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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노벨상 수상 등 지명도만 보고 ‘묻지마 초빙’…중도 하차 반복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노벨상 수상 등 지명도만 보고 ‘묻지마 초빙’…중도 하차 반복

    #1.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로플린(65)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2004년 7월 카이스트 총장에 임용됐다. 노벨상 수상자를 대학총장으로 유치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카이스트를 만들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렇지만 시작부터 카이스트 사립화와 종합대학화를 무리하게 추진해 논란을 일으키다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했다. #2. 지방 국립대의 한 외국인 이공계 교수는 한국에서 강의를 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학생들과 간단한 인사도 못할 정도로 한국어나 우리 문화에 관심이 없었고 학생이 지도교수 신청을 해도 다른 연구실에 떠넘기는 등 겉돌다가 임용된 지 3년째 되던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났다. ‘노벨상’에 대한 한국 학계의 갈망은 유난스럽다. 한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반영하는 과학계 최고의 영예라고는 하지만 열망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대학이나 정부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나 외국인 석학들을 ‘묻지마’ 식으로 채용했다가 중도 낙마하는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해외석학 유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히는 것이 로플린 전 카이스트 총장이다. 그가 임명되기 전에는 카이스트 총장은 학교 내부에서 승진하는 자리였다. 교수 호봉에 맞춰 연봉협상을 하기 때문에 통상 2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다. 로플린 전 총장은 혁신의 기대감에다 노벨상 수상자라는 경력까지 붙으면서 역대 최고액인 6억원의 연봉이 지급됐다. 하지만, 총장 취임 후 그는 기대와 달리 자신의 생각만 고집스럽게 밀어붙여 학교 내 구성원들은 물론 정부와도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재직 중 20회에 걸친 해외출장에다 긴 휴가 등 177일 동안 외국에 머물렀다. 그러나 우수한 외국인 연구자 및 교수진 확보, 외국 연구기관과 교류협력 등 성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로플린 전 총장의 행정적 능력은 연구능력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 당시 카이스트 안팎의 평가였다”며 “카이스트를 변화시키는데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을 텐데 로플린 총장은 ‘사립화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등의 무리수를 둬 조직 내부의 반감만 키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부 관계자는 “카이스트 총장의 경우 정부로부터 따 오는 예산 규모로 총장 능력을 검증받는 한국적 현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변화만 주장해 정부에서도 불편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플린 총장은 조직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자 외국 학회 등에 참석해서 ‘카이스트는 문제가 많은 곳’,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등 폄하 발언을 자주 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평가와 각종 지표의 국제화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연구 및 강의 능력을 검토하지 않고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한 것도 우수 외국인 교수진 확보에 실패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관계자는 “우리 사회 전반에서 세계화는 필연적인 만큼 대학들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하는 추세”라며 “외국인 교원 채용 현황 같은 것은 외부적으로 대학 위상과도 관계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방 사립대 공대의 아시아계 교수는 억양이 강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해 학생들과 소통이 되질 않아 결국 수업이 폐강되고 지도학생과 조교를 구하지 못해 제대로 된 연구도 수행하지도 못하고 결국 1년 반 만인 올해 초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서울의 사립대 A교수는 “외국인 교수 채용은 학과에서 인원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정해 놓고 학과별로 할당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교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교원 중에는 임용 후에도 우리나라를 발판 삼아 영어권 국가나 자국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이 강해 지도학생을 받지도 않고 공동 연구도 진행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A교수는 “교수회의에 들어가 보면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는 멍하게 앉아 있다가 나가고, 한국어에 익숙한 외국인 교수는 회의 주제와 무관하게 자기 불편한 점만 이야기해 제대로 된 교수회의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우수 외국인 연구자 유치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국 인재 유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대 정재훈 교수는 “일본에서는 해외 우수인력을 채용할 때 아예 해당 연구팀을 통째로 부르기도 한다”며 “연구팀 전체가 움직이면 사람뿐만 아니라 연구능력까지 한 번에 가져온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기상사업단 김병수 박사는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실패한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이나 세계수준연구센터(WCI) 사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돈을 많이 주거나 다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해외 우수인력이 우리나라를 찾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연구 인프라 확충을 통해 우수 해외 연구자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더해 우수한 외국인 연구자들을 데려오는 것만큼 국내의 우수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외국인 연구자들을 초빙하는 대전제는 외국과 우리의 기술 수준 차가 크기 때문에 선진기술을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한국의 연구수준이 외국과 크게 차이 나지 않게 된 만큼 우수한 국내 연구인력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한 번 외국에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문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연구비 신청하느라 기진맥진… 한국어 공문 못 읽어 허둥지둥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연구비 신청하느라 기진맥진… 한국어 공문 못 읽어 허둥지둥

    일본의 한 국책연구소에서 7년 정도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국내 대학에 온 최중현(가명) 교수는 최근 심한 몸살을 앓았다.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할 신청서를 쓰느라 며칠 밤을 꼬박 새우는 중노동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연구비 신청 시스템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A부터 Z까지 교수가 구구절절 연구비 신청 사유를 기재하고 중언부언 설명을 되풀이하다 보니 작성 문건만 기본적으로 A4 용지로 20페이지 분량을 넘어 진을 뺀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일본에서는 모든 연구자가 4페이지 분량의 연구비 신청 서류만 제출하면 나머지 행정 작업은 지원하도록 돼 간편하다”면서 “한국 사람인 나도 연구비 신청 서류를 작성하는 게 쉽지 않은데 한국어에 익숙지 않은 국내 외국인 연구자들이 연구비 신청 작업을 한번이라도 하고 나면 ‘한국에서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 등 연구자들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국제화에 대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 왔지만 여전히 외국인 연구자가 국내에 안착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스위스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베른하르트 에거 교수는 “국제화 수준이 높다는 서울대도 교수들에게 보내는 공문이나 이메일은 전부 한국어로 쓰여져 외국인 교수는 내부 소통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차라리 외국인 교수를 무작정 뽑기보다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한국계 교수들을 선발해 국제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며 “아울러 외국인 교수 영입 등 글로벌화에 대한 내부 반발 등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내의 한 국립대에 2년째 재직 중인 중국인 가오린(가명)교수도 한국어 중심의 학사 행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한다. 가오 교수는 “연구에 필요한 공문이나 규정이 모두 한국어로만 설명돼 중요한 규정이나 행사를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교수 중에 이런 학사 시스템으로 인해 곤란을 겪다가 한국을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대학 내 외국인 교수들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부터 갖추고 해외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는 게 순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도 외국인 교수에게는 낯선 문화로 인간 관계의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가오 교수는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인 교수들만큼 학생들과 정서적 교류를 갖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교수와 학생 간 관계를 한국식으로 풀지 못한다고 비판하다 보니 적응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에거 교수는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란 건 지도교수가 제자의 주례를 서고 학생들도 교수에게 사생활 고민을 거침없이 털어놓는 등 한가족 같은 관계”라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어느 선까지 다가가 얘기하고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13년 만에… 연평해전 전사자 6명 합동안장

