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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馬光洙씨 延大 교수 복직

    지난 3월 복권된 馬光洙 전 연세대 교수(국문학)가 5년6개월만에 교수직에 복직했다.연세대는 최근 국문학과 교수회의와 교원 심사 평가위원회를 열어 馬교수를 지난 1일자로 부교수에 복직시켰다고 11일 밝혔다.
  • 아이들의 놀이공간/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평소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딸아이에게 소홀한 나에게 5월은 그야말로 봉사의 달이다.‘어린이날’아닌 ‘어린이달’이 되어 주말마다 이곳저곳을 다니는 중이다.그런데 막상 갈 곳을 고르는 과정에서 정작 아이와 놀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알고 놀라고 말았다. 어린이대공원,롯데월드같이 규모가 크고 놀이시설을 잘 갖춘 곳이 서울에 몇군데 있기는 하다.그러나 이런 곳들은 가기에 멀기도 하거니와 워낙 넓고 시설이 방대하여 한번 갈 마음을 먹기가 부담스럽고,무엇보다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놀기도 전에 사람에 시달려 지치는 경우가 많았다.더구나 놀이시설이 워낙 근사하고 완벽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놀이를 할 기회를 빼앗기는 느낌을 주었다.비싼 요금을 내고 기계가 시키는 대로 즐기기만 하면 되는 방식은 교육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이 때문에 가기 쉽고 아담한 동네 놀이터나 공원 등을 찾으면 그곳에는 반대로 아이들이 즐길 만한 놀이기구가 너무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그네·미끄럼틀·시소 정도로 흥미를 끌기에는 요즘 아이들이 자극에 너무 단련된 것같다.경복궁이나 덕수궁 같은 고궁은 아직 역사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에게는 좀 벅찬 장소인 것 같고…. 좀더 아기자기하고 아이들의 체험학습이 가능한 놀이공간은 없는 것일까? 삼성어린이박물관은 이 요구조건을 어느정도 충족시킨 것 같았다.딸아이와 같이 여러 전시물들을 직접 조작하고 실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그러나 이곳역시 비좁고 야외학습장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문제인 것은이런 곳이 우리 주위에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단순히 땅덩어리가 좁고 사람이 많아서 생긴 문제일까?그래도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먼길을 오가느라고 지쳐 지하철에서 곯아떨어진 아이를 보며 어린이의 놀이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 ‘님의 침묵’ 다시 읽기/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만해 한용운.종교인이며 독립투사,사상가인 그는 일제강점기에 타협하지않는 삶을 살아간 인물이다.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도 의연했고 변절하지 않았으며 일상의 어려움쯤은 그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앗다. 이 위대하고 강한 인물이 여성의 목소리로(시적·詩的 화자가 여성이란 말은 없어도 누구나 여성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떠나간 임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노래했다.임이 자신을 버리고 갔어도 단념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만날 때의 기쁨을 기다린다.헤어질 때가 있으면 만날 때가 있기에….나는 나룻배이며 당신은 행인,흙발로 나를 짓밟아도 원망하지 않는다. 임에 대한 나의 복종과 순종은 그 강도가 강할수록 나와 국가,나와 절대자와의 관계로 승화되며 가치는 증폭된다.이제 연약한 떨림의 목소리는 위대한 애국자,위대한 종교인의 그것으로 인식되어 독자의 가슴에 경외감·숭고함을 불러넣는다.어느 누구도 ‘님의 침묵’을 사랑에 빠져 만사를 제쳐놓은 여인의 노래로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면서도 나와 국가,나와 절대자의 관계를 나와 임의 관계로 빗대어 표현했기 때문에 전자는 후자를 고착화하고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애국하고 신심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임을 그렇게까지 그리워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할 수 없는 것이다.그리하여 님을 기다리듯 애국하고 기도해야 한다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국가에 충성하고 신심을 갖게 하듯이 나도 연인에게 사랑을 바치고 그를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로 전화한다. 만해는 여인의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도,아니 말할수록 그 목소리는 숭고한 애국자,종교인의 관념적 목소리로 승화한다.나는 행여나 여자라 감상적이고 배울 것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은연중에 관념적이고 강한 목소리를 낸다.
