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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세대 사진작가 작품, 화가들 무단사용 논란

    1세대 사진작가 작품, 화가들 무단사용 논란

    한국 1세대 사진작가로 꼽히는 임응식(1912∼2001)의 대표작을 화가들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응식 작가의 맏아들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한 임범택(73) 현대사진연구소장은 5일 ‘전쟁고아’(1950년작)를 가져다 쓴 류영도 작가의 ‘비극’(2010년작), ‘아침’(1946년작)을 쓴 김정운 작가의 ‘어 플라워 걸’(2006년작)을 공개했다. 임 소장은 “두 작가가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임의로 아버지 작품을 가져다 쓴 것으로 명백한 저작권 침해 행위”라면서 “이미 지난해 문제제기를 하고 적당한 해결책을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적 소송은 너무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에서 이런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저작권은 사후 50년까지 보장된다. 몽타주나 그래픽으로 처리했을 경우 원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임응식은 한국전쟁 종군 사진작가로 한국 근현대사 격동기를 사실적인 장면으로 생생하게 담아내 ‘리얼리즘 사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12월 20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릴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종학 “설악의 밤하늘에 맹세했었지 좋은 그림 백장 남기고 죽자고”

    김종학 “설악의 밤하늘에 맹세했었지 좋은 그림 백장 남기고 죽자고”

    “꽃그림 그리면서, 그러니까 참…. 이발소 그림 그리냐는 소리도 듣고, 팔리는 그림만그리느냐, 타락했냐는 소리도 듣고. 참 많은 지청구를 들었죠. 허허. 그런데 이렇게 미술관에서 생애 처음으로 전시회도 열어주고…. 감개무량하고, 인생 막판에 대단한 영광입니다.” 설악산에 은거하면서 화려한 설악의 자연을 담아내 ‘설악 화가’라 불리는 김종학(74) 회고전이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상업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생존작가의 회고전이라 국립미술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가장 눈에 띄는 건 뭐니뭐니해도 미술관이 들인 공력이다. 꽃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그래서 대중에게 인기 있는 꽃그림보다 대작 풍경화 위주로 전시작을 골랐다. 그것도 개인 컬렉터, 갤러리 등 30여곳을 발품 팔며 돌아 대표작 70여점을 ‘모셨다’. 1970년대까지의 김 화백 초기 작품들도 함께 전시했다. ●1970년대 초기작 포함 70여점 전시 덕분에 김 화백이 초기 앵포르맬(Informel·비정형) 화법에서 설악산 풍경으로 어떻게 옮겨갔는지, 또 화풍은 바뀌었더라도 초기 화법이 어떻게 변형되고 유지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게 붓을 쓰기보다 튜브째 짜서 캔버스에 바로 바르는 화법이다. 김 화백 표현을 빌자면 “구멍별로 달리한 채색법”이다. 가령 녹색이 필요할 경우 녹색 물감 튜브에다 각기 다른 사이즈로 구멍을 뚫는다. 크게 낸 구멍으로 라인을 그리고 작게 낸 순서대로 채색한다. ●물감 튜브 구멍별 채색… 독특한 화법 물감을 뒤섞는 경우에도 팔레트를 쓰지 않는다. 캔버스 위에 바로 물감을 바른 뒤 자연스레 물감들끼리 뒤섞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물감을 더덕더덕 붙여둔 질감을 고스란히 살려두는 서양화 기법이다. 여기에다 유난히 클로즈업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다. “흔히 동양적 풍경 하면 여백과 관조를 강조하는데 제 그림은 꽉 들어찬 그림들이에요. 꽃을 그렸지만, 추상적 구상을 쓴 거지요.” 김 화백은 처음엔 욕 좀 먹었다. 출발점이 서구적 실험 화법이었기에 동료 작가들 사이에서는 ‘변절’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정말 답답했어요. 무슨 주의니, 이념이니 하는 것들은 우리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 정리하고 도망간 게 설악산이에요. 1979년이었지요.” 꽃그림을 그린 이유와도 상통한다. “처음 설악산에 들어간 게 늦가을이었는데 참 애잔하더군요. 그 다음 해 봄에 꽃들이 막 올라오는데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기겠는 거예요. 그 전까지만 해도 꽃 같은 건 쳐다본 적도 없거든요. 한때 죽음까지 생각했었는데 꽃들을 그리면서 서서히 나아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뭐래도 이 그림들을 꼭 그리고야 말겠다 싶더군요.” 이런 심정이 묻어나는 편지 한통도 같이 전시되어 있다. 1987년 자식들에게 쓴 편지다. “설악의 밤하늘을 보며 백장의 좋은 그림을 남기고 죽자고 맹세했지.” ●“무슨 주의·이념 떠나 설악산으로 도망” 다행인지 불행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소식도 있다. 1979년 이래 유지해오던 설악산 작업실에 최근 도둑이 들었단다. 약간이 아닌, 대단히 유명한 작가라 작품을 훔쳐가봤자 어디에 처분하기도 힘들 텐데 몇몇 작품들을 도둑맞았단다. 그래서 설악산 작업실을 완전히 정리하고 서울 부암동 작업실로 짐을 모두 옮길 예정이다. 서울로 이사 오면 조금 작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이번 전시작품들은 웬만하면 가로 3m다. “제가 대작 체질이에요. 뭘 그려도 크게 그려야 속이 시원하더군요. 허허허. 막상 그릴 때는 힘들기도 하고, 왜 이렇게 해야 하나 하는 후회도 들고 그랬어요. 이제 힘도 떨어지고 했으니 자그만 거 그리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전시된 걸 보니까 더 크게 그리지 못한 게 안타깝네요. 허허허.” 6월 26일까지. 3000원. (02)2188-622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립미술관, 베르나르 브네 작품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베르나르 브네 작품 전시

