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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보호는 못할망정 “선 넘었다”… 공익제보자 내쫓은 두원공대

    해고된 前 교수 “작년 정직원 구두 계약” 학교 측, 비위 징계 불복 소송도 진행 중 이사장과 이사회 이사 등이 국고보조금과 교비를 유용해 해외 여행을 가고 허위로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는 등 부정을 저질러 징계를 받은 두원공대가 공익제보자(내부고발자)를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은 현재 교육부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비리사학에 대한 척결 의지를 강조했지만 여전히 사학들은 행정소송 등으로 처벌을 피하고 오히려 비리 사실을 알린 공익제보자가 내쫓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두원공대는 최근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모 전 교수를 해고했다. 김 전 교수는 2004년~2018년 1월 이 학교에서 정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뒤 지난해 5월부터 학교기업사업단 기술직으로 다시 복직했다. 김 전 교수는 그러다 1년 만인 지난 1일 학교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두원공대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김 전 교수 측은 “지난해 구두 계약 당시 정직원으로 채용한다고 했는데 정식 근로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식의 일방적인 해고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내부에서도 김 전 교수의 해고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학교의 한 관계자는 “김 전 교수가 재단의 비위 행위를 보도한 언론에 협조적이었다는 소문이 돌았고, 2017년 비위 사실에 관여한 이사장 측근이 수석부총장(현재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되려 할 때 반대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학교 측에 해고 이유를 물었지만 “(김 전 교수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원공대는 총 8억 9000만원의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이사회를 열지 않고도 열었다고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한 사실 등이 확인돼 김 이사장을 포함한 11명이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재단 측은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김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가 지난해 임시복권됐다. 재단은 현재 징계 결과가 부당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본안소송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김 이사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는 미진한 상황이다. 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김 전 교수의 해고는 비리 사학재단이 징계를 받은 뒤 다시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내부의 공익제보자를 제거하는 전형적인 수순”이라면서 “사학에 대한 교육당국의 징계 권한을 강화하는 등 사학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이순녀 논설위원

    1543년(중종 38) 경상도 풍기 군수 주세붕은 성리학의 선구자인 고려말 학자 안향이 살았던 백운동에 그의 영정을 모신 사묘(祠廟)를 세워 제사를 지내고, 양반 자제들을 모아 유학을 가르쳤다. 중국 송나라 주자가 세운 백록동서원을 벤치마킹한 조선 최초의 서원, 백운동서원이다. 사학인 서원을 부흥시킨 건 퇴계 이황이다. 풍기 군수로 부임한 이황은 1549년(명종 4) 조정에 편액과 토지, 책과 노비 하사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다. 명종은 이듬해 ‘무너진 교학을 다시 이어 닦게 하라’는 뜻의 소수서원(紹修書院)이란 친필 현판을 내렸다. 면세, 면역 등의 특권을 부여받은 사액서원의 시초다. 교육과 제사 기능을 겸비한 서원은 인재 양성과 유교적 향촌 질서 유지, 정치적 공론 형성 등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파벌과 당쟁을 부추기고, 서원 소유 토지의 증가로 국고 수입이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명종대에 17곳이었던 서원은 18세기에는 700여곳에 달했다. 공립 학교인 향교가 붕괴되고, 서원의 폐단이 갈수록 극심해지자 1864년 흥선대원군은 고종 즉위 직후 소수서원, 도산서원 등 47곳만 남기고 전면 철폐를 단행했다. 이렇게 살아남은 서원 중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곧 등재될 예정이다.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최근 ‘한국의 서원’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등재된 전례를 볼 때 오는 6월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막하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확실시된다. ‘한국의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등이다. 성리학의 전파를 이끌고, 정형성을 갖춘 건축문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로 제시됐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한국의 서원은 세계유산 등재에서 한 차례 실패했다. 2016년 이코모스가 전문가 패널 심사에서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려’ 판정을 내려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했었다. 당시 이코모스는 한국의 서원이 지닌 독창성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연계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런 지적을 반영한 신청서를 다시 제출해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해당 서원이 위치한 지자체에선 벌써 관광특수를 기대하며 들뜬 분위기다. 폐단에 가려졌던 서원의 긍정적인 전통과 가치를 오롯이 되살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coral@seoul.co.kr
  • 정부 업무추진비 하반기부터 제로페이로 결제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지출하는 업무추진비와 운영비 등을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고금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구매카드 사용 권한을 없앨 때 카드 회수 외에 ‘해지’ 규정을 신설했다. 이는 카드 회수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 제로페이를 고려해 해지 규정을 넣은 것이다. 또 직불전자지급수단을 도입할 때 종전 약정을 의무적으로 해지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예외 규정을 만들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결제 수단을 하나만 선택해야 했지만 제로페이의 경우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아 일부 영업장에서 결제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병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재정정보원과 협의해 제로페이 법인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정정보 시스템과 연계 작업도 완료하기로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우선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 결제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결제수수료 0%를 적용받고 소비자는 연말정산 때 최대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요금 인상으로 주 52시간 인건비 일부 해소, 혈세로 버스 지원… 노사도 고통분담 필요

    경기, 연말까지 버스기사 3000명 채용 이재명 “도민께 죄송… 추가 조치 마련” 시내버스 총파업이 대부분 지역에서 전격 취소되고 있다. 정부가 준공영제 등을 지원하고 경기도가 요금 인상을 확정하면서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재정 부담 문제와 교통비 부담 등이 커져 국민의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경기도는 14일 오후 버스노조 파업을 수시간 앞두고 경기지역 시내버스 요금 200원 인상, 광역버스 준공영제 추진 등 지원책을 발표했다. 마지막 날까지 계속돼 온 교착상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회사에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여당과 정부가 경기도에 제시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경기도 등 지자체들은 업계 요구인 버스요금 인상으로 화답했다. 경기도만 실리를 챙기고 재정 지원 부담과 여론의 비판은 중앙정부가 짊어진 측면도 있다. 당장 국민 지갑과 혈세로 버스를 지원하면서 정부가 노조에 굴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 인상으로 노조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 감소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버스업체는 운전사 충원에 따른 경영압박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요금을 200원 인상하는 대신 정부로부터 광역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재정지원과 벽지노선 보조금 지원 등을 얻어냈다. 정부와 여당은 광역버스가 오가는 서울시의 동반 요금인상을 요구하던 경기도에 ‘서울시 수입금 경기도 반환’이라는 반대급부도 줬다. 수도권 환승 요금 체계에 의해 서울시로 귀속되는 경기도 인상분의 20% 가까이가 경기도에 반환된다. 경기도는 여당 및 정부의 입장변화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일반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1250원에서 1450원으로, 직행좌석버스 요금을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7월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사실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우려했던 ‘교통대란’의 파국은 피했으나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경기도의 경우 광역버스 노선 준공영제를 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진다. 또 과거 시영버스 운영 사례와 그동안 일부 시내버스 준공영제 업체가 가족을 참여시킨 ‘족벌 경영’을 해 오면서 인건비를 부당 청구한 사례에서 드러났듯 제도상의 허점을 얼마나 보완하느냐 등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양보에 걸맞은 업계와 노사의 양보도 필요하다. 경기도는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3240~5669명의 버스 기사 추가채용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처럼 정부의 국고 지원이 전무하고 지방정부의 재정현실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대규모 폐선, 감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운전자 부족에 따른 버스 운행감축을 방지하기 위해 양질의 운전인력 풀 확충, 업계의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 노선체계 합리화, 관계기관 공동 대응체계 구축, 버스 서비스 안전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불가피하게 버스요금을 인상하게 된 데 대해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경기도민의 교통비 부담 경감 정책, 쾌적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정책, 노동 문제 해소 정책 등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경기도는 2015년 6월 서울·인천과 함께 현재의 요금으로 올린 바 있다. 서원현 우리농촌돕기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결국 요금인상이라는 시민 부담으로 귀결될 줄 알았다”면서 “카풀로 촉발된 택시파업 해결도 요금인상으로 풀었고, 앞으로 지하철 파업이 생기면 그때도 국민들 주머니를 털 것 아닌가. 노사의 고통분담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KISDI,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 개최

