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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양제츠 왜 北·몽골·印尼 갔나/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왜 북한·몽골·인도네시아인가. 그것도 미국통(美國通)의 첫 나들이에서. 중국 양제츠(楊潔) 외교부장이 지난달 30일부터 2박3일동안 몽골, 이달 2∼4일 북한,4∼5일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을 마쳤다. “외교부장으로서 양자(Bilateral) 회담을 위해 다른 나라를 찾은 건 부임이후 처음”이라고 외교부 장위(張瑜) 대변인은 강조했다. 부장 취임이후 이뤄졌던 해외 방문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해외순방 수행이나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서였다. 장위 대변인의 부인에도 불구, 이번 순방은 다소 ‘급조’된 인상이다. 지역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나라들이 배치됐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이면에는 중국의 ‘다급함’마저 묻어난다. ●다급한 중국 중국으로서는 우선 북한이 급했다. 지난달 21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일본 방문 중 전격적으로 북한으로 날아가자 중국은 당황했다.“미국은 이 사실을 중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한 중국인 소식통은 전했다. 힐은 방북 나흘전인 18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중국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은 사실상 ‘방북하겠다.’는 일방 통보를 받은 정도라고 한다. 사후 통보도 제대로 이뤄졌을 리 없다. 북·미가 무슨 꿍꿍이를 했는지 중국은 내심 불안하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의 중심이 북한·미국의 수교와 이를 둘러싼 ‘단독 직거래’로 옮겨지는 데 대해 껄끄럽다. 지난 1월 베를린에서의 북·미회동 때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고 한다. 한 중국 외교소식통은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핵 폐기보다는 동북아지역의 패권강화에 관심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양제츠 부장을 만나준 건 반드시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지녔기 때문만은 아니다.“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과 나름의 줄다리기를 한 셈”이라는 데는 중국측 인사들도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 중·미 경쟁시키기? 중국도 나름대로 김 위원장이 양제츠 부장과의 면담마저 외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계산했다. 지난해 양 부장보다 서열이 훨씬 높은 후량위(回良玉) 부총리까지 퇴짜를 놓은 김 위원장이지만, 미국통인 양제츠에게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어할 것으로 보았다. 미 국무부 차관보와 중국 외교부장의 잇따른 방북, 게다가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까지…. 술술 풀리는 듯한 북핵 문제의 이면에는 이처럼 북한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경쟁과 견제가 숨어있었다. 북한 방문에 앞서 이뤄진 몽골행의 목적도 이런 점에서 비슷하다. 중국은 이달 24일∼8월18일 몽골과 미국이 공동 주관하는 군사 훈련에 마음이 편치 않다.‘칸 퀘스트’ 훈련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부쩍 확대된 규모 때문에 몽골을 다독여야 했다. 유엔평화유지활동 신속대응 훈련 명목으로 2003년부터 시작된 것이 지난해부터 다른 나라들이 참가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한국·영국·인도 등 16개국이나 된다. 중국은 옵서버일 뿐이다. 미국은 이번 훈련을 위해 몽골에 60만달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네시아는 왜 갔는가. 지난달 18∼20일 인도 외교부장관의 인도네시아 방문 뒤 양국은 군사설비와 무기를 인도와 공동생산키로 하는 등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주요 경쟁국. 특히 남아시아를 둘러싼 두나라의 각축이 뜨겁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가까워지면 당장 말라카 해협에서의 원유 수송 등이 위협을 받게 된다. 이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양제츠 외교부장의 보따리를 지켜볼 때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美, 취업이민 영주권 수속 중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취업이민을 위한 영주권 수속을 갑자기 중단, 이민 신청자 및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 국무부는 올해 들어 취업이민 신청이 크게 늘어나자 7월부터 두달 동안 6만건의 취업이민 영주권 신청을 처리하겠다고 지난달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지난 2일 돌연 영주권 수속 중단 방침을 발표, 이민변호사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dawn@seoul.co.kr
  • 조지프 美특사 “원폭투하로 추가 희생 막았다”

    |도쿄 박홍기특파원|2차대전 당시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를 정당화한 규마 후미오 전 일본 방위상의 발언 파문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로버트 조지프 핵비확산 담당 특사가 “핵 폭탄 투하로 전쟁을 조기 종결, 결과적으로 많은 일본인의 생명을 구했다.”고 발언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4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자 그대로 수백만 일본인들의 목숨이 더 희생될지도 몰랐던 전쟁을 끝낸 것으로 모든 역사가가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키바 다다토시 일본 히로시마 시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사학자들 사이의 정설(定說)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미국 정부 수뇌부는 히로시마 등 피해자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나가사키 피폭자이자 원자·수소폭탄철폐 일본국민회의 가와노 고이치 부의장은 “이처럼 (미국이) 원폭투하를 정당화하고 미국의 핵무기를 ‘정의의 핵무기’라고 주장하는 한 우리가 요구하는 핵무기 철폐는 실현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hkpark@seoul.co.kr
