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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대통령 특별사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특별사면/박록삼 논설위원

    신라 진흥왕(재위 540~576)은 젊고 패기만만한 왕이었다. 고구려, 백제, 가야에 연전연승하며 영토를 넓혀 갔다. 555년 한반도 중부를 모두 신라 땅으로 만들었다. 그해 10월 북한산에 진흥왕순수비를 세우고 특별사면을 베풀어 죄수들을 석방했다. 조선시대에도 왕의 즉위 때 부모를 죽인 흉악범을 제외하고 죄수들을 사면해 줬다. 매우 독특한 특사도 있었다. 태종이 일본으로부터 선물받은 코끼리가 ‘과실치사죄’를 짓자 남해 섬으로 귀양을 보냈다. 이후 ‘수초를 먹지 못해 수척해지고 늘 눈물짓는다’는 보고를 받은 태종이 코끼리를 육지에서 살게 하는 특사를 단행했다. 사면은 기본적으로 봉건시대 ‘왕의 특권’이었다. 지친 민심을 다독이는 너그러움과 함께 권력의 지엄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입헌민주제가 들어선 뒤 그 일부 권한을 민주정에 접목시켰다. 사법부의 권한을 행정부가 침범하는 성격이 있어 삼권분립의 원칙과 맞지 않았지만 예외였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 국회에서 가장 먼저 제정된 법률은 정부조직법과 사면법이었다. 이승만 정부는 1951년 경남 거창 양민 719명을 무차별 학살한 국군 책임자들에 대해 징역 3년 등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더니 그마저도 몇 개월 뒤 특사로 면죄부를 줬다.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은 대통령 특사도 국무회의 의결을 받도록 했지만, 이듬해 제3공화국 헌법에서 이 부분을 삭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결과, 특사는 대통령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쓰는 권한이 됐다. 이명박 정부는 퇴임 20일을 앞둔 2013년 1월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이던 최시중, 천신일 등 자신의 최측근을 포함한 특사를 단행해 빈축을 샀다. 독일이 70년 동안 딱 네 번 특사를 한 반면 우리는 박정희 정부 25번, 전두환 정부 13번 등 무려 97번의 특사가 있었다. 법치주의의 뿌리가 얕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당시 뇌물·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 논란이 일었던 만큼 대통령의 사면권을 절제해서 쓰겠다는 약속이었다. 실제로 첫 특사로 2017년 12월 서민생계형 사범 중심으로 6444명을 특별사면했다. 지난 2월 삼일절 특사에서도 정치인은 누락시켰다. 그러나 30일 세 번째 특사에서 5174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시키면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을 넣었다. 야당은 ‘총선용 사면’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 특사의 논란을 잠재우려면 국회에서 사면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youngtan@seoul.co.kr
  • 화물차주·방문교사 등 27만명 내년 7월 산재 적용

    내년 7월부터 방문판매원과 화물차주에게도 산업재해보험이 적용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범위에 방문판매원, 대여제품 방문점검원, 방문교사,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 5개 직종을 추가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5개 직종에 해당하는 27만 4000명의 종사자는 내년 7월 1일부터 산재보험 당연 적용 대상이 되며, 본인이 원하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절반씩 공동 부담한다. 중소기업 사업주의 산재보험 가입 요건도 완화했다.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려면 현재는 상시근로자가 50인 미만이어야 하는데, 이 기준을 300인 미만으로 낮췄다. 또한 지금까지는 음식점업 등 12개 업종의 1인 자영업자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개정안은 이를 모든 업종으로 확대했다.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은 1인 자영업자는 내년 1월부터 업종과 상관없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음달부터 새로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50~300인 미만 사업주는 4만 3000명, 1일 자영업자는 132만 2000명으로 추산된다. 사업주가 잘못 납부한 고용보험료를 노동자가 돌려받을 길도 생긴다. 정부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에 ‘근로자의 고용보험료 직접 반환 청구 사유’를 신설해 노동자가 자신이 부담한 고용보험료는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지금까진 잘못 납부한 보험료를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게만 반환하도록 해 사업주가 사망하거나 폐업 시에는 고용보험료를 돌려받을 길이 묘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년 공무원 월급 2.8% 오른다...고위공무원은 인상분 반납

