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국립중앙박물관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FC바르셀로나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대우조선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임주형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슬램덩크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68
  • 국립근대미술관 건립 세미나…“선진 대한민국 기틀 마련해야”

    “우리나라도 ‘대한민국 국립 20세기 미술관’을 건립해 선진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립20C(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한국예술인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와 함께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에서 모임 상임간사인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 모임은 갤러리 대표와 기획자, 평론가, 작가 등 미술계 인사 38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2021년 출범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근대기(20세기) 소장 작품과 ‘이건희 컬렉션’의 근대기 작품을 모은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은 ‘국립근대미술관 존재 이유-한국미술의 총체적 인식의 장’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다테하타 아키라 일본 전국미술관회의 회장은 ‘한국 근대미술사 완성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대표는 “보다 나은 미래, 경제 선진국 이후 문화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으로서 우리의 근대를 심도 있게 성찰하는 기관이자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1000년 견디는 칠기… 한중일, 장식 기법 ‘삼국 삼색’

    1000년 견디는 칠기… 한중일, 장식 기법 ‘삼국 삼색’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도료로 사용해 제작한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을 칠기라고 한다. 습기와 병충해에 강해 땅속에 묻혀도 1000년 넘게 견딘다. 도료를 만드는 데 수개월이 걸리고, 옻칠을 할 때도 칠과 건조를 반복해야 해 ‘시간의 예술’로 통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대표적인 칠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9월 22일까지 선보이는 ‘삼국삼색 동아시아의 칠기’는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국가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다. 3국 국립박물관은 2014년부터 문화 협력과 소통 강화를 위해 2년에 한 차례씩 도자기, 회화, 청동기 등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칠공예품 제작이 가장 활발했던 14~19세기의 삼국 칠기 46점이 소개된다. 옻칠을 공통 재료로 사용하면서도 저마다 독특한 장식 기법으로 고유의 칠공예 기술을 발전시켜 온 과정을 비교하며 감상할 기회다. 고대부터 칠기 기술이 발달한 중국은 다양한 칠공예 기법 중에서도 겹겹이 옻칠을 한 표면에 섬세하게 무늬를 새기는 조칠 기법이 뛰어나다. 붉은색과 검은색을 번갈아 겹겹이 칠한 후 조각한 척서 기법, 붉은색의 칠을 여러 번 하고 조각한 척홍 기법 등으로 나뉜다. 명대 척서 기법의 ‘조칠 구름무늬 탁자’, 청대 건륭제 시기 척홍 기법의 ‘조칠 산수·인물 무늬 운반 상자’ 등이 출품됐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칠공예는 나전칠기다.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서 붙이는 기법이다. 고려 나전칠기는 세밀가귀(細密可貴)로 불릴 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조선 나전칠기는 다양한 무늬와 형식이 특징이다. ‘나전 칠 모란·넝쿨무늬 경전 상자’(보물) 등 고려 나전칠기 2점과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인 ‘나전 칠 십장생무늬 이층 농’ 등 조선 나전칠기를 만날 수 있다.일본의 칠공예는 칠기 표면에 옻칠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금은 가루 등을 뿌려 장식하는 마키에 기법이 특징이다. ‘마키에 칠 연못무늬 경전 상자’를 비롯한 다채로운 마키에 칠기와 유럽으로 수출된 남만칠기 등이 소개된다.
  • 용산 출신 3명 차관 배치… 인사혁신처장 연원정·기재1차관 김범석·농식품차관 박범수

    용산 출신 3명 차관 배치… 인사혁신처장 연원정·기재1차관 김범석·농식품차관 박범수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55)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김범석(54)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53) 농해수비서관을 내정하는 등 7명의 차관급 인사를 했다. 7명 중 3명이 현직 대통령실 비서관이다. 용산 참모들을 내려보내 임기 중반 부처에 대한 ‘그립’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인 연 신임 처장은 행시 39회에 합격해 중앙인사위원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28년간 인사혁신처 등에서 근무하며 공무원 연금개혁, 고위공무원단 도입 등을 끌어낸 인사행정 전문가다. 대통령실은 “범정부적 시각과 이해관계 조정 역량을 바탕으로 공정한 인사시스템 확립과 공직사회 혁신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차관은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재부 물가정책과장, 정책조정국장, 차관보,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거시경제와 세제를 총괄하는 1차관으로 친정에 금의환향했다. 정책조정국장 시절에는 윤석열 정부의 신성장 4.0 전략을 짰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출신인 박 차관은 행시 39회로 입직했다. 20여년간 농업금융정책과장, 유통소비정책관, 정책기획관, 축산정책국장, 차관보까지 거친 정통 농정 관료다. 정책 경험이 풍부하고 이해관계 조정 능력 및 추진력이 뛰어나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 용호성(57)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이 임명됐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용 차관은 행시 35회로 입직해 관광산업정책관과 해외문화홍보원장 등을 역임했다. 농촌진흥청장에는 권재한(56·행시 37회)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임명됐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권 청장은 축산정책국장, 유통소비정책관 등 농업·축산·식품·방역 분야를 거쳤다. 임상섭(54) 산림청장은 서울대 조경학과를 나와 기술고시 32회로 산림청에서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정통 관료다. 이해 조정 및 갈등 관리 역량이 뛰어나 굵직한 현안 해결을 진두지휘해 왔다. 국립중앙박물관장에는 김재홍(59)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가 지명됐다.
  • 윤 대통령, 환경부 장관 김완섭·방통위원장 이진숙·금융위원장 김병환 지명

