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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또 ‘비핵화’ 용어 논란…한반도비핵화·북한비핵화·비핵지대화 차이점은?

    [팩트체크]또 ‘비핵화’ 용어 논란…한반도비핵화·북한비핵화·비핵지대화 차이점은?

    정의용 “비핵지대화와 큰 차이 없어” 北 주장엔 핵우산 제거도 포함돼 논란 비핵화 용어에 따라 목표·범위 달라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가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하면서 ‘비핵화’ 용어 논란이 재발했다.‘한반도 비핵화’냐, ‘북한 비핵화’냐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한미가 오랜 조율 끝에 용어에 대한 합의를 보았는데, 설명 과정에서 또 다시 해석의 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제때 정정하지 않으면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 비핵지대화 세 용어는 언뜻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비핵화 최종 목표를 명확히 하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반도 비핵화’라 쓰고 ‘북한 비핵화’라 읽는다 우선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도 반영된 ‘한반도 비핵화’는 19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내용을 토대로 한다. 공동선언 1조에서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배치), 사용을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남북한 영토 내에 모든 핵무기와 핵 제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고 향후에도 보유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에는 이미 핵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를 뜻하지만, 향후에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서 ‘한반도’를 넣은 용어를 채택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보수층과 일본 등에서는 북한의 핵 폐기를 강조하며 ‘북한 비핵화’ 용어를 쓰기도 한다.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때에도 미국 측 장관들이 이 단어를 혼재해 사용하면서 논란을 빚었는데,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화했다.北 ‘비핵지대화’엔 핵우산·미군철수 등 포함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지대화’는 핵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핵우산 등 남한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력까지 금지하는 것이어서 완전히 다른 얘기다. 북한은 1986년 6월 ‘조선반도에서 비핵지대, 평화지대 창설에 대한 제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한반도 내 핵무기 반입 및 생산 뿐만 아니라 외국 핵무기들이 영토·영공·영해를 통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6년 7월 성명에서도 ▲남한 내 미군 기지의 핵무기 공개 ▲남한 내 모든 핵무기와 핵기지 철폐 및 검증 ▲미국의 핵전력 한반도 전개 금지 약속 ▲북한에 대한 핵위협 중단 및 핵 불사용 확약 ▲한반도에서 핵 사용권을 가진 미군 철수 등을 비핵화 5대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文 “김정은, 국제사회 요구하는 비핵화와 차이 없어” 우리 정부는 2018년 4월 남북 정상 판문점선언과 6월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가 ‘한반도 비핵화’ 용어에 대해 일치를 이뤘다고 설명한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나에게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 (중국) 시진핑 주석, (러시아) 푸틴 대통령 등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난 각국의 정상 지도자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그 비핵화와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답했다.정 장관의 발언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되지만, 북한의 비핵지대화 주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동일시하면서 오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비핵지대화와 한반도 비핵화는 분명히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신융아·김헌주 기자 yashin@seoul.co.kr
  • 코로나發 ‘확찐 재정’… 내년부터 허리띠 졸라맨다

    코로나發 ‘확찐 재정’… 내년부터 허리띠 졸라맨다

    내년 5.7~8.9% 늘린 590조~608조 될 듯최근 3년 예산 증가율 9%보다 낮게 편성2025년 ‘재정준칙’ 앞두고 적자 관리 착수회의서 5년간 국가재정 운용 방향 논의정부가 내년부터 코로나19로 비정상적으로 불어난 재정지출 관리에 들어간다. 내년 예산을 최근 3년간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편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2025년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 내년부터 국가채무와 재정적자 수준에 대한 점진적 관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이번 주 열린다. 2004년부터 매년 4~5월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모여 국가예산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체다. 올해 회의에선 2021~2025년 국가재정 운용 방향을 결정한다. 재정의 역할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는 2019년(9.5%)과 지난해(9.1%), 올해(8.9%)까지 3년 연속 예산 총지출을 전년보다 9% 내외로 늘려 편성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증가율이 3~5% 내외였던 걸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확장재정을 펼쳤다. 하지만 내년엔 올해보다 낮은 증가율로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안팎의 전언이다. 코로나19로 국가채무가 크게 악화되고 재정적자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충격을 완전히 털기 위해선 재정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기에 지난해 국가재정운용계획(2020~2024년)에서 제시한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5.7%)보다는 높게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대로 내년 예산을 올해(558조원)보다 5.7~8.9% 증가한 수준으로 편성할 경우 590조~608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025년부턴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이를 감안한 재정운용계획이 짜일 전망이다. 재정준칙은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인데, 기재부는 202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이하와 통합재정수지비율 -3%(적자) 이하를 기준선으로 제시했다. 국가채무비율과 통합재정수지비율 둘 중 하나가 기준치를 넘더라도 특정한 산식을 충족하면 상관없지만, 두 가지 모두 기준을 충족하는 게 이상적이다. 올해의 경우 국가채무비율(48.2%)은 재정준칙 기준에 여유가 있지만, 통합재정수지비율(-4.5%)은 충족하지 못한다. 재정이라는 게 어느 순간 갑자기 지출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부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적자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과 관련해선 현재 결정된 바 없으며 이제 논의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미, 판문점 선언 토대로 北에 대화 손짓… 유인책은 없어 한계