    내년 공무원 월급 2.8% 오른다...고위공무원은 인상분 반납

    내년 공무원 보수가 2.8% 오르고, 어려운 근무여건에서 일하는 현장 공무원의 위험 근무수당이 인상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의 ‘공무원 보수 규정’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공무원의 사기 진작,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 보수를 2.8% 인상하되,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정무직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 2급(상당) 이상 공무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보수 인상분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 업무를 하는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는 월 5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해양경찰 구조대원의 위험근무수당도 현재 월 5만원에서 내년 6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경찰 무기창에서 무기·탄약류를 상시 정비·관리하는 공무원, 법무부 소속 치료감호소에서 근무하는 의무직공무원에게는 특수근무수당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대신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수당이 민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된다. 매주 최초 5시간의 근무시간 단축분에 대해 월 봉급액의 80%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100%로 올린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장병 봉급도 지난해보다 33.3% 인상한다. 이에 따라 병장 봉급은 월 40만 5700원에서 내년에 54만 900원으로 오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교과서 인정도서 규제 완화 … 학생 수요 반영한 다양한 교과서 나온다

    교과서 발행체제(국정·검정·인정) 중 인정도서 심사와 규제가 완화돼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교과서가 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돼 다음달부터 시행된다고 이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교과용도서 다양화 및 자유발행제 추진 계획’의 후속 조치로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쳤다. 점차 다양해지는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교과서의 개발 및 공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인정도서를 신청할 때 집필진이 교과서의 내용 오류나 표기·표현 오류 등을 스스로 검증한 결과를 제출한 도서에 대해 기초조사가 면제된다. 자율규제 방식으로 심사를 완화해 심사기간이 기존 9~10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되면서 학교가 필요한 교과서를 보다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전문교과I, 전문교과Ⅱ 및 학교장 개설과목 등으로 사회의 빠른 변화에 탄력적 대응이 필요한 교과서가 대상이다. 또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학교장 개설과목 등 ‘고시 외 과목’에 해당하는 인정도서는 신청 기한이 6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단축된다. 교과목 개설 시기와 인정도서 신청 기한이 일치하게 돼 학교에서 학생의 수요를 반영해 새롭게 개설하는 교과목에 다양한 교과용도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밖에 학교의 교과용도서 선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디지털교과서의 검정 실시 공고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포토] 2019년 마지막 국무회의

    [서울포토] 2019년 마지막 국무회의

    이낙연 국무총리가 3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2.30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2020년 대통령 연봉 2억 3천만원…내년 인상분 반납

    2020년 대통령 연봉 2억 3천만원…내년 인상분 반납

    내년 인상분 반납하고 올해 인상분 적용총리 1억 8천만원·부총리 1억 4천만원 등 2020년도 대통령 연봉이 2억 3091만 4000원으로 정해졌다. 인사혁신처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등을 정한 ‘공무원 보수규정’과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0년 공무원 보수는 2019년 대비 2.8%(총보수 기준) 인상한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무직과 고위공무원단, 2급 상당 이상의 공무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원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등의 내년도 연봉은 2019년 공무원 보수 인상분(1.8%) 반납으로 적용을 미뤘던 금액만 인상된다. 올해 대통령 연봉은 명목상으로 2억 3091만 4000원이었지만 인상분을 반납해 실제로는 2억 2629만 7000원만 받았던 만큼 내년에는 올해 반납분(461만 7000원)을 반영해 2억 3091만 4000원(2.04% 인상)을 적용받게 된다. 국무총리도 내년 인상분 2.8%는 반납하되 올해 연봉 반납분을 적용받아 올해보다 357만 9000원 오른 1억 7901만 5000원을 받게 된다. 부총리 및 감사원장은 1억 3543만 5000원, 장관 및 장관급 1억 3164만원, 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차관급 기관장 1억 2974만원, 차관 및 차관급 1억 2784만 5000원 등의 연봉을 받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공무원 보수 내년 2.8% 인상…병장 월급 54만 900원