  • 인간을 위한 것/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8∼9년전 퍼스널컴퓨터를 사용한 후 각종 명령어들을 외우는 일은 나에게 정말 고역이었다.철자법이 틀리는 것은 고사하고 띄어쓰기,대문자·소문자 사용 등 아주 사소한 것을 틀려도 화면에는 여지없이 ‘Bad command’라는 문구가 떠오르기 마련이었다.상식적으로는 조금 뒤바꿔도 무방할 것 같은 순서들이 컴퓨터가 작동안되는 결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이었다.이런 고생을 몇번 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컴퓨터 앞에만 가면 주눅이 드는 전형적인 컴맹증후군에 걸리게 되었다.치밀하고 논리정연하여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컴퓨터 앞에서 온갖 사소한 실수들을 거듭하는 인간 최혜실은 정말 한심한 족속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몇해 지속되면서 나는 하나의 의문을 품게 되었다.나는 컴퓨터를 발명하거나 고치는 전문가가 아니다.그렇다면 그것은 내가 사용하기에 편한 도구가 되어야 하며,그렇지 않은 컴퓨터에 잘못이 있는 것이다.인간의 의사소통 체계를 보라.인간은 맞춤법이 틀려도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고 은유적인 표현을 써도 상황맥락에서그 정확한 의미를 인식할 수있다.그럼에도 이 기계는 언어의 다양한 편차를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다.내가 컴퓨터에게 느낀 두려움은 열등감이 아니라 인간의 의사소통 체계와 다른 데서 오는 ‘낯섬’이었던 것이다. 내가 이 깡통같은 기계에 분노를 터뜨린 지 몇년 되지 않아서 아이콘 방식의 프로그램이 컴퓨터 시장을 석권했다.적당하게 이곳저곳 열어보고 그때마다 친절하게 나타나는 지침들을 따라가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식,시행착오를 해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기계작동을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상황으로까지는 가지 않는 방식,인간을 배려하는 이 프로그램에 미흡하나마 어떤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 마크 트웨인 장편 완역본 출간

    ◎사실과 허구의 조화 ‘미시시피강의 추억’/유년기 체험 바탕 미 토속적 정서 그려 【金鍾冕 기자】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9세기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장편소설 ‘미시시피 강의 추억’(원제 Life on the Mississippi)이 두 권으로 완역돼 나왔다.태혜숙 옮김·중명출판사.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이 예언하고 소설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가 즐겨 묘사하던 인물인 마크 트웨인.어느 비평가가 말했듯이 그는 ‘끝내 자라지 못한 어린 아이’였는지 모른다.아니면 또 다른 비평가가 주장했듯이 ‘단점까지도 장점이 된 천재’였는지도 모른다.어쨌든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태어난 최초의 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은 미국정신의 다양성과 넓은 폭과 힘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트웨인은 1835년 미시시피 강 근처 미주리 주의 작은 마을 플로리다에서 태어났다.네살 때 그는 가족과 함께 해니벌이라는 곳으로 이주했다.해니벌은 세인트 루이스에서 80마일 떨어진 곳으로 미시시피 강과 외부 세계를 연결짓는 통로였다.원시적 자연이 아늑함을 안겨주는 이곳은 트웨인이 작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정서적 배경이 됐다.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미시시피 강을 “끔찍한 도랑”이라고 표현했다.하지만 트웨인에게 있어 이 강은 동맥(動脈)과도 같은 것이었다. ‘미시시피 강의 추억’(1883)은 ‘톰 소여의 모험’(1876),‘허클베리 핀의 모험’(1885)과 함께 미시시피 강을 다룬 3부작이다.‘미시시피 강…’은 소설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사실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허구를 섞어 넣은 일종의 역사기행문으로도 읽힌다.트웨인은 이 3부작을 쓰면서 유머작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편이나 콩트양식에서 벗어나 장편형식을 수용,그가 관심을 가졌던 주제나 소재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이같은 변신에 성공함으로써 트웨인은 후세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다른 유머작가들과는 달리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될 수 있었다.트웨인의 본명은 새뮤얼 랭혼 클레먼즈.필명인 ‘마크 트웨인’은 원래 뱃사람들 용어로,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을 의미한다.미시시피 강에서는 이 수심을 경계로 기선이 강바닥에 닿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고 한다.열두살 때 아버지를 잃고 인쇄공이 돼 뉴욕·필라델피아·키어커크 등지를 방랑한 그는 1857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4년동안 미시시피강의 수로안내인 노릇을 했다. 작가 트웨인은 남부 오지에서 태어나 서부와 북부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남부지역 문학을 미국문학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끌어올렸다.쿠퍼 이후 호손·에머슨·소로·멜빌 같은 북부 작가들은 미국적인 사상인 초절주의를 작품에 반영했다.그러나 쿠퍼와 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초절주의는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만 맴돌았을 뿐이다.트웨인은 무엇보다 미국인의 시각으로 글을 썼다.미국적인 소재와 정서를 반영하면서 미국의 토착적인 면을 크게 부각시켰다.그렇지만 트웨인은 당대 미국 남부를 휩쓸던 영국의 낭만주의 작가 월터 스코트식의 수사적인 문어체나 과장된 언어는 사용하지 않았다.그의 작품에는 남부의 순진한 어린이와 서부의 무식한 개척민이 주인공으로,미국의 남북을 관통하는 미시시피 강과 그 주변의 도시들이 배경으로 등장한다.트웨인은 나중에 북부에 정착해 부유층이 거주하는 코네티컷 주의 하트포드에 살면서도 서부 개척민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이 ‘서부의 아들’은 1910년 75년간의 삶을 마감했다.