    예술작품이 농담으로든 진담으로든 ‘설(說) 풀기’라 불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의미의 풍부함 때문이다. 같은 작품을 두고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저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설 풀기’를 부인하는 프랑스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오는 4월 14일까지 열리는 ‘베르나르 브네-페인팅 1961~2011’전이다. 브네의 작품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원호 모양의 철 조각 설치작품들. 국립현대미술관 등 많은 곳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브네의 회화작품에 집중한다. 초기작에서 후기작까지 모두 40여점을 내걸고 브네의 그림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추적하는 방식이다. 브네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은 적나라하게 쓰여 있는 수학공식. 작품 제목도 ‘정사각형의 대각선 계산’, ‘y=2×2+3×-2’ 등 작품에 그려진 수학공식 그대로다. 버젓이 파이프를 그려 놓고는 밑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적어둔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와 대조된다. 전소록 학예사는 “브네는 구상, 추상 같은 기존 구분을 넘어선 작품을 추구했으며 가장 간단명료하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 화가”라고 설명했다. (02)2124-88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그림 분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그림 분실

    과천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배순훈)이 소장 그림을 분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술관 측은 9일 “화가 주경(1905~1979)의 작품 ‘인물습작’이 2008년 사라진 사실이 확인돼 관련자들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주경은 한국 회화사 최초의 추상화로 꼽히는 ‘파란’을 남긴 작가로, 그가 사망한 뒤 유족들은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없어진 ‘인물습작’은 드로잉 작품으로, 여성의 누드를 간단히 그린 습작이다. 가격은 대략 100만~150만원으로 추정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당시 내규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가동돼 책임자는 사직했고, 수집보존팀장은 징계를 받았다.”면서 “그 외 직원도 서면 경고 등 관련 내규에 따라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경찰 수사 의뢰 등 추가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제사 지내려면 병풍이라도 있어야 했으니 동양화 쪽은 그래도 먹고살 만했는데 서양화는 참 어려웠어.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간 이중섭(1956년 작고)은 국제극장 뒤에서 점심으로 만날 호떡을 얻어먹었지. 그땐 호떡이 제법 커서 한끼로 때울 만했거든. 가격은 생각 안 나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어. 그런데 그 호떡 하나 사먹을 돈조차 없어 늘 쩔쩔맸지. 그러니 주인장이 불쌍해서 돈 조금만 받고도 주고, 공짜로도 주고 그랬어. 미안하고 고마웠던 이중섭이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림이니, 그림 하나를 정성껏 그려서 줬어. 주인장도 그걸 받기는 했는데 참 난감한 거야. 나중에 보니 그걸 장독 뚜껑으로 쓰고 있더라고. 유화물감이니까 기름기가 있어서 물기를 잘 막아주거든. 자존심이 무척 강했던 이중섭이지만 제 눈으로 그걸 보고도 아무 말 못했지. 그땐 시절이 그랬어.” “아깝네요. 그거 하나 잘 갖고 있었으면 지금 몇억원은 할 텐데.” “예술가의 삶이란 게 그런 거 같애. 내가 프랑스에서 살던 곳이 페뢰야. 빛이 좋아 화가들이 좋아하는 곳이지. 고흐가 살던 오베르하고 가까운 곳이기도 해. 언젠가 오베르에 갔더니 그곳 주민들이 이런 얘기를 해. 고흐가 권총자살하는 데 잘못 쐈대. 즉사한 게 아니라 한 3~4일 앓다가 죽은 거지. 장례가 골치 아팠어. 이름 없는 가난뱅이 화가인 데다, 그런 방식으로 죽었으니 다들 꺼림칙한 거지. 겨우겨우 이웃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렀는데 이번엔 삯으로 줄 돈이 없는 거야. 그래서 그림 하나씩 가져가라 그랬대. 그런데 아무도 안 가져갔다는 거야. 그때 아무거나 하나 골라 집었어 봐…. 어휴.”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영수(89) 화백을 만났다. 이중섭·김환기·장욱진·유영국·이규상 화백 등과 더불어 1950년대 신사실파 화폭을 개척한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신사실파는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구의 후기인상파적 화풍을 뛰어넘기 위해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동인 중 유일한 생존 작가가 백 화백이다. 한국 근대미술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1977년 프랑스로 떠났다가 올 1월 34년 만에 영구귀국했다. 따뜻한 느낌의 ‘모자(母子)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유럽 화단에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 있다. 롯데호텔에서 백 화백을 만난 것은 영구귀국 뒤 첫 전시가 롯데호텔 1층 롯데갤러리 재개관전이어서다. 롯데호텔 전신은 1956년 세워진 반도호텔이다. 이곳 1층의 반도화랑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갤러리다. 롯데갤러리 재개관을 맞아 백 화백을 비롯, 김종화(93), 권옥연(84), 황용엽(80), 윤명로(75) 등 원로 작가 다섯 명의 작품을 모았다. 