    [속보] 공무원 보수 내년 2.8% 인상…병장 월급 54만 900원

    내년도 공무원 보수가 2.8% 인상되고 해양경찰 구조대원 등 어려운 근무여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수당이 오른다. 대통령의 연봉은 2.04% 오른 2억 3091만 4000원, 국무총리 연봉은 1억 7901만 5000원으로 정해졌다. 2020년 병사 월급은 33.3% 인상돼 병장 기준 월급이 54만 900원이 된다. 인사처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무원 보수규정’ 및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무원의 사기진작, 물가, 민간임금 등을 고려해 기본급과 수당을 포함한 보수를 2.8%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정무직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 2급(상당) 이상 공무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2020년도 인상분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 병사 봉급은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해 2017년 수립한 봉급인상계획에 따라 병장 기준 월 40만 5700원에서 54만 900원으로 10만원 이상 오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판깨스트]한일 위안부 합의에 사법부 “피해자 진정으로 위해야”

    [판깨스트]한일 위안부 합의에 사법부 “피해자 진정으로 위해야”

    헌재 위안부 합의 위헌소송 ‘각하’“법적구속력있는 조약 아냐”사법부 “피해자 존엄·명예 회복해야”민변 등 “정부 외교적 권리행사해야”지난 2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머무는 나눔의 집에선 ‘서운하다’는 탄식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날 헌법재판소가 피해자와 유족들이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맺은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각하란 해당 사건이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내리는 처분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헌재가 해당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한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청하거나 일본 정부에 법적 배상 등을 청구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전날 진행됐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회복을 진정으로 위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헌재 “공식적 약속이지만 ‘조약’이라 볼 순 없어” 헌재는 2016년 3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9명과 유족 12명이 제기한 헌법 소원 사건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기 위해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합의에 주목합니다. 당시 한일 합의는 양국의 외교장관들의 구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됐습니다. 이미 2014년 3월 25일 핵안보 정상회의중 한미일 정상회담 과정에서 추진이 시작됐고 국장급 회의와 비공개 고위급 협의가 수차례 진행돼 왔었습니다. 합의를 한달 여 앞둔 11월 2일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되며 양국 정상은 한일관계정상화 50주년을 감안해 빠른 시일 내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습니다. 두 정상은 외교장관이 구두로 확인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것을 전화통화로 추인했습니다. 헌재는 위안부 합의가 공식적인 약속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 ▲통상적으로 조약에 부여되는 명칭이나 주로 쓰이는 조문 형식을 사용하지 않은 점 ▲합의의 효력에 관한 양 당사자의 의사가 표시돼 있지 않다는 점 ▲구체적인 법적 권리·의무를 창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일 양국은 해당 합의를 각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한국은 ‘기자회견’으로, 일본은 ‘기자발표’로 표현하며 일반적인 조약의 표제와는 다른 명칭을 붙였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발언한 것과 각국 홈페이지에 기재된 표현조차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또 합의의 효력과 관련해 국제법상 구속적 의도로 미루어 판단할 만한 표현 역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모호하거나 일상적인 언어로만 표현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헌재는 한일 양국이 첨예한 갈등을 벌이던 사안임에도 국무회의 심의나 국회의 동의 등 헌법상의 조약체결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합의를 조약으로 볼 수 없는 근거로 들었습니다.●헌재 “피해자 권리구제 위한 합의 아니야” 헌재는 무엇보다 해당 합의가 피해자를 위한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합의 중 일본 총리대신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표시하는 부분은 피해자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가 드러나지 않아 법적 의미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또 위안부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원인이나 국제법 위반에 관한 국가책임도 적시돼 있지 않을 뿐더러 일본군의 관여의 강제성이나 불법성 역시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이 합의 이후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해결됐으므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됐습니다. 헌재는 아울러 합의 이후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이나 일본 정부의 출연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의무 이행의 시기·방법, 불이행의 책이 정해지지 않아 합의의 법적 구속력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견해 표명도 ‘노력한다’고 표현했을 뿐 양국의 권리과 의무를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합의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국제사회에서의 비난·비판 자체’라는 양국의 언급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꼬집었습니다.●‘위안부 피해자 위하라’는 사법부의 주문 사법부가 한일 합의가 피해자를 위한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전날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 신숙희)는 강일출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9명과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조정기일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반한 것으로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을 국가가 겸허히 인정하고,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일 합의가 이뤄진지 꼬박 4년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렇지만 헌재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한일 합의를 위헌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인 이동준 변호사는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일 합의 후 수년 간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어르신들이 받았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을 헌재가 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사법부가 정치적·외교적 판단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헌법에 근거한 판단을 내려야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헌재는 정치적·정무적 판단을 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위헌 판결을 내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한일 합의를) 법적 구속력없는 외교적 합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합의에 구애받지 않고 일본에 배상청구할 길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시민사회도 이러한 사법부의 주문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양새입니다. 헌재가 이날 결정문에서 지난해 1월 9일 정부가 내놓은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에 대해 언급하며 정부가 한일 합의를 근거로 피해자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한의 행사를 포기했거나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면서 “일본이 스스로 국제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일본군 위안부 문제대응 태스크포스(TF)와 일본군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정부는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 피해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운운하며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당장 범죄 사실 인정,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요구했습니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지 28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으로 줄었습니다. 사법부의 주문에 따라 정부가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미국산 원유 급증…올해 10대 석유뉴스는 무엇?

