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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서울대·부산대 등 국립대 총장들에 “교육의 힘” 강조

    문 대통령, 서울대·부산대 등 국립대 총장들에 “교육의 힘” 강조

    “지역 국립대학이 지역 혁신의 거점 돼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대·부산대 등 국립대 총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지금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온 것이 우리 교육의 힘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인왕실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등 국립대 총장단 24명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립대학에 크게 두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며 “첫 번째는 각 지역에 소재한 국립대학들이 지역 혁신의 거점이 되어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이미 거점 역할들을 하고 계신데 그에 대해선 너무 감사를 드린다.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지역의 모든 혁신은 지역의 국립대학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확실히 지역 주민들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보다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뒷받침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국립대학과 지자체가 중심이 되고 또 지역 사회와 지역 산업계가 함께 갈 때 지역 혁신도 가능하고 지역이 필요로 하는 지역인재 양성도 가능하고 국가균형발전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지역의 혁신들이 모두 모인, 더해지는 총합이 바로 대한민국의 혁신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두번째로 우리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이해 사회나 경제, 모든 면에서 너무나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미래융합형 연구이고 미래융합형 인재양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학문 간 또는 전공 간 심지어는 문과, 이과, 큰 영역에 어떤 벽도 좀 무너뜨린 그런 융합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각 대학들이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시다. 그러나 아직도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이 부분은 우리 정부도 똑같이 문제를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부처 간 칸막이는 국정 전체를 위한 협업에 굉장히 애로로 작용할 때가 많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래서 정부도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는 게 큰 과제이고 대학도 그런 칸막이를 낮추는 것이 과제라는 생각이다. 그 점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더욱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립대학 차원에서 현재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 국면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안에 대한 당부도 하고 싶다“면서 ”아시다시피 요즘 기술의 국산화 또 소재부품 중소기업들의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이런 것이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활동을 더욱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그 점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정부가 R&D 등 또는 지역 예산을 통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시간강사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추후 개선하자는 취지의 강사법이 2학기부터 시행되는데, 그게 역설적으로 강사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어 걱정들이 많다“면서 ”시간강사들의 고용 유지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국내에서는 우리 교육에 대해 참 문제가 많다는 비판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 발전을 이끌어온 것이 우리 교육의 힘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그 중심에 대학들이 있었다. 대학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 한국 교육의 성과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교육이 잘해왔다고 해서 앞으로 4차 산업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교육이 계속한다는, 해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다. 우리 스스로도 혁신하고 변화해나가야만 그런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 중심 역할은 역시 국립대학, 국립대학 총장님들께서 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대 총장 “조국 딸 장학금, 어려운 학생 위한 거라면 문제 있다”

    서울대 총장 “조국 딸 장학금, 어려운 학생 위한 거라면 문제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닐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가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정 총장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대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주최한 오찬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전날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닐 때 장학금을 두 차례 수령한 뒤 휴학계를 내고 재등록하지 않아 제적당했다고 주장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이 받은 장학금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대 총동창회의 장학재단 ‘관악회’가 운영하는 것으로, 신고된 가족 재산만 56억원인 조국 후보자의 딸이 장학금을 받은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곽상도 의원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오세정 총장은 “상황을 보면 누가 추천을 해서 장학금 선정이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른다”면서 “(장학생 선정은) 동창회에서 하기 때문에 동창회에서 그것을 아마 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정 총장은 “장학금 종류가 여러 가지여서 일반 장학금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는 게 맞지만 ‘이공계 학생들에게 줘라’라는 식의 특수 목적 장학금들이 있다”면서 “조국 후보자의 딸이 받은 장학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동창회에서 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 내주 국립대 총장들과 오찬…일본 수출규제 논의할 듯

    문 대통령, 내주 국립대 총장들과 오찬…일본 수출규제 논의할 듯

    19일엔 박삼득 신임 보훈처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2일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비롯해 국립대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다. 17일 연합뉴스는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 문 대통령이 전국 국립대 총장들과 만나 다양한 주제를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 이후 장비·부품·소재 국산화 및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강조한 만큼 오찬에서는 산업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 혁신 방안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또 서울대가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위해 ‘기술자문 특별전담팀’을 꾸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번 오찬에서 구체적인 전담팀 운용 방안이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8일 오세정 총장과 만찬을 하며 AI(인공지능) 및 혁신성장 관련 논의를 한 바 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청와대에서 박삼득 신임 보훈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박 처장은 지난 ‘8·9 개각’에서 피우진 전 처장의 후임으로 지명됐고 지난 16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학 정원감축 ‘자율화’에 교수단체들 “대학 생태계 무너질 것”

    교육부가 대학의 정원 감축을 대학의 자율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의 3주기 대학평가 계획을 발표하자 교수단체들 사이에서 “대학의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은 16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시안에 대해 “서열화된 대학 생태계를 바로잡고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면서 “개별 대학의 서열에만 맞춘 재정지원으로 대학 생태계는 각자도생의 장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1년 진단 시안에는 진단 지표 중 신입생과 재학생의 충원율 비중을 2018년의 13.3%(75점 만점 중 10점)에서 20%(100점 만점 중 20점)로 확대했다. 또 ‘유지 충원율’ 개념을 도입해 진단 결과에 따라 일반 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들은 재학생 충원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충족해야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각 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한 적정 정원을 자율적으로 산정해 감축하고, 자체 혁신을 통해 재학생들의 중도 이탈을 방지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학생들이 수도권 주요 대학으로 쏠리는 현실에서 대학 정원 감축이 지방대와 전문대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교수노조는 “현재의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불균등 발전이라는 현실 아래 지역대학 정원 감축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지역대학의 피폐화는 필연적으로 수도권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학으로서는 정원 감축이 재정 악화와 교육 부실을 초래하고, 끝내는 학생에게 외면당해 퇴출당하는 악순환 고리의 시작”이라면서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신입생 유치에 더 열심인 참담한 현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의 질과 관련된 지표가 전문대에 비교적 완화돼 적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년제 대학에는 ‘전임교원 확보율’이 적용되지만 전문대학에는 ‘교원 확보율’이 적용되고, 구성원 참여·소통 지표의 배점도 전문대에는 비교적 낮게 책정돼 있다. 사교련은 “사실상 전문대 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포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교수단체들은 개별 대학의 생존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지 말고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교육부에 주문했다. 교수노조는 “지역과 대학을 함께 살릴 수 있도록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공영형 사립대 육성, 국립대학 네트워크의 구축, 고등교육재정확충 정책을 확고히 병행 추진해야 한다”면서 “대학의 부정·비리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철저한 감사와 고발을 통해 책임 당사자의 책임을 엄하게 묻고 그 외의 구성원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가리산 전투의 주역’ 이병문 예비역 해병대장 별세