    윤 대통령, 환경부 장관 김완섭·방통위원장 이진숙·금융위원장 김병환 지명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는 예산 및 정책 분야의 정통 관료 출신”이라며 “환경 분야 예산 편성과 사회 정책 조정 업무를 두루 거쳤고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특히 기후 변화 대응 등 최근 환경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폭넓은 시야를 갖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분야에 대한 다양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데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전 사장은 MBC에서 사회부·국제부·문화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자는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며 “경영인으로서도 관리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췄다”고 소개했다. 이어 “언론계에서 쌓은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통위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37회로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8월 기재부 1차관으로 발탁됐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금융 정책과 거시 경제 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경제 금융관료”라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과 함께 정책 조율 능력과 위기 대응 경험을 겸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및 거시 경제 전반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 산업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윤 대통령은 차관급 6명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교수를 임명했다.
  • 겸재 정선의 풍속 기록화 ‘북원수회도첩’ 보물 됐다

    겸재 정선의 풍속 기록화 ‘북원수회도첩’ 보물 됐다

    진경산수화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초기 풍속 기록화가 담긴 ‘북원수회도첩’(北園壽會圖帖)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28일 ‘정선 필 북원수회도첩’을 비롯해 ‘도은선생집’ 등 5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북원수회도첩은 숙종 재위 42년 때인 1716년 노론 원로 정객 은암 이광적(1628~1717)이 과거 급제 60년을 기리는 ‘회방연’을 계기로 10월 22일 북악산 장의동의 집에서 동네 노인들을 모아 기로회(耆老會)를 연 것을 기념해 제작한 서화첩이다.총 20장 40면인 서화첩 맨 앞에는 잔치 풍경을 생생하게 그린 ‘북원수회도’가 있고, 이어 잔치에 참석한 인사들의 명단을 적은 좌목과 참석자들이 쓴 시문, 그리고 잔치를 주선했으나 병이 나 불참한 겸재의 외삼촌 박견성의 아들 박창언이 쓴 발문으로 구성돼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진경산수를 대표하는 정선의 초기 기록화이고, 숙종 후반기에 활동한 중요한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된 시문들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전남대도서관 소장 ‘도은선생집’은 고려 말 학자인 이숭인(1347~1392)의 시문집이다. 1406년 태종의 명령으로 변계량이 시집 3권과 문집 2권으로 엮고, 권근이 서문을 지어 금속활자로 간행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것은 목판으로 판각해 인출한 것이다. 이미 보물로 지정된 다른 목판본과 달리 서문과 발문이 온전히 전하고, 이숭인의 시문뿐 아니라 ‘고려사’ 등 역사서에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포함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 밖에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와 ‘영덕 장륙사 지장시왕도’,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등 조선시대 불화와 불상도 보물로 지정했다.
  • 새달 반도체 산업에 17조 저금리 대출…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3년 연장 추진

    새달 반도체 산업에 17조 저금리 대출…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3년 연장 추진

    정부가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다음달부터 가동한다. 올해 일몰 예정인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는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대상 기술과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적용 범위는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투자하면 대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공제를, R&D에 투자하면 대기업 20~30%, 중소기업은 30~4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해 이를 3년 연장하고 세액공제 적용 범위도 재료비와 인건비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7월부터는 반도체 전 분야에 걸쳐 시중 최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지원 대상은 국내에 신규 투자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설계 공정), 제조시설 관련 국내외 기업이다. 대기업은 산업은행의 일반 대출보다 연 0.8~1.0% 포인트, 중소·중견기업은 1.2~1.5% 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반도체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생태계 펀드도 1조 1000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당초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2025년까지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정부 재정 2000억원 등 8000억원 규모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투자 대상은 스케일업과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팹리스 및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다. 반도체 분야 R&D 사업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재정 투입도 늘린다. 기존에는 2022년부터 3년 동안 3조원을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2027년까지 5조원을 지원한다. 경기 용인 국가산업단지(반도체 클러스터) 주변의 국도 45호선은 이설 및 확장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3월 발표된 ‘청년친화 서비스 발전 방안’의 후속 조치도 발표됐다. 신혼부부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호수공원, 덕유산 국립공원 잔디광장 등 특색 있는 공간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48개의 공공시설이 7월부터 새로 개방된다. 예약은 공유누리 플랫폼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 예신·예랑 주목…10만원으로 빌리는 ‘서울 예식장’ 화제

