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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리컨 750마리 미스터리 떼죽음… ‘철새들의 천국’이 무덤으로

    펠리컨 750마리 미스터리 떼죽음… ‘철새들의 천국’이 무덤으로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펠리컨 700여 마리가 떼로 죽은 채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펠리컨 무리가 떼죽음을 당한 곳은 세네갈과 모리타니의 국경 부근에 있는 습지로, 매년 사하라 사막을 건너 아프리카 서부로 날아가는 새들의 휴식처인 주드 국립조류보호지다. 유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이 보호지역 해변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3일 펠리컨 사체가 널려 있었으며, 당시 펠리컨의 몸 색깔은 밝은색에 가까운 평상시와 달리 진흙투성이에 어두운 빛깔이었다. 현지 환경부 담당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펠리컨 수백 마리의 떼죽음 원인을 밝히기 위해 몇 가지 샘플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발견된 펠리컨 사체 약 750구 중 140구는 어린 펠리컨이었고 약 10구 정도만 성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해당 보호지에는 약 400종의 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이동 구역이다. 특이점은 수백 종의 새 가운데 떼로 죽은 채 발견된 조류는 펠리컨 한 종 뿐이라는 사실이다. 당국은 임시로 공원을 폐쇄하고 사체를 소각했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세네갈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은 “조류 독감은 곡물을 먹는 새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펠리컨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조류이기 때문에 조류독감의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한편 펠리컨 수백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주드 국립조류보호지는 198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세네갈의 주요 관광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철새들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靑 “다보스 文 특별연설, 지멘스 등 글로벌 CEO들 호평”

    靑 “다보스 文 특별연설, 지멘스 등 글로벌 CEO들 호평”

    아스트라제네카 CEO “文비전 역동적”文 “백신 선진국 이기주의 움직임”“국경 봉쇄해 글로벌 공급망 무너져”“백신, 개도국에 공평하게 공급해야”문재인 대통령의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에 대해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호평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28일 밝혔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문 대통령의 비전을 매우 역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멘스 CEO “여러 국가에 영감 달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특별연설 후 문 대통령과 (화상으로) 문답을 나눈 참석자들이 밝힌 소회”라며 주최 측인 세계경제포럼(WEF) 측이 전해 온 짐 스나베 지멘스 감독이사회 의장 등의 언급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 등 포용적 정책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린뉴딜, 디지털뉴딜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소개했다. 이에 스나베 의장은 “한국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강력하고 선도적 국가로 두각을 나타냈다”면서 “여러 국가에도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경제 회복을 위한 문 대통령의 비전이 지속가능하고, 디지털에 기반을 두며 사회적으로 포용성 있는, 매우 역동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피터 피오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한국의 효과적인 위기관리 방식 등은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방식”이라면서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 코백스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점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文 “코로나 확산에 다른 나라 못 믿어국경 봉쇄…연대·협력·포용정신 살릴 때” 문 대통령은 전날 특별연설에서 “한국은 코로나 극복의 단계로 진입하며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 시작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집단 면역의 첫걸음인 백신 접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여러 제약회사와 계약을 맺어 전 국민에게 충분한,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확보했고, 일상회복의 포용성을 높이고자 전 국민 무료 접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의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도 백신이 포용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백신 선진국들이 자국민 우선을 내세우며 수출을 통제하는 이기주의적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와 포용의 정신을 되살릴 때”라고 언급했다. “코로나에 강대국 각자도생하면연대·협력 정신 무너질 것”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을 겪으며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는 세계가 그동안 발전시켜 왔던 연대와 협력, 신뢰와 통합의 정신이 얼마나 취약하고 깨지기 쉬운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각 나라는 다른 나라를 믿지 못해 국경을 봉쇄했고 이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졌다”면서 “백신을 개도국에 공평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정신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과의 전쟁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라면서 “인류가 함께 어려울 때 강대국들이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인다면 연대와 협력의 정신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는 준비돼 있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를 맞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푸틴 호화별장 의혹’ 리조트 상공, 석연찮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푸틴 호화별장 의혹’ 리조트 상공, 석연찮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호화 궁전’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흑해 연안의 고급 리조트 상공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州) 휴양도시 겔렌쥑에 있는 이 리조트 상공에 지난해 여름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됐으며, 이는 흑해 연안의 다른 유럽 국가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스파이들로부터 흑해 연안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즉 비행금지구역은 흑해 연안의 러시아 국경 보호를 위해 설정된 것으로, 리조트 보호가 목적이 아니었다고 FSB는 덧붙였다. FSB의 이 같은 해명은 이 리조트 주위로 설정된 ‘예사롭지 않은’ 보안 조치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 리조트의 존재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폭로로 알려졌다. 독일에서 독극물 중독 치료를 받고 최근 귀국해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나발니는 지난 19일 문제의 리조트가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호화 별장이라면서 탐사보도 성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푸틴을 위한 궁전’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는 전체 68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1만 7000㎡에 달하는 대규모 리조트 시설의 항공사진과 설계도면 등이 상세히 공개됐다.나발니는 이 리조트가 푸틴 대통령의 소유이며, 푸틴의 측근 기업인들이 돈을 대 건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물은 현재 조회 수가 9000만회 이상을 기록 중이다. 나발니 측은 FSB 직원으로부터 흑해 위의 선박들이 이 리조트에서 1마일(약 1.6k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으며, 환경운동가들도 지난 2011년 이 리조트 건설 현장에 접근하려 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을 경호하는 연방경호국(FSO)의 저지를 받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대학생의 날’이었던 25일 학생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리조트 의혹과 관련, “영상물에서 내 소유라고 한 것 가운데 나와 내 측근들에게 속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영상물이 “순전한 편집이자 합성”이라고도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페미니스트가 도덕주의자는 아냐… 투쟁엔 소음 존재”