    KISDI,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 개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전해철·이학영·유동수·성일종·김성원 의원실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를 1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이번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는 경제·사회 분야의 데이터에 대한 이해증진과 정보공유를 촉진하고 융·복합 연구를 발굴·시행하여 ‘미래예견적 국정관리’ 지원이라는 새로운 국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원 및 산업계가 참여하는 7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본 컨퍼런스 주제발표 세션의 첫 번째 연사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의현 프로젝트리더는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변화에 따른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 기초연금 수급률, 빈곤율 변화 등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소개한다. 두 번째 연사인 한국개발연구원 서중해 소장은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형을 소개한다. 특히 기술변화에 따른 자본과 노동의 대체·보완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세 번째 연사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재정연구센터의 고제이 연구위원은 재정운용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회복지·보건 분야 지출 규모와 정책비중이 커짐에 따라 재정지출의 효율성과 정책성과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동수당 지급 및 사회보장 국고보조금 지방재정이 중장기에 걸쳐 누적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모형을 소개한다. 네 번째 연사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심창섭 대기환경연구실장은 최근 이슈가 되는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하여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국내 주요 산업단지의 미세먼지 영향 및 주요 배출원에 따른 위해성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정책방향을 제언한다. 다섯 번째 연사인 국토연구원 변세일 센터장은 시스템 다이나믹스 기법을 활용하여 보유세·거래세 조정, 저리융자·상환기간 연장, 공공주택 확대 등 주택관련 정부정책변화에 따른 주택가격 변화와 사용자비용 예측 사례들을 소개한다. 여섯 번째 연사인 SAP Korea 서원설 상무는 미국 인디애나 주 정부에서 수행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 및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적용하여 영아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를 소개한다. 일곱 번째 연사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용찬 그룹장은 증거기반 정책결정 체계를 통한 정확한 미래예측과 주요 국가현안에 대한 융합연구로 정책의 적시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중심의 데이터분석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가 아젠다 수립과 대내외 환경변화와 위험에 대한 사전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후 종합토론 세션에서는 국회 미래연구원 박진 원장의 사회로 문명재 교수(연세대), 임채원 교수(정책기획위원회), 김성중 정부혁신기획관(행정안전부), 손승원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빅데이터의 공유·연계를 통한 연구기관 간 공유와 협업의 풍토 조성과 데이터를 활용한 정책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정책기획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과 정부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맨처음 파업 철회한 대구 노사…다른 13곳은 ‘버스 파국’ 기로

    맨처음 파업 철회한 대구 노사…다른 13곳은 ‘버스 파국’ 기로

    경기 버스요금 200원 인상안 검토 서울 “올리려면 경기만” 인상 반대전국 각지에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버스노조가 파업을 놓고 막판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교통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버스 파업 사태의 핵심인 경기 지역 버스 노사 협상은 진전이 없다. 노조 측인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사측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13일 만나 1차 조정회의를 열고 주 52시간제에 따른 임금협상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14일 2차 조정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15일부터 예정된 파업 수순에 돌입할 계획이다. 2차 조정회의는 14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다. 현재 파업 돌입을 예고한 도내 버스 회사는 15곳, 버스는 모두 589대다. 경기 지역 버스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기존 격일제(1일 17~18시간) 근무에서 1일 2교대제(1일 9시간)로 근무 여건이 바뀐다. 1일 2교대제가 되면 사실상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것인 만큼 임금 보존을 요구하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지만 사측은 임금 손실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지역 노선버스 사업장과는 달리 경기도 사업장은 재정 여건이 열악한 데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충원할 인력 규모도 크다. 경기도와 정부는 버스 요금을 200원 올려 2500억원을 마련하고 정부가 고용기금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은 300인 이상 버스업체 31곳 중 22곳이 경기도에 있다. 반면 서울시는 정부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수도권환승할인으로 묶인 경기도가 단독으로 요금을 올리기는 어렵다며 서울시에 동반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측은 “경기도의 인상분은 사후정산으로 얼마든지 돌려줄 수 있다”며 “경기도 입장만을 고려한 동반 인상은 명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버스노조 역시 요금 인상이 아닌 국고 보조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을 요구한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4일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막판 협상을 하고 15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버스 회사는 서울 시내버스 전체 65개사 중 61개사다. 버스 대수는 약 7400대에 이른다. 다만 이날 대구 버스노조가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용자 측과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22개 회사)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대구시버스노동조합(교섭대표 노조) 및 성보교통 노동조합은 대구시 중재 아래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부산과 울산은 파업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부산 버스 노사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두고 2차례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의정부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경기도 압도적 파업 찬성… 15일 전국버스 2만여대 멈출 듯

    자동차노련 “정부·使, 주52시간 뒷짐…버스노동자 월급 80만~100만원 줄어” 정부 “요금 인상” 지자체 “국고지원” 버스대란 위기에도 핑퐁게임만 지속 14일까지 쟁의조정… 합의 어려울 듯 서울·경기·부산·울산·대구 등 지역별로 진행된 버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총파업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오는 15일 전국 버스 2만여대가 멈춰 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 파업 가결 이후 지역별로 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가 14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의견 접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별로 정년 연장이나 임금인상 등 별도의 안건이 있지만 주요 쟁점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개입이 필요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과 인력 충원이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비상수송대책 마련을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자동차노련)에 따르면 파업 찬반 투표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충남, 전남, 창원, 청주, 경기 지역 광역버스 준공영제 15개 사업장을 포함한 9개 지역 193개 사업장 버스 노동자 3만 5493명 가운데 3만 2322명이 참여했다. 투표 집계 결과 찬성 3만 1218명(96.6%), 반대 1017명(3.1%), 무효 87명(0.2%)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3171명은 기권했다. 이는 전국 사업장별로 진행된 버스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를 종합한 결과다. 핵심현안은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임금 보전 문제다. 지난해 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버스회사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장은 7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 전체 버스 기사 임금 가운데 시간 외 수당이 32%에 이르는 기이한 임금구조 탓에 버스 노동자들의 월급은 80만~100만원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버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법 개정 이후부터 줄곧 임금 보전과 인력 충원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버스회사들은 차량과 노선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갈등을 키웠다. 위성수 자동차노련 정책부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대책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고 정부와 사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 노조 관계자는 “버스 기사가 세금을 떼고 실제 손에 쥐는 월급은 260만원 수준에 불과한데 근무 시간이 줄어 임금이 더 낮아지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서울 등과의 임금 격차도 심해 기사 확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업체 측은 “지금도 노선 수익성이 떨어져 적자를 면치 못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더 올라가면 운영 자체가 무의미할 지경”이라면서 “주 52시간이 적용되면 인력 추가 채용이 불가피해 현 수준의 임금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정렬 2차관은 이날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 지자체 재원만으로 모든 부담을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간 동결된 버스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버스 요금 인상이 부담스러운 지자체에선 “지자체와 업계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라며 정부의 국고 지원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서울은 버스 준공영제를 이미 시행 중인 데다 지난해부터 기사 추가 채용과 탄력근로제 적용 등으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한 덕분에 요금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자동차노련이 전국 단위로 공동 투쟁을 벌이고 있어 극적인 타결을 이뤄 내는 곳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업 결의를 하지 않은 사업장의 임금과 근무시간이 더 열악해 지역별로 갈등이 점점 더 증폭될 전망이다. 자동차노련은 10일 오전 11시 조정 신청을 제출한 지역별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임금 시효가 남아 있는 경기 시내·시외버스 노조를 비롯해 경남, 경북, 전북, 충북 등의 버스노조는 노사 교섭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못 찾으면 다음달 초 2차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자동차노련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4일 최종 조정 회의 때까지 최선을 다해 교섭에 임하겠다”면서도 “조합원 임금 보전과 인력 충원, 버스 교통 정상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등 합리적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충남도 신혼부부 등에 파격적 ‘더 행복한 주택’ 공급한다