    예신·예랑 주목…10만원으로 빌리는 ‘서울 예식장’ 화제

    정부가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위해 저렴하면서도 개성 있는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장소를 개방한다. 26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청년 맞춤형 예식공간 제공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공 예식공간으로 제공하던 91곳에 더해 48곳이 추가 개방됐다. 이는 청년들이 공원, 미술관, 박물관 등을 예식공간으로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립시설 5곳이 신규 개방된다. 기존에 개방하던 국립시설은 관세인재개발원 단 한 곳뿐이었다. 또한 내장산, 지리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 10곳도 예식 공간으로 개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세종 호수공원, 청주 미동산수목원 등 지방자치단체 관할 12개 시설과 공공기관 연수원, 대강당 등 21개 시설도 추가 예식공간으로 제공된다.이날 정부가 공개한 목록을 보면 대관료는 무료부터 최대 65만원까지 다양하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대관료 10만원을 내면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을 빌릴 수 있다. 세종호수공원은 무료이며, 내장산 국립공원 생태공원은 11만 5000원, 국립현대미술관은 56만원이다. 장소에 따라 오는 7월 또는 10월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아울러 그동안 일부 공공시설을 예식 공간으로 개방해 왔으나,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원하는 지역에 어떤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색이 쉽지 않았고 이용 조건 등에 대한 안내도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7월부터는 공공 예식공간 통합 검색·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 앞으로는 ‘공유누리 홈페이지’에 접속해 검색어를 입력하면 모든 공공 예식 공간을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다.지역별 식장 꾸밈 및 식음료 제공 업체 정보도 안내한다. 공간을 대여하는 공공기관이 직접 예식을 진행하거나 외부 전담업체를 지정해둔 경우도 있지만, 공간 대여만 해주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7년 말까지 청년이 원하는 예식공간을 추가 발굴해 200곳 이상 개방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 업무평가에 예식공간 확산 노력·성과를 반영하고 우수 지자체에는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 ‘인디언’으로 살아야 했던 북미 원주민의 이야기

    ‘인디언’으로 살아야 했던 북미 원주민의 이야기

    독수리 깃털 머리장식을 한 추장, 원뿔형 천막집 ‘티피’, 핍박과 고난의 강제이주 역사…. 인디언으로 알려진 북미 원주민을 얘기할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상징을 넘어 이들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 역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전시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8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이다. 북미 원주민 관련 유물 및 예술품 1만 8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박물관과 공동 기획했다. 전시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1492년 신대륙 탐험에 나선 콜럼버스가 북미 대륙을 인도로 오인해 원주민을 인디언으로 불렀던 것처럼 우리도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무지와 편견으로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는 취지다. 북쪽 알래스카에서 남쪽 뉴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대륙에 살던 570여개 부족 원주민은 유럽 이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긴 뒤 새로운 체제에 동화되거나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쫓겨났다. 험난한 역사 속에서도 이들이 쌓아 온 고유한 문화와 다채로운 예술은 공예품, 회화, 사진 형태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덴버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10개 문화권, 43개 부족의 유물과 예술품 151점을 소개한다.1부 ‘하늘과 땅에 감사한 사람들’은 기후 및 지리적 특성에 따라 사는 방식과 문화는 다르지만 북미 원주민들의 공통적 특성인 자연과의 교감,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세계관에 집중한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아기 요람이 대표적인 유물이다. 사슴 가죽으로 만든 요람은 얼굴만 내놓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됐는데 갓난아이 때부터 자연을 보고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우뚝 선 대평원 원주민의 보금자리 티피도 인상적이다. 원주민들은 티피의 둥근 바닥을 대지로, 기둥을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의미로 여겼다고 한다. 부족 안에서 존경받는 사람만 쓸 수 있었던 독수리 깃털 머리장식은 영상으로 볼 때보다 훨씬 압도적인 크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2부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한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이 북미 대륙으로 건너와 정착한 이후 달라진 원주민의 삶을 회화와 사진 작품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주민이 생각하는 원주민의 이미지에 맞춰 사진을 연출한 사진작가 에드워드 커티스의 작품과 프리츠 숄더처럼 북미 원주민 예술가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한 작품이 대비를 이룬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북미 원주민 운동가 러셀 민스의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크리스토프 하인리히 덴버박물관장은 개막 전 열린 17일 언론공개회에서 “북미 원주민의 삶과 문화에 대한 깊은 공감과 함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도 “깊이 있고 풍부한 북미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시는 오는 10월 9일까지이며 이후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전시를 이어 간다.
  • 조용히 떠난 ‘세한도’ 기증 손창근씨

    조용히 떠난 ‘세한도’ 기증 손창근씨

    국보 ‘세한도’(歲寒圖)를 비롯해 여러 문화유산을 나라에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씨가 지난 11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5세. 17일 아들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에 따르면 고인은 마지막 순간에 부음을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고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고인은 개성 출신 실업가로 역시 문화유산 수집에 나섰던 부친 손세기(1903~1983) 선생의 대를 이어 회화, 전적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유산을 수집했다. 이렇게 모은 귀중한 유물 304점을 2018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1447년 편찬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초간본,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등이 포함됐다. 고인은 당시 기증품에서 제외했던 국보 ‘세한도’마저 1년 2개월 뒤에는 손에서 놓았다. 고인은 2020년 1월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는 짧은 전언과 함께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런 공로로 2020년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유산 정부 포상이 이뤄진 이래 첫 금관문화훈장이었다. 고인은 이 밖에도 2012년에는 경기 용인 일대의 임야 662ha(약 200만평)를 산림청에 기부하기도 했다.
  • 순천만국가정원, 에버랜드 제쳤다

