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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새마을운동을 대외원조 모델로/임형기 새마을운동중앙회 기획조정국장

    [발언대] 새마을운동을 대외원조 모델로/임형기 새마을운동중앙회 기획조정국장

    요즘 ‘국격을 높이자.’거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국가 브랜드는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국가이미지를 반영하는 브랜드지수가 아직 33위에 머물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의 모습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는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다.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근 지진 참사를 당한 아이티에 지원한 규모는 민간차원과 국가차원을 모두 합쳐 1500만달러를 넘어섰다. 국민들의 자부심도 커졌지만 국제사회는 갈수록 더 많은 책임을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다. 그런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대외 지원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2015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의 0.25%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의 지원 규모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규모나 예산사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물적 지원만 무한정 늘려가는 것보다는 우리의 독특한 발전경험을 전수하는 것도 빈곤에서 탈출하려 애쓰는 나라들에는 커다란 도움이 된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국·아프리카 포럼에 참여한 아프리카 외교부처 장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발전경험과 빈곤탈출의 모델인 새마을운동의 경험을 전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몽골, 네팔, 콩고 등 저개발국에서 활기를 띠고 있는 새마을운동을 미래 국익차원에서 글로벌운동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저개발국에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보급하는 새마을운동은 주민의 자조적 노력지원에 그 목표를 두고 있으며, 혜택을 받는 나라에서도 순수 나눔 운동이라는 긍정적인 인식과 함께 매우 우호적인 협력관계로 진전되고 있다. 정부는 이참에 ODA를 보완하고 국가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 차원에서 한국식 원조모델인 새마을운동을 적극 활용하는 특단의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
  • 이대통령 교육개혁 직접 챙긴다

    이대통령 교육개혁 직접 챙긴다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교육개혁 문제를 직접 나서서 챙긴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매월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열어서 학생과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앞장서서 사교육 병폐나 성적위주의 입시관행 등 현행 교육제도를 과감하게 뜯어고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교육개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당·정 관계자, 교직단체, 학부모, 교사, 기업 관계자, 학생 등이 참석한다. 지난달 4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학에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직속 비상기구까지 만들어 교육개혁에 나선 것은 그만큼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위기감이 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벌어진 ‘알몸졸업식 뒤풀이’ 파문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부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우리 청소년들의 졸업식 뒤풀이 모습은 충격이었다.”면서 “육체적인 폭력과 성적인 모욕이 해를 거듭하면서 되물림되고 증폭되는데도 아이들은 이것이 잘못인 줄 몰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찌 아이들만 나무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제가 ‘이번 일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고 말한 이유”라면서 “대통령인 저부터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교육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기업들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이미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 선생님들도 제자 한명 한명을 더 보듬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교육개혁대책회의와 관련, “‘비상경제대책회의’의 ‘교육판’으로 보면 된다.”면서 “교육공약이 어떻게 현장에서 집행되는지 확인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는 월 1회 교육현장에서 열린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청와대에는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주관하는 ‘교육개혁추진상황실’이 신설돼 실무 지원한다. 상반기에는 대입제도 선진화, 학교다양화, 교원제도 혁신, 대학교육 강화, 교육과정·방법 혁신 등을 논의한다. 하반기에는 교육서비스산업 선진화, 국격(國格) 향상 교육과제 등을 논의한다. 첫 회의는 다음 달 2일 열린다. 대학입시 개혁을 위한 입학사정관제 활성화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2주년] 국격 높인 CEO형 실용리더십…“일방통행” 비판도

    [이대통령 취임 2주년] 국격 높인 CEO형 실용리더십…“일방통행” 비판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 그런지 대통령은 중요 현안은 가끔 직접 전화를 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묻곤 하십니다. 현안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지 않으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비서관이지만, ‘주사(主事)’처럼 꼼꼼이 일해야 합니다.” 최근 만난 청와대 핵심라인의 한 비서관은 MB의 업무 스타일을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CEO 출신답게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시한다. ‘일’이 최우선 순위다. 한때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상당수 비서관은 요즘도 휴일인 주말에 출근한다. 평일 아침 7시까지 출근은 기본이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부지런하게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까지 챙기다 보니 국정운영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한다는 비난도 없지않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절차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발판을 마련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며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통령의 이런 실용적인 업무방식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미 판세가 기울었다고 포기했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원자력발전소 수주건을 막판에 역전시킨 저력이 CEO 출신인 이 대통령의 경험과 뚝심에서 비롯됐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2년 동안 등락을 거듭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취임 1개월째 지지율은 5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김영삼(70.0%), 김대중(80.3%),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75.1%)에 비하면 크게 낮았다. 취임 6개월째에는 28.5%까지 떨어진다. 미국산 쇠고기 파문에 이은 ‘촛불시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후 30%대 중반을 오르내리던 지지율은 지난해 8, 9월을 기점으로 상승국면에 접어든다. 친서민행보를 강화하고, 중도실용 노선을 내놓기 시작한 무렵이다. 이 때부터 지지도 40%벽을 다시 돌파한다. 경기회복 분위기도 일조했다. 리서치 앤 리서치 김한슬 연구원은 22일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판단을 보류했던 중도계층이 빠르게 지지계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5대 국정핵심 과제로 경제 살리기, 교육 개혁, 지역 발전, 정치 선진화, 전방위 외교와 남북관계의 실질적 변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금자리주택,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미소금융정책 등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떤 정책보다 높고, 이같은 행보는 국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지지율로 확인할 수 있다. 취임 2주년을 맞는 지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51.1%다. 취임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는 회복했다. ” 통상 대통령 지지도는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취임 2년째 김영삼(49.2%), 김대중(71.9%), 노무현 전 대통령(39.2%)이 모두 2년 전보다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임기 말년에는 3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 대통령이 이런 징크스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WDC 서밋, ‘디자인 메카’ 서울 만방에 떨치길