    ‘첫째 낳으면 월세 절반, 둘째 낳으면 무료’ 충남도가 신혼부부 등에게 파격적인 ‘더 행복한 주택’을 공급한다. 저출산 극복을 공약한 양승조 지사가 전례없이 강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양 지사는 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출산은 국가 존망의 문제로 500조원이라도 투자해야 한다”며 이같은 계획을 내놓았다. 양 지사는 “유치원과 산부인과 등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 퍼퓰리즘이라고 비난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는 아산시 배방면 월천지구 600세대 등 2022년까지 아파트 1000세대(사업비는 국고 보조금 389억, 주택도시기금 504억, 임대보증금 369억, 도비 1068억 등 2330억원)를 짓고 이후 수요에 따라 5000세대의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건설한다. 입주 대상은 예비 신혼부부, 결혼 7년이 안된 신혼부부, 청년, 저소득층이다. 파격적인 건 아이를 낳았을 때 제공되는 혜택이다. 월 임대료가 59㎡형(25평형) 15만원, 44㎡형 11만원, 36㎡형(18평형) 9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는 정부가 LH를 통해 제공하는 표준 임대료 59㎡형 32만원, 44㎡형 24만원, 36㎡형 20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것이다. 게다가 첫째를 낳으면 이 임대료도 절반, 둘째를 낳으면 당초에 낸 보증금 3000만~5000만원만 두고 10년까지 살 수 있다. 정진호 충남도 더행복한주택팀장은 “전국 시·도에서 더 행복한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처럼 임대료가 싸고 면적이 넓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면적이 충남도처럼 방 3개와 거실 등을 갖춘 59㎡형을 행복주택으로 공급하는 곳이 아직은 없다고 덧붙였다. 충남도 출자 공기업인 충남개발공사가 건설할 충남형 행복주택은 친환경 자재 사용, 바닥 충격음 차단 시공 등에 단지 안에 물놀이 시설, 모래 놀이터, 실내 놀이방, 작은 도서관 등 각종 육아시설을 설치하고 부부·출산·육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참이다. 양 지사는 “2017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98명까지 떨어졌다. 전쟁과 기근을 겪는 국가를 제외하고 1.0명 아래로 내려간 나라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5년 이상 국고 지원 단체 보조 필요성 재검토

