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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저격수’ 박용진, 이재용에 3가지 당부…상속세·준법경영·NO반칙

    ‘삼성 저격수’ 박용진, 이재용에 3가지 당부…상속세·준법경영·NO반칙

    ‘삼성 저격수’ 역할에 의정 활동을 집중해온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25일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삼성과 우리 경제의 새 출발, 새 질서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을 비롯해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각 그룹의 창업주, 주춧돌 역할을 했던 1, 2세대 경영자들이 역사에서 퇴장하고, 한국경제 이끄는 재벌, 대기업의 세대교체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은 “분명한 것은 권위주의 시대에 초창기 경영자들이 보여주었던 기업문화와 한국경제의 질서가 이제 낡은 것이 되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은 세계경제의 리더국가로서 반칙과 특혜, 불법으로 얼룩진 낡은 권위주의적 방식의 기업문화와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3,4세대 경영 총수들에게 인식전환과 분발을 기대한다”며 “권위주의적 방식의 경영과 결별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면 정치권도 우리 기업을 도우며 함께 하겠다”고 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건희 회장 사망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며 “세금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양보 될 수 없는 핵심적 질서”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국민은 기업가들이 세금 낼 것 내고 감당할 것 감당하면서 기업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이 부회장을 향해서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삼성생명법 등 우리 경제질서에서 특혜로 작동되어온 문제들에 대해서도 전환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수인 이 부회장도 혁신적 태도와 준법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인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무역협회 “이건희 회장 별세 깊은 애도…삼성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

    무역협회 “이건희 회장 별세 깊은 애도…삼성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것에 대해 대해 “한국 경제계에 큰 획을 그은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이날 “이 회장은 삼성그룹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이자 경제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면서 ”무역업계는 고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 무역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별세했다. 향년 78세. 삼성전자에서는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면서 “이에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오니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 “황사에 코로나가…” BBC “경보 발령에 평양 거리 텅 비어”

    北 “황사에 코로나가…” BBC “경보 발령에 평양 거리 텅 비어”

    북한이 중국에서 들어 오는 황사에 유해물질과 비루스, 병원성 미생물이 포함됐을 우려가 있다며 22일 주민들에게 집에만 머물러달라는 황사주의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수도 평양의 거리가 사실상 텅 비었던 것으로 보도됐다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물론 황사에 코로나가 묻어 전파될 수 있는지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국경을 폐쇄하고 교역을 중단한 뒤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북한만 황사와 코로나19를 연결짓는 유일한 나라는 아니란 점이다. BBC의 팩트 체크를 담당하는 디스인포메이션 팀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 당국도 바이러스가 먼지 속에 묻혀 올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황사에 대처한 방역조치를 철저히’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계속 전파되는 현 실태와 공기 등에 의해서도 악성 바이러스가 옮겨질 수 있다는 자료에 비춰볼 때, 황사 현상을 각성있게 대하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하나의 자연현상이라 할지라도 최대의 경각성을 가지고 황사현상이 지속되는 동안에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 태세를 확고히 견지하면서 방역 규정과 행동질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각급 비상방역기관과 방역 부문 일군(간부)들은 경내에 악성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성을 명백히 인식하고 방역학적 대책들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작전과 지휘를 공세적으로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영남 기상수문국(기상청) 부대장도 전날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황사나 미세먼지에는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비롯한 유해물질들과 공기 중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병원성 미생물들도 섞여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황사 예보를 전해온 바 있지만, 이처럼 연이틀 신문과 TV, 라디오 등을 동원해 황사 대응을 주문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들과 국제기구 파견자들은 일제히 경보를 전달받았으며 모든 외국인들은 집에 머무르고 창문을 꼭 닫으라는 당부를 들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日대사, 韓기업 ‘수출규제 완화’ 요청에 “한국이 환경 마련해주길”

    日대사, 韓기업 ‘수출규제 완화’ 요청에 “한국이 환경 마련해주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일본 정부에 수출 규제 완화를 요청한 데 대해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 쪽이 환경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한일 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양국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136조원에 달한다”면서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으로 그간 냉랭했던 한일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지만 한일정상회담의 개최는 필요하다”면서 “양국 정상의 만남만으로 개선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는 만큼 회담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주재 한국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과 제3국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일본 측에 요청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정부가 기업인에 대한 상호 입국 제한을 완화한 것에 대해 “한국 기업인들이 일본 비즈니스 현장으로의 신속한 입국과 현지 활동을 희망한다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도미타 대사는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일 간 정책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올 여름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에 제소를 하면서 대화가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가 중단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논의도 중단된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면서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한국 쪽에서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고, 저의 기대”라고 덧붙였다. 도미타 대사는 한일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선 “스가 신임 정권이 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디지털화 등 구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상통한다”면서 “(두 정상이 만난다면) 경제협력 분야에서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이) 다양한 측면에서 추진되긴 위해선 양국 정부 차원에서 환경 정비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작년 이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한일 양국은 과거 전쟁 시기 한국 노동자(강제동원)와 관련된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끈기 있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는 전제조건이 되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도미타 대사는 향후 한일 경제 관계에 대해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한일경제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55년간 무역액이 100배로 느는 등 상호보완적이고, 윈윈 관계”라면서 “이번 비즈니스트랙(특별입국절차) 도입이 한일 인적 왕래를 재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제3국에서 함께 성과를 거두는 케이스가 상당하다”면서 “저를 비롯해 대사관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 부회장을 비롯해 효성, 풍산, 대한항공, 롯데건설, 한화솔루션, 현대차, SK하이닉스, 국민은행, 법무법인 김앤장 등 일본 사업에 관심 있는 기업 20곳이 참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년 K리그에서 서울 더비, 수원 더비 볼 수 있을까