  • 흥부에서 아담까지/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사이버인간이 ‘아담’이란 야심찬(인간이 창조한 인간이란 의미가 아닐까?)이름으로 나타나더니 KAIST의 명예학생으로 입학해,입학자격이 있느니 없느니로 한창 학생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대중문화의 스타제조 방식과 가상인물의 특징을 합친 아담이란 존재,참으로 묘한 느낌이었다. 기존의 가치관이 붕괴하고 그것을 대신할 만한 권위를 지닌 대체물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 현대사회에서,청소년들의 결핍감은 대중매체의 스타산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스타’들에 의해 충족된다.그러나 이 스타들은 조작되고 만들어질지언정 개별인간으로서 타고난 개성과 자질이 있으며 실존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반면 아담은 인간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진 가상인물인 것이다.그는 20대 신세대의 특징을 골고루 갖추었으면서도 그들보다 잘생기고 키크고 밝은 성격을 가졌다.심지어 결점조차도 매력으로 여겨지게끔 계산된 것이다.지금은 초기단계라 다소 현실감도 떨어지고 어설픈 구석도 없지 않으나 좀더 발전하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사이보그 인물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그 세계에 빠져들면서도 그것이 허구의 세계라는 생각을 놓치지는 않는다.또 영화니 TV를 볼 때도 실감나는 장면 때문에 현실감을 더 느끼기는 하나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할 수는 있다.그러나 사이버공간에 들어서면 두 세계는 전도되고 인간의 의식 자체가 교란되어 버린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에서 비롯되었던 서사의 세계는 이제 매체의 변화로 아직 초기단계나마 사이버공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과연 영화 ‘토탈 리콜’에서와 같은 세계에까지 이를 것인가? 그렇다면 그 세계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풍류정신으로 보는 중국문학사/감상자의 시각서 본 中 문학

    ◎단일한 잣대로 각 시대의 특성 고찰 【金鍾冕 기자】 “이슬 맞으며 누런 국화를 따고/서리를 맞으며 푸른 게를 먹고/술을 데우며 붉은 낙엽을 태웠네/생각하면 인생은 빈 술잔인데/중양절마다 술을 마신들 그 얼마나 마시겠는가!” 중국 원나라의 잡극(雜劇)작가 마치원의 산곡(散曲) ‘야행선(夜行船)’에 나오는 구절이다.또 선진시대 ‘시경’의 관저(關雎)편을 보면 남녀간의 상열지정(相悅之情)이 소박한 언어로 표현돼 있고,이백의 ‘장진주(將進酒)’에는 인생과 세상을 초월하려는 적극적인 낭만주의 사상이 담겨있다.장강대해(長江大海)를 이루는 중국문학,그속에는 진정 면면히 이어지는 멋과 정신이 깃들여 있다. 최근 안동대 중문과 최병규 교수가 펴낸 ‘풍류정신으로 보는 중국문학사’(예문서원)는 이같은 중국문학의 특성을 ‘풍류정신’이란 한 마디로 아우른 색다른 시각의 중국문학사다.지금까지의 문학사는 주로 시대나 작자 등을 기준으로 서술한 것이 대부분이다.그러나 이 책은 개별 작품의 심미적인 요소들을 들춰내며 감상하는 형식을취한다.때문에 중국문학의 정신을 보다 가까이서 친숙하게 호흡할 수 있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문학은 크게 유가문학과 도가문학으로 나뉜다.유가와 도가는 중국 문화의 양대 지주이자 중국 문학의 사상적 근원을 이룬두 흐름이다.유가가 중국 북방의 기질을 대표하는 문화라면,도가는 중국 남방의 기질을 대표하는 문화다.공자의 가르침에 힘입은 유가문학이 대개 현실적이고 복고주의적이며 형식주의적인 성격을 띠는 반면 도가문학은 노장(老莊)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낭만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양상을 띤다.중국문학은 세상이 편안할 때는 유가의 사상이 지배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도가의사상이 득세하는 유(儒)·도(道)문화의 순환 속에 성장·변환해갔다.이러한 중국문학의 특성을 감안할 때 풍류정신은 당연히 도가사상이 풍미하던 시기에만 성했던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그러나 중국문학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거의 모든 시대에 걸쳐 풍류정신이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선진(先秦)문학에서부터 명청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별로 풍류정신의 흐름을 살핀다.최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소박하고 원초적인 낭만세계가 주를 이뤘던 선진시대 문학은 풍류정신의 맹아기,통일국가의 기상을 작품 속에 드러낸 한대(漢代)문학은 풍류정신의 발아기에 해당한다.또 ‘위진풍도(魏晉風度)’와 ‘명사풍류(名士風流)’를 탄생시킨 위진남북조 문학은 풍류정신의 개화기,문화의 번성기였던 당대(唐代)문학은 풍류정신의 절정기에 속한다.그는 또한 금욕주의적인 도학이 문학을 지배했던 송대(宋代)문학을 풍류정신의 억압기로,이민족의 침략으로 대중문학이 위축됐던 원대(元代)문학을 풍류정신의 침체기로,당대의 인성해방 사상이 반영된 명청대(明淸代)문학을 풍류정신의 부흥기로 본다. 이같은 문학사적 시대규정에는 도식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풍류정신이라는 단일한 잣대로 각 시대 문학의 구체적인 특성을 살피고 있는 점은 지적인 신선함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 성공한 여자의 비극/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그들은 여자치고는 도가 넘게 공격적이고 경쟁적이고 야심이 많았다.일에 대한 확신감이 자기도취의 수준에 이르렀으며 의지 또한 강했다.카리스마가 있고 기존의 제도 등에 대한 반항심이 많았다.그런데 이런 ‘남성적’성격을 지녔으면서 이상하게도 머리모양,의상이나 외모에 관심이 많았다니 허영심 또한 남달랐다고 볼 수 있다.직관력이 뛰어나며 그들의 카리스마가 사람들을 묘하게 설득시키는 재능은 있었다.그러나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감·초조감·불안감에 시달리는 등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그들 모두가 어린 시절을 불행하고 어렵게 보낸 때문에 이런 성격이 형성된 것 같은데 자고로 여자는 곱게 자라야 한다는 속설이 잘 들어맞는 대목이다.그들은 대부분 대학살과 굶주림 등 죽을 고비를 넘기거나 부모의 자살과 학대,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성적 학대 등 금찍한 경험들을 한가지씩 지니고 있다. 그들은 일과 가정을 동시에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일에 열중한다. 이바람에 자식들은 ‘보통의 부모’에게서 받을 수 있는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남편은 한갓 장식품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이 못된 여자들이 다름아닌 세계적인 가수 마리아 칼라스,토크쇼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배우 제인 폰다,영국의 수상 마거릿 대처,여성운동가글로리아 스타이넘,이스라엘의 수상 골다 메이어,사업가 및 경영인 에스테로데,리즈 클레이번,린다 와그너,작가 아인 랜드인 것이다. 물론 이런 유형의 여성들이 다 세계를 움직이는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그들은 그 분야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었고 거기에 운까지 따라준 극소수의 행운아들이다.그러나 설사 이런 소질을 타고나더라도 여성이 성공을 거두려면 지금까지 여성의 미덕으로 되어 있는 겸손,온유함,희생정신과 가정의 행복까지를 의도적으로라도 버려야 한다는 점에 이들의 비극이 있다고 본다.