    정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5년 이상 보조금을 지원받아 온 단체나 기관은 지원 필요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예산 편성과 관련된 보조금 낭비를 막는 절차를 강화하고 예산 요구 시 첨부서류 등은 간소화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2020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세부작성지침’을 확정,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각 부처는 이 지침에 따라 내년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오는 3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번 지침에서 보조금을 요구하기 이전에 사업정보를 전산시스템인 ‘e나라도움’에 입력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중복이나 부정수급을 막고 보조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또한 정부 정책 변경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기준과 보조율 변경도 지침에 반영했다. 기재부는 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관련,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체육관이나 도서관, 어린이집,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한 공간에 모은 복합시설에 대해서는 보조율을 10% 포인트 더하기로 했다. 재정 분권 추진 방안에 따라 지방세 확충과 연계해 지자체로 이양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 요구를 금지하는 항목도 신설했다. 정부가 출연·보조하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자체 수입 확대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한 공공기관이 특별한 노력으로 자체 수입을 확대해 출연·보조금을 절감하는 경우 일부는 기관운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정부의 국정운영을 4회에 걸쳐 분야별로 평가했다.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했거나 이행 중인 사안이 54%로 이행률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교육 등 일부 영역은 낙제점에 가까웠고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 재벌 개혁은 이행된 것이 없거나 대폭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각 분야 전문가 4명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2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 봤다. 토론에는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가 4명의 평가에 대해 정해구 위원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이창구 사회부장이 맡았다.-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정책 이행 중 가장 아쉬웠던 분야를 꼽아 달라. 신광영 교수(신 교수) 집권하고 맨 먼저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초반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내세웠으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노노(勞勞)갈등’ 등 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선언적인 목표 제시보다 정책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영철 교수(조 교수) 재벌개혁 정책과 공정경제 실현이 매우 미진했다.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했었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 재벌 개혁에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도 전략적 판단과 치밀한 준비 없이 진행돼 보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 사용자들의 반발을 완충할 전략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발생한 초과세수 25조 4000억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게 결정적 실수다. 이 정도 규모는 0.3~0.4%의 추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초과로 걷힌 세금을 재정 확장에 적극 투입했어야 했는데, 국고에 쌓아 놓아 결과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꼴이 됐다. 추경을 통해 제대로 재정운영을 하고 내수를 활성화했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복경 교수(서 교수) ‘정책의 정치 과정’이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든 공정경제든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성패가 갈린다. 촛불 이후에 한국 사회가 원한 것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큰 틀에서의 기획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현안이 터지면 대응하기 급급하다 보니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려면 청와대의 메시지 전달, 국회에서의 정치, 관료들의 이행 등 세 가지 축이 함께 맞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최정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에 지명했던 게 한 예다. 양홍석 변호사(양 변호사) 집권하고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촛불 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했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적폐청산은 피의자 몇 명을 구속하는 게 다가 아니다. 수사 이후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전혀 되지 않았다. 남은 임기에도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 정해구 위원장(정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 요구안이 총망라돼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았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정책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미래로 나가려는 세력과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사이의 충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과감히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를 다소 이상적으로 본 것 같다. 집권 당시에는 2018년 하반기에 있을 경제 하방 압력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 재정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한 것은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강한 보수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적폐청산이나 각종 개혁입법이 미흡한 것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일자리 문제는 아쉬웠다. 1호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경기 부진 등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켰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남은 임기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나. 조 교수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수언론으로부터 고용 참사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는 다르다. 언론이 주로 취업자수 감소만 놓고 비판했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 지표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2018년 수치가 가장 좋다. 고용 대란이 절대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근로자 가계 소득 개선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 2018년 소비증가율이 2.8%인데,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임금 상승의 효과다.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평가 역시 섣부르다. 오히려 거시경제의 지표들을 보면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정 위원장님 해명처럼 기재부 관료와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사이에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있다면 청와대의 판단이 우선 돼야 한다. 관료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한 것 아닌가. 신 교수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처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수진영의 공격이 더 세졌다. 하지만 이 정책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 금융기구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은 결국 불평등을 줄여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정책에 대해 이미 많은 국제경제기구에서 내세운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 불필요한 비판을 막아야 한다. 정책만 제시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게 아니다.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궁지에 몰린 것은 정치영역, 즉 국회에서의 담론 투쟁에서 실패한 측면도 크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반기업 규제법안’이라고 규정한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 법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기획이 없었던 것이다. 정 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 자체는 잘 짜였다고 본다. 초반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은 중장기 과제인데 국민들은 당장의 효과를 요구한다. 이 부분을 헤쳐 나가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우호적 정책을 많이 펼쳤다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고 인식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신 교수 우리나라 노동자 퇴직 연령이 평균 49.1세다. 50세도 안 돼 퇴출당하고 나머지 30년을 빈곤층으로 산다. 근속연수도 5.8년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가 제도적, 조직적 보호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 불안과 삶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지금 당장 안 된다면 앞으로 10년, 15년 후 개선 방향을 보여 줘야 한다. 체계적 일정표가 있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서 교수 경사노위 진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처럼 기업에서 제기한 이슈를 경사노위 의제에 맨 먼저 올리면 노동계는 달리 할 게 없다. 노동계 안건을 동시에 다루거나 의제 선별권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조 교수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 중에는 1~2년 내에 성과를 낸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사측(경총)이나 노측(한국노총) 모두 대표성까지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탄력근로제처럼 급박하고 첨예한 현안을 덜컥 올려놓으니 합의가 되질 않는다. 처음부터 경사노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의제를 정해 하나라도 합의를 내는 게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일단 3~4년간의 구체적 계획을 보여 준 뒤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왜 경사노위에 들어가야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 후퇴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노동계에 앞으로의 계획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남은 3년의 계획을 보여 줄 시점이 됐다. 정 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으로 실제로 임금이 오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사람은 대체로 입을 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협상이나 합의보다는 투쟁으로 얻는 게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는 서로를 배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젠 배제를 넘어 협상을 통해 상생하는 사례를 쌓아야 한다. 경사노위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모델이고 성공을 위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4050세대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나면 이후 사회적 보호의 틀, 복지가 필요하다. 서로 양보를 통해 일자리, 자영업 문제, 복지 문제를 합의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적폐청산은 잘 이행됐다고 보나. 전문가 평가에서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혹평이 나왔다. 양 변호사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개혁을 할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개혁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다음 총선 이후에 새 국회에서 검찰, 경찰, 기무사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권력기관 내에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적폐가 더 많다. 법적 처벌이나 법 개정보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조직과 예산을 바꿈으로써 개혁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검찰권 남용이 문제가 됐던 검찰의 특수부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민생과 관련된 형사부를 늘리고 검찰 내 특수부를 줄이거나 예산을 줄이면 개혁이 가능하다. 경찰도 정보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정원 개혁도 국내 정보 부분을 줄이고 대북, 해외 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배치하면 된다. 어찌 보면 남북 관계나 경제처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보다 권력기관 개혁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거의 바꾸지 않았다. 조 교수 양 변호사의 말에 동의한다.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했어야 했다. 현재 의회 구도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것을 적극 제시할 필요도 있다. 촛불의 힘과 좋은 경제지표를 등에 업고 있던 집권 초기에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을 확실히 개혁해야 했다. 서 교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런 의회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능한 것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2년간 정부는 수많은 국정 과제들을 국회에 던지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회나 야당 탓을 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반에 높은 대통령 지지율 탓에 연합보다 독자 노선을 택한 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개혁 연합’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개혁이 멈춘다고만 얘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법, 김용균법 등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 법안들은 정부 여당이 나선 것이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 정 위원장 현재 적폐 청산의 단계는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까지 왔다. 2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혁하라는 비판을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결국 개혁의 완성은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적 전략으로 돌파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말이 쉽지, 삼권분립하에서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다. 인사나 예산, 조직개편 등의 수단으로 개혁 압박을 가하라는 것은 잘못하면 비민주적인 행정을 하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법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 달라. 신 교수 출산율은 세계 최저, 고령화는 세계 최고 속도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일본 사회 자체를 침체시키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로 만들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출산 예산으로 100조원을 썼다는데 어디다 썼는지 와닿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결혼, 출산, 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획기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이런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학문 정책도 필요하다. 양 변호사 법 개정이 안 돼 개혁을 못 한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라면 내년 총선 이후에는 동력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 입법적 조치마저도 정부 안으로 나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의원 발의 형식이다. 실제로 개혁의 방향이 섰다면 법안을 내고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하면 된다. 조 교수 2기 청와대의 모습을 보면 장기 계획보다 그때그때 현안을 긴급하게 처리하는 데 바빠 보인다. 촛불의 사명을 받은 정부가 사회, 경제, 권력기관 개혁과 같은 중요 정책 의제에 아직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법률개정이 어렵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지, 산적한 개혁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해결책을 찾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할 때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단독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에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제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 전에 장기 계획을 발표해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촛불 정부의 모습이다. 서 교수 내년까지 이행 가능한 정책과 불가능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일단 선별을 한 뒤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행할 이슈별 목표도 설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총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인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앞으로 1년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 정 위원장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좁히고 낙후된 복지를 개선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3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명령이란 뜻 아냐”…일본, 연호 ‘레이와’ 외국에 해명 진땀

