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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오페라하우스 시즌 첫 작품은 ‘토스카’

    대구오페라하우스 시즌 첫 작품은 ‘토스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23년 시즌 첫 오페라로 푸치니의 ‘토스카’를 선보인다고 10일 전했다. ‘토스카’는 하루 동안 주인공인 가수 토스카와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 토스카를 차지하려는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사이에 일어난 비극을 탄탄하게 그린 작품이다. 1800년 6월 17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와 실존 지역과 건물이 배경이어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푸치니’는 ‘라 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명작 오페라로 꼽힌다. 이번 공연은 정선영이 연출하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국립극장의 오페라감독이자 2021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 ‘청교도’를 지휘했던 마르첼로 모타델리의 지휘로 진행된다.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시립합창단이 연주에 참여한다. 소프라노 조선형과 오희진이 토스카를, 테너 국윤종과 이병삼이 카바라도시를, 바리톤 한명원과 김승철이 스카르피아를 맡았다. 바리톤 최득규와 김형준, 테너 정진환과 이동규, 베이스 조광래와 전재민 등의 성악가들도 함께한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토스카’는 50년 전인 1973년 대구 예술인들의 손으로 제작한 최초의 오페라”라며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개관 20주년 첫 오페라로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 [세종로의 아침] 명동에 대하여/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명동에 대하여/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서울 중구 명동은 넓이 1㎢가 채 안 되는 작은 동네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와 종교·문화를 키운 터전이었다. 국립극장이 한가운데 버티고 있었고, 바로 앞에는 국내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건물로 유명했던 구 상업은행 본점 건물이 위용을 뽐냈다. 길 건너편 한국은행이 자리한 태평로2가동 일부 역시 법정동 명동이 거느렸으니 명동은 한국의 ‘금융 1번지’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1980년대 이후로는 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관광 1번지’의 위상을 곧추세웠다. 일본, 중국 등에서 온 해외 관광객들의 러시 덕에 명동은 ‘해가 지지 않는 동네’라고도 불렸다. 명동성당으로 이어지는 중앙통 입구는 물론 일제강점기 시절 혼마치로 불렸던 진고개, 옛 외환은행 본점 옆 을지로 입구, 가장 붐빈다는 퇴계로의 지하철 명동입구역 등 사방의 나들목은 언제나 인파로 넘쳐 났다. 북적거리는 명동은 누군가에게는 번잡함일 수 있겠지만 거기서 나고 자란 필자에겐 특별한 일도 아니다. 명동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조각으로 기억된다. 부모님은 유네스코회관 뒤편의 학사주점 골목에서 구멍가게를 했다. 가수 양희은이 송창식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돈을 받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불렀다는 ‘오비스캐빈’이 빤히 보이는 곳이었다. 명동 속의 명동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는 말할 것도 없고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오비스캐빈 앞은 사람 물결, 그 자체였다. 두 발을 옮기는 건 고사하고 어깨조차 옴짝달싹하지도 못한다. 그 틈새에서도 장발 단속에 나선 순경들의 훈계와 가위 소리가 퍼졌다. 번쩍번쩍한 철모 아래 두 눈을 부릅뜨고 일탈한 휴가 군인들을 쏘아보는 2인 1조의 헌병들이 들으라는 듯 군화에서 내는 링의 위협적인 쇠사슬 소리는 불협화음처럼 반복됐다. 단속반에 쫓기다 붙들려 수십 개 풍선을 한꺼번에 하늘 위로 날려 보낸 풍선장수의 울먹이는 표정, 한편에선 네온사인 불빛을 받고 알록달록하게 까만 밤하늘로 올라가는 풍선을 보며 깔깔대던 청춘들. 초등학생의 눈엔 그저 유쾌함으로 다가왔던 명동의 기억들이다. 코로나19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봄, 우연히 나선 저녁 산책길의 명동은 ‘죽은 도시’였다. 그 시절 ‘23시 음악사’의 기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트윈폴리오의 노래 ‘웨딩케이크’를 비롯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빼앗긴 듯했다. 그러나 새해 첫날 다시 나들이에 나선 명동은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임대 문의’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어 둔 상점은 여전히 눈에 띄지만 명동성당 앞 오르막 언덕에서 내려다본 거리 풍경은 절망감만 가득 안은 채 돌아섰던 10개월 전보다는 훨씬 활기가 넘쳐 났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절반 정도는 회복했다는 게 명동상인연합회의 설명이다. 서울시 지하철 승하차 인원 정보를 보면 지난해 11월 명동역을 이용한 사람은 161만 4491명으로 전년 동기(105만 2572명)보다 53%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47만 6986명)에 견줘 완전한 복구라고 보기 어렵지만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부동산 정보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명동의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3분기 45.8%를 기록해 그칠 줄 모르던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명동 한복판 성냥갑만 한 3층 자신의 집에 카페를 운영하는 초등학교 동창 B는 “지난 3년 동안 명동은 나와 가족들을 빼곤 하나둘씩 세상에서 사라져 가는 유령의 마을이었다”고 그 끔찍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전염병의 끝이 보이지만 그렇다고 초등학교 시절의 명동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삼켜버린 게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 용산문화재단 설립 시동… 글로벌 문화허브 도시 ‘용틀임’

