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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제정 제12회 공초문학상 수상 정현종 시인

    “그동안 이런저런 문학상을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갔으면 했는데….” 수상 소감치고는 짧은 한마디.그 속에 시인 정현종의 모습이 들어있다면 지나친 예단일까.시인의 상징처럼 보이는 흰 머리와 여전히 움푹 파인,맑으면서 직관이 그득한 눈매와 느릿느릿한 말에는 남에 대한 배려,겸허가 배어있다.수상시 ‘경청’이 이미 시인의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된 듯하다. ●중학시절 본 공초 ‘스님’ 이미지로 남아 “중학교 시절 명동의 음악다방에서 공초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당시 윤동주 시집을 들고 문학에 빠져있던 터라 선생님 소문을 듣고 찾아갔는데 줄담배만 태우시며 말씀이 없던 기억이 납니다.제주 돌하루방과 흡사한 얼굴의 선생님은 제게 거의 반쯤은 스님 같은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스쳐간 만남이 인연이 됐을까? 이후 공초와 다시 만난 적도 없고 문학 내적으로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그의 수상시 ‘경청’은 공초의 삶과 시와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공초는 일상의 구속을 거부한 채 형이상학적 세계를 시심(詩心)으로 그린 시인.무욕·무소유의 철학으로 세상을 초월한 삶을 살면서 수많은 문인들과의 접촉으로 시세계를 넓혀갔다.그의 시 정신을 기리는 공초문학상의 12번째 수장작 ‘경청’에서 정현종은 불행이나 비극의 원인이 경청하지 않는 세태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이라고 나지막이 노래한다.그가 강조한 ‘경청’은 자신을 낮추고 나아가 비워야 가능할 것이다.이 경지야말로 공초가 실천하려고 한 무욕과 통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맥이 통하네요.지금 우리 현실은 정치판·학교 등 어떤 공간에서건 자기의 말만 난무합니다.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는 여유가 아쉽습니다.듣는 능력은 참 중요합니다.시(詩)든 음악이든 모든 예술은 들을 수 없으면 불가능합니다.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비단 여론만 듣는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비판까지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청’은 지난해 세상에 나온 그의 여덟번째 시집 ‘견딜 수 없네’에 수록된 작품.시인 고은이 ‘우리 시대의 한 언어의 정령’이라고 찬탄한 첫 시집 ‘사물의 꿈’(1972년)을 낸 이후 시인은 작품을 낼 때마다 ‘문단의 화제’였다.초기에는 사물의 존재 의의를 내밀한 꿈의 속성과 연계시키는 관념적 시세계에 몰두하다가 80년대 이후 사물의 구체적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이후 다섯번째 낸 시집 ‘한 꽃송이’는 “상당한 변화를 겪으면서 보여온 과정이 마침내 도달하게된 ‘자유’의 한 극점”이라는 평을 받으며 환경문제를 문학적으로 집약한 전범으로 자리잡았다. ‘약점으로 내리는 비’‘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 등 파격적 시어들은 마침내 문학평론가 김현에게서 “한국 현대시의 표현법과 소재의 면에서 큰 충격을 준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김춘수와 김수영을 극복한 자리에 시인 정현종을 자리매김하게 했다. ●바람의 시인… 자유의 시인 숲과 우주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신만의 특징을 보여주면서 ‘바람의 시인’‘자유의 시인’이라 불려온 그는 수상시 ‘경청’에 이르기까지의 시적 변화를 이렇게 말한다.“나이 들면서 문어보다는 보통 하는 말 즉 구어(口語)의 사용이 늘었습니다.또 관심 영역도 세상만사로 넓어졌고요.무엇보다 제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변하지 않았는데 읽기가 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경험의 눈으로 보는 게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탁월한 그의 시적 감수성이 세월의 흐름에 민감한 것은 자연스럽다.‘경청’이 들어있는 시집 ‘견딜 수 없네’에서는 시간의 무상함,어쩔 도리없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유달리 많이 토로한다.“나이 들면서 시간의 본질과 덧없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최근 ‘꽃 시간’이란 제목의 시도 두편을 썼습니다.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없다,바쁘다.’라고들 하는데 시간 자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주류의 삶에 딴죽을 거는 게 문학의 속성이라고 할 때 그가 이 광속의,현란한 속도의 세태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컴퓨터 앞에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더 바삐 굴러가고 조급해지는 거죠.문명사라는 게 가속도의 역사 아니겠어요.천천히 가야 합니다.가끔은 멈춰서서 느긋한 마음으로 세상과 일을 돌아보는 게 필요합니다.이 격류의 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게 문학이 아닐까요.” 거슬러 올라가는 운명은 힘들다.그러나 내년이면 등단 40년을 맞는 시인이 헤쳐온 ‘시의 길’은 세속의 잣대로는 고난의 길이었을지 모르지만 정작 자신과 독자에게는 황홀하지 않았을까.그 ‘고통의 축제’는 시인이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이 “시(예술)라는 것이,혹시,폭설(제도와 문명의 폭력) 속에서 고라니가 찾아가는 인가 같은 것은 아닐까.”라는 예언자적 비유 속에 잘 녹아 있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 ■정현종 연보 ▲39년 서울 출생 ▲59년 연세대 철학과 입학 ▲65년 박두진 추천 시 ‘독무(獨舞)’로 ‘현대문학’ 등단 ▲66년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동인 ‘사계’ 결성 ▲70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 ▲74년 미국 아이오와 대학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가 ▲77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교수 부임 ▲78년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82년 연세대 국문과 시창작 지도교수 부임 ▲90년 연암문학상 수상 ▲92년 이산문학상 수상 ▲96년 대산문학상 수상 ▲작품집 ●시집 ‘사물의 꿈’‘나는 별 아저씨’‘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한 꽃송이’‘세상의 나무들’‘갈증이며 샘물인’‘견딜 수 없네’ ●시선집 ‘고통의 축제’‘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이슬’ ●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숨과 꿈’ 등 ˝
