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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재정위기 진앙 그리스, 4년 만에 국채 발행… 구제금융 졸업 시동

    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었던 그리스가 4년 만에 국채를 발행해 나랏빚을 갚기 시작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는 10일 실시한 5년 만기 국채발행에서 표면 금리가 4.75%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입찰에 참여한) 수요가 매우 많았고 90% 정도가 외국 투자자였다”고 덧붙였다. 투자금이 대거 몰림에 따라 발행 규모도 30억 유로(약 4조 3000억원)로 계획보다 5억 유로 늘렸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는 “이번 발행은 대단한 성공”이라며 “그리스는 구제금융과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4년 전에 발행한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6.1%였다. 그리스는 2010년 4월 재정적자가 불어나 국가채무를 감당할 수 없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에 손을 내밀었다. 또 2년 가까운 구제금융 체제에도 국가부도 위기가 사라지지 않자 2012년 3월 1000억 유로 규모의 채무탕감(헤어컷)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전체 구제금융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인 3259억 유로로 불었다. 그 탓에 정리해고와 임금·연금 삭감, 증세 등의 긴축이 이뤄졌고 실업률도 27.5%까지 치솟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초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트로이카에 약속한 것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둬 단계적으로 자본시장에 복귀할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경상수지 적자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이 여전히 ‘투자등급’보다 6~9단계 낮아 높은 금리를 노린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은 5월 지방선거용 국채 발행이라고 비판했고, 유럽 일각에선 3차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나랏빚 1117조

    나랏빚 1117조

    중앙정부 부채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공무원 등에게 연금을 주기 위해 쌓아 놓는 연금충당부채를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국민 1명당 960만 9000원으로 계산됐다. 정부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됐다.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2013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발생주의에 입각한 중앙정부의 지난해 부채는 1117조 3000억원으로 2012년(902조 1000억원)보다 215조 2000억원 급증했다. 부채 중 국채 및 주택청약저축이 521조원으로 2012년보다 55조 8000억원이 증가했다. 또 연금충당부채는 596조 3000억원으로 159조 4000억원이 늘었다. 이 중 140조 2000억원은 회계기준 변경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공무원·군인 연금 추산액을 공무원의 현재 보수 수준으로 산정했지만 올해는 임금상승분까지 고려해 퇴직 시점의 연금을 추산했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연금충당부채는 전체 중앙정부 부채의 절반(53.4%)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앙정부의 자산은 1666조 5000억원으로 2012년보다 86조 2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부채를 빼면 순 자산은 549조 2000억원으로 2012년보다 129조원 줄었다. 특히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는 482조 6000억원(중앙정부 464조 1000억원, 지방정부 18조 5000억원)으로 2012년보다 39조 4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 추계인구(5021만 9669명)로 나눈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960만 9000원으로 2012년(882만 3000원)보다 78만 6000원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는 14조 2000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정부가 당장 쓸 수 없는 돈인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21조 1000억원 적자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공기업 개혁 방만경영 타파 외에 답이 없다

    정부가 연일 공공기관 옥죄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계산한 공공부문 부채를 발표했다. 공기업 부채를 정부 부채와 합쳐 통계를 낸 것은 처음이다. 공공부채 규모를 공개한 것은 공공기관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에 대한 중간평가를 앞두고 어제 공공기관평가단장과 부단장 인선도 단행했다. 경영평가단은 이달 중 구성된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관련 지표들을 엄정하게 평가해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이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 ‘공공부채 1000조원,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맞았다. 정부와 비(非)금융 공기업의 빚을 합친 공공부채는 2012년 기준 821조원이지만 금융공기업 부채나 연기금 보증채무 등을 합하면 1000조원을 넘어선다. 가히 ‘빚 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채 규모도 많지만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더 큰 문제다. 기획재정부의 ‘2월 월간 재정동향’ 자료를 보면 공공부채 가운데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국가부채는 486조 5000억원으로 2012년 말에 비해 43조 3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당시 제시한 2013년 말 기준 국가채무 예상치(480조 3000억원)보다 6조 2000억원 많다. 공공기관 부채는 2010년 말 국가채무 규모를 넘어선 이후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나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함해 국가 신용등급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공공부채 공개가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인 공공부채 관리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10년 뒤 잠재성장률은 2%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안심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올해 105조 9000억원이 들어가는 복지예산은 매년 늘어나 2017년에는 127조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저성장으로 세수(稅收)마저 모자라면 복지공약 실천은 물론 경제 살리기에 투입할 실탄 확보도 어렵게 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는 공공기관들도 적잖다. 그러나 허리띠를 졸라매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징후는 보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0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시장 전망치(3250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인건비와 출장비, 복리후생비 등 사업성 경비를 대폭 절감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38개 공공기관이 낸 정상화 이행계획은 이달 말 확정된다. 공공기관 개혁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사업이나 공공요금 등 공공기관 부채와 직간접적으로 상관이 있는 사안들도 들여다봐야 한다.
  • 연기금 국공채 합치면 공공부채 1000兆 육박

