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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홍수 악순환 끊을 것” vs “보 건설땐 수질 8배 악화”

    “40년 홍수 악순환 끊을 것” vs “보 건설땐 수질 8배 악화”

    16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주선으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 토론회’는 각계의 힘겨루기와 국론분열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국가사업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는 ‘국민적 논의기구’를 만들자는 데에는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다만 4대강사업의 각론으로 들어가자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토론회장의 200여석은 일찌감치 꽉 찼으며, 방청객들은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다. ●국민적 논의기구 어떻게 구성하나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민적 논의기구의 구성은 4대강사업이 제시하고 있는 추진 목적의 타당성과 절차적 과정을 모두 검증해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논의기구를 통해 사업의 정당성과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섭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위원장은 “공사로 인한 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최소 1년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국회, 환경·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분야별로 공사현장, 법률, 재정 등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공사 중단이라는 전제조건만 아니라면 며칠이든 계속 토론할 수 있다.”면서 “4대강 현장에 가서 주민, 지방자치단체, 공사 관계자, 전문가, 사회단체 등이 모두 모여 무제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홍수예방, 물 확보 등 사업의 기본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인 의견이 제시되면 검토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찬반을 논의하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업기간이 늘어나면 사업비만 증가할 뿐이며, 경부고속철 사업이 6조원에서 26조원으로 늘어난 것이 그 예”라고 말했다. ●대운하 후속 vs 연계심리 안타까워 4대강사업이 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이 사무총장은 “대운하 사업을 변경하면서 4대강사업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일자리 창출 등 예산 쓸 곳이 훨씬 많은데 대통령의 뜻이라는 이유로 22조원을 들여 3년간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으로 밀고 나간 것은 갈등을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도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실시해 밀어붙였고, 낙동강 수심이 6m를 유지하는 것은 대운하를 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로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아직도 대운하와 연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원 사무총장도 “4대강사업은 임기 안에 끝난다. 만약 수질악화 등 사업의 부작용이 생기면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더 큰 사업”이라고 밝혔다. ●홍수예방 필요 vs 물 부족하지 않다 정 장관은 “산업화 속에서 강이 급속하게 훼손돼 더 이상 생명이 살기 어려운 강이 됐다. 최근 5년간 매년 홍수복구비로만 4조 2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은 이수치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재해를 사전 예방하려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4대강사업을 하느냐, 마느냐 보다는 어떻게 제대로 추진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 때 산림녹화와 하천정비 없이 근대화가 이뤄졌고, 댐 건설이 수자원정책의 전부였다.”면서 “그 결과 40년간 상류댐과 하구언 사이에 퇴적물이 쌓이고 홍수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정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방법론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가능한데 필요성을 인정하지 못하면 논의는 평행선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4대강 수질은 그렇게 나쁘지 않고, 수량도 이미 충분하다.”면서 “영산강은 부분적으로 물 부족이 있지만 낙동강은 오히려 0.1억t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 홍수예방에 대해 “이미 4대강은 96.3% 이상 예방작업이 돼 있고 비가 집중적으로 와도 국가하천보다는 산간지방 지천의 피해가 더 크다.”면서 “4대강보다는 소하천 정비 사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사무총장은 “초기 단계면 몰라도 공정률이 최대 60%, 보 준설은 40% 이상인 현 단계에서는 생태교란을 어떻게 빨리 회복할 수 있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4대강사업 보·준설 보완 가능”

    “4대강사업 보·준설 보완 가능”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막판 쟁점인 하천의 ‘보 설치와 준설’의 당위성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인정했다. 반면 공사의 규모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주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국론분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접점을 찾자.”고 제안했다. 11일 서울신문이 4대강 관련 학계 전문가 10명에게 보 설치와 준설에 관해 의견을 물은 결과, 9명이 “원칙에는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명은 “그동안 진행해 온 준설로도 충분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4대강 사업의 바람직한 대안(서울신문 7월19일자 1·9면)’을 묻는 설문에 응했던 교수들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대립적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대안적 관점을 찾도록 주문받았다. 이들 가운데 4명은 현재 경남도 등에서 주장하고 있는 ‘보와 준설의 규모를 줄여서 공사를 하겠다.’는 의견에 대해 반대했고, 5명은 ‘가능하다.’ ‘보완이 필요하다.’ 등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지자체와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인정하면서 ‘공사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50년 전 댐을 만들어 강속이 느려지고 침전물이 쌓여 강바닥이 높아졌으니 준설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백년대계 사업이라면 공사를 몇 개월 중지한다고 해서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 “태풍이 끝나는 9월까지만이라도 공사를 일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김계현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자체가 보 설치와 준설을 받아들이면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응호 홍익대 토목공학가 교수는 “준설 또는 가뭄에 따른 생태계 피해를 각각 따져보고 분명한 근거를 갖고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보의 공정률이 45%를 향하고 있는데 이를 중지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추가적인 의견은 얼마든지 보태거나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 측과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만나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8월5일 기준)은 23%로 수계별로 한강 25%, 낙동강 23%, 금강 28%, 영산강 18% 등이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4대강 솔루션(하)] 김두관 경남지사 “준설·보 건설땐 물 오염 생태하천 조성이 중심”

    [4대강 솔루션(하)] 김두관 경남지사 “준설·보 건설땐 물 오염 생태하천 조성이 중심”