    내년 K리그에서 서울 더비, 수원 더비 볼 수 있을까

    같은 지역 내 팀끼리 벌이는 경기를 뜻하는 더비, 그것도 한 도시에서 열리는 더비는 축구를 보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현재 프로축구 K리그2에서 수원FC와 서울 이랜드가 1부 승격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어 내년 K리그1에서 5년 만에 다시 도시 더비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K리그2 순위를 보면 수원FC는 1위 제주 유나이티드에 승점 3점 뒤진 2위다. 서울 이랜드는 4위인데 3위인 전남 드래곤즈와는 승점 1점 차, 5위 경남FC와 6위 대전 하나시티즌과는 2점 차다. 4위까지 승격 경쟁권인 K리그2에서는 올해 두 팀이 1부로 간다. 최종 1위 팀은 직행하고 2~4위 팀이 플레이오프(PO)를 통해 나머지 티켓 한 장의 주인을 가린다. 원래 K리그2 PO 승자는 K리그1의 11위와 승강 PO를 펼쳐야 하는데 올해는 김천으로 연고를 옮기는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이 정해져 승강 PO가 열리지 않는다. K리그2 팀들에 그만큼 기회가 더 열렸다는 이야기다. K리그1에서 한때 강등 우려를 자아냈던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가까스로 1부 잔류를 확정했기 때문에 수원FC 또는 서울 이랜드가 승격해야 도시 더비가 성사된다. K리그2 정규리그 종료까지 3경기가 남은 가운데 오는 25일 수원FC는 제주와 일전을 벌인다. 사실상 K리그2 우승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다. 도시 더비가 성사된다고 곧바로 흥행 기폭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K리그를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해외에서는 잉글랜드의 북런던 더비(토트넘-아스널)를 포함한 여러 런던 더비와 맨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 머지사이드 더비(리버풀-에버턴), 스페인의 마드리드 더비(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AC밀란-인터밀란) 등이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1987년 즈음 지역 연고제가 도입된 이후 K리그에서 도시 더비는 2016년 단 한 시즌 있었다. 2015년 K리그2에서 정규 2위를 차지하고 PO와 승강 PO를 거쳐 수원FC가 승격했다. 1부 데뷔 해에 최하위에 그치며 바로 강등됐지만 수원 삼성을 상대로 1승(3패)을 거두며 ‘자이언트 킬링’을 연출하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코로나19로 대폭 줄어든 청년 일자리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1만 2000여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9만 2000여명이 줄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취업자수 감소이다. 특히 15~29세의 청년층 취업자 수는 21만 8000여명이나 줄었고 30대는 28만 2000여명이나 줄었다. 청년층과 30대의 일자리가 크게 위축됐는데, 지난달 청년 체감 실업률은 무려 25.4%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최악이다. 청년 4명 중 1명은 백수라고 하니 역대급 고용 한파이다. 청년층 일자리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데다 코로나19 감염병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까지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청년고용지표를 분석한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OECD 평균 4.4%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0.9% 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 순위는 OECD 37개국 중 20위로, 2009년 5위에서 무려 15계단이나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청년 고용시장이 위축됐다는 방증인데,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용동향이 악화한 것에 대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원인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청년 일자리는 정부의 의지만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추경을 비롯한 정부 재정 투입과 공공일자리 등으로는 청년 실업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공일자리는 60대 이상의 취업자를 확대할 뿐인데 이번 통계에서도 60대 일자리는 41만 9000여명이 늘어났다. 민간기업이 투자할 만한 신기술 분야나 공유경제 등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명문대학과 학벌대학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명문대학과 학벌대학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학벌(學閥)사회다. ‘벌’은 지위와 위세를 뜻한다. 학벌구조의 정점에 소위 ‘명문대학’이 있다. 하지만 내 판단으로는 이곳에 명문대학(名門大學)은 없다. 글귀대로 풀이하면 명문대학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학”이다. 한마디로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 요즘 어떤 직종 종사자들이 입에 올려 화제가 된, 10대 시절 ‘전교 1등’같이 시험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입학하는 대학, 그 대학 출신들이 힘 있는 자리에 많이 진출한 대학, 그래서 출세에 유리한 대학. 좀더 학술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연구비를 많이 따오는 대학, 국내외 대학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학 등. 나는 이런 기준들의 타당성을 전부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명문대학을 판단하는 다른 기준을 상기시키고 싶다. 권력과 연결된 이름이 알려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대학이 어떤 모습을 지니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기준.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서는 재벌이 그렇듯이 학벌도 부러움의 대상은 되지만 존경의 대상은 못 되기 때문이다. 존경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다고 해서 따라오는 부산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존경할 만한 무엇이 있어야 한다. 지금 이곳의 학벌대학은 그 무엇을 갖고 있는가. 명문대학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한 사례를 살펴보자. 2000년 7월 미국 명문대학 중 한 곳인 뉴욕시 소재 컬럼비아대학 교수였던 에드워드 사이드는 레바논을 방문 중 레바논ㆍ이스라엘 국경에서 이스라엘 쪽 국경초소에 돌을 던졌다. 항의의 상징이었다. 그 사진이 크게 보도됐다. 사이드는 탈식민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20세기 후반부에 출판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 저서 중 하나인 ‘오리엔탈리즘’의 저자이다.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실천적으로 개입했다. 이런 사이드의 행동에 대해 컬럼비아대학이 자리한 뉴욕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사이드의 행동을 격하게 비난하며 해임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테러리스트 교수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학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었다. 