    ‘가리산 전투의 주역’ 이병문 예비역 해병대장 별세

    제9대 해병대사령관을 지낸 이병문 예비역 해병대장이 15일 오전 별세했다. 90세. 1950년 해병대 소위로 임관한 고인은 6·25전쟁 당시 진주지구, 진동리지구 전투 등에 참전했다. 가리산 전투에서는 해병대 최초 야간공격을 감행해 목표 고지를 점령했고, 이 전공으로 금성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1969∼1970년 해병대 1사단장 재직 기간에 간첩 1명을 생포한 모포리 수색작전과 간첩 2명을 사살한 진전리 작전 등 2회의 대간첩 작전을 지휘했다. 1971년 1월 제9대 해병대사령관으로 취임하며 해병대장으로 진급했다. 해병대사령관이 대장으로 임명된 건 고인을 포함해 제7대 사령관인 강기천 해병대장, 제8대 사령관인 정광호 해병대장 등 모두 3명에 불과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은섭씨와 3남 2녀가 있다. 해병대장(葬)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17일이며, 안장식은 이날 오전 11시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제2묘역에서 거행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아하! 우주] 남극 눈에서 초신성 폭발 우주먼지 발견

    [아하! 우주] 남극 눈에서 초신성 폭발 우주먼지 발견

    -태양계와 성간구름 관계 밝히는 실마리​ 과학자들이 남극의 눈을 조사한 결과, 최근 지구에 떨어진 성간 먼지를 발견했다고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발견은 태양계가 정기적으로 통과하는 성간구름의 신비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구에는 매일 수 톤의 우주먼지가 떨어지는데, 이는 지구 궤도 부근을 지나가는 혜성의 찌꺼기를 비롯해, 소행성 충돌 이나 폭발하는 별에 의해 발생하는 수많은 별 먼지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떨어지는 우주먼지를 즉시로 발견하기는 힘들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나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양계가 주위의 우주 환경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남극에서 발견한 우주 지는 지구에 떨어진 지 얼마 안된 선선한 것인 만큼 이 성간 먼지를 분석하면 성간구름의 신비와 태양계와의 관계에 대해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호주 캔버라에 있는 호주국립대학교 실험 핵물리학자인 도미니크 놀 박사는 “과학자들이 우리의 연구 결과를 이용하여 태양계 주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먼 은하와 별, 태양계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지만, 정작 우리 태양계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그다지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한 상태로 더 많은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비교적 변질이 덜된 순수한 성간먼지 샘플을 얻기 위해 과학자들은 내린 지 20년 이내인 남극의 눈을 약 500kg 모았다. 독일의 코넨 남극기지가 있는 해안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쌓인 눈이었다. 연구원들은 수집된 눈을 뮌헨으로 가져와 녹인 다음 고형물을 걸러내고 잔류물을 소각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빛의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희귀한 방사성 동위원소인 철-60과 망간-53의 존재를 소량 발견했다. 동위원소는 핵에 보유하는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자연에 가장 풍부한 철 동위원소인 철-56은 30개의 중성자를 가지며 철-60은 34개의 중성자를 가진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철-60의 근원은 거대한 별의 임종인 초신성 폭발에서 생성된 것이다. 초신성 폭발은 전 은하가 내는 밝기를 웃돌 만큼 강력한 것으로, 우주 최대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는 철의 10분의 1이 이 철-60 동위원소이다. 그러나 우주선(宇宙線)의 소립자가 행성 간 먼지에 부딪칠 때 철-60과 망간-53이 생성될 수 있다. 그런데 연구원들은 이 메커니즘에서 기대했던 예상치보다 망간-53의 비율에 비해 철-60의 비율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이 철-60이 핵무기나 발전소에서 나온 것인지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러한 출처에서 나온 철-60과 망간-53의 존재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들 방사성 동위원소가 성간 가스와 먼지 구름을 뿌린 근처의 초신성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태양계가 그러한 성간 구름을 통과할 때 우주먼지가 지구 표면에 비처럼 내렸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앞으로 더 오래된 눈과 얼음에서 나온 성간 먼지를 조사해보면 인근 성간 구름의 기원과 구조, 그리고 태양계와의 상호작용의 역사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연구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8월 12일자 '피지컬 리뷰 레터' 저널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포토] 전두환 친필 ‘현충문’, 대전현충원에 34년간 걸려

    [포토] 전두환 친필 ‘현충문’, 대전현충원에 34년간 걸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시민들이 현충탑에 참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1985년 직접 쓴 친필 현판이 30년 넘게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걸려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1
  • 대학 구성원 참여, 교육비리 청산 없는 교육혁신은 ‘공염불’

    대학 구성원 참여, 교육비리 청산 없는 교육혁신은 ‘공염불’