    [특파원 생생리포트] “명령이란 뜻 아냐”…일본, 연호 ‘레이와’ 외국에 해명 진땀

    지난 1일 나루히토 국왕의 취임과 함께 왕의 재위기간을 기준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서기와 별도로 연호를 사용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30년 만에 바뀐 일본의 연호에 대해 한국, 중국 등 같은 한자 문화권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레이와’의 의미가 ‘명령’이나 ‘지시’를 뜻하는 고압적인 뜻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외교당국이나 재외공관에서 해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3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1일 새 연호의 확정과 동시에 세계 각국과 유엔 등 국제기구에 이를 통보했다. 일본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154개 국가에 팩스를 보냈고, 각국에 있는 재외공관들도 해당지역 정부에 새 연호를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레이와’가 각국 정부에 ‘beautiful harmony’(아름다운 조화)로 알려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초기 대응이 한발 늦어지면서 혼란을 자초했다. 각국 정부 등에 ‘The new Japanese Era be called Reiwa.’(새로운 일본의 연호는 레이와입니다)라고만 했을 뿐 ‘令和’라는 한자표기도 없었고 그 의미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특히 발표 당일 오후 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레이와’의 뜻을 소개했지만, 총리 담화의 영어번역은 당일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본국 언론에 ‘레이와’의 의미를 전해야 하는 외신기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겼다. ‘和’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명령’(命令) 등에 쓰이는 ‘令’의 의미가 일본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번역돼 기사화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발표 직후 가장 빨리 보도한 편인 영국 BBC는 ‘令’과 ‘和’를 각각 ‘order’(명령)와 ‘peace·harmony’(평화·조화)로 번역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令’에 대해 ‘auspicious’(상서로운)에 더해 ‘order’, ‘command’(명령)를 병기했다. 일본정부 내에서 “각국에서 ‘명령’이라는 의미가 강조되면 아베 정권이 강권적이라는 이미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외무성은 고노 다로 외무상 명의로 각국 재외공관에 “레이와의 의미를 ‘beautiful harmony’라고 설명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 기자들에게는 ‘令’이 일반적으로 배운 ‘명령’이 아니라 자주 사용되지 않은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로 와닿지 않았다. 이에 더해 ‘레이와’의 출전이 일본의 고전시가집 ‘만요슈’라는 점에 대해서도 중국과 외교적으로 불편할 수 있는 외신들의 분석이 잇따랐다. 영국 신문 더타임스는 “중국 고전에서 연호를 채택해 온 그동안의 전통을 깬 것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등에 대한 대응을 중시하는 아베 총리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썼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은 “(중국고전이 아닌 일본고전을 연호의 출전으로 삼은 것은)내셔널리즘을 향한 상징적인 일보(一步)”라고 풀이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기도 추경 1조 8902억 편성…민생경제·안전·복지 등 주력

    경기도 추경 1조 8902억 편성…민생경제·안전·복지 등 주력

    경기도는 1조8902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3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일반회계 1조7987억원, 특별회계 915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추경을 반영한 도의 올해 예산은 당초 본예산 24조 3731억원보다 7.8% 증가한 26조2633억원 규모다. 추경안 편성은 지방세 4471억원, 순세계잉여금 9317억원, 국고보조금 3822억원, 지방세 추가 세입 4471억원 등 세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임종철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번 추경안의 핵심은 민생경제 지원 및 경제활성화, 미세먼지 저감 등 도민 안전과 건강권 확보”라며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경제 예산 최우선 반영, 미세먼지 등으로부터의 도민 건강권 확보, 도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소방및 안전분야 투자 확대, 복지서비스 확충, 도 재정체력 강화 등 다섯 가지 주안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보면 민생경제 지원 및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둬 모두 878억원을 반영했다. 폐기물 불법처리 감시원 운영 등 안전과 단속 일자리 133억원, 청년면접수당 75억원, 숙련 건설기능 인력양성 30억6000여만원 등이다. 또 경기시장상권진흥원 건립을 위해 58억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환경개선 등에 71억원, 경기침체에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과 경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8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예산을 세웠다.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도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산으로는 405억원을 담았다. 세부 사업예산을 보면 친환경 자동차 구매, 수소연료 전기차 보급, 미세먼지 제거용 살수차 지원 등에 282억원을 편성하고 정부 추경 확정 전 선제 대응을 위해 전기버스 구매비, 취약계층 미세먼지 마스크 지급 예산으로 213억원을 반영했다. 소방 등 도민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612억원을 편성했다. 소방관서 신설 및 이전 18곳 347억원, 소방청사 내진보강 72억원, 소방헬기 사고 예방장치 설치 9억원 등이다. 복지서비스 확충에는 3371억원을 세웠다.행복주택,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 등 주거복지에 1124억원, 아동수당 지급·어린이집 운영지원 등 영유아 보육 분야에 963억원, 도립정신병원 운영(14억),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고압산소 체임버 지원(22억원) 등 공공 의료서비스 분야에 206억원을 반영했다. 경기도의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재정안정화기금에 636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 3월 주택거래량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재정 분권, 지역 상생발전기금 출연 연장, 특례 시 설치 등 경기도 재정을 압박하는 요소가 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밖에도 도는 도의회와 협의를 통해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예산 211억원, 청년 정책 플랫폼 구축 3억원, 스타트업·도약기업 통합 컨설팅 지원 2억원 등 도민 체감정책을 발굴해 관련 예산을 세웠다. 제1회 추경예산은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심의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부경대, ‘한국형 유니콘 캠퍼스’로 도약... ‘대학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선정

    부경대, ‘한국형 유니콘 캠퍼스’로 도약... ‘대학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선정

    부경대학이 ‘대학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부경대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인 ‘대학 산학연협력단지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정부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미래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한국형 유니콘 캠퍼스’를 만들고자 올해 처음 시행된다. 전국 23개 대학이 신청해 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사업의 모델은 2015년부터 4년 간 부산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기획해 부경대 용당캠퍼스에서 처음 시작한 ‘대학 산학연 연구단지 조성사업(URP)’이다. 부경대는 당초 URP사업을 위해 용당캠퍼스에 있던 공과대학을 대연캠퍼스로 모두 이전한 뒤 이곳에 기업을 유치해 산학협력 및 창업 특화 플랫폼인 ‘드래곤밸리’를 조성했다. 현재 341개 기업에 1700명의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번 교육부 사업 선정으로 ‘드래곤밸리’는 날개를 달게 됐다. 부경대는 향후 5년간 국고지원금 등 모두 112억 원을 투입, ‘드래곤밸리’를 동북아 최대 특화 산학연협력단지 거점이자 ‘한국형 유니콘 캠퍼스’로 만들 계획이다. 유망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통한 핵심기술개발은 물론 전문장비구축, 기업 간 네트워킹, 금융 및 마케팅, 디자인 등의 총체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배출한다는 전략이다. 부경대는 △기업의 성장정도·규모·업종에 따라 공간을 배치하는 D-Space 8000, △기업의 아이디어 도출에서 파일럿 제품 제작단계까지 필요한 공용장비를 구축하는 CSI 100, △기술개발은 물론 사업화까지 교수가 참여하는 3C R&BD, △기업과 학생과의 직접적인 스킨십 강화를 위한 Plug-In 100 등 ‘드래곤밸리 4대 브랜드 사업’을 추진한다. 서용철 부경대 산학협력단장은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글로벌 강소기업을 길러내고 대학이 지역의 R&D와 산업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식의 송수신자 역할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3년 임기 내 유료회원 10만명 모을 것”

    “3년 임기 내 유료회원 10만명 모을 것”

    “3년 임기 내에 예술의전당 ‘골드회원’(유료회원) 10만명을 모으겠습니다.” 유인택(63)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은 30일 취임 한 달여를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과 민간의 건전한 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25% 선에 그치는 국고보조금을 50%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양예술극장 대표,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장 등을 지낸 유 신임 사장은 한국영화 ‘프로듀서 1세대’이자 공연계 기획자, 투자자 등으로 활동하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 대표극장인 예술의전당의 수장에 임명됐다. 유 사장은 “우리 예술계가 대기업에 의존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직장인도 1만~2만원 기부하는 시대에 설득 논리만 있다면 연 10만원을 내는 멤버십 회원을 10만명 모을 수 있다. 그것으로 공공성을 띤 예술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와 함께 예술의전당 주요 공연장에 오페라와 발레 등 순수 예술을 올리도록 한 설립 취지를 임기 동안 실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비밀누설’ 신재민, ‘직권남용’ 김동연 전 부총리 모두 불기소

