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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나물 반찬을 먹으며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나물 반찬을 먹으며

    벚꽃이 진 자리에 난 연두색 어린잎이 봄바람에 하늘하늘 움직이는 계절, 뜨거운 햇빛에 비치는 잎 색에 눈이 부시는 지금 이 계절이면 도심에 사는 친구들은 봄 식물을 보러 나를 찾아온다. 식물을 가까이에서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어 경기도 외곽에 작업실을 두어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나는 통에 그나마 식물 덕에 나도 오랜만에 반가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근처 국립수목원을 한 바퀴 산책하고, 자연사박물관을 가고, 동네 소농부들이 내놓은 농산물을 파는 로컬푸드마트에도 들른다. 친구들은 이 여정을 일명 ‘일일 식물 여행’이라 말한다. 마지막엔 내가 좋아하는 산 중턱의 작은 식당에 가 밥을 먹는다. 평범한 한정식집. 반찬으로 계절마다 다른 여러 종류의 나물이 나오는 곳. 식탁 위엔 언뜻 보아 다 똑같이 생긴 녹색 잎이 여러 개의 접시에 담겨 있고, 친구들은 젓가락을 들어다 놨다 맛을 보다가 내게 자신이 먹은 게 무슨 나물인지 묻는다. 그럼 나는 이건 “방풍나물이야” 하고 대답하고, 방풍나물은 어떤 꽃을 피우는지, 열매는 어떻게 생겼는지, 또 그런 식물이 이런 맛을 내는구나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는다. 식물 여행이 식사 시간까지 이어지는 셈이다.언젠가 식물학자인 동료들과 간 식당에서 나온 초록색 나물 반찬에 “이거 시금치나물인가 보다”라고 했더니 “아냐, 맛은 그런데 잎 식감이 참나물인 것 같아”, “시금치 맞는데?” 하며 의견을 나누다가 누군가 “잎 좀 펴봐. 식별해 보자”라며 접시에 쭈글쭈글 말려 있던 잎을 고이 펴서 잎 형태가 참나물임을 확인한 적이 있다. 나는 동료들의 그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졌는데, 나 역시 다른 곳에서 명이나물을 먹으며 울릉도에서 보았던 명이나물 꽃의 형태와 명이나물이 속해 있는 알리움속 식물을 연구하시는 분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식물 공부가 재밌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언제 어디서든 식물을 접할 수 있다는 것.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마트나 시장에 가서도 나는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대상을 만날 수 있다. 지난주엔 미팅 겸 식사 약속이 있어 서울 도심의 한 식당에 갔다. 직원분께서 식탁 위에 차려진 반찬들을 가리키며 반찬 이름과 재료를 설명해 주셨다. “이건 어수리 나물 무침이에요.” 어수리. 내게 익숙한 이름이다. 어수리는 작년 농촌진흥청의 요청으로 관찰해 그렸던 식물이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 ‘어수리’라는 이름을 얻은 이 식물은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먹는다. 향기가 독특하고 식감이 좋아서 나물뿐만 아니라 국이나 밥에도 넣어 먹는다고 했었다. 내가 그림으로 그렸던 대상 개체는 경북 영양 일월산 자락에서 자란 어수리였는데, 영양의 것이 전국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편이라고 했었다. 물론 내가 그린 건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잎뿐만 아니라 꽃과 열매도 함께였다.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운 흰 꽃까지 피우는 식물. 이건 어수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수리 말고도 식탁 위에 차려진 두릅, 냉이, 쑥, 유채나물, 민들레 모두 알고 보면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는다. 물론 고사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고사리는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이다. 나는 식탁에 차려진 봄나물들을 보면서 이들의 꽃과 열매를 떠올렸다. 보랏빛으로 익어가는 동그란 두릅나무의 열매와 5월 한강변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의 꽃, 요즘 매일 길에서 만나는 흰색 냉이와 노란 서양민들레의 꽃. 우리는 어수리와 두릅과 유채를 먹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잎, 말하자면 이 식물들의 한순간을 맛보는 것이다.이들은 식탁 위의 반찬이기도 하지만 한방에서는 귀한 약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어수리는 혈압을 내리고 중풍이나 두통, 진통을 완화하는 데 이용돼 왔고, 내가 좋아하는 두릅은 진통제, 이뇨제로도 쓰인다. 몇 년 전부터 그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약용식물들 중 상당수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나물들이 많았다. 가을과 겨우내 그림을 그리면서 봄이 오면 나물을 많이 먹어야지 생각하곤 했다. 특히 쑥은 한방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이용되는데, 쑥 로션과 토너, 샴푸, 비누, 최근에는 향수나 향초도 만들고 있다. 쑥전을 먹으면서 쑥을 정유해 넣은 디퓨저 상품에 들어가는 쑥 세밀화를 그리던 시절을 떠올렸다. 오늘 아침에는 쑥국에 돌나물 물김치를 먹으며 생각했다. 누가 심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운 풀이 내 아침 식탁에 올라 맛있는 반찬이 되어주고, 또 아픈 누군가의 귀한 약이 되고, 몸을 씻는 비누와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이 되어준다는 것. 이보다 놀라운 발명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 경남도수목원, 31일까지 희귀 특산식물 특별전