  • ‘眞景시대’ 사상·예술 총제적 조명

    ◎중국풍 탈피 ‘고유의 색’ 태동∼개화 분석/식민사관이 왜곡한 조선성리학도 재해석 우리 역사에서 진경시대(眞景時代)란 무엇인가.조선왕조 후기 우리 문화가 고유색을 한껏 드러내며 발전했던 1657년 숙종대에서부터 1800년 정조대에 이르는 125년간을 일컫는 말이다.진경문화는 영조 51년의 재위기간 동안 절정을 누렸다.최근 도서출판 돌베개에서 펴낸 ‘진경시대’(전2권)는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진경시대의 사상과 문화,예술 등을 총체적으로 다룬 첫 연구서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등 관련학자 10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조선왕조는 중국의 주자성리학을 국시로 천명하며 개국한 나라다.그런 만큼 조선 전기에는 문화 전반에 중국풍이 만연했다.그러나 율곡 이이에 의해 조선성리학이 창안되면서 문화전반에 걸쳐 조선의 고유색을 드러내는 운동이 전개됐다. 율곡의 평생지기인 송강 정철은 한글 가사문학으로 국문학 발전의서막을 장식했고,간이 최립은 독특한 문장형식으로 조선 한문학의 선구가됐다.그런가 하면 창강 조속에 의해 조선의 고유화풍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조속은 인조반정에 참여하기도 했던,조선성리학 이념에 투철했던 선비화가.그는 반정(反正)성공 후에는 전국의 명승지를 유람하며 시화로 이를 사생해 내는데 몰두했다.이 때 쓴 시와 그림은 진경시와 진경산수화의 한 단초가됐다.진경산수화의 경향은 자연스럽게 조선 풍속화의 출현으로 이어졌다.조선후기 풍속화는 중국 회화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의 실제 생활모습과 풍속·풍물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어 진경산수화와 함께 우리 회화의 독자적인 경지를 보여준다.진경시대에는 초상화에 있어서도 조선적인 도상관(圖像觀)이 확립되는 양식적인 변화가 뚜렷했다.숙종대를 전후한 진경시대전기의 초상화에서는 중국식의 채전(彩氈)이 사라지고,그 대신 의답(椅踏)이나 바닥에 조선의 단아한 화문석 돗자리가 등장했다.이는 요란하고 화려한 채전이 조선의 현실에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시 조선성리학의 검박한 기풍과도 어울리지 않았기때문이다. 조선후기 문학운동사의 한 흐름으로 주목할만한 것이 중인계층의 위항문학(委巷文學)운동이다.위항문학운동은 사대부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한시단(漢詩壇)에 중인 출신의 시인군이 대거 참여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18세기 정조대부터 문학운동의 대세를 이뤘다.이 위항문학인들은 새로운 시대사상인 북학사상을 수용,사대부계층을 대신하는 시대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정조는 100여년 동안 사회를 주도해온 진경문화의 바탕 사상인 조선성리학이 사회적 기능을 다했음을 간파했다.청조 고증학을 받아들이려는 북학운동이 일어나자 정조는 규장각 제도를 개편하고 학문활동의 터전을 마련해주는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진경문화는 ‘문예군주’정조의 치세하에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하고 북학문화로 이어졌다. 조선성리학은 종종 조선후기의 사회발전을 저해하고 사대주의를 조장하는 피폐한 사상이라는 식으로 매도되기도 했다.이는 조선시대를 파당과 당쟁의 역사로만 기록한 왜곡된 일제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이 책은 이런 점을 직시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기 위해서는 조선성리학과 그것에 뿌리를 대고 있는 진경문화에 대한 이해가 절실함을 웅변해 준다.
  • 사시미와 드래곤볼/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작년,하버드에 있을 때의 일이다.식사를 해결하러 학교 구내식당,혹은 하버드스퀘어의 식당,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새삼스럽게 놀라는 일이 있었다.회초밥(미국인들은 사시미라고 일본식으로 발음한다)과 김밥이 인기상품으로 팔리는 현상과 미국인들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젓가락질을 하며 유유히 음식을 즐기는 광경이었다.가끔 나를 일본인으로 착각한 옆자리의 미국인들에게서 건강에 좋으며 매혹적인 맛을 지닌 훌륭한 음식이라는 찬사까지 받아서 곤혹스러웠던 기억도 몇번 있었다. 아는 유학생에게 이 일을 이야기했더니 지금 미국 지식인층에서는 일본 음식,선(禪,미국인들은 ‘젠’이라고 일본식 발음을 한다) 등 일본문화를 아는 것이 교양필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물론 이런 열풍이 미국인들의 정신을 뿌리채 흔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나도 안다.미국 중산층의 속물취미에 일본문화가 적절히 이용되는 것일뿐 그들이 일본문화를 존경하거나 그것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많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이 현상에서 일본문화가 미국을 잠식해 들어가는 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가요·만화 등 일본 대중문화가 한국시장을 파고들고 있다.한국 지식인들이 일본문화의 저급성·잔인함 등을 그리도 정확하고 세밀하게 지적함에도 소위 왜색문화가 왜 한국인에게 인기를 끄는 것일까?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이제 일본문화의 강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때가 온 것 같다.고급문화이건 저급문화이건 그들의 문화적 특수성이 세계인들의 보편적 정서에 쉽게 와닿을 수 있는 것인지,혹은 그들이 자신의 문화를 상품화하는 데 천부적인 능력이 있는 것인지를 정확히 볼수 있어야 한다.여기에 단순히 다른 나라의 문화를 즐기는 것이 민족의 정신까지 빼앗기는 일인가를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따져볼 때 대국의 옆에서 수천년을 견뎌온 한민족의 생존방식을 긍지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허난설헌 시집 3종 발견/1800년대 필사본도 입수

    【강릉=조성호 기자】 조선시대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시집 3종류가함께 발견됐다. 강릉대 국문학과 장정룡 교수는 17일 “영동지역 고서 수집가와 허씨의 종가집 등에서 시집 3종류를 발견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공개된 시집은 1606년 허씨의 동생이며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이 누이의 시 213편을 모아 중국에서 찍어 낸 목판본과 1천8백년대에 발간된 필사본,그리고 1913년에 발간된 활자본 등이다. 이중 1천8백년대에 발간된 가로 14㎝,세로 20.5㎝ 크기의 필사본은 처음 발견된 것으로 허난설헌 시집 발간사를 살펴보는데 귀중한 자료다.