    세계 31개 도시의 대표단이 참석하는 ‘WDC(WORLD DESIGN CITIES·세계디자인도시)’ 서밋이 23일부터 이틀간 열린다고 어제 서울시가 발표했다. ‘2010세계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첫 공식행사의 개막이다. 서울시는 선정 원년인 올 한 해 동안 모두 141개의 각종 행사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회의는 각국의 도시디자인 성공사례를 폭넓게 논의하고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디자인도시 선언’도 채택될 예정이다. 미국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에는 ‘디자인은 미국에서, 제조는 중국에서’라고 적혀 있다. 우리는 디자인이 생활이요, 문화이며 미래로 향하는 열쇠인 시대에 살고 있다. 또 현대는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인 시대다. 세계디자인업계에서는 서울이 밴쿠버와 두바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세계디자인 수도에 선정된 것을 일대 사건으로 친다.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 마크 브레이튼버그 회장은 언론 기고문에서 “서울은 최초의 디자인 수도 선정을 계기로 명품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라고 평가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서울, 디자인의 해를 열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서울이 디자인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라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도쿄는 잊어라. 디자인 마니아들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국내보다 바깥에서 디자인도시 서울에 더 열광적임을 알 수 있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7조원 수준인 디자인시장이 10년 안에 15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도 1575개에서 2014년이면 25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WDC 서밋은 오는 11월 G20 회담과 함께 대한민국 국격상승의 쌍두마차가 돼야 한다. 정략적이고 소모적인 디자인 논란은 접고 서울에서 ‘디자인 르네상스’가 날개를 펴도록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 [객원칼럼] 네 가지 유형의 장관과 세종시

    [객원칼럼] 네 가지 유형의 장관과 세종시

    공직 생활 중 두 번에 걸쳐 장관 비서관을 지냈다. 전문 비서 출신도 아닌 사람으로서 두 차례 비서관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소중한 기회였다. 부처 업무 전반에 대한 폭넓은 파악과 더불어 장관의 조직관리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 소위 ‘장관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두 번째로 모신 장관이 부임 1년째 되는 날, 간부들이 마련한 만찬을 미루게 한 후 둘이서 저녁을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장관은 ‘오늘 내가 부처를 맡은 지 1년이 되었는데, 자네는 직접 다른 장관도 모셔 봤고 또 가까이서 여러 장관들을 보아 왔을 터이니 지근에서 나를 지켜보고 보좌해 온 입장에서 사심 없이 지난 1년간의 장관의 활동을 평가해 보라.’는 것이었다. 퍽 황송하고 당황스러운 일이었으나 워낙 진지하고 솔직한 모습에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렸다. 제가 겪어본 바로는 대개 네 가지 유형의 장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부처의 모든 정책 결정과 추진을 자기를 임명해준 대통령에 맞추고 그에 대한 충성으로 일하는 분입니다. 이 경우 정책의 옳고 그름이나 국가와 국민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오로지 임명권자에 대한 충성심이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 국민 섬기는 장관이 良臣 둘째, 업무수행의 비중을 자기 부처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부처중심, 조직중심에 두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부처 이기주의 내지 자기조직 우선주의에 빠져 부처 간 협조나 국가 전체 차원의 국정 조정을 어렵게 한다. 셋째, 장관직 수행을 자기 경력이나 이미지 관리 등 자기중심에 두어 훗날 정치적 입지 강화나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장관직은 정치적 야망의 실현이나 출세의 도구가 된다. 넷째, 부처 입장보다는 비교적 전 국가적·전 국민적 차원, 즉 국무위원 입장에서 국사를 논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장관은 충신을 넘어 양신(良臣)이 된다. 물론 장관의 유형을 위 네 가지로 무 자르듯이 재단하고 구분할 수는 없다. 어떤 장관이든 부분적으로는 임명권자, 자기 자신, 자기 부처, 국가와 국민 모두를 아우르고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 다만 그 무게중심과 배분의 비율을 위 네 가지 중 어디에다 더 두는가 하는 차이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 조악한 기준은 그런대로 장관을 단순하고 직핍하게 평가하는 일말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장황하게 되었다. 본론은 현재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과 관점을 유형화하여 들여다 보고 싶어서이다. 많은 사람들의 분석처럼 세종시 문제는 과거 권력과 현재의 권력, 미래 권력이 충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의 사회학,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 경영의 경제학,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국민 신뢰의 정치학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여와 야, 여와 여가 갈등하고 있다. 한마디로 세종시 문제는 이제 명분과 실리의 틈바구니 속에 정책의 문제가 아닌 정치의 문제로, 소신이 아닌 아집의 문제로, 타협이 아닌 승패의 문제로 변질되어 미분과 적분으로도 풀기 어려운 고차원의 복합방정식이 되었다. 여기서 세종시의 본질 문제(성격)와, 원안과 수정안의 옳고 그름(콘텐츠)을 비교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앞에 언급한 유형에 따라 세종시에 대해 주장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해 본다. 세종시, 이념·조직 利己 넘어야 첫째는 세종시 문제를 오로지 임명권 내지 공천권의 영향력을 가진 보스의 의향에 초점을 맞추어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 보스에 대한 맹목적 충성이 최고의 지향점이 된다. 다수의 정치인, 공직자들이 이에 속할 수 있다. 둘째는 내가 속한 조직과 지역, 즉 조직 이기주의와 지역 우선주의에 매몰되어 세종시 문제를 보는 입장이다. 이 경우 그 내용이 어떻든, 국가가 잘 되든 못 되든 내 조직, 내 지역, 우리 지방에 미칠 대차대조표가 판단의 최고 기준이 된다. 여당과 야당, 중앙과 지방이 충돌하고 지역과 지역, 언론과 언론, 단체와 단체가 갈등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정당, 언론, 자치단체, 사회단체의 장이나 구성원들이 자기 속마음과는 관계없이 무조건적 찬성, 무차별적 반대의 기치를 드는 경우이다. 셋째는 세종시 문제를 오로지 자신에게 미칠 유불리를 따져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나 득실 차원에서 접근하는 유형이다. 지나치게 앞장서 강경 투쟁의 선봉에 서거나 반대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침묵하거나 저울질하며 세간의 논란을 교묘히 피해가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넷째는 그래도 세종시 문제를 국가 정책적 관점에서 그 타당성과 합리성, 효율성과 균형성,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요소의 범주에서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보는 입장이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개인과 조직 이기주의를 어느 정도 초월해서 비교적 순수한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경우다. 큰 국민은 역사를 생각한다 물론 어느 누가 세종시 문제를 자기 보스, 자기 조직, 자기 지역, 자기 이익, 국가 이익을 조금씩이나마 고려하지 않고 보겠느냐마는, 그래도 이 시점에서 우리 각자가 어디에다 그 무게중심을 두고 세종시 문제를 무턱대고 찬성하거나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냉철하게 되돌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내 자신은 과연 위 네 가지 유형에 비추어 볼 때 어디에 속할 것인가. 결코 무의미한 성찰이 아닐 것이다. 자기 자신의 속내는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내 주장이 과연 국민과 국가, 역사 앞에 떳떳하고 옳은 일일까 하는 데까지 이른다면 세종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한결 누그러질 것이 아닌가. 세종시 문제가 지닌 정치적 파장·후유증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세종시 결론 여하에 따라 현 정부의 국가 지도력이 상실되거나 대선후보 가시권에 있는 유력 정치인들이 치명상을 입고 낙마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 그렇듯 정쟁이 가열되면 전면에 서 있는 유력 정치인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세종시 문제는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의 세종시 대첩(大捷)이 되어 전투 모드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나라가 거덜난다는 표현이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세종시 문제는 가장 화급하고 중요한 국가 현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온통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거나 정치인들이 사활을 걸 만큼 유일한 국가적·역사적 과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동안 우리는 많아 달아올랐고, 지나치게 흥분했고, 수없이 싸우고 갈등했다. 이제 우리 모두 국격 있는 나라의 국민답게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한 자세로 세종시 문제를 생각하고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보통 충신(국민)은 임금만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충신(국민)은 나라를 생각하고, 더 큰 충신(국민)은 역사를 생각한다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오늘이다.
  • 아시아나, 해외사회공헌 날개 편다