    경남도수목원, 31일까지 희귀 특산식물 특별전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은 15일 우리 식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경남수목원 방문자 센터에서 31일까지 ‘한반도 희귀 특산식물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특별전은 우리나라 남부지역 산림연구 중심지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과 희귀 특산식물 보전연구 메카 국립수목원이 한반도 희귀식물 및 특산식물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공동으로 기획했다.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Red List·멸종위기 동식물 보고서)에 등재된 미선나무, 금강초롱꽃 등 우리 나무 12종과 우리 풀 21종을 비롯해 한반도 희귀·특산식물 이미지와 설명자료 30여점을 전시한다. 새끼노루귀, 께묵 등 수목원에서 보전하고 있는 희귀식물 10여종도 직접 볼 수 있다.수목원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담아, 우리 식물의 아름다움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배달해 주는 ‘경남의 희귀식물 그림엽서’도 무료로 나눠 준다. 유재원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장은 “희귀 특산식물 특별전이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벚꽃/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벚꽃/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서해 바다를 지척에 두고 한강과 임진강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 파주 영어마을 근처로 이사한 게 5년 전이다. 큰아이는 파주역 뒤편 부대에서 포병으로 군 생활을 하던 동생을 보러 가자고 했다. 멀어서 싫다고 파주땅 이사에 어깃장을 놓던 엄마를 큰아이는 그렇게 꼬드겼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다 모른 척하고 들른 마을에는 사월의 벚꽃이 정신이 아득해지도록 눈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온갖 꽃나무가 흐드러진 앞산 옆 귀퉁이, 조각배처럼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살림을 옮긴 건 그로부터 딱 2개월 뒤다. 유난히 싱거운 겨울을 청산하고 고개를 내민 ‘벚꽃 캘린더’가 반갑다. 지난 20일 한 기상관측 업체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3월 22일 제주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하루 뒤인 23일 부산으로, 열흘 남짓 뒤인 4월 4일에는 서울로 밀고 올라온다는 소식이다. 약 한 달 뒤면 목멱산방 주위 서울 남산 구석구석은 물론 문산으로 이어지는 자유로 변까지 눈부신 벚꽃이 뒤덮을 것이다. 국화(國花)나 다름없이 벚꽃을 사랑하는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1월 중순 개화 시기를 점쳤다. 꽃망울을 터뜨릴 때부터 만개에 이어질 때까지를 지역별, 날짜별로 꼼꼼하게 예측했다. 4월이면 열도는 ‘하나미’(花見)로 들썩인다. 일본 사람들은 전국 수천 군데의 벚꽃 명소로 쏟아져 나와 가족, 연인 등과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봄이 데리고 온 손님을 맞는다. 벚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필 때보다 질 때 더 확연하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라는 유명 가수의 노래도 있지 않은가. 매 소절 말미마다 고음으로 휙휙 치닫는 선율이 마치 바람에 몸을 맡겨 하늘로 떠오르는 벚꽃잎을 연상케 하는 노래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면 불거지던 벚꽃의 ‘원산지 논쟁’이 올해는 잠잠할까 궁금해진다. 1908년 프랑스인 신부 타케가 제주도에서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한 이후 100년 넘게 한국과 일본이 다퉈 온 논쟁이다. 한국은 제주의 그것과 비슷한 형태의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일본이 아니라 한라산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를 근거로 ‘제주 원산지론’을 펼쳤다. 물론 일본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국내 두 대학 연구진이 국립수목원과 함께 제주 왕벚나무의 인접 종과 일본 도쿄대 부속 식물원에 있는 자국 최초의 왕벚나무의 표본을 확보해 유전체(게놈)를 해독한 결과 ‘두 나무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서로 다른 식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왕벚나무가 됐다거나 그 반대라는 주장은 유전적 근거가 없음이 밝혀진 셈이다. 벚꽃의 꽃말은 ‘순결·절세미인’이지만 우리에게는 한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였다. 줏대없는 정치인을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벚꽃잎에 비유해 ‘사쿠라’라고 불렀다. 일본의 상징임을 염두에 두고 벚꽃을 대놓고 노래하지 못하던 것도 불과 십 년 전 안팎이다. 하지만 “제주 왕벚나무는 제주 것이고 일본의 왕벚나무는 일본 것이다. 나무에 국적이 어디 있겠느냐”는 연구진 발표처럼 올봄에는 벚꽃과 관련된 모든 논쟁을 끝낼 일이다. ‘벚꽃 엔딩’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말이다. cbk91065@seoul.co.kr
  • 인도 총리, 김해시에 불교 신성목 ‘석가모니 보리수’ 후손 기증…2014년 이어 두번째

    인도 총리, 김해시에 불교 신성목 ‘석가모니 보리수’ 후손 기증…2014년 이어 두번째

    경남 김해시는 최근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석가모니 보리수’ 후손을 선물했다고 24일 밝혔다. 2000년 전 허황옥을 시작으로 한 한국과 인도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방한 첫날인 지난 21일 허성곤 김해시장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나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에 있는 석가모니 보리수의 어린 묘목을 기증했다. 이 묘목은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가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 구역에서 득도할 때 주변에 있던 보리수의 직계 후손이다. 이런 연유로 인도에서는 불교의 3대 신성목(神聖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인도가 2014년 한·인도 우호의 상징으로 ‘석가모니 보리수’를 우리나라에 기증한 적이 있지만, 특정 도시에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해시는 강조했다. 인도는 그동안 태국, 스리랑카 등 7개국에 선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한국은 두 그루의 석가모니 보리수를 선물받은 유일한 국가가 됐다. 김해시는 석가모니 보리수를 국립수목원 열대온실에서 일단 키운 후 김해시로 옮겨와 일반에 공개한다.김해시는 인도와 특별한 관계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현재 김해시 일대에 있었던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은 인도 출신으로 나온다. 허황옥은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에서 배에 파사석탑 등을 싣고 건너와 김수로왕과 혼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허황옥을 매개로 허황옥 출신지로 추정되는 인도 아요디아시와 200년 자매결연을 하는 등 인도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지난해 12월 주한인도대사를 만나 이런 역사적 인연을 강조하며 석가모니 보리수 기증을 건의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입춘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복수초와 매화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머리론 아직 봄이 멀었다는 걸 알면서도, 한편 꽃들도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봄이 빨리 오지 않으려나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는 계절이다. 매실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봄꽃 나무들이다. 그중엔 미선나무도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일할 때 좋아하던 관목원 언덕배기에는 미선나무 서너 그루가 있었다. 이름도 미선. 초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나의 친구 이름과 같아 어쩐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미선’은 사실 열매가 ‘미선 부채’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수목원의 미선나무는 흰 꽃을 피웠다. 전국적으로 종종 분홍빛이거나 상아색을 띠는 개체도 있으나 수목원의 것은 미색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이들은 어느 해엔 3월에 꽃을 피우기도, 또 어느 해에는 4월에야 꽃을 피우기도 했다. 꽃이 희고 작아 눈에 띄지 않을 것만 같으면서도, 이 계절에는 다른 모든 것이 흑빛이라 그 안에서 이들의 백색 개화가 유독 빛나 보였다. 미선나무의 진한 꽃향기가 퍼지듯 수목원 내에 이들 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미선나무 꽃을 보러 산책을 나왔다. 그러면 꽃 주위를 뱅 둘러싸고 사진을 찍거나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1속 1종의 한국특산식물이고, 그래서 연구자들에게 유독 애틋하게 여겨졌다.내 외장 하드에도 2009년부터 매해 찍어 둔 미선나무 꽃 사진이 있다. 한국특산식물이니 언젠가는 그려야 하겠지란 일념으로 기록해 둔 것이다. 미선나무의 꽃은 꽃잎이 보통 다섯 개지만 여섯 개인 것도 있다. 암술은 1개, 수술은 2개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나리처럼 암술이 수술보다 긴 장주화와 암술이 수술보다 짧은 단주화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다른 식물들이 연둣빛 잎을 틔우고 화려한 봄꽃을 피울 즈음이면 미선나무 꽃은 지고, 여름이 되면 연둣빛 열매가 옅은 분홍색으로 익기 시작한다. 장주화와 단주화가 고르게 있어야 열매가 많이 달린다. 다들 미선나무의 꽃을 좋아하지만 나는 여름의 열매를 가장 좋아한다. 아름답다기보다는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색. 옅은 연두와 분홍의 열매는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그 안에는 두 개의 종자가 익는다. 안타까운 건 이들의 내역을 잘 아는 사람이나 연구자 외에는 수목원의 미선나무를 그냥 지나치기 일쑤란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띌 만큼 나무가 거대하거나 꽃이 화려하지도 않고, 우리 음식이나 약으로 활용되는 일도 없어 아직 사람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식물일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층위에서 미선나무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산식물 대부분은 희귀식물임과 동시에 멸종위기식물이기 때문에 보존을 위한 증식부터 자원화 연구까지 연구자 외에도 비전문가와 지자체 등에서 이들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미선나무 자생지 중 5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주 자생지인 충북 괴산군에서는 매해 미선나무 축제가 열린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선나무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점점 알려지고, 대량 증식 연구 끝에 도시 관상수로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관상식물로서의 가치를 넘어 화장품이나 세제 원료로 활용되기 위한 연구, 음식 냄새를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품으로서의 연구 등 미선나무의 기능성을 증명해 도시로 가져오는 데에 몰두하는 중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 360종 중 미선나무는 가장 적극적인 연구의 대상인 셈이다. 언젠가 이탈리아 정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사회자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식물원에 있는 거대한 담벼락을 소개하며 원래 처음 식물원을 만들었을 때는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아 담을 만들지 않았으나, 식물원 식물의 약용 효과가 하나둘 연구되고,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식물원에 식재된 식물들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나중에 담을 세웠다고 했다. 이 정도는 과하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수목원의 미선나무나 그 옆의 매자나무, 앵도복사나무의 존재를 알아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달 말 미선나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특산식물에 관한 산림청 주최 심포지엄도 열린다. 삼월엔 괴산미선나무축제도 있다. 한국특산식물은 우리나라에만 있기에 우리는 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반대로 우리는 이 식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행운 또한 가진 셈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을 미선나무축제에서 우리는 이들을 보고 즐길 수 있는 행운을 가졌으니, 그 행운을 많이 누리길 바란다.
  •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비규제지역 알짜 단지로 각광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비규제지역 알짜 단지로 각광