  • 1950년대 한국문학과 서사성/정희모 지음(화제의 책)

    ◎전후 한국문학의 역사적 흐름 고찰 1950년대 전후의 우리 문학상황은 문학적 전통이 상실된 채 외국의 문예사조가 백가쟁명식으로 유입되던 시기로 요약된다.이 시기의 문학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서구사조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그것이 우리 현실에서 갖는 정합성의 문제까지도 따져봐야 한다.이 책은 이러한 전제에서 1950년대 한국문학의 역사적 흐름과 구체적인 작품들의 내적 특질을 살핀다.전후소설은 보통 전쟁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체험문학의 양상을 띤다. 즉 전후소설은 대상과 주체를 분명히 구분하지 못하고 대상의 체험 자체에 함몰되는 경향을 보인다.이 책에서는 염상섭의 ‘취우’,황순원의 ‘인간접목’,곽학송의 ‘철로’,장용학의 ‘원형의 전설’,오상원의 ‘백지의 기록’ 등 1950년대 전후문학 작품을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는다.지은이는 모든 문학은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마침내 나를 규정하는 대상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해명에 까지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나를 찾는 가운데 나를 구성하고 있는 세계와사물의 연관을 깨닫게 되고 그 연관의 유비적 관계 속에서 나의 존재 의미를 확정하게 된다는 것이다.이러한 실존주의의 문제는 우리의 경우 50년대 지식인들을 사로잡았던 서구이론으로 문학의 현실참여에 끼친 공로가 적지않다.특히 1950년대 실존주의론은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보다는 고민의 철학,고민의 문학으로서 부조리성을 강조한다는게 이 책의 입장. 또한 1950년대의 실존주의는 ‘문학의 현대성’이란 명목아래 서구문학의 니힐리즘과 접맥되어 있음을 밝힌다.이밖에 박경리의 초기장편 ‘표류도’를 중심으로 한 박경리 소설의 환멸주의,하근찬의 세계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소설 ‘왕릉과 주둔군’에 관한 글 등이 실렸다.깊은샘 1만5천원.
  • 중국인·중국문화 에세이/허세욱 지음(화제의 책)

    ◎거대 중국의 문화·역사 상세히 기록 “‘여아홍’은 중국 절강성,중국 현대문학의 비조로 꼽히는 노신을 비롯 고금 역대의 많은 문호와 시인을 배출한 소흥 지방에서 생산되는 소흥주의 일종이다.중국 발음으로 읽으면 ‘뉘얼홍’.낭만이 있고 색깔이 있어 웬지 가슴이 설레는 이름이다” 고대 중문과 허세욱 교수가 ‘실크로드 문명기행’에 이어 펴낸 이 책에는 중국문화 특유의 멋스러움이 그득히 담겨있다. 5천년의 역사와 960만㎢의 면적에 12억의 인구를 가진 중국.그 땅의 사람들이 제각기 일궈온 수미산의 모래알같은 문화를 낱낱이 비춰보기에는 어차피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지은이의 고백.이 책은 거대한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크게 세 편으로 나눠 다룬다.‘중국문화와 중국인 기질론’에서는 중국인의 대륙적 기질을,‘중국인과 중국문학’에서는 풍월문학으로서의 소극적 문학관을 부정하는 중국문학의 자화상을,또 ‘수필로 읽는 중국인· 중국문화’에서는 중국인의 의식구조에 드러나있는 중국문화의 본질을 살핀다. 중국인의 대륙 기질을보여주는 사례로 우리는 종종 72만㎡의 넓이에 9천칸의 궁실,3㎞의 성벽으로 이뤄진 자금성을 이야기한다.그 시공의 유구함과 광활함에 압도돼 우리는 그들의 사고나 습관마저 양자강처럼 도도하고 태산처럼 우뚝한 것으로 지레 짐작한다.그러나 그것은 한 측면만을 본 것일 뿐,실제로 중국인들은 좀스러운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그 하나의 예로이 책은 어떤 작은 모임에서도 으레 손님 앞에 먼저 내놓는 ‘과자아’ 즉 ‘과쯔’을 든다.이것은 박씨를 튀기거나 말린 것으로 중국인들은 이조그만 박씨를 먹으며 날씨나 음식이야기를 한다.중국인의 대륙성은 그들 특유의 섬세함으로 인해 오히려 진가를 더한다.대한교과서 1만원.