    “지금의 4대강 사업(계힉안)은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이 중심입니다. 생태계에 좋고 관리비용이 적게 드는 생태하천을 만드는 사업으로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19일 “4대강 사업은 강의 상류와 지천, 소하천 등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현재 4대강 사업은 엉뚱하게 보 건설과 강바닥 준설사업이 중심이어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을 일률적으로 준설하는 사업은 중단하는 대신 홍수방지를 위한 강변 저류지역을 확대하고 하천변 생태숲 조성을 비롯한 하천환경 정비, 수질개선시설 확대, 부실한 제방 보강 등을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을 조정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낙동강 하구에서 안동까지 320㎞에 걸쳐 깊이 6m로 넓게는 220m에서, 좁게는 90m에 이르는 폭으로 준설을 하고 강 중간의 보로 막는 것은 생명을 파괴하는 환경대재앙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도 상류지역의 공단과 도시생활폐수 등을 100% 완벽하게 정화하고 지천과 소하천에서 본류로 유입되는 폐수와 오염원을 정화·차단하는 사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당초 정부가 4대강 사업 목적으로 내걸었던 수질개선이나 홍수방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만들기 등의 명분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강을 준설하고 보를 건설해 낙동강에 10억t의 물을 확보한다고 하지만 이는 오염돼 마실 수 없는 물을 호수에 담아 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당초 정부가 약속한 것과 다르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재고하는 것이 당연하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와 정부가 앞장서 논란과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업은 정부와 정당, 국회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정치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 가운데는 수질개선과 지천정비 등 좋은 사업으로 해야 하는 사업도 포함돼 있지만 전체 사업목적과 기조가 잘못 설정돼 있기 때문에 사업을 중단하고 국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 여부와 사업 내용을 다시 결정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김 지사의 의견이다. 김 지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가치관 충돌로 갈등과 국론분열이 계속되는 것은 지방과 중앙정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서 하루빨리 적절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건의했다. 김 지사는 “4대강 사업도 세종시나 혁신도시처럼 여야가 합의를 해 법률로 제정하면 정당성이 확보돼 소모적인 갈등 없이 정부도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 제정을 제안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4대강 솔루션] 본지 전문가선정 이렇게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은 필요성을 떠나 찬반으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국론분열의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신문은 지금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사가 이미 진행됐기 때문이 아니라 학계는 물론 환경단체 쪽에서도 강 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기획기사는 4대강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완할 것은 서둘러 보완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외 또는 수정함으로써 찬반 논란에 따른 국가사회적 비효율성을 없애자는 취지다. 정치적 논란도 배제했다. 이에 따라 ▲수질관리 ▲수자원관리 ▲생태 환경 ▲지역개발 ▲산림 등 다양한 분야의 학계 전문가 20여명을 접촉해 의견을 취합했다. 이 가운데 의견을 밝히기를 꺼리거나 의견이 찬반의 양 끝에 놓인 전문가는 부득이 제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참여 전문가 명단 ▲김계현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김응호 홍익대 토목공학과 교수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 ▲박철휘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유병로 한밭대 환경공학과 교수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이재철 청양대 토목정보과 교수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사설] 광복절 사면복권 국민 힘 모으는 내용 돼야

    정부가 8·15 광복절을 맞아 수천 명을 대상으로 특별사면 및 복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과 정치인, 그리고 18대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형이 확정된 선거사범 등이 대거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단독사면 때 제외된 경제인이 상당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과 재판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사면권은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이번에 특별사면이 실시되면 이명박 정부 들어 5번째여서 너무 잦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사면은 의미가 적지 않다. 광복절 사면복권은 분열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정권교체 혼란기에 무리한 사법처리 논란을 불렀던 일부 경제인들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면해 경제살리기에 동참시키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선거정국을 거치면서 표적 사법처리 논란이 인 정치인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 화합의 손을 잡아야 할 시점이다. 다만 사면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행되어 국민들이 흔쾌히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결코 사면권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면복권은 부작용이 많은 제도이다. 사면권이 남용되면 법치주의 근간이 파괴된다. 법제도의 안정성을 해쳐 사법질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 대화합을 명분으로 단행하는 사면복권이 국론분열의 씨앗을 잉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면복권이 취지와 달리 법 경시 풍조를 낳지 않도록 엄격하게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주요 경축일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단행되는 사면복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국민 화합은 최대한 도모하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2007년 사면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설치된 사면심사위원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무부 장·차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의 민주적 운영으로 정당성을 강화해야 한다.
  • [기고] 이대로 야간 집회를 자유화하려는가/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기고] 이대로 야간 집회를 자유화하려는가/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우리 사회는 자신의 주장이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의 힘을 과시하는 풍조가 뿌리 깊다. 인구 100만명당 집회와 시위 건수를 봐도 서울은 736건으로 워싱턴의 3.5배, 도쿄의 12배에 이른다. 집회가 불법 폭력사태로 변질되면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용산참사가 단적인 예다. 준법질서를 확립하고 올바른 집회문화를 정착하는 일이 시급한데도, 관련 제도의 공백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금지됐던 야간집회가 이달부터 사실상 자유화되면서 대한민국은 치안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간집회 자유화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정책적으로 추진된 사항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집시법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고 법률적 효력이 인정되는 시한을 지난달까지 정했지만 국회가 그 후속 조치를 제때 못해 공백이 생긴 것뿐이다. 헌재가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집회금지 시간대인 ‘야간의 범위’가 여름과 겨울이 서로 달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국회도 지난해 11월 야간 범위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구체화한 내용의 입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가 이 법안을 헌재가 정한 시기까지 처리하지 못해 이제는 신고만으로 자유롭게 야간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금지 법안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6·2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는 극심한 국론분열 상태에 있다. 4대강 사업이라든가, 세종시 문제는 물론 최근 천안함 사태에서도 여와 야의 입장이 다르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국민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집회·시위와 관련한 과거의 혼란상을 생각할 때 야간집회 자유화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 새로운 경제질서 모색을 위한 지구촌의 운영체제인 ‘G20 정상회의’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지구촌 곳곳에 떨칠 기회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이런 모습이 세계 언론에 ‘클로즈업’될 수 있다.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열린 G20 회의가 세계화 반대시위로 얼룩졌던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달성했고,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과 2022년 월드컵 유치라는 또 다른 꿈에 도전하고 있다. 대회 유치에 성공하려면 국제사회에 우리의 강점을 알려야 하겠지만 법제도를 정비하고 성숙한 준법문화를 형성해 집회와 시위로 인한 사회불안을 막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보 진영에서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우리도 야간집회 금지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는 야간에 집회와 시위 자체가 거의 없다. 선진국의 제도를 부러워하고 이를 도입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부터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야간집회가 자유화되면 온갖 구호와 주장들이 넘쳐나는 사회 혼란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의 일정이 바쁘고 다른 중요한 입법 과제도 많겠지만 야간집회 금지 제도의 보완 입법을 하루빨리 서둘러 주기를 바란다.
  • [데스크 시각] 세종시 치유의 길/류찬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세종시 치유의 길/류찬희 사회2부장

