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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문금지법안 반대” 부시·체니 한목소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가 추진중인 고문금지법안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행정부와 의회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파나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기에 앞서 중앙정보국(CIA) 등 수사기관들에 의한 “테러 용의자 심문 방법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의회의 고문 금지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공격하기 위해 몰래 숨어 음모를 꾸미는 적들을 적극적으로 색출하겠지만, 늘 법 아래서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고문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미 고문금지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으나, 미 상원은 존 매케인 의원이 발의한 포로 고문금지법안의 처리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딕 체니 부통령은 고문금지법안을 입법하더라도 대 테러전의 중심기관인 CIA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도록 의회와 국무부, 국방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dawn@seoul.co.kr
  • 北타격목표물 선정 美정부와 갈등빚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9월 북한의 잠수함 침투에 격분,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날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타격할 목표물까지 선정해놓았다고 김동현 전 미 국무부 통역관이 7일(현지시간) 말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이같은 대북 군사 행동계획에 대해 미국과의 사전협의를 거부, 빌 클린턴 행정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으며, 결국 클린턴 대통령이 김 대통령에게 “한·미동맹 성격이 바뀐 거냐.”고 담판하듯 추궁한 끝에 김 대통령으로부터 “행동을 취하기 전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김씨는 전했다.현재 경남대 북한대학원 초빙교수인 김씨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강연에서 한·미동맹 관계를 회고하는 가운데 “김영삼 정부때 북한의 잠수함 침투 사건이 재발할 경우 대북 군사행동을 취하더라도 주한미군측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으려 하는 바람에 대북 방위태세에 정말 매우 심각한 문제가 빚어졌다.”고 말했다.그는 “김 대통령이 격분, 북한내 타격 목표물도 선정했으나 미국과 협력은 물론 어떤 행동을 취할지 미국측에 알려주지도 않으려 했다.”며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등이각자 한국측 카운터파트를 상대로 무진 애를 썼으나 한국측은 듣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현재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역사를 되돌아보면 양국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부조화나 위기도 극복해왔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韓·中, 北핵폐기 이행안 협의

    |베이징 김수정특파원|제5차 6자회담 개별 접촉이 본격화됐다. 한·중 양국은 공식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후 베이징 소재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9·19 공동선언 이행 계획안 마련을 위한 참가국간 첫 사전 협의를 벌였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이행 접근법 즉, 처음부터 끝까지 ‘행동 대 행동’으로 주고 받기를 담은 포괄적 로드맵으로 접근할지, 아니면 ▲핵폐기 ▲에너지 지원과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문제 등 주제별로 실무그룹을 구성해 다룰지를 놓고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은 A-Z, 미국은 주제별 분산 접근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7일 일본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회담에서 전문가 그룹 구성 문제가 제의될 것이며 중국은 리스트를 벌써 만들었다.”고 언급, 주목된다. 앞서 지난 2일 조지프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대사도 케이토(CATO)연구소 초청 연설을 마친 뒤 “실무그룹회의를 세분화하는 방안이 5차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중국·미국이 같은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리측은 출발점부터 목표점까지 시계적(時系的)으로 나열한 포괄적 로드맵을 선호하고 있다. 우 부장의 언급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중국측으로부터 ‘전문가나 실무그룹 문제를 오늘 얘기한 적이 있지만, 다만 이번 회담에서 제시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회담기간 중 접근법 논의를 하지 않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1단계 회의는 사흘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우 부부장은 “1단계 회담 일정을 사흘로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히고 “2단계 5차회담은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반드시 연내에 개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APEC일정을 이유로, 짧은 기간 각측이 ‘행동 대 행동’의 이행안(案)을 내놓은 뒤 12월 중 회담을 속개하는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 등 우리 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세예프 외무 차관은 평양을 방문 중으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측 대표단과 함께 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미국측 대표단은 8일 오후 늦게 도착할 예정이다. 북·미 사전 접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아슬아슬…경수로 대치 이번 회담은 공동성명 채택 후 약 50일 동안 북·미가 장외에서 쏟아놓은 거친 주장들을 일단 걸러내는 자리다. 핵심은 경수로와 핵폐기의 선후문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경수로 문제를 초반부터 들고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겠지만 결과는 모르겠다.”고 밝혔다.