    아시아나, 해외사회공헌 날개 편다

    아시아나항공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해외 사회공헌활동과 성공적인 G20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손을 잡았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선 모기업 금호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도 해외 사회공헌이 국격(國格)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박대원 KOICA 이사장은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해외 사회공헌활동 협조 ▲대외 무상원조활동 및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하는 업무협조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7월1일부터 모든 국제선 탑승권 전면에 KOICA의 로고와 G20 공식문구를 넣어 외국 승객들에게 한국의 대외 무상원조활동을 알릴 계획이다. 또 KOICA와 함께 연 1회 이상 해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KOICA는 18년간 축적한 해외 사회공헌활동 경험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비행편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KOICA는 개발도상국에 학교, 병원,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건설과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개도국 공무원이나 전문가를 국내로 초청하는 연수사업도 한다. 또 국내 청·장년 인력을 개도국에 파견해 현지 개발을 돕고 봉사활동도 한다. 아이티 등 해외재난 긴급복구 지원도 한다. 윤 사장은 “아시아나가 이번 KO ICA와 성공적 업무협조를 통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사회공헌 선도기업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 정식 회원국으로 활동하며 11월에 G20 정상회의도 개최하는 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시론] 원칙 지키는 교육이 우리 아이 살린다/유형근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원칙 지키는 교육이 우리 아이 살린다/유형근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요즘 미국대학능력시험(SAT) 문제지 유출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어학원 강사가 태국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시차를 이용해 미국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포하는가 하면, 또 다른 강남 어학원 강사는 국내에서 문제지를 유출하다 적발됐다. 왜 이런 사건들이 끊이지 않을까. 원인은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원칙과 규칙을 경시하는 풍토에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 널렸다. 자녀에게 도움이 된다면 다른 아이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고,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점수를 허위 조작하거나 부풀려 보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태들이 가정·학교·사회에 만연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규칙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반칙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또 이런 환경에서는 규칙과 원칙을 어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음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나 도덕적인 감각은 무뎌지게 된다. 이쯤 되면 규칙이 무시된 권투경기에서 두 선수가 모두 반칙패를 당하게 되는 경우와 같이 어느 누구도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공멸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개인적으로 갈망하던 목표달성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며, 종국에는 국가적인 망신을 초래해 국격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미국 뉴욕시에서 있었던 한 사건을 통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1994년 미국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하면 대개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와의 전쟁을 기대했으나 그는 의외로 낙서·교통질서 위반 등의 경범죄 근절부터 나섰다. 줄리아니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강력범죄가 아닌 경범죄부터 근절하는 정책을 펴는 데 토대가 된 이론이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가볍게 보고 방치해 두면, 나중에는 더 큰 범죄나 사회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한 줄리아니 시장의 정책효과는 아주 놀라웠다. 낙서와 교통질서 등의 경범죄를 단속하여 기초질서와 원칙을 지키는 환경을 만들자 직접적인 전쟁의 대상이 아니었던 살인범죄 등의 강력범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칙과 규칙을 무시하는 사례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례를 들면, 부모들은 횡단보도 앞에서 자녀들에게 파란불에 건너야 안전하고 교통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그런 부모가 급하다며 빨간 색 신호등에서 도로로 뛰어들고, 그것도 모자라 건너지 않으려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끌고 무단횡단을 하며, 이 바람에 놀란 운전자들이 급정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길게 보면 그 아이는 원칙만 적당히 무시하면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무단횡단과 같은 반규범적, 탈법적 행위를 죄책감 없이 반복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부모의 사소한 규칙위반과 편법이 아이를 파멸시키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생활주변의 작은 것부터, 나부터’ 원칙을 지켜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좀 쉽고 빠르다 하여 반칙과 편법을 쓰기보다 좀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과 행동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전제가 충족되었을 때라야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원칙 불감증의 참담한 결과인 제2, 제3의 SAT 문제유출 사건이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 [부고] 시각장애 이익섭교수 별세

    [부고] 시각장애 이익섭교수 별세

    시각장애인 교수로 장애인 권익 향상에 힘썼던 이익섭 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이 2일 오후 간암으로 별세했다. 58세. 초등학교 4학년 때 시력을 잃은 고인은 2001~2008년 한국장애인연맹(DPI) 회장으로 재직하며 중증 및 지적 장애인 인권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고 2007년 ‘세계장애인한국대회’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국격 향상에도 공이 컸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족으로는 부인 김종애 여사와 두 딸이 있다. 발인 예배는 5일 오전 9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진행된다. (02)2227-7550.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남북정상 대가없이 만나야…원칙 양보하는 일은 없을것”

