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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涅(개흙 녈), 乻(땅이름 늘), 대체 무슨 글자? 인명용 한자는 아직 추가중

    涅(개흙 녈), 乻(땅이름 늘), 대체 무슨 글자? 인명용 한자는 아직 추가중

    ‘涅(개흙 녈), 乻(땅이름 늘), 榯(나무곧게설 시), 燊(불꽃성한모양 신), 賏(목치장 영), 歈(노래 유), 忕(사치할 태)…’ 대법원이 인명용 한자 40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지난 3일 입법예고했다.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대법원은 관계 법령에 따라 꾸준히 인명용 한자를 추가하고 있지만 성명 선택권이 제한되고 사실상 실효성도 떨어져 이제는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번 규칙 개정에 따라 내년 2월 14일부터는 총 8319자를 아기 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990년 호적법 개정으로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당시 인명용 한자는 2731자에 불과했다. 시행 3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인명용 한자 제도는 통상적으로 쓰지 않는 너무 어려운 한자를 이름에 사용할 경우 사회적 불편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출생 신고에 쓸 수 있는 한자를 대법원 규칙으로 제한한 것이다. 여기에는 대략 6만자로 알려진 한자를 모두 입력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마련이 어렵다는 실무적 문제도 작용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며 개성 있는 이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관련 민원도 증가하면서 대법원은 3~4년마다 인명용 한자를 100여자씩 추가해왔다. 2001년에 1840자, 2015년에 2381자를 대폭 늘렸고 마지막으로 2018년에 137자를 추가했다.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사람의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인 이름의 선택 범위를 국가가 제한한 것은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19대 국회에서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인명용 한자 제한을 폐지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폐기됐다. 2016년에는 헌법소원까지 제기됐으나 헌재는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6:3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제도의 실효성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출생신고시 인명용 한자가 아닌 경우 우선 한글로 등록을 해뒀다가 이번처럼 한자가 추가된 뒤 추후보완신고를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립국어원에서 자형(字形)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결국 인명용으로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글자를 쓸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영 법무사는 “지금도 추가 신고를 하면 되지만 그것 자체가 개인의 큰 불편이고 각종 서류를 바꿔야 하니 행정력 낭비이기도 하다”면서 “행정편의 때문에 선택권을 제한해 국민 생활의 불편을 만드는 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내년에 관련 정책연구용역을 추진해 전반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도 자체가 바뀌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미선 전국여성법무사회 이사는 “전체 한자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그때그때 신청을 받아 인명용 한자를 추가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이경우의 언파만파] ‘스러운’ 줄여 쓰기/어문부 전문기자

    [이경우의 언파만파] ‘스러운’ 줄여 쓰기/어문부 전문기자

    ‘밤’의 ‘ㅂ’과 ‘아버지’의 ‘ㅂ’은 조금 다르다. 소리가 나는 환경이 바뀌면서 다른 소리가 된다. ‘밤’의 ‘ㅂ’은 무성음, 즉 성대가 울리지 않는 소리다. ‘아버지’의 ‘ㅂ’은 성대가 울리는 유성음 ‘ㅏ’와 ‘ㅓ’ 사이에 있다. 그렇다 보니 같은 유성음이 된다. 이런 현상은 동사나 형용사가 활용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유성음이 되는 ‘ㅂ’은 소리가 약해지면서 아예 다른 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ㅜ’로 바뀌기도 하고, ‘ㅗ’로 달라지기도 한다. ‘가깝다’는 뒤에 ‘어’가 오면 ‘ㅂ’이 ‘ㅜ’로 바뀌면서 ‘가까워’가 된다. ‘돕다’는 ‘ㅂ’이 ‘ㅗ’로 바뀌어 ‘도와’가 된다. ‘간지럽다’는 ‘간지러워’, ‘즐겁다’는 ‘즐거워’처럼 쓰인다. ‘입다’, ‘접다’, ‘좁다’ 같은 말들과 다르다. 이 말들은 뒤에 ‘ㅓ’나 ‘ㅏ’가 와도 ‘ㅂ’이 그대로여서 ‘입어’, ‘접어’, ‘좁아’처럼 본래 형태를 유지한다. 맞춤법도 바뀐 것은 바뀐 것대로, 그렇지 않은 것은 본래대로 쓰이는 현실을 인정한다. 같은 ‘굽다’ 형태이지만 ‘(등이) 굽다’와 ‘(고기를) 굽다’가 각각 ‘굽어’, ‘구워’로 쓰이는 언어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명사 뒤에 ‘-스럽다’가 붙는 말들이 많다. ‘자연스럽다, 사랑스럽다, 걱정스럽다…’ 같은 형용사들이다. 이 말들의 ‘ㅂ’도 뒤에 유성음 ‘ㅓ’가 오면 자연스럽게 ‘ㅜ’로 바뀌어 ‘자연스러운’, ‘사랑스러운’, ‘걱정스러운’으로 변한다. 이를 두고 수없이 질문이 이어진다. ‘자연스런’, ‘사랑스런’, ‘걱정스런’은 잘못된 표현이냐고 묻는다. 국어 선생님 대부분,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스러운’이다. 이유는 ‘ㅂ’이 ‘ㅜ’로 변한 것이어서다. 그런데 언어생활의 편리를 위해 ‘ㅂ’을 ‘ㅜ’로 바꿨듯이 우리는 일부 ‘-스러운’을 줄여 ‘-스런’으로 오랫동안 써 왔다. 1968년부터 2007년까지 40년 가까이 낭독됐던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도 ‘자랑스런’은 규범 같았다. “사고 싶다마는”에서 ‘-마는’은 ‘-만’으로 흔히 줄인다. ‘서울에서는’의 ‘-에서는’은 ‘-에선’으로, ‘하기는’의 ‘-기는’은 ‘-긴’, ‘해돋이는’의 ‘-이는’은 ‘-인’, ‘빠르기는’의 ‘-기는’은 ‘긴’으로 상황에 따라 때때로 줄여 말하고 적는다. ‘-스러운’을 ‘-스런’으로 줄이는 것과 다른 점은 ‘ㅡ’와 ‘ㄴ’을 탈락시켰다는 것뿐이다. 이렇게 줄이는 것에 대해 누구도 탓하거나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스러운’을 ‘-스런’으로 줄이는 것도 ‘-에선’ 같은 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말을 만들어 가는 주체는 개인이고 우리들이다. 국가는 현실과 현상을 파악하고 관리한다. 원활한 소통, 편리한 언어생활을 위해 지원한다.
  • [오늘의 눈] ‘앙심’ 정당화한 ‘보복범죄’ 표현, 스토킹 피해자 두 번 울린다/박상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앙심’ 정당화한 ‘보복범죄’ 표현, 스토킹 피해자 두 번 울린다/박상연 사회부 기자