몇 개월 뒤인 2000년 10월 컬럼비아대학은 사이드의 행동을 강하게 옹호하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 “정치적으로 지배적인 이데올로기가 행사하는, (지식인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효과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자유를 지닌 개인들이 제기하는 자유로운 담론을 지키는 것. 그것이 대학이 지켜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다.” 2005년 컬럼비아대학 총장은 재차 대학의 자율성, 학문의 자유, 지식 생산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이런 자율성의 가치 위에서 트럼프 정권 초기에 벌어진, 불법이민 학생들을 색출하려는 권력의 압력에 맞서 미국 대학들은 저항의 연대를 형성했다. 명문대학은 이런 자존심과 위엄을 지닌 곳이다. 그런 자존감과 품격을 지닌 사람들을 길러내는 터전이다. 그럴 때 사회 구성원들은 그 대학을 ‘명문’으로 존경하게 된다. 존경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우러나오는 것이다. 명문대학의 기준이다. 유치하게 ‘전교 1등’했다는 걸 자랑하거나 권세 있는 자리에 오른 걸 뻐기는 인간들이나 배출하는 학벌대학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학벌대학은 미래의 권력집단이다. 권력집단을 부러워하거나 두려워할 수는 있지만 존경할 수는 없다. 그리고 권력집단과 비판적 지성은 양립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이곳의 학벌대학들의 모습은 어떤가.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 출신 인재를 뽑기 위한 지역균형선발 지원자들을 모조리 불합격시킨 대학. 교수가 자신의 자녀에게 근거 없이 높은 학점을 준 상황을 적발하고도 모른 체하는 대학. 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에서 교수들이 수십 차례에 걸쳐 거액의 연구비를 썼는데도 대충 넘어가는 대학. 고위보직 교수의 자녀가 대학원에 부정입학하는 일에 교수들이 협조하는 대학. 무엇보다 10대 시절 얻은 ‘전교 1등’ 성적을 완장처럼 내세우면서 다른 사회구성원들을 무시하는 대학. 그런 학생들이 옳다고 교수들이 나서서 옹호하는 대학. 이런 학벌대학 몇 곳이 “지난 5년간 한 차례도 빠짐없이 전체 고등교육재정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한국 사회에 학벌대학이 아닌 명문대학이 있는가?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도에서 한국까지, 카레의 기구한 운명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인도에서 한국까지, 카레의 기구한 운명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고향은 태어나고 자란 곳만 의미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장소도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 멀리, 한국 밖에서 고향의 향수를 느끼는 곳이 있다. 바로 인도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지만, 인도와 유전적인 연관성은 딱히 없다. 20대 시절 배낭과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호기롭게 인도 대륙을 종횡무진했던 추억이 있을 뿐이다.이제는 시간이 꽤 흘러 북으로는 카슈미르, 남으로는 케랄라까지 유유자적했던 그때의 기억은 희미하다. 생각하지 않으면 잊힌다는 말처럼 그동안 유럽을 오가는 동안 오랫동안 인도를 잊고 지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인도가 내게 찾아왔다. 정확하게는 수년 만에 찾은 인도 음식점에서 맡은 인도 음식의 향기가 고이 자고 있던 기억을 세차게 흔들어 깨웠다. 그 순간만큼은 식당 의자에 앉아 있던 건 서른 중반의 내가 아닌 온몸으로 인도를 맛보고 있던 이십대의 나였다. 인도를 다녀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늘 물어본다. 인도 카레는 뭔가 다르냐고. 카레의 고향이 인도인 것은 맞다. 하지만 카레라는 음식은 인도에서 찾아볼 수 없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인도에 카레처럼 생긴 걸쭉한 수프나 소스 같은 음식은 있어도 카레로 부르지 않는다. 인도 현지에서는 카레 대신 ‘마살라’란 말을 쓴다. 마살라는 인도 요리에 두루 사용하는 으깬 향신료 혼합물이다. 마살라가 들어간 요리는 치킨 티카 마살라, 팔라크 파니르, 알루 고비, 빈달루 등 각각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다. 카레는 단지 외국인들이 마살라가 들어간 인도 요리를 편의상 일컫는 말일 뿐이다. 카레 하면 떠오르는 샛노란 색깔의 소스에 덩어리진 채소와 고기가 어우러진 이미지는 사실 인도 카레와 큰 괴리가 있다. 우리나라의 카레는 적어도 세 나라를 거쳐 들어와 변형된 음식이다. 시작은 물론 인도다. 영국은 19세기부터 인도를 식민 지배하면서 본격적으로 수탈을 시작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영국인들이 인도에서 생활하거나 다녀가면서 자연스레 영국에선 인도풍 음식이 유행했다. 그중 채소와 고기를 덩어리째 넣고 익힌 유럽식 스튜와 인도의 마살라가 결합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유사한 형태의 카레가 탄생했다.인도의 화려한 향신료 믹스는 밋밋하고 자극이라곤 짠맛뿐인 영국 음식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이국적인 맛에 매료됐고, 영국식 인도 요리인 카레는 국민 요리로 자리잡게 된다.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영국 해군의 식단에도 카레가 있었다. 19세기 당시 영국 해군은 세계 최강이었고, 서양의 제도를 본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려는 일본에 영국 해군은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일본에 주둔하던 영국 해군이 카레를 매주 먹는 것을 본 일본 해군도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고, 주식인 쌀과 카레 소스를 더해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매주 보급했다. 영국인들이 카레 맛에 금방 반한 것처럼 일본인들도 카레의 독특한 맛에 매료됐고,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 처음 상륙했다. 초기에는 카레 파우더를 이용해 조리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고급 음식이었지만, 손쉽게 카레를 만들 수 있는 고체형 카레가 등장하면서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카레가 진정한 한국의 국민 요리로 자리잡게 된 건 레토르트 형태의 ‘3분 카레’ 제품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한국의 카레는 초기에는 일본 음식과 유사했지만 점차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됐다. 강황의 영양성분을 강조하면서 노란색을 강조한 황금빛이 카레의 이미지로 굳어졌다.음식은 국경을 넘고 인종과 문화가 뒤섞이면서 다양한 형태로 재창조된다. 인도에서 출발한 마살라 요리는 카레가 돼 영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거쳐 오면서 수많은 변형을 낳았다. 한식이 전 세계에 퍼지고 현지화하면서 변형되는 것처럼. 한 인도 식당 사장은 한국의 카레를 맛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고는 진짜 인도의 맛을 보여 주기 위해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정통 인도식 카레, 일본식 카레, 엄마표 한솥 카레 등 유형별로 취향대로 고르고 맛볼 수 있는 시대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바몬드 카레’는 일본에서 유행한 건강법에서 비롯됐다는 사실. 미국 버몬트주의 특산물인 사과와 꿀을 이용한 ‘버몬트 건강법’이 일본에서 잠시 인기를 끌면서 카레에도 사과와 꿀을 넣어 탄생했다. 당연히 미국엔 버몬트 카레가 없다. 버몬트주를 일본식으로 발음해 만든 ‘바몬드 카레’의 고향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다.
  • 유엔, 국경없는의사회에 대북 의료지원 제재 면제