    연기금 국공채 합치면 공공부채 1000兆 육박

    정부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지표를 산출한 것은 투명하게 빚을 보여 주고 선거 등으로 생기는 예상치 못한 재정지출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그간 산정 기준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공공부문 부채 규모를 명확하게 산출해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채 산정 범위에 대한 논란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부문 부채 공개보다는 이를 토대로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14일 공개한 공공부문 부채 821조 1000억원은 국제 지침에 따라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 부채에 비금융공기업 부채를 합한 수치다.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부채 중 가장 포괄적인 산출 방식이다. 정부는 기존에 국가채무와 일반정부 부채를 산출해 왔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만을 더하기 때문에 범위가 가장 좁다. 2012년 기준 국가채무는 443조 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4.8% 수준이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더한다. 일반정부 부채는 2012년 504조 6000억원으로 GDP 대비 39.7%다. 2011년보다 45조 4000억원(9.9%) 늘었다. 정부가 새 기준의 공공부문 재정통계를 산출한 계기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공공부문 부채 작성 지침을 새로 권고한 데 있다. 하지만 기존보다 300조원 이상 많은 부채 수준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내부의 반대도 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에게 실태를 공개해야 각종 선거가 연이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부채를 합산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인다. 정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를 내부거래로 보고 부채에서 뺐다. 연기금이 보유한 국공채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채 92조 4000억원 등 총 105조 8000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공공부문 부채는 926조 9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 기재부는 가족 간 채무관계까지 가계부채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듯이 내부거래는 공공부채에서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기금이 국공채를 모두 사버릴 경우 공공부문 부채가 전혀 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정부는 이번 공공부문 부채 공개로 가계 부채 1000조원까지 총 200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2017년까지 35% 선에서 관리하게 된다. 공공기관 부채 비율은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예상 세수를 2년 연속 걷지 못한 것이 우려된다. 막대한 복지 예산은 여전히 필요하고, 선거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포퓰리즘에 빠져 더 큰 지출이 생길 수 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 감축을 위해 매각 대상을 정하는 작업도 제대로 안 돼 있다”면서 “특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정부가 관리한 민간기업이 공공기관이 된 경우는 정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디플레·자산 버블 ‘더블 악재’ 동시에 오나