  • 버시바우 美 대사 부인 공예전 연다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아트 인 엠버시(Art in Embassies) 소속 공예작가 4인의 합동전시 ‘환상의 비행(Flights of Fantasy)’전이 5일부터 20일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린다.이에 앞서 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에서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 부인인 리사 버시바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작품전에는 조각가 브래드 스토리, 직물공예가 주디스 제임스, 퀼트공예가 마이클 제임스, 주한 미 대사 부인이자 금속공예가인 리사 버시바우 등 4명이 참여한다.주한 미 대사관저인 하비브 하우스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20명의 예술가 중에서 선발된 작가들이다. 이들은 각각 8점씩 모두 32점의 작품을 내놓는다. ‘아트 인 엠버시’는 1964년부터 창의성 넘치는 미국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전세계 미국 대사관저에서 전시해 오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 현재 180여개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리사 버시바우는 “이번 전시는 관저 바깥에서 열리는 첫 ‘아트 인 엠버시’ 행사로 민관파트너십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정일 “한반도정세 완화 기미”

    |서울 최광숙기자·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을 방문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양 부장은 김 위원장과 만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는 전면 실현돼야 하며,6자회담 참여국들은 각자가 약속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해서 6자회담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전하기를 희망한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가 일부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6자회담 당사국들은 당연히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양 부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보도하면서 양 부장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 대해 사의를 표시,“중국과 북한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위원장이 양 부장과의 면담 형식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국대 이철기 교수는 “김 위원장이 양 부장을 만난 것은 미국 보수파 등 서방 일각에서 북한의 2·13합의 이행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에 대해 북한이 이행 의지와 북·미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6자회담 등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미국은 북한이 영변원자로를 폐쇄하기 이전에라도 5만t의 중유 물량 중 일부를 북한에 공급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측도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에 좀 더 협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bori@seoul.co.kr
  • “라이스 방북, 北核포기후 가능”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최근 방북에 이어 미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각료급 관리나 국무장관을 협상자로 북한에 보낼 생각은 없기 때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미 백악관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차 교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방송(VOA)과 인터뷰에서 라이스 장관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영변 핵시설을 폐쇄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그 때가 (방북의)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시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북한 원자로가 폐쇄된 이후 개최가 이상적”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하원 외교위 위안부 결의안 통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26일 의결한 ‘위안부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 대해 의미심장한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선 미 의회가 일본의 ‘역사 왜곡’ 자체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톰 랜토스 위원장은 이날 표결에 앞선 찬반 토론에서 “2차대전 후에 독일은 올바른 선택을 했지만 일본은 반대로 역사적인 기억상실증세를 보여 왔다.”면서 “일본제국 군대가 전쟁기간에 많은 여성을 성노예가 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랜토스 위원장 “日은 역사적 기억상실증세” 비판 이와 함께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인 한국, 중국과 충돌하는 것은 미국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 위안부 결의안에 담겨 있다. 이날 토론에서 민주당의 에니 팔레오마바에가·게리 애커먼 의원 등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주변국과 화해하는 것이 동북아 안정과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경제적·군사적으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권’이라는 기본적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양국관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경고도 담겨 있는 것이다. ●한국 ‘외교적 승리´ 일러… 美정부는 ‘거리두기´ 하원 외교위의 위안부 결의안 표결 결과는 한국 정부에도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선 일본의 후안무치한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미 의회가 제동을 걸어준 것은 향후 한·일관계에서 한국이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위안부 결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피하고 싶은 상황이 공화당측에 의해 부각됐다. 