    유엔, 국경없는의사회에 대북 의료지원 제재 면제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엔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코로나19와 결핵 등 의료지원 관련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21일 유엔 대북제재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14일 코로나19 및 영양 실조 대응 관련 대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에 대응 하는 의료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함경북도 지방을 중심으로 결핵 진단과 치료에도 나설 계획이다. 반입이 허용된 물품은 수술용 마스크 6000장과 방호복 2000개, 방독 마스크 1000개 등이다. 면제 기간은 이달 14일부터 12개월간이다. 대북제재위는 통상 제재 면제 기간을 6개월로 뒀지만 인도주의 지원 기관 등이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국경 봉쇄로 물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자 기간을 연장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카인만 무려 2347kg…파라과이서 최대규모 밀수 적발

    [여기는 남미] 코카인만 무려 2347kg…파라과이서 최대규모 밀수 적발

    파라과이 사상 최대 규모의 코카인 밀수가 적발됐다. 파라과이 내무부는 20일(현지시간) 수출용 식물성 카본으로 위장해 해외로 반출되려던 최고 순도의 코카인 2347kg를 발견하고 압수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코카인은 시가 5억 달러(약 5682억원) 상당으로 파라과이 마약수사 역사상 최대 물량이다. 지금까지 파라과이 당국이 적발한 사상 최대 밀수 코카인 물량은 2019년 2200kg이었다. 내무부 관계자는 "식물성 카본이 적재된 컨테이너가 아직 남아 있어 수색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최대 3500kg까지 적발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 카본으로 위장한 코카인이 발견된 곳은 파라나강에 있는 항구도시 비예타다. 내륙국가인 파라과이는 파라나강을 통해 해상교역을 한다. 컨테이너에 선적돼 있던 문제의 코카인은 파라과이를 출발, 아르헨티나와 벨기에를 경유해 이스라엘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파라과이 정보 당국은 벨기에로부터 정보를 입수, 수사 끝에 화물선 출항 전 코카인을 찾아냈다. 막대한 물량이 발견됐지만 사건은 아직 명쾌하게 밝혀진 게 없다. 현지 언론은 "20112~2013년 파라과이 공영방송 사장을 지낸 인물이 연루된 의혹이 있을 뿐 사건은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물은 컨테이너에 선적된 식물성 카본의 서류상 수출업자다. 이날 수색현장을 직접 둘러본 우클리데 아세베도 파라과이 내무장관은 "식물성 카본으로 위장한 코카인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최종 목적지는 어디였는지 등을 정확하게 밝혀내는 게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 수사 당국은 마약조직의 육해공 작전이 총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경비행기로 파라과이 국경을 넘은 코카인이 선박을 통해 빠져나가려 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추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라과이는 이른바 '남미 코카인 루트'에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넘어간 코카인이 파라과이를 통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로 은밀하게 공급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中·대만 갈등 속 ‘외교 전쟁터’ 된 태평양 섬나라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 중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대만 정부 관계자를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은 가운데 이들 소국이 ‘외교 전쟁터’가 된 모습이다. 2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쩡허우런 대만 외교부 차관은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대만의 대사관 격인 타이베이 상무대표처 관계자가 피지에서 중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외신 보도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은 이 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중국의 ‘전랑(늑대전사) 외교’가 ‘망나니 외교’로 변질됐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달 8일 타이베이 상무대표처는 피지의 수도 수바의 호텔에서 국경절(쌍십절) 기념 리셉션을 가졌다. 이때 중국 외교관들이 현장에 무단 난입해 참석자들의 사진을 찍었다. 대만 측 직원이 이를 제지하다가 뇌진탕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반면 중국 대사관 측은 “오히려 대만 대표처 관계자들에게 (우리가) 폭행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해당 외교관들이 리셉션장 바깥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데, 대만 측에서 먼저 다가와 싸움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외교관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격해지자 이를 지렛대 삼아 외교 입지를 넓히고자 애쓰고 있다. 남태평양은 대만이 외교력을 총동원하는 곳이다. 대만과 수교 중인 15개국 가운데 4개국이 자리잡고 있다. 피지는 1975년 중국과 수교한 뒤 친중 노선을 유지해 왔다. 중국이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피지에서 외교 활동에 박차를 가하려는 대만의 행동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긴장은 과거 대만의 우방이던 태평양의 소국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를 반영하듯 미크로네시아의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은 지난달 말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대만을 지원하는 미국과 중국을 향해 “(미중 갈등이) 태평양 공동체의 오랜 유대와 안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패권 경쟁 자제를 호소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파월 “디지털 화폐, 사이버 테러 등 고려해 제대로 하는 게 중요”

    파월 “디지털 화폐, 사이버 테러 등 고려해 제대로 하는 게 중요”

    “우리가 (디지털 화폐를) 첫번째로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참석해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대로 한다는 것은 디지털 화폐의 잠재적 이익뿐 아니라 잠재적 위험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디지털 화폐 발행시 다른 정책들에 끼칠 영향(트레이드오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디지털 화폐는 잠재적 이익 외에도 정책·운영상 철저히 평가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며 “사이버 공격, 위조, 사기로부터 디지털 화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화폐가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디지털 화폐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어떻게 불법 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지 등에 관한 문제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디지털 화폐는 잠재적으로 대규모 네트워크 효과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디지털 화폐)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채택할수록 더 유용해지고 규모에 따른 수익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소수의 경쟁자가 시장을 지배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미국 경제와 결제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 화폐의 잠재적 비용과 편익을 신중하고 철저하게 평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이같은 