  • 장자철학/유소감 지음(화제의 책)

    ◎평민주의 철학자 장자의 사상 해부 공자가 창건한 유가학파가 맹자에 이르러 크게 빛을 발했다면,노담에서 비롯된 도가학파는 장자에 이르러 큰 발전을 이뤘다.장자는 도가의 거두로 그가 없었다면 도가는 유가와 버금가거나 공존할 수 있는 사상유파로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러나 유가의 인의예지신이라는 정치윤리가 세상을 지배한 이래 장자의 사상은 속세를 비웃는 일탈자의 변명으로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아왔다.그것이 과연 장자의 진정한 모습일까.이 책은 이같은 문제의식 아래 장자의 사상을 재건축한다. 선진철학과 도가철학을 전공한 지은이(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가 먼저 강조하는 것은 장자야말로 위대한 평민주의 철학자라는 점이다.전란이 끊이지 않던 전국시대 중기에 살았던 장자는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았다.기껏해야 옻나무 밭을 돌보는 관리를 지냈을 뿐이다.그러나 그 직위로 말미암아 그는 사회 상층부의 추악한 면을 꿰뚫어 보고,하층민과 조화롭게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장자는 참으로 변화무쌍한 얼굴을 가진사상가다.장자는 중국문학의 비조이자 예술철학자였으며 사회적 억압에 대한 항거자이기도 했다. 이 책은 장자철학의 무궁한 세계를 장자철학,장학의 변화,문헌연구 등 3편으로 나눠 살핀다.도와 천,명 등의 기본적인 범주에서부터 안명론·소요론·진지론·제물론 등의 학설 자체가 갖는 내재적 모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룬다.이밖에 ‘장자와 사르트르의 자유관’이라는 논문을 부록으로 실었다.이 논문에서 지은이는 동서양이라는 공간과 2천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두 자유인의 만남을 철학적으로 절묘하게 중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최진석 옮김 소나무 2만1천원.
  • 비교문학 연구서 ‘한국문학 속의 세계문학’

    ◎우리 문학에 녹아 든 외국문학/유미주의자 와스카 와일드의 수용 양상 해부/50년대 실존주의·러 사실주의 영향 등 고찰 이광수의 소설 ‘무정’에는 괴테의 피카레스크적 방랑구조와 교양소설적 구조가 주인공 이형식과 박영채를 통해 드러나 있다.반면 염상섭은 소설 ‘E선생’을 통해 괴테의 범신론적 세계관을 암시하고 있으며,‘제야’에서는 괴테의 파우스트 모티브를 수용하고 있다.이는 이 작가들이 괴테 문학을 창작면에서 주체적으로 변용하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외국의 문예사조 또는 작가의 작품이 한국문학에 어떻게 수용되었는가를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살핀 연구서 ‘한국문학 속의 세계문학’(이보영 등 지음,규장각)이 나왔다.이 책은 한국문학에 관한 비교문학적 연구가 변변찮은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한층 커다란 의미를 지니다. 외국문학의 영향은 1920년대 들어 하나의 전기를 맞는다.데카당스 문학인 퇴폐적·악마적 유미주의 사조가 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이와 관련,춘원 이광수는 ‘문사와 수양’(1921)이란 글을 통해 “발아기에 있는 우리 문단에 ‘데카당스’의 망국정조가 풍미해 마치 아편 모양으로 청년 문사와 독자들의 정신을 미혹하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춘원은 이러한 데카당스 문학의 유행을 “불건전한 일본 문단의 전염을 받은 결과”로 규정했다.그러나 데카당스 문학을 오로지 일본의 데카당스 문학의 ‘전염’으로만 본 것은 잘못이라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그 당시 일본에서는 아카키고헤이(적목연평)의 ‘유탕 문학의 박멸’(1916)같은 평론이 나올 만큼 데카당스 문학이 유행했다.그 영향을 조선작가들이 일정 부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1920년대 데카당스 문학이 유행하게 된 진짜 이유는 3·1운동의 실패로 인한 허탈감 때문이라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특히 유미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였던 영국의 괴재 오스카 와일드 문학의 수용양상을 꼼꼼히 살핀다.와일드는 ‘옥중서간’에서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반율법주의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악마적 유미주의와 퓨리터니즘의 갈등을 겪은 것은 주위의 기독교적 전통과 옥스포드대학 재학시절의 은사인 러스킨과 페이터의 도덕적 유미주의의 영향 탓이다.그러나 와일드의 유미주의의 영향을 받은 김동인의 경우는 그같은 종교적 전통과 스승의 영향이 없었다.김동인의 작품 ‘광염소나타’의 백성수나 ‘광화사’의 솔거의 유미주의가 단지 악마적이거나 이기주의적인 방향으로만 진행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에 비해 염상섭은 휴머니스트로서의 와일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유일한 작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염상섭 역시 초기에는 당시 유행하던 데카당스 풍조에 깊은 관심과 공감을 보였다.이는 소설 ‘암야’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사이비 데카당스의 수괴’라고 자조적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나,‘표본실이 청개구리’에 나오는 다눈치오의 ‘죽음의 승리’에 대한 언급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그러나 염상섭이 진정으로 와일드에 공명하고 그로부터 배운 것은 바로 휴머니즘 정신이다.염상섭에 끼친 ‘휴머니스트’ 와일드의 영향은 염상섭의 작품 ‘진주는 죽었으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그 구체적인 예로 이 작품에는 ‘사특한 계집아!’라는 대목이 나온다.이것은 와일드의 ‘살로메’에서 세례 요한이 음욕을 품고 자기를 바라보는 살로메를 꾸짖을 때 ‘바빌론의 딸’‘소돔의 딸’ 혹은 ‘간음의 딸’이라고 그녀를 부른 것을 모방한 것이다.이 경우에도 염상섭은 ‘와일드’를 휴머니즘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받아들인다.‘살로메’는 퇴폐적이고 탐미주의적인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염상섭은 살로메의 타락한 정신을 준엄하게 꾸짖는 세례 요한의 도덕의식만을 그의 작품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이밖에 한국에서의 독일 표현주의 수용사,1950년대 한국 문학작품에 나타난 실존주의의 양상,톨스토이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수용과 그 한국적 변용 등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 개화기 근대시 이론 태동서/70년대 시비평의 세계까지