    한미, 판문점 선언 토대로 北에 대화 손짓… 유인책은 없어 한계

    지난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물론 판문점 선언에 대한 존중이 명문화됐다. 남북 관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표명과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까지 이끌어 낸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바이든 정부 출범 초부터 집요하게 설득해 온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제재 완화 가능성이나 적대시 정책 철회 시사 등 북측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유인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 전망은 불투명하다. 가장 유의미한 지점은 북한이 협상 재개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남북·북미 간 기존 합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적대행위 전면 중지 등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됐다. 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문구도 들어갔는데, 북미 협상과 별개로 인도주의 협력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응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이 어디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다 알려준 셈”이라며 “판문점과 싱가포르 정신에 대한 동의는 적대시 정책 폐기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북한 인권을 강력 비판했던 것에 비하면 공동성명에는 원론적 표현만 담겼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바이든이 대북특별대표를 선임하고 인권 문제를 원론적으로만 언급한 건 최대한 성의를 보인 것이므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접촉 제안에 응답이 없는 북한에 대한 압박성 조치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일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한미는 유연성을 발휘했지만, 북이 대화에 나설 명분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는 상황에서 최대치를 드러내면서 공은 북한에 넘어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불편해하는 인권이나 억제는 대체로 빠졌지만, 응할 가능성은 조심스럽지만 여전히 낮다고 본다”고 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은 담겼지만, 공을 북한에 던져 놓았으니 ‘나와라’는 식은 안 된다”면서 “미국이나 제재 핑계 대지 말고 종전선언이든 판문점선언이든 이행 노력을 하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가 부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걸 빌미 삼아 핵무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엄포 내지 움직임을 가시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yashin@seoul.co.kr
  •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한미, 대북·백신·기술 ‘전방위 동맹’ … 北 호응 미지수

    판문점선언 등 비핵화 ‘연속성’ 명문화文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 보낸 것”삼성 등 4대 그룹, 44조원 美 투자 결정“최고의 순방이었고,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 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대북정책에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한 모양새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에 양국 간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북측이 질색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톱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의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게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 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 테고 남측의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시…외교적 성과 얻었지만, 北 유인책은 한계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시…외교적 성과 얻었지만, 北 유인책은 한계