    순천만국가정원, 에버랜드 제쳤다

    지난 한 해 전국에서 입장객이 가장 많이 몰린 관광지는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752개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을 집계한 결과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가 지난해 778만명이 찾아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를 제치고 입장객 최다 관광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흥행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도심 인근 저류지를 푸른 정원으로 바꾼 ‘오천그린광장’, 아스팔트 도로를 광활한 잔디길로 재탄생시킨 ‘그린아일랜드’, 순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에서부터 국가정원까지 오가는 ‘국가정원뱃길’ 등 도시 전역을 활용하면서 전국적 관광지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재개장한 순천만국가정원은 올해도 2개월여만에 159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아날로그 정원에 인공지능(AI), 애니메이션 요소를 접목하는 등 주요 시설과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개장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콘텐츠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순천’은 전 세계 디지털 여행 플랫폼인 부킹닷컴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국내 가족 여행객들 사이 지난해 대비 검색량이 급증한 국내 여행지 1위를 기록, 가장 핫한 가족 여행지로 떠올랐다. 2022년 전국 1위 방문객을 기록했던 경기 용인 에버랜드는 지난해 588만명이 찾아 2위에 올랐다. 이어 경기 고양 킨텍스(584만명), 종로 경복궁(557만명), 잠실 롯데월드(519만명), 용산 국립중앙박물관(418명) 등의 순이었다.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관광연구원에서 관리한다.
  • 역대 최대 ‘오물풍선’…미리 격추 않고 ‘낙하’ 지켜보는 이유는

    역대 최대 ‘오물풍선’…미리 격추 않고 ‘낙하’ 지켜보는 이유는

    북한이 9~10일 살포한 오물풍선이 서울시내 97곳에서 발견됐다. 오물풍선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 국립중앙박물관 주차장과 전쟁기념관에도 떨어졌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군이나 정부는 4차에 걸쳐 (오물 풍선이) 오는 데도 손 놓고 있었다”며 “총 한 발 쏘지도 못하고, GOP(일반전초) 선상에서 격추하지도 못했다. 지금 우리 전 전선이 뚫렸다”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의 하늘의 울타리라는 비행금지 구역도 북한 풍선에 뚫렸는데 이는 경호 작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공 진지도 있는데 군에서 이것을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매뉴얼이 없었다. 1, 2차 오면 빨리 매뉴얼을 만들고 대응 체계를 갖추고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의 풍선이 전국 곳곳까지 와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게 우리의 한심한 국방”이라며 “우리 군은 풍선이 다수 국민이 거주하는 지역까지 오기 전에 격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우리의 국방은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는 원시적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엄청난 생화학무기를 갖고 있는 북한이 언제 오물 대신 생화학무기를 풍선에 실어 인구밀집 지역에 대량살상을 자행할지 알 수 없다. 우리 군은 풍선이 다수 국민이 거주하는 지역까지 오기 전에 격추해야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국방은 0.1%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군은) 무인항공기든, 드론이든, 레이저 무기든 북의 풍선을 조기에 요격, 격추할 효과적 대응 수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대북 확성기 재개’를 대책으로 내놓은 데 대해서도 “북한이 생화학 풍선으로 공격해와도 확성기나 틀고 있을 거냐”고 꼬집었다.합참 “낙하 후 수거 방식이 가장 효율적” 군 당국은 북한이 남쪽으로 살포한 오물 풍선을 왜 격추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낙탄과 오염물 분산 등의 위험이 커 지상에서 수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물 풍선 격추 관련 질문에 “낙하할 때까지 기다려서 그 이후에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은 더 많은 위험과 부담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낙하 후 수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중 격추 방식을 택할 경우 요격탄의 낙탄 위험, 오염물의 분산, 풍선 적재물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남측으로 살포한 길이 3∼4m의 오물 풍선은 10㎏가량의 오물 뭉치를 달고 3㎞ 상공에서 초속 5m 속도로 비행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고도에서는 소총으로 격파가 불가능하고, 20㎜ 벌컨이나 30㎜ 차륜형 대공포로 요격해야 한다. 그러나 벌컨이나 대공포탄은 위력이 강해 자칫 풍선을 맞추지 못하거나 맞춘다고 해도 지상으로 떨어져 사람, 차량, 건물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여기에다 오물 풍선이 비무장지대(DMZ)를 넘어오기 전 벌컨이나 대공포탄으로 요격을 시도할 경우 탄이 북한지역에 떨어져 자칫 우발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고, 생화학무기 등 위험물이 들어 있는 경우 공중에서 이를 터뜨리면 넓은 지역으로 확산해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주장했다. 한편, 오물풍선에 맞아 다치거나 자동차 등 재산 피해가 발생하면 가입한 손해보험에 따라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오물풍선에 맞아 상해를 입은 경우 실손의료보험이나 상해보험으로, 오물풍선으로 인한 교통사고나 자동차 피해가 발생한 경우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 “용산, K뷰티·K뮤직 산실이자 AI·ICT 주도… K컬처 대표 도시로 도약”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은 문화관광 자원이 많은 이점을 살려 하반기엔 용산을 ‘K컬처’ 대표 도시로 도약시키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용산은 100만평에 가까운 공원과 한강, 남산을 가졌다. 문화예술인도 많이 거주하며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을 제외하고도 중소 갤러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가 들어서기 전에도 용산은 한강을 거점으로 지방의 세곡을 유통하던 상인들의 주무대였다. 용산역 일대는 과거 청과물에서 전자제품으로 품목을 바꿔 유통 거점으로 호황을 누렸다. 한강대로를 사이에 두고 ‘K뷰티’의 원조 아모레퍼시픽과 ‘K뮤직’의 산실 하이브가 있다. ●한남동 카페 거리·용리단길 등 ‘핫플’ 용산엔 국립중앙박물관·리움미술관·블루스퀘어의 전시, 공연 공간이 있다. 고궁과 조선시대 유물이 가득한 사대문 안과 달리 일제강점기와 미군이 주둔했던 근현대사의 흔적도 남아 있다. 한남동 카페 거리를 걷다 보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사운즈S, 맥심플랜트, 패션5 등 유행을 주도하는 ‘핫플레이스’를 마주치게 된다. 용리단길, 삼각지 대구탕 골목 등 노포 거리와 같은 이색 상권이 용산공원과 닿아 있다. 최근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은 K컬처에 대한 호감 덕분에 실제 콘텐츠에 노출된 장소를 방문하고 소개된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한다. 구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실은 중급반, 고급반 수요가 훨씬 많고 대중 음식과 거리가 있는 ‘화전 만들기’와 같은 요리 교실도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AI·ICT에 K컬처 융복합… 신성장 동력 박 구청장은 자신이 영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외국인에게 지역의 관광자원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14명을 용산역사박물관에 초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일 외국어 도슨트로 나서 광복절의 의미와 철도 산업기지로 성장한 지역의 역사, 박물관 전시품, 용산공예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올해는 지역에 있는 51개 주한외국대사와 대사 부인을 초청해 용산이 가진 매력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는 “2024년 용산을 특징 짓는 단어는 개발이다. 하지만 용산이 보유한 잠재력을 개발로 한정하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용산 지역은 근현대사 유산부터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K컬처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문화자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이라는 물리적 변화에 예컨대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에 K컬처를 융복합하는 산업 거점으로 거듭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라며 “용산이 대한민국 100년 먹거리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의 심장부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 ‘합천박물관에 신라시대 국보 떴다’ 국보순회전 한창