    엄청난 국론분열을 가져왔던 세종시 건설이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시기를 못박고 차질 없는 이전을 약속하면서 현장의 중장비는 다시 움직이고 있다. 정치적 공방을 벌이느라 1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첫 입주 시기는 당초 계획한 대로 2012년에 맞췄다. 지연됐던 공사 입찰·계약, 공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세종시 건설을 둘러싼 더 이상의 국론분열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세종시는 애당초 정치적 산물로 태어났다. 지방분권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웠으나 속내는 표를 얻기 위해 내놓은 공약이었다. 충분한 논의나 준비를 거치지 않고 정략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정권이 바뀐 뒤에는 당연히 손을 봐야 하는 대상이 됐던 것이고, 그래서 나온 것이 당초의 도시 성격을 뒤집은 수정안이다. 중앙부처 이전을 거둬들이는 대신 원안에서 부족한 생산시설을 입주시키고 인구를 끌어들여 진정한 자족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이른바 ‘플러스 알파(+α)’ 청사진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충분한 논의나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는 부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치적 반발을 무마시키고 지역 주민의 성난 민심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결론적으로 정쟁을 불러오고 1년 가까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만 가져온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제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가라앉은 듯하다. 세종시 건설이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α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생각에 뒷맛은 개운치 않다. 그래서 세종시 건설을 놓고 각 정파가 보다 솔직했으면 한다. 우선 정부와 여당은 세종시를 서자(庶子) 취급하지 말고 명품 자족도시로 건설하는 데 역량을 모아줘야 할 것이다. 원안대로 정부 부처를 이전하면 모든 게 끝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족 기능 확충과 정부기관 이전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수정안이 심판을 받았듯이 원안에 대한 심판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국론분열만 가져올 뿐이다. +α를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이라는 덤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도 세종시와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 발전을 가져오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지역을 찾아 조성하면 그만이다. 어느 정책이고 완벽할 수는 없다. 세종시 건설에 따른 부작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주체는 현 정부다.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은 정치다. 야권과 충청권도 세종시를 더 이상 정쟁의 공격 대상으로 삼지 말 것을 주문한다. “원안에도 +α가 들어 있다. 수정안에서 제시했던 인센티브를 고스란히 내놓으라.”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세종시가 더 이상 표를 의식한 흥정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혹시라도 다음 선거 과정에서 정략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세종시에 기업을 유치하고 인센티브를 주어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은 국가적으로 볼 때 제로섬 게임이다. 다른 지역 단체장들이 “이 나라에는 세종시만 있는 것이냐.”는 볼멘 소리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다. 세종시를 유령도시로 전락하게 해서도 안 되지만, ‘세종시 원안+수정안 알맹이’를 고집하는 주장 또한 지역이기주의이고 정략이다. 혹시라도 +α를 얻기 위한 입법을 추진한다면, 그동안 세종시 건설에 같은 배를 탔던 ‘친박’으로부터도 외면받을 수 있다. 세종시는 원점에서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지만 온통 상처투성이다. 치유를 위해서라도 세종시를 더 이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 여야, 지역을 따지지 말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 충실하고 후대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명품 ‘행복(幸福)도시’를 조성하는 일만 남았다.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국론분열 이대로 좋은가/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열린세상] 국론분열 이대로 좋은가/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

    나라에 일이 있으면 국론이 양분되는 게 보통의 일일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도 있겠지만 공론이 아닌 사론일 경우도 있다. 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공론인 경우에는 지도자가 앞장서 조율을 해야겠지만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에 의한 주장이라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얼마 전 우리는 60년째 6·25전쟁을 맞이했다. 필자는 민족상잔의 비극 6·25전쟁을 직접 체험한 사람이다. 그때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난한 나라였다. 그런데 그 이후 60년 만에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을 이룩해 놓은 것이다. 골드먼 삭스의 예측에 의하면 2025년에는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GDP 기준 세계 3위, 2050년에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다고 한다.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국민도 일치단결해 노력했겠지만 이를 지도한 지도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지금 대통령까지 온전하게 대접받는 사람이 없다. 비단 대통령뿐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설혹 이들에게 약간의 결함이 있더라도 좋은 점을 부각시켜 자손들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자손들이 미래의 비전을 제대로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국가발전과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서양 여러 나라엔 가는 곳마다 위인들의 동상이 즐비하다. 그들에게도 따져 보면 장점도 있고 약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표상으로 이들을 위인으로 키우고 있다. 그네들이 흠이 있는 것을 몰라서일까?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역사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조작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위인 만들기에 그토록 인색한가? 마음이 각박해서일까?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의 근·현대사는 극심한 격동기를 거쳐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념이 자주 바뀌고 가치기준이 자주 변화한 것이다. 일제의 식민지를 겪다 보니 친일파 논쟁이 있게 되었다. 제국주의의 침략을 경험하다 보니 전통문화와 외래문화의 거친 충돌이 있게 되었다. 냉전을 거치다 보니 반공과 통일이 헛갈리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각각 다른 기준으로 재단하다 보니 이 사람이 찬성하면 저 사람이 반대하고, 이 사람이 올려 세우려 하면 저 사람이 헐뜯는 형국이다. 이것은 사안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사회풍조로 굳어 가고 있다. 이러고도 국가가 잘될 리 없다.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의견을 조율하려면 토론을 해야 한다. 토론을 하려면 상대방의 논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절장보단(絶長補短)해 공동분모를 찾아내야 한다. 이른바 구동존이(求同存異)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공론에 의해 합의한 부분은 법률로 제정하고, 법률로 제정된 것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준수해야 한다. 의견이 다른 것은 그대로 남겨두고 더 심도 있게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도 안 되면 다수결로 결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엄연한 민주주의의 원칙이 아닌가.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일마다 대립이요, 정책마다 반대 일변도다. 일찍이 고속도로를 놓을 때도 그랬고, 인천공항을 건설할 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었다. 요즈음 세종시도 그렇고, 4대강 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와 인천공항을 반대하던 사람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지금 그것을 만들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끔찍할 따름이다. 세종시도 그렇고, 4대강 사업도 그럴 것이다. 내일의 입지를 생각하면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한다. 각자가 주장하는 것에는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다. 애국심에서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개인의 이익이나 당리당략으로 무턱대고 반대한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주장에 일리가 있더라도 국론이 분열되면 되는 일이 없으니 누군가가 이를 조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양쪽의 의견을 절장보단해 합의점을 찾아야만 국가나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 [사설] 안보리 천안함 성명 연연 말고 방위력 키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국들이 천안함 침몰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내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의장성명 초안은 천안함이 공격을 받았으며, 이 같은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한국에 대한 추가공격이나 책임자 조치, 적대행위 방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천안함 사건이 안보리에 회부된 지 35일 만에 결론을 내린 셈이다.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원안 그대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한 ‘북한의 공격’이란 공격 주체에 대한 표현이나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초안 6조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북한 측 주장도 열거하고 있다. 중국의 입김이 느껴진다. 지난 6월11일 참여연대가 유엔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우리 정부의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문건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북한의 행위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으며, 추가도발 방지를 촉구한 것은 북한에 대한 엄중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가 볼 때 천안함 공격을 규탄한다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공격 주체는 명시하지 않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론에 불과하다. 강대국 간 정치적 타협의 부산물이란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군사적 대응보다 외교적 해결에 기대를 걸었던 우리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냉엄한 국제외교의 현실 속에서 우리 외교력의 한계를 절감하는 대목이다. 아쉬운 점은 국론분열이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내부를 먼저 가다듬었어야 했다. 참여연대 문건에서 보듯 자중지란은 뼈아픈 대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자국 지배력 아래 두려고 보병과 전투기를 보내 연합군과 싸웠던 나라다. ‘천안함 침몰의 진실’을 알려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할 처지가 아니다. 결국 믿을 것은 미국과의 동맹강화와 자구능력이다. 우리의 안보 패러다임은 ‘천안함 전’에서 ‘천안함 후’로 바뀌어야 한다.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북한과의 국지전과 침투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월등한 방위력을 갖추는 것만이 살길이다. 그것이 곧 전쟁 억지력이기 때문이다.
  •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은