    “(피해자의) 신고에 보복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 맞습니까.”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연인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25·구속)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석준의 답변이 아니라 ‘보복범죄를 했느냐’는 질문이다. 상황적 맥락과 관계없이 보복범죄라는 용어를 쓸 때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대체 가해자에게 무슨 해를 가했기에 보복범죄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사귀던 이와 헤어지는 일, 이별을 통보하는 일, 스토킹 범죄가 우려돼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것 중에 가해자의 보복을 부를 만큼 피해자가 잘못한 일이 있을까. 피해자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일 뿐인데 이를 보복범죄의 관점으로 본다면 법이 가해자의 관점을 채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을 저지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피해자 신고 등에 원한을 품은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형법상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보다 가중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보복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저에게 해를 준 대로 저도 그에게 해를 준다’(국립국어원)이다. 이를 스토킹 사건의 보복범죄에 적용한다면 피해자의 경찰 신고나 신변보호 요청이 가해자에게 해를 가했다는 뜻이 된다. 권수현 평등공작소 나우 대표는 “피해자가 만남을 거부하고 이별 통보를 하는 등 자기 뜻대로 따르지 않았다며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 심리를 ‘보복’으로 인정하는 것은 ‘앙심’을 정당화하는 가해자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스토킹 범죄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더딘 것도 법 감정과 현실의 차이를 넓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스토킹 범죄가 잔인한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양태는 다양한데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이용할 때만 가중처벌하는 현실이 그렇다. 잔혹한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은 필요하지만 보복범죄 용어 사용의 적절성을 함께 고민하는 것은 결국 ‘안전하게 헤어질 권리’를 주창하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 “같은 할머니인데 친할머니, 외할머니 표현…차별일까요?”

    “같은 할머니인데 친할머니, 외할머니 표현…차별일까요?”

    “나는 할머니가 두 명 있다. 근데 왜 한 명은 친할머니, 한 명은 외할머니일까?” 여성가족부는 2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런 내용의 그림일기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 그림일기는 여가부의 ‘슬기로운 평등가족생활’ 실천 공모전 수상작이다. 그림일기 형식을 빌려 어린아이 시선에서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작품 설명에는 “어린아이의 시선이 담긴 그림일기를 통해 그동안 간과해 왔던 가족 간의 불평등한 문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친할머니 외할머니처럼 친가와 외가를 구분 짓는 호칭의 사용은 남성 성씨 중심의 사회에서 비롯된 바람직하지 않은 관습”이라고 지적했다. 친할머니는 한자로 ‘친할 친(親)’자를 사용하는데, 외할머니는 ‘바깥 외(外)’자를 쓰기 때문에 차별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호칭이다” vs “일리 있는 지적” 이 그림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쪽에서는 “단순 호칭일 뿐인데 뭐가 그리 불만이냐”는 의견을 내세웠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건 사실”이라며 여가부의 의견에 동조해 서로 입장이 엇갈렸다. 다만 대체로 ‘외할머니’ 표현을 점점 안 쓰는 추세라는 것에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부계혈연 중심에서 모계 사회로 점차 변화하면서 외할머니 표현을 잘 쓰지 않게 됐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또 맞벌이 가구 증가로 외할머니가 양육에 적극 참여하면서 거리감 있는 표현인 ‘외할머니’가 사라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국립국어원 “외할머니 대신 ‘지역이름+할머니’ 호칭 가능” 한 네티즌은 “(할머니 글자 앞에) 사는 지역을 붙이면 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수원에 거주한다면 ‘수원 할머니’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국립국어원은 25일 외할머니 표현에 대해 “현재 표준어로 올라와 있어 쓸 수는 있다”면서도 “외할머니 대신 지역 이름을 붙여 ‘OO할머니’로 부르는 것도 가능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펴낸 언어 예절 안내서를 통해서도 “요즘은 외가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가정들이 많아 외할머니를 외할머니라 하지 않고 할머니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여가부가 진행한 슬기로운 평등가족생활 공모전 수상작은 지난 15일 발표됐다. 대상 1명은 200만원, 금상 2명은 100만원씩, 은상 3명은 50만원씩, 동상 5명은 30만원씩 받았다. 이 그림일기는 은상을 받았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전 세계 이용자 꾸준히 늘어