    “페미니스트가 도덕주의자는 아냐… 투쟁엔 소음 존재”

    시인 에이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진아 여성의당 공동대표의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까지. 바다출판사의 여성 서사는 기존의 페미니즘 지형을 열어젖힌다.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아 키우다 가부장제의 실체를 깨닫고 레즈비언 정체성을 탐구한 리치, 평생을 알코올 중독과 섭식장애에 시달렸던 냅의 솔직하다 지친 자기 고백, 서울 한복판에 페미니즘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만든 김 대표까지 이들 에세이는 모두 나희영 바다출판사 편집자의 손을 거쳤다. 최근 미국 정신분석학자 필리스 체슬러의 회고록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를 기획 출간한 나 편집자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인 책에는 1970년대에 낙태권 쟁취, 성폭력 피해 여성 쉼터 등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던 2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와 질투, 정쟁이 오롯이 담겼다. “페미니스트가 도덕주의자는 아니잖아요. 얼마나 뜨겁게 운동을 했는데, 어떠한 부정적 소음도 없이 운동이 치러졌겠어요. ‘과거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발판으로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더 현명하게 싸울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인 거 같아요.” 나 편집자가 만든 ‘언니들’의 고백적 에세이는 시대와 국경을 가로지르는 여성 연대를 가능케 한다. 바다출판사에서 내는 여성주의 잡지 ‘우먼카인드’ 한국판 편집장이기도 한 그의 기획력이 빛을 발한 사례다. 지난해 9월 출간돼 2만 5000부가 판매된 ‘명랑한 은둔자’는 한때 알코올 의존에 시달렸다는 김명남 번역가의 후기에서부터 냅의 솔직한 자기 고백에 ‘3040’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했다. 그는 “기획 당시 ‘아마존’에서 본 리뷰부터 ‘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는 김소연 시인의 추천사, 한국 독자들의 후기까지 우정의 기운이 책을 둘러싸고 있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나 편집자의 기획 편집도 여러 여성의 도움에 힘입은 바 크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는 ‘나는 내 파이…’를 쓴 김 대표 추천으로, ‘명랑한 은둔자’는 김 번역가의 홈페이지에 있던 냅의 글 두 편이 출간으로 이어졌다. 이달 말에는 흑인 여성으로선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에세이 ‘보이지 않는 잉크’를 출간한다. 나 편집자는 “책 자체의 가치와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고루 갖춘 콘텐츠를 찾는 게 가장 큰 고충이자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루스벨트 따라하는 바이든… 역풍 맞은 ‘40개 행정명령’ 속도전

    루스벨트 따라하는 바이든… 역풍 맞은 ‘40개 행정명령’ 속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일 만에 무려 40개의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우는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 100일간 내놓았던 31개를 이미 넘어섰다. 초고속 변화에 바이든 지지자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지만 비판과 역풍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연방법원이 ‘비시민권자 추방을 100일간 유예하라’는 바이든의 행정명령에 대해 14일간 일시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는 미국 전역에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새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국경 추방을 ‘일시 정지’시키기 위해 행정명령 카드를 썼던 바이든의 시도를 트럼프 지지세가 강했던 텍사스주에서 좌절시킨 것이다. 이민법뿐 아니라 경제·산업 분야에서도 행정명령 비판 기류가 감지된다. 이를테면 바이든이 전날 연방정부 조달 물품에 미국산을 우선 사용하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용을 늘리고, 공공 사업을 지연시킬 조치”라며 사설로 비판했다. 이미 미국산 부품만으로 완제품 구성이 힘든 실정인데, 괜히 바이든이 보호주의로 회귀할까 외국 기업들의 우려만 키운 조치란 비판이다. 지난 20일 취임식 당일 내린 행정명령 중 하나였던 캐나다·미국 간 송유관 사업인 ‘키스톤XL 파이프라인 건설’ 백지화 조치를 놓고도 뒤늦게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바이든은 송유관이 환경파괴를 초래한다는 주장을 수용해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공화당과 산업계는 ‘행정명령으로 1만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맞불을 놓았다. 공화당은 또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경기부양책 ▲불법이민자 1100만명이 8년간의 절차를 통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한 새 이민법 ▲현재 7.25달러(약 800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 6500원)로 두 배 가깝게 인상하는 법안 등을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의 무더기 행정명령이 비판받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입법에 비해 민주적 합의 절차에서 먼 제도라는 행정명령의 속성에서 비롯된다. 바이든 자신도 지난해 12월 인권단체 지도자들과 진행한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을 뒤집는 행정명령을 남발하기보다 의회와 협력해 오래 지속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바이든의 행보가 대공황 때 취임해 4선의 재임 기간 총 3721건, 연평균 307건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빈번하게 행정명령을 발동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알라스데어 로버츠 애머스트대 교수는 윌슨 쿼털리 기고에서 “(바이든이) 루스벨트의 100일을 벤치마킹하려는 유혹을 참아야 한다. 현재 미국은 1933년과 다른 종류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더 복잡한 사회”라고 지적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 복잡한 이해 구조를 감안해 조율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文, 글로벌 기업에 ‘한국판 뉴딜 세일즈’… ‘포용 모델’ 손실보상·이익공유 소개도