백 화백은 ‘모자 시리즈’와 더불어 ‘여백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런데 원로 작가들의 명성에 비해 호텔 로비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갤러리가 어째 좀 옹색해 보인다. 내걸린 작품 수도 그리 많지 않다. 백 화백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에이, 이것만 해도 엄청난 거지. 반도화랑은 더했어. 그 시절 화랑이란 게 일종의 기념품 가게였거든. 반도호텔 맞은편에 미국공보원이 있었고 옆에는 국립도서관이 있었지. 거기다 최고의 요지였던 명동이 곁에 있었고…. 그러다 보니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반도화랑에서 작품들을 사갔어. 이때 박수근(1965년 작고)이 그린 그림이 조선 풍속화야. 외국인 눈에 맞춘 거지. 덕분에 미군 부대 초상화가에서도 벗어났고….” 반도화랑에서 일을 배운 박명자(67) 회장이 나가서 살림 차린 곳이 바로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 현대)이다. 박수근 화백도 반도화랑 전시를 통해 화단에 본격 데뷔했다. “그땐 반도호텔이 9층인가 해서 주변에서 제일 높았어. 그림 그린답시고 몰려다니면서 명동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9층 칵테일 바에서 분위기 내고 그랬지. 반도화랑을 열었던 이대원(2005년 작고)이 오며 가며 이런저런 일거리도 줬고….” 당시 서양화 위상은 볼품없었다는 게 백 화백의 회고다. 심지어 이념 장벽까지 있었다. 장욱진(1990년 작고) 화백은 땅과 황소를 벌겋게 그렸다고 기관원에게 끌려갔단다.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추궁당하던 시절, 이중삼중 생활고에 시달렸다. “나도 무지하게 일했어. 서울신문사 뒤에 코오롱 아케이드 있지? 그게 1969년에 지어졌는데 그 지하 아케이드 디자인을 내가 했어. 그것만 했겠어? 국립극장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무대미술 작업도 내가 했지. 문예잡지나 시집 같은 책에다 삽화며 도안 그려넣는 일도 숱하게 했어. 그런데 그건 비교적 사정이 나은 거였어. 그나마 (작가) 이름값이 있으니 얻을 수 있는 일거리였거든. 이름 없는 작가들? 그냥 마냥 굶는 거지 뭐. 이중섭도 그렇게 굶어 죽은 거지.” 당시 작가들이 ‘괜찮은 일거리’로 꼽았던 것이 백화점 전시였다. 그런데 이것도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백화점 전시라는 게 지금처럼 멋지게 하지 않았어. 맨 꼭대기층에 전시해 두면 사람들이 내려오면서 보고 상품을 사라고 해둔 거지. 일종의 미끼 상품이야.” 그렇게 자존심에 상처 받아가면서도 뭐가 좋아 그렇게 그림에 매달렸을까. “그냥.” 허무한 답이다. 말이 이어진다.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으면 그냥 좋아. 이번엔 내가 또 뭘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막 설레. 얼마 전에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갔는데 마네 그림이 너무 좋은 거야. 여러 번 본 건 데도 너무 좋더라구. 나도 저렇게 멋진 거 하나 그리고 싶다, 이 생각밖에 안 들어.” 젊었을 때도 그 생각만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내 젊었을 때만 해도 샤갈, 미로, 피카소, 달리가 살아 있을 때였어. 수입된 유럽잡지를 통해 그 그림을 보면 너무 부러운거야. 나도 저런 작가가 되고야 말테다, 그 희망 하나로 버틴 거지.” 실은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단다. “좋아하는 일인 데다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잖아. 마티스는 아흔 넘어 손에 힘이 떨어지니까 가위로 종이를 오려서 작품을 만들어냈어. 르누아르는 말년에 골다공증이 오니까 몸에다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렸어. 그걸 보면서 그림이란 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계산도 했지.” 그렇게 지켜온 게 바로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간 것은 파리의 한 화랑이 백 화백의 진가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초대전으로 프랑스에 불러 들이더니 아예 주저앉혔다. 10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큰 개인전만도 22차례, 이런저런 전시회까지 합치면 100회 넘게 전시를 열었다. ‘한국에서 건너온 뛰어난 화가’라는 명성이 쌓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1989년 교통사고를 당하더니 1994년 위암 선고까지 받았다. 한동안 붓을 놓을 수밖에. 몸을 추스린 뒤 더 이상 비행기를 타기 싫어 영구귀국을 결심했다. 원래 살던 경기 의정부 집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하지만 창작 의욕만큼은 왕성하다. 아직도 주머니에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니면서 눈을 사로잡는 장면은 재빨리 스케치한다. “아직 더 그릴 수 있어. 언젠가 프랑스 한인회에서 경로잔치 같은 걸 해 주겠다길래 펄쩍 뛰었지. 아직도 하얀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는데 무슨….” 속으로는 고민도 있다. “미술가란 남이 안 하는 모양이나 색깔을 찾아내야 하니 스케치를 계속 모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중에 작품으로) 뽑아내야지. 그리는 시간 자체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해.” 오는 10월쯤 신작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백영수 화백이 걸어온 길 ▲1922년 경기 수원 출생 ▲1945년 일본 오사카미술학교 졸업 ▲1945년 전남 목포고등여학교 미술교사 ▲1947년 서울 화신백화점 개인전 ▲1952년 해군 종군화가 미술전 ▲1953년 신사실파전(국립미술관)▲1973년 국립현대미술관 60년전 ▲1977년 프랑스행 ▲1978년 소시에테 나쇼날 보졀 그랑파레(파리) ▲1981년 프랑스 주재 한국작가전(파리), 프랑스현대작가전(도쿄도미술관) ▲1983년 살롱 도톤느 그랑파레(파리) ▲1985년 AAM전(파리) ▲1986년 프랑스 작가 초대전(일본, LA), 국제현대미술전(모나코) ▲2007년 신사실파 60주년(서울) ▲2011년 영구 귀국
  • 산림과학원 등 3곳 연내 법인화 추진