    13년 만에… 연평해전 전사자 6명 합동안장

    2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의 합동묘역 안장식에서 유족 및 최윤희 합장의장,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영화 ‘연평해전’ 김학순 감독 등 200여명의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들 전사자 6명의 묘역은 그동안 장교묘역, 사병묘역 3곳 등 4곳에 분산 안장돼 있다가 전사한 지 13년 만에 국립대전현충원에 합동 안장됐다. 대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0] 몽고군 침입에 파묻은 불상 25구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0] 몽고군 침입에 파묻은 불상 25구

     숙수사는 소수서원 자리에 있던 절이다. 지금도 경북 영주시 순흥면의 소수서원 뜰에는 높이 3.91m의 당당한 통일신라 양식 당간지주가 보인다. 이 정도 규모 있는 당간지주가 세워졌을 정도면 숙수사는 상당한 규모의 사찰이었을 것이다.  1953년 12월 소수서원 곁에서는 고등공민학교를 새로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1m 지점에서 작은 불상이 한꺼번에 25구나 나왔다. 불상은 당간지주에서 북쪽으로 150m 떨어진 지점에서 나왔다.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김재원 박사의 회고다.  당시 학교측은 학생을 동원해 불상들을 발굴했다고 한다. 당시 문화재 관리 주무부처였던 문교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현지조사와 동시에 유물을 인수하는 임무를 맡겼다. 이듬해 3월 김원룡 당시 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현장에 파견됐다.  국립대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숙수사 불상은 6세기 후반~8세기 것이다. 여래상, 보살상, 반가사유상, 탄생불, 신장(神將)상, 공양자상 등으로 다양하다. 작은 것이 6.5㎝, 큰 것이 17.5㎝로 한 손에 잡힌다. 지름 60㎝에 높이가 75㎝를 넘는 항아리에 한꺼번에 담겨 묻혔다. 불상을 땅속에 서둘러 파묻은 스님들의 긴박한 움직임이 눈에 선하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대형 토기의 존재는 불상이 묻힌 시기를 짐작케 해준다. 당시 김원룡 연구관도 불상은 고의로 매몰한 것 같고, 따라서 스님들이 전란을 피하여 불상을 파묻고 사찰을 비운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1495~1554)이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순흥 출신의 유학자 안향(1243~1306)을 모시는 사묘(祠廟)를 세우고 신비들이 공부하는 장소로 삼았다가 중종 38년(1543) 백운동서원을 설립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그런데 고려시대 문신 임경식(1099~1161)의 묘지(墓誌)에는 아직 숙수사가 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한편으로 주세붕의 문집에는 안향이 이곳에서 독서했기 때문에 사당을 짓고 서원을 창시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안향의 어린시절에는 숙수사가 건재했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폐사는 13세기 중반 이후의 어느날로 보아야 한다.  김재원 박사는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과 연관지었다. 당시 대구 부인사 대장경과 경주 황룡사 9층탑에 불탔다. 특히 고종 41년(1254) 자랄타이가 대군을 이끌고 몰려왔을 때는 사로잡힌 사람이 20만명에 사망자는 헤아릴 수 없었다. 숙수사도 이 때 불타고, 스님들도 모두 죽거나 잡혀가 훗날 불상을 수습할 사람조차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산은 등 기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11~12월 도입 땐 내년 임금인상률 25% 삭감