    남양주 진접읍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며 그 수혜단지인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비규제지역 단지로서의 가치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조정지역의 청약조건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가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의 관심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 단지는 민간택지로서 조정대상지역에 해당되지 않는 남양주 진접읍 부평2지구에 들어서 다양한 부동산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실제로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1순위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집의 소유 및 세대주 여부에 따라 청약에 제한이 생기는 것과 달리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셈이다. 전매제한 기간도 짧아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높다는 평이다. 소유권 이전등기시까지 제한되기도 하는 조정대상지역과 달리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당첨자발표일 6개월 후부터 전매가 가능해 단기 투자에도 적합하다. 특히 진접읍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데다 추후 3기 신도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전매가 자유로운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가치는 한층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거여건이 뛰어난 입지조건도 자랑거리다. 국립수목원을 비롯해 광릉숲, 왕숙천 등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단지 앞의 부평초, 병설유치원, 도보 거리의 진접중학교까지 우수한 교육여건도 갖췄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 이마트, 진접도서관 등 진접지구의 인프라를 비롯해 인근으로 조성될 3기신도시의 탄탄한 생활인프라까지 공유할 수 있다. 개발호재도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한 3기 신도시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생활권은 공유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 큰 인기가 예상되며 오는 2021년에는 4호선 연장선 진접선 진접역(예정)이 개통 예정이어서 서울 접근성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도 47호선 우회도로의 공사도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며 3기신도시 발표와 함께 GTX-B노선도 속도를 내고 있어 보다 탄탄한 광역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우수한 단지 설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33층, 총 10개동 1,15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진접 지역에 10년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이자 진접 최고층을 자랑하는 브랜드 대단지로서 지역을 대표할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한 모든 세대를 전용면적 59~84㎡의 중소형 평면으로 구성해 실수요의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단지 중앙의 정원 공간 더샵 필드 등의 다양한 특화설계로 완성도를 높였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현재 진접읍 내각리에서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아의 방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에 종자 288점 영구 저장

    ‘노아의 방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에 종자 288점 영구 저장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31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시드볼트’에 한반도 주요 야생식물 종자 288점을 영구 저장했다고 밝혔다.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외 야생식물종자를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 종자 저장시설이다. 연중 항온항습(영하 20℃·상대습도 40% 이하) 상태로 유지되며 총 200만점 이상의 종자를 보존할 수 있다. 현재 국립수목원 등 23개 기관에서 기증한 3000종, 4만 6539점의 종자를 보존하고 있다. 보존 종자는 연구 목적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저장 종자는 멸종과 복원 등 특정하게 정해진 상황에서만 꺼낼 수 있다. 이번에 영구 저장된 종자는 정향나무·금강애기나리 등 희귀식물과 태백기린초·산앵도나무 등 특산식물, 지구온난화로 개체수가 줄어든 고산식물인 주목·구름체꽃 등이 포함됐다. 김용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은 “시드볼트에 보존된 종자는 사라져가는 종을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 종자은행 구축과 대체 서식지 마련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올해 축구장 8000여개 면적의 사유림 매수

    산림청은 산림의 공익기능 확대와 국유림 경영·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올해 539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8000여개 면적의 사유림 5821㏊를 매수한다고 16일 밝혔다. 매수 대상지는 국유림과 인접해 국유림 확대가 가능한 지역과 관련 법률에 따라 용도가 제한된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 보호구역, 국립수목원 완충 구역, 제주 곶자왈 등이다. 매수 산림은 기능별로 경영계획을 수립해 산림자원 육성과 산림생태계 보전, 산림휴양 등 국유림 정책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1996년부터 사유림 매수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19만 1446㏊를 매수했다. 이를 통해 1996년 21.7%이던 전체 산림 면적 대비 국유림 비율이 2018년 말 현재 25.9%로 상승했다. 또 국유림 확대계획를 마련해 2050년 34.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사유림 매수제도를 정비하고 매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강대석 국유림경영과장은 “올해부터 공익임지 매수를 늘려 산림의 가치를 높이고 산림 편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포스코건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2월 분양 앞두고 수요 관심 UP