  • 한국영화계 대부 유현목 감독

    “유현목은 영화다.”“아니다,유현목은 인간이다.” 오발탄(1960년),임꺽정(61년),김약국의 딸들(63년),카인의 후예(68년),나도 인간이 되련다(69년),사람의 아들(80년)….건국 이래 한국영화 최고작으로 인정받은 ‘오발탄’을 비롯,43편의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의 미학을 이끌어온 유현목(79) 영화감독.한국영화사의 산증인이자 영화계의 영원한 ‘대부’로 추앙받고 있다. 그의 삶은 흑백과 컬러필름으로 50년 동안 모질게도 온몸을 친친 감아왔다.까닭에 ‘유현목’하면 덜도 더도 없이 한편의 ‘영화’에 비유된다.평론가들은 현실을 바라보는 형형한 눈빛으로 한국 영화사를 관통했던 용감한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장 콕토는 ‘영화란 영상으로 쓰는 문장’이라고 했다.유 감독은 더 나아가 ‘영상으로 사고한다.’고 했다.일흔아홉의 성상은 그렇게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으며 질그릇에 켜켜이 담아왔다.이같은 그의 ‘시네마인생’을 흐트러짐없이 끄집어낼 수 있을까. 서울 남대문 옆 명지빌딩 20층에 자리잡은 ‘태평관기영회(太平館耆英會)’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태평관기영회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규)이 지난 2002년 12월 마련한 최고 원로들의 사랑방이다.명지빌딩 자리에 있던 조선시대 외교공관 ‘태평관’과 중국 송나라 때 은퇴한 현사들의 모임이었던 ‘낙양 기영회’에서 이름을 땄다.참여멤버는 유 감독을 비롯,고병익 전 서울대총장,이영덕 전 국무총리,정원식 전 국무총리,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등 내로라 하는 원로 32명이다.유 감독은 “매월 첫째주 수요일이면 빠지지 않고 이곳에 온다.같이 늙어가는 각계 원로들과 만나 서로의 경험담을 주고받는 일 또한 공부가 아니냐.”고 했다. 근황이 궁금해졌다.그는 파주시 교하읍 다율리 월드메르디앙 아파트에 부인과 단둘이 살고 있다.야트막한 동산을 뒤로 한 노독일처(老獨一處)인 셈이다.뒷산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30평의 주말농장에서 땅을 일구는 일에도 새록새록 재미를 느낀다.시금치,쑥갓,마늘 등 28가지의 채소를 가꾸며 동네사람들에게도 나눠준다. 나들이할 때는 늘 부인 박근자 여사와 동행한다.부인은 서양화가로 현재 여류화가협회 고문이기도 하다.부인은 지금까지 ‘여보’ 대신 ‘감독님’이라고 부른다.그는 부인 얘기가 나오자 ‘무던한 순둥이’라며 웃는다. 그는 지독한 골초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루도 술을 거른 적이 없다.저녁 식사후 TV 9시 뉴스를 보고나면 반드시 맥주 3∼4병은 마신다.부인이 술을 못하기 때문에 혼자 식탁에 앉아 맥주를 들이켜며 세월을 음미한다.영화 같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는 즐거움에 푹 빠지는 시간이다. 그의 예술가적 역마살은 소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됐다.어느날 지방순회 공연차 온 유랑 신파극에 매료됐다.교회에서 성극대본도 쓰고 연출도 직접 했다.방학때면 동네 창고에 천막을 치고 성냥갑 몇개로 입장시키는 놀이도 했다.그렇게 모인 성냥갑으로 엿을 바꿔먹기도 했다. 1939년 그는 고향을 떠나 서울의 휘문중학에 입학했다.하숙생활이 시작됐다.중학때는 기계조립에 취미가 붙었다.남산의 과학관을 다니며 ‘어린이 과학’이니 ‘학생과학’이니 하는 잡지에 탐닉했다.하루는 ‘에디슨 위인전’을 읽었다.발명왕 에디슨의 학력이 겨우 소학교 4학년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는 중학2년 때 휴학을 했다.담임 선생한테는 중이염이라고 둘러댔다. 때마침 담임선생 아들이 만성 중이염에 따른 뇌손상으로 사망했던 터여서 휴학계를 선뜻 받아주었다.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고독의 가을을 만나면서 도화지와 수채화 도구를 둘러멨다.이리저리 쏘다녔다.흙을 반죽해 조각품을 만들기도 했다.하루는 바이올린 곡 ‘트로이메라이’를 듣고 폐장을 쥐어짜는 듯한 슬픔의 아름다움에 도취했다.어머니한테 졸라서 ‘스즈키 7호’ 바이올린을 샀다.그걸 끼고 다시 복학의 길을 떠났다. 이 무렵 학교에서 단체로 ‘조택원 무용발표회’를 관람했다.그는 처음 대하는 육체의 선율에 반해 무용가가 되기로 다짐하고 무용연구소를 맴돌았다.그러나 피골이 상접한 모습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고 말았다. 태평양전쟁의 막바지인 1944년 겨울이었다.조선인징병 신체 검사에서 불합격되는 바람에 졸업장을 쥐고 고향에 내려가 세무서 임시고용원으로 취직했다.그러나 숫자놀음이 격에 맞지 않아 곧 그만두고 평양을 드나들면서 헌책방에서 건축잡지를 탐독하기 시작했다.건축미술가의 꿈을 꾸었다. “하마터면 목사가 될 뻔도 했지.어머니의 성화로 인해 서울의 감리교 신학교에 원서를 냈는데 영어시험에서 낙방했어.그런데 외가집 소개로 아펜젤러 박사를 만나 연희전문학교 백남준 교장에게 입학시켜달라는 메모까지 받게 됐지.목사가 다 된 기분이었어.그런데 그만 메모쪽지를 잃어버렸지 뭐야.하나님께서 나를 목사자격 없는 놈으로 계시하신 줄 알고 포기했지.” 1946년 소련군이 진주하자 그는 다시 서울로 왔다.거리 곳곳에는 연극포스터들이 쫙 붙어있었다.그는 빼놓지 않고 관람했다.연극 연습장 한구석에서 하루종일 지켜보는 것이 한없이 즐거웠다. 결국 그 이듬해,희곡공부를 위해 동국대 국문과에 입학했다.이 무렵 그는 프랑스의 피에르 슈날 감독의 영화 ‘죄와벌’을 관람했는데 너무 감동을 받아 열 네번이나 미친 듯이 봤다.강의가 끝나면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죄없는 전선’ 촬영현장을 찾아다녔다.덕분에 여러 사람들을 사귈 수 있었다.무성영화였던 임운학 감독의 ‘홍차기의 일생’에 조감독 겸 출연까지 했다.이때 영화감독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빠졌다.미술,음악,무용,문학,건축,연극이 합쳐진 종합예술이라는 답을 얻었다. 1948년 동국대학교 국문과 재학시절,한국대학에선 처음으로 ‘영화예술연구회’를 창설해 ‘해풍’이란 영화를 만들었다.가난한 어촌을 무대로 풍파에 아버지를 잃고 미치광이가 된 젊은 아들의 이야기이다.이는 배우로서 데뷔작이며 마지막인 셈이다. “납북된 시인 김기림 선생이 지도교수였지.