    산은 등 기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11~12월 도입 땐 내년 임금인상률 25% 삭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강원랜드, 국립대 병원 등 기타공공기관이 오는 11~12월에 임급피크제를 도입하면 내년 임금인상률의 4분의1이 깎이는 것으로 확정됐다. 연내 도입이 안 되고 내년으로 미뤄지면 절반이 삭감된다. <서울신문 9월 8일자 1면>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회의를 열고 기타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독려하기 위해 이런 내용으로 ‘내년 임금인상률 차등 적용’을 확정했다. 연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모든 공공기관은 무조건 내년 임금인상률의 절반이 깎인다. 공공기관은 모두 316곳으로 공기업 30곳, 준정부기관 86곳, 기타공공기관 200곳으로 이뤄져 있다. 연내 도입도 시기별로 ‘인센티브’가 다르게 적용된다.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 기타공공기관 200곳은 다음달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내년 임금인상률을 모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11~12월에 도입하면 4분의1이 삭감된다. 연내 도입이 안 되면 임금인상률의 절반이 사라진다. 예컨대 기타공공기관의 내년 임금인상률을 공무원과 같은 3.0%로 본다면 다음달까지 도입할 경우 임금인상률은 3.0%, 11~12월 도입 때는 4분의1이 삭감된 2.25%, 연내 도입이 안 되면 절반이 깎인 1.5%가 된다는 의미다. 해마다 경영평가를 받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16곳도 연내 도입 시기별로 최대 1점의 가점을 받는다. 7월에 도입하면 1점, 8월 0.8점, 9월 0.6점, 10월엔 0.4점을 받는 식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정착 노력과 제도 적합성에도 각각 1점씩 받을 수 있다. 최대 3점이면 경영평가 등급(S~E)이 최대 두 계단 떨어질 수 있다. D등급 이하면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사회 안정’ 우선시하는 대법원장… “사회적 다양성은 수용해야”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가 제기한 이혼소송을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지난 15일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서 ‘캐스팅보트’는 양승태(67·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행사했다. 자신을 뺀 12명 대법관의 의견이 6대6 동수로 갈리자 ‘불허’ 쪽에 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과거 양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통해 ‘마지막 한 표’를 던진 사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27일 취임한 이후 4차례에 걸쳐 전원합의체 선고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결과들을 종합하면 사회 변화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안정 지향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 대법관 시절부터 이어졌던 ‘보수적 법관’의 기조가 대법원장 임기 중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일반적인 대법원 상고 사건의 심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전원합의체가 열려도 다른 대법관들과 달리 ‘본심’을 여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다. 대법관의 자유로운 토론 보장을 위해 말석(취임 순서)부터 의견을 밝히지만 대법원장은 관행적으로 대법관 다수 의견에 자신의 의견만을 더할 뿐이다. 전원합의체의 의결정족수는 전체 대법관 13명의 최소 과반수인 7명이다. 특정 사안에 대한 대법관들의 ‘찬반’, ‘유무죄’ 의견이 6대6으로 맞서면 그제야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양 대법원장 취임 이후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재판은 지난 15일 유책 배우자 이혼청구 사건 외에 ▲2012년 4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2014년 8월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 ▲올해 6월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 등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판결에서 모두 안정 지향적인 의견을 냈다. 2009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간부 이모(57)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의 쟁점은 1·2차 시국선언의 불법성과 해산명령 불응에 따른 법 위반 여부 등이었다. 이 중 검찰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한 2차 시국선언 부분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대법관 의견이 6대6으로 맞섰지만 양 대법원장이 ‘유죄 의견’을 밝히면서 유죄가 확정됐다. 카지노 측이 한도액 초과 베팅과 출입 제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아 231억원을 잃었다며 한 중소기업 대표가 강원랜드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일부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관들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의견과 배상 책임이 없다는 의견으로 양분됐고 양 대법원장이 배상 책임이 없다는 쪽에 합류하면서 원심이 파기됐다. 양 대법원장은 또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 청구 사건에서는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학 측 손을 들어줘 학생들에게 기성회비를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양 대법원장의 이러한 판결 성향에 대해 상당수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는 대신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일선 지법 부장판사는 “양 대법원장은 평소에도 안정적이면서도 온건한 판결을 내리는 편”이라며 “사회 안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법원의 수장으로서는 당연한 자세”라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사법부의 최고 기관이라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양 대법원장은 자신의 보수적인 신념만으로 대법원을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생각나눔] 외국 대학들도 탐내는 윤지학군, 1차전형 불합격?

    각국 영재들과 겨뤄 당당히 ‘세계 1위’를 거머쥔 한국의 컴퓨터 천재가 현행 입시제도에서는 서울대에 지원했다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 서울대 교수의 글이 최근 논란이 됐다. 이 교수는 수학이나 과학에 특출한 능력을 가진 지원자를 서울대가 ‘외부 스펙’ 반영 금지 규정 때문에 놓치고 있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자칫 사교육이 늘어날 수 있다는 반박이 만만찮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최근 한 언론에 경기과학고 3학년 윤지학군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윤군은 올 7월 24일~8월 2일 카자흐스탄에서 세계 83개국 322명의 고교 영재들이 참가한 ‘세계정보올림피아드’(IOI)에서 6개 과제 모두 만점을 받아 세계 1위에 올랐다. 외국 대학에서는 윤군을 탐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윤군은 자기가 가고 싶어 하는 서울대 입시에서 합격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군이 올해 서울대에 응시한다면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일반전형은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면접과 구술고사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윤군이 대회 준비 등으로 내신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썼기 때문에 학생부 평가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현행 입시제도에서는 올림피아드 등 외부 경시대회 입상 기록은 지원서에 일절 쓸 수 없다. 윤군이 세계에서 탐낼 정도의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1차 전형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문 교수는 “서울대는 지금 전 과목 내신이 골고루 높은 학생들만 서류전형에 통과하는 대학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부가 2014년 대입부터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 외부 수상 실적, 이른바 ‘외부 스펙’의 전형요소 반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는 외부 스펙을 앞세운 특기자 전형이 이뤄지면 각종 경시대회가 남발되고 사교육이 늘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국립대인 서울대로선 교육부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문 교수와 같은 과의 염헌영 교수는 13일 “공대 내부에서 ‘재능이 있는 특기자를 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교육부의 지침 때문에 한 분야에서만 빼어난 능력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외부 수상경력 등을 대입 전형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이 규정을 공공연히 어기고 있는 여러 대학들에 우수 인재를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염 교수는 “대학이 경시대회의 공신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며 “알아서 놔두면 인정받는 경시대회만 살아남고 다른 대회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예체능 특기자 선발은 용인하면서 굳이 수학과 과학 등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막고 있어 인재 양성의 불균형 현상을 부르고 있다”며 “교육부가 공신력이 높은 국내외 외부경시 대회에 대해서는 입시에 반영하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스펙 게재를 금지한 이유가 사교육을 막기 위해서였던 만큼, 이를 되돌리면 결국 예전처럼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반론이 상당하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정보 올림피아드를 비롯해 난립하는 사설 기관들의 올림피아드와 각종 경시대회는 지금의 공교육만으로는 대비가 불가능하다”며 “교육부가 특정 경시대회를 인정한다면 사교육이 불처럼 번질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군이 굳이 서울대를 가지 않더라도 카이스트나 포스텍은 갈 수 있으며, 이 대학들도 윤군을 인재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며 “서울대에서 윤군과 같은 학생을 뽑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러한 ‘서울대 일류주의’야말로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대학에서 이를 충분히 선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해영 부산대 입학처장은 “학생부 종합전형과 관련해 대교협에서 전국 고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해당 고교가 어느 부분에서 특성화됐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군 정도의 특출한 학생이라면 대학이 그런 부분을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제대로 살피고 평가하면 된다”며 “굳이 외부 스펙이 아니더라도 해당 학생을 제대로 평가할 만큼의 자료는 현재 사실상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조용철 기사 cyc0305@seoul.co.kr
  • 美 한인민박 차별 조장 ‘학벌 마케팅’

