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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완 총통선거] 오늘투표…이모저모

    [타이베이(臺北)김규환특파원]18일의 역사적 총통선거를 하루 앞두고 중국의 군사행동 위협에 맞서 전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타이완에서는 막판 부동표를 겨냥한 후보들간 비방유세가 극에 달했다.선거유세가 워낙 치열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고 벌써부터 지지들간의 반목 등 선거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한편 미국은 무력위협을 하고 있는 중국을 설득하기위해 특사를 급파했다. ●세 후보 진영사이에 ‘치바오’(棄保) 선전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치바오란 지지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가장 바람직스럽지 않은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지지후보를 버리고(棄),차선의 후보를 택하는(保) 타이완 특유의 선거전략. 쑹 진영은 국민당 지지자에게 “독립지향의 천 후보가 당선되면 전쟁이 난다.그의 당선을 막기 위해 롄을 버리고 쑹을 밀어야 한다”는 ‘치롄바오쑹’(棄連保宋)을 호소.반면 롄 진영은 ‘바오쑹’(保宋)은 천 후보에게 어부지리(漁夫之利)만 안겨준다며 역으로 ‘치쑹바오롄’(棄宋保連)을 주장. 천 진영은“대륙출신 쑹의 당선을 저지해 타이완 출신 총통을 뽑아야 한다”고 ‘치롄바오천’(棄連保陳)을 외치고 있다.여기에 최근 국민당 지도부가 ‘치롄바오천’(棄連保陳)을 결정했다는 소문마저 나돌아 치바오 선전은 유권자들의 투표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의 무력침공 위협 발언으로 타이완 정국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 들끓고 있는 가운데 17일 후보 사퇴와 쑹 후보 지지를 발표한 신당의 리아오(李敖) 후보는 “전세계 사람들이 중국의 미사일 공격 경고에 떨고 있는데 유독 천수이볜 지지자들만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들 같다”고 비아냥. ●타이완 남부에 있는 가오슝(高雄)의 한 실업고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후보 지지도 조사를 실시,특정 후보 지지자에게 욕을 퍼부어 말썽.연합만보(聯合晩報)에 따르면 이 교사는 최근 학생들에게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거수로 표시하도록 지시,마을 이장 아들인 한 학생이 국민당의 롄잔을 지지하자 “롄잔을 지지한다면 양심이 없는 것”이라고 놀려댔으며 이에 대해 학생이 반발하자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욕설을퍼부었다는 것. ●선거를 하루 앞두고까지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등 혼전 양상이계속되는 가운데 신경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타이베이 궈타이(國泰) 신경정신병원의 천궈화(陳國華) 박사는 최근 한 달간 선거 후유증으로 정신적 공황에 시달리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20∼30% 늘고 있다고 말했다.천 박사는 “이번 선거가 끝난 뒤 낙선한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의 좌절감이나 박탈감에 빠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약 60%의 유권자가 이같은 선거증후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지 후보를 놓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간에도 의견 충돌로 반목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 타이완 사회가 선거 후 한동안 심각한 선거 후유증에 시달릴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 ●미국은 16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고 타이완해협 양안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 입장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신봉과 폭력의 사용에 대한 반대,양측 대화의 촉진”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홀브룩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중국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기 위해 타이완 총통선거 다음날인 19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 소식통들이 16일 밝혔다. ●380만명에 이르는 타이완의 20,30대 유권자들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중국의 무력사용 위협 이후 총통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보이기 시작.천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인 젊은 층은 중국의 무력사용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입장.타이베이에서 만난 한 의대생은 천 후보에게한 표를 던질 것이라면서 “전쟁위협은 걱정하지 않는다.천 후보가 이기더라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천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여당측의 주장을 일축. *陳후보 당선 유력… 정권교체 가능성. [타이베이(臺北) 김규환특파원]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17일 타이완(臺灣)에서는 반세기만의 정권교체의 기운이 짙게 느껴졌다. 비 뿌리는 타이베이시 중심부의 충샤오시루(忠孝西路) 다아(大亞)백화점앞.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후보의 이동 유세장에는 5명으로 구성된 악단이 “아볜(阿扁·천의 애칭)”,“아볜”을 연호하며 지지분위기를 북돋우고 있었다.지지자외에 시민들도 일부 가세해 300∼400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소리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반면 옆의 국민당 롄잔(連戰) 후보와 무소속 쑹추위(宋楚瑜) 후보 유세장에서는 20∼30명의 길가는 시민들이 잠시 연설과 구호를 지켜보다 이내 발길을돌려 뜨거운 열기의 천 후보측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린궈밍(林國明·44)씨는 “국민당의 롄과 무소속 쑹이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그래도 국민당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진정한 인물은 천수이볜 밖에 없다”며 “타이완도 정권을 바꿔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회사원 펑위린(馮玉麟·37)씨는 “97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압승했을 때 정권교체는 이미 예견돼왔다”면서 “국민당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리덩후이(李登輝) 총통 측근들이 천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것을 보면 천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점쳤다. 천 후보는 지난 일요일 대회전에서 롄,쑹 두 후보의 집회열기를 압도한데이어,타이완의 우상인 노벨화학상 수상자 리위안저(李遠哲) 전 중앙연구원장과 리 총통의 측근 쉬원룽(許文龍) 기미실업 회장 등을 끌여들여 팽팽했던 3자구도를 깨뜨리기 시작했다. 롄측도 천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장제스(蔣介石) 초대총통의 미망인 쑹메이링(宋美齡)여사,재계 거물 왕융칭(王永慶) 타이완 플라스틱 회장 등을 끌어들였으나 중량감에서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게 대체적인 평가. 여기에 부정부패,섹스 스캔들,검은 돈 정치 등 국민당의 각종 폐해가 롄 후보에게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대학생 딩시정(丁希正·20)씨는 “이번선거전을 통해 롄과 국민당 출신 쑹이 부패와 스캔들을 폭로하며 서로 헐뜯는 꼴은 이제 더이상 보기도 싫다”고 말했다. 앞서 민진당은 지방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정권교체의 교두보를마련했다.97년 12월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민진당은 23개 현에서 13개현을 휩쓴 반면,국민당은 8개현을 확보하는데 그쳐 민심은 이미 국민당을떠났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khkim@. *총통후보 부인 3명 내조경쟁도 '후끈'. 타이완(臺灣)의 직선 제2대 퍼스트레이디는 누가될까.타이완 총통선거에서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3후보 부인들의 내조경쟁이 치열하다.언론 역시 리덩후이(李登輝)현 타이완 총통의 부인인 청원후이(曾文惠·73)를 잇는퍼스트 레이디감을 집중 조명하고 있고 후보 부인들도 매체와 대중 집회를이용한 막판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이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우위를 달리는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후보의 부인 위수전(禹淑珍·45).천후보의 정치적 동지다.85년 여당의 암살기도로 보이는 3차례의 트럭 충돌로 하반신이 마비됐다.휠체어를 탄채 남편의 유세현장에 나가고 있는데 상당한 동정표를 얻는 동시에 남편의투쟁 역정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45세의 젊은 나이와 꾸밈없는 미소,솔직하고 대중적인 대화자세는 그녀의최고 매력 포인트.그러나 최근 TV인터뷰에서천후보가 ‘정치와 법률외에는아무런 관심이 없으며 무뚝뚝하고 로맨틱하고는 거리가 먼 남자,집안에서는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등 ‘지나친 솔직함’으로 참모진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국민당 롄잔(連戰)후보의 부인 팡위(方瑀·56)는 타이베이 둥우(東吾)대 교수 출신.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조용한 내조에 치중,전통적인 여성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들어왔다.그러나 최근 남편이 수세에 몰리자 재향군인회청중들 앞에서 “당신들의 연금을 올려 줄 수 있는 후보는 국민당의 롄잔 뿐”이라고 연설하는 등 적극 내조로 돌아섰다. 무소속 쑹추위(宋楚瑜)후보의 부인 천완수이(陳萬水·59)는 선거 막바지에남편 등 가족들의 사랑을 담은 회고록을 발간,쑹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며 지원하고 있다.언론 매체 인터뷰에서 그녀의 공략 목표는 쑹후보의 목을 죄고 있는 국민당 자금 유용스캔들을 씻어내는 것.쑹은 국민당 간부로 있던 90년대 당 공금으로 미 캘리포니아에 아들 명의의 호화주택 5채를 구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그녀는 최근 TV에서 격앙된 제스처와 눈물로 결백을호소,국민들을 깜짝놀라게 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포럼] 베를린 자유대학