당시 신문기사에는 영화과가 없는 대학에서 이같은 유성(토키)대작을 만든 것은 동양에서 처음이라고 하더군.양주동 선생은 ‘배짱 하나 컸군,내 막걸리 한 잔 사지.’라고 거들기도 했어.돌이켜 보면 선무당이 사람잡는 모험이었으나 오늘날의 길을 굳혀준 출발점이기도 하지.” 그는 50년 영화인생을 뒤돌아볼 때 가장 아끼는 작품은 ‘오발탄’이라고 했다.그도 그럴 것이 ‘오발탄’은 1984년 영화진흥공사의 ‘광복40년 베스트 10’에서 1위,98년 ‘건국50년 영화,영화인50선’에서 1위,99년 ‘21세기에 남을 한국의 명작’에 1위로 뽑힐 정도였다. “다시 영화를 만든다면 인간의 영혼과 마음을 섬세하게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백발홍안’의 노(老)감독.예나 지금이나 술이 얼큰하면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베마리아’를 부른다.집앞 골목에 이르면 정지용의 시에 채동선이 작곡한 ‘고향’을 부른다.그러면 기다리던 ‘무던한 순둥이’가 마중나와 팔짱을 낀다.이렇게 영화같은 그의 삶은 계속되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 ▲1925년 황해도 사리원 출생.45년 휘문고졸.49년 동국대 문과졸.64년 동국대 강사. ▲73년 한국영화인협회 감독분과위원장.76∼90년 동국대연극영화과 교수.80년 유네스코 문화위원. ▲81년 예술원회원(현).89년 한국영화학회장.90년 동국대예술대학장. ▲97년 부산국제영화제심사위원장,99년 춘사영화제 심사위원장.2000년 영화감독협회 고문(현). ▲주요 수상=서울시문화상,대한민국예술상,예술원상,대종상 등. ▲주요 작품=‘오발탄’‘인생차압’‘잃어버린 청춘’‘막차로 온 손님’‘카인의 후예’‘사람의 아들’‘불꽃’‘장마’ 등 43편. 김문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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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永俊(교육부 과학실업교육정책과장)永澤(목원대 국문과 교수)永哲(자영업)永水(초당대 교수)永基(외무부 직원)棋正(건강보험관리공단 직원)씨 모친상 15일 오후 4시8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6시30분 (02)3010-2291 ●鄭濤俊(훼미리부동산 대표)씨 부친상 李承財(에이원부동산 대표)李聖辰(ING라이프 재정상담사)씨 빙부상 15일 오후 10시10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8시 (02)3010-2292 ●高濟先(케이엔케이스튜디오 대표)씨 모친상 15일 오후 7시 서울아산병원,발인 17일 오전 8시 (02)3010-2235 ●尹起俊(전 정보통신부 서기관)씨 모친상 男鏞(서울 강남구청 직원)씨 조모상 16일 오전 2시50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8일 오전 8시 (02)3010-2238 ●金元浩(전 나라감정 대표)씨 별세 沈載蓮(자영업)씨 상부 金起永(미국 거주)씨 부친상 元容(두암중 교사)元銅(천안공업고 교사)씨 동생상 元日(영국 거주)씨 형님상 16일 오전 5시35분 서울아산병원,발인 18일 오전 7시 (02)3010-2295 ●崔然宅(KBS 보도국 전국부 기자)씨 별세 16일 0시6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발인 18일 오전 6시 (031)901-4799 ●韓松潭(자영업)松憲(예술의전당 음향기사)씨 부친상 松澈(서울신문 광고마케팅국 부장)씨 큰아버지상 16일 오전 8시40분 경기 광주시 곤지암장례식장,발인 18일 오전 7시 (031)764-9895 ●金聲珏(KAIST 교수)明聖(싱가포르항공사 상무)씨 모친상 玄在喜(세종대 교수)씨 시모상 16일 오전 7시 서울대병원,발인 18일 오전 8시 (02)760-2022 ●金榮煥(한국양계연구소장)榮植(예산농장 대표)씨 부친상 李正一(미국 거주)尹承重(삼성SDI 상무)씨 빙부상 16일 오전 4시34분 삼성서울병원,발인 19일 오전 7시 (02)3410-6915 ●朴敏洪(전라일보 기자)珉浣(전북대병원 직원)珉泳(홍천한의원 직원)씨 모친상 16.일 오전 6시 전북대병원,발인 18일 오전 10시 017-659-6423 ●李揆卨(농업)揆相(자영업)揆振(중앙일보 뉴스위크 대표)揆玉(성진무역 대표)揆燮(엘리어트홀딩스 대표)씨 부친상 李光容(삼풍상사 사장)高在羽(훼스트시스템 사장)씨 빙부상 16일 오전 9시30분 충남 천안시 성거읍 모전리 천안장례식장,발인 18일 오전 9시30분 (041)583-6899 ●咸泳泰(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직능 특보)씨 모친상 16일 오전 11시30분 강원 원주의료원,발인 18일 오전 7시 (033)760-4607 ●李尙勳(한국야쿠르트 과장)씨 부친상 16일 오전 10시20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발인 18일 오전 10시 (02)392-1699˝
  • 안식년 맞아 신작 3권 집필중인 신달자 시인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한다고나 할까요.시집이며 산문집이며 모처럼 작품활동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중견 여류 시인 신달자(61·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요즘 안식년 휴가중이다.그러나 그냥 쉬는 게 아니다.오히려 더욱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시인협회(회장 김종해) 제정 제36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수상작은 시선집 ‘이제야 너희를 만났다’이다.아울러 2년 임기의 시인협회 기획위원장이라는 중책도 최근에 맡았다.앞서 지난달 말 전북 순창의 ‘고추장 마을’로 소문난 안정마을에서 ‘시와 발효’라는 주제로 열린 시제(詩祭)행사에 참석,농익은 시를 즉흥적으로 읊어 중견 시인의 역량을 한껏 과시했다. 이뿐만 아니다.그는 작년 8월 안식년 휴가를 시작하면서 곧바로 열정적인 작품활동에 들어갔다.그 결과,올 8월에는 11번째 시집을 새로 출간할 수 있게 됐다.현재 마무리 손질이 한창이라고 했다.또 올 가을에는 산문집 2권도 덩달아 출간할 예정이다.이는 자신의 시 인생에서 야심의 역작을 한꺼번에 3권이나 쏟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특히 6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작가적 투혼의 결과물이어서 궁금해지는 대목이다.그에게 새로 선보일 시집과 산문집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자세한 것은 책을 통해 느껴달라고 했다. “지방강연도 자주 가고 있습니다.주부,일반 회사원,경영자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도 바쁘지요.” 