    지난달 미국 뉴욕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대학생 김모(24)씨는 숙소를 알아보다가 불쾌감을 느꼈다. 뉴욕 한인타운 중심부에 있는 S한인 게스트하우스가 명문대 학생들에 한해 숙박비 20%를 깎아준다는 할인 규정을 공공연히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이른바 ‘인서울’ 대학에 다녔지만, 이 게스트하우스가 제시한 명문대 기준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내가 다니는 학교가 명문대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숙박 업소가 명문대가 아니라고 확인하니 불쾌하다”고 말했다. 학력과는 무관한 영역에서 학력 차별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숙박 업소부터 이른바 ‘스카이’(SKY) 재학생만의 소개팅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뉴욕 퀸스 지역에 있는 이 게스트하우스는 13일 한인 숙소 예약 사이트에서도 ‘명문대생 우대 업소’라고 버젓이 소개하고 있다. 명문대 출신 여행자들끼리의 교류를 슬로건으로 명문대생들에게는 숙박비 20%를 깎아 준다고 광고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해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울산과기대, 광주과학기술원 등이 할인 대상 대학에 해당한다. 조건도 붙었다. 연세대는 신촌, 고려대는 안암 캠퍼스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또 예체능계와 사이버대학교는 모두 제외된다. 이 밖에 경찰대를 비롯해 의·치·약대와 국립대 가운데 상위권 학교(부산, 경북, 전남, 충남)도 선심 쓰듯 할인 대상으로 못 박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리스트에 없는 학교인데도 할인이 되느냐고 묻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명문대 학생만 가입할 수 있는 소개팅 애플리케이션도 논란을 빚고 있다. S피플이라는 이 앱의 회원가입 조건은 남성에 한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출신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단적 비교이지만 과거 미국에서 흑인은 버스 2층에 올라가라고 하는 것과 이 사례와 뭐가 다르냐”면서 “이는 마케팅 방식인데 학벌이라는 잣대로 공공연하게 차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막오른 국감] 황우여 부총리 “한국사 혼란 없게 한 교과서로 교육”

    [막오른 국감] 황우여 부총리 “한국사 혼란 없게 한 교과서로 교육”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野 “분명한 답변 필요”… 황 “학부모들 원해” 황 부총리는 이날 야당 의원들이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국정화 여부를 밝히라고 거듭 재촉하자 “역사라는 것은 사실과 평가가 따르는데 사실에 대한 일치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게 본 장관의 일관된 소신”이라며 “이 상태로는 힘들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하나의 교과서를 만들어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구체적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지시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2014년 2월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관련 제도개선을 지시한 것이 공식적인 지시”라며 “교육부는 이 범위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교과용 도서) 구분고시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위원들에게 배포한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추진 현황 보고’ 자료를 통해 현행 검정제도를 강화하거나 국정으로 전환하는 2가지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고 다음달 교과용 도서 구분고시를 한 뒤 교과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립대 총장 선출 놓고도 날선 공방 이날 국감은 고현철 부산대 교수의 투신 자살로 불거진 국립대 총장 선출 제도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교육부가 국공립대에 입맛에 맞는 총장을 앉히려고 간선제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황 부총리는 “직선제와 간선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국정화 철회를 주장하면서 시작 1시간 만에 정회했다가 오후에 속행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경상대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경상대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

    대학의 특성화 학과 육성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자체적인 투자와 노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온전히 학교의 노력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특성화 학과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즉 유관 산업 분야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이런 면에서 경남 진주의 경상대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는 천혜의 환경 속에 있다. 항공 및 기계 분야는 경남의 핵심 전략산업이고 경남 지역 제조업 종사자의 70%가 기계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항공 분야의 경우 국내 총생산의 81%를 경남 지역이 담당하고 있다. 또 진주·사천은 지난해 12월 항공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경상대가 항공기계 분야의 메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상대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는 2015학년도 공대 기계공학부, 항공우주시스템공학과와 자연대 정보과학과를 합쳐 새롭게 출범했다. 항공시스템과 기계공학, 정보기술(IT) 분야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교수 30명에 신입생 160명, 총재학생 890여명의 대규모 학부가 됐다. 학부는 기계공학전공과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전공의 두 트랙을 두고 있다. 류성기(53) 학부장은 “공대와 자연대에 따로따로 있던 3개 학과를 하나로 통합한 건 미래의 산업구조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길러 내기 위한 것”이라며 “졸업 뒤 학생들이 곧바로 이 지역의 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계공학전공은 차세대 첨단 기계산업을 선도하는 기계·IT 융합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연현상을 규명하고 응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기계시스템의 설계·해석·분석 능력을 길러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전공은 다학제적 성격의 항공우주 및 공학시스템 분야(풍력발전기 및 에너지 기계시스템 포함)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공학시스템의 응용설계, 실험 및 정밀 검증, 해석을 수행할 수 있는 현장 적응형 전문 기술을 길러 내는 게 목표다. 또 항공기와 유비쿼터스 정보장치에 사용하는 임베디드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를 특성화해 임베디드소프트웨어, 유비쿼터스 컴퓨팅, 융합IT시스템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3개 학과가 각각 나뉘어 있을 때도 평균 취업률은 85%였다. 학과 통합 이후 융합교육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학부 졸업생의 실질 취업률은 9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취업률을 높게 잡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진주·사천 국가항공산업단지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진주 혁신도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남동발전, 국방기술품질원 등 11개 공기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하기 때문이다.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세대전투기(KFX)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연히 항공·IT·기계 융합 인력의 수요가 늘어난다. 현재 추진 중인 항공 정비유지관리(MRO)사업을 유치하면 경상대 졸업생들이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학부의 교육 프로그램은 이런 비전의 달성과 맞물려 있다. 주요 교육 프로그램은 ▲산업체 맞춤형 트랙제 운영 ▲전국 대학생 자작 모형 항공기 경진대회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 프로그램 ▲비행조종 실습 및 특별교육 프로그램 ▲전공 심화를 위한 단기 강좌 개최 ▲기업 연계형 공학설계 프로젝트 등이다. 지난 4~5일 열린 전국 자작 모형 항공기 경진대회에서 ‘임무수행’ 부문 동상을 받은 학부 3학년 강규석(23·11학번)씨는 “중·고교 시절 국가적으로 나로호 사업이 추진됐는데 이로 인해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며 “부산·경남 지역의 다른 두 국립대에도 합격했지만 경상대가 항공 분야에 가장 특화돼 있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회 개최 사흘 전 시험비행 중 추락해 모형 항공기가 완파됐지만 팀원들과 함께 3일 만에 간신히 다시 항공기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강씨는 “이론적 바탕과 실무 기술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학교 이름이나 성적에 맞춘 대학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길을 과감히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의 창의적항공IT기계융합인력양성사업단은 교육부 특성화사업(CK)에 선정돼 2014년부터 매년 25억원씩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특성화우수학부(명품학부)로 지정돼 매년 2억원씩 5년간 총 10억원을 더 지원받는다. 사업단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KAI 트랙(15명), 성동조선해양 트랙(15명), 센트랄 트랙(5명), PK밸브 트랙(3명), 대원강업 트랙(5명) 등 10개 트랙에 50여명의 학생을 적극 참여시켜 교육하고 있다. 트랙에 참가하는 학생은 졸업과 동시에 자동으로 트랙 교육을 받은 기업에 취직한다. 학부 졸업생은 한국남동발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효성, KAI, 대한항공, 국방과학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졸업생 진로를 보면 대기업 취업이 34%로 가장 많다. 중소기업 취업은 31%, 대학원 진학은 21%이며 공기업에도 10% 정도 취업했다. 장학금도 대학 내 어느 학과보다 많다. 지난해 기준 장학금 수혜율은 84.6%, 1인당 평균 장학금은 150만원에 이른다. 진주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日 게이단렌의 반격… “인문계가 필요해”