    선진국의 회복과 신흥국의 불안이 상존하면서 통상 양립하기 힘든 디플레이션(장기간의 물가 하락)과 자산 거품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물가가 낮은 저성장 기조인데 경기 회복으로 일부 자금만 부동산 등에 쏠려 거품을 만드는 형태다. 불균형한 회복으로 ‘아랫목만 따뜻해지고 윗목은 여전히 추울 것’이라는 의미다. 윗목은 신흥국, 사회적 약자 등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유동성 축소의 역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은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깨졌다. 단기적으로는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1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7%로 0.1% 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25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자산 거품 형성 및 디플레이션의 위험성을 동시에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 거품은 경기 회복의 결과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의 결과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회복세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으로 채무 부담을 높인다. 사람들의 투자와 소비가 급감하면 채무자들은 자산을 쏟아내고 다시 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0.7%로 사상 최저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 나타날 확률이 가장 높은 리스크로 ‘소득불균형’을 꼽았다. WEF의 ‘글로벌 리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실업자 수는 2억 200만명으로 2012년보다 500만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은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전체 실업률의 3배에 이를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다.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이미 신흥국들은 설비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신흥국의 수출이 정체되면서 위험한 복병으로 전환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무리한 내수부양 정책을 펼친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은 경상수지 적자가 커진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락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원자재 수출국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르헨티나 금융 불안 문제가 IMF의 도움으로 봉합돼도 신흥국들이 많은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으로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은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재정적자는 발생할 경우 큰 폭발력을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다. 일본(243.5%), 그리스(175.5%), 이탈리아(132.2%), 미국(105.9%) 등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00%를 넘는다.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성공할지에 대한 의구심과 중국의 그림자 금융 및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세계의 눈은 오는 30일에 쏠려 있다.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축소 조치 여부가 발표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 국정연설을 한다. 정정불안이 큰 신흥국인 태국은 28일 총선 연기 여부를 두고 정부와 선거위원회가 논의를 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상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어려운가!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상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어려운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2년 만의 첫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474비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의 약속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국민도 있겠으나 내심 기대했던 만큼 착잡했다.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시대를 준비한다고 제시한 ‘474비전’은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처럼 들렸다. 경제성장 7%와 4만 달러 시대, 7대 강국 도약과 같은 ‘747공약’은 5년 뒤 공허했음을 입증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노무현 정부의 4.3%에 못 미친 2.9%였고, 국민소득은 2만 달러에 그쳤다. 오히려 국가채무를 노무현 정부의 299조원에서 433조원으로 44.8%나 늘려 현 정부에 부담을 떠넘겼다. 그래도 ‘474비전’은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반박이 있겠다. 그러나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연봉 2000만원 미만인 나라에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된다고 국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질까에 대해 의문이다. 재벌기업들이 사고를 쳤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자 세금으로 조성한 공적자금을 밀어 넣는 등 국가와 국민이 고통을 분담한 지 16년 만에 관계가 역전됐다. 500조원대의 국가채무와 1000조원대의 가계부채로 국가와 국민은 부실해졌고, 재벌 등 대기업은 1만%대의 유보율을 자랑하며 현금을 쟁여 놓았다. 기업은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해 달라는 정부와 국민의 간곡한 부탁을 외면하고 있다. 16년간 아랫목만 반짝 따뜻했고 윗목은 내내 냉골이었던 결과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때 “진정한 부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부자 감세와 원화 약세 등 당시의 경제정책이 부의 양극화를 가속한 탓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잘살아보세”는 ‘우리’라는 공동체의 성공과 발전을 전제했지만 지금의 “부자되세요”에는 공동체가 빠져 있다. 그렇다고 40년 전 국가주도 개발경제로 되돌아간다고 양극화를 극복할 수는 없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으면서 내세운 ‘대박 통일’도 혼란스러웠다. 통일은 영토, 인구, 경제성장 등 모든 부문에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출구다. 그러나 통일 어젠다를 특정인이나 조직이 독점해서는 대박 통일이 될 수 없다. 또한, 대통령이 관저에서 홀로 보고서를 들추며 저녁을 지낸다는 사실도 걱정스럽다. 대통령에게 ‘마리 안통하네트’와 같은 시중의 별명이나 듣기 싫은 이야기를 직언하는 가족, 친구, 장차관들과 보내는 사생활이 필요하다. 진돗개들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비정상의 정상화’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오바마 대통령처럼 공약이 줄줄이 무산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았고, 현 정부 수반으로서 과거 정부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이 선거에 부정하게 개입한 의혹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았다. 대체 대통령의 ‘정상’은 무엇일까. 그 기준이 1970년대 ‘한국적 민주주의’라면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상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어려운가!