    ‘국립국어원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전 세계 이용자 꾸준히 늘어

    ‘한류(hally), 오빠(oppa), 언니(unni), 누나(noona), 먹방(mukbang), 만화(manvhwa), 치맥(chimaek), 대박(daebak), 애교(aegyo), 반찬(banchan), 불고기(bulgogi), 동치미(dongchimi), 파이팅(fighting), 갈비(galbi), 한복(hanbok), 잡채(japchae), 케이콤(K-, comb(복합어), 케이드라마(K-drama), 김밥(kimbap), 삼겹살(samgyeopsal), 콩글리시(Konglish), 한류(Korean wave), 피시방(PC bang), 당수도(tang soo do), 스킨십(skinship), 트로트(trot).‘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영국의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린 한국어 낱말들이다. 모두 26개로 지난 100년간 이 사전에 올라간 숫자(23개)보다 많다. 케이팝은 물론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케이드라마까지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뜨겁게 퍼지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12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국어원이 운영하는 웹사전인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이용자 수도 연간 45만명 이상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8년 304만 2814명에 이어 2019년 351만 1620명, 2020년 396만 5177명, 2021년 10월 현재 363만 2339명이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이 해외 포털사이트에서도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국어원은 세계적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LINE)(일본)과 태국 포털사이트 ‘사눅’(SANOOK)에서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이 제공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라인’에서는 ‘한국어-일본어 학습사전’의 표제어 5만여개와 예문 약 63만건을 검색할 수 있다. 태국의 사눅에서는 지난 7월부터 ‘한국어-타이어 학습사전’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은 한국어를 11개 언어로 번역한 최초의 이중언어화 웹사전이다. 한국어 학습에 필요한 5만여 어휘의 ‘한국어 기초사전’을 토대로 한 사전으로 2016년에 개통했다.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아랍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중국어, 타이어, 프랑스어로 번역돼 있다.한국어기초사전 http://krdict.korean.go.kr, 국립국어원 한국어-러시아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rus, 국립국어원 한국어-몽골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mon, 국립국어원 한국어-베트남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vie, 국립국어원 한국어-스페인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spa, 국립국어원 한국어-아랍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ara, 국립국어원 한국어-영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eng, 국립국어원 한국어-인도네시아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ind, 국립국어원 한국어-일본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jpn, 국립국어원 한국어-중국어 학습사전 https://krdict.korean.go.kr/chn, 국립국어원 한국어-타이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an.go.kr/tha, 국립국어원 한국어-프랑스어 학습사전 http://krdict.korean.go.kr/fra.
  • “후져서 못 봐주겠네”…진중권, 尹 ‘반듯이’ 논란에 한마디

    “후져서 못 봐주겠네”…진중권, 尹 ‘반듯이’ 논란에 한마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5·18민주묘지 방명록 ‘반듯이’ 논란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캠프를 향해 “한글도 모르나”라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반듯이’라는 낱말의 존재, 혹은 의미를 모르는 듯”이라며 “저런 돌머리들이 캠프에 앉아 있으니 후져서 못 봐주겠네. 차라리 탁현민이라도 데려와라”라고 말했다. 이어 “남총련에 경기동부연합에 용성총련 감성 못 봐주겠네”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선 해당 방명록에 대해 지적한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에 대해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김 대변인의 고질적 문제는 종종 괴벨스 논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대는 아버지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면 ‘그렇다면 조국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대에게 조국은 없단 말인가’ 뭐, 이런 식”이라며 “비판할 걸 비판해야지. 유치해서 더 못 봐주겠네”라고 저격했다.앞서 윤 후보는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전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반듯이‘로 썼다면 지금의 오월정신이 잘못됐다는 거냐’는 지적과 ‘’반드시‘의 맞춤법이 틀린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일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반드시’와 ‘반듯이’는 뜻에 따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전자는 ‘틀림없이 꼭’, 후자는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는 의미이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윤 후보의 해당 방명록을 올리며 “연습하고 갔을 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며 “그동안의 실언과 망언이 진짜 실력인 듯하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되겠다고 하다니”라고 했다. 김 대변인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잘 이해가 안 간다”며 “민주와 인권의 5월 정신은 잘 서 있다.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尹측 “한글 모르냐…조롱하는 사람들이 오월정신 왜곡”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반듯이’ 논란에 대해 “한글을 진짜 모르냐. 곡해하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명록에 ‘반듯하게’ 잘 쓴 글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바로 오월정신을 ‘비뚤어지게’ 왜곡하는 사람들”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앞으로도 반듯하게 세워나가겠다는 의미가 저들에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한민국 정부는 5.18을 자랑스런 민주주의의 역사로 규정하고 여야와 진보보수 모두 5.18 정신의 계승과 발전을 주창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오월정신을 ‘반드시 지키겠다’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이야말로, 5.18을 특정진영 특정정당 특정단체만의 독점물로 편협하게 고집하겠다는 자기고백일 뿐”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김종인 대표가 무릎사과 갈 때도 반대시위하고 야당대표가 5·18 기념식 참석해도 영부인이 악수패싱하고 윤석열 후보가 사과방문 가도 참배를 막아서는 그들이야말로, 5.18 정신을 모든 국민의 자랑스런 역사로 반듯하게 계승하기보다 특정세력의 정치적 독점물로 왜곡시키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또 “오월정신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오월정신을 더 넓게 ‘더 반듯하게’ 세워나가시라”며 “자기들만의 것이라며 야당후보의 참배마저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오월정신의 왜곡에도 불구하고 오월정신을 ‘반듯이 세우겠다’는 윤 후보의 방명록이 그래서 훨씬 더 정당하고 미래지향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평선을 여신’ ‘오월정신 반듯이’ 윤석열 방명록 논란 [김유민의돋보기]

    ‘지평선을 여신’ ‘오월정신 반듯이’ 윤석열 방명록 논란 [김유민의돋보기]