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전쟁’의 한반도화/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1980년대 초만 해도 국내에는 한국전쟁에 관한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예컨대 한국전쟁 전황이나 전시의 사회상을 담은 공식 동영상이나 컬러 사진은 전혀 없고 초라한 흑백 사진첩 몇 점 있을 뿐이었다. 마침 80년대 들어 한국 신문들은 너도나도 컬러 윤전기를 들여오며 컬러화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당시 특파원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취재하던 필자는 6월 특집기획을 한국전 컬러 사진화보로 잡고 국방부를 두드렸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공보관실 통신담당 상사의 친절을 만나게 되어 펜타곤에 보관된 한국전 관련 사진과 동영상 필름들을 훑어보는 행운을 얻었었다. 한국관련 자료만도 수십평 사무실에 가득했다. 미군은 1차 세계대전 때부터 통신부대 소속 사진병을 전투 일선에 배속시켜 전투 상황, 후방 민간인들의 참상 등을 흑백과 컬러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해 놓고 있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장면처럼 미군 폭격기의 북한지역 폭격 모습도 동영상으로 담겨 있었다. 큰 건물 대부분이 허물어진 폐허 서울의 모습, 젖먹이 동생을 등에 업고 무너진 집터에 망연자실 서있는 8∼9세 소녀의 가슴 아픈 정경 등 컬러 사진 수십장을 복사해 지면에 보도했었다. 그 후 한국의 방송사 연구소 등이 동영상과 사진자료들을 복사해 서울로 가져갔지만 그때의 느낌은 우리 땅에서 빚어진 전쟁이지만 그것은 미국의 전쟁이 아니었나 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문서나 자료는 1차,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 순서로 당연히 ‘그들의 전쟁’인 양 정리되어 있었다.81년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한국전쟁의 기원들’을 출간, 수정주의 바람을 일으켰고 한국전쟁은 한·미 양국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전쟁 전문가인 한 교수의 권유로 워싱턴 국립문서고 메릴랜드 분소에서 한국전쟁 중 미군이 북한에서 가져온 ‘압수해온 북한문서’들을 만나게 됐다. 한글로 제목만 정리해 놓은 마이크로 필름과 씨름을 하다 전시 북한 외무성의 미국담당과 업무일지를 발견, 특종기사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 일지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1950년 6월25일 전쟁 발발 불과 며칠 전까지 직원들은 미국의 행정·금융조직 등에 관한 책을 번역하고 그 진척도를 업무실적으로 적어 놓고 있었다. 흥분만큼의 큰 실망감과 함께 “한글로 된 이 북한 문서들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군 병사들이 여기저기 북의 관공서에서 쓸어 담아온 잡지등 별 가치 없는 책자들이 많았지만 전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80년대 초 마침 30년 기한이 만료되어 공개된 미 국무부, 국방부의 비밀문서들은 역시 미국 주도의 상세한 한국전 상황을 담고 있다. 한국군은 미군에 예속된 소부대의 모습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수정주의 시각이 바람을 탈 소지를 주었다. 하지만 불과 10년후 90년대 들어 반대편인 러시아와 중국 측 비밀문서들이 공개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소련, 중국의 합의를 얻어 전쟁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민전쟁, 혁명전쟁, 미국의 도발 유도 등 수정주의 시각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제 한국전쟁의 ‘평가’를 놓고 다시 대립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남북 어느 편에 서는 일이 되기 쉽다. 이념적 주장일 뿐 학문적 논쟁이 될 수 없다. 그보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 남북한의 수집 가능한 전쟁 양측의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학문적으로 면밀히 재검토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아직도 찾아낼 진실들이 자료 곳곳에, 또 이면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갈등 대신 좌우를 떠나 한반도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학문적 연구로 한국전쟁을 한반도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황병선 청주대 초빙교수 언론인
  • 한·미 개정 협의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에 주요 군사 무기와 장비를 판매할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적용토록 규정한 미 무기수출통제법의 개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국방부는 이날 “지난해 6월과 올 6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분과위원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무기수출통제법의 개정을 요구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 법안에 대해 국방부가 아닌 국무부 소관 사인이라고 알려와 외교통상부에 관련 사항을 넘겨준 상태”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국방부로부터 관련 사안을 최근 넘겨받아 현재 미 국무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초보적인 단계여서 결론이 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美, 6자회담 강경선회 가능성

    |휴스턴 김상연특파원|존 메릴 미국 국무부 동북아 정보분석과장은 6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지난 9월 2단계 4차 6자회담에서 미국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협상파의 의견을 수용해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실용적 자세를 취했지만, 네오콘을 비롯한 미 정부 내 강경파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 한반도평화포럼 참석차 텍사스주 휴스턴을 찾은 메릴 과장은 한국측 참석자인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낙관론자로 분류되는 나로서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표명했다고 윤 전 장관이 전했다. 메릴 과장의 이같은 발언은 미 정부가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강경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메릴 과장은 라이스대학에서 열린 포럼에서도 ‘북한의 경수로 제공 요구를 들어주는 등 미국이 양보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없앴다는 것을 입증하는 등 먼저 진지한 의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선(先) 핵포기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 최종 타결 이전 중간단계 합의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가로 미국이 에너지를 지원해주는 방식이 가능한가.’