인식은 디지털 화폐가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지위 등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 것인지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 달러화는 2조 달러(약 2280조원) 규모가 유통되고 있으며, 절반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달러화를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법, 강력하고 투명한 기관, 심층적인 금융시장, 그리고 개방형 자본계좌 덕분”이라며 “건전하고 효율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이러한 기능들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기존 통화 시스템을 보완하겠지만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나 연구 등에 정보기술(IT)기업 및 기타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페이스북의 자체 가상화폐 ‘리브라’를 언급하며 “국경 간 지급결제 시스템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소비자 보호,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을 아우르는 지급결제와 관련된 문제에 일반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그는 연준 역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디지털 화폐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연준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디지털 화폐 개발에 착수하는 등 자체 연구도 수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노력이 연준이 디지털 화폐 개발 프로젝트를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디지털 화폐를 시범 운용하고 있으며 스웨덴, 캐나다 등이 자체 디지털 화폐 발행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이다. 각국의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리브라 개발을 발표한 이후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리브라 등과 같은 민간 디지털 화폐가 광범위하게 채택될 경우 중앙은행이 결제 시스템의 지배권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론] 서울신문과 YTN 지분 매각, 위험한 발상/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서울신문과 YTN 지분 매각, 위험한 발상/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기획재정부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문 주식을 비롯해 공기업이 가진 YTN 지분 역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울신문사 지분은 기재부가 30.49%, 우리사주조합이 29.01%, 호반건설이 19.40%, 그리고 KBS가 8.08%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포스코의 서울신문 지분 19.40%를 모두 사들여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 인수합병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다 기재부의 이번 지분 매각 발표로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공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YTN 역시 정부에서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현재 한전KDN이 21.43%, 그리고 한국마사회가 9.52%를 보유하고 있는 등 전체 지분의 30.95%를 공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정부는 기재부와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신문과 YTN 지분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 이유로 “언론 독립성 측면에서 볼 때 정부가 언론사 지분을 가질 필요나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서울신문과 YTN이 준공영 소유구조였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를 하고 편향된 논조를 보이는 등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논란을 부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서울신문과 YTN은 정부와 공기업이 대주주였기 때문에 자본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편집과 경영의 분리, 사원주주제 등을 통해 언론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강화해 온 측면도 있다. 만약 서울신문과 YTN이 민간 기업이 소유한 언론사였다면 정권의 교체와 상관없이 편집과 경영의 분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와 공공기관이 가진 서울신문과 YTN의 지분을 매각해 자본 권력이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어떻게 언론의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YTN 지분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경제는 1980년대 전경련의 기관지였다. 현재도 현대자동차, LG, SK, 삼성 등 190여개 기업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언론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YTN 지분을 인수해 1대 주주가 된다면, 방송의 공적 기능이 사라지고 재벌과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방어하는 매체로 전락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와 공기업이 보유한 서울신문과 YTN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기재부 발표는 매우 위험하고 경솔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공영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 기관이 자신들과 공기업이 보유한 언론사 지분을 매각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도 없이, 마치 시장에 골치 아픈 물건 내놓듯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기업과 같은 자본 권력이 언론사를 소유하게 되면 언론사는 철저히 기업 운영 논리에 충실하게 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공영성도 무너진다.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언론의 공정성은 무너지고, 편파적이고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가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과 YTN도 현재는 공영적 소유 구조로 자본 권력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만약 자본 권력이 이들을 인수하면 공영성은 무너지고 사기업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다행히 지난 8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 지분 매각과 관련한 질의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특정 기업에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성 관련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는 당부에는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자신이 국회에서 한 발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리고 홍 부총리가 자신이 발언한 내용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서울신문과 YTN이 지속적으로 공영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분 매각 계획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의 서울신문과 YTN의 지분 매각 추진은 언론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아니라 언론의 독립성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친구 만나서 좋아요”vs“마스크 씌워도 불안”…전면등교 첫날