    일본 주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이단렌(経団連)이 정부의 국립대 ‘인문·사회 계열 퇴출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게이단렌의 이 같은 입장은 일본 정부의 정책 수정과 기업들의 신입사원 모집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단렌은 “문부과학성이 진행 중인 국립대의 인문·사회 계열 분야 폐지·전환 정책은 안이하며 재고돼야 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게이단렌은 성명에서 “대학·대학원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문화와 사회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제계는) 문·이과에 걸친 ‘분야 횡단형 발상’으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섭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 정부 주도의 국립대 개혁과 관련, “총·학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학이 주체적인 대처와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주도의 현행 개혁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도레이 前 회장) 게이단렌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경제계가 문과계열 졸업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있으며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력들을 원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 전달된 것이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계는 당장 써먹을 인력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 6월 이후 박차를 가한 국립대 개혁과 관련, 인문·사회 계열의 폐지 및 전환 추진 이유로 산업 현장에서 써먹을 인재가 없다는 등 경제계의 요구와 수요를 강조했다. 그러나 게이단렌의 이 같은 성명에 따라 문부과학성의 주장이 무색하게 됐다. 게이단렌의 이례적 성명에는 국립대 문과계열 폐지 및 전환 정책에 대한 대학과 지식층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과학자 2000여명이 회원인 ‘일본학술회의’는 지난 7월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경시는 대학교육 전체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반발이 커지자 문부과학성 측은 “각 대학에 대한 (지난 6월) 통지는 (시대 변화에 대해)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는 메시지”라고 진화에 나섰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인문·사회과학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며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학문을 더 중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국립대 문과계 퇴출 정책은 아베 신조 총리가 대학이 새로운 산업 창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고 국제화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문제의식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또 저출산, 고령화의 진행으로 대학 정원은 줄고 산업인력은 부족해지는 데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이뤄져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9급은 얼마나 받나?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9급은 얼마나 받나?

    공무원 임금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9급은 얼마나 받나? 공무원 임금이 화제다. 8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16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1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11조3,000억원) 증가한 386조 70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내년 예산안의 전년 대비 증가율인 3.0%는 2010년(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 예산 포함 세출 6조 2000억원과 기금계획 변경 3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질 증가율은 5.5%로 높아진다. 항목별로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은 21% 늘어나고 복지 예산의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1%를 넘어선다. 공무원 임금의 경우 3.0% 오른다. 한편 지난 6월 발간된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5급 공무원으로 첫 임용됐을 때 받는 기본급은 올해 기준으로 월 218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7급은 161만원, 9급은 128만원이며, 여기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난다. 또한 1급 공무원까지 승진하면 기본급은 최대 603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국가정보원이나 경호실 등 공안업무 담당 1급공무원은 622만원, 치안정감은 603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군인은 대장이 725만원, 중장이 712만원, 소장이 512만원을 받는다. 아울러 유치원·초·중·고 교원은 대학을 졸업하면 보통 9호봉으로 임용이 되는데, 기본급은 177만원이다. 교원 가운데 가장 호봉이 높은 40호봉의 기본급은 468만원이다. 국립대 교원기본급은 호봉에 따라 181만~507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인상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공무원보수 현실화 방안 등을 무시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공직사회의 불신 초래와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7급은?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7급은?

    공무원 임금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218만원” 7급은? 공무원 임금이 화제다. 8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16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1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11조3,000억원) 증가한 386조 70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내년 예산안의 전년 대비 증가율인 3.0%는 2010년(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 예산 포함 세출 6조 2000억원과 기금계획 변경 3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질 증가율은 5.5%로 높아진다. 항목별로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은 21% 늘어나고 복지 예산의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1%를 넘어선다. 공무원 임금의 경우 3.0% 오른다. 한편 지난 6월 발간된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5급 공무원으로 첫 임용됐을 때 받는 기본급은 올해 기준으로 월 218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7급은 161만원, 9급은 128만원이며, 여기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난다. 또한 1급 공무원까지 승진하면 기본급은 최대 603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국가정보원이나 경호실 등 공안업무 담당 1급공무원은 622만원, 치안정감은 603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군인은 대장이 725만원, 중장이 712만원, 소장이 512만원을 받는다. 아울러 유치원·초·중·고 교원은 대학을 졸업하면 보통 9호봉으로 임용이 되는데, 기본급은 177만원이다. 교원 가운데 가장 호봉이 높은 40호봉의 기본급은 468만원이다. 국립대 교원기본급은 호봉에 따라 181만~507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인상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공무원보수 현실화 방안 등을 무시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공직사회의 불신 초래와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얼마?”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얼마?”