    책임운영기관의 법인화, 융합행정체제 강화 등 올해 정부 조직 관리가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각 부처를 상대로 이런 내용을 담은 2011년도 정부 조직 관리 지침 설명회를 가졌다. 지침에 따르면 올해는 정부기관의 법인화가 본격 추진된다. 행안부는 책임운영기관인 산림과학원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제교육원의 법인 전환 관련법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국민 서비스, 경영 성과가 중요한 기관 위주로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립의료원 등 이미 법인화된 기관은 법인화지원단(가칭)을 설립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자체 조직 진단도 상시체제로 강화된다. 행안부는 부처 자체 조직 진단을 제도화해 각 부처가 직제를 개정할 경우 기능 축소 분야를 의무적으로 발굴케 하기로 했다. 여러 부처가 엮인 융합 행정 체제도 강화된다. 지난해 기상·강우 레이더 정보 공동 활용, 출소 예정자 취·창업 공동 지원에 이어 올해는 저소득층·다문화가족 지원이 중점 분야로 선정돼 부처 간 협력 체계가 강화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라진 명화’ 어디 있었나 했더니…

    ‘사라진 명화’ 어디 있었나 했더니…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26일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 소유의 19세기 서양화를 빼돌린 국립현대미술관 전 작품관리팀장 정모(65)씨와 서양화 담당 직원 이모(55)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5년 9월 수리 목적으로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네덜란드 화가 알브레흐트 스헹크(1828~1901)의 유화 한 점을 운송업체 화물차에 실어 정씨의 매제가 운영하는 인천 송도의 회사로 옮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정씨 등은 유 총재가 맡긴 작품이 관리대장에 없는 사실을 알고 “소유자가 나타나면 돌려주자.”며 그림을 매제의 회사 복도에 걸어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007년 이 회사가 부도나자 한 달에 15만원씩 주고 경기 하남시의 물류보관 회사에 보관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유 총재의 작품이 사라진 사실이 알려지자 정씨 부인이 유 총재를 찾아가 그림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대미술관·유종하 총재 수상한 거래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소유의 그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따르면 유 총재는 1988년 유럽에서 구입한 알브레흐트 스헹크의 유화 1점을 1998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수 의뢰했다. 보수 작업이 끝난 뒤에도 현대미술관에 계속 보관시켜 오다 2007년 되찾으려 했으나 그림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10년도 넘은 일인 데다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그림의 소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 측은 “당시 실무자가 남긴 인수인계서에는 해당 작품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서 “보존 작업을 했다는 정황은 있기 때문에 공식적 접수가 아니라 개인적 의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림의 행방이나 분실 관련 진실은 경찰이 밝힐 몫이지만 이와 별도로 애초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적으로 그림을 복원 보존해 줬다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국립미술관이 빌려 전시하는 작품 중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복원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사적인 부탁으로 복원 보관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사설 갤러리 관계자는 “미술품 보관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야 하는 작업이라 개인 컬렉터들도 사설 수장고를 돈 내고 빌려 쓴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10년 이상 개인 작품을 보관해 줬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불거지자 미술관 측은 “사적인 친분관계에 따라 복원하고 보존했다면 내규 위반이 분명하다.”면서도 “9000점이 넘는 미술관 소장품은 국가재산이어서 해마다 전수조사를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정체 모를 물건이 미술관을 드나들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미술관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태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무사터 저층으로 개발

    기무사터 저층으로 개발

    서울시는 12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 이전 부지에 대한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안을 통과시켰다고 13일 밝혔다. 2만 7303㎡ 규모의 이 부지에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짓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는 우선 이곳에 용적률 73.88%, 높이 12m(3층) 이하의 저층의 분절된 형태로 된 건축물을 짓도록 했다. 류훈 도시관리과장은 “주변 한옥 경관을 고려해 국립현대미술관 건축물의 높이를 이같이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지하에는 391대 규모의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는 관광버스 8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했다. 미술관 서쪽 삼청동길에는 경복궁 및 주변 가로와의 연계를 고려한 현대식 마당 형태의 개방공간을 만들고, 북쪽 북촌길 일대엔 개방형 가로공간과 보행자 휴식공간을 조성한다. 기무사 터에는 또 국립현대미술관 본관 인근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으로 이전했던 종친부(조선시대 역대 국왕의 계보와 초상화를 보관하고, 국왕과 왕비의 의복을 관리하던 관서) 건물이 원위치 복원되며, 기무사 본관 건물은 보존된다. 위치와 형태 등에 대해 자문을 거쳐 규장각터 표석도 설치한다. 류 과장은 “북촌과 경복궁 등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세계적인 역사도시 서울의 중심이라는 품격을 높이는 명소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한국판 퐁피두센터 생긴다