란 질문에도 “우리는 1994년의 제네바합의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면서 “북한은 지금도 영변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메릴 과장은 또 “북한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현재의 지도자가 없어지고 새 지도자가 부상할 경우 ‘어차피 망할 건데 어때.’란 식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부활시킨다면 한국과 미국 등의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출했다. 한편 포럼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특히 남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윤 전 장관과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북·미가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해 관계정상화를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에는 이들 외에도 도덜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 휴 페이트릭 컬럼비아대 교수, 윤덕룡 대외경제연구원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참석, 북한의 시장경제 유도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carlos@seoul.co.kr
  • ‘매파’ 롤리스 백악관 입성하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물망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공직을 떠난 시기에는 한국 기업과 사업을 벌이기도 했던 ‘지한파’ 인사다. 특히 그는 한국인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요리’하려 한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받고 있다.롤리스 부차관보는 지난 6월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관으로 홍석현 대사를 찾아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며 동맹 단절과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정도로 한국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롤리스 부차관보의 인선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미 정부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의 측근이기 때문이다.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럼즈펠드 장관이 수시로 롤리스 부차관보를 호출하며, 출입기자들과 환담 도중에도 롤리스 부차관보를 부를 정도로 총애하고 있다고 전했다.따라서 롤리스 부차관보가 NSC로 들어가는 것은 대북 정책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 예비역 대령은 지난 3일 한·미동맹 토론회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미 강경파와 온건파간 의견충돌이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 이후 줄어들었으나 그 망령은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한국과 중국·일본 업무를 총괄한다. 롤리스와 함께 이 자리에 거론되는 인물은 CIA의 중국 전문가인 데니스 윌더와 국무부의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담당 특사이다.마이클 그린 현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나 조지타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한미동맹 美“과거로” 韓“미래로”

    한국과 미국간의 향후 동맹관계를 모색해보는 ‘새 시대 새 동맹’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조지타운대학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아침 8시45분에 시작돼 저녁 6시까지 이어졌지만 한·미동맹의 미래를 하루 동안의 행사에 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 탓인지 토론회에서는 한·미동맹의 미래보다는 두나라가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좀더 두드러졌다. 우선 미국측은 동맹의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측 주제발표자나 토론자, 특히 질문자들의 발언 속에는 “미국이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줬고, 경제적 번영도 이룩하도록 이끌어줬는데, 이제 와서 딴 생각을 하느냐.”는 푸념이 섞여 있었다. 특히 오후에 열린 ‘동맹의 장기 비전’ 분야의 미국측 주제발표자인 해군분석센터의 마이클 맥데비트 예비역 해군제독은 방청석의 한국인들에게 “남북통일과 한·미동맹 가운데 어느 것이 소중하냐.”고 즉석에서 거수 투표를 요청하는 등 ‘냉전적인 이분법적 사고’를 노출하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미국측의 과거지향적 정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자의 발언도 있었다. 국무부 정보 및 연구국의 존 메릴 동북아 담당과장은 며칠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한국이 동맹과 관련,‘역사의 망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상기시키며 “역사의 망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측은 미래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평선 밖의 미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이날 오후 첫번째 토론의 주제는 ‘북한의 위협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한·미 동맹’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측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낙관적인 전제를 내세운 토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제의 선정은 한국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한국측에서는 골치아픈 북한 문제를 피해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강 다트머스대 교수는 한국의 당국자들이 늘 “다 잘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는 태도를 보이며 “진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dawn@seoul.co.kr
  • 미국판 수용소군도 고개숙인 세계경찰