    ‘민주와 인권의 오월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남긴 방명록을 두고 맞춤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반드시와 반듯이는 뜻에 따라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반드시’는 ‘틀림없이 꼭’, ‘반듯이’는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는 뜻이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은 10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가 작성한 방명록 사진을 올리며 “연습하고 갔을 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제 웃음도 안 나온다”라며 ‘반듯이’라는 표현은 ‘반드시’가, ‘세우겠다’는 표현은 ‘지키겠다’가 맞다고 지적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그동안의 실언과 망언이 진짜 실력인 듯하다. 이 사람의 무지와 무능을 그저 웃어넘기면 안 될 것”이라며 “이런 사람을 그럼에도 왜 지지하는지를 민주당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의미상 두 표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그렇다면 오월 정신이 반듯하게 세워진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냐’는 반박이 나왔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반듯이 세우겠다고 하는데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은 잘 서 있다.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반듯이’라고 적은 것에는 “똑바로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칼럼리스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에 “’반듯이’는 ‘반듯하다’의 부사형이다. 사전에 ‘작은 물체, 또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고 설명하고 있다”라며 “윤 후보는 현재의 오월 정신이 비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반박했다.“지평선을 연다는 말은 처음” 윤석열 후보는 지난 6월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김대중도서관’을 찾았을 때도 ‘비문(非文)’ 방명록으로 입길에 올랐다. 윤석열 후보는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지평선(地平線)은 ‘편평한 대지의 끝과 하늘이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선’을 의미한다. 문맥상 윤 전 총장은 ‘사물의 전망이나 가능성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지평(地平)을 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찰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이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문맥상 ‘성찰’이 아니라 ‘통찰’(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환히 꿰뚫어봄)이 더 어울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직접 첨삭 글을 올린 한 시민은 “윤석열의 방명록은 철저한 비문에 가깝다. 율사는 말과 글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데 처참하다”면서 “비문투성이 방명록에서 잘 알 수 있는 건, 기본적인 단어를 틀리는 무식함과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지평을 열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지평선을 열다’는 말은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이 언어의 새 지평을 열었다”라며 “국어도 모르면서 무슨 국가를? 방명록 하나 제대로 못쓰고 지평선을 연다느니 통찰과 성찰도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 무슨 대통령을 꿈꾸시나. 언감생심”이라며 비판했다.
  • 수능 일은 꼭 춥다? 역대 기온 확인해보니

    수능 일은 꼭 춥다? 역대 기온 확인해보니

    역대 수능일 중 절반 이상이 평년보다 최저기온 낮아이틀 전부터 기온 떨어져 수능 때 저점 패턴7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과 짝을 이루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한파다. 역대 수능 날은 다른 날보다 실제로 추웠을까.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에는는 ‘수능 한파’를 ‘수능을 치르는 시기가 되면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으로 규정돼 있다. 수능이 처음 시행된 1993년부터 작년까지 수능일 아침 최저기온(전국평균)을 살펴보면 영하였던 적은 28번 가운데 9번이다. 수능일 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던 해는 1997년 영하 4도이다. 반대로 최저기온이 제일 높았던 해는 10.1도였던 2011년이다. 영하의 기온이 한파의 기준은 아니지만 역대 수능일 30%가량만 최저기온이 0도 아래였다는 통계는 수능 한파가 엄살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를 만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이례적으로 12월에 수능이 시행된 작년을 빼곤 수능은 전부 11월(1993년은 2차 시험 기준)에 치러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11월 최저기온 평년값은 2.9도인데 수능일 가운데 최저기온이 이보다 낮았던 적은 15번으로 절반이 넘는다. 수능 날 유독 추워진다는 속설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수능일 최저기온이 전날 최저기온보다 떨어졌던 적은 17번에 달했다. 수능 한파가 실재한다는 근거는 또 있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가 1996년부터 재작년까지 기상청 45개 관측지점의 수능 전후 12일간 일평균기온 자료를 분석해보니 ‘기온이 수능 이틀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수능일 저점을 찍은 후 소폭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수능이 공교롭게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처음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시점에 치러진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수험생들은 추우리라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기상청은 지난 4일 발표한 1개월 전망에서 수능일이 포함된 이달 15~21일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 높을 확률이 10%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특별기상지원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수능 다음 날인 19일까지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시험장별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 쉽게, 가볍게, 그림으로 도스토옙스키 풀어 읽기

    쉽게, 가볍게, 그림으로 도스토옙스키 풀어 읽기

    4대 장편소설 묶은 기념판 세트 출간여성→남성 존댓말 없애는 등 현대화‘카라마조프 형제들’ 문장 엄선 축약본‘죄와 벌’ 그래픽노블 번역본 등 눈길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과 치밀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나 어두운 분위기와 방대한 분량 탓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고전으로 여겨진다. 오는 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에 앞서 출판계는 독자들이 그의 문학 세계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번역본과 연구서, 만화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열린책들은 최근 4대 장편소설 ‘죄와 벌’(1866), ‘백치’(1869), ‘악령’(1872),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1880)을 총 8권에 달하는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로 펴냈다. 그동안 경음이나 파열음이 많이 들어간 전통적 러시아어 표기법이 사용됐으나 젊은 독자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고려해 인명·지명 등을 국립국어원 표준 규정에 맞췄다. 여성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한 번역 관례도 탈피하는 등 여성 혐오적 어법도 일부 수정했다. 신진 화가 김윤섭이 표지화를 그렸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세계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과 자연과학에 대한 혜안이 뒷받침됐다고 분석한 석영중 고려대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와 주요 걸작의 주요 장면을 추려 짤막한 해석을 붙인 입문용 책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도 열린책들에서 나왔다.뿌쉬낀하우스는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 5대 걸작선’의 일환으로 ‘카라마조프 형제들’ 축약본을 냈다. 완역본의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들을 엄선해 한 권에 담았다.새움출판사는 국내에서 덜 주목받았던 ‘가난한 사람들’(1846)을 선보였다. 중년 하급관리와 고아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사회적 불평등을 고발해 무명 작가이던 도스토옙스키를 ‘무서운 신인’으로 각인시킨 출세작이다. 앞서 민음사도 러시아를 뒤흔들던 광기와 폭력을 비판해 작가 최고의 정치 소설로 꼽히는 ‘악령’(전 3권)을 김연경 박사의 번역으로 펴냈다. 2000년 열린책들에서 내놨던 역자의 기존 번역본을 읽기 쉽도록 전면 개역했다.이 밖에 프랑스 작가 바스티앙 루키아가 ‘죄와 벌’을 각색한 동명의 그래픽노블(2019)이 미메시스에서 번역돼 주목된다. 강렬한 색채와 생생한 선으로 그려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듯한 장면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현택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명예교수는 “도스토옙스키는 부친 살해같이 19세기에는 드물었으나 오늘날 종종 볼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예언적 작가”라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의 연결이 중요해진 21세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200주년 맞은 도스토옙스키...이젠 쉽고 가볍게 풀어서 읽자