    “친구 만나서 좋아요”vs“마스크 씌워도 불안”…전면등교 첫날

    학교 현장은 ‘기대 반, 우려 반’ 공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에 따라 각급 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 기준이 완화된 첫날. 19일 학교 앞은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산발적인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부산을 제외한 13개 지역 시도교육청은 일부 대학교·과밀학급을 제외하고 모든 학생이 매일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전면등교’를 시행했다. 수도권의 경우 등교 인원 3분의2 이내로 제한 밀집도 기준을 지켜야 한다. 다만 초등학교 1학년의 등교수업을 대폭 확대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초1은 예외로 서울, 인천에서도 매일 등교할 수 있다. 경기에서는 학교에 따라 초1을 비롯해 초2도 매일 혹은 최소한 주 4회 등교시키기로 했다. 수도권 나머지 학년은 주 2∼4일 등교한다. 등교 제한 장기화되면서 교육격차는 물론 학생들의 사회성 함양, 돌봄 문제 등을 걱정해온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 확대에 기대감과 방역이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공존한다.유은혜 “등교 3분의 2 이상으로…방역 철저히”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등교가 확대된 19일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특수학교는 전면등교가 실시됐다”며 “방역 관련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하고 우리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선생님과 부모님들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경기 고양 국립특수학교인 국립한국경진학교를 찾아 교사·학부모 등과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전국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는 이날 등교 밀집도가 기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확대됐다.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하향된 데 따른 조치다. 유 부총리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학사일정 변경, 원격수업 확대, 철저한 방역 지원 등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 현장과 소통하며 교육부나 교육청의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했지만 원활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거의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특히 원격수업을 하기 어려운 장애 학생 학부모들의 염려는 더욱 컸을 것”이라고 학부모들을 격려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고, 차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배움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과 요구사항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더 챙기고 준비하며 지원할 일들을 말해주면 교육청과 함께 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코로나 제로’ 뉴질랜드는 다시 그녀를 택했다