    |파리 함혜리특파원 서울 이지운기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수용소 파문이 정치·외교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4일 국제적십자사(ICRC)와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 유럽연합(EU)까지 조사 방침을 천명했다. 유럽은 CIA에 비밀 수용소를 허가해준 동유럽 국가를 색출하느라 법석을 떨고 있다. 폴란드 등 이라크전쟁 초기 미국을 지지했던 나라들이 의심을 받고 있고, 이들 국가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느라 쩔쩔매고 있다. 이라크전에 따른 갈등을 봉합해가던 미국과 유럽 사이에는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안토넬라 노타리 ICRC 수석대변인은 미 정부에 보도 내용의 진위 여부를 물을 것이며, 이같은 시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접근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노타리 대변인은 “적십자는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구금된 사람들 중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숨겨진 장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포로 처우에 관한 제네바협약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ICRC는 미국이 관리하는 쿠바 관타나모수용소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의 수감시설들을 조사해왔다.●미국·유럽관계 다시 긴장 미국은 현재 수용소 존재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아직 EU로부터 조사 협력에 대한 어떤 요청도 받지 않았다.”면서 “요청이 온다면 조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미국의 테러용의자 처리방식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온 터였다. 특히 EU의 양대 강국 프랑스와 독일은 그 강도가 더하다. 이런 가운데 프리소 로스캄 아빙 EU 법무·안보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이날 EU집행위가 비공식 조사를 개시해 25개 회원국과 가입후보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터키에 답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유럽통합에도 장애(?) EU 법무·안보담당 집행위원 프랑코 프라티니는 “만약 CIA 프로그램에 협력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EU가입을 기다리거나 희망하는 국가는 예외없이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모든 회원국은 EU헌장의 가치와 인권헌장을 준수해야 하며, 이론상으로 근본적인 원칙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면 회원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한편 의심받고 있는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이번 일로 미국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단 체코는 “관타나모기지의 수감자들을 수용할 시설을 체코에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측의 의견타진이 있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체코의 한 안보 관계자는 “미국이 중부와 동부 유럽 국가들에 같은 요청을 했고, 몇몇 국가로부터 승낙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lotus@seoul.co.kr
  • 美 대북강경파 목소리만 키웠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성렬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의 지난주 워싱턴 방문이 미국내 대북 협상파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강경파의 목소리를 강화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차석대사의 워싱턴 방문은 당초 다음주 베이징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제5차 북핵 6자회담의 협상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취지에서 미 국무부가 허가한 것이다. 이 행사는 한미연구소(ICAS)가 한 차석대사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추진됐지만, 국무부와 의회 내의 대북 협상파와 주미대사관 등의 지원이 뒷받침돼 쉽지 않게 성사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평양 방문을 반대했던 미 정부내의 대북 강경 세력은 한 차석대사의 워싱턴 방문도 막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무부 내의 협상파들은 한 차석대사의 워싱턴 방문이 호의가 호의를 낳는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어렵게 백악관과 정부 내 강경파들을 설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워싱턴을 방문한 한 차석대사가 지난달 27일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연설을 통해 “다음 6자회담에서 폐기할 핵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없다.”며 ‘선 경수로 후 핵 폐기’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워싱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6자회담의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워싱턴의 정가 소식지인 넬슨리포트는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한 차석대사가 다시는 워싱턴을 방문하지 못한다고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힐 차관보가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에 도착, 한 차석대사의 발언이 “정말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냉정을 잃은 발언에 깊이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차석대사는 26일 워싱턴에 도착,28일 뉴욕으로 돌아갈 때까지만 해도 워싱턴 방문 결과에 만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1년만의 워싱턴 방문과 연설에 각 국 언론이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물론이고, 미 의원들이 나름대로 ‘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뉴욕으로 돌아간 한 차석대사는 ‘누군가’가 보내준 넬슨리포트를 읽은 뒤 “이건 뭐고, 이 내용은 무엇이냐.”며 크게 당혹해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dawn@seoul.co.kr
  • 힐 “한성렬, 냉정잃은 발언 후회할 것”