    [문소영의 시시콜콜] ‘정상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어려운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2년 만의 첫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474비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대박 통일’ 등의 약속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국민도 있겠으나 기대했던 만큼 실망하고 착잡했다.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시대를 준비한다고 제시한 ‘474비전’은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처럼 들렸다. 경제성장 7%와 4만 달러 시대, 7대 강국 도약과 같은 ‘747공약’은 5년 뒤 공허했음을 입증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노무현 정부의 4.3%에 못 미친 2.9%였고, 국민소득은 2만 달러에 그쳤다. 오히려 국가채무를 노무현 정부의 299조원에서 433조원으로 44.8%나 늘려 현 정부에 부담을 떠넘겼다. 그래도 ‘474비전’은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반박이 있겠다. 그러나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연봉 2000만원 미만인 나라에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된다고 국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질까에 대해 의문이다. 재벌기업들이 사고를 쳤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자 세금으로 조성한 공적자금을 밀어 넣는 등 국가와 국민이 고통을 분담한 지 16년 만에 관계가 역전됐다. 500조원대의 국가채무와 1000조원대의 가계부채로 국가와 국민은 부실해졌고, 재벌 등 대기업은 1만%대의 유보율을 자랑하며 현금을 쟁여 놓았다. 기업은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해 달라는 정부와 국민의 간곡한 부탁을 외면하고 있다. 16년간 아랫목만 반짝 따뜻했고 윗목은 내내 냉골이었던 결과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때 “진정한 부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부자 감세와 원화 약세 등 당시의 경제정책이 부의 양극화를 가속한 탓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잘살아보세”는 ‘우리’라는 공동체의 성공과 발전을 전제했지만 지금의 “부자되세요”에는 공동체가 빠져 있다. 그렇다고 40년 전 국가주도 개발경제로 되돌아간다고 양극화를 극복할 수는 없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으면서 내세운 ‘대박 통일’도 혼란스러웠다. 통일은 영토, 인구, 경제성장 등 모든 부문에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출구다. 그러나 통일 어젠다를 특정인이나 조직이 독점해서는 대박 통일이 될 수 없다. 또한, 대통령이 관저에서 홀로 보고서를 들추며 저녁을 지낸다는 사실도 걱정스럽다. 대통령에게 ‘마리 안통하네트’와 같은 시중의 별명이나 듣기 싫은 이야기를 직언하는 가족, 친구, 장차관들과 보내는 사생활이 필요하다. 진돗개들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비정상의 정상화’나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미국 오바마 대통령처럼 공약이 줄줄이 무산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았고, 현 정부 수반으로서 과거 정부에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이 선거에 부정하게 개입한 의혹에 대해 사과하지도 않았다. 대체 대통령의 ‘정상’은 무엇일까. 그 기준이 1970년대 ‘한국적 민주주의’라면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사설] 국가채무 증가율 남유럽보다 높다니…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낮다. 그러나 외견상의 건전 재정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재정 적자가 만성화되면서 국가채무는 증가 폭이 예상에 비해 커지고 있다. 균형 재정 달성 시기를 다음 정부에 떠넘기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올해 국가채무는 지난해 본예산에 비해 50조 1000억원 늘어난 514조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GDP의 36.4%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8.8%)이나 미국(106.3%), 일본(219.1%) 등과 비교하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해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의외로 우려할 만한 것들이 적잖다. 1997~2012년 명목GDP는 연평균 6.3% 증가한 반면 국가채무는 갑절이 넘는 1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00~2012년 연평균 국가채무 증가율은 12.3%로 포르투갈(10.5%), 스페인(7.4%), 그리스(6.7%), 이탈리아(3.6%) 등 재정 위기를 겪는 남유럽 피그스(PIIGS) 국가들보다 높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적자성 채무도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245조 4000억원으로 전체 국가채무의 절반(51.1%)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적자성 채무는 박근혜 정부 때 추가로 108조 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성 채무는 융자금 회수나 자산 매각 등으로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형 채무와는 달리 세금 등 국민 부담으로 갚아야 하기에 악성 채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국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기 의식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특히 국회가 그렇다. 의원입법으로 발의하는 법안 가운데 예산을 가늠하는 비용추계서를 첨부하지 않은 것이 부지기수다. 국회의원들은 어김없이 올해 예산안 심사에서도 지역 선심성 사업을 챙겼다. 국토교통부 사업 가운데 51.5%인 530건은 50억원 미만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무분별하게 유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각종 국제대회에도 뭉칫돈이 지원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증액 요청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를 빠른 기간 안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한 덕분이다. 올해 예산까지 7년째 적자예산이 편성됐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 세수(稅收)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한 재정 적자와 이자 부담,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미래 세대가 떠안을 적자 국채 발행이 해결책은 아니다. 복지는 한 번 늘어나면 축소하기 힘들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증세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국가채무 증가율 상한 설정 등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 “공공기관 영업익으로 이자 60%도 못 갚아”

    “공공기관 영업익으로 이자 60%도 못 갚아”