    용산문화재단 설립 시동… 글로벌 문화허브 도시 ‘용틀임’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용산가족공원까지 풍부한 문화관광 자산을 갖춘 서울 용산구가 세계적인 문화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첫 걸음을 내딛는다. 구는 도시경영연구원과 ‘용산문화(관광)재단 설립계획 수립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단 설립은 민선 8기 공약사업 중 하나다. 재단은 지역에 있는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용산구는 풍부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재단은 구의 ▲자연(용산공원, 한강공원, 남산, 노들섬 등) ▲전시(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용산역사박물관, 리움미술관, 용산공예관) ▲공연(블루스퀘어, 동자아트홀, 용산아트홀, 국립극장 용) ▲역사(효창공원, 의열사, 이태원부군당 역사공원, 이봉창 역사울림관) 등 다양한 문화관광 자산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재단 설립계획 수립 연구 용역비는 3240만원이며, 오는 3월 용역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다. 설립 개요, 사업 범위, 조직과 인력, 향후 5년간 재정계획, 기대 효과 등이 담긴다. 구는 연구용역 성과물을 바탕으로 설립계획을 수립해 올 하반기 타당성 검토를 추진한다. 2024년 재단 설립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설립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마무리한다. 조례 및 정관 제정, 임원 공모 및 임명, 설립등기 및 지정고시 후 사무실 설치, 직원 채용 등을 마치는 즉시 재단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재단이 출범하면 도시 브랜드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구는 기대한다. 구 관계자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며 “재단은 곳곳에 흩어진 풍부한 지역 자산을 널리 알리고 용산이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재탄생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28년 건립돼 94년의 역사를 지닌 용산철도병원은 지난해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박물관은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 등장하는 ‘박서준 육교’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후암동 도닥다리 등 다양한 매체 속 용산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기획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회는 오는 9월 15일까지 용산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구 관계자는 “용산의 과거와 현대의 모습을 아날로그부터 디지털에 이르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를 통해 용산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국립’과 ‘오페라’의 정수 보여준 국립오페라단 신년음악회

    ‘국립’과 ‘오페라’의 정수 보여준 국립오페라단 신년음악회

    국립오페라단이 ‘국립’의 위상이 무엇인지, ‘오페라’가 왜 종합예술인지 작정하고 보여준 무대로 신년을 활짝 열었다. 국립오페라단은 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최정상급 성악가들과 함께 신년음악회 첫날 행사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열었다. 고전파에서 낭만파에 이르는 모든 음악사조를 아우르며 오페라 작품 속 가장 빛나는 아리아와 중창, 역동적인 합창을 느낄 수 있는 무대로 꾸며졌다. 박형식 단장이 직접 작품들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오페라의 감동을 제대로 선사했다. 첫곡으로 슈트라우스의 ‘박쥐’ 서곡을 클림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시작부터 신년에 어울리게 힘이 넘쳤다. 카운터테너 정시만의 ‘누구에게나 취향은 있지’에 이어 소프라노 이윤정의 ‘존경하는 후작님께’와 소프라노 오예은의 ‘고향의 노래(차르다시)’를 부르는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어 비제의 ‘카르멘’에서 ‘하바네라 : 사랑은 길들여지지 않는 새’를 부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는 능숙한 연기까지 더해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몸을 들썩이게 하는 무대는 노이오페라코러스가 베르디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을 부를 때 절정에 달했다. 열정 넘치는 무대는 보는 이에게 새해를 열심히 살고 싶게 하는 힘을 팍팍 전해줬다.2부는 바리톤 박정민이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를 부르며 시작됐다. 박정민은 객석 통로에서 깜짝 등장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1부에서 목을 푼 성악가들은 2부에서 작정하고 자신의 매력을 뽐냈다. 이들은 전막 오페라 공연을 보는 것처럼 노래하며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냈다. 전막 무대가 아니었고, 의상도 작품용이 아닌 콘서트용이었지만 멋진 무대를 만드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2부에선 관객들도 곡이 끝날 때마다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무대에 열렬한 박수와 함께 “브라보”를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성악가들도, 관객들도 오페라 무대가 아니라 마치 ‘불후의 명곡’에 참가한 가수와 청중 같았다. 특히 이날 여자 성악가들의 의상이 유독 화려해 전막 오페라 공연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1부에서 깊은 바다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이윤정, 정열의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온 오예은과 김정미는 2부에서도 화려하게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김정미는 진한 분홍색 드레스를, 이윤정은 새하얀 드레스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고, 2부 무대에 오른 소프라노 황수미는 하늘하늘한 드레스로 줄리엣의 노래를 부르며 낭만을 더했다. 성악가들은 앙코르 무대로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에선 마지막까지 멋진 공연을 만든 성악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한 무대는 왜 오페라가 종합예술인지, 오페라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장르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극장 밖에는 차곡차곡 눈이 쌓였고, 멋진 무대를 감상하고 나온 관객들은 새하얀 겨울 풍경과 함께 신년음악회를 더 특별하게 추억하며 떠날 수 있었다. 국립오페라단은 7일 공연에서 올해 정기공연 작품인 ‘나부코’,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맥베스’를 미리 만나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몸으로 그리는 예술… 올해도 실험 무대 잇는 국립현대무용단

    몸으로 그리는 예술… 올해도 실험 무대 잇는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이 2023년 새해에도 다양한 실험 무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현대무용 우수 레퍼토리 발굴하는 작품이자 올해 국립현대무용단의 첫 프로그램으로 안무가 송주원의 ‘20▲△’(2월 24~26일)이 무대에 오른다. 2021년 무용x기술 창작랩을 거쳐 2022년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로 관객과 처음 만났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무용이 미래시대와 관계 맺는 법을 질문하는 작품이다. 6월 23~25일에는 극장을 배경으로 정전이라는 재난 상황을 설정하고 관객들이 재난 현장을 관광하는 다크 투어 참여자로서 극장 풍경을 낯설게 경험하는 ‘캐스케이드 패시지’를 만날 수 있다. ‘뭎’(조형준·손민선)이 이번 무대를 준비한다.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리서치 기반 화제의 신작으로 ‘카베에’(4월 7~9일), ‘여자야 여자야’(8월 24~27일)가 준비됐다. ‘카베에’는 빈 공간, 구멍, 움푹 들어간 모양과 동굴 등의 어둡고 패인 다수의 공동(空洞)을 뜻하는 단어로 보이지 않지만 들리고 만져지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안은미의 ‘여자야 여자야’는 근대 역사 속 역사적 의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여성의 위대한 업적을 새롭게 조명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여성을 발굴해 오늘날 문화 속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까지 포괄하는 시도를 담은 프로젝트다. 안무공모 프로젝트로 선보이는 현대무용으로 나연우의 ‘@test.choreography’와 임정하의 ‘뉴-애튜 프로젝트’(이상 6월 30일~7월 2일)가 준비됐다. 현대무용을 통한 무용 교류 작품으로는 ‘웨일스 커넥션’이 진행된다. 웨일스 안무가 앤서니 멧세나가 한국의 무용수들과 함께 신작 안무를 맡는 작품이다. 
  • 새해엔 오페라 보러 갈까… 베르디로 꽉 채운 국립오페라단의 2023년