    독일 베를린의 자유대학(Free University)은 독일내 300여개 대학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독일은 중세이후 군주들이 영지별로 학교를 설립,오늘에 이르러 대학들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 세계대전후 서베를린을 관할하게 된 연합국은 구소련 관할지역에 있는 훔볼트대학에 상응하는 대학의 필요성이 절실했다.서방진영,특히 포드재단이 주도해 1948년 개교한 자유대학은 그래서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앞장서 왔다. 냉전시대 서방의 필요에 의해 미군사령부 인근에 설립된 자유대학은 처음부터 200년 전통을 가진 훔볼트대학과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었다.프로이센제국이 설립,언어학자이자 교육개혁가의 이름을 딴 훔볼트대학은 연륜과 더불어법률·의학·철학·신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철학자 헤겔·피히테와 칼마르크스가 이 대학서 강의했으며 아인슈타인등 노벨상 수상자 29명을 배출했다. 서베를린의 자유대학은 그러나 냉전중 자유민주사상의 전파자로서 독보적인위치를 굳혔다.자유대학은 훔볼트대학이 공산정권에 접수된뒤 마르크스주의를강요받자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탈출해 옮겨옴으로써 짧은 기간내 명문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자유대학은 인문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쌓아 시장경제와 민주제도 발전에 이바지했다. 미국식 캠퍼스 유형을 도입한 자유대학은 냉전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엔 반공산,반동독 학생운동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베를린 봉쇄기간인 63년 케네디미국대통령이 방문해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하고 자유대학에서 메달을 받은뒤 학생들의 반소운동이 절정을 이루자 당황한 연합군측이 이를 완화하도록 학교당국에 압력을 가한 것은 이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그후 학생수가 2만여명으로 늘었으며 베를린 장벽이붕괴된 80년대말에는 5만명에 이르렀다. 학교 건물도 자유대학은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인데 비해 훔볼트대학은 고풍스러운 모습이다.통일후 두 대학 모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자유대학은 민간단체의 지원이 크게 줄고 학생들이 훔볼트대학을 선호하고 있어려움이 더욱 크다.이같은 어려움은 시대적 변화이기도 하나자유대학의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은 변함 없으리라는 것이 베를린 시민들 믿음이다. 베를린은 유럽 중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역사적으로 갈등과 화해의 중심무대가 되어 왔다.냉전시대엔 동서의 지도자들이 체제의 우위를 과시하는 무대로,데탕트이후에는 화해와 협력의 현장으로 베를린이 갖는 의미는 크다. 베를린은 장벽의 붕괴라는 상징적 의미때문에 화해와 통일의 현장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독일통일의 배경에는 자유대학과 훔볼트대학이 정신적 뒷받침이되어 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자유대학은 자유와 민주의 상징이다. 유럽을 순방중이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0일 자유대학에서 남북정부당국간 대화를 제안한 것은 베를린의 지리적 특성과 자유대학의 상징성을 담고 있어 유럽순방 외교의 절정으로 꼽힌다. 특히 김대통령이 이 대학 교수와 학생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로 진행한 연설에서 “베를린 자유대학과이 대학 출신들이 개교이래 동서독간의 화해와 협력,독일통일을 앞장서이끌어온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여러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위해 이 대학을 찾았다”고 운을 뗀 것은 베를린과 자유대학의 상징성으로인해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이 “뜻깊은 자유대학을 방문한 이 자리를 빌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 협력을 이루고자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며 정부당국간 협력 및 특사 교환 등4가지 ‘베를린선언’을 발표한 것은 극적 감동을 더했다고 하겠다.연설이끝나자 좌석에 앉아있던 교수와 학생들이 기립박수를 보낸 것은 단순히 한외국지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이 대학의 역사적 배경과 연설이 일치했기때문이라 하겠다. 이기백 논설위원 kbl@
  • [대한광장] ‘지역감정 쟁점화’ 안된다

    선거언론이 비틀거리고 있다.지역감정이라는 폭탄을 실은 전투기가 선거언론을 맹폭격하자 신문과 방송의 시사 보도가 온통 그 불길에 휩싸이고 흙먼지를 일으켜 국민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참정권을 행사할국민들은 이성적 능력을 타고 났지만 지역감정의 맹폭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고강도여서 16대 총선의 투표라는 정치적 의사결정을 앞에 놓고 갈팡질팡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대중들까지 오직 지역문제로만 모아지는 선거판의 선전 선동에 현기증을 느끼다 못해 쓰러질 지경이다.고향의 물과 흙과 공기로 빚어진 인간이기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출신지역에대해 건전한 애착의 표현으로 ‘애향심’을 갖는다.이같은 지역사랑은 숭고하고 이타적이어서 때로는 이 감정이 승화하여 애국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정서를 과잉 자극하여 득표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은 곧 소집단이기주의의 발동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오늘날 우려할 만한지역대결로 치달아 모든 국민을 흙탕물 패싸움에 끌어들이고 국론마저 사분오열로 찢어놓고 있다.총선이 끝난 후에도 후유증을 남기게 될 이 두려운 일이 이번에는 선거운동 초장부터 정당에 따라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매우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영남정권창출론’이나 ‘영도다리 풍덩론’의 주창자나 추종자들은 당초소속정당의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인데,이들의 대부분은 시민운동 세력에의해 이제는 물러나야 할 구시대 정치인으로 꼽혀진 바 있다.이들은 시민운동이라는 원심력과 소속정당의 구심력이 상호작용하여 개인으로서는 크나 큰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시민운동진영을 질시하거나 때로 어떤색깔을 칠하려 하지만 그에 앞서 미국의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반대했음에도불구하고 케네디 대통령이 선거 때의 정치적 시민운동을 적극 지지했던 선진정치 사례를 알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도 하필이면 자신들이 입은 상처를 선거용 정당의 급조와 지역감정의선동을 통한 지역대결 구도를 통해 치유하려는 것은 본인에게 어떠한이익이돌아갈지 모르겠지만 공동체를 위해서는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되고 매우 큰 손실을 가져올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보도라는 명분으로 선거언론이 능수능란한 미디어 조정능력을 갖고 뉴스만들기에 노련한 이들 정치인을 추수(追隨)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언론이 공익에의 봉사라는 사명을 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미국의 정치언론학자인 에델만은 뉴스가 사회적 리얼리티를 재현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언론이 사건과 뉴스대상이 되는 객체에 대한 신념을 만들고있음을 주목한다.독일의 언론사회학자 노엘르 노이만 교수는 나선형 침묵의학설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를 통해 언론이 선거국면에서 지배적인 여론을 만들 때 그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 쟁점에 대해 침묵을 지키려는 속성이 있음을 밝혔다. 접근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두 학자의 이론은 선거시기 언론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논거가 될 만하다.또한 이 이론들의 함축된 의미는 언론이 지역감정 선동과 같은 유사사건의 꽁무니를 뒤쫓지 말고 언론의 공통적 지향목표인 중립성,다원성,계도성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언론기관은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보도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을 통해 정보를 생산하는 사회적 제도인 만큼 흥분을 가라앉히고 또 다시 위기를 맞을지모르는 한국 경제환경을 냉정하게 감시하면서 선거의제를 정책대결로 이끌고사회적 계몽으로 역사발전과 국민통합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감정이선거보도의 의제가 되는 한, 충청권의 소지역대결 양상은 물론이고 호남권의싹쓸이도 정치선진화에 제동을 거는 일이 될 뿐이다. 선거언론이 한국민주주의의 미래를 선도하는 정치적 책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고 지역감정을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자들로부터 어서 빨리 독립하기를 바란다. 柳 一 相 건국대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
  • CPA·行試 패스…”회계감사 전문가 꿈”