    ‘합천박물관에 신라시대 국보 떴다’ 국보순회전 한창

    경남 합천박물관에서 ‘국보순회전 : 모두의 곁으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합천군은 지난 5일 개막한 전시가 오는 7월 21일까지 이어진다고 7일 밝혔다.‘금관과 금방울, 어린 영혼과 함께하다’라는 부제를 단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주최하고 합천군과 국립진주박물관이 공동 주관한다. 전시에서는 신라 금령총에서 출토된 교과서 속 보물인 금관과 금허리띠, 금방울을 볼 수 있다. 장애인·비장애인, 어린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에는 국보순회전 분위기를 더할 문화공연과 이벤트 놀이도 진행한다. 합천박물관 잔디광장에서 여는 행사는 벌룬쇼, 매직쇼, 버블쇼, 마술쇼, 통기타 남매가수 공연, 재즈공연, 청소년 댄스 등 주제도 다양하다. 포토존·타투스티커, 버블체험, 벼룩시장 등도 함께한다. 장용준 국립진주박물관장은 “합천군민과 인근지역 주민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지역박물관에 편하게 와서 누구나 국보급 문화유산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번 ‘국보순회전’을 통해 합천박물관이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 연꽃처럼 피어난 삼성 3代 ‘미술 사랑’

    연꽃처럼 피어난 삼성 3代 ‘미술 사랑’

    “이번 기획전을 준비하는 데 5년이 걸렸습니다.” 4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만난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오는 16일 폐막을 앞둔 한중일 불교예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을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전시된 작품 92건 중 해외에서 빌려온 작품이 52건이나 된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클리블랜드미술관 등 해외 유명 미술관을 일일이 접촉해 한국 작품뿐 아니라 중국, 일본 작품까지 들여왔다. 한중일 작품을 한데 모아 놓았을 때 각국 작품 스타일을 확연하게 알 수 있고 한국 작품이 가진 우수성도 더 빛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노력 덕분에 지난 3월 27일 개막 후 지난달 말까지 총 6만명이 동아시아 불교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었다. 삼성에 따르면 이번 기획전은 호암미술관이 불교미술을 주제로 다룬 세 번째 전시회다. 1998년 ‘극락왕생의 염원을 담은 미술-아미타전’, 2016년 ‘세 가지 보배: 한국의 불교미술’과의 차이점은 불교미술을 ‘여성’이란 관점에서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과거 척박한 환경 속에서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던 여성을 진흙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청결하고 고귀한 존재로 피어나는 연꽃에 비유했다.이번 전시회가 주목받은 건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 전시회이기도 하지만 ‘백제의 미소’(금동관음보살입상·해외 개인 소장),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1-7’(삼성문화재단 소장) 등 최초 공개된 작품도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고려 시대 국보급 작품인 ‘나전국당초문경함’(불경을 집어넣는 통)도 전 세계에 단 6점만 남은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도 이병철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다시 돌아와 이번 기획전에 함께 전시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비즈니스 파트너 등과 이번 전시회를 다섯 차례 찾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일행들이 ‘감지금니묘법연화경’ 작품을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게 이 회장이 직접 ‘디지털 돋보기’(손가락을 벌려 확대하는 기능)를 시연하기도 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도 이 전시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병철 창업회장부터 이재용 회장까지 3대에 걸친 미술 사랑을 한눈에 보여 주는 전시회”라고 말했다.
  • ‘인왕제색도’ 등 서화유물만 4차례 교체 전시… ‘어느 수집가의 초대’ 오늘 개막