    ‘코로나 제로’ 뉴질랜드는 다시 그녀를 택했다

    테러 유족 위로·지진 복구 등 강렬한 인상 국경 조기 봉쇄로 코로나 방역 성공재임 중 약혼·출산 등 양성 평등 실천도 ‘저신다 마니아’ 몰고 다니며 승리 견인 50년 만에 최대 승리… 단독 정부 가능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40)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는 ‘저신다 마니아’를 몰고 다닐 정도로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 총리의 개인적 인기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보여 준 ‘부드러우면서 단호한’ 리더십이 빚어 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5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120석 중 과반인 64석을 확보한 중도좌파 노동당은 50년 만에 최대 승리를 거둬 단독정부 구성도 가능해졌다. 2017년 총리 취임 이후 이슬람 사원 테러, 지진 등 자연재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연이은 고비를 성공적으로 헤쳐 온 아던 총리는 출산·약혼 등 개인사도 빠짐없이 챙기는 등 공사를 균형 있게 조율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조용하고 깔끔한 사생활 관리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일상적인 소통도 인기를 보탰다. 18일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에 이어 중도우파 국민당 26.8%(35석), 뉴질랜드 행동당 8%(10석), 녹색당 7.6%(10석) 순으로 의석을 얻었다. 아던 총리는 승리 확정 후 “우리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일성을 밝혔다. 주디스 콜린스 국민당 대표는 패배를 수용했다. 아던 총리는 3년 전 연정 구성에 실패한 여당 국민당을 대신해 당시 세계 최연소인 37세로 총리직에 오른 뒤 능숙한 국정 운영으로 ‘경험 부족의 이미지로 먹고사는 정치인’, ‘국제이슈 문외한’이라는 비판을 차근차근 불식시켰다. 사실 그는 10대 후반 노동당원으로 입당, 2000년대 뉴질랜드의 두 번째 여성 총리 헬렌 클라크를 도우며 경력을 쌓았다. 2008년 비례대표에 당선돼 중앙정치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7년 급기야 노동당 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환경 친화 정책, 최상위 소득자 소득세 인상, 교육 평준화 등 진보적 정책 추진으로 강력한 팬덤인 ‘저신다 마니아’들을 거느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40명이 사망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테러 당시 검은 히잡을 쓰고 달려가 유가족을 안아 주는 연민을 보였지만 즉시 총기법 개정안을 내는 단호함으로 국민들 뇌리에 각인됐다. 이런 리더십은 올봄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 또 한 번 빛났다. 확진자가 102명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을 조기 봉쇄하는 결단력으로 성공적인 방역 국가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율을 이어 갔다. 연인 클라크 게이퍼드와의 사이에 2018년 6월 첫딸을 낳은 그는 파키스탄 베나지르 부토 총리에 이어 재임 중 출산한 두 번째 선출직 총리가 됐다. 남편이 육아를 전담하는 등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지만, 사생활은 요란하지 않다. 약혼은 출산보다 늦은 지난해 4월 했는데, 당시 총리실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가 뒤늦게 공개됐다. 2018년 가을 유엔총회 참석 당시 남편과 동행했지만 ‘남편은 개인 자격’이라며 여행경비를 자신이 부담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 세계가 아던 총리에게 푹 빠질 정도”라고 호평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0세의 총리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큰 힘을 안겨 줬다”고 축하했다. 향후 과제와 도전은 만만찮다. 11년 만에 닥친 경기침체와 더불어 코로나 극복계획도 뚜렷치 않아 그의 재임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역풍 맞는 중국의 힘자랑

    역풍 맞는 중국의 힘자랑

    중국이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돌발 상황 발생을 우려해 주변국들을 강하게 압박하자 관련국들이 이에 반발해 중국의 기대와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만 외교장관은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인도의 언론에 나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대놓고 부정했다. 국경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인도 역시 티베트와의 연대를 과시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홍콩인 망명을 받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에 “인권 문제로 무릎 꿇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18일 인도 방송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수차례 ‘국가’로 부른 뒤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우 부장은 ‘인도 정부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해 주길 바라느냐’라는 물음에도 “대만은 그러한 포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대만 독립을 추구하겠다는 선전포고다. 그러자 곧바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베이징 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과 맞닿은) 남동부 해안에 최신예 미사일 ‘둥펑17’을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음속의 10배 속도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중국 당국이 ‘언제라도 대만에 무력을 쓸 수 있다’는 경고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대만의 독립 의지를 누그러뜨릴지는 미지수라고 SCMP는 설명했다. 인도도 반중 행보에 동참했다. 17일 홍콩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인도의 산간마을 초글라마사르에서 열린 한 군인의 장례식에 집권당 고위 정치인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티베트 출신으로 인도군에 자원 입대한 티셔링 남갈(35)은 지난 8월 라다크 판공호수에서 중국군과 격투를 벌이다가 사망했다. 인도 정부는 그를 위해 인도 국기와 티베트 상징기를 모두 게양했고 TV를 통해 전역에 중계했다. 인도가 중국에 보복하고자 티베트 문제를 의도적으로 들고 나왔다고 아시아타임스는 분석했다. 캐나다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중국 내 인권 문제를 모른 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콩페이우 중국대사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캐나다인 30만명의 신변을 거론하며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요구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냉동에도 살아남은 코로나

    냉동에도 살아남은 코로나

    중국이 수입한 냉동식품의 포장에서 살아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감염병 바이러스가 플라스틱 물체 표면에서 장시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냉동식품 포장에서 살아 있는 상태로 분리된 것은 처음이다. 18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17일 수입 냉동식품의 포장에서 살아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CCDC는 “칭다오 집단 감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운반한 냉동 대구 포장 샘플에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서 “냉동제품 운송이라는 가혹한 조건에서도 바이러스가 비교적 긴 시간 생존할 수 있으며 이 바이러스가 냉동물품을 통해 국경을 넘나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외국 노동자가 제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CCDC는 “오염된 외부 포장이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경고했다. 다만 CCDC는 “지난 15일까지 중국 내 24개 성에서 냉동식품 약 300만개를 검사했다. 식품이나 포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22건뿐이고 이 가운데 살아 있는 것은 이번 건 하나에 불과했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식품 포장을 통해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상장사 59곳 ‘옵티머스’ 투자했다