    이르면 2012년부터 국내에도 프랑스 퐁피두센터 같은 근현대 주요 미술 작품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대형 미술관이 등장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와 공공기관이 소유한 미술 작품을 회수해 전문 미술관에 위탁하도록 하는 근거 법령을 내년 상반기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공공기관과 정부 부처가 소유한 미술품 내역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미술품 관리를 맡는 기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유력하다. 재정부는 “미술 전문 국가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관리기관으로 선정되면 퐁피두센터 같은 근현대 작품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5) 전시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5) 전시

    올해 최고의 전시는 광주비엔날레였다.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등 전문가 5인에게 ‘2010 베스트 전시 3선’을 요청한 결과 2명이 광주비엔날레를 꼽았다. 광주비엔날레를 제외한 13개의 베스트 전시는 미술계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듯 제각각이었다. 지난 9월부터 11월 초까지 열린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고은 시인의 연작시 제목에서 따온 ‘만인보’를 주제로 이미지를 집중 탐구한 전시였다. 30대의 이탈리아 출신 기획자 마시밀리아노 지오니(37)가 총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의 본뜻을 제대로 헤아린 전시였다. 광주비엔날레의 역사에서 이처럼 거대하면서도 촘촘한 시각으로 인간 군상을 들여다본 경우는 드물었다.”고 평했다. “신작으로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보여 준다는 비엔날레의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아카이브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같은 비엔날레여도 부산비엔날레 혹평 김달진미술연구소의 김달진 소장은 “지금까지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깜짝쇼’라는 통념을 깨고, 느림의 미학을 보여 주며 대중성 확보에도 성공한 전시”라고 호평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아시아 리얼리즘’과 ‘메이드 인 팝랜드’도 좋은 전시로 꼽혔다. 아시아 근현대 미술을 폭넓게 소개한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기획력과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친 전시”(김달진), 한·중·일 3국의 팝아트를 돌아보는 ‘메이드 인 팝랜드’전은 “진지하면서도 팝아트 특유의 재미를 살려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경계를 없앤 전시”(김윤섭 미술평론가)란 평가를 받았다. 최열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60년,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한 전시 3개를 베스트로 꼽았다. 간송미술관의 ‘조선망국 100주년 추념 회화전’, 서울대미술관의 ‘한국전쟁의 초상전’, 광주시립미술관의 ‘홍성담전’은 국공립 기관이 외면한 주제를 사립미술관과 대학미술관이 다뤘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개인전 부문선 김수자·박기원 등 주목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김수자의 지수화풍, 박현기 10주기전, 박기원전 등 올해 주목받았던 개인전을 베스트 전시로 꼽았다. “페미니즘과 제3세계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독특한 전시”, “한국비디오아트의 선구자임에도 백남준에 가려졌던 작가의 재평가”, “개념적이며 진지한 상황을 연출해 내는 놀라운 힘”이라는 추천 사유를 각각 덧붙였다. 지역공동체와 예술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석수아트프로젝트’와 한국의 첨예한 문제들을 사진으로 표현한 ‘노순택’전(김준기), 전통과 현대의 계승을 보여 준 학고재갤러리의 ‘춘추’와 서울시립미술관의 ‘샤갈’전(김윤섭), 삼성미술관 리움의 ‘미래의 기억들’전(김달진)도 좋은 전시로 꼽혔다. ●팝랜드·샤갈전, 베스트 워스트 동시에 베스트 전시로 꼽힌 ‘메이드 인 팝랜드’와 ‘샤갈’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전시에도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 전문가는 ‘메이드 인 팝랜드’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의 팝문화와는 양상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일상적인 문화를 팝이라는 일반적인 용례로 묶어 버린 점이 잘못”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 다른 이는 ‘샤갈’전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이 6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연 샤갈전은 공공미술관의 기본 행보를 망각한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런가 하면 부산비엔날레는 “주제 선정이 밋밋했고, 그것을 풀어내는 작품들도 너무 제각각이었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국미디어아트 역사 한눈에

    한국미디어아트 역사 한눈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첫 미디어아트 특별전 ‘조용한 행성의 바깥’을 제2원형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미술관이 소장한 미디어아트 작품 100여점 가운데 한국 대표 작가 8명의 작품 10점을 선정했다. 한국 비디오예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현기(1942~2000), 1980~90년대 영상과 조각적 오브제를 결합한 작업을 했던 육태진(1961~2008) 등 작고 작가 2명을 비롯해 김승영·김기철·조덕현·김영진·이불·김홍석의 작품이 전시됐다. 만다라의 이미지와 포르노 영상을 뒤섞은 박현기의 ‘만다라 시리즈’, 지하철 소리와 함께 알루미늄 원통의 끝에서 한 남자의 영상이 비치는 육태진의 ‘튜브’, 매끈한 외제차 모형에 1인용 노래방 기기를 장착한 이불의 ‘영원한 삶 Ⅰ’ 등은 한국 미디어아트의 어제와 오늘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최근까지 어린이미술관으로 사용됐던 전시실은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를 위해 대대적인 변신을 했다. 사방을 검은 색으로 칠하고, 창문을 모두 막아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블랙박스를 구현해 미디어아트 관람에 최적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전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무료. (02)2188-60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눈길끄는 사립미술관 두 곳 기획전