    검찰 “부당한 목적으로 적자 국채 발행 지시 인정 어려워”“신재민 유출 문건, 공공기록물로 볼 수 없어”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개입 및 적자 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강성용)는 30일 직권남용·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김 전 총리와 차 전 비서관을 불기소 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아울러 기재부로부터 공무상비밀누설 및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된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지난해 말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에 개입한 정황이 있는 문건을 입수했으며,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2014년부터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국고금 관리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해 7월 공직을 떠났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기재부를 압박해 초과 세수가 있는데도 국채 발행을 시도해 전 정권의 국가 부채를 늘리는 등 부채 비율을 조작하려 했다”면서 김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1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바이백)을 취소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이 지난해 3월 KT&G 관련 동향보고 문건을 언론에 전달한 행위, 적자 국채 추가 발행에 대한 의사결정과 청와대 협의 과정을 외부에 공개한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고발했다. 조사 결과 검찰은 “김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은 확대재정 정책을 추진하려고 국고국 공무원에게 적자국채 추가발행 검토 지시를 했다가 이들의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결국 발행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면서 “부당한 목적으로 인위적인 적자국채 추가발행을 지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바이백 취소 지시와 관련해서는 기재부 공무원들이 자체 검토 과정에서 국채 발행 한도를 탄력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바이백’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검찰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외부에 자료를 공개한 것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기재부 문건과 정책결정 과정이 공개돼 기재부의 담배사업 관리, 국채 발행 등 국가기능에 대한 위협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신 전 사무관이 유출한 문서는 ‘정식 보고 또는 결재 전의 초안 성격의 문서’이므로 공공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0년 뒤엔… 고령화로 간병인 뜨고 저출산에 웨딩업 지고

    10년 뒤엔… 고령화로 간병인 뜨고 저출산에 웨딩업 지고

    건강 관심에 보건·의료 증가 두드러져 소폭이라도 취업자수 증가 직업 87개 단순노무·세탁원·인쇄업 등 감소 뚜렷저출산·고령화가 미래에 일자리의 명암을 가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5일 고령화로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간병인 등 보건·의료 분야 일자리가 앞으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 웨딩플래너 등 결혼 관련 직종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간 국내 대표 직업 196개의 고용 전망을 담은 한국고용정보원의 ‘2019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소폭이라도 취업자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87개다. 특히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 일자리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령화로 개인의 건강한 삶과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간병인 외에도 간호사·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생명과학연구원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도 인기 있는 전문직종인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일자리 전망도 좋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고, 생태계 보전 필요성이 커지면서 동물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수의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회복지가 강화돼 전달체계의 중간고리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직업 전망도 밝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 구축 요구가 커지면서 산업안전 분야 취업자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발달로 특허 건수가 늘어 지적재산권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변리사의 전망도 좋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취항 노선이 많아지면서 항공기 조종사나 객실 승무원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고용정보원은 내다봤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직종도 있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새로운 기술로 일자리가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이 대부분이다. 단순노무종사자·텔레마케터·세탁원·철도기관사·계산원·매표원·인쇄 및 사진현상 관련 조작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결혼상담원과 웨딩플래너 등 결혼 관련 산업 종사자의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난으로 생계가 팍팍한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면서 이들 직종도 내리막길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 7600건으로 1972년 이후 4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증감은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 정부의 정책과 제도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직업 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용정보원 웹사이트(www.ke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제주人’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제주人’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지난해 제31대 서울제주도민회장으로 신현기 회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소통’이었다. 서울에서 제주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모이는 만큼 폭넓게 소통하며 나누자는 의미다. 한국은행 출신의 기업가인 그는 취임 이후 스스로를 낮추는 소통의 리더십으로 도민회를 이끌며 제주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에 힘써왔다.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제주 출신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섬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넓은 사고를 강조했다. 올해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제주인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은행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스스로 떠나 사업에 도전하고 도민회를 이끌고 있는 그의 삶을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취임 시 소통을 강조하셨는데, 어떤 의미였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 자신이 도민회장으로서 스스로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한 분 한 분을 소중하게 여기고, 회원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소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갈등은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입니다. 지역민을 넘어 지역 간 소통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지역감정이 왜 있는 것일지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지역갈등이 호남과 영남 아닙니까. 호남과 영남의 가장 큰 갈등 요인은 결국 정치라고 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볼모로 지역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죠. 그게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 교양 수준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지역민들의 장점을 인정하고, 또 지역과 관계없이 서로를 예우한다면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결국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까.→제주도민들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주도 사람들은 특유의 ‘섬 기질’이 있어요. 내부적으로 단합력이 강합니다. 사소한 갈등이 있더라도 결론에 도달할 때에는 하나로 뭉치는 마음이 있습니다.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하실 텐데, 현재 제주가 직면한 기회와 위기를 진단하신다면. -먼저 극복해야 할 부분을 말씀드린다면, 제주인의 사고가 이제 섬을 벗어나야 할 시기라는 부분입니다. 