    文, 글로벌 기업에 ‘한국판 뉴딜 세일즈’… ‘포용 모델’ 손실보상·이익공유 소개도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소개하고, “IT와 환경, 에너지 등 그린산업을 접목한 신제품과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활용하라”며 글로벌 기업들을 향한 투자 홍보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이 세계적인 기업인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의 초청으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에 화상으로 참석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한국이 한번도 국경과 지역을 봉쇄한 적이 없다”며 “한국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거래처이며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160조원을 투자한 한국판 뉴딜정책과 뉴딜펀드도 소개하며 “글로벌 기업과 벤처기업들에 새로운 도전의 장을 열고,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관련해 “한국이 신속하게 진단키트를 만들어 방역 현장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관련 정보를 회원국과 공유해 준 덕분”이라며 보건의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의 탄소 중립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발생한 사회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제’와 기업의 자발적 출연으로 약자를 돕는 ‘이익공유제’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더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실현된다면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 내는 포용적인 정책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K방역’에 찬사를 보내자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이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믿고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됐기 때문”이라며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이어 “정부가 투명하게 코로나 정보를 공개해 국민 신뢰를 유지한 것도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 대통령 “한국, 코로나 극복 단계로 진입…도약 목표”(종합)

    문 대통령 “한국, 코로나 극복 단계로 진입…도약 목표”(종합)

    “집단 면역의 첫걸음은 백신 접종백신 선진국, 수출 통제하는 이기주의연대와 협력·다자주의와 포용 되살릴 때”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은 코로나19 극복의 단계로 진입하며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세계경제포럼이 주최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회의에서 “그 시작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집단 면역의 첫걸음인 백신 접종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여러 제약회사와 계약을 맺어 전 국민에게 충분한,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확보했고, 일상회복의 포용성을 높이고자 전 국민 무료 접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의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도 백신이 포용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발언에서 “백신 선진국들이 자국민 우선을 내세우며 수출을 통제하는 이기주의적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와 포용의 정신을 되살릴 때”라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을 겪으며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는 세계가 그동안 발전시켜 왔던 연대와 협력, 신뢰와 통합의 정신이 얼마나 취약하고 깨지기 쉬운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각 나라는 다른 나라를 믿지 못해 국경을 봉쇄했고 이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졌다”며 “백신을 개도국에 공평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정신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과의 전쟁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라며 “인류가 함께 어려울 때 강대국들이 각자도생의 모습을 보인다면 연대와 협력의 정신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송아량 서울시의원, ‘제7회 2020 한국경제문화대상’ 수상

    송아량 서울시의원, ‘제7회 2020 한국경제문화대상’ 수상

    송아량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4)이 한국경제문화연구원이 주최한 ‘제7회 2020 한국경제문화대상’에서 지방자치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제문화대상은 지난 2014년 세계경제와 문화를 주도하는 지식국가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자 개최된 ‘대한민국창조신지식인대상’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6년 제3회부터 한국경제문화대상으로 명칭을 변경해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한국경제문화연구원은 국내의 다양한 연구원 및 대학교 등과 업무제휴 및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등록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금번 제7회 2020 한국경제문화대상 수상자는 총 19명으로 이 중 박용진 국회의원과 송석준 국회의원이 정치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고, 지방자치 부문에서는 송아량 의원이 유일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초 작년 12월 30일로 예정됐던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연기되어 지난 1월 8일 세종대학교 학생회관 대공연장에서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여 진행됐다. 송아량 의원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서울시 교통정책 및 주요 예산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시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서울시 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지방자치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송의원은 △대중교통 소외지역의 도시철도망 조기 추진 △불합리한 택시 정책 정비 △시내버스·마을버스 이용편의 증진 △교통약자의 안전 이동권 확보를 위한 의정활동을 실천함으로써, 서울시 교통문화 발전과 교통복지 확대에 기여했다.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시내·마을버스 방역지원금 집행의 문제와 지도·감독 소홀 △대중교통 방역 관련 표준매뉴얼 부재 △9호선 1단계 MRG 폐지 이후 재정지원액 증가 △교통신호체계 운영 용역 다변화 필요성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의 법적 표시기준 미준수와 부실한 관리실태 △역사 내 수유실 및 기저귀 교환대 시설물 관련 어린이 안전제품 기준 적용 △LED등 교체 등 노후역사 조도 개선 △1역 1동선 확보 관련 엘리베이터 설치 조속추진 △장애인과 교통약자 이동권 확보를 위한 조치 시급 등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서울특별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 조례」제정과 「「서울특별시 노동자 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와 「서울특별시 재활용품 수집ㆍ관리인 지원 조례」개정 등을 통해 노동자 복지 증진과 상생을 위한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송아량 의원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의미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뜻 깊은 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 이라고 수상소감을 전하고, “앞으로도 교통 분야뿐만 아니라 서울시정의 전 영역에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의정활동을 해나가겠다” 라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총리 “오늘 확진 500명대…광주 IM선교회 대규모 집단감염”

