진 ‘남북의 스포츠 용어 교류 및 통일 문제’를, 정희창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가 ‘성차별적인 스포츠 용어’를 주제 발표한다. 또 한원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등도 참석해 일본식 용어 사용을 줄여나가고 남북 스포츠 교류에 따른 용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정희돈 연맹 회장은 “나도 ‘야구’가 일본식 한자 말이란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제 전에는 일본 유학생들이 ‘타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포럼의 취지는 모든 걸 바꾸자는 의미가 아니라 잘 모르던 것을 알고 나면 다른 대체용어를 찾을 수도 있고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북 스포츠 교류가 늘어나는데 어떤 표현이 맞는지 고민해보고 알고 보자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박현진(스포츠서울 부장) 연맹 사무총장은 “앞으로도 자료집 제작과 배포를 통해 올바른 스포츠 용어를 널리 알리고 뿌리내리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제54회 한국문학상에 김남곤·한춘섭·신상성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는 제54회 한국문학상 수상자로 김남곤 시인과 한춘섭 시조시인, 신상성 소설가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상작은 동시집 ‘선생님이 울어요’와 시조 ‘다시 유월에’, 소설집 ‘목불木佛’. 제34회 윤동주문학상은 서상만 시인의 시집 ‘늦귀’, 서일옥 시조시인의 시조 ‘군산’에 돌아갔다. 제37회 조연현문학상은 서연정 시조시인과 유혜자 수필가, 노원호 아동문학가가 받았다. 수상작은 시조 ‘천동마을 어머니’, 수필집 ‘미완성이 아름다운 것은’, 동시집 ‘하늘에 말 걸기’다. 시상식은 새달 7일 서울 대학로 함춘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현장 행정] “수색역·제2통일로 잰걸음…남북 교류의 門 활짝 열 것”

    [현장 행정] “수색역·제2통일로 잰걸음…남북 교류의 門 활짝 열 것”

    “요즘 한반도는 평화의 바람과 더불어 전에 없는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남북 철도, 육로가 연결되면 더이상 경계로 닫혀 있는 영토가 아닌 유라시아로 나아가는 열린 땅이 됩니다.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마주하는 시대에 은평이 중심에 서겠습니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지난 7일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열린 국제정책포럼에서 은평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펼쳤다. ‘한반도평화공동체 실현을 위한 상상과 미래-통일의 관문 은평’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급변하는 남북 관계와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정세를 조망하고 은평구의 역할과 변화를 짚어 보는 자리였다. 특히 참석한 청중 200여명은 김 구청장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교통망 정책에 갈채를 보냈다. 김 구청장은 “남북을 잇는 경의선 철도의 관문인 수색역과 통일로를 품은 은평은 과거부터 남북 교류의 중심이었다”며 “수색역을 국제 화물 운송의 거점으로 개발해 ‘통일의 상상기지 은평’을 현실화하는 한편 제2통일로를 착공해 남북 경제 교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1부 은평미래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선 학자들도 필요성을 인정했다. 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장은 “수도권 철도 용량은 이미 심각한 포화 상태여서 앞으로 남북 및 대륙철도 화물 수요를 처리하는 데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며 “수도권 서북부 균형 발전이나 남북 경협에 대비한 교통 인프라 확충이 절실한 만큼 수색역, 제2통일로 건설 등에 최적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도 “국제 화물 운송의 중심지로 은평구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를 개발하는 것은 현재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포화 상태인 물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힘을 실었다. 은평구는 최근 문학계의 오랜 염원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을 옛 기자촌에 유치하면서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성장하게 됐다. 포럼에서 한 구민은 “문학관이 남북 문화 교류의 거점이 됐으면 한다”며 김 구청장의 의견을 물었다. 김 구청장은 “국립한국문학관으로 우리 민족의 얼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것뿐 아니라 분단의 역사를 조망하고 통일의 미래를 상상하는 통일박물관, 분단 문학을 대표하는 고 이호철(1932~2016) 작가를 기리는 이호철문학관 등도 함께 세워 은평을 평화와 예술의 가치를 전파하는 문화기지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