섬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다소 좁았던 생각을 육지와 세계로 뻗어나가는 넓고 커다란 사고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죠.기회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관광 환경입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지정되면서 세계인에 알려졌지 않습니까. 다른 지역이 가지고 있지 못한 천혜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제주만이 차별성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나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로 꼽으신 관광 분야에서 어떤 점을 특화할 수 있을까요. -구경만 하고 가는 관광을 넘어서 관광객의 필요를 고려해 문화·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연과 공존하는 관광을 추구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한라산의 경우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되 케이블카와 같은 시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초등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관광객이 오는데 높은 곳에서 제주를 보는 경관은 산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만 볼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헬리콥터 관광과 같은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요. 저는 관광을 잘 모릅니다만, 누구나 쉽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차별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희룡 지사의 도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평가와 조언을 한다면. -이전까지 그분의 발자취를 볼 때, 행정가라기보다 정치 쪽에 비중이 있는 분이죠. 그렇지만 행정가로서도 제주에 많은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정치계에서 다져온 뚝심과 판단력으로 제주를 바꿔가고 있어요. 교통 여건이라거나 제주 신공항 사업 등이 대표적이죠. 찬반이 있기는 합니다만 제주 신공항은 제주의 시급한 현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항이 워낙 혼잡해서 관광산업에 영향을 줄 정도니까요. 영리병원이나 강정마을 등의 문제에 찬반이 있지만 모든 사안에는 원래 각각의 입장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원 지사께서 비교적 잘 수습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봅니다.부족하나마 조언을 한다면, 큰일을 하다가 작은 일에 소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해주길 부탁하고 싶습니다. →한국은행에서 국고과장을 역임하고 나오셔서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굉장히 큰 변화인데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한국은행 국고과장은 국고를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제가 있던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힘이 더 컸던 때이기도 했고요. 정말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한국은행 재직 중 일을 많이 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을 때 IMF가 터졌어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휴가를 하루도 못 쓰고 일하면서 사직서도 한 세 번을 썼어요. 그러다가 정년을 10년 남겨놓고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그때 중요한 자리에 있기도 했고, 한국은행이라는 직장이 매우 좋은 직장이기도 했지만 남은 10년에 뭔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나오셔서 바로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있을 때 거기서 중소기업 업무를 많이 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 개발할 때에도 많이 관여하고 그랬죠. 그러면서 중소기업의 실태를 많이 접하고 알게 됐습니다. 퇴직 후에 조금 어려운 기업의 CEO가 도와달라고 요청을 해서 참여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분은 엔지니어 쪽이어서 전문 경영인이 필요했어요. 퇴직 후 3개월 쉬고 그 회사에 가서 일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회사가 부도가 났죠. 회사가 부도나면 직원들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회사를 창업해서 그 회사를 이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사업을 하게 된 거죠. →그렇게 시작하신 사업은 잘되셨나요. -다행히 저에 대한 신뢰를 가진 분들이 계셔서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만도 1차 벤더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초창기 20억 원 정도 매출을 내고 연매출 130억 원대 기업으로 키웠습니다. 만도와 관련된 전문 경영인에게 기업을 인계하고 지금은 다시 조그마하게 창업하여 다시 회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신 게 현재의 ‘성우비엘에스’로군요. -그렇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로, 직원 20명 정도 규모의 회사입니다. 지금은 연매출 약 13억 정도 되는 회사가 됐죠. 현재 인천 남동공단에 공장이 하나, 강원도 문막에 두 곳으로 세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업전망은 어떻습니까. -자동차 부품 시장이 상당히 어려운데, 저희 회사는 기회가 좋은 것 같습니다. 자동차 매연 저감 장치 부품을 하는 게 있고, 전기자동차 부품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미래 성장형 품목이기 때문에 장래가 밝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업과 도민회 일을 함께 하시려면 굉장히 바쁘실 것 같습니다. -도민회 사무국은 따로 운영되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상근 부회장이 잘 이끌고 있고, 저는 금요일에만 와서 주간 행사와 계획에 대해 체크하고 결재하는 거니까요. →도민회 회원들에게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서울제주도민회는 상부상조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자 목표입니다. 제주가 고향이라는 한 가지 공통점으로 모인 친목단체인 만큼 누구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죠. 제주 출신들이 모여서 제주에서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주도민회장으로서 알리고 싶은 소식이 있으신지요. -제주도에서 10월12일부터 14일까지 ‘세계제주인대회’가 열립니다. 세계의 제주인들이 제주에 모이는 아주 큰 행사죠.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 제주인의 단결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김종무 서울시의원 발의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 공급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김종무 서울시의원 발의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 공급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생활밀착형 SOC 공급에 대한 지원 근거가 마련되어 서울시 내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거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김종무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 공급에 관한 조례안」이 22일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는 재생사업지역, 정비사업 해제지역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노후 저층주거지에 주차장, 공원, 도서관, 보육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 생활체육시설 등 일상생활에서 시민 편익을 증진시키는 생활SOC의 공급 및 지원에 대한 근거 마련을 위해 발의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서울시 예산안 심사에서 ‘10분 동네단위 종합주거지 재생사업’은 2022년까지 3700억여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제대로 된 사업계획이나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저층 주거지 생활환경개선사업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조례안에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분을 포함하여 생활밀착형 SOC 공급에 필요한 비용에 대하여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했으며, 생활밀착형 SOC 공급 계획 수립에 대한 시장의 책무, 공급지역 선정 기준, 사업 시행자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공동주택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열약한 저층 주거지의 주거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이번 조례안을 발의하게 되었다”라며 “도보로 10분 내 접근 가능한 거리에 주차장, 공원, 도서관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SOC들이 공급되면 주거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까지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례는 지난 15일 정부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생활SOC 3개년 계획’의 실효성을 높여 기반시설 설치 및 운영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특별시 저층주거지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 공급에 관한 조례안」은 오는 30일 개최되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치원 개학연기투쟁’ 한유총 설립취소…한유총 “소송낼 것”