    8일 감사원은 조달청,국세청,정보통신부 등 경제부처 출신의 사무관 10명을감사실무진에 배치했다. 5급 부감사관,토목사무관 등으로 각 국과 국책사업단에 배치된 이들 가운데유난히 시선을 끄는 이는 이정순(李正淳·32)씨.공기업 감사를 담당하는 2국 5과에 배치된 이씨가 이번 전임자들 중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감사 실무직에 적합한 그의 경력이 더 눈에 띈다. 지난 90년 동국대 회계학과(86학번)를 졸업한 이씨는 93년 공인회계사(CPA)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97년에는 제41회 행정고시를 패스했다. S회계법인에서 수습으로 2년간 일하다가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공직’을 찾아 행시를 준비하게 됐다고 한다. 행시를 합격한 뒤 1년간의 수습기간을 거쳐 처음 배치받은 곳은 조달청.회계학 전공이라는 장점을 살려 각 부처의 결산,정부경영성과 등을 분석하는기업회계업무를 맡고 있었다. 모두가 사명감으로 일해야 하는 업무지만 이씨가 처음부터 원했던 곳은 감사원이었다.그는 “행시를 준비할때부터 감사관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털어놓는다. 흔들림없이 꿋꿋하게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 이씨가 느끼는 감사원만의 매력이기 때문이다.감사원의 존재 자체가 공무원이 그들만의 권한을 오용하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때마침 행시출신의 감사전문인력을 찾던 감사원이 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다.이씨는 “어쩌다 운이 좋아서”라고 표현하지만 행시출신에다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가진 이씨는 감사원이 찾던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이씨는 “회계감사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라면서 “공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감사를 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여경기자 kid@
  • 정부부처 손·발 따로논다

    관계부처간 사전 조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가 마찰을 빚는 등 부처간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심지어 소관부처에서 ‘불가’ 판정을 내린 사안까지 타부처에서는 새로운 정책으로 내놓아 부처별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재경부는 지난 3일 이헌재(李憲宰)장관 주재로 6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디지털경제에 부응하는 인적자원개발 정책방향’을 내놓았다. 정책방향에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교수진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충원하는 특성화대학의 설립’ ‘외국 유명대학 분교 유치를 위한 국유지 무상임대’ 등 교육관련 분야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재경부의 정책방향이 발표되자마자 교육부는 “재경부와 사전협의한적이 없다”며 “회의 하루 전에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더구나 영어 특성화대학의 목적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 교육부의 지적이다. 영어만 가르치는 대학을 설립하자는 것인지,외국인 교수를 초빙해 영어로 학문을 가르치자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유명대학 분교 유치에 대해서도 “외국대학은 이익을챙기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현행 교육관계법에 따르면 교육 이익금은 반드시교육에 재투자하도록 돼 있다”면서 “지난 98년 외국대학의 설립이 자유화됐음에도 지금껏 설립신청이 한건도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같다”고 꼬집었다.우리나라와 교육체계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과거 외국대학 분교 유치정책을 썼다가 실패했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새학기부터 결식학생에게 주말과 휴일에도 점심 및 저녁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행부처인 교육부는 “준비도 없이 ‘공수표’부터 남발하는 바람에 일선 학교에 혼란만 부채질했다”고 반발했다. 교육부도 지난 1일 발표한 ‘지방대학 육성대책’에서 ‘지방대 출신 지자체 특별채용’이라는 내용을 행정자치부와 사전협의없이 포함시켰다가 행자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향토美人선발대회 ‘볼거리’ 전락

    한우아가씨,섬유아가씨,고추아가씨,고추장아가씨,포도아가씨,배아가씨,보석아가씨,단풍아가씨,쌀아가씨,인삼아가씨… 자치단체마다 지역축제를 통해 각종 ‘아가씨’ 선발대회를 열어 전국적으로 매년 수백명씩 향토미인을 배출하고 있으나 지역 특산물 홍보등 ‘미의 사절’로 활용한다는 취지를 살리는 경우가 드물어 예산만 낭비하는 단순한 볼거리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태 민선시대 이후 갈수록 다양해지는 지역축제에서 미인 선발대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됐다.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사후활용이 거의 안돼 1회성 눈요기 행사에 수천만원씩의 예산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나오고 있다. 경남 진해시가 개최하는 군항제에서는 지난해까지 7번째 벚꽃아가씨를 뽑았다.그러나 홍보사절단으로서 역할은 거의 없어 주최측인 이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가 올해부터는 의무적으로 각종 행사에 참가하도록 했다.창원 수박아가씨도 선발만 하고 활용은 거의 없다.전북지역의 경우 14개 시·군 가운데 10개 자치단체에서 향토미인을 선발하나 내실있는 대회는 1∼2개에 그치고 있다. 이같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뽑은 향토미인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자문화관광부는 시·군에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경남 김해시의 ‘단감아가씨’ 선발대회는 지난 97년부터,전북 김제쌀을 홍보하기 위한 단야아가씨는 지난해부터,경북 영주의 인삼아가씨는 올해부터 각각 폐지됐다. 반면 제주도 감귤아가씨,울산시 배꽃아가씨,경남 하동 차 아가씨,경북 포항 장미아가씨 등은 지역특산물 판촉요원으로 활발히 활약하고 있어 대조적이다.경북 의성군은 마늘아가씨들의 활동을 위해 연간 700만∼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판촉 등에 활용하고 홍화조합과 농협 등에 취업을 보장해 줘 좋은반응을 얻고 있다. ■문제점 향토미인 선발대회는 말 그대로 그 지역에 사는 미인을 선발하는대회여야 하나 대부분 나이 결혼 여부 외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어 사실상 전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 가운데 미인을 뽑는 전국대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그 지역에 사는 순수 향토미인이나 지역 특색을 살릴수 있는,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진짜 미인을 뽑기보다는 외모만을 기준으로 서구적인 미인들만 양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쭉쭉 빵빵’한 여자들을 뽑는 미인대회가 ‘우량가축 품평회’와 다를 것이 없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향토미인대회 입상경력이 대학 입학과 취업 등에서 우대받게 되면서 미인대회 참가 희망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탤런트 박지영,오정해,윤손하 등 스타들을 배출한 전북 남원시의 춘향선발대회에는 지난해 참가 신청자가 236명이나 됐다.한해에 여러 대회에서 입상한 화려한 경력의 미녀들이줄줄이 탄생하기도 한다. 전국의 미인대회를 가리지 않고 마구 참가하는 ‘대회꾼’들도 적지 않다. 일부 미장원 등은 미인대회를 내보낼 경우 이들로부터 화장비,의류구입 등의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길수 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대회에 나가도록 충동질해 미인대회마다 참가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인대회를 개최하는 자치단체마다 심사위원선정방식도 각기 달라 심사 결과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대회가 끝나고 나면 유력 인사의 ‘입김설’과 ‘뇌물설’ 등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선발 결과도 이해하기 힘든 면이 없지 않다.지난 98년 전북 부안군에서 열린 ‘변산아가씨’ 선발대회에서 예선만 통과하고 입상하지 못했던 P모양은다음해 ‘미스광주 진’으로 뽑혀 미스코리아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개선 방안 향토미인 선발대회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참가자의거주지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그 지역에서 일정기간 살고 있거나 지역 출신들만 참가하도록 할 경우 전국의 ‘대회꾼’들이 설치는 부작용을 막을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 이미지를 최대한 살릴수 있는 미녀를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자치단체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하는 미인선발대회가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선발된 미인들을 제대로 활용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선발기준과 심사과정도 엄격히 해 대회를 둘러싼 잡음을 없애고 대외신인도를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광주 임송학기자·전국종합 shlim@
  • [밀레니엄 비즈니스 CEO에 듣는다] 김철권 드림라인사장

    “드림라인의 목표는 한마디로 인터넷과 광(光)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21세기 한국의 대표 멀티미디어 서비스 사업자가 되는 것입니다” 드림라인 김철권(金喆權·61)사장은 “인터넷 접속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대폭 강화해 올 한해에만 가입자 30만명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매출 1,100억원을 달성,창사 2년만에 17억원의 흑자를낼 것”이라고 밝혔다. 97년 제일제당과 한국도로공사를 대주주로 해 출범한 드림라인은 도로공사가 구축한 광통신망과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연결하는 자체 광통신망 및 지역 유선방송망을 통해 최고 10Mbps속도로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또이를 바탕으로 뉴스·스포츠·연예·게임·종합방송·지역방송을 망라하는인터넷 허브사이트 ‘드림엑스’(www.dreamx.net)도 운영중이다.지난해 9월서비스 개시 이후 현재 3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무료 사이트인 드림엑스의 회원은 7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김사장은 “현재 39개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 지역을 연말까지 전국 주요 시·도·군으로확대하고 제일제당의 영화·음악·금융·요리·의약 등 콘텐츠와 도로공사의 교통정보,중계유선사업자들의 지역밀착 생활정보 등을 하나로묶어 초강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드림라인의 경쟁력의 토대는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입니다.도로공사의광통신망,제일제당의 자금력 및 경영능력,전국을 커버하는 중계유선방송망이서로 결합돼 고효율의 ‘협력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드림라인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컴팩,시스코,루슨트네크놀러지 등 초대형정보통신업체들과 제휴한데 이어 올해에도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김사장은 “드림라인은 현재 전국 가정과 회사의 50% 가량을 직접 연결할수 있어 가입자망 측면에서는 한국통신에 이어 국내 두번째”라면서 “특히우리 회사가 직접 구축한 대도시 지역의 지상·지하 간선망은 앞으로 국가인터넷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뒬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화 사회가 진전되면서 ‘인재’의 확보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임직원 모두가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경영시스템,인간관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건설부를 거쳐 69년 한국도로공사에 입사했다. 89년 장비관리처장을 맡으면서 도로공사가 보유한 통신망 사업을 담당했다. 96년 드림라인의 전신인 제일고속통신 사장에 오른뒤 98년 2월 사명 변경으로 드림라인 사장에 취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가자! 시드니로 D-198] 태릉선수촌 르포