    ◎‘한국 현대시론사 연구’/불 상징주의 시 통해 서구시 처음 접촉/김기림·김종길의 현대시 비평도 소개 “개화기 이후의 우리 근대시는 개화가사,개화시조,창가, 신체시 등을 거쳐 1910년대 중반기의 자유시로 이어졌다.자유시 형태의 등장을 조선시대의 엇시조나 사설시조,그리고 가사에까지 소급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시조나 가사는 보통 정형시로 분류된다” 개화기 근대시 이론의 맹아에서부터 1970년대 시비평의 이론적 양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론의 역사를 고찰한 연구서 ‘한국 현대시론사 연구’(한계정 등 지음)가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왔다. 우리 근대시는 1900년대 육당 최남선이 ‘한양가’‘경부텨ㄹ도가’‘세계일주가’ 등을 말하면서 이름붙인 이른바 ‘구가류’라는 낭송시가들로부터 싹트기 시작했다.글을 모르는 독자들이 대부분인 시대에 눈으로 읽는 시를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한국 근대시의 성립과정에서 1920년대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최남선에 의해 주도된 신시운동이나 개화기 시가의 설교조 계몽주의는 이 시기에 비로소극복됐다.1910년대 후반에 시작된 ‘폐허’나 ‘장미촌’ 동인들의 서구 상징주의 수용은 이러한 경향을 선구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서구 시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와 시론이 번역·소개되면서부터.초기 상징주의의 수용은 백대진·황석우·김억 등에 의해 이뤄졌다.백대진이 주로 말라르메 중심의 지적 상징주의를 소개한 반면,김억은 베를렌·구르몽·시몬스 등과 같은 감정적 상징주의를 주로 소개했다. 1930년대의 시사적 의미는 무엇일까.1930년대의 한국문학은 ‘전형기’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20년대 후반 카프(KAPF),곧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이 차지했던 문학사적 위상과 비교할 때 30년대는 뚜렷한 주조없이 온갖 이론과 사조들이 각축을 벌인시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해방기에서 1950년대 전반에 이르는 우리시론의 양상은 ‘문장’파의 전통주의를 통해 검토한다.전통주의는 속성상 보수적인 경향을 띤다.그러나 ‘문장’파의 전통주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전망으로까지 나아간다.가람이 진란에 대해 애정을 보이고 시조창작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나,상허가 골동품과 서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지용이 ‘바다’로부터 ‘산’으로 시선을 옮겨 한시적 발상에 기대 시를 쓴 것,지훈이 고전적 분위기의 시를 쓰고 전통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밝힌 것 등은 그런 맥락에서다. 이 책에서는 또한 김기림과 김종길을 중심으로 한 영미 신비평의 한국적 수용양상을 통해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현대시의 새로운 전망을 살핀다.넓은 의미의 신비평이 우리에게 소개된 것은 1950년을 전후해서이다.신비평의 초기 이론가인 리처즈와 엘리어트의 논저가 번역됐으며,소략하나마 신비평의 기본관점과 갈래에 대한 소개가 이양하·김기림·백철·최재서·김용권 등에 의해 이뤄졌다.특히 김기림이 자신의 저서 ‘시의 이해’를 통해 보여준 리처즈 비평이론은 당시로서는 독보적이라고 할만큼 일목요연하고 정확한 것이었다.물론 ‘내용’과 ‘기교’의 통일을 내세운 형식논리적인 ‘전체시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점은 있었다.이에 비해 김종길은 무엇보다 유기체적 존재로서의 시 텍스트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김기림과 구분된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끝으로 하나의 창작방법으로서의 민중시론과 1970년대 ‘문학과지성’동인의 시론을 다뤘다.
  • 자연/랠프 왈도 에머슨 지음(화제의 책)

    ◎19세기 미 사상가 에머슨 에세이 모음집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 에머슨(1803∼1882)의 에세이 모음집.아내를 잃고 뒤이어 유니테리언파의 목사직을 사임한 후 비탄과 절망 속에서 쓴 초기 대표작 ‘자연’을 비롯,‘미국의 학자’‘초령’‘경험’ 등 4편이 실렸다.이 작품들엔 30대의 에머슨이 고향 콩코드의 자연을 사유의 동반자로 삼아 삶의 길을 모색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머슨에 대한 여러 갈래의 비판적 반향은 그가 미국 지성사의 중심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윌리엄 제임스는 에머슨을 가장 미국적인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실용주의의 선구자로 보았다.또 페리 밀러는 에머슨의 초월주의를 ‘대각성 운동’의 주역 조나단 에드워즈의 청교주의 전통의 계승이라는 시각에서 살핌으로써 그를 이른바 ‘뉴잉글랜드 전통’의 적장자로 부각시켰다.한편 F.O.매티슨은 자신이 ‘미국의 르네상스’라고 부른 19세기 중엽 미국문학의 가장 중심적인 인물로 에머슨을 꼽았다.에머슨에 대한 최근의 평가 역시 다양하다.해롤드 블룸 같은 비평가는 에머슨의 비유적 언어와 간결한 문체에 주목,그를 미국적 상상력의 한 전범으로 파악했다.스탠리 카벨 같은 철학자는 칸트에서 니체 그리고 하이데거에 이르는 반체계주의 철학의 계보에 에머슨을 놓음으로써 그의 철학적 사유의 역동성을 강조했다.에머슨은 또한 미국적 개인주의의 이론가로,사회개혁주의자로,다윈의 선구자로,혹은 생태주의적 사유의 주창자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에머슨주의’라고 불리는 그의 초월주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뿐만 아니라 자유분방함과 절제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그의 독특한 에세이 형식도 음미할 수 있다.신문수 옮김 문학과지성사 5천원.