    ‘유치원 개학연기투쟁’ 한유총 설립취소…한유총 “소송낼 것”

    교육청 “한유총, 유아학습권·학부모 교육권·사회질서 등 공공이익 심대히 침해”한유총 “개학연기투쟁은 준법투쟁”…“反민주, 공권력의 횡포” 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립유치원에 도입하려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반대하며 지난 3월 ‘개학연기 투쟁’을 벌였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설립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공권력의 횡포”라며 “행정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오후 용산구 사무실에 직원을 보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한유총은 사단법인으로서 법적 지위를 잃고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달 5일 설립허가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49일 만이다. 잔여재산은 한유총 정관에 따라 국고에 귀속된다.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한유총은 민법 제38조에 따라 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거나 목적 외 사업을 하면 주무관청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설립허가가 취소된 결정적 사유는 ‘공익을 심대하게 해치는 사실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4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대해 벌인 한유총 주도 전국 239개 사립유치원이 행한 개학연기 투쟁이 근거가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은 헌법상 기본권인 유아 학습권, 학부모 교육권, 그리고 사회 질서 등 공공의 이익을 심대하고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행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해마다 반복하는 집단 휴업·폐원 예고, 온라인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 참여 집단 거부, 집단적인 ‘유치원 알리미’ 정보 부실공시 및 고의 자료 누락 등도 공익을 해치는 사안으로 거론했다. 또 집단 휴·폐원 추진 시 궐기대회 등 집단행위를 벌인 것은 ‘정관상 목적 외 사업수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교육청은 한유총이 정관을 임의로 고쳐 해마다 일반회비의 절반이 넘는 3억원 안팎 특별회비를 모금한 뒤 이를 토대로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가 금지된 사립유치원장들을 참여시켜 벌인 집단행위는 ‘사적 특수이익 추구 사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교육청은 “공익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가 긴요하게 요청되는 상황”이라면서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하고 유아교육의 안정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허가 취소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남은 절차는 법인 청산과 해산이다. 민법 제95조에 따라 법원이 검사·감독한다. 한유총이 법적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오는 7~8월쯤 법인 청산·해산이 완료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법인 해산 및 청산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유총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8일 열린 청문에서 설립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궐기대회 등 집단 행위는 “유치원 진흥에 직·간접적으로 필요한 행위로 원장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유총은 즉각 반발했다. 한유총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의 설립허가 취소처분에 대해 “공권력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한유총은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은 민간을 향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라면서 “반(反)민주주의적인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취소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설립허가 취소의 본질은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민간단체를 공권력으로 강제해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유총은 교육청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설립허가 취소 사유로 든 ‘개학연기 투쟁’에 대해 “개학일은 유치원장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서 준법투쟁임을 거듭 밝혔다. 또 “서울시교육청의 주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는 초법적 권력남용”이라면서 “과거 어떤 정권도 시도하지 않았던 반민주적 처사”라고 덧붙였다. 한유총은 이르면 이번 주 서울행정법원에 설립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낸 뒤 취소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은 앞서 교육청 청문 때부터 한유총 대리인으로 참여한 정진경 정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가 맡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첫인상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첫인상이 탐탁지 않던 사람이 좋아지려면 특별한 계기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공주를 입에 올릴 땐 ‘백제의 수도’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주의 첫인상이지요. 공주에서 백제를 걷어내고 새로움을 찾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 발걸음은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제민천으로 향합니다. 제민천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뾰족한 종탑을 인 고딕식 성당, 옛 충남도청에 들어선 박물관,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남은 교회 등 공주의 근대를 증언하는 건축물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만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러 간다. 기점은 금강에서 발원한 하천, 제민천으로 삼는다. 아담한 하천 주위에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 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다. 건물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남짓. 슬렁슬렁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하천 따라 피는 벚꽃과 따사로운 햇살이 길동무가 돼 준다.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공주의 100년 전을 들여다보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건축물을 매개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중세 고딕 양식의 장엄함… 공주중동성당 제민천 근처의 국고개 길, 언덕 위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공주 최초의 성당인 공주중동성당이다. 천주교가 서해안을 통해 충청도로 들어오면서 현대식 성당이 만들어졌는데 공주중동성당도 그중 하나다. 1936년에 착공해 1년 만인 1937년에 완공됐으니 바지런히도 지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뾰족한 아치형의 창과 출입구, 하늘로 치솟은 종탑에서 알 수 있듯 성당은 서양 중세의 고딕 양식을 따른다. 성당 안 천장은 회백색 6각형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내부는 미사 시간 전후로 잠깐씩만 개방해 상시 관람이 어렵다. 성당 앞마당에 서면 맞은편 충남역사박물관과 공주 시가지가 보인다. 아득한 옛날의 백제 대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중동성당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충남역사박물관이다. 옛 국립공주박물관이던 건물은 현재 충청남도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박물관에 들어서려는데 벚나무 30여 그루가 발을 붙잡는다. 이맘때면 박물관 앞마당은 벚꽃 동산이 된다. 벚꽃 감상 최적의 포인트는 안내소 옆 언덕. 벚나무들이 성당 쪽으로 기울어 자라 우거진 벚나무와 성당이 훌륭한 구도를 빚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공주의 봄이 한창이라고 속살댄다. 충남역사박물관의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가 찾은 역사, 땅속 이야기’ 전시가 한창이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아산 명암리 밖지므레 유적, 예산 가야사지 등 충남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의 백제 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금동신발은 아직 금빛이 영롱하다. 동판을 금으로 도금한 신발을 신고 금동관모와 함께 잠들었으니 신발 주인의 권위를 짐작할 만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건 충남도청 옛 도지사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충남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보던 공간을 재현했다. 도지사 사무인계서, 충청남도의회속기록, 휴대용 주판, 타자기 등 충남도민들의 삶을 뒷받침한 행정도구들이 가득하다.●공주 항일운동거점지… 공주 제일교회 제민천교 근처의 빨간 벽돌 건물은 공주 제일교회다. ‘수원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수식어가 붙은 교회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으로 운영된다. 2층짜리 박물관은 교회 역사, 선교사의 옛 사진과 물품, 공주 항일운동을 주도한 교회 목사이자 독립유공자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다.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교회를 둘러싼 이야기는 길고도 깊다. 1902년 한 채의 초가집으로 시작해 1931년에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 6·25전쟁으로 폭격을 받았지만 굴뚝과 지하는 멀쩡해 교회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의 개척자 고(故) 이남규 선생의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 등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 외벽의 앳된 소녀와 외국인 선교사의 벽화다. 소녀의 정체는 유관순 열사, 외국인 선교사는 이곳에서 활동한 사애리시 선교사다. 둘은 천안 지령리 교회(현 매봉감리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총기와 신앙심을 알아본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관순양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서울의 이화학당에 보내 줄게요. 우선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 소녀는 이튿날 선교사를 따라 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 2년 과정을 수료한다. 영명학교는 공주 제일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다. 당시 교회가 선교와 교육 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교회는 사회와 호흡했다. 영명학교를 비롯해 방은두병원, 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을 건립하고 공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교회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평범한 고딕식 교회가 달리 보인다. 원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이 묻는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건축물인가. 백제와 근대를 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백제의 문화유산도 공주의 근대 건축물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물은 그대로 아름답다.●소박한 시가 피는 풀꽃문학관 제민천 서쪽, 낮은 언덕에 진갈색 목조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의 이름은 풀꽃문학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꽃을 가꾸고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문인들과 소통한다. 시인은 공주와 인연이 깊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인은 공주사범대에 입학한 뒤 언젠가 공주에서 살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된 곳이 2014년 문을 연 풀꽃문학관이다. 공주시는 1930년대 초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단장했다. 일본 헌병대장의 관사가 문학관이 되자 공간을 둘러싼 공기도 변했다. 꾸밈없는 그의 시어만큼이나,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만큼이나 소박한 분위기다. 가장 큰 방인 강의실에는 12폭 병풍이 있다. 한 폭마다 시인의 대표작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살펴볼 만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 복도를 따라 시가 담긴 액자가 쪼르르 놓여 있다. 4월의 풀꽃문학관은 꽃으로 눈부시다. 앞뜰에 수선화, 할미꽃, 부채붓꽃 등 소담한 봄꽃이 앞다투어 핀다. 여름에는 애기원추리와 옥잠화가,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상사화가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성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곳이 공주라는 사실을 아는가. 공산성 맞은편 언덕에 있는 천주교 순교 유적지, 황새바위성지가 바로 그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후 수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위에 이른다. 공주에 천주교 순교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얼까. 조선 시대 선조 때인 1603년, 공주에 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인 충청감영이 들어섰다. 오늘로 말하면 충청도청인 셈이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에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충청감영으로 이송됐고 배교를 거부하면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참수를 당했다. 공개 처형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이 공산성에 몰려와 구경을 하고, 순교자들 의 시신이 제민천을 피로 물들였단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는 200여년 전의 슬픈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다. 성지에 얽힌 사연을 모르면 꽃구경하기 좋은 뒷동산 같다. 순교자 광장은 순교탑, 무덤경당, 열두 개의 빛돌이 삼각형 구도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로마서의 한 구절과 성지 부근을 발굴하다 나온 십자가가 걸려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예수의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순교한 337위와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비석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간 황새바위 광장의 끝에 야외제대가 있다. 12개의 비석 뒤에는 337위 순교자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존창 루도비코’처럼 이름과 세례명이 알려진 이가 있는가 하면 ‘이씨’, ‘강서방’처럼 이름이 없는 이들도 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사람들, 믿음이 두려움을 이긴 사람들의 이름이다. 위대한 이름 위로 후두두 벚꽃이 떨어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통과해 공주IC 교차로에서 ‘공주보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웅진로를 거쳐 중동교차로에서 ‘대전 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성당길을 따라가면 공주중동성당이다. →맛집 : 고가네칼국수(856-6476)는 농약을 쓰지 않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낸다. 먹는 방식이 전골과 닮았다. 한우 사골육수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는다. 시장정육점식당(855-3074)은 날밤을 육회에 버무린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아삭한 밤과 쫀득한 육회가 잘 어울린다. →잘 곳 : 공주한옥마을(840-8900)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한옥 리조트다. 개별 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을 갖춘 독채로 운영된다.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구들장 방식이라 전통 난방을 체험할 수 있다. 제민천 부근의 정중동호스텔(010-6360-4653)은 여관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다. 회백색 벽돌의 외관에서 근대 건축물이 연상된다. 1인실, 2인실, 패밀리룸 모두 개별 욕실이 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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