    새해엔 오페라 보러 갈까… 베르디로 꽉 채운 국립오페라단의 2023년

    ‘오페라의 제왕’ 베르디의 탄생 21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2023년 한 해를 베르디의 작품으로 가득 채운다. 베르디의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관객들을 오페라의 세계로 초대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비바 베르디! 비바 오페라!’라는 기치를 내걸고 오는 6~7일 국립극장에서 ‘신년음악회 : 희망의 소리’를 시작으로 ‘맥베스’(4월 27~30일), ‘일 트로바토레’(6월 22~25일), ‘라 트라비아타’(9월 21~24일)를 무대에 올린다. 세 작품은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여 새로운 베르디, 새로운 국립오페라단을 만날 기회다. 이후 마지막 공연인 ‘나부코’가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려 2023년의 화려한 오페라 축제를 마무리한다. ‘신년음악회 : 희망의 소리’는 정상급 성악가와 합창단이 꾸미는 갈라콘서트(6일), 2023년 정기공연 네 작품 속 주요장면을 미리 만나는 하이라이트 콘서트(7일)로 꾸며진다.올해 작품은 베르디를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 선정했다. 초기작품인 ‘맥베스’와 2021년 큰 호평을 받았던 ‘나부코’를 통해서 그의 젊음과 패기, 오페라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베르디 작품 빅3 중 두 작품인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를 통해서는 작곡가로서 완전히 농익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까다로운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2016년 ‘오를란도 핀토 파초’, 2022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로 평단과 관객들의 큰 호평을 받은 젊은 거장 연출가 파비오 체레사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칼라 등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비며 ‘동시대 가장 설득력 있는 지휘자’로 평가받는 지휘자 이브 아벨이 만난다.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박력 있고 열정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일 트로바토레’는 지난해 ‘아틸라’ 연출로 한국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 2017년 솔티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주요도시 대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신예 마에스트로 레오나르도 시니가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국립오페라단의 대표 레퍼토리 ‘라 트라비아타’는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의기투합한다. 이들은 작품 속 프렌치 감성을 극대화해 세련되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나부코’는 젊은 시절 잇따른 실패로 힘들어했던 베르디에게 작곡가로서의 큰 명성을 안겨준 작품으로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와 지휘자 홍석원이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은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마이오페라를 통해서도 오페라를 만날 수 있다.
  • 소중한 사이 ‘묻어둔 상처 공감’ 더 소중해지다

    소중한 사이 ‘묻어둔 상처 공감’ 더 소중해지다

    “우리가 빨리 변해 가는 환경 속에 살고 있잖습니까. 그런데 그 바쁜 물결 속에서 놓치는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소중한 것들을…. 그런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그런 연극인 것 같아요.”(신구) 가까운 사이라서 오히려 더 진솔하지 못할 때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놓치고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지 못하다 보면 미안한 것들도 차곡차곡 쌓인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는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 주고 싶게 하는 작품이다. 배경은 충청도 어느 소도시 변두리의 폐관을 앞둔 단관 극장 ‘레인보우 씨네마’. 극장주 조한수와 초대 주인이자 아버지 조병식, 아들 조원우 3대가 44년을 지켜 온 이 영화관은 폐관하기 전 마지막 상영을 준비한다. 어느 날 태풍이 몰아쳐 등장인물 모두 극장에 모였을 때 갑자기 전기가 나간다. 음울한 분위기를 빌려 조씨 삼부자는 10년간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한 적 없던 공통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자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폭우가 내린 흙길처럼 감정이 엉망진창인 대화가 지나간 뒤 상처를 비로소 정면으로 마주한 이들 앞에 무지개가 나타난다. 마지막 상영까지 무사히 마치면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 ‘내 가슴이 뛴다’의 구절이 연극의 제목이 된 이유에 공감하게 된다. 2018년 초연한 이 작품은 교내 따돌림, 가족 부양 문제, 성 소수자 문제 등 소외된 아픔들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2020년에는 서울연극제 대상을 받았다. 구태환 연출은 “이 작품은 공감에 관한 이야기”라며 “공감이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당했을 때 남의 일이 아니라 마치 내 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이 기뻐해 주고, 슬퍼해 주고, 공감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는 굉장히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일곱 색깔이 만나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가 만들어지듯 일곱 명의 다른 인물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좋은 이야기에 더해 배우들의 연기 욕심이 남달라 작품은 더 특별한 힘을 얻는다. 지난 10월 끝낸 연극 ‘두 교황’을 할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신구는 연극을 다시 하는 이유에 대해 “하고 싶으니까 한다”며 “내가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했다”고 말했다. 조한수 역의 손병호도 “신구 선생님 말씀대로 무대 서는 게 좋으니까 무대를 고집하게 된다”면서 “무대에 섰을 때 기쁨이 커서 기회가 된다면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큰 희망과 꿈”이라고 말했다. 영화 필름에 쌓인 먼지를 털어 내듯 묵었던 사연을 털어 내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가까운 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한결 순하고 부드러워지게 된다. 내년 2월 19일까지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 “더 올곧은 소리 전하겠다” 일흔셋 명창의 곧은 초심