    200주년 맞은 도스토옙스키...이젠 쉽고 가볍게 풀어서 읽자

    러시아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고찰과 치밀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나 어두운 분위기와 방대한 분량 탓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고전으로 여겨진다. 오는 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에 앞서 출판계는 독자들이 그의 문학 세계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번역본과 연구서, 만화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열린책들은 최근 4대 장편소설 ‘죄와 벌’(1866), ‘백치’(1869), ‘악령’(1872),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1880)을 총 8권에 달하는 ‘도스토옙스키 탄생 200주년 기념판’ 세트로 펴냈다. 그동안 경음이나 파열음이 많이 들어간 전통적 러시아어 표기법이 사용됐으나 젊은 독자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고려해 인명·지명 등을 국립국어원 표준 규정에 맞췄다. 여성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한 번역 관례도 탈피하는 등 여성 혐오적 어법도 일부 수정했다.신예 화가 김윤섭씨가 표지화를 그린 이 기념판은 각각 홍대화(경남대), 김근식(중앙대), 박혜경(한림대), 이대우(경북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세계는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앙과 자연과학에 대한 혜안이 뒷받침됐다고 분석한 석영중 고려대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와 주요 걸작의 주요 장면을 추려 짤막한 해석을 붙인 입문용 책 ‘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도 열린책들에서 나왔다.뿌쉬낀하우스는 ‘가볍게 읽는 도스토옙스키 5대 걸작선’의 일환으로 ‘카라마조프 형제들’ 축약본을 냈다. 러시아 정교에 대한 이해가 깊은 허선화 한남대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카라마조프가 살해된 뒤 세 아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완역본의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장들을 엄선해 한 권에 담았다.새움출판사는 국내에서 덜 주목받았던 ‘가난한 사람들’(1848)을 선보였다. 중년 하급관리와 고아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사회적 불평등을 고발해 무명 작가이던 도스토옙스키를 ‘무서운 신인’으로 각인시킨 출세작이다.앞서 민음사도 러시아를 뒤흔들던 광기와 폭력을 비판해 작가 최고의 정치 소설로 꼽히는 ‘악령’(전 3권)을 김연경 박사의 번역으로 펴냈다. 2000년 열린책들에서 내놨던 역자의 기존 번역본을 읽기 쉽도록 전면 개역했다.이 밖에 프랑스 작가 바스티앙 루키아가 ‘죄와 벌’을 각색한 동명의 그래픽노블(2019)이 미메시스에서 번역돼 주목된다. 강렬한 색채와 생생한 선으로 그려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듯한 장면들이 재미를 더한다. 김현택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명예교수는 “도스토옙스키는 부친 살해같이 19세기에는 드물었으나 오늘날 종종 볼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다룬 예언적 작가”라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의 연결이 중요해진 21세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이경우의 언파만파] 길말뚝/어문부 전문기자

    [이경우의 언파만파] 길말뚝/어문부 전문기자

    길을 가다 보면 이 말뚝, 기둥이 가끔씩 통행을 방해한다. 안전을 위협할 정도일 때도 있다. 찻길과 보도가 맞닿은 곳에 흔하게 설치돼 있다. 사람 다니는 길로 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박아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쇠로 만들어져 있지만, 돌로 된 것도 적지 않다. 도시 어디서나 쉽게 접하게 되는 시설물인데,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길말뚝’이다. 고개를 갸웃하는 독자가 대부분일 듯싶다. 길에 있는 말뚝이니 ‘길말뚝’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이 물건을 만드는 곳에선 ‘볼라드’(bollard)라고 부른다. 이 이름으로 판매를 하니 ‘볼라드’가 더 알려진 이름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일상에선 두 낱말 모두 생소하고 거의 쓰이지 않는다. 법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있는데, 이 법에서도 길말뚝이든 볼라드든 찾아볼 수 없다. 이 법에서는 풀어서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이라고 한다.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은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설치하여야 한다.” 이 법 시행규칙의 한 조항이다. 법률에서 영어 ‘볼라드’를 쓰는 건 부담이 갔을 것이다. 이 법을 만들 때 ‘길말뚝’이란 낱말은 없었다. 길말뚝이 세상에 나온 건 2014년이다. 국립국어원이 외국어이고 생소해 보이는 ‘볼라드’ 대신 ‘길말뚝’을 쓰자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반응은 아직까지 시원치 않다. 업계와 그 주변에선 여전히 볼라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대부분 ‘볼라드’라고 한다. 언론매체의 뉴스에서도 주로 이 명칭을 쓴다. 1980년대 신문기사에서도 보이는 걸 보면 우리가 사용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된 말이다. ‘볼라드’는 본래 부두에 배를 매어 놓는 말뚝을 뜻했다. 같은 뜻으로 우리말에는 뱃말, ‘계선주’(繫船柱), ‘계주’(繫柱) 같은 낱말이 있다. 영어 볼라드는 이후 용도가 확대돼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 다른 것의 진입을 막는 것으로도 쓰이면서 의미도 넓어졌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의미를 지닌 말로 들어왔다. 하나의 낱말은 압축파일이다. 어떤 상황이나 상태, 특징, 동작을 하나의 형태로 압축해 내놓는다. 이러면 상대는 알아듣기도, 기억하기도 쉽다. 오래 보관(기억)하는 데도 효율적이다. ‘사랑’을 “상대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이라고 외워 둘 필요가 없고, ‘의자’를 “사람이 걸터앉는 데 쓰는 기구”라고 설명하며 말할 필요도 없다.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은 길다. ‘볼라드’는 어렵다. ‘길말뚝’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게 어떨지.
  • “무슨 말이지?”… 공공기관 홍보자료 볼수록 ‘언어 오염’