    공무원 임금 공무원 임금 3% 인상 “5급 공무원 첫 기본급 얼마?” 공무원 임금이 화제다. 8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16년도 예산안’을 확정하고 1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3%(11조3,000억원) 증가한 386조 70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내년 예산안의 전년 대비 증가율인 3.0%는 2010년(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 예산 포함 세출 6조 2000억원과 기금계획 변경 3조1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질 증가율은 5.5%로 높아진다. 항목별로 청년 일자리 창출 예산은 21% 늘어나고 복지 예산의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1%를 넘어선다. 공무원 임금의 경우 3.0% 오른다. 한편 지난 6월 발간된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5급 공무원으로 첫 임용됐을 때 받는 기본급은 올해 기준으로 월 218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7급은 161만원, 9급은 128만원이며, 여기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더 늘어난다. 또한 1급 공무원까지 승진하면 기본급은 최대 603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국가정보원이나 경호실 등 공안업무 담당 1급공무원은 622만원, 치안정감은 603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임금 가운데 군인은 대장이 725만원, 중장이 712만원, 소장이 512만원을 받는다. 아울러 유치원·초·중·고 교원은 대학을 졸업하면 보통 9호봉으로 임용이 되는데, 기본급은 177만원이다. 교원 가운데 가장 호봉이 높은 40호봉의 기본급은 468만원이다. 국립대 교원기본급은 호봉에 따라 181만~507만원이다. 공무원 임금 인상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노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공무원보수 현실화 방안 등을 무시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공직사회의 불신 초래와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 평생교육·청소년 적성 멘토링… “마을 공동체 되살릴 것”

    대전 유성구 하면 으레 온천과 환락을 떠올린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고 휘황찬란한 밤의 불빛은 여전하지만 요즘에는 신흥 교육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노은·도안신도시 조성으로 젊은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교육은 이곳의 핵심적인 화두가 됐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교육 또한 초석을 어떻게 잘 다지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지휘하는 사람이 허태정(50) 구청장이다. 복지도 그의 중요 관심사다. 유성구에는 대덕연구단지는 물론 KAIST, 충남대, 한밭대 등 대전의 3개 국립대가 모두 몰려 있다. 이곳에서 일하다 퇴직한 이들이 적잖고 식자층이 많아 복지를 소홀히 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교육과 복지는 허 구청장이 젊었을 적 고민했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는 이른바 ‘386’, 아니 지금은 ‘586’이다. 그 세대의 많은 학생이 그렇듯 충남대 철학과에 다니던 허 구청장도 학생운동의 한복판에 있었다. 1988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검찰청을 점거해 구속되기도 했다. 그가 당시에 고민했던 사회 모순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교육이었다. 허 구청장은 “좋은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건강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길러 주면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도 끝내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분야로 봤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고 그들이 행복할 때 사회 갈등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초선 구청장 때부터 교육과 복지에 매달렸다. 재선이지만 두 분야는 완벽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허 구청장은 완벽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할 뿐이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동행한 허 구청장의 행선지는 노인들의 교육과 복지가 한데 어우러진 현장이었다. 유성구 노인복지관에서 열리는 평생교육원 2학기 개강식이다. 허 구청장은 “주민들이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아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지식인이 많은 지역 특성 때문에 경로당을 찾을 때면 늘 말을 조심한다”고 말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할머니·할아버지들의 풍물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복지관에서 배운 것을 개강식 축하 공연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징과 꽹과리 소리가 조화를 이뤘고 중간중간 ‘얼쑤’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인 200여명이 의자에 앉아 이를 지켜봤다. 공연이 끝나자 사회자가 “잠자는 시간 빼고 늘 움직이는 것 같은 구청장입니다”라고 말하자 박수가 연달아 터졌다. 허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내 아들놈이 공부를 징그럽게 안 해서 ‘야, 노인복지관 어르신들한테 (향학열을) 배우라’고 한다”며 노인들의 뜨거운 학구열을 치켜세웠다. 이 복지관 평생교육원에서는 노인들에게 풍물뿐 아니라 컴퓨터, 요가, 노래도 가르친다. 개강식에 참석한 유흥휘(75·구암동)씨는 “허 구청장이 자주 찾아와 고칠 게 있으면 메모했다가 고쳐 주고 친구처럼 어울려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좋아한다”면서 “얼굴이 선하고 말을 잘하는 것도 노인들이 맘에 들어 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개강식이 끝나자 복지관 구내식당을 찾았다. 할머니들이 한창 점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할머니가 “청장님이 오늘 배식 당번인데”라고 하자 허 구청장은 “생채에 밥 비벼 먹으면 맛있겠다. 요리사 모자 줘 봐요”라고 맞장구치며 친구처럼 어울렸다. 학생운동을 하던 ‘전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할머니들은 “버스 정거장에 캐노피 만들어 줘서 고마워”라고 합창했다. 복지관 앞 승강장에 캐노피를 설치해 비를 피하게 해 준 일을 칭찬한 것이다. 일을 거들던 허 구청장은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며 모자를 돌려줬다. 그는 복지관을 찾으면 배식뿐 아니라 노인들과 탁구도 하며 어울린다. 못하는 운동이 없다. 충남 예산군 고향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핸드볼 선수로 소년체전에 나가기도 했다. 성격이 소탈하다. 유성시장에서 손으로 밀어 만든 칼국수를 틈틈이 즐긴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많이 해 주던 칼국수 맛을 잊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구청장 관용차는 카니발 승합차다. 동승한 기자가 “왜 이래?”라며 정치적 쇼를 의심하자 “안에서 옷 갈아입기 편하고 동승자 많이 태울 수 있고… 좋지 않으냐”고 오히려 타박한다. 2012년 오피러스 고급 승용차를 구청에서 사용하던 카니발로 바꿔 탔다고 한다. 이후 상당수 대전 구청장들도 차를 카니발로 바꿨다고 자랑했다. 허 구청장의 학생·청소년 대상 교육사업은 노인보다 더 다양하다. 오는 17~18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청소년 진로직업체험박람회 ‘나Be 한마당’이 열린다. 나비효과처럼 청소년의 작은 날갯짓이 지역과 국가를 변화시키는 토네이도가 되라는 뜻에서 ‘나Be’라는 용어를 행사명에 끼워 넣었다. 이것 말고도 청소년의 적성과 진로를 찾아 주는 드림터치, 평생학습센터 직업체험교실 등 프로그램은 많다. 관세청, 삼성중공업 등을 직접 방문해 직업을 체험하는 행사도 계속되고 있다. KAIST 학생들이 청소년을 가르치는 ‘드림 멘토링’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자치단체 최초로 대학입시박람회를 열었다. 허 구청장은 학교협동조합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 주민이 모여 학교폭력, 왕따, 교복·수학여행 공동구매 등 교육을 고민하는 협동체다. 허 구청장은 이날 노인회 등과 쓰레기 투기를 막을 수 있도록 골목길 등에 화단을 가꾸는 ‘행복홀씨 입양사업’ 협약을 체결했고 다음달 국화꽃축제에 쓸 국화를 키우고 있는 외삼동 양묘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점심을 함께했다. 마을 기업인 ‘초원미래나눔’도 찾았다. 주부들이 차를 팔고 수예 등 수공예와 로컬푸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마을카페다. 김은희(56) 대표는 “어느덧 마을 주민의 사랑방이 됐다”며 “청장님이 설립 초기에 많은 도움을 줬고 지금도 수시로 찾아와 관심을 가져 줘 다른 구 마을 기업에서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허 구청장은 “교육과 복지뿐 아니라 마을 기업과 같은 것이 사라지는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역할을 해 관심을 쏟고 있다”며 “유성구 면적이 대전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넓어 바쁠 때는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한다. 다행히 호남과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드나들 수 있는 톨게이트가 많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법’들의 ‘밥’싸움