    미국산 원유 급증…올해 10대 석유뉴스는 무엇?

    대한석유협회가 27일 공개한 ‘2019 석유뉴스 10선’이 눈길을 끈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미세먼지 대책 강화 등 석유 관련 정부 정책과 함께 미국의 원유 생산량 급증·사우디 아람코 기업공개 등 주목할 만한 국제 동향도 소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발표  산업부가 지난 6월 4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첫 번째 뉴스로 꼽혔다. 에너지원·부문별 에너지계획의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19~2040년이 계획 기간이다. 오는 2040년까지 에너지 수요를 18.6%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35%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석유나 가스 등 전통 에너지 산업은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유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하는 등 원유 도입 비용 인하를 위한 국제협력 확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 세제지원 방안도 담겼다. 외부비용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에너지원간 과세형평성에 대한 기반도 마련했다고 석유협회는 평가했다. ●미세먼지 관련 정부 대책 강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보다 강화됐다는 점이 두 번째 뉴스로 정해졌다. 어린이 통학차량 및 택배 화물차는 경유차 신규 사용을 금지하고 액화석유가스(LPG) 사용 제한 폐지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법안 8개가 통과된 것이다. 지난 11월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안한 정책과제를 담은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기도 했다. ●미국산 원유 수입 급증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9월 기준 하루 1210만 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73년 미국 석유통계를 작성한 뒤로 처음으로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중동 두바이 원유 대비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산 원유 수입은 늘고 중동산 비중은 줄었다. 미국산 원유 수입은 2017년 하루 3만 4000배럴에서 올해 37만 3000배럴로 11배나 급증했다. 미국은 한국의 원유수입국 중 2017년 11위에서 올해 3위로 급상승했다. 반면 두바이유의 고평가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의 영향으로 중동산 원유 도입은 2017년 하루 250만 7000배럴에서 올해 206만 7000배럴로 18% 감소했다. 중동원유 의존도도 70.3%로 1988년 64%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OPEC 세계시장 지배력 위축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올해 12월 감산 폭을 하루 50만 배럴로 확대하기로 결정했음에도 국제원유 가격 상승 폭은 미미했다.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초 카타르가 OPEC에서 탈퇴했고, 내년 1월 1일에는 에콰도르도 탈퇴할 예정이다. OPEC의 영광이 점점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 아람코 기업공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이달 사우디 증시 타다울거래소에 상장됐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1월 국내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 80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6월에는 에쓰오일 석유화학 시설에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제능력 사상 최초로 일본 넘어서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BP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정제능력이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유사들의 정제능력은 하루 334만 6000배럴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334만 3000배럴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넘어선 것은 석유산업이 태동한 1964년 이후 처음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석유소비 증가에 맞춰 정제설비를 늘려왔고 2000년 이후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생산을 위한 고도화설비를 확충하는 등 경쟁력을 다졌다”면서 “일본은 1970년대 말을 정점으로 인구고령화와 버블경제 붕괴로 정제설비를 꾸준히 폐쇄,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경영실적 악화 그러나 국내 정유사의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영업이익은 60% 감소했다. 정제마진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정제설비 증설에 따라서 제품 공급은 증가헀지만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는 둔화했다. 특히 11월에는 주간 기준으로 18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등 연간 경영실적은 더 낮아질 우려가 나온다. ●IMO 2020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내년 1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인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가 시행된다. 이른바 ‘IMO 2020’이다. 이를 앞두고 초저황유 가격은 8월 t당 520달러에서 12월 693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대로 고황연료유는 같은 기간 389달러에서 367달러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저유황유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적극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유소의 진화 또 다른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유사들이 주유소를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까지 할 수 있는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탈바꿈하고 있다. 주유나 충전과는 아예 다른 서비스인 택배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세탁, 물품 보관 서비스 시작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휘발유·경유 유류세 인하분 환원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 낮춘 유류세 인하분 15%를 올해 5월(8%)과 9월(7%) 두 차례 나눠서 환원했다. 정유업계는 이에 유류세 인하 당시 직영주유소에서 인하분을 즉시 반영해서 세금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유류세 환원에서는 세금 환원분을 즉시 인상하지 않고 서서히 반영했다. 정부의 기름값 안정대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내년 초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는 경비원·미화원 휴게공간 의무화