    오늘의 대한민국을 가히 ‘공공성 전성시대’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공공성이 사회적으로 잘 작동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공성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한다는 의미에서 전성시대이다. 사회의 일정한 발전 단계에서 공공성의 결핍을 강하게 느끼고 그것이 발전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 영역에서 특히 공공성 요구가 높은데 미리 결론부터 말하면 공공성이 결여된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대학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이며,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 대학의 진정한 혁신은 대학이 주체가 되고 지역과 정부가 함께 지원하는 노력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교육부도 대학의 혁신을 지원하는 부처로서 거듭나겠다.” 교육부가 지난주에 ‘대학혁신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 말이다. 교육부가 대학을 혁신의 주체로 설정한 것은 옳은 선택이고 큰 변화다. 지난 정권에서 대학과 구성원들이 혁신의 대상으로 간주되어 심하게 핍박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시지탄의 환영할 일이다. 대학의 자율 혁신을 강조하고 대학과 지역의 협력을 통한 상생발전을 제안한 것도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사학 비리는 실제보다 작게 처리되었고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는 생략되었다. 대학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은 당위적 수준의 언급을 넘어서지 못했고 실현 가능성은 더욱 불확실하다. 대학평가 방식과 지방대학 지원 방안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대학서열화 문제는 아예 드러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교육 문제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가? 20년 넘게 끌어온 핵문제는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고 최근 한일 관계는 아베 정부라는 상대가 있기에 어렵다. 그렇다면 고등교육의 혁신을 가로막는 상대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푸는 데 고차방정식이 필요한가? 아니다. 교육 문제는 공공성을 변수로 한 일차함수이다. 교육의 공공성이 확보되면 나머지 문제들이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그런 함수라는 말이다. 교육에서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의미에서 공공성이 국민, 공공복리, 공개와 소통의 세 가지를 의미하는 것이니 교육에서 공공성이란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교육, 국민의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교육, 국민 사이에 공개되고 자유롭게 소통되는 교육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공공성에 반하는 상태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민과 학교 구성원의 참여를 거부하는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상태. 둘째, 국민과 구성원의 공공복리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교육 비리를 저지르는 상태. 셋째, 공개와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을 거부하는 밀실행정의 상태. 이 정도 상태라면 교육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것이다. 교육부는 고등교육의 혁신을 위해서 구성원의 참여, 지자체와의 협력,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는데 공공성을 결여한 대학이 구성원의 자유로운 참여를 권장하지 않을 것이고 지자체나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협력도 추진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강조하건대 고등교육의 혁신을 위한 유일무이한 전제조건은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 비리와 족벌 체제를 청산해야 할 것이며, 그 핵심은 구성원을 교육의 주체이자 운영의 주체로 받아들여 자유로운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없이 교육혁신을 말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다. 비유컨대 진흙 속에서는 연꽃이 피어나지만, 억압과 통제하에서는 교육도 믿음도 창의도 꽃피지 않는다. 유 부총리는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했는데, 나는 이 말에 동의하면서 더욱 구체화하여 구성원의 자유로운 참여를 보장하는 공공성이 보장되어야 대학이 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아울러 고등교육의 혁신이 공공성의 관점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주마가편의 마음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대학을 혁신의 주체로 세워 자율 혁신을 권장하는 교육부의 철학적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기는 정책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요청한다. 원칙적으로 자율은 좋은 것이지만 아무 때나 적용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자율은 강자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논리가 되기도 한다. 경제영역에서 비경쟁적 시장구조가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처럼 대학의 존재구조가 서울과 지방으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자율 감축은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비감축 및 지방대학의 과잉 감축으로 나타나고, 필연적으로 지방대학의 괴멸로 끝나게 될 것이다. 둘째,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대학과 지역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정책에 백분 공감한다. 그러나 이 정책이 향후 4년 안에 12만명 이상의 입학정원이 줄어드는 인구절벽의 대학 대란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는 부적절하므로 다른 대책이 시급하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현재의 서열화된 대학구조하에서 1차로 서울 소재 대학, 2차로 수도권 대학, 3차로 지방 국립대학이 피해간다. 결국, 지방 사립대학에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에서 지방대학이 지자체와의 단기 협력으로 수도권 대학과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구상은 명백히 실현 불가능한 가정이다. 셋째, 대학의 86%가 사립대학이고 상당수 사립대학이 사학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형적인 상황에서 ‘공영형 사립대학’이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사학의 정상화를 추구하기 위한 필수 정책이라는 점에서 적극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 안에서 이 정책에 대한 폭넓은 정책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가 아닌지 묻고 싶다. 공영형 사립대학은 특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학을 그저 대학답게 만들자는 평범한 정책인데 야당의 반대가 아니라 정부 내부의 이견에 발목 잡혀 금쪽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사학의 문제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공영형 사립대학을 위한 극히 소규모의 시범사업도 실행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그 정부를 무슨 정부라고 불러야 할지 자괴감이 든다. 마무리는 자율성 문제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는 것에 할애하고 싶다. 교육기본법과 사립학교법에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법조문의 추상성 혹은 이 표현을 둘러싼 이해관계 때문에 두 가지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첫째 오해. 교육에서 공공성과 자율성이 마치 상호모순적이고 충돌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인데 명백한 오해다. 공공성과 자율성이라는 두 가치는 서로 충돌하는 제로섬 게임의 관계가 아니라 공공성이 앙양될수록 자율성이 확대되는 포지티브섬 게임의 관계이다. 극단적으로, 공공성이 제로 상태라면 자율성이 완벽하게 실현되겠는가? 그렇지 않다. 공공성이 보장될 때 자율성도 충분히 보장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두 번째 오해. 자율성이 마치 이사장이나 총장에게만 부여된 권한인 양 생각하는 것인데 명백하게 아전인수 격의 주장이다. 대학은 법인과 본부 및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수평적 교육공동체이고 이 공동체가 담당하는 교육과 연구 등의 사회적 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따라서 대학에 부여된 자율성은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부여된 자율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공공성과 자율성이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거나 죽은 교육이다. 공공성과 자율성은 상호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력하고 촉진하는 관계이다. 최고의 공공성이 최고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그러므로 공공성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이자 전제 조건이며 또한 고등교육 혁신의 출발점이다. 상지대 총장
  • 인체 움직임으로 전기에너지 만들어 요실금 치료한다