그것은 위안부 문제가 미 의회 내에서 ‘한국과 일본간의 대결’로 규정되는 것이었다. 그런 대결 구도에서는 한국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날의 표결 결과를 한국측의 ‘외교적 승리’라고 섣불리 규정한다면 앞으로 적지 않은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 정부도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의회에서 결정하는 일”이라면서 “입법부는 그들 나름대로의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결의안 표결 결과는 한국이 미 공화당 및 보수세력과의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토머스 탄크레도(콜로라도)·론 폴(텍사스) 의원은 모두 공화당 의원이다. 또 표결 전날 일본측의 입장을 고려한 수정안을 들이민 인물도 공화당의 다나 로라바커 의원이다. 이들이 인권이라는 커다란 명분을 갖고 있는 위안부 결의안조차 반대한 것은 일본에 비해 한국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반대 2명 모두 공화당… 보수파와 새 관계 설정 과제로 외교위를 통과한 위안부 결의안은 다음달 중순쯤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환영 성명을 발표하면서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일단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와 함께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의원이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과 상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한 것도 매우 주목된다. 그러나 상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하원보다 훨씬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이 위안부 결의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위원회에 이라크전, 이란 및 북한 핵 등 중요한 이슈가 많은데다 바이든 본인이 내년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상황이다. dawn@seoul.co.kr ●마이클 혼다는 일본계 3세로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태어났다.1990년 샌타클래라 카운티 행정가로 정계에 입문해 2000년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됐다.2001년부터 미 하원의 과학·운송·인프라 위원회에서 일했고, 올초 세출위원회로 옮겼다. 하원의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한파 의원이다.
  • IAEA대표단 오늘 영변 방문

    북한에 머물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이 28일 영변 핵시설을 방문한다고 단장인 올리 하이노넨 사무차장이 27일 밝혔다. 하이노넨 차장은 “28일 영변에 간 뒤 29일 평양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평양주재 AP와 교도통신이 전했다. 북측과의 협의 결과에 대한 질문에 하이노넨 단장은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좋은 만남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IAEA 인사들이 영변 핵시설을 방문하기는 2002년 제2차 북핵위기가 불거진 이후 약 4년6개월 만이다. IAEA측은 2002년 이전 영변에 머물며 북한 핵시설을 파악한 상태라 이번 방문에서 얻을 추가 정보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내다봤다. 하지만 IAEA 인사들이 약 4년반 만에 영변에 가게 된 것 자체가 북한과 IAEA 간 관계 복원 차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미는 28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2·13합의 이행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협의한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워싱턴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 2·13합의 상의 조치 이후 앞으로 취해야 할 문제들의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시각] 잃어버린 1년9개월/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북한 핵이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주 전격적으로 평양을 다녀온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단이 어제 평양에 들어가면서 북핵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듯하다.40만t의 쌀도 북한에 곧 보내지고, 한국과 중국의 북핵 담당자도 발걸음을 재우치고 있다. 분위기로 볼 때, 영변 원자로가 폐쇄되고 비핵화 단계에 한발 다가서는 일이 머지않은 것 같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상호 교차 방문이라는 1단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라는 2단계에 이어 4자 정상회담이라는 단계별 시나리오가 더욱 그럴듯해진다. 이런 협상국면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자’던 힐 차관보의 평양 발언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돈 오버도퍼 소장은 잃어버린 시간을 2·13 합의 이후 3개월로 계산했지만, 실제로는 1년 9개월이다.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BDA 동결자금이 해제되고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진 기간이다.BDA 북한 자금이 동결된 시점부터 해제될 때까지 잃어버린 시간 동안 북핵 협상은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협상의 시간이 정지된 사이 북한 핵 기술은 급격한 발전을 했다. 북한이 지난해 가을에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상전벽해의 진화에 해당된다. 북핵 협상이 재개돼 잃어버린 세월을 메우려는 노력을 아무리 기울여 봐도 북한 핵실험의 기록을 지울 수는 없다. 성공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있을지언정 북한 핵실험은 엄연한 역사로 남아 있다. 