    포스코건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2월 분양 앞두고 수요 관심 UP

    포스코건설이 2019년 남양주 첫 번째 더샵 아파트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분양을 준비 중인 가운데, 남양주 일대에 잇따르고 있는 굵직한 교통호재가 단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가 들어서는 남양주 진접 일대는 쾌적한 환경과 풍부한 생활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서울로의 접근성이 떨어져 저평가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철도 노선 등의 교통 호재가 잇따르면서,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예정이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 현재 남양주 진접 일대에서 추진 중인 신규 노선만 해도 4호선, 8호선, GTX-B 등 3개에 달한다. 가장 진척속도가 빠른 것은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 복선전철 사업이다. 오는 2021년 개통 예정으로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동~진접읍 금곡리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기존 1시간여가 소요되던 당고개까지의 거리는 1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동시에 서울 도심으로도 4~5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GTX-B노선은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남양주 진접 일대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GTX-B 노선 등의 광역교통망을 우선적으로 확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GTX-B노선은 경기 마석에서 별내, 청량리, 서울역, 인천 송도까지 수도권을 횡단하는 노선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도심권까지 약 30분대면 이동할 수 있어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입주민 역시 한층 손쉬운 서울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오픈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저평가된 진접지역의 단지로서 우수한 생활여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높은 상황에서 서울로의 접근성까지 개선되면 향후 큰 폭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2지구에 공급되는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인근에 진접지구가 위치해 홈플러스, 이마트 등의 상업시설은 물론 진접도서관, 학원가 등의 교육시설까지 다양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위치하며 하나로마트, 국립수목원, 오남저수지 등도 가까워 뛰어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33층, 총 10개동 1,15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모든 세대를 수요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84㎡의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했으며 단지 중앙에는 정원 공원 더샵 필드를 조성해 단지 내부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특화설계 및 평면구성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남양주 진접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3기 신도시와 인접한 만큼 풍부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가운데, 3기 신도시의 후광효과를 먼저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와 함께 발표된 판교테크노밸리 2배 규모의 자족용지 조성은 그 배후주거 단지로서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가치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3기 신도시 대비 합리적인 수준에 책정될 분양가도 큰 경쟁력 중 하나다. 더불어 이번에 지정된 3기 신도시는 추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양주 더샵퍼스트시티는 비조정지역 단지로서의 경쟁력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단지는 비조정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청약 1순위 자격자라면 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할 수 있으며,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이면 자유롭게 전매가 가능하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2월 중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진접읍 내각리에서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지난 9월의 어느 날, 학교로 가는 택시 안에서 라디오가 흘러나왔다. 라디오 DJ는 청취자들에게 상품이 걸린 퀴즈 하나를 내고 있었다. “지금 한창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죠. 그렇다면 북한의 국화는 무엇일까요?” 뜻하지 않은 식물 이야기에 반가워하며 나는 마음속으로 정답이라 생각한 함박꽃나무를 외쳤고, 그 순간 DJ는 한마디를 더했다. “식물 이름을 정확히 맞혀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DJ는 퀴즈의 답을 안내했다. “북한의 국화는 바로 목란이죠. 정답은 목란입니다.” 나는 의아했다. 목란이 정답이라면 내가 생각한 함박꽃나무는 오답인 걸까. 목란과 함박꽃나무. 무엇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사실 목란과 함박꽃나무는 같은 식물이다. 크고 두툼한 흰 꽃잎에 붉은 수술이 많은, 언뜻 보아도 탐스럽고 화려한 함박웃음 같은 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함박꽃나무,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른다. 라디오 DJ는 스태프들로부터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신호를 받았는지 잠시 뜸을 들인 후 함박꽃나무도 정답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원예학을 함께 공부한 나의 동기들 중에는 정원가나 조경가, 플로리스트와 같이 원예식물을 주로 다루는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화려한 색과 형태의 원예식물에 익숙해져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너무 소박하고 잔잔하다는 편견을 가진 이들도 종종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그들에게 함박꽃나무 사진을 보여 주며 우리 야생화 중에도 이토록 탐스럽고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식물이 있음을 이야기하곤 했다.사람들의 생각은 다 같은 건지, 북한의 김일성은 함박꽃나무의 탐스러운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 식물을 북한의 국화로 지정했다. 가끔 외신에 등장하는 북한 인물 사진 배경에 함박꽃나무 패턴의 벽지나 그래픽이 보이는 건 우리나라의 무궁화처럼 이들이 북한을 대표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이라 부르고, 되레 우리가 작약이라 부르는 식물을 함박꽃이라 부른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북한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은 많다. 최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생물종목록과 북한의 조선식물지의 식물명을 조사했고, 남한과 북한에서 부르는 식물명의 절반이 다르다는 결론이 나왔다. 1속 1종의 개비자나무를 북한에서는 좀비자나무, 쥐똥나무를 검정알나무, 백송을 흰소나무, 라일락을 큰꽃정향나무로 부른다. 이처럼 대개 북한의 식물명은 우리말로 순화한 이름이거나 나한송과 라한송, 연꽃과 련꽃처럼 두음법칙에 의한 차이, 그리고 우리나라의 ‘무궁화’와 북한의 ‘무궁화나무’처럼 식물명 뒤에 ‘나무’나 ‘풀’이 더해지거나 빠지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식물을 연구할 때 국명보다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 이름인 학명이 주로 쓰이지만, 우리가 북한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착각에 식물명도 같을 거라 생각했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식물을 이야기할 여지가 충분하다. 함박꽃과 목란과 작약처럼 말이다. 최근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로 식물 주권이 강화되면서 자생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이 국가 경제에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식생이 이루어져, 백두산을 사이에 둔 중국과 식물 주권을 겨루게 될 것이다. 이미 나고야 의정서가 발의된 직후 중국은 전국의 식물학자들을 모집해 대대적으로 백두산의 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 종의 신종과 미기록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와 한반도를 공유하는 북한의 식물명 현실을 인식하고, 긴 시간을 두고 그 간격을 좁혀 나가야 할 것이다.나는 지금 며칠 후에 있을 전시를 위해 전 세계에서 북한에서만 자생한다는 금강인가목을 그리고 있다. 물론 북한의 산과 들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이들의 생체를 관찰해 그리지는 못한다. 다만 100여 년 전 한 식물학자가 북한 금강산에서 반출해 영국 에든버러왕립식물원에 분양·증식한 것을 2012년에 우리나라 국립수목원에서 가져왔고, 그 개체를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릴 뿐이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차를 타고 몇 시간만 가면 볼 수 있는 거리에 자생하는 이 식물을 100년의 시간을 지나 미국과 영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온 개체 사진으로밖에 확인하지 못한다는 게 참 아쉬었다. 지금은 직접 생체를 관찰하고 해부해 이 종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을 기록해내지 못하지만, 언젠가 직접 이들이 자생하는 곳에 가 더 많은 개체를 관찰해 지금의 기록에서 갱신된 연구 결과를 수정·추가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 추가 공급 물량 입주자 모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 추가 공급 물량 입주자 모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생활권인 경기도 남양주 장현5 2블록에서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한다.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은 전체 4개동, 전용면적 16∼36㎡ 870가구 규모다. 이번에 공급(임대)하는 물량은 2018년 5월 최초 모집 이후 계약 포기 등으로 인해 나온 추가 공급 물량이다. 행복주택은 주거비 부담이 큰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임대 주택이다. 소득 활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소득ㆍ자산 기준만 충족되면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 접근성이 좋은 서울 생활권 아파트라는 점이다. 앞으로 서울 접근성은 한층 더 좋아질 전망이다. 단지에서 가까운 진접지구 내에 당고개역과 진접역을 잇는 4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47번 국도와 진접-퇴계원을 연결하는 도로도 예정돼 있다. 교육여건도 좋다. 우선 장승초ㆍ진접중학교가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이 가능하다. 또한 진접도서관이 지척에 있어 입주민이 학습공간이나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기 편리하다. 주변 주거환경 또한 쾌적하다. 단지 오른쪽으로는 왕숙천과 천마산이, 왼쪽으론 용암산이 각각 위치해 있어 힐링 라이프를 누릴 수 있고, 광릉 국립수목원, 오남저수지, 에버그린파크 등도 이용이 편리하다. 여기에 홈플러스ㆍ이마트 등의 대형마트가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남양주북부경찰서(2019년 예정)ㆍ장현생활체육시설 등도 단지와 인접해 있어 거주편의성이 높다. 입주자 맞춤형 내부 구조와 설계도 눈길을 끈다. 남양주 장현 행복주택은 입주 예정자 특성에 따라 16A㎡ 338가구는 빌트인 구조로, 16C㎡ 9가구의 경우는 주거약자용 빌트인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26B㎡ 18가구, 36B㎡ 44가구는 주거약자용 설계가 각각 적용됐다. 빌트인 구조인 16㎡은 가스쿡탑ㆍ냉장고ㆍ책상ㆍ책장 등이 제공돼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주거약자용 세대는 편의시설인 반침장과 현관 욕실안전손잡이, 욕실 포켓도어가 제공된다. 36㎡부터는 거실 겸 침실, 침실1 구조로 설계됐다.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시티설도 특화 설계가 적용됐다. 고령자를 위한 대형 경로당을 비롯해 대학생 등 젊은층의 창업과 취업 상담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기 각각 입주한다. 신혼부부를 위해 단지내 어린이집도 갖춰진다. 입주자격은 대학생(취업 준비생)ㆍ청년ㆍ신혼부부ㆍ고령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학생은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입ㆍ복학 예정자가 입주 대상이다. 취업 준비생은 대학 또는 고등학교 졸업 또는 중퇴한지 2년 이내인 사람으로 미혼이고 무주택자로 본인, 부모합계소득이 평균소득 100% 이하인 사람에게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청년계층은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한 기간이 총 5년 이내이며, 미혼이고 무주택자인 자로 해당세대의 합계소득이 평균소득 100%이하로 본인은 평균소득 80% 이하인 사람에 입주 자격을 준다. 신혼부부계층은 혼인 중인 무주택 세대 구성원, 또는 예비 신혼부부로서 입주 전까지 혼인사실을 증명할 수 있고, 혼인으로 구성될 세대가 무주택자여야 한다. 또한 주택 공급 신청자의 혼인 합산 기간이 7년 이내이고, 세대 합계소득이 평균소득의 10% 이하로 한정된다. 고령자는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기간이 계속하여 1년 이상으로 만 65세 이상인 무주택 세대 구성원으로 세대 합계소득이 평균소득의 10% 이하인 경우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주거급여 수급자는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기간이 계속하여 1년 이상이면 가능하다. 임대료는 주택형과 입주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16A㎡는 입주자가 소득이 없는 경우 보증금 1428만원에 월세 6만6000원이며, 소득이 있는 경우는 보증금 1512만원에 월세 7만원이다. 주거급여 수급자를 위한 16B㎡는 보증금 1230만원, 월세 5만7000원이며 고령자를 위한 주거약자용인 16C㎡는 1596만원, 월세 7만4000원이다. 26A㎡의 겨우 입주자의 연령, 소득 여부 등에 따라 보증금 1890만∼2394만원, 월세 8만8000∼11만1000원으로 다양하며 고령자를 위한 26B㎡는 보증금이 2394만원, 월세 11만1000원이다. 신혼부부용 36A㎡는 보증금 3360만원에 월세 15만6000원, 주거약자인 고령자용인 36B㎡는 보증금 3190만원, 월세 14만8000원이다. 입주는 내년 6월 24일부터 60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보다 자세한 사항은 LH청약센터에 게시된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릉숲친구들’ 창립···생태계 보고 지킴이 자처