    29일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이 이명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우선 부정적 측면이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다른 현안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대통령은 이번 국회 부결을 두고 ‘국민 여론에 밀려 포기하는 양상을 보이진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은 ‘꿈쩍도 않던 정부가 흔들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이런 여론의 해석이 확산되면 앞으로 정부 중요 정책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가 많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靑 쇄신·개각 폭 커질수도 일각에서는 세종시 수정 불발이 또 다른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에 차질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청와대 인적쇄신과 개각 폭이 커지고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정·청 전면쇄신을 통해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의 틀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수정안 부결이 지루한 국론분열을 봉합하고 심기일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긍정론도 있다. 불확실성 해소로 향후 국정운영에서 상당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일단 힘이 빠진 국정장악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선거를 통해 다시 민심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지만 2012년 총선까지 선거 공백기가 너무 길다.”면서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생활정치·민생경제·서민경제를 풀어가는 모습에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체감도를 넓혀가는 데 비중을 둔다면 실추된 국정장악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있는 국정책임자’ 각인 강원택 숭실대 교수도 “이 대통령의 40%가 넘는 국정 운영지지도는 세종시 수정안 추진으로 얻어진 게 아니다.”면서 “국회 부결에 따른 세종시 수정안 영구폐기는 도리어 여권 내부의 친이·친박계 핵심 갈등 소재가 사라짐으로써 당내 분란을 줄일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으로서는 수정안의 생사와는 별개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끝까지 소신을 지켰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킨 효과는 거뒀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이 파나마 방문 중 국회 표결 결과를 보고받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국정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수정안은 접겠지만, 소신은 여전히 수정안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세종시 외에 4대강 등 다른 국정 현안에서 이 대통령의 드라이브는 여전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질 법도 하다. 또 이 대통령이 6·2지방선거 직후 정운찬 국무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각을 잘 이끌어 달라고 했던 점을 상기하면, 수정안 부결이 청와대 인적쇄신이나 개각 폭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정총리 오늘 입장표명 예정 특히 정운찬 국무총리 교체는 대통령 스스로 소신을 접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와 관련, 정 총리는 30일 수정안 부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정 총리는 수정안 표결 전인 29일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이 사진을 찍자 “오늘 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어요?”라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 소식통은 “이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 방향은 7·28 재보선 결과 등 향후 여론의 추이를 거울 삼아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파나마시티 김성수·서울 홍성규· 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7·28재보선 차질 막자” 여야 일치