북핵 협상의 시계가 다시 째깍이기는 한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인곤 통일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초기단계까지는 그런대로 진행되겠지만 폐쇄단계에 가면 진전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의 마지막 카드인 핵무기를 쉽사리 폐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핵무기와 맞바꿀 유일한 카드는 미국과의 전격적인 수교지만, 테러지원국 해제·의회 동의 같은 험난한 과정은 의지만으로 넘기 버거워 보인다. 힐 차관보와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북은 닮은 꼴이다. 두 사람의 평양 방문이 부시와 클린턴 행정부의 정권 말기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막판에 북핵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볼 수도 있겠지만, 북핵을 긴장과 위기 국면으로 가져가 다음 대선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려는 외교적인 노력으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다. 차이점으로는 올브라이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번 면담했지만, 힐 차관보는 그러지 못했다. 그의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누가 왜, 어떻게 북핵 협상의 시간을 잃어버렸느냐는 문제는 북핵협상의 전망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BDA문제는 협상국면을 긴장과 위기국면으로 급반전시켰지만, 미국이 제기한 북한의 100달러짜리 위폐제조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리고 BDA자금은 모두 북한으로 되돌아갔다.BDA 자금 동결이란 카드가 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만장일치로 채택했던 유엔 결의는 올 초 대화국면으로 반전되면서 휴지조각이 돼버린 지 오래다. 유엔과 미국의 권위는 실추됐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일관성을 상실했고,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6년 전 취임하면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했던 기억을 되새겨 보면 북한을 상대로 한 부시 행정부의 협상과 대화 자체가 무리였는지 모른다. 미국의 매파와 비둘기파가 주도권을 주고받으면서 대북정책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고, 북한 핵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는 일보다도, 정책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게 ‘잃어버린 시간´이 남기는 교훈이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힐 “내년까지 北과 관계정상화 목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내년까지 북한과의 교차승인이나 관계정상화에 도달하는 것이 외교적 목표라고 말했다.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국무부에서 지난주 북한 등 동북아국가 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통해 “내년에는 북한이 이미 생산한 핵 연료와 핵무기 또는 폭발장치를 포기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이룩하기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안에 영변 원자로의 불능화와 모든 핵 프로그램의 신고를 핵심 내용으로 한 ‘2·13합의’ 2단계 조치까지의 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다음달 중순쯤 6자회담이 재개되기에 앞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갖고 2단계 조치의 핵심 쟁점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앞으로 2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2·13 합의’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의 북한 내 협의가 예정대로 나흘만에 끝나고 뒤이어 영변 원자로 폐쇄조치가 이뤄진다면 7월 둘째주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힐 차관보는 또 영변 핵 시설 폐쇄 등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빠르면 새달 말쯤 6자 외무장관 회담도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dawn@seoul.co.kr
  • [사설] 북·미 ‘포괄적 해결’ 한국 소외 안돼야

    북한 관리들은 “미국이 결정하면 한국·일본은 그대로 따라온다.”고 믿고 있으며, 이는 남북관계에 항상 걸림돌로 작용한다. 북한이 미국과 양자대화에 집착해온 배경이다. 지난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 방문 이후 북·미가 입을 맞춘 듯 ‘포괄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핵을 포함, 북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반면 우리 머리 위에서 한반도 주요 현안이 결론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포괄적 해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에너지를 포함, 대규모 경제지원을 하고 북·미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까지 추구하는 방안이다. 최근 북측은 자신들의 국제금융거래를 원활하게 할 통로를 확보함으로써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는 돈줄을 지키는 데 집착하고 있다. 북측은 어제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2·13 합의 이행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포괄적 해법을 추진하기 위한 기초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포괄적 해법이 6자회담의 큰 틀에서 긴밀하게 협의되고, 한·미간 사전협의가 충분하다면 우리가 반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사안을 북핵과 연계하고 선후가 불분명해져 오히려 포괄적 해결을 어렵게 하는 상황이 전개될까 걱정이다. 북측은 핵 불능화를 다룰 2단계 조치의 이행부터 북·미 양자대화를 중점적으로 활용할 뜻을 벌써 밝히고 있다. 포괄적 해결을 내세워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최대한 반대급부를 챙기겠다는 속셈이 엿보인다. 장관급회담과 통일대축전을 비롯, 최근 남북모임이 성과가 없거나 파행으로 끝난 것은 대미관계를 우선하는 북측의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1994년 제네바합의처럼 중요한 결정은 북·미가 하고 남측이 돈만 대는 전철을 다시 밟으면 안 된다. 한국을 소외시킨 포괄적 협상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을 북·미 모두에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 北·中, 8월 초 6자 외무회담 추진