    “더 올곧은 소리 전하겠다” 일흔셋 명창의 곧은 초심

    “앞으로 많이 공부하고 몸 관리도 잘해 더 올곧이 우리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계획입니다.” 지난 9월 안숙선(73) 명창은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가 됐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 통달한 예인으로 특히 춘향가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해외에서도 활발히 판소리를 선보여 온 그가 스승 박귀희(1921~1993)를 이어 1997년 8월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가 된 지 25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오는 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송년판소리-안숙선의 춘향가’는 판소리 보유자가 된 뒤 첫 완창 공연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국립극장은 안 명창이 소리와 창극을 배우고 성장한 곳으로 세월과 함께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그에겐 첫사랑 같은 떨림을 주는 장소다. 안 명창은 27일 “매년 연말에 관객들과 판소리로 만나 왔지만 이번에는 더 긴장된다”며 “마침 송년판소리에서 춘향가를 선보인 게 오래되기도 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송년판소리는 제자들과 함께 꾸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안 명창은 “제자들의 소리를 정말 오랜만에 집중해서 들어 본 것 같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소리도 관객 입장에서 들어 보려고 노력했다”며 “어릴 때부터 가르쳤던 제자들이라 항상 어리고 귀엽게만 봤는데 이제 진중한 소리꾼의 모습이 보여 좋았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판소리 공연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저를 포함한 6명의 소리꾼 각자의 매력을 느껴 보시는 게 이번 무대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판소리 보유자로서 안 명창은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우리 소리를 널리 전하는 게 목표다. 안 명창은 “많은 분의 격려와 도움으로 저에게 의미 있는 자리와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귀중한 소리를 제가 배웠고, 이제는 이후 세대의 소리꾼들에게 전달하고 대중에게 전하는 무거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몸 관리를 잘해 되도록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판소리 한바탕녹음, 어린이를 위한 국악동요 제작 등 향후 계획만 들어도 안 명창은 쉴 틈이 없다. 자신의 자리를 찾아 행복한 결말을 쓰고 있는 안 명창이기에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따뜻했다. 그는 “우리 판소리에는 희로애락 모든 것이 들어 있는데 마지막에는 모든 문제가 잘 풀리고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면서 “여러분도 올해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기뻤던 일, 화났던 일 많으셨겠지만 다가오는 2023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 KOCCA뮤직스튜디오, 개관 1주년 맞아

    KOCCA뮤직스튜디오, 개관 1주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연무대가 사라진 중소제작사들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지난해 12월 온라인 신기술 융합 콘텐츠 스튜디오 ‘KOCCA뮤직스튜디오’를 개관해 올해로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고 26일 밝혔다. 온라인 공연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전용공간이 적고 높은 임대료와 관련 설비 및 기자재 부담이 커 공연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획사들에게 KOCCA스튜디오를 활용해 다양한 공연을 기획 제작할 수 있도록 콘진원은 올해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0여개 이상의 온라인 공연과 음악·영상·팬미팅 제작을 지원했다. 중소기획사들이 다양한 공연을 기획, 제작할 수 있도록 쇼케이스 성격의 공연 ‘ON THE K’를 제작해 누적 조회수 580만회(지난 5월 9일 기준)를 달성했다. 또 유튜브 채널인 KOCCA MUSIC은 올 안해 구독자 11만 9000명(지난달 16일 기준) 이상을 달성하며 유튜브 실버버튼을 획득했다. ON THE K 공연을 통해 글로벌 팬들의 기호와 눈높이를 고려해 해외투어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올 3월 ‘ON THE K : 라이브 스테이지’를 통해 글로벌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멀티캐스팅 방식의 공연을 선보였으며, 올해 3월 23일 기준 국내외 동시 접속자 10만명, 공연 관람 83만뷰를 기록하며 많은 해외 팬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엔하이픈(ENHYPEN), 더보이즈(THE BOYZ), 투마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 등이 출연한 본 공연에서는 전 세계에서 접속한 팬들의 응원하는 얼굴이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한 화면에 모아져 실시간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올해 10월 한류·방한의 달을 기념해 제작된 ‘ON THE K : 어셈블’은 콘진원 해외거점과 협업을 통해 해외 10여개의 도시에서 현지 라이브뷰잉을 진행하기도 했다. 콘진원은 ‘ON THE K’ 시리즈를 통해 인기 아이돌과 뮤지션의 해외 팬과의 소통을 강조해 왔다면 인디밴드나 신인 뮤지션의 해외 진출과 해외 마케팅을 위한 지원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9월과 11월 독일과 일본에서 개최하였던 ‘코리아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국내 뮤지션 9팀을 현지 무대에 소개하였고 수많은 해외 케이팝 팬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냈다. ‘ON THE K’ 시리즈를 비롯해 온라인 공연 제작 지원사업, 우리음악인축제, 라이브·온 2021~2022, KOCCA뮤직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에 총 200여 명의 뮤지션이 출연했으며 지난달 13일 기준 스태프 등 스튜디오 이용자는 8000여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팬데믹 여파로 침체되어 있는 공연 제작 업계에 활기를 불어 넣은 것으로 콘진원은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국립극장, 예원예대, 예술의전당, 프랑스TV, 싱가폴 NAC 등 국내외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도 지속적으로 ‘KOCCA뮤직스튜디오’를 찾아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콘진원은 전했다. 개관 첫 해부터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성공적인 스튜디오 구축·운영사례로 본 스튜디오가 손꼽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콘진원은 “개관 1주년을 맞이하는 KOCCA뮤직스튜디오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공연 제작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작진의 편의를 고려하고 시청자의 기호를 파악해 오프라인 공연에서 제공할 수 없는 차별적인 가치를 주는 신기술 융합 대중음악 콘텐츠 제작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세대 방송 분장사’ 박수명씨 별세

    ‘1세대 방송 분장사’ 박수명씨 별세

    1958년부터 40여년을 연극과 방송 분장을 개척하고 분장차를 처음 만든 박수명 전 MBC 미술센터 상무가 1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4세. 1938년 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용산고, 국학대(고려대로 통합) 영문학과를 다녔다. 국립극장 연극인 양성소에서 연출을 공부하다 분장으로 방향을 돌려 1964년 KBS 무대과에 들어갔다. 1969년 MBC로 옮겨 1000여편의 드라마 분장을 맡았다. 옛 왕비와 상궁들의 머리 모양을 직접 고증했고, ‘제1공화국’ (1981∼1982)에서 배우 최불암을 이승만 전 대통령으로 변신시키는가 하면 ‘생인손’(1986)에서 한애경을 소녀에서 90대 노파까지 표현하기도 했다. 퇴직 후에도 일손을 놓지 않았고, 후학을 양성했다. 빈소는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02)6986-4456.
  • 토끼의 해를 채울 풍성한 발레… 국립발레단 2023년 라인업 공개