    “남북 관계 지지” 표명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유인책 없어 호응 미지수지난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물론, 판문점 선언에 대한 존중이 명문화됐다.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표명과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까지 이끌어낸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바이든 정부 출범 초부터 집요하게 설득해온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제재 완화 가능성이나 적대시 정책 철회 시사 등 북측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유인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 전망은 불투명하다. 공동성명에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문화 가장 유의미한 지점은 북한이 협상 재개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남북·북미 간 기존 합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적대행위 전면 중지 등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됐다.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문구도 들어갔는데, 북미 협상과 별개로 인도주의 협력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응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이 어디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다 알려준 셈”이라며 “판문점과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동의는 적대시 정책 폐기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美 대북특별대표에 성 김 임명...文 “깜짝 선물” 특히 대북 정책 및 협상을 전담할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보여준 실용적 조치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임명 발표도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 선물이었다”며 “그동안 인권대표를 먼저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이 꺼리는 인권문제보다 외교적 대화에 무게를 뒀다는 뜻이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북한 인권에 대해 강력 비판했던 것에 비하면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원론적 표현만 명시됐다.“공 넘어갔다”지만 北 협상 응할 명분 부족 다만 워싱턴DC 현지 소식통은 “바이든이 대북특별대표를 선임하고 인권 문제를 원론적으로만 언급한 건 북한에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므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접촉에 응답이 없는 북한에 압박성 조치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일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한미는 유연성을 발휘했지만, 북이 대화에 나설 명분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는 상황에서 최대치를 드러내면서 공은 북한에 넘어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불편해하는 인권이나 억제는 대체로 빠졌지만, 응할 가능성은, 조심스럽지만 여전히 낮다고 본다”고 했다.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은 담겼지만, 공을 북한에 던져놓았으니 ‘나와라’는 식은 안된다”면서 “미국이나 제재 핑계 대지 말고 종전선언이든 판문점선언이든 이행 노력을 하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가 부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사일지침 종료는)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확장하고 전략 무기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빌미 삼아 핵무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엄포 내지 움직임을 가시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yashin@seoul.co.kr
  •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뉴스분석]동맹 지평 넓힌 韓美… ‘최대 유연성’ 발휘했지만 北호응 미지수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 대만해협 거론… 한중관계 리스크 판문점선언 넣고 CVID 제외 설득… 北 결정적 유인책 없어“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기대 이상이다(문재인 대통령).” 3박 5일의 방미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자평했다.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판단은 다소 엇갈리겠지만, 70년 전 군사동맹으로 출발한 한미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질적 변화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양국 정상은 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안보 현안에만 머물지 않고,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기술·경제분야로 동맹의 지평을 확장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44조원의 대미 투자는 한국 기업의 기술 역량과 경제적 위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평화를 얻었고 미국은 경제를 얻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확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드라이브를 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 재편과 5G·6G 네트워크 기술 협력, 중국의 ‘역린’에 해당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언급된 점은 미중 갈등 속 한중 관계의 위험요인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도 중국에는 불편한 얘기다. 다만 대중 견제전략의 핵심인 ‘쿼드(미·일·호주·인도)’가 공동성명에 언급됐지만, 정상회담에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선을 그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관심이 쏠렸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데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특히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힌 점이 두드러진다. 비핵화 대화의 ‘연속성’을 명문화한 것이다.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제안했던 종전선언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이란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 지지를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숨 쉴 틈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의 차이가 없다”며 긴밀한 대북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비핵화 대상은 ‘북한’이 아닌 ‘한반도’로 표현했다. 워싱턴에서 북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깜짝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전 알려준 깜짝 선물”이라면서 “대화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정상회담도 ‘탑다운 방식’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이 가장 꺼리는 ‘인권’은 회견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했다.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이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렇다고 북측이 반색할 결정적 유인책도 없었다. 북측의 호응은 미지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을 유인하는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고, 한국의 설득으로 유의미한 표현이 들어갔지만 미국은 북이 요구하는 ‘본질적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게 전혀 없다”며 북측이 대화에 나설 명분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이 조건없는 대화를 얘기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다 한 것”이라면서 “북중 조율이 필요할테고 남측 설명을 듣고 싶을 수 있다”며 대화 재개를 밝게 전망했다. 임일영·신융아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다시 ‘한반도의 협상가’로 나선 文대통령

    [뉴스분석]다시 ‘한반도의 협상가’로 나선 文대통령

    바이든,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언급 北, 文의 영향력 재확인 계기… 대화 재개 가능성도“(조)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 속에 남북관계 증진을 촉진해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향후 북미·남북관계를 가늠할 척도가 될 ‘바이든 시대’ 들어 첫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냈으며, 멈춰선 남북관계의 수레바퀴를 다시 굴려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끌어내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북미 대화 진도가 더디더라도 남북관계 복원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데 대한 미측의 양해를 구했다는 의미다. ‘미국과 긴밀한 협력’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체제에서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한미 워킹그룹’을 해체한다거나,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틀을 깨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임기내 남북관계가 숨 쉴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끝낸 뒤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북한과의 합의 존중’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한국 정부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되고 긴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등 북핵 공조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대북 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협상 원칙은 ‘아주 실용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겠는 원칙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양국 생각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상회담과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측이 질색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란 표현 대신 “완전한 비핵화”로 표현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집요한 외교적 노력의 산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회견장에서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대북정책 리뷰 결과에 따라 대북특별대표가 없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도 나왔지만, 워싱턴에서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성김 대표 임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도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하고, 이미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한반도 문제에 전문성이 탁월한 분이 임명돼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대로 북한에 대해 대화를 위한 ‘선(先) 보상’은 없으며 ‘탑다운 방식’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특정한 전제조건 없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었다’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가 절대로 안 하는 것은 결코 그 사람의 말을 가지고 뭘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약속을 하고 이를 통해 긴장 완화를 할 것인지를 봐야하며 국무장관이라든지 외교적으로 협상을 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서는 진전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북한과 마주앉기 전에 우선 우리의 팀들이 북한 팀과 먼저 만나야 할 것이고, 우리가 무엇 때문에 만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이나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 제재 완화 등의 메시지도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는 실무적인 준비를 착실하게 한 이후에 정상회담에서 문제를 마무리 짓기보다는 정상 차원에서 협상을 가져 가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실무적인 협의를 착실히 추진해서 북핵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반색할만한 결정적 유인책은 나오지 않은 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협상테이블을 걷어찰 만한 상황도 아니다. 보다 주목할 대목은 그동안 남북관계를 접어둔채 북미대화 계기를 주시하던 북측으로선 ‘협상가’ 내지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대화를 진전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이며, 서로 선순환 관계를 이뤄야 한다”라고 했던 문 대통령이 ‘바이든 시대’ 들어 처음으로 남북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북의 호응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얘기다. 다만 북측이 화답할지는 불투명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겸 북한연구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김정은의 상가포르 합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도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으로서는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직접 비난하거나 북한 인권,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다시 대화테이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의용 “북한도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구상에 호응하길”