  • 원고료 불황/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대표작 ‘하촌일가’로 알려진 원로작가 박연희씨는 그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75년부터 10년간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10시간을 집필에 매달려 한달에 200자 원고지 300장을 썼다’고 했다. 당시 원고료는 장당 600원으로 매달 18만원이면 괜찮은 수입이었으나 2남 3녀중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둘, 고교생 중학생으로 이어져 ‘윗돌을 빼서 아랫돌에 괴고 아랫돌을 빼서 윗돌에 받치는 곡예의 살림’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초에 요절한 소설가 김소진은 생전에 소설 ‘경복여관에서 꿈꾸기’를 통해 전업작가로서의 자신의 수입명세서를 이렇게 털어놓는다. ‘근 석달동안 내가 집에 벌어다준 수입은 대략 원천징수액을 빼고 칠십사만원쯤 된다. 계간문예지에 실은 단편소설고료 사십팔만여원, 사보에 실은 콩트고료 십육만원, 바둑잡지의 수필 구만여원’ 등. 그의 한달수입은 평균 20만원 정도인 셈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전업작가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였으나 지난해 30∼40대 소설가로 구성된 ‘젊은 작가의 모임’은 30여명, 이중에서월 2백만원을 벌기위해 한 작가는 한달에 800장 분량을 써내려 간다. 그외 가장 고료가후한 사보의 콩트는 12장에 20만원이지만 아무리 많이 써도 한달에 두세편이상 걸리기란 어렵다. 문예지를 기웃거리다 단편소설을 발표한다해도 고료는 장당 5천원선, 100장을 써봤자 고작 50만원이다. 이런 마당에 IMF광풍으로 문단은 더한층 꽁꽁 얼어버렸다. 종이값인상, 제작비 폭등으로 위기를 맞아 휴간 또는 지면축소를 감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계간 ‘한국문학’은 올 한해만이라는 시한부로 잡지를 휴간해버렸고 ‘현대문학’과 ‘문학사상’도 30쪽씩 감면키로 합의했다. 전에는 문예진흥원이 문예지 고료를 지원했으나 집중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89년부터 문학창작기금으로 돌려버렸다. 문단이 마치 굶주리고 헐벗었던 60년대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배고파야만 문학이 나온다’고 누가 말했던가. 세상이 바뀐 지금도 아무도 관심두는 이 없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난한 문인’의 티를 벗어버리기란 쉽지않을 모양이다.
  • 문학/이문열 소설 ‘선택’ 뜨거운 논쟁(’97문화계 결산)

    ◎내면소설·신세대 문학에 관심/이청준씨 등 중진 활발한 활동 97년 문학계의 최대 쟁점으로는 이문열의 소설 ‘선택’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을 들 수 있다.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정부인 장씨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위대성과 진정한 페미니즘을 알리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집필의도.그러나 이 작품은 문학의 영토를 넘어 여성계를 들끓게 할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속내를 조선조 여인의 점잖은 어법속에 감춘 채 문학이라는 외피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교활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여성계 일각의 반응.이같은 페미니즘에 관한 논쟁은 결과적으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지만‘선택’은 한국문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일정한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야기와 연설이 혼합된 행장의 양식을 처음으로 소설화했으며,전업주부가 긍정적인 주체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신경숙·윤대녕 등의 이른바 ‘내면소설’이나 ‘신세대문학’에 대한 팽팽한 논의 역시 우리 문단의 논쟁적 풍토를 조성하는 데 한 몫 했다.이와 관련,윤대녕 소설의 신비주의를 비판한 이남호의 ‘은어는 없다’와 신경숙 소설의 독백적 폐쇄성을 지적한 이성욱의 ‘내면,타자의 복원과 타자의 배제’ 등의 평문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편 올해 문학계는 소설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도 중진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평소 판소리와 서도민요에 애착을 보여온 이청준씨가 ‘테마가 있는 판소리 소설 시리즈’로 ‘놀부는 선생이 많다’‘토끼야,용궁에 가자’‘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등의 작품을 냈으며,한승원씨는 장편 ‘연꽃바다’와 ‘해산 가는 길’을 펴냈다. 또 김원일·서영은씨 등은 그동안 발표한 중·단편들을 전집형태로 묶어냈다.반면 젊은 작가들로 비교적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로는 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과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작품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등을 펴낸 성석제,장편 ‘베두윈 찻집’과 작품집 ‘사랑이나를 만질 때’를 펴낸 강규,장편 ‘전함 큐브릭’‘슬픈 가면무도회’와 작품집 ‘궤도를 이탈한 별’을 펴낸 김이태씨 등을 꼽을 수 있다.
  • 홍콩 정치인·고위관리 다양한 성탄카드 눈길

    ◎자선단체카드 대량 구입/동건화는 재생용지 사용 이제 97년이 저물고 98년이 다가오는 연말연시의 계절이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연말연시가 되면 으레 한햇동안 아껴주고 보살펴준 친지 및 은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는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을 보내는게 보편화돼 있다.특히 홍콩의 정치인들은 예년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형태의 성탄카드를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동건화 홍콩특구 행정장관의 크리스마스카드에는 ‘환경보호’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일찍이 환경보호단체들로부터 환경보호 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아온 동 장관은 지난 7월1일 역사적인 홍콩반환 이후 처음 맞는 성탄절을 맞아 재생용지를 이용한 성탄카드를 제작,‘환경을 중시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동 행정장관 대변인실은 동 장관의 재생용지을 이용한 성탄카드가 환경보호단체들이 호소하는 종이절약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관리들도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그 대표적인 예가 증음권 재정사사장.증 사장은 자선단체들이 판매하는 성탄카드를 이용,일일이 정성스럽게 자필서명을 해 보내고 있다.카드마다 일일이 자필 서명,바쁜 공무속에서도 정성을 담고 있음을 나타내는 한편,자선단체들이 판매하는 카드를 이용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자선단체를 돕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사도화는 성탄카드에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사도화는 올해 특히 *자진의 칠절시구 4수를 선택,카드를 통해 중국문학을 쉽게 익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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