    부채 상위 10개 기관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영업이익으로 이자의 60%도 갚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우리나라 공공기관 전체의 총부채는 565조 8000억원으로 국가채무(446조원)보다 120조원가량 많았다. 무리한 사업 강행과 방만 경영이 부른 정부와 공공기관의 합작품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공기관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 관리 295개 공공기관 중 부채 규모가 큰 12개 기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공공기관은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시설공단, 예금보험공사, 한국장학재단 등이다. 12개 기관의 지난해 부채는 412조 3000억원으로 공공기관 전체(493조 3000억원)의 83.6%를 차지했다. 지난 15년간 부채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LH로 123조 4000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전(64조 7000억원), 예보(45조 9000억원), 가스공사(28조 5000억원), 도로공사(19조 7000억원) 순이었다. 이자 부담이 있는 금융부채가 많아 빚의 질도 좋지 않았다. 12개 기관 중 돈을 빌려 사업을 하고 장기간 갚는 구조인 예보와 장학재단을 빼면 10개 기관의 금융부채 비중은 전체의 70.4%였다. 10개 기관은 차입금 의존도(총자산에서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가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반면 10개 기관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 3000억원에 불과해 7조 3000억원에 이르는 연간 이자의 60% 정도도 못 갚는 상황이었다. 석탄공사와 광물공사는 원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태다.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국책사업에서 비롯된 막대한 적자였다. 사회간접자본(SOC)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은 신도시 개발, 경부고속철도, 4대강 살리기 등으로 2004년 이후 부채가 급증했다.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 2008년 이후 부채가 크게 늘었다. 박진 조세연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보금자리, 혁신도시, 해외자원개발, 4대강 살리기, 철도운송 등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들에 대해 근본적인 사업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부채 감축 성과를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고,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 원가 절감에 나서는 한편 정부가 원가보상률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근본부터 개혁할 마스터플랜 짜라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에 또 한 번 고삐를 죄고 나섰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공공기관장 조찬 간담회에서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과 부채 문제를 질타하면서 경영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발본색원한다는 각오로 획기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에 시동을 건 때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이다. 벌써 15년 전이다.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을 외쳤지만 시늉에 그쳤다. 이번에는 문제점을 낱낱이 파악해서 근본부터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부채비율이 높은 30개 공공기관의 이자 비용은 한 해 평균 5조 5573억원에 이른다. 하루 이자만 152억원이다. 부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588조 70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무려 267조 8000억원(83.5%)이나 늘었다. 국가채무 443조 7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공기관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학자금을 무한 지원하는 등 복리후생비를 물 쓰듯 했다. 평균 연봉은 30대 대기업 평균보다 많은 6000만~8000만원대에 이른다. 이런 일자리를 자식에게 물려주며 고용을 세습하는 곳도 있으니 ‘신의 직장’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경영이 방만한 첫째 원인은 낙하산 인사 때문이다.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 잠시 경영을 맡았다가 바뀌는 사례가 되풀이되다 보니 먼 장래를 내다보는 경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기업의 병폐를 찾아내 고치기보다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사원들, 특히 노조의 기분을 맞추어 주다 임기를 마치는 것이다. 책임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사기업 사장이라면 어느 누가 빚을 내서 봉급을 올려주겠는가. 공공기관의 주인은 정부이니 방만 경영을 초래한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다. 상식에 어긋나는 도덕적 해이에 메스를 가해 경영을 혁신시킬 책임 또한 정부가 져야 한다. 개혁다운 개혁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과단성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을 하더라도 자율 경영을 해쳐서는 안 된다. 시시콜콜 간섭하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개혁은 아니다. 정부는 마스터플랜을 짜서 자체 이행 상황을 잘 감독하고 관리하면 된다. 공공기관들이 믿고 기대는 곳은 정부와 국민이다. 경영이 파탄 나더라도 세금으로 살려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 적자가 나면 공공요금을 올려서 해결하려 한다. 국민에게 빚을 떠넘기는 행위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려면 세밀한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진에게 실패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교체될 공공기관장에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최적임자를 선임하는 일이다. 이제 잔치는 끝내야 한다.
  • [사설] 요금 인상 앞서 공기업 방만경영 바로잡아야