    정의용 “북한도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구상에 호응하길”

    정의용 장관, PBS 방송과 인터뷰서美 대북정책 “더 현실적 접근” 평가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더 현실적 접근을 했다”며 “북한도 이 구상에 호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이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과 접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 정부 내에 책임 있는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접촉하는 게 낫다”며 북미 간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도록 권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최고 지도자들이 만날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기 전에 더 많은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검토한 결과 2018년 북미 싱가포르 합의의 토대 위에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실용적인 접근으로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기조를 정했다. 정 장관은 싱가포르 합의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1992년 발효한 남북 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언급했다. 이 선언에는 비핵화를 ‘남과 북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 사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의”라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靑 “한미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 존중 포함”

    靑 “한미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 존중 포함”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한미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공동성명에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발표했던 판문점 선언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의 역할과 남북 간 합의를 존중하는 의미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북한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에 한국이 많이 기여하지 않았느냐”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존중과 인정의 뜻에서 판문점 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같은 해 6월 북미 싱가포르 합의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정책 성과로 평가된다. 이 관계자는 “(이는) 북미 간 합의뿐 아니라 남북 간 합의도 모두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싱가포르 합의 등을 포함해 만들었다고 언급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사일지침 해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 외교안보팀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사일지침 해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 가능성에 대해 내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미사일지침 해제에 합의할 경우 한국은 42년 만에 완전한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게 된다. 양국 정상은 아울러 원전 산업 협력 방안도 의제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원전 협력을 논의하고 회담 후 그 결과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미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를 국민들에게 확실히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전 산업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협력이 시너지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백악관 “북미 정상 만남, 바이든의 우선 의제 아냐”

    백악관 “북미 정상 만남, 바이든의 우선 의제 아냐”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 “북한 논의, 정상회담 중심 주제… 中도 논의”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것이 바이든의 의제에서 최고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북한이 논의의 중심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은 기후, 경제적 동반자 관계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중국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그것들은 모두 내일 양자 대화와 회담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전화브리핑에서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최대 유연성’(Maximum Flexibility)이라는 표현을 쓰며 외교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대북정책의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 중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분명하다. 우리가 시도하는 것은 한반도의 전체 지형에서 핵 없는 환경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아직은 없는 상황에서 특정 방향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사키는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협의체로 평가되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중국 견제에 큰 구멍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개국의 참여를 너무 수학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및 기후변화 분야에서 부분 참여하는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과 맥을 같이 한다. 이어 사키는 “한국은 미국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고, 만일 한국이 쿼드에 참석하면 4개국을 의미하는 ‘쿼드’라는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이 나오자 ‘미국은 한미일 등 다양한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외 미국이 6월말까지 공여키로 발표한 모더나·화이자·얀센 백신 2000만회분에 대해 한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가져가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키는 “(공여 백신은) 전 세계와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백신 협상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어떻게 해야 공평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백신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도달할지, 지역적인 균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런 평가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내일 이전에 이루어지리라고는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北 내각 총리, 시멘트·비료공장 현장 찾아 경제 회복에 총력