    상장사 59곳 ‘옵티머스’ 투자했다

    상장회사 60여곳과 일부 경영계 인사들이 문서 위조·횡령·사기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전체 가입자 명단에는 유가증권시장 12개, 코스닥 47개 등 모두 59개의 상장회사가 이름을 올렸다. 명단에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7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3년간 전체 펀드 계약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에는 개인과 법인 이름 3359개가 포함됐다. 이 기간 옵티머스 펀드의 총판매액은 1조 5759억원이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는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미 상환이 완료돼 원금과 수익금을 챙긴 곳도 있지만, 환매 중단으로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날린 곳도 있다.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곳에는 한화그룹, LS일렉트릭, 오뚜기, BGF리테일, 에이치엘비 등이 포함됐다. 성균관대, 한남대, 건국대 등 대학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과 대학들은 예금 이자보다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려고 옵티머스 펀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 인사 가운데서는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이 2019년 7월 20억원을 시작으로 올 4월 30억원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모두 110억원을 넣었다. 넥센 법인도 옵티머스 펀드에 30억원을 투자했다. LG그룹 일가에서는 허승조(전 GS리테일 부회장) 일주학술문화재단 이사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각각 66억원, 40억원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파진흥원·한국전력·마사회·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이 이 펀드에 투자해 수십억원을 날린 데 이어 상장 기업과 대학들도 손해를 본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북한 “우주 개발은 보편적 권리”…유엔서 발사체 개발 합리화

    북한 “우주 개발은 보편적 권리”…유엔서 발사체 개발 합리화

    북한이 유엔총회서 “우주개발과 이용은 보편적 권리”라며 앞으로 우주개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이 18일 공개한 북측 대표단의 유엔총회 제75차회의 4위원회 회의 연설에 따르면 북측 대표단 단장은 “우주공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것과 같은 국경선이 없으며 매개 나라는 우주를 평화적으로 개발하고 리용할수 있는 보편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우주 공간은 더이상 제한된 선진국의 독점 영역이 아니다”라며 “우주 활동 분야에서의 선택성과 이중 기준의 적용, 우주의 군사화를 반대하는 것은 일관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단장은 북한이 “자체로 제작한 인공지구위성을 4차례 우주궤도에 쏴올린 위성 발사국이며 10대 우주국의 전열에 당당히 들어선 우주 강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주활동에서 투명성을 철저히 보장하면서 국가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우주개발사업을 자체 실정에 맞게 꾸준히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012년 12월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해 위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북한의 인공 위성 발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와 핵심 기술과 원리가 같아 주변국들의 우려가 제기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가왕 조용필의 대표곡 중 하나로 중년 남성들이 노래방에만 가면 불러댄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첫 구절이다. 다른 육식동물이 먹다 남긴 썩은 고기가 아닌 굶더라도 육식동물다운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출산율이 줄고 있지만 전 지구적으로는 꾸준히 인구는 늘고 있으며 인간의 활동영역은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인간과 접촉하는 야생 육식동물이 늘고 있고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야생 육식동물에 의해 생태계가 더 급속하게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삼림·야생생태학과, 뉴멕시코대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사는 육식동물들은 사람에 의해 개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음식 절반 이상을 사람의 식재료에서 얻게 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PNAS’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역인 오대호 일대에 살고 있는 회색늑대, 코요테, 밥캣(시라소니), 여우, 회색여우, 담비, 미국담비 7종의 육식동물700여 마리의 식생활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네소타, 위스콘신, 뉴욕, 미시건주 소속 생물학자들과 시민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국립공원처럼 외진 지역부터 인근 대도시 지역까지 동물의 분포를 계산하고 뼈와 털을 수집해 화학분석을 실시했다. 인간의 음식에는 옥수수와 설탕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에 비해 뼈나 털에 독특한 탄소 발자국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육식동물들이 사람이 사는 도시나 교외농장에 더 가까이 살 수록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육식동물들이 먹는 식사의 25%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며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육식동물들은 식단의 50%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사실로 알려졌다.동물별로보면 밥캣이나 회색늑대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지역까지 내려오지 않아 인간의 음식을 먹는 경우는 적었고 담비나 코요테, 여우 등은 식단의 50% 이상이 사람의 음식으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의 생활영역이 좁아 육식동물들이 주로 자연에서 먹잇감을 찾을 때는 각기 서로 다른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의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육식동물간 식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서로의 서식지가 겹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 동물들이 인간이 사는 지역에 자주 나타나면 사람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 육식동물간 경쟁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생태계 전체 먹이사슬을 교란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먹이사슬 구조가 붕괴되면서 비정상적인 생태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조나단 파울리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야생생태학)는 “‘당신이 먹는 음식을 보면 당신이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동물들이 무엇을 먹는지를 통해 그들의 생태계와 그 미래를 엿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의 충격적 결론은 인간의 생활영역 확장에 따라 야생 생태계가 어떻게든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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