    *올림픽 5회 연속 ‘10강 신화' 일군다. 5회 연속 10강 진입을 노리는 한국대표팀의 목표달성 여부는 ‘금메달의 요람’ 태릉선수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주 수요일 새벽 2시면 찬바람이 뼈를 파고드는 가운데 양궁대표팀이 가장먼저 하루를 연다.야간 행군이다.태릉을 출발,의정부 일대를 돌아 30㎞ 코스를 묵묵히 걷는 이들에게는 비장감마저 감돈다.‘멘탈 게임’인 양궁에서가장 중요한 집중력과 담력을 키우기 위한 독특한 훈련이다.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 장소인 월계관 천장에는 11m길이의 굵은 밧줄 10여개가 드리워져 있다.전 유도 대표선수였던 김재엽이 쉬지 않고 세차례씩오르내렸다는 이 밧줄은 레슬링·유도 등 격투기 선수들이 하루 10여번씩 오르내리며 악력과 상체근육을 다지는 도구다.선수들은 “팔만 사용해 올라가기 때문에 꼭대기에 이르면 온몸이 마비될 지경이지만 실전에서 상대의 옷깃을 잡을 힘조차 없을 때면 이 밧줄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남자 선수들이 모래주머니를 차고 윗몸 일으키기에 여념이 없는여자 하키선수들을 격려하고 있었다.햇볕에 탄 선수들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질 때면 코치들의 고함이 터져나온다.“정신차려,힘내!”감래관에서는 연일 우리선수들끼리의 생존경쟁이 한창이다.금메달은 떼어논 당상이라는 태권도 대표팀의 훈련장이다.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4체급에 16명의 예비대표를 뽑아놓은 터라 한솥밥 먹는 사이라지만 연습경기에서도 ‘살벌함’이 느껴진다.최정도 태권도 총감독은 “대표선발만 마무리되면 지옥훈련에 돌입한다.산 뱀을 옷속에 넣어도 놀라지 않을만한 담력을 키울 생각”이라며 독기를 보였다. 여자핸드볼팀의 ‘쿠퍼 테스트’도 악명높은 프로그램.인간의 한계시간대인12분안에 얼마나 멀리 달릴 수 있나를 측정한다.12분을 전력질주한 선수들은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처럼 그대로 고꾸라지기 일쑤다.그러나 고병훈 감독은 “아직 멀었다.2,900m를 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달려라”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이밖에 토요일 오후 2시 전 입촌선수가 함께 참여하는 선수촌 뒤 불암산의8.2㎞ 구보훈련은 일주일 훈련의 절정이다.특히 해발 420m 정상을 눈앞에 둔곳은 ‘눈물고개’(일명 할딱고개)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난코스여서선수들의 체력을 담금질하는데 적격이다. 식사나 휴식시간도 목표달성을 위한 과정이다.선수촌 식단만으로도 하루 6,500㎉를 섭취하고 있지만 선수들은 세끼 식사 외에도 홍삼과 알로에 성분이가미된 종합비타민제에 자라,오가피,녹용,동충하초 등 각종 한약재를 가리지않고 섭취한다.여자하키,핸드볼팀의 숙소에 마련된 630ℓ짜리 대형 냉장고에는 한약팩이 그득하다.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각거리는 트레이닝복 비비는 소리와 선수들의 기합소리에 태릉선수촌에는 나날이 금메달의 꿈이 영글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국내·해외 체계적 훈련이 필수. 올림픽 10강 진입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기는 훈련과 시합계획의 수립이다. 여기에는 체계적인 훈련이 전제된다.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국내와 해외훈련의 유기적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이를 무시한 해외 전지훈련은 돈과 시간만 낭비한다는 주장이다.경기인 출신 체육교수 모임인 올림픽성화회의 정동구 회장(한국체육대학 교수)은 “해외 훈련에는 적어도 3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국내훈련을 통해 체력강화 및 기술훈련을 실시한 뒤 해외 원정훈련에서 실전경험을 익혀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 전문가 풀을 만들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자문역을 맡기는 것도 과제로 지적된다.미국 등 대부분의 스포츠 선진국은 종합트레이닝센터(태릉선수촌 격) 안에 과학기술분과를 두어 선수에 대한 영양공급,시차적응에 심리훈련까지 자문해주고 있다.일례로 미국은 96애틀랜타올림픽 때 21명의 스포츠심리학자를 대동시켜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 우승했다. 프로 선수의 올림픽 참가가 허용되고 있는 만큼 일본처럼 프로스포츠협회를설립,올림픽에 대비한 프로 선수의 훈련을 체계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과제다.프로협회 창설을 주창해온 영남대 체육학부 김동규교수는 “엘리트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 스포츠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일년중 수백일을 선수촌에 가둬놓은 채 합숙훈련시키는 등의 훈련방식도 검토 대상으로 지적된다.신세대 젊은이들이 지금과 같은 스파르타식·기술주입식 훈련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이보다는 메리트 시스템을 강화,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대한 국가적 보상의 증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김승곤 선수촌 훈련본부장은 “올림픽 금메달은 세계 정상의상징임에도 불구하고 월60만원의 연금이 보장될 뿐”이라며 “아마 선수들은 프로 선수들에 비해 자신들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당국이 한 학교 2개 이상 운동부 갖기,종목별 유소년 클럽팀 만들기 등을 착실히 이행,인적 자원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박해옥기자.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 상위권 진입 전망 밝아”. 47개 경기단체의 살림을 총괄하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하계올림픽 5회연속 10강 진입은 무난하리라고 전망했다.올림픽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송파구 오륜동의 올림픽회관 회장실에서 김회장을 만났다. ◆시드니올림픽 메달전망과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 스포츠에는 변수가 있어확실한 전망은 어렵습니다.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나 국제대회 성적 등을 분석해보면 10위 이내 성적은 무난하리라 봅니다.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상위권 진입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태권도양궁 배드민턴 유도 레슬링 체조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며 핸드볼 하키 탁구마라톤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합니다. ◆올림픽 5회 연속 10강 진입의 의미는…. 200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가운데 우리가 5회 연속 10강에 든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첫째는 뉴밀레니엄 시대에 한국이 세계올림픽운동의 중심에 선다는 것이며 둘째는 국민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줘 세계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힘이 돼준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종목과 선수는 얼마나 됩니까. 시드니올림픽에는 28개 종목에 걸쳐 30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고 200개 나라가 출전할예정입니다.우리나라는현재 22개 종목에서 195명이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태권도가 영구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이번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경기운영과 홍보에 진력할 계획입니다.세계태권도연맹과국기원,대한태권도협회에서도 과학적인 룰과 장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며영구 정식종목이 되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예산 등 훈련지원 현황은 어떻습니까.올림픽지원금(12억6,000만원)이 적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대한체육회는 태릉선수촌을 중심으로 대표선수 훈련을총력지원하고 있습니다.(지원금 외에)체육회 예산의 거의 전부가 직간접으로대표선수 훈련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국가대표 훈련방식과 엘리트스포츠 중시정책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력에 비해 스포츠가 큰 발전을 이룩한 나라입니다.이는 태릉선수촌 같은 집약적 훈련시설과 엘리트 스포츠 중시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엘리트 체육의 중요성은 7억명이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올림픽 사이클에서 금메달 하나 못딴데서 역설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이미 전세계 최고수와 함께 하는 꿈을 이뤘습니다.국가와 자신의 명예를위해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기를 당부합니다. 박해옥기자 hop@. *대표선수 경기력 향상 ‘숨은 공신'. 문화관광부 체육국은 한마디로 스포츠를 통해 국민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머리를 짜내는 곳이다. 경기를 통해 환희와 감동을 안겨 주는 것은 스포츠 스타들이지만 이들을 뒤에서 지원하고 경기력 향상을 돕는 일은 고스란히 체육국의 몫이다. 93년까지만 해도 4개국에 230명이나 되던 직원수가 지금은 1개국에 40명으로 줄었다.하지만 국내외 체육행사에서부터 체육단체,선수 개인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소홀함이 없다.배종신 국장을 중심으로 송용환 체육교류과장 등 3명의 과장을 포함해 40명의 직원들이 체육지원 정책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요즘 체육국의 가장 큰 현안은 역시 200일이 채 남지 않은 시드니올림픽 준비다.일일이 나열하자면47개 종목의 경기단체에 예산을 배정하는 일,선수촌뒷바라지,대표선수 훈련캠프 마련,경기력 향상을 위한 장·단기 프로그램수립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선수들이 최상의 여건에서 훈련에 열중해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도록 하는 일이 이들의 임무.체육진흥과 심영섭과장은 요즘 소속팀을 이탈한 마라톤의 이봉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체육정책과 송인범 과장과 신중석 사무관 등은 국내축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전문트레이닝센터 건립계획에 착수했다.종합적인체육정책과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총괄하는게 이들의 임무다. 박성수기자 ssp@
  • ‘대타’ 루카스 기아 ‘보배’로