    北 내각 총리, 시멘트·비료공장 현장 찾아 경제 회복에 총력

    일주일 새 3차례 경제현장 시찰 비료공장 독려...식량 생산 강조 북한의 ‘경제사령탑’인 김덕훈 내각 총리가 최근 비료공장과 시멘트공장 등을 잇따라 시찰하며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 대북정책의 내용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기 전까지 최대한 내치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리가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와 평리협동농장 등 순천지구의 여러 사업장을 둘러 보고 사업 목표와 전망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리가)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이 가지는 중요성을 명심하고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를 원만히 보장하기 위한 광물증산 목표와 수행 방도를 현실성 있게 세우며 능률적인 작업 방법들을 적극 받아들이고 채굴 계단 형성과 운반 능력 제고를 비롯한 사업을 전망적으로, 입체적으로 전개할 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의 경제 현장 시찰 보도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세 번째다. 지난 13일에는 삼지연시를 방문해 3단계 공사현장 작업자들을 독려했고, 16일에는 단천 5호발전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 함주·정평·고원군 유기질 복합비료공장 등 동부지역 경제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북한 최북단에 위치한 양강도 삼지연부터 함경남도 동해안 지역, 중부 내륙의 평안남도 순천까지 차례로 돌며 현장을 챙긴 것이다.김 총리가 방문한 지역은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거점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에 자주 찾은 순천은 북한의 대표적인 석회석 산지로, 경제발전 목표로 내세운 주택 5만세대 건설을 위해서는 이곳의 석회와 시멘트 수급이 중요하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등 비료공장을 둘러본 것은 농번기를 맞아 농업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해 등으로 곡물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최근 “모내기에 수단을 총동원하라”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지연시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 관심사로 ‘산간 문화도시의 이상적인 본보기’ 지역으로 개발중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북에 거듭 손짓 보내는 바이든 행정부, 협상 이끌 실용 조치 뭘까

    북에 거듭 손짓 보내는 바이든 행정부, 협상 이끌 실용 조치 뭘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거듭 실용적 접근을 내세우며 북한과의 접촉 재개를 꾀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 입장 표명에 이어 이번에는 백악관에서 대북·대중정책을 포함, 아시아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라고 전했다. 실용적 접근에 대한 강조가 계속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염두에 둔 구체적 협상 유인책이 뭘지 관심을 끄는 가운데 21일(이하 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캠벨 조정관은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며 ‘실용적’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썼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용적이고 조율된 접근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진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실용적 조치를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등 기존의 합의를 토대로 외교적 관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이 적대가 아니라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도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접근을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하며 북미협상 교착의 중대 요인이라고 주장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 마련한 대북정책을 상세히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접촉을 제의한 상태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4월 30일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며 실용적이고 외교적인 접근이라고 개략적으로 운을 띄운 바 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초 공개적으로 북한에 외교적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한 데 이어 캠벨 조정관이 나서 대북정책의 핵심이 실용적 접근이라는 점을 재차 분명히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실용적 접근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지 이목이 쏠린다. ‘일괄타결’로 대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식 대북접근이나, ‘전략적 인내’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식 접근을 모두 실패로 규정하며 선을 긋고 있다. 따라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용적 접근 및 조치의 강조가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담보하는 것인지가 관건이다.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는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조치의 수준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해 제재완화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비핵화 조치에 맞춰 제재완화 등의 조처까지 열어두고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포함한 것인지 주목된다. 캠벨 조정관은 인터뷰에서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도 그 이상의 추측은 시기상조라고만 했다. 북한이 고수하는 ‘행동 대 행동’에 대해서도 미국의 대북접근에 그런 이름표를 붙이지 않겠다면서도 미국은 환상이 없고 현실적 전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군 떠난 아프간, 中 인민해방군이 차지할까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틈타 중동·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군 철군이 확정된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이 커지자 연일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혀서다. 평화유지군 형식으로 군대를 파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중국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2003)에 격렬히 반대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침공(2001)은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동을 휩쓸던 테러단체들에 맞서 중국이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미국이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고 대신 아프간 문제에서 협조를 얻었다. 이때부터 중국은 ‘아프간 반군이 앙심을 품고 중국 내 위구르족을 자극해 분리 독립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신장지역 평화를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아프간에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미국은 아프간에서 2조 달러(약 2240조원)가량 전비를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미군 24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2만여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오고자 아프간 미군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확인한 상태다. 아프간에서 ‘힘의 공백’이 생겨 나자 내전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17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전날부터 남부 헬만드주 등 다수 지역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반군 간 군사 충돌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정부군이 수도 카불 인근 탈레반 장악 지역을 탈환하고자 기습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1일 미국을 겨냥해 “외국 주둔 군대는 질서 있고 책임 있게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8일 카불 차량 폭탄 테러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자 “미국의 전격적인 철군 선언으로 아프간의 평화와 국민의 생명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중국이 아프간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파병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추론이 제기된다. 다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대세다.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가 이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아프간에 천문학적 비용과 군사력을 쏟아붓는 동안 중국은 국제사회 영향력을 확대하며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아프간에서 ‘사서 고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文, 김부겸 총리와 첫 주례회동 “부동산 원칙 조속히 결정하라”