신씨는 시심(詩心)의 원천이 워낙 깊고 또 성실하게 시업(詩業)을 일구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작(詩作)에 몰두하다 가끔 자택 인근의 대모산(서울 일원동)에 혼자 오른다는 그는 요즘 시의 경향과 관련,“과거에는 실천문학과 순수문학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친근한 서정성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2때 부산 남성여고로 전학한 그는 진주에서 열린 전국백일장에서 장원 바로 아래인 1등을 차지하면서 시와 인연을 맺었다.숙명여대 국문과 특기생으로 입학한 그는 국문과 교수 김남조씨와 조교인 허영자씨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시업’을 쌓았다.박목월 선생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직후인 1973년 첫 시집 ‘봉헌문자’를 출간했다.김남조씨가 ‘평생 문자를 받들면서 살라.’고 해 그렇게 제목을 정했단다. 이후 그는 ‘겨울축제’ ‘시간과의 동행’ ‘아버지의 빛’ ‘어머니,그 삐뚤삐뚤한 글씨’ 등 10권의 시집과 ‘백치애인’ 등의 산문집을 내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김형경 장편소설 ‘성에’

    작가 김형경(44)이 2년 반 만에 장편 ‘성에’(푸른숲 펴냄)를 내놓았다.물도 아니고 얼음도 아니다.보이지만 잡으려면 녹아버린다.그 성에처럼 작품은 다양한 환상에 대해 말한다. “누구나 환상을 품고 살잖아요.복권·가슴 설레게 그리는 첫사랑 등 사적 영역에서부터 유토피아 등 공적 영역까지….삶의 곳곳에 잠복한 환상은 힘든 일상을 버티게 하면서도 너무 빠지면 위험한,두 얼굴을 지녔죠.” 내면의 상처를 드러낸 자전 성장소설 ‘세월’(93)과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2001)으로 세상과의 화해를 찾았던 작가의 열린 몸짓이 이제 인간의 욕망과 삶의 기원을 비추며 ‘환상’ 속으로 푹 들어갔다. 소설은 주인공 연희의 “인간은 환상없이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아니다.”로 맺는다.그 말에 이르기 위해 3겹의 이야기를 포개놓았다.12년 만에 재회한 연희와 세중의 회상,강원도 산속에 일처다부제처럼 살다 간 남자·사내·여자의 사연,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참나무·청설모·바람 등을 넘나들며 환멸이 아닌 환상을 유지하는 법을 들려준다.“환상을 다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일상은 치밀하고 안정되게 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장 허황하고 실현 불가능한 일을 꿈으로 설정해두고 그 앞에서 죽을 때까지 청맹과니 흉내를 내는 것이었다.”(391쪽)라는 대목은 작가의 말이기도 하다. 약혼녀와 사귀는 남자가 있는 세중과 연희는 운명적 끌림으로 동해안으로 돌발여행을 간다.폭설에 갇힌 둘은 우연히 발견한 산속 집에서 시체 세 구를 발견하고 한 남자가 남긴 공책에서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된다.고립무원의 불안과 공포감에 사로잡힌 7일 동안 둘은 성애에 탐닉하고 그 강도는 강해진다.그를 통해 작가는 에로스와 죽음에의 충동인 타나토스의 상관성을 조명한다.또 세 남녀의 일처다부제식 생활과 비참한 종말을 통해서는 일확천금·휴머니즘의 환상을 보여준다.또 참나무 등 ‘생물 화자’의 시선에서는 삶의 생물학적 모습을 비유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약간 거북할 수도 있는 설정이다.작가도 약간 계면쩍은 듯 “가학·피학적 사랑을 독자에게 저항감없이 표현하고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지 저도 쓰는 동안 내심 많이 주저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낯섦이 선정적 호기심으로 빠지지 않은 것은 해박함에서 비롯한다.“과학 특히 생물학에 관심이 많아요.‘이기적 유전자’ 등 진화생물학과 ‘에로티즘’‘에로스와 문명’ 등 에로스에 대한 책이 소설을 쓰는 데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모성애·일부일처제 등의 개념이 근대 이후 제도적으로 만들어진 산물임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해박함은 이미 ‘사랑을‘에서도 드러났다.주인공 세진이 정신분석의와 상담하는 내용을 통해 무의식,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을 소설에 끌어들이면서 가벼운 읽을거리만 찾는 세태에 ‘문학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작가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83년 ‘문예중앙’에 시로,85년 ‘문학사상’에 중편 ‘죽음잔치’로 등단한 뒤 시집 ‘모든 절망은 다르다’,장편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등으로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漢江’표기 ‘韓江’으로

    “이제 한강(韓江)으로 합시다.” 서울시는 한강이 당초 ‘큰 강’이라는 뜻과는 상관없이 한자표기가 ‘漢’자여서 중국 한(漢)나라를 연상시킨다는 여론이 많아 이를 ‘韓’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진태하 명지대 국문과 교수는 “한글창제 이전에 글자를 빌려와 한강(漢江)이 됐다.”면서 “게다가 중국에는 한수(漢水)라는 강이 있어서 혼동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또 “몇년 전 한의사들의 주장에 따라 한의원(韓醫院)의 ‘韓’자가 ‘漢’에서 바뀌었다.”면서 이같은 주장이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시는 서울의 중국어 표기인 ‘한성(漢城)’의 새 이름이 결정되면 시 지명위원회와 시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건설교통부 중앙지명위원회에 한강의 한자표기 변경 의견서를 제출할 방침이다.전문가 대다수가 한강(韓江)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韓江’으로 한자표기가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가 ‘서울’의 중국어 표기를 실제 발음과 유사한 글자로 바꾸기 위한 공모 결과 ‘우두머리 요새’라는 의미의 ‘수오(首塢)’,베이징(北京)과 도쿄(東京)의 중간이라는 뜻의 ‘중경(中京)’ 등 300여건이 접수됐다.다음달중 3개를 선정하고 인터넷을 통해 시민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뒤 5월쯤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유종기자 bell@˝
  • 학교 발전기금 3000만원 기증