    ‘인왕제색도’ 등 서화유물만 4차례 교체 전시… ‘어느 수집가의 초대’ 오늘 개막

    “서화류는 자외선에 약해서 자외선 총량을 계산해서 한달 보름인 4일부터 7월 14일까지 첫번째 서화를 전시한 뒤 완전 교체해서 7월 16일부터 8월 18일까지 또다른 서화유물을 공개합니다. 빛에 쉽게 손상되는 서화를 보호하고, 더 다양한 작품을 제주에 소개하기 위해서 큐레이터들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박진우 국립제주박물관장은 4일부터 8월 18일까지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을 개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개막하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보 ‘인왕제색도’는 6월 한 달간만 감상할 수 있으며, 보물 ‘추성부도’는 7월 16일부터 8월 11일까지만 선보인다”면서 “제주땅을 밟는 이들 작품들은 언제 또 다시 제주를 밟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많은 도민들이 찾아와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선 ‘인왕제색도’에 이어 정약용이 쓴 ‘정효자전·정부인전’, 김홍도의 추성부도, 장승업의 ‘웅혼하게 세상을 바라보다’ 등 서화 교체 전시만 4회여서 최소 4차례 이상 N차 관람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 관장은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딛고 문화적으로 소외받던 제주도민들이 문화 향유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반갑고, 기증품이 기증되면서 문화유산이 전국 곳곳서 활용되고 기증자의 뜻이 제주에까지 미치게 됐다”면서 “특히 국립제주박물관과 이건희 기증품의 인연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화산석으로 깎아낸 제주 동자석과 문인석 55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관해 동자석 정원을 이곳에 꾸렸다. 이건희 기증품을 국립박물관 상설 전시에 활용하는 건 제주가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기증 1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국립제주박물관 전시는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2만 1693점에서 문화유산 국보, 보물 16건 26점을 포함해 360여점을 엄선해 제주도민을 만난다. 포장과 운반에만 5박 6일이 걸릴 정도로 특급운송해 마련되는 전시다.특히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와 인연이 깊은 모사본 서첩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를 1934년 사진으로 공개된 이래 90년 만에 처음 실물을 공개한다. 박 관장은 “故 이건희 회장은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긴다’라는 말을 남겼다”면서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제주 도민의 문화향유권이 더욱 증진되고 더 많은 국민이 우리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향유하여 일상을 풍요롭게 가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2022년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개최했다. 같은 해 국립광주박물관, 2023년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은 이 전시를 토대로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순회전을 열었다. 제주 전시는 전국 국립박물관 중 5번째이며 향후 춘천박물관 순회전을 끝으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 이건희컬렉션 제주 순회전, 개막 한달만에 2만명 관람 흥행질주

    이건희컬렉션 제주 순회전, 개막 한달만에 2만명 관람 흥행질주

    이건희컬렉션 제주 순회전이 개막한 지 한달 만에 누적 관람객 2만명을 돌파했다. 4일 제주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기준(관람일 31일) 이건희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유감(時代有感)’ 누적 관람객이 2만 1673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제주도립미술관의 전체 관람객수 7만여명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로 불과 한달 만에 ‘이건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은 “개막 첫날 1000명에 근접한 948명이 방문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등 하루평균 699명꼴로 이건희 컬렉션을 다녀갔다”면서 “지난해말부터 4개월간 열린 앙리 마티스&라울뒤피 명화전이 총 3만 2000명이 관람한 것과 비교해도 2배 넘는 관람객”이라고 밝혔다.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노년층 관람객 수가 많은 게 흥행 비결로 꼽고 있다. 한달간 2만 1673명 관람객 가운데 유료 입장객(도민 입장료 1000원·일반인 2000원)은 1만 3400여명에 달하며 무료 입장은 8000명이다. 공무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오는 7일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완화와 문화예술 소양 함양을 위해 이건희컬렉션을 관람한다.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그의 수집품 2만 3000여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지역순회전을 통해 기증과 나눔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켰다. ‘시대유감(時代有感)’이라는 타이틀로 한 제주 순회전은 근대~현대미술이 망라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50점을 중심으로 해 한국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작품 80여점을 4개의 섹션-‘시대의 풍경, 전통과 혁신, 사유 그리고 확장, 시대와의 조우’로 구성했다. 지난 4월 23일 개막한 이번 순회전은 오는 7월 21일까지 90일 동안 계속된다. 한편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4일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이 개막됐다. 오는 8월 18일까지 이어지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대표 문화유산 국보, 보물 16건 26점을 포함해 360여점이 전시된다. 제주도립미술관 이건희컬렉션이 근·현대 미술 중심의 회화작품 위주의 전시라면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은 고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국보, 보물, 서화 등 문화유산 등으로 꾸며졌다. 이중 국보 지정 문화유산인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고려불화 등은 도내 최초 공개된다.
  • 첩첩산골 고달픈 삶과 설움…관객 울리고 웃기는 ‘아리아라리’

    첩첩산골 고달픈 삶과 설움…관객 울리고 웃기는 ‘아리아라리’