    ‘법’들의 ‘밥’싸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사법시험 존치’ 등을 둘러싼 논쟁은 법조계의 오래된, 그러나 뜨거운 이슈였다. 로스쿨 도입 필요성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 제기됐던 1995년 이후 기존 법조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7년 로스쿨이 도입됐고 동시에 사시 폐지가 확정됐다. 하지만 법에서 정한 사시 폐지 시한(2017년 12월)이 불과 1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시 존치 논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시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쪽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국민의 뜻’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밥그릇 지키기’에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4월 29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는 40대의 정치 신인이 과거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당의 ‘불모지’로 꼽히던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신진 정치인이 당선된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고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지역구로 둔 오신환(44) 의원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사시 폐지가 확정된 이후에도 이를 존치시키기 위한 입법 청원을 꾸준히 해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지난해 3월 함진규 의원이 사시 유지를 골자로 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존치 노력이 있었지만 이미 법으로 폐지가 확정됐기 때문에 이렇다 할 주목은 받지 못했다. 꺼져 가던 사시 존치의 불씨를 살린 것은 오 의원이었다. 그는 사시 존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 결과 신림동 고시촌에 터를 잡은 수험생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앞서 1월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회장 선거에서도 사시 존치를 공약으로 강조한 하창우(61·사법연수원15기) 변호사와 김한규(45·36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이런 흐름 속에 오 의원이 당선되면서 사시 존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함 의원과 오 의원을 포함한 5명의 의원이 각각 사시 존치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위한 국회 토론회 등을 개최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당 지도부와 차별화 전략을 두고 있는 조경태 의원이 야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사시 존치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상황과 19대 국회 회기 종료 시점이 맞물리면서 변협을 중심으로 한 사시 존치론자들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법조계 전반의 분석이다. 현재 발의된 6건의 사시 존치 법안은 올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회 회기가 끝나면 정치권이 20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변협 등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측의 주요 캐치프레이즈는 ‘희망사다리 복원’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 ‘법률가의 하향평준하’ 등으로 요약된다. 로스쿨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0만원대(국립대)에서 1000만원대(사립대)에 이른다. 사시가 폐지되면 서민 빈곤층은 법조인이 될 통로 자체가 막히고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자녀의 로스쿨 입학과 판검사 임용 및 변호사 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61.3%가 사시 존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시 폐지는 8년 전 국민과의 약속” 현행법대로 사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로스쿨이 도입되던 2007년 당시의 논리에 기대고 있다. 로스쿨협의회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국회가 여야 합의로 변호사법을 개정, 이 법에 따라 사시 폐지를 전제로 법과대학을 폐지했다”면서 “최근 사시 존치 주장은 정착 단계인 로스쿨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등 로스쿨 측은 다양한 장학제도에도 불구하고 변협 등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돈스쿨’ ‘현대판 음서제’ 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박혜자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 6일 공개한 ‘15개 사립 로스쿨 등록금 및 장학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들은 최근 3년간 등록금은 올리면서 장학금 지급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은 3년간 연평균 100만 3000원이 오른 반면 장학금 지급률은 4.2%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협의회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은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속내가 ‘사시 출신의 기득권 유지’라고 보고 있다. 사시 체제에서 해마다 970명 규모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다가 2012년부터 1800명 규모의 로스쿨 변호사가 쏟아지면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009년 1만 1016명이었던 등록 변호사 수는 올해 7월 기준 1만 9835명으로 2만명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하고도 개업하지 않거나 휴업한 변호사는 1404명에서 3354명으로 증가했다. 심화된 경쟁에 ‘저가 수임료 전략’을 선택하는 변호사들이 등장하면서 일반 민사 사건의 경우 수임료 하한선이라던 500만원 선이 붕괴된 지 오래고, 최근에는 300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법률 소비자인 국민 위한 고민을”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대한 논쟁에 법률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을 위한 고민보다는 당장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로스쿨 도입과 사시 폐지 배경에는 소위 ‘고시 망국론’이 있었는데 그때 지적됐던 문제들이 이제 다 해소됐는지 의문”이라면서 “입법권자가 사시를 폐지하기로 법을 만든 것을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이제 와 개정하자고 하는 것은 법률가로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이 당초 특성화, 전문화라는 취지와 달리 변호사시험 교습소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로스쿨 스스로 돌아볼 필요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타협 ‘데드라인’ 앞두고 노동계 압박… 정부 “임금피크제, 타협은 없다” 쐐기