    文, 김부겸 총리와 첫 주례회동 “부동산 원칙 조속히 결정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부동산 대책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숙고해 결정하되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기본적인 원칙은 조속히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김부겸 신임 국무총리와의 첫 주례회동에서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김 총리가 전날 밤 취임 후 첫 번째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논의 내용을 보고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이후 당의 적극적인 드라이브 속에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는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당정 간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부동산 세제 기준을 비롯한 ‘디테일’은 여론 수렴을 포함해 신중하게 결정하더라도 현장 혼란이 없도록 ‘원칙’을 조속히 결정해 발표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백신을 접종할수록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는 점을 통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김 총리는 “국정 운영의 주안점을 ‘국민 통합’과 ‘현장 중심’에 두고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문제 해결, 경제 회복과 도약, 국민 화합·상생·포용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22일 국무위원 워크숍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초기 내각이 동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마지막 1년 동안 국정과제를 이끌 장관들이 함께 의지를 다지고 마음을 모으는 워크숍은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총리가 또한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산업재해와 아동학대와 관련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공감하며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김 총리는 사회적 갈등 해소와 소통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총리가 경제계와 종교계 등 두루 만나 통합을 추구하겠다고 밝히자 문 대통령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총리 중심으로 정부가 합심해 가시적 성과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곧이어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오늘 특별히 현장 중심의 적극행정을 당부한다”며 김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이어 “새로 임명된 총리께서도 평소 현장과 소통을 중시해 온 만큼 총리 중심으로 모든 부처가 함께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답을 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김부겸 총리에 “부동산 대책 원칙 조속히 결정하라”

    문 대통령, 김부겸 총리에 “부동산 대책 원칙 조속히 결정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부동산 대책 논의와 관련해 “기본적인 원칙을 조속히 결정하라”고 주문했다. 17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갖고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숙고해 결정해야 하지만 현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면서 빠른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백신을 접종할수록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며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총리는 “국정운영의 주안점을 국민통합과 현장중심에 두겠다”며 “오는 22일 국무위원 워크숍을 열겠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초기 내각이 동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마지막 1년 동안 국정과제를 이끌 장관들이 함께 의지를 다지고 마음을 모으는 워크숍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또한 김 총리가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산업재해와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공감을 표하며 “실행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안보리 이-팔 사태 논의 이견만 노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회당 붕괴