    인체 움직임으로 전기에너지 만들어 요실금 치료한다

    팔, 다리를 움직이는 인체의 기계적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말초신경을 자극함으로써 방광 기능장애로 인해 생기는 요실금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와 싱가포르국립대 공동연구팀은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를 전기 신호를 전환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신경조절 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이번 기술은 말초신경 중 방광 골반신경을 자극해 신경인성 방광으로 인해 나타나는 배뇨장애나 요실금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실렸다. 신경인성 방광은 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방광과 요도 기능장애로 인해 요실금이나 변실금 현상이 나타난다. 기존에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신경자극기를 체내에 삽입하는 방식이 쓰였는데 배터리의 주기적 교체와 수술에 따른 환자의 심리적 거부감 등 문제들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방광골반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소형 신경전극 개발과 함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배터리 없는 장치를 개발했다. 신체 움직임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장치 삽입도 안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합병증 위험은 물론 환자의 거부감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훈 교수는 “마찰전기를 신경자극 실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번 연구는 향후 배터리 없는 인체삽입형 신경자극기 개발에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DGIST 신경질환 치료 새 기술 개발

    신체 내 버려지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를 수집해 마찰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를 개발하고, 이에 신경인터페이스 기술을 접목해 배터리 없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새로운 신경조절 인터페이스가 개발됐다. 앞으로 인체 내 삽입하는 신경자극기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DGIST는 이 대학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팀이 싱가포르국립대학 연구팀과 함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에너지로 신경자극 신호를 발생시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경조절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말초신경 중에서도 방광골반신경을 자극해 배뇨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신경인성 방광을 치료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인성 방광’은 신경질환 중 하나로 방광과 요도의 기능 장애가 주증상이다. 요실금이나 변실금 치료를 위해 개발된 기존의 인체 삽입형 신경자극기로 천추신경을 인위적으로 자극해 과민성방광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신체 내 부작용이나 주기적인 배터리 교체와 같은 한계로, 환자의 심리적? 경제적 부담까지는 해결할 수 없었다. 방광기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방광골반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는 여러 연구가 진행됐지만 신경의 크기가 매우 작고 몸 속 깊이 위치해 있어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상훈 교수팀은 방광골반신경을 위한 신경전극 개발과 함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운동 에너지를 모아 마찰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마찰대전 신경자극소자를 적용해 방광의 배뇨기능을 유도하는 배터리 없는 신경조절 인터페이스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상훈 교수팀이 개발한 신경조절 인터페이스는 유연하면서도 매우 작은 방광골반신경에 안정적인 삽입이 가능해, 합병증 위험이 적다. DGIST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는 “마찰전기를 신경자극 실험에 적용해본 것이 이번 연구의 시작이었다”며 “자율신경계의 일종인 방광골반신경을 마찰전기자극으로 조절하는 기술은 향후 배터리 없는 인체삽입형 신경자극기 개발에 있어 무한한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의 지원을 받은 DGIST 로봇공학전공 이상훈 교수팀과 싱가포르 국립대학 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저명한 화학분야 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6월호에 게재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학 정원 자율화…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한다’ 현실로?

    대학 정원 자율화… ‘벚꽃 피는 순으로 망한다’ 현실로?

    교육부, 재정 지원 미끼로 정원 감축 유도 ‘지방대 강화’ 구체적 방안 없어 우려 커져교육부가 대학의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기기로 방침을 선회하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방대 위상과 역량을 높이려는 정책은 미약한 데다가 재정 지원을 미끼로 정원 감축마저 자율에 맡길 경우 생존이 절박한 지방대에는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 등을 종합해 추산한 대학 신입생 수인 ‘대입가능자원’은 47만 9376명으로, 지난해 기준 대입정원(49만 7218명)보다 부족한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2024년에는 대입가능자원이 37만 3470명으로 줄어 대학 정원의 25%를 채울 수 없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로 지방대와 전문대가 타격을 입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자조가 퍼져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난 6일 발표한 대학혁신 지원방안에는 지방대 강화 정책이 후퇴했거나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공영형 사립대 설립’은 운영 가이드라인 개발 정도만 제시됐다. 지방 사립대에 정부 재원을 투입해 대학의 역량과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방안인데, 교육부가 올해 예산으로 사업비 812억원을 책정했지만 전액 삭감돼 정책연구만 진행됐다. 지방대 및 전문대와 지방자치단체가 컨소시엄을 꾸려 협력 계획을 세우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한다는 방안 역시 “지자체별로 재정 등 여건이 제각각이어서 격차가 클 것”(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공약이었던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이번 혁신 지원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학생 공동 선발, 학점 교류, 학위 공동 수여 등 지방 거점 국립대들을 묶어 위상을 높여 대학 서열화와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자는 취지지만 ‘서울대 폐지론’으로 비화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과제”라면서 “학사연계와 연구협력 수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부는 2021년 시행될 대학 기본역량평가에서는 학생 충원율 평가비중을 높여 대학이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지방대는 반발이 거세다. 재정난을 겪는 지방 사립대일수록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입학 정원 감축에 내몰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황희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요 대학에만 유리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정원 감축을 시장에 맡긴다면 지방대와 전문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영국 셰필드대 AMRC 울산에 분원 설립 추진