    시간의 무게와 인연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는 때, 사립미술관 두 곳의 기획전이 눈길을 끈다. 올해 개관 21주년인 금호미술관은 그간 미술관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작가 21명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21 & Their times’(그들의 시간들)를 열고 있다. 최근 신관을 개관한 김종영미술관은 ‘연리지, 꽃이 피다’전을 통해 1950년대 폐허의 화단에서 우정을 나눴던 세 거장, 장욱진·김종영·김환기을 추억한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지금까지 600여회 전시에서 실험성이 강한 중견·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이 가운데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이 각인시켜줬던 21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근작과 더불어 작업의 모티브가 됐던 오브제나 드로잉, 그리고 초기작을 나란히 배치했다. 미술관이 작가를 키우고, 작가는 미술관을 키운 ‘동반 성장’의 시간을 함께 돌아보도록 한 구성이다. 독특한 필묵기법으로 수묵화의 전통을 새롭게 확장시켜온 김호득은 천장에서 바닥으로 길게 떨어지는 먹지에 노란색 분필로 수직의 선을 그은 설치 작품을 한쪽 벽면에 설치했다. 그 옆에는 1990년대 수평선 작업이 걸려 대조를 이룬다. 조각가 정현은 지난해 기무사터에서 열렸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신호탄’전에 선보인, 대형 작품의 원형이 된 철수세미 작품 등과 함께 철도용 침목·아스팔트·철근 등 그가 즐겨 다루는 작업 재료들을 전시했다. 재료의 성질을 살리고, 인공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김태호는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온 미니멀 회화 작품과 작업의 근간이 되었던 드로잉, 사진들을 출품했다. ‘맨드라미 작가’ 김지원도 맨드라미 생화를 박제시킨 오브제를 비롯해 맨드라미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의 흔적을 선보인다. 내년 2월 6일까지. (02)720-5114.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연리지, 꽃이 피다’전은 한자리에 가장 모으기 어렵다는 1950~60년대 장욱진, 김환기, 김종영의 대표작 35점과 소묘 30점을 전시한다. 1910년대에 태어나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세 작가는 한국전쟁 후 서울대학교에 적을 두고, 신사실파 등을 통해 서로 교유하며 전통과 현대, 사실과 추상, 동양과 서양을 융합해낸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충남(장욱진), 경남(김종영),전남(김환기) 등 출신 지역과 성장 배경이 다른 이들이 전후 서울의 황량한 풍토에서 나눴던 우정을, 서로 다른 뿌리를 지닌 두 나무가 얽혀 한 몸을 이루는 연리지(連理枝)에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일반에 거의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작들이 여러 점 나왔다. 물고기의 형상을 사각과 삼각의 색면으로 분할해 구성한 장욱진의 초기작 ‘물고기’(1959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는 추상미술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엿보게 한다. 고향 앞바다를 닮은 푸른 빛 화면에 달 하나가 떠 있는 김환기의 ‘산과 달’(1950년대)은 일반인은 물론 연구자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개인 소장자를 설득해 어렵게 전시했다는 후문. 조각가 김종영의 ‘꿈’(1958년)은 세부적인 형태를 생략하고, 절대적인 미를 추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밖에 김환기가 뉴욕 시절 신문지 위에 그린 과슈 작품, 장욱진이 매직펜과 먹으로 간결하게 그려낸 소묘, 서예에 능했던 김종영의 수묵 추상소묘 등을 만날 수 있다. 내년 2월 11일까지. (02)3217-64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도라산역 철거 벽화 원상회복을”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에 그려진 원로 화가 이반(70)씨의 벽화가 지난 5월 작가의 동의 없이 철거된 것과 관련해 문화예술계 원로 인사들이 원상 회복 촉구에 나섰다. ‘도라산역 벽화 원상회복과 예술저작권 수호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적선동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벽화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술계는 물론 모든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지를 꺾어버리는 일이며 예술작품에 대한 정부의 무지와 몰이해를 만천하에 공개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벽화의 원상회복을 위한 조치와 책임자 문책, 예술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요구했다. 성명에는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이창동 영화감독, 배우 문성근·안성기, 박원순 변호사 등 각계 인사 525명이 참여했다. 도라산 벽화는 정부의 요청으로 작가가 2007년 도라산역 통일문화광장에 설치한 것이다. 통일부는 그러나 지난 5월 ‘벽화의 분위기가 도라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작가와의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낯선 듯 아닌 듯 그 묘함