    강원 정선아리랑이 영국에서 울려 퍼진다. 정선군은 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뮤지컬 ‘아리아라리’가 오는 8월 열리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참가한다고 31일 밝혔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매년 8월 중순부터 3주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축제다. 혼자 부르면 구슬프고 여럿 부르면 흥겨워 정선아리랑은 대한민국 아리랑의 원류로 토속 민요를 대표한다. 예부터 정선 사람들은 하루하루 고달프고 쓸쓸한 삶을 담았다. 특히 첩첩 산골에 묻혀 사는 설움, 시집살이에 대한 버거움, 어리거나 늙은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구성진 가락으로 엮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은 “긴 아리랑 가사에 다 담지 못하는 삶의 응어리는 ‘엮음아리랑’으로 불렸다”며 “앞부분은 가사를 이야기하듯 촘촘 엮어가다가 뒤에서는 다시 긴 아리랑 가락으로 부르는 엮음아리랑은 해학과 흥겨움의 골계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정선아리랑은 혼자 부르면 구슬픈 느낌이지만 여럿이 돌아가면서 부르면 흥에 겹다. 느리게 부르면 구음(口音)에 가깝고, 빠르면 부르면 랩(Rap)을 연상케 한다. 성역은 단7도(Dominant7)로 비교적 좁다. 최고음과 최저음의 폭이 크지 않고 선율이 늘어져 누구나 귀에 익으면 즉흥적으로 가사를 만들어 붙일 수 있다. 정선아리랑은 출가한 남녀, 소리꾼, 떼꾼, 화전민, 장돌뱅이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전해진 정선아리랑은 1971년 12월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됐다. 진 소장은 “정선아리랑은 삶의 소리이자 사랑의 소리이고 희로애락을 담는 큰 그릇과 같다”면서 “구전심수(口傳心授)로 살아 불리는 정선아리랑은 우리나라 아리랑의 보존과 전승의 이정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연극·무용·음악·영상 콜라보…오감만족 ‘75분’ 뮤지컬 ‘아리아라리’는 7년 전인 2018평창동계올림픽 한중일 전통극 공연 축제에서 초연했다. 이후 서울 국립국악원(2019년), 함안문화예술회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2020년), 대한민국 대표축제 박람회(2021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립중앙박물관(2022년) 등 전국을 돌며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호주 애들레이드 축제에 참가해 ‘연극 및 뮤지컬 부문 주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리아라리’는 조선시대 아우라지 처녀, 총각의 사랑 이야기와 정선 떼꾼들이 경복궁 중수를 위해 한양으로 가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고향의 소중함을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연극을 중심으로 음악, 무용, 영상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새롭게 재장착한 아리랑, 나무꾼들의 목도소리, 사시랭이, 지게 춤 등 전통적인 소리와 몸짓으로 엮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75분 동안 이어진다. ‘아리아라리’를 연출한 윤정환 감독은 “음악 중심인 뮤지컬과 시청각적 감각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퍼포먼스의 특성을 혼합해 ‘뮤지컬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며 “세계인 즐기는 공연이 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뮤지컬에서 듣는 고품격 클래식…황홀하고 찬란한 ‘파가니니’

    무대 위에 선 파가니니가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온 세상에 음악은 딱 이곳에만 존재한다는 듯이 그가 바이올린을 켜는 순간 유려하고 화려한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숨을 멎게 하는 연주가 끝나면 말 그대로 악마에게 홀린 것 같은 황홀경이 찾아온다. 21세기에 들어도 이렇게 엄청난데 실제 파가니니는 정말 얼마나 대단한 연주를 했을까 싶다. 뮤지컬 ‘파가니니’가 다른 보통의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명품 연주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파가니니’는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음악만을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하고 진실한 열정이 담긴 불꽃 같은 삶을 화려한 음악과 함께 풀어낸다. 파가니니는 아직 종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시대에 그를 시기하는 인물들로부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아들 아킬레 파가니니가 고향의 성당 무덤에 묻으려 하던 계획이 막혀 오래도록 싸우게 된다. 실제로 아킬레가 교황청에 탄원을 거듭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876년에야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뮤지컬은 아킬레가 교회에 막혀 아버지를 제대로 묻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해 파가니니의 인생을 펼쳐낸다. 재능이 워낙 뛰어난 파가니니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었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천재 예술가 옆에는 늘 그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이라 파가니니 역시 순수하게 음악가로서 활동하기가 만만치 않다. 작품은 파가니니가 겪었던 시련들을 중심으로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꽃피웠던 그의 연주 인생을 보여준다. 공연 중에 바이올린 줄이 끊어지고도 연주를 해내는 에피소드나 빚을 자신의 연주로 갚아주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 등은 파가니니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돋보이게 한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만은 끝까지 남았다”고 하는 대사는 파가니니가 얼마나 음악에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천재 음악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파가니니’는 음악적인 측면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파가니니 역을 맡은 배우들이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데 클래식 음악이 뮤지컬과 잘 만난 덕에 듣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필요한 장면에 맞게 다양한 음악적 변주가 이뤄지고, 배우들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 속 공연을 보는 느낌도 든다. 7인조의 라이브밴드 연주는 제작진이 음악에 얼마나 공들였는지를 느끼게 하는 요소다.실제 파가니니의 곡이 여럿 나오는데 하이라이트 장면의 ‘카프리스 24번’ 연주는 저장해놓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감동이 크다. 연주에 맞춰 화려한 조명까지 보태지면서 앞서 전개된 서사가 이 장면에서 정점을 이뤄 오래 남는 여운을 전한다. 파가니니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주변 인물의 서사까지 탄탄하게 엮어 이야기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앙상블의 군무와 화음이 초반부터 자주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고 음악적으로도 다른 작품보다 수준이 높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가장 빛났던 예술가의 삶을 찬란한 음악과 함께 빚어내 뮤지컬이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김은영 연출은 “‘파가니니’는 누가 악마인지, 누가 악마이길 바라는지, 누가 악마여야 하는지 각자 욕망을 향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파가니니’는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에도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진한 감동을 남긴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 절규의 시대, 뭉크의 뭉클한 위로… 105일 대장정 막 올랐다