    내년 초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는 경비원·미화원 휴게공간 의무화

    새로 건축하는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미화원 등의 근무자를 위한 휴게공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이 곧 시행될 예정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했다. 그 동안 경비원, 미화원 등의 근무 환경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특히 경비원의 경우 식사할 곳이 없어 경비실에서 급하게 식사하거나 휴식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쉴만한 공간이 부족한 단지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5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연립 등) 건설할 때 관리사무소 뿐만 아니라 관리 근로자(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를 위한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개정안은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 초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건설기준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주택이 건설된 이후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완료된 후에는 휴게공간을 만들고 싶어도 입주자 대표 회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하다”며 “앞으로는 건설공사 때부터 휴게시설을 만들도록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0년 넘은 노후차, 새 차로 바꾸면 개소세 70% 감면

    10년 넘은 노후차, 새 차로 바꾸면 개소세 70% 감면

    내년 상반기에 10년 이상 된 노후차를 경유차가 아닌 새 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가 70% 감면된다.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 사용액에 대한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은 체크카드와 같은 30%로 결정됐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열고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런 내용으로 수정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내년 1~6월 10년 이상 된 휘발유차와 경유차, 액화석유가스(LPG)차를 폐차하고 경유차가 아닌 신차로 교체하면 개별소비세율이 기존 5%에서 1.5%로 70% 낮아진다. 세액 감면 한도는 100만원이다. 정부는 당초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서 노후차 기준을 15년 이상 차량으로 정했지만 10년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제로페이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40%에서 30%로 깎였다. 신문 구독료에도 2021년 결제액부터 도서 및 공연비와 같은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돼 연말정산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어민을 지원하기 위한 어업소득 비과세 혜택도 생긴다. 내년부터 연근해와 내수면, 어로어업으로 얻은 5000만원 이하 소득에는 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정부는 민간 임대주택을 8년 이상 장기 임대하면 적용하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50~70%)의 경우 2022년 말까지 등록한 주택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소득세 감면 혜택은 축소된다. 2021년부터 집을 2채 이상 임대하는 사업자는 현재 임대기간 4년 이상이면 30%, 8년 이상이면 75%인 세액 감면율이 각각 20%, 50%로 쪼그라든다. 내년부터 토지가 공익사업에 수용되면 받는 대토(수용된 토지 대신 주는 땅) 보상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율은 기존 15%에서 40%로 인상된다. 회사 임원들은 퇴직금에 대한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현재 임원 퇴직금 중 ‘퇴직 전 3년간 평균급여×10%×근속연수×3배(지급배수)’를 초과하는 금액은 퇴직 소득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근로 소득으로 과세하는데, 내년부터 지급배수가 3배에서 2배로 낮아져서다. 정부는 내년에 한시적으로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1%에서 2%로 높이기로 했다. 중견기업(3%)과 중소기업(7%)의 투자세액공제율은 각각 5%, 10%로 높아지고 적용 기간도 2년으로 연장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세출예산 71%’ 305조원 상반기에 집행