    “포괄적이고 생산적이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21∼22일 전격 방북한 뒤 북한이 23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이번 북·미 회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는 방북 후 22일 서울에 온 힐 차관보가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는 그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회담은 구체적·실질적이었으며 유용한 회의였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북·미간 ‘포괄적인 문제해결’ 차원에서 2·13합의 이행과 북·미 관계정상화를 추진키로 한 만큼 향후 비핵화 과정을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크게 세가지를 언급했다. 첫째는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 해결 이후 앞으로 금융거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도들을 토의했다는 것이다. 향후 BDA 금융제재와 같은 일이 없어야 하며, 국제금융시장 거래시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북측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비핵화 이행도 BDA문제가 최종 해결되는 것을 전제로 들어간다고 밝혀 북측이 여전히 금융제재 문제를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즉, 금융제재 문제를 2·13합의 이행의 지렛대로 쓰면서 미국과 계속 거래를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미가 모두 ‘포괄적’ 협의를 강조한 것은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라는 ‘투 트랙’의 선후를 따지지 않고 비슷한 시간대에 양쪽을 매듭짓는다는 큰 그림 속에 ‘행동 대 행동’으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북핵 외교가에서는 당장 연내 달성을 목표로 하는 핵시설 불능화도 북·미 관계 정상화의 중간 단계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금융제재를 비롯, 테러지원국·적성국교역법 해제 등 각종 제재를 풀어 북·미 관계정상화를 꾀하는 것과 2·13합의 이행을 묶어 ‘포괄적 문제해결’로 풀이한 것 같다.”며 “제재 해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2·13합의만 이행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으로 6자회담 재개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특히 힐 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다음달 10일쯤 개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10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예상 시한인 다음달 14일 전에 회담이 먼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 대변인도 “7월 상순에 6자 단장(수석대표)회담 개최 가능성을 검토,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혀 다음달 초순 6자회담 재개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핵시설 폐쇄 일정도 앞당겨 2·13합의 이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북·미간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6자회담 이후 6자 외무장관회담은 7월 말과 8월 초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美 ‘포괄적 딜’ 가능성

    北·美 ‘포괄적 딜’ 가능성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이후 6자회담 관련 일정이 속속 잡히는 등 북핵 초기 이행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 예상 시한인 다음달 14일 이전에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외무성이 이례적으로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를 “포괄적이고 생산적”이라며 긍정 평가한 대목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순항 기류 속에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 및 적성국 교역법 등 각종 제재의 해제를 포함한 북·미 관계 정상화를 6자회담 2·13합의와 함께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딜’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방북 후 워싱턴으로 돌아간 힐 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다음달 10일 전후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6개국 외무장관회담도 7월 말에 개최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러시아가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의 송금 완료를 발표한 것을 환영하며, 북한측에서도 (이에 대해)25일 오전(한국시간)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교부는 23일 “BDA 북한자금 2500만 달러가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달콤방크 계좌에 전액 입금됐다.”고 확인했다. 현지 소식통은 러시아에서 이 자금이 북한 은행으로 이체되는 작업은 25일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날 “4명으로 구성된 실무대표단이 26∼30일 방북, 핵폐쇄 절차를 협의한다.”고 밝힌 것도 BDA 문제 해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힐 차관보는 23일 도쿄를 방문,“북한 영변 핵시설 폐쇄에 3주간의 시한이 설정됐으며 그 시한이 지금부터 시작된다.”면서 “북·미가 이같은 일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예상 시한은 다음달 14일까지가 된다. 