    토끼의 해를 채울 풍성한 발레… 국립발레단 2023년 라인업 공개

    ‘돈키호테’부터 ‘호두까기인형’까지. 올해 환갑을 보낸 국립발레단이 2023년 토끼의 해를 풍성하게 채울 라인업을 15일 발표했다. 가장 먼저 관객들을 만나는 작품은 ‘돈키호테’다. 안무가이자 국립발레단 무용수인 송정빈이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안무를 재안무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2020년 ‘해적’ 이후 그의 두 번째 재안무 작품이다. 소설과 달리 발레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하고 가난하지만 쾌활하고 재치 있는 청년 이발사 ‘바질’과 통통 튀는 발랄한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송정빈은 “다시 한번 국립발레단 클래식 레퍼토리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며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관객 여러분께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년 4월 12~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두 번째 작품은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낭만 발레의 정수 ‘지젤’이다. 지난달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였던 ‘지젤’은 내년 5월 23~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세 번째로는 2015년 이후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지닌 잠재적인 안무 능력을 발굴하고 안무가 육성 및 무용수들의 제2의 인생을 지원하고자 시작한 ‘KNB Movement Series’다. 내년 공연이 8회째로 7월 1~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CJ 토월극장에 오르는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해적’은 국립발레단의 ‘해적’을 70분에 알차게 담아 해설과 함께 진행한다.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발레에 극속 캐릭터(마젠토스 왕)가 직접 유쾌한 해설을 하며 공연의 이해도를 높이고 재미를 더한다. 발레의 계절 가을을 물들일 작품은 ‘고집쟁이 딸’이 선정됐다. 올해 국내 초연한 ‘고집쟁이 딸’은 장 도베르발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로맨틱 희극 발레다. 젊은 농촌 총각 콜라스와 사랑에 빠져 있는 리즈, 그녀를 부잣집 아들 알랭과 결혼시키려는 홀어머니 시몬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전개된다. 11월 8~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선보인다. 대미를 장식할 작품은 연말 단골손님인 ‘호두까기인형’이다. ‘호두까기인형’은 주인공 소녀 마리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에 꿈속에서 호두 왕자를 만나 크리스마스랜드를 여행하는 스토리를 그렸다. 12월 9~25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 모두의 취향 만족시킬 국립심포니 2023시즌 레퍼토리 공개

    모두의 취향 만족시킬 국립심포니 2023시즌 레퍼토리 공개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일반 관객부터 마니아까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시대와 취향을 모두 아우르는 다채로운 클래식으로 2023 시즌을 채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내년 1월 ‘2023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시작으로 총 8번의 무대가 마련되는 2023시즌 레퍼토리를 7일 공개했다. 고전을 대표하는 베토벤부터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와 함께 할리우드 3대 음악 거장으로 손꼽히는 대니 엘프만까지 풍성한 레퍼토리로 한국 클래식 관객들을 만난다. 첫 공연으로 내년 1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등을 선보인다. 소리꾼 고영일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도 준비돼 장르의 경계를 허문다.2021년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10위에 오른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 ‘버드맨’에 수록된 말러 뤼케르트 가곡(4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 ‘암살’의 배경음악으로 나온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7월 11일 롯데콘서트홀), 팝 가수 에릭 카멘의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아’에 차용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9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은 모두의 취향을 위해 준비된 곡이다. 좀처럼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곡들도 선보인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 엘가 오보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독백, 하차투리안 바이올린 협주곡 등 실감이 어려웠던 곡들을 직접 만나 애호가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성악가 김정미와 고성현이 함께하는 ‘카르멘’ 모음곡, 윤별 발레 컴퍼니와 함께 하는 프로코피예프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등 오페라와 발레를 아우르는 무대도 준비됐다.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팬데믹과 전쟁의 시대를 살아내는 시대에 사랑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목했다. 베를리오즈, 프로코피예프, 차이콥스키 세 버전으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한편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선도한 세 작곡가의 음악적 개성을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배트맨’(1989), ‘가위손’(199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영화감독 팀 버튼과 오랜 호흡을 맞춘 대니 엘프만의 첼로 협주곡이 고티에 카퓌송의 손끝에서 한국 초연된다. 2022~23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상주작곡가로 활약하는 전예은의 두 번째 위촉곡인 ‘튜닝 서곡’도 관객들 앞에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객원 지휘자로 우크라이나 출신 옥사나 리니우와 유럽에서 활약하는 토마시 네토필이 첫 내한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현존하는 최고의 오보이스트이자 지휘자로 활약하는 알브레히트 마이어,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 역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데(2001년 우승)와 세르게이 하차투리안(2005년 우승),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양준모, 쇼팽 해석으로 정평이 난 피아니스트 윤홍천 등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무대의 음색을 넓힌다.
  • 박찬욱·故 강수연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박찬욱·故 강수연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과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이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 수훈자 5명을 비롯해 대통령 표창 6명, 국무총리 표창 8명, 문체부장관 표창 9명 등 모두 28명(팀)을 24일 선정하고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시상했다. 박 감독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고 강수연은 1969년 만 3살의 나이로 데뷔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지난 5월 갑작스레 별세했다. 보관문화훈장은 영화 ‘브로커’로 한국인 최초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 1987년 데뷔해 ‘아들과 딸’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 박진숙, ‘각시탈’과 ‘타짜’, ‘식객’ 등 다양한 만화를 그린 작가 허영만이 받았다. 성우 홍승옥, 연주자 변성용, 배우 김윤석, 가수 김현철, 작가 박해영, 음악감독 고 방준석 등 6명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에는 배우 이성민, 가수 장필순, 희극인 박명수, 가수(팀) 자우림, 감독 연상호, 제작자 김지연, 가수 지코, 작가 김보통 등 8명(팀)이 이름을 올렸다. 성우 김영선, 뮤지컬 배우 김선영, 기획·제작자 한승원, 배우 전미도, 희극인 홍현희, 안무가 아이키, 가수 폴킴, 가수(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가수(팀) 에스파 등 9명(팀)은 문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대중문화예술상은 공적 기간과 국내외 활동 실적, 관련 산업 기여도, 사회 공헌도 등 다양한 사항을 심사해 선정한다.
  • 양방언 “한국이 저와 저의 음악 키워줬다”