    ‘투혼의 용병’ 마리오 루카스(205㎝)가 6강을 향해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기아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루카스는 기아가 고육책으로 영입한 ‘대체용병’.지난 1일 SBS전에서 센터 토시로 저머니(203㎝)가 발목부상을 당하자 기아에는 비상이 걸렸다.올시즌 유난히 용병교체가 많았던 탓에 대체선수 구하기가 난감했기 때문.고민을거듭하던 기아는 지난해 8월 트라이 아웃에 나왔다 부상으로 도중하차한 루카스를 가까스로 찾아냈고 전격적인 ‘공수작전’을 펼쳐 입국 다음날인 12일 동양전에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미국대학농구(NCAA) 1부리그 소속인 ‘명문’ 메릴랜드대 출신으로 외곽과 골밑 플레이를 겸비한 ‘대물’로 알려졌지만제대로 뛰지 못하는 등 수준이하의 기량을 선보인 것.구단은 “피로 탓”이라고 자위했지만 코트 주변에서는 ‘가짜’라는 혹평이 쏟아졌다.이후 LG·골드뱅크·SK전에서도 루카스의 플레이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다급해진 구단은 황급히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결과는 왼쪽무릎 십자인대 이상과오른쪽무릎 연골 파열로 나타났다.도저히 뛸 수 없는 상태였던 것. 구단은 당황했지만 루카스는 오히려 자신의 몸 상태를 솔직히 알리지 않은것을 사과하며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그리고는 20일 SBS전과 22일 삼성전에서 초인적인 투혼으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6강 탈락의 위기였던 SBS전에서 비록 제대로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발군의두뇌플레이로 상대 센터 대릴 프루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15득점 19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고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5차례나 가로채기를 하는투지를 보였다. 삼성전에서는 더욱 투혼이 빛났다.초반 수비를 하다 허리까지 삐끗한 루카스는 양쪽 무릎 보호대에 복대까지 찬 채 골밑에서 분전했다.용병센터 가운데가장 개인기가 좋다는 삼성의 버넬 싱글튼을 14득점 3리바운드에 묶고 자신은 10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이날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도 “루카스의 골밑 위치선정과 시야는 발군”이라며 재평가를 내렸다. 재계약과는 거리가 먼 ‘대타’이면서도 만신창이의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불꽃투혼을 뽐내고 있는 루카스가 과연 기아를 6강으로 끌어올릴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오병남기자 obnbkt@
  • “주택저당증권으로 주택경기 활성화 부축”

    “주택저당증권(MBS)이 채권시장과 주택경기를 활성화하는 촉진제 역할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빠르면 오는 3월말 국내 처음으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하는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KoMoCo,이하 코모코) 이상영(李相永·59) 사장은 “연내 1조7,500억원 어치의 MBS를 발행,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고 채권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코모코는 건설교통부와 국제금융공사를 비롯해 주택·국민·외환은행과 삼성생명이 총 1,001억원을 출자,설립한 국내 유일의 주택금융 전문기관이다. 지난해 11월 공식업무를 시작한 이 회사는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금융기관에서 주택저당채권을 사들인 뒤 이를 바탕으로 주택저당담보부채권(MBB)이나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국내외 채권시장에 매각하는 업무를 한다. 이 사장은 “MBB나 MBS는 국내외 자본시장의 장기 자금을 자연스럽게 주택금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요자들은금융기관으로부터 집값의 70%까지 장기 저리로 돈을 빌릴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 발행될 MBS는 총 5,000억원 규모로 기대출 국민주택기금중 미회수금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국고채 수준의 안전성을 지니고 있다. 또 MBS 발행으로 얻는 수익은 전액 국민주택기금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은 충남보령 출신으로 건국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67년 주택은행 창립멤버로 입사했다.영업 및 기금부장,경인지역본부장에 이어 부행장보,이사,감사 등을 두루 거친 금융통으로 신임사장 내정 당시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광삼기자 hisam@
  • 올 곧은 元老 12人의 인생과 학문

    흔히 우리사회에는 원로가 없다고 한다.왜 없을까마는 배우고 닮을만한 표상이 많지 않다는 뜻일게다.그러나 이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학문적 업적은 물론 왜곡된 현실모순 속에서도 올곧은 삶을 살아온 원로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다만 이들은 남앞에 나서기를 자처하지 않았고 더러는 질곡의역사속에서 폄하돼 가려져 왔던 탓이 크다. 역사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계간지 ‘역사비평’은 우리사회에서 학문적 성과와 ‘행동하는 양심’으로 존경받고 있는 원로 12명의 인터뷰기사를 묶어‘학문의 길 인생의 길’(역사문제연구소 엮음)을 출간하였다.주요 면면을보면,한국사 전공자로 이우성(민족문회추진회 회장)·임창순(전 태동고전연구소 소장)·강만길(고려대 명예교수)·조동걸(국민대 명예교수),서양사 전공자로 민석홍(서울대 명예교수)·차하순(서강대 명예교수),경제사 전공자로최호진(한국경제학회 명예 회장)·주종환(동국대 명예교수),언론학 전공자로송건호(전 한겨레 신문 회장)·리영희(한양대 명예교수)·이상희(전 서울대교수협의회장),그리고 여성학(사회학)전공자로 이효재(정대협 명예공동대표)등.이들 가운데 임창순 선생은 지난해 작고하였고,송건호 선생은 고문 후유증으로 현재 투병중이다.나머지 인사들도 대개 일선에서는 은퇴하였으나 연구·사회활동의 열정은 아직도 여전하다.정년퇴임 이후 더 바쁘고 노후가 ‘아름다운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2인은 해방후 척박한 우리 사회·학계를 특별한 관심과열정으로 주도하고 개척해온 선구자들로 우리 ‘지성사의 기록’이나 마찬가지다.특히 개인사적 기록을 넘어 학자로서의 삶,온몸으로 맞서싸운 시대상황과 그 이면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도 담고 있어 우리 ‘동시대사의 생생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사철(文史哲)을 겸비한 선비로 불리는 이우성은 식민사학 극복과 민족사학 성립에 기여한 역사학자로,최호진은 1942년 ‘근대조선경제사’출간을 계기로 한국경제학 연구에 이정표를 남긴 한국경제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다. 또 민석홍은 프랑스혁명 연구와 한국민주주의 연구에 큰 성과를 남겼으며,임창순은태동고전연구소를 설립,후학양성에 일생을 바쳤고 4·19 당시 교수단데모를 주동하였다.사재를 모두 재단에 기부하였으며 ‘화장유언’을 남기기도 했다.학자보다는 언론인으로 유명한 송건호는 일생을 반독재 언론투쟁에바쳤으며 한겨레신문 창간의 주역이기도 하다.강만길은 식민사관 극복과 민족해방운동사·분단문제에 천착해온 실천적 지식인으로 ‘분단시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주도적으로 창립한이효재는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타파에 앞장서는등 한국 여성운동의 선구적 활동을 해왔다.언론인 출신이자 언론학자인 리영희는 분단시대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전환시대의 논리’‘우상과 이성’ 등사회비평서를 통해 시대를 앞에서 이끌었으며 수 차례 대학에서 쫓겨나 감옥생활을 했다.차하순은 한국의 서양사학을 반석 위에 올린 공로자이며,주종환은 농업경제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이상희는 비판적 언론학의 선구자로 언론개혁을 처음 주장했다.끝으로 조동걸은 한국독립운동사와 현대사학사 개척자로,특히 의병연구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 이이화 역사문제연구소 고문은 “주로 진보적 학문 분위기를 지닌 인물로현실의 모순에 타협하지 않고 뚜렷한 자기 주견을 내세우며 치열한 삶을 산
  • [김삼웅 칼럼] 2·8독립선언과 노애국지사들