    절규의 시대, 뭉크의 뭉클한 위로… 105일 대장정 막 올랐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105일(휴관일 제외)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사전 개막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을 비롯해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대사 등 각계 고위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 장관은 “결핍은 어느 시대이건 불타는 예술혼의 연료로 작용하며 이것이 예술의 본질이자 우리가 예술을 계속하는 이유”라며 “이번 전시를 찾는 관객들이 고통과 불행에서도 꺾이지 않는 정신, 어둠에서 빛을 보고 죽음에서 삶을 되찾는 역설, 예술이 지닌 위대한 힘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빈 대사는 “노르웨이 문화 정체성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뭉크를 서울신문 120주년 기념 전시로 소개해 줘 감사하다”며 “한국과 노르웨이 수교 65주년을 맞이한 해에 이번 전시가 큰 기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오는 9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뭉크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유럽 밖 최대 규모로, 뭉크 미술의 최고 권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을 포함해 전 세계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곽 사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언론사인 서울신문은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뭉크전을 기획했다”며 “불행했던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예술로 승화시킨 뭉크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실존의 의미에 대한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아름다운 비밀

    [정은귀의 詩와 視線] 아름다운 비밀

    당신이 보는 흙은 그냥 흙이 아니오. 그건 우리 조상들 피의 먼지요, 그분들 살의 먼지요, 뼈의 먼지이니. 우리는 다른 인디언이 그걸 빼앗지 못하도록 싸우고 피 흘리고 죽었고 백인들을 도우며 싸우고 피 흘리고 죽었지요. 만약 당신이 자연의 흙을 찾고자 하면 땅 표면을 파고 아래로 내려가야 할 것이오. 땅의 윗부분은 크로의 것이기 때문에요. 이 땅은 그대로, 내 피요, 내 죽음입니다, 이 땅은 신성하기에 나는 어느 한 부분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1936년, 북미 원주민 크로족의 말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드리니 선생님은 마당에서 풀을 뽑고 있었다고 말씀하신다. 선생님의 마당에는 색색의 꽃들이 가득하다. 올봄에 꽃이 유난히 아름다웠다고. “꽃이 예쁘게 잘 피니까 풀도 예쁘게 무성하더라.” 선생님의 말씀은 그대로 내게 그날의 가르침이 된다. 풀이나 꽃이나 다 같은 대지, 같은 바람, 같은 햇살을 받고 자란다는 것. 뜰에 예쁜 꽃만 피어나기를 바랄 수는 없다는 것. 그렇다고 풀을 그냥 놔둘 수는 없을 것이기에 아마 선생님은 풀도 꽃처럼 다정하게 보시면서 쪼그리고 앉아 풀을 솎아내고 계실 것이다. 풀과 꽃이 알록달록 어우러진 선생님의 뜰을 생각하며 집으로 향하는 길, 이번에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6월부터 10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전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이 열리는데 이와 관련된 일이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많은 이들이 사라진 종족으로 생각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한때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은 미 대륙에서 절멸에 가까운 학살의 역사를 지나서도 살아 있다. 살아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지금 이 세계에서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만나게 될지, 그들의 세계, 그들의 가치를 들여다보는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설렘 가득한 기다림의 나날이다. 북미 인디언들은 이 세계의 조화, 평등한 관계를 중시한다. 그 세계관은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땅과 물, 대기, 햇살이 모두 사람들과 함께 이 세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주체다. 몬태나주에 살던 크로족의 이야기는 땅을 재산 가치로 바라보지 않고 그 땅에 살다 간 조상들의 숨결과 함께 바라본다. 흙이 그냥 흙이 아니라 우리 조상의 피와 살과 뼈가 삭아서 내려앉은 것이란다. 그러니 대지의 모든 부분이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땅을 정복과 소유의 대상으로만 아는 우리에게 크로족 인디언의 말은 이 세계에 숨어 있는 비밀을 드러낸다. 서로 싸우기도 하고 돕기도 하는 이 세계의 전장에서 거저 주어진 것은 없다는 것을. 꽃이 아름다운 계절에 풀도 무성하듯이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세상에 깃들여 있다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이 땅은 먼저 살다 간 이들이 목숨 바쳐 소중하게 지킨 곳이라는 것을. 우리가 잊고 사는, 슬프고 뭉클한 그래서 나누어 가져야 할 아름다운 비밀이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