    ‘광릉숲친구들’ 창립···생태계 보고 지킴이 자처

    각 분야 전문가와 남양주시민들로 구성된 ‘광릉숲친구들’이 사단법인으로 창립했다. 광릉숲친구들은 8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조광한 남양주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고 9일 밝혔다. 이 단체는 내년 부터 사업비가 2배 증액된 광릉숲축제를 주도하는 등 숲이 더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운영위원인 한양사이버대 장진택 교수는 “자동차 소음 대신 음악소리가 들리는 숲, 멸종위기 천염기념물 크낙새가 돌아온 숲, 시민이 가꾸어 가는 숲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창립식에 참석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광릉숲친구들 요청으로 최근 2회 방북해서 북한관계자들과 크낙색 복원사업에 대해 논의했다”며 광릉숲친구들의 크낙새 복원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광릉숲과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숲길 관리, 숲 오염요인과 외래식물 침입 방지, 자연프로그램 운영 등을 광릉숲친구들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NC문화재단은 1000만원의 후원증서를 전달했다. 광릉숲은 경기 의정부, 남양주, 포천에 걸쳐 면적이 2238㏊에 달하며 조선시대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진 뒤 550년 넘게 보호·관리되고 있다. 천연기념물 등 식물 6000여 종과 동물 4000여 종이 서식한다. 소리봉 주변 서어나무 군락지는 국내 하나뿐인 천연 학술보존림으로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광릉숲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여권 재발급 온라인 신청 2020년부터 도입