    28일 여야가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합의한 데는 이미 추진동력이 떨어진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또 휘둘리다가는 양쪽 모두 재·보궐선거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는 본회의 부의 자체를 반대해 온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면서 이뤄졌다. 당초 민주당은 친이계와 박희태 국회의장이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경우 ‘실력저지’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실제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에 협의해선 안 되고, 실력 저지를 해서라도 본회의 상정을 막아야 한다는 응답이 51.2%나 나온 당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국민 여론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경 투쟁 가능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해서라도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로 가져가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주당도 마음이 급해졌다. 세종시 수정안 ‘사망신고’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계속 보이다가는 지방선거 승리로 모처럼 쥐게 된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표결 처리에 동의한 기저에는 현재 수정안에 대한 찬반 구도를 볼 때 실제 표결이 이뤄지더라도 부결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본회의 표결을 통해 한나라당의 내분 양상이 확고해지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내심 반기는 시나리오다. 친이계로서는 다른 부분은 내주더라도 세종시 수정안 문제만큼은 6월 국회에서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는 대신 스폰서 검사 의혹 특검법도 함께 처리하고, 야간 옥외집회 허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세종시 문제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은 없어야 한다. 6월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쐐기를 박기도 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6월 국회 처리 의사를 명확히 한 마당에 본회의 부의를 위한 ‘100명 서명’이 친이계 일부의 이탈로 66명에 그친 데다, 친이계 일각에서까지 표결 연기를 주장하는 지경이 되자 ‘집안 단속’ 차원에서도 속전속결이 시급했다고 분석된다. 여론이 바뀔 때까지 세종시 문제를 질질 끈다는 인상을 줘서 당장 7·28 재·보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오바마, 주지사와 머리 맞대고 정책갈등 ‘대통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으로 공화당 소속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를 초대했다.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의 내용을 좀 완화해 보려는 뜻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지난 4월 애리조나주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주 당국과 지방경찰의 불법이민 단속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으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회동이 끝난 뒤 브루어 주지사는 “(멕시코 국경을 지키는)국경수비대 예산 등에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자들에게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백악관은 침묵했지만 모종의 정치적 타협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 주의 법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까닭은 이 법안이 인권 침해 소지를 안고 있다는 점 외에 이 법으로 말미암아 연방정부의 고유권한인 이민정책에 주 정부가 개입하는 꼴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 헌법에 어긋날 뿐더러 주정부가 연방정부의 정책행위를 침해하는 일은 차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물론 이 법안이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민감한 이슈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미국 등 선진국도 정책사안을 놓고 갈등을 겪기는 우리와 마찬가지다.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처럼 여야 간 정파적 색채까지 더해져 국론분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화와 시스템’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브루어 회동도 이런 갈등해결 문화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프랑스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은 우파, 파리 시장은 좌파 출신이라는 ‘불편한 동거’ 체제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국익을 위한 길이라면 좌파 자치단체장도 우파 대통령과 기꺼이 발을 맞춘다. 좌파 사회당이 강세를 보이는 북부도시 릴 시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해 살린 게 대표적 사례다. 1970년대 금속산업의 쇠퇴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이 지역을 살리는 데 우파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이 도시를 테제베(TGV) 북부선 거점도시로 지정하는 한편 릴역 주변에 국제 컨벤션센터와 호텔, 쇼핑센터, 주거지역 등을 집중 개발했다. 이에 지자체도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에 나서 릴 시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극한 대립이 사업 중단과 막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일본의 예다. 지난해 정권을 잡은 민주당이 자민당 정권이 홍수대책으로 지난 15년간 진행해온 ‘얀바댐’ 건설사업을 전면 중단시킨 것이다. 이미 사업은 총사업비 4600억엔(약 6조원) 가운데 3217억엔의 예산이 투입돼 70%의 공사진척률을 보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완공을 6년 앞둔 시점에 국책사업이 중단되자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부은 도쿄와 사이타마 등 6개 현 지사들은 건설중지 철회를 요구하며 극력 반발했다. 여야 간, 중앙-지방정부 간 면밀한 협의와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된 사업이 결국 갈등과 대립, 분쟁만 낳은 것이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극렬 시위 등으로 번지는 일은 없었다. 최광숙·강국진기자 bori@seoul.co.kr
  • [사설] 새 軍수뇌부 ‘천안함 교훈’ 뼛속 깊이 새겨야

    천안암 폭침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마무리된 데 이어 군 수뇌부에 대한 인사가 그제 단행됐다. 신임 합참의장 내정자를 비롯해 육군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1군 사령관은 군내에서 신망 받고 검증된 인물들로 알려져 일단 마음이 놓인다. 군을 안정적으로 지휘해서 천안함 사건으로 흐트러진 기강을 조속히 바로잡고 장병들의 사기진작에 전력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이번에 드러난 경계 소홀과 허술한 보고·지휘체계도 완벽하게 재확립해서 국토방위에 한치의 빈틈도 없게 하고, 국민에게 믿음직한 군대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새 수뇌부는 천안함 사태의 뼈저린 실책을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북한에 일격을 당함으로써 국론분열과 국정혼란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전시도 아닌 평시에 군인들의 희생이 컸고, 시신 수습과 북한의 어뢰 잔해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국력의 소모가 적지 않았다. 그뿐인가. 국민은 불안에 떨어야 했고 경제의 충격도 만만치 않았다. 국제 외교문제로 비화해 중국·러시아 등과 소모적인 외교갈등을 야기했으며 유엔 안보리까지 넘어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군의 경계 실패로 국가의 안보를 위태롭게 한 사태를 자초하고도 감사원 감찰의 시시콜콜한 문제로 낯을 붉힌 수뇌부가 있었다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 북한의 도발과 위협은 앞으로도 때와 곳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으로 호전적인 북한의 군사공격을 가벼이 예단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국토방위와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1차적 책무는 국군과 그 지휘관들에게 있다. 공격을 허용하고 뒤늦게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봤자 국제여론을 일시적으로 환기시킬 뿐이다. 군은 이런 냉엄한 현실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며 뼈를 깎는 자성에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철저히 봉쇄하거나 돌발적 피격상황에서 즉각 응징하는 순발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신임 수뇌부는 소임과 중책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강군으로 거듭나도록 분골쇄신하길 당부한다.
  • [객원칼럼] 천안함 조사 발표, 정부 신뢰의 원년으로/장제국 동서대 부총장