    “3·1운동은 우리 근대사의 서리고 서린 산맥 가운데 위연히 솟은 한 고봉(高峰),이 봉우리 위에 서서 보면,외세의 침노 속에 끈질기게 저항하면서 생성 발전해온 우리 민족의 발자취가 멀리 가까이 제자리를 드러내면서 부각된다.3·1운동은 우리 근대민족운동사의 큰 호수,이 이전의 모든 근대 민족운동의 물줄기가 이리로 흘러들고,이후의 모든 근대 민족운동이 여기서 흘러나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천관우,‘3·1운동 50주년 기념논문집’ 편집후기) 3·1운동은 근대 민족운동사의 거대한 호수다.그렇다면 3·1운동의 발원지는 어디인가? 바로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YMCA)에서 일본에 유학중이던 학생들이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선언서와 결의문을 선포한 것에서 비롯한다.재일 유학생들은 11명의 실행위원을 선출하여 조선청년독립단을 조직하고 2월 8일 오전 독립청원서와 독립선언서를 도쿄 주재 각국대사관,일본정부,중의원,조선총독부에 보내고 오후 2시 500여 회원의 환호속에서 2·8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유학생 거의 전원이 모인 이날 독립선언회의에서 학생들은 독립실행방법을토의하려다가 일경에 강제해산당하고 실행위원들은 체포되었다.이에 앞서 송계백과 최근우가 선언서 일부를 국내로 반입하여 현상윤·송진우·최남선 등에게 전달,3·1운동의 직접적인 계기를 만들었다.재일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 YMCA 건물은 그동안 부채로 존폐의 위기에 있던 것을 지난 연말 정부가 21억6,000만원을 지원하여 은행빚과 건물지하공사비를 갚게 되었다. 스가모감옥터의 노애국지사들 2월 8일 도쿄 YMCA 회의실에서는 2·8독립선언 81주년 기념행사가 조촐하게 거행되었다.재일본 한국 YMCA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국내에서 윤경빈(尹慶彬) 광복회장과 이강훈(李康勳) 전 회장 등 생존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후손 40여명이 참석하여 기념식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동경한국학교 초등부 어머니합창단이 ‘독도는 우리 땅’을 불러 참석자들을 숙연케 만들었다.행사후 가진 간담회에서 유학생 대표들은 활자로만 읽었던 노애국지사들과의 대면을 감격스러워하면서 새로운 한·일관계와 학생운동의 진로 등을 물었다. 다른 외국에 비해 ‘재일유학생’의 존재는 유별하다.그것은 한말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파견된 유학생중에 매국노로 변신하거나 2·8독립선언을 주도한 학생중에 악질 친일파가 된 경우, 일제시대 많은 유학생들이 총독부 관리나 법관이 되어 일제의 주구노릇을 하고 해방후에는 독재정권의 앞잡이로 전락한 때문이다.독립운동에 참가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일본유학생들은 이 부분에서 갈등을 느낀다고 했다.그래서 말했다.같은 물을 소가 먹으면 젖을 만들지만 뱀이 먹으면 독을 만든다,어찌 일본유학생들뿐이겠는가.국내외의 명문대학 출신들이 친일파가 되고 독재의 주구노릇을한 다른 쪽에서는 의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도 적지 않다,역사가 어느 쪽을승자로 기록할지는 자명하지 않은가라고. 방일 첫날 노애국지사들은 일제식민지 시대 많은 한인애국자를 수감하고 처형한 스가모(巢鴨)형무소를 방문했다.지금은 공원으로 바뀐 이곳은 이봉창·김지섭 의사 등이 옥고를 치르다 사형이 집행된 곳이다.이강훈 옹도 13년 옥살이를 했다.노애국지사들은 만감이 서린 표정으로 구석구석을 살피고, 우리 애국선열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에는 생존 지사들의 흐느낌이 배어 2월의 차디찬 스가모 공원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이곳에서 숨진 선열들을 기리는돌비석 하나라도 세웠으면. 도쿄헌책방의 노애국지사들 유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학생이 물었다.생존애국지사들이 대부분7,80 고령인데 사후 광복회의 존립문제와,일제와 맞서 싸운 세대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도 독립운동사가 먼 망각의 역사로 퇴락하고 있는 터에 이를 잇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것이 어찌 일본유학생들만의 의문일까만 나는 예상외의 장소에서 ‘해답’을 얻었다.행사를 마치고 도쿄 번화가에 즐비한 헌책방에서 삼삼오오로 만난 우리 노애국지사들의 형형한 눈빛에서 그리고 그들이 찾는 일제시대의 자료와 일본을 알아야 한다면서 푼푼이 모은 용돈으로 일본현대사의 신간을 사는 모습에서,“노병은 사라질지언정 죽지 않는다”는 것을.-일본 도쿄에서[김삼웅 주필]
  • 墺 극우연정 출범 반대시위 확산

    [빈 워싱턴 파리 외신종합] 국제사회의 거듭된 반대와 경고에도 불구, 극우 자유당과 보수계 인민당간의 오스트리아 연정이 4일 공식출범했다.극우연정이 출범하자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즉각 제재에 착수했고 오스트리아내에서도 반대시위가 확산돼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토마스 클레스틸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4일 볼프강 쉬셀 인민당 당수를 총리로 임명했으며 자유당과 인민당 출신 각료 10명으로부터 취임선서를 받았다.자유당은 수잔느 리스-파서(39) 부당수가 부총리를 맡는 외에 재무,사회,국방,법무 등 5개의 장관직을 차지.그러나 문제의 장본인인 하이더 자유당당수는 연정 내에서 자리를 맡지 않고 리스-파서가 대리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EU 14개 회원국과 미국을 비롯한 비(非)EU국가들은 오스트리아와의 외교관계를 축소,단절하거나 각종 계약과 공식 방문을 취소하는 등 광범위한 제재조치에 착수.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캐드린 홀 오스트리아주재 미국대사를 소환했으며 오스트리아와의 접촉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밝혔다.EU 순번의장국인 포르투갈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포르투갈 총리는 연정이 출범하는 순간 오스트리아의 EU 회원자격이 정지되는 등 EU의 제재가적용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제재에 대해 클레스틸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자제를 촉구.그는 “연정에 기회를 주고 연정이 출범한 뒤 판단해줄 것을 오스트리아의 모든 정파 및 국민들과 유럽연합(EU),국제사회에 촉구한다면서 연정 지도자들에게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발생할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고밝혔다. ◆극우연정 출범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은 새 연정 주도세력인 보수파 인민당당사로 진출,계란과 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충돌,경찰 43명과 시위대 13명이 부상했다.성난 군중은 경찰에 돌과 폭죽을 던졌고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사용.이 과정에서최소한 시위대 7명이 연행되고 30대 이상의 경찰차량이 파손됐다.
  • EBS 어린이다큐 ‘난 할 수 있어요’