    “남북정상 대가없이 만나야…원칙 양보하는 일은 없을것”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정상회담을 위한 대가는 있을 수 없다는 대(大) 전제하에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지적한 뒤 “이 원칙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남북 모두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언론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은 확고한 원칙 아래 추진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원칙이 충족되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회담을 위한 ‘거래’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공언한 것이다. 북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이 만나는 데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박 대변인은 “(이 조건은) 본질을 떠나 부차적인 조건을 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설 물가 관리에 신경을 써 주기 바란다.”면서 “물가와 직접 관련없는 장관들도 현장에 나가 살피고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고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국무위원들도 이번 명절에 고향을 방문,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고향분들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답해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무위원들이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에 대해 언급, “우리 국격(國格)이 생각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걸 느꼈다.”면서 “해외에서 우리를 높게 평가하는 만큼 우리의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선진국가의 기초를 다지기에 좋은 해”라면서 “선진국가 목표달성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우리 앞에 놓인 여러 후진적 장애요소를 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이면 정부 출범 2주년이 된다.”고 상기시킨 뒤 “국무위원들이 지난 2년간 이룬 업적에 자신감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다. 국회에서 답변할 때도 국민에게 직접 답변한다는 자세로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고] 온실가스 30%감축 실천만 남았다/정래권 기후변화대사

    [기고] 온실가스 30%감축 실천만 남았다/정래권 기후변화대사

    지난해 12월 110개국 이상의 국가 정상이 참여하였던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상(UNFCCC) 당사국 총회는 당초에 기대했던 2012년 이후 기후변화 체제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회의 종반부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원자바오 중국 총리 등 주요 28개국 정상이 직접 개입해 거의 이틀간 밤을 새우는, 유사 이래 초유의 정상 간 협상 끝에 코펜하겐 합의(Copenhagen Accord)를 채택하였다. 이 합의는 일부 국가의 반대로 전체 회의에서 유엔 합의문으로 공식 채택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합의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통보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미국, 중국, 인도,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가 55개국이 목표치를 통보했다. 이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전체 배출량의 78%에 달해, 이 합의가 향후 구체화될 기후변화 체제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코펜하겐 회의 자체는 절반의 성공을 이루는 데 그쳤지만, 우리나라는 협상에서 당초 목표를 사실상 모두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이자 국민 소득이 여타 개발도상국 보다 높은 우리나라에 대해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협약상 선진국 명단인 ‘부속서 1’ 에 가입하고 선진국으로서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수락하라고 요구해 왔다. 저탄소 녹색 성장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에게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후변화 협약상 선진국은 지난 150년간 온실 가스를 배출, 현재의 기후변화를 일으킨 역사적 책임이 있는 국가라는 의미로 향후 국제법상 의무와 책임의 규명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불과 30여년간의 산업화 과정을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한 우리와 150년간을 배출한 선진국의 책임이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 현재의 기후변화 협약은 선진국 또는 개도국이라는 이분법 구도로 설정되어 있다. 우리와 같은 ‘중간 국가’의 상황을 반영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감안, 우리는 “감축 목표치를 우리 스스로 설정”하고 “국내법에 의거해 구속적으로 이행”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검증을 수용”하는 ‘온실가스 감축 등록부’에 근거한 자율적 감축 방식을 제안했고, 선진국들은 이 제안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했다. 지난해 11월17일 이명박 대통령이 2020년 예상 배출량 대비 30% 감축이라는 개도국 방식의 감축 목표치를 발표하고 선진국들이 환영, 코펜하겐 회의에 가기도 전에 이미 우리의 협상 목표를 사실상 달성한 셈이다. 이를 두고 우리가 개도국 방식에 안주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있으나, 기존의 개도국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와 같은 중간 국가의 수준에 맞는 방식을 우리 스스로 확보하여 개척한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의 방식은 중국·인도와도 다르며,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멕시코·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우리와 유사한 방식의 감축 방식을 발표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개도국 중에서 가장 과감한 목표치를 발표하고 기후변화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보고 저탄소녹색성장을 추구하는 한국을 신흥 경제국의 기후변화 대응 모델로 인정하고 있다. 이같은 평가로 우리는 28개국의 최종 협상에 초청되고, 이 대통령이 미국·중국 등 10여개국의 주요국 정상들과 함께 별도의 특별 연설을 했다. 주요 지구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건설적으로 기여하는 글로벌 코리아의 국격이 현저히 제고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스스로 제시한 자율적인 감축 체제를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도록 성실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녹색성장 기본법을 바탕으로 30% 감축이라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투자·서민살리기 59%… 미래 인프라 구축 눈길

    투자·서민살리기 59%… 미래 인프라 구축 눈길

    정부가 1일 확정한 규제개혁 과제 1071개에는 기업 투자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과제가 전체의 59%를 차지한다. 경기 회복세를 탄 만큼 추진 동력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이에 따른 고용 창출을 이끌어 내면서 취약한 서민층을 지원해 전반적인 생활을 안정 궤도로 올려놓는다는 구상이다.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올해는 국격을 높이기 위한 ‘국제표준 맞춤형’ 제도개선과 전기자동차 등 미래 인프라 구축 방안이 상당수 포함됐다. 정부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통상 4~6개월씩 걸리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대규모 단일공장이나 체육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장이나 축사가 이미 개발행위 허가규모를 초과해 개발된 지역에 대해서는 연접개발 제한과 관계없이 건축행위를 허용하기로 했다. 창업투자회사의 숙박·음식점에 대한 투자 허용은 관련 서비스분야에 400억원의 신규 벤처 투자를 발생시킬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 증가액은 1960억원으로 예상된다. 관광단지 내 병원이나 휴양형 체류시설 설치도 민간 투자를 끌어내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스포츠 경기장 내에 영화관, 대형마트, 컨벤션센터 등 수익시설 설치를 규모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30대 그룹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87조원에 이르고, 신규채용 규모도 7만 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7%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책을 쓰기로 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규제개혁 방안으로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 확대 외에도 취약계층 고용보험 수급자의 생계보호 강화를 위해 개별 연장급여 지급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무주택 서민 주택수요를 맞추기 위해 개발제한구역 훼손지를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국격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원)생도 대학연구시설 내 실험실공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기체류 외국전문인력에 대한 영주자격 부여요건을 완화해 현재 5년 이상 장기체류자 가운데 2000여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특히 글로벌 기준 변화 추세에 발맞춰 생물학적 성(性)전환자에 대한 출입국기록 정정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자동차 등록사무도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한다. 등록관청 방문비용, 서류비 등을 포함해 4500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바이 등 이륜자동차 번호판은 전국번호판으로 변경해 주소변경 시의 불편함을 없앤다. 이와 함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변경할 수 있는 구조, 장치변경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로써 전기차 보급 확대는 물론 본격 양산 시점도 2013년에서 2011년으로 2년 단축될 전망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형 스마트파워가 절실하다/조화순 연세대 국제정치 교수