    2020년부터 여권 재발급에 대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외교부, 산림청, 해양경찰청은 여권 신청을 포함해 국민 편의를 제고하는 대국민 서비스 프로세스 개선안을 마련해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정부는 여권 발급 신청의 60%를 차지하는 재발급 신청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관청을 두 차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창구 접수에 따른 대기 시간을 없앨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2020년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에 맞춰 여권 재발급에 대한 온라인 신청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립수목원 관람 예약 방식도 바뀐다. 산림청은 현행 관람일 기준 31일 전 예약 방식에서 2개월 단위 예약제로 변경하고 예약 부도(노쇼) 방지를 위해 예약 변경과 예약대기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연간 입장 제한 인원 기준에서 성수기 관람 인원을 늘리고 비수기 인원을 줄이는 ‘성수기 탄력 총량제’ 도입 등을 통해 더 많은 국민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수목원 관람 예약과 주차 예약을 연동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주차장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해소하도록 권고했다. 해양경찰청은 낚시어선 승선자 명부 작성을 기존 수기에서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대공원 전시동물의 78%, 평균수명 못 채우고 폐사

    서울대공원이 송명화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전시동물 중 최근 3년간 폐사한 동물은 262종 466수다. 이 중 평균수명 전 폐사한 동물이 364수로 전체 78%를 차지하며 평균수명을 다하고 폐사한 경우는 102수로 불과 22%에 그치고 있다. 5수 중 4수가 평균수명 전에 폐사했다는 것이다. 또한 폐사동물 466수 중 사고외상으로 폐사한 경우가 109건으로 전체 23.4%나 차지하고 있는데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73수 중 31수(18%), 2017년 164수 중 39수(24%), 2018년 10월 현재 129수 중 39수(30%)로 해마다 사고외상 폐사율이 증가하고 있다. 3년간의 폐사 동물에 대한 자산 가치는 2016년 16억, 2017년 11억, 2018년 10월 현재 14억으로 무려 41억에 달한다. 특히 올해 6월과 8월에는 2억 5천만원의 자산가치를 가진 아시아코끼리 2마리가 각각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폐사,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감사에서도 동물 관리부실에 따른 폐사가 이어진 사례들이 송 의원에 의해 지적됐다. 일례로, 7천5백만원 자산 가치를 가진 오랑우탄의 경우 어미의 수유행동 부족으로 인한 기아로 낳자마자 0세에 폐사했다. 또, 2천7백만원 자산 가치를 가진 남아메리카물개의 경우 30세의 평균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18.6세에 폐사했지만, 기록상에는 사인이 노령에 의한 폐사로 적시되고 있는 등 전반적인 관리의 허술함이 지적됐다. 송명화 의원은 평균수명 전 폐사, 사고외상 폐사 등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과 원인분석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지적, 효율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멸종위기 동물 보전을 위한 사업도 미미한 실정이다. 유전자 분석연구의 경우 유전자원 보관실적, 유전자분석실적 및 성감별실적, 개체 인식칩 실적 등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생식세포․체세포은행 및 인공번식연구의 경우는 생식세포은행 보관실적은 2014년 이후 한건도 없고 체세포 보관실적 역시 2015년 이후 한건도 없어 현재 중단된 상태이다. 멸종위기종 연중 번식생리주기 연구 성과 역시 최근에는 미미한 상태이다. 국내외 식물 수집․연구사업 또한 그 동안 자체예산을 편성하여 연구한 실적은 전혀 없다. 올해 산림청(국립수목원) 연구비 4천만원을 받아 위탁연구사업을 추진 중일 뿐이다. 송 의원은 멸종위기 동물 보전연구와 국내외 식물 수집․연구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연구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편성하여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대공원은 2014년 9천2백만원의 예산을 편성, ‘백년을 바라보는 서울대공원 비전수립 연구용역’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에 따라 2015년 1억9천3백만원의 예산으로 ‘서울랜드 친환경 무동력 테마공원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 8천만원의 ‘동선체계 용역’, 7천2백만원의 ‘곤돌라 설치 타당성 및 적격성 조사 용역’ 등 총 4억3천7백만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용역을 시행하였으나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재정 투입이 곤란하다는 이유 등으로 현재까지 어떠한 비전수립도 못한 채 모든 연구용역 결과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2017년 2억5천9백만원의 예산을 또 편성하여 2018년 말까지를 기한으로 ‘비전실행 전략 수립 용역’을 시행 중에 있다. 송명화 의원은 그 동안의 예산낭비 부분을 지적, 이번 용역은 꼭 실효성 있는 전략이 수립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대공원에 들어서면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이 종합안내소다. 이 종합안내소는 1984년 건평 2천 5백평 규모에 40억원이 넘는 건축비를 투입해 건설되었으며,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그런데 2004년부터 현재까지 14년 동안이나 활용방안을 제대로 찾지 못하여 텅 빈 채로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정말 마음 아픈 일”이라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 ‘비전실행 전략 수립 용역’에 따라 획기적인 활용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만금에 해안형 국립수목원 조성

    전북 김제시 광활면 새만금 개발지역 농업생명용지(6공구)에 151ha(건축 연면적 2.1ha) 규모의 국립새만금수목원이 들어선다. 총사업비 1530억원이 투입될 이 수목원은 해안형 수목원이다. 국내외 해안 생물자원 수집, 증식을 통한 희귀·멸종 해안 식물 보전과 방염·방풍·염생식물 연구와 전시를 통한 선진 생태·문화 환경 제공을 목적으로 조성된다. 산림청은 8일 국립새만금수목원 부지에서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식물, 토목 등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과 전북도, 김제시 등 유관기관 담당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적정 수종 도입방안과 해풍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풍림 배치방안, 명소화를 위한 랜드마크 도입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은 간척지라는 특수환경에서 조성되는 만큼 염분, 해풍 등 식물의 생장 제약을 극복하는 효율적인 관리기술이 사업 성공의 핵심요소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산림관리, 식물보전, 토목시공 등 각계 전문가를 기본계획 단계부터 참여시켰다. 산림청은 식물자원의 보전·활용 전초기지라는 수목원의 본래 기능 외에 새만금지역의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이종건 수목원 조성사업단장은 “과거의 산림녹화 성공 경험을 간척지에도 재현하려면 다양한 분야 전문가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수목원을 성공적으로 조성해 새만금지역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계수나무 향기를 맡으며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계수나무 향기를 맡으며