    정총리 “오늘 확진 500명대…광주 IM선교회 대규모 집단감염”

    丁 “관련 지역 전국에, 안심할 수 없다”“정부, 28일 백신접종 계획 발표”丁 “코로나에도 우리 경제 위축 안돼”“팬데믹에도 강한 우리 경제 저력”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오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다시 500명을 넘었다. 특히 광주의 IM 선교회 소속 비인가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확인됐다”면서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시설을 빠짐없이 파악해서 추가 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전국 각 지역에서 일사분란하게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백신 예방접종계획은 내일 국민 여러분께 소상히 보고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G-TCS국제학교, IM선교회 조직122명 학생·교직원 합숙…100명 확진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관건은 속도다. 관련 시설이 전국 여러 곳에 있는 만큼,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G-TCS국제학교는 IM선교회 관련 조직으로 선교사 양성을 위해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과 교직원 122명이 합숙 교육을 받아왔다. 학생과 교직원 122명 중 66명이 타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는 전날부터 광산구에 위치한 G-TCS국제학교와 관련해 135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소 10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 총리는 “전날 정부는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적 접종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이뤄지려면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의 참여와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방역당국에 의료계와 긴밀한 소통·협력을 지시했다. 정 총리는 백신 접종 준비와 관련, “모든 지자체가 예방접종추진단 구성을 완료했고, 전국 곳곳에서 백신 접종센터 후보지를 놓고 선정작업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8일 오후 2시 백신 예방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丁 “작년 경제성장률 -1.0%, 예상치 뛰어넘어… 저력 보여준 성과” 정 총리는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1%를 기록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위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간 성장률은 –1.0%로 나타났다. 당초 국내외의 전망치와 시장의 기대치보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라면서 “특히 어젯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주요 선진국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가 –3%에서 –11%까지인 점과 비교하면,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도 위기에 강한 한국경제의 저력을 보여준 성과”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소비가 극심한 부진을 보였음에도 수출과 투자, 정부의 포용적 재정정책이 그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수출 전선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사력을 다해 뛰어주신 기업과 모든 경제주체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지난해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확실한 경제 반등을 이뤄내도록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본이 20년 지나도 못 잊는 세 글자… 이. 수. 현.

    일본이 20년 지나도 못 잊는 세 글자… 이. 수. 현.

    모친 “아들, 국경 넘어 인간애 실현 꿈꿔”현지인들 신오쿠보역 내 추모판 앞 헌화주일한국대사관, 고인 삶 담은 영화 상영2001년 일본 도쿄의 전철역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의인’ 이수현(당시 26세)씨를 기리는 20주기 추모 행사가 26일 도쿄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사태 선언 속에 최소화한 규모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사고 현장인 신주쿠구 신오쿠보역 구내 이수현 추모판 앞에서 헌화하고 별도의 행사장으로 이동해 추도식을 가졌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때문에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고인의 어머니 신윤찬씨는 영상으로 “국경을 넘은 큰 인간애를 실현하고자 했던 아들 수현이의 꿈, 그 꿈을 이어 가는 일에 앞으로도 많은 분의 큰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조화를 보내 고인의 의로운 희생을 기렸다. 정 총리는 페이스북 추모글에서 “고인의 헌신과 희생은 국경을 넘어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적었다.지난주 부임해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고인의 희생은 한일 우호 협력 관계에 울림이 됐다”며 “스물여섯 살 젊은 청년이 20년 전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를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대사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인의 삶을 담은 영화 ‘가케하시’의 온라인 상영회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나카무라 사토미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현재 일본 각지에서 순회 상영회가 열리고 있다. 고인의 묘소가 있는 부산시립공원묘지에서도 이날 오전 마루야마 고헤이 부산 일본영사관 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고려대 학생으로 도쿄에 유학 와 있던 고인은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5분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가기 위해 신오쿠보역 승강장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취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됐다. 열차가 역 구내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선로에 몸을 날렸지만 결국 같이 뛰어내린 다른 일본인과 함께 3명 모두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한국인이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에 커다란 반향이 일었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 작년 22년 만에 첫 역성장… 코로나, 금융위기만큼 지독했다