    내년 ‘세출예산 71%’ 305조원 상반기에 집행

    소·부·장 예산, 공익형직불금 집행 못 해정부가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 내년 세출예산의 71.4%를 상반기에 배정한다. 2013년 이후 7년 만의 최대 비율로, 상반기 배정 금액이 처음 300조원을 넘어선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세출예산의 71.4%(일반·특별회계 총계 기준)를 상반기에 배정하는 내용의 예산 배정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예산 배정률(70.4%)보다 1% 포인트 상향한 것으로 2013년(71.6%) 이후 최대다. 내년 예산 총지출은 512조 3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기금을 제외한 세출 예산은 427조 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305조원을 상반기에 각 부처에 배정한다는 것이다. 예산 배정은 각 부처에 돈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절차이며 그만큼 재정 지출이 앞당겨지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총계 기준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74.3%(32조 4000억원), 연구개발(R&D) 예산의 79.3%(17조 8000억원), 일자리 예산의 82.2%(5조 9000억원)를 상반기에 집중 배정했다. 김명중 기재부 예산총괄과장은 “내년 예산안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예산 부수법안은 통과되지 못했지만 부처별로 내년 초부터 예산을 집행하려면 1주 정도 준비가 필요해 지금 배정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2조 1000억원)와 공익형 직불금 관련 예산(2조 6000억원)은 이번에 배정되더라도 집행하지 못한다. 관련 소재·부품·장비 특별법과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이 예산을 신속히 집행할 예정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부정 청탁 퇴직공직자 재취업기관서 퇴출

    부정 청탁 퇴직공직자 재취업기관서 퇴출

    공직에서 퇴직한 뒤 재취업한 공무원이 예전 소속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재취업기관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재취업한 퇴직 공직자가 재직 중 처리한 인허가 등 업무를 취급하거나 재직자에게 부당한 청탁·알선을 하면 퇴직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에 더해 재취업기관에 해임까지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는 “퇴직공직자가 재취업기관에서 퇴직하지 않는 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고위공직자가 보유 주식이 3000만원을 넘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직무 관련성 심사를 청구했다면 그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해당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에 관여해서는 안 되도록 규정했다. 보유 주식이 3000만원을 넘는 때로부터 2개월이 될 때까지 공직자가 매각이나 백지신탁계약 체결, 직무 관련성 심사 청구를 하지 않으면 2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직무관여 금지’ 규정을 바로 적용하도록 했다. 주식이 장기간 매각되지 않아 이해충돌 상황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백지신탁한 주식이 6개월 이상 처분되지 않는 경우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직위 변경’을 권고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했다. 또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공직자의 보유 주식의 직무 관련성을 심사해 그 결정을 본인에게 통보할 때 재산등록기관을 거치도록 했다. 재산등록기관이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정년 지난 근로자 고용 90만원 지원…돌봄휴가 다자녀, 3자녀→2자녀로

    새달 1일부터 계속고용장려금 신설 대기업·공공기관·중견기업은 제외 유산·사산 공무원휴가 10일로 확대 육아휴직 대체인력 계속 써도 지원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덜 법안들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연달아 의결됐다. 먼저 정년이 지난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노동자 1인당 월 3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등 내년 1월 1일부터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한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제도가 신설된다.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은 노동자가 현 직장에서 좀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정년을 연장 또는 폐지하거나 정년 이후 3개월 이내에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계속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내년에 예산 246억원을 써 노동자 1인당 분기별 90만원을 지원한다.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다만 대기업, 공공기관, 중견기업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고용보험 가입자가 100인 이상인 기업 가운데 60세 이상이 가입자의 20%를 넘는 곳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령 노동자는 현 직장에서 더 일할 수 있고, 기업은 경험 많고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를 좀더 오래 고용할 수 있어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부담을 더는 저출산 대책도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임신 노동자가 근로시간 단축, 출산 전후 휴가, 육아 휴직을 할 때마다 같은 대체인력을 계속 고용해도 중소기업은 월 80만원, 대기업은 월 3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정부가 ‘신규 채용 대체인력’에게만 지원금을 주고 있어, 같은 대체인력을 계속 고용한 기업은 지원금을 못 받고 있다. 공직사회의 임신·출산·육아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임신 초기인 11주 이내에 유산·사산한 공무원에게 주는 휴가 일수를 종전 5일에서 10일로 확대한다. 또 부부가 함께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산이나 사산한 배우자를 둔 남성 공무원에게도 사흘간 휴가를 주기로 했다. 아울러 매월 하루만 사용할 수 있었던 여성보건휴가를 임신 기간 중 총 10일 이내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임신 초기나 출산이 임박했을 때 집중적으로 검진과 치료를 받게 하자는 취지다. 명칭은 ‘임신검진휴가’로 변경한다. 자녀돌봄휴가의 다자녀 가산 기준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완화했다. 두 자녀 이상을 둔 부모 공무원은 연간 3일을 자녀의 학교행사, 학부모 상담, 병원 진료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종전 출산일로부터 30일 이내에서 민간과 동일하게 ‘90일 이내’로 확대하고, 한 차례 나눠 쓸 수 있게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복무 기강을 확립하고자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속 공무원들의 근무시간, 출퇴근, 당직, 출장, 휴가 등 복무실태를 연 1회 이상 점검하고 3회 이상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 징계의결 요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대기업·중소기업 노동자의 복지 격차를 줄이고자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공동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제2국무회의’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 법제화