    [객원칼럼] 천안함 조사 발표, 정부 신뢰의 원년으로/장제국 동서대 부총장

    지난 20일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졌다. 합동조사단은 백령도 해저에서 수거된 프로펠러, 추진모터와 조종장치가 북한의 수출용 무기 책자에 소개된 어뢰의 설계도면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였다. 북한의 잠수정이 공격 2, 3일 전에 기지를 이탈하였다는 점과, 미국 등이 제공한 다국적 정보 분석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지은 ‘상황적 증거’를 명시함으로써 발표내용의 신뢰성을 더하였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이번 결과 발표에 대해 높은 신뢰를 표시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를 아예 ‘관제조사’로 폄하하면서 ‘신빙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것도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과 사람들이 말이다. 참 암담한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심장에서 조금 벗어난 백령도 해상에서 일어난 이번 대참사는 대한민국판 9·11 테러사건이나 다를 바 없다. 미국의 경우 9·11 테러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을 때, 주요 언론들은 물론 야당이었던 민주당조차 정부 발표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야 지도자들과 언론은 한목소리로 테러 소행자로 지목된 알카이다를 일제히 규탄하는 민첩함을 보였다. 이는 결국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일단 정부를 신뢰해야 한다는 기본적 국가관이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정부를 불신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과거 군부 권위주의 시대에 싹트기 시작한 정부에 대한 철저한 불신은 제도권 밖의 조직에 대한 신뢰로 뿌리를 내렸다.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식의 정부발표가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민주화가 실현되고 국민이 직접 뽑은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정부 불신 전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홍역을 치른 쇠고기 촛불시위의 경우만을 놓고 보더라도 정부 발표는 믿지 않으면서도 특정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화면은 ‘굳게’ 믿는 기막힌 현상에 기인한 것이었다. 물론 미국과 같은 사회에서도 정부 발표라면 무조건 믿지 않는 부류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이들이 아무리 인터넷 등에 온갖 ‘설’을 배포한다 하더라도 사회 전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권위 있는 주요 매체들은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케네디 암살사건 등에 얽힌 음모설을 기초로 한 저작물이 출판되거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고 동요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책 ‘트러스트 (Trust)‘에서 한 사회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논하고 있다. 신뢰가 없는 사회는 매번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고 결국은 지리멸렬하고 만다는 것이다. 이번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이제 우리 사회는 정부 불신이라는 구습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정책에 대한 비판과 정부에 대한 근본적 불신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야당이라고 해서 국민이 직접 세운 정부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 부정적 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이다. 당리당략을 떠나서 일단은 국가 안보를 최우선한다는 관점에서 국론분열을 막는 데 일조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정부 발표에 대해 무조건적 불신으로 일관하여 우리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으려는 불순한 풍토를 과감히 일소하여 올해가 ‘정부 신뢰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의 안보 태세가 정립될 것이고, 우리의 젊은이들을 폭침으로 희생시켜 놓고 오리발을 내미는 뻔뻔스러운 북한과 이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더 이상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눈물, 그 다음은?/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눈물, 그 다음은?/김성수 정치부 차장

    “어제, 1941년 12월7일은 ‘치욕의 날(Days of Infamy)’로 기억될 것입니다.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계획적인 기습공격을 당했습니다.…” 진주만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은 다음날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연설을 한다. 의회에 대(對) 일본 선전포고를 요구하면서다. 그가 조금도 흥분한 기색 없이 결의에 찬 목소리로 또박또박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는 데는 10분이 채 안 걸렸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했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다소 퉁명스럽게까지 들리는 그의 냉정한 대처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선택해야 할 전범(典範)으로 꼽힌다. 사실 위기의 순간에 감정을 자제하기란 쉽지 않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진솔한 감정의 배출이 대중의 심금을 더 울리기도 한다. ‘눈물의 정치학’이라는 말도 있다. 정치인의 눈물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일정한 효과를 거둔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눈물광고’로 재미를 봤다.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굵은 눈물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한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도 경제난을 호소하는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적시는 정치광고로 효과를 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다시 눈물을 보였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해 특별연설을 하면서다. 희생된 장병 46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다가 결국 목이 메어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공중파로 생중계된 시청률이 20% 중반대에 이를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눈물’을 지켜봤다. 눈물의 의미에 대한 이런 저런 해석과는 상관없이, 채 펴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젊은 넋들을 안타까워하는 대통령의 진정성만은 분명히 읽혀진다. 그러나 이젠 눈물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 감정을 추스르고,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무에 충실해야 할 시점이다. 당장 이번 사고로 만천하에 드러난 국가안보체계의 구멍을 다시 튼실하게 메워야 한다. 천안함 침몰 이후 군(軍)과 국방부는 허둥대며 책임회피성 변명에만 급급했다. 국방부 장관이 현장상황 보고를 대통령보다 늦게 받고, 작전을 총책임져야 할 합참의장이 사건발생 49분이 지난, 안보관계 장관회의가 시작된 밤 10시가 넘어서야 보고를 받았다는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군의 초기대응이 잘됐다.”는 청와대의 상황인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안보의 위기는 대통령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진다.국방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이 불가피한 이유다. 천안함 사고 이후 심각하게 불거진 국론분열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사고원인을 하루빨리 밝혀야 한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맹신(盲信)하는 보수진영도, 북한 관련설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진보 쪽도 다 납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북한의 공격이라고 밝혀진다면 어떤 대응을 하느냐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몫이다.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 유엔안보리에 대북 제재를 회부하는 정도다. 일부 보수인사들은 (천안함 피해와) 같은 수준의 보복을 해야 한다는 서슬퍼런 주장을 편다. 현실적으로 군사대응은 어렵다. 대신 금강산관광을 영구중단하고 남북경협을 전면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모든 것은 원인이 밝혀진 다음의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한다고 해서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인 증거)’을 우선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원인을 찾기 전인 지금부터라도 군 최고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은 눈물을 거두고 전면에 직접 나서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결기와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530만표 차이라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을 불안과 혼돈에서 벗어나게 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60주년이다.
  • [문화마당]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김기봉 경기대 사학 교수