    안보리 이-팔 사태 논의 이견만 노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회당 붕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중단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화상으로 공개 회의를 열었으나 공동 대응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중국이 미국 저격에 앞장섰다. 지난 10일과 12일 두 차례 비공개 회의를 했지만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소집된 공개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이 처참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변호하느라 바빴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국제법에 엄격하게 부합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 하마스는 미사일을 보호하려고 아이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은 미국 등을 겨냥, “각국이 이스라엘에 방어권을 거론해줄 때마다 (이스라엘이) 잠자고 있는 가족 전체를 계속 살해하도록 대담해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갈등의 중단을 위해 외교적 채널로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면서 “미국은 당사자들이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동등하게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지난 한 주 사상자가 엄청났다. 폭력의 사이클을 끝낼 때“라고 덧붙였다. 5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감스럽게도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저격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책임감을 갖기를,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를, 긴장 완화에 있어 국제사회 대부분과 함께 안보리를 지지하기를 촉구한다”며 공동성명을 재차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 대응은 없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안에 대한 안보리 회의는 흔히 결론 없이 끝나며 대체로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한 무대로 활용된다고 전했다. 지난 두 차례 비공개 회의 때도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이 막후에서 진행 중인 외교적 해결 시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성명 채택을 반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또다시 통화하는 등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유엔과 이집트, 카타르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충돌로 사망자가 180명을 넘었으며 이중 어린이가 5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어린이 2명을 포함,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가자지구와 함께 1994년부터 이스라엘로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구로 인정 받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한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서 이날 종교행사 도중 조립식 철골 구조물이 붕괴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예루살렘 북서쪽 기바트 지브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오순절 기도회 도중 발생했다. 행사장 한쪽에 설치된 가파른 계단형태의 철제 구조물 상단부가 일시에 무너지면서 이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아래로 추락했고, 이 충격으로 중간에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아래쪽으로 쓸려 내려갔다. 이날 회당에는 약 650명의 신자가 모여 있었다. 사고가 난 회당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안전 문제에 대한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당에서 행사가 강행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반면 자치단체 측은 경찰에 행사 진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이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서 유대교 전통 축제 ‘라그바오메르’ 행사 뒤 압사 사고가 발생해 45명이 사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나 국군포로인데…” 그들은 왜 유령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나 국군포로인데…” 그들은 왜 유령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나 국군포로인데 한국대사관 아닙니까?”(장무환) “맞는데요.”(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내가 지금 중국에 와 있는데 좀 도와줄 수 없는가. 이래서 묻습니다.”(장무환) “(한숨 내쉬며) 하…없죠.”(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내가…”(장무환) “아 없어요.”(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국군 포론데…”(장무환) “뚜뚜…”(전화 끊어짐)1998년 한 방송에서 보도돼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사관 직원 전화 사건’입니다. 최근 이 내용이 방송에서 다시 다뤄지면서 국군포로 문제가 여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국군포로는 당시나 지금이나 ‘잊혀진 역사’입니다. 어렵게 탈출해 남한으로 온 극히 일부 인원을 제외하면 남북한 양쪽에서 ‘유령’ 취급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1999년 대사관 사건 영향으로 ‘국군포로대우법’을 만들었고, 2006년에는 ‘국군포로송환법’을 제정해 국군포로와 가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군포로의 안전한 송환을 방해할 때 처벌하는 조항이 만들어진 건 불과 10년 전인 2010년입니다. ●‘강제억류’ 인정하지 않는 北 북한은 지금도 국군포로 강제억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여러차례 만났지만, 극히 일부 국군포로 직계가족이 이산가족 행사장에 나왔을 뿐, 포로들은 여전히 북한 국민으로 분류됩니다. 국군포로 장무환(1926~2015)씨는 23세에 국방경비대에 입대했다가 소집 만료로 고향 경북 울진으로 돌아왔습니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뒤엔 북한 인민군에 강제 징집됐습니다. 후퇴하는 인민군에서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엔 국군에 징집됩니다.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3사단에 배치된 그는 정전 협정을 불과 일주일 앞둔 1953년 7월 20일 강원 철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습니다. 북한의 ‘적’이었던 장씨는 북한 최북단 함경북도의 탄광으로 끌려갔습니다.그곳에서 45년을 살다 72세였던 1998년, 죽음을 각오하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왔습니다. 한국의 가족들은 당시 거액인 1만 달러(한화 1129만원)를 밀고를 빌미로 협박하는 중국인에게 주고 중국 국경을 탈출합니다. 또 외교당국의 외면에 천신만고 끝에 여권을 한국에서 만들어 고향 울진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보다 기구한 이런 운명은 왜 만들어졌을까. 16일 통일연구원에서 발간한 ‘2020년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1953년 정전 당시 유엔군 사령부가 집계한 국군실종자는 8만 2000명에 이릅니다. 그렇지만 1954년 1월까지 포로교환으로 남한에 돌아온 인원은 8343명에 불과했습니다. 남한은 북한군 7만 5000명을 돌려보냈습니다. ●포로교환 송환자 불과 ‘8343명’ 북한은 “강제억류한 국군포로는 단 1명도 없다”고 합니다.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들은 모두 귀순해 정착했다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제네바 협약’은 북한 정권엔 휴짓조각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족에게 보훈혜택을 주기 위해, 전투 중 행방불명자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사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군 인사법’에 근거해 모든 미귀환 국군포로를 ‘전사자’로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령’이 됐습니다. 그러나 조창호 중위(1930~2006)가 1994년 귀환하면서 처음으로 국군포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2019년 기준으로 귀환한 군군 포로는 80명. 이 가운데 56명이 이미 사망했습니다. 북한 인권단체에 따르면 국군포로 대부분이 85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현재 생존자는 200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2011년 이후엔 귀환한 국군포로가 없습니다. 그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오르면서 국경지역 탈북 경계가 강화됐고, 국군포로들이 연로해지면서 자력으로 국경을 넘기 어렵게 됐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국군포로 한만택(1932~2009)씨는 1953년 6월 금화지구 전투에서 실종됐습니다. 그러다 2004년 12월 극적으로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 가족을 만나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한씨는 북한 평안남도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고 2009년 한 많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가족들은 외교부 등 정부가 탈북 계획을 전달받고도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선 ‘5년’인 민법상 소멸시효가 지나 패소했습니다. 지난해엔 국군포로 한모씨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배 소송에서 2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군포로 가족들이 분노하는 건 남북의 외면 속에 그들 대부분이 강제노역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국군포로들은 휴전 이후 1954년부터 1956년 사이에 탄광, 농촌, 기업 등에 배치돼 ‘전후복구’라는 명목으로 강제노동을 하게 됩니다. ●잊혀지는 것이 고통…늘 기억해야특히 북한 최북단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서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탄광일을 하는 포로가 대부분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56년 전후로 집단수용소에서 나온 뒤 ‘공민증’을 받고 사회로 복귀했지만, 출신성분 때문에 억압과 차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아내와 자녀는 남편, 아버지의 출신을 꼭꼭 숨기며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군포로 억류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아직도 체계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평화무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외면한 사례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귀환 국군포로에 대한 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남북관계,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는 늘 그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며, 귀환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2월에는 54년간 강제노역을 하다 귀환한 카투사 출신 이기춘(1931~2021)씨가 9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2004년 고령인 73세의 나이로 무려 3번의 시도 끝에 북한을 탈출했다고 합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 70주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입니다. 이 글이 그들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조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文, 여당 지도부에 “부동산 최선 노력 함께 기울이자”