    한여름 해수욕장도 아닌데 설원을 누비는 아이들의 얼굴이 구리빛으로 하얀눈과 대조를 이룬다.이빨만 하얗다.얼마나 스키를 탔으면…. 지난 13일 밤새 내린 눈때문에 그윽한 동양화 분위기를 자아내는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에 위치한 스키장.스키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흘리분교 전교생 22명이 아침부터 눈밭에 쏟아져 나왔다. 이들 모두 스키선수로 전국대회를 휩쓰는 아이들도 상당수이고 이 학교 출신의 국가대표만 2명을 보유하고 있다. “자,너희들 일렬로 쭉 서봐”EBS가 역경을 극복하는 어린이들을 담아내기 위해 만든 국내 유일의 어린이다큐프로그램 ‘난 할 수 있어요’(매주 화요일 오후 5시20∼40분) 촬영현장.네 손가락만으로 피아노를 치는 이희아를 취재해 스타로 만든 것을 비롯,지난 해 8월부터 도전정신 강한 어린이들을 다루어 적지 않은 상찬을 받았다. 25일 방영을 목표로 이날 촬영한 장면은 어른들도 힘겨운,직각에 가까운 코스를 활강해 내려오는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 20분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정영홍 PD와조연출,작가 세명이 3주동안 아이들과 어울렸다.그동안 ‘PD 100’이라는 6㎜ 비디오카메라가 붐맨(마이크)과 별도의 조명없이 고해상도의 화면을 담아내 편당 200만원밖에 제작비를 지원할 수 없는 EBS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정PD는 “3주를 줄곧 따라다녀야 비로소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말문을 연다”고 말한다. 지난 해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했던 정동현(5학년)을 화자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네살때 나무로 만든 스키를 타기 시작한 동현은 이 학교 선배인 아버지를 코치로 모시고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지도교사 백한진씨는 “부모의 지극한 정성과 스키장의 배려,해마다 얼마간의 돈을 대주는 독지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흘리분교의 신화는 없었을 것”이라며 “스키를 배우고 싶어하는 타지 어린이들에게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한 아이가 큰 소리로 떠든다.“에이,눈 많이 오면 스키 못 타는데….”흘리분교 (0392)681-2704진부령 임병선기자 bsnim@
  • 보수인사들 ‘자민련 향해 앞으로’

    자민련이 4·13 총선을 앞두고 보수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2일 마포당사에서는 허문도(許文道) 전 통일원장관 등 1차 영입인사 18명이 입당식을 가졌다. 최환(崔桓) 전 부산고검장과 TV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잘 알려진 박경재(朴慶宰)변호사도 자민련을 택했다.허 전 장관은 수원 권선에서,최 전고검장은대전지역에서 출마한다.박변호사는 선대위 대변인에 내정됐으며,비례대표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관계에서는 경남 통영·고성에 출마하는 정해주국무조정실장을 비롯, 우성(禹誠) 전 노동부차관,김명수(金明洙)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이 영입됐다.충남 보령출신의 김이사장은 ‘한국신당’을 주도하고 있는 김용환(金龍煥)의원의 저격수로 나설 예정이다.언론계에서는 이창섭(李昌燮) 전 SBS앵커가 입당,대전 유성을 노리고 있다.KBS기자 출신으로 멕시코주재 공보참사관을 지낸 유운영(柳云永)씨도 함께 입당했다.학계에서는 이병하(李丙夏) 신성대 학장,이학(李鶴) 용인대 이사장,양복규(楊福圭) 종암고 설립자,김종표(金鍾表)전 단국대교수 등이포함됐다. 여성중에는 11대 의원을 지낸 황산성(黃山城) 전 환경장관,신은숙(申銀淑)순천향대 교수,이희자(李喜子) 한국근우회 회장 등 3명이 참여했다. 재계에서는 이규황(李圭煌) 삼성경제연구소 부소장,체육계에서는 안승근(安承根) 한국골프연구소 소장이 참가했다. 이외에도 자민련은 ‘신보수주의’라는 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중있는 보수인사의 추가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4일에는 최상진(崔祥鎭)·허세욱(許世旭) 전 의원과 이삼선(李三善)씨 등 주로 ‘이한동(李漢東)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전직의원과 원외위원장 10여명,시·도의원 50여명이 무더기로 자민련에 입당한다. 김성수기자 sskim@
  • [인터뷰] 이탈리아 활동 테너 이영화씨

    “한국에 돌아와 보니 오페라 여건이 정말 열악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어려운 상황에서 30년 넘게 오페라단을 이끌어 온 고 김자경선생님께더욱 존경심을 갖게 됐습니다”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테너 이영화(37)가 김자경오페라단이 7·9일 서울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주인공 알프레도역으로 초청을 받아 일시 귀국했다. 그는 이번 공연이 한국오페라계의 대모였던 김자경여사를 추모하는 무대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열악한 여건’과 ‘어려움을 극복한 선배에 대한 존경심’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단국대 출신으로 지난 94년 이탈리아로 건너간 뒤 산타 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에 다니며 로마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각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지난 97년 로마 국립극장의 ‘라 트라비아타’로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98년에는 ‘라 트라비아타’와 푸치니의 ‘라보엠’,지난해는 베르디와 로시니,생상,야나첵의 오페라에 출연하는 등 바쁜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그는 국내에서의 첫 오페라 무대가 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무척 긴장된다”고 털어놓았다.국내 팬들은 성량이 풍부한 가수에 높은 점수를주는 데 자신처럼 감정표현과 가사전달, 곡 해석을 강점으로 하는 가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겁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음색에는 “양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산타 체칠리아 시절의 스승인 세계적인 성악가 레나타 스코토는 “호수처럼 청명한 소리”라고 평한 반면 지난해 ‘멕베스’연주 때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회색빛 목소리”라는 평을 들었다.요컨대 배역의 성격에 맞는 목소리를 낼줄아는 성악가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그는 서울공연을 마치면 2월에는 모나코 왕립극장,6월에는 베니스 라 페니체극장 등에 출연일정이 잡혀있고,내년에도 볼로냐 극장의 초청을 받아놓고 있다.여기에 노래 못지않게 힘을 기울이고 있는 지휘분야에서도 현재 베니스의한 콘서트홀에서 음악감독직을 제의받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어떤 음악가가 되고자 하느냐’고 물음에 “어느 분야든 순수함과대중적인 것은 공존하게 마련”이라면서 “나는 항상 순수의 정 중앙을 뚫고나갈 것”이라고 거침없이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北 경수로 건설 근로자 270명 새천년 맞이

    새천년 1월1일 아침.경수로 건설공사를 위해 북녘땅 함경남도 금호지구에머물고 있는 정부 직원과 근로자 50여명은 버스를 이용해 숙소에서 6㎞쯤 떨어진 원자력발전소 건설부지 근처 어인봉에 올랐다.해돋이를 보기 위해서였다.전체 상주인원 270명의 5분의1에 가까운 숫자였다.조성용(趙誠勇)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한국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날씨가 흐려 해돋이를 보진 못했지만 동해를 바라보며 환호속에 새 천년을 맞았다”고 다소흥분된 목소리로 분위기를 전했다.미국의 평양연락사무소 소장으로 내정됐던국무부 출신 미국대표 리처드슨도 함께 자리를 했다. 앞서 조대표 등 KEDO대표들은 지난달 31일 북한 원자력대상사업국 관계자들과 북측 영빈관에서 만나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가족없이 새 천년을 맞는 ‘외로움’을 서로 위로했다.북측 관계자들도 대부분 평양에서 파견돼온 ‘독신’들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지난달 27·28일 KEDO의 배타적 권한이 미치는 숙소지역및 건설부지를 방문,“본공사가 시작돼 기쁘다”며 친근한 입장을 보였다고한다.97년8월 부지공사 시작때부터 이곳에서 근무,세번째 북녘에서 새해를맞는 현장의 ‘최고참’ 손동희(孫東熙)한국전력 금호원자력본부 본부장도“과거와 달리 북측과 업무대화도 잘되고 분야별 실무자간에는 술잔도 기울이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북측 관리들의 태도도 부드러워지고 협조도 잘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장소에서 다친 일부 북한근로자들이 북한주권이 미치지 않는 숙소지역 의료실로 와 치료를 받고 돌아가기도 한다”고 현장의료원장인 김수길(金秀吉)박사는 설명한다.금호지구엔 의사 2명 등 한일병원 소속 의료진 6명이있다.간호사 2명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회’ 소속 수녀다. 근로자들은 지난달 31일 밤 숙소구역 테니스장 옆 공터에서 밤늦도록 송년행사를 가지며 그동안의 답답함과 긴장을 풀었다.노래자랑·술파티 등이 이어졌고 인근 북청지역 북한 주민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폭죽과 불꽃놀이도있었다. 첫 일요일인 2일엔 큰 눈이 내렸다.이곳 사람들은 컨테이너에 임시로 마련된 사찰과 성당·절·교회 등에서 통일의염원을 기원하며 보고픈 가족들과전화 등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석우기자 swlee@
  • [統獨과 한반도 통일](1)베를린시대의 개막