    고속도로 통행료, 수도요금,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안이 나왔다. 해당 공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란다. 공기업들의 고질적인 방만 경영을 바로잡지 않은 채 요금인상에 나서는 것은 서민가계에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다. 정부는 요금 인상 검토에 앞서 지나친 고임금과 복지혜택 개선 등 공기업의 경영합리화부터 요구해야 한다. 어제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3~201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상세안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41개 공공기관 중 요금인상안을 자구책에 포함한 공기업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수자원공사 등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요금별 원가보상률(총수입/총괄원가)은 전기 87.4%, 도로 81.7%, 수도 81.5% 등이다. 원가보상률이 100%보다 높으면 그만큼 요금인하 여력이 있는 것이고, 100%보다 적으면 요금을 낮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 공기업들은 총괄원가(적정원가+적정투자보수)를 회수하는 수준으로 요금인상을 원한다. 이렇게 할 경우 전기 12.6%, 가스 12.8%, 도로 18.3%, 철도 23.8%, 수도 18.5%가량 인상된다. 하지만 그동안 공기업들이 보여준 방만 경영과 모럴해저드를 감안하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요금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잘못됐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공기업 상당수가 퇴직자 기념품으로 순금 열쇠, 상품권 등을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했다. 4대강 사업 등으로 총 11조원의 부채를 떠안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4년 새 직원 성과급을 225%나 올렸다. 이 기간 연봉 상승률은 사장 42%, 상임이사 27%, 상임 감사위원 18%, 직원 13%로 직위가 높을수록 더 컸다. 금융공기업의 무보직 간부들은 차량이나 시설관리 등 손쉬운 일을 하고도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챙겼다. 이런 모럴 해저드를 방치하면서 요금인상을 자구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가채무와 공기업 부채를 합한 우리나라의 총부채가 연말이면 1053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공공기관 부채가 520조원 규모로 국가채무 480조 3000억원보다 많다. 정부는 해당 공기업들이 구조조정과 효율적인 경영전략보다 요금 인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나아가 청와대는 공공기관장 인사 때 경영합리화를 할 전문성과 방만 경영 유혹에 빠지지 않을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기관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금 인상을 논의하더라도 기본자료가 될 원가보상률은 재검증해야 한다. 국회에 제출된 원가보상률에 비해 2011년 안진딜로이트 회계법인이 조사한 원가 보상률은 도로 137.5%, 수도 110.0%, 가스 103.6%, 전기 94%, 철도 78.3%로 차이가 있다.
  • 예산전쟁 패배 美공화 내홍 심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예산 전쟁에서 사실상 완패한 공화당의 내부 균열이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공화당을 배후에서 이끈 극우세력 ‘티파티’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에 대항해 “다음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단합하자”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간청에도 공화당은 서로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더 죄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지고 상원 장악에도 실패한 만큼 지금의 상황은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과 하원 435석 전 의석을 새로 뽑는 내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불길한 조짐이 짙게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오바마케어를 좌절시키기 위해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볼모로 잡은 이번 예산 전쟁 전략이 ‘자멸 행위’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티파티에 대한 지지도는 공화당이 2010년 중간 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AP통신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Gfk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티파티에 비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티파티 세력은 이런 흐름과 반대로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에 진력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티파티 운동의 온라인 웹사이트인 ‘티파티닷넷’(TeaParty.net)은 합의안에 찬성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27명과 하원의원 87명을 ‘무늬만 공화당원’(RINO·Republican In Name Only)으로 규정했다. 내년 중간 선거를 위한 공화당 내 경선에서 끌어내려야 할 ‘낙선 인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 의장으로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지명되었다.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되는 것이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은 양적 완화에 관한 정책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옐런은 상원의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현재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하지만 미 정부, 상원, 하원 간의 첨예한 대립이 풀리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통과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까지 초래한 갈등의 핵심에는 여러 정치적 요인이 있지만 선례 없는 국가채무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급속하게 증가시키는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케어’가 쟁점이다. 이미 국가부채율 100%를 넘어버린 미국의 재정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양적 완화로 인해 경제가 턴어라운드한듯 보이지만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속가능성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야당인 공화당이 정부 지출에 제동을 걸면서 연방정부가 문을 닫고 최악의 경우 국가 디폴트 사태까지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 예산안의 기본 골격이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분야 예산이 복지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증가한 반면, 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 분야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 분야는 오히려 감소했다. 대선 공약이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형평성도 잃고 전체적으로 통일성도 상실한 땜질식 정책을 지원하도록 예산을 책정한 결과이다. 사실 대선공약이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집권하면 펼칠 청사진이기도 하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에는 냉정한 현실의 갭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현 정부가 지나치게 장밋빛 스탠스로 포장한 것이 사실이다. 막상 나라살림을 운영하는 주체가 되어 보면 만만한 구석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나 국내 경제 상황도 생각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저성장 고착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씀씀이를 뒷받침해 줄 수입이 신통치 않고 앞으로도 수입이 늘어날 뾰족한 수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하경제의 양성화, 불필요한 지출의 삭감 등을 통해 세금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복지 수요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큰 논쟁거리로 등장한 기초연금만 해도 그 성격상 연금인지도 애매모호한 일방적 정부의 지원인데, 국민연금과의 연계성 이슈는 차치하고라도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다. 더구나 약간의 조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을 4%에 근접하는 수치로 예상한 세수입은 너무 낙관적으로 계산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향후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예산은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예측되는 재정적자가 88조원에 육박하고 국가채무는 61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총생산의 36%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를 마다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대학등록금도 국가가 내주고, 나이 들면 국가가 매달 돈 주고, 자녀를 출산하면 모든 비용을 국가가 지불해서 양육해주고, 취업 안 되면 나랏돈으로 일자리도 만들어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모두가 원하는 복지가 이런 방식으로 지속가능한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하경제를 추적하고 몇몇 재벌기업 세무조사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쓸 돈이 없으면 지출을 줄이고 꼭 써야 된다면 수입을 더 증가시키는 것이 답이다. 당장은 지출을 전용하고 경기회복을 통해 세수를 늘릴 수 있다 해도 장기적으로 지출의 지속적인 효율화와 병행하여 세금의 증가 없이는 복지 지출의 확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 [사설] 잇단 성장 하향전망 내년 나라살림 걱정된다