    ‘-1.0%’ 작년 22년 만에 첫 역성장… 코로나, 금융위기만큼 지독했다

    지난해 한국경제가 ‘코로나 쇼크’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1.0% 역성장했다. 민간소비가 곤두박질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수출과 정부 돈 풀기 효과로 그나마 내수 충격을 일부 상쇄했다. ●한은 “정부 돈 풀기 효과로 내수 충격 흡수” 26일 한국은행의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1998년(-5.1%) 이후 최저치이자 첫 역성장이다.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금융위기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였다”며 “코로나19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만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2019년 2.0%에서 지난해 -1.0%로 3.0% 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6%→2.3%, -3.7% 포인트)보다도 충격이 작다”며 “다른 나라들은 성장률 하락 폭이 5~7% 포인트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성장 원인으로는 민간소비 급감이 가장 컸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최악이었다. 정부가 지출을 5.0% 늘리면서 민간을 지원했지만 성장률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장률 기여도는 민간이 -2.0% 포인트 뒷걸음질 쳤지만 정부가 1.0% 포인트 끌어올렸다. 박 국장은 “코로나 여파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그나마 역할을 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민간보다 정부 기여도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증가율도 연간 기준으로 -2.5%를 기록했지만 3분기(16.0%)와 4분기(5.2%) 빠른 회복세를 보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靑 “최상위권 실적… 선진국은 -10%대 전망”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내외 주요기관의 전망치와 시장 기대치를 예상보다 뛰어넘는 수치이며,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최상위권의 성장 실적”이라고 자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호주의 날’ 대신 ‘침략의 날’로” 코로나 봉쇄 뚫고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

    “‘호주의 날’ 대신 ‘침략의 날’로” 코로나 봉쇄 뚫고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

    호주 전역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500명 이상의 집회가 금지돼 있다. 그런데 26일 시드니에서 2000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가 진행돼 적어도 5명이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멜버른 등 주요 도시에서도 ‘침략의 날(Invasion Day)’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은 ‘호주의 날’로 1788년 백인들을 태운 영국 1함대 소속 함정들이 시드니 록스 지역에 처음 상륙한 날로부터 정확히 233년이 되는 날이다. 고대부터 이 땅에 살아온 원주민이나 그 후손들에게는 침략과 식민화의 치욕이 시작된 날이다. 원주민의 후예들은 국경인을 다른 날로 옮길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몇년이나 펼쳐왔다. 시드니 집회 참가자들은 “주권은 결코 양도된 적이 없다”거나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는 구호를 외쳐댔고, ‘잔치를 벌일 날이 아니다’라거나 ‘흑인목숨도소중해(BLM)’ 플래카드와 배너를 들어 보였다. 시드니에서는 일주일 이상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지만 시와 보건당국은 올해 들어서도 집회 숫자 제한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 다른 도시들에서도 집회 주최측이 참가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라고 독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원주민 활동가 쉐나야 도나본(17)은 “원주민들과 연대하는 멋진 사람들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면서 “하나로 통일된 호주를 경축하고 싶지만, 오늘만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 백인 참석자는 “이날을 축하한다는 것은 원주민들에게는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주관한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왈번자 유인의 지니 제인 스미스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생존의 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호주는 시초부터 뿌리내린 구조적인 인종주의 때문에 아직도 원주민들이 수감 상태에서 죽임을 당한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원주민 인권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많은 기념 행사나 축제가 코로나19 봉쇄 때문에 취소되고 기념 행사는 최소로 축소돼 열렸다. 우선 시드니 하버 근처 오페라 하우스에는 원주민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의미의 문양이 아로새겨졌고 원주민들의 연기 피우는 의식과 전통 춤 행사가 열렸다.앞서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전날 공식 홈페이지에 ‘호주의 날’을 안내하면서 ‘침략의 날’이기도 한다고 알려 정부의 비판이 쏟아졌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데이비드 엘리엇 경찰 장관은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호주 국경일의 명칭은 폭넓은 지지와 이해를 받고 있다”면서 “‘침략의 날’을 ‘호주의 날’과 병행해서 사용하자는 ABC 방송의 제안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폴 플레처 연방 커뮤니케이션스 장관도 “‘호주의 날’이라는 명칭은 법률에도 포함돼 있고 대다수 시민이 평상시 쓰고 있다”면서 “편집권은 독립돼 있지만 이런 오류를 수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ABC 방송은 “‘호주의 날’을 기본 명칭으로 쓰면서 이를 ‘침략의 날’과 ‘생존의 날’로 여기는 견해도 반영하려고 했을 뿐”이라면서 “방송사 직원들에게 어느 하나만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해명했다. 결국 방송은 전날 오후 문제의 글 제목에서 ‘침략의 날’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호주의 날’은 많은 이들에게 논란거리”라고 수정해 논란을 매듭지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印 최악은 피했나…“국경 지대에서 양국군 철수”