    [열린세상] 한국형 스마트파워가 절실하다/조화순 연세대 국제정치 교수

    아이티 지진 참사 이후 세계의 각국 정부가 서로 돕겠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국이 유엔에 약속한 아이티 긴급 구호 자금은 이미 12억달러를 넘었고 아이티 재건을 돕기 위한 ‘제2의 마셜 프로그램’이 언급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증가하는 것은 아이티와 지구공동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선진국들이 서로 돕겠다고 다투는 배후에는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군사력, 경제력을 넘어 스마트 파워(smart power)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있음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재난구호나 원조와 같은 인도주의적 지원은 선진국이 국익 추구의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비판적 여론을 극복하고 세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07년 파키스탄 지진 등 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곳에 유독 많은 원조가 몰리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저개발국 지원 확대가 세계무대에서 다양한 정치경제적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데에도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도력 상실의 위기에 놓인 미국이 노골적인 군사적, 경제적 이익추구를 넘어 질병, 환경, 빈곤과 같은 지구적 도전을 극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이티 지진은 카리브해 지역에서 미국의 위상을 높일 기회이다. 이미 미국은 아이티의 질서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아이티 재건 프로그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구호활동과 치안 유지를 위해 1000만달러의 지원금과 함께 200명으로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PKF)을 아이티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한국은 선진국이 국제사회에서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 파워 전략에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동참할지에 대한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선진국이 구축하는 새로운 질서와 국제규범을 그대로 추종해서는 선진 강국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이지만 해외원조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나선 나라의 국격(國格)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한국의 2008년 공적개발원조(ODA) 지출은 8억달러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덜란드, 스위스에도 못 미치는 17위 수준이다. 아이티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한국의 해외재난 대응 체계와 원조가 선진국과 비교해 민망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에 정식으로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 원조 공여국으로 등장할 것을 천명하고 2015년까지 국민총소득의 0.25%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어떠한 스마트 파워 전략 속에서 ODA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점검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원조 관련 정부 기관 역시 방만하게 흩어져 있어 유기적인 협조가 원활하지 못하며 ODA 자금 역시 지역안배 등의 국내적 고려에 의해 분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정부는 한국의 국제사회 공헌노력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상원조 홍보단’을 출범시켰다. 자칫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자랑하는 소리만 요란하게 늘어놓고 정작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 아이티 재난지원을 계기로 중견국 한국은 국제사회와 비전을 공유하면서 우리의 국제정치 목표에 맞는 체계적인 스마트 파워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식민지, 전쟁을 경험하고 산업화와 정보화에 성공한 세계유일의 국가인 우리는 가난과 내전, 부패의 사슬에 갇혀 있는 저개발국들에 실질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ODA의 목표, 추진체계, 추진방식, 전문 인력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점검을 통해 아이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국형 스마트파워 전략을 기대한다.
  • MB, G20의장국 리더십 과시

    │다보스 김성수특파원│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귀국길에 오르기 전까지 오전에만 5개의 공식일정을 소화하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CNN, 李대통령 특집 방영 이 대통령은 첫 번째 행사로, 국제비즈니스협회(IBC)와 국제미디어협회(IMC)가 공동주최하는 조찬토론회에 참석, 국내외 유명 기업인·언론인들과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케이블 뉴스채널인 CNN과 인터뷰를 가졌다. CNN은 이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일정을 밀착 취재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해 전 세계에 방영한다. 이 대통령은 또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 통상 증진 등 양국 주요 현안과 중동 정세 등 국제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이 대통령은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과 한국 투자계획(u-City 글로벌센터)의 진행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국제 자문위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명예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세계 경제전망과 개발도상국 지원 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오전 중 공식일정을 모두 마친 이 대통령은 오후 취리히로 돌아와 귀국길에 올랐다. ●경제위기후 전략 선도 메시지 인도 방문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면, 다보스포럼은 이 대통령이 차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준 성공적인 무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3대 기본방향’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의 전략을 선도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했다. 특히 G20 국가에서 제외된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전 G20 정상회의에서는 없었던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격 높이는데 긍정적 역할” 이 대통령은 “G20 회원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거꾸로 얘기하면 나머지 170여개국의 GDP가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라면서 “서울 G20에서는 비(非) G20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이 주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우리의 경제위기 극복 경험을 소개하면서 국제사회 기여 확대 방침을 밝히고,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녹색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한 점도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kim@seoul.co.kr
  • [이사람] 김영호 감사원 특별조사국장