이와 관련,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힐 차관보 방북시 금융거래 협력 강화 및 2·13합의 이행을 위한 행동조치 등 ‘포괄적이고 생산적인 협의’가 있었다고 전한 뒤 “7월 상순 6자 단장(수석대표)회담을 열고,8월초 필리핀 아세아지역안보포럼(ARF)장관회의 기간에 6자 외무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그것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비핵화 조기 진전을 위한 한·미간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는 27일 미국을 방문, 현지시간 28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초기단계 이후 북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전면 신고로 이행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모든(핵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모든것”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22일 “북한측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갖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일문 일답.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을 타진했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계획하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김계관 부상의 초청에 응한 것으로 특별한 일정을 따로 요청하지 않았다. 방북 목적은 6자회담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6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상이 만날 것이다. ▶북한이 핵시설 폐쇄 이행 의사를 밝혔나.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즉각 폐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또 불능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한과 고농축우라늄(HEU) 문제에 대해 협의했나.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북한측과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리스트의 논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다. 여기서 ‘모든(All)’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의미한다.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나.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는 있었나. 테러지원국 해체 과정 등에 대한 얘기는 있었나. -이번 방북은 6자회담 과정을 논의하러 간 것이지 2·13합의 내용을 협상하러 간 것이 아니다. ▶일본인 납치문제 논의는 있었나. -그렇다. 이 문제는 일본 정부뿐 아니라 미국 정부도 관심을 갖는 사안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7월초 6자 수석대표회담 개최 공감”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7월초 6자 수석대표회담 개최 공감”

    ‘잃어버린 시간, 메울 수 있을까.’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2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방북 보따리’를 풀어놨다. 북·미간 6자회담 ‘2·13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구체적 추진일정이 나오거나 이를 위한 일종의 합의문을 주고받은 것은 없다. 따라서 완전한 비핵화까지 가는 데 얼마나 구속력을 행사할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북 핵무기 구입´ 보도에 언급 회피 힐 차관보의 방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2·13합의 초기조치에 포함된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의 여부다. 힐 차관보는 북·미간 뜨거운 이슈인 고농축우라늄(HEU)에 대해 협의가 있었음을 내비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그러나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목록을 논의할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싶지 않다.”고 말해 궁금증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2002년 제2차 북핵위기를 불러온 HEU 문제에 대해 북·미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강조하는 ‘모든 핵프로그램’에는 HEU가 포함되는 만큼 이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하자는 공감대를 이뤘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총론적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 상당히 인식의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나 시설, 장비를 구입할 의사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도 “(그같은)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핵폐기까지 가려면 미측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지만, 북측도 미측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완전한 비핵화에는 회의적이어서 핵무기나 시설 판매까지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방북이었기 때문에 박의춘 외무상 및 김계관 외무성 부상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 다른 이슈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테러지원국·적성국교역법 해제 등에 대한 협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사다. 이에 따라 비핵화와 함께 북·미 관계정상화를 추진해온 ‘투트랙’ 외교가 급진전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초 예상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나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등 ‘빅 이벤트’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측의 관계정상화 의지는 어느 정도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탄력받는 6자, 북핵외교 급물살 힐 차관보의 방북을 신호탄으로 6자회담 참가국들간의 접촉이 본격화되고 있다.7월 초 수석대표 회담을 시작으로 6자회담이 본격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참가국들은 고위급 인사 교류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관련 아이디어를 공유할 예정이다. 송 장관은 오는 27일 워싱턴을 방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나 비핵화 트랙 가속화 방안을 협의한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도 다음달 2∼4일 북한을 방문, 박의춘 외상 등과 만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김정일·강석주는 못만난듯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김정일·강석주는 못만난듯