    중앙대 국문과 이명재(65) 교수가 24일 정년 퇴임하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기금 3000만원과 장서 5000권을 기증했다.이 교수는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카프) 출신 문학평론가 백철(白鐵)의 제자로 지난 73년부터 중앙대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북한문학과 옛 소련지역의 한국문학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냈다.
  •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김선주씨

    한겨레신문사는 6일 김선주(金善珠·56) 논설위원을 첫 여성 논설주간(이사 대우)으로 임명했다.이는 98년 한국일보 장명수(62) 주필,2003년 서울신문 임영숙(55) 주필에 이어 종합일간지 여기자로는 세번째다.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온 김 논설주간은 조선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88년 한겨레신문 창간작업에 참여해 생활환경부장·문화부장·출판사업본부장을 거쳐 2000년 4월부터 논설위원을 맡았다.˝
  • 국가기술자격시험 전문성 대폭 강화

    오는 2006년부터 기술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크게 강화된다.전공을 가리지 않고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던 데서 앞으로는 전공여부에 따라 자격요건이 제한된다.전공하지 않은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일정기간 실무경력을 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기사 자격증의 경우 4년제 대학의 국문학과 출신도 응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건축학 전공자만 제한을 받지 않고 응시할 수 있다.건축학을 전공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졸업 후 2년 동안의 실무경력을 쌓아야 한다. 학력과 무관하게 순수하게 경력만 가진 수험생들의 요건은 변함이 없다.노동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시행령이 개정되더라도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2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06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국가기술자격증의 질을 높인다 노동부의 국가기술자격증 시험제도 손질은 자격시험에서 학력차별 조항을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대졸자는 전공과 무관하더라도 기사 자격증시험에 응시할 수 있지만 고졸자 등에게는 4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었다. 이런 응시자격 요건은 수험생은 물론 산업계로부터도 비난을 받아왔다.산업계는 “국가기술자격증이 실무 중심이 아닌 암기 위주의 시험으로 퇴행하고 있다.”면서 ‘국가기술자격증 무용론’을 제기해왔다.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황종록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전공에 관계없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현장에 활용할 수 없는 비전공 자격증 취득자들이 양산돼 왔다.”면서 “국가기술자격증의 질적 향상을 위해 응시자격에 전공과 실무의 차별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같은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현행 시행령의 불평등적 요소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인권위의 권고 취지에 맞는다.”고 환영의사를 밝혔다. ●기사·산업기사에서 학력제한의 영향 크다 학력제한의 영향이 가장 큰 자격증은 실무가 상대적으로 강조된 기술사·기능장보다는 학력우대 현상이두드졌던 기사·산업기사다. 산업인력관리공단의 관계자는 “학사 학위소지자는 국문과 출신이라도 건설기계정비기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지만 대학 중퇴자나 고졸 이하는 반드시 건설기계분야에서 4년 이상 실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어야만 응시할 수 있어 학력 우대현상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말했다.산업기사 자격증에서도 전문대 이상 졸업자들은 지원자격에 제한을 받지 않는 반면 고졸 이하는 산업기사 자격을 따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의 현장경력을 갖춰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공과 관련 없는 자격증에 지원하는 전문대 졸업자는 6개월∼1년의 실무경력을 쌓아야 한다. ●전공분야 선정에서 논란 우려 노동부는 자격증별 전공분야를 상반기 중에 정한다는 계획이다.개정안에서는 학위 취득자는 전공 관련 자격증에만 경력 없이 응시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관련 전공학과를 정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시행령이 확정되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전공 학과범위를 자격증별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전공범위를 규정하는 데 있어 관련 학과의 이해관계는 물론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뿐만 아니라 전공 범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을 경우 개정안 자체가 사문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수험전문가들은 “예를 들어 환경공학 전공자가 소음진동,자연생태 관련자격증에 지원하는 데는 문제의 여지가 없지만 화학 전공자의 응시 여부는 이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대학총장에 듣는다/홍기삼 동국대 총장