    中·印 최악은 피했나…“국경 지대에서 양국군 철수”

    중국과 인도의 전방 부대가 국경에서 또 다시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이 군단장급 회담을 건설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가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는 모양새다. 26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와 인도 국방부는 전날 저녁 공동 성명에서 “지난 24일 열린 제9차 군단장급 회담을 통해 양측이 일선 부대의 조기 철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두 나라 간 군단장급 회담이 열린 것은 2개월 반 만이다. 양군은 대화와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며 10차 회담을 조속히 열기로 했다. 9차 회담은 양군이 국경 지역에서 재차 충돌했다는 인도 측 발표 직후 개최돼 관심을 받았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지난 20일 인도 북부 시킴주 국경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인도 시킴주와 중국 티베트를 잇는 곳이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인디아투데이에 “경계를 넘어 침범하려던 중국군의 시도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면서 중국군 20여명이 다쳤고 인도군에서도 부상자 4명이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충돌을 시인하지 않고 있다. 양국 군은 지난해 5월 이후 국경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갈완 계곡 충돌에서 인도 측은 자국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중국 측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도 정부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59개에 대해 영구 금지 조처를 내렸다. 26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최근 이런 내용을 새롭게 공표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6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267개의 중국 앱을 잠정 금지했다. 이 가운데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59개를 완전히 퇴출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사이버 공간의 안전과 보안, 국민 이익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했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국경 분쟁에 따른 ‘보복’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그 출판사의 ‘페미니즘 에세이’가 특별한 까닭

    그 출판사의 ‘페미니즘 에세이’가 특별한 까닭

    에이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 최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진아 여성의당 공동대표의 ‘나는 내 파이를 구할 뿐 인류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고’까지. 바다출판사의 여성 서사는 기존의 페미니즘 지형을 열어젖힌다. 결혼해 아들 셋을 낳아 키우다 가부장제의 실체를 깨닫고 레즈비언 정체성을 탐구한 리치, 평생을 알콜 중독과 섭식장애에 시달렸던 냅의 솔직하다 지친 자기 고백, 서울 한복판 페미니즘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만든 김 대표까지 이들 에세이는 모두 나희영 바다출판사 편집자의 손을 거쳤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필리스 체슬러의 책 제목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인 책에는 1970년대에 낙태권 쟁취, 성폭력 피해 여성 쉼터 등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던 2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와 질투, 정쟁이 오롯이 담겼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나 편집자는 말했다. “페미니스트가 도덕주의자는 아니잖아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다면 그게 부자연스럽겠죠. 얼마나 뜨겁게 운동을 했는데, 어떠한 부정적 소음도 없이 운동이 치러졌겠어요. ‘과거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발판으로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더 현명하게 싸울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인 거 같아요.”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새로운 세대가 도래한 한국의 페미니즘 역사에 있어서도,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 편집자가 만든 ‘언니들’의 고백적인 에세이는 시대와 국경을 가로지르는 여성 연대를 가능케 한다. 바다출판사에서 만드는 여성주의 잡지 ‘우먼카인드’ 한국판의 편집장이기도 한 그의 기획력이 빛 발한 케이스다. 지난해 9월 출간돼 2만 5000부가 판매된 ‘명랑한 은둔자’는 한 때 알콜 의존에 시달렸다는 김명남 번역가의 후기에서부터 냅의 솔직한 자기 고백에 ‘3040’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했다. 나 편집자는 “기획 당시 ‘아마존’에서 본 리뷰부터 ‘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는 김소연 시인의 추천사, 한국 독자들의 후기까지 우정의 기운이 책을 둘러싸고 있는 게 참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나 편집자의 기획 편집도 여러 여성의 도움에 힘입은 바 크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페미니스트’는 ‘나는 내 파이…’를 썼던 김 대표의 추천으로, ‘명랑한 은둔자’는 김 번역가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냅의 글 두 편이 출간으로 이어졌다. 독자들이 감탄했던 아름다운 편집 이야기 몇 토막.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의 표지에는 하나 가득 리치의 사진이 실렸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곱은 손, 형형하게 빛나는 두 눈에서 노년을 맞은 여성의 존엄이 느껴진다. 저명 시인이자 여성운동가이지만,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리치를 알리기 위한 나 편집자의 선택이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였던 냅이 요절하기 직전 10여 년 간 쓴 글을 모은 ‘명랑한 은둔자’를 편집할 때는 글의 순서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원서에서는 마지막 장이었던 ‘홀로’가 한국어판에서는 맨 앞으로 옮겨졌다. ‘고독’과 ‘고립’의 차이에 관한 그런 설득력 있는 글(‘혼자 있는 시간’)은 처음이었기에, 나 편집자의 평소 지론대로 가장 인상적인 글을 앞으로 보냈다. 반면, 조정을 배우면서 ‘강하고 유능한 팔’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내 인생을 바꾼 두갈래근’은 맨 뒤로 갔다. “냅이 술도 끊고 섭식장애도 극복하면서, 자기 몸을 바꾸거든요. 건강한 몸에 대한 깨달음을 담은 글로 책을 끝맺는 게 편집자로서 만족스러웠어요.” 이달 말에는 흑인 여성으로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책 ‘보이지 않는 잉크’를 출간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리슨의 에세이다. “작년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나 미투 운동들처럼 이제 국경이 큰 의미가 없어진 시대잖아요. 모리슨이 말하는 인종과 젠더,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 편집자는 “책 자체의 가치와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고루 갖춘 콘텐츠를 찾는 게 가장 큰 고충이자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야생 백두산호랑이 발자국 선명…노루 쫓아 중러 국경 넘어 (영상)