    [이사람] 김영호 감사원 특별조사국장

    감사원은 지난 연말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하면서 특별조사국을 확대·개편했다. 기동감찰·감찰정보과와 감찰정보기획관을 신설하고 특별조사국 인원을 대폭 물갈이했다. 고위 공직자 비리를 겨냥한 개편이지만 공직사회 전체에 경고를 한 셈이다. 김영호 신임 특별조사국장은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안도감과 ‘6·2지방선거’ 등으로 공직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 시기”라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외부 사정기관과 정보공유 추진 반면 올해는 현 정부 출범 3년차로 국정 과제가 본격 집행될 시기다. 주요 20개국(G20) 회의 개최,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의 전환 등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돼 국격을 높여야 하고, 높일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180개국 중 39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에는 22위로 OECD에서 꼴찌권이다. 김 국장은 이번 조직개편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감사원은 각 국·과가 태스크포스 형태로 사회 현안에 맞춰 조직을 신축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편은 김황식 감사원장이 2008년 취임사에서 밝힌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감사’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합법성 검사, 행정절차의 효율화, 이권개입 행위 방지 등에 초점이 놓여진 것이라고 했다. 감찰정보과는 감사원 자체 정보를 축적하면서 외부 사정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문제가 있는 인물이면 여러 사정기관에서 동시에 지적되기 때문에 조사 착수 등에 있어 보다 객관적 잣대가 될 수 있다. 단, 시중에서 유통되는 정보지에서 나타나는 ‘카더라’ 통신은 철저히 배제된다. 김 국장은 “감사원은 서류 조사 등 1차 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직 감찰을 전담할 기동감찰과에는 경찰청에서 경감 2명, 금융감독원에서 계좌추적전문가 1명 등이 보강된다. 문제가 드러난 인물에 대한 강력한 조사를 위해서다. 장·차관, 공공기관의 장 등을 포함한 고위직 3800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업그레이드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비리에 대한 조사가 더욱 강화된다. 김 국장은 “자체 첩보나 제보 등을 종합해 본 결과 자치단체장의 인사 불공정 등 인사비리,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주요 이권사업 개입과 토착 비리세력과의 결탁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1·4분기 안에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안이 이렇다 보니 특별조사국은 다른 국과 달리 대인 감찰 중심이다. 인원을 대거 투입해 짧은 기간에 진행되는 감사와 달리 개별 사안에 대한 상시 감사다. 특별조사국장은 정보의 흐름을 꿰뚫고 있으면서 적절한 시점에 지시와 통제를 해야 한다. 신경을 써야 하는 범위가 늘어난다. 그래서 감사원 내부에서 김 국장을 적임자로 꼽았다. 김 국장은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 폭넓은 인맥으로 유명하다. ●징계땐 국가기여·근무성실도 등 참작 감사원 본분이지만 감사에는 징계, 특히 특별조사국의 감사는 기관보다는 개인에 대한 징계가 뒤따른다. 이에 대해 “성실하게 나라를 위해 근무해 왔는데 단 한 번 실수했다고 해서 가혹한 처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국가기여도, 근무성실도 등 근무기록을 균형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엄정하면서도 따뜻한 감사’를 선언한 것이다. 글 사진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약력 ▲1961년 경남 진주생 ▲서울대 사회교육과·행정대학원, USC정책대학원 ▲행정고시 27회 ▲감사원 재정금융총괄과장, 국제협력관, 공보관
  • [CEO칼럼]진정한 명품(名品) 만들기/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CEO칼럼]진정한 명품(名品) 만들기/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명품’은 만들어지는 것일까. 태어나는 것일까. 사람들은 명품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열광하고 신뢰를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흔한 것들 중 진정한 의미의 명품은 몇 안 될 것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명품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와인을 꼽고 싶다. 일종의 ‘문화’라고 불리는 와인은 일단 맛과 향이 절정의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보관기간. 와인은 숙성 후 3년이 지나야 너무 어리거나 강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최적의 온도를 갖춘 좋은 환경에서 적어도 5~10년은 보관해야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이렇듯 와인에는 기다림과 시간의 미학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어, 이를 고스란히 간직한 와인을 명품이라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때로 명품 와인과 마주할 때면 오랜 기간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명품 와인의 탄생 과정을 30년 넘은 직장생활에 빗대어 생각해보곤 한다. 부드러움과 깊이를 가진 품격 있는 명품 와인처럼 성공적인 직장생활이라는 결실을 얻고자 하는 그 과정 역시 인내와 정성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왜 일반적으로 직장생활 앞에 ‘전쟁터’라는 살벌한 수식어가 붙는지, 명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힘든지 생각해봐야 한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선배들은 ‘자전거 타고 높은 언덕을 올라가듯’ 직장생활을 하라고 일러주곤 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언덕 정상에 오르기까지 고개를 낮추고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30년 후 지금 필자가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같은 언덕에 오르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가느냐, 아니면 뚜렷한 소명의식과 목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소중한 과정의 깊이에 따라 명품 와인의 탄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처럼 말이다. 2010년은 모두가 ‘명품 만들기’에 올인했으면 한다. 국가적으로는 연초에 ‘더 큰 대한민국, 더 큰 세계로’ 가자고 다짐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키우기’에 집중하면서 앞만 보고 내달렸다면 이제는 내적으로도 성숙하고 선진화된 ‘명품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의미일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우리가 명품 국가로의 국격(國格)을 만드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더 큰 대한민국, 더 큰 세계로’에 어울리는 ‘명품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기업들은 외형,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국민들에게 존경받기 위한 내부 체질 개선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석유산업의 경우에도 자원민족화, 국제유가 상승 등 주변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우리도 온 힘을 다해 각자의 위치에서 더 창조적인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관습을 완전히 버리는 변화와 혁신의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내부적으로 얼마간의 혼란과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시간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라는 것이 국민들이 공기업에 부여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오크통에서 숙성까지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함이다. 와인계의 오랜 금언(言) 중 하나로 ‘위대한 와인이란 없으며, 위대한 빈티지라는 것도 없다. 오직 위대한 한 병의 와인들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일한 맛을 가진 똑같은 와인은 이 세상에 단 한 병도 없다는 얘기로,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자연의 힘이 더해졌느냐에 따라 와인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에서 유일한, ‘위대한’ 명품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 바뀌어야 한다. 명품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 [글로벌시대]대외원조 선진국의 길/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시대]대외원조 선진국의 길/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선진공여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우리나라가 가입한 것은 경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국제적 의무도 한층 무거워지게 됐다. 정부가 DAC 가입을 계기로 오는 2015년까지 대외공적원조(ODA) 규모를 현재보다 3배나 늘리기로 했으나 이는 우리 국민총소득(GNI)의 0.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엔이 권고하는 0.7%수준에 한참 모자란다. 따라서 우리가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상대적으로 충분치 않은 원조규모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기존 대외원조 체제와 역량을 선진원조국에 걸맞은 수준으로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첫째, 대외원조관련법을 선진화해야 한다. 정부는 여러 부처로 나뉜 ODA업무의 중복을 막고 효율성을 높이려 지난해 말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우리의 원조를 무상, 유상으로 나누고 무상은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유상은 기획재정부의 위탁에 따라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개도국에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유상원조가 지금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마저도 과거에 준 유상원조를 탕감하는 추세다. 유상원조를 고집하던 일본도 국제 여론에 밀려 최근에는 유상원조를 중단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대외원조의 상당부분을 유상원조로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국제기준에 맞게 유상원조를 줄여나가야 하며, 장차 무상원조에 기반을 둔 국제협력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둘째,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을 재정비해야 한다. 무상원조를 담당하는 KOICA는 개도국 지원과 국제재난 복구 등 기존업무 처리도 벅찬 실정이다. 여기에 원조액 증가에 따른 업무 과중과 DAC 기준 선진화라는 무거운 짐을 추가로 지게 됐다. 선진원조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KOICA의 보강이 필요하다. 이제 정부가 대외원조를 직접 담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KOICA는 기획·감독과 주요 원조사업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민간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넓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DCF는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 등에 기여해 왔으나 구속성 유상원조가 많아 국제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DCF는 당장의 이익보다 중장기적 차원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셋째, 그동안의 양자 원조를 다자 원조로 전환해야 한다. 선진화된 원조는 바로 유엔과의 협력 등 다자 원조로 통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원조를 하면서도 국익과 결부된 양자 원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평가가 낮은 반면 중소국인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다자 원조를 활용해 국제원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넷째, 국제 이슈 선점을 통한 진취적 원조를 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대외원조의 방향을 그린에너지, 기후변화, 환경보호 등 당면 국제이슈와 연계함으로써 국제사회를 견인하고 있다. 정부도 우리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선·후진국 간 가교역할을 하는 ‘한국 특색의 원조’를 천명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론 선진원조를 수행하기 어렵다. 지난 수십년 금과옥조로 여겨온 한국 특색의 원조라는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국제이슈를 선점할 원조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선진 대외원조를 담당할 국제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한국이 DAC에 진입했다고 하나 국제협력을 수행할 인적자원은 아직 개도국 수준이다. 유엔 기구에 근무하는 한국인 수가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다. 아이티 지진참사가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이 국내와 국제이슈가 융합하는 글로벌 빌리지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기여는 단순히 국격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의무이자 우리의 생존전략이다.
  • [기고]연구개발투자,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김종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