    “무슨 말이지?”… 공공기관 홍보자료 볼수록 ‘언어 오염’

    국·한·영문 혼용하며 유행어·약어까지경기 공문서 46% 공공언어 잘못 사용우리말 바로쓰기 관련 조례 등 사문화국민 36%가 ‘말의 의미 몰라 곤란 경험’‘김치 밀키트를 이용해 실시간 온라인 줌으로 각 가정에서 김치를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주시가 오는 23~24일 열리는 ‘가을김치 한마당 행사’를 앞두고 이를 알리기 위해 내놓은 보도 자료의 일부다. 김치 명인들이 인터넷 생중계 방송으로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 내용이다. 이같이 짧은 문장에 외래어가 세 개(밀키트·온라인·줌)나 들어 있다. ‘언택트·블렌디드러닝·포스트 코로나·녹색뉴딜·플랫폼·컨트롤타워…’ 정부와 지자체 등 각급 공공기관이 배포한 각종 홍보용 자료에 나타난 외래어 남용 사례다. 국·한·영문 혼용에 유행어나 약어까지 보태지면서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언어가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경기도가 최근 산하 29개 실·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특정감사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산한 공개 문서 3만 3422건 중 1만 5467건(46.3%)이 ‘국어기본법’에 따른 올바른 공공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잘못 사용된 공문서 속 단어는 모두 5만 2265개로 지적됐다. 이 중 어려운 한자어가 2만 7767차례(53.1%)나 사용되면서 전체 순화 대상 용어의 절반을 넘었다. 다음으로는 ▲외국어(1만 2254회, 23.4%) ▲로마자와 한자 표기(8740회, 16.7%) ▲일본어 투, 권위적 표현(3412회, 6.5%) ▲차별어(92회, 0.1%)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지적된 단어는 ‘통보’로 모두 3323차례 사용됐다. 이는 ‘알림’으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 이 밖에 ▲송부(→보냄) 2029회 ▲홈페이지(→누리집) 1802회 ▲道(→도) 1706회 ▲의거(→따라) 1368회 등도 자주 사용됐다. 대부분의 지자체도 ‘국어진흥조례’ 등 우리말 바로쓰기 관련 조례를 만들어 시행 중이나 사문화되다시피 했다. 공문서 작성자들이 첨단 과학 분야의 신기술이나 유행어 등을 별 고민 없이 표기하는 탓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전남대 국어문화원에 ‘공공언어 개선을 위한 공문서 실태 조사’를 맡겼다. 해당 조사에서도 ‘직장맘’을 ‘일하는 엄마’로,‘원스톱’을 ‘한자리’ 또는 ‘일괄’로 각각 표기할 것을 주문받는 등 매년 비슷한 지적이 되풀이되고 있다. 또 국어진흥위원회 등을 구성해 국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고 행정용어 순화에 관한 사항을 심의·자문한다는 규정도 있지만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 우리말 사용에 대한 이런 소극적 태도는 공공용어에 대한 낯섦과 행정효율 저하로 이어진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실시한 ‘2020 국민의 언어의식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서 신문·텔레비전에 나오는 말의 의미를 몰라서 곤란했던 경험이 자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6.3%로, 5년 전인 2015년 5.6% 대비 크게 증가했다. 주로 전문적인 분야에서 사용되는 언어(53.3%), 수준 높은 어려운 한자어(46.3%), 유행어나 신조어(43.1%)의 의미를 몰라서 곤란함을 겪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등은 최근 감사 결과를 토대로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의무교육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에 참여했던 김명진 한글문화연대 부대표는 “국어 바르게 쓰기 조례를 제정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정책명·행사명 등에서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최근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어, 신조어가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바르고 쉬운 행정용어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 [인사]

    ■외교부 ◇국장△부대변인 안은주 ■법무부 △안규석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김종민 부산출입국·외국인청장 ■국방부 ◇고위공무원 승진△군사시설기획관 천승현 ■문화체육관광부◇고위공무원 임용△국립국어원장 장소원△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이해돈△미디어정책국장 황성운 ■고용노동부 ◇국장급 승진△부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이현옥◇3급 승진△고용문화개선정책과장 최준하△청년취업지원과장 김상용◇과장급 전보△고용보험확대추진반장 신호철△직업능력정책과장 홍경의 ■관세청 ◇고위공무원 나급 승진·전보△조사국장 이근후◇과장급 전보△코로나19 미래전략추진단 팀장 이나애△인사혁신담당관 백형민△감찰팀장 김희리△국제협력총괄과장 이철재 ■방위사업청 ◇고위공무원 승진△무인사업부장 윤창문◇부이사관 승진△한국형기동헬기사업팀장 김동춘△공격헬기사업팀장 박근영 ■원자력안전위원회 ◇과장급 신규 임용△안전소통담당관 이현경 ■상지대 △산학협력단장 홍유식△학술정보원장 박수완△경상대학장 장경수△생명환경과학대학장 직무대리 성하균△융합기술공과대학장 한영환△예술체육대학장 조원희△보건의료과학대학장 송현종△교양대학장 정연실
  • 신임 국립국어원장에 장소원 서울대 교수