    ‘제2국무회의’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 법제화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비정기적으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과 관련한 주요 현안을 논의하던 간담회가 법적으로 제도화된다. 명칭은 ‘중앙지방협력회의’로 바뀐다. 행정안전부는 24일 이런 내용의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방 분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시·도지사 간담회를 제2국무회의로 확대 개편하려 했으나, 개헌이 불발되면서 실행하지 못했다. 다만 유사한 기능을 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법률에 명시해 정례화했다. 회의는 지방자치, 균형발전, 지방 재정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을 심의하게 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논의 결과를 존중하고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회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이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서 그대로 집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 의장은 대통령이며, 국무총리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공동부의장을 맡고 17개 시·도지사 전원이 참여한다. 또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행안부 장관 등 주요 중앙행정기관장과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 지방협의체의 회장들도 정식 구성원이 된다. 중앙과 지자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사실상의 제2국무회의다. 정부는 시행령을 마련해 개최 시기를 정례화하는 문제, 의장인 대통령 부재 시 시급하게 회의를 열어야 할 때 공동부의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중앙과 지방이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년 직장인 건보료 3653원 인상…요양보험 인상률 최대

    내년 직장인 건보료 3653원 인상…요양보험 인상률 최대

    내년 1월부터 직장인의 월 평균 건강보험료가 3653원 오르고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도 가구당 월 평균 2800원 오른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가구당 평균 2204원 올라간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건강보험료율과 장기요양보험료율 결정 사항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2020년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현행 6.46%에서 6.67%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은 현행 189.7원에서 195.8원으로 변경된다.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은 3.2%다. 직장인은 본인 부담 월평균 건강보험료가 11만 2365원에서 11만 6018원으로 3653원이, 지역가입자의 가구당 월 평균 보험료는 8만 7067원에서 8만 9867원으로 2800원이 각각 오른다. 직장인은 기업이 건강보험료를 같은 금액만큼 부담한다. 2020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현행 8.51%에서 10.25%로 인상된다. 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거나 치매, 뇌혈관 질환 등 노인환자를 지원하는 제도다. 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 납입분에 포함돼 있다. 장기요양보험료율 인상률은 20.4%로 역대 최대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장기요양보험은 6101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도 7530억원 적자가 예상돼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구당 월평균 장기요양보험료는 올해 9069원에서 2204원이 늘어난 1만 2073원이 된다. 건강보험료 부과액 기준 소득 하위 1∼5분위 가구는 488~1341원, 상위 6~10분위 가구는 1716~6955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내년 예산 71.4% ‘305조’ 상반기 투입…SOC·일자리 집중