    한국은행이 어제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췄다. 신흥국 성장 둔화와 유가 불안 등의 이유에서다. 정부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낮다. 우리 경제를 보는 바깥의 시선은 더 부정적이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낮췄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3.7%에서 3.5%로 내려잡았다.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경제연구기관 36곳의 평균 전망치는 3.5%다. 심지어 2%대로 보는 곳도 있다. 이렇듯 나라 안팎에서 내년 성장 전망을 속속 내리고 있지만 정부는 “3.9%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낙관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를 토대로 내년 세수도 올해보다 9% 늘어난 218조 5000억원으로 잡았다. 정부 말대로 경제는 심리다. 그래서 정부는 상대적으로 낙관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국민 고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최근 몇 년 새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정부는 지난해 이맘때도 올해 우리 경제가 4.0% 성장할 것이라며 그에 맞춰 예산안을 짰다.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부가 이야기할 때는 단순한 전망치가 아니다”(이석준 당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현 2차관)라며 밀어붙였다. 두 달여를 남겨놓은 올해 우리 경제는 2.7~2.8%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가게 매출이 이만큼 늘 것으로 보고 들고 날 돈을 책정해 그에 맞게 지출했는데 정작 벌이가 신통찮으면 가게가 어떻게 되겠는가. 나라살림도 마찬가지다. 반년도 안 돼 살림이 거덜나 결국 17조여원의 급전(추가경정예산)을 끌어다 써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수는 7월 현재 8조 3000억원 펑크난 상태다. 지난해 성장은 또 어땠는가. 정부는 작년 9월까지도 3.3% 전망을 고수했지만 실제 성장은 2.0%에 그쳤다. 성장률이 0.1% 포인트 떨어지면 세수는 통상 2000억원가량 줄어든다. 그런데도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여전히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수출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 눈치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아직 뜨뜻미지근하다. IMF는 우리 경제와 밀접한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최근 7.7%에서 7.3%로 0.4% 포인트나 내렸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3.6%)도 우리 정부 전망치(3.8%)보다 낮다. 정부 정책에 있어 자신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신뢰다. 성장 전망에 거품이 있다면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 그에 맞게 예산안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내년에 가서 또 머리를 긁적이며 추경을 편성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안 그래도 내년 나라살림은 25조 9000억원 적자로 짜여졌다. 올해도 23조원이 적자다. 국가채무는 내년 515조원, 2017년 610조원으로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전재정 확보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때다.
  • 국회, 국가부채 관리 길 열까

    국회, 국가부채 관리 길 열까

    국가채무 비율이 증가하면 국회 사전 의결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10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향후 정치권 논의과정에 시선이 쏠린다. 기초연금을 비롯해 복지 재정 수요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입법권을 발동한 국가부채 관리 필요성을 제기한 때문이다. 보수적 재정 시각을 중시한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재정 건전성 논의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해당 회계연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전년도보다 낮게 유지하도록 하되 부득이하게 초과하면 국회 의결을 받도록 했다. 또 각 회계연도의 재정수입과 재정지출이 원칙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명시했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년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지자체·비영리공공기관·공기업)의 부채규모를 산출해 공표하고, 부채 산정기준은 국제기준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김 의원 측은 9일 “정부 총 지출이 2007년 237조 1000억원에서 2013년 349조원으로 연평균 6.7% 증가하는 동안 복지 부분은 61조 4000억원에서 99조 4000억원으로 연평균 8.4% 증가했다”면서 “재정건전성의 기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재정준칙을 도입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복지지출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잠재성장률 저하, 통일 재원 비축 등 재정여건은 악화되는 속에서 국가재정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독일은 헌법으로 국가부채 비율을 GDP 대비 35%로 못박고 있다”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정안에는 9일까지 당 소속 55명이 서명하며 공감대를 표시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서명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의원 측은 전했다. 김 의원 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일반정부 부채에 대한 국제권고기준을 2001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이를 반영한 일반정부 부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매년 국가채무, 일반정부 채무는 물론 공사·공기업 채무를 포함한 공공부문 부채까지 산출,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정부 부채는 2011년도 결산 기준 468조원이나 공공부문까지 포함하면 900조~10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 월가, 국가부도 비상대책 가동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 사태가 7일(현지시간)로 1주일째를 맞았지만 대치정국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 정치권이 막후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은 강경론이 지배하는 형국이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채무가 늘어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며칠 전 그가 부채 상한은 무난히 올려줄 것처럼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입장이다. 그러자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의회는 불장난을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자 월가는 국가 부도(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가동에 나섰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디폴트가 발생한 이후에도 금융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은행 관계자도 “디폴트에 대비한 비상 대응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대형 은행들이 디폴트 발생 이후 우려되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셧다운의 여파 때문인 듯 골프장을 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골프를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으로 대규모 정부 인력이 무급휴가를 간 상황임을 감안한 듯 지난 주말엔 골프를 치지 않았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7일 ‘반인민적 정책이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셧다운 사태에 대해 미국 건강보험 제도의 ‘반인민적’인 성격으로 인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공약은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그림의 떡이나 같은 것”이라고 비꼰 뒤 “미국의 양당 싸움은 인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오직 저들의 치부와 부귀영화에만 신경 쓰는 반인민적 정치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질 나쁜’ 나랏빚 국민이 메워야 하는 현실