    [문화마당]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김기봉 경기대 사학 교수

    한나라당뿐 아니라 한 나라 전체가 세종시 문제로 분열돼 있다. 국론분열은 결코 좋은 게 아니다. 우리는 국론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해럴드 라스웰은 소통을 “누가 무슨 메시지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누구에게 얼마만 한 효과를 갖고 전달하느냐.”로 정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수정이라는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해서 국론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한반도 대운하 사업, 미디어법 개정, 그리고 세종시 원안수정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거의 모든 정책이 거센 저항에 직면한 것은 소통 장애 때문인가, 아니면 메시지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인가. 전통시대에는 왕이 정치현안을 해결하고 정책대안을 구할 목적으로 미래의 관료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하는 책문이란 것이 있었다. 이것이 제도화된 것이 과거다. 과거시험 출제의 주체가 왕이고 답안인 대책을 읽는 최종 독자도 왕이다. 만약 오늘날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의 해결을 묻는 책문을 낸다면, 어떤 대책이 나올까. 조선시대 유명한 책문과 대책을 편집한 ‘책문:시대의 물음에 답하라’(김태완, 소나무 펴냄, 2004)의 맨 처음에 나오는 것이 광해군의 책문과 임숙영의 대책이다. 광해군은 나라를 다스리는 요령은 당시의 가장 시급한 일을 잘 파악하는 데 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지금 당장 시급하게 힘써야 할 것이 뭔지에 대해 쓰라는 문제를 냈다. 이에 대해 임숙영은 “나라의 병은 왕 바로 당신에게 있습니다.”라고 썼다. 왜냐면 임금이 처한 자리는 하늘이 준 자리이고 다스리는 일은 하늘이 맡긴 직분이며, 받들 것은 하늘의 명령이고, 부지런히 노력할 것은 하늘이 맡긴 일인데, 임금이 그 직분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입신양명의 유일한 길은 과거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과거시험 출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는 왕이다. 그런데도 임숙영은 광해군에게 치명적인 말을 했다. 왕의 물음에 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작성된 대책의 마무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말씀을 드립니다.”로 맺어진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조선시대 과거시험과 같은 것이 치러진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통불능의 책임은 대통령 바로 당신에게 있습니다.”라고 쓰는 사람이 나올까. 만약 그런 대책을 누가 쓴다면 조선시대처럼 목숨을 내놓는 각오까지 할 필요는 없고 단지 출세에 큰 지장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국민소통위원회나 국민통합위원회의 누구도 대통령에게 그런 직언을 했다는 말을 나는 듣지 못했다. 임숙영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소통 상대는 임금이 아닌 하늘이었다. 하지만 근대에서 사람들은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경제적 이기심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소통을 한다. 여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야당 그리고 충청도를 비롯한 각 지역주민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내 이기심을 관철시키기 위한 소통은 결국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유발한다. 이 문제를 화두로 해서 근대 민주주의가 나왔다. 루소는 개인의 의지를 초월해 있는 일반의지(general will)라는 ‘사회적 하늘’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반의지란 실체가 없는 허구다. 그것은 단지 자유로운 개인들의 사회계약을 통해 주권을 갖는 국민으로 표상될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것을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천명했다. 결국 세종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이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이 쥐고 있다면, 우선 두 분부터 국민을 하늘로 생각하고 소통을 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백성을 사랑한 왕이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 없는 세종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은커녕 국론분열의 원흉이 될 뿐이다.
  • [서울광장] 영감을 주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영감을 주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이순녀 논설위원

    “떠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피부색, 언어, 이전 정부와 일했던 경력 때문에 떠나려 한다면 남아 주십시오. 과거는 과거일 뿐 미래를 봐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취임 첫날, 흑인 대통령은 짐을 꾸려 떠날 채비를 하는 백인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해마시길. 현직 미국 대통령의 얘기가 아니다.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얘기다. 만델라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의 도입부에 나오는 장면이다.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우다 27년을 독방에 갇혀 지냈던 그가 권력의 정점에 오른 뒤 처음 한 일은 적을 끌어안는 것이었다. 측근의 만류를 무릅쓰고 백인 경호원을 배치할 정도로 흑백이 조화를 이루는 통합국가를 향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고, 간절했다. 영화는 만델라라는 뛰어난 지도자가 어떻게 남아공 사회의 통합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승리의 기록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의 정치현실이 자꾸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15년 전 남아공에 만연했던 인종차별의 분열과 대립만큼은 아니라도 지금 대한민국은 각계각층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세종시를 둘러싼 국론분열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책임은 궁극적으로 국가 지도자에게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지도자는 국민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G20 의장국을 맡고,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들 국민통합의 과제를 이루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속 기구로 사회통합위원회를 만든 것도 이같은 인식에 따른 고민의 산물일 것이다. 최근 한 언론사가 정치 리더 34명을 조사한 결과 20명이 2012년 대선의 키워드로 ‘국민통합’을 꼽은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민통합을 이끌어낼 것인가. 앞서 얘기한 만델라의 리더십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적 인권운동가로서 만델라가 용서와 화해의 리더십을 보여 준다면, 탁월한 정치가로서 만델라는 국민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희망의 리더십을 선보인다. 영화가 주요 소재로 삼은 럭비월드컵 우승(1995년)이 그것이다. 만델라는 백인의 스포츠인 럭비팀을 해체해야 한다는 동료들을 설득한 뒤 럭비팀 주장을 불러 이렇게 말한다. “다른 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에겐 그런 영감이 필요하네.”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려면 스스로의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판단한 만델라는 럭비팀의 우승을 통해 갈등과 증오, 무기력의 늪에 빠져 있던 남아공 국민들을 일으켜 세운다. 만델라가 국민통합의 매개체로 스포츠를 선택한 건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지만 그 방식은 역대 독재자들의 수법인 정치적 선동이 아니라 인간적인 배려였다. 만델라의 진심은 럭비팀 주장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 감동의 체험은 바이러스처럼 사람들에게 퍼져나갔다. “치졸한 복수보다는 연민과 자제력과 관대함이 그들을 놀라게 하는 방법”이라는 만델라의 신념이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국민이 스스로 변화의 의지를 갖도록 영감을 주는 지도자.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무기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지도자. 우리는 이런 지도자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 현 정부가 추구하는 ‘더 큰 대한민국’의 꿈은 소수의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만의 노력으로 성취되지 않는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 될 때 더 나은 국가, 더 큰 국가를 이룰 수 있다. 해서 국민 개개인이 능력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영감을 제시할 줄 아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그리고, 전 정권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로 문화예술계 기관장들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다 ‘한 지붕 두 위원장’이라는 낯뜨거운 사태를 초래하는 지도자 대신 “그래도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할 줄 아는 지도자를 갖고 싶다.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원자력 자립의 길/박녹 기후변화에너지대책포럼 간사·한전원자력연료 감사