    영국 셰필드대 AMRC 울산에 분원 설립 추진

    영국 셰필드대 말콤 버틀러(Malcolm Butler) 부총장이 8일 울산대 오연천 총장을 만나 영국 셰필드대 첨단제조 기술연구센터(AMRC)를 울산에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대는 이날 말콤 버틀러 영국 셰필드대 부총장이 국내 최고 수준의 울산대 산학협력 교육 시스템의 성과를 확인하고, 울산대와 광범위한 공동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셰필드대의 AMRC는 2001년 보잉과 함께 공동 설립해 팩토리 2050, 핵 AMRC, 3D프린팅센터, 금속가공센터, 품질평가인증센터, 바이오 메디컬센터 등 12개 센터를 기반으로 제조 제품 첨단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글로벌 첨단연구를 주도하는 세계적 명성을 지닌 기관이다. 울산시는 지역의 글로벌 첨단기술을 공동 연구할 울산 분원의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조홍래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 이정환 AMRC 한국지부장, 서영준 울산시 예산담당관이 참석했다. 울산시는 그동안 AMRC의 울산 유치를 통해 울산 3대 주력 사업의 기술 역량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한편 영국 셰필드대는 1905년 설립된 국립대다. 지금까지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홍채로 女생식기 질환 확인 뒤 스킨십하라” 교수 발언 논란

    “홍채로 女생식기 질환 확인 뒤 스킨십하라” 교수 발언 논란

    “여성 눈 까뒤집어 홍채 확인하고 시도하라”“男홍채에 노란줄, 간염 보균자니 X대기쳐라”靑 국민청원…공주대·전교조 재발방지 촉구교육원 측 “쉽게 강의한다는 게 부적절한 사례들어”국립대인 공주대에서 진행된 교원 대상 연수에서 일부 강사가 “여성의 홍채 상태로 생식기 질환을 알 수 있으니 스킨십을 할 때 여성의 눈을 까뒤집어 홍채를 확인한 뒤 스키십을 시도하라”는 노골적인 음담패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들은 ‘여성 홍채로 매독·에이즈·생리 상태 등 생식기 질환을 알 수 있다’고 말한 해당 강사의 일부 강연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며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7일 전교조와 공주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전국에서 모인 교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A교수가 ‘사람 블랙박스 건강분석’ 강의를 통해 홍채로 암·뇌졸중 등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했다. 문제의 발언은 질의· 응답이 끝난 이후 A교수가 “선생님들을 모시고 하는 연수이니 특별히 음담패설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한 교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XX대학교 1정연수 중 강사의 음담패설’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A교수가 여성은 홍채를 통해 생식기의 건강 상태와 매독·에이즈·생리 상태 등 병의 유무를 알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므로 남성 교사는 노래방에서 여성과 스킨십하거나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스킨십하고 싶을 때 꼭 여성의 눈을 까뒤집어 홍채 상태를 확인하고 시도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성은 홍채를 통해 B형 간염 감염 등 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여성은 남성과 스킨십을 시도할 때 홍채에 노란 줄이 있으면 간염 보균자이니 ‘싸대기’를 후려치라는 등 교육과 관련 없는 얘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싸대기’는 뺨을 때리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이다.또 “이 강의를 통해 얻은 정보는 여성은 생식기 관리 철저히, 남성은 간 건강 철저히, 스킨십하기 전에 홍채 확인”이라면서 “교원 능력개발과 전문 역량을 높이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사는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교수를 섭외한 공주대 교육연수원을 규탄한다”면서 “연수원 당국은 사과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A교수와 공주대 교육연수원은 이날 오전 교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공주대 교육원장은 “A교수가 사례를 들면서 이해하기 쉽게 강의한다는 것이 부적절한 사례를 들었음을 인정한다”면서 “A교수도 미안하다, 죄송하다며 교원들께 공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어 “해당 강좌를 폐지하고, A교수도 초빙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연수원 차원에서 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원들이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 등에 주안점을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강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4800여명이 공감에 참여했다. 전교조 측은 “해당 강좌 뿐만 아니라 지난 5일 진행된 ‘성희롱 성폭력 예방’, ‘장애아동 학대 예방’ 교육에서도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철저히 조사한 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한국인 1호 특허가 정인호 선생, ‘말총모자’ 민족기업 육성해 독립운동 앞장

    [명예기자가 간다] 한국인 1호 특허가 정인호 선생, ‘말총모자’ 민족기업 육성해 독립운동 앞장

    국가의 명운이 걸린 경술국치 1년 전인 1909년 8월 19일. 통감부 특허국은 정인호(1869~1945) 선생의 ‘말총모자’를 한국인 최초 특허로 등록했다. 한국인 제1호 특허권자인 정 선생은 발명가이자 독립운동에 앞장선 애국지사다. 경기 양주 출신으로 궁내부 감중관과 청도군수를 지냈고 일제 침탈이 가속화되자 군수직을 사직했다. 민중 교육과 산업진흥만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 믿고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는 1908년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하며 민족교육운동에도 힘썼다. 한국과 일본에서 특허 등록한 말총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청량리에 5096평의 공장부지를 마련할 정도로 사업은 번창했다. 단발령 이후 머리를 짧게 깎으며 두발 관리 일환으로 모자가 대중화됐고 화학제품이 없었던 시기 말총 제품은 질기고 깔끔한 소재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특허제도는 일본에 의해 1908년 시행된 한국특허령이다. 일본특허제도를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일본의 권리보호가 목적이었다. 경술국치 후 조선총독부가 설치되자 일제는 한국특허령을 폐지하고 내선일체란 명목으로 일본 특허법을 시행했다. 이에 정 지사는 일본에 말총모자·말총셔츠·말총연초갑 등의 특허를 등록했다. 한국인 1호 특허권자이자 해외 특허등록 1호 주인공인 셈이다. 1911년 ‘105인 사건’에 연루돼 종로경찰서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대한독립구국단을 결성해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조달했고 윤용구·한규설 등 100여명을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던 활동으로 일본경찰에 체포돼 5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정 지사는 광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지만 정부는 독립운동가의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1977년 건국포장)을 추서했고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됐다. 일제에 의한 한국인 제1호 특허가 민족기업을 성장시켜 상해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의 자금원 역할을 한 셈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광복 74주년이다. 특허사에서도 한국인 제1호 특허등록 110주년이자 대한민국 200만 번째 특허 등록을 앞둔 의미 있는 해다. 한국인 제1호 특허가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듯 새롭게 특허 등록될 우리의 발명들이 한국의 혁신성장을 이끌 원동력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 조성수 명예기자 (특허청 대변인실 주무관)
  • 경북대 도서관, 미술전문도서관인 아트도서관과 업무협약 체결