    6자회담 한·미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30일 저녁 서울에서 11월8일쯤 개최될 5차 6자회담 전략을 조율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수로를 완공한 후에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핵 해체에 나설 수 있다.’는 한성렬 주유엔 북한 차석대사의 발언에 대해 “그도 냉정을 잃은 발언에 깊이 후회(deeply regrets)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왜냐하면 그가 말한 것들은 정말 용납될 수 없는(inexcusable)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5차회담 목표에 대해선 “방향을 모색(identify)하고 원칙들이 어떻게 이행될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일본측과의 협의를 위해 31일 오전 도쿄로 떠난다. 한편 송민순 차관보와 조태용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9일 방한한 리빈 중국측 차석대사와 사전 조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쪽 보고 일방적으로 먼저 하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이는 중국도 우리와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성렬北대사·탈북단체 충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워싱턴을 방문한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가 27일(현지시간) 하원 의사당에서 ‘환대’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한 차석대사는 이날 오전 한미연구소(ICAS)가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이란 주제로 연설한 뒤 커트 웰던, 마크 커크 의원 등 방북 경험이 있는 공화 및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7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미 의원들은 한 차석대사와 개별적으로, 또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동북아 정세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눴다. 한 의원은 “북한 노동당과 미 의회가 교류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으며, 이에 한 차석대사는 “북한 관리로서 미국 의회를 방문, 의원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미국 의원들도 북한을 방문하면 오늘 받은 것처럼 환대해 주겠다.”고 화답했다고 오찬에 참석했던 한국측 인사가 전했다. 특히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소위원장인 짐 리치 의원은 오찬이 끝난 뒤 의원사무실에서 한 차석대사와 1시간 동안 따로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열린 모든 행사와 면담이 국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차석대사와 미 의원들간의 오찬 간담회가 끝난 뒤 웰던 의원이 그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예고된’ 돌출 상황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찬 행사가 열린 2268호 골든 룸 바로 맞은 편의 2172호에서는 탈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원 국제관계위의 북한인권 청문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청문회에 참석 중이던 탈북자동지회 회장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국장이 “한반도 평화의 길은 김정일 타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 등 인권단체 인사들과 오찬 행사장으로 들어와 잠시 시위를 벌이다 의회 보안관계자의 제지를 받았다. 한 차석 대사가 잠시 싫은 표정을 지은 뒤 룸 한쪽에서 미 의원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김 국장은 한 차석대사에게 다시 다가가 “김정일 타도”라고 말했다. 이 때 한 차석대사는 “이 XX, 너 죽을래.”라고 욕을 했다고 김 국장은 주장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한미연구소의 김일환 부대표는 “한 차석대사가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dawn@seoul.co.kr
  • 리빈·힐 잇단 방한 ‘6자’ 조율

    다음달 초 베이징에서 개최될 5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30일 오후 방한한다. 힐 차관보는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협의한 뒤 일본측과의 협의를 위해 31일 오전 도쿄로 떠난다. 29일 우리측 6자회담 대표들과 협의를 갖기 위해 28일 서울에 온 리빈 6자회담 중국측 차석대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약속한 대로 11월 초순쯤 5차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본다.”며 낙관했다. 리 대사는 지난주부터 평양과 워싱턴을 잇따라 방문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軍·외교 역할은 따로있다” 펜타곤 강경파 겨냥 일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19일 해군전쟁대학으로부터 ‘저명한 졸업생 리더십 상’을 수상했다고 국무부가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로드 아일랜드 주 뉴포트에 자리잡은 이 대학에서 지난 94년 석사학위를 받은 힐 차관보는 외교관으로서는 처음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상을 받게 됐다고 국무부는 전했다.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졸업생 가운데는 전·현직 합참의장과 해병대 사령관,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이 포함돼 있다. 19일 저녁 워싱턴의 네이비 야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힐 차관보는 “해군전쟁대학에서의 경험이 현재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또 이 대학 수학을 통해 “군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됐다.”면서 “외교관은 군의 역할을 이해하고, 군은 외교관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다음달 8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5차 6자회담을 앞두고 평양 방문을 추진했으나, 군을 포함한 미 정부내 강경파들의 반대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dawn@seoul.co.kr