    ‘짧지만 의미있는 23시간.’ 22일 평양을 떠나 서울로 돌아온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방북 일정은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방북 기간은 만 하루도 되지 않았지만 4개월여간 진전을 이루지 못한 6자회담 ‘2·13합의’ 이행의 출발점에 선 중요한 상황에서 북핵 외교가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21일 오전 11시22분 오산 미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떠나 낮 12시35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힐 차관보가 북한에서 처음 만난 북측 인사는 외무성 이근 미국국장. 이들은 10여분간 환담한 뒤 언론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이후 22일 오전 11시15분 평양 순안공항을 떠나 낮 12시15분 오산기지로 돌아오기까지 23시간 동안 힐 차관보의 동선(動線)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힐 차관보는 21일 오후 북측 파트너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2시간30분 동안 1차 협의를 한 뒤 이어 1시간30분간 만찬협의를 더 가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들은 21일 저녁 보통강호텔에서 술도 한잔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22일 오전 박의춘 외무상 예방 후 김 부상과 45분간 세번째 추가협의를 가져, 힐 차관보와 김 부상간 협의는 무려 4시간45분이나 진행됐다. 협의 내내 얼굴 한번 붉히지 않았고 합리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의 관심을 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 다른 인사들과의 만남도 없었음을 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외국의 최정상급 인사들이 이용하는 북한의 영빈관 격인 백화원초대소에 머무르는 등 최고의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힐 방북 미·일·중 반응

    |워싱턴 이도운·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 미국 국무부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이번 평양 방문과 관련,“북한측 관리들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측은 아주 잘 준비된 상태에서 힐 차관보를 안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매코맥 대변인은 또 “북한은 향후 수일에서 수주 사이에 2·13 베이징 합의에서 약속한 의무 이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핵폐기와 관련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문제에 대해 언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힐 차관보의 방북에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우리는 북한의 핵 폐기 이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국무부는 앞으로 사찰해야 할 구체적인 핵 시설과 관련,“재처리시설을 포함해야 하겠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이 합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대해 “현재는 낙관할 수 없다.”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또 힐의 방북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못마땅해했다. 특히 납치 문제가 뒷전에 밀리는 상황을 고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경계를 나타냈다. 아소 다로 외무장관은 22일 “북한은 IAEA의 대표단을 초청했지만 마카오의 은행에 동결되고 있던 자금을 완전하게 수령했다고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힐의 방북이 곧바로 6개국 협의의 재개로 연결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산케이 신문은 사설에서 “6자회담의 틀 외에서 북·미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무너졌다.”면서 “대화와 압력의 중요한 지렛대가 돼 왔던 금융제재도 후퇴해 버렸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이 북핵 문제의 해결과 나아가 북·미, 북·일 국교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일단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힐 차관보가 방북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임기 내에 북핵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실었다. 이와 관련, 핵 비확산 전문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영변에는 100개 이상의 건물이 있고 그 중 상당수는 예민하게 봐야 할 시설물이지만 미국정부는 핵 원자로, 소형원자로, 핵 재처리시설 등 일부 시설의 폐쇄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hkpark@seoul.co.kr