    경북대 도서관은 6일 경북대 도서관 다목적실에서 미술전문도서관인 아트도서관과의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정보자료와 시설, 평생교육 및 도서관 문화프로그램 공유를 통해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다양한 지식정보자원 활용으로 대학구성원과 지역주민들의 문화수준 향상에 상호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협약 주요 내용은 ▲지역사회와의 상생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학술연구정보의 공동 활용과 예술문화 확충을 위한 전시 프로그램 협력 등이다. 아트도서관은 대구에 기반을 둔 국내 첫 미술전문도서관으로, 10만여 권의 미술전문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김강욱 경북대 도서관장은 “앞으로도 거점국립대 도서관으로서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학구성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학습 및 문화 요구에 적극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자전거 타기보다 걷기가 살 빼는 데 더 좋아요

    [사이언스 브런치] 자전거 타기보다 걷기가 살 빼는 데 더 좋아요

    물만 먹어도 살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들기 전 라면이나 치킨, 피자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이들도 있다. 살찌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0년대 초 비만을 ‘체내에 과다하게 많은 체지방이 쌓여 있는 상태’로 각종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병으로 분류했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점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유전적 요인과 생활 방식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관리가 쉽지 않다. 비만 유전자가 있거나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지만 어떤 운동이 효과가 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대만의 국립대만대 공중보건학부, 대만 국립보건연구소, 국립양밍대 뇌과학연구소, 대만보훈병원, 미국 하버드대 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커너스의료센터 공동연구팀은 비만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조깅, 걷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 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만바이오뱅크(TWB)에 등록된 30~70세 한(漢)족 성인남녀 1만 8424명을 대상으로 비만도를 파악할 수 있는 체질량지수(BMI), 체지방비율,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허리-엉덩이비율 5개 지표와 생활습관, 비만 관련 유전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규칙적인 조깅이 체중 관리에 가장 좋은 운동이며 등산, 걷기, 파워워킹, 볼룸댄스, 1시간 이상 요가도 체질량지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면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운동, 수영, 기공운동과 DDR로 알려진 댄스게임은 비만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부 부처 온실가스 감축 소극…국회는 관리대상에 빠져

    국가 온실가스 저감을 주도해야 할 정부 부처들의 감축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회는 온실가스 목표관리 적용대상에서 빠져 있어 배출량조차 파악이 안되면서 국내 온실가스 저감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인 774개 기관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 421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배출량(502만t)대비 19.6%(98만t) 감소한 수치고, 제도를 도입한 2011년(473만t)과 비교해 52만t 줄어든 규모다.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시도교육청·지방공사와 공단·국공립대학·국립대학병원 중 중앙정부가 유일하게 2011년대비 배출량이 증가했다. 정부평가에 감축실적이 반영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감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중앙정부는 2011년 88만 1000t이던 배출량이 2018년 914t으로 되레 3.8% 증가했다. 기준배출량을 초과 배출한 중앙 부처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문화재청, 소방방재청, 농업진흥청, 국가보훈처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환경부는 감축량 98만t 중 71만t을 냉난방 온도 준수와 대중교통 이용, 사무실 격등제 조명 등 생활 속 에너지 절약 방법인 행태개선을 통해 감축한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관심과 실천의 문제라는 것이다. 유호 기후전략과장은 “제도 시행 성과와 해외 사례 등을 분석해 2020년 이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재 권장제도인 목표관리제를 의무제로 전환하고, 지자체·공공기관처럼 각종 평가에 반영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미래 불안에 우울한 ‘대2병’… 시간이 약? 치열하게 극복 노력해요