  • “北, 핵포기 결단 안내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은 지난달 19일 베이징 6자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성명을 통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핵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토니 남궁 박사가 말했다. 지난주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를 수행해 북한을 방문했던 남궁 박사는 2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느냐, 들어주지 않느냐에 따라 핵을 포기할 수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남궁 박사는 “베이징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 포기뿐만이 아니라 미국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이행해야 할 의무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같은 합의 사항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북한 당국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궁 박사는 또 “북한 당국자들은 6자회담에서 미국 대표단과 협상에 임하는 한편으로 미 정부내 강경파들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면서 “날마다 미 정부의 각종 성명이나 보도 내용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 박사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평양 방문과 관련,“북한 당국자들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지만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힐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북한에 있는지, 미국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내가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남궁 박사는 미국 등의 영변 원자로 작동 중단 요구와 관련,“공동성명 합의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북한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C버클리 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남궁 박사는 지난 2002년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대사 등의 방북을 주선하는 등 미국측의 대북 창구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현재는 리처드슨 주지사의 정책특보를 맡고 있다. 한편 리처드슨 주지사는 방북 뒤 일본에 도착, 힐 차관보와 접촉했으며 금명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 북한측이 전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dawn@seoul.co.kr
  • 부시 레임덕으로 이어지나

    부시 레임덕으로 이어지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의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수사 책임자인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오는 28일까지 유출 혐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 정부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년 동안 비공개 수사를 해온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최근 인터넷에 수사 관련 사이트를 개설한 점을 들어 백악관 핵심관리들에 대한 기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브와 리비 기소 가능성 유출 책임자로 지목된 칼 로브 대통령 부비서실장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은 기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피츠제럴드 검사는 과거 수사 경력으로 볼 때 법을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해석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번에도 정보기관 비밀요원의 신분 노출과 관련한 법규들을 엄격하게 적용하리란 관측이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로브와 리비의 유출 목적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로브의 경우 발레리 플레임의 남편 조지프 윌슨이 뉴욕타임스에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는 기고를 한 데 대한 보복의 성격으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리비의 경우는 윌슨의 기고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으려는 CIA의 조직적인 저항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체니 부통령의 연루설까지 흘러 나오지만, 기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작다. AP통신은 거물급 인사 대신 실무진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실의 공보 담당인 존 한나와 데이비드 움서가 ‘상부’의 요청에 따라 플레임의 신분을 기자들에게 유출했을 가능성도 조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개편설도 대두 로브 부실장의 기소 가능성이 커져가면서 백악관 개편설도 나오고 있다.USA투데이는 로브가 기소돼 백악관을 떠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은 또다시 텍사스 출신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이너 서클’ 안에서 대안을 찾을 것으로 분석했다. 로브 부실장 후임으로는 텍사스 주지사선거 시절부터 부시 대통령을 보좌해온 캐런 휴스 국무부 홍보외교 담당 차관과 켄 멜먼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 에드 질레스피 전 공화당전국위 의장,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 등이 거론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들과 함께 조슈아 볼턴 예산관리국장과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클레이 존슨 예산관리국 부국장 등도 참모진 보강 차원에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꼬리를 잘라라” 공화당 지도부는 로브 부실장과 리비 실장이 기소될 경우의 반박논리를 개발하고, 부시 대통령에게까지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외 홍보전략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 출신의 케이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특별검사가 지난 2년간 예산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를 기소하려 해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기소를 하려면 범죄행위에 대한 것으로 해야지 예컨대 ‘기술적인 위증’ 등을 걸면 안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dawn@seoul.co.kr
  • [국제플러스] 루마니아, 미군기지 유치키로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은 흑해 주변에 미군기지들을 세우기로 미국측과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스티븐 해들리 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회담 후 “실질적으로 양국간 협상이 끝났다.”며 “미 국무부와 루마니아 외교부가 합의를 최종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미군기지에는 공군기지와 훈련장이 들어서게 되며 미군은 콘스탄타의 군항도 이용하게 된다.