    [열린세상] 원자력 자립의 길/박녹 기후변화에너지대책포럼 간사·한전원자력연료 감사

    20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진 우리나라는 2016년쯤이면 고준위 폐기물 저장고가 포화상태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새로운 저장고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부안 사태에서 보듯이 엄청난 국론분열과 국력낭비가 예상된다. 두 번째는 재처리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로 재활용하면서 고준위폐기물 양을 줄이는 일거양득의 방법이 있지만 국제사회가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평화적 목적의 농축·재처리를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규약은 없다. 우리나라는 이 권한을 미국과의 별도 협정과 선언을 통해 스스로 제한한 경우다.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의 형질을 변경하거나 다른 용도로 쓰는 경우에는 미국의 동의를 받는다.’는 내용으로 1974년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했다.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서도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을 갖추지 않겠다.’는 방침을 국제사회에 천명했다. 이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개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성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연구원들이 시험적으로 농축관련 실험을 했던 사실이 2004년 드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뻔한 일을 경험한 뒤 차곡차곡 국제사회에 신뢰를 쌓아 왔다. 지난해 6월 한나라당은 고준위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국론분열 방지와 평화적 활용을 위한 핵연료 재처리 금지의 완화가 필요함을 천명하였다. 즉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평화적인 목적의 농축과 재처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미 정부 당국자는 “현재 유럽연합, 인도, 일본이 자국 내에서 핵연료를 처리하고 있지만, 오바마 정부는 이 국가들에 허용한 사례를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대하여 국내에서는 북핵 문제 등 주변 상황 때문에 핵주권을 말할 때가 아니라는 주장과, 국가적 당면과제 해결과 경제적 목적 때문에 핵 주권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대립된 양상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이 두 주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자력의 국제환경으로부터의 통제 및 규제를 극복하고, 핵연료의 주기를 완성하는 에너지의 자립화로 귀결될 것이다. 사실 우리가 처해 있는 현재의 상황은 과거 일본이 핵주기 완성을 앞두었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핵주기 완성의 가장 큰 과제는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부과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국제사회에 확신감을 심어왔다. 또 새로운 보장조치의 기술개발 및 원자력 선진국들과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원자력 평화 이용에 공헌하였다. 원자력 개발 및 유지에 필요한 다양한 교류를 통해 새로운 지식체계를 구축하고, 인적 교류를 통한 인간적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점은 우리로서도 벤치마킹할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지난달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하여 한국에 대해서 “첫 협정 이후 일어난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좀더 진전된 언급을 하였다.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기후변화에너지대책포럼 주관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회장을 맡는 ‘세계 원자력 정상회의(SHAPE2010)’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명예사무총장 등 20여개국 원자력 권위자 150명이 참석하여 고준위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방안 등 평화적 핵 사용에 대한 전 세계의 바람직한 원자력 발전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뉴스&분석] 세종시 ‘마침표 찍기’ 나섰나

    1일 정치권에서는 세종시와 관련한 전날 청와대의 ‘중대 결단’과 ‘절차적 추진’ 발언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세종시 수정 문제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는 제각각 해석을 달리하며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두 계파 간 공통된 해석은 ‘이명박 대통령이 결론을 짓기 위한 수순밟기에 나섰다.’는 정도다. 세종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주에 가동될 중진협의체의 논의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 절차적 해법의 필요성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친이계는 중진협의체에서도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내 자율 조정 능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고, 그때가 되면 ‘대통령의 결단’이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논의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중진협의체 논의 지지부진→4월 청와대 결단’이란 시나리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이는 역으로 중진협의체에서 두 계파가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중재안이 나온다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으로 극적인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다만 중진협의체 논의 이후 세종시 국민투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친이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국민투표가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이나 반(反)MB 투쟁 연대로 비화할 수 있고, 국론이 분열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이계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는 차기 대선에서 세종시 문제가 더 이상 공약화될 수 없도록 문제를 종결짓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금의 정치권이 세종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란 시각에서 국민투표를 생각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친박계는 청와대의 기류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와해시키려는 정치공학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본다. 국민투표론이 세종시 출구전략인 동시에 ‘박근혜 죽이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얘기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청와대는 세종시에서 개헌으로 이미 말을 갈아탄 상황”이라면서 “국민투표는 수정안 철회를 극적으로 선언하기 위한 성동격서 차원의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친박 성향의 중립파인 이한구 의원은 “수정안은 정부가 국민투표 운운하며 밀어붙일 성격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려 들기 때문에 ‘음모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국민투표의 현실화 가능성에도 대비해 미리 쐐기를 박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홈페이지에서 “‘절차적 추진’이 국민투표를 시사하는 것이라면 정부가 국정혼란과 국론분열을 일으키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나라가 거덜날 수도 있는 판단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남경필 의원은 “국토균형발전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행정부처는 물론 청와대·국회·대법원까지 모두 옮기는 수도이전을 연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한나라 의총 열어 세종시 토론 典範 보여라

    세종시 당론변경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 내 갈등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듯하다. 다수인 친이 측이 이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 움직임을 보이자 친박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우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양측이 의총이라는 공식석상에서 토론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언론 플레이를 통한 공방보다는 직접토론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양측이 가부간에 ‘끝장토론’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이명박 정부를 출범시켰다. 10여년째 선진국 문턱에서 헤매고 있는 나라를 바로세우라는 여망이 담겨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이 다른 국정현안을 방기한 채 세종시 공방에만 빠져들고 있는 인상을 주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국민은 세종시 논란의 장기화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을 거론한 뒤 여권 내에서 제대로 된 토론 한 번 한 적이 있었던가. 친이·친박으로 갈려 ‘강도론’과 같은 수준 낮은 장외 설전만 벌여온 게 아닌가. 그제 세종시 관련 국토연구원 공청회에선 찬반 방청객 간 드잡이까지 벌어졌다. 여당은 그런 심각한 국론분열 상황에 마땅히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친박 측 일각에서 당론 수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의총에는 반대하지만 토론에는 응하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차제에 한나라당은 공당답게 치열하게 토론하되 상대의 주장에 열린 자세로 귀 기울이는 선진적 토론문화의 전범을 보여줘야 한다. 신의를 지키기 위해 “원안의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거나, 거꾸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수정안을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는 식의 배수진을 치고 하는 토론은 아니함만 못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가 완결되려면 정당 간, 특히 정당 내부의 ‘숙의민주주의’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절충하는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모쪼록 여당은 허심탄회한 당내 토론과 소통이 먼저 이뤄진 후에라야 다수결과 그에 따른 승복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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