    나랏빚에서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채무 비중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올해 적자성 국가채무가 246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채무 전망치 480조 5000억원의 51.2% 수준이다. 적자성 채무는 자산매각 등으로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와는 다르다. 한마디로 악성 채무다.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 채무의 질(質)마저 나빠지고 있으니 걱정이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 이자로 20조 3000억원을 지출한다. 이자만 해도 내년 연구·개발(R&D)예산 17조 5496억원보다 많다. 문제는 저출산·고령화 인구구조 등으로 재정건전성 확보의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2013~2017년 국가채무관리계획’을 분석한 데 따르면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지난해 대비 순국가채무 증가액은 111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국가채무는 515조원이다. 국회는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 재정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실 있게 논의하기 바란다. 정부가 예상하는 조세부담률은 올해 19.9%, 내년 19.7%, 2015년 19.9%, 2016년 및 2017년 각 20.1%이다. 현재로서는 증세를 통해 국가채무 상환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작다고 할 수 있다. 조세부담을 억제하면서 복지 지출이 늘어나게 되면 국가채무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제 성장세를 회복시켜 세입을 확충하면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기 회복을 통한 세수(稅收) 확대가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도 상정해야 한다. 국가채무는 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공무원·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충당 부채까지 고려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공기업 부채는 582조원이나 된다. 정부는 공공요금을 올려 빚을 줄인다는 복안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역할을 다한 공기업의 정부 지분을 매각해 국가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매년 공무원·군인연금에 1조 5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투입해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특수직역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긴요하다.
  • 혈세 노리는 적자 채무 올해 처음 50%대 진입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올해 적자성 국가채무가 246조 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국가채무 전망치(480조 5000억원)의 51.2% 수준이다.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의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적자성 채무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등 채무에 대응하는 자산이 있는 금융성 채무와 달리 대응 자산이 없어 향후 국민의 세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적자성 국가채무는 이명박 정부(2008~2012년) 5년간 127조 4000억원에서 220조원으로 92조 6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한 해에만 36조 1000억원이 늘었다. 2010년에도 24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세입이 세출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 규모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2009년 97조원으로 100조원 선에 근접한 데 이어 내년에는 200조 7000억원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적자성 국가채무는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인 2013~2017년에 108조 6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했다. 전체 국가채무는 올해 480조 5000억원에서 박근혜 정부 집권 마지막 해인 2017년 61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페이고’ 의무화 재정준칙 삼을 만하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페이고’(PAYGO·Pay As You Go) 준칙의 법제화 카드를 내놓았다. 정부나 국회가 재정 투입이 필요한 법을 만들 때 기존 사업의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는 등 재원 확보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제도 도입을 위해 국가재정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새누리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기초연금 축소 논쟁에서 보듯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주 공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을 보면 박근혜 정부는 집권 5년 내내 적자 살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들어올 돈에 비해 쓸 곳은 많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36.2%, 내년 36.5%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통일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국가채무는 515조 2000억원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60조 3000억원(GDP 대비 11.9%)에 비해 8.5배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채무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 미국은 연방법에 국가 채무 상한선을 두고 있다. 의회에서 진행 중인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 협상을 다음 달 중순까지 타결지을 수 있을지 전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돼 있다. 연방 정부의 부분 폐쇄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회법에 재정 지원이 필요한 법률안을 의원 입법으로 발의할 경우 비용추계서를 첨부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 조항 등으로 효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의원 발의된 총 2716건의 법안 중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것은 1029건(37.9%)에 그쳤다. 복지 요구 확대로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법안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활발한 논의를 통해 예산 낭비를 막을 방책을 찾아야 한다. 페이고 제도의 의무화 필요성은 과거 정부에서도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페이고 준칙은 포퓰리즘 정책을 차단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재정준칙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는 데 지장을 주는 일은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공공부문 부채 1133조원… 1000조 넘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빚이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채무 480조 3000억원에 41개 공기업 부채 520조원, 국가보증채무 33조 5000억원을 더한 결과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부채(2012년 기준) 27조 1000억원, 지방공기업 부채(2012년 기준) 72조 5000억원 등을 합하면 공공부문 부채는 1133조 4000억원에 이른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관리협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3~2017년 국가채무관리계획’ 등을 확정했다. 내년 국가채무는 515조 2000억원으로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가채무(60조 3000억원)의 8.5배 수준이다. 반면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약 1410조원으로 1997년의 506조원보다 2.8배로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가채무가 3배 이상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41개 공기업 부채는 지난해 473조원에서 올해 520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요금을 현실화하는 등 공기업 부채를 억제해 올해 부채비율(244.6%)을 2017년에 210.5%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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