    “대학생 때가 가장 속 편하고 좋을 때”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 시대 대학생들에겐 과거보다 더 치열해졌다는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에 입학해도 취업이라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거쳐 20세 성인이 된 해방감을 누릴 틈도 없이 1학년을 마치자마자 ‘현타’(현실자각 타임이라는 뜻의 신조어)를 겪으며 ‘대2병’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공이 자신에게 맞는지, 진로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대학에 와서 더 고민이 심해지는 것이다. 지난 4월 구인·구직 업체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4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자신이 대2병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공을 다시 정할 수 있다면 현재 전공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절반도 되지 않는 38.7%만이 지금 전공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다른 전공을 선택(39.9%)하거나 잘 모르겠다(21.5%)고 답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2병을 ‘중2병’이나 사춘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되는 것으로 치부한다. 또 노력하지 않는 ‘요즘 것들’이 엄살을 부리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대2병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대학생들은 대2병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는 ‘관문’이라고 말한다.대2병은 주변의 평범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다. 충남대 심리학과 14학번인 홍석찬(24)씨는 2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한 한기를 휴학했다가 입대한 후 2018년 복학 직후 대2병을 겪었다. 4학년이 돼 일찌감치 직장을 구한 몇몇 여자 동기들이나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홍씨는 “군 입대 전까지는 막연하게 대학원에 가서 석사를 받고 싶다는 목표가 있긴 했지만 막상 주변에서 사회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바심이 났다”면서 “군 입대 전엔 시험 기간이 아니면 친구들과도 곧잘 어울렸는데 지금은 시험 기간이 아니더라도 매일 도서관에서 한두 시간 이상 공부해야 불안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현재 3학년 2학기를 마친 홍씨는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조금씩 대2병을 극복해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여전히 불안하고 답답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홍씨는 “주변에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보면 토기 사진들을 보며 시대별 순서를 외우고, 본인이 지망하는 직무와 관계없어 보이는 컴퓨터 공학 데이터 분석까지 공부한다”면서 “나도 대학원이 아닌 당장 취업을 준비했다면 그렇게 공부해야 했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은 대학 생활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스펙’을 쌓고 대2병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에서 벤처경영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김유진(21)씨의 경우 다양한 대외 활동으로 대2병을 극복하고 있다. 17학번인 유진씨는 “디자인 전공은 실기 등의 수업이 많아 2학년이 되면서 전공에 대한 적성 여부가 다른 학과에 비해 더 정확하게 갈리는 편”이라면서 “2학년 2학기가 되면서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마케팅 분야와 연관이 있는 경영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전공 심화에 따른 불안감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유진씨는 비슷한 시기에 각종 기업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대외 활동을 찾아 적극 참여하면서 그나마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론 토익 점수나 학점 관리,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은 여전히 압박이고 스트레스”라면서 “하지만 대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자극을 받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적지 않아 대2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건국대 행정학과 3학년인 김하연(23)씨는 대2병을 심하게 앓다가 학교와 학과를 바꿔 편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앞서 하연씨는 ‘점수에도 맞고 멋져 보이기도 해서’ 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그렇게 2학년이 되니 수업이 적성에 맞지도 않았고 주변에서 본격적으로 로스쿨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니 불안감이 커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문제는 그런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누구도 옆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연씨는 “중·고등학교 때에는 ‘너는 할 수 있는 게 아직 없으니 일단 대학부터 가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다가 대학에 오니 ‘자, 이제 너는 어른이니 네 인생은 네가 스스로 선택해’라고 방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진로 선택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거나 실질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2병을 치유하는 과정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게 하연씨의 설명이다. 그는 “편입을 하며 스스로 고민할 시간이 있었고 스스로 절박함 속에서 무기력을 이겨 내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하고 나니 지금은 대2병을 조금 극복한 것 같다”고 웃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대학생들에게 대2병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방국립대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있는 최성민(25·가명)씨는 대2병을 처음 들어봤다면서도 대2병의 증상을 듣자 “저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군 제대 후 2학년 2학기에 복학해 현재 3학년까지 마친 최씨는 “솔직히 지금도 내가 선택한 전공이 정말 내 미래에 맞는지 확신이 없다”면서 대2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제 스스로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입시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온 제 또래 중 정말 자신이 원하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10%도 안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여름방학을 마친 뒤 한 학기 휴학을 하고 지금 전공이 자신에게 정말 맞는 것인지, 또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다.전문가들은 우리 교육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괴리감이 학생들의 혼란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대2병이라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인데 대학 교육은 이를 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 사회 속도에 따라가려다 혼란의 시기를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엽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대학 진학 후 전공을 좀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 그 고민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 정책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봉환 숙명여대 교수는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면서 고등학교에 진로전담 교사가 1명씩 배치되는 등 과거에 비해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는 틀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콘텐츠와 노하우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정책을 편다면 대2병을 좀더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돈을 벌기 전에 빚부터 지고 시작하는 거죠.” 25살에 서울에서 경북 구미로 취직해 온 이시언(37)씨는 요즘 자신과 같은 경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12년 전 처음 구미에 왔을 때는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해 줘 가끔 승용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외엔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다른 지역에서 구미로 일하러 온 후배들은 당장 몸을 누일 공간부터 찾아야 한다. “야근 수당과 주말근무 수당을 다 합쳐도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데, 학자금 대출 상환에다 방값까지 내야 하는 후배들이 무슨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어요” ●“눈높이 낮추란 말 말고 지방中企 회생 지원을” 한때 전국 최대 공업생산 및 수출기지로 꼽혔던 구미 국가산업단지.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990년대생들은 일자리를 구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숙소 걱정부터 해야 한다. 구미산단에서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규모가 큰 협력업체들도 대부분 구미를 떠났다.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벤더)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신입 노동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구미산단의 가동률은 전국 평균(76.9%)보다 크게 낮은 65.9%였다. 구미산단 가동률은 2010년 87.9%였지만 대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협력업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2017년 70% 밑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 가동률은 66.6%다. 구미산단의 위축이 도드라지긴 하지만 수도권 이외의 다른 지역 산단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씨는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지방이나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지방 중소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공기숙사가 지역 산단에도 건설돼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방 90년대생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다양하고 치열해지면서 90년대생들의 출발선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전문직을 가진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차지하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출발선이 그어진다. 그중에서도 지방대를 나와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는 90년대생들은 출발 신호를 가장 늦게 듣고 뛰어야 하는 청춘들이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성공의 길을 해체하지 않는 한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떠난 이들과 동등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4년제 지방대를 졸업한 김모(28)씨는 “대기업을 지원했을 때는 서류전형에서 거의 다 탈락했고 겨우 면접에 가도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인(in) 서울’이 아니라는 학벌이 발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방대 출신의 취업문은 처음부터 아주 좁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이씨는 “이곳에서도 ‘서울대도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도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는 무시를 당했다”면서 “그나마 나는 4년제를 나왔으니 망정이지 3년제 지방대를 나온 다른 동료에게는 일 처리가 조금만 미숙해도 ‘역시 전문대는 안 돼’라는 비웃음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를 나와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정모(28)씨는 “국립대를 나왔기 때문에 다른 지방대 출신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안도했다. 정씨는 “지방대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무조건 빨리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학교 전체의 분위기였다”면서 “대기업 본사가 있는 수도권 진입을 향해 입학과 동시에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잡지 못해 지역으로 떠난 90년대생들에게도 ‘낙오자’ 낙인이 찍힌다. 2년간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황모(24)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2년 동안 하다 보니 우울증이 왔다”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이 취업 경쟁에 지친 나머지 귀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고향인 목포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윤모(26)씨는 “고향이라 푸근한 점도 있지만, ‘공부 잘해서 서울 간다고 으스대더니 별 볼일 없네’라는 비아냥이 견디기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20~29세 비정규직 32.2%… “90년대생 평가들 공허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졸 출신 90년대생들의 현실은 더 버겁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캄캄하기만 한 앞날을 바라볼수록 후회가 밀려온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올해 초부터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모(20)씨는 현장실습을 했던 30인 규모의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회사에서 기술은 안 가르쳐주고 단순 업무만 시켰다”면서 “필요한 자격증은 사비를 들여 따야 했고 회사에 없는 공구도 사비를 들여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영세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계속 이런 곳만 전전한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경력을 쌓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옮기겠다는 꿈은 애초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영세업체의 경력은 아무 곳에도 인정해주지 않아 회사를 수십 번 옮겨도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직 대우를 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21)씨도 “대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를 졸업했지만, 보람보다는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잃어버렸다는 후회가 더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기준 부가조사’를 보면 20~29세 임금근로자 347만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235만여명(67.7%)이고 비정규직은 112만여명(32.3%)이다. 20대 비정규직 상당수는 하청업체에서 원청 정규직이 떠넘긴 위험한 일을 떠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군(당시 19세)과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24세)씨도 90년대생이다. 이들의 가방에는 작업 중 겨우 끼니를 때울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충남 대산의 석유화학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20대 비정규직 이모(24)씨는 “90년대생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에겐 그 자체가 공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지방대 나와 지방中企 비정규직 ‘맨 끝 출발선’에 선 청춘들