    오는 2006년 건학 100주년을 맞는 동국대 홍기삼(洪起三·63) 총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래 “공부를 많이 시키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얼핏 들으면 당연한 말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홍 총장의 인식은 남다르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제도적·구조적으로 공부를 많이 할 수 없다는 것이다.일례로 커리큘럼의 경우 학생 중심이라기보다는 교수쪽에 비중이 더 실려 있다는 게 홍 총장의 진단이다. “학생의 학습량 증대를 위해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방침입니다.단과대학별 책임제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70여개의 학과들은 학생들의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목표 설정은 기본이고 취업까지 신경써야 한다.학과에 따라 교육과정의 개편뿐만 아니라 통·폐합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선택과 집중’의 논리다.대학의 견인차 역할을 맡을 미래지향적인 학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모든 과정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조정된다.대학 본부측은 학문지상주의·기능주의·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큰 틀만정해주고 단과대·학과의 프로그램에 대한 심사와 평가만 시행한다. “학과별 프로그램의 추진 결과는 가혹하지만 교수들에게 ‘급여성 인센티브제’로 나타날 것입니다.연공서열제에 따른 연봉제를 적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학생들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에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하고자 했던 마음가짐과 노력도 비중있게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업무집행과 관련,정치권에서 쓰는 ‘분권화’라는 표현은 싫지만 어쨌든 단과대학장 등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고도 말했다. 홍 총장은 바른 정신으로 무장하고 풍부한 지식을 가진 젊은이로 동국인을 키울 각오다.진중하고 너그럽고 용감한 동국인의 배출은 홍 총장의 꿈이다. 홍 총장은 교육 환경개선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학생들에게 많은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는 교수의 충원과 함께 시설의 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올해부터 3년 동안 300명의 신규 교수를 채용하기로 했다.교수의 채용 기준은 첫째도 교육적 역량,둘째도 교육적 역량이다.다른 논리가 필요없다는 게 홍 총장의 지론이다.IT분야와 이공계의 실습기자재도 지속적으로 바꿔 첨단연구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또 2005년 3월1일 일산불교병원이 개원되고 2006년 2월 150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도 완공된다.나아가 미국에 설립된 한의대인 동국로얄대학을 교두보로 2005년부터 학생과 교수 교류 등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홍 총장은 “행정 부총장 이외에 학교의 대내외 경영을 책임질 전문 CEO를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건학 10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100만등 달기 운동,1000억 기금 조성 운동’에도 여념이 없다.연등을 매개로 동문이나 기업,일반인,불교신자들로부터 학교기금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1000억원은 한 등에 10만원씩을 기부받는 것을 기준으로 어림잡은 목표액이다. 동국대 국문과 출신인 홍 총장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경영과 출신이 아니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학교의 경영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을 만나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적극 설파하기 때문이다.홍 총장의 인사는 불교의 합장이다.학교 안에서 만나는교직원들에게는 합장으로 대신한다.자신을 높이지 않고 낮추면서 존중하기 위해서다. 홍 총장은 “일제 강점기에 두 차례나 폐교를 당하면서도 민족의 교육을 맡았던 ‘동국인’들의 자긍심을 더욱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라면서 “동국인들이 한마음으로 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을 닦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박홍기기자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간첩과 형사’ 통해 본 남북관계/전직 형사 김용만 장편 ‘칼날과 햇살’

    “이젠 전직 형사란 사실을 정면 돌파하려고 합니다.” 최근 장편 ‘칼날과 햇살’(중앙M&B)을 펴낸 김용만(62)씨는 문단의 화제인물.48세인 89년 늦깎이로 등단하자마자 경찰로 근무하면서 독학으로 습작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했다. 63년부터 10년 동안의 경찰 경험은 그의 문학에서 ‘빛과 그림자’였다.데뷔작 ‘은장도’를 비롯, 단편집 ‘늰 내 각시더’ 등이 모두 이 때의 경험을 모태로 한다.하지만 정작 작가는 이 ‘전직(前職)’이 부담스러웠다.해서 뒤늦게 광주대 문창과와 경희대 국문과 대학원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장편을 계기로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문학적 자산으로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경험이 없어 힘들어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행복한 고민을 하냐?”는 한승원 등 문우의 격려에 힘입었다고 한다. 단편 ‘은장도’에 채 담지 못한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구성과 서사구조를 보강한 이번 작품도 자신이 취조한 남파 간첩의 사연이 모티프가 됐다.작품은‘자수’와 ‘체포’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배승태와 그를 취조하는 형사 강동호의 삶을 34년 동안 넘나들면서 남북관계를 비춘다.작가는 “칼날같이 대립하던 남북관계가 햇살이 쪼인 이후 변화를 작품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남북한을 죄와 야비로 비유한다.“죄는 벌을 받을 수 있는 타락이지만,야비는 법으로 옭아맬 수 없는 타락이다.”(239쪽)는 작품 속 배승태의 말에 빗대 “북한은 철이 없는 무작위적 타락으로 속빠졌고 미련하고 순진한 사회이고,남한은 철든 작위적 타락으로서 눈치 있고 능숙하고 약삭빠른 사회”라고 말한다. 이제부터는 “걸어온 길을 작품화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어떻게 풍부한 소설 언어로 빚어지면서 그의 꿈인 휴머니즘을 메마른 사회에 퍼뜨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종수기자