    야생 백두산호랑이 발자국 선명…노루 쫓아 중러 국경 넘어 (영상)

    중러 접경지역에서 멸종위기 백두산호랑이의 흔적이 발견됐다. 21일 중궈신원왕은 중국 헤이룽장성 전바오섬(러시아명 다만스키섬) 인근에서 야생 백두산호랑이 발자국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경수비대는 20일 국경 순찰 도중 범상치 않은 족적을 발견했다. 성인남성 주먹보다 큰 발자국은 러시아에서 중국 방향으로 나 있었다. 주민 안전을 위해 관련당국과 서둘러 조사를 진행한 공안은 눈밭에 어지럽게 찍혀있는 발자국이 몸길이 1.5m의 암컷 백두산호랑이 새끼의 것임을 확인했다. 발 길이는 13~14㎝, 너비는 12㎝ 정도로 추정했다.현지언론은 코로나19 방역 기간 강화된 국경통제에 따라 밀입국 및 불법조업 단속을 위해 순찰을 돌던 국경수비대가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백두산호랑이 발자국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발자국이 관찰된 곳과 1㎞ 떨어진 산림지대에서는 노루와 호랑이 족적이 나란히 발견됐다. 인근에는 다시 러시아 쪽으로 향하는 호랑이 발자국도 찍혀 있었다. 습지관리국은 노루를 쫓아 우수리강을 건너 국경을 넘은 호랑이가 사냥에 실패해 다시 러시아 영토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011년 람사르 협약에 따라 습지로 등록된 전바오섬은 우수리강(러시아명 아무르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지난해 백두산호랑이가 곰을 잡아 먹은 흔적이 발견된 타이핑거우 자연보호구역과도 연결돼 있다. 국가급 호랑이 보호구역인 타이핑거우 자연보호구역에는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에서 호랑이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습지관리국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백두산호랑이 발자국이 발견된 것은 중러 국경지역의 생태환경과 자연자원이 효과적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호랑이, 중국에서는 ‘둥베이후’(동북호랑이)라 불리는 백두산호랑이는 호랑이 중에서도 가장 몸집이 크고 용맹하다. 1900년대에는 한반도를 비롯해 만주와 몽골, 러시아 극동지방에 분포했지만 서식지 파괴와 밀렵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무차별 학살에 밀려 종적을 감췄다. 1921년 10월 경주 대덕산에서 수컷 한 마리가 붙잡힌 것이 마지막 공식 기록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중국] “혼자 꿈꾸냐?”…中 매체, 국경선 충돌 인도에 날선 비판

    [여기는 중국] “혼자 꿈꾸냐?”…中 매체, 국경선 충돌 인도에 날선 비판

    최근 국경선 일대에서 인도 군과 충돌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 연일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인도 유력 언론들을 겨냥해 '대체 꿈속에서 꾼 꿈을 마치 사실인 냥 보도하고 있는 것이냐. 인도 매체들은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꾸며서 자국에 유리한 가짜 뉴스를 발표하고 있다'며 연일 날을 세웠다. 이는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각) 중국과 인도 양국 군이 충돌해 부상을 입은 사건을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유력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을 정면에서 저격한 것이다. 당시 충돌이 있었던 지역은 중국과 인도가 오랜 기간 동안 국경선 침범 등의 이유로 한 대표적인 영유권 분쟁이 잦은 곳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환구시보를 포함한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인도 매체 보도 내용은 조작, 짜집기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도 매체들의 보도 내용은 이처럼 자주 가짜 뉴스 날조의 하한선이 없다. 해당 언론들은 반드시 보도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는 26일 현재 약 8000건을 넘어섰다. 논란이 된 인도 매체의 보도에는 ‘이번 양국 군의 충돌이 인도 북부 국경지역인 나쿠라 인근에서 벌어졌다. 지난주 인도군이 나쿠라 경계를 넘어 침범하려던 중국 군인들의 시도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양국 군사 상의 충돌이 벌어졌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특히 해당 인도 언론은 ‘이 사건으로 중국군 20여 명이 부상을 입었고, 인도 군인은 4명이 피해를 입는데 그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인도 측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자오리겐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할 만한 정보가 입수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 자오리겐 대변인은 지난 25일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 군인들은 국경 평화와 안전 수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도가 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국과 인도 국경선 일대의 분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다. 특히 최근 군사 충돌이 벌어진 나쿠라 지역에서 중국 정부가 주택 수 십여 채를 집중적으로 건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관심은 증폭됐다. 중국은 지난해 중순부터 이 일대를 중심으로 건물 수 십여 채를 건설, 중국인 집단 거주 마을을 구축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도 정부도 해당 지역에 도로와 다리 등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하며 맞대응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국 군대는 서로 상이한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해 사실상의 국경선으로 운용하고 있다. 더욱이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LAC을 설정해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양국 군대는 충돌 때마다 “상대측이 먼저 LAC를 넘어와 공격했다”는 대립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국 정부는 지난 24일 군사 회담 개최와 9차 군단장급 회담 등 군사·외교 채널을 가동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 군은 여전히 LAC 인근에 병력은 물론 탱크, 미사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해 긴장이 고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은경의 유레카] 일상화된 이상기후와 탄소발자국