    “돈을 벌기 전에 빚부터 지고 시작하는 거죠” 25살에 서울에서 경북 구미로 취직해 온 이시언(37)씨는 요즘 자신과 같은 경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12년 전 처음 구미에 왔을 때는 회사에서 기숙사를 제공해 줘 가끔 승용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외엔 큰 불편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다른 지역에서 구미로 일하러 온 후배들은 당장 몸을 누일 공간부터 찾아야 한다. “야근 수당과 주말근무 수당을 다 합쳐도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데, 학자금 대출 상환에다 방값까지 내야 하는 후배들이 무슨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겠어요”●“눈높이 낮추란 말만 말고 지방中企 회생 지원 이뤄져야” 한때 전국 최대 공업생산 및 수출기지로 꼽혔던 구미 국가산업단지.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990년대생들은 일자리를 구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숙소 걱정부터 해야 한다. 구미산단에서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규모가 큰 협력업체들도 대부분 구미를 떠났다.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벤더)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신입 노동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구미산단의 가동률은 전국 평균(76.9%)보다 크게 낮은 65.9%였다. 구미산단 가동률은 2010년 87.9%였지만 대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협력업체들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2017년 70% 밑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5월 가동률은 66.6%다. 구미산단의 위축이 도드라지긴 하지만 수도권 이외의 다른 지역 산단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씨는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지방이나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말만 하지 말고 지방 중소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공공기숙사가 지역 산단에도 건설돼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지방 90년대생들의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다양하고 치열해지면서 90년대생들의 출발선은 제각각이다. 서울의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전문직을 가진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차지하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출발선이 그어진다. 그중에서도 지방대를 나와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출발하는 90년대생들은 출발 신호를 가장 늦게 듣고 뛰어야 하는 청춘들이다. 기성세대가 정해놓은 성공의 길을 해체하지 않는 한 이들이 제1의 출발선을 떠난 이들과 동등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4년제 지방대를 졸업한 김모(28)씨는 “대기업을 지원했을 때는 서류전형에서 거의 다 탈락했고 겨우 면접에 가도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인(in) 서울’이 아니라는 학벌이 발목을 잡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방대 출신의 취업문은 처음부터 아주 좁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국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이씨는 “이곳에서도 ‘서울대도 아니고, 서울에 있는 대학도 아니면 말을 하지 말라’는 무시를 당했다”면서 “그나마 나는 4년제를 나왔으니 망정이지 3년제 지방대를 나온 다른 동료에게는 일 처리가 조금만 미숙해도 ‘역시 전문대는 안돼’라는 비웃음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국립대를 나와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는 정모(28)씨는 “국립대를 나왔기 때문에 다른 지방대 출신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안도했다. 정씨는 “지방대 차별을 받지 않으려면 무조건 빨리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학교 전체의 분위기였다”면서 “대기업 본사가 있는 수도권 진입을 향해 입학과 동시에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잡지 못해 지역으로 떠난 90년대생들에게도 ‘낙오자’ 낙인이 찍힌다. 2년간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황모(24)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2년 동안 하다 보니 우울증이 왔다”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이 취업 경쟁에 지친 나머지 귀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고향인 목포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윤모(26)씨는 “고향이라 푸근한 점도 있지만, ‘공부 잘해서 서울 간다고 으스대더니 별 볼일 없네’라는 비아냥이 견디기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20~29세 비정규직 32.2%… “90년대생 평가들 공허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고졸 출신 90년대생들의 현실은 더 버겁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캄캄하기만 한 앞날을 바라볼수록 후회가 밀려온다.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올해 초부터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이모(20)씨는 현장실습을 했던 30인 규모의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회사에서 기술은 안 가르쳐주고 단순 업무만 시켰다”면서 “필요한 자격증은 사비를 들여 따야 했고 회사에 없는 공구도 사비를 들여 사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영세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하면 계속 이런 곳만 전전한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경력을 쌓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옮기겠다는 꿈은 애초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영세업체의 경력은 아무 곳에도 인정해주지 않아 회사를 수십 번 옮겨도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직 대우를 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21)씨도 “대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를 졸업했지만, 보람보다는 인생에서 너무 많은 걸 잃어버렸다는 후회가 더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기준 부가조사’를 보면 20~29세 임금근로자 347만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235만여명(67.7%)이고 비정규직은 112만여명(32.3%)이다. 20대 비정규직 상당수는 하청업체에서 원청 정규직이 떠넘긴 위험한 일을 떠맡고 있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군(당시 19세)과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24세)씨도 90년대생이다. 이들의 가방에는 작업 중 겨우 끼니를 때울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충남 대산의 석유화학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20대 비정규직 이모(24)씨는 “90년대생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에겐 그 자체가 공허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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