  • “교단 35년 ‘목월’ 아들임을 잊은적 없어”/내년 2월 정년퇴임 앞둔 박동규 서울대교수

    “교단 생활 35년 동안 ‘시인 박목월’의 아들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서울대에서 현대시와 현대소설을 가르쳐 온 서울대 국문과 박동규(朴東奎·사진·64) 교수가 내년 2월 강단을 떠난다. 박 교수는 박두진,조지훈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일제 말기에 우리의 정서를 지켜온 박목월(朴木月) 시인의 아들.1961년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69년부터 서울대 강단에 섰다. 박 교수는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아들로 올해 가을 학기에 은퇴한 황동규(黃東奎) 전 서울대 국문과 교수와 함께 우리 문단에서 보기 힘든 ‘부자(父子) 문인’이다.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정도 각별하다.박 교수는 “‘박목월 시인의 아들’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고 회상했다. 박 교수는 수업 도중 유난히 선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지난 2월 박목월 시인에 얽힌 추억과 유년 시절의 기억을 담은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이라는 수필집도 펴냈다.박 교수는 “선친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공부해야지 행정이나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셨다.”면서 “그 말을 항상 가슴에 담고 살아서인지 35년 동안 학과장 한 번 못해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시도 선친의 ‘가정’.‘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로 시작하는 이 시는 목월의 가족에 대한 따뜻한 정이 구절마다 배어 있다.박 교수는 지난 주말 한 TV 대담에서 “읽을 때마다 생활의 어려움과 자식들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면서 눈물까지 글썽이기도 했다. 박 교수는 평생의 절반을 넘게 20대 ‘청춘’인 학생들과 가까이 있었다.그 덕분에 외모는 60대지만 마음만은 젊은이다.제자들과 함께 자주 가는 곳은 노래방.전국 해변을 돌며 시낭송회까지 가질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다.“퇴직한 뒤에도 마음 맞는 제자들과 수필집도 내고 전국을 돌며 마음껏 놀 생각”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요즘 대학생들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박 교수는 “요즘은 직업을 갖는 ‘징검다리’로 대학에 다니는 학생은 많아졌으나 대학에서 ‘사는’ 학생들은 적어진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박 교수의 남은 과제는 선친이 남긴 시 전문 월간지 ‘심상(心像)’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요즘은 편집인으로 서울 서초동 심상 사무실에서 거의 살 정도다. 박 교수는 “25년째 해 왔던 심상 제작은 나의 존재 근거”라면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해 온 아버지의 회상집 출간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대구 아리랑 함 불러볼까예”지역색 담아 아리랑 곡쓴 정은하씨

    ‘어데∼예!아이라∼예!핑계만 찾지 말고 좋으면 좋다고 눈만 껌벅 하이소.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나는 넘어가네….” 대구를 무대로 대구사람들의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현대적 감각의 ‘대구 아리랑’이 탄생했다.영남민요보존회 정은하(사진·48·여)회장이 곡을 쓰고 경북대 국문과 김기현(53)교수가 노랫말을 붙였다. 대구아리랑은 애절한 정서를 표현해 온 기존 중모리 장단의 아리랑과 달리 세마치 장단의 경쾌한 가락으로 어깨를 들썩이며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수 있는게 특징.여기에다 경상감영,금호강,비슬산,팔공산,동성로 등 대구사람에게 친숙한 지명들과 ‘어데에’,‘아이라에’,‘하이소’,‘우야겠노’ 등 대구지역의 투박한 사투리가 곁들여졌다. 정회장은 “대구사람들의 화끈한 성격을 대구아리랑에 표현하기 위해 애를 썼다.”면서 “대구 특유의 투박한 사투리 가사도 아리랑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아리랑은 이달 중순쯤 CD로 발매될 예정이며 대구국악협회의 반주에 테너 김완준,소프라노고선미,대구시립합창단,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이 참여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대입특집 / 성신여자대학교

    ‘가’군과 ‘나’군에서 모두 1556명을 모집한다.‘가’군에서는 미술대가 141명을,‘나’군에서는 인문과학대,사회과학대,자연과학대,생활과학대,사범대,음대가 1415명을 뽑는다.논술과 면접은 실시하지 않는다. 미술대와 작곡과(이론),체육,레저스포츠 전공은 수능 20%,학생부 30%,실기고사 50%를 반영한다.일반계 학과는 수능과 학생부를 각 60%,40% 적용한다.사범대는 수능 55%,학생부 40%에 교직적성 인성검사가 5% 포함된다.성악과 기악과 작곡과(작곡)는 수능 10%,학생부 20%,실기고사 70%를 적용한다. 수능 특정영역 우수자 전형은 지원 모집단위에 따라 수능 종합 3∼4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교차지원할 수 없다.산업디자인과는 언어·외국어·사탐 영역이 각 영역별 상위 5% 안에 들어야 한다.국문과는 언어 영역 상위 8% 이내,영문·독문·불문·일문·중문과는 외국어 상위 8% 안에 들어야 지원할 수 있다.수학·생물·화학·컴퓨터정보·미디어정보·통계학과는 수능 자연계 종합 4등급 이내여야 한다. 취업자 전형은 고교 졸업 이후 12월13일 현재 산업체에서 1년 6개월 이상 근무하고 있어야 한다.수능 3개 지정영역 가운데 2개 이상에서 5등급 이내를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며 수능만 100% 반영한다. 특수목적고 출신자 가운데 동일 계열 지원자는 수능 성적에 의한 비교내신을 적용하되,모집단위별로 지정한 수능 3개 영역 변환표준에 의한 백분위 점수 평균을 적용한다. 원서는 인터넷 접수가 12월 11∼13일,방문접수 12월 11∼12일,우편접수 12월 10∼12일이다.실기고사는 미술대가 12월 26∼29일,음악대·체육·레저학과가 내년 1월 6∼8일이다.