    수목원에서 일하는 동안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계절은 초가을이었다. 꽃이 피거나 열매가 아름다운 색을 띠는 때도 아닌 이 어정쩡한 계절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 수목원을 가득 메우는 달콤한 향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가을 소풍 온 어린이들이 솜사탕이나 과자를 먹고 지나갔나 싶었는데 곧 그 향기는 수목원의 한 나무에서 나는 거란 걸 알게 됐다. 열대 온실 앞의 거대하고 노란 계수나무에 다가갈수록 그 향기가 유독 짙어졌기 때문이다.재밌는 건 그 향기가 계수나무에 꽃이 피거나 열매가 열리거나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 아니라 낙엽이 떨어질 때 즈음 짙어져 가을 내내 옅은 향기를 낸다는 것이었다. 그 원인을 찾으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단풍잎과 떨어진 낙엽을 주워 코에 가까이 갖다 대고 냄새를 맡아 봤지만 딱히 어디에서 나는 건지 찾을 수 없었다. 동료 식물학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낙엽이 떨어질 때 나는 걸로 보아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향기의 원인인 분자가 방출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계수나무가 일본 원산이니 일본에서 연구하지 않았을까 싶어 논문을 찾아봤고, 그 향기의 원인은 잎이 낙엽으로 떨어져 부서지면서 잎에서 방출되는 말톨이라는 분자에 의한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온전한 형태의 잎에서 향기의 출처를 알 수 없었던 게 당연했다. 실제로 말톨은 설탕을 태워서 캐러멜 만들 때 방출되는 분자이기도 하다. 계수나무에서 솜사탕이나 달고나 냄새가 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디를 가든, 서울의 공원과 가로수의 계수나무에서는 수목원의 그들만큼 짙고 강한 향이 나진 않았다. 국립수목원의 계수나무는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돼 식재된, 우리나라 계수나무들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는 걸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이들은 중국과 일본 원산이다. 학명의 종소명도 ‘자포니쿰’이고 일본에서는 흔히 ‘가쓰라’라 부른다. 이들은 중국과 일본에 분포하다 1860년대 일본이 미국과 교류가 많아지면서 일본의 식물이 북미에 소개돼 서양에서도 널리 재배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통해 처음 소개됐고 현재 도시의 정원수나 가로수로 식재돼 ‘하트 모양 잎의 나무’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러니 도시의 계수나무가 사랑받는 건 내가 좋아하는 그 달콤한 향기보다는 귀여운 하트 모양의 잎 때문인데, 잎이 하트 모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내가 관찰한 바로는 달걀형의 잎도 난다. 물론 이들도 꽃이 핀다. 잎이 나기 전 꽃부터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암꽃은 가느다란 암술이 3~5개 나고 수꽃은 수술이 7개 이상 많이 달린다. 꽃잎이 없다 보니 다른 식물만큼 꽃이 화려하지 않고 작아 고개를 올려 나뭇가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하기에 사람들은 계수나무 꽃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 나도 꽃을 그리기 위해 수년에 걸쳐 봄이면 계수나무 가지를 올려다보았다. 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가 나고 그 안에 날개가 달린 씨앗이 들어 있다. 씨앗은 바람을 타고 날아 번식한다. 흔히 계수나무 하면 수정과에 넣어 먹는 계피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계피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중국 육계나무의 수피일 뿐 계수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계수나무의 ‘계’자가 독특해 이런 오류를 자주 일으키는데, 달에 계수나무와 산토끼가 산다는 내용의 동요 또한 우리가 아는 그 계수나무로 해석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있다. 달에 얽힌 중국의 설화에서 유래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오는 ‘계’라는 나무에 해당하는 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계수나무 외에도 육계나무나 달에 사는 계수라는 뜻의 월계수, 중국에서는 ‘계화나무’라고 부르는 목서 등 몇 가지 후보군이 있는데 정확한 종이 무엇인지는 국어학자와 식물학자가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계수나무는 우리나라 자생식물도 아닌 데다 식별이 쉬워 굳이 그림 기록을 그릴 필요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주요 식물만 기록하는 게 정답일까? 나 아닌 누군가, 혹은 이미 외국에서 그렸겠지 하는 마음이 식물세밀화의 본질, 종 다양성을 기록하도록 하는 것에 반하게 될까 싶어 올가을엔 우리나라에 사는 계수나무를 관찰해 그렸다. 점점 옅어지는 계수나무 향기를 맡으며 붉게 물든 단풍잎을 마지막으로 기록을 마쳤고, 이들은 내게 식물세밀화라는 책임과 함께 달콤한 냄새로 위안을 주었다. 식물은 내게 늘 일과 위안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 호랑이숲 멧돼지·고라니는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른다?

    호랑이숲 멧돼지·고라니는 호랑이 무서운 줄 모른다?