    신임 국립국어원장에 장소원 서울대 교수

    문화체육관광부가 장소원 서울대 교수를 12대 국립국어원장으로 임명했다. 신임 원장 임기는 2024년 10월 7일까지 3년이다. 장 신임 원장은 국어학, 한국어 교육학, 국어 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연구해왔다. ‘한국어 응답의 유형 분류와 화용론적 효과’,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 읽기’, ‘표준어 규범 영향 평가의 결과’ 등 다수 논문을 썼다. 국어학계 대표학회인 국어학회의 회장 등을 지냈고, 한국어 교육학 분야에서도 다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2020 세계 한국어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아 한글과 한국어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에 이바지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또, 대학 내 부설 기관을 운영해 조직 관리와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신임 원장이 그동안 학계에서 쌓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립국어원을 내실 있게 이끌어 대내외에서 한국어의 위상을 높이고 올바른 언어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 문화체육관광부 ◇ 고위공무원 임용 △ 국립국어원장 장소원 △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 이해돈 △ 미디어정책국장 황성운 ■ 국방부 ◇ 고위공무원 승진 △ 군사시설기획관 천승현 ■ 방위사업청 ◇ 고위공무원 승진 △ 무인사업부장 윤창문 ■ 산업통상자원부 ◇ 실장급 승진 △ 산업혁신성장실장 황수성 ◇ 국장급 채용 △ 장관정책보좌관 김영근
  • 우리말 우수상표에 ‘바다섬김’·‘미소배달’ 등 선정

    우리말 우수상표에 ‘바다섬김’·‘미소배달’ 등 선정

    ‘바다섬김’ ‘미소배달’ ‘쓸어비’ 등이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로 선정됐다.특허청은 6일 한글날을 맞아 개최한 ‘제6회 우리말 우수상표 선정대회’ 수상작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인 ‘아름다운 상표’에는 바다섬김, 특허청장상인 ‘고운 상표’에는 미소배달이 각각 선정됐다. 국립국어원장상인 ‘정다운 상표’에는 말,글,손과 쓸어비, 산또래, 일상공감, 이장님밥상 등이 뽑혔다. 바다섬김은 ‘바다를 섬기며 자란 김’이라는 뜻으로, ‘섬김’과 ‘섬에서 자란 김’이라는 중의성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참신성을 주며 김 관련 상품을 나타내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쓸어비는 솔과 청소도구, 빗자루, 세탁 및 청소용구 등에 사용됐다. 수상작은 국립국어원이 추천한 국어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와 특허고객 및 심사관 투표를 합산해 선정됐다.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8일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부르기 쉬우면서 참신한 우리말 상표는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전국적인 공모전을 통해 우리말 상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똑똑 우리말] 바둑이와 얼루기/오명숙 어문부장

    요즘엔 강아지 이름을 함부로 짓지 않지만 과거엔 대부분의 개들이 흰둥이, 누렁이, 검둥이, 점박이, 바둑이 등으로 불렸다. 색깔에 따라 이름이 정해진 것이다. 점박이는 얼굴이나 몸에 점이 있는 개를, 바둑이는 털에 검은 점과 흰 점이 바둑무늬 모양으로 뒤섞여 있는 개를 말한다. 그렇다면 얼룩얼룩한 점이나 무늬 또는 그런 점이나 무늬가 있는 짐승이나 물건을 나타내는 말은 무얼까. 점박이나 바둑이처럼 ‘얼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얼루기’이다. 한글맞춤법 제20항은 명사 뒤에 ‘-이’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는 내용이다. 바둑이, 각설이, 삼발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맞춤법 제23항은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고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또는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기럭이, 깍둑이, 맴이, 뻐꾹이’가 아니라 ‘기러기, 깍두기, 매미, 뻐꾸기’로 적는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20항 규정대로 명사 ‘얼룩’에 ‘-이’가 붙으면 ‘얼룩이’로 표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얼루기’에 쓰인 ‘얼룩’은 명사 ‘얼룩’이 아닌 부사 ‘얼룩얼룩’의 ‘얼룩’으로, ‘얼룩하다’나 ‘얼룩거리다’가 쓰이지 않으므로 맞춤법 제23항에 근거해 ‘얼루기’로 적는다고 답했다.
  • ‘리유저블 컵‘, 우리말로 어떻게 바꿀까요

    ‘리유저블 컵‘, 우리말로 어떻게 바꿀까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리유저블 컵’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다회용 컵’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리유저블 컵’(reusable cup)은 포장 구매용 종이컵과 외관은 같지만 재질이 특수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컵을 지칭한다. 문체부는 “지난 4일 전문가위원회인 새말모임을 통해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다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레몬 마켓’(lemon market)을 다듬은 말로는 ‘정보 불균형 시장’을 제안했다. ‘레몬 마켓’이란 판매자보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들이 속아서 살 가능성을 우려해 싼값만 지불하려 하고, 이로 인해 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을 뜻한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선정된 말 외에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기고] 귀촌하는 사람들은 촌스럽다?/허태웅 농촌진흥청장