    중국, 인도 미술에 이어 동남아 작가들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동남아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0월 초 막을 내린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시아 리얼리즘’전은 동남아 근현대미술을 폭넓게 소개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고, 지난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던 ‘세계미술의 진주, 동아시아전’은 개성 넘치는 동남아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아라리오갤러리가 9일 천안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막한 ‘군도의 불빛들’전은 동남아 작가에 대한 국내 미술계의 관심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에 초청된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6개국 13명은 자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비엔날레에 참여한 딘 큐 레이(베트남), ‘세계미술의 진주’전에 소개된 레슬리 드 차베스(필리핀) 등 일부 작가를 제외하고 대다수 작가들은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천안 전시장에 들어서면 필리핀의 부부 작가인 알프레도 앤 이자벨 아퀼리잔의 설치 작품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어부들이 신었던 낡은 슬리퍼를 엮어 만든 대형 날개와 대중교통인 지프니의 화려한 장식품으로 제작한 금속성의 조형물 등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들에선 필리핀 서민들의 애환과 사회상이 묻어난다. 필리핀 여성 작가 제럴딘 하비엘의 독특한 회화 작품도 인상적이다. 공포 영화에서 따온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빨간색 자수 레이스로 피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입체적으로 덧붙인 그의 작품은 공포와 아름다움·유머가 뒤섞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도네시아의 에코 누그로호와 태국의 나티 유타릿은 부패한 정치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벼운 이미지로 표현해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에코 누그로호는 만화 같은 대중문화 아이콘을 활용한 벽화와 카펫 작업으로 유명하고, 나티 유타릿은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불합리한 현실에 메스를 가한다. 태국 작가 나빈 라완차이쿨은 다문화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작품 소재로 삼는다. 인도계 태국인으로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작가는 다양한 언어로 ‘나빈’이라는 이름이 쓰인 종이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 영상에 나온 모습 그대로 실물 크기로 만든 작가의 조각상은 웃음을 자아낸다. 서울 전시장에 소개된 2명의 작품은 좀 더 파격적이다. 인도네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구스 수와게는 배설물 그림 아래 세계적인 작가의 이름을 적어놓는가 하면, 돼지 머리뼈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필리핀 작가 호세 레가스피는 가톨릭 국가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내면을 직설적이고, 거칠게 표현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울은 내년 1월 16일까지, 천안은 2월 13일까지. (02)723-6191, (041)551-5100~1. 천안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계절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3대 미술관은 블록버스터 전시 열기로 뜨겁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거장의 명화와 해외 유명 미술관·박물관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 연말연시와 겨울방학 가족관람객을 겨냥해 앞다퉈 막을 올리고 있다. 2004년 서울과 부산 전시에서 총 7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국내 미술관람 문화를 활성화시킨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이 다시 열린다. 러시아 유대인 출신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은 평생 어떤 미술사조에도 속하지않고 낭만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화려한 색채와 형상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작가다. 12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전시에는 샤갈 미술의 보고인 프랑스 국립샤갈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 등 전세계 30여곳 소장처와 개인 소장가에게서 대여한 작품 160여점이 소개된다. 프랑스 미술관과 유족 소장품 위주로 후기 작품 110점을 선보인 2004년 전시에 비해 작품 규모와 내용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씨는 “첫 전시 때 빠져서 아쉬움이 컸던 러시아 시기 샤갈의 걸작들을 대거 들여왔다.”면서 “지난 전시와 중복되는 작품은 10여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연인을 그린 대표작 ‘도시위에서’와 ‘산책’, 고(故)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영감을 준 ‘나와 마을’ 등은 순수하고 몽환적인 샤갈 예술의 진수를 선사한다. 총 7점으로 제작된 1920년작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의 전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나오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 ‘비테프스크 위에서’와 ‘농부의 삶’등도 보기 힘든 걸작들로 눈길을 끈다. 내년 3월 27일까지. 8000~1만 2000원. (02)724-2900. ●프랑스 국보급 왕실 유물 국내 첫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베르사유 특별전’은 루이 14세에서 루이 16세까지 17·18세기 절대왕정기의 화려했던 왕실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베르사유궁 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회화와 조각, 유물 등 84점이 선보인다. 전시작 상당수는 루이 14세와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등 왕실 주요 인물들의 공식 초상화다. 왕실 공식 초상화는 권력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쓰였기 때문에 보통 3m에 육박하는 크기에 다양한 장식적 요소와 소품들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이야생트 리고의 ‘루이 14세의 초상’은 공식 초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프랑스 왕실 문장인 백합 무늬를 그려넣은 대형 휘장도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화려함을 넘어 낭비벽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는 당대 유행했던 호화로운 스타일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녀가 직접 사용했던 도자기와 은 세공품, 가구 등의 유물은 세련된 취향을 엿보게 하지만 혁명군에게 체포돼 감옥에 유폐된 모습을 담은 초상화에선 권력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내년 3월 6일까지. 8000~1만 3000원. (02)325-1077. ●20세기 거장들의 열정과 고독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 1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여는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은 오스트리아의 알베르티나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후반까지 서양 미술사의 거장 39명의 회화, 조각, 드로잉 121점을 전시하고 있다. 식민지 쟁탈전과 세계대전의 혼란과 위기 속에 유럽의 화가들은 저마다의 고독과 열정을 내면에 간직한 채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모색해 나갔다. 전시에는 피카소가 인간의 비참함과 소외, 절망을 주요 테마로 그렸던 청색시대의 걸작 중 하나인 에칭 작품 ‘검소한 식사’와 ‘초록색 모자를 쓴 여인’, 고독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모딜리아니의 ‘슈미즈 차림의 젊은 여인’, 그리고 마티스를 비롯한 프랑스의 야수파와 키르히너 등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9000~1만 1000원. (02)757-300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과천, 경기국제관광박람회 ‘최우수 부스 운영상’

    과천시는 지난 11일부터 4일간 킨텍스에서 열린 제8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에서 최우수 부스 운영상을 수상했다고 16일 밝혔다. 경기도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주최한 경기국제관광박람회는 한국 최대규모의 종합관광박람회로서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 지자체외에도 해외 30개국 280여개 관광업체가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시는 관내 주요 관광지 소개는 물론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마술쇼와 과천에 대한 문제도 풀고 경품도 타는 일석이조의 퀴즈쇼를 마련하는 등 짜임새 있고 차별화된 홍보관운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과천시 마스코트인 토리, 아리와 함께하는 포토존을 설치하고 관람객들에게 사진 촬영 및 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이벤트 경품으로 과천시의 푸르고 깨끗한 이미지에 어울리는 친환경 소재의 색연필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 관계자는 “국립과천과학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서울경마공원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과천한마당축제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를 통해 ‘문화관광 도시 과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이런것도 팝 아트? 이것이 팝 아트!