    20세기 동서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의 대표격으로 인식돼온 독일은 올10월 분단극복,즉 통일 10주년을 맞는다.20세기 뼈아픈 이념의 상흔(傷痕)을 딛고 미국·일본에 이어 경제규모 세계 3위의 대국으로 발돋움한 통일독일은이제 21세기 초강대국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베를린 장벽붕괴10주년을 맞아 새 수도 베를린으로 천도(遷都)함으로써 준비작업도 완료했다.새 세기의 첫날,통일독일의 현장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를 돌아본다.그리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줄 21세기,우리에게 다가오는 통일독일의 의미를 5회에 걸쳐 재조명해 본다.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과거 분단의 아픈 생채기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21세기를 맞아 명실상부한 유럽대륙의 맹주로 도약하기 위한 건설의 굉음이 요란하다.지난해 9월 새단장뒤 문을 연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는 여러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다.의사당 앞에,대형 녹지를 조성하고 대통령과 총리 관저,정부 청사들을 한데 묶는 ‘연방정부 구역’을 만드는 공사 현장에는 기중기들이 바삐 움직이고 각종 건축 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베를린의 중심부 포츠담 광장에서도 다임러-벤츠,일본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이 앞다퉈 최첨단 고층건물을 세우는 등 ‘21세기형 도시’건설을 위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통일 10주년을 맞는 독일의 새천년 청사진이 베를린에서부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통독 10주년을 맞으면서 독일은 인구 8,200만명,국내 총생산(GDP) 3조8,000억마르크(약2,470조원)로 경제대국으로올라섰다.독일정부는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유럽 속의 독일’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실제로는 ‘슈퍼파워의 독일건설’이라는 복안을 깔고있는 셈이다. 독일의 활기찬 모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지난 88년 경제성장률 3.7%의 활황을 구가하던 독일의 경제가 통일된지 3년만에 -1.8%로 곤두박질쳤다.해마다 연방예산의 30%를 동독지역에 쏟아부었지만 20%에 가까운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더욱이 세금인상과 사회보장 혜택 축소 등 갖가지 긴축 조치들이 나오면서 98년 공공부채는 통일전의 2.5배인 2조3,000억마르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최근 몇해동안 경제사정은 크게 달라졌다.93년 -1.6%성장을 고비로98년에는 2.3%의 성장을 일궈냈고,물가도 1%대에서 잡혔다.베를린 주재 한국대사관 이현표(李賢杓) 문화원장은 “통일의 대가로 독일 연방정부의 누적적자가 700억 마르크에 이르고 실업자도 430만명을 넘었지만,통일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독일인들은 별로 없다”고 전한다. 독일의 경제 발전상은 라이프치히·드레스덴·뷔텐베르크 등 옛 동독지역에 가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곳곳에 주택과 고층빌딩,쇼핑센터가 들어서는등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상점에 진열된 상품이나 도로,철도의 시스템은 서독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통일당시 서독 평균치의 40%에 미치지 못했던 동독의 임금수준은 80∼90%수준으로 뛰어올랐다.할레 경제연구소뤼디거 폴 소장은 “아직 동독지역의 경제가 서독지역의 생산성을 따라잡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동독지역의 산업은지난 92년부터 연평균 11%라는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이루며 단기간에 국제시장에 진입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통일 독일의 뒤안길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통독후 서독은 10년동안 동독지역에 투입한 정부예산은 1조5,690억마르크(약 1,020조원)를 넘는다.해마다 서독 GDP의 4∼5%를 투자했다.역사상 동독재건 프로그램보다 규모가 큰 지원사업은 없을 정도다.그럼에도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18.2%로 서독의 2배 가까이 된다.일부 지역에서는 25%를 웃돈다.산업생산에서동독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15%이고 수출 기여도는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두지역간의 정신적 분열도 경제적 격차만큼이나 크고 깊다.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을 배은망덕한 ‘오씨’로,동독인들은 서독인들을 오만한 ‘베씨’로 비아냥거릴 정도로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다.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가 통일은 미완성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위해 심리적 장벽을없애는 사회통합을 유도해내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점을 의식한 것이다. khkim@ * [인터뷰]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교수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독일 통일은 지난 90년 8월말 동서독 통일 기본조약 체결 이후 갑자기 이뤄지는 바람에 크고작은 경제·사회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하지만 옛 동독주민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예상보다 빨리 적응하고 있어 혼란상이 적은 점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일 통일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 베르너 페닝 베를린 자유대 교수(55·동아시아학 전공)는 통일의 가장 큰 의미는 동서독이 하나가 되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로 등장한 것이라며 통일후 동독지역의 통신·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크게 발전한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페닝 교수는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서독으로 탈출,베를린 자유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한국을 4차례나 방문,강연을 했을 정도로 남북관계에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강력한 독일 통일로 부상한 이면에는 동서독간 빈부격차와 사회복지제도의축소 등에 따른 심리적 갈등과 서독주민들의 동독지역 부동산소유에 대한 귀속여부 등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과제도 안고 있어 사회통합에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동독출신 주민들은 동독시절을 그리워하는 ‘오스탈기’마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닝 교수는 남북관계와 관련,“독일 통일과 한반도 통일의 케이스가 달라말하기 곤란하다”며 과거 동서독은 통신·상호방문·우편 등 끊임없이 교류해온 점이 통일의 기틀이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남북간 접촉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한국인 자신의 문제이므로 한국 사람들이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 상호간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우리가 희생하면서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람들이많다는 게 통일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한 그는 통일 비용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장래에 대한 투자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남북한의 제도적 차이 등으로 단시간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페닝 교수는 남북한의 경우 경제적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력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통일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프로야구 신인 기대주는 누구

    뉴 밀레니엄시대를 이끌 ‘새 별’은 누구일까-. 프로야구 2000시즌을 앞두고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새내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어느 정도의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주목을 받는신인은 경헌호와 장준관(이상 LG),조규수(한화),마일영(현대) 등. 경헌호는 지난 28일 실랑이 끝에 신인 최고 몸값인 4억원(계약금 3억8,000만원,연봉 2,000만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181㎝,87㎏의 탄탄한 체격에 빼어난 변화구와 제구력을 갖춰 국가대표 에이스몫을 해내 투수력이 빈곤한 팀을 고무시키고 있다.우완인 그는 96년 고졸 우선지명된 뒤 대학 2학년때인 9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 ‘드림팀’ 멤버로 금메달을 따내는 데 한몫 했다. 경헌호와 ‘한솥밥’을 먹게 된 청소년대표 출신 우완 정통파 장준관도 LG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2차지명 선수로 계약금 2억8,000만원 연봉 2,000만원에 입단한 장준관은 140㎞를 웃도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수투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 청룡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차세대 기대주’로 낙점됐었다.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모색하다 한화에 둥지를 튼 조규수(계약금 2억8,000만원,연봉 2,000만원)는 고졸 최대어로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183㎝,80㎏의 당당한 체격에 145㎞ 안팎의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이 일품으로 올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MVP와 최우수투수상을 휩쓸었다.올 전국대회 8경기에 등판해 6승2패,방어율 1.76을 마크했다. 또다른 즉시 전력감으로는 대전고 투수 출신 마일영(계약금 2억5000만원). 왼손투수로는 드물게 145㎞의 강속구를 뿌려 주목받고 있다.마일영은 당초쌍방울에 지명됐으나 현대가 드래프트 현장에서 5억원을 건네고 낚아챌 정도로 군침을 흘렸던 선수.177㎝ 80㎏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고교시절 24경기에 등판,방어율 3.20을 기록했으며 수비능력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송한수기자 onekor@
  • [올해의 인물 1999] (3)한국영화의 희망 강제규씨

    할리우드의 초거대작 타이타닉을 누르고 서울관객 246만명,전국관객 58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영화 ‘쉬리’.‘쉬리’의 감독 강제규(姜帝圭·38)는 단연 올해의 스타다.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과 희망을 안겨주며 하루 아침에 한국대표감독으로 우뚝 선 그는 알고 보면 96년 ‘은행나무침대’로 데뷔할 때까지 10년 이상 조감독 등으로 영화 이력을 쌓은 충무로 밑바닥 출신이다.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때 촬영을 전공했지만 시나리오에도 재능을 보여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게임의 법칙’‘장미의 나날’ 등을 썼다.‘쉬리’ 또한 그가 직접 기획하고 각본을 썼다. “상업영화 감각이 뛰어난 감독”이란 평을 받고 있는 그는 앞으로 자신이해야할 일로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꼽는다. ‘쉬리’는 국내에서의 여세를 몰아 홍콩 극장가에서 흥행 1위를 기록했으며,일본에서도 내년 1월 전국 50개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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