    양방언 “한국이 저와 저의 음악 키워줬다”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다른 꼭대기가 보이잖아요. 다른 꼭대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갈 생각입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완전 충전한 모습으로 팬들을 만난다. 지난해 데뷔 25주년을 맞았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을 여는 게 쉽지 않았던 그가 올해 25+1주년을 기념해 ‘네오 유토피아 2022’를 오는 12월 3~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게스트로 참석한다. 21일 서울 마포구 벨로주 망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양방언은 “일본에 거주하는데 왔다갔다할 때마다 격리 14일씩, 왕복하면 28일간 격리를 7번이나 했다”며 “올해는 그냥 지나가면 안 될 듯해 25+1주년으로 공연도 하고 LP도 냈다”고 말했다. 신곡 ‘스테핀 아웃’(Steppin’ out), ‘포 리프 다이어리’(Four-leaf Diary) 등이 포함된 신규 LP는 4장을 한 세트로 구성했다. 양방언은 “어렸을 때 아날로그 LP로 들었고, 뮤지션을 시작했을 때도 LP였다. 음악 인생에서 LP는 아주 애착이 있는 매체”라며 “저처럼 오래 음악을 한 사람은 한 장만으로는 부담스러워서 4장짜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의 대표곡인 ‘프런티어’(Frontier), ‘에코즈’(ECHOES)는 영국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리마스터링해 이번 앨범에 담았다. 다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은 양방언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스테핀 아웃’은 실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곡이기도 하다. 여러 어려움을 토로한 양방언은 “작년에 공연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1년 참았던 게 많은 충전이 됐다. 참았던 만큼 뮤지션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한 그는 “25년 중에 솔로 데뷔하고 3년 후 한국에서 활동한 게 정말 의미가 있었다”면서 “한국이 저와 저의 음악을 키워 줬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냥 있으면 같은 것만을 하게 된다”며 “진화를 해서 30년, 40년, 50년을 향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 수능 끝났으면 공연 보러 가자! 수험생 대폭 할인

    수능 끝났으면 공연 보러 가자! 수험생 대폭 할인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위해 공연계가 대폭 할인에 나섰다. 가족뮤지컬로 인기리에 상영 중인 ‘마틸다’는 지난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기간 중 화~목 평일 공연에 수험생에게 50% 할인을 제공한다. ‘마틸다’는 작지만 위대한 소녀 마틸다가 불공평하고 부당한 세상에 ‘똘끼’와 ‘용기’로 맞서는 내용으로 대성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수험생 본인과 동반 1인까지 1인 2매 할인을 제공한다. 평일 오후 공연에 한해 적용되며 R석 40%, S·A석은 50%까지 할인한다. ‘태양의 서커스’가 공연 ‘뉴 알레그리아’는 역시 수험생 본인에 한해 A·B석을 50% 할인한다. 국립극단은 23일 개막하는 연극 ‘스카팽’을 40%, 국립극장은 연극 ‘틴에이지 딕’을 50% 할인다. 세종문화회관도 오는 12월 31일까지 열리는 5개 공연을 40% 할인한다. 서울시극단의 ‘등장인물’,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서울시무용단의 ‘더 토핑’, 서울시합창단 송년음악회 ‘스페셜 데이’,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다시갑시다’ 등이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2월 13일 ‘도이치 캄머필하모닉&파보 예르비’ 공연에 50% 할인을 적용한다. 지휘자 파보 예르비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로 손꼽히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지휘자로 이번 공연에서 독일 브레멘을 기반으로 하며 세계 최고 챔버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13일 공연에서 하이든의 ‘교향곡 96번’과 베토벤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다음 달까지 수험표를 가져오면 인디음악, 연극, 미디어 퍼포먼스, 아카펠라, 뮤지컬, 클래식 등 일부 공연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 이것이, 조선 MZ의 ‘흥’이라네

    이것이, 조선 MZ의 ‘흥’이라네

    조선시대 시험을 마친 선비들이 클럽을 갔다면 이리 놀았을까. 한껏 달아오른 정취에 연분홍 신을 신은 발걸음은 사뿐사뿐하고, 부채를 든 손은 바람에 실린 것처럼 살랑거린다. 체통을 지키려는 듯 가끔 절제하기도 하지만 내적 흥분을 감출 수 없는지 몸짓을 통해 마음껏 흥을 분출한다. 국립무용단의 안무가 황태인, 이도윤이 펼치는 ‘산수놀음’에는 젊은이들만의 싱그러움이 넘쳤다.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립무용단의 ‘홀춤Ⅲ: 홀춤과 겹춤’이 12월 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올해로 3년째인 ‘홀춤’ 시리즈는 국립무용단이 전통을 전통에만 엄격히 가두지 않고 오늘날의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통춤의 창조적 변신을 모색하는 공연이다. 1부에선 지난해 초연했던 홀춤 3편을, 2부에선 내부 공모를 통해 새로 선정한 겹춤(2인무) 3편을 볼 수 있다. 15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황태인은 “우리 나이가 노는 건 뭘까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 최대한 솔직하게 놀아 보자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재밌어야 관객들이 즐거우실 것 같아 저희가 즐길 수 있는 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산수놀음’은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멋과 흥을 몸짓으로 그린 남성 독무 ‘한량무’를 재창조한 작품이다. 연분홍 신과 꽃문양 부채 등을 통해 젊음의 화사함을 표현했다.박기환, 박지은의 ‘월하정인’은 신윤복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 달빛 아래 새침하게 정분을 나누던 그림 속 인물들이 그림 밖으로 나와 그림에 멈춰 있던 사랑을 이어 간다. 고요한 밤 옷깃을 사르르 스치며 눈빛을 교환하는 두 사람이 참 애틋하고 애절하다. 정관영과 엄은진의 ‘너설풀이’는 경기·충청 지역 농악의 짝쇠(휘모리장단에서 두 사람이 연주를 주고받는 연주 형태) 기법에 착안해 만들었다. 꽹과리나 징의 채를 장식하는 기다란 천인 ‘너설’을 적극 활용해 역동적인 몸짓을 보여 준다.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겹춤은 국립무용단이 2인무를 지칭하고자 새로 고안한 용어다. 앞서 홀춤 공연 때 진행한 내부 공모에서 겹춤은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겹춤만 창작해 와 3편이 선정됐다. 손인영 예술감독은 “우리 시대는 절대 바꾸면 안 된다는 게 철칙이어서 뭘 만든다는 것을 상상도 못 했다”면서 “옛사람들도 즉흥성으로 만들었을 텐데, 그렇게 선대로부터 받은 것을 토대로 새로운 걸 꽃피울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무용단은 향후 홀춤, 겹춤은 물론 다춤(3인 이상)까지 풍성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 화합·구원 메신저, 윤이상만의 ‘심청’ 22년 만에 날갯짓