    [기고]연구개발투자,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김종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

    지식기반시대가 가속화하면서 과학기술력은 국가 경쟁력과 동의어가 돼 가고 있다. 글로벌 기술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가 개발한 원천·기초기술로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가는 것은 미래를 위한 국가의 책무이다. 에너지 부족, 온실가스 배출 등 현안과제를 해결하고 미래세대의 복지와 번영을 준비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창조적 기술과 지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적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연구개발예산은 13조 7000억원으로 경제규모 대비 세계 5위 수준이다. 전체 연구개발예산 중 교육과학기술부의 몫은 4조 3932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5000억원이 늘어났다. 세계적 경제위기 등으로 인한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증액은 주목할 만하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민간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기 때문에 국가가 부족분을 보완해 주고 고용 창출을 지원하는 선제적 투자는 위기 이후를 대비하는 현명한 선택이다. 올해 연구개발투자의 주요 지원분야는 창의적 기초연구, 녹색·신성장기술, 우주·원자력·핵융합 등 거대기술, 연구인력 양성, 출연연구기관 지원, 인문사회과학연구, 과학기술 국제협력 등이다. 정부는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기초·원천연구, 리스크가 크지만 성과가 기대되는 모험연구, 막대한 재원이 수반되는 거대과학연구 등에 정책적 의지를 갖고 투자를 이어나가야 한다. 미래지향적 투자는 기술·지식의 축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민간은 정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구를 토대로 기술의 산업화를 촉진함으로써 상호 보완적으로 국부 창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창의적 기초연구의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인내심을 갖고 성과를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투자비 회수기간이 길고 위험성이 큰 기초연구는 민간보다는 정부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성과물 역시 공공자산으로서 가치가 높다. 올해에는 개인 소규모 연구에 6500억원을 투자하여 풀뿌리 기초과학 연구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무대에서 선진국을 앞서가는 정보기술의 세계시장 점유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 기술의 해외 수출, 국산 치매 신약후보물질의 스위스 로슈(Roche)사 기술이전 등은 기초연구에 대한 선제적 투자결과의 좋은 사례다. 이러한 두드러진 연구성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가져와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다. 올해부터 10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입할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 9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할 글로벌 프런티어사업, 인문사회분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사회과학발전방안 연구 등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중장기 사업이다. 이같은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더불어 금융위기를 잘 극복해낸 국내기업들이 올해에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어 고무적이다.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투자, 과학기술인의 기술혁신에 대한 의지, 기업의 투자와 산업화 노력이 모인다면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내일을 여는 놀라운 추진력이 발휘되리라 확신한다.
  • 명품국가 되려면… 미디어 외교로 승부

    국격(國格)·사전에 없는 조어다. ‘국가의 품격’쯤의 의미가 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디선가 뱉어내며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 비속어를 즐겨 쓰는 사람의 품격이 의심받곤 하듯 일국의 대통령이 없는 단어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이 모국어의 확장인지 훼손인지 알 길은 없지만 어쨌든 거의 자리를 잡은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물론 학자, 언론 등까지 나서서 ‘국격’, ‘국가 브랜드’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국가의 품격과 저널리즘 외교’(김성해·강국진 지음, 한국언론재단 펴냄)는 이러한 상황에서 ‘미디어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한때 미디어 프로파간다(일방적 홍보 언론)로 치부되며 유명무실해졌던 미디어 공공외교가 최근 다시 부각되는 배경에 대해 심도 있게 짚어보고 있다. BBC월드뉴스(영국), 프랑스24, DW(독일), CCTV(중국), 러시아 투데이 등은 어떻게 설립됐고 국제적인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지 연합뉴스와 같은 한국의 사례와 빗대며 분석한다. 미디어 외교에서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을 주문하는 것에 오해는 없어야 한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처럼 해외를 상대로 한 정치적 홍보 수단을 갖자는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는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무엇을 바깥에 알릴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갖자는 의미다. 궁극적으로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모두가 바라 마지 않는 국제사회, 세계시민사회의 당당한 동료이자 구성원이 될 수 있는 ‘명품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공공외교의 다원화와 함께 미디어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국제 사회의 권력질서가 재편되고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미국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외교를 하고 있다.”면서 “국가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지속적으로 군대를 보내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비판하면서도 우리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잘못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성숙한 외교가 성숙한 세계국가 만든다/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 교수