  • [힐 美차관보 방북결과 회견] 통일부 “방북정보 공유안돼 아쉽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외교부와 통일부의 해묵은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그동안 대북 쌀 지원 문제 등을 놓고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부와 (방북 정보를)즉시 공유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며 노골적으로 외교부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힐 방북소식은)외교부가 아닌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들었다.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을 미리 알지 못한 데 대한 유감의 표시였다. 실제로 힐 차관보의 방북에 대해 외교부와 통일부 간에는 이틀간의 시차가 있다.외교부측이 힐 차관보의 방북 사실을 처음 접한 것은 19일 오전 힐 차관보로부터다. 이어 같은 날 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으로부터 전화로 공식 확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틀 뒤인 21일 오전에 가서야 알았다. 그것도 외교부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서다. 대북 정책의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이번에 철저하게 소외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세 장관이던 정동영,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시절 ‘물먹던’ 외교부의 ‘복수’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신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쌀 차관 지원을 다음주 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北, 영변 원자로 즉각 폐쇄 의사”

    “北, 영변 원자로 즉각 폐쇄 의사”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2일 “북한측과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포괄적 리스트(목록)의 논의 필요성에 대해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간 이견을 보여 온 고농축우라늄(HEU) 진상에 대한 협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여 6자회담 2·13합의 초기조치 등 비핵화 이행이 가속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즉각 폐쇄할 의사가 있고, 또한 2·13합의에 따라 불능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박2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방한한 힐 차관보는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과의 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힐 차관보는 “북한과 우리는 2·13합의를 완전하게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6자회담 모멘텀을 회복해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최종 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방북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계획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만남은 김계관 부상의 초청에 응하는 형식이었고 방북 목적은 6자회담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6자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 외무상이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 수석대표회담은 7월 초순쯤에,6자 외교장관회담은 그 이후 적절한 시기에 열자는 구상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비공식 브리핑에서 “초기조치가 빠르게 진행되면 7월 상반기에 6자회담이 열리고,6자 외교장관회담은 7월 하반기에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음주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대표단이 방북하면 3주 안에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수 있고, 핵 불능화까지 완료되는 것은 몇달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힐 차관보의 조선(북한) 방문을 계기로 조·미관계의 진전과 6자회담의 합의이행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부시 정권이 관계개선에 의한 ‘포괄적인 문제해결’을 지향한다면 조선도 보조를 재빨리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송민순 외교부장관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北,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어제 1박2일간의 북한 방문을 마쳤다. 그의 방북 협상 보따리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6자회담 당사국들의 추후 행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이다. 다만, 우리는 힐 차관보가 “북한의 2·13합의 이행의지를 확인했다.”고 언급한 데서 북핵 해결의 희망적 조짐을 보고자 한다. 그의 방북이 청신호로 평가될 만한 근거는 많다. 우선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로 6자회담 2·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이 2개월 이상 늦춰진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측은 힐 차관보의 평양행에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이라는, 그동안 내걸었던 전제조건도 달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의 북핵 협상 타결의지가 읽혀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이 상응하는 진일보한 자세로 신뢰를 보일 때라고 본다. 우리는 북·미, 특히 북한이 핵문제를 풀고, 양측간 관계개선을 하는데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기를 바란다. 힐 차관보가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대로,2·13합의 이행을 서두를 때다. 더욱이 영변 핵시설 폐쇄나 대북 에너지 지원 등 초기 조치 이행이 최종 목표일 순 없다. 북한내 모든 핵시설의 불능화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및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밀고당겨야 할 협상과제가 쌓여있지 않은가. 북한이 더 많은 반대급부를 얻기 위해서 시간을 끄는 협상전략을 상정하고 있다면 차제에 포기하기 바란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대북정책은 크게 달라질 수 없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하는 등 더 강경한 북핵 해법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눈에 띄게 유연해진 부시 행정부와 북·미 관계개선 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이다. 북측은 이번만큼은 호기를 놓쳐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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