    화합·구원 메신저, 윤이상만의 ‘심청’ 22년 만에 날갯짓

    1972년 獨 뮌헨올림픽서 초연2000년 이후 다시 명맥 이어가 정갑균 감독 “오페라 브랜드화”유럽 무대서 줄줄이 공연 예고심봉사는 학식은 높지만 자기중심적이다. 마음의 눈까지 멀었던 그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면서 진정한 눈을 뜬다. 심청의 ‘효심’을 중심으로 했던 설화와는 달리 온 나라의 병들고 소외된 자들이 구원받는 마지막 장면으로 공동체를 강조하는 등 약간의 각색을 더했다. 눈먼 이가 빛을 보고, 병자와 소외된 자가 구원받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종교 지도자의 구원을 읽는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오페라 ‘심청’이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오는 18~19일 22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에 오른다. 독일 정부가 인류의 화합을 주제로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윤이상에게 위촉해 탄생한 작품이다. 초연 당시 “심오한 음향과 정밀한 설계로 동양의 신비한 정신세계를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선 윤이상이 ‘동백림(동베를린) 간첩 사건’에 휘말려 1999년에야 초연했다.2000년 이후 끊겼던 작품은 정갑균 예술감독이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부임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정 감독은 지난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을 다시 한번 세상에 내놓아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다”면서 “대구오페라축제의 정체성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동시에 우리 오페라의 브랜드화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윤이상의 작품이어서 외국 극장 관계자들도 쉽게 마음을 열었다. 2024년 불가리아 소피아국립극장, 헝가리 에르켈국립극장, 이탈리아 볼로냐시립극장에서 공연하고, 2026년에는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정 감독은 소박하면서 현대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천상의 세계, 지상의 세계, 물속의 세계로 대표되는 공간을 신비롭고 환상적으로 만들었다. 다면적 공간 활용과 특수 영상으로 시간의 흐름과 공간 이동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특히 인당수에 빠진 심청의 부활을 연꽃으로 표현한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1999년 국내 초연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최승한 지휘자가 이번에도 지휘한다. 그는 “윤이상 선생은 작품에 한국적인 정신을 넣으려 무척 애를 쓰셨다”면서 “‘심청’은 우리나라의 정신을 서양악기로 표현한 작품”이라 설명했다. 성악가들에게 음악적으로 높은 역량과 도전 정신을 요구하는 작품인 만큼 소프라노 윤정난, 바리톤 제상철,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소프라노 강수연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설 계획이다.
  • 팔순 무용가 홍신자, 故백남준 선생에게 바치는 오마주 무대

    팔순 무용가 홍신자, 故백남준 선생에게 바치는 오마주 무대

    “저는 1966년에 뉴욕에 갔었고, 백남준 선생은 1964년에 이미 뉴욕에 있었어요. 콜라보 작품을 몇번 함께 했는데 퍼포먼스 예술을 시도한 ‘플럭서스’의 일원으로 1993년 한국에 왔을 때 몽고텐트를 배경으로 서울 현대갤러리에서 함께 했던 추억이 생각나요. 올해 여기 저기서 백남준 선생 탄생 90주년 행사를 하길래 저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 보답하고 싶었어요.”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대무용가 홍신자(81)선생이 20일 오후 3시부터 제주현대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서 여는 ‘백남준 오마주’ 공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무대인데 공교롭게도 16일부터 열리는 제주비엔날레와 맞물려 있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홍 선생은 현대무용가, 안무가, 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무용가로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미국에서 활동할 당시 뉴욕에서 백남준 선생과 교류한 바 있다. 그가 바라본 故 백남준 선생은 크리에이티브했다. “죽는 순간까지 창의적이고 천재성이 농후하신 분이셨어요. 너무 소탈하고 항상 예술혼을 불태웠죠. 유머감각도 풍부했지만 내적인 건강이 안 좋으셔서 뉴욕에서도 한의원을 찾아 다니며 한약을 끼고 살던 모습이 선해요”라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번 공연은 비디오 아트의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1932~2006)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그에게 바치는 추모의 춤이다. 추모 무대는 지난 7월 ‘백남준 선생 탄생 90주년을 기리는 특별전’이 열렸던 서울 평창동 운심석면에서도 진행한 바 있다. ‘오마주 공연’이란 타이틀로 백남준 선생의 유명한 행위예술 중 하나인 ‘바이올린 퍼포먼스’를 선보여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홍 선생은 “백남준 선생의 작품 중에 바이올린을 끌고 가는 장면(고인은 생전에 무대에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악기를 때려 부수거나 넥타이를 자르는 행위예술을 했다)이 있는데 제 무용의 오프닝은 거기서 시작된다”면서 “제주현대미술관 야외 뒤뜰이 넓어서 어떤 내면적인 상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관객과 상상의 나래를 펴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1970년대 미궁(황병기 선생)작품에서 선보였던 소리는 물론 춤사위, 마지막에는 선생의 명복을 비는 기도까지 다양하게 담는다”고 덧붙였다. 미궁 작품은 마치 가야금 선율을 목소리로 느끼는 듯한 울림을 준다. 그 소리는 때론 웃고, 때론 우는 가야금과도 닮았다. 4년전 제주의 자연이 좋아 서귀포에 남편과 이주해 살고 있는 홍 선생은 일년에 한두번은 작은 공연이라도 하려고 애쓴다. 지난해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가진 ‘이불 위에서(민경언 연출)’ 작품같은 요란하지 않은 공연이다.팔순 넘어서까지 현역 무용가로 남아있는 것과 관련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열정이다. 20대만큼 열정이 내게 남아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내년 1월 국립극장 해오름무대에서 데뷔 50주년 무대도 준비중이다. 이에 앞서 12월 29~30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 ‘crap’이란 일인극으로 먼저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야망을 품었던 크라프가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 ‘crap(쓰레기)’임을 발견하는 베케트식 블랙 유머가 묻어나는 모노드라마여서 더욱 기대된다. 그가 왜 이 작품을 택했는지 궁금해진다.
  • 베트남 국민 소설 ’남편 없는 부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2~13일 공연