  • 조지훈 유품 高大 박물관에 기증/ 육필원고 372점·초상화 등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으로 한국의 대표적 시인이었던 지훈 조동탁(1920∼68) 선생의 육필원고와 유품,휘호 등이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된다. 유족인 부인 김위남 여사와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인 3남 태열씨가 고인이 20년간 재직한 고려대에 넘기기로 했다. 기증되는 자료는 시·논설·수필 등 육필원고 8건 372점과 고인이 즐겨 쓰던 만년필·안경·장갑 등 유품 10점과 의류 6점,휘호 2점,박각순 화백이 70년에 고인의 사진을 모델로 그린 유일한 초상화 등이다. 고인의 제자인 인권환 고려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시에는 수정과 퇴고를 한 흔적이 다수 남아 있어 고인의 시작과정의 변모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풍의상’‘봉황수’‘승무’ 등 대표작이자 데뷔작의 육필,역사성과 현실의식이 배어 있는 6·25 때의 종군시와 습작시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박물관은 오는 5일 오후 4시 ‘조지훈 선생 육필원고 및 유품 기증식’을 열고 자료를 공개한다. 주요 자료는 2005년 준공 예정인 ‘고려대역사관’에 전시하여 선생의 지조와 선비정신을 기리는 교육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인의 생가가 있는 경북 영양군이 건립을 추진 중인 ‘지훈문학관에도 전시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다. 1920년 경북 영양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정지용의 추천으로 39년 ‘고풍의상’과 ‘승무’를,이듬해에 ‘봉황수’를 발표해 문단에 데뷔한 뒤 ‘청록집’ 등 5권의 시집과 1권의 시론서를 펴내고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고려대 국문과교수로 20년 재직하면서 63년 고대 민족문화연구소를 창설하여 국학연구의 초석을 세웠다. 시론집 ‘지조론’을 낼 정도로 선비정신을 강조하고 실천한 고인은 자유당 독재정권의 부패를 비판하는 다수의 논설을 냈고 군사정권이 5·16쿠데타 후 민정이양을 하지 않자 군사독재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일제시대 작가 55명의 소설속 등장인물 탐구/현길언 ‘…한국인의 얼굴’

    “물리적 유물과 중심부 세력에 의한 기록과 시대를 주도해 나갔던 인물들의 삶을 자료로 복원된 역사가 얼마나 그 시대와 사람들의 진실을 정직하게 보고해줄 수 있을까?(…)동시대의 지배문화와 다른 인간의 진실을 설명하는 틀로서 문학의 의미가 소중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소설가인 현길언(63) 한양대 국문과교수가 ‘주류 중심 역사’의 틈새를 소설로 메운다는 문제의식을 담아 ‘소설에서 만나는 한국인의 얼굴’(태학사 펴냄)을 내놓았다.일제강점기 유명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 성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의 미덕은 선정된 작가의 풍부함과 이념적 스펙트럼의 다양성이다. 이번에 실린 작가 55명 가운데는 김동리 김유정 김동인 박종화 이광수 황순원 등 알려진 작가도 많다.하지만 곽하신,박노갑,박영준 최인욱 최태응 등 인지도가 낮은 작가를 대거 포함해,“중심부 이데올로기와 중심집단의 가치를 보완한다.”는 자신의 문제제기에 충실하고 있다. 저자의 분석틀은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지향한 카프계 작가(김남천 안회남 윤기정 이기영 조명희 최서해 한설야 등)와,그들과 논쟁을 벌인 작가(김동리),그리고 중도파(채만식 염상섭)를 아우르고 있다.이는 이념보다는 문학을 중요시해온 저자의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지은이 나름의 독특한 구성방식이다.작가의 주요 작품 내용이나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연구서는 많았다.하지만 이 책처럼 주요작품을 대상으로 등장인물의 성격과 세계관,서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경우는 흔치 않다. 문학을 통해서 소외된 인간상을 정리한다는 저자의 방법론은 숱한 소설속 주인공에게 숨결을 불어넣는다.저자의 연구가 이후 해방공간을 거쳐 현대에 이르는 동안 우리 문학사는 인간의 향기가 그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민족문제연구소장에 임헌영 교수

    임헌영(62·중앙대 국문과 겸임교수) 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이 24일 민족문제연구소 제3대 소장에 취임했다.지난 1991년 설립한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 잔재 청산 등 주로 친일문제와 관련된 연구와 활동을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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