    [이은경의 유레카] 일상화된 이상기후와 탄소발자국

    새해 시작부터 한파와 폭설을 겪었다. 배수관이 얼어 터지고 도로는 대혼란이었다. 팔순의 어머니께서 지구온난화인데 어떻게 이렇게 추운 거냐며 걱정하셨다. 작년에는 이렇게 겨울이 따뜻하면 여름에 벌레가 많다고 걱정하셔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걸 기억하고 계셨다.최근 몇 년간 겨울 날씨는 극과 극을 달렸다. 2018년 겨울에는 이상 한파가 기승을 부렸고 2019년 겨울은 역대 가장 따뜻했다. 그리고 올해 겨울, 다시 강력한 한파가 왔다. 이렇게 추워도, 따뜻해도 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하니 ‘온난’(溫暖)을 따끈함 정도로 이해하는 내 어머니 같은 분은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다. 지구온난화는 누가 들어도 ‘지구가 따뜻해졌다’는 뜻의 쉬운 말이면서도 그 때문에 진짜 의미를 알기 어려운 말이다.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섭씨 1도 정도 높아졌고 계속 높아진다는 정보를 더해도 마찬가지다. 온난의 평화로운 이미지 때문인지 연평균 1도 상승에 해당하는 에너지 양이 엄청나고, 그 에너지가 수증기 발생과 대기 흐름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주며, 그래서 지금의 이상기후가 일상이 될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기 어렵다. 지구온난화보다 기후변화가 더 널리 쓰이고 더 강조됐으면 좋겠다. 기후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는 세계가 공감한다. 구체적인 실천 전략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기후 문제 대응을 위한 행동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2016년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에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가입한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에 미국이 이 협약을 탈퇴하자 비난이 쏟아진 것은 그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일 재가입을 발표했다. 더 나아가 2020년 후반에는 탄소중립 선언이 줄을 이었다. 2019년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앞서 나갔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나무심기같이 배출된 탄소를 포획하는 방식을 통해 최종적으로 탄소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2020년에는 유럽연합(EU)ㆍ일본ㆍ한국 등이 2050년까지,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실천에 대한 압력도 커지고 있다. EU는 기후변화 대응에 미온적이면서 경제 성과만 누리려는 국가와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2023년에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평가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인 ESG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요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기업도 부담스럽지만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비자로서 우리 보통 사람들도 이상 한파를 잘 넘기는 것 이상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저탄소 제품을 적극 소비하는 것이다. 한국에는 이미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알리는 환경영향표지 제도가 있고, 그중 하나로 저탄소 제품을 인정하는 탄소발자국이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이 제도를 아는 사람, 또는 탄소발자국이 커다랗게 표시된 제품을 만나기 어렵다. 정부, 기업, 미디어, 학교에서 탄소발자국에 대한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 지구온난화를 그저 덜 추운 겨울쯤으로 이해하시는 내 어머니 같은 분들이 매년 날씨 이변을 겪지 않도록 하는 빠른 길 중 하나다.
  • 본지 유영재 기자 ‘이달의 편집상’

    본지 유영재 기자 ‘이달의 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신인섭)는 제232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작으로 문화·스포츠부문에서 서울신문 유영재 기자의 ‘키움의 힘…메이저리그 타자 키움터, 키움의 흠…팬 안중 없는 논란 키움터’ 등 4편을 선정했다. 종합부문엔 한국일보 김대훈 부장·성시영 차장의 ‘마스킹 2020’, 경제사회부문엔 한국경제 이명림 차장의 ‘올해 꼭 사야 할 주식 잘 보이나요?’, 피처부문엔 경향신문 임지영 차장의 ‘사람이 있다, 삶이 있다, 그럼 집 일까’가 선정됐다.
  •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 수출 못 하는 수산업자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CBOE 유럽’ 회장 “이런 충격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존슨 총리, 사태의 책임 코로나 탓하다 곤욕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젊은 층 57% “부모세대 때보다 삶 나빠질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수산업자들 ‘분통’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금융 허브’ 위상도 흔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 “코로나 아닌 브렉시트 때문”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 65% “영국 쇠퇴할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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