    이런것도 팝 아트? 이것이 팝 아트!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으로 대변되는 팝아트는 CF, TV, 만화 같은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차용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가볍고, 유쾌한’ 예술이다. 하지만 쉬워 보이는 작품 이면에는 대중매체, 대량소비사회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비판적인 의미가 깔려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메이드 인 팝랜드’(Made in Popland)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중국, 일본에서 팝아트가 어떻게 인식되고, 확장돼 왔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구식 팝아트의 양식적 특징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의 이미지에 기반해 정치·사회·문화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폭넓게 끌어안음으로써 아시아적인 팝아트의 개념을 새롭게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한·중·일 작가 42명의 회화·설치 작품 150점이 선보여지는 전시는 그래서 한눈에도 팝아트임을 알 수 있는 작품들과 ‘이런 것도 팝아트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섞여 있다. 전시는 ‘대중’을 키워드로 한 4개의 주제로 나뉜다. ‘대중의 영웅’에서는 권력과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영웅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인 김동유의 마릴린 먼로 초상, ‘울트라맨’의 캐릭터를 디자인한 일본 작가 나리타 도오루의 드로잉 작품, 나약하고 방관자적인 대중의 이미지를 표현한 중국 작가 팡 리쥔의 ‘대머리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대량소비사회의 이면을 다룬 ‘스펙터클의 사회’에선 일본의 대표적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들과 중국 작가 우쥔융이 인터넷 문화에서 착안해 만든 유쾌한 애니메이션, 그리고 현실과 미래의 문제를 다뤄온 정연두 작가의 타임캡슐 등이 소개된다. 팝아트의 경쾌하고,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는 앞의 두 주제와 달리 ‘억압된 것들의 귀환’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잔혹하고, 엽기적인 이미지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부 전시작들은 19세 관람 불가다. 박윤영, 공성훈, 아이다 마코토, 나라 요시모토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마지막 주제인 ‘타인의 고통’에선 대중매체의 발달, 문명의 이기가 낳은 전쟁과 죽음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을 담은 작품들을 모았다. 폭력과 컬트적인 요소가 혼재된 오다니 모토히코의 사진,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담은 양 샤오빈의 그림은 관람객들에게 고통과 불편함을 안겨준다. 내년 2월 20일까지. 관람료 5000원. (02)2188-6 0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미술플러스]

    최병식교수 박물관학 3권 출간 최병식 경희대 미술대 교수가 지난 10년간 박물관·미술관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책 3권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뮤지엄을 만드는 사람들’(동문선)은 사립박물관·미술관장들을 통해 우리나라 사립박물관의 역사를 살피고, ‘뉴 뮤지엄의 탄생’은 저자가 전세계 박물관 500여곳을 방문해 박물관장과 큐레이터, 행정가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여러 박물관의 경영실태와 경영전략, 관람제도와 관람료 등을 정리한 ‘박물관 경영과 전략’도 함께 내놨다. 옛 기무사터에 아트펜스 설치 서울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 현장에 아트 펜스가 설치됐다. 도로변에 110m 길이로 설치된 아트펜스는 분홍색을 배경으로 빛 속으로 달려가는 토끼를 표현한 정서영 작가의 ‘네 토끼를 잡아라’이다. 아트펜스는 앞으로 1년간 공사현장을 가리는 가림막 역할과 함께 현대미술을 다루게 될 서울관의 등장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은 밝혔다.
  • 눈을 찌를듯한 원색 단종의 비애 아련히

    눈을 찌를듯한 원색 단종의 비애 아련히

    중견 화가 서용선(59)의 풍경화 개인전이 서울 팔판동 리씨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 전남 강진의 강진만, 경북 청송의 주왕산 등 그가 직접 찾아다녔던 지역을 화폭으로 옮긴 크고 작은 풍경화 15점이 전시됐다. 그는 1980년대 중반 단종의 죽음을 주제로 한 ‘노산군 일기’ 연작 이래 역사적 사건에 얽힌 인물이나 도시의 인간군상, 신화와 전쟁 등 역사화와 인물화를 집중적으로 그려 왔다. 과감한 원색의 대비와 투박하고 거친 붓 자국이 빚어내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작업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온 그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풍경화는 그래서인지 풍경 자체로만 보이지 않는다. 전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작품 속 풍경과 연관된 인물, 사건과 역사의 그림자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다. 가령 ‘청령포’에선 영월로 쫓겨간 단종의 비극이, ‘강진만’에선 남도로 유배당한 다산 정약용의 고뇌가, 태백 탄광지대의 풍경을 그린 ‘철암천변’에선 산업화가 할퀴고 간 상흔이 엿보인다. 눈을 찌를 듯한 원색의 사용은 풍경화에서 더 도드라져 보인다. 원과 삼각형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원근법을 무시한 채 평면으로 그린 기법도 인상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작가의 심리가 반영된 색채와 구도를 반영한 그림들이다.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2년 전 서울대 미대 교수직을 버리고, 경기 양평 작업실에서 파묻혀 사는 그는 “도시의 속도감과 스펙터클함 때문에 놓쳤던 자연의 다채로운 풍경을 이제야 제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드로잉 30여점도 소개된다. 11월30일까지. (02)3210-046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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