  • “부시는 무례한 카우보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래리 윌커슨 예비역 대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카우보이식’ 무례한 외교를 설명하면서 지난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때 일어난 일을 사례로 든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뉴아메리카재단’ 초청으로 학자와 언론인을 상대로 강연하면서“미국이 마치 뒷골목 악당처럼 모든 것을 이기려 할 필요가 없는 데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등 품위를 잃어버렸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김 전대통령에게 대했던 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만일 당신이 발걸이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노벨상을 수상한, 당시 한국 대통령인 사람을 쳐다보면서, 그가 북한과 화해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당신이 매우 무례한 방법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다. 그것은 카우보이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정부의 외교를 장악,“밀실 결정으로 미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윌커슨은 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극도로 약하다.”면서 “현재 국무부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이 “대통령과의 친교를 위해 ‘정직한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윌커슨은 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더글러스 페이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대해 “그보다 더 멍청한 사람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다.”고 극언을 서슴치 않았다. 31년간 해병대에서 봉직했던 윌커슨은 파월 전 장관과는 군과 민간에서 16년간 함께 일해 왔다.dawn@seoul.co.kr
  • “하리리 암살에 시리아 개입”

    TEXT 유엔이 지난 2월 발생한 라피크 알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사건에 시리아가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방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4개월 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온 유엔 조사단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 사건을 “테러 행위”로 정의한 뒤 “최고위급 시리아 안보관리들의 승인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2월14일 발생한 하리리 암살사건은 레바논의 이른바 ‘백향목 혁명’을 촉발시켰으며 29년 만에 시리아군의 완전 철수,6월 총선에서 반시리아계 야당연합의 승리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하리리가 암살당하기 전 시리아와 레바논 정보당국이 전화도청을 통해 그를 감시했고, 사고현장 근처에서는 통신안테나가 전파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군의 레바논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레바논과 시리아의 고위 관리들이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을 결정했다.”는 레바논 거주 시리아인의 진술도 시리아 개입의 근거로 제시했다. 또 같은해 8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하리리와 만난 자리에서 친시리아계인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의 임기를 3년 연장할 것을 제의했으나 하리리가 강력 반대한 뒤 시리아 정보당국이 하리리에게 경고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조사가 사실상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매형이자 시리아 정보당국 책임자로 권력 2인자인 아세프 샤우카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 보고서를 계기로 시리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사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찾아냈으며,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엔 안보리는 오는 25일 데틀레프 메흘리스 조사단장으로부터 정식 보고를 받는다. 신문은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에 경제·외교적 제재를 가하는 방안, 협상과 중재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다음주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간섭 중단 및 무장 해제를 요구한 안보리 결의안 1559호를 시리아가 준수했는지를 조사한 보고서가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시리아 공보장관은 유엔 보고서에 대해 “시리아 정부에 적대적인 인사들의 주장만을 근거로 작성된 정치적 성명”이라고 비난했다.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北 ‘핵폐기 대상·일정’ 제시할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5차 6자회담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을 방문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조태용 북핵기획단장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정부당국자들과의 연쇄 접촉을 통해 5차 회담과 관련한 양국의 입장을 조율했다. 중국의 리빈 한반도 담당 대사가 이번주 북한 방문에 이어 워싱턴을 방문하게 되면 5차 회담의 윤곽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11월초 예정대로 열릴 듯 지난달 19일 베이징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북한이 ‘선 경수로 후 핵폐기’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다음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송 차관보는 18일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회담에 나오느냐 여부는 논의의 초점이 아니다.”며 북한의 참석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국무부의 한국담당 핵심 관계자도 “11월 첫째주에 5차회의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각국의 이행계획 비교 일단 회담이 열리면 각국은 지난 공동성명에 기초한 이행계획 또는 행동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송 차관보는 밝혔다.관심의 초점은 북한이 구체적인 핵폐기 대상 및 일정을 제시할 것인가 여부이다. 그것이 북한에 대해 미국이 요구하고, 다른 참가국들이 기대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폐기 이행계획을 제출할지, 다른 참가국에 경수로 건설 이행계획 제출을 요구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송 차관보는 우리 정부의 이행계획과 관련해서는 “이미 머리 속에 정리돼 곧 문서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미국의 이행계획은 지난해 내놓은 이른바 ‘6월 제안’이 근간이 될 것이라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이 임시적으로 핵폐기 대상 시설을 신고한 뒤 3∼6개월 뒤 다시 누락된 부분을 포함한 최종 신고를 하고 검증을 받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미국은 검증 시스템 강조 미국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검증이다. 힐 차관보는 지난 6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추진중인 모든 핵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폐기하며, 그것을 검증하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을 방문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18일 “북한과의 어떠한 합의도 강력한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이 이행계획을 제출해 논의가 본격화되면 회담의 주요 이슈별로 분과 회의가 열릴 수도 있다고 송 차관보는 말했다. 힐 차관보도 하원 청문회에서 ▲핵폐기에 대한 검증 ▲경제협력 ▲에너지 지원 ▲북·미관계 정상화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포함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6자회담과는 별도의 틀에서 이뤄진다. 송 차관보는 “앞으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켜 나가야 할 주체는 남한과 북한”이라고 강조해 남북한 중심의 평화체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송 차관보는 “각국이 준비해온 이행계획을 비교해 보면, 필경 같은 부분보다 다른 부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온 길보다 더 먼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도 하원 청문회에서 “문제가 매우 복잡하게 연계되어 있다.”면서 “어려운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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