    [기고] 귀촌하는 사람들은 촌스럽다?/허태웅 농촌진흥청장

    우리나라에는 ‘국어기본법’이 있다. 이 법은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해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든다.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치유농업법’도 있다. 농촌에 널려 있는 여러 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건강을 좋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농촌’이다. 농촌은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마을이나 지역이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촌스럽다’고 한다. 2019년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년 이내에 귀농·귀촌을 원하는 인구는 총 945만명이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이런 국민적 여망과 정책 수요를 반영해 ‘농산어촌유토피아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여러 부처와 힘을 합쳐 농촌·산촌·어촌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이다. 한마디로 ‘촌사람’을 만드는 국가 정책이다. 이쯤에서 사전을 펴고 ‘촌스럽다’를 찾아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고 나온다. 사전 풀이 그대로만 따르자면 ‘농산어촌유토피아특별위원회’에서 ‘어수룩한’ 사람들을 많이 만드는 ‘촌스러운’ 삶을 부추기고 있고, 치유농업을 주관하는 농촌진흥청에서는 ‘세련됨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울린 맛 없이’ 치유만 소개하고 있다. 사전에 있는 낱말 풀이가 국민 말글살이와 전혀 부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귀촌 인구는 전년보다 7.4% 증가한 47만 7122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촌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스스로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하고자 촌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농사를 짓거나 창업을 하고자 또는 복잡한 도시를 떠나 여유를 찾고자 옮기는 것이다. 지금처럼 촌스럽다의 풀이가 하나뿐이라면 농산어촌을 활성화하겠다며 위원회와 법률까지 만들어 지원하는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없고, 귀농ㆍ귀촌 인구가 느는 현상도 설명할 수 없다. 언어 사용 현실을 반영해 사전에 올리는 낱말을 추가하고, 뜻풀이를 수시로 바꿔야 하듯이 ‘촌스럽다’는 낱말의 뜻풀이도 여러 가지 뜻을 더 넣어야 한다. ‘자연과 함께하고자 농촌으로 가려는 생각’이나 ‘촌을 사랑해 자연과 함께 삶을 가꾸려는 마음가짐’ 같은 풀이를 추가하면 좋을 것이다. ‘촌스럽다’는 뜻이 사회적으로 재해석되기를 기대한다. 촌스러움이 생명의 근원과 참된 위안의 뜻으로, 농업과 농촌의 정겨움과 희망, 순수의 뜻으로 재해석돼 국민적 공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 친절한 국립공원, 청각장애인 위해 수어 해설도 한다

    친절한 국립공원, 청각장애인 위해 수어 해설도 한다

    “전나무는 상처가 나면 투명한 송진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면 모유처럼 하얗게 변한다고 해서 ‘젖나무’로 불리다 지금은 전나무가 됐습니다.” 지난달 28일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 입구 전나무 숲길에서 신미영 해설사의 숲 해설이 진행되는 가운데 탐방객들의 눈길은 옆에 있는 수어 통역사의 손끝에 모아졌다. 이날 진행된 탐방은 ‘손으로 느끼는 오대산’으로 농인(청각장애인) 대상 수어 해설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2006년 바람에 쓰러진 수령 500년의 할아버지 전나무 고사목을 직접 만져 보고 사진도 찍었다. 통역사의 수어 해설 속에 편백나무 칩과 오색 물을 들인 이끼를 활용해 이끼화분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탐방에 참가한 한 농인은 수어 통역사를 통해 “눈으로만 보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나무와 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국립공원공단이 올해 6월부터 전국 10개 국립공원에서 수어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자연생태 나누기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식물 60종의 수어를 개발한 ‘생태수어도감’도 제작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한 한국 수어 사전에는 동식물 수어가 61개에 불과하다. 신미영 해설사는 “전나무는 수어가 없어서 내용을 전달하기가 어려웠는데 농인 한 분이 직접 수어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수어로 설명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국립공원 수어 해설 프로그램은 6~11월 한 달에 한 차례씩 진행된다. 시설이나 단체 등에서 신청하면 진행되는 방식이다. 북한산에서는 자연 속에서 퀴즈를 풀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생태학습활동, 다도해해상에서는 순찰선을 이용한 선상투어, 지리산에서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공예체험 등이 가능하다.수어 해설에 더해 국립공원 탐방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다. 산 정상을 오르는 일방적인 ‘정복형’을 지양하고 잘 보전된 자연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탐방객을 분산해 숲 훼손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공단이 2019년 교육부에 제안해 도입된 ‘청소년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은 경북교육청 산하 학교를 대상으로 소백산생태탐방원과 가야산생태탐방원에서 3년째 운영 중이다. 2019년 32개교 1271명, 2020년 25개교 1010명이 참여했다. 학교에서 해소하지 못하는 교우관계 증진을 원하는 학생,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이 자연의 품 안에서 정서적 안정과 소통 및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 친구의 모습을 팝아트 초상화로 담아 보고, 자연 속에서 주어진 과제를 조별로 협력해 해결한다.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사색과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이화여대 학교폭력연구소와 공동으로 참가자 8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프로그램 수행 전 73.01점이던 인성분야 점수는 수행 후 79.46점, 사회정서 역량은 69.60점에서 76.67점으로 변화를 보였다. 2009년 시작된 건강나누리 캠프는 대표 탐방 프로그램이다. 아토피·비염·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갖고 있는 아동과 가족들이 숲과 자연 속에서 머물며 다양한 체험을 한다. 북한산·계룡산·덕유산 등 8곳과 지리산·소백산·한려해상 등 8개 생태탐방원에서 진행하는데 매년 5000~7000명이 참여한다. 지역 의료기관이나 사찰이 프로그램 구성과 운영에 동참하고 지역 환경보건센터 및 환경성질환 예방센터와 연계해 아토피 극복 식단, 친환경 생활공간 체험 등을 병행하는 등 다변화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 및 참가자를 축소하면서 참가 신청이 몰려 선정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생활보호대상·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에 우선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11일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국립공원 탐방 환경 속에서 공원 자원을 즐기고 이해하는 탐방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코로나19 이후 소규모 가족 단위, 비대면 탐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대면 콘텐츠 및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과 코로나19 방역 의료진 등에 대한 맞춤형 힐링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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