    경북 봉화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포만감에 야생성 잃어 ‘으르렁’ 잠잠 인근 농경지 멧돼지 출몰 피해 속출 웃픈 현실에 호랑이 금식령 내리기도국내 최초로 조성된 자연형 호랑이 방사장인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 지척에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대거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6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 정식 개장한 수목원 호랑이 숲(면적 4.8㏊, 축구장 7개 크기)에는 지난해 2월 서울대공원과 국립수목원에서 입양한 ‘두만’(17세 수컷), ‘한청’(13세 암컷), ‘우리’(7세 수컷) 등 호랑이 세 마리가 5월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숲 가장자리엔 탈출을 막기 위해 6m 높이 철조망과 전기 울타리를 쳤다. 호랑이들은 매일 오전 9시 30~50분 사육동에서 방사장으로 출근해 오후 5시쯤 퇴근한다. 방사장은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호랑이가 시속 60㎞로 질주하거나 날고기를 우걱우걱 씹는 모습을 볼 순 없다. 원래 야행성이지만 오랜 동물원 생활로 야생성이 마모돼서다. 밤에는 사육동에서 잠을 잔다. 수목원 측은 야생성을 조금이나마 키우려고 하루 한 끼 저녁 식사로 닭 4~5㎏, 소고기 1.5㎏을 먹이고 월요일마다 금식을 시킨다. 야생 호랑이는 사냥감으로 포만감을 느끼도록 습식을 하고는 다 소화될 때까지 3~4일 굶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목원 호랑이들은 밤낮을 따질 것 없이 거의 울부짖지도 않는다고 한다. 김민정 백두대간수목원 대외협력팀 대리는 “자기 영역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라 외부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 곧잘 울부짖는데, 편안한 환경인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랑이들끼리 친숙해 서로 공격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랑이 숲 인근 농경지에는 야생동물인 멧돼지와 고라니들이 마구 설쳐대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전재경 백두대간수목원 산림동물관리팀 수의사에 따르면 심지어 백두대간수목원 안에도 야생동물이 수시로 출몰한다. 이원식 춘양면 서벽3리 이장은 “호랑이 숲과 불과 500m 거리인 우리 마을 농경지에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멧돼지와 고라니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고 귀띔했다. 또 “일부에서 호랑이 숲에 호랑이가 들어와 살면서 이 일대 멧돼지, 고라니를 몰아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경록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사육사는 “호랑이 숲과 가까운 곳에 나타나는 야생동물들이 발정기 때 저음으로 울부짖는 생소한 호랑이 소리에 놀라 일시적으로 경계해 나타나지 않을 순 있다”고 분석했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땅의 상사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땅의 상사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축제인 네덜란드의 큐켄호프에서는 세계의 관상용 알뿌리식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국화이자 세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알뿌리식물인 튤립부터 이른 봄 피어나는 수선화와 크로커스, 꽃 장식에 많이 활용되는 아마릴리스와 나리까지. 땅속 비대한 뿌리를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과 형태를 가진 꽃들을 보면서, 어쩐지 나의 머릿속 한쪽에서 우리나라의 상사화가 떠올랐다.내가 일했던 국립수목원에는 상사화 밭이 있었다. 초봄까지는 땅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잠잠하다가 공기가 따뜻해지는 봄이면 연두색 잎새가 하나둘 솟아올랐다. 여러 개의 잎이 한군데에서 나와 사방으로 펼쳐지면 잎 색도 점점 진한 초록으로 변했다. 그즈음 다른 화려한 봄꽃들에 눈을 돌리다 상사화를 찾으면 잎은 이미 다 지고 사라졌다. 그리고 장마와 무더운 여름을 지내다 보면 어느새 잎이 났던 땅에서 기다란 녹색 꽃대가 올라오고 거기에서 여러 개의 진한 분홍색, 노란색 꽃망울을 짓다가 상사화는 꽃을 피웠다. 진한 분홍색 꽃은 상사화, 노란색 꽃은 진노랑상사화였다. 이들은 여느 식물들처럼 잎과 꽃이 함께 있는 걸 볼 수 없다.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상사화라는 이름도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해 상사병이 걸린다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상사화는 ‘상사화’ 한 종을 일컫기도 하지만, 흔히 상사화속 식물 전부를 아우른다. 속명 리코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리코리스 여신에서 유래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수목원의 상사화를 표본으로 만드느라 뿌리를 캐면 양파 같은 모양의 동그란 뿌리가 나온다. 수선화와 나리처럼 비대한 뿌리를 가진 알뿌리식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동아시아에 한정적으로 분포하고 다른 알뿌리식물들에 비해 최근에 발견됐기 때문에 널리 인간에게 이용되지는 못했다. 처음 이들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건 1897년, 일본에서 발견된 상사화가 유명 식물학 잡지인 ‘커티스’에 소개되면서부터다. 이때 상사화의 세밀화도 함께 기재됐는데, 재밌는 건 이 그림을 보고 유럽인들이 상사화라는 새로운 종이 아닌 기존 아마릴리스의 한 종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상사화의 영어 이름, 매직 릴리(Magic Lily)와 오텀 아마릴리스(Autumn Amaryllis)에서 알 수 있듯 이 둘은 친척(수선화과)인 만큼 형태도 닮은꼴이었다. 지난해 도쿄 자연사박물관에서 큐가든의 일본 식물 소장품 전시가 열렸을 때 이 상사화 그림 원본을 보았고, 그들이 왜 아마릴리스로 착각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은 후에 일본에서 자생하는 상사화속 식물들을 바탕으로 원예 품종들을 육성해 200종 이상의 품종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우리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상사화는 대부분 일본에서 육성하고 증식한 품종들이다. 대만에서는 이들이 새로운 경제작물로 대두되면서 재배면적을 늘려 40ha에 달하는 밭에서 상사화를 일군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붉은 석산 등 상사화속 식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석산을 일본과 네덜란드로 수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숲에는 도시에서 주로 보는 원예종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사화속 식물들이 살고 있다. 그중 위도에서 처음 발견된 위도상사화, 샛노란색의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전남 백양산에서 발견된 주황색 작은 꽃의 백양꽃, 그리고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제주상사화, 이 다섯 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이토록 아름답고 단아한 꽃 색과 형태를 자아내는 상사화 컬렉션이 우리 땅에서만 자생한다는 건 우리에게 참 행운이면서도 한편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상사화는 일본 식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 사는 귀한 상사화의 존재를 아직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수목원의 진노랑상사화를 관찰하면서 그림으로 그린 건 이러한 이유에서였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상사화가 새로운 자원식물로 여겨지면서 자생 상사화속 식물들을 꽃 장식용 절화나 실내 화분, 혹은 도로변이나 골프장의 정원식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알뿌리 식물들처럼 화장품이나 약의 원료가 될 수도 있다. 식물의 형태를 그리면서 머릿속으로는 이들의 미래 또한 함께 그려 본다. 구월 중순엔 전남 영광에서 상사화 축제도 열린다. 큐켄호프와 같진 않겠지만 우리 땅의 상사화가 주인공이 된다는 것, 그들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풍경과 인간의 식물 사랑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내게 큐켄호프 못지않은 설렘을 가져다준다.
  •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울산, 연내 지정 총력전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연내 지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8일 시청 국제회의실에서 허언욱 행정부시장 주재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회의는 국가정원 지정 추진상황 보고와 전문가 자문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이정희 국립수목원 연구사, 홍광표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 김준선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부위원장, 황용득 서울형공공조경가그룹 위원장, 한젬마 아트 젬마 대표 겸 아트디렉트 등 정원 전문가와 태화강 침수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홍제 울산대 교수, 정병룡 경상대 교수, 박태영 한국조경사회 울산시회 회장이 참석했다. 울산시는 회의에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당위성과 국가 정원 품격에 대한 의견, 정원 침수대책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자료를 마련해 연내 국가 정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 5월 30일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해 산림청에 국가정원 지정 신청서를 냈다. 이와 관련, 산림청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당위성과 침수대책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한편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해 지난 4월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를 열었고, 시민 서명운동을 벌여 22만여명의 참여를 끌어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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