    [열린세상] 성숙한 외교가 성숙한 세계국가 만든다/조윤영 중앙대 국제관계학 교수

    아이티 지진 참사를 돕기 위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지원금이 12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이 1억 1000만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유럽연합(EU)도 약 5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타이완의 마잉주 총통은 아이티에 대해 부채 탕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은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평화유지군 병력 9000명 외에 추가로 3500명을 증강, 치안 안정과 원활한 구호품 공급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미국인들의 기부금은 2억달러를 육박한다. 2004년 쓰나미 참사와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카트리나 대재난 때의 기부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은 아이티 지진참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100만달러의 지원방침을 내놓았다. 실망스러운 규모다. 지난해 말 한국이 드디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 정식으로 원조를 주는 국가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뒤 처음으로 맞은 국제적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가목표가 글로벌 코리아이고, 기여외교를 통해 국격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좀더 신중히 대응했어야 한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아이티 상황의 심각성을 보고 지원규모를 1000만달러로 늘린 것은 적절한 결정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 결정의 변화는 아직도 정부의 외교가 목표와 실제 정책 간에 간극이 적지 않다는 점을 웅변한다. 정부는 ‘성숙한 세계국가’와 ‘창조적 실용외교’라는 외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전개해 왔다. 정상외교를 통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격상하고 우호협력을 강화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미국과는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라는 주요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세계 평화에 공헌하는 내용의 전략적 동맹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와 원전 수출도 분명 우리 외교의 주요 업적이다. 미래지향적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우리의 외교 지평을 세계로 넓히고 경쟁함으로써 국가의 위상도 높이고 국익도 신장하는 결실을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 외교를 위해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성숙한 세계국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1세기를 가로질러 나갈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그동안 빠른 국력신장에도 불구하고 일관되면서 장기적인 외교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미흡했다. 이는 초강대국 위주의 국제정세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고 주변 4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분단국가라는 점에 기인한다. 최근 20년간은 북한의 핵문제가 한국의 외교전략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21세기 글로벌시대의 한국은 국제적 환경에 대한 평가와 시대적 의미가 담긴 외교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기초로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전략과 개별국가전략과 같은 세부전략들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거시적 외교전략의 틀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로드맵 작성은 정책목표와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한 대응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 국가의 외교전략은 국가가 지구상에서 생존을 기반으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필요한 핵심가치를 지키고 이를 위해 선택된 국가자원으로 효율적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다. 외교전략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정부는 한·미동맹, 대북정책, 동아시아 국제관계, 기여외교 등을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외교정책과 대북정책 또는 통일정책이 어떠한 유기적 관계를 가질 것인지, 북핵 폐기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한·미 관계에서 전략적 유연성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전략적 동맹의 실현과 북핵문제를 포함하는 지구촌의 현안에 대한 협력의 문제가 한국의 외교전략과 어떠한 연결고리를 갖도록 해야할 것인지 구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성숙한 세계국가는 성숙한 외교전략이라야 달성할 수 있다.
  • [씨줄날줄] 창경원과 김정만/박대출 논설위원

    “오랜만에 날이 풀려 제법 봄날씨답게 따뜻한 3월19일 이 대통령 각하 내외분께서는 봄빛이 깃든 창경원을 시찰하셨습니다.…” 1957년 3월30일 대한뉴스 제107호의 한 토막이다. 당시 표기법으론 대한늬우스. 49초짜리로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흑백영상으로 이승만 대통령 내외의 나들이를 소개한다. 동물원과 식물원을 구경하는 모습이 나온다. 낙타가 새끼를 분만해 식구가 늘었다는 소식도 곁들인다. 우유를 먹는 낙타도 보인다. “벚꽃이 만개한 창경원에는 20만명의 인파가 몰려 쓰레기는 4t 트럭 열다섯 대분, 빈 병만도 15만여개…. 흥인문 앞에는 가짜 관람권이 판을 쳤고, 미아만 200여명이…. ” 1972년 4월23일. 동양방송 TV뉴스의 한 장면이다. 옛 창경원(昌慶苑)의 풍속도다. 원래는 창경궁(昌慶宮)이다. 창경원은 치욕의 역사에서 출발한다. 1908년 일제는 창경궁 전각 60여채를 헐어냈다. 이듬해엔 동물사와 식물원을 만들었다. 백성들이 드나들게 해 고궁의 격을 낮췄다. 춘당지라는 연못을 파고 일본식 정자를 세웠다. 1911년 박물관을 짓고 창경원으로 개명했다. 궁궐을 정원으로 격하시킨 것이다. 국권과 황실 권위를 말살하려는 계략이었다. 1983년 동물원과 식물원을 서울대공원으로 옮기면서 창경궁으로 복원됐다. 수난을 뒤로 하면 또 다른 역사가 있다. 75년간 위락의 명소였다. 개장한 동물원은 72종 361마리로 초라했다. 그래도 세계 36번째, 아시아 7번째였다. 박물관과 식물원도, 연못 뱃놀이도, 케이블카나 회전목마 등 위락시설도 갖춰졌다. 국내 최대의 엔터테이너 공간이었다.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한강공원, 여의도 벚꽃길, 고궁박물관 등을 합친 셈이다. 창경원 동물 소식은 뉴스거리였다. 사회부 기자들의 취재 경쟁은 꽤 치열했다. 흑백TV 시절부터 동물소식을 전해주던 단골 출연자가 있었다. 그저께 타계한 김정만 전 서울대공원 동물진료부장이다. 언제부턴가 TV에 출연하는 횟수도 줄었다. 신문 보도와 마찬가지로. 이젠 그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든다. 1980년대 초까지 ‘야사쿠라팅’이란 게 있었다. 밤이란 야(夜)와 벚꽃이란 일본어 사쿠라를 합친 국적불명의 용어다. 창경원에서 한때 유행하던 대학생들의 미팅 방식이었다. 치욕의 의식을 갖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썼다. 이젠 창경원 벚꽃도 베여 나가 창경궁으로만 남았다. 국부도, 국격도 지금에 못 미치던 시절의 얘기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맞춰 우리 수준도 높여야 할 것 같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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