    대타협 ‘데드라인’ 앞두고 노동계 압박… 정부 “임금피크제, 타협은 없다” 쐐기

    정부가 ‘연봉 인상률 절반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은 노사정 대타협 시한(1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 이를 협상 의제로 삼으려 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노총과 공공노조는 여전히 “공무원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며 강경한 태도다. 조봉환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7일 “연말까지 316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면서 “임금피크제를 두고 노동계와 타협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임금 인상률 삭감 카드로 겨냥하는 대상은 기타공공기관이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각각 70%, 49%에 이르지만 숫자가 가장 많은 기타공공기관은 아직도 18%에 그치고 있다. 덩치가 크고 노조의 힘이 센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속도가 오히려 빠른 이유는 해마다 경영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대해 경영평가 점수를 최대 3점(2점+가점 1점) 깎기로 했다. 3점이면 경영평가 등급(S~E)이 최대 두 계단 떨어질 수 있다. D등급 이하면 내년에 성과급을 한 푼도 못 받는다. 기타공공기관은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다. 임금피크제 도입 속도가 더딘 이유다. 강원랜드, 국립대병원 등 웬만한 공기업과 비슷한 규모의 기타공공기관은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아예 도입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왔지만 정부가 지난 5월 권고한 청년 신규 채용과 연결시킨 새로운 형태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부는 기타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별로 내년 임금 인상률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10, 11, 12월 등 도입 시기가 늦어질수록 임금 인상률을 더 많이 깎겠다는 것이다. 다른 부처에 대한 불만도 많다. 송복철 기재부 제도기획과장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재부에서 직접 임금피크제 도입을 독려하는데 기타공공기관은 주무 부처에서 관리하고 있어 도입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좀 더 많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반드시 임금피크제 도입이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금피크제로 아낀 기존 직원의 인건비를 청년 신규 채용에 쓰자는 것이다. 모든 공공기관이 연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2016~2017년 8000명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재부의 계산이다. 노동계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임금피크제 전도사로 나선 정부가 공무원에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전제한 뒤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식을 논의하자는 것인데 정부는 원안만 고수하며 타협점을 찾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조 국장은 “임금피크제로 기존 직원의 임금을 얼마나 줄일지, 청년 신규 채용 인력은 몇 명으로 정할지 등은 공공기관별 상황을 감안해 세부적으로 협의하고 기관 의견도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강원랜드·産銀·국립대 병원도 임금피크제 안하면 임금 불이익

    강원랜드·産銀·국립대 병원도 임금피크제 안하면 임금 불이익

    강원랜드, 산업은행, 국립대 병원 등 기타공공기관도 일반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임금피크제를 늦게 도입할수록 내년 임금 인상률이 많이 깎인다. 올해 안에 아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내년 임금 인상률이 절반 이상 삭감된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에만 불이익을 주는 게 아니라 도입하더라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에 따라 월급 인센티브를 달리 주겠다는 의미다.<서울신문 8월 19일자 1면> 기획재정부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철도공사와 국민연금공단 등 관계 부처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관계부처협의회’를 열고 산은·수출입은행 등 기타공공기관 200곳도 올해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별로 내년 임금 인상률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경영평가 때 올해 도입 시기별로 가점을 주는 것으로 확정한 데 반해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 기타공공기관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었다”면서 “하지만 기타공공기관도 어떤 식으로든 임금피크제 도입 시점에 따라 임금 인상에 차별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독 기타공공기관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연내 임금피크제 도입을 목표로 삼고 있는 공공기관은 총 316곳(공기업 30곳, 준정부기관 86곳, 기타공공기관 200곳)이다. 공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70%, 준정부기관은 49%에 이르지만 기타공공기관은 18%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내년 임금 인상률을 절반 이상 깎기로 최종 확정했다. 내년 공공기관 연봉 인상률이 3~4%에서 정해질 경우 이 절반인 1.5~2%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률은 공공기관운영위가 정한다. 각 공공기관 이사회에 권고하는 형식이지만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만큼 사실상 강제사항인 셈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지난 4일 현재 100곳을 넘어섰다. 전체 공공기관의 3분의1가량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서울대의 비정규직 사용설명서/이슬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서울대의 비정규직 사용설명서/이슬기 사회부 기자

    “다음에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머리가 하얗게 돼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박수정(26·여)씨는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운지 중간중간 말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지난 7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서울대 비정규직 직원 중 처음으로 정규직과의 차별을 인정받았던 당시의 고무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서울신문 7월 20일자 29면> 서울대 미술관에서 비정규직 비서로 일해 온 박씨는 지난 5일 미술관 측으로부터 돌연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무기계약직 전환 기준일(근속 2년)을 딱 한 달 앞두고 재계약은 없다는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이다. 중노위가 서울대에 지급하라고 한 명절휴가비와 정액급식비,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 어떤 것도 박씨는 받지 못한 채 해고 통보부터 먼저 받았다. 박씨는 계약서에 명시된 비서 일 외에도 미술관 대관, 회계 업무 등 정규직 직원들이 하는 일을 분담해 왔다. 그러나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수당이나 상여금도 없었다. 월급은 최저시급을 조금 웃도는 120만원이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기간제 직원 정모(29)씨도 앞서 지난달 31일 박씨와 똑같은 이유로 ‘마지막 출근’을 해야 했다.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한 사업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는 무기계약 전환 대상자가 된다. 그러나 서울대는 2010년 10월 발송한 ‘비정규직 운영 개선계획’ 공문을 통해 ‘무기계약의 경우 재정 부담 가중을 감안해 계약 기간 만료 시(2년 도래 시) 원칙적으로 전환 금지’를 지시했다. 이를 충실히 지킨 결과 서울대는 국립대 31곳 중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21.3%로 최하위 수준인 28위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겪는 차별과 퇴출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비단 서울대 정책 결정자들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7월 20일자 박씨의 인터뷰 기사에는 박씨에 대한 응원글도 있었지만 ‘비정규직 처지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아니냐’는 조소와 비난 댓글이 적지 않았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혹은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도 억울한 처우에 우는 비정규직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노동 감수성의 단면이다. 박씨는 직접적인 차별뿐 아니라 세간의 시선에도 맞서 싸우는 중일지 모른다. 박씨는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서울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학 측의 비정규직 차별에 대해 증언하기로 했다. 그의 발언이 우리나라의 척박한 비정규직 노동 인권을 개선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울림이 되길 기대해 본다. seulgi@seoul.co.kr
  • 창원KC국제문학상에 바를라모프

    ‘제6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러시아 소설가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바를라모프(52)가 4일 선정됐다. 바를라모프는 20세기 러시아 문학 연구자로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비평가이자 모스크바국립대학 어문학부 교수다. 소설 ‘머릿속의 늑대’, 평론 ‘푸슈킨과 고골에 대한 에세이’ ‘살해’ 등 여러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출간돼 있다. 창원KC국제문학상은 한국과 세계 문학의 교류를 위해 창원시가 2010년 제정했다. 시상식은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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