    베트남 국민 소설 ’남편 없는 부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2~13일 공연

    베트남 국민 소설 쯔엉 흐엉 작가의 동명 소설 ‘남편 없는 부두’가 한국 공연예술 창작진과 베트남 배우들간 협업을 통해 연극으로 재창작돼 오는 12~13일 이틀동안 ACC 예술극장 극장1에 올려진다. 이번 공연은 식민지를 거쳐 분단과 전쟁을 경험한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의 역사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비극적인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강인한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전쟁 속에 남편과 아들을 잃고 집안의 가장이 돼 어린 자식들을 키워내야 했던 여인들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주어진 환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딸들의 모습을 통해서 고통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향해 전진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을 위해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사업에 선정된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베트남 문화체육부 소속 베트남국립극장이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했다. 창작진은 원작의 깊이와 양국의 전통문화, 현재성을 결합해 과거와 현재,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무대를 구현했다. 베트남 쪠오 양식과 한국 정가의 새로운 해석과 함께 주제별 음악과 사운드를 창작했다. 의상과 소품은 전통과 시대를 반영했고 무대, 조명, 영상은 작품 주제에 맞춰 시공간과 인물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고 창작진은 설명했다. 연출은 ‘번지점프를 하다’, ‘파리넬리’ 등을 연출한 김민정이, 극작은 ‘영웅’, ‘왕세자실종사건’ 등을 집필한 한아름 작가가 각각 맡았다. 베트남국립극장 소속 배우 13명이 출연해 베트남어로 연기하고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이번 선보임 공연에 앞서 공동제작을 맡은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베트남국립극장이 배역 선발을 시작으로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베트남에서 제작 공동연수를 진행했다. 응웬 쑤언 박 베트남국립극장 원장은 “이번 작품은 한국과 베트남의 예술작품 제작의 첫걸음을 표시한다. 이 협력은 두 나라간의 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우호와 친밀한 유대감을 보여줄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응웬 쑤언 박 원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인기 드라마 ‘강바닥의 파도’와 TV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매우 높은 인물이며 ‘우수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은 “올해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베트남 소설을 소재로 베트남 배우들이 출연하는 등 고국의 향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이번 공연에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가족 분들이 많이 찾으셔서 특별한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연령은 8세 이상으로 ACC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장애인은 착하기만 해야 하나… 욕망 담아낸 ‘틴에이지 딕’

    장애인은 착하기만 해야 하나… 욕망 담아낸 ‘틴에이지 딕’

    셰익스피어 ‘리처드 3세’ 각색 장애 때문에 괴롭힘당한 학생 학생회장에 도전하는 이야기 착한 장애인·극복 서사 탈피 “장애인의 욕망 구현이 큰 목표” 수어통역 등 ‘무장애 공연’ 펼쳐장애인을 순수하고 욕심 없는 미소를 띤 사람의 모습으로 떠올릴 뿐이라면 그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장애인이 욕망을 지닌 한 인간으로서 사랑에 대한 열망과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연극 ‘틴에이지 딕’은 보여 준다. 국립극장이 오는 17~2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내 초연하는 ‘틴에이지 딕’은 극작가 마이크 루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각색한 작품이다. 장애에 대한 열등감을 권력욕으로 채우려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가 ‘틴에이지 딕’에서는 미국 어느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에 도전하는 리처드로 변주됐다. 루는 작품 서두에 “리처드와 벅 역에는 장애인 배우를 캐스팅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리처드를 맡은 하지성(31), 벅을 맡은 조우리(39) 모두 뇌병변 장애인이다.지난 3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미 연극 캐릭터에 깊이 몰입해 있었다. 하지성은 “리처드를 연기하면서 선거에 나간다는 욕망이나 사랑할 수 있다는 욕구가 뭔지 느끼고 있다”면서 “사랑하고 싶은 마음,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저와 같다”며 웃었다. 조우리는 “제 장애에 대해 빨리 인정하고 수긍한 편인데 벅 역시 그렇다”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상처도 많고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런 점이 벅과 닮았다”고 말했다. 리처드는 장애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복수를 위해 학생회장을 꿈꾼다. 극은 약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는 뻔한 서사로 흐르지 않는다. 리처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갖가지 음모를 꾸미고, 자신이 가장 순수하게 마음을 쓴 사랑 앞에서도 갈등한다. 하지성은 “리처드가 가진 생각이나 혼란함, 복합적인 감정을 알아 가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입체적인 인간으로 표현되는 장애인을 통해 그들 역시 복잡한 마음을 지닌 인간임을 새삼 이해하게 한다. 신재훈 연출은 “많은 장애인 캐릭터가 장애를 한계로 인식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서사를 담고 있고, 장애인은 좋은 사람이고 선하다고 주장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며 “장애인 리처드가 극에서 욕망 덩어리로 그려지는데, 그것을 우리 무대 안에서 잘 구현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수어 통역, 음성 해설, 문자 통역 등이 준비된 ‘무장애 공연’이다.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장애인 배우들의 속도에 맞추다 보니 그 과정이 보통의 연극보다 더디다. 그만큼 촘촘하게 준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 연출은 “즐거운 코미디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면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다양한 감각으로 무대가 펼쳐지는 것을 즐겁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우리는 “배우든 관객이든 불편함을 못 느끼면서 관객은 공연을 보고 배우는 공연을 하는 게 무장애 공연”이라며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여 연극을 했다는 사실보다 ‘리처드 3세’를 각색한 공연을 우리나라에서 초연한다는 타이틀이 더 부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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