    내년 예산 71.4% ‘305조’ 상반기 투입…SOC·일자리 집중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내년 전체 세출 예산의 71.4%를 상반기에 집중 투입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예산 배정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 총지출은 512조 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기금을 제외하고 일반회계, 특별회계를 더한 내년도 전체 세출 예산은 427조 1000억원이다. 이 금액 중에서 305조원(71.4%)을 상반기에 배정한다는 것이다. 내년 배정 비율 71.4%는 올해보다 1% 포인트 높은 수치로, 2013년 상반기(71.6%) 이후 7년 만에 최고다. 상반기 배정 예산 규모가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통상 정부는 상반기에 월활한 재정 집행을 위해 실제 집행계획보다 배정계획을 더 많이 잡는다. 정부는 특히 경기 활성화와 관련이 큰 SOC(사회간접자본) 분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R&D(연구개발) 사업 예산 등을 상반기에 중점 배정했다. 총계 기준 상반기 배정률은 SOC 예산이 74.3%(32조 4000억원), R&D 예산이 79.3%(17조 8000억원)다. 일자리 예산은 82.2%(5조 9000억원)를 배정했다. 또 내년에 예산을 빨리 집행할 수 있도록 계약 등 지출 원인행위를 올해 말에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회계연도 개시 전 예산 배정’ 대상에 생활 SOC, 일자리 예산을 포함해 올해보다 8000억원 늘어난 총 9조 6000억원을 배정했다. 9조 6000억원 가운데 ‘생활 SOC’ 예산이 5조 5000억원이고, 일자리 예산과 일반 SOC 예산이 합쳐서 4조원이다. 예산 배정은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며, 예산 배정이 이뤄져야 정부 각 부처가 계약 등 지출원인 행위를 할 수 있다. 회계연도 개시 전 예산 배정 사업으로 결정되면 이달 중 사업 공고를 할 수 있어 사업 집행 시기를 최소 2주 이상 앞당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명중 기재부 예산총괄과장은 내년 예산안만 국회를 통과하고 예산부수법안 등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예산 배정계획을 의결한 데 대해 “일련의 예산 집행 준비를 위한 사전 준비 절차에 최소한 1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더이상 예산배정계획을 늦출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국무회의에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회계와 기금은 법률로서 설치하게 돼 있기 때문에 법 통과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 가운데 공익형 직불금과 소재·부품·장비 산업 지원 예산은 국회에서 아직 근거 법률이 통과되지 않아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공익형 직불제 전환을 전제로 내년도 예산에 직불금 예산을 올해보다 1조원 이상 늘린 2조 6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을 답은 농업소득보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또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2조 1000억원 규모의 특별회계를 새로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 김 과장은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법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국무회의 참석한 최윤희 문체부 2차관

    [포토] 국무회의 참석한 최윤희 문체부 2차관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담긴 ‘2020년도 예산안 국회 증액에 대한 동의 및 예산 공고안’ ‘기금운용계획안’ ‘예산배정계획안’과 2020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대비 3.2% 인상하는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한다. 2019.12.24 연합뉴스
  •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조사 역량 강화…자료 안내면 1000만원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조사 역량 강화…자료 안내면 1000만원

    자료제출 3차 이상 위반 시 2250만원 과태료심야시간 고속국도 화물차 통행료 감면 1년 연장난민신청자 권리 보장 강화 내용도 국무회의 의결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조사 역량을 강화한다. 앞으로 두 사건과 관련해 특별조사위원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최소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24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통령령안 40건, 법률안 3건, 일반안건 5건, 보고안건 3건 등을 심의·의결한다. 우선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조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위원회가 필요로 하는 자료나 물건의 제출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거나 허위 자료·물건을 제출한 경우 1차 위반 시 1000만원, 2차 위반 시 1500만원, 3차 이상 위반 시 22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아울러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 대책 점검 과정에서 불가피한 경우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심야시간대(오후 9시∼다음날 오전 6시)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운수사업용 화물차에 대한 통행료 감면 기간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하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한다. 또 난민 불인정 결정이나 난민 인정이 취소·철회된 사람이 불복해 지방출입국 등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한 경우 즉시 난민신청자 등에게 접수증을 발급해 난민신청자의 권리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의 ‘난민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이석기 석방, 文대통령 결단 필요” 촉구2013년 9월 이 의원 내란음모죄 구속2014년 12월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통진당 속 국회의원 5명 의원직 박탈 헌재 “내란회합은 민주기본질서 위배”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가 5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진상 규명과 재심,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의 진상을 밝히고 원상 회복조치를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5주년을 맞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재심 추진을 위해 전국민적 조직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사건 백서 발간과 재심 추진을 토대로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숨겨진 목적’이 있으니 해산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헌법재판소는 (의원직을 박탈하는) 초법적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음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와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로 밝혀졌다”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재판소라면 이제라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이석기 의원을 가둔 감옥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인용 의견 8명, 기각 의견 1명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2015년 2월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5월 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 2011년 12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의 패권적 당 운영과 친북적 행태를 비판하며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비당권파가 탈당해 국민참여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해 5월 당시 비당권파인 통합진보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출범식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되 애국가는 부르지 않은 일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도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이석기 의원은 2012년 6월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고,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발언해 종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전 의원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런 강령으로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2013년 8월 28일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을 비롯한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2013년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무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다음날 이 의원을 구속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5일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8월 1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형량은 징역 12년에서 9년으로 감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2014년 12월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선고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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