    文, 여당 지도부에 “부동산 최선 노력 함께 기울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해 1시간 40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부동산의 경우 가격 안정, 투기 근절,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고 당부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의 기술 자립을 위해 민관 대기업 중소기업 협업으로 위기 극복한 것처럼 현재의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선도 국가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주문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이 내년 3월 9일 (대선에서)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이어진다”며 “그러려면 앞으로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 정책과 방역, 백신 접종은 객관적 지표로 볼 수 있고 그 성과를 판단할 수 있고 당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부겸 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 갖추고 여당 지도부도 새롭게 출범한 만큼 당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원팀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청문 정국’ 마친 민주당, 청문제도 개선 목소리…野에는 “국회 일할 때”

    ‘청문 정국’ 마친 민주당, 청문제도 개선 목소리…野에는 “국회 일할 때”

    청문회 정국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민생 이슈를 꺼내 들기도 했다. 야당이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 강행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민생 챙기기에 주력해 정국 운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제에 원내와 상의해 인사청문회 제도를 능력 검증 청문회와 개인 문제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누가 집권당이 되더라도 동일한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한다면 다음 정권부터 적용되는 단서를 달더라도 차제에 청문회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여권에서는 이번 청문회 정국을 지나며, 인사청문회가 신상 털기로 변질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검증이 실패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논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현영 원내대변인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번 인사청문회는 아무리 훌륭한 후보자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 국무총리와 두 장관의 임명 강행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민생을 앞세웠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를 시작으로 민생국회에 집중하겠다”면서 “지난주 내내 국무총리와 장관 인사 문제로 국회가 공전해 중요한 민생 법안들이 뒤로 밀렸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국무위원 임명동의안 문제를 이유로 상임위별 합의된 일정을 막았다”면서 “이제 국회가 일해야 할 때다. 야당이 민생 국회로 돌아와 국민의 삶을 챙기는 협력에 나서달라”고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北과 맞닿은 DMZ·판문점·도보다리… 헤인스 ‘한반도 평화’ 상징 다 훑었다

    北과 맞닿은 DMZ·판문점·도보다리… 헤인스 ‘한반도 평화’ 상징 다 훑었다

    북미가 대화 재개를 놓고 탐색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정보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3일 북한과 맞닿은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전날 방한한 헤인스 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차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너 DMZ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구체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선을 굳이 숨기지 않으면서 이동 경로가 확인된 것이다. 헤인스 국장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 등 주요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정보를 총괄하는 헤인스 국장이 사실상 첫 공개 행보로 DMZ를 찾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줄곧 북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판문점은 향후 북미 대화 재개 시 비공개 접촉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며 “미측 인사가 방한했을 때 판문점을 방문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답사 차원의 성격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DMZ를 다녀온 뒤 서울 용산의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방문해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 등 정보 분야 인사들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또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와 시내 한 호텔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미 정보수장의 이 같은 공개 행보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미측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국무부 중심의 투명한 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보당국이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 하반기, 남북미 정보당국이 빈번한 접촉을 통해 2018년 ‘한반도의 봄’이라는 극적 반전을 이룬 것과는 다를 것이란 얘기다.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닫아버리면서 미국 협상팀이 평양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 정보수장이 북한과 막후 협상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면 동선을 드러내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공개 행보를 통해 북한이 협상에 임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행정적 접촉은 뉴욕 채널(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을 통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접촉 책임자를 정해서 실무진 접촉을 하고 북측에 (대북)정책 파일을 전달